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하우스 9
<풀하우스 9회>
1.#도로(N) -8부 엔딩 공원과 연결하여
민혁의 차 달리는
2.# 민혁 차(N)
지은, 민혁을 보는데
민혁의 표정 어딘가 쓸쓸해 보인다.
지은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지은; (밝게)음....제가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드릴까요?
민혁; 네?
지은; 있잖아요, 귀여운 토끼랑 진짜진짜 빠른 거북이랑 달리기 시합을 했어요.(하고)누가 이겼게요?
민혁; 토끼요?
지은; 땡, 거북이가 이겼어요(하고)내가 진짜진짜 빠른 거북이라고 그랬잖아요. (푸하하하)
민혁; (웃는데)
지은; 그럼, 이번에 다시 맞춰봐요, 또 토끼랑 선글라스 쓴 거북이랑 달리기 시합을 했어요. 누가 이겼게요?
민혁; 음...토끼?
지은; 땡, 이번에도 거북이가 이겼어요. 선글라스를 짠 벗으니까, 아까 그 진짜진짜 빠른 거북이였던 거에요.(하고)웃기죠? 웃기죠? (푸하하하)
민혁; (웃는데)
지은; 앞으로는....제가 좋아해드릴게요.
민혁; (보면)
지은; 제가요, 웃기는 얘기도 많이많이 해드리구요...또 혼자서 밥 먹기 싫을 때나 심심할 때, 아플 때, 쓸쓸할 때.......그럴 때 저한테 전화하시면, 언제든지 가서 친구 해드릴게요.(미소)
민혁; (미소)
3.# 마당(N)
영재 지은을 기다리고 있는데
민혁의 차가 오는 것이 보인다
영재 당황해 현과 문열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마음이 급하니 현관문도 잘 안열리고
안되겠다, 다시 앞마당쪽으로 달려가는데
4.#마당(N)
민혁 차가 와서 서고
지은; 어, 이영재씨 들어왔나보네. (하고)들어가서 잠깐 보고 가실래요?
민혁; 아뇨, 오늘은 너무 늦었는데, 다음에 보죠, 뭐
지은; 그러실래요?... 그럼 제가 다음에 정식으로 한번 초대할게요
민혁; 그래요, 초대해 주세요.
지은; (하고) 그럼, 안녕히 가세요
민혁; 네, 들어가요.
5.# 주방(N)
영재, 주방쪽 문으로 헐레벌떡 들어와 앉은 순간
지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다
영재; (딴청 하다가) 어, 이제 오냐?
지은; 네, (하고 주방 쪽으로 오고)
영재; 차소리 나는 거 같던데...형이 태워다 줬어?
지은; 네, 잠깐 들어왔다 가라고 그러니까, 너무 늦었다고 그냥 간대요. (냉장고에서 물 꺼내 마시는데)
영재; 어...(하고)근데 오늘 너 왜 보자고 했대? 진짜 니 시놉, 그걸로 영화 만든대?
지은; 그건 아니구요...사실은 오늘 유민혁씨 생일인 거 있죠?
영재; 어...그래?
지은; 친한 형이라면서 어떻게 생일도 모르냐? 너무 한 거 아니에요?
영재; 체, 지는 지 생일도 모르는 게...
지은; 원래 생일은요, 본인은 몰라도 주위에서 챙겨주는 거에요.
영재; 하여튼 그래서? 형 생일인데 왜?
지은; 생일인데 가족들도 없고, 친구도 없구 그랬나 봐요. 그래서 같이 밥 먹고 왔어요.(하고)돈 많은 거랑 사람 쓸쓸한 거랑은 별루 상관이 없는 거 같애요.(하는데)
영재; 그래서 밥만 먹고 왔어? (컵에 물 따라 마시는데)
지은; 어, 그러면서 또 나한테 자길 좀 좋아해달라고 그러대요?
영재; (물 마시다 놀라서 캑캑)
지은; 괜찮아요? (등 두드려주는데)
영재; (캑캑하다가)그래서?....그래서 넌 뭐라고 그랬어?
지은; 뭐라 그래요? 알았다고, 좋아해주겠다고 그랬어요.
영재; 뭐어? (기 막혀 하는데)
지은; 유민혁씨는 내가 웃겨서, 같이 있으면 즐겁대요 (하고)그래서 앞으로도 내가 계속 웃겨주고, 쓸쓸할 때 친구도 돼 주고 그러기로 했어요.
영재; ....
지은; 또 그런 얘기도 하드라. 이영재씨는 한지은의 가치를 잘 모른대요...
영재; (?)
지은; 내가 이영재씨한테만 밥통이지, 다른 사람한테는 선물이 될 수도 있다구요.
영재; 뭐 선물? ...(하는데)
지은; 참, 밥은 먹었어요?
영재; 안먹었어, 밥 차려.
지은; 안먹었어요? 진짜 나 기다린다고 안먹었어요?
영재; (당황)야, 내가 바보냐? 내가 너 기다리느라고 안먹게? 나두 바빠가지고 못 먹어서 그래, 내내 스케줄에 쫓겨다니다가 나도 방금 들어왔어. (하고) 빨리 밥이나 차려
지은; (영재 흉내내며) 빨리 밥이나 차려(궁시렁)
6.# 민혁 오피스텔(N)
민혁, 불꺼진 방에 들어온다.
자켓을 벗고 앉는데 쓸쓸한
7.# 영재방(N)
영재 뒤척이는데,
영재; 선물 좋아하시네, 밥통도 선물이냐?(그러나 뭔가가 개운치 않다)
8.# 스튜디오 인서트(D)
9.#스튜디오 안
영재, 민혁의 창간잡지 <스타무비>표지 촬영하는
대표, 동욱, 스탭들 보는데
민혁 들어오는
스텝 중 누군가 민혁을 발견하고
스텝; 본부장님 오셨어요?
민혁; 어(가볍게 끄덕)
스텝; 이영재씨, 이번 호 표지촬영입니다. (하는데)
대표; (민혁 발견) 오셨어요?
민혁; 네, 수고가 많으시네요.(하고) 영화는 반응이 어때요?
대표; 뭐 아직까진 그냥 그래요...(하고)아무래도 홍보가 좀 약했었나봐요.....(하고)앞으로 저희 좀 많이 도와주세요.
민혁; 네
영재, 민혁 보고
10.# 스튜디오 일각(D)
영재, 민혁 음료 마시며 얘기하는
영재; 지은이 말이야, 계약만 해놓고, 일을 제대로 하고 있긴 한 거야?
민혁; 아직 다듬어지진 않았지만, 재능이 있어...앞으로 괜찮을 거야.
영재; 그럼 다행인데...(하다) 참, 형 생일이었다믄서? (하고)미안해 몰랐어.
민혁; 별 게 다 미안하다....나도 니 생일 몰라.
영재; (픽 웃다가)근데...지은이 만나는 건 좋은데, 나한테 미리 얘길 하든지 그랬어? (하고 슬쩍) 내가 괜히 오해할 수도 있잖아?
민혁; 오해...?
영재; 한지은, 형이 상대하던 여자들이랑 틀려...뭐 때문에 그러는진 모르겠지만, 걔한테 괜히 장난치지마.
민혁; 넌 혜원이 말고는, 아무한테두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구나.
영재; (당황)뭐?
민혁; 니가 무슨 말하는지는 알겠는데, 나 장난 친 적 없어.
영재; ...
민혁; 너한테 일일이 설명하거나 이해시키고 싶진 않아. 사과할 생각도 물론 없고....(하더니)그럴 만큼 내 스스로가 누추하거나 비겁하진 아니니까
영재; 뭐?
민혁; 그렇지만 한가지만 충고하자...앞으론 흔들리지 말고 중심 잘 잡아...그리고 나한테 빈틈 보이지마.
영재; ?
민혁; (시계 보더니)먼저 일어나야 되겠다...오후에 미팅이 있어. (하고 일어서더니)갈게, 다음에 보자.
영재; ....
11.# 영재 방(D)
영재 곰곰이...뭔가 불안하다.
12.# 주방(D)
영재, 지은 밥 먹는
영재; (보다가 슬쩍)야, 한지은
지은; 에? 왜요?
영재; 어....민혁이 형 있잖아
지은; (보면)
영재; 그 형이 옛날부터 여자들한테 아주 인기가 많았거든...그러니까 그 형은 아무 여자한테나 다 잘해 줘.
지은; 에?
영재; 혹시 너, 형이 너한테 잘해주거나, 자상하게 챙겨주거나 해도, 그거 너 좋아하는 거라고 착각해서 넘어가면 안돼.
지은; 네? 넘어가요? 어딜 넘어가요?
영재;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니가 아직 세상을 잘 모르고, 또 남자를 잘 모르니까...그래서 널 위해서 충고해주는 건데, 괜히 너한테 좀 잘해준다고 들떠서 그러지 말란 말이야 ....
지은; 네?
영재; 그리고 내가 이런 말까진 안할려고 그랬는데...너 그 형이 얼마나 바람둥인 줄 알어? 여자들한테 선수라구 선수.
지은; 저기요, 이영재씨
영재; 왜?
지은; 무슨 뜻으로 그런 말하는 건진 모르겠는데요. 지금 상당히 불순하게 들리거든요. 지금 유민혁씨랑 저의 우정을 의심하는 거에요?
영재; 뭐? 우정?
지은; 유민혁씨랑 저는 인간대 인간으로 만나는 거거든요. 자꾸 그렇게 불순한 상상하는 거 저 상당히 불쾌해요.
영재; 바보야, 그러니까 니가 순진하다는 거야, 으유...머리가 나쁜 게 고집은 세 가지고 충고를 해줘도 못알아들어요.
지은; 뭐 라구요? 바보요?
영재; 알았어, 그럼 바보라는 소리는 빼고...하여튼 너 조심하란 말이야.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알았어?
지은; 아니, 조심할거도 없는 게 내가 이영재씨 마누라라는 거 대한민국이 다 아는데...유민혁씨가 왜 나 좋다고 그러겠어? 그게 말이 되냐?
영재; 그러니까....말이 안되는데 그래도 그럴 수가 있으니까...(하다)니가 또 은근히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그런 게 있단 말이야
지은; 네?
영재; 아니 내 말은....하여튼 난 내 밥통 누구한테 선물 한적 없으니까, 똑바로 하란 말이야, 알았어?(일어나고)
지은; ?
13.#거실(D)
영재 거실에 앉아있는데
지은 바닥을 닦으며 슬쩍,
지은; 이영재씨.
영재; 왜?
지은; 그러지 말고 언제 우리, 유민혁씨 집으로 한번 초대해요
영재; 뭐?
지은; 아니, 가족도 없이 쓸쓸하게 지내는 것도 그렇고...또 맨날 신세만 지고 얻어먹기만 했는데, 한번 초대해서 갚으면 좋잖아요?
영재; 너 웃긴다. 초대를 왜해? 신세를 진 건 니가 진 거지 내가 진 거야, 그리고 여기가 니네 집이야? 니 맘대로 사람을 초대하게?(일어나고)
지은; (아이구 하여튼)
14.# 드레스룸(D)
영재, 옷갈아 입고 나가는데 잠깐 생각하고.
15.# 거실(D)
지은 일 하고 있는데
영재 나오는
영재; 야, 한지은
지은; 에, 또 왜요?
영재; 저기 오늘 저녁에 민혁이 형 집으로 초대할테니까, 너 준비 좀 해라
지은; 네?
영재; 너, 형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며?
지은; 그래도 오늘 저녁에 갑자기 그러면 어떡해요?
영재; 어떡하긴 어떡해? 준비하라면 하는 거지.
지은; (기가 막히고)
영재; (나가다) 참, 너 해파리 냉채는 하지 마....하면 죽어
지은; (콱)
16.# 사무실(D)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민혁 일하고 있는데 전화 오는
민혁; 여보세요?..... 어, 영재니...?
17.# 영재차(D)
영재 전화하는
영재; 어, 지금 어디야? 사무실? 일요일인데도 일해? 어....나중에 우리 집에 올래? 어, 지은이가 형 꼭 초대하고 싶다고 그러잖아.....오늘 저녁에 괜찮아?
18.# 사무실(D)
민혁; 그래, 어....그래...그럼 나중에 보자(끊고).......
19.# 영재 차(D)
영재 전화 끊고
영재; (씩-)
20.# 거실(D)
지은 컴퓨터로<잡채> 검색 중
지은; 하여튼 성격 진짜 이상해. 이랬다 저랬다. 갑자기 사람을 초대하면 나보고 어쩌라구...할 줄 아는 것도 없는데(그러다 문득)
21.# 본가- 할머니 방(D)
할머니 앉아 있는데
외출 준비를 한 엄마, 아빠 인사하고
아빠; 모처럼 있는 부부 동반 모임이라서요. 죄송합니다...(하고) 어머님은 제가 나중에 모시고 나가겠습니다.
할머니; 그래 누가 뭐래니?
엄마; 그렇게 늦진 않을 거에요. 금방 다녀올게요. 어머님
아빠;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엄마; 어머님 다녀올게요.
할머니; ....
엄마, 아빠 나가면
할머니; 그래, 늙은이만 서럽지...(하더니 서랍에서 사진 꺼내 붙들고) 영감, 왜 먼저 가셨수? 자식들은 있어봤자 아무 소용없는데...이 외로운 세상 나 혼자 어떻게 살라구, 왜 나만 혼자 두고 가셨수....영감- 영감---(곡하는데)
전화 오는
할머니; (받고)여보세요? 어, 곰세마리니?
22.# 거실(D)
지은 전화하는
지은; 네?.....아닌데요, 저 지은인데요...네...근데 어머님 계세요? 뭐 좀 여쭤 볼려구요. 네? .....아...다른 게 아니라요, 제가 잡채를 좀 만들어볼려구 하는데요, 잘 몰라서요.
23.#본가 - 할머니 방(D)
할머니 잘 모르지만 아는 척
할머니; 어떻게 넌 그런 것도 할 줄 모르니? 그래, 내가 가르쳐 줄테니까, 얼른 와 그래, 지금 오라구...얼른 와라(끊고 곰곰)
24.# 본가- 주방(D)
앞치마를 입은 지은과 할머니
할머니; 어떻게 너는 이런 것도 할 줄 모르니? 그러게 내가 집에 들어와 살라고 했잖아? 어른 밑에 있으면 어련히 배울 게 어디 한두 가지겠어?
지은; ...
할머니;(눈 흘기면서 쯧쯧)먼저 당면 200그람...돼지고기 50그람...양파 4분의 1개, 당근 5분의 1개...실파 3뿌리...버섯, 시금치 각각 100 그램을 준비하고...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참기름 1작은 술, 준비를 해...
지은; 네...(하다) 근데요...저울이 없는데 200그램이 어느 정도에요?
할머니; 어? (나도 어느정도인지 잘 모르겠지만...대충 집어서) 이게 200그램이야, 척 보면 모르니?
지은; 네...
할머니; 먼저 당면을 미지근한 물에 불려 놓고....버섯과 시금치는 데친 다음 버섯은 결대로 찢고, 따로따로 볶아 놔.
지은; 네...(지은이가 시키는 대로 냄비 찾고 왔다갔다하는데)
할머니; 그리고....양파와 당근은....채 썰어서 볶고(하더니 종이쪽지를 슬쩍슬쩍 봐가며) 실파는 5 센티미터로 챈 썬다...
지은 오면, 할머니 쪽지 황급히 숨긴다
25.# 본가- 주방(D)
할머니 지시에 맞춰 지은이 요리하는
26.# 본가- 주방(D)
드디어 완성 된 잡채 한 그릇
지은; 먹어볼까요?
할머니; 어, 먹어봐라.
지은; (별루다)
할머니; 왜 이상하니?
지은; 느끼하구요, 당면은 딱딱한데 시금치는 흐물흐물 이상해요...너무 삶은 거 같애요.
할머니; ......!
지은; 이렇게 해가지고 가면요, 이영재씨 난리 나요. 인간이 먹는 음식아니라구.
할머니; (중얼)어떻게 된 거야? 책에 있는대로 한건데
지은; 네?
할머니; 그러니까 내가 시키는대로 똑바로 했어야지
지은; ....
27.# 본가- 할머니방(D)
할머니; (전화하는)애미야, 넌....도대체 가르쳐 줄려면 똑바로 가르쳐 줘야지. 어떻게 된 거야? 지금 곰세마리, 입이 이만큼 나와가지구 집에 간다고 그러잖아.
28.# 본가- 주방(D)
지은, 주방 치우고 있는데, 할머니의 요리 쪽지 발견
지은; ....!
할머니 들어와
할머니; 야, 냉장고에 갈비 재 논 거 있다니까 그거나 갖구 가, (하더니)손님 대접할 때는 잡채보다는 갈비찜이 훨씬 좋지. 잡채는 무슨 잡채야...(하는데)
지은; (쪽지 내밀고) 근데 할머니, 이건 뭐에요?
할머니; 어? (낭패)
지은; 할머니도 잡채 못하시면서...그럼 첨부터 나도 잘 모른다...그러시면 될걸....왜 그러신 거에요? 네? (하는데)
할머니; (불리하다, 뒷목잡고 쓰러지는) 혈압이....
지은; 할머니, 할머니
29.# 할머니방(D)
할머니, 머리 싸매고 누워있으면, 지은 무릎 끓고
할머니; 부잣집 무남독녀 외동딸로 태어나,평생 아쉬운 거 모르고, 손에 물 한방울 안묻히면서, 맨날 밑에 사람 부리고만 살았던 내가....잡채...그거 하나 안해본 거 그거 갖고...이제 니가 나를 우습게 보겠구나.
지은; 아니에요, 제가 잘못 했어요. 할머니.
할머니; 그냥 잘못했다고 그냥 넘어갈 일이 아냐...니가 어른을 우습게 보는데 이제 우리 집안이 어떻게 되겠냐.
지은; 제가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할머니; 정 그렇게 니가 잘못 했다 싶으면, 그럼 노래 한번 불러봐라.
지은; 네?
할머니; 아이구...(끄응 앓으면)
지은; (울먹이며 곰세마리 부르는데)
할머니; 야, 됐어, 부르기 싫으면 부르지마. 지금 곡하는 거야 뭐야?
지은; 그게 아니라요, 할머니는 왜 자꾸 저만 미워하세요.
할머니; 뭐?
지은; 저는 아버님도 좋구, 어머님도 좋구, 또 할머니도 많이 좋아하거든요. 근데요 할머니는 왜 저만 미워하세요? 네? (어엉)
할머니; 아니....야, 내가 언제 너 미워했다구 그래?
지은; (어엉)
30.# 본가 거실(D)
엄마, 아버지 들어오는데 할머니 노래소리
곰세마리
아버지; 이게 무슨 소리야?
엄마; 어머님 목소리 아니에요?
31.# 할머니방(D)
보면 지은이 살랑살랑 부채 부쳐주면
할머니 곰세마리 노래 부르고 있는
32.# 의상실- 일각(D)
동욱; (전화하는)나도 은행 계속 다녔으면 지금쯤 어디 바닷가로 휴가 갔을 텐데....남들은 다 주 5일제 근무한다고 그러는데 난 이게 뭐냐? 하여튼 최실장은 증말 나만 미워한다니까...
33.# 동욱 방(D)
희진 전화하는
희진; 안되겠어, 내가 지은이 만나서 앞으론 최실장이 너 못괴롭히게 하라고 부탁해보께
동욱; 그래도, 사회 생활을 그렇게 하는 게 아닌데....
희진; 넌 가만있어, 내조는 내가 하는 거니까
34.# 의상실 일각(D)
동욱; 그럼 갈 때 수박이나 한덩이 사가. 빈손으로 가지 말구
35.# 의상실(D)
혜원, 영재 의상 만져주는데
혜원; (동욱 보며)그럼 저 사람은 이제 맨날 너 따라 다니는 거야?
영재; 어...당분간만...귀찮아도 그래야 될 거 같애.
혜원; ...
영재; 너무 신경쓰지마.
혜원; 그럼 이제 나랑 저녁도 못 먹는 거야?
영재; 저녁?
혜원; 저 사람도 같이 가두 되구...
영재; 사실은 오늘 집에 누구 초대하기로 했어.
혜원; 어, 그래?
영재; (망설이다가) 사실은 민혁이 형 오기로 했어
혜원; ....
영재; (살피다가) 저녁은 다음에 하자
혜원; 그래, 그러자.
동욱 오고
동욱; 저기요, 아직 멀었어요?
영재; 다 됐으니까, 넌 저기 가 있어(눈 흘기는데)
영재 옷 챙기는데,
혜원 망설이다가 서랍 속에서 상자 꺼내 갖고온다.
혜원; 영재야, 이거...오빠 좀 전해줄래?
영재; 어?
혜원; 며칠 전에 오빠 생일이었거든......난 자신 없으니까....니가 좀 전해줄래?
영재; 니가 직접 전해 줘. 그게 더 좋을 거 같다.
혜원; ....
영재; ....
36.#도로 -영재차(D)
37.# 영재차(D)
영재; ....
38.# 거실- 주방(D)
영재, 들어오는데
지은 주방에서 음식 준비중
지은; 어머, 이제 들어와요? 시간에 딱 맞게 들어왔네
영재; 어, 근데 너 뭐 하냐? ....(하다) 야, 너 갈비찜도 할 줄 아냐?
지은; 하하하
영재; 근데 이거 진짜 먹을 수 있는 거야?
지은; 그럼요, 일산 가서 갖고 온건데요
영재; 너 거기 갔었어?
지은; 네, 잡채 하는 거 배우러 갔었어요.
영재; 그래서 배워 왔어?
지은; 시간이 없어서요. 갈비 있다고 주시는 거 그냥 받아왔어요.
영재; 그게 차라리 낫다. 니가 배운다고 금방 되겠니? 머리가 나쁜데
지은; 뭐라구요?
영재; 참, 그리고 미리 말해두겠는데...내가 이렇게 니 다리를 툭 차잖아.
지은; 에?
영재; 그럼 이렇게 하란 말이야. (구토하듯이 욱-)
지은; 네?
영재; 알았지?
지은; 왜 그렇게 해야 되는 돼?
영재; 그건 나중에 알게 될 테니까, 그냥 넌 시키는대로만 해, (욱-)
지은; ?
39.# 길(D)
희진, 수박 한 덩이 사서, 땀을 뻘뻘 흘리며 들고 간다.
희진; 어우, 내조하기 힘들다... 내가 이렇게 고생한 만큼.....최실장은 이제 죽었어....
민혁 차가 와서 뒤에 선다,
좁은 길을 희진이 비켜주지 않자 뒤를 따르다가
민혁; 저기요, 죄송하지만 잠깐만 좀 비켜주시겠어요?
희진; (누구야 짜증내며 보면)
민혁; 길이 좁아서요. 죄송합니다 (하는데)
희진; (민혁을 알고 보고)어머, 안녕하세요?
민혁; 네?
희진; 저 모르시겠어요? 전에 극장에서 봤던 지은이 친군데요
민혁; 아, 안녕하세요?
40.# 민혁차(D)
희진, 민혁 차 타고 가며 이야기하는
희진; 그 집이 공기도 좋고, 조용하긴 한데 교통이 좀 불편해요, (하다) 근데 이 차 너무 좋다
민혁; 지은씨랑은 꽤 친한 친구신가봐요.
희진; 네, 저랑은 중학교 때부터 젤 친한 친구구요, 동욱이랑은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에요.
민혁; 네...
희진; 걔네 엄마아빠 돌아가셨을 때 두요. 학교도 안가고 셋이서 같이 모여서 울고 그랬어요.
민혁; ...
희진; 지은이 참 불쌍한 애에요, 중학교 때 부모님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구요, 지금 사는 그 집에서 혼자 살았거든요...
민혁; 그럼, 지금 그 집이 한지은씨 집인가보죠?
희진; 네, 옛날엔 그랬는데요, 지금은 이영재씨 집이에요....(하고)그 집만 아니었어도 이영재같은 왕싸가지랑 계약결혼 같은 건 안하는 건데...동욱이랑 내가 잘못 했죠....
민혁; 네?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보면)
희진; 네?...제가 방금 뭐라고 했는데요(하다 앗)
41.#주방(D)
영재, 지은 있는데
영재; 음식을 좀 이쁘게 담을 순 없니? 이게 뭐야 이게?
지은; 냅둬요. 내 맘이에요....푸짐하게 보기 좋구만(하는데)
초인종 소리 나고
지은; 어머, 왔나 봐요...
영재; 툭 치면 알지(욱-)
지은; ?
42.#현관(D)
지은 나가보면
지은; 누구세요?(하면)
희진; (굳은 얼굴로)지은아 안녕.
지은; 어, 희진이 니가 웬일이야?
희진; 별건 아니고 (수박 건네고) 이거 너 먹어. 잘 있어
지은; 어? 야....너 그냥 가?
희진 후다닥 달아나고
옆에 민혁 케익 따위를 들고 들어선다
지은; 어, 오셨어요?
민혁; ....
43.#주방(D)
영재, 지은, 민혁 밥 먹는
지은; 그냥 우리 먹는 반찬 그대로 에요. 손님 초대해 놓고 차린 게 별루 없어서 죄송해요.
영재; 아직 결혼한지 얼만 안돼서 우리 집사람이 음식을 잘 못해...미안해 형.
지은; (갑자기 왠 집사람?)
민혁; 아냐. (지은에게) 맛있는데요, 뭐.
지은; 그건 우리 어머님이 해주신 거에요. 제가 한 거 아니에요. 허허
민혁; (미소)
영재; 우리 지은이도 이제 금방 잘 하게되겠지, 그래도 요즘은 실력이 많이 늘었다, 그치 여보?(지은 어깨 감싸고)
지은; (?)
민혁; 집이...밖에서 볼 때랑 분위기가 또 틀리네.
영재; 어, 그렇지? 사실은 우리 이 집, 우리 장인 어른이 직접 설계하고 지으신 거거든. 그렇지 여보?
지은; (영재 째려보다가) 네...
영재; 또 이 사람이 아주 어릴 적부터 살았던 집이라 구석구석 추억이 가득하지. 아주 의미가 남다른 집이야, 우리 집사람한텐.
민혁; ....
영재; 이층엔 우리 부부 침실이랑, 나중에 태어날 우리 애들 방이 있는데. (하고) 부부의 은밀한 프라이버시도 있고 하니까 공개하긴 좀 그러네...하하하하
지은; (왜 저러냐)
민혁; ...
영재; 우리는 애기를 많이많이 나을 생각이야 아들 둘, 딸 둘 정도? ...우리 집사람이 아주 외롭게 자라서 말이야.
지은; (민혁 눈치안채게 영재 쳐다보며 왜 그래요?)
영재; (뭐? 어쩌라고 인상쓰며)
민혁; ...
44.#거실(D)
민혁, 영재와 지은의 결혼사진을 유심히 보는데
45.# 주방(D)
영재, 지은 과일 따위를 준비하고
지은; 진짜 왜 그래요?
영재; 내가 뭐?
지은; 난 또 갑자기 왜 초대를 하자고 하는 가 했네....어유, 인간이 어쩜 이렇게 유치하냐?
영재; 뭐? 뭐가 유치해?
지은; 으이구...그리구 왜 자꾸 나한테 여보라 그래요? 그 말들을 때마다 진짜 닭살 돋아서 죽을 거 같애요.
영재; 왜? 뭐 이상해? 결혼하면 다 이렇게 하는 거야.
지은; (흘겨보는데)
영재; ...
46.# 거실(D)
영재, 지은의 결혼 사진 보는데
지은; 그 사진 이영재씨 콧구멍 되게 크게 나왔죠?
영재; 야....(눈 흘기는데)
민혁; ...
영재; 참, 여기 노래방 기계 있는데, 우리 노래나 한번 할까? 우리 집사람이 노래를 또 좀 하거든. 곰세마리 알지 형? 춤도 무지하게 잘 춰요.
지은; ...
민혁; 근데 난 이제 그만 가야될 거 같은데
영재; 아니, 벌써 가게?
민혁; 어, 일이 좀 남았어. 그만 가 보께
지은; 아니, 과일이라도 좀 드시고 가세요.
민혁; 괜찮아요. (하고) 오늘 초대 해주셔서 고마워요(일어나면)가께
지은/영재; ...
영재; (발로 툭 차면)
지은; ?
영재; (구토하듯이 욱- 빨리 해라이)
지은; ?
영재; (야 빨리 해 안해?)
지은; 욱-
영재; 여보, 당신 갑자기 왜 이래?
민혁; (보면)
지은; 아니, 아까 이영재가 발로 차면....(하는데)
영재; 아니, 여보, 며칠 전부터 속이 안좋다고 그러더니...그러고 보니까, 당신 혹시 아기 가진 거 아냐?
지은; 네에?
민혁; ...
영재; 아니, 집안에 이런 경사가 있나...푸하하하...그럼 이제 나도 애 아빠가 되는 거야? 그런 거야? (푸하하하)
지은; 아니....그게...
영재; 자기야, 정말 사랑해...나 정말 행복하다. 정말 좋아서 미치겠다.
지은; 아니, 왜 이래요 진짜?(하는데)
영재; 어떡하냐? 형, 우리 집사람이 임신 한 거 같애...
민혁; (픽 웃더니)어, 그래, 축하한다.
영재; 고마워...푸하하하.
지은; ....
47.#마당(D)
민혁 가는데
영재, 지은의 어깨를 감싸안고 서서 배웅하고
지은 영재손을 뿌리치지만, 영재 아랑곳없고
지은; 안녕히 가세요
영재; 그럼 가, 형
48.#거실(D)
지은 영재 들어오는
영재; (들어오며)이제 이 밥통이 누구 건지를 확실하게 알았겠지?(푸하하하)
지은; 네?
영재; 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하는데)
지은; 근데 이영재씨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왜 갑자기 나보고 임신했다고 그래요?
영재; 결혼하면 다 임신하고 그런 건데 뭐 어때?
지은; 뭐 어떻긴 요? 임신 한 거 아닌데, 왜 거짓말을 하냐구요? 나중에 아닌 거 다 알게 될 텐데...
영재; 그럼 그때 가서 어이구, 아닌가 보네...그럼 되지.
지은; 그러니까 그럴 거 왜 거짓말을 하냐구요?
영재; 할만 하니까 하는 거지.
지은; 모르는 사람이 보면, 괜히 나 때문에 괜히 질투 나서 난리 치는 건 줄 알겠네.
영재; (당황)뭐? 질투...
지은; 그렇잖아요. (하는데)
영재; 야, 시끄러 잔소리하지 말고 빨리 설거지나 해. (가면)
지은; ...하여튼 진짜 이상해...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49.# 민혁 차(N)
민혁 곰곰이
50.# 민혁 오피스텔(N)
불 꺼진 방 민혁 들어오는
51.# 욕실(N)
민혁, 복잡한 마음을 털어내 듯 샤워하는
52.# 주방- 거실(N)
민혁 냉장고에서 맥주 마시다 잠시 생각하다가 수화기 집어든다
민혁; 김비서, 난데 어...늦은 시간에 전화해서 미안해...어, 아니, 뭐 좀 알아봐 줬으면 좋겠는데...
53.# 영재방(N)
영재 자다가도 키득키득 웃음이 난다
54.# 풀하우스 인서트- 아침(D)
55.# 욕실(D)
영재 기분 좋은데, 지은 들어오는
지은; (뭐 기분 좋다구 궁시렁)뭐 기분 좋은 일 있어요?
영재; 아니, 그런 거 없는데...
지은; ....
영재; (나가다 다시)한지은, 너 오늘 뭐 하냐?
지은; 오후에 원고가지고 유민혁씨 만나러 가요.
영재; 그래?.....그거 언제 끝나는데?
지은; 모르죠 뭐.
영재; 나 오늘 사인회 스케줄밖에 없거든. 그거 끝나면 같이 밥이나 먹자.
지은; 이영재씨가 웬일이에요?
영재; 웬일은? 임산부가 잘 먹어야지. 그래야 애기가 무럭무럭 잘 자라지
지은; 뭐라구요?
영재; 나중에 보자, 여보
지은; (콱..그러나 기분이 나쁘진 않다)
56.# 사무실 전경(D)
57.# 사무실(D)
민혁 일하고 있는데, 지은 오는
지은; 안녕하세요? (괜히 쑥스럽고)
민혁; 네.(하더니 다시 서류에 눈)
지은; ?(민혁의 쌀쌀한 반응에 들어와서 엉거주춤)
민혁; 원고, 거기 두고 나가세요.
지은; 그냥 원고만 두고 가요?
민혁; ....
지은; (왜 그러나 싶지만 꾸벅하고) 그럼 안녕히 계세요(나가는데)
민혁; 한지은씨, 참 알 수 없는 사람이에요.
지은; 네?
민혁; 그래서 지금 고민 중이에요, 한지은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지은; ?
민혁; 나가봐요. 다음에 얘기합시다
지은; ...
지은 나가면, 다시 고개 드는 민혁
58.# 복도(D)
지은 나오는데, 의아하다
지은; ....
59.#혜원 방(D)
혜원, 선물 상자를 만지작거린다
혜원, 망설이다가 민혁에게 전화
민혁(E); 여보세요...여보세요...말씀하세요....여보세요?
혜원; (한참 만에야) 오빠, 나 혜원이야.......오늘 잠깐 볼 수 있어?
60.#식당- 일식집 정도(D)
혜원, 민혁 앉아서 얘기하는
혜원; 오빠 생일이었죠? (상자 주고) 이거... 별건 아니구, 넥타이 핀이에요.
민혁; 어, 그래 고맙다.
혜원; 이거...전해줄까 말까 많이 망설였어요.
민혁; ...
혜원; 오빠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 그렇게 강한 사람 아니에요
민혁; ...
혜원; 나 오빠 많이 좋아했어요.
민혁; 혜원아...(하는데)
혜원; (말을 막으며)아뇨, 오늘은 내 말 먼저 들어요. 항상 오빠만 말하고 나는 듣기만 한 거 같애요.(하고)오늘은 내가 말할게요.
민혁; ...
혜원; 나, 생각하는 것처럼 오빠 조건이나, 허영심 때문에, 내 욕심 때문에...오빠한테 매달린 거 아니었어요. (하고) 진짜 좋아했으니까, 그러니까 나 안좋아하는 거 알면서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미련하게 날 속이면서 기다린 거에요.
민혁; ...
혜원; 근데 이제 그만 할래요. 오빠 많이 좋아하지만, 그래도 오빠보다는 내가 더 소중해요. 이제 내가, 나 지킬 거에요.
민혁; 미안하다
혜원; 아니, 사과는 내가 나한테 해야죠....오빠 잘못 아니에요.
민혁; ...
혜원;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신 거, 생일마다 보내 주신 선물들, 또 다정한 인사, 걱정해주신 말들, 장난스런 농담들....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민혁; ...
혜원; .....잊지 않을게요.
61.# 길- 주차장(D)
혜원 자동차 문 여는데 휘청
62.# 사인회(D)
뒤에는 영화포스터가 걸려있고
영재 책상에 앉아서 포스터 따위에 사인하고 있다
최실장, 동욱에게 밖에 가서 포스터도 가져오고 정리 좀 하라고 구박하고
길게 줄 서 있는 팬들, 영재 사인하고, 팬들과 사진도 찍고
틈틈이 시간도 확인하는 영재
63.# 사인회장 일각- 주차장 정도(D)
영재, 동욱 행사 끝내고 가는데
동욱; (와서 슬쩍)저기요, 어제 유민혁인가 뭔가가 지은이네 집에 왔었다면서요?
영재; 왜?
동욱; 그 사람이 뭐라고 안그래요?
영재; 어? 뭘 뭐라 그래?
동욱; 아무 것도 아니에요.
영재; ?
동욱; 하하하
영재; ?
전화 오는
영재; 어, 혜원아...
64.# 레스토랑(N)
지은, 두리번거리는데 영재 안보인다.
지은 앉으면
웨이터 와서 메뉴판 주고
지은; 한 사람 더 오면 그 때 시킬게요.
65.# 바(N)
혜원, 영재 술 마시며 얘기하는
혜원; 나 오늘 민혁 오빠 만났어...
영재; ...
혜원; 생일 선물 두 전해주고, 그 동안 미안했다구, 그리고 고마웠다고 잘먹구 잘 살라구, 그렇게 얘기했어...나 잘했지?
영재; 어, 잘 했어
혜원; 근데 나도 잘 한 거 같은데...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니?
영재; ...
혜원; 오빠 두구서 나 혼자 별별 상상 다했었다...
영재; ...
혜원; 같이 사는 집에서 살면서 그 사람 위해서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보글보글 맛있는 된장찌개도 끓여놓고...이 사람 언제 오나 시계보면서 기다리면...그럼 오빠가 장미꽃을 한아름 안고 들어오는 거지..왜 텔레비젼 광고 같은데 많이 나오잖아...
영재; ...
혜원; 야, 이영재, 나 잘 한 거 맞지? 어? 그렇지?
영재; 그래, 잘했어. 이제 다 훌훌 털어버리고 씩씩한 강혜원으로 다시 돌아가면 돼
혜원; 그래, 강혜원으로 다시 돌아가면 돼.
영재; 파이팅!!! 아자아자!!!
혜원; 뭐?
영재; 어?
혜원; 아자아자?
영재; 어, 아자아자 화이팅
혜원; (웃는데)
영재; 내 친구 강혜원 힘내라. 아자아자 화이팅
혜원; (웃음)아자 아자 화이팅
멀리서 동욱이 보고 있고
66.# 레스토랑(N)
지은 물만 마시고 기다리고 있다.
지은; 저기요, 여기 물 한잔만 더 주세요.(하는데 전화 오는)
67.# 바 일각(N)
동욱; (전화하는)지은아, 난데 너 지금 여기 빨리 와라. 둘이 아주 분위기 이상해...그래, 니가 와서 현장을 덮쳐야 된다니까...
68.# 레스토랑(N)
지은; 시끄러, 내가 거길 왜 가? 몰라. 난 여기서 올 때까지 기다릴테니까, 오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그래. (끊고...속상한)
69.#바(N)
동욱;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런 씨)
70.# 바(N)
동욱 와서 보면, 혜원 영재 없고
동욱; 이게 어디 간 거야?
71.# 영재 차- 혜원 집 앞(N)
혜원; ....
영재; 혜원아, 잠들었어?
혜원; 아니...
영재; ....
혜원; (애써 명랑하게) 민혁 오빠 이렇게 놔주고 나니까....진짜 이렇게 시원한 걸, 지금까지 왜 그렇게 고집 부렸을까? 나 너무 우둔하지?
영재; ...괜찮아...이제 예전의 강혜원으로 돌아가면 돼
혜원; 근데, 나 왜 이렇게 피곤하지?
영재; 들어가, 들어가서 쉬면, 기분이 좀 나아질거야.
혜원; 조금만 있다가...들어가면 또 나 혼자 있어야 되잖아...
영재; ....
혜원; (....눈물 흘리며 낮게 흐느끼는데)
영재; ...
72.# 레스토랑(N)
사람들 화기애애하게 밥 먹는데
지은 혼자 앉아있는
- 시간 경과
이젠 빈 테이블 들
지은 아직도 쓸쓸하게 기다리고 있다.
직원이 와서 문닫을 시간이다 일러주면 그때서야 일어나는 지은
73.# 마당(N)
지은 들어오는데, 불 꺼진 집
74.# 거실(N)
지은, 컴컴한 집안에 불 켜고 들어오는
쇼파에 털썩 주저앉고
화가 나서 씩씩거리는
75.# 주방(N)
지은, 밥 비벼 먹는데 괜히 서러운 눈물이 나는데
손등으로 쓱쓱 닦고 다시 먹기 시작한다
76.# 욕실(N)
지은 씩씩하게 이빨 닦고
77.# 지은방(N)
지은 이불 덮고 누웠다가 다시 일어난다
서랍을 열면 또 하나의 반지- 혜원에게 주려던 청혼반지
지은 다시 서랍 닫고, 자신의 반지를 본다
78.# 마당- 몽타주(N)
지은, 어느 새 다시 왔다 갔다 영재를 기다리고
마당의 자전거 보더니,
빙글빙글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79.# 혜원 방(N)
영재, 잠든 혜원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안타깝다
80.# 거실(N)
지은, 영재 기다리다 소파에 꼬부라져 밤새고
81.#인서트- 새벽(D)
82.# 거실(D)
지은 소파에서 일어난다.
두리번거리다가 설마....
83.# 영재방(D)
지은, 문열고 들여다보면 영재 없고
지은; ....
84.# 거실(D)
지은, 앉아있는데
영재 들어오는
영재; (들어오다 지은 보고)야, 너 일찍 일어났다.
지은; ...
영재; (아차) 참, 너....많이 기다렸어?
지은; 왜 항상 그런 식이에요?
영재; 뭐?
지은; 진짜 내가 바보 등신 인 줄 알아요? 난 그렇게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사람이에요?
영재; 뭐?
지은; 왜 사람을 기다리게 하냐구요?
영재; (미안하지만)야, 기다리다 안오면, 그냥 가면 되지...또 미련하게 오래 기다렸어?
지은; 내가 미련해요? 미련하긴 누가 미련한데, 미련한 사람은 이영재씨잖아요, 강혜원씨 그렇게 좋아하면서 왜 좋아한다고 말 못해요?
영재; 뭐? 뭐라구?
지은; 나 다 알아요, 이영재씨, 강혜원씨 좋아하잖아.
영재; 뭐?
지은; 그러면서도 말도 못하고, 바보등신처럼...
영재; .....야, 알지도 못하면서 지껄이지마, 니가 무슨 상관이야? 너 같은 거한테 왜 내가 그런 소린 들어야 돼?
지은; 너 같은 거?
영재; 그래, 너 같은 거, 니가 뭔데? 니가 진짜 내 마누라야 뭐야? 니가 뭔데 왜 남의 일에 일일이 참견이야? 착각하지마, 너 아무 것도 아니야.
지은; 그래요, 나 이영재씨랑 나랑 아무 관계도 아니고, 아무 상관없는 사람인데, 그런데 왜 나 이렇게 힘들게 해요?
영재; 누가 너 힘들게 했는데? 누가? 내가? 나 때문에 니가 왜 힘들어?
지은; 그래요, 나 이영재씨 때문에 힘들어요.
영재; 내가 뭐? 내가 뭘 힘들게 했는데?
지은; 자꾸 날 기다리게 하잖아요.
영재; ...
지은; 어제도 계속 기다렸어요. 식당에서두 이제 문 닫는다고, 나가라고 그럴 때까지 계속 이영재씨 기다리구요...그리고 집에서도 기다렸어요. 이영재씨 언제 오나? 설마 안 오는 건 아니겠지...이제 오겠지...오겠지....그렇게 밤새서 기다렸다구요....왜 자꾸 맨날 나만 기다리게 해요?
영재; (당황스럽지만)그러니까...그러니까...누가 너더러 기다리랬어? 기다리랬냐구?
지은; 네, 앞으로 다신 안기다릴거에요. 다시는 이영재씨 안기다려요.
영재; 그래, 기다리지마, 그리고 착각하지도 말구, 너 나한테 아무 것도 아니야, 알어?
지은; ...네, 알아요, 이영재씨한테 나 아무 것도 아닌 거
영재; ...
지은; 이제 나한테도 이영재씨...아무 것도 아니에요.
영재; ...
85.# 영재방(D)
영재, 성질대로 옷 벗어서 내팽겨치고
86.# 거실(D)
영재, 나와보면 지은 없는
87.# 지은 방(D)
영재, 나가 보면 지은 가방 그대로
영재; (이게 어디 갔나?....전화하려다 말고)
88.# 공원(D)
지은 넋 놓고 앉아있는데
영재와의 지난 일들이 생각난다.
89.# 공원(D)
지은 넋 놓고 앉아 있는데, 비가 온다
90.# 거실(D)
영재 있는데, 밖에 비가 오는
영재; ....(지은이 걱정된다)
91.# 풀하우스 근처 길(D)
영재, 지은을 찾아 돌아다니는데
92.# 공원- 공중전화 박스(D)
비에 젖은 지은 비를 피해 서 있다.
문득 전화 걸고 싶은데, 망설여지는
93.# 사무실(D)
민혁에게 전화 오는
민혁; 여보세요...
94.# 공중전화 박스(D)
지은 쭈그리고 앉아 있는데, 민혁의 우산
민혁; ....
지은; (환하게 웃으며)안녕하세요. 어떻게 금방 나오셨네요. 와 빠르다...하하하
민혁; ....
95.# 민혁 오피스텔(D)
지은 수건 뒤집어쓰고, 민혁 차를 끓인다
지은;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데, 어디 전화 할 데가 없잖아요.
민혁; 네, 잘 했어요.
지은; 그리고 전에 저한테 쌀쌀맞게 대하신 게 마음에 걸리기도 하구요.
민혁; 내가 쌀쌀맞게 대했어요?
지은; 네, (흉내내며) 원고, 거기 두고 나가세요. 한지은씨, 참 알 수 없는 사람이에요. 나가봐요, 다음에 얘기합시다
민혁; 내가 그랬어요?
지은; 네, 그때 얼마나 이상했는 줄 아세요?
민혁; (웃는데)
지은; (보다가) 어, 내가 웃기는 얘기하나 해드릴까요?
민혁; 네?
지은; 일본에서 제일 유명한 나무꾼 이름이 뭔 줄 아세요?
민혁; 뭔 데요?
지은; 도끼로 이마까...
민혁; (웃는데)
지은; 그럼요, 프랑스에서 제일 유명한 도둑은 이름이 뭔 줄 아세요?
민혁; 몰라요.
지은; 담폴짝, 이불 몽땅!
민혁; (우스면)
지은; 어 또....프랑스에서 제일 유명한 웨이터 이름은 뭐게요?
민혁; 뭐에요?
지은; 더 드숑-
민혁; (웃으면)
지은; 재밌어요?
민혁; 네, 재밌네요.
지은; 이거 유행 한참 지난 건데...나 초등학교 때 유행했던 거에요. 하하하
민혁; (미소)
96.# 거실(D)
영재 걱정하는데
97.# 오피스텔(D)
민혁이 커피를 끓이는 사이
지은은 소파에서 잠들고
민혁, 보다가 이불을 덮어주는데
지은을 한참 바라보는 민혁
지은 슬픈 꿈을 꾸는지 눈물 또르륵 흐르고
민혁; (눈물 닦아주고)정말 고민이다. 당신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98.# 거실(D)
영재,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 걱정 돼서 안절부절못하는데 전화 오는
영재; (받으면) 여보세요? 한지은...?
99.# 오피스텔(D)
민혁 전화하는
민혁; 아니, 나다 이영재...니가 걱정할 거 같아서 전화 걸었어...지금 한지은씨 여기 있어...아니 지금 잠들어서 전화 받지는 못해
100.# 거실(D)
영재; 그럼 거기서 기다리라 그래, 내가 지금 데리러 갈테니까...(하는데)
101.# 오피스텔(D)
민혁; 아니, 그럴 필요 없어...깨면 내가 데려다 줄게.....어, 그리고 참, 나 이제 고민 끝났어....(하더니)나 한지은씨 너한테서 뺏아오기로 했다...(끊으면)
102.# 거실(D)
영재; (놀라는 그 얼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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