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미힐미 9
S#1 집으로 가는 길 (8부 엔딩 편집)
도현 오리진씨는...제 안에 살고 있는 인격들이...안 무섭습니까?
리진 뭐 쫌 힘들긴 한데, 어쨌든 모두하고 친해지고 싶어요.
위로도 해주고 싶고, 해줄 말도 있어서요.
도현 (멈칫 본다) 위로와 해줄 말.....?
리진 네. (돌아보며, 밝게) 앞으론 Kill me라는 말 대신 heal me라는
요청을 보내라. 그런다 해도, 너희들은 죽는 게 아니라 여전히
(도현의 심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 안에 살아 있는 거다.
대신, 더 이상 흩어진 조각이 아니라, 제 자리에 꼭 맞춰진 퍼즐처럼
더 멋진 그림으로. (도현을 척 가리키며) 차도현이라는 이름의
더 멋진 사람으로.
도현 ......!
리진 웃으며 손가락을 내리려는데, 도현 자기도 모르게 가만히
그 손가락을 잡는다. 리진 ? 도현을 본다. 도현 리진을 보다가
그대로 끌어당겨 입을 맞춰버린다. 리진 놀라 눈이 커진다.
천천히...입술을 떼고 리진을 바라보는 도현.
도현의 눈을 바라보는 리진의 눈이 헤맨다.
세기인가, 도현인가, 확인해보듯.
도현 (대답해주듯) 차도현입니다.
하고는 한 팔로 리진의 허리를 끌어당긴다.
리진 긴장된 표정으로 보다가 눈을 꼭 감는다.
도현 다시 리진의 입술로 천천히 다가가다가....멈춘다.
세기 (E) 명심해. 내 여자를 건드리면, 니 여자가 위험해져.
도현 잠시 있다가....그대로 다시 입을 맞춘다.
오히려 더 리진을 품에 꼭 껴안고서.
두 사람 위로 내리는 눈.
S#2 달리는 리온의 차 안 (밤)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빛으로 운전을 하고 있는 리온. 그 위로,
(F.C-8부 49씬) 도현을 차에 태우고 운전석에 오르던 리진.
리온 .....(눈빛 흔들리는 위로)
리진 (E-6부 42씬) 어떤 재벌이....나한테 3개월만 주치의를 해달라네.
S#3 플래시백 (6부 46씬 편집)
리온 무슨 재벌인데? 말하면 아는 재벌이야?
리진 환자의 히스토리를 함부로 밝힐 순 없어.
S#4 갓길 + 달리는 리온의 차 안 (밤)
순간 끼이이익---갓길에 차를 멈춰 세우는 리온.
리온 (불안하고도 불길한) 설마....그 재벌이....차도현이었어....?
리진을 도현 옆에 남게 한 것이 어쩌면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해지는 리온에서......F.O.
S#5 도현의 집 외경 (아침)
쨍하게 맑은 날씨. 새소리.
S#6 도현의 집 / 리진의 방 (아침)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는 리진, 반대로 몸을 뒤집다가 그대로
바닥에 쿵 떨어진다. 순간 오뚝이처럼 발딱 일어나더니, 언제
잠을 잤냐는 듯 야무진 말투로,
리진 강민호. 32세 환자로, 블러드 비전이 있어 현재 CPZ 투약을
중지한 상태입, (하다 말고) 응? 뭐야. 여기 어디야. 나 왜 여깄어.
(하며 방안을 둘레둘레 쳐다보다가, 멈칫 떠오르는)
(F.C) 도현과의 키스 장면(리진의 입장에서 짧게).
떠올린 리진, 조용히....다시 이불을 걷고 안으로 들어간다.
잠시 그대로 있다가...또다시 이불 속에서 하이킥을 날리고.
S#7 도현의 집 / 체력 단련실 (아침)
땀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있는 도현.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담담하고도 진지한 얼굴인데,
(F.C) 리진과의 키스 장면(도현의 입장에서 짧게).
순간 스텝 꼬이면서 뒤로 쭈욱 미끄러지고.
S#8 도현의 집 / 리진의 방 (아침)
덮고 있던 이불을 확 젖히고 일어나 앉는 리진,
리진 (애써 변명하는) 가만 그게 꼭 차군이라는 보장은 없잖아?
(F.C) 키스 후에 “차도현입니다” 하던 도현.
리진 ! (움찔했지만, 많이 봐준다는 말투로) 서, 설령 그게
차군이었다고 쳐. 그날 차군은 간만에 알콜을 섭취한 거잖아?
그럼 필름이 끊겼을 수도 있는 거잖아? (점점 희망으로
환해지며) 그럼 기억 못할 수도 있는 거잖아?
S#9 도현의 집 / 체련 단련실 (아침)
평화로운 새소리와 음악소리, 풍경소리와 함께 명상의 말씀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고 있고, 정좌하여 명상 수련 중인 도현.
명상말씀 (E) 애욕을 끊어라. 모든 근심과 걱정은 애욕에서 비롯되나니 애욕에
불덩이를 안고 나아가는 사람은 마침내 제 몸을 태우고야 만다.
도현 (눈 감은 채로 미간 움찔)
명상말씀 (E) 근심을 여의고 번뇌의 뿌리를 뽑고저 한다면 애욕을 버려라.
애착의 불씨가 비록 작다고 해도 끝내는 모든 것을 태워 없애는,
도현 (아아아아아---집중 안 되는, 음란마귀를 쫓아내듯 머리를 털어내고)
S#10 도현의 집 / 거실 (아침)
외출복 차림의 리진, 2층 계단참에 서서 슬쩍 아래층 거실 기색을
살피는.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는 도둑놈처럼 허리를 굽혀 살살살
계단을 내려오는데, 주방에서 음료를 마시며 나오던 도현과 눈이
딱 마주친다!
도현 ! (마시던 음료를 그대로 푸욱---뿜어내고)
리진 ! (발딱 허리를 세우고는, 순식간에 의사 포스 장착) 컨디션은
어때요? 혈압, 맥박, (의사포스 풍기며 도도하게 계단 내려오다가
삐끗) !!! (얼른 다시 허리 꼿꼿이 세우며) 모두 정상인가요?
도현 (얼른 입가 닦으며) 저, 정상입니다.
리진 (의사포스) 그 외 뭐 다른 증상은 없구요?
도현 다른 증상? 이를테면 어떤 증상...?
리진 (슬쩍) 그러니까 알콜 섭취 후 잠깐의 의식 소실이 있었다거나...
도현 .....(가만 리진을 보는, 지우고 싶은 기억인가?)
리진 (기억 못한다! 안심하며) 이해해요. 나도 가끔 술을 마시면 필름이,
도현 (OL) 없었습니다.
리진 (!) 없어요? (마음의 소리로, E) 있어야 되는데?
도현 시간 상실, 의식 상실 모두 없었습니다. 전부 기억납니다.
리진 ! (전부 기억나?) 그, 그럼 어제 밤에....
도현 차도현이었습니다.
리진 !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그럼 혹시 지금은...
도현 차도현입니다.
리진 ! (순간 얼굴 붉어져서 도망치듯 현관으로 가서 문을 여는데)
도현 (대따 멋있게 한 손으로 현관문 쾅 닫고 보며) 어디 가십니까?
리진 ......(멀뚱히 보고)
도현 ......(대따 멋있게 리진을 보는데)
리진 (멀뚱히 보며) 뭐 하는 거예요, 지금?
도현 (저도 모르게 포스 무너지며 원래 말투로) 네?
리진 왜 사람 앞을 막아요. 예의 없이? 비켜요! (도현을 옆으로 홱
밀치고는, 얼른 현관문을 열고 도망치듯 나가고)
도현 (한쪽으로 밀쳐진 채 당황스러운 표정 위로)
# 인서트 (8부 61씬)
리진 내 결심이 살짝 흔들렸을 때 차군이 잡았잖아요. 이미 넘어온
공은 절대 못 돌려준다고. 그때 차군 멋있었어요.
도현 ....라고 하지....않았나? (긴가민가하고, 뻘쭘하고)
S#11 집 앞 거리 (아침)
도망치듯 빠르게 걷고 있는 리진이고,
그 뒤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따라오고 있는 도현.
리진 (신경 쓰여 죽겠는) 아, 왜 자꾸 따라와. 멍뭉이처럼.
도현 오리진씨. 어디 가십니까?
리진 해, 해장하러 가요, 왜요.
도현 혼자서요?
리진 차군은 식단조절 하잖아요. 요 며칠 차군 따라 풀떼기만 먹었더니
귀에서 워낭소리 들려요. 나는 나 먹고 싶은 거 먹을 테니까
말리지 말아요.
도현 오리진씨는 저를 24시간 케어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었습니까?
리진 액받이 무녀도 인경부터 파루까지만 일해요. 나한테 너무 가혹한
거 아니에요?
도현 주치의가 없는 사이에 환자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시려고,
리진 (OL) 아쉬운 사람이 따라와 보시던가, 그럼 (에잇! 골목으로 숨는)
도현 (앗! 따라가는)
리진 (에잇! 다른 데서 튀어나오는)
도현 (앗! 뒤이어 튀어나오는)
그렇게 리진은 숨고, 도현은 찾고, 그러다가 뛰고, 그러다가 장난이
되고, 그게 재미있어지고, 그러다 환하게 웃는 두 사람. 그 위로.
도현 (N) 약속한다, 신세기.
S#12 몽타주
-해장국집. 도현과 리진 마주앉아 해장국을 먹고 있다.
리진 공기밥 하나 추가해 가며 복스럽게 먹는다.
리진은 의식하지 못하지만, 도현 그런 리진을 바라보며 피식 웃는다.
도현 (N) 처음으로 용기 내어 얻은 이 행복만 멈추지 않아준다면....
이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만 빼앗지 않아준다면....
열 번이고...백 번이고...천 번이고....약속한다.
-케이크집. 도현과 리진 예쁜 쇼트케이크가 진열된 쇼윈도를 보며
매우 신중한 표정으로 케이크(상담 때 먹을 간식)를 고르고 있다.
결국은 마들렌을 사는 두 사람.
도현 (N) 다음 생엔 내 몸과 시간과 기억을 모두 너에게 넘기겠다고.
다음 생엔 내가 너의 허상이 되어도 좋다고.
-거리. 도현과 리진 테이크아웃 커피와 케이크 봉투를 들고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며 걸어오고 있다. 과장되지 않은 일상의
소소함. 무슨 이야기 끝인지 두 사람 함께 웃음이 터진다.
햇빛처럼 밝고 환한 두 사람의 웃음이 슬로우 되는 위로,
도현 (N) 그러니 제발 이 사람 앞에만은 나타나지 말아주기를...
부디 이 사람만큼만은 빼앗지 말아주기를....
S#13 윤자경의 갤러리 (낮)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있고, 꽤 넓은 실내에 전시된 그림들을
감상하고 있는 채연.
윤자경 (E) 왔니?
채연 (보면)
윤자경 (외출에서 막 돌아온) 불러 놓구 늦어 미안하다.
채연 (미소) 간만에 그림도 감상하고 좋았어요.
윤자경 (시중들러 오는 직원에게 백과 외투 넘기며) 그게 맘에 드니?
채연 (미소) 사로잡는 힘이 있네요. 이 앞에 머문 지 이십분 째예요,
윤자경 (직원에게) 포장해서 한 팀장 주소로 보내. (직원 네, 대답하고 아웃)
채연 어머, 그런 뜻 아니에요, 아줌마.
윤자경 안 그래도 그림 하나 주려구 부른 거야. 시간 절약 되구 좋네 뭐.
채연 꽤 나가 보이는데.
윤자경 앞으로 호당 삼천까지는 갈 작가야. 지금이 가장 싸. (웃어주고)
채연 (달래려는 의도임을 알기에) ......
S#14 윤자경의 갤러리 일각 (낮)
테이블에 마주앉아 함께 차를 마시고 있는 채연과 윤자경.
윤자경 (마시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기준이랑 싸웠니?
채연 (마시다 멈칫, 보며) 오빠가 그런 얘기도 해요?
윤자경 말할 인물이니 어디. 표정 보구 짐작하는 거지. 부모란 게 그렇단다.
채연 ......(보다가) 왜 싸웠는지도 아세요, 그럼?
윤자경 들리는 게 있으니 짐작할 뿐이지. (찻잔 내리고, 측은하게 보며)
소문 때문에 마음 많이 상했겠다.
채연 ......(자존심 상하는) 아줌마는 아뭏지도 않으세요?
오빠는 길길이 날뛰던데.
윤자경 걘 그럴 만하지. 남잔 여자랑 다르니까.
채연 (피식 웃으며) 여잔 어떻게 다른데요?
윤자경 여기 오는 사모들은 전부 지선이 망상이라고 생각해.
채연 ? (보는)
윤자경 지선이 걔가 오래 전부터 도현일 맘에 뒀다며. 까였다 보단,
한 채연 때문에 깨졌다가 자존심 덜 상하지 않겠니?
채연 (피식 웃으며) 소문엔 혹시나가 따라붙잖아요.
윤자경 혹시나두 그럴듯해야 따라붙는 거야. 니가 도현일 콧등으로도
안 보는 거 사모들도 다 아는 사실인데 뭐.
채연 (픽 웃으며) 도현이가 후계 서열 일 순위가 되는 순간
제 눈이 뒤집혔대요. (소문이 그렇대요)
윤자경 얘,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 해. 실력으론 우리 기준이가
일 순위라고들 하지. 도현이랑 비교가 될까 어디. (핏 웃으며)
그러구 보면, 지선이 걔두 참 취향 독특하다. 하필 도현일 마음에
품었을까.
채연 (저 근자감이 싫은).....
윤자경 (본론이다) 니가 부드러운 맘으루 기준일 이해시키구 달래줘.
곧 어머니두 들어오시구, 식도 올려야 될 텐데, 좋은 얼굴
보여드려야지.
채연 ......(애매하게 웃으며, 차 마시는)
S#15 윤자경의 갤러리 주차장 (낮)
채연 ......(팔짱 끼고, 고개 약간 숙인 채, 차를 향해 걸어가며 혼잣말)
지선이 취향만 독특한 줄 아시나 봐요. 오만덩어리 차기준을
선택한 내 취향두 참...요즘 들어 유구무언이네요.
차문 열고 운전석에 올라타는 채연에서.
S#16 도현의 집 / 서재 (낮)
테이블 위에 예쁜 접시에 담긴 마들렌이 놓인다.
이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홍차가 놓이고, 향초가 놓인다.
보면, 군데군데 아로마 향초가 놓인 안락한 분위기 속에
마주 앉아있는 도현과 리진.
도현 (주위를 둘러보며, 난감한) 저....분위기가 너무 과한 거 아닙니까?
면담이 아니라 타로카드점 보러 온 듯한 느낌이.....
리진 (OL) 유가릿(you got it)! 바로 그거에요. 아시겠지만 전 아직
전문의도 아니고, 이 자린 친구가 되자는 의미로 만든 자리지,
면담치료가 아니거든.
도현 그래도 향초까지는 좀....
리진 아, 면담에 앞서, 먼저 명확히 해둬야 할 문제가 있어요.
도현 ? (보면)
리진 (짐짓 도도하게) 혹시....나한테 막 기대고 싶고, 막 영원히 함께
했으면 좋겠고, 헤어지는 게 두렵고, 왠지 집착하게 되고, 그래요?
도현 (당황해서) 오리진씨, 면담 중에 이러시면,
리진 (OL, 검지 척!) 바로 그걸 경계해야 돼요.
도현 (움찔!)
리진 지금 차군이 나한테 느끼는 그런 감정, 환자들이 의사에게 필요
이상의 감정을 느끼는 걸, ‘긍정적 전이’라고 해요.
도현 (왜 그러는지 알겠는, 피식 웃고는, 짐짓 진지하게) 아아....
리진 그걸 절대 사랑이나 연애감정으로 착각해선 (손가락으로 허공에 크게
X를 그으며) 안돼요. 차군이 날 의사로서 의지하다 보니 생겨난
거짓 감정이니까. 아시겠죠?
도현 (웃으며) 네, 선생님.
리진 자, 그럼 마음을 편히 하시고....
도현 제가 보기엔 선생님이 더 불편해 보이는데요.
리진 제가요? 아닌데? 전혀 아닌데?
도현 (그저 피식 웃는)
리진 ......(보며, 마음의 소리, E) 아, 저 멍뭉이같은 미소, 진짜....
리진 (안 되겠는지 벌떡 일어나며) 잠깐 쉬었다 하죠.
도현 아니, 뭘 한 게 있다고 벌써....
리진 난 역시 홍차보단 커피가 낫겠네요. (얼른 나가고)
도현 (바라보며 웃다가 멈칫, 미간을 찌푸리는. 짧은 두통)
S#17 도현의 집 / 주방 (낮)
도망쳐 오듯 빠르게 안으로 들어오는 리진.
생수를 한 컵 크게 따라 벌컥벌컥 마시고는.
리진 긍정적 전이는 개뿔. 니가 역전이를 일으킬 판이다.
(양 손으로 뺨을 철썩 때리고, 주문을 외듯) 정신 차려!
넌 의사야! 프로야! 절대 사적인 감정을 가져선 안 돼!
(후-하- 심호흡하고는 커피콩 꺼내 분쇄기에 넣는)
S#18 도현의 집 / 서재 (낮)
한 손에 머그잔 들고 문을 열고 들어서는 리진.
리진 자 그럼 다시 시작해볼,
하다가 멈칫 보면, 텅 비어있는 실내!
당황스러운 리진, 머그잔을 내려놓고 나가려다가 멈칫,
테이블 위에 놓인 그림 한 장을 발견한다.
보면, 어설픈 아이의 솜씨로 그려진 곰인형 그림.
그리고 그 밑에 적힌 ‘I’M NANA’ 라는 글자!
리진 !!! (보는 위로 떠오르는)
도현 (E) 나나는 최근에 새로 출현한 인격이라 아직 확실히 파악된
바가 없습니다.
‘나나를 만나야 한다!’ 그림을 내려놓고는 서둘러 나가는 리진.
S#19 도현의 집 / 거실 (낮)
리진 (서재에서 나와 이 방 저 방, 문을 열어보며) 나나야. 나나야.
어디~ 있~니?
그러나 어디에도 나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문득 어떤 느낌에 이층 쪽을 바라보는 리진.
S#20 도현의 집 / 리진의 방 (낮)
리진, 행여 나나가 겁 먹을까봐 방문을 빼꼼 열고 안을 들여다보며
리진 나나 여기~있~니? (하다가 멈칫 보면)
토끼 귀가 달린 수면잠옷을 입고 쪼그리고 앉아,
리진의 짐 가방을 뒤지고 있는 도현의 뒷모습!
리진 (조심스럽게) 나나.....?
요나 (후드에 달린 토끼 귀가 홱 돌아가도록 돌아보는)
리진 (사나운 기색에 움찔했다가, 조심스럽게) 나나?
요나 (짜증) 아 저 십(탱이, 삐—처리) 진짜. 요나! 요나!
내 이름은 요나라고 몇 번을 말해! 돌대가리야?
리진 !!! (경악) 요나? (울고 싶은) 아니 요나 넌 또 왜,
(하다 멈칫) 잠깐...그 옷! 그거 내 잠옷이잖아!
요나 공유 좀 하자. (손가락으로 피스 사인하며) 피스~!
리진 피스는 개뿔! (벗기려 하며) 벗어. 당장 벗어.
요나 어머, 어머, 얘 또 이런다. 또 이래. (홱 밀며) 아, 비켜어어---!!!
요나의 엄청난 완력에 엄맛~! 하며 침대로 날아가는 리진!
침대에 얼굴 처박혔다가 고개를 들면, 눈앞에 놓여있는 곰인형!
(*5부에서 세기가 리진에게 선물했고, 도현이 등을 갈랐던 곰인형)
리진 어? 이거...(곰인형 들고 살펴보며) 세기가 나한테 줬던 건데?
요나 (그러거나 말거나 리진의 서랍 여기저기 뒤지며) 어쩜 기집애
방에 치마 한 장, 화장품 하나가 없니?
리진 이거(곰인형) 요나 니가 갖다놓은 거야?
요나 아니. 나나가 갖고 놀던데? (하다, 사이드 테이블 위에 놓인 리진의
가족사진 액자를 발견하는) 어머, 대박~! (액자를 확 낚아채서 보며)
완전 동심을 파괴하는 얼굴. (리진에게 사진 속 리온을 가리켜
보이며) 이거 니네 오빠니?
리진 (어쩐지 불길한, 대단히 불길한) 그, 그건 왜 묻는데.
요나 (검지에 침 발라, 사진 속 리온 얼굴에 바르며) 내가 딱 침 발랐어.
(손바닥 내밀며) 내 놔.
리진 뭐....뭐를.
요나 이 오빠 핸드폰 번호.
리진 (등골이 오싹) 해, 핸드폰 번호는 왜.
요나 선수끼리 왜 이래? 현눈 확인 차 만나봐야지.
리진 !!! (요나 손에서 사진을 홱 낚아채며) 안 돼. 차군과 오군을 위해서도
이 만남은 절대 안 돼. 꿈도 꾸지 마. (하는 순간)
요나 (테이블 위에 놓인 리진의 휴대폰을 잽싸게 낚아채서 도망가는)
리진 !!! (기겁해서 쫓아가며) 안요나! 그거 당장 못 가져와?!!!
S#21 도현의 집 / 2층 계단 위 (낮)
요나 (리진의 휴대폰 연락처를 검색하며 계단을 향해 도망가는)
리진 (뒤쫓아 오며) 그거 당장 내놓으라고오오오오---!
도망가는 요나의 토끼 귀를 와락 움켜잡는 리진.
그 완력에 몸이 뒤로 당겨지는 요나.
순간 우두둑—실밥이 터지며 떨어지는 토끼 귀.
순간 몸이 앞으로 쏠리더니 그대로 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화면 밑으로 꺼지는 요나. 리진 헉! 해서 보면,
계단 밑에 양탄자처럼 깔려있는 요나!
리진 (사색이 돼서) 안요나!!!! (소리치는데서)
S#22 도현의 집 / 침실 (새벽)
팟! 눈을 뜨는 도현. (*요섭에서 돌아온 상황이므로, 남자 잠옷차림)
벌떡 일어나 주변을 살펴보다가, 어떤 느낌에 손등을 보면,
링거주사바늘이 꽂혀있는. 대충 짐작이 가는 도현,
시계를 보면 벌써 새벽 3시. 엄청난 시간 상실.
괴로운 표정으로 링거 줄을 뽑아내고는 일어나는.
S#23 도현의 집 / 거실 (새벽)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오다가 그대로 정지되는 도현.
찌그러진 맥주캔과 소주병, 과자봉지 등으로 난장판이 되어
있는 거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응급약 상자(*3부에서 도현이 스스로
셀프 치료를 했던, 외과용 도구가 들어있는)를 올려놓고, 소파 의자에
양반 다리를 하고 앉아, 터진 곰인형을 외과용 니들로 능숙하게
봉합하고 있는 리진.
도현 (멍...한 채로) 이게 대체....어떻게 된 일입니까?
리진 (순간 움찔! 경기를 일으키며 소파 뒤로 숨는) 누, 누구야, 너.
도현 ......(뭔 일이 있긴 있었구나싶은, 무겁게) 차도현입니다.
리진 (후우...안심하고 나오며) 몸은 괜찮아요? 안 그래도 주사 상태
확인하러 들어가볼려구 했는데.
도현 (멈칫, 곰인형 알아보고) 그건.....
리진 아....이건 세기가,
도현 (OL,심장 쿵! 해서) 세기가 나타났습니까?
리진 아, 그게 아니라, 이거 예전에 세기가 나한테 선물했던 인형인데,
나나가 어디서 찾았는지 갖고 놀다 갔대요.
도현 (심장 쿵! 해서) 나나가 모습을 드러냈습니까?
리진 아...모습을 본 건 아닌데, 요나가 그러드라구요.
도현 (심장 쿵! 해서) 요나가 또 왔다갔습니까?
리진 (OL) 아 그게 얘기하자면 긴데...어쨌든 큰 위기는 막았어요.
도현 (난장판이 된 거실을 보며) 그럼 이건 누가.....
리진 아....그게요....
S#24 도현의 집 / 침실 (낮)
어떻게 끌고 왔는지 기절한 요나를 침대에 털썩 눕히는 리진.
천식환자처럼 흐허억—흐허어억---거친 숨을 내뱉는 리진 위로,
리진 (E) 기절한 요나를 겨우겨우 침대에 눕혀놓고 지켜보다가,
S#25 도현의 집 / 리진의 방 (밤)
어두운 방 안. 완전히 파김치가 되어 잠들어 있는 리진.
리진 (E) 밤이 돼서야 나도 겨우 잠이 들었는데....
이때 어디선가 마치 랩처럼 들려오는.
타이머센서 (E) 백미 취소가 완료, 백미, 백미, 백미, 백미....
리진 (순간 눈을 번뜩! 뜨는)
타이머센서 (E) 증기 배출이 시작, 증기, 증기, 증기, 증기....
순간 폭탄의 악몽이 떠오르는 리진. 마치 유격훈련처럼 그대로
몸을 굴려 침대 아래로 숨고는,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좌우로
번뜩번뜩 눈알을 굴리는데서!
S#26 도현의 집 / 주방 (밤)
안으로 뛰어 들어오다 말고 그대로 굳어버리는 리진!
보면, 다리 사이에 압력밥솥을 끼우고 앉아, 드라이버로
센서를 분리 중인 페리박! 옆에는 소주병과 소주잔 놓여있고.
리진 !!! (경악하며) 페리.....박?
페리박 ? (돌아보고는, 알아보고 반색하며) 옴마? 살아있었구마.
허벌나게 반갑소잉--
리진 지,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페리박 (옆에 따라놓은 소주잔 들어 크—마시고는) 잠도 안 와뿔고,
거시기 노느니 염불 외더라고, 폭탄이나 몇 개 맹글어놀라 글제.
리진 (OL, 저도 모르게 버럭) 안 돼!
페리박 옴마? 머시 어쩐다고 넘으 취미생활을 관리질일까이?
리진 이, 일단 그거 내려놓고...저랑 놀아요, 아저씨, 네? (살살 달래는데서)
S#27 도현의 집 / 거실 (밤)
쿵짝쿵짝 쿵짜짜쿵짜—쩌렁쩌렁하게 울리는 트로트 음악.
바닥에는 찌그러진 맥주 캔과 소주병, 과자봉지들이 나뒹굴고 있고.
페리박의 리드 하에 사교댄스를 추고 있는 리진.
페리박 워메. 통나무가 따로 없구마이.
리진 (힘들어 죽겠는 표정 위로)
리진 (E) 그렇게 세 시간 동안 ‘댄싱 위드 더 스타’를 찍고,
S#28 도현의 집 / 침실 (밤)
술떡이 된 페리박을 침대에 털썩 눕히고는, 또다시 천식환자처럼
흐허억---흐허어억---쇳소리를 내뱉는 리진.
리진 (E) 페리박을 겨우 잠재우고는.....
S#29 도현의 집 / 리진의 방 (밤)
완전히 녹초가 돼서 침대 위에 그대로 푹 쓰러지는 리진.
리진 (E) 나도 겨우 잠을 청하려고 했는데....
이때, 콰콰콰쾅---! 장엄한 클래식 음악소리!
파르르르 경기를 일으키며 놀라 일어나 앉는 리진!
S#30 도현의 집 / 서재 (밤)
다급히 서재 문을 열고 들어오면, 귀를 뜯어낼 듯이 들려오는
클래식 음악. 그리고...안락의자에 앉아 미술 화보를 넘겨보다가,
리진을 돌아보는 요섭! (*잠옷에 가운, 안경을 낀 차림)
리진 (왠지 반가운) 요섭....이?
요섭 ......(시선 돌려, 다시 화보집 보며) 뭐야. 누나가 왜 여기 있는 거야.
리진 (리모콘으로 음악 줄이고, 다가오며) 얼마 전부터 도현이 형 주치의.
요섭 (화보 보는 채로 비식) 그 바보가 귀찮은 사람을 집에 들였네.
리진 (곁에 앉으며, 친근하게) 뭐 봐?
요섭 (시선은 화보) 감시할 생각 말고 가서 자.
리진 (보다가) 왜, 그때 못 죽어서 유감이야?
요섭 (화보만) ......
리진 그때 죽었으면 이 음악도, 이 그림도, 다시는 못 듣고 못 봤을
거잖아. 그리고 이렇게 나랑 다시 만날 인연도 없었을 거구.
앞으로 어떤 흥미로운 일이 일어날지 기대되지 않아?
요섭 (화보집을 탁 덮고 일어나는)
리진 (움찔, 너무 앞서 갔나싶어) 어디 가?
요섭 피곤해. 자야겠어. (문으로 향하고)
리진 (따라가려고 일어나는데)
요섭 (뒷모습인 채로) 고마워.
리진 (멈칫, 보는)
요섭 (뒷모습인 채로) 나는 유감이었지만 모두들 살아서 좋은가봐.
리진 ......!
요섭 당분간 죽을 생각 없으니까...안심해. (나가고)
리진 ......! (요섭의 마음을 얻었다! 벅찬 미소가 생기는데서)
S#31 도현의 집 / 거실 (새벽)
듣고도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리진을 보고 있는 도현.
도현 정말....모든 인격들이 다 나타났단 말입니까?
리진 네. (웃으며) 신고식 한 번 제대로 한 거죠.
도현 (덜컹 불안해지며) 세기는요.
리진 아, 세기만 빼고요.
도현 정말입니까?
리진 정말인데요?
도현 계약서 4조 2항. 을은 갑의 인격들과 있었던 일을 조금의 각색이나
가감 없이 전부 솔직하게 갑에게 이야기한다. (하고는 다시 묻는)
정말입니까?
리진 ......(보다가) 정말이에요. (하고는, 진지하게) 차도현씨,
앞으로 계속 이렇게 나를 믿지 못하면 곤란,
도현 (순간 긴장이 풀리며 그대로 털썩 소파에 주저앉더니,
양손으로 이마를 감싸 쥐는)
리진 ......(보다가, 도현 앞에 양 무릎 세워 앉으며, 밝게) 걱정 말아요.
이건 좋은 징조가 분명하다니까? 인격들이랑 친해지면 그들이
왜 생겨났는지도 알게 될 테고, 분명 치료에 도움이 될 거예요.
(머리 옆에 주먹 갖다 붙이고, 검지 세우며) 나 촉 좋아요.
도현 (그제야 리진을 보며) 다행입니다...다치지 않아서...
리진 ....(보다가, 피식 웃으며) 죄송합니다보다는 낫네.
S#32 도현의 집 / 상황실 (새벽)
도현 모니터 앞에 앉아 CC-TV화면을 확인해보고 있다.
화면에는 앞서 리진이 말한 인격소동극이 빨리 감겼다가,
되돌려졌다가, 하며 흘러나오고 있고.
어디에도 세기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도현 (오히려 불안해지는, E) 세기만 나타나지 않은 이유가 뭘까....
나의 집념 때문인가. 아니면....
# 인서트 (6부 15씬)
세기 (서늘한 표정으로) 내 경고를 명심해. 내 여자를 건드리면,
니 여자가 위험해진다, 이건 너와 내가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첫 번째 룰이야.
도현 (불길해지며, E) 폭풍 전야인가.....
S#33 승진그룹 외경 (아침)
S#34 승진그룹 로비~엘리베이터 앞 (아침)
아는 얼굴과 미소로 인사하며 출근 중인 채연,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가다가 멈칫 선다.
임직원용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던 기준, 기척 느끼고 돌아본다.
채연 서늘한 표정으로 보다가 일반인용 엘리베이터 앞에 와 선다.
기준 (담담하게) 이거 타.
채연 (엘리베이터 숫자판 보는 채로) 저는 임직원이 아니라서요.
기준 대체! (주변 의식해서 참으며 작게) 이번엔 며칠짜리야.
채연 대꾸 않는데, 도착하는 임직원용 엘리베이터.
기준 타. 타서 얘기 해.
채연 (안 움직이는)
기준 (좀 올라서) 억지루 잡아 태워?
채연 (기준을 노려보고는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기준 (화 삭이고는 타는)
S#35 엘리베이터 안 (아침)
기준 (낮은 소리로) 도대체 뭐가 문제야. 니 의사 존중해서 약혼기사
내는 것도 보류했어. 뭘 더할까 내가? 뭘 더해야 되는 건데 대체.
채연 문 닫구 층 눌러. 여기야 말루 우리 누군지 아는 사람이 지천이야.
오빠답지 않게 왜 이렇게 무방비해?
기준 (화 참으며, 닫힘 버튼 탁, 누르는데)
문이 닫히려는 순간, ‘잠깐만요!’하며 문을 잡는 손.
도현 아, 감사합, (하다, 채연과 기준을 발견하고 멈칫, 표정) !
채연 ......(서늘하게 보다가 시선 비끼고)
도현 ......(마음 불편하고)
기준 ......(그런 두 사람 보는 표정 있다가) 탈거야, 말거야?
도현 (어쩔 수 없이 오르고)
S#36 엘리베이터 안 + 앞 (아침)
도현, 기준, 채연의 순으로 나란히 서있는 세 사람.
숨 막히는 공기. 무거운 침묵. 그 침묵을 깨고,
기준 무슨 바람이 불어 출근이야?
도현 시나리오 이천 편 읽는데 굳이 회사까지 나올 필욘 없잖아.
기준 (이것 봐라? 싶어 보는 위로)
도현 (E) 오메가 작가 잡아오는 일도 마찬가지구.
도현 재택근무 하라는 간접 지시 아니었어?
기준 (피식) 자식, 생긴 건 순해 빠져가지구 한 마디를 안 져요.
아참, 두 사람 오해는 풀었어, 서로?
채연 (순간 기준을 탁 보는, 무슨 말을 하려고 대체?)
도현 오해라니?
기준 지선이랑 맞선 볼 때 채연이가 장난 좀 쳤다며.
채연 (기준을 노려보는 위로)
기준 (E) 많이 미안해하드라구 얘가. 본의 아니게 폐를 끼친 거 같다구.
도현 어릴 적 친구끼리 그럴 수도 있지 뭐.
기준 나두 그렇게 말해줬다. (슬쩍) 근데 너....좀 야비한 거 아니냐?
도현 무슨 의미야?
기준 아무리 명성가가 대단해두 그렇지, 사귀던 여자까지 딴 데루
치워가면서....그건 좀 그렇지 않냐?
도현 (피식) 설마 내 뒷조사까지 하는 거야?
기준 그럴 리가. 얻어 걸린 거야. 의학자문건으로 강한병원 갔다가.
도현 기막힌 우연이네. 엄청난 수확이고.
기준 외국으루 치웠다며? 어디냐. 미국에 있는 니 아파트야?
채연 (못 보겠는) 그만 해. 장난이 지나치다.
기준 아님 따로 크게 하나 챙겨준 거야?
채연 그만 하라구.
기준 (남자들끼리 농이라는 듯 도현을 툭 치며 웃는) 말해봐 인마.
도현 걱정 마. 아주 안전한 곳에 숨겨뒀으니까.
하는 순간, 땡! 엘리베이터가 멈추며 문이 열리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 그 문 앞에 다소곳이 서 있는 리진!
단정한 정장에, 정갈하게 묶은 머리, 비서로 완벽 변신한 모습!
리진 (양손 배꼽 위에 가지런히 모으고 꾸벅) 오셨습니까, 부사장님?
채연 !!! (리진을 알아보고)
기준 !!! (리진을 알아보는)
리진 좋은 아침입니다 차기준 사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한 채연 팀장님.
기,채 !!! (기막힐 따름인데)
도현 (기준의 귀에 대고 작게) 회사만큼 안전한 곳은 없잖아.
등잔 밑이 제일 어둡고, 또 보고 싶을 땐 언제든 볼 수
있고 말이야.
기준 (도현을 탁, 보면)
도현 (남자끼리 비밀이라는 듯, 기준을 툭 치며 웃는) 알지?
집에는 비밀이라는 거 (씩--웃고는) 자, 그럼 갈까요, 오비서?
리진 네, 모시겠습니다. 부사장님. (앞서고)
기준 (허 웃다가, 이내 표정이 굳고)
채연 (도현과 리진의 뒷모습을 서늘하게 보는)
S#37 아이디엔터 / 복도 (아침)
아무 말 없이 나란히 걸어오고 있는 도현과 리진.
도현, 시선 정면에 둔 채 무릎 아래로 손을 내민다.
리진, 역시 시선 정면에 둔 채, 손 내밀어 그 손을 한 번 쳐주고,
뒤집어서 한번 받아주며 로우 파이브를 한다.
걷는 채로 입가에 미소가 맺히는 두 사람.
S#38 아이디엔터 / 다른 복도 (아침)
화난 표정으로 빠르게 걸어가고 있는 채연이고,
쫓아와 채연의 팔목을 탁 잡아 돌려세우는 기준.
기준 (화난) 다시 한 번 말해봐. 뭐라구?
채연 못 알아들었어? 약혼 발표하라고. 말 나온 김에 해치워버리자고.
기준 해치워버려? 약혼이 숙제야?
채연 루머 없애는 지우개로 쓰자는 오빠보다 낫지 뭘 그래.
기준 주총 전엔 죽어두 안 해 줄 것처럼 굴다가 갑자기 마음을 바꾼
이유가 뭐야 대체.
채연 한다는데도 불만이야 이제?
기준 설마 도현이 때문이야?
채연 (발끈해서) 도현이가 뭔데. 걔가 뭐라구 걔 때문에 약혼을 해 내가!
기준 (예민한 반응에) !
채연 아줌마한테 불려 다니는 것도 성가시구, 성의 없는 오빠도 맘에
안 들구 다 귀찮아. 할 거면 빨리 하자구. 오늘 엄마한테
전화할 테니까 그런 줄 알고, 오빠가 상견례 날짜 잡아. (가고)
기준 (있을 수 없는 치욕이고)
S#39 도현의 사무실 (아침)
화면 시작 되면, 멍한 표정으로 문 입구에 나란히 서있는 도현과
리진. 보면, 화사한 옷차림으로 소파에 다리 꼬고 앉아 두 사람을
보고 있는 신화란!
신화란 뭘 그렇게 뚫어져라 봐? 사람 구경 처음 해?
도현 어....어머니가 회사엔 어쩐 일로....
신화란 (리진 보며) 이 아가씬 누구? 못 보던 얼굴인데.
리진 (퍼뜩) 아, 이번에 새로 온 비서 오리진이라고 합니다.
신화란 ! (순간 도현을 보며) 안실장은? (앙칼지게) 그 인간이 기어이
니 뒤통수 치고 만 거야?
도현 그런 거 아니에요, 안실장님은 제천 세트부지에 들렀다가 오후에,
신화란 (OL, 표정 풀며) 그렇지? 깜놀했네. (하고는 리진에게)
아가씬 잠깐 나가있어.
리진 네?
도현 (리진과 동시에) 아가씨가 아니라 오비서,
신화란 (OL) 나 차부사장이랑 할 말이 있으니까 나가 있으라구.
S#40 도현의 사무실 앞 복도 (아침)
사무실 문을 열고 나오는 리진,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벽에 등을
기대고 서서 기다린다.
리진 아놔, 수업시간에 졸다 복도로 쫓겨난 기분이네 이거. (문득
사무실 쪽을 보며, 관심) 근데 차군이랑 분위기가 완전 다르다아...
S#41 도현의 사무실 (아침)
접대용 소파에 마주앉은 도현과 신화란.
신화란 얘! 얼굴 좀 펴. 오늘 노인네 회사 안 들어온다는 정보 듣고
왔으니까 그 걱정이라면 할 거 없고. 그만한 통밥 없을까봐.
도현 집으로...부르시죠 왜.
신화란 관둬. 목마른 사람이 샘 파는 거지. 어느 세월에.
도현 회사까지 무슨 일이신데요....
신화란 (그제야 자세 바로 하며) 너 명성가랑 선 봤다믄서.
도현 ......네.
신화란 파토난 이유가 정말 채연이 그 기집애 때문이니?
도현 아니에요, 그런 거. 제가 까였어요.
신화란 까여어어어? (천박하게 큰 소리로) 허, 걔 진짜 싸가지가 바가지구나?
지가 뭐라고 내 아들 간을 봐? 웃기는 기집애 다 봤네?
걔 핸드폰 번호가 뭐니? (에서)
S#42 도현의 사무실 앞 복도 (아침)
리진. 지루해 죽겠는지 하품을 쩌억----하며 고개를 돌리다가 멈칫,
정지된다. 보면, 수행 비서를 거느리고 도현의 사무실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서태임!!! 그 위로,
도현 (E) 승진그룹의 회장님이시자, 제 친 할머니십니다.
S#43 도현의 집 / 서재 (8부 13씬과 15씬 어딘가에서 이어지는)
노트북에 띄워놓은 승진그룹 조직도 속의 서태임의 사진.
도현 제가 경계하고 조심해야 될 인물 일 순윕니다.
리진 (이해 안가는) 할머닌데? 할머니를 왜 경계하고 조심해야 해요?
도현 ......(그 대답은 않고) 혹시라도 제가, 이 분 앞에서 전조증상을
보인다거나, 이미 인격이 교대된 상태라면, 저를 기절시켜서라도
이분 앞에서 치워야 합니다.
S#44 도현의 사무실 앞 복도 (아침)
떠올리고는 긴장이 되는 리진,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자세 바로
하고는 서태임 앞으로 다가가 꾸벅 인사를 올린다.
리진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오늘부터 안실장님을 보좌하여
부사장님을 모시게 된 비서 오리진이라고 합니다.
서태임 ......(가만 리진을 바라보는 위로)
서태임 (E-8부 6씬) 믿을 만한 사람인가.
안실장 (E-8부 6씬) 누구보다 지금 부사장님께 필요한 사람입니다.
리진 ......(서태임이 풍기는 서늘한 기운에 압도 되며)
서태임 ......(보다가) 부사장 출근 했나?
리진 예. 지금 안에서 어머니와 말씀 나누고 계십니다.
서태임 (순간 표정 서늘하게 내려앉는)
리진 말씀드리겠습니다.
서태임 (OL) 됐네. 혼자 들어가지. (문고리를 잡는데)
신화란 (E) 장차 승진그룹의 주인이 누군데 니가 까여어어---!
서태임 (화를 진정시키듯 차분히.....눈을 감고)
리진 (그런 서태임을 유심히 보며)
S#45 도현의 사무실 (아침)
신화란 명성? 야야, 꼴값 떨지 말라 그래. 장치 니가 먹을 승진에 비하면,
어린애 장난감이야, 이거 왜 이래?
벌컥 문이 열리며 안으로 들어서는 서태임!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는 신화란과 도현!
서태임 (도현에게) 집에 있어야 할 인물이 왜 여기 있어?
신화란 (당황) 어...어머님...그게.....
도현 (얼른 나서며) 제, 제가...드릴 말씀이 있어서 오시라 청했습니다.
신화란 (놀라) 도현아.
서태임 밖으로 돌려도 되는 인물이야? 하나가 정신을 못 차리면
하나라도 사리분간을 했어야지!
도현 죄송합니다......
S#46 도현의 사무실 앞 복도 (아침)
문 앞에서 들으며 서있는 리진. 도현이 안쓰럽고.
S#47 도현의 사무실 (아침)
서태임 왜 불러들여. 니 모친이 누군지 알려져 좋을 게 뭐 있다구.
신화란 그만 하세요!
도현,서태임 (놀라 보면)
신화란 여기가 무슨, 티켓 끊어야 올 수 있는 이역만리 타국도 아니고,
지척에 새끼를 두고도 못 보는 안타까움에 저도 모르게 이리루
발길이 향했네요. 제가 제 발로 온 거니까, 괜한 애 잡지 마시라구요.
서태임 (그제야 신화란 보며) 자식을 위하려거든 제대로나 위해.
안 보고, 안 찾는 게 니 자식 위하는 건 줄 왜 몰라.
도현 (괴로움에 두 눈을 감고)
서태임 듣는 귀가 사방이고, 근질거리는 입들이 지천이야.
소문이 모자라 보태?
도현 (떨려오는 손을 다른 손으로 꾹 쥐는데)
리진 (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안으로 들어오는) 죄송하지만, 부사장님.
일정을 서두르셔야 합니다.
도현 ? (보면)
리진 (손목시계를 보며) 벌써 십 분 늦으셨습니다.
S#48 도현의 사무실 앞 (아침)
안에서 나오자마자 도현의 손을 확 잡고 빠르게 걷기 시작하는 리진.
도현 (급히 따르며) 갑자기 무슨 일정입니까?
리진 기절시켜서라도 치워달라면서요. (오히려 본인이 더 화난)
가만두면 페리박이 폭탄 들구 튀어나올 거 같아서 피신시키는
중이에요.
도현 (끌려가며) ......
S#49 도현의 사무실 (아침)
둘만 남게 된 서태임과 신화란.
서태임 요란 떨지 말고, 쥐도 새도 모르게 빠져나가. 알아들어? (돌아서는데)
신화란 (OL) 우리 도현이한테 힘 좀 실어주세요, 어머님.
서태임 (탁 돌아보면)
신화란 (독기 빼고) 어머님 말씀 맞아요. 제가...(울컥하는 심정 누르고)
우리 도현이 인생에 하자고 결점인 거 알아요. 그 결점 덮을 수
있는 거, 어머님 힘밖에 없어요. 어정쩡하게 부사장 직함 같은 거
말고, 좀 더 확실하게 밀어주세요.
서태임 (같잖아서 웃는)
신화란 잔인하게 들리시겠지만, 어머님 아들 더 이상 가망 없어요.
서태임 (순간 서늘하게 굳는)
신화란 그이 끝내 못 일어날 거예요, 아마.
서태임 입 다물어.
신화란 (협박이 아닌 공범의식) 게다가 만에 하나...민서연의 아이라도
나타나면,
서태임 !!
신화란 그 아이가 승진가를 상대로 복수라도 시작한다면....
장차 승진그룹이 누구 손에 넘어가게 될지 모르는 일이예요.
서태임 (서늘하게 노려보며) 안 가구 뭐 하구 섰어.
신화란 더 늦기 전에 도현이의 입지를 확고히 해놔야,
서태임 (OL) 사람 불러 끌어내?
신화란 (보며)......
서태임 ......(홱 돌아서 나가는)
S#50 도현의 사무실 복도 (아침)
사무실에서 나와 복도를 빠르게 걷기 시작하는 서태임.
대기하고 있던 수행비서가 그 뒤를 따라붙고.
신화란 (E) 잔인하게 들리시겠지만, 어머님 아들 더 이상 가망 없어요.
신화란 (E) 게다가 만에 하나...민서연의 아이라도 나타나면,
그 아이가 승진가를 상대로 복수라도 시작한다면....
서태임 ......(떨려오는 심정을 추스르며 걷고 있는)
S#51 **은행 복도 (아침)
역대 총장들의 초상화가 벽에 걸린 기다란 복도.
차영표, 휴대폰으로 통화하며 걷고 있다.
한 걸음 뒤에서 따르는 사장 수행비서 둘.
차영표 (짐짓 아쉬워하며) 아이구, 강회장님이 못 오시면 분위기는
누가 띄웁니까. 하하하. 그러게나 말입니다. 조금만 일찍 연락을
주셨더라면, 총재님께 양해를 구하고 오늘 만남을 차후로
미뤘을 텐데요. (사이) 그럼, 그렇게 하시죠. (사이) 하하. 여부가
있습니까. 강회장님 대신 제가 충분히 사과말씀 올리겠습니다.
그럼 조만간 뵙죠. (전화 끊으면)
비서1 (다른 휴대폰 내밀며 은밀하게) 비밀회선입니다, 사장님.
차영표 (눈빛으로 액정 확인하고 전화 받으며) 어, 나야. (듣다가, 멈칫 서는)
뭐야? 민서연의 아이를 찾는 사람이 또 있어? (잠시 생각하다가)
누구 사주를 받아 찾고 있는지, 어디까지 접근했는지 은밀하게
붙어서 알아봐. (전화 끊고 곰곰 생각에 잠기는 표정에서)
S#52 아이디 엔터 / 직원 휴게소 (아침)
테이블에 마주 앉아 캔 음료를 마시고 있는 도현과 리진.
도현 밖에서....들었습니까, 전부?
리진 아무래도 차군을 24시간 케어하다보니까....본의 아니게 듣고 보게
되는 게 많네요....
도현 저흰 오리진씨 가족과는 많이 다릅니다. 사연이 좀 있어서....
리진 (좀 웃으며) 우리 집도 알고 보면 사연 많아요. (하는데)
안실장 (E) 여기들 계셨군요.
도,리 ? (보면)
안실장 (빠르게 다가오며) 한참 찾았습니다.
도,리 오셨습니까? / 오셨어요?
안실장 (도현에게) 급한 일정이 생겨 바로 이동하셔야겠습니다.
도현 ? 어디루요?
안실장 그건 가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도현 (일어나면/ 리진도 함께 일어나는데)
안실장 아, 부사장님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오리진씨도 개인 스케줄이
생겼거든요.
리진 ? (보는데서)
S#53 실내 식물원(*5부 22씬과 같은 장소 / 낮)
눈으로 누군가를 찾으며 들어서다가 멈칫 서는 리진.
벤치에 앉아 영혼 없는 얼굴로 바게트 빵을 뜯어 먹고 있는 석호필.
리진 ......(보다가, 말없이 옆으로 가 앉는) 죄송해요, 교수님.
석호필 죽어라 반대하던 사내놈이랑, 기어이 야반도주한 감행한
딸내미 만나러 온 심정이야.
리진 ......
석호필 머리채를 잡아서라도 제 자리에 갖다놔야 하나,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옛말 따라 행복을 빌어줘야 하나 고민 중이고.
리진 (피식 웃는)
석호필 (그제야 보며) 웃어? 아 자식이 웃어어어.
리진 그동안 여러 사람 속이느라 힘들고, 찔렸었는데,
교수님 만나니까 왈칵 터질 거 같아서요.
석호필 ......
리진 한 사람한테만 커밍아웃해도 이렇게 숨구멍이 트이는데,
혼자 11년을 속여 온 차군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요.
석호필 ...(보다가) 이래서 딸 키워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거야.
리진 (눈가 좀 붉어져서 피식 웃는)
S#54 달리는 도현의 차 안 (낮)
뒷좌석에 앉아있는 도현이고, 운전하고 있는 안실장.
도현 갑자기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이유가 뭐라고 합니까?
안실장 글쎄요. 알 수가 없죠. 워낙에 괴짜 작가로 소문이 났으니까.
이렇게 게릴라식으로 만남을 잡은 것도 그렇고, 아무도 달고 오지
마라, 차도현 부사장에게만 신분을 노출하겠다, 단서를 단 것도
그렇고, 작가가 사차원인 것만은 분명해요.
도현 (피식 웃는)
S#55 고급 한정식집 앞 뜰 (낮)
도현의 차가 와서 서고, 안에서 내려 뒷문을 열어주는 안실장.
안실장 (도현 내리면) 근처에 있겠습니다. 무슨 일 생기면 연락주세요.
아, 그리고, 외모가 정말 원빈급인지 나중에 꼭 알려주십쇼.
전 그게 그렇게 궁금하더라구요. (웃고)
도현 (웃는데서)
S#56 고급 한정식집 룸 앞 복도 + 특실 안 (낮)
개량한복을 차려입은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걸어오고 있는 도현.
종업원이 특실 문 앞에 서고. 이미 대기하여 서있던 다른 종업원과
함께 양쪽으로 문을 열면, 등을 보인 채 창밖을 보며 서있는 한 남자!
도현, 안으로 들어서면 등 뒤로 소리 없이 문이 닫히고.
도현 처음 뵙겠습니다, 오작가님. ID엔터 부사장 차도현입니다.
소리에, 그제야 도현을 향해 돌아서는 남자, 리온!
도현 (두 눈이 벌어지며) 오리온씨....?
리온 반갑습니다. (다가와 손을 내밀며) 제가 바로 오메가 작갑니다.
도현 !!!! (충격으로 멍해지는 위로)
석호필 (E) 바, 방금 뭐라고 했어.
S#57 실내 식물원 (온실) (낮)
석호필 (테이크아웃커피를 마시다 말고 놀란 얼굴로 리진을 보며)
하룻밤 사이에 차군의 인격들이 모두 출현했다고?
리진 네. 나나는 직접 만나보진 못했지만 다녀간 흔적이 있었고....
요나, 페리박, 요섭이는 직접 만나봤어요. 세기는 안 나타났구요.
석호필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이럴 수가 있나....내가 차군 안의 인격을
전부 파악하는 데만도 수년이 걸렸어. 최면이나 약물을 이용하지
않고, 그것도 하룻밤 사이에 인격들이 번갈아 나타나는 일은
극히 드물어.
리진 (덜컹 불안해서) 나쁜 징존가요?
석호필 글쎄.....(혼란스러운데, 퍼뜩 떠오르는)
# 인서트 (5부 22씬)
도현 인격이 바뀌기 전후의 상황 속에 늘 오리진씨가 있었습니다.
혹시...오리진씨가 인격 교대의 스위치가 아닐까요?
석호필 (리진을 정시하며, 설마!!!!)
리진 ? (영문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보는 위로)
리온 (E) 하하하, 많이 놀라셨나부다.
S#58 고급 한정식집 특실 (낮)
한정식이 거나하게 차려진 상 앞에 마주앉아 있는 도현과 리온.
리온 하긴 제가 위장을 오죽 철저히 했어야죠. (몸 좀 수그리고,
손으로 입가 가리며 작게) 사실 편집장님이랑 가족들 외엔
아무도 제가 오메가란 걸 모르거든요.
도현 (보며) ......
리온 저희 동네 어르신들은, 저를 이 나이 먹도록 부모한테 빈대 붙어사는
백수건달이나 동네 바보쯤으로 알아요. 하하하하.
도현 ......(보다가) 오리온씨.
리온 (해맑은 얼굴로) 네? 말씀하세요.
도현 (경계하듯 보며) 제가 차도현이란 걸 언제 아셨습니까?
리온 (웃음기 사라지는)
도현 저에 대해 얼마나...어디까지 알고 계신 겁니까? 혹시....
처음부터 알고 접근하셨던 겁니까?
리온 ......(보다가, 머리를 긁적이며) 고백타임인가요? (하고는,
산뜻하게) 승진가의 유일한 후계자란 건 첨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재벌가를 다룬 가십기사에서 차도현씨 사진을 본 적이
있거든요.
도현 근데 왜 모른 척하셨습니까. 제 이름을 알면서 왜 저를 페리라고,
리온 (OL, 장난기 없이) 연기나 위장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나처럼.
도현 (보면)
리온 제가 오메가라는 타이틀로 위장하고 사는 것처럼 말이죠.
도현 (보는)
리온 재벌 3세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사람으로 살고픈 욕망.
충분히 이해됐습니다. (어깨 으쓱하며) 본인이 밝히지 않는 한,
모른 척해 드리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는데...틀렸나요?
도현 (경계 풀지 않고 보며) 그럼....갑자기 판권을 넘기기로 결심한
이유는 뭡니까? 애써 숨겨온 정체를 드러내면서까지.
리온 아아 그건....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세요. 현시점에서 중요한 건,
아직 한 번도 영화화된 적 없는 오메가의 원작 판권을 차도현씨가
잡았다는 거니까.
도현 .....
리온 아, 대신, 세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도현 말씀하십시오.
리온 첫째, 시나리오 집필과 각색 작업은 제가 직접 합니다.
도현 이유가 있습니까?
리온 내 자식을 남의 손 타게 둘 수가 없어서요. 콜?
도현 ....(보다가) 알겠습니다. 다른 조건은요.
리온 대외적으로 저는 오메가의 보조 작가로 위장합니다.
애써 지켜온 신비주의를 버리긴 아까워서요. 콜?
도현 어렵지 않습니다. 마지막 조건도 말씀해보시죠.
리온 그건.....(매우 진지하게 보며) 밥부터 먹고 하면 안 될까요?
도현 (도저히 속내를 알 수가 없는, 그 위로)
리진 (E) 인격 교대의....스위치요?
S#59 실내 식물원 (온실) (낮)
리진 (황당한) 제가요?
석호필 오선생, 정말 예전에 차군이나 세기를 만난 적이 없어?
리진 네. 근데....자꾸 같은 질문들을 하니까....헷갈려요, 이제.
석호필 인간의 뇌란 게 오묘해서 말이지, 현재 의식의 표면에 나와 있진
않지만, 아주 깊은 곳에 과거의 기억을 숨겨두기도 하거든?
리진 .....?
석호필 만일...두 사람이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의 언젠가...
둘 사이에 어떤 접점이 있었다면, (리진을 보는)
리진 있었다면요....?
석호필 어쩌면....차군은 최고의 행운을 만난 건지도 몰라.
오선생이 차군에게 있어 치료의 전환점이 되거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도 있으니까.
리진 !!! (충격으로 멍...해지는 위로)
도현 (E) 그 지하실의 아이라는 소설 말인데요....
S#60 고급 한정식집 특실 (낮)
리온 (먹다가 표 안 나게 멈칫, 표정)
도현 뒷이야기가 어떻게 됩니까?
리온 ......(고개 들어, 보면)
도현 오리온씨가 연재하는 소설이니까, 머릿속에 내용이 있을 것 아닙니까.
남자아이가 지하실을 무서워하는 이유가....뭐였습니까?
리온 ......(보다가, 피식) 영업 비밀인데?
도현 (고집스럽게 보고)......
리온 ......(보고)
도현 ......(보는)
리온 ......(보다가, 결국) 사랑이었습니다.
도현 ......!
리온 여자아이가 너무 무서워하니까, 자기도 무서운 척을 한 거죠.
여자아이 혼자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가슴 아파서....
도현 ......! (어쩐 일인지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하는)
리온 같이 무서운 척 해준 걸, 진짜 무서워했던 걸로 착각한 겁니다.
본인 스스로 심은 오해와 망상인 셈이죠.
도현 ......! (식은땀이 흐르며 심장 박동이 거세지는)
리온 그 마음이....사랑이었다는 걸 남자아인 훌쩍 자라서야 깨닫게 됩니다.
도현 그래서, (찌릿, 짧은 두통) 그 남자 아이는...여자아이가 지하실을
무서워하는 이유를 결국...찾아줬나요?
리온 아직 찾고 있는 중입니다. 또 한편으론 고민 중이죠.
만약....찾는다면, (도현을 정시하며) 덮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S#61 고급 한정식집 앞 (낮)
마주보고 서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도현과 리온.
도현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리온, 아니 오메가 작가님.
리온 앞으로 저 때문에 골치 좀 아플 겁니다. 제가 작가로서는
꽤 깐깐한 편이라서.
도현 우리 두 사람...어쩐지 묘한 인연인 거 같군요.
리온 좋은 인연이 되길 바랍니다.
도현 (웃고는, 악수 풀며) 그럼....(가볍게 목례하고 돌아서는데)
리온 (OL, 담담하게) 리진이는 잘 지냅니까?
도현 ! (멈칫, 그대로 굳었다가, 확 돌아보면)
리온 리진이를 만나게 해주세요. 세 번째 조건입니다.
도현 ......!
S#62 거리 (낮)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심정으로 걸어오고 있는 리진.
석호필 (E) 인간의 뇌란 게 오묘해서 말이지, 현재 의식의 표면에 나와 있진
않지만, 아주 깊은 곳에 과거의 기억을 숨겨두기도 하거든?
리진 ......(혼란스러운데, 울리는 휴대폰, 도현이고, 받으며)
네, 차도현씨. 지금요? 아 거기 어딘지 알아요. 바로 갈게요.
S#63 카페 (낮)
들어오는 리진, 눈으로 도현을 찾다가 그대로 움찔 물러나는.
보면, 저승사자처럼 리진을 꼬나보며 앉아있는 리온!
(*이하 리온은 원래 장난기 넘치는 캐릭터로 리진을 대합니다)
리온 (째리며 손가락 까딱까딱) 컴온 씨스털.
리진 (!!!) 리...리온아, 그, 그게.....
리온 (벌떡 일어나 잡으러 오며) 얼른 일루 안 와?
리진 (헉! 해서 얼른 도망가고)
S#64 카페 앞 거리 (낮)
미친 듯이 도망가는 리진을 뒤에서 낚아채서 헤드락을
걸어버리는 리온! 그대로 질질질 카페 쪽으로 끌고 가고.
리진 리, 리온아, 이거 놓고 말로 하자 말로.
리온 짜식이 꼭 기술을 쓰게 만들어요.
리진 야, 이거 안 놔? 안 놔? 날 함부로 대한 남잔 니가 처음이라는
사실만 알아둬! (버둥거리는데서)
S#65 도현의 집 / 거실 (낮)
현관문 비밀번호를 풀고 안으로 들어오는 도현.
지친 듯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등을 기대고 눈을 감는데.
리온 (E) 여자아이가 너무 무서워하니까, 자기도 무서운 척을 한 거죠.
여자아이 혼자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가슴 아파서....
(F.C) 화면이 지지직거리면서 떠오르는 지하실. 그런데....
어린 도현 앞에 마주 앉아 있는 한 아이의 뒷모습, 짧게!
도현 ....!!! (순간 번뜩 눈을 뜨는)
이건 뭐지???? 왠지 모를 기시감에 충격으로 멍해지다가,
순간 찌릿 느껴지는 두통에 머리를 감싸 쥐는데서.
S#66 카페 (밤)
음료수 한 잔씩 앞에 두고 앉아 있는 남매.
리온 (스무디 빨대로 퍼먹으며) 그러니까, 너는 애초에
미국행 비행기는 타지도 않았고, 지금 그 재벌노인네, 아니지,
차군 집에 있으면서 주치의 노릇을 하고 있다?
리진 (교무실에 끌려온 학생처럼 끄덕)
리온 (빨대 튕겨서 이마에 음료 맞히고) 얌마, 일이 그렇게 됐으면,
일단 집으로 돌아와서, 이러저러해서 안 가기로 했다,
이실직고하고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었어야지,
부모님까지 속여가면서 이러면 돼? 안 돼?
리진 모두한테 정말 미안한데...사실대로 말하면 괜히 더 걱정하실까봐....
리온 됐고. (일어나며) 일어나 짐 싸. 당장 그 집에서 나와.
리진 야아....일단 앉아봐. (잡아 앉히며) 내 말 아직 안 끝났단 말이야.
리온 뭘 더 들으라는 거야 대체? 시집도 안 간 여동생이 외간 남자
집에 있다는데. 나는 못 봐. 차라리 내 눈에 흙을 뿌려.
리진 (OL) 삼 개월이야.
리온 (보면)
리진 삼 개월만 지나면 어차피 미국으로 떠나 그 사람.
그때까지만 도와주고 싶어. 그럼 안 될까?
리온 (심장이 무너지고)
리진 니가 그랬잖아. 최고의 선택은 바로 내가 한 선택이라고.
선택이 후회되면 언제든지 도망 오라고.
언제든 니가 뒤에 든든히 서 있어 주겠다고.
리온 (미치겠다)
리진 후회한 적 없어 아직까지는. 그러니까 믿고 기다려주면 안될까?
(리온 얼굴 밑에서 올려다보듯 하며) 응? 응? 응?
리온 (치우며) 아, 비켜. 눈이 썩는다. (하고 벌떡 일어나 가는)
리진 (속상하고 미안해서) 야아! 대답도 안 하고 그냥 가면 어떡해에에---
리온 (가며, 뒷모습으로) 휴대폰 꺼놓으면 죽을 줄 알아.
리진 (찡...해져서 눈가 붉어지고)
S#67 달리는 리온의 차 안 + 거리 (밤)
무너지는 심장을 추스르며 운전을 하고 있는 리온. 그 위로,
(F.C-1부 28씬)
공항에서 소동을 벌이던 도현, 리온, 리진.
도현 뒤에 숨었다가 ‘빠지란다고 진짜 빠지면 어떡해요?
사람 목숨이 달렸는데!’ 하던 리온.
리온 (떠올리며, 혼잣말로) 우연을 만든 게 내 첫 번 째 실수....
(F.C-5부 45씬)
쌍리 홀에 모여 있던 도현, 리온, 리진.
‘그때 내가 우리 가게 명함을 딱 줬잖아’, 하던 리온.
리온 (떠올리며, 혼잣말로) 우연을 인연으로 만든 게 내 두 번째 실수....
(F.C-6부 46씬)
리온 의사만 필요한 게 아니란 말이다. 친구도, 가족도, 연인도 필요하다
말이지. 모르긴 해도 그 사람 곁엔 지금 아무도 없을 걸?
리진 그래서 넌, 내가 그 사람을 도와줬으면 좋겠어?
리온 (눈가 붉어지며, 혼잣말로) 같잖은 충고로...인연을 운명으로
만든 게...내 세 번째 실수...
(F.C-7부 68씬)
존스홉킨스로 떠나는 리진을 배웅하며, 날개 운동화를 건네던 리온.
‘선택이 후회되거나 힘들면 도망 와. 고급스럽게, 우아하게’
하던 리온.
리온 결정적으로 널 떠나보낸 게...(붉어진 눈으로 피식 웃으며)
내 마지막 실수.
S#68 도현의 집 / 거실 (밤)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리온을 향한 고마움에 눈가 붉어져서
들어오는 리진. 2층 계단으로 향하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희미한 신음소리! 멈칫 서는 리진. 또다시 들려오는 고통스런
신음소리. 도현의 방이다! 쥐고 있던 가방 던지듯 내려놓고
달려가는 리진!
S#69 도현의 집 / 침실 (밤)
스탠드 조명이 은은하게 깔린 어둑한 침실.
다급한 노크소리 들리고, 방문이 열리며, 안으로 들어서는 리진.
악몽을 꾸는지 잠든 채 괴롭게 뒤척이는 도현을 발견하고!
리진 !!! (놀라, 달려오는) 차도현씨! 차도현씨, 괜찮아요?!
베개가 흠뻑 젖었을 정도로 식은땀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도현.
얼른 도현의 이마를 짚어 체온을 확인한 다음,
도현의 손목을 잡고 자신의 시계로 맥박을 체크하는 리진.
리진 (도현의 뺨을 살짝 두드리며) 차도현씨? 정신 좀 차려봐요, 차도현씨!
도현 (잠든 채 괴로워하는 위로, 물결처럼 일렁이듯 겹쳐지는)
S#70 도현의 꿈
지하실 같은 어둑한 방 안에 맑은 오르골 소리 (*마더구스 ‘Lady
Bird') 태엽을 잔뜩 감은 듯 좀 빠르게 흘러나온다.
레일 위를 돌고 있는 장난감 기차. 그 앞에 앉아 혼자 놀고 있는
어린 도현. 장난감 기차가 레일을 한 바퀴 빙 돌아서 오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장난감 기차를 들어 앞으로 내민다.
장난감 기차를 받아드는 맞은편에 앉아있는 한 아이의 뒷모습!!!!!
S#71 도현의 집 / 침실 (밤)
도현 (점점 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괴로워하고)
리진 열은 없는데..... (아무래도 안 되겠다) 잠깐만 기다려요.
약 가져올 테니까, (하며 급히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도현 (리진의 손목을 탁 잡아채는)
리진 (놀라 커지는 두 눈) !!!
S#72 도현의 꿈
뒷모습의 아이, 일어나 가려는 순간, 아이의 손을 붙잡는 어린 도현!
어린 도현 (헤어지기 싫은) 가지...마.
S#73 도현의 집 / 침실 (밤)
도현 (리진의 손을 꼭 붙잡은 채로) ....가지 마...
S#74 도현의 꿈
어린 도현 (아이의 손 꼭 잡은 채로, 간절한) 나랑 놀자.....
S#75 도현의 집 / 침실 (밤)
도현 (리진의 손을 꼭 잡은 채로, 간절한) 나랑 놀자....
리진 !!! (얼어붙은 듯 보는)
리진, 약을 가져오기 위해 도현의 손을 풀려는데,
순간 리진의 손을 확 낚아채 자신의 가슴으로 확 끌어당기는 도현!
그 힘에 이끌려 리진의 몸이 침대 위로 쓰러지고!
손을 꼭 잡힌 채 옆으로 누워, 도현과 가까이 마주보게 되는 리진!
리진 (코앞에 와있는 도현을 보며) !!!
도현 ......(악몽에서 헤어난 듯 이내 고른 숨을 쉬고)
리진 ......(차마 움직이지 못하고, 긴장된 표정으로 도현을 바라보는데서)
S#76 쌍리 / 주방 (밤)
옆에는 낡은 상자 하나가 열려 있고, 한쪽에 자리 잡고 앉아
빛바랜 사진 한 장을 아련히 바라보고 있는 지순영이고....
보면, 젊은 시절의 민서연과 지순영이 다정하게 함께 찍은 사진!!
오대오 (들어오다가 보고 놀라, 소리 죽여) 그건 또 왜 꺼내보고 있어?
지순영 당신이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하니까 일이 손에 안 잡혀 그러지.
(다시 상자에 사진 고이 넣어 닫고)
오대오 이상한 소리면 집어치우구 말지, 뭘 가슴에 담아두구 그래.
지순영 (왠지 불안해지는) 여보.... 내가.....잘못한 거 아니겠지?
오대오 아, 뭐가?
지순영 내가 서연이 아이 데려온 거 말야....잘못한 거 아니겠지?
오대오 무슨 당연한 소릴 하는 거야, 대체. 그리고 이젠 서연씨 아이가
아니지. 우리 아이지.
지순영 (떨치듯 일어나 찬장에 상자 넣어두고는, 개수대로 가며)
그래, 당신 말이 맞어. 당연하지. 난 우리 리온이 믿어.
리온인 리진이한테 아주 좋은 오빠일 뿐이야.
S#77 쌍리 / 주방 앞 (밤)
리온 ......(언제부턴가 벽에 등을 기대고 서서 부모의 대화를 듣고 있는,
눈가 붉어진 채로 심장이 미어지는)
S#78 도현의 집 / 침실 (밤)
꼭 잡은 손을 사이에 두고 침대 위에 마주 누운 채로
잠 들어있는 도현과 리진! 그 모습 위로,
(디졸브/ 도현의 꿈)
어느 새 지하실 바닥에 손을 꼭 잡은 채로 잠이 든 두 아이의 모습.
(*뒷모습의 아이는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린 채로)
(디졸브/ 현재)
어느 순간 천천히...눈을 뜨는 도현(과연 도현일까?).
눈앞에 잠들어있는 리진을 가만히....바라보다가.
문득 시선을 내려 보면, 리진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자신의 손이 보인다. 순간 표정이 서늘해진다.
기척을 느낀 리진이 천천히 눈을 뜬다.
리진 (아직 잠기가 채 가시지 않은 눈을 깜빡...깜빡...감았다 뜨며)
이제 괜찮아요? 차도현씨?
세기 ......(서늘하게 노려보기만)
리진 ......! (심장이 쿵 떨어지며) 신세기?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도망가려는 리진의 손(이미 세기에게
잡혀있는)을 자신의 쪽으로 확 끌어당기는 세기!
세기 (살벌한 말투로) 니가.... 왜 여기 있어.
다시 도망치려는 리진을 잡아채서 침대에 눕혀버리는 세기!
자신의 가슴 아래 리진을 가두어버리고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세기!
가까이서 마주치는 세기와 리진의 얼굴!
세기 (살벌하게) 니가 왜 차도현의 침실에 있냐고, 왜! 왜!!!
리진 겁에 질린 얼굴로 세기를 올려다본다.
세기 그런 리진을 서늘하게 노려본다.
그 눈이 점점 붉어진다....
-<킬미 힐미> 9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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