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10
네가 하준이구나
[살짝 웃는다]
[희수의 놀란 신음]
[희수의 벅찬 숨소리]
[살짝 웃는다]
(희수) 어쩜 이렇게 귀한 아이를
(희수) 엄마는
너랑 절대 헤어질 수 없어
[어두운 음악]
[초인종이 울린다]
[초인종이 울린다]
[탁자를 탁탁 친다] [혜진의 신음]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벨 소리]
거기 안에 있는 거죠?
[거친 숨소리] [문이 쾅쾅거린다]
[혜진의 힘주는 탄성] [지용의 아파하는 탄성]
[혜진의 비명]
[혜진의 거친 신음]
한지용!
(희수) 한지용!
[혜진의 신음]
한지용
멈춰, 당장!
[혜진의 신음] [지용의 거친 숨소리]
[문이 쾅쾅거린다] 멈춰!
[거친 신음]
[뛰어가는 발걸음]
[문이 철컥 열린다]
(희수) 어머 [혜진의 거친 숨소리]
아니, 무슨 일이에요?
[긴장되는 음악]
[문이 철컥 닫힌다]
(희수) 지금 뭐 하는 짓이야 [문이 철컥 닫힌다]
[헛웃음]
세상이 우스워?
필요에 의해 취했다 성가시면 버리고
그렇게 살면 세상이 가만둘 거 같아?
저 여자 심판할 수 있는 자격
당신한테 없어
당신은 저 여자한테나 나한테나 오직 가해자일 뿐이야
저 여자 건들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그러니까 당신 절대 손대지 마
[어깨가 툭 부딪는다]
[문이 철컥 여닫힌다]
[어두운 음악]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자동차 시동음]
[거친 숨을 내쉰다]
[화면 조작음]
[거친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를 탁 집어 든다]
- 어 - (조 비서) 말씀하신 병원 가 봤는데
(조 비서) 사망 아닙니다
알았어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한숨]
어디 감히, 씨
[타이어 마찰음]
(지용) 내가 누군지 어떻게 알았어?
내 동생을 죽인 사람 정도는 알아야지
(지용) 대단하네
그러게 좀 살살 때리지 그랬어
동생한테 불만이 많았나 봐?
네가 죽인 거야
내가 때렸어?
(지용) 네가 때렸잖아
아무리 돈이 좋았어도 멈췄어야지
뭐, 돈 앞에선 피도 눈물도 없어?
(수창) 이런, 씨…
[지용이 수창을 퍽 찬다] [수창의 신음]
[수창의 힘겨운 신음]
[긴장되는 효과음]
(지용) 야
내가 우습냐?
내가 누군진 알고 어떤 사람인진 왜 몰라?
[수창의 신음]
[수창의 아파하는 신음]
너 같은 밑바닥 인생들은
문제가 뭐든 반만 알고 반은 몰라
이 반쪽 인생 새끼들아
[힘주는 신음]
야, 내가 너희들이 뭐 하는 인간이고 뭘 해 왔는지
그런 데이터도 없이 이런 짓을 했겠어?
맞는 꼴을 보면 적어도 통쾌한 구석이 있는 놈이어야지
나도 구경할 맛이 날 거 아니야!
절도, 살인으로 감방에서 10년 동안 썩어 놓고
감방이 또 그리웠어? [수창의 분한 숨소리]
왜 살아 있는 사람을 죽었다고 한 건데?
죽어 가고 있다고
죽은 거나 다름없어!
살아 있는 사람을 죽었다고 하면 안 되지
절대
내 동생 살려 내
[수창의 울음 섞인 신음]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신이 하는 거지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수창이 흐느낀다]
[휴대전화 진동음]
네, 박사님, 안녕하세요
정말이세요?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진호) 하…
뭐 하는 새끼들이야, 진짜
[진호의 의아한 숨소리] (주 집사) 대표님, 빨리 나오세요!
코드 레드, 코드 레드!
뭔 일인데?
(순혜) 유언장 써 놓고
다시 깨어나는 건 뭐야? 유언장 뻘쭘하게
근데 박사님 말로는 엄마가 살렸다던데?
내가?
(정도) 장인어른 깨어났으면
유언장은 어떻게 되는 거야?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는 거지?
우리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자
누나
우린 원점이 없어
네가 날 처음 본 날 떠올려 봐
(진희) 너 나 첫눈에 좋아했잖아
[진희의 손을 탁 뿌리친다]
(정도) 내가?
[정도의 웃음]
과거 왜곡하지 마
누나가 나 좋다고 따라다녔잖아
[진희가 피식 웃는다] 아무튼
이번 주까지 소송 안 하면
내가 소송해
(진희) 이혼하느니 차라리
[영어] 널 죽일 거야!
[휴대전화 벨 소리]
- [한국어] 여보세요 - (주치의) 사모님
(주치의) 지금 한 회장님 깨어나셨습니다
깨어나셨다고요?
[풀벌레 울음] [구성진 음악이 흘러나온다]
(성태) 회장님 깨어나셨으니까
여기 다시 원상 복구 해야 되지 않나요?
(주 집사) 깨어나셨어도 병원에 계속 계셔야 돼
그리고 왕사모님이 아셨어
회장님 여기 못 들어와
은밀함이 사라져서 회장님도 김샐 거예요
(주 집사) 야
너 경혜랑 사귀니?
[어이없는 웃음]
사귀긴요 그냥 라이트하게 만나는 거죠
라이트하게 만나는 사이에 그렇게 헤비한 도둑질을 같이 하냐?
(성태) 라이트하게 만나니까 그런 짓을 하죠
전
진실하고
가치관이 뚜렷한 여자가 제 이상형이에요
[주 집사가 숨을 들이켠다]
나는 너 게이인 줄 알았는데
하, 아, 왜 그렇게 생각하셨어요?
아, 뭐, 그냥 뭐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
게이는 제가 아니라 딴 사람이에요
[주 집사가 피식 웃는다]
(성태) 내가 입이 무거워서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주 집사) 응, 말하지 마
(성태) 아, 들어 보세요, 잠깐만
한지용 상무님
게이예요
(주 집사) 개소리 집어치워라
게이가 한집에 두 여자를…
아휴, 됐다, 내가 너 데리고…
두 여자라니요? 누, 누구, 설마…
아, 됐어! 쯧
[성태의 당황한 신음]
(성태) 저랑 술 한잔하실래요?
제가 한잔 말아 드릴게요
이게 미쳤나
(주 집사) 주둥이
닥치고, 닥치고, 응? [성태의 신음]
[함께 웃는다] (메이드) 가위바위보!
이거 안 벌어져
아유, 좋…
[공작새 울음] 어머
(미진) 저, 저거 뭐야? 저거, 씨… [우아한 음악]
[메이드들의 놀란 신음]
[공작새 울음]
[심전도계 비프음]
네, 좋습니다
(주치의) 체온, 혈압은 정상이고
회장님, 이렇게 손에 힘 한번 줘 보세요, 주먹 꽉
예, 힘껏
(주치의) 깨어나셨습니다만
경과를 봐야 할 거 같습니다
그래도 동공 반사가 원활하고
체온, 혈압 다 정상입니다
정말 큰일 하셨습니다
(주치의) 살라고 저러는 거야 죽으라고 저러는 거야?
(진호) 근데 아버지 왜 멍이 들었지?
[차분한 음악]
[순혜의 옅은 헛기침]
[순혜의 한숨]
[차 문이 탁 닫힌다]
(보인) 사모님 변론 기일이 잡혔습니다
제가 지금 계신 곳으로 가겠습니다
[흥미로운 음악]
(보인) 이제 왜 저를 선택했는지 말씀해 주시죠
(희수) 저쪽 법률 대리인 이력 정말 판타스틱하네요
(보인) 또라이로 유명한 변호사예요
원래 법정에서는 하얀 와이셔츠에 넥타이 매는 게
이게 일종의 불문율인데
개량 한복 입고 나와서 법정을 뒤집어 놓은 변종이에요
[서류철을 탁 내려놓으며] 또라이는 또라이로 붙여야 돼서
효원 법무 팀에서 잘린 사유 제가 알고 있거든요
(희수) 효원케미컬 산재 사고 때 노조 편을 든 게 문제가 됐다고요?
그때 보상해 주자고 하셨다면서요
(보인) 그건 대내외적 사유고요
사실 회장님도 보상해 주길 원했습니다
저를 자른 건 법무 팀이 아니라
한지용 상무였어요
이 얘기를 더 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하세요
그게…
(보인) 한지용 상무님 비자금 세탁 협조를 좀 반대하다가…
더 얘기해 보세요
[보인의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 어 - (조 비서) 상무님
(조 비서) 사모님이 접촉한 변호사를 알아봤습니다
누군데?
(조 비서) 황보인 변호사요
저희 회사 법무 팀에서 작년에 퇴출된
누구라고?
한지용
나 건드린 거
후회하게 만들어 줄 거야
[심전도계 비프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차분한 음악]
[문이 탁 닫힌다]
설화야
네
설화예요
[비밀스러운 음악] (순혜) 노덕아
우리 노덕아
[공작새 울음] 아이고
아이고
[순혜의 기뻐하는 신음] (진호) 귀소 본능인 거야?
(정도) 저 공작새 뇌에는
신피질의 팽창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있을 거예요
[정도의 옅은 탄성]
'사이언스'에 보고할 일이네
아, 어떻게 공작새가 혼자 떠났다가 다시 돌아올 수 있냔 거죠
그것도 아버지 깨어나신 날
[정도의 어이없는 숨소리]
[그르렁거린다] (순혜) 가만있어
(순혜) 잠깐만
자세히 봐 봐, 얘, 얘, 얘
얘 노덕이 아니야
아, 노, 노덕이랑 이거
요 하관이 묘하게 달라
난 알아
얘 요기, 요 부리, 부리랑 요 눈빛
요거 다 달라
얘 노덕이 아니야, 절대 아니야
(진호) 그럼 뭐야
노덕이인 척 들어왔다는 거잖아?
신분을 숨기고
(순혜) 어?
(수지) 행복하니?
[새가 지저귄다]
[알람이 울린다]
[옅은 신음]
[피곤한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이 사람 어디 갔는지 알아요?
하준이랑 나가셨어요
행선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지용) 김유연 씨
현재 하준이 튜터 대행 업무 보는 거 아니에요?
네
앞으로 하준이를 데려가는 사람이 누구든 나한테 다 보고해요
그게 하준이 엄마라도
(유연) 네
[문이 달칵 닫힌다]
[한숨]
(진호) 음…
[술 취한 말투로] 레몬 먹고 너무 시어서
인상 쓰는
소
흉내 내 봐
[어두운 음악]
음매
[진호의 웃음]
더럽게 못생겼네
음매
- (진호) 아… - (주 집사) 그만해
(주 집사) 대표님
술 드셨으면 그냥 주무세요
이게 지금 무슨 추태입니까?
(진호) 아…
[메이드들의 놀란 탄성]
[문이 탁 열린다]
[메이드의 당황한 탄성]
(서현)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에요?
아이고, 이게 누구야
아유
품위와 우아함 그리고
(진호) 디그너티의 집합체
나의 여신
정서현 님 아니십니까, 아휴
(서현) 내가 뭐랬어?
한 번 더 술 마시면
내가 참지 않겠다고 했어, 안 했어?
안 참으면 어쩔 건데
얘기해 봐!
(진호) 내가 누군데!
나
효원 일인자 한진호야!
어디 감히, 씨 [긴장되는 효과음]
[진호의 신음] [무거운 음악]
그냥 술주정뱅이야!
[진호의 아파하는 신음]
주 집사님, 미안해요
(서현) 주 집사님이 해야 될 거 내가 대신 했어요
이런다고 화가 풀리진 않겠지만
성태야, 이 사람
지금 좀 치워
(성태) 어디다 치워요?
벙커에서 저리됐으니 벙커로 치워야 되겠지
[진호의 신음] - (성태) 예 - (서현) 저기, 다들 도와줘요
(서현) 술이 들어간 사람은 힘이 두 배로 세지니까
[진호의 술 취한 신음]
(진호) 아, 이것들이, 씨, 안 놔?
야!
야, 야, 야, 아파, 아, 아, 아…
[서현의 한숨]
(서현) 진심으로 미안해요
아닙니다
사모님이 그러신 것도 아닌데요, 뭐
사과와 감사를 주고받는 화살표가 늘
맞아떨어지진 않잖아요
(서현) 내 잘못을 다른 누가 사과한 적도 있었을 거예요
저…
맞은 덴 괜찮아요?
네, 사모님
[한숨]
[휴대전화를 탁 꺼낸다]
내가 번호 줄 테니까
여기 박현상 실장이라는 분 찾아서
(서현) 우리 집에 직원들 좀 보내 달라고 해 주세요
네
그런데 거기가 어디…
알코올 중독 센터예요
[긴장되는 효과음] 예?
[차분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살짝 웃는다]
(희수) 신기해?
엄마 네가 좋아하는 래퍼들처럼
이렇게 뭐, 힙하고 잘나가는 배우였어
이야
하준아
우리 오늘 라면 한번 끓여 먹어 볼까?
진짜 먹어 보고 싶었는데
- (희수) 짜잔 - (하준) 우아
(희수) 라면은 있지 요 뚜껑에 먹어야 맛있어
뚜껑 하나인데 어떡해?
오케이, 가위바위보 하자고
한 판에 끝내, 뒷말하지 말자고
당연하다고
(하준) 가위바위보!
나이스! [희수의 웃음]
(희수) 자
[옅은 탄성]
자
[하준의 탄성]
[옅은 탄성]
맛있어?
이렇게 맛있을 수가
(수지) 아바나에서 첫 개인전 할 때
[무거운 음악]
무명작가인 내 그림을 비싼 값에 사 준 컬렉터가 있었어
(수지) 그게 내 이름을 알린 첫 시작이었는데
내가 너였단 걸 몰랐을 거 같아?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으니까
(서현) 내가 가진 걸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
도망치기보다
이곳을 조금씩 바꿔 보기로 마음먹은 거
멋있어
너다웠고
(서현) 네가 행복하면 돼, 난
(수지) 정말 그게 다야?
(수지) 예전처럼 우리
서로를 그리자
(서현) 내게 그림은
너야 [그림을 연신 쓱쓱 그린다]
널 향한 그리움은 내 삶의 일부가 됐어
고마워
(서현) 남은 인생은
오늘 이 순간을 그리워하며 살게
(성태) 차 가져다드려요, 사모님?
(서현) 수혁이
유연이랑 행복해 보였어? [잔잔한 음악]
예, 행복해 보였어요
다행이네
(서현) 행복했단 거지?
행복하면 된 거야
가 봐
나 좀 있다 들어갈게
여기 아무도 오지 않게 해 줘
예, 사모님
[멀어지는 발걸음]
[숨죽여 흐느낀다]
[울음 섞인 탄성]
[숨죽여 흐느낀다]
[서현의 울음 섞인 탄성]
[서현이 흐느낀다]
(조 비서) 곽현동은 가양동 요양 병원에서 가료 중입니다
- 상태는? - (조 비서) 혼수상태입니다
[어두운 음악]
내가 나라에 낼 세금 이렇게 세이브해서
(지용) 힘들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데
아니, 그걸 누가 뭐라고 하겠냐고
불쌍하잖아
형제들 간에 빚더미에 앉아서
뭐, 강도 짓 한 전과가 있으니까 취업도 안 될 거고
그래서 도와주는 거야
어떻게 알게 된 사람들인데 이렇게 도우시는 건지…
뭘 그렇게 알려고 해?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나가 봐
[휴대전화 진동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 여보세요? - (희수) 나야
내일 변론 기일이잖아
(지용) 응
궁금할 거 같아서
(희수) 내가 황보인 변호사를 선임한 걸 알고 있잖아
근데 왜 이유를 묻지 않아?
당신이 말해 주길 기다렸지
원래 내부 고발자가 제일 무서운 법이거든
(희수) 도둑을 잡는 방법 중에 그런 게 있더라고
강도였던 사내를 보초를 세우는
효원의 약점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
우리 쪽 변호를 맡아야지
그래야 엉뚱한 곳에서 터질 수 있는 걸 막을 수가 있잖아
어디서 뭐가 터질지 모르니
나만 믿어
어
믿어
[통화 종료음]
(희수) 맛있어?
[희수가 피식 웃는다]
(희수) 어
어서 오세요
- (윤 기자) 잘 계셨어요, 배우님? - (희수) 네
(희수) 하준아, 인사드려
신문에 나는 그 수많은 이야기들 쓰시는 기자님이셔
(하준) 안녕하세요, 한하준입니다
이야
이러니 우리 배우님이
(윤 기자) 그토록 감싸고 애지중지하셨던 거구나
잘생겼네요, 정말
그럼요, 누구 아들인데
(희수) 낳아 준 엄마와 키워 준 엄마의 싸움이야
내가 맡을게, 당신은 빠져
[어두운 음악] [헛웃음]
어차피 승산 없는 게임을 시작한 건 그 여자야
이제 와서 하준이를 찾겠다니 [지용의 한숨]
내가 하준이 아빠인 건 사실이고
그 여자가 여기에 하준이를 두고 간 건 더욱 사실이고
또 뭐가 사실인데?
(희수) 그 여자가 맞는다고 하는 거 다 아니라고 하면 되잖아
당신 말대로 증거가 없는데
내가 아니라고 하면 다 끝이잖아
우리 집안이 튜터로 들인 걸 그 여자가 밝히면
당신은 뭐라고 할 거야?
아니라고 해야지
(희수) 그런 부도덕한 아빠한테 애를 맡기겠어?
게다가 난 새엄마인데
아닌 걸 맞는 걸로
맞는 걸 아닌 걸로 만들 수 있어야 효원 며느리 자격이 있지
나 그 여자한테 내 애 절대 못 줘
[책상을 탁탁 친다]
(희수) 제가 곧 법정에 출두할 겁니다
제가 우리 하준이 엄마로서
최선을 다한 부분만 강조해 주세요
절대로 다른 자극적인 거는 쓰지 말아 주세요
반드시 우리 하준이 지켜 주셔야 합니다
약속하겠습니다
그리고
저 곧 영화로 복귀해요
(윤 기자) 이야
(희수) 그리고 곧 드라마도 할 거 같아요
(윤 기자) 정말이세요?
복귀 기사 같이 터트려 주세요
소송 기사가 더 커서 묻힐 수도 있겠는데
두 기사가 시너지가 생기겠죠
세상이 효원과
서희수 복귀 얘기로 시끄럽겠죠
(윤 기자) 불 보듯 뻔하죠, 그건
(희수) 어머, 어머머
[희수의 웃음]
엄마가 힘든 거 시켰어?
[희수의 웃음]
[다가오는 발걸음]
[진희의 한숨]
- 누구세요? - (진희) 전화를 세 번이나 했잖아요
한진희예요
상담할 시간이 없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진희) 안 돼요, 나 상담받아야 돼
우리 아버지 깨나셨다고요
숙제 검사받아야 된다고요
[진희의 한숨]
정 시간이 없으면요
여기서 상담받았다는, 뭐
상담 일지나 그런 거에 사인만 좀 해 주세요
왜 이리로 왔어요?
정신과를 찾아가시지
(진희) 나중에 문제 된다고요
저 경영 능력 인정받아야 하고
할 일 많은 사람입니다
당신 같은 사람이 회사의 요직에 앉으면 안 되는데요
(진희) 하, 어머
말씀이 지나치시네
저에 대해 뭘 안다고
하나를 보면 열을 알겠네
(엠마) 무례하고 공감 능력 떨어지고 [흥미로운 음악]
안하무인에 기고만장은 기본!
사람 무시하고
그런 사람이 대표가 되는 회사가 굴러나 가겠어요?
설혹 굴러간다 하더라도 그 회사 사람들은 다 죽어 나가지!
본인 모습을 객관화시켜서 한번 들여다봐요
[엠마의 한숨]
내 직업은요
노력을 했는데도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힘없고 억울한 사람들 마음을 돌보는 게 1순위예요
당신같이 노력 없이 얻은 부 위에서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은
그냥 가던 길 계속 가라고 내버려 둡니다
지옥에 가든지 말든지!
[문이 쾅 닫힌다]
(엠마)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어요
당신 같은 사람들은 바닥으로 떨어져서
겸손부터 배워야지 돼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그 가슴을 피멍 들게 했을까!
[엠마의 거친 숨소리]
당신, 그 죗값에 대해서
한 번쯤은 곰곰이 생각해 봐야지 돼
[엠마의 성난 숨소리]
[진희가 흐느낀다]
[힘주며] 문 열어!
문 열어 달라고!
[힘겨운 신음]
나 숨을 못 쉬겠어
살려 줘
(진호) 살려 줘
[진호가 울먹인다]
[문이 달칵 닫힌다]
앉아요
[작은 소리로] 네
(엠마) 실은 오늘
지금 내 기도 시간이었어요
아…
(엠마) 여기서 잠시 마음 추스르고
일단 오늘은 가요
네, 감사합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의미심장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성조가 되면 나이를 알 수가 없어요
(수의사) 제가 수의사지 조류학자가 아니라서요
(정도) 강아지, 고양이 전문이죠?
새 전문 부르랬잖아
개 전문인데
아, 새 전문이랬는데
아니, 그것도 못 알아들어?
(순혜) 새, 개
그것도 구별 못 해? 귀 막혔어?
장모님이 개라고 하셨잖아요
[흥미진진한 음악] 야, 너 참 진짜 새대가리다
(순혜) 내가 개도 안 기르는데 왜 개 전문 수의사를 부르라고 했겠냐고!
[공작새 울음]
(정도) 난 또 다른 용도로 필요하신가 했죠
(순혜) 이야, 참…
수고하셨어요, 따로 전화드릴게요
(순혜) 아휴
(정도) 그리고 어머님
새 전문 수의사가 어디 있습니까? 세상에
야, 너 이러니까 우리 진희랑 싸우는구나
진희가 딱 장모님을 닮았네요
(정도) 공감 못 하고 제멋대로인 거요
뭐야? 너 지금 그게 장모님한테 할 소리야?
새대가리가 사위한테 할 소리긴 하고요?
답답하니까 내가 그러는 거지, 내가
막말하는 사람이야?
[공작새 울음]
[한숨]
(정도) 일단 꼬리를 한번 보자고요
노덕아, 꼬리 펴
꼬리, 노덕아
그렇게 해선 안 돼
노덕아! 꼬리 펴!
(순혜) 꼬리 펴! [공작새 울음]
꼬리 펴! [공작새 울음]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공작새 울음]
(수혁) 하실 말씀이 뭐예요?
[차분한 음악] (서현) 너를 낳아 준 어머니가
여기를 굉장히 좋아했다고 들었어
난
엄마를 어떻게 하는지 몰라 앞으로도 모를 거야
근데
널 정말 행복하게 하는 게 뭔지 네가 하고 싶은 게 뭔지
한 번도 제대로 물어본 적이 없었던 거 같아
늦은 감은 있지만 물어볼게
넌 어떻게 해야 행복하니?
알 거 없잖아요
얘길 해
나 용기 내서 너한테 묻는 거니까
(서현) 나도 너한테
한 번은 진짜 엄마 할 수 있게 해 줘
정말
효원을 물려받을 생각이 없어?
(수혁) 없어요
이유를 알고 싶구나
(수혁) 어릴 때
내가 제일 가고 싶었던 에게해 여행을 엄마랑 다녀와서
엄마가 집을 떠났어요
난 그때 깨달았어요
뭔가를 얻는 순간 다른 걸 내놓아야 한다는 걸
그리고 난
남들보다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도요
누군가에게 상처를 줘야 하는 큰 대가를 치를 만한 일
하고 싶지 않아요
효원을 물려받는 건
내가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의미니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주고 만나지도 못하고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 있어요
[서현의 한숨]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
네
알았어
여기가
엄마가 처음으로 드라마 주인공 하고 나서
번 돈으로 마련한 카렌시아야
힘들 때 여기 와서 힘을 얻어 갔지
울고 싶을 때 와서 울기도 하고
엄만 언제 울고 싶어?
생각하지도 못했던
가슴 아픈 일이 생겼을 때?
맞아
나도 그럴 때 울고 싶어
너 엄마 몰래 운 적 있어?
(하준) 말 안 해
왜?
(하준) 엄마가 내 대답 들으면
또 여기 와서 울 거 아니야
너 엄마가 상상하기 싫은 생각 한 거야?
(하준) 응
하준아
엄마한텐 뭐든 다 털어놔
엄만 좀 울어도 돼
엄만 어른이니까
울었어도 금방 다시 웃을 수 있거든
엄마랑 비밀 안 만들었으면 좋겠는데
알았어
안 만들게
(희수) 약속
(하준) 약속
그래도
지금은 말 안 할래
알았어
나중에 꼭 얘기해 줘
(희수) 엄마
너랑 약속한 기념으로
처음으로 엄마 계획 너한테 얘기해 줄게
엄마 배우 일 다시 시작할 거야
하준이 찬성해?
당연하지
완전 멋있지
TV에 나와?
(희수) 응 [하준의 옅은 탄성]
(하준) 난 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제일 예쁜데
(희수) 하준아
엄마는 너한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어
그리고
앞으로 무슨 일이 생겨도 꿋꿋하게 이겨 내야 돼
엄마가 널 딱 지켜 줄 거지만
널 안고 있는 내 손을 누군가가 잡아당겨서
우리가 서로 닿지 못해도
무서워하면 안 돼
넌 세상에서 제일 씩씩하고 멋진 엄마 아들이니까
알았어, 그럴게
일로 와
[한숨]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기자1) 변호사님 오늘 재판 결과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자들이 연신 질문한다]
(기자2) 한 말씀만 해 주시죠 변호사님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남태) 청구인이 친모인 것이 확인되었고
오늘은 유전자 검사만 제출했습니다, 예
(기자3) 서희수 씨가 유전자 검사 결과를 알고 있습니까?
(기자1) 최종 재판 결과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죄송해요, 아버님
신문, 뉴스 당분간 보지 마세요
(서현) 건강 회복하셔야 됩니다
그리고…
수혁이
아버님 뜻 받들 생각이 없다고 하네요
[무거운 음악]
영원 노 회장 댁과의 혼사도 틀어졌습니다
마음에 둔 다른 아가씨가 있답니다
아버님, 저는
수혁이 의견 존중합니다
지용이
불러 줘
안 됩니다, 아버님
아버님 아들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그 사람은…
절대 아버님의 뜻을 받들면 안 되는 사람입니다 [어두운 음악]
지용이 불러라
지용이 말곤
없다
차라리 수혁이 아빠한테 기회를 주세요 제발요, 아버님
지용이 불러라
[탁탁 소리가 들린다]
[남자1의 추워하는 숨소리]
(관리사) 여기는 보라색을 칠하셔야겠죠?
(남자2) 예
- (관리사) 해 보세요 - (남자2) 예
(남자2) 씁, 아유, 추워
(진호) 저기요
나 지금 여기 이렇게 있으면 안 돼요
(진호) 나 효원그룹 한진호예요 [흥미진진한 음악]
지금 우리 회사 난리 났다고요 내 동생 자식이 사고를 쳐서
[관리사의 한숨]
나 알죠?
아, 다들 신문, 뉴스는 안 봐?
(남자1) 내가 누군지 알아?
[작은 소리로] 석호필
쉿
난 여길 나가는 방법을 알고 있어
[남자1의 떨리는 숨소리]
(관리사) 저, 저기요
여기 다 술만 퍼먹고 정신없이 살다 온 분들이라
세상일에 관심이 없어요
좀 조용히 좀 하세요
나 정말 이렇게 있다가 죽을지도 몰라요
제가 술 먹고 죽은 사람은 봤어도
지난 10년 동안 이 센터에서 죽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내가 첫 사망자가 될 수도 있단 소리야
(관리사) 생즉사
사즉생
안 죽습니다, 안 죽어요
(진호) 아, 뭐래
[진호의 거친 숨소리]
아나, 진짜 돌아 버리겠네
(남자1) 쉿!
(진호) 아씨…
[헛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서류를 탁 내려놓는다]
[휴대전화를 탁 집어 든다]
- 여보세요 - (서현) 저예요
[어두운 음악] (지용) 네
아버님이 서방님을 부르십니다
(서현) 오셔야 될 거 같네요
네,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통화 연결음]
나예요
잠깐 좀 만나요
- 아버지 병원으로 가 주세요 - (기사) 예, 알겠습니다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조 비서) 수혁이가 후계 의사가 없음을
이사회에 정식 통보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회장님께도 보고가 들어간 것 같습니다
알았어
[통화 종료음]
[자동차 시동음]
(서현) 아버님이 한지용 상무를 불렀어요
회장님이 승계에 대한 유언을 철회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아버님 한지용을 선택하신 거 같아요
예상 못 한 일이에요
왜 갑자기 저런 결정을 하신 건지
플랜 B
(서현) 해야 할 거 같아요
준비하겠습니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차분한 음악] [젊은 한 회장이 잔을 잘그락 든다]
[젊은 한 회장이 음료를 호록 마신다]
[풀벌레 울음]
(젊은 엠마) 오라버니
미자 언니를 마음에 두신 거예요?
(젊은 한 회장) 응
설화 네가
그 사람이랑 나를 좀
연결시켜 주면 안 되겠니?
(젊은 엠마) 어, 어떡하지?
미자 언니는 이미 정인이 있는데
근데 오라버니
미자 언니는
그 정인의 아이를 가지고 있답니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비밀스러운 음악]
(지용) 아버지
깨어나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아버지
전 아버지를 단 한 번도
진짜 아버지가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저한텐 아무도 없잖아요
낳아 준 제 어머니도 저를 그렇게 떠나셨는데
아버지도 그렇게 떠나시면
저 이제 완전히 혼자예요
아버지
제발
제발 오래오래 살아 주세요
미안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아버지
(지용) 아버지
[지용이 흐느낀다]
아버지
아버지
[훌쩍인다]
[날카로운 효과음]
(엠마) 지용이
[심전도계 비프음]
지용이
잘 보듬어 주셔요, 끝까지
불쌍한 아이입니다
(지용) 알아요
(지용)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아버지의 선택을 못 받는다는 거
제가 아무리 잘해도
아버지의 피가 돌지 않는 제가
효원의 후계자가 될 수 없다는 거요
욕심 안 냅니다
네 아들인 건
확실하니?
네
아들만
들이면 되는 거냐?
네
(한 회장) 네 아들을
내 집안 핏줄로 받아들이마
잘 키우거라
내가 너한테 하듯 하지 말고
그럴 일 없을 겁니다
정말 제 아들이니까요
(한 회장) 너도
내 아들이야
아닌 거
압니다
(순혜) 뭐야?
알코올 중독 센터?
[흥미진진한 음악] (주 집사) 네
(순혜) 큰애가 보냈어?
저를 때리셨어요
아니, 뭐야
주 집사 때린 벌로
중독 센터에 보냈단 거야?
진호 대표님
회장님 은둔 벙커에서 술독에 빠지셨어요
(주 집사) 큰사모님 명령으로
벙커에 있던 주류 제품 다 철수하고 원래대로 복구시켰습니다
뭐, 뭐야?
아니, 그러면 거, 거기를 전부 다 다시
저, 김미자 사진으로 싹 도배를 했다는 거야, 뭐야
아유, 나 진짜 못 살아, 나 미쳐!
아유, 내 팔자 왜 이러냐, 정말!
진희 아가씨 불러서 같이 크림빵 싸움이라도 하실래요?
(순혜) 시끄러워!
[순혜가 울먹인다]
[울며] 진호야
진호야
[어두운 음악]
[서현의 한숨]
(서현) 동서 그간 말해 주지 못한 게 있어
한지용
아버님의 아들이 아니야
[어두운 효과음]
돌아가신 서방님의 친모이자 유모였던 분이
서방님을 가진 채로 아버님을 만나 오신 거야
[희수의 어이없는 숨소리]
미안해, 얘기하지 않은 건
[어이없는 웃음]
저, 어머님 아세요?
나랑 아버님만 아는 얘기야
그 사람이
그래서 후계자가 될 수 없었던 거군요
한지용과 아버님
너무 복잡한 애증 관계야
(서현) 그녀를 사랑했지만
당신의 씨가 아닌 다른 남자의 피가 도는 아들까지는 사랑 못 했지
반쪽짜리 로맨티시스트
한지용의 운명도 참 딱하네요
뭐, 이젠 동정의 여지도 없지만
그래서 이번 소송
잘해 내야 해
(서현) 동서는 뭐든 할 수 있어
내가 뒤에 있을게
(희수) 네, 형님
형님이 있어서 두렵지 않아요
(기자들) 나오신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4) 오늘 재판의 쟁점은 무엇이었습니까?
(기자5) 서희수 씨는 언제 재판에 참석하시나요?
(조 비서) 특별히 회사와 상무님 이미지에
문제가 될 건 없어 보입니다
[한숨]
다음 변론 기일에 청구인이 직접 참석합니다
서희수 씨가 직접 재판에 참석하십니다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한숨]
[어두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진행자) 일동 기립!
[문이 탁 닫힌다]
[무거운 음악]
(판사) 사건 번호 2021년
즈단 31086 사건 시작하겠습니다
청구인부터 이 사건 청구를 하시게 된
이유에 대해 말씀해 보시죠
(남태) 이건 사실 복잡한 사건이 아닙니다
청구인인 이혜진 씨가 낳아 1년 6개월 동안 기른 아이를
한지용 씨 쪽에서 일방적으로 데려갔으니
아이를 데리고 오겠다는 겁니다
(보인) 이혜진 씨는 6년 동안
자신이 낳았다는 아이를 찾지 않았습니다
애가 다 크도록 뭐 하고 있다가
지금 와서 아이를 데려가겠다는 주장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아이는 정상적으로 크고 있습니다
이미 8살짜리인 아이의 환경이 바뀌었을 때 생길 혼란 역시
감안해야 합니다
태어나서 1년 6개월
아이의 영혼과 육체
그리고 뿌리를 만든 건 친모인 이혜진 씨입니다
(남태) 이건 청구인이 1년 6개월간 쓴 육아 일기입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배밀이를 하고 뒤집고
첫 이유식을 먹는 모든 과정을 오롯이 혼자 기록해 놓은 겁니다
이혜진 씨
하시고 싶은 얘기 하세요
저는
[긴장되는 음악]
아이를 낳고
1년 6개월간
혼자서 아이를 키웠습니다
(혜진) 그동안 아이 아버지는 연락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울먹이며] 갑자기 너무 아이가 아팠고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맨발로 찾아가
효원의 그 거대한 철문을 두드렸습니다
하지만 그 문은 열리지 않았고
(혜진) 아이와 함께 저는 어디론가 보내졌습니다
(혜진) 그리고 결국
거기에 아이를 두고 나왔습니다
[어두운 음악] (판사) 그럼 최근에 어떤 일이 있었길래
아이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시게 된 겁니까?
(혜진) 그 게이트 문이
다시 열렸습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아이 아빠 한지용이
저를 그 집에 다시 들였습니다
(남태) 아이 아빠가 직접 이혜진 씨를 집 안으로 들였다는 거죠?
(혜진) 네
아이의 튜터로 저를 들였습니다
[사람들이 술렁인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살아 있는 저를 죽은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아이로 하여금
아이의 엄마인 제가 죽었다고 믿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아빠 밑에서 어떻게 아이가 크게 합니까
한지용은
아이 아빠로서의 자격이 없습니다
(남태) 그런데 왜 죽었다고 했던 이혜진 씨를
6년 뒤에 튜터로 들인 거죠?
(지용) 하준이를 낳아 준 너 키워 준 희수
함께 하준이를 위해서 공생하란 거야
그럼 내 아들은 더 완벽해지니까
(혜진) 엄마와 튜터가 함께 아이를 양육하면
자신의 아이가 더없이 완벽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술렁인다]
(보인) 동요하지 마세요
준비하신 대로만 하시면 됩니다
(판사) 이혜진 씨 진술이 사실입니까? 서희수 씨?
(지용) 우리 집안이 튜터로 들인 걸 그 여자가 밝히면
당신은 뭐라고 할 거야?
아니라고 해야지
(희수) 당신 말대로 증거가 없는데
그 여자가 맞는다고 하는 거 다 아니라고 하면 되잖아
[긴장되는 음악]
(희수) 내가 아니라고 하면 다 끝이잖아
(판사) 서희수 씨?
네, 맞습니다
[사람들이 술렁인다]
(판사) 서희수 씨는
아이를 본인이 키우고 싶으신 건가요?
(희수) 네
(판사) 서희수 씨 심경을 한번 들어 보겠습니다
저는 제 아들 하준이를
제가 피와 살을 나눠 주지 못한 채 만났습니다
한지용 씨와
이혜진 씨의 유전자를 가진 한하준을
모두 제 아들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희수) 저는 O형
한지용은 A형
우리 하준이는
B형이거든요
하지만 그런 하준이를 키운 건
아버지인 한지용 씨도 이혜진 씨도 아닌
바로 엄마인 저입니다 제가 그 아이의 엄마입니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세상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낳지도 않은 아이에게
왜 이렇게 집착을 하는지
제 아들은
세상에 태어난 지 8년 되었습니다
어른이 되어 살아갈 모든 자양분과
인격 형성이 이루어지는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제 사랑과 손길이 가장 필요한 나이입니다
저는 지난 6년 동안
우리 하준이를 위해서 제 모두를 바쳤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한지용 같은 아버지 밑에서
내 아들을 괴물로 만들 수 없어
괴물로 만들지 않을 거야
(희수) 낳기만 한 엄마
부도덕한 아빠한테 휘둘려
아이가 상처받게 두지 않을 겁니다 절대로
하준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기꺼이 제 피, 땀, 눈물을 내어 줬습니다
낳지 않았기에 더 많은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내 진심을 증명하기 위해선 내 자신을 내어 줬어야 하니까
한지용
그 사람이 나와 함께한 모든 세월은 거짓이었지만
저와 하준이가 함께한
그 세월들은 다 진심이었습니다
제가 하준이에게 진심일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저는
하준이 엄마입니다
[긴장되는 음악]
(판사) 청구인의 유아 인도 심판 청구에 관한
결정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양육하는 한하준의
생물학적 어머니임이 확인되고
청구인의 주장대로 청구인의 아들 한하준이
아버지로부터 온전한 돌봄을 받을 수 없는 정황이 확인되긴 합니다
그러나 청구인 역시
오랜 기간 자신의 아이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피청구인의 아내 서희수가
양육에 헌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이를 청구인에게 보내는 것이
아이의 온전한 성장에 도움이 되는 환경일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청구인의 유아 인도 심판 청구를
기각합니다
[무거운 음악]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절망하는 숨소리]
[한숨]
알았어
- (희수) 수고하셨습니다 - (보인) 네, 축하드립니다
(서현) 동서
[어두운 음악]
한지용이
효원의 차기 회장이 됐어
[어두운 효과음]
이사회는 온통 한지용의 사람들이야
하루아침에 바꾸기 힘들겠지만
다음 스텝 진행해
내가 어떻게든 엎을 테니까
[픽 웃는다]
오히려 잘됐어요
높이 올라갈수록 잃을 것도 커지는 법이니까
(희수) 축하해
한지용 회장님
너 뭐 하자는 거야
(희수) 한지용
다 끝났어
보다시피 하준이는 내가 키우기로 했어
이 결혼
찢자, 그냥
나
하준이 데리고 그 집에서 나갈 거야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차분한 음악]
(남자1) 오늘 뉴스 보니까 둘째 아들이 회장 된다데? [순혜가 절규한다]
(보인) 한지용 상무 쪽에서 너무 반응이 없는데요? [지용의 성난 숨소리]
(희수) 각오하셔야 할 거예요 파란이 예상되니까
(부관장) 이 작품 화가분이 전해 주고 가셨어요
곧 한국을 떠나시나 봐요
(윤 기자) 이번 소송 관련 기사 단 한 줄도 못 쓰도록
위에서 오더가 내려왔어요
(진호) 당신이 관여하고 컨트롤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야?
(희수) 평범한 사고를 가지고 그 사람하고 싸워서는 [타이어 마찰음]
절대 이길 수가 없어요
(서현) 한지용 부수고 싶지?
한 번 더 내가 시키는 걸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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