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 김탁구 22
운화정 방안. (21부 63씬)
서인숙 (싸늘한 미소로) 오랜만이군. (보며) 그래.. 잘 있었나?
김미순 ! (노려본다)
서인숙 (살벌하리만치 강한 카리스마로 김미순을 쳐다보면)
두 여인들의 불꽃튀는 눈빛에서,
팔봉 제빵실. (62씬 다른 버전)
팔봉 김탁구, 서태조. 너희 두 사람중에 이번 2차 경합 탈락자는...
탁구 (살짝.. 불안해지는 표정)
마준 (전혀 그런 걱정없이 의기양양함으로 보는데)
팔봉 서태조! 너다!
마준 (쿵..! 놀라서 본다)
탁구 !!! (본다) 스승님...!
미순 !!! (두 눈이 동그래지면서 본다) 할아버지!
양인목 아버님..
마준 제가... 탈락이라구요? (믿어지지 않는다)
팔봉 그렇다! 태조 니가 탈락이다!
마준 이유가 뭡니까! 주신 과제대로 이스트 없는 빵을
만드는데 성공했잖습니까! 그런데 왜...! (하는데)
팔봉 정말로 이 빵에 이스트가 들어가지 않았단 말이냐!
마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팔봉 (노한 눈빛으로) 정말로 들어가지 않았단 말이냐?
마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팔봉 그렇다면 처음 배합부터 내 눈앞에서 다시 해보거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빵과 똑같이 나올수 있다면 널 인정하마.
마준 (멈칫...! 본다)
팔봉 (노려본다. 시선에서)
춘배E 현실적으로 이스트 없이 맛있는 빵을 만든다는건 불가능한 일이네.
플랫쉬-백1> 제빵점 계단 옆 (21부 43씬 연결)
춘배 허나.. 이스트가 들어간걸 모르게 할만큼 아주 최소량만 써서
빵을 부풀게 하는 방법이 있지.. (하면서 마준의 종이를 건네주면)
마준 (그 레시피 종이를 내려다본다, 시선에서)
플랫쉬백2> 제빵실. (21부 46씬 연결의 느낌)
액종이 담긴 양푼을 앞에 두고 있는 마준,
그 옆으로 이스트가 담긴 그릇과 함께 전분그릇이 보이는 위로.
춘배E 바로 전분을 넣으면 되네. 그러면 이스트양을 최소화해도
전분을 먹이삼아 발효가 잘 일게 되거든.
마준 (그 전분과 이스트를 번갈아 쳐다보는 위로)
춘배E 물론 이 방법을 쓸지 말지 그 선택은 자네몫이겠지만 말이야.
마준, 잠시 갈등하는 표정으로 액종과 이스트를 번갈아 본다. 보더니
(긴장감있게 넣을까 말까 넣을까 말까 하다가)
결심한듯, 계량스푼중 가장 작은걸로 퍼서 액종안에 넣은뒤 전분을
배율대로 넣은뒤 범죄현장을 감추듯 그 액종을 휘젓는데서.
다시 현재, 팔봉제빵실.
마준 (젠장...! 하면서 눈을 질끈 한번 감더니, 다시 팔봉을 쳐다보면)
팔봉 (안타까움과 실망하는 눈빛으로 마준을 보더니)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은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고,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은 새로운것에 대한 도전 정신이었다.
도전하는것을 즐기는 사람만이 진정 원하는 꿈을 이룰수 있기 때문이지.
마준 (어금니를 꾹 문채 쳐다보는 위로)
팔봉 헌데 태조 너는 머릿속에 오로지 경합에 이길 생각만 가득차 있구나.
그러니 새로운 도전을 할 생각은 커녕,
니것도 아닌 빵을 니것처럼 만들어 내놓는 악수를 두었겠지!
마준 (보면)
팔봉 (보며) 태조.. 니가 이리도 끝까지 날 실망시킬줄은 몰랐구나.
마준 (멈칫..! 팔봉을 본다)
탁구 (그 말에 역시 팔봉을 보면)
팔봉 이걸로 2차 경합을 마치겠다! 이만 해산!
(그러더니 그대로 찬바람 나게 돌아서서 나가버린다)
양인목과 허갑수, 일단 팔봉을 따라 나가고,
미순, 조진구와 고재복은 일제히 마준을 쳐다본다.
탁구 역시 그런 마준을 조금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돌아본다.
마준, 잠시 그대로 자존심 구겨진채 서 있더니 홱! 돌아서서 나간다.
탁구, 걱정되는 눈빛으로 돌아본다. 보는데.
그 옆에서 미순,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마준의 빵을 집어든다.
살짝 떼서 냄새를 맡은뒤 맛을 보는 순간 멈칫...!
미순 어...? (하면서 그 빵을 빤히 쳐다본다)
조진구 (? 본다)
탁구 (? 미순을 돌아보면)
어느 국밥집.
안으로 들어서는 마준,
손님없는 가게안에 신문을 보며 혼자 국밥을 먹고 있는 춘배를 본다.
다가서더니 다짜고짜 그 테이블을 뒤집어 엎는다.
쨍그랑! 부서지고 깨지는 소리에 춘배, 손에 신문을 든채 보면,
마준 당신...! 정체가 뭐야! 뭔데 날 경합에서 탈락시킨거야!!!
춘배 (피식 웃더니) 선택은 자네 몫이라고 분명히 말했을텐데..
허기사 원래 욕심이 많으면 유혹에도 약한법이지. (웃으면)
마준 대체 나한테 뭘 노린거야!
춘배 난 그저 팔봉형님한테 내 레시피로 인사를 전하고 싶었을뿐이네!
마준 뭐라구? (기가 막힌다 순간 그의 멱살을 잡아 일으키며)
그래서 날 이용했다 그거야? 당신 죽고 싶어?
내가 그 인정서 하나 때문에 얼마나 많은걸 포기했는줄 알아! 어!!!
춘배 그렇게 가슴아파하지 말게 청년.
팔봉의 인정서 따윈 이제 곧 자네한테 아무 의미도 없게될테니까.
마준 (? 본다. 시선에서)
팔봉의 방.
양인목 아버님.. 이대로 괜찮겠습니까?
팔봉 무엇이 말이냐.
양인목 태조 말입니다 아버님.
허갑수 명색이 우리 팔봉집의 기대준디 그리 단박에 확! 잘라버리시믄 (하는데)
팔봉 (말을 자르듯 흐흠..! 하면서 심기 불편한 헛기침으로 고개 돌리면)
허갑수 아니, 그러니께유, 대체 태조 그 자식이 만든 빵에서
뭔맛이 났길래 스승님이 이렇게 노하셨냐, 그 말이지유, 지 말은.
양인목 (걱정스레 팔봉을 보면)
팔봉 (조용히 한숨으로 시선 돌린다. 복잡한 눈빛에서)
팔봉제빵실.
미순 봉빵이야.
탁구 뭐라구? 봉빵? (놀란다)
진구/재복 (같이 놀라는 눈빛으로 바라보면)
미순 정확히 말하자면 할아버지의 봉빵맛은 아니구...
그런데 풍미나 향이 내가 기억하고 있는 거랑 아주아주 비슷해.
탁구 그래? (얼른 뺏어서 냄새를 맡아보는데 아무 냄새가 안난다) 아..! (실망)
조진구 (그런 탁구를 흘끗 보는 위로)
고재복 아니 근데 봉빵은 선생님만 아시는 레시피 아니었나?
미순 그러니까 미스터리지. 암튼 할아버지께서 서태조한테
뭔가 아주 단단하게 노하신것 같았어.
탁구 서태조 이 녀석.. 대체 어떻게 된거야? (걱정스럽게 시선 돌리면)
다시 그 국밥집.
춘배 그 발효일지만 가져와.
그럼 내가 당장이라도 팔봉의 명장 타이틀을 깨부술수 있으니까.
마준 당신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춘배 (씩 웃는다) 말했잖은가. 그 발효일지는 본디 나의 것이었다구.
팔봉은 나의 것을 훔쳐다가 지금의 그 명성을 얻은거라구 말일세.
마준 ! (멈칫..! 보면)
춘배 (마준이 잡은 멱살을 조용히 떼어낸뒤 옷매무새를 가다듬더니) 어떤가?
자네의 지난 2년을 수포로 만든 팔봉한테 같이 복수하고 싶지 않나?
마준 ! (쿵..! 바라보는 눈빛에서)
운화정 방안.
마주앉아 있는 서인숙과 김미순.
꼿꼿하고 우아한 자태로 앉아 있는 화려한 카리스마의 서인숙과
그 맞은편에 깊고 고요한 카리스마로 마주보고 있는 김미순.
(전혀 어느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는 대단한 氣싸움...)
서인숙 이리도 멀쩡하게 살아있었다니.. 참으로 용하구나.
김미순 모질고 질긴것이 사람 목숨이라 안합니꺼.
(보며) 지가 아직은 이 세상에 남아가 할 일이 있나보지예.
서인숙 (입은 웃고 있지만 눈빛은 살벌하게)
그 할 일이라는게 고작 나한테 협박편지나 보내는 일인가?
김미순 그 편지가.. 협박은 됐던 모양이네예? (하는데)
서인숙 (쎄하게 보더니) 세월이 참.. 많이 좋아졌구나.
감히 너 따위가 그리 고개를 꼿꼿이 들고
또박또박 내 말에 토를 달고 있으니...
그 꼴을 또 내가 이리 보면서 참고 있으니 말이다.
김미순 그래서 사람이란게 오래살고 볼일이라 안합니꺼? (하는데)
서인숙 (무섭게) 대체 무슨 생각이야! 무슨 생각으로 내 앞에 다시 나타난거야!
김미순 (살짝 조소가 스치며 서늘하게)
지같은게 무신 생각을 하겠습니꺼. 또 무신 생각을 한다한들..
작은 사모님 손끝이라도 건들 수 있겠습니꺼?
서인숙 미순이 너!!! (하는데)
김미순 그래도 뿌린대로 거둔다카지예?
서인숙 (멈칫..! 보면)
김미순 그 어린것한테 그래 몬할짓 해놓고
지난 14년간 맘펜히 발뻗고 주무셨으면 됐다 아입니꺼!
서인숙 ! (허.. 본다. 보더니)
그러게 니 새끼는 니가 알아서 거둘일이지,
무슨 영화를 보겠다구 그 아일 앞세워 감히 내 집 문턱을 넘어서!!!
너 때문에 내가 받은 상처, 내가 받은 모욕이 얼만지 알기나 해?
그 땔 떠올리면 나는 여전히 자다가도 벌떡벌떡 잠이 깨!
미칠것처럼 분하고 화가 나서 치가 떨린다구, 알아?
김미순 그냥.. 지만 미워하지 그러셨어예? (이를 앙물지만 가슴 아프게)
그라모 어떤 설움, 어떤 미움도 다 감수했을긴데예.
평생 죄인처럼 숨도 안쉬고 꽁꽁 숨어 살았을긴데예!!
우짜자고 그 어린것한테 그러셨습니꺼?
서인숙 (눈 하나 깜짝안한채 쳐다보는 위로 계속)
김미순 겨우... 열두살이었다 아입니꺼.
겨우 열두살 난 아가 무신죄가 있다꼬
그래 모질고 냉정하게 쫓가낼수 있냔 말입니더어!!! (하는데)
서인숙 (싸늘하게) 그 아이가..! 이 모든 재앙의 시작이니까.
김미순 !!! (쿵..! 분함으로 툭..! 눈물이 떨어지고 만다, 그러나 표정은 쎄하게)
서인숙 니가 무슨 생각, 무슨 억하심정으로 다시 내 앞에 나타났는지
대충 그 심속은 알겠다만... 그러나 미순아.
김미순 (본다)
서인숙 나, 서인숙이야. 너한테 그리 호락호락 당해줄 내가 아니다.
너 따위에 협박당하고 흔들릴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 함부로 까불지마.
김미순 ! (본다)
서인숙 (강한 눈빛으로 꾹! 한번 눌러준뒤 자리에서 일어나 나간다)
쓱 문을 열면 그 문앞에 서 있는 윤닥터.
서인숙, 멈칫.. 그 윤닥터를 본다.
윤닥터, 일단 서인숙에게 목례를 하며 예를 갖추면.
서인숙, 허..! 기가막힌듯 그 윤닥터와 김미순을 한번 번갈아 보더니
그대로 쎄하게 지나쳐 나간다.
윤닥터, 고개 돌려 혼자 남겨진 김미순의 뒷모습을 보면.
꼼짝않고 앉아 있는 김미순, 두 눈에서 눈물이 후두둑..! 떨어진다.
어금니를 꾹 문채 그녀의 눈빛은 분노와 복수심으로 가득한데서.
운화정 마당.
한쪽에 서서 뒷짐진채 손가락을 까딱까딱하며 서 있는 한승재,
그 옆으로 다가와 걸음을 멈춰서는 서인숙,
한승재 (돌아본다) 얘기는 잘 끝냈어요?
서인숙 좀 더 구체적인 속내가 뭔지 알아야겠어.
한승재 김미순이를 수면위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으니...
이제 나머지 일은 훨씬 더 수월해질거예요.
서인숙 (그 말에 한승재를 보더니) 당신을 의심해서.. 미안해. 내가 경솔했어.
한승재 (짐짓.. 그 말에 서인숙을 본다. 보며) 지나간건.. 잊어요.
서인숙 (보더니) 나사장한테 상환하기로 한 날짜가 내일이야.
어떻게든 그 지분은 지켜야해. 해줄수 있겠어?
한승재 (그런 서인숙을 한번 본다. 보더니) 알겠어요. (시선에서)
운화정 방안.
김미순 나사장한테 연락을 좀 넣어주이소,
서인숙이 지분.. 무신일이 있어도 잡으라꼬예.
윤닥터 알겠어요, 그렇게 하죠.
김미순 (무섭도록 강한 눈빛으로 시선 드는데서)
팔봉제빵실, 안. N.
쓰윽 화면앞으로 프레임-인 되는 탁구,
벽에 걸려 있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을 본다.
탁구, 그걸 벽에서 떼어내 돌돌 소중하게 만다.
팔봉제빵점 앞. N.
하나, 둘 불이 꺼지고 잠시 후,
가장 마지막으로 제빵점에서 나오는 탁구, 두루마리를 꼭 안은채
문을 잠근뒤 돌아서다가 멈칫.. 한쪽을 보면
차에서 내려서는 구일중이 보인다. 아버지...! 그러나,
탁구 회장님..!
구일중 (탁구를 본다)
탁구 (얼른 구일중을 향해 구십도 각도로 인사) 안녕하셨습니까!
구일중 (본다. 짐짓 미소 짓는데서)
탁구 / 마준의 방. N.
어둠속에 혼자 앉아 있는 마준,
조금은 혼란스럽고, 머리가 복잡한 기분... 그 위로,
춘배E 자네의 지난 2년을 수포로 만든 팔봉한테 같이 복수하고 싶지 않나?
플랫쉬-백>
춘배 그렇게만 해준다면 봉빵에 관한 모든걸 자네한테 전수해주지.
다시 현재>
마준, 젠장..! 같은 기분으로 벌떡 자리에서 일어선다.
잠시 왔다갔다 서성이다가 방문쪽을 돌아본다. 시선에서.
팔봉의 방. N.
아직도 3차 경합의 주제를 쓰지 못하고 있는 팔봉,
빈 화선지를 앞에 둔채 흐음..! 고민하고 있는 위로
마준E 선생님, 저 태좁니다. 잠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팔봉 (짐짓 시선들어 본다. 보더니) 들어오거라.
마준 (문을 열고 들어선다. 한번 팔봉을 본뒤 문을 닫고 앉는다)
팔봉 (보면) 무슨 일이냐?
마준 선생님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저한테 기회를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처음부터 선생님이 보는 앞에서 다시 만들어보이겠습니다.
이스트도 전분도 넣지 않고 다시 빵을 만들어보이겠습니다.
그러니까.. 저한테 한번만 더 기회를 주십쇼.
팔봉 백번을 다시 만든다해도 나는 니가 만든 빵을 인정할 수가 없다.
마준 어째서요! 어째섭니까! 선생님!
팔봉 너는 친구를 해하려한것도 모자라 선생인 나까지 속이려 했다.
오로지 이기기 위해서 말이다.
마준 ! (놀란 표정으로 본다. 탁구일까지도 알고 있었단 말인가?)
팔봉 우리 모두는 사람인지라..
살다보면 순간적으로 나쁜 마음을 먹을수도 있다.
허나 곧바로 후회하고 반성하는것이 인지상정이거늘.
내 너의 뉘우침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건만..
너는 한치도 그럴 기미가 안보이는구나.
마준 하지만 저는 선생님 뜻대로 2년을 기다렸습니다.
오로지 선생님의 인정서를 받기 위해 그 2년을 참고 견뎌냈다구요!
그런데... 그런 저를 기어코 탈락시키셔야겠습니까?
팔봉 대체 내가 왜 너를 그 2년동안 내 옆에 두었다고 생각하느냐!
마준 저를 벌주시려고 일부러 그러신거 아닙니까?
팔봉 그 벌을 왜 주려 했다고 생각하느냐?
마준 제가 못마땅하셔서 그러신거 아닙니까?
팔봉 (안타까움으로 보더니) 아무래도 내가 아직 덕이 부족한 모양이구나.
어찌 너에게 이리 한치도 깨달음을 주지 못했단 말이냐.
마준 선생님!!!
팔봉 널 굳이 내쫓지는 않으마.
허나 내 인정서를 받고 싶다면 다시 2년을 기다려야 할게다.
그리고 그 2년은 지난 2년보다 훨씬 더 감내할것이 많아질게야.
마준 !!! (절망적인 눈빛으로 본다)
팔봉 그만 나가보거라.
마준 (본다. 그 절망의 눈빛이 어느새 분노로 바뀌면서)
구일중E 거성가로 돌아오는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주지 않겠느냐?
제빵점 옆 벤치. N.
나란히 앉은 구일중과 탁구 부자.
탁구 (보며) 회장님...
구일중 안다. 느이 어밀 위하는 마음 충분히 알지만...
나 역시 니가 필요하다. 니가 내 옆에서 일을 배워주면 좋겠구나 탁구야.
탁구 마준이가.. 있잖습니까 회장님.
구일중 (멈칫...)
탁구 실력으로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저는 마준이한테 상대가 안됩니다.
무엇보다 저는 그 자리에 어울리지가 않습니다 회장님.
오히려 회장님께 창피하고 누가 되는 사람만 될겁니다.
구일중 내 주위엔 믿을만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구나 탁구야.
이젠 누굴 믿고 누굴 의심해야할지도.. 잘 모르겠다.
탁구 (그 말에 본다. 살짝 안된 기분으로 보더니) 회장님...
구일중 만약.. 정말 만약에 느이 어미를 찾는다면.. 그럼 나한테 와주겠느냐?
탁구 죄송합니다만 회장님.. 그럼 더더욱 제가 거성가로 갈 일은 없을겁니다.
구일중 ! (본다. 안타깝게 바라보는 시선위로)
김미순E 우리 탁구는.. 잘 지내고 있습니꺼? (21부 5씬)
조진구E 회장님께서 그 때 청산에서 저한테 시키신 일을
그 녀석한테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17부 41씬)
구일중 (짐짓 시선을 피한다)
탁구 (? 보며) 회장님.. 괜찮으십니까?
구일중 (짐짓 웃더니) 그래... 괜찮다. 괜찮아..
(괜찮다는듯 탁구의 무릎에 손을 얹어 안심시켜준다)
탁구 (그런 구일중이 왠지 짠하게 마음에 걸리는 표정에서)
팔봉빵집 앞. N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마준, 완전 굳어진 표정으로 나오다가
멈칫..! 저 쪽으로 차에 올라타는 구일중과 배웅하는 탁구가 보인다.
구일중, 언제나처럼 탁구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토닥여준다.
탁구, 역시 따뜻한 아들의 미소로 구일중을 배웅한다.
구일중 또 보자꾸나.
탁구 예, 회장님.
구일중 (고개를 끄덕이더니 차에 올라탄다)
출발하는 차에 대고 구십도 각도로 꾸뻑 인사하는 탁구,
그러면서 고개를 들어 한참을 멀어지는 차를 본다.
마준, 쎄해지는 눈빛으로 시선 돌린뒤 조용히 프레임-아웃 되면
탁구, 후우... 나즉히 숨을 내뱉으며 돌아서서 집쪽으로 들어가면..
팔봉제빵실.. N.
천천히 그 안으로 들어오는 마준,
잠시 멈춰서서 그 제빵실안을 돌아본다.
한쪽으로 걸어와 손으로 반죽대를 천천히 손가락으로 쓰윽 훑는다.
(아이가 벽에 손가락으로 쓰윽 그리며 지나가듯)
마준, 그렇게 제빵실을 한바퀴 돌면서 손가락으로 쭈욱 훑고 지나는위로
플랫쉬-백>
1. 팔봉 제빵실 (11부 37씬)
팔봉 빵은 사람이 먹는 음식이다.
마준 알고 있습니다.
팔봉 헌데 빵을 만드는 그 마음에 어찌 칼을 품고 있는게냐?
다시 현재> 쓰윽 고개를 돌려 제빵실을 돌아보는 마준의 얼굴위로,
팔봉E 맛이나 외향은 화려한데 어딘지 좀 차갑구나. 널 어찌할꼬.. (17부 49씬)
2. 제빵실. (22부 5씬)
팔봉 태조.. 니가 이리도 끝까지 날 실망시킬줄은 몰랐구나.
다시 현재> 조용히 고개를 드는 마준의 시선에서.
어둠속에서 눈빛이 서늘하게 번뜩이는가 싶더니,
팔봉제빵실, 재료창고 N.
거기에 탁구와 함께 만들었던 액종들이 쭈욱 놓여져 있는게 보인다.
마준, 본다. 보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하나를 떨어뜨려 깨뜨린다.
쨍그랑! (터프하게가 아니라 그냥 툭...! 밀어서 던지는 느낌으로)
또 하나 툭.. 밀어서 깨뜨리고, 또 하나 툭.. 밀어서 깨뜨리고..
표정은 말할수 없이 차갑고 냉정한 눈빛에서..
그리고 천천히 안쪽으로 들어간다. 거기에 놓여져 있는 쓰레기통..
마준, 잠시 그 쓰레기통을 내려다보더니
조용히 주머니에서 지포라이터를 꺼낸다. 탁! 뚜껑을 여는데서,
탁구 / 마준의 방. N
들고 들어온 두루마리를 가지고 책상앞에 앉는 탁구.
책상밑에 커다란 상자를 꺼내 뚜껑을 열면 거기에 이미 들어있는
또 하나의 두루마리.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 두루마리다.
탁구, 그 옆에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두루마리를 넣는다.
짐짓 미소로 그 상자의 뚜껑을 닫는데,
갑자기 그 때 때르르르릉! 화재경보기 소리가 울린다.
탁구, 멈칫.. 돌아본다.
팔봉집 거실. N.
어둠속위로 요란하게 울리는 화재경보음 소리.
잠시 후, 다들 자다말고 뛰쳐나오는 팔봉식구들.
양인목, 오영자, 그리고 이층에서 조진구와 허갑수, 고재복.
탁구도, 미순이도 다같이 뛰어나오면
양인목 진구야!! 제빵실이다!!!
탁구 ! (보면)
조진구, 용수철처럼 뛰쳐나간다. 그 뒤로 탁구 달려나가고,
양인목과 허갑수와 고재복, 미순이가 뒤를 따라 우르르 나가면,
문을 열고 옷섶을 여미며 나오는 팔봉,
팔봉 무슨 소란이냐!
오영자 모르겠어요, 제빵실에서 화재가 난것 같은데요 아버지.
팔봉 (멈칫.. 돌아보면)
팔봉제빵실 안. N.
물수건을 입에 대고 안으로 뛰어들어오는 조진구와 그리고 탁구.
아직은 불길보다는 연기만 자욱한 가운데,
조진구와 탁구 근원지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다급하게 움직이고,
그 뒤로 양인목과 허갑수, 고재복도 따라들어와 다급하게 움직인다.
재료창고 안. N
탁구, 안으로 들어오다가 멈칫..
재료실 안쪽 휴지통에서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걸 본다.
탁구와 조진구 재빨리 개수대로 가서 물을 받는다.
양인목, 허갑수, 고재복도 같이 허둥지둥 불을 끄기 위해 달려들면,
팔봉제빵점 앞. N
그 앞으로 와서 멈춰서는 소방차.
소방대원들 긴급히 제빵점안으로 뛰어들어가는게 보이고,
이층창문으로는 자욱한 연기가 계속 빠져나오고 있는 중.
동네사람들 일제히 다 나와 구경하는 가운데
팔봉과 오영자, 미순이도 안타깝게 올려다보고 있다.
오영자 대체 이를 어째..
미순 (걱정스럽게 본다)
팔봉 (역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데서)
팔봉의 방. N
쓰윽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서는 마준의 발...
마준, 재빨리 책상앞으로 다가서서 일지를 찾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한켠에 다른 책들틈에 보이는 발효일지를 본다. 보더니
그 발효일지를 집어든다. 드는데 바로 그 때
팔봉E 네 이 노옴!!!! (호통치는 소리에)
마준 (허걱! 놀라면서 돌아보면)
그러나 아무도 없다. 두려움 때문에 환청을 들은듯...
마준, 식은땀을 흘리며 그 발효일지를 잠시 본다. 보더니
재빨리 가방에 넣고 밖으로 나간다.
팔봉의 집, 거실. N.
밖으로 나오는 마준, 가방을 든채 현관으로 가려는데
팔봉E 태조야! (부르는 소리에)
마준 (멈칫..! 얼른 돌아보면)
역시 아무것도 없는 빈 거실을 마준, 바라본다. 보다가
발효일지가 든 가방끈을 더 힘주어 꾹 잡는다. 잡더니
그대로 홱! 돌아선다. 등을 보인 마준, 그대로 돌아보지 않은채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간다.
어두운 거실을 뒤로한채 쿵..! 닫히는 현관문에서.
팔봉제빵실 안. N.
진압이 완전히 끝난 그 제빵실안으로 들어서는 팔봉과 오영자, 미순,
(한쪽에서 양인목하고 허갑수가 소방관에게 경위설명하는 중이고)
아직도 매케한 냄새가 가득한 실내...
조진구와 고재복, 그리고 탁구까지 다들 연기그을음에 거뭇거뭇해진
상태로 팔봉앞으로 선다.
팔봉 어찌된거냐?
조진구 다행히 큰불이 아니었습니다. 휴지통에 불씨같은게 있었던 모양인데..
별다른 피해는 없는거 같구요, 일단 연기냄새만 빠져나가면...
제빵하는데는 별문제 없어보입니다.
팔봉 다친사람은 없느냐?
조진구 없습니다.
팔봉 됐다. 그러면 됐다.
탁구, 후우..! 땀을 닦아내며 쓱 돌아본다. 보다가 멈칫..
재료창고안으로 깨져버린 막걸리종 항아리들을 본다.
순간 뭔가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 표정에서,
이층복도. N.
방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는 탁구, 방안에 아무도 없자
화장실쪽으로 돌아서며
탁구 태조야! 서태조! (화장실문을 두드리며) 서태조 안에 있냐?
(화장실문을 열어서 들여다보면 역시 마준은 없다, 어디간거지? 보면)
팔봉집, 거실. N.
계단을 내려오는 탁구, 이리저리 둘러본뒤 주방에도 와보고,
아래층 화장실도 확인해보는 가운데
안으로 들어서는 팔봉선생과 양인목, 허갑수, 고재복, 조진구,
그리고 미순과 오영자까지 왔다갔다하며 누군가를 찾는 탁구를 본다.
양인목 탁구야, 뭘 그렇게 왔다갔다하구 있어?
탁구 예? 아뇨... 저 그게...
미순 (? 본다. 보다가 휘 둘러보더니) 어? 그러고보니 서태조가 없네?
일제히 (미순의 말에 돌아본다. 그제서야 이리저리 두리번거린다)
허갑수 이? 그러고보니? (탁구보며) 이층방에 없냐 탁구야?
탁구 이층에는 없는거 같은데요...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
어떻게 된거랴? 일제히 웅성웅성하는 가운데,
팔봉, 심상치 않은 표정으로 돌아보면.
팔봉의 방. N.
책상위에 이리저리 무언가 뒤적이며 흩어진 흔적들...
팔봉, 그 앞으로 다가서서 내려다본다.
얼른 발효일지를 둔곳을 뒤적여 보면.. 역시! 책이 없다.
순간 띵..! 한 현기증으로 바라보는 팔봉,
그뒤로 들어서던 양인목, 팔봉을 보더니 놀라서
양인목 아버님...! 왜 그러십니까? 괜찮으십니까.
팔봉 (어지러운 표정으로 책상위를 보면)
양인목 어디 편찮으십니까? 안색이 안좋으십니다.
팔봉 아니다. 아무일 없다.
양인목 (? 보면)
팔봉 (나즉히 한숨으로 시선 돌린다. 태조.. 이 녀석..! 하는 표정에서)
유경의 집.
유경, 이불을 펴고 잘 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쿵쿵쿵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유경 (? 돌아본다. 그 문앞에 다가서서) 누구세요?
(대답 없이 다시 쿵쿵쿵..! 문을 두드린다) 누구세요! (하는데)
마준E 나야.
유경 (멈칫.. 그 목소리에 잠시 주저하는 표정, 그러다 문을 열어주면)
그 앞에 서 있는 마준, 지치고 길잃은 강아지마냥 빤히 쳐다보고 있다.
유경, 그런 마준을 멈칫.. 하는 기분으로 보면.
마준 나... 좀 들어가두 돼?
유경 (본다)
마준 달리... 갈데가 없어서 그래..
유경 ...! (본다. 보더니 천천히 옆으로 비켜서주면)
마준 (천천히 안으로 들어온다. 한쪽에 가방을 내려놓고 안으로 들어가면)
유경 (돌아본다)
마준 (힘없이 비맞은 강아지마냥 한쪽에 스르르 드러눕는다. 그 뒷모습...)
유경 (뭐지...? 하고 본다. 바라보는 시선에서)
탁구 / 마준의 방. N
텅빈 마준의 옷장... 그 옷장을 들여다보고 있는 탁구.
이 녀석.. 떠나가버렸구나.
탁구 태조야... (멍하니 바라보는 눈빛에서)
팔봉제빵점 앞, 일각. N.
그 앞에 서서 올려다보는 춘배, 묘하게 씨익.. 웃는 얼굴에서 fade-out.
거성家, 거실. D
한쪽에 서 있는 수원댁.
공주댁, 그 수원댁을 조금은 의아한듯 바라보는데
밖으로 나오는 서인숙, 수원댁을 보면.
수원댁 안녕하셨어요, 사모님.
서인숙 그래요, 주방은 저 안쪽이니까 그리로 가면 돼.
수원댁 아 예에 (인사한뒤 안으로 들어가면)
공주댁 ? (안으로 들어가는 수원댁을 쳐다보는데)
서인숙 공주댁은 이리로 좀 와서 앉아봐.
공주댁 (? 본다. 보다가 가서 소파 끝에 살짝 걸터앉으면)
서인숙 (돈봉투를 툭.. 던지듯 공주댁앞에 놓는다)
공주댁 (? 보면)
서인숙 내가 왜 이러는지 구질구질하게 설명안해도 되겠지?
솔직한 마음같아서는 그 동안 베푼 모든걸 죄다 회수하고 싶지만,
그래도 지난 수십년간 거성에서 일한 정리를 생각해 마련했으니
그거 가지고 이 집에서 당장 나가.
공주댁 사.. 사모님..!
서인숙 내 등에 칼을 꽂으려고 결심했을땐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도
예상했어야지! 감히 거둬준 은혜도 모르구 날 배신해?
공주댁 (두 손을 맞잡은채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위로)
서인숙 게다가 다른 누구도 아닌 미순이하구 작당해 날 협박하고 모함하다니..
공주댁 (그 말에 멈칫.. 서인숙을 보면)
서인숙 내 마음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어떻게 해버리고 싶지만,
그래도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해주는걸 고맙게 생각해!
꼴두 보기 싫으니까 당장 짐싸서 나가! (그리고는 일어서서 돌아서는데)
공주댁 처.. 천벌을 받으실거구먼유.
서인숙 (멈칫..! 홱! 돌아본다) 뭐야?
공주댁 (글썽글썽하면서 서인숙을 보더니)
돌아가신 큰사모님 영혼이...
억울해서도 절대 그냥 계시지 않을거구먼유.
서인숙 (순간 분기탱천해서) 공주대액!!!!
공주댁 (움찔..! 놀란듯 쳐다보더니 벌떡 자리에서 일어서며)
회장님께 인사 못여쭙고 가서 참말루 지송스럽네유.
그럼 안녕히 계셔유! (하더니 그대로 돌아서서 가버린다)
서인숙 (허..! 공주댁을 보다가 테이블위에 그대로 놓여있는 돈봉투를 보면)
김미순의 거처.
김미순 우짭니꺼.. 지 때문에...
공주댁 아니여, 나두 진작 그 집에서 나오구 싶었구먼.
회장님하구 애기씨들 아니었으면 더 있을 이유가 읎었지 나두우.
김미순 그라믄 이자부턴 지하고 같이 지냅시더, 예?
공주댁 아이구 아녀, 탁구엄니가 일부러 강제적으루다 나헌티 시킨것두 아니구
내가 자진혀서 하겠다구 헌일인지 부담가질거 읎구먼.
김미순 지두 외로워 그럽니더. 여서 같이 지냅시더 아지매요, 예?
공주댁 (본다. 보다가 시큰해지면서... 눈끝을 옷섶으로 찍으며) 고마워어...
김미순 (본다. 손수건을 건네주면)
공주댁 (그 손수건 가져다가 훌쩍거리며 눈물을 찍어낸다)
김미순 (시선들어 생각하는 표정에서)
거성家, 안방침실.
서인숙 (수화기를 든채 돌아서며) 나야, 자금확보는 어떻게 됐어?
(듣는다. 안도의 표정 스치며) 오늘 여섯시까지야,
여섯시까지 나사장을 만나지 못하면 그 지분은 넘어가게 되고 말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뺏기면 안돼. 알았지? (시선에서)
세워진 차 안.
한승재 (카폰으로) 알겠어요. 걱정말아요, (하면서 카폰을 끊더니)
나사장 위치는 아직 파악 안되고 있나?
사내1 아직.. (하는데 삐삐소리가 들린다, 문자가 들어오는 삐삐다., 보더니)
찾은것 같습니다. K호텔입니다.
한승재 (손목시계를 보면 5시가 넘어서고 있다) 빨리 움직여.
사내1 (재빨리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하면)
K호텔 현관앞.
와서 멈춰서는 김미순의 차.
미스 장, 차 문을 열어주면 차에서 내려서는 김미순, 안으로 들어선다.
호텔 복도.
서류가방을 들고 쭉 걸어나오는 나사장.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버튼 누르는데 닫히려는 문 사이로
누군가 손을 넣는다. 사내1의 부하들이다.
나사장이 타고 있는 그 엘리베이터안으로 같이 들어선다.
나사장, 살짝 경계하는 눈빛으로 보면,
호텔 지하주차장.
외진곳에 세워진 한승재의 차.
그 옆으로 나사장을 데리고 오는 사내1의 부하들.
한승재, 차에서 내리면 사내2, 나사장이 들고 있는 브리프케이스를
뺏듯이 나꿔챈뒤 한승재앞으로 쓱 내민다.
나사장 당신들 뭐하는짓입니까!
한승재 (보며) 우리 거성식품의 지분을 지키려는 짓일세.
사모님께서 빌린 돈은 여깄네. 가져가게.
사내1 (서류가방 두 개에 달하는 돈을 나사장옆으로 내민다)
나사장 (흘끗 한승재를 보면)
한승재 (사내2가 들고 있는 서류가방을 탁..! 연다 순간 멈칫! 텅 비어있다)
나사장 한발 늦으신것 같습니다.
한승재 ! (나사장을 보며) 이 안에 있던 서류는 어딨나!
나사장 죄송합니다만. 그 서류는 서인숙씨한테 가지 않을겁니다.
한승재 ! (재빨리 손목시계를보면 탁..! 6시를 넘어서고 있다. 젠장..! 보면)
호텔 방안.
윤닥터로부터 서류봉투를 건네받는 김미순,
꺼내서 보면 지분에 관한 서류다.
윤닥터 현재 우리가 구회장한테 투자하면서 받아낸 3.8%의 지분에,
거깄는 5%까지 합하면 총 8.8%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셈입니다.
김미순 그라모 작은 사모님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하고 우째 됩니꺼?
윤닥터 서인숙이의 보유지분이 10.2%니까 거의 맞먹는 수준입니다.
김미순 그라모 해볼만 하긋네예. (조용히 서류를 집어넣고 일어서더니)
이자는 됐심더. 윤선상님은 윤선상님 일로 돌아가이소.
지금까지도 충분히 도와주셨다 아입니꺼.
윤닥터 함께 시작한 일이예요. 끝도 같이 냅시다.
김미순 그래 폐를 끼칠순 없지예,
윤닥터 14년전 미순씨가 다 죽어가는 몸으로 나를 찾아왔을때...
그 때 이미 결심한 일이예요. 거절하지 말아요.
김미순 (본다. 보면)
윤닥터 (짐짓 시선 피하더니) 그만 갑시다. (하면서 돌아서서 나간다)
김미순 (미안한 눈빛으로 보는데)
윤닥터 (문을 여는 순간 그 앞에 서 있는 한승재와 사내1의 무리들이 나타난다)
윤닥터 ! (놀라서 본다)
김미순 (역시 놀라서 보면)
한승재와 사내1의 무리들 쓰윽 밀듯이 안으로 들어선다.
김미순, 한승재의 얼굴을 보는 순간 표정이 경직되고.
한승재 오랜만이구만. 김미순이.
김미순 ...! (자기도 모르게 서류를 뒤쪽으로 감추듯하며 쳐다보면)
한승재 (쓰윽 김미순 앞으로 다가서면)
윤닥터 (얼른 가로막으려는데)
사내1 (먼저 윤닥터의 팔을 뒤로 꺽으며 제압해버린다)
김미순 (멈칫..! 놀라면서 윤닥터를 본뒤 다시 한승재를 보면)
한승재 두 사람 목숨이 자네한테 달려있구만.
의사선생하고, 나사장이 무사하길 바란다면 그 서류봉투 이리 내게.
김미순 상환하기로 한 시간이 이미 지났을텐데예.
한승재 그래서 안내놓겠다 그건가? (하는데)
윤닥터 으으으! (사내1이 꺽은 팔에 힘을 주는듯, 소리 안내려 이를 악물면)
김미순 (본다. 덜덜 떨리는 눈빛으로 윤닥터를 보면)
윤닥터 미순씨... 안돼요! 그걸 넘겨주면 안됩니다! (하는데)
한승재 (탁! 채뜨리듯 김미순의 손에 있는 서류를 뺏어간다. 내용물 확인하면)
사내1 (그제서야 윤닥터를 다시 풀어주면)
김미순 예나 지금이나 사람목숨으로 사람 위협하는건 여전하시네예?
한승재 (쓱 도로 서류를 집어넣으며) 벌써 잊었나? 목적을 위해서라면 나는
어떤 수단도 정당화 될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라는거?
김미순 그래예? 그래서 우리 탁구도 그래 내모셨어예?
한승재 그 아일 데려올때 후회하게 될거라고 경고했었지? 기억하나?
김미순 그라모 그 때 지가 뭐라 대답했는지도 기억하시겠네예?
에미라카는건 즈그 새끼를 위해서라면 무슨짓이든 한다꼬예.
기름통 들쒀쓰고 불섶이라도 뛰어든다꼬예, 생살도 베어낼수 있다꼬예!!
우리 탁구.. 손끝 하나라도 건들기만 하믄..
그 땐 지도 목숨 건다꼬예. (살벌하게) 기억하십니꺼?
한승재 (가소롭다는듯) 그래서 이렇게 주제도 모른채 목숨걸고 덤벼드는건가?
김미순 지는 이미 14년전에 죽은 사람입니더! 걸 목숨같은것도 안남았심더!
한승재 재밌군. (하면서 싸늘하게 웃으면)
김미순 그래예? 재밌다꼬예? (허.. 웃더니 이내 쎄하게)
언제까지 그래 웃으실수 있는지.. 한번 두고 볼까예?
한승재 (멈칫.. 보면)
김미순 (한끝도 지지 않은 눈빛으로 보더니 그대로 찬바람 나게 나가버린다)
윤닥터 (그들을 한번 본뒤 김미순을 따라나가면)
한승재 ...! (쎄한 눈빛으로 돌아보는데서)
팔봉제빵실.
허갑수 어이구! 그 나쁜놈!!! 생각헐수록 걍 울화통이 터지네!
양인목 (묵묵히 일만 하는 옆에서 계속)
허갑수 우리가 저헌티 워떻게 했는디 시상에 가게에 불을 싸질르구
내빼냔 말여 이? 어이구우..! (진짜 복장터지는듯 하는데)
고재복 (지나가면서 쿡쿡.. 찌른다)
허갑수 뭐? (하면서 고재복이 가리키는쪽 보면)
탁구 (멍하니 서서 마준이가 일하던 성형대쪽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
미순 (그런 탁구를 본다)
조진구 (역시 오븐앞에서 그런 탁구를 보면)
양인목 (탁구를 본다. 보더니) 김탁구.
탁구 (돌아보며 얼른 아무렇지도 않은척) 예! 대장님!
양인목 빵 나왔다. 아래 매장으로 갖다주거라.
탁구 아, 예! (하더니 얼른 빵바구니를 집어들고 후다닥 나가면)
허갑수 (목을 쭉 빼고 보더니) 근디 미순아. 쟈는 워떻게.. 후각은 돌아온겨?
미순 아뇨, 아직....
조진구 ...
허갑수 어이구 징헌 놈! 시상이 암만 경합에 눈이 멀어두 그렇지...
워떻게 인두겁을 쓰고 그런 숭악한 짓을 허냔 말이여! 것두 친구헌티이!
양인목 (나즉히 한숨)
미순 (말없이 탁구가 나간쪽을 돌아보면)
팔봉제빵점.
탁구, 가지고 내려온 빵들을 한쪽에 진열중이다.
오영자, 손님들한테 계산을 마치고 "안녕히가세요, 또 오세요!"
하는데 그 손님들과 엇갈려 들어오는 양복입은 노동부원 두명.
오영자 어서오세요! (하는데)
부원1 여기가 팔봉명장께서 운영하시는 제빵점이 맞습니까?
오영자 예, 맞는데요? 어떻게 오셨는지...?
탁구 ?? (뒤에서 고개들어 그들을 쳐다본다. 시선에서)
팔봉집 거실
앉아 있는 팔봉과 그 주변으로 자리잡고 앉은 양인목, 허갑수.
그 맞은편에 노동부 직원 두명이 앉아 있다.
조진구, 고재복, 오영자, 미순, 그리고 탁구는 한쪽에서 지켜보는중.
부원1 (테이블위에 서류 한 장을 내밀며) 어제 오후에 접수된 진정섭니다.
팔봉 (서류를 보면)
부원1 그동안 팔봉선생님의 명성을 뒷받침해온 봉빵이.. 실은 팔봉선생님의
작품이 아니라 본인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양인목 뭐라구요? (놀란다)
팔봉 (보면)
일제히 (놀라서 쳐다본다)
탁구 (역시 놀라서 쳐다보면)
허갑수 아니, 그기 무신 시베리아 귤까먹는 소리래유?
한때는 나랏님까지 즐겨드시던 그 유명한 빵을 모독혀도 유분수지,
봉빵이 우리 스승님 빵이 아니면 누구 빵이래는기유?
양인목 맞습니다. 대체 누가 그런 말도 안되는 진정서를 낸겁니까?
부원1 박춘배라는 분입니다.
양인목 ! (본다)
탁구 ? (본다, 팔봉쪽으로 시선 돌리면)
팔봉 ... (표정의 미동없이 조용한 눈빛)
영자/갑수 (그 이름을 알고 있는듯 떨떠름하게 입을 다문다)
그 외 (일제히 누구지? 하는 표정으로 보는 가운데)
부원1 진실규명 결과, 진정서 내용이 사실로 밝혀지게 되면
팔봉선생의 명장 타이틀은 박탈당하게 될겁니다.
일제히 (다같이 놀라는 표정으로 "뭐라구요?" 하는데)
탁구 (보더니) 거 말들이 지나치십니다!
일제히 (멈칫.. 일제히 돌아보면)
탁구 (앞으로 한걸음 나와 그들 옆에 턱! 하니 앉더니)
선생님들! 어디서 나오신 분들인진 모르겠지만,
거 어느 한쪽말만 듣고 스승님의 명장 타이들을 박탈하느니 마느니..
함부로 그렇게 말씀하시는거 아니죠. 예?
보아하니 빵에 대해서도 잘 모르시는 분들 같은데.
팔봉 그만하거라 탁구야.
탁구 (멈칫.. 팔봉을 보며) 스승님...
팔봉 알았소, 무슨 말인지 알았으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도록 하시오.
부원1 만약 이 진정서에 이의제기를 하실거면 일주일 안으로 하셔야할겁니다.
양인목 이의 제기를 하면 어찌 되는겁니까?
부원1 제빵협회 기술고문들이 심사하는 가운데 봉빵에 대한 재심사가
이뤄지게 될겁니다. 아마 그 자리에서 진정인과 함께 팔봉선생님께서
직접 봉빵시연을 해주셔야할듯 싶습니다.
양인목 뭐라구요?
허갑수 허..! (본다)
탁구 (역시 기가막힌듯 팔봉을 보면)
팔봉 (조용히 눈을 감으며 흐음..! 하는 표정)
탁구 (? 팔봉을 본다. 왜 화를 안내시지? 하는 표정으로 본다 시선에서)
고재복E 대체 박춘배라는 사람이 누굽니까?
양인목의 방.
모여 앉아 있는 양인목, 허갑수, 조진구, 고재복, 미순, 그리고 탁구.
허갑수 스승님하고는 오랜 앙숙인 사람이지이.
양인목 사실은 아주 어린시절부터 죽마지우이자 라이벌이셨다.
탁구 (? 양인목을 보는 위로 계속)
양인목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과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빵 만들기도
두 분이 즐겨하던 내기들이었지.
탁구 (아..! 그랬구나... 생각하는 표정위로)
양인목 그러다 두 분은 대한민국 사람들 체질에 잘 맞는 빵을 개발하기로
의기투합을 하셨지. 그래서 탄생한게 주종빵이다.
insert> 양인목 / 박춘배 회상씬. (팔봉의 제빵실)
팔봉과 춘배, 함께 일을 하는 모습, 실루엣처리로 보여주는 위로,
양인목E 사실 주종빵은 오래전부터 아버님께서 연구해오던 빵이었다.
하지만 그 발효점을 찾지 못해 영 진전이 없던 차에,
춘배어르신께서 그 발효점을 찾아내는데 일조를 하게 된거야.
다시 양인목의 방.
양인목 춘배 어르신에게는 남들에게는 없는 천재적인 후각이 있었거든.
일제히 (놀란다)
탁구 (역시 놀라서 보면)
양인목 (탁구를 보며) 그래, 바로 탁구 너처럼 말이다.
탁구 (빤히 본다. 바라보는 시선에서)
미순 그런데 왜 두분이.. 저렇게 되신건데요?
양인목 (나즉히 한숨으로 고개를 돌리며)
봉빵이 성공하면서 두 분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그 명성과 함께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기 시작하셨다.
그리고 그게 결국 화근이 돼버렸다.
회상> 팔봉제빵실.
팔봉 춘배 자네, 왜 레시피대로 빵을 만들지 않는건가!
춘배 또 뭐가요 형님?
팔봉 내가 주종빵을 만든 이유는.. 이스트를 최소화하고 발효시간을
오래함으로서 풍미와 소화력을 돕는 좋은 빵을 만들기 위함이네,
헌데.. 어찌 자네는 그 원칙을 무시하는게야!
춘배 형님, 그렇게 발효시간을 오래 잡았다가는 팔리는 물량에 못맞춥니다.
돈이라는것은 본시 때가 있어서 벌릴때 벌어들여야 하는 법!
어차피 일반 사람들 입맛에는 그 빵이 그 빵 아닙니까?
팔봉 ! (노려보는 위로)
양인목E 그러다가 결국 두 분이 결정적으로 헤어지게 된 사건이 발생했지.
<경과> 발효된 빵들을 죄다 쓰레기통에 버리는 팔봉,
춘배 형님! 이게 대체 무슨 짓입니까!
팔봉 화학첨가물을 넣은 빵을 내다 팔순 없네!
춘배 상하지 않게 오래 보존하려면 어쩔수가 없잖습니까!
팔봉 그렇다고 내 빵에 합성보존료를 섞어 넣어?
춘배 이게 어떻게 형님만의 빵입니까? 이건 제 빵이기도 합니다.
팔봉 전혀 반성할뜻이 없는 모양이니... 할수 없군.
더 이상 자네와 뜻을 같이 할수 없으니 당장 내 제빵실에서 나가주게.
춘배 형님!
팔봉 당장 나가!!! (서릿발같은 눈빛으로 쳐다보면)
팔봉의 방. (현재)
두통이 오는듯... 깊은 시름에 잠긴 팔봉의 표정위로
양인목E 그렇게 갈라서게 된 두 분은 결국 각각의 봉빵을 만들기 시작했고...
어느 일각.
조용히 살기띈 눈빛으로 앉아 있는 춘배의 얼굴위로,
양인목E 결과는 춘배어르신의 참패로 끝나고 말았다.
다시 양인목의 방.
탁구 어째서... 그렇게 됐습니까?
양인목 (보며) 아버님은 사람에게 좋은 주종빵을 고집하셨던거고,
춘배어르신은 돈을 쫓는 빵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탁구 ! (아.. 역시 스승님이다! 감동한듯 본다)
일제히 (조용히 아...! 그렇게 된거구나... 싶은 위로)
허갑수 그 뒤로 춘배어르신은 빵에 합성보존료 섞은것이 손님들헌티 알려지면서
가게는 쫄딱 망허고, 춘배어르신도 그 뒤로 자취를 싹 감춰버리셨지이,
근디 참 기가 막히네, 아니 십몇년만이 갑자기 나타나 이게 뭔짓이랴?
탁구 (그렇구나.. 생각이 복잡해지는데, 그 때 밖에서 E 쿵!하는 소리와 함께)
오영자E 아부지!! 아부지이이이!!!!! (다급하게 외치는 소리에)
탁구 (? 돌아본다)
일제히 (다른 가족들도 돌아보면)
팔봉집 거실.
탁구를 비롯해 양인목, 허갑수, 조진구, 고재복, 그리고 미순까지
뛰어나오면서 쳐다보면
팔봉, 방에서 나오던중인듯 그대로 방문앞에 쓰러져 있다.
오영자 아부지!! 아부지이이!!! (어쩔줄 모르는 가운데)
양인목 아버님!!! (뛰어온다)
미순 할아버지!!!! (뛰어온다)
조진구 (재빨리 뛰어와 양인목과 같이 팔봉을 부축하는 가운데)
허갑수 (같이 달려오며) 어이구 이게 뭔일이랴! 어이구 어이구우우!!!
기어코 일 치루게 생겼구머언! 이?
고재복 (같이 우르르 뛰어오는 가운데)
탁구 !!! (쿵..! 하는 기분으로 그 자리에 멈춰선채 바라본다)
눈앞에 벌어지는 저 장면을 믿을수가 없는듯... 바라보더니.
탁구 안돼요... 스승님...!!! (멍한 눈빛에서)
유경의 집.
마준, 앞에 놓여있는 책상위에 있는 이력서들을 빤히 본다.
사진을 붙이던 중인듯한 이력서들이 여러장...
그 뒤로 유경, 밥상을 가운데 놓고 밥을 퍼서 마준앞으로 놔주고있다.
마준 너 이게 다 뭐야? 너 어디 또 취직하려구?
유경 (흘끗 보더니 자신의 밥그릇에도 밥을 푸는)
마준 (돌아보며) 뭐하러 또 힘들게 취직하려구 그래? 그냥 가만있지.
유경 어서 밥먹어. 찌개 식겠다. (하면서 자기 밥을 먹기 시작하면)
마준 (흘끗 몇가지 반찬 없는 밥상을 보더니)
이러니 영양실조같은게 걸리지.
유경 (멈칫.. 마준을 한번 보더니) 안먹을거니?
마준 (본다. 보다가 돌아앉아 수저를 들고 먹기 시작한다)
유경 (보더니) 저 가방은 뭐야?
마준 (멈칫.. 그 말에 유경을 한번 보더니) 제빵점 때려쳤어.
유경 (? 본다. 보더니) 경합은?
마준 그 따위 경합.. 이제 미련 없어.
기준도 룰도 없는 경합따위 개나 주라 그래.
게다가 그 팔봉선생... 알고 보니 남의 레시피로 유명해진거드라구.
그런 사람의 인정서같은거 가져봤자 쓰레기 아니겠어?
유경 그래도 2년이나 모신 선생님이었는데.. 그렇게까지 말할거 뭐 있니?
마준 그 2년을 선생으로 모신게 억울하고 분해서 그래.
유경 (본다. 보더니 그대로 다시 식사를 계속하면)
마준 (본다. 보더니 탁! 수저 내려놓으며) 이런거 말구 나가서 외식하자.
유경 (멈칫... 마준을 본다)
마준 왜? 싫어?
유경 (보더니 무시한채 다시 밥을 먹는다. 찌개를 먹는다. 그 위로)
탁구E 진짜 맛있다. 청산 떠난후로 이렇게 맛있는 밥은 첨 먹어본다야!
플랫쉬-백> 10부 13씬.
유경 더 줄까? 밥 넉넉히 했는데.. (하는 말이 끝나자마자)
탁구 (턱! 유경앞으로 빈 밥그릇을 내민다)
유경 (피식 웃으며 밥그릇 받더니 옆에 있는 냄비에서 밥을 퍼담는데서)
다시 현재>
혼자 그 밥을 꾸역꾸역 먹고 있는 유경,
알고 있다. 이제 탁구와 그런 시간은 두 번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걸.
마준 야 신유경. (얘가 왜 이러지? 하고 쳐다보면)
유경 (대꾸없이 먹기만, 가슴이 먹먹해지는 표정에서)
팔봉의 방.
자리보존하고 누워있는 팔봉,
한의사가 와서 맥도 짚고 있고 혈을 만져보고도 있는 가운데,
양인목과 오영자, 미순만 방안에서 지켜보고 있고
나머지 허갑수, 조진구, 고재복, 그리고 탁구는 복도에서 지켜보고 있다.
탁구, 완전히 머릿속 스위치가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한의사1E 맥이 많이 약해지셨습니다.
팔봉의 거실.
한의사1을 따라 나온 양인목, 오영자, 허갑수, 고재복, 그리고 조진구.
한의사1 다행히 기력을 회복하시면 별문제 없지만,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셔서.. 암튼 상태를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탁구 ...! (본다. 완전히 충격받은 표정)
미순 (역시 멍한 표정을 짓는 가운데)
일제히 (다같이 놀라면서 웅성웅성하는 분위기)
오영자 어디 좋은 약이라도 좀 없을까요 선생님? (하는 위로)
탁구 (조용히 팔봉의 방쪽을 돌아본다)
팔봉의 방.
자리보존하고 누워있는 팔봉과 그 옆에 앉아 있는 미순,
미순 할아버지... (너무너무 걱정되는 표정으로 바라보면)
팔봉 ... (깊은 잠에 빠진듯)
미순, 계속해서 물수건으로 팔봉의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아준다.
그 뒤로 등을 꼿꼿이 세운채 무릎꿇고 앉은 탁구,
마치 선생님이 어떻게라도 될까봐 거기 서서 지키기라도 하는 심정으로
그렇게 앉아서 팔봉선생을 바라보고 있다. 뚫어질듯 바라보는데서
제빵점 앞. N.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양인목과 그 뒤로 따라나오는 조진구.
양인목 후우! (한숨을 내쉬며) 아버님께서 이래저래 상심이 크셨던 모양이다.
조진구 그 춘배어르신이라는 분을 한번 만나보는게 어떻습니까?
양인목 어디 사는지, 연락처도 모른다.
조진구 그럼 이제 어쩝니까? 이의제기를 하려면 일주일안에 해야한다는데...
양인목 아버님이 저 지경이신데 아무래도 힘들지 않겠냐?
조진구 허면.. 이대로 선생님의 명장 타이틀은 박탈당하고 마는겁니까?
양인목 (후우..! 갑갑한 한숨을 내쉬며 제빵점을 올려다본다)
거기에 불이 꺼진채 서 있는 팔봉제빵점의 모습에서,
insert> 팔봉 아래층 거실. N.
다들 잠이 든것같은 깊은 밤.
팔봉의 방. N.
누워있는 팔봉.
그 한쪽으로는 벽에 기댄채 잠이 든 미순이가 보이고,
탁구는 여전히 아까부터 그 자리에 꼼짝도 안하고 무릎꿇고 앉아
팔봉을 지켜보고 있다. 바라보더니 천천히 팔봉옆으로 다가앉는다.
물수건으로 한번 더 선생님의 식은땀을 닦아주는 탁구, 그러더니
탁구 스승님.. 괜찮으실겁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스승님의 명예..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미순 (뒤에서 짐짓.. 고개를 들어 탁구를 본다)
탁구 그러니까 제발 자리 털고 일어나십쇼.
저는 아직 스승님한테 배우고 싶은게 너무 많습니다.
저는 아직 스승님한테 듣고 싶은게 너무 많습니다.
팔봉 ...
탁구 스승님... 제발 일어나십쇼...
무슨 일이 있어도... 제가 스승님을 지켜드리겠습니다!
훌쩍.. 콧물 한번 닦아내더니 팔봉의 다리를 꼭꼭 주무르기 시작한다.
바라보던 미순, 금새 눈시울이 붉어져서 본다. 짜식...!
그렇게 팔봉의 다리를 밤새서라도 주무를것같은 탁구의 뒷모습에서,
팔봉 제빵실 안.
양인목 그게 무슨 소리냐?
탁구 어제 왔던 사람들 말입니다.
우리 스승님 명장 타이틀 박탈하겠다는 그 사람들이요,
제가 거기 찾아가서 대리인 자격으루다 이의신청 하구 왔다구요!
양인목 (놀라며) 너! 김탁구!
미순 탁구야!
조진구 (놀란듯 본다)
갑수/재복 (역시 놀란듯 보면)
양인목 (살짝 화가 나서) 대체 너 어쩔려구 그런짓을 독단적으로 처리해!
지금 니 눈에는 선생님 몸져 누우신게 안보이는거냐?
탁구 그러니까 저희들이 하면 되잖아요.
양인목 뭐라구?
탁구 그 봉빵.. 저희들이 재현해내면 되는거 아닙니까?
미순 탁구야아! (놀란다)
탁구 서태조도 했는데 우리라고 못할거 있어요?
대장님두 갑수아저씨두, 미순이두 모두 봉빵을 먹어본 사람이잖아요.
허갑수 그래두 그것이 그리 간단한게 아니다 탁구야아...
양인목 선생님도 발효점을 못찾아 7년이나 연구하고 또 연구한거야,
그걸 니가 어떻게 하겠다는거야.
더군다나 너는 아직 후각도 돌아오지 않았잖아!
탁구 그럼 스승님 명예에 먹칠을 하겠다구 덤비는 놈들을
그냥 두고만 볼겁니까? 스승님 명장 타이틀을 박탈당하는꼴을
그냥 지켜보기만 하자구요?
허갑수 글씨 그것은 우리로서도 좀 껄적지근헌 부분이긴 헌디...
미순 아부지, 할아버지가 갖고 계신 발효일지루 어떻게 좀 안될까요?
조진구 (살짝 기대하는 눈빛으로 양인목을 보면)
양인목 (보더니) 발효일지는 없다.
일제히 (놀라서 본다)
탁구 ! (보면)
미순 없다뇨? 왜요?
양인목 (한숨으로) 태조가 나가던날 밤.. 발효일지도 같이 없어졌다는구나.
탁구 (놀란다. 뭐라구?)
미순 ! (보면)
허갑수 설마.. 태조 그 자식이 스승님 발효일지까정 훔쳐간것이냐?
(기가막히구 어이없어) 이야아아!! 그거 아주 진짜루 나쁜눔 아니여!!
양인목 발효일지가 없어진것도 문제지만,
설령 그 발효일지가 있다해도 선생님이 만들던 때와는
기후도 외부환경도 모든 것이 달라져 있다.
일주일안에 발효점을 찾고, 일정한 맛의 빵을 유지할수 있는
발효종을 찾아낸다는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
탁구 해보지도 않고 불가능하다는 말씀은 하지 마십쇼.
양인목 탁구야!
탁구 대장님이 안도와주신다면 저 혼자라도 하겠습니다.
양인목 김탁구! (하는데)
탁구 (OL, 버럭) 절대루!!!!
양인목 (멈칫.. 보면)
탁구 스승님의 명장 타이틀을 뺏기지 않을겁니다.
무슨일이 있어두 스승님의 명예를 지켜드릴거라구요, 대장!
(진심으로 대꾸하더니, 그대로 홱! 돌아서서 나간다)
일제히 (썰렁.. 해지는 가운데)
미순 (본다. 보더니) 죄송합니다 대장님.. (하더니 탁구를 따라 나간다)
고재복 (흘끗 본다. 보다가 슬그머니) 그럼... (하면서 따라나가면)
허갑수 (흘끗 양인목 눈치 한번 보더니)
어이구.. 갑자기 이렇게 덥디야.. (하면서 슬그머니 나가면)
양인목 (본다. 보다가 허..! 조금은 허탈한 표정을 지으면)
조진구 해보죠 대장.
양인목 (? 돌아본다)
조진구 저리도 간절히들 원하는데.. 해봅시다.
탁구녀석이 이미 이의신청도 해버렸다지 않습니까.
양인목 (본다. 보다가 후우..! 한숨과 함께 고민되는 눈빛에서)
거성家, 주방.
식탁 자리에 앉는 구일중, 막 숟가락을 드는데
수원댁이 옆으로 반찬을 한가지 더 내려놓는다.
구일중 (? 본다. 보다가) 공주댁은 어디갔소?
자경/자림 (식사하다가 멈칫.. 서인숙을 보면)
서인숙 (아무렇지도 않게) 그만뒀어요.
구일중 그만 뒀다구? 혹시.. 어디 아프기라도 한거요?
서인숙 제가.. 그만두라고 했어요.
구일중 (순간 멈칫... 본다. 보더니) 뭐요?
서인숙 제가 그만두게 했다구요.
구일중 공주댁은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이상이요,
지난 40년 가까이 우리집에 충성봉사한 사람이란 말이오!
그런 사람을 당신이 그만두게 했다구? 대체 이유가 뭐요!
서인숙 더 이상 신뢰할수 없는 사람을 집안에 둘수 없었어요. 그게 이유예요.
구일중 ! (보면)
자경 (얼른) 아버지,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엄마 소관이잖아요.
물론 공주댁 아줌마 일은 저희두 섭섭하지만...
엄마가 불편하다면 어쩔수 없다고 생각해요, 아버지.
구일중 (본다. 보더니 그대로 탁! 숟가락 내려놓더니 일어나 나가버린다)
서인숙 (그런 구일중을 보면)
자림 그러게 엄마. 공주댁 아줌마는 그렇게 해결할 일이 아니라구 했잖아요
서인숙 시끄러!
자림 엄마아.
서인숙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구일중을 따라나간다)
자경 (나즉한 한숨..)
자림 (역시 그런 한숨으로 돌아보면)
구일중의 서재.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서인숙
서인숙 당신.. 좀 지나치신거 아니예요?
구일중 (말없이 출근준비를 하는 모습 그 뒤에서)
서인숙 집안에서 일하는 사람 하나두 내 맘대로 못잘라요?
공주댁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예요? 저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예요?
구일중 당신이 왜 더 이상 공주댁을 신뢰할수 없어졌는지..
그 이유가 궁금할뿐이오.
서인숙 그렇게 서운하세요? 어머님이 데리고 있던 사람을 자른게..
그렇게 당신한테 큰일이었나요? (허! 본다. 바라보는 위로)
김미순E 공주댁 아지매가 작은 사모님방에서 비에 젖은 옷을 발견했다 아입니꺼?
구일중 (점점 의심의 눈빛이 짙어져가는 표정위로)
김미순E 큰사모님께서 빗속에 쓰러져계시던 바로 그 다음날이었다카지예..?
서인숙 (그런 구일중을 바라보는 위로 계속)
김미순E 작은사모님하고 한실장님이 같이 아래채쪽으로 가는걸 봤다카는 소문이
한동안 집안에서 자자했다던데예..
구일중 (본다. 보더니) 그 날밤.. 당신은 어디있었소?
서인숙 (? 본다) 무슨 말이예요?
구일중 어머님이 돌아가시던 그 날밤... 당신은 어디에 있었소?
서인숙 (순간 쿵..! 생각지도 못한 청천벽력을 들은듯 멍해지는 눈빛으로 본다)
구일중 (누르고 눌렀던 의심의 문이 열리면서 집어삼킬듯 노려보면)
서인숙 (창백해지는 표정으로 보더니 이내, 마음을 다잡고)
왜요? 공주댁이 저에 대해 뭐라고 하던가요?
구일중 어딨냐고 물었소.
서인숙 잠들어 있었어요! 그 날 청산에 다녀온 당신 때문에 화가 나서...
술 한잔 마시고 잠들었었다구요, 됐어요?
구일중 당신... (본다. 보며) 나한테 사실대로 말해야 해.
서인숙 (노려본다 끝까지) 나는 당신한테 거짓말 한거 없어요.
구일중 (본다)
서인숙 공주댁이 무슨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건 전부 다 모함이예요.
(그러더니 그대로 홱! 돌아서서 나가버린다)
구일중, 나가는 서인숙을 본다. 순간 흔들리는 눈빛...
그녀의 눈에서... 거짓말을 읽었다! 바라보는 구일중의 시선에서.
거성家, 안방침실.
쿵! 문을 닫고 그 문에 기대서는 서인숙,
자기도 모르게 문고리를 잡은손이 덜덜덜 떨려온다.
그러나 표정은 끝까지 다잡고, 또 다잡으면.
김미순의 거처.
조용히 한쪽에 곱게 개어져 있는 구일중의 넥타이.
그 넥타이를 가만히 손으로 집어들어 보는 김미순,
물끄러미 그 넥타이를 본다. 생각에 잠기는 눈빛에서.
팔봉제빵실.
턱! 반죽대 위에 올려놓는 약병 하나.
그 약병주위로 모여드는 얼굴들. 탁구, 미순, 고재복.
그 마지막으로 약병을 내려놓은 장본인 허갑수.
미순 이게 뭡니까?
허갑수 뭐긴 뭐여? 특효약이지.
미순/재복 특효약이요?
허갑수 그려 탁구의 마비된 후각과 미각을 살려내는 특효약이지.
탁구 (순간 귀가 번쩍 트인다) 정말입니까? 이거 먹으면 후각이 돌아옵니까? 미순/재복 (순간 신빙성 딱 떨어지는 표정으로 쓰윽 허리를 펴고 서더니)
미순 이거 보나마나 시장터 약장수한테서 사오셨구만.
고재복 누가 아니랍니까.
허갑수 어려? 무시들 말어, 이래봬도 날이면 날마다 오는 그런 약이 아니여,
탁구 (쓰윽 그 약병을 집어들어서 본다. 이게 특효약이라고? 눈이 반짝반짝)
허갑수 독은 독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이 놈이 무지 쎈약인디,
체질에 따라서 즉방으루 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간혹 안맞는 사람은 또 영영 안낫기도 한다드만? 그러니께.. (하는데)
탁구 (꿀꺽...! 마셔버린다)
미순/재복 (허걱! 하는 표정으로 돌아본다)
허갑수 (저리 빨리 마셔버리다니! 뜨아해서) 선택은 자유라고 할라 그랬는디...
탁구 크으... (쓰다) 좀 쓴데요?
미순 야! 그걸 진짜루 마시면 어뜩해? 빨리 가서 게워내, 응?
탁구 특효약이라잖아.
고재복 혹시라두 배탈나면 얘기해, 나한테 배탈약 있으니까.
탁구 낫겠죠, 나을겁니다! 갑수아저씨가 이렇게 일부러 사다주셨는데.
허갑수 응? 으응.. 허허허허.. (웃다가) 혹시 부작용 나드라두 내탓은 말게?
탁구 (씩 웃더니) 그나저나 배합재료는 가져오셨습니까?
허갑수 이? 아차! (하면서 종이를 꺼내서 펴들며)
그러니께 이것이 내가 기억허는 막걸리종의 배합재료허고,
배합비율인디 말여,
탁구 (들여다보더니) 오오.. 이건 제가 만든 막걸리종 26번하고 거의
비슷한 배합이네요? (하면서 들여다보는데)
바로 그 때 척! 하니 그 종이를 뺏어가는 손.
탁구, 멈칫, 돌아본다. 미순이도 돌아본다. 허갑수, 고재복 보면
거기 서 있는 양인목과 조진구.
양인목 (종이를 가져가더니) 뭐야? 이거. 배합비율이 하나도 안맞잖아.
허갑수 아.. 아, 그려어? (머슥해지면)
양인목 (쓱 펜을 꺼내더니 그 배합비율을 사사삭 고친다)
탁구 대장님...?
양인목 이렇게 허접한 너희들만 믿구 어디 맡겨둘수가 있나!
(하더니 고친 배합비율 척! 탁구한테 내밀며)
자, 여기 새로적힌 이 배합비율로 막걸리종을 만들도록!
일제히 (탁구, 미순, 고재복, 허갑수, 빤히 보는 가운데)
양인목 뭣들 그렇게 빤히 보구 있어! 그새들 맘이 변한거야?
일제히 아닙니다!
양인목 (보더니)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일주일뿐이다!
그 일주일동안 봉빵을 재현해내기 위해 우리가 할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것이다! 그러니 밤잠 못잘 각오들은 해두는게 좋아!
일제히 알았습니다!
조진구 (씩 웃는 얼굴에서)
양인목 그럼 선생님의 봉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허이!
일제히 허이! 허이! 허이! (하는것과 동시에)
봉빵 몽타쥬.
1. 제빵실.
막걸리종을 만드는 팔봉집 식구들.
양인목과 허갑수는 배합을 하고,
조진구와 고재복은 항아리에 담아 나르고,
탁구와 미순은 각각 번호를 붙여가며 시간과 온도를 체크하고
2. 팔봉의 방. N
여전히 기력을 찾지 못하는 팔봉을 챙기는 미순과 오영자.
그 뒤 문밖에서 팔봉선생님을 바라보는 탁구, 그럴수록 더 다짐하고
3. 탁구의 방. N
마준이가 주요부분을 찢어가고 남긴 발효노트를 펼쳐보며
그 때 맡았던 냄새들을 기억하려고 애쓰는 탁구의 모습,
4. 재료창고.
발효항아리들을 들여다보면서 냄새를 확인하고 맛을 확인하는
팔봉집 사람들... 탁구도 냄새를 맡고 싶지만 아직 후각이 안돌아온..
허갑수 (나즉히) 후각은 아직이냐?
미순 (고개를 가로젓는다)
5. 제빵실.
액종을 만들어 밀가루와 각각의 재료들을 섞어 발효실에 넣는다.
그 액종의 양푼에도 각각의 번호가 붙어있고.
탁구, 손으로 촉감을 느끼고, 눈으로 보면서 열심히 상태를 살피는 위로
조진구 (뒤에서 지켜보며 나즉히) 후각은 아직이냐?
미순 (고개를 가로저으며 지나간다)
6. 팔봉의 방. N
팔봉의 다리를 주무르면서 열심히 팔봉의 상태를 살피는 탁구.
7. 제빵실.
액종을 반죽으로 만든뒤, 성형을 하는 양인목과 허갑수,
조진구, 오븐에서 구워져 나오는 빵을 쿵 친다.
팔봉 식구들 일제히 모여서 그 빵을 열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본다.
탁구만 아무것도 못한채 그들의 반응을 보면
양인목, 허갑수, 미순, 일제히 이 맛이 아니라는 반응..
탁구, 아...! 쳐다본다. 그러면서 빵을 하나 집어들어서 본다. 시선에서.
양인목 (슬쩍) 탁구의 후각은.. 아직이냐?
미순 (고개를 가로저으며 돌아보면)
탁구 (빵을 집어든채 쳐다본다. 나즉히 한숨을 푹.. 내쉰다, 시선에서)
카페 일각.
테이블로 내밀어지는 종이.
마준 (집어들어서 본다) 뭡니까?
춘배 그쪽에서 이의신청을 했다는군.
이제야 팔봉과의 정면승부를 할수 있게 됐네.
마준 (훑어보다가 멈칫... 바라보면)
피진정인, 대리인 김탁구 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춘배 아무래도 그 쪽에서는 팔봉의 제자들이 나선모양이야.
그래서 말인데, 우리쪽에서는 자네가 나서주지 않겠나?
보다시피 나는 빵과 담쌓고 산지 너무 오래되서 말이야.
마준 (흘끗 춘배를 본다)
춘배 대신 나의 레시피와 천재적인 후각을 자네한테 빌려주지.
마준 (본다. 보다가 다시 김탁구의 이름을 내려다보는데서)
제빵실. N.
한쪽엔 배합비율과 종별 환경들에 대해 적어놓은 종이들 즐비하고
그 한쪽에서 만들어진 주종빵의 냄새를 맡고 맛을 보는 탁구,
그러나 아무 냄새도 맛도 안느껴진다.
후우.. 한숨을 내쉬며 낙담하는데 그 때
팔봉 탁구야.
탁구 (멈칫.. 돌아보면)
팔봉 (뒷짐진채 거기 서서 웃고 있다)
탁구 스승님! (얼른 그 앞으로 다가오며) 일어나신겁니까? 쾌차하신겁니까?
팔봉 (허허허.. 웃더니) 그래, 아직도 후각은 돌아오지 않은것이냐?
탁구 예에... 이러다 영 가망이 없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팔봉 니 자신을 좀 더 믿거라 탁구야.
냄새를 맡을수 없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후각은 돌아오지 않는다.
탁구 스승님...
팔봉 모든 것은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냄새를 못맡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버리거라...
두려움을 버리면.. 모든게 다시 괜찮아질게다.
탁구 (본다. 보다가 빙긋 웃으며) 알겠습니다 스승님! (하면서 웃으면)
팔봉 (끄덕이며 탁구의 어깨에 손을 쓱 얹어준다. 주는데 스르르 사라진다)
탁구 어? 스승님.. 스승님! (하는 순간)
반죽대위에 엎드려 있다가 화들짝! 깨는 탁구.
주위를 돌아보면 아무도 없고... 아! 꿈이었구나.
탁구, 아... 놀래라. 하면서 마음을 쓸어내리는데... 순간 멈칫..
탁구 재료창고쪽을 돌아본다.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나 재료창고쪽으로 끌려들어가듯이 간다.
거기에 주르르 놓여있는 발효항아리들....
탁구, 그 앞으로 다가선다. 점점 더 이끌리듯 다가선다.
보글보글... 하면서 발효가 되는 소리들... 은은히 풍기는 향기들...
탁구, 그 앞으로 다가서서 그 항아리들을 본다.
탁구E 소리가... 들린다...
냄새가... 들린다...
순간 탁구, 벅차오르는 표정으로 그 항아리들을 본다.
탁구E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냄새가... 다시 들리기 시작한다...! (감격의 표정으로) 스승님...!
점점 기쁨이 밀려온다. 그 표정에서,
봉빵 시연장. (따로 마련된 시연공간)
예닐곱명의 제빵기술고문들이 자리를 잡고 앉은 가운데
한쪽으로는 양인목과 허갑수, 조진구, 고재복, 미순까지 서 있고,
반대편에는 박춘배가 자리를 잡고 있다.
부원1, 앞으로 나서며,
부원1 진정인쪽 나오셨습니까?
춘배 (일어서며) 본인입니다.
부원1 피진정인측 나오셨습니까?
양인목 (일어서며) 아버님이 환우가 깊으셔서.. 대리인 자격으로 나왔습니다.
부원1 지금부터 진정인의 요구에 따라 봉빵의 맛을 가리는 시연을 열겠습니다.
시연해주실 분들은 앞으로 나와주십시오.
그러자 한쪽에서 나타나는 탁구, 반죽대앞으로 다가선다.
양인목과 미순, 조진구와 허갑수, 그리고 고재복까지
응원의 눈빛을 가득 담아 쳐다보면.
부원1 진정인쪽?
춘배 (돌아보면)
그 뒷쪽에서 나타나는 마준.
순간 양인목과 팔봉식구들은 물론 탁구 역시 놀란듯 본다.
마준, 그들의 시선 완전 무시한채 반죽대 앞에 선다.
부원1 자 그럼 지금부터 봉빵시연을 시작하겠습니다.
준비되셨습니까?
마준 (쓰윽 탁구를 돌아보며) 네, 준비됐습니다. (스틸!)
탁구 (마준을 노려본다. 보더니) 네, 준비됐습니다! (스틸!)
insert> 팔봉의 방.
누워있던 팔봉, 조용히 눈을 뜬다. 조용한 눈빛에서,
다시 시연장>
그렇게 탁구와 마준, 양쪽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서는 모습에서 쿵!
그 모습 사진속에 박히면서.
<22부 끝>
.제빵왕 김탁구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