진심이 닿다 4
Missing
She's gone. Oh Yeon Soo
CALL
진심이 닿다
오진심 씨의 감정적인 행동 덕분에 윤하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아.. 뭘요.
잘했습니다. 오진심 씨.
한 번 더 해주세요.
네?
한 번 더 칭찬해주시라고요.
방금 그 말, 엄청 좋았단 말이에요.
한 번만 더요. 제발.
잘했습니다.
잘했어요, 오진심 씨.
그럼 이만 가시죠.
- 다녀왔습니다.
- 오셨어요?
제 4 화
윤서 씨.
오늘 재판 어떻게 됐어요? 듣자 하니 무죄 주장 하셨다던데.
- 정말이에요?
- 네, 뭐.
대박! 난 그렇게 막판에 확 뒤집는 변호사가 제일 섹시하더라.
그러고 보면 권 변호사님이 참 일도 잘하고 얼굴 천재고.
멋지지 않아요? 좀?
글쎄요. 전 잘 모르겠던데. 그럼.
멋지긴 뭐가.
권리의 주체...
뭘 그렇게 보십니까?
어.. 말했잖아요. 법 공부 다시 하려고 책 샀다고.
아..
퇴근 시간인데?
어,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그럼 주말 잘 보내시고,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주말.. 잠깐만요!
아까 나보고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죠.
네.
그게 다예요?
네?
말만 하면 끝이냐고요. 상 줘요!
상이라니...
나 공부 좀 가르쳐줘요
의욕이 앞서서 이 책부터 사긴 했는데, 영 힘드네. 혼자 하니까.
이해도 잘 안 가고.
그러니까 내일 나 공부 가르쳐줘요. 상으로.
- 알겠습니다.
- 어?
성과에 대한 보상은 일리가 있는 얘기니. 그럼 내일 뵙죠.
나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야?
Heights Mansion
저번에 보니까 드레스 룸 형광등 깜빡깜빡 그러더라고.
오빠가 이거 후딱 갈아주고 갈게.
왜 그랬을까.
뭐가? 누가?
아니야, 아무것도.
내일 오전에 교수님 뵈러 모교에 들리기로 했는데, 그 참에 빈 강의실에서 공부하는 건
어떻습니까?
사람 많은 도서관보다는, 강의실이 편하실 것 같은데.
은근 배려심 있단 말이야.
야, 아 됐어! 뭐 전등 하나 갈아주는 것 같고 배려심까지, 참.
아이, 우리 윤서. 오빠가 배려심 있게 전등 갈아줬다고 또 완전 감동 먹었구나?
그렇지 그렇지. 완전 감동이지.
너 어떡하지? 너 오늘 아주 큰일났다. 오빠가 너 배려한 게 한 개 더 있거든.
내일 권 박사님 진료 잡아놨어.
내일?
너 요즘에도 잘 못 자지? 가서 상담도 받고 약도 넉넉히 처방 받아오자.
아...
어떡하지, 난 내일 안 되는데. 그, 나 내일 공부하기로 했는데.
뭘 하기로 했다고?
공부. 아니 그 로펌에서 일하려면,
기본적인 법률 용어 같은 건 좀 알아야겠더라고.
그래서 내일 변호사님이랑 같이 공부하기로 했는데.
그 변호사랑 같이?
굳이 주말에 따로 만나서?
윤서야 너 혹시...
- 뭐?
- 너?
- 응?
그 변호사하고 완전히 틀어졌구나, 그렇지?
그러니까 주말에 따로 불러내가지고, 막 사람 돌아버리게 만들라고 그러는 거지?
너 복수 진짜 제대로 한다.
잘했어 윤서야. 너랑 하루 종일 붙어 있는 거 그거 되게 피곤한 거거든.
월, 화, 수, 목, 금 거기에고 주말까지 너랑 같이 붙어있으면,
야, 그 변호사 어떡하냐, 참.. 진짜 아 어떡할 거야.
전등 후딱 갈아야겠다.
네 좋아요.
짠~
가만, 이건 너무 화사하고 예쁘잖아.
잘 보이려고 신경 썼다고 오해 받을 수 있겠어.
이건 ... 우아하게 예쁘고.
이건 순수해서 예쁘잖아.
이건 청순한 천사 같아.
아, 뭘 입어도 예쁘잖아.
늦겠다.
에이, 그냥 처음 걸로 입어야겠네. 어, 천상...
일찍 오셨네요.
생각보다 차가 안 막히더라고요.
아무튼 오늘 저를 위해 시간 비워주셔서 감사해요.
뭘요. 강의실은 저쪽입니다. 가시죠.
뭐야? 이렇게 입은 거 보니 또 새롭네.
근데 이거 왠지 캠퍼스 데이트 같잖아.
설마, 변호사님이 이런 거 상상하는 거 아니야?
그래서 특별법이 일반법보다 우선시 적용되는 거죠.
남자들이란 정말 못 말려.
도박자금으로 빌려주기로 한 돈은, 그 돈을 굳이 빌려주지 않아도 됩니다.
그 이유는 민법 제 103 조에 근거하여
선량한 풍속 및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행위는 무효로 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도박자금으로 빌려주기로 한 돈은 빌려주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는 겁니다.
그럼 과연 돈을 빌려줬다, 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게 또 궁금하실 건데,
민법 제 746 조.
불법 원인 급여, 그 책에 있습니다.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이 급여된 경우에는 그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돌려받을 수 없다는 얘기죠. 이해하셨습니까?
- 뭐, 대충?
- 아, 예.
근데 변호사님. 뭐, 이렇게 앉아서 가르쳐주셔도 되는데.
아닙니다. 여기 칠판도 있고 좋은데요.
자, 그럼 바로 다음 챕터로 넘어 가죠. 민법 제 747 조.
잠깐만요.
우리 어디 딴 데 가서 공부하면 안 될까요?
다른 덴 칠판이 없습니다.
Raon Drive In Theater
딴 데 가서 공부하자더니, 여긴 왜.
아니, 뭐 꼭 공부를 그렇게 칠판에 판서하고,
책 보고 달달 외우고 뭐, 그렇게 하라는 법 있나요?
마침 법률 영화 개봉했길래, 우리 영화 보면서 공부해요. 네?보셨어요?
저는 일반극장은 좀 불편해서 주로 여기로 오는데.
자동차극장은 처음입니다.
영화관 자체가 오랜만이기도 하고요.
얼마 만에 오시는 건데요?
2009 년에 본 "아바타"가 마지막이었으니까.
헐, "아바타"요?
네, 판도라 행성에 사는 그 피부가 파란색인 원주민이 나오는 영화요.
그럼 10 년 만에 영화 본단 얘긴데?
공부하느라 바쁘기도 했고, 이런 쪽엔 워낙 관심이 없어서요.
"아바타"도 여름이가 하도 보자고 해서 마지못해 본 겁니다.
"여름"이요?
대학동기입니다.
25,000 원입니다.
변호사님, 장교수 부인 계좌입금 내역서예요.
말씀하신 대로 작년 말에 2,000 만 원 현금 입금내역이 있더라고요.
이 돈의 출처가...
- 진짜 멋있다.
- 증거로써 활용도가 떨어질 거 같은데...
변호사 캐릭터가 정의를 구현하려 애쓰는 멋진 역할이긴 하네요.
그거 말고요. 저 옷 말이에요.
로펌 비서가 저렇게 화려하게 입다니.
나도 예쁜 옷 많은데...
변호사님, 저도 다양한 컬러로 입고 다니게 허락해주시면 안 돼요?
누가 다양한 컬러 못 입게 했습니까?
일전에 저한테 뭐라고 하셨잖아요.
그게 일하러 온 사람 옷차림이냐며.
그건 일하기 불편한 옷이라 그랬던 거고, 컬러는 상관없습니다.
정말요? 그럼 핑크 입어도 돼요?
- 됩니다.
- 예쓰.
근데 영화 보면서 공부하자더니, 이럴 거면 혼자 보셔도 되는 거 아닙니까?
왜 굳이 저랑 같이 봐야 하는지.
그건...
아, 영화보다 질문할 거 생기면,
그때그때 물어볼 수 있으니까 그렇죠.
예를 들면... 방금 같은 경우도 그래요.
옷차림을 상사가 지나치게 간섭하면...
법에 걸리나요?
근로기준법에 근거한 취업 규칙에 따라
업무의 특성상 필요할 경우 복장을 규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합리적 근거 없인 안 됩니다.
그건 헌법에서 보장한 행복추구권과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기 때문이죠.
그렇구나.
보세요. 이것도 나 혼자 봤으면 못 물어봤을 거잖아요.
그러네요. 그럼 또 궁금한 거 있으면 질문하시죠.
또요?
손잡으려고 그런 거 아니에요. 오해 하지 마세요.
나 극장의 어둠을 이용해서 손잡으려는 그런 여자 아니에요.
네, 오해 안 합니다. 걱정 마십시오.
이것도 궁금했어요. 내가 여기에 팔을 기대고 싶잖아요.
근데 변호사님도 여기 기대고 싶어서 팔을 먼저 기대고 있었잖아요?
그러면은 극장에서 이럴 경우엔 대체 이거 누가 임자예요?
법이 세상 모든 것을 규율 할 순 없습니다.
그래서 신의성실 사회상규라는 내용이 있는데,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상생에 맞게 해결하면 된다는 말입니다.
그렇구나.
근데 변호사님은 정말 법에 대해 모르는 게 없으시네요.
변호사니까요.
그러네. 변호사네.
왔어요.
뭐야?
아까 어떤 여자분이 변호사님께 말 거는 거 같던데?
무슨 얘기한 거예요? 길 같은 거 물어본 건가?
길이 아니라 제 전화번호 물어본 겁니다.
그래서 가르쳐줬어요?
안 가르쳐줬습니다.
근데 뭐 그런 얘기하는 거 치고는 길게 하던데, 대화를.
못 가르쳐준다고 하자 애인이 있냐 물었고,
애인이 없다고 하자, 애인이 없는데 번호를 왜 안 주냐고 또 물었고,
그래서 제가 애인의 유무와 전화번호를 건네줄 의지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걸 이해시키려고
제법 긴 설명을 했습니다.
왜 웃습니까?
변호사님 여자들한테 엄청 철벽이구나 싶어서.
왜 그렇게 보십니까?
변호사님 그렇게 활짝 웃는 거 처음 봐서.
왜 또 표정이 굳어졌어요. 아까처럼 웃어 봐요.
웃으니까 엄청 보기 좋던데.
제가 웃고 싶을 때 웃겠습니다.
바래다주셔서 감사합니다.
뭘요.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라온 자동차 극장
- 오!
오늘 영화 봤구나. 누구랑?
알 거 없어.
왜~ 난 너무 너무 알고 싶은데.
와, 살다 보니 권정록 연애하는 걸 다 본다.
연애 아니야.
아니긴! 생전 영화 같은 거 안 보던 놈이 영화관을 갔음 말 다 한 거지.
아이, 글쎄 아니라니까. 공부하러 간 거야.
뭐? 공부?
우리 비서가 법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다길래,
같이 법률영화 본 거야. 공부하려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너는 우리 집에 계속 이렇게 얹혀사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이제 그만 나갈 때 되지 않았어?
알았다 알았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게. 그만 쉬어라.
법 공부하러 영화관 간 권정록씨.
변호사님, 오늘 공부 가르쳐주셔서 너무 감사 했어요.
안녕히 주무셔요.
오진심 씨도 좋은 꿈꾸시죠.
안 내려? 깬다. 깬다.
지금부터 저랑 말씀하시면 됩니다.
저는 저 분 변호사입니다.
뭐야 그때 왜 도와준 거야, 대체?
왜 왜 왜 왜? 내가 걱정이 돼서?
잘 했습니다. 잘 했어요,
오진심 씨.
스카프만 돌려주면 되지.
목에다가 왜 감아준 건데?
왜 왜 왜 왜?
뭣 하러 그렇게 환하게 웃었대?
날 보면 그렇게 웃음이 났나?
못 살아, 정말. 치.
왜, 왜 그렇게 웃었대?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변호사님 오늘 수트 멋지시...
안녕하세요, 윤서씨. 하이, 굿모닝!
안녕하세요.
그런데 윤서씨. 그런데 출근시간엔 엘리베이터에 사람 많을 텐데 괜찮아요?
난 다른 사람들이 윤서씨 알아볼까 봐 그게 계속 걱정이 되네.
어머! 저, 저 알아보시겠어요?
알아보죠, 알아보...
나만 알아보는 건가?
하긴, 전 윤서씨가 니카부 쓰고 있어도 알아 봅니다. 왜냐?
전 윤서씨의 영원한...
그냥 회사대표니까요.
역시 대표님!
근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절 기다리시기라도 하는 겁니까?
매번 엘리베이터에서 뵙는 거 같은데.
그치?
매번 엘리베이터에서만 우리가 만나지?
나도 그게 신기하더라고. 이런 게 바로 운명이라는 거야.
나랑 권변 그리고 윤서씨까지.
운명. 안 그래요, 윤서씨?
- 그렇네요.
- 그렇죠?
익스큐즈미.
예, 이춘재 피디님?
방송국 피디.
아,
한 명 더요?
긴급회의라뇨? 갑자기 무슨...
뭐, 대단한 건 아니고, 그냥 방송국에서 섭외가 왔어.
나한테.
개인적으로.
어떤 프로.
어, 뭐 4 차 산업혁명에 대한 토론인데,
뭐,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변호사의 의견을 좀 듣고 싶은가 봐.
근데 또 막상 나가려고 그러니까 부담이 되네.
다 알잖아.
나 주목 받고 유명세 떨치고 이런 거 전혀 관심 없고, 그냥 묵묵히.
나한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타입인 거.
응? 맞지?
근데 그 피디가 또 사정사정을 하네.
그리고 우리 Always 이름도 널리 알릴 겸 나 하나 그냥 희생하자,
이런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하게 됐지.
어, SNS 에 벌써 올리셨네요?
어 아아.
안녕하세요, Always 연준규 대표입니다. 제가 토론 프로그램에 나가게 됐습니다.
어, 2 월 15 일 오전 9 시 방송이고요. 본방 사수해주세요!
아무튼 내일 아침 9 시에 생방인데,
방금 피디한테 전화가 왔네? 변호사 한 명 정도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자, 한 명 더.
누가 했으면 좋을까?
제 생각엔...
방송에서 떨지 않고 얘기할 수 있는 흔들림 없는 언변과,
방송용 비주얼까지 겸비한,
권변호사님이 하시면 어떨까요?
그치? 권변이 제일 낫지? 오케이,
그럼 권변이랑 나랑 내일 아침에 출연하는 걸로 마무리 짓고.
아니요, 거절하겠습니다. 저 내일 업무가 많아서요.
긴급회의 안건이 이거라면 나가보겠습니다.
법원 가야 되니까 준비하시죠.
네.
아이고.
사람이 저렇게 차가워서야, 응?
거절을 하더라도 좀 웃으면서 하면 얼마나 좋아.
권 변호사님 잘 안 웃는 거 하루 이틀도 아닌데요, 뭐.
글쎄요. 웃고 싶은 사람 앞에선 웃지 않을까요?
뭐, 정말 행복하고 좋으면 웃겠죠. 이를 테면...
아,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럼 저도 이만.
그나저나 권변호사님이 싫으시면 누가 하는 게 좋을까요?
뭐 최변이나 단변 중에 지원 한번 해보지?
- 저요!
- 저요!
둘 다 하고 싶은 거야?
손 내려.
불법주차 차 빼세요!
그럼 다음 재판은 2 주 후에 있는 거죠?
네, 공판날짜와 장소 확인해주시면 됩니다.
넵.
권정록!
여름아.
여름? 아, 아 맞다!
재판 있었어?
어, 너도 지금 끝났어?
응. 마침 잘 됐다. 괜찮으면 나랑 잠깐 커피라도 마실래?
그럴까? 한 30 분 정도 시간 되겠다.
안녕하세요, 오 비서님이시죠?
절 어떻게 아세요?
아, 어쩌다 보니 듣게 돼서.
같이 차 한잔 하고 가요. 괜찮죠?
저, 오비서님은 사람 많은 곳은 좀.
아니, 괜찮아요. 나도 같이 가요.
- 고마워요.
- 뭘요.
그럼 말씀 나누세요.
나랑 오비서님은 아메리카노 그리고 넌 믹스커피 맞지?
초딩 입맛은 참 한결같아. 커피도 달달해야 먹고.
난 오히려 쓴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이해가 안 된다.
초딩 입맛?
모르셨어요? 달달한 믹스커피 아니면 못 마셔요, 얘.
아...
커피뿐이에요? 좋아하는 음식도..
그만 하지.
그럴까 그럼?
아, 제 맘대로 데려와서 미안해요.
제가 아는 곳 중에 사람들 눈에 안 띄고 조용히 대화할만한 곳은
여기밖에 없어서.
아니에요. 괜찮아요.
뭐, 난 아무 데나 상관없는데.
사실은 저 알거든요. 오 비서님 정체. 오윤서씨죠?
헉!
설마?
- 저 아닙니다.
- 아, 최윤혁 변호사한테 들었어요. 얼마 전에 법원에서 마주쳤거든요.
그러시구나.
그나저나 어때요, 비서 일은?
정록이가 성격이 모나서 좀 힘들 거예요.
- 내가 어디가?
- 그,
어디가?
넌 몰라, 니가 얼마나 무뚝뚝한지.
가끔 진짜 정 떨어질 때도 있거든?
내가?
그래!
두 분이 진짜 친하신가 봐요.
대학 때부터 붙어 다녔거든요.
둘이서요?
셋입니다.
김세원까지 셋.
김세원이요?
언제 한번 같이 보자, 평생 안 보고 살수 없잖아.
서로 바빠서.
그나저나 우리 언제 밥 먹자. 같이 밥 먹은 지 꽤 됐는데.
그래, 나야 언제든 좋지.
나 또 감동받겠다?
아, 너무 우리끼리만 얘기했네.
다음에 밥 먹을 때 같이 나오세요.
뭐, 뭐, 봐서요.
머플러 왜 안 하세요? 안 추워요?
네, 뭐 오늘은 괜찮네요.
추위 별로 안 타시나 보네요.
네, 그래서 겨울을 좋아합니다.
"여름" 좋아하는 거 아니고요?
네?
아니에요.
그리고 아침에 말씀 드린 오탈자 확인은 5 시까지 부탁 드립니다.
싫은데요? 5 시 10 분까지 할 건데요?
제가 좀 피곤해서요.
근데 변호사님!
사람이 왜 그렇게 웃음이 헤프세요?
저 그런 얘기 처음 듣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웃는 게 보기 좋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뭐든 정도껏 이어야지.
그리고 자꾸 보니까 변호사님이랑 웃는 거랑 안 어울려요!
그만 좀 웃으시라니까요!
아니, 왜, 왜 저러지?
검사님이 알려주신 파스타 집 괜찮네요. 다음에 다른 지검들하고도 가봐야겠어요.
아무한테나 알려주면 희소성이 떨어지죠.
아, 그런가?
참, 김세원 검사님은 어떠세요?
- 뭐가요?
- 김검사님 우리 지검 아이돌이잖아요.
2 년 전에 춘천지검으로 가시는 바람에 눈물 흘린 여직원들이 한 둘 아니었어요.
아, 근데 김검사님 애인 있을까요?
없어요, 2 년 전에 끝났어요.
어떻게 알아요?
유명한 커플이었잖아요, 유여름 검사님이랑.
유여름 선배?
네, 한 7 년 정도 사귀다가 2 년 전에 쫑, 완전 쫑!
왜요?
글쎄요...
유선배 성격이 좀 그렇다더니, 그래서 그런가?
검... 검사님.
왜 그렇게 얼었어요?
성격이 좀 그렇다니까 해코지라도 할까 봐?
죄송합니다, 선배님.
사실인데, 뭐.
아, 참 정미씨.
다음에 그 파스타 집, 나랑 같이 가요 좋은 건 공유해야죠.
어휴 깜짝 놀랐네, 진짜.
기분 안 좋아 보이시네요?
아닌데?
제가 좀 주워들었는데,
유여름 검사님이랑 대학 동기시라면서요?
어.
친하셨다고 하던데? 과거 형으로.
맞아.
근데 다시 친해질 예정이야, 현재형으로.
왜요?
어차피 깨진 접시 다시 붙여봤자 못 쓰는 거 아시잖아요.
취향이야. 깨지고 고장 나고 모난 걸 보면,
못 견디거든.
그럼,
저도 좀 고장 나야겠네요.
뭐?
아무 것도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아, 그나저나 어떡하나, 응?
방송출연.
둘 다 나가고 싶어하니까 이게 고민이 되네.
우리 Always 식구들 생각은 어때? 누가 좋을까?
전 단변호사님이 좋을 거 같은데.
대표님이 남자시니까 여자도 한명 있는 게 좋지 않을까요?
글쎄요, 가족오락관도 아니고 뭐하러 남성대 여성 편을 나눕니까?
제 생각엔 최변호사님이 좋을 거 같아요.
최변호사님이 말씀도 재밌게 하시고,
단변호사님 보다 긴장도 안 하실 거 같고요.
어, 전...
양비서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격조 높은 안목 두 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가만있어보자, 그러면 두 분은 최변이 낫다는 거고,
아, 나는 단변이 좀 침착하니 좋을 거 같은데, 그럼 우리 둘은 단변이 좋다는 거고,
2:2 동점이네요.
헐.
내 생각엔 그래도 우리 단변이...
아이고, 잠깐만 전화 좀.
아, 예 박 검사님.
아니, 안 그래도 전화 드리려고 그랬습니다.
그냥 단변이 양보해요.
미안하지만 저도 이거 꼭 하고 싶어요.
단변호사님 은근 방송 욕심 있으시네요.
워낙 내성적이셔 갖고 그런 거 싫어하실 줄 알았는데.
아 저 그게 제가 요즘 실적이 좀 그래서.
이번 기회에 방송 나가서 돌파구를 찾아보려고요.
- 돌파구요?
- 방송만 타면,
식당이든 관광지든 다 대박 나잖아요.
저도 대박 변호사가 돼서 Always 에이스 되려고요!
대표님이 맨날 실적 가지고 들들 볶아서 숨막혀 죽겠단 말이에요.
내 생각엔 단변이 양보를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나랑 같이 있다 숨 막혀 죽으면 어떡하려 그래.
단변 실망이야. 난 단변 그렇게 뒷말 하는 사람인지 몰랐네.
저, 대표님! 저, 그게 아니고요.
내가 아까 단변 한 표 찍었잖아. 어, 그거 취소할게. 취소할 수 있지?
그럼 최변이 몇 표지? 세 표. 그럼 단변이 한 표.
우리 내일 방송 잘해보자고.
대표님의 합리적인 판단을 존경합니다.
엄마 엄마 엄마! 놀라지마 나.
방송 출연하게 됐어! 토론 프로그램에!
윤혁이 너무 행복해!
엄마 왜 말이 없어? 엄마 울어?
울지마. 나도 눈물 나잖아!
예, 어머님. 이따가 집에서 얘기하죠.
신나 보이시네요.
신나 보이긴요.
동료의 슬픔이 곧 저의 슬픔이죠.
PDF 로 정리하는 건 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웬만한 건 여기다 정리되어 있댔지?
별이 5 개?
유여름 검사님
무슨 돌침대도 아니고.
어지간히 중요한 사람인가 보네.
퇴근 안 하십니까? 퇴근 시간 지났는데.
변호사님은 퇴근시간이 중요하신 가봐요.
참 중요한 게 많으시네요.
중요한 사항도 많고 중요한 사람도 있고.
- 그게 무슨?
- 그럼 이만 퇴근할게요.
아니, 퇴근시간이라서 퇴근시간이라 그런 건데.
되게 웃기지 않아?
사람을 앞에 앉혀놓고 둘만 아는 얘기 하는 건 무슨 매너야?
변호사님도 그래. 로펌에선 맨날 찬바람 쌩쌩이더니.
유여름인지 뭔지 그 검사 앞에서는 완전 무장해제더라니까!
- 계속 실실 웃는데 내가 얄미워서 진짜!
- 저기 윤서야.
그치? 완전 얄밉지? 오빠가 생각해도 그렇지?
아니, 그게 아니라...
이거는 정말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너 그 변호사 좋아해?
말도 안 돼! 오빠. 그게 무슨!
아니, 사실 너하고 그 사람하고 주말에 만나서 공부한다 그랬을 때
그때는 별 생각을 못했다? 근데 이게 돌아서 생각해보니까 뭔가 조금 이상한 거야.
에이, 그래도 아니겠지, 그랬는데... 너 지금 이러는 거...
이러는 거 뭐?
- 꼭 질투하는 거 같아.
- 뭐?
질투?
좋아하다니? 질투라니?
아니, 도대체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 거야?
안 되겠어. 괜한 오해 받기 전에 행동 조심해야지.
하, 기가 막혀!
토론의 아침
이제 하는 거예요?
- 뭐, 하든지 말든지.
- 좋은 아침 이에요.
안녕하세요.
근데 다들 모여서 뭐 하는 거예요?
대표님하고 최변호사님하고 오늘 생방송으로 토론하거든요.
다 같이 본방사수 하려고 온에어 기다리고 있어요.
근데 권변호사님은 아직 출근 전이신가?
항상 출근시간보다 먼저 오시는데? 무슨 일 있나?
글쎄요? 왜 안 오시는지 저는 잘 모르겠네요.
제가 뭐 권변호사님을 막 관심 있게 보고 있는 것도 아니고.
관심 있게 봐야죠, 비서잖아요.
아, 맞다.
의뢰인 만나고 좀 늦게 온다고 했다, 참.
한다 한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토론의 아침의 진행자 한석규입니다.
근데 최변호사님은 안 보이네요.
그러게요. 어디 가셨지?
여기 있습니다, 저.
- 안녕하세요.
- 어떻게 된 거예요?
- 방송 출연 안 하세요?
- 아침에 연락 왔대요.
패널 총 4 명에 변호사 2 명은 오버라고.
그냥 원래대로 대표님 혼자만 나오라고.
그럼 재밌게 들 보세요. 물론,
제가 빠져서 재미없겠지만.
방송 출연하다고 많이 업 되셨던데, 안 됐다.
아무튼 뭐 대표님이 최변호사님 몫까지 잘 하시겠죠.
이번에는 Always 로펌의 연준규 대표님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연준규 대표님.
이 법률 쪽에서도 마냥 손 놓고 만은 있을 수 없는 게
미국법률시장에서는 이미 AI 변호사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고요.
또 작년에는 한국에서도
첫 AI 변호사가 도입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이 법조계에서도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죠.
- 아, 그렇군요.
- 네.
그렇습니다.
4 차 산업혁명의 주창자인 클라우스 슈밥은
3 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와
디지털산업, 물리학 등 세계분야의 융합된 기술들이
이 경제체제와 사회구조를 급격히 변화시키는 기술혁명이다,
이렇게 4 차산업을 정의한 바 있습니다. 그렇죠, 대표님?
의견 말씀해주시죠.
그럼요. 그렇죠.
어... 그렇습니다.
- 먼저 그럼 다른 분 의견을 들어볼까요?
- 네, 그렇습니다.
- 네. 이번에는 우리 김영택...
- "그렇죠"
”그렇습니다” ”그럼요”
딱 이 세 마디만 한 거야?
Always 수치네요, 진짜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 내가 분명히 미역국 안 먹는다고 그랬지?
그거 먹어서 내가 방송출연 미끄러진 거 아니야!
엄마 내 맘 몰라.
예, 어머니 이따 전화 드릴게요.
무슨 일입니까?
이거 돌려 드리려고. 잘 봤습니다.
고소하시겠어요. 내가 방송 못 나가서.
무슨요. 동료의 슬픔은...
곧 저의 슬픔이죠. 그럼.
힘내세요!
안녕하세요.
저, 권정록 변호사님 계신가요?
약속을 잡고 오셨나요?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아니요. 그냥 상담 받고 싶어서.
절 도와주실 수 있는 분 같아서.
저,
이 기사 보고 왔거든요?
평온한 사생활을 누릴 권리의 침해
권변호사님이 쓴 글이 맞기는 한데...
약속을...
- 제가 권정록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저,
그러니까... 제가 여기 온 이유가 그러니까...
고맙습니다.
저, 죄송한데...
비서님이랑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요?
- 저요?
- 네,
제가 마음이 좀 불안정한 상태라.
여자분이 같이 계셔주시면 좋을 것 같아서요.
- 네, 앉으시죠.
- 그럼...
제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
감사합니다.
이제 편하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전남자친구한테...
스토킹 당하고 있는 거 같아요, 저.
너무 괴로운데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고.
그러다가 변호사님 글 보고 혹시라도
해결방법이 있지 않을까 해서 온 거예요.
좀 더 자세히 얘기해주실 수 있습니까?
그 사람이랑은 1 년 정도 만났어요.
어떤 게 좋으려나? 아, 이게 귀엽다.
뭐야? 갑자기 뭔 선물이야?
처음 몇 달은 진짜 좋기만 했어요.
가습기! 나 이거 진짜 필요했었는데. 와, 대박이다!
- 진짜?
- 다정하고,
- 잘됐네.
- 세심하게 절 잘 챙겨줬었거든요.
대박! 어떻게 여길 딱 예약을 해놓지?
나 어제부터 진짜 파스타 먹고 싶었거든?
진짜? 역시 우리 텔레파시 장난 아니다. 그치?
그러니까!
얼른 맛있게 먹어.
처음에 모든 면에서 잘 통하는
진짜 소울메이트 만났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게 알고 보니까...
오늘도 와인 한잔할까?
또 한잔 마시고 쓰러지려고?
오빤 다 좋은데 주량이 너무 약해.
니가 너무 쎈 건 아니고?
- 짠!
- 짠!
제가 취한 틈을 타서
마음대로 제 휴대폰을 뒤졌었던 거예요.
제가 검색한 것들, 제가 자주 가는 사이트,
제 친구들과 대화 모두 다.
그래서 헤어지자고 얘기하고 정리했는데...
왔어?
너 주려고 저녁 만들고 있었는데.
오빠 우리 헤어졌잖아.
또 그 소리야?
얼른 들어와. 내가 맛있게 해줄게.
현관 비밀번호를 바꾸지 그랬어요, 그럼.
바꿨어요.
그런데 번번히 다 알아내더라고요.
그래서 접근 금지신청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당연히 가능하죠! 그쵸, 변호사님?
글쎄요.
그 정도 정황만으로는 접근금지 가처분신청이 인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대측에서는 폭력이나 폭언, 유형력의 행사가 없었다는 것을 근거로
어떻게든 헤어진 전 남자친구의 미련 정도로 치부하려 들 테니까요.
말도 안 돼!
꼭 때려야 폭행은 아니잖아요!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허락도 없이 내 집에 드나드는데.
그걸 법으로 막을 장치가 없다는 게 말이 돼요?
그래도 정황증거가 좀 더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근데 승희씨 술이 세다고 하셨는데,
왜 그 사람이랑 마실 땐 먼저 취하신 거예요?
제 술에... 저 몰래 약을 탔어요.
네?
약을요?
저도 그 사람이랑 술만 마시면 정신 놓는 게 이상해서...
다음 날에 병원 가서 검사해보니까,
제 몸에 수면제 성분이 남아있다 더라고요.
매번 제 술에...
약을 탔어요, 그 사람.
오진심씨?
오진심씨.
네.
아유, 왜 그러세요, 양비서님.
사무장님이야말로 왜 이러세요. 왜, 제 목을 조르시려고.
아니, 저는 그냥 같이 가자고.
놀랐잖아요!
죄송합니다.
양비서님. 웬만하면 큰길로 다니세요.
굴다리 같은 데로 다니지 마시고.
아, 거기가 지름길이라서.
풀이다.
어머, 그러네요.
겨울이라서 많이 추울 텐데 용케도 버티고 있네요.
우리가 버스 기다리듯이,
쟤도 봄이라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거 아닐까요?
어머, 버스 오네요.
사무장님도 타실 거죠?
그럼요.
이번 정류소는 서울...
양 비서님.
양 비서님.
- 다 왔는데요
- 어머.
매번 감사해요. 사무장님 아니었으면 또 종점 찍었겠네.
조심이 들어가세요.
그럼 내일 봬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자연채 식당 정지호 대표가
내일 오전 검찰에 출두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코스트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는 자연채 식당은...
일찍 왔다?
어, 왔어?
뭐야?
회사운영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정지호?
하지만 자연채 식당이 주식성장을...
최윤수가 정지호 변론에 얼마 받는지 알아?
성공보수 포함해서 50 억.
쟤 머리 좋네, 수임료가 그 정도나 되고.
정재계 뒷일 봐주는 걸로 알아주는 변호사니까.
이강준 사건 때도 수임료가 엄청났다지, 아마?
이강준?
아, 넌 잘 모르나? 재우그룹 부사장 이강준.
왜, 몇 년 전에 여배우하고 마약 스캔들로 유명했는데.
오윤서였던가?
아, 넌 잘 모르나? 재우그룹 부사장 이강준.
왜, 몇 년 전에 여배우하고 마약 스캔들로 유명했는데.
오윤서였던가?
오윤서?
어, 근데 그 스캔들 말이야, 후배한테 들은 건데,
이강준이 오윤서 스토킹하다가 자기 마음 안 받아주니까
보복성으로 누명 씌우려고 마약파티에 불러냈던 거였대.
근데 뭐 워낙 돈 많고 높으신 분이니, 쉬쉬해주는 분위기였다나?
아, 맞다. 넌 이런 얘기 관심 없지?
야, 권정록!
어.
아, 뭔 생각을 그렇게 해?
아니야.
톱스타 오윤서,
재벌 3 세 a 씨에게 스토킹 피해 주장 진실 공방 이어질까?
톱스타 오윤서, 마약복용 의혹 검찰소환
마약 스캔들? 그거 음성판정에 무죄판결까지 났잖아요.
재벌 3 세랑 무슨 관계인가 싶어서요.
아니, 어쨌든 그 자리에 있었던 건 팩트일 거 아니에요.
매번 제 술에 약을 탔어요, 그 사람.
네?
승희 씨 사건에서 빠지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 사건보다는 지난 번에 말씀 드린 교통사고 건이 더 급한 거 같아서.
학내 교통사고관련 판례를 찾아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거는 다음 주까지라고 하셨잖아요.
설마 제가 못 미더워서 그러시는 거예요?
도움 안 될까 봐?
그게 아니라...
그 분 저를 믿고 털어놓으셨는데.
저도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아까 그 남자가 출입했던 CCTV 자료 주겠다고 연락 왔었어요.
그래서 제가 승희 씨네 근처로 받으러 가기로 했고요.
믿고,
맡겨주세요, 네?
그럼 믿어주시는 걸로 알게요.
제가 로펌으로 찾아갔었어야 했는데.
아니에요.
마음이 복잡하시겠지만 기운내세요.
저희 변호사님이 어떻게든 해결해줄 거예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아, 여기예요.
그럼 전 여기서 기다릴게요.
같이 들어가세요. 여기 추운데.
어, 그럴까요?
잠시만요. USB 가져 올게요.
735
00:54:55.030 --> 00:54:57.310
비서님, 왜 그러세요?
승희야, 나랑 얘기 좀 하자. 응? 이리 와봐.
- 내가, 내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있잖아, 내가 너랑 못 헤어질 거 같아, 절대로 가만 있어봐,
- 손 놓으세요!
- 나랑 얘기 좀 하자고.
- 승희 씨가 싫다 잖아요, 그만하세요!
야, 내가 너 사랑하는 거 알지, 승희야. 내가 너를 너무 사랑해. 내가 너랑 못 헤어질 거 같아.
- 잠깐만이면 된다니까, 얘기 잠깐만 하자고.
- 제발 그만하세요, 제발!
너 내가 가만 있으라고 했지, 응?
누구야, 씨.
어떻게 됐어요? 저는 안 가봐도 되는 거예요, 진짜?
네, 제가 고소대리인이자 목격자 자격으로 조사받았습니다.
참, 승희 씨 집 앞에 CCTV 도 그 남자가 임의로 설치했던 거더라고요.
그래서 승희씨 집 비밀번호가 바뀔 때 마다 알아낼 수 있었던 거고요.
불법적인 촬영과 주거침입현행범으로 경찰입건 됐으니까,
접근금지 가처분신청은 충분히 인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행이네요.
근데 갑자기 어떻게 알고 오신 거예요?
그냥 현장상황도 보고 싶고, 증거 이야기도 듣고 싶어서 왔는데,
갑자기 오진심 씨 비명소리가 들려서.
- 괜찮습니까?
- 네?
아까 많이 놀란 거 같던데.
이제 괜찮아요.
그럼 다 해결된 거죠?
접근금지 가처분신청만 되면, 그 사람 다신 나타날 일 없는 거죠, 그쵸?
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남의 사생활을 훔치고, 자신의 감정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거, 명백한 잘못입니다.
그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힘들어야지, 피해를 입은 사람이 힘들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더 이상 힘들지 말고 나쁜 기억은 빨리 잊고,
누구보다 행복하게 지내야 합니다. 자신을 위해서라도. 아시겠습니까?
왜 그런 얘기를...
뭐... 아무 것도 아닙니다.
변호사님, 목에 상처 났어요. 아, 어떡해.
저 정말 괜찮습니다.
제가 안 괜찮거든요.
어떻게 보면 저 때문에 다치신 건데.
치료도 제대로 안하고 가면 제 마음이 너무 불편하잖아요.
그러면 제가 직접 바르겠습니다.
제가 이래봬도 의학 드라마 주인공도 했던 사람이거든요?
혹시 보셨나요? "감성닥터"라고.
- 못 봤습니다.
- 치, 그랬겠지.
아무튼 거기서 제가 우리나라 제일 잘 나가는 외과의사였다고요.
근데 그거랑 소독하고 연고 바르는 거랑 상관이 있습니까?
당연하죠. 보세요. 제가 얼마나 프로페셔널하게 소독하는지.
불편하시면 연고는 직접 바르시겠어요?
아니요.
직접 해주시죠.
의사역할 하셨다면서요.
네.
경백팀@viki 에 의해 자막과 분절을 넣은
♫ 모르는 것 투성이 ♫
♫ 솔직히 난 어려워 umm ♫
♫ 타이밍 그게 뭔지 ♫
변호사님,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 걸음이 느린 내 맘이 ♫
오진심 씨야말로 오늘 많이 놀라셨을 텐데...
그리고 감사했어요. 구해주신 거요.
♫ 한 발짝 닿는 곳에 ♫
♫ 내가 있어 뭘 망설이니 ♫
저도 감사했습니다. 상처 치료해주셔서.
상처 덧나지 않게 내일 아침 연고 꼭 바르세요.
점심에도 바르시고 저녁에도 바르세요.
걱정돼서 이러는 게 아니라, 나 때문에 다친 거니까, 빨리 낫게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에.
제가 책임감이 좀 강한 성격이라서요.
책임감 강한 오진심 씨 마음 쓰이지 않도록, 연고 열심히 바르고 완쾌하겠습니다.
♫ If this is love love love if love ♫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 어떡할까 어떡할까 ♫
♫ What if this is the love ♫
좋은 꿈 꾸시고요.
오진심 씨도 좋은 꿈 꾸십시오.
♫ Ooh love ♫
♫ 어떡할까 what if love? ♫
♫ 아마도 나는 널 ♫
♫ One one one my one ♫
♫ The only one, one, one, you are. ♫
♫ If this is love love love if love ♫
♫ 어떡할까 어떡할까 ♫
진심이 닿다
오셨어요? 완전 예쁘죠?
로펌 사무실 핑크핑크는 좀...
- 가요, 가!
- 권정록!
- 빨리 와요, 빨리!
변호사님 진짜 나쁜 사람이에요!
오진심 씨 보러 왔습니다, 저.
오늘은 웬일인지 불성실한 태도로 업무에 임하며
내가 변호사님한테 화가 난 이유는...
알고 보니 연애를 한번도 해보지 못한 모태솔로로 밝힐 거고...
그만 하시라고요, 진짜.
오랜만에 드라이브 하니까 너무 좋네요.
구치소 가는 겁니다, 일하러.
우리 Always 가 아주 아주 큰 사건을 수임하게 될 거야.
약속 했으니까 꼭 지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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