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 김탁구 19
도입부.
1. 17부 28씬.
서인숙 십사년도 넘게 못만난 아이 때문에 더 이상 당신과 다투고 싶지 않아요.
구일중 아직도 그 호적문젠가?
서인숙 당신이 그것만 해주면 나.. 나머지 지분에 대한 권리도 일임하구...
회사일에 절대로 관여안해요. 이사회 투표권도 포기하겠어요.
구일중 (보면)
서인숙 내 마지막 부탁이예요 여보. 최후통첩이라고 생각해도 좋아요.
2. 18부 51씬.
마치 유경에게 키스하는것처럼 보이는 마준 위로,
마준E 이 세상에 어느 누구도 너같은 녀석... 원하지 않아.
탁구 (바라보는 시선에서)
3. 1부 57씬.
팔봉빵집앞에서 비를 맞고 있는 탁구위로,
마준E 신유경두 아버지두.. 어느 누구도 진심으로
니가 돌아오길 원하지 않는다구.
그 때 탁구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구일중,
탁구, 멈칫.. 돌아보는 시선에서.
구일중 미안하다... 탁구야.
팔봉 제빵실. (18부 앤딩 연결) N.
구일중 (복받쳐 오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채, 부둥켜안는다)
그 동안 널 찾지 못해 미안하다...
이렇게 가까이 두고도 널... 알아보지 못해... 미안하다...
탁구 (흐흑..! 걷잡을수 없는 눈물)
구일중 (다시 천천히 떨어져 탁구의 얼굴 여기저기를 살펴보며)
그 동안.. 어찌 살아왔느냐?
왜 진작 너라고 나한테 말해주지 않은거냐?
탁구 죄송합니다..
구일중 내가 널 걱정하고 보고싶어 할거라는 생각은 안했던거냐?
어떻게 이리도 모질게 외면을 하고 살아?
탁구 (계속 뚝뚝.. 떨어지는 눈물로) 정말 죄송합니다...
구일중 (아프고, 저리고, 안타깝고, 그러면서도 반가운 마음으로)
이제 됐다... 이제라도 너란걸 알았으니 됐어...
이제야 나도 숨이 좀 쉬어지겠구나... 탁구야.
(그러면서 다시 한번 더 꼭 안아준다)
탁구 (끅끅... 흐느끼는 모습)
그 두 부자의 상봉 길게 여운 주는데서.
그 아래층 제빵점 안. (18부 62씬) N.
나즉히 한숨을 내쉬며 돌아서던 조진구, 나가려다 말고 멈칫..
문밖에 서 있는 또 한사람을 본다.
그 밖으로 우산을 쓴 채 서 있는 마준이다.
하염없이 윗층의 제빵실을 올려다보고 있는 그의 얼굴은
속을 읽을수 없도록 무표정하다. 시선에서.
탁구 / 마준의 방. N. (빗물은 계속 연결로...)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마준, 문을 닫고 그 문에 기대선다.
무언가 가슴속 어느 한구석에 커다란 구멍이 뻥 뚫려버린듯...
휑한 느낌의 눈빛으로 서 있는 모습에서,
거성家, 거실. N.
어둠속에 앉아 있는 서인숙, 팔짱낀채 나즉히 한숨을 내쉬는데
그 때 현관쪽에서 소리가 들린다. 서인숙, 돌아보면
안으로 들어오는 구일중, (그 손에 들려져 있는 팔봉빵집 종이봉투)
그 봉투를 든채 구일중, 조용히 서재쪽으로 가는데
서인숙 (일어나 다가서며) 많이 늦으셨네요. 비도 오는데...
구일중 (멈칫 멈춰선다. 돌아본다. 말없이 서인숙을 물끄러미 보면)
서인숙 (? 본다) 왜 그러세요? 무슨 일.. 있었어요? (하는데)
구일중 (말없이 계속 서인숙을 바라본다)
서인숙 여보... (뭔가 이상한 기분으로 보는데)
구일중 당신이 저번에 제안한 조건 말이요.. 그 최후통첩이라는거...
서인숙 (순간 멈칫... 보면)
구일중 (본다. 보며 아주 차분하게) 거절하겠소.
서인숙 ! (본다, 순간 표정 쎄해진다)
구일중 최이사의 지분을 잃는한이 있더라도
나는 그 아이를 호적에서 지우지 않을거요.
서인숙 당신.. 무모한거예요, 아니면 융통성이 없는거예요?
찾아낼지 어떨지, 돌아올지 어떨지도 모르는 그런 아이 때문에
그 지분을 모두 포기하겠다구요? 진심이예요?
구일중 진심이요. 그게 애비된 자로서 최소한의 도리 아니겠소?
서인숙 여보!!!
구일중 당신이 어떤 반대를 해도 나는.. 그 아일 내 인생에서 지울 생각이 없어.
그러니 당신이 포기해. 아니면.. 받아들이든가. (진심으로 바라보면)
서인숙 (뭐지.. 이 사람의 눈빛은? 살짝 불안한 기분으로 보며) 당신...? (하는데)
구일중 내 얘긴 여기까지요. (그대로 돌아서서 들어간다. 쿵..! 닫히는 문)
서인숙 ...! (본다. 시선에서)
거성家, 서재. N.
책상앞에 앉아 종이봉투안의 빵을 꺼내 들여다보는 구일중,
빵을 손에 들고 보는 그 위로.
구일중E 집으로 돌아오거라.
<회상> 팔봉 제빵실. N.
탁구 (멈칫.. 하는 표정으로 구일중을 본다)
구일중 함께 집으로 돌아가자.
탁구 (순간 자기도 모르게 짐짓 다시 시선을 피한다)
구일중 탁구야.
탁구 죄송합니다 회장님. (정말 너무나 죄송한 표정으로)
구일중 (회장님이라구..? 이 아이는 아직도 나를 회장님이라 부른다)
탁구 이제 겨우 빵이 무언지.. 빵을 만드는 마음이 무언지 알아가고
있는중입니다. 배운것보다 배워가야할게 더 많습니다..
구일중 탁구야..
탁구 무엇보다 저한테는 김탁구로 살아야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구일중을 똑바로 보며)
제가 김탁구로 있어야.. 어머니가 저한테 다시 돌아올수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거성가로 돌아갈수가 없습니다. 회장님.
구일중 ! (본다. 바라보는 시선위로)
구일중E 하지만 탁구야... 나는 니가 필요하다.
다시 서재. N.
탁구가 만든 빵의 향기를 다시 한번 맡아보는 구일중,
그 향기에서 점점 그 마음이 결심으로 변해가는 눈빛에서.
구일중E 무슨일이 있어도 나는 너에게 이 거성을 물려주고 싶구나.
(나즉하지만 확고한 마음의 소리...)
동시에 E. 쿠르르릉... 나지막한 천둥소리. (번개 말고 소리만...)
(그의 결심이 또 한번 탁구와 마준의 인생에 파란이 되리라는걸
예고하기라도 하는듯...)
그런 구일중의 강렬한 의지의 눈빛에서.
탁구/ 마준의 방. N.
쿠궁! 쎄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어올리는 마준의 시선.
팔봉 제빵실. N.
여전히 구일중과 함께 있던 그 자리에 서 있는 탁구,
아련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어올리는 모습에서,
insert> 팔봉제빵점. N.
비는 멈추고, 빗방울만 풍경끝에서 똑똑.. 떨어지면.
탁구 / 마준의 방. N.
스륵!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탁구,
책상앞에 등진채 앉아 있는 마준의 뒷모습을 본다. 그리고 아무말 없이
옷장앞으로 가서 웃옷을 벗고 메리야스 차림에 수건을 목에 두른뒤
다시 문쪽으로 나가려는데,
마준 그래, 아버지하고 눈물겨운 상봉은 잘 끝났어?
탁구 (멈칫.. 멈춰선다)
마준 니가 팔봉선생님한테 빵을 배우고 있다니까.. 아버지가 뭐래?
장하다 그래? 대견하다 그래? (빈정거림이 가득하다)
탁구 (돌아보지 않은채) 그만하자.
마준 1차 경합에 통과했다는것도 말씀드리지 왜?
그 얘길 들으셨으면 너에 대한 평가가 또 달라졌을텐데.
탁구 (돌아보며) 그만하자! 마준아! (형답게. 형으로서! 보면)
마준 (순간 멈칫.. 돌아본다) 너 지금... 뭐라고 불렀어?
탁구 나 너랑 싸우기 싫다구. 그만하자구. 어?
마준 (허!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서더니) 뭐야 너!
아버지 한번 만났다구 그새 내 앞에서 형 행세라도 하겠다는거냐?
그런다구 누가 너같은 그지새끼 형으로 취급 해주겠대?
탁구 나 역시 너랑 그런 관계로 얽히는거 싫어.
나는 니가 구마준이 아니라 계속 서태조였으면 좋겠다구! 그런데!!
그래도 어쩔수 없는게 있잖아.
니가 아무리 싫다고 떼를 쓰구 내가 아무리 널 서태조라고 불러도...
회장님앞에서 나는 니 형일수밖에 없다구 이젠!!!
마준 입닥쳐! 내 앞에서 형이란 말 함부로 지껄이지 마!
탁구 마준아.
마준 그 이름 함부로 부르지 말란 말야!!! (노려보는데)
탁구 대체 어떻게 하면 니가 날 형으로 인정하겠냐? (어른스럽게)
마준 (멈칫..! 본다)
탁구 쓰레기, 그지새끼 그런거 말구..
어떻게 하면 니 형으로 인정받을수 있는거냐구.
이 경합을 끝까지 통과해내면 그럼 인정해줄래?
내가 이 경합에서 널 이기면 그럼 나를 형으로 받아들여줄래?
마준 (허! 웃더니) 반대루 그럼 너! 니가 탈락하거나 지게 되면
영원히 내 눈앞에서 사라져줄수 있어?
탁구 ! (본다)
마준 내 눈 앞에서, 그리고 아버지앞에서 영영 꺼져줄수 있어?
탁구 그게.. 진짜루 니가 원하는거냐?
마준 그래, 그게 진짜루 내가 원하는거야. 어쩔래? 할수 있어?
탁구 (본다)
마준 (노려보면)
탁구 그렇다면 약속은 꼭 지켜라. 내가 경합에 통과하거나 널 이기면..
그 땐 깨끗이 나를 형으로 인정하겠다구. 사나이대 사나이로.. 약속해.
마준 (멈칫.. 본다. 보더니) 너나 보따리 쌀 각오하는게 좋을거야.
탈락되는 즉시 내 앞에서 영원히 꺼져버려야할테니까.
탁구 아니. 난 안질거야.
마준 ! (멈칫..! 보면)
탁구 (특유의 강직한 눈빛으로 마준을 똑바로 쳐다보며, 형답게 또박또박)
나는 여기가 좋아. 이 팔봉집에서 좀 더 오래오래 있고 싶어.
그리구 너한테두 꼭 형으로 인정받고 싶어.
그러니까 나는.. 안질거다. (보며) 마준아.
마준 ! (본다)
탁구 (조용한 자신감으로 바라본다. 시선에서)
그렇게 쿵! 쿵! 무언속에 불꽃튀는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보면.
insert> 팔봉제빵실. N
쿵! 한쪽에 걸려있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 두루마리에서.
팔봉 재료창고 안.
미순 너 미쳤냐?
탁구 (움찔..! 혼나는 아이의 표정으로 보면)
미순 어떻게 서태조하고 너는 툭하면 그런 말도 안되는 내기를 하구 그러냐?
저번에는 신유경이더니, 이번엔 뭐? 집을 나가주겠다구?
탁구 그렇게 직접적으루 말한건 아니구, 그냥 눈앞에서 꺼져주겠다 그런거지.
미순 그 말이 그 말이지 바보야! 누구 맘대루 영영 꺼져주겠다 그래?
니가 촛불이냐? 니가 바람이야?
탁구 니가 모르는 이런저런 속사정이 있어 그런다 미순아.
그러니 제발 화 좀 그만 내고 나 좀 도와주라. 응?
너두 내가 이 집에서 영영 꺼져버리는거 싫잖아. 싫지? 그치?
미순 이 집에서 나가든 말든! 영영 꺼지든 말든! (하고 나가려는데)
탁구 (탁! 잡으며) 그러지 말구 좀 가르쳐주면 안되겠냐?
이스트 말고, 베이킹파우다 말고 밀가루를 부풀리는게 뭐가 있겠냐? 어?
미순 (허!) 내가 니 백과사전이냐? 누르면 답 나오는 자동판매기야?
어쩜 너는 그렇게 매번 당당하고 당연하게 물어보니 나한테?
탁구 야, 그럼 우리 사이가 이런것도 못물어보는 사이냐?
미순 우리 사이라니? 우리 사이가 어떤 사인데?
탁구 어떤 사이긴, 김탁구하고 양미순 사이지.
미순 헤!! (하고 가려는데)
탁구 (붙잡으며) 일주일동안 니 방 청소. 어때?
미순 (흘끗 째려본다)
탁구 이층복도 청소까지 내가 다 해준다. 어때?
미순 (참나..! 기가 막힌듯 그러더니 슬쩍 땡기는듯) 당번때 내 뒷설거지두.
탁구 뭐야? (잰눈으로 보면)
미순 싫음 말구! (팔빼면서 도로 가려는데)
탁구 (잡으며) 알았다. 방청소, 복도청소, 니 뒷설거지까지 오케이! 됐냐?
미순 (흘끗 본다. 보더니 슬쩍) 발효.
탁구 발효?
미순 그래, 발효. (하면서 쓱 가버리면)
탁구 뭐야? 그게 다야? 야! 그게 다야?? 아 진짜! (하면서 쫓아나가다가 멈칫)
마준 (안으로 들어서다 마주친다)
탁구 (멈칫.. 보면)
마준 (그대로 쎄하게! 쓱 지나쳐 안으로 들어가서 배합재료를 꺼내면)
탁구 (흘끗 한번 돌아본뒤 혼잣말로) 발효.. 발효라... (그러면서 나가면)
마준 (그런 탁구를 흘끗 쳐다보더니 나즉히 "발효..." 시선 돌리면)
탁구 / 마준의 몽타쥬.
1. 시장 일각.
"발효, 발효.." 중얼거리면서
발효음식들을 찾아 물건들을 쭉 고르기 시작하는 탁구.
일일이 냄새 맡아보고, 맛을 보는 모습에서,
2. 도서관.
발효에 관한 책들을 찾아 쭉 뽑아들고 있는 마준,
천연발효에 관련한 책들 위주로 있는대로 다 뽑아들면.
3. 시장 일각.
장바구니에 담겨지는 음식들, 청국장, 요플레, 김치, 심지어 젓갈까지.
탁구, 발효라는 단어가 들어간 음식들은 전부 다 사려는 기세다.
4. 도서관.
책상한쪽에 앉아 천연발효에 관한 것들을 전부 다 발췌하는 마준.
열심히 쓰기 바쁘고, 정보를 메모하기 바쁜 모습에서.
그러다 "독초발효"페이지가 눈에 들어온다. 문득 쳐다보는데
효능란에 <미각과 후각을 마비시키는 효능> 이라고 써져 있다.
마준, 본다. 보다가 무심하게 옆으로 그 책을 밀어버리는데서,
5. 팔봉제빵점 안.
반죽대 한쪽에 쭉 늘어놓는 발효음식들. (청국장진액, 요플레, 김치등등)
탁구, 그것들을 각각 밀가루풀에 섞어 어미반죽을 만들기 시작한다.
일일이 냄새를 맡아보는 탁구, 그런 다음 이름이 써진 각각의 통에
넣어 양지바른 재료창고에 쪼르르 놔둔다.
그 한쪽에서 쓰윽 얼굴을 내밀고 바라보는 미순의 얼굴에서.
6. 도서관. 공중전화.
마준 회사 연구실 좀 써도 되요? 시간하구 데이터가 많이 부족해서요.
(하면서 천연효모의 자료를 들여다보는 시선에서)
7. 팔봉제빵점, 재료창고 안.
발효된 종들을 가지고 어미 반죽을 만드는 탁구,
그것들을 각각의 통에 담아 발효실에 넣어둔다.
탁구 잘 부탁한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발효실안의 반죽들을 쳐다보면)
8. 거성. 식품개발실.
<식품개발실>이라고 써 있는 그 문으로 들어서는 한승재와 마준.
그 앞으로 다가서는 직원1, 인사하면.
한승재 이 분이 앞으로 널 도와주실거다 마준아.
마준 앞으로 십사일안에 이스트 없이 천연발효종만으로 빵을 만들어야
합니다. 먼저 5일안으로 1차결과물을 내주도록 하세요. (자료를 내밀면)
9. 제빵실 / 식품개발실 (cut-back)
탁구 (반죽통을 꺼내 체크한다, 전혀 부풀지를 않는다) 아.. 실패다... /
마준 (역시 천연발효 결과물을 보고 받고 있다. 별로 신통치않은 표정위로)
직원1 실패했습니다. /
탁구 (또 다른 반죽을 들여다 보며 아! 또 실패! 후우! 한숨 내쉬면) /
직원1 (또 다른 보고서를 내밀며) 역시 실패했습니다.
마준 (계속 실패한 보고서만 받아든다. 시간경과로 옷은 계속 바뀜....) /
탁구 (재료창고에서 또 다른 발효종 항아리를 열어보다가 어후! 냄새...) /
마준 (받아든 서류들을 촥! 집어던진다. 또 실패다.. 슬슬 열받는 표정에서)/
탁구 (또 다른 반죽통을 꺼내보며) 아.. 또 실패다. (후우! 낙담하는 표정)
미순 (그 뒤로 쓰윽 나타나서 탁구를 보는 위로) /
마준 (털썩, 한쪽에 앉으며 한숨을 내쉰다. 안되는건가...? 시선에서) /
팔봉E 그래, 두 녀석들 모두 진전이 있는것 같드냐?
팔봉의 방.
미순 전혀요. 탁구는 계속 실패만 하고 있구요,
서태조는 어디서 뭘하는지 아예 제빵실엔 얼굴도 안비춰요.
일만 끝나면 오후엔 쌩하니 사라져버린다니까요.
팔봉 두 녀석한테 모두 힌트는 제대로 주었느냐?
미순 네. 그럼요. 발효라고 정확이 알려줬습니다.
근데요, 할아버지. 이건 좀 불공평하지 않나요?
저두 경합 참가잔데, 그 녀석들한테만 힌트를 주시구 저는 건너뛰시구..
팔봉 너는 힌트를 주지 않아도 이미 답을 알고 있지 않느냐.
미순 제가 답을 알고 있다구요 할아버지?
팔봉 니 미각은 한번 맛본것은 절대 안잊어버리는걸로 아는데 말이다.
미순 뭐.. 그야 그렇지만.. (겸연쩍게 웃으면)
팔봉 니가 마지막으로 봉빵을 먹어본것이.. 열두살때니...
틀림없이 그 맛도 기억하고 있겠지? 그렇지?
미순 (쓰윽 쳐다본다. 보더니) 네.. 뭐..
팔봉 (그럴줄 알았다는듯 끄덕이면)
미순 (? 그런데 갑자기 왜 그 말을 하실까? 꿈뻑꿈뻑 쳐다보는데서)
거성식품, 비서실.
결재 서류를 들고 안으로 들어서는 한승재,
마침 문이 열리면서 구일중과 박변이 밖으로 나온다.
구일중 앞으로 절차상의 문제는 박변이 알아서 해주도록 해요,
박변 예, 회장님. (일별한뒤 돌아서다가 한승재를 본다)
구일중 (같이 한승재를 보면)
박변 (한승재에게도 일별한뒤 밖으로 나가면)
구일중 (한승재를 본뒤 그대로 돌아서서 들어간다)
한승재 (뭔가 살짝 꺼림찍한 표정으로 여비서에게) 박변은 언제 온거야?
여비서 오전에 회장님 출근하시자마자 찾으셔서요..
(살짝 민망한듯) 한실장님한텐 알리지 말라셔서... 말씀 못드렸습니다.
한승재 ? (멈칫.. 그 말에 본다. 보다가 회장실쪽을 보면)
거성식품, 회장실.
구일중의 책상앞으로 결재서류를 내미는 한승재.
구일중, 말없이 서류를 열어본다.
한승재 (떠보듯) 박변은 갑자기 어쩐 일입니까?
구일중 개인적으로 물어볼 게 있어서 불렀네.
한승재 집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신겁니까? (하는데)
구일중 말했잖은가. 내 개인적인 일이라구.
(냉랭하게 싸인을 한뒤 한승재에게 내밀고 일어선다)
한승재 (멈칫.. 보더니 얼른) 혹시 저한테 뭐 언짢으신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회장님? 제가 뭘 잘못했는지 말씀해주십쇼, 시정하겠습니다.
구일중 (그 말에 멈칫.. 돌아본다. 잠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빤히 보더니)
글쎄. 자네하고는 어디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야할까?
무엇부터 얘길 해줘야할까?
한승재 (? 보면)
구일중 (눈길 접으며) 미팅시간에 늦겠군. (쎄한 느낌으로 돌아서서 나간다)
한승재 (본다. 뭐지..? 하는 눈빛으로 본다. 신경쓰이는데서)
복도 일각. (식품 개발실앞 복도)
한쪽으로 쭉 걸어오는 구일중, 그 뒤로 남일우와 비서1,
그밖에 다른 부하직원 서너명이 따라오고 있다. 그 때 저쪽에서
마준 벌써 3일째예요, 3일 정도면 어느정도 결과는 나와야하는거 아니예요?
구일중 (멈칫...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면)
직원1 아무래도 이스트를 전혀 쓰지 않고 천연효모만으로 빵을 발효시키는건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어려움이 많습니다.
마준 (들고 있던 결과물들을 직원1의 가슴에 던지듯 탁! 안겨주고는)
이틀안에 어떻게든 이스트 없이 반죽을 발효시킬 방법을 찾아내세요!
(하면서 걸어오다가 멈칫..! 구일중과 시선이 마주치자 놀란다)
구일중 (거기 서서 마준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마준 아.. 아버지... (하면서 짐짓 직원1쪽 시선을 한번 던지면)
구일중 (짐짓 뒤쪽의 직원1을 보더니 손을 내민다) 그거 이리 내보게.
직원1 회장님... (주춤하자)
구일중 어서 이리 내래두!
직원1 (마준의 눈치를 한번 본뒤 구일중에게 내민다)
구일중 (그 안의 것들을 쭉 훑어본다. 순간 얼굴이 굳어진다. 마준을 보더니)
너.. 뒤에서 내 회사 사람들의 힘을 빌어 경합을 준비하고 있었던거냐?
이런 반칙을 써서 경합을 통과할 생각이었어?
마준 아버지... (뭔가 변명하려는데)
구일중 너의 승부라는게.. 결국 이런거였구나.
이런식으로 탁구를 이기겠다는거였어... (보며) 정말.. 실망이다.
마준 ! (쿵..! 그 말이 가슴을 한 대 후려치는듯..! 구일중을 보면)
구일중 두 번 다시 내 식품개발실에 발을 들이지 마라.
이기더라도 니 힘으로 이기고, 떨어지더라도 니 실력대로 떨어지도록 해
(그러면서 자료를 탁! 안겨주더니 그대로 차갑게 돌아서서 가버린다)
마준 ...! (그대로 멍하니 멀어지는 구일중을 본다. 보다가 자료를 내려다본다.)
꾸깃..! 하더니 그대로 자료들을 바닥에 촤르르르! 집어던지는데서.
회사 로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서인숙. 경비들 죄다 나와 인사하고 있고,
그 앞으로 다가서는 여비서. 걸어들어오는 서인숙 옆에 붙어서며
여비서 사모님 나오셨습니까.
서인숙 (엘리베이터쪽으로 쭉 걸어오며) 어. 그래, 회장님은?
여비서 삼십분전에 마켓팅팀 회의 들어가셨습니다. 메모 넣어둘까요?
서인숙 아니야, 그럴거 없어. 오늘은 한실장만 만나고 갈거야.
여비서 네. (하면서 엘리베이터쪽으로 가는데)
서인숙 (순간 한쪽으로 시선이 가서 멈추면)
저쪽으로 물양동이와 마대를 들고 가는 유경이 보인다.
서인숙, 멈칫... 쳐다본다. 저 아이가? 하는데서.
관리실 창고.
양동이에 물을 담아 마대와 함께 들고 들어오던 유경, 고개들어 보면
저 안으로 잔뜩 열받은채 팔짱낀채 눈을 감고 앉아 있는 마준의 옆모습..
유경, 본다. 보더니 안으로 들어와 담아온 물에 걸레를 짜서 책상이며
그 주변 선반을 닦기 시작한다.
마준 (짐짓 눈을 뜨고 본다, 가라앉은 눈빛으로) 이젠 아는척두 안하기냐?
유경 (선반 먼지를 닦으며) 나 지금 근무시간이야. 나가줄래?
마준 알수가 없네. 대체 무슨 고집으루 여기 계속 이러구 있는거니?
유경 (보며) 너야말루 이 시간에 왜 여기있는거야? 경합중이라며? 안바뻐?
마준 너한테까지 경합소리 듣고싶지 않으니까, 하지마.
(쎄한 눈빛으로...) 망할놈에 경합... 개나 먹으라 그래.
유경 (보더니) 배부른 소리 하러 온거면 번지수 잘못 골랐어.
나 그런 투정 잘 못들어주는 사람이야. 다른데 가서 해.
(그러더니 짤없이 돌아서서 청소를 계속한다)
마준 (그런 유경을 본다. 보다가 '하긴 넌 그런애지..' 힘없이 픽 웃어버린다)
그 때 그의 시선, 문득 선반위로 올라간다.
유경이가 청소하는 선반이 흔들리면서 그위의 서류들이 툭..
떨어지려고 한다. 그 찰나..! 마준의 손이 떨어지는걸 막는다.
그 바람에 마준과 선반사이에 끼어버린 유경...
유경, 마준을 올려다본다. 마준, 유경을 내려다본다.
유경 (그 시선 왠지 별루다. 지나쳐 가려는데)
마준 (잡는다)
유경 (멈칫.. 다시 마준을 보면)
마준 (물끄러미 내려다 보며) 또 때릴거니?
유경 뭐?
마준 나 지금 너한테 키스하고 싶은데.. 그럼 또 때릴거냐구.
유경 ! (보면)
마준 그럼.. 한다? (그러더니 천천히 그녀의 입술을 향해 가까이간다)
유경 (표정없이 본다)
마준 (거의 닿을락말락 그 직전까지 입술을 갖다 대는데, 그 마지막 순간)
유경 (고개를 쓱 돌려버린다. 아주 무표정하게)
마준 (멈칫..! 본다)
유경 (쎄하게 다른곳을 응시하고 있다)
마준 (본다, 보다가 조금은 씁쓸한 미소 픽.. 웃더니 떨어져 서며)
너무 오래 끌지는 마라 신유경.
나 기다리는거 잘 못해. 그러니까.. 내가 매달릴때 못이기는척 넘어와.
너무 튕겨도 매력없다 너. (그러면서 돌아서는데)
유경 왜 나야?
마준 (? 돌아본다)
유경 (보며) 다른 여자들 많잖아 너.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너 좋다는
여자들하고 놀수 있는데... 그런데 왜 하필 나냐구.
마준 (본다. 보더니) 마음을 먹어도 가질수가 없잖아 너는. 그래서.
유경 (빤히 본다)
마준 (씩 웃는다, 왠지 기분이 좀 한결 나아진듯 웃는 얼굴에서,)
그 문뒤 일각>
비스듬히 열린 문뒤로 나타나는 서인숙의 얼굴.
차갑고 싸늘하게 가라앉는다. 그 시선 길게 주다가.
팔봉제빵실.
발효실에서 반죽을 꺼내 열어보는 탁구,
그러나 반죽이 전혀부풀지 않았다.
탁구 아... 이 녀석두 실패네... (살짝 낙담하는 표정인데)
미순 (그 뒤로 쓱 다가선다. 부풀지 않은 반죽을 보더니)
좀 쉬었다 하지 그래? 며칠째 제빵실에만 틀어박혀있잖아 너.
탁구 쉴새 없다. 앞으로 12일뿐이 안남았거든. (반죽상태 살피는데)
미순 (빤히 보며) 근데 말이다 김탁구. 너 그날 이후로 한마디두 안하드라?
탁구 뭐를?
미순 유경씨 얘기 말야.
탁구 (순간 멈칫.. 하더니 더 열심히 반죽상태를 살피는척 하면)
미순 (그 옆으로 쓰윽 얼굴 들이밀고) 무슨 일 있었냐?
탁구 무슨 일은. (하면서 다른쪽으로 자리 이동하면)
미순 (쪼르르 쫓아오면서) 이상하잖아. 맨날 유경이, 유경이
입에 달구 살더니 그 날 유경씨 만나러 갔다와서는 한마디두,
단 한마디두 너 유경씨 얘기 안하구 있잖아. (보며) 싸웠니 두 사람?
탁구 싸우기는. 내가 유경이랑 왜 싸워?
미순 그런데 왜 그래? (하다가) 혹시 유경씨가 너한테 헤어지자 그러디?
(하다가) 어머! 설마 유경씨한테 딴 남자 생긴거야? 그런거니? (하는데)
탁구 (돌아보며 버럭!!) 아 그런거 아니라니까! (하면서 화를 내버리고 만다)
미순 (멈칫.. 놀라서) 깜짝이야...
탁구 (본다 순간 괜히 미순이한테 화냈나 싶어 이내 목소리 낮춰)
그런거 아니라구. 그러니까 그 얘긴 그만하자 미순아. 어?
(하더니 돌아서서 재료창고로 가버린다)
미순 (꿈뻑꿈뻑 쳐다본다) 어째 영 수상한걸...? (보는데서)
재료창고.
안으로 들어오는 탁구, 밀가루를 푸다가 손을 멈춘다. 시선위로,
마준E 몰랐어? 난 그 동안 계속 신유경이랑 만나고 있었는데.
플랫쉬-백> 18부 53씬.
탁구 거짓말하지마.
마준 거짓말인지 아닌지 본인한테 가서 직접 확인해보든가 그럼.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어딘지,
내가 구마준이라는 사실을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지.
탁구 (순간 어금니를 꾹 문채 마준을 바라보면)
마준 니가 생각하는것보다 그 앤.. 훨씬 더 똑똑하고 야망이 커.
결코 너같은 녀석한테 만족할 여자가 아니야.
다시 현재> 힘없이 툭... 밀가루 푸던 손을 떨군다.
탁구, 나즉히 한숨으로 고개를 돌린다. 시선에서.
거성식품 앞.
퇴근길인듯 밖으로 쭉 걸어나오는 유경,
한쪽으로 방향을 돌려 걸어오다가 순간 천천히 걸음을 멈추고 본다.
그 한쪽에 서 있는 탁구, 빤히 유경을 바라보고 있다.
유경 (살짝 놀란듯) 탁구야...
탁구 (표정없이 거성을 한번 쳐다본다. 그러다 다시 유경을 본다)
유경 (왠지.. 뭔가 잘못하다 들킨 사람처럼 시선 피한다)
탁구 (본다. 보다가) 저녁 먹었냐?
유경 (그 말에 다시 탁구를 보면)
탁구 (본다. 따뜻하게 웃어준다, 미소에서)
S#24-1 팔봉 제빵실,
발효실 문을 열고 그 안에 들어있는 탁구의 어미반죽들을 본다.
(어미반죽양푼마다 "김치" "청국장" "요구르트" 등등 써있다)
마준, 그것들을 건성으로 들여다보며
마준 뭐야.. 이 녀석두 아직 헤매는중이잖아. (살짝 안심하는데서)
팔봉집, 거실.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마준,
마준 다녀왔습니다.. (건성으로 인사한뒤 무심히 계단을 오르려는데)
집안이 너무 조용하다. 마준, ? 돌아본다.
다들 어디갔나? 하고 돌아보다가 문득 팔봉선생의 방에 시선이 머문다.
반쯤 열린 방문, 그 너머로 팔봉선생도 기척이 없다.
마준, 그 열린방문을 잠시 바라본다. 보더니
마준 선생님, 계십니까? (대답없다) 선생님.. 안에 계십니까? (대답없자)
조용히 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뭔가 살짝 긴장감이 흐르는)
열려있는 팔봉의 방문앞으로 점점 더 천천히 다가서면.
팔봉집, 팔봉의 방.
반쯤 열린 그 문뒤로 나타나는 마준,
팔봉이 없는 텅빈 방안을 휘 둘러본다. 보다가 멈칫..!
책상위로 시선이 멈춘다.
거기에 놓여져 있는 책한권, "醱酵日誌"(발효일지)라고 써진 책이다.
마준, 순간 쿵쾅쿵쾅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잠시 망설이며 주위를 한번 더 둘러보더니 천천히 팔봉방문안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 책상근처로 다가서서 쳐다보는 마준,
마준 (나즉히) 발효... 일지...?
그러면서 자기도 모르게 이끌려 그 책을 향해 손을 뻗는다.
두근두근! 왠지 금서를 보는듯... 떨리는 마음으로 손을 뻗어 살며시
그 첫장을 조심스럽게 쓰윽 들어올린다. 두근두근! 하는 순간
쿠궁! 눈에 들어오는 글씨.
"주종(酒種)" 그 중에 술酒자가 크게 눈에 들어온다.
순간 생각지도 못했던 재료에 놀라는 마준, 뚫어질듯 그 글씨를 본다.
구일중E 선생님.. 설마 이 발효종은....
플랫쉬-백>
팔봉 그래 맞다. 내가 가장 즐겨먹던 놈한테서 뽑아낸것이다.
다시 현재>
마준 (허..! 그게.. 이거였어? 술이었단 말이지... 하면서 빤히 쳐다보는데)
팔봉E 흐흠!!!
마준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며 얼른 책에서 손을 떼고 돌아보면)
팔봉 (반쯤 열린 그 문뒤로 서서 마준을 보고 있다)
마준 ! (본다. 젠장..! 어쩌지?)
팔봉 (책상위의 발효일지를 한번 본뒤 다시 마준을 쳐다본다)
내 방에 무슨 볼일이냐?
마준 그게.. 선생님을 잠시 뵈려구 들어왔다가... (말을 얼버무리는데)
팔봉 (보더니 안으로 들어와 앉으며) 앉거라.
마준 (흘끗 보더니, 일단 문쪽으로 물러선뒤 앉는다)
팔봉 그래, 나헌테 무슨 볼일이냐?
마준 (수습하듯) 그게.. 아직 선생님의 답변을 못들어서 말입니다.
팔봉 답변이라니?
마준 이번 경합통과자에게 봉빵레시피를 전수해주실건지 어쩌실건지..
아직 그 대답을 못들어서요, 그래서...
팔봉 (OL) 그래서 그 대답이 궁금해서 내 방에 들어왔단 말이지?
마준 예... 뭐...
팔봉 허면 이제 속이 시원해졌느냐?
마준 (멈칫.. 고개들어 본다) 예?
팔봉 방금전 내 발효일지를 들여다보지 않았느냐.
마준 (두근두근..! 놀란 표정으로 팔봉을 보면) 서.. 선생님 그건...
팔봉 그래, 맞다. 니가 본것처럼 봉빵 발효종의 주원료는 바로 술이다.
그러니 이제 어쩔 생각이냐? 그 발효종을 니가 한번 만들어볼셈이냐?
마준 선생님...!
팔봉 그 발효종을 만들수만 있다면 이스트 없이도
반죽을 부풀게 할수 있으니, 2차 경합에도 무사 통과할수 있겠구나.
마준 (순간 고개 숙이며) 잘못했습니다! 선생님의 레시피가 너무 궁금해서
그만 제가 보지 말아야 할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잘못했습니다.
팔봉 아니다. 그럴거 없다. (보며)
니가 그 발효종의 원료를 안다한들... 어차피 너한테는 무용지물일테니.
마준 (멈칫.. 고개들어 팔봉을 본다) 예?
팔봉 빵을 만들 수 있는 발효종 상태를 만들기까지 나는 7년이 걸렸다.
헌데 너한테는 이제 겨우 12일밖에 없지 않느냐.
너에게 탁구처럼 뛰어난 후각이 있다면 혹시 또 모를까...
니 실력만으로 그 12일안에 발효종을 찾아낸다는건 무리다. 알겠느냐?
마준 ! (순간적으로 표정이 굳어져서 보면)
탁구 / 마준의 방.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와 쿵! 소리나게 문을 닫아버리는 마준,
무언가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마준 내 실력으론 어림없다구? (허..!)
그 따위 후각같은거 없어도.. 찾아내면 될거 아냐!
(젠장! 발로 아무거나 퍽! 차버리는 모습에서)
팔봉의 방.
책상앞에 앉아 있는 팔봉, 흐음...!
무언가 심히 마음에 걸리는 눈빛으로 책상위에 올려져 있는
발효일지를 올려다본다. 시선에서.
저녁 어느 식당. N.
비빔밥이 나온다.
탁구, 먼저 자기걸 쓱쓱 비벼서 유경앞에 놔주고,
유경이걸 가져다 자기가 또 쓱쓱 비벼서 먹는다.
탁구 음! 맛있다! (먹다가) 어서 먹어. 진짜 맛있다. (또 한입 가득 먹으면)
유경 (본다. 보다가 숟가락 들고 먹는다, 그닥 입맛이 없는듯)
탁구 (그런 유경을 보고) 뭐 다른것두 좀 시켜줄까? 뭐 더 먹고 싶은거 있어?
유경 저기 탁구야...
탁구 우리 저녁먹구, 영화보러 갈래?
유경 (? 본다)
탁구 아.. 영화는 좀 피곤한가? 다른거 뭐할까? 하고 싶은거 없어?
나 오늘 일부러 시간내서 온거야.
오늘 만나면 경합때까지 못 볼수도 있어. 그래서...
유경 괜찮아. 물어봐두 돼.
탁구 (멈칫... 유경을 본다)
유경 왜 그 회사에 들어갔냐구... 물어봐두 된다구.
탁구 (본다. 보더니) 아니.. 안물어볼란다.
유경 (? 본다)
탁구 내가 알아야 될 이유였다면..
물어보기도 전에 진작 니가 먼저 얘기해줬겠지.
니가 일부러 말하지 않은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거잖아.
유경 (본다. 거기까지 자기 마음을 읽어주는구나.. 순간 또 마음이 짠해지는)
탁구 어서 먹어.. 우리 맛있게 먹구 재밌게 놀자. (씩 웃는데)
유경 (순간 울컥.. 하더니 그대로 고개를 숙이며) 나... 정말 바보같아...
탁구 (? 본다)
유경 나.. 왜 이러구 사는지.. 정말 모르겠어 탁구야...
그냥 자꾸만 화가 나... 화가 나서 미치겠어... (하는데 툭.. 눈물이)
탁구 유경아. (살짝 당황한듯 보면)
유경 아무리 기를 써도 안돼...
숨이 막혀 죽겠는데... 숨 쉴만한데로 나가지지가 않아...
그냥 자꾸만 화가 나... (보며) 아무리해두 너처럼 웃어지지가 않아.
너처럼 참아지지가 않아... 탁구야...
나 어떡하니? 멈추고 싶은데... 멈춰지지가 않아... (툭.. 툭.. 눈물만)
탁구 (본다. 짐짓 미소로 다정하게 눈물을 닦아주더니) 우리.. 그만 일어날까?
유경 (본다)
탁구 나가서 데이트 하자. 다른 사람들 하는것처럼... 어때?
유경 (? 본다. 바라보는 시선에서)
거리 데이트 몽타쥬. N.
1. 처음엔 조금은 서먹한듯 나란히 걷는 탁구와 유경...
탁구가 먼저 유경의 손을 잡는다.
유경, 탁구를 보면. 탁구, 기분좋게 웃으며 유경을 홱! 끌어당긴다.
여기저기 구경하며, 정말 다른 연인들처럼 데이트를 즐기는 두 사람..
길거리 음식도 사먹고, 좌판에서 이런거 저런거 구경도 하고...
(유경은 그런 모든 상황이 어색하고, 그저 어색하기만..
탁구도 실은 그런거 잘 모르지만 유경을 위해 열심히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하고... 그러나 자꾸 실수만 하고...
그런 모습에 유경, 조금씩 얼굴에 미소가 돌기 시작하고...)
2. 즉석증명사진 기계 앞. (89년도판 즉석증명사진기계)
그 앞을 지나치던 탁구, 돌아본다. 보다가
지나쳐가던 유경을 도로 데리고 온다.
유경, 고개를 가로저으며 처음엔 싫다고 하는데
탁구 너하구 나 이제껏 같이 찍은 사진 한 장두 없잖아... 찍자.
유경 (본다. 할수 없이 이끌려 안으로 들어간다)
3. 즉석증명사진 기계 안.
둘이 어색하게 자리잡고 앉는 탁구와 유경.
탁구도 유경이도 서로 어떻게 하는지 몰라 서로 헤매다가 퍽! 퍽!
플랫쉬 터지고, 그 바람에 탁구도 유경이도 처음엔 둘 다 이상한 각도나
얼굴로 사진이 찍혀버린다.
다시, 이번엔 제대로 작동하면서 서로 어색하게 찍는 사진.
그러다 유경, 탁구를 본다. 보다가 조용히 어깨에 기댄다.
퍽퍽! 찍히는 그들의 모습, 점점 이런저런 포즈도 다양해진다.
(너무 이쁜척 웃거나 하지 말고, 쑥스럽지만 풋풋한 청춘남녀처럼..)
그러다 마지막에 탁구가 유경을 꼭 안아준채 퍽! 플랫쉬가 터지면.
마지막, 사진 나오는곳으로 툭.. 떨어지는 다정한 그 사진에서.
유경의 집 앞 길. N
나란히 걸어오는 탁구와 유경...
탁구는 계속 사진을 들여다보며 입이 귀에 걸렸다.
탁구 우리 이렇게 보니까 진짜 잘어울린다. 그치 유경아.
유경 (본다. 보면서 피식 웃음)
탁구 (계속 사진을 들여다보며 좋아하면)
유경 (본다. 보다가 조용히 탁구의 팔에 팔짱을 끼운다)
탁구 (멈칫... 돌아보면)
유경 (조용히 탁구의 어깨에 기댄채 걸어온다)
탁구 (왠지 기분좋은듯 같이 나란히 앞을 보고 걸어오면서) 유경아...
유경 응.
탁구 너한테.. 너무나 부족한 남자라서 미안해. (소년이 아닌 남자로서)
유경 ...
탁구 너한테 해주고 싶은게 너무너무 많은데... 아직은 내가 많이 부족해.
하지만 마음만은 세상 누구보다 너만으로 꽉 차 있으니까...
그러니까.. (하는데)
유경 (천천히 걸음을 멈추고 돌아본다)
탁구 (같이 멈추고 돌아보며) 사는거 너무 팍팍하고 힘들지만,
때로는 숨이 차도록 답답하고 버겁겠지만...
그래두 내가 있으니까... 날 믿구 조금만 더 견뎌줄래?
유경 (탁구를 본다)
탁구 내가.. 어서 빨리 너 한사람 행복하게 해줄수 있는 남자가 될테니까..
조금만 더 참아줄래? 어?
유경 (본다. 잔잔한 미소로 보일듯말듯 웃어주더니)
이번 2차 경합에두.. 꼭 통과해라. 응?
탁구 (고개를 끄덕인다) 음.
유경 또.. 올거지?
탁구 음.
유경 (짐짓 미소로 보더니 한번 꼭 안아준다)
탁구 (같이 꼭 안아준다)
유경 (떨어져서 한번 더 미소지은뒤 돌아서서 들어간다)
탁구 (본다. 보다가 아쉬움으로 소리없는 긴한숨을 내뱉는다. 시선에서)
그 일각. 차 안. N.
차안의 시선으로 보이는 탁구의 모습..
탁구, 계속 유경이 집쪽을 돌아보며 멀어진다. 그 뒤로 차에서 내려서는
사내들 (한승재의 사내1 포함) 우르르 유경이가 간쪽으로 몰려간다.
유경의 집 안. N.
책상앞에 스탠드를 켠채 앉는 유경,
잠시 그러고 있다가 책상서랍을 열면 그 안에 들어있는
"辭職書"라고 쓴 봉투. 본다. 보다가
유경 그래.. 그만두자... 여기서 멈추자 유경아...
(그러면서 그 사직서를 가방안에 넣는다. 넣고.. 결심한 표정인데)
그 때 쿵쿵쿵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유경, ? 돌아본다. 시선에서.
유경의 집 문앞. N.
유경 누구세요? (하면서 문을 열다가 멈칫..)
문앞에 서 있는 사내1과 그 무리들을 본다.
순간 재빨리 도로 문을 닫으려는데 그 문을 턱! 잡아채는 사내들.
그대로 홱! 문을 열어제끼면서 안으로 들어선뒤 쿵! 문을 닫는다.
유경의 집 안. N
재빨리 뛰어들어오는 유경, 책상위의 수화기를 집어들어
112를 누르려는데 전화를 빼앗아 쾅! 한쪽에 집어던지는 사내1.
유경 (으아아아!!! 비명을 지르려는 찰나)
사내2 (재빨리 입을 틀어막는다)
쿵! 그대로 유경의 입을 틀어막은채 사내1 앞으로 무릎을 꿇리면,
사내1, 유경의 앞으로 종이 한 장을 내민다. 사직서.. 라고 써 있다.
유경 ! (쿵..! 하는 기분으로 그 사직서를 본뒤 고개들어 사내1을 보면)
사내1 찍어.
유경 (노려본다. 누가 보냈는지.. 이제야 알겠다는 눈빛으로 보면)
사내1 어서 지장 찍으라니까.
유경 (고개를 가로젓는다. 절대로 찍지 않겠다는 눈빛으로 사내1을 노려보면)
사내1 (눈짓을 하면)
사내3 (유경의 오른손을 강제로 가져다 엄지손가락을 펴서 지장을 찍게한다)
유경 (끝까지 버틴다. 절대로 안찍을거야! 절대로!!!)
하지만 사내3의 힘을 당해내지 못한채 결국 지장을 찍고 마는 유경.
사내1, 지장이 찍힌 사직서를 가져가서 본다. 보는데
유경, 순간 입을 틀어막은 사내2의 손을 꽉! 깨문다.
사내2 아야아아! (얼른 손을 빼는것과 동시에)
유경 (사내1이 들고 있던 사직서를 홱! 나꿔채듯 찢는다 동시에)
사내1 이게 근데!!! (하면서 짝! 유경에게 뺨을 날리는)
쿵..! 바닥으로 넘어진다. 입술이 깨진듯.. 입가에 피가 맺힌다.
유경, 고개들어 사내1을 노려보는데
사내1 너 죽고 싶어? 어?
(그러더니 유경의 책상에서 종이와 펜을 집어들더니) 써!
유경 (노려보는데)
사내1 (확! 또 때릴듯 손을 들어올리며) 안써!!!
유경 (순간 폭력에 대한 공포가 있는 그녀 움찔한다!)
사내1 험한꼴 당하기전에 당장 써! 어서어!!!
유경 (노려본다. 보다가.... 결국! 굴욕적인 표정으로 펜을 집어든다)
덜덜 떨면서 잠시 그 종이위에서 머뭇하는 유경,
두 눈에 눈물이 고인다. 이를 앙문채... 쓰기 시작한다.
辭職書 (쭉 사직서 내용을 써내려가는 가운데)
그녀의 눈에서 툭.. 툭.. 눈물이 떨어진다.
굴욕적인 표정으로 한자 한자 써 내려간뒤 마지막으로 지장까지 찍는다.
사내1 (쓱 자필 사직서를 가져가더니) 됐다! (하면서 일어나서 나가면)
그대로 내팽개치듯 유경을 한쪽구석에 밀쳐버린뒤
사내들 우르르 집을 빠져나간다.
그 마지막으로 방바닥에 짖밟힌 유경과 탁구의 사진이 보이고...
쿵! 사내들이 다 빠져나간뒤 그 때까지 쓰러져 있던 유경,
점점 흐느끼기 시작한다. 그 흐느낌이 점점 더 커지다가 순간
유경 으아아아아!!!!! (비명처럼 울음을 터뜨린다. 분하고 억울한 그 울음에서)
큰길 일각. N.
사진을 보면서 걸어오던 탁구, 뭐지...? 하는 느낌으로
한번 저 뒤쪽을 돌아본다.
(상당히 떨어진 거리로 소리가 직접적으로 들린것은 아니고,
그저.. 이상한 느낌으로만 돌아보는 표정)
그 때 그 옆으로 지나쳐가는 사내1 일행의 차량.
탁구, 자기 앞으로 지나쳐가는 차안의 그 사내1을 보지 못한채
그저 유경이네 집 방향만 돌아본다. 보다가 이내 짐짓 미소로...
탁구 잘자라. 유경아... (그리고는 다시 돌아서서 가면)
다시 유경의 집. N.
흑흑..! 흐느끼는 유경의 두 눈이 점점 분노로 바뀐다. 그 표정위로.
마준E 용서하지 마.... 절대로.. 용서하지 말자.. 우리...
유경 (점점 어둠속에서 무섭게 바뀌는 그 눈빛에서...)
거성家, 거실. (다음날 오전) D.
앉아 있는 서인숙앞으로 내밀어지는 서류봉투. (여비서가 들고왔다)
여비서 한실장님이 갖다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서인숙 (받아서 그 안의 것을 꺼내서 본다. 유경의 자필 사직서 복사본이다)
그래서. 이 사표는 수리가 됐나?
여비서 네, 오늘 오전에 인사과에서 수리된걸로 알고 있습니다.
서인숙 그렇군. 수고했어 미스여, 그만 가봐.
여비서 예, 사모님.
(목례한뒤 돌아서서 간다. 가면서 흘끗 한번 돌아본뒤 프레임-아웃)
서인숙 (유경의 복사본을 봉투에 도로 쓱 넣으며 만족한 미소)
공주댁 (그 뒤에서 흘끗 한번 보는데)
서인숙 (문득 고개 돌리다 공주댁과 시선이 마주친다)
공주댁 (흠짓.. 얼른 도로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서인숙 (? 보더니) 공주댁!
공주댁 (? 돌아보며) 예? 사모님?
서인숙 뭘 그렇게 훔쳐보구 있어?
공주댁 아이구 아니구먼유, 훔쳐보다니유,
기냥 여비서님이 가셨는가 어쨌는가 확인할라 그런거지유.
서인숙 (그래? 하는 표정으로 보더니 일어서며) 오후엔 쇼핑 나갈거야.
자경이 자림이 만나 같이 저녁까지 먹고 들어올거니까 그리 알아.
공주댁 예에...
서인숙 (돌아서서 들어가면)
공주댁, 유경의 사직서가 들어있는 서류봉투를 본다. 슬쩍 집어들어
안의 내용이 뭘까 슬쩍 들여다보려고 하는 순간 홱!
그 봉투를 뺏어드는 서인숙의 손, 공주댁, 흠짓! 놀라서 보면
서인숙 뭐하는거야?
공주댁 아니 사모님이 놓구 들어가신거 같길래, 버리는건가 워쩐건가 해서...
서인숙 뭔지도 모르면서 함부로 이런 서류에 손대지 마. 알았어?
공주댁 예에, 알겄구먼유.
서인숙 (쯧! 째려보듯 보더니 서류들고 그대로 들어간다)
공주댁 (후우.. 안도의 한숨으로 본다. 시선에서)
한승재 사무실.
한승재 뭐야? 닥터윤이 병원도 그만두고, 종적을 감춰?
사내1 예, 실장님. 어제 갑자기 사라져버렸습니다.
살던곳도 깨끗이 정리해버렸구요.
한승재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철저히 준비를 해뒀던 모양이구만...
(돌아보며 나즉히) 김미순이... 김미순이가 틀림없는데 말야...
그 여잘 어떻게 수면위로 나오게 한다... (하는데서)
김미순의 거처.
차를 마시는 김미순의 얼굴.
윤닥터와 마주앉아 차를 마시는 중이다.
윤닥터 제가 이렇게 발이 묶여버려.. 오히려 짐이 되고 말았습니다.
김미순 아입니더, 그 동안 해주신것만도 얼만데예... 그런 소리 마이소.
윤닥터 나사장쪽은 2주정도면 담판이 날거라고 합니다.
김미순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라모.. 이자는 지가 슬슬 나설때가 됐지 싶네예.
윤닥터 (멈칫.. 김미순을 보며) 미순씨..
김미순 괘않심니더. 지도 마.. 이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입니꺼.
내 아들을 그래 맹근 사람들 얼굴을..
내 눈으로 볼수 있을때 하나씩 다시 봐둬야지예.
윤닥터 감당할수.. 있겠어요?
김미순 (흠... 서늘하게 웃더니)
아들 잃은 에미 심정이라는게 어떤건지 잘 모르시지예?
까마귀한테 심장을 파묵힌것보다 더 쓰리고 아픈기라예.
그런 고통도 당해봤는데 뭐는 감당못하겠심니꺼?
윤닥터 (보면)
김미순 (돌아보며) 미스 장.. 자네가 수고 좀 해줘야긋네.. 괘않겠나?
한쪽에 앉아 있던 여자1.
(**16부 한승재와 마주쳤던 그녀, 이하 미스장)
미스장 걱정마십쇼. (깍듯이 목례한뒤 일어나 나가면)
윤닥터 그나저나 요즘 구일중회장쪽 움직임이 바빠졌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직접 이사들을 만나 후계자 문제를 검토중이라고 하던데요.
김미순 (순간 눈빛 쎄해지며) 그래예?
거성식품, 회장실.
구일중 (돌아보며) 그래 맞네. 이사들한테 그런 문제를 검토중이라고 했네.
한승재 (살짝 반색하며) 그럼 결국 마준군을 불러들이시기로 결정 하신겁니까?
구일중 그래. 그리고 또 한사람을 같이 불러들일 생각이지.
한승재 (? 본다, 보더니) 누굴.. 말씀이십니까?
구일중 (빤히 보며) 누굴것 같나?
한승재 예?
구일중 나는 자네라면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승재 (? 본다. 보다가 순간 멈칫.. 설마.. 하면)
구일중 그래. 그 아일세. 탁구 말이야. (하면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보면)
한승재 (쿵..! 무언가 머리위로 떨어지는 기분으로) 회.. 회장님...
구일중 혹여라도 그 아이 일을 몰랐다고 잡아떼지는 말게!
계속 그렇게 거짓말로 위선을 떤다면
그 땐 정말 자네한테 내가 무슨짓을 할지 모르니까! (눈빛 무섭다)
한승재 ! (보면)
구일중 그 동안 그토록 감쪽같이 날 속여온걸 생각하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당장 자네를 내쫓아도 분이 풀리지 않을게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참고 있는 단한가지 이유는..
그래도 삼십년이 넘는 세월동안 내 옆자리를 지켜준 자네에 대한
내 마지막 도리 때문일세.
한승재 회장님! (뭔가 변명하려는데)
구일중 (OL) 부탁이니 더 이상 날 시험하지 말게!
내 인내심에도 한계라는게 있다는걸 알아둬. 알겠나?
한승재 (! 보면)
구일중 (그대로 싸늘하게 돌아서서 나간다)
한승재 (쿵..! 하는 내려앉는 심정으로 닫힌문을 본다. 시선에서)
그렇게 한동안 닫힌 문을 바라보고 서 있는 그의 모습,
그러는 그의 눈빛은 점점 싸늘하게 식어간다. 시선에서.
디자이너 숍.
서인숙, 세련된 옷으로 거울앞에 선다.
자경은 그 와중에도 안경을 쓴채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고
자림이만 서인숙 옆에서 장단을 맞춰주는중.
자림 와, 엄마. 이것두 이쁘다. 오늘 입어본거 다 이뻐.
서인숙 다 이쁘다면 어떡해, 그 중에 두어개만 골라봐
자림 그럼 이거하구 세 번째로 입어봤던거....
자경 (흘끗 보더니) 그나저나 오늘 웬일이예요 엄마?
요 며칠 계속 신경 예민해져 있던데.. 골치아픈 일 해결된거예요?
서인숙 일단 하나는 해결됐구, 나머지들두 차차 해결되겠지..
오늘은 그런 골치아픈것들로부터 잠시 해방되고 싶어서 말이다.
자경 (보며) 아버지하고는.. 요즘 괜찮으신거예요?
서인숙 (짐짓.. 한번 보더니 자림에게) 자림아. 너두 두어벌 골라봐. 응?
자경 (그런 서인숙을 물끄러미 본다. 보다가 나즉히 한숨 내쉬면)
insert> 그 디자이너 샵, 유리문밖으로 프레임-인 되는 유경..
서인숙과 자경, 자림 모녀를 바라보더니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선다.
자림 (옷 하나를 대보며 돌아서서) 엄마 이건 어때? (하다 멈칫.. 뒤쪽을 본다)
자경 (? 보다가 같이 돌아본다)
서인숙 (? 돌아보면)
유경 (그 앞에 멈춰서서 서인숙을 본다)
자경, 자림, 그리고 서인숙, 다같이 놀란듯 바라보면
자림 유경아... (보면)
서인숙 (자리에서 일어나 보며) 니가 여긴 어떻게...
유경 댁에 전화해서 회사라고 했더니.. 여기 계실거라고 알려주더군요.
서인숙 (쎄하게) 무슨일로 나타난거냐 니가?
유경 (무표정하게) 사과를.. 받으려구요.
서인숙 뭐라구?
유경 저한테 사과하세요. 그럼.. 용서해드릴께요.
자경/자림 (무슨 소린지? 하고 서로 시선 마주치면)
유경 이 세상에.. 그렇게 짓밟아도 괜찮은 사람은 없어요.
이 세상에 그렇게 무참히 무시당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구요.
그런데 사모님께서는 그걸 잘 모르시는것 같아서요.
서인숙 그래서 지금 니가 날 훈계라도 하겠다 그거니?
그럴려고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온거야?
유경 그 동안 사모님이 저한테 하셨던 모든 일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해주세요. 그럼.. 용서해드리겠습니다.
(울컥..! 하려는걸 꾹 누르며) 어서.. 사과해주세요.
서인숙 (허! 어이없고 가소롭고, 기가 막힌듯)
너는 사람이 공평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그치?
유경 뭐라구요?
서인숙 그렇다면 니 생각은 틀렸다. 사람은.. 절대 공평하지 않아.
그래서 억울한 사람도 생기는거고, 분한 사람도 생기는거다.
너처럼 남자를 이용해 신분상승을 꿈꿨다가 때론 다치기도 하는거구.
유경 ! (노려보는 위로 계속)
서인숙 안됐지만 니가 꿈꾸는건 절대로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아. 알겠니?
유경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서인숙 물론이다.
유경 (허..! 본다. 순간 눈물이 툭.. 떨어진다. 얼른 닦아내더니)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그 확신이 얼마나 쉽게 꺽어질수 있는지
알게 해드리죠.
서인숙 (순간 표정 굳으며) 뭐야?
자경/자림 (보면)
유경 조만간 또 뵙겠습니다. 사모님. (그러더니 싸늘하게 돌아서서 나간다)
서인숙 ! (본다. 순간 불쾌함으로 보면)
자경/자림 (역시 살짝 놀란듯 그 뒤에서 쳐다본다)
그 모두를 뒤로 한 채 두 주먹을 꾹 쥔채 걸어오는 유경,
두 눈에 독기가 가득한채 걸어나오는데서.
팔봉제빵점 전경.
팔봉제빵실.
오븐에서 마지막으로 꺼낸 철판을 쿵! 내리치는 조진구.
조진구 오늘 마지막 빵입니다.
미순 (진구와 같이 빵을 바구니에 담으면)
양인목 어, 그래 수고했다 진구야. 갑수형님이랑 재복이도 수고했구!
(돌아보며) 태조하고 탁구, 그리고 미순이 너희 세사람은 남아서
제빵실 뒷정리하는거 잊지 말고!
세사람 (탁구, 마준, 미순) 예! 알겠습니다.
허갑수 그나저나 워떻게.. 세사람 모두 2차 경합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는감?
세사람 (순간 살짝... 대답못한채 시선 피하면)
조진구 (흘끗 탁구를 쳐다보면)
허갑수 어이구 앞으루 열흘남짓밖이 안남었는디 여태 숙제를 못푼겨?
그래갖고 워느 천년에 빵을 맹글라구 그려냐들?
미순 그래두 저는 지금 쌀가루로 케잌을 만들어보고 있는중입니다.
아직은 떡처럼 나와서 애를 먹고 있지만... 뭐.. 해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양인목 탁구는?
탁구 그게 말입니다. 이런저런걸 다 갖다 써봐도 영 반죽이 안일어납니다.
양인목 그래.. (보며) 태조는?
마준 (잠시 머뭇하더니) 일단 답은 알아냈습니다.
이제는 발효점을 찾는 일만 남았습니다.
미순 (? 본다)
탁구 정말? 찾아냈냐? 와아.. 좋겠다!
허갑수 역시 우리 팔봉빵집의 기대주 답구머언. 역시 태조여어 허허허.
조진구 (그런 마준을 흘끗 쳐다보면)
양인목 좋다. 경합날까지 너희 세사람 모두 분발하도록 해라!
빵을 성공시키는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생님이 내준 과제의 속뜻을 잘 생각하도록. 알겠나!
세사람 네! 알겠습니다.
탁구 (쓱 마준을 돌아보며) 이야, 대단한데? (감탄하면)
마준 (흥! 시선 외면해버린다. 그러다 문득 벽에 걸린 두루마리를 본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
마준, 본다. 보다가 홱! 시선 돌려버리는데서.
팔봉의 방.
팔봉, 여전히 텅빈 화선지를 펼쳐놓은채 조용히 눈을 감고 있다.
(아직 세 번째 경합의 과제가 떠오르지 않은 모양)
양인목 아무래도 탁구한테 이번 과제는 좀 어려울듯 싶습니다 아버님.
미순이도 태조도 각자 답을 찾아가는거 같은데..
탁구 이 녀석은 계속 헛다리질만 하고 있는게 영... (하는데)
팔봉 (흠.. 조용히 눈을 뜬다, 그러더니) 인목아.
너는 탁구의 첫 번째 빵을 먹어보고 뭐 느낀게 없느냐?
양인목 예? (보더니) 생각보다 향이 좋고 부드러운 맛이 나서 좀 놀랐습니다.
팔봉 그것은 이스트를 가장 최소량만 넣고,
발효가 오랜시간동안 천천히 일어나게 했기 때문이다.
양인목 예, 알고 있습니다만...
팔봉 그 녀석은 머리로 배워서 그렇게 한게 아니다.
양인목 (? 보면)
팔봉제빵실
또 다른 어미반죽을 만들고 있는 탁구의 모습, 그 위로
팔봉E 오로지 냄새에 의지해서,
그 후각만으로 가장 좋은 상태의 발효점을 찾아낸것이지.
본능적으로 말이다.
탁구, 어미반죽들의 냄새를 일일이 점검하는 모습위로,
팔봉E 그리고 그 연습을 지난 2년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해왔다.
다시 팔봉의 방.
팔봉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지가 좋아서 그리 한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이기기 어려운 상대가 바로 그런 녀석이지.
양인목 혹시 아버님께서는 이번 경합에서...
탁구가 태조를 이길수도 있다고 생각하시는겁니까?
팔봉 (짐짓 알듯 모를듯 웃더니) 탁구 그 녀석의 빵은 투박하고 서툴지만..
진심이 들어있지 않더냐. 허허..
(하면서 열린 문 저 뒤편쪽으로 시선을 준다)
양인목 (? 본다. 보다가 뒤쪽을 한번 돌아본뒤 아무도 없다. 다시 팔봉을 보면)
그 팔봉의 방 근처.
그 열린 문 옆쪽으로 서서 듣고 있던 마준, 조용히 고개를 돌린다.
완전히 열받은듯 어금니를 꾹 문다. 시선위로.
마준E 어째서... 선생님은 그런 생각을 하시는겁니까?
플랫쉬-백> (26씬즈음의 오갔던 대사로)
팔봉 탁구의 머릿속은 지금 온통 빵 생각뿐이다.
허나 너의 머릿속은 온통 그 녀석뿐이로구나.
(본다. 보며) 누가 이기겠느냐?
S#48-1. 팔봉제빵실 안. (마준은 N / 탁구는 D)
1. 아무도 없는 제빵실에 막걸리통을 들고 들어오는 마준,
배합재료를 가져다 발효종을 만들기 시작한다.
배합재료, 술을 붓고, 발효종효모를 섞고.../ 냄새를 맡고 실패/
(중간 중간 옆으로 쌓아둔 책자들을 넘기고 읽어보면서)
계속 배합재료에 막걸리를 부어서 섞고 / 맛을 보고 / 냄새를 맡고..
그러나 계속 실패, 또 실패, 또 실패...
(짧게 짧게 몽타쥬 느낌으로 보여주다가)
2. 탁구도 계속 자신만의 발효반죽을 만드는 중,
그 역시도, 실패, 실패하고 있지만 표정은 언제나 진지하고 밝은.
마준, 그런 탁구를 보는 위로,
팔봉E 오로지 냄새에 의지해서, 그 후각만으로
가장 좋은 상태의 발효점을 찾아낸것이지. 본능적으로 말이다.
3. 아무도 없는 제빵실에 마지막 항아리를 올려서 뚜껑을 열어보는 마준,
그러나 그것도 시큼한 냄새가 올라와 결국 찌푸리고 만다.
순간 욱! 하고 치밀어 오르는 마준, 그대로 항아리를 바닥으로 밀어
깨뜨려버리면서 한쪽에 있던 책들이며 재료들을 와르르 무너뜨린다.
젠장..! 씩씩거리면서 자기 자신에게 치밀어 오르는 화를 주체못하는데..
그 때 무너진 책들중에 펼쳐진 페이지가 눈에 들어온다.
하필 15-4씬에서 나왔던 그 페이지다.
"독초발효" 설빙초(舌氷草).. <미각과 후각을 마비시키는 효능>,
탁구E 내가 이 경합에서 널 이기면 그럼 나를 형으로 받아들여줄래?
구일중E 너의 승부라는게.. 결국 이런거였구나. 정말.. 실망이다.
팔봉E 세상에서 가장 이기기 어려운 상대가 바로 그런 녀석이지.
순간 마준, 그 책으로 손이 간다. 가다가 그대로 턱..! 덮어버린다.
마준, 두려운 눈빛... 고개를 돌려 자신의 마음속에 들고 있는
그 생각을 떨쳐버리려는듯... 그 시선에서.
그 일각>
한쪽에서 지켜보는 팔봉, 조용히 생각에 잠기는 표정위로,
팔봉E 자, 이제 너는 어찌할테냐. 태조야... (하는 시선에서)
S#48-2. 청계천 뒷골목같은 분위기.
쏴아아!!! 비가 내리는 그 길을 철퍽철퍽 걸어가는 마준의 발..
어느 가게 앞에서 멈춰선다. 잠시 머뭇거림..
그러다 그대로 그 가게안에 들어가는것과 동시에
S#48-3. 청계천 뒷골목의 허르스름한 약재상같은곳...
탁자에 턱! 하니 올려놓는 그 독초발효.. 책.
마준 이 약초액을 좀.. 구할수 있겠어요?
노인1 (본다. 보다가 쓰윽 시선들어 마준을 보면)
마준 (비에 잔뜩 젖은채로 보고 있다. 무섭게 번뜩이는 눈빛에서)
팔봉제빵실.
또 다시 실패한 어미반죽을 들여다보는 탁구, 킁킁 냄새를 맡아본다.
그 옆으로 또 다른 어미반죽을 들여다보지만 역시.. 부풀지 않았다.
후우..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는데 그 때 그 옆으로 쿵! 쿵! 5리터쯤 되는
커다란 막걸리통 두 개를 양쪽으로 올려놓는 마준.
탁구 (? 돌아본다. 막걸리통을 본뒤 다시 마준을 보면)
마준 이걸루 하자.
탁구 뭐?
마준 내가 이걸로 막걸리종을 만들테니까.. 니가 발효시점을 알아내도록 해.
탁구 앞뒤 없이 다짜고짜 무슨 말이야?
마준 이스트 없는 빵의 발효종을 만드는데.. 니가 필요하다는 뜻이야.
나는 발효종을 만드는 기술이 있고,
너는 발효점을 알아내는 후각이 있으니까.
탁구 ??? (보면)
마준 앞으로 2차 경합까지는 8일밖에 안남았어.
그러니까 각자 힘빼지 말고.. 이번에는 같이 답을 내보자구.
탁구 어쩐일이냐? 니가.. 나한테 같이 해보자는 말을 다하구?
마준 이렇게 헤매다 둘 다 2차에 떨어지게 생겼으니까 그러는거야.
일단 2차는 같이 힘을 합해서 통과하고, 그런 다음 3차에서...
너하구 나 다시 옥석을 가리자. 어때?
탁구 (그런 마준을 빤히 본다, 보더니) 뭐... 나야 좋지. (하면서 씩 웃는다)
마준 됐어, 그럼 당장 시작하자.
(하면서 쎄한 눈빛으로 탁구를 쳐다보는데서)
발효종 몽타쥬.
1. 제빵실.
마준, 막걸리와 쌀가루 누룩 전분 설탕 물을 넣고 발효종을 만든다.
(탁구, 그 옆에서 재료 배합에 관한 발효일지를 적기 시작한다)
2. 재료창고.
탁구, 그것들을 항아리에 담아 재료창고 볕이 잘드는곳에 올려둔다.
항아리마다 1번, 2번, 3번 차례로 번호를 메기고,
그렇게 7개쯤 쪼르르 놓여져있고, (탁구, 계속 발효일지 작성중)
dis. 밤이 되고 낮이 되면서,
3. 제빵실.
항아리를 열어 냄새를 맡아보는 탁구, 고개를 가로젓는다.
마준, 후우! 한숨을 내쉬며 다시 배합을 만들어본다.
4. 재료창고.
번호가 계속 바뀌는 항아리, 12번 13번.. dis. 24번 25번 26번....
(탁구, 일일이 냄새를 맡아가며 계속 발효일지를 작성해나가고 있고,
마준은 그 옆에서 그 일지와 탁구를 유심히 눈여겨 보고 있다)
탁구, 피곤한듯 하품을 하면서도 온통 관심은 발효종에게만...
6. 팔봉집. N.
다같이 식사 시간. 팔봉을 중심으로 온식구가 모여 식사를 하다가
조진구, 문득 고개 들어 보면. 탁구, 숟가락을 든채 꾸뻑꾸뻑 졸고 있다.
양인목, 허갑수, 고재복, 미순, 오영자, 그리고 팔봉까지 쳐다본다.
식구들, 조용히 웃음이 번지고..
마준, 그 옆에서 표정없이 흘끗 한번 볼뿐...
7. 이층 복도. (탁구/ 마준의 방앞) N
미순,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지나오다가 문득.. 방안을 들여다보면
마준, 돌아누워 잠이 들어있고.
탁구쪽의 자리는 텅 비어있다. 미순, 어디갔지? 하는 표정에서.
8. 재료창고. N.
한쪽으로 들어서는 미순, 제빵실을 둘러보다가 재료창고쪽으로 들어오면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일지를 쓰다 말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탁구.
미순, 본다. 보다가 그 옆으로 다가가 같이 쪼그리고 앉는다.
꾸뻑꾸뻑.. 졸고 있는 탁구의 고개를 본다. 보더니 손가락 하나를
탁구의 얼굴 반대편 가져가 살짝 자기쪽으로 밀면
탁구, 스르르 미순의 어깨로 얼굴을 기댄다. 쿨..! 깊은 잠에 빠지는...
미순, 오케이! 됐다! 빙긋 웃은뒤 조용히 창밖을 내다본다.
예쁜 초승달이 창밖으로 걸려있는게 보인다.
그렇게 미순의 마음 한켠도 탁구에게 걸린듯.. 그 모습 길게 주는 위로
탁구E 나는 이 팔봉집에 오래오래 있고 싶어...
나한테 여기는... 가족 그 이상의 의미니까...
미순 (탁구를 돌아본다. 미소에서)
insert> 항아리의 안의 막걸리종이
보글.. 보글보글... 기포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한두개 시작되다가 거품처럼 보글보글보글 밀려올라오는데서..
9. 48-3과 동장소.
테이블위로 쓰윽 올라오는 약병. 받아드는 마준의 손... 그 위로,
노인1E 일단 복용을 하면 혀부터 마비가 올것이고,
그렇게 미각을 잃게 되면서 후각까지 둔해질것이요.
마준 얼마동안 약효가 갑니까?
노인1 복용하는 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거기에 들어있는 약 전부를 마셔버리게 된다면...
미각도 후각도.. 영영 복구되기 힘들거요.
마준 (표정없이 그 약병을 손에 꼭 쥔다. 섬뜩한 그 눈빛에서)
한승재의 사무실. D.
서인숙 팔봉제빵점을.. 한 삼개월 문을 닫게 하면 어떨까 싶어.
한승재 (? 본다)
서인숙 아무래도 마준이를 거기서 데리고 나오려면
그 집 문을 닫게 하는것밖에 방법이 없을것 같아.
한승재 그럴거 없어요, 안그래도 회장님께서 마준이를 불러들이실것 같아요.
서인숙 (멈칫.. 돌아보며) 그게 정말이야?
한승재 그리구.. 그 아이도 함께요.
서인숙 (? 본다. 보다가) 그 아이라니... 누구? (설마..) 김탁구 그 아이 말이야?
한승재 아무래도 회장님께서 탁구 그 아일 만나신것 같아요.
서인숙 ! (순간 주먹이 덜덜덜 떨려오면서 보면)
당신.. 무슨 일을 이따위로 하는거야!
어떻게 일이 이 지경이 되도록 그냥 두고보기만 한거냐구!
한승재 그냥 두고본적 없어요, 나도 안해본짓 없이 다 해봤다구요.
서인숙 그런데 왜 아직두 그 아이가 우리 인생에 끼어들어, 왜!
한승재 나보다 그 녀석의 운이 더 질기고 강했을뿐이예요.
서인숙 ! (본다)
한승재 아무리 위협하고 모함해도..
모질게 지 운명의 끈을 붙잡고 다시 일어서고 또 일어선 놈이라구.
지금 마준이는 그런 녀석을 상대로 싸우고 있는거예요. 알겠어요?
서인숙 (노려보더니) 그 녀석의 운이 질기고 강하다구? (허..! 보더니)
내 마음속에 패인 상처보다 더 깊고 고통스러워?
나는 아직도 그 아이만 떠올리면 비명이 나올만큼 쓰리구 아픈데..
기절할것처럼 자지러지게 아파죽겠는데!!!
한승재 (보면)
서인숙 (노려보며) 두 번 다시 탁구 그 아이가 내 앞에 나타나지 않게 해!
우선 팔봉빵집부터 문을 닫게 한 다음,
한달안으로 임시 이사회 열어서 마준이 회사로 불러들여.
수단 방법..! 가리지 마! 알았어?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한승재 (순간 싸늘하게) 정말로.. 수단방법 가리지 않길 바래요?
서인숙 (멈칫.. 돌아본다)
한승재 (보며) 정말로 내가 무슨짓을 저질러도 후회안할 자신 있어요?
서인숙 말했었지? 당신 목숨을 걸라구. 나 역시.. 그런 각오야.
(그러더니 그대로 또각또각 걸어나간다)
한승재 ...! (어둡게 가라앉는 시선... 그 눈빛에서)
회장실 복도.
밖으로 나오는 서인숙, 맞은편 회장실을 한번 본다. 보더니
그대로 돌아서서 나오는데 그 때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미스장.
서인숙, 미스장을 흘끗 한번 본다.
미스장도 서인숙을 한번 보더니 그대로 지나쳐 회장실쪽으로 들어간다.
서인숙, 흘끗 한번 돌아본뒤 그대로 돌아서서 걸어나오면.
거성식품, 회장실.
구일중의 책상위로 내밀어지는 쪽지.
구일중 뭔가?
여비서 밖에 어떤분이 찾아와서 전해준겁니다.
구일중 누가 말인가?
여비서 누구라고 밝히지는 않구 그냥,
거기로 전화를 하면 청산에 살던 분에 대한 소식을 들을수 있을거라고..
그렇게만 전해드리라는데요 회장님.
구일중 청산...? (? 본다. 보다가 열려있는 문 바깥쪽으로 시선을 주면)
미스장, 구일중과 시선이 마주치자 짐짓 목례를 한다.
구일중, 보더니 다시 그 쪽지를 본다.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순간 묘한 예감으로 가슴 한쪽으로 서늘한 기운이 스쳐지나간다.
뭘까.. 이 기분은? 구일중 시선을 들어 생각하는데서.
팔봉제빵점 앞. N.
뚜벅뚜벅 그 앞으로 다가서는 유경의 구둣발.
틸-업하면 초췌한 느낌으로 그 팔봉제빵점을 올려다보는 유경, 시선에서
팔봉 제빵실. N
발효실 문을 열면 그 안에 <액종1>부터 <액종4>까지 써진 양푼 네 개
탁구, 그 중에 액종3을 꺼내 반죽대로 가져온다.
그 액종을 어미반죽 삼아 밀가루를 넣고 배합을 해서 반죽을 하고,
발효실에 넣는다. 미리 넣은 발효반죽 꺼내 냄새를 한번 맡는다.
알맞게 부풀어 오른 그 반죽을 성형하고, 철판에 올린다.
오븐 예열을 하고 빵을 넣는다. 그리고 물컵 두 잔을 넣은뒤 문을 닫는
탁구, 그 뒤로 물러서서 기다리는 탁구의 표정...
조금은 기대도 되고 설레는듯 바라본다. 시선위로.
E 울리는 집 전화벨.
팔봉집. N
마준, 계단을 내려오는데
고재복 태조야! 니 전환데? (수화기를 내밀면)
마준 (? 본다. 받아들고) 네, 전화바꿨습니다. 서태좁니다. (하는데)
유경F 나야.. 신유경.
마준 (멈칫.. 고개들어 올리면)
팔봉집이 보이는 공중전화. N
뛰어나오는 마준, 한쪽을 보면 공중전화앞에 서 있는 유경,
마준, 본다. 보다가 천천히 다가선다.
유경, 고개들어 마준을 본다. 그렇게 가까이 다가서는 두 사람...
유경, 마준을 본다.
마준, 유경을 본다.
그 때 저 맞은편에서 쌀가루를 사들고 오는듯, 2kg정도 되는
쌀자루를 어깨에 맨체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제빵점쪽으로 오던 미순,
어? 유경씨 아냐? 근데 서태조가 왜? 하고 쳐다보면,
팔봉 제빵실. N
삐이.. 울리는 신호음과 함께 오븐을 열면, 철판위에 잘 구워진 빵들..
탁구, 그 빵들을 꺼내 한번 쿵! 친다음 오븐 장갑을 벗고
그 중에 하나를 집어든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반으로 잘라본다.
모락모락 김이 오른다. 탁구, 눈을 감고 빵의 향기를 맡는 표정위로,
유경E 니가 했던 말.. 아직 유효하니?
팔봉집이 보이는 공중전화부스 앞. N
마준 (? 유경을 본다)
유경 용서하지 말라는 말... 널 이용해도 된다는 말... 아직두 유효한거니?
마준 (본다. 멈칫.. 하는 표정으로) 너.. 왜 이래?
유경 (본다. 흔들리는 눈빛.. 그러다가 다잡더니)
어디부터.. 시작할까? 니 여자 되는거... 어디부터 시작하면 되는거야?
마준 (순간 직감적으로 무슨일이 있다는걸 알고) 너 또 무슨일 있었어?
무슨 일이야. 우리 엄마가 또 너한테 무슨짓을 한건데?
유경 (순간 울컥..! 하지만 최대한 눈물을 참으며)
용서가 안돼... 절대루... 용서 못하겠어 나... (툭... 눈물이 떨어진다)
마준 ! (그 눈물에 멈칫..! 그러더니 팔을 뻗어 유경을 끌어안는다. 젠장..!)
미순 (뒤에서 보다가 멈칫..! 놀란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거지? 시선에서)
거성식품, 회장실. N.
전화번호 쪽지를 들고 망설이고 있는 구일중,
그의 손에서 만지작거려지는 전화번호.
잠시 생각하더니 결심한듯 수화기를 들고 번호를 누르기 시작한다.
신호가 가시 시작한다. 기다리는 구일중의 표정.
김미순의 거처. N.
E. 띠리리리! 띠리리리! 울리고 있는 전화기.
그 뒤편에서 차를 마시던 김미순, 조용히 시선을 돌려 전화기를 본다.
한승재의 사무실. N.
책상앞에 앉아 톡.. 톡... 손가락으로 책상을 치고 있는 한승재,
그 역시 조금은 무서운 결심을 하고 있는 눈빛위로
(계속 효과음 E. 띠리리리! 띠리리리! 울리는 전화벨)
거성家, 안방침실. N.
서인숙, 역시 구일중이 탁구를 만났다는 얘기에 심난한듯,
서성이다가 멈춰서서 테이블에 있는 보고서를 본다.
"팔봉제빵점 보고서" 라고 써져 있다. 그 시선위로 계속.
(효과음 E.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울리는 전화벨에서)
거성식품, 회장실. N.
구일중, 계속 기다리는 얼굴위로 (E) 계속 신호음 들려오고.
insert> 김미순의 거처.
계속 울리는 전화기를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는 김미순,
다시 회장실> 구일중, 한숨으로 그 수화기를 그만 내려놓으려는데
insert> 김미순의 거처> 그 수화기를 집어드는 김미순의 손.
다시 회장실> 멈칫.. 하는 구일중, 다시 그 전화기를 귀에 대면
insert> 김미순의 거처.
김미순 (나즉히, 그리고 조용히) 여보세요...
다시 회장실>
구일중 ....! (순간 멈칫...! 낯설지 않은 그 목소리에) 나.. 구일중이요.
이 번호를 준 사람이.. 당신 맞소? 대체.. 당신 누구요? (시선에서)
insert> 김미순의 거처.
수화기를 귀에 댄채 조용히 시선을 들어올리는 김미순의 얼굴에서.
마준E 이젠 됐어....
팔봉제빵점 앞. N.
마준 (꼭 끌어안은채) 지금부턴 나만 믿어.
유경 ...
마준 나만 보구, 내가 하자는대로만 하면 돼. 그러면 돼...
유경 (표정없이 그저 눈물만 계속 흘러내린다)
마준 (그런 유경을 내려다보며) 그러면 된다구...
유경 (올려다 본다)
마준 (본다. 보더니 그대로 유경의 입술에 키스하려는데서 스틸!)
유경 (그대로 질끈 눈을 감아버린다. 주먹을 꾹 쥔다. 흐르는 눈물에서 스틸!)
미순 ...! (충격! 으로 그 둘을 본다. 고개 돌리는데서 스틸)
팔봉제빵점.. N.
그 소용돌이속에서 혼자만 행복한 표정으로 빵냄새를 맡는 탁구,
그 빵을 들여다보며 기분좋게, 밝게 씩 웃는 얼굴에서 스틸.
그 얼굴만 사진속으로 쿵! 박히는데서,
<19부 끝>
.제빵왕 김탁구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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