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 김탁구 21
도입부.
1. 제빵실.
미순 (순간 멈칫..!) 어? 탁구야! (부르면)
오븐테이블 뒤쪽으로 쓰러져 있는 탁구,
조진구, 재빨리 탁구를 들춰 업는 순간 바닥에 떨어지는 두루마리.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
마준, 돌아보는데서,
2. 탁구 / 마준의 방.
오영자 (찬수건을 탁구의 머리위에 얹으며) 세상에 이 열 끓는것 좀 봐.
미순 탁구야, 탁구야아!
3. 제빵실.
양인목 아 참, 태조 자네 어제 감기약 있다구 했지?
허갑수 이, 그러네! 일단 그것부텀 탁구헌티 먹이면 쓰겄네.
마준 ! (본다. 시선에서)
4. 탁구/ 마준의 방.
서랍을 여는 오영자, 마이마이옆에 있는 약병을 찾아꺼내면서.
오영자 어! 여깄네.
미순 (? 돌아본다)
탁구 (정신을 잃은채 혼미한 상황위로)
노인1E 일단 복용을 하면 혀부터 마비가 올것이고,
그렇게 미각을 잃게 되면서 후각까지 둔해질것이요.
5. 달려오는 마준.
제빵실을 빠져나와/ 현관문으로 뛰어들어오는 마준,
마준E 얼마동안 약효가 갑니까?
팔봉이 서 있는 현관문을 지나쳐 계단을 오르고 /
계단 끝에 걸려 넘어지는 마준위로,
노인1E 복용하는 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거기에 들어있는 약 전부를 마셔버리게 된다면...
미각도 후각도.. 영영 복구되기 힘들거요.
마준, 그대로 재빨리 일어나 방문앞까지 와서 드륵! 문을 연다.
순간 헉..! 숨이 딱 끊길것같은 표정으로 쳐다본다.
탁구 / 마준의 방. (20부 앤딩씬 연결)
막 약을 탁구의 입안에 넣어버리고 마는 미순의 손.
탁구, 무의식적으로 꿀꺽... 그 약을 삼켜버린다.
마준, 무너지듯 털썩.. 문앞에 주저앉는다.
미순 (? 돌아본다)
탁구 .... (힘겨운듯 눈을 뜨고 마준을 본다)
마준 (눈을 부릅뜬채 탁구를 보면)
탁구 (힘겨운 표정으로 마준을 본다)
오영자 (병을 손에 든채) 아이구.. 이거 미안해라. 내가 주인 허락두 안받구
일단 급한대루 태조꺼 감기약 좀 썼는데.. 괜찮지?
마준 (순간.. 어깨에 힘이 턱.. 빠진다, 보는 위로)
마준E 이건 내 뜻이 아니야...
탁구 (마준을 본다. 보다가 그대로 스르르 다시 눈을 감는다, 그 위로)
마준E 니 운명이다. 김탁구...
아래층.
뒷짐진채 조용히 서 있는 팔봉, 말없이 고개를 돌린다.
무언가 안좋은 예감을 하신듯... 그 눈빛에서.
팔봉제빵점, 앞. (새벽)
새벽에 불 켜진 그 팔봉 빵집앞에 서 있는 그 초로의 노인 (20부 39씬)
천천히 고개를 드는 그 벙거지 모자 밑으로 번뜩이는 눈매가 매섭다.
불켜진 제빵실을 올려다보는 그 시선위로,
구일중E 아직.. 혼잔겐가..?
김미순의 거처. (이른 아침 분위기로...)
마루에 마주앉아 있는 구일중과 김미순,
김미순 지가 어디 주변머리가 있어야지예, 기냥 혼자 이러고 삽니더..
구일중 고생이... 많았겠군.
김미순 어데예. 큰사모님께서 지 몫이라며 살아갈 밑천을 주셨다 아입니꺼.
하늘이 도왔는지 재수가 좋았는지 이래저래 그 밑천이 불어나가..
이자는 마 묵고사는데 벨 어려움 없게 됐심더.
구일중 (고개를 끄덕이며) 그랬군. (하면서 찻잔을 잡으려는데)
김미순 우리 탁구는...
구일중 (멈칫.. 찻잔을 잡던 손이 멈춘다, 그 위로)
김미순 잘 지내고 있습니꺼? (하고 물어보는 표정이 다분히 의도적이다)
구일중 (짐짓 고개들어 김미순을 보더니) 잘 지내고 있네.
김미순 (순간 보일듯 말듯.. 쎄한 미소가 스치며) 그래예? 잘지내고.. 있다꼬예?
구일중 그렇네.
김미순 (울컥..! 치미려는걸 꾹 누르며)
하기사.. 회장님께서 어련히 잘 키워주셨을라꼬예.
지가 회장님을 믿지 않았으모.. 우째 그 어린것을 거따 두고
혼자 기어 나왔겠심니꺼, 안그렇습니꺼?
(살짝 책망하는 눈빛,,, 그러나 너무 노골적이지 않게)
구일중 (그녀가 모든걸 알고 있다는걸 꿈에도 모른채... 애매모호한 말로 그저)
지난 세월.. 뜻하지 않게 어긋나버린것들이 있었지만 내가 곧,
그 모든걸 제자리로 돌려놓을걸세, (보며) 틀림없이 그렇게 할게야.
김미순 (믿지 않는다. 쎄하게 미소짓더니 찻잔으로 시선 옮기며)
그나저나 작은 사모님은 안녕하십니꺼?
큰사모님 돌아가신뒤로 잘 지내고 계시나 모르겠네예.. (한모금 마시면)
구일중 (? 본다. 그 말이 무슨 말이지 빤히 보면)
김미순 (? 그런 구일중을 보며 일부러 놀란척...)
공주댁 아지매한테 아직 아무 말씀 몬들으셨는갑네예? (떠보듯 보면)
구일중 ...? (쳐다보는 눈빛에서)
회상> 거성家, 옷방.
공주댁, 빨래들을 가지러 들어왔다가 한쪽에 벗어놓은
서인숙의 원피스를 본다. (홍여사 사건당일 입었던 그 회색원피스)
김미순E 공주댁 아지매가 작은 사모님방에서...
비에 젖은 옷을 발견했다 아입니꺼?
공주댁 어이구, 워쩐일이랴? 옷이 걍 흠뻑젖어 있네에...?
(하면서 냄새를 한번 맡아본다) 어젯밤이.. 비를 맞으셨나...?
(하다가 멈칫.. 살짝 놀라는 눈빛으로 돌아보는 위로)
김미순E 큰사모님께서 빗속에 쓰러져계시던 바로 그 다음날이었다카지예..?
다시 김미순의 거처.
구일중 ? (무슨 말인지 여전히 계속 쳐다보는 위로)
김미순 큰 사모님께서 그래 빗속에 쓰러져 계시던날 밤...
회장님댁에서 근무하던 사람중 하나가 작은사모님하고 한실장님이 같이
아래채쪽으로 가는걸 봤다카는 소문이 한동안 집안에서 자자했다던데예..
(보며) 참말로 모르셨습니꺼?
(하면서 조용히, 무서우리만치 차가운 눈빛으로 구일중을 보면)
구일중 ...! (본다. 시선에서)
거성家, 집 앞.
천천히 그 앞으로 프레임-인 되는 구일중,
(이마엔 반창고와 셔츠단추 사이로 가슴의 압박붕대 보인채)
구일중, 한쪽으로 시선을 주면 서너명쯤 정원관리사들이
나무며 잔디들을 손질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다른쪽으로 시선을 주면 경비처럼 보이는 직원 두엇이
이리저리 점검하며 지나가는게 보인다. 그 위로,
김미순E 마.. 회장님 보시기에 저희같은 아랫사람들이 뭘 알긋나 싶겄지만서도...
실은 집안에서 일어나는 이러저러한 많은 비밀들을
의외로 많이 알고 있다 아입니꺼.
구일중, 천천히 고개 돌려 자신의 제국같은 그 집을 올려다본다.
무언가.. 폭풍전야같은 눈빛으로 바라보는 시선위로.
거성家, 거실.
밤새 한숨 못잔듯,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서인숙과
그 옆에서 서인숙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자림.
그 뒤로 자경과 한실장 다가서며.
자경 엄마, 한실장님 오셨어요.
서인숙 (멈칫..!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보며)
어떻게 됐어? 그이는?
한실장 (본다. 보더니) 아직입니다.
서인숙 (걱정과 실망의 눈빛이 스치며) 아직도 못찾았단 말야?
한실장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사모님.
진정하시구 조금만 더 기다려봅시다.
자경 그래요 엄마. 이제 그만 들어가 눈 좀 붙여요.
밤새 한숨도 못주무시구.. 이러다 탈나면 어쩔려구 그래.
한실장 (한숨도 못잤다구? 그렇게 걱정하고 있었던거냐 인숙아. 하고 보면)
서인숙 사고까지 당한 사람이 대체 어디로 사라져버렸다는 거야!
땅으로 꺼졌을리도 없구.. 사람 하나가 이렇게 흔적도 없이,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지는게 말이 되는 일이야? 말이 되는 얘기냐구!
자경 엄마,
서인숙 됐어, 그만들해. 여기서 내 걱정들 할 시간에 가서 느이 아버지나
찾아. (한승재 보며) 당장 가서 내 남편부터.. 찾아내라구!
한승재 (본다. 보는데)
구일중E 나 여기 왔소.
소리에 순간 일제히 돌아본다.
서인숙, 자경, 자림은 물론, 한승재 역시 놀란 눈빛으로 돌아본다.
구일중, 현관앞에 서서 그들을 담담한 눈빛으로 보고 있다.
서인숙 여보오! (반가움과 걱정이 뒤범벅된채)
자림 아빠아!!
자경 (순간 반가움으로) 아버지!
한승재 ...! (혼자만 놀라는 눈빛으로 보는 가운데)
서인숙 (재빨리 구일중에게 다가서서 이리저리 살펴보며)
여보! 어떻게 된거예요? 당신 괜찮아요?
사고가 났었다면서요? (상처를 보며) 많이 다친거예요?
구일중 (그런 서인숙을 표정없이 빤히 보는 위로 계속)
서인숙 대체 그 동안 어디 계셨던거예요?
무사하면 무사하다고 집으로 연락은 줘야할거 아니예요!
얼마나 걱정했는지 당신 알아요? (보면)
자경 (다가서며) 아버지.. 몸은 괜찮으신거예요?
구일중 (짐짓 자경을 한번 보더니 담담하게) 그래, 괜찮다.
서인숙 (순간 안도의 감정을 이기지 못한채 구일중에게 안기며)
내가 얼마나 걱정한줄 알아요? 나는 당신한테 무슨일이라두 생긴줄 알구
한승재 (그런 서인숙을 본다, 스치는 서늘한 눈빛...)
구일중 (시선들어 그런 한승재를 본다)
한승재 (구일중과 시선 마주치자 짐짓 시선을 떨구면)
그러자 구일중, 조용히 팔을 들어올려 서인숙의 어깨를 잡는다. 잡더니
조용히 그녀를 밀듯이 떼어놓는다.
서인숙 ...! (멈칫... 하는 표정, 구일중을 본다)
자경/자림 (멈칫.. 본다)
한승재 (? 본다)
구일중 (조용히 서인숙을 바라본다)
구일중, 서인숙, 한승재, 그들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 그러더니
구일중 피곤하군... 좀 쉬어야겠소.
(그대로 조용히 돌아서더니 홍여사의 방쪽으로 간다)
서인숙 (그 눈빛에서 무언가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 뭐지..? 하고 서 있는데)
자림 (작게) 언니.. 근데 아버지가 왜 할머니방으루 가시지?
서인숙 (그 말에 멈칫.. 돌아본다)
한승재 (? 같이 돌아본다)
자경 (? 보면)
홍여사의 방.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구일중,
저 앞으로 모셔놓은 홍여사의 사진이 놓여져 있다.
그 앞으로 다가서는 구일중, 만가지 상념이 교차하는듯...
그런 눈빛으로 물끄러미 홍여사의 사진을 쳐다보는 시선.
그 뒤로 열린 문 저 뒤로 프레임-인 되는 서인숙,
남편과 시어머니의 사진을 번갈아 본다.
왜 저러지..? 하는 불안한 눈빛으로 쳐다보는위로,
김미순E 겁묵지 마이소 작은 사모님예.
김미순의 거처.
한곳을 쳐다보는 김미순,
김미순 이자 막 시작일뿐입니더. (쎄한 시선에서)
탁구/마준의 방.
이마위에 수건을 놓고 그 위에 얼음주머니를 얹은채
잠이 들어 있는 탁구의 얼굴. 그 옆으로 쓰윽 프레임-인 되는 미순,
미순 (살며시) 탁구야, 탁구야...? 눈 좀 떠봐.. 죽 끓여왔어.
탁구 (짐짓.. 눈을 뜬다. 천천히 미순을 쳐다본다)
미순 (손등으로 탁구의 얼굴을 한번 만져본다)
열은 많이 내렸는데? (보며) 어때? 좀 일어나 앉을수 있겠어?
탁구 (잠시 보더니 이마위의 것들을 치우며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는다)
어떻게 된거냐?
미순 (죽쟁반을 무릎위에 올려놓으며) 기억 안나?
너 오늘 새벽에 제빵실에 기절해 쓰러져있던거?
탁구 (아....! 그랬나...? 힘없이 시선 돌리면)
미순 어이구, 미련 곰퉁이! 아프면 하루쯤 월차 내고 쉴것이지,
뭘 그렇게까지 무리하구 그러냐? 빵만들어 노벨상 탈 일 있냐?
(하면서 죽을 한숟가락 떠서 입에 가져간다) 자, 아~해! 아아!
탁구 생각 없다..
미순 생각으로 먹지 말구 입으루 먹어. 억지루라두 먹어야 해.
뱃속에 곡기가 들어가야 빨리 기운 차리지. 얼른 아~해!, 아아! (하는데)
탁구 먹고싶지 않아. (하는데)
미순 안먹으면? 죽을거야? 그렇게 죽을만큼 힘들면
좀 더 쎄게 붙잡지 그랬어. 가지말라구 그냥 꽉 붙잡구 늘어지지 왜.
탁구 (그 말에 멈칫..! 미순을 돌아본다)
미순 너 자는 내내 계속 헛소리였어. 유경씨한테 가지말라구...
탁구 (다시 쓱 시선 돌리면)
미순 그렇게 세상 다 산 얼굴 하지마.
마음은 아프겠지만... 그래두 털구 일어나야지.
더구나 넌 해야할 일두 많잖아.
엄마두 찾아야지, 제빵사도 되야지, 지금 당장 경합두 통과해야지..
탁구 (순간 눈시울이 붉어져 오면)
미순 (다시 죽을 한숟가락 떠 주며) 그러니까 자, 아 해! 응?
탁구 (미순을 본다)
미순 먹구 기운내. 먹어야 다시 살아갈 기운도 나는거야.
기운이 있어야 가서 다시 유경씨를 붙잡든 뭘 하든 할거 아냐. 응?
탁구 (본다)
미순 응? (보면)
탁구 (본다. 보다가 천천히 못이기는 기분으로 한입 먹는다)
미순 그렇지! 아! 착하다 우리 김탁구! 자 또 아! (또 한숟가락 떠주는데)
탁구 (또 받아먹는다. 그런데 표정이 묘해진다. 왜 이러지...? 하더니)
이거.. 무슨 죽이야?
미순 무슨죽이긴? 잣죽이지. 이렇게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하는구만.
자, 아.. (하고 또 떠주는데)
탁구 (죽을 빤히 본다. 보다가 손을 내밀어 쟁반위에 있던 죽그릇을 집어든다)
미순 (? 보면)
탁구 (죽그릇을 가져다 냄새를 맡는다)
미순 왜 그래? 뭐 이상해?
탁구 (갑자기 미순이 들고 있던 숟가락을 뺏어서 한숟갈 퍼먹는다)
미순 탁구야...
탁구 (한번 더 퍼먹는다. 또 한번 더 퍼먹는다)
미순 야아.. 천천히 먹어... 응?
탁구 ...! (잠시 그대로 멍하니 있다가 미순을 빤히 보더니) 안나...
미순 (? 본다)
탁구 아무맛도 안나... 아무 냄새도 안나...
미순 뭐? (보더니 얼른 탁구 이마를 짚어보더니)
이상하다? 열은 거의 내렸는데?
탁구, 본다. 보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난다.
벌컥! 창문을 여는 탁구, 냄새를 맡아본다.
탁구 오늘.. 빵 구웠냐?
미순 (같이 일어나 보며) 어. 지금은 오후 타임 빵 만들고 있을걸?
탁구 ...! (냄새가 안난다. 순간 홱! 돌아서서 나간다)
미순 탁구야! (보면)
팔봉집, 아래층 거실 / 주방.
계단을 내려오는 탁구, 쿵쿵쿵 내려오더니 주위를 한번 둘러본다.
주방쪽으로 간다. 냉장고 문을 연다.
그 안에 있는 반찬통들을 꺼내 식탁으로 가져온다.
미순, 뒤따라 들어오면서 쳐다보면
하나씩 열어 냄새를 맡는다. 안난다. 이것도 안나고, 저것도 안난다.
집어들어 맛을 본다. 맛도.. 전혀 느끼지지 않는다.
미순 탁구야, 왜 그래?
탁구 왜 이러지?
미순 뭐가?
탁구 (미순을 본다.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아무맛이 안나. 아무 냄새도 안나...
미순 ?! (본다)
탁구 아무것도 안느껴져 미순아.
미순 ! (본다)
탁구 (본다. 당혹스러운 시선에서)
제빵실 옆 계단.
화면으로 나타나는 그 약병. (3분의 1정도가 비어있다)
계단옆으로 나오는 마준, 잠시 흔들리는 눈빛으로 내려다본다.
마준의 손안에 있는 그 약병위로,
의사1E 확실치는 않지만 약물에 의한 중독성 마비증세같은데요?
병원.
탁구 예? 하지만 저는 약물같은걸 먹은적이 없는데요?
의사1 미각과 후각이 동시에 마비될 정도의 고열이었다면..
이렇게 하루만에 일어나실수 없었을겁니다.
제 소견으로는 고열쪽보다는 아무래도 약물에 의한 마비증세 같은데요.
탁구 저기요 선생님.. 그럼 고칠수는 있는겁니까?
제가 일주일뒤에 중요한 경합이 있어서 말입니다.
이 상태로는... 빵을 만들수가 없어서요...
의사1 지금으로서는 뭐라 결론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탁구 예? (살짝 멍해지는 표정)
의사1 일단 처방전을 드릴테니까 일주일정도 복용해보시고
일주일뒤에 상태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죠. (하면서 처방전을 작성하는)
탁구 ...! (뭔가 벙찐.. 표정으로 빤히 쳐다보는 위로)
탁구E 나는.. 벌을 받은걸까...?
플랫쉬-백> 20부 63씬.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 두루마리 앞에서
탁구 근데.. 하나두.. 재미가 없네요.
(흐릿한 눈빛으로 꿈뻑꿈뻑 보며) 어쩌죠... 스승님...?
(정말 힘없이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 시선위로)
탁구E 그 때 내가 그런 말을 해버려서...
그래서... 벌을 받은걸까?
병원복도 일각.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탁구, 뭔가 뒷통수 맞은 기분으로 서 있는다.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미순, 고개 돌려 탁구를 본다.
미순 탁구야. (하면서 탁구쪽으로 온다)
탁구 (짐짓 고개 돌려 미순을 보면)
미순 의사선생님이 뭐라 그래? 갑자기 왜 그렇게 된거래?
탁구 어어, 그게... 내가 감기 때문에 고열이 나서...
그래서 일시적으루 그렇게 된거래. 하루 이틀이면 곧 괜찮아진대.
미순 아! 다행이다! 혹시라두 난 또 큰일난줄 알구 되게 걱정했네...
탁구 (짐짓 웃는다. 웃는데 영 마음 한쪽이 불편한 표정...)
식구들한텐 얘기하지 마라. 또 걱정하실텐데...
미순 (피이.. 웃더니) 알았어. 그럴께. 그만 가자!
(하면서 돌아서서 간다)
탁구 (순간 웃음기가 얼굴에서 가신다. 불안한 눈빛으로 보는 위로)
(E.) 이대로 빵까지 못만들게 되면.. 그 땐 어쩌지.. 유경아? (시선에서)
제빵실 옆 계단.
(14씬 연결의 느낌으로) 그 약병을 꼭 쥐는 마준.
그러더니 그대로 그 약병을 쓰레기통에 툭! 던져버린뒤
돌아서서 가버린다. 잠시 후, 나타나는 조진구.
마준이가 간쪽을 본뒤 약병이 버려진 쓰레기통쪽을 본다. 시선에서.
카페 안.
문을 열고 들어서는 유경, 돌아보면
저쪽으로 앉아 있던 자경, 유경을 알아본다.
유경, 자경과 시선 마주치자 그 쪽으로 다가선다.
유경 안녕하세요.
자경 앉아요.
유경 (맞은편에 앉는다)
자경 (보더니) 내가 왜 불렀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거예요,
그래서 잡다한 서론 빼고, 곧바로 본론부터 얘기할까하는데.
유경 편하실대로 하세요.
자경 우리 마준이하구 진심이예요?
유경 (조용히 시선들어 본다)
자경 우리 마준이.. 여자문제 별로 깔끔하지 못했던거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집안까지 여자 문제 끌고 들어와
분란일으킨적 단한번도 없던 애예요.
유경 그래서요?
자경 진심인지 아닌지 알아야겠어.
유경 죄송하지만 이건 구마준하고 저 두 사람의 문제지,
누님이 상관하실일이 아닌것 같은데요.
자경 알아요, 하지만 우리집에서는 결코 두 사람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으니까 하는 얘기예요 신유경씨.
유경 (보면)
자경 만약 우리 엄마에 대한 적대심때문이라면 이쯤에서 스톱해요.
이미 충분히 우리 엄마한테 타격을 주고도 남았으니까.
유경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하는데)
자경 (순간 엄하게) 나는 우리 엄마하고는 달라요 신유경씨!
유경 (멈칫.. 다시 자경을 보면)
자경 우리 엄만 성격이 불 같긴 하지만 즉흥적이고 별로 치밀한 편은 아니죠.
하지만 나는 아주 계획적이고 집요한 구석이 있어요.
만에 하나 유경씨가 내 남동생을 이용해서 무언가 해볼 심산이라면
그건 내 선에서 그냥 두고 볼수 없는 문제예요.
유경 가족애가.. 아주 투철하시네요.
자경 가족애라기 보다는..
우리 거성가의 자존심 문제라고 해두죠, 신유경씨.
당신같은 여자한테 내 남동생과 엄마가 놀아나는꼴.. 내가 못봐요.
유경 ! (보면)
자경 (아주 쿨하게) 두 번 다시 이런일로 보지 않길 바래요. 그럼.
(하더니 그대로 일어나 가버린다)
유경 ...
남겨진 자리에 혼자 덩그라니 앉아있는 유경,
자기도 모르게 씁쓸한 웃음을 피식 웃는다. 웃는데... 아프다.
고개 돌려 먼 창밖을 내다보는 시선에서.
제빵실. N
발효실을 열고 반죽통을 꺼내 반죽대 앞으로 오는 탁구.
올려놓은뒤 랩을 열고 냄새를 맡아본다. 무취...
그 반죽끝을 떼서 입에 넣어 씹는다. 무미...
탁구, 다른 반죽통을 꺼내 들고 똑같이 냄새맡고 맛을 보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절망하는 표정으로 내려다본다.
그런 탁구의 모습을 한쪽에서 바라보던 마준,
그러더니 탁구, 밀려오는 두려움으로 그렇게 서 있는 모습을
마준, 한쪽에서 바라본다. 보다가 쓱 안으로 들어서며,
마준 뭐하구 있어?
탁구 (멈칫.. 보더니 얼른 반죽통을 수습하면)
마준 (보며) 왜? 뭐가 잘 안돼?
탁구 아냐.. 그런거. (하면서 반죽통을 도로 발효실에 넣으려는데)
마준 (아무렇지도 않은듯) 너한테 신유경이 그런 존잰줄 몰랐다.
탁구 (멈칫.. 하는 위로 계속)
마준 그 애하고 헤어지는게 그렇게 고열이 나서 쓰러질정도로 아픈일이라니..
(보며) 그러고보면 너도 꽤 순정적인데가 있어. 그치?
탁구 (그대로 대꾸없이 발효실에 반죽통을 넣고 돌아서는데)
마준 이제 그만 포기하지 그래 김탁구.
탁구 (다시 멈칫.. 하는 위로 계속)
마준 여자도 잃고.. 게다가 후각까지 잃고...
어디 그런 기분, 그런 몸상태로 경합을 계속할수 있겠어?
탁구 ! (놀란다. 돌아보며) 너..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마준 (본다. 보더니 쓰윽 그 앞으로 다가서며)
벌써 잊었어? 수단과 방법 가리지 말라고 했던거.
나 역시 너한테 그렇게 할거라고 했던거.
탁구 (순간 쿵..! 하는 기분으로 마준을 본다) 설마 너...?
마준 솔직히 나도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어.
근데 내 손을 쓰지 않고도 일이 그렇게 되는걸 보구 생각했지..
김탁구.. 이건 니 운명이구나..
이제 이걸로 넌 끝이구나.. 하고 말이야. (하면서 씩 웃는다)
탁구 (덜덜덜 떨리는 기분으로 노려보는 위로)
의사1E 약물에 의한 중독성 마비증세같은데요?
마준 (쓱 그 앞으로 얼굴을 바싹 들이밀고)
혹시나 해서 말해두겠는데.. 이번 일은 입다물고 있는게 좋을거야.
왜냐면.. 그 약을 너한테 먹인 장본인이 바로 양미순이거든.
탁구 !
마준 안그래도 착한 앤데 니 후각을 마비시킨게 본인인걸 알면
얼마나 자책하고 상처가 크겠니, 안그래?
탁구 (분노가 치미는 표정으로) 구마준... 너어..!
마준 그래 이게 나야. 어때? 이제 내가 좀 무서워? 응? (한번 더 씩 웃으면)
탁구 ! (노려본다. 시선에서)
그 일각>
그 둘의 대화를 전부 듣고 있는 양미순,
진심으로 충격받은듯.. 내가.. 내가 탁구를 그렇게 만들었다구...?
멍하니 서 있는 모습에서.
팔봉의 방.
팔봉의 책상위에 올라와 있는 마준의 그 약병.
팔봉, 집어들어 뚜껑을 열고 냄새를 한번 맡아본다.
그리고는 손가락 끝에 묻혀 혀 끝에 살짝 대본다. 순간 멈칫....
팔봉 (고개들어 조진구를 본다) 이걸 태조가 가지고 있었다구?
조진구 예, 선생님. 그게 감기약인줄 알고... 탁구가 그걸 마신것 같습니다.
팔봉 (놀란다) 뭐라구? (하면서 얼른 약병을 본다. 3분의 1정도가 비었다)
조진구 그게 무슨 약인지 아시겠습니까 선생님.
팔봉 설빙초라 불리우는 독초액이다. 미각과 후각을 마비시키는 효능이 있지.
이 정도를 마셨다면.. 탁구는 당분간 빵을 만들지 못할수도 있겠구나.
조진구 ! (보며) 허면 선생님 이번 경합은 무효가 되는게 아닙니까?
팔봉 (말없이 다시 그 약병을 본다, 어찌할꼬... 싶은 눈빛으로 보더니)
진구야. 너 말고 또 누가 이 사실을 아느냐.
조진구 아직은 저뿐입니다만...
팔봉 그럼 당분간 너하구 나 둘만 아는걸로 해두자꾸나.
조진구 하지만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탁구는 지금
경합을 계속할 수가 없는 상황 아닙니까?
팔봉 그런데도 그 사실을 비밀로 하고 있다는건,
경합을 중단할 마음이 없다는뜻 아니겠느냐.
조진구 하지만 태조 녀석이 이런짓까지 했는데 그냥 두고 보실 생각이십니까?
팔봉 탁구도 내 제자요, 태조도 내 제자인것을..
조진구 (멈칫.. 보면)
팔봉 곤경에 처하면 처한대로 극복할 기회를 줘야하고,
잘못을 저질렀으면 저지른대로 만회할 기회를 줘야하는 법...
일단은 그 두 아이를 좀 더 지켜보는게 어떻겠냐 진구야?
조진구 (무슨뜻인지 알겠다. 시선을 떨구며) 알겠습니다 선생님.
팔봉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난한듯 그 독초액을 본다. 흐음..! 한숨으로)
그나저나 태조 너는... 어찌 이런 무리수를 두었단 말이냐... (시선에서)
탁구 / 마준의 방. N.
불도 켜지 않은 방안에 혼자 앉아 있는 마준,
열어놓은 서랍안으로 탁구가 사놓은 마이마이가 들어있다.
마준 어차피 나하구 너는, 친구도.. 형제도 될수 없다 김탁구..
그러니 차라리 날 미워해라...
(그러면서 탁..! 서랍을 닫아버린다. 시선에서)
아래층, 주방안.
약을 털어넣고 있는 탁구. 물을 마신다. 마시다가...
한쪽에 있는 양념장들을 본다.
티스푼을 가져다 한스푼씩 입에 털어넣어 본다.
고춧가루를 먹어도 맵지가 않고, 소금을 털어넣어도 짜지가 않다.
탁구 아무맛이 안나... 아무 냄새도 안나....
(절망어린 한숨을 길게 내뱉는 그 뒷모습에서)
거실 한쪽 일각> 그런 탁구를 보며 마음 아픈 미순..
어뜩해.. 하면서 마음 아프게 쳐다보는데서.
거성家, 서재. N.
혼자 앉아 있는 구일중, 생각하는 시선에서,
구일중 알아보라는건 어찌 됐나?
플랫쉬-백> 동장소. D
한승재 (구일중을 보며) 사고차량의 브레이크 손상부분 말씀이십니까?
구일중 그래.
한승재 조사해본바로는.. 브레이크에는 아무런 결함이 없는걸로 나왔습니다.
구일중 (순간 눈을 재게 뜬다)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 말인가?
한승재 예. 현재 보험사와 경찰쪽에서는...
외람되지만 회장님의 운전미숙으로 결론을 내는것 같습니다.
구일중 내 운전결함이라 그건가? (하고 한승재를 똑바로 보면)
한승재 (똑바로 보며) 예, 그렇습니다.
구일중 (본다. 시선에서)
플랫쉬- 백> 20부 16씬.
두 대의 차량이 구일중의 차량을 중앙선으로 모는 장면 (아주 짧게)
코너링할 때 브레이크가 잡히지 않는 상황
(역시 짧게짧게 지나가는 위로)
김미순E 큰 사모님께서 그래 빗속에 쓰러져 계시던날 밤...
작은사모님하고 한실장님이 같이 아래채쪽으로 가는걸 봤다카는 소문이
한동안 집안에서 자자했다던데예.. (보며) 참말로 모르셨습니꺼?
다시 현재>
긴 의심의 한숨을 내쉬는 구일중, 시선 돌리다가
수화기를 집어들어 번호를 누른다. 신호가 가는 소리에서.
구일중 나 구일중일세.. 좀 만날 수 있겠나? (시선에서)
호숫가. (탁구와 한승재가 만났던 그...) N.
조진구 쭉 걸어와서 보면 저쪽으로 서 있는 구일중의 모습.
조진구 (그 뒤로 다가서며) 여기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회장님.
구일중 (돌아본다)
조진구 (멈칫.. 구일중의 이마에 붙은 반창고를 본다. 뭐지..? 싶은데)
구일중 실은.. 자네한테 어려운 부탁이 있어서 왔네.
조진구 (? 본다)
구일중 자네.. 혹시 나를 위해 한번 더 일해 줄 생각은 없는가?
조진구 (멈칫..!)
구일중 알고 있네, 이미 옛날 생활 청산하고 잘 사는 사람한테
이런식의 부탁.. 면목없는 일이지. 허나...
(보며) 그래도 이 일을 믿고 맡길 사람이 자네밖에 안떠오르더군.
조진구 죄송합니다 회장님, 저는.. 지금 제 생활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다른 욕심도 없고,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인생에 개입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하는데)
구일중 우리 탁구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네.
조진구 (멈칫... 다시 고개들어 본다)
구일중 나를 위해 해줄수 없다면 탁구를 위해서...
한번만 더 내 부탁을 들어줄수 없겠는가?
조진구 ...! (본다. 시선에서)
거성家, 정원 일각. N.
서인숙 아무래도 그이가 이상해.
지난 2박3일동안 대체 어디에 있었던걸까?
(보며) 짐작가는데도 없어?
한승재 짐작가는데가 한군데 있긴 합니다만...
서인숙 어딘데? 그게 어디야?
한승재 (본다)
서인숙 (? 본다. 보다가) 여자야? 설마 그이한테 여자가 생긴거야?
한승재 (본다, 차분하게) 김미순이가.. 돌아온 것 같아요.
서인숙 ...! (본다, 순간 표정 하얗게 질리는 위로)
거성家, 거실. N
창백한 표정으로 천천히 들어와 소파에 앉는 서인숙,
반쯤 넋이 나간 사람마냥 허리를 꼿꼿이 세운채 앉아 있는 그 시선에서.
플랫쉬-백1> 3부 5씬.
김미순 인사드리그라 탁구야. 이분이 바로... 느그 아부지시다.
서인숙 (기가막힌듯 쳐다보는 표정에서)
플랫쉬-백2> 5부 25씬.
홍여사의 장례식때 절을 하고 있는 김미순과 지켜보는 서인숙.
플랫쉬-백3> 5부 16씬.
서인숙 결국... 운명은 내편이었어. 그치..?
김미순 (본다. 시선에서)
플랫쉬-백4> 14부 42씬.
서인숙에게 온 편지 "운명은 이제 더 이상 당신편이 아닙니다!" 위로.
한승재E 그 동안 당신하고 나한테 협박편지를 보내온것도
바로 그 여자였던것 같아요
플랫쉬-백> 23씬 연결.
한승재 나 역시 당신과 마찬가지로 큰사모님 기일마다
같은 협박편지를 받아오고 있었어요.
서인숙 (허..! 본다. 보더니) 그걸 왜 이제야 말하는거야!
한승재 말하지 않아도 당신이 날.. 믿어줬으면 했으니까.
서인숙 (멈칫.. 본다. 보더니 눈빛 독하게)
그래서.. 지금 어딨어? 김미순이 그 년.. 지금 어딨어!
한승재 꽁꽁 숨어서 통 모습을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끌어낼 방법이 아주 없는건 아니예요. (하고 보면)
다시 현재>
서인숙, 치밀어오르는 분노로 표정은 점점 차가워지더니,
서인숙 공주댁! 공주댁!!!
공주댁 (뒤에서 나타나며) 예 사모님.
서인숙 여기 물 한잔만 가져와.
공주댁 예, (안으로 들어가더니 잠시후 물컵을 쟁반에 들고 온다)
서인숙 (쓰윽 시선만 움직여 공주댁을 보면)
공주댁 (그 물컵을 서인숙앞에 놔준다, 그리고 돌아서서 가려는데)
서인숙 공주댁이 거성가에 들어온지 얼마나 됐지? (아주 싸늘하게)
공주댁 (? 돌아본다. 보더니) 그러니께 지가 열여섯되던 해니께...
만 40년이 다 되았구만유.
서인숙 그래..? 참으로 긴세월 충성봉사하고 있군.
공주댁 그야 큰사모님께서 워낙 돌봐주신 은혜가 깊으니께유...
큰사모님 아니었음 저나 즈이 가족들이 워떻게 이만큼 살겄시유.
서인숙 그래...?
공주댁 근디 새삼 워쩐일루다...
서인숙 그냥.. 새삼 궁금해져서. (보더니) 가서 일봐.
공주댁 예에. (하면서 돌아서서 주방쪽으로 가면서 흘끔 한번 더 돌아보면)
서인숙 (쎄한 표정으로 수화기를 집어들어 번호를 누른다)
어, 한실장 나야, 아무래도 내가 그 앨 만나봐야겠어.
그래.. 김탁구.. 그 아이.
순간 주방안으로 들어서던 공주댁의 발이 딱.. 멈춘다.
짐짓 돌아보며 '탁구...?' 하는 표정.
서인숙 이번주 토요일.. 두시에 운화정에서 보자고 하지. 그래..
(하면서 달칵! 수화기를 끊는다)
공주댁 (본다. 보다가 적이 놀란 표정으로 재빨리 안쪽으로 사라진다)
서인숙, 그런 공주댁의 움직임에 표안나게 시선 한번 두더니,
설명할수 없는 독기와 쎄함으로 흥...! 조소하는 표정에서.
김미순의 거처. N.
김미순 뭐라꼬? 작은 사모님이 우리 탁구를 만나기로 했다꼬오?
미스장 예, 공주댁 아주머니가 분명히 그렇게 들었다고 했습니다.
김미순 그라모..! 우리 탁구가 살아있다 그 말이가!
우리 탁구가 무사하다 그 말이가!!
윤닥터 너무 속단하지 말아요. 아무래도 좀 미심쩍은데가 있습니다 미순씨.
김미순 (마른침 한번 삼키더니)
거가.. 거가 어데라켔노? 미스장아?
미스장 운화정입니다. 서울 외곽에 있는 한정식집이라고 들었습니다.
윤닥터 설마... 거기에 직접 가실 생각입니까?
김미순 우리 탁구가.. 거로 온다카지 않습니꺼.
윤닥터 그래도 미순씨가 직접 가는건 위험합니다.
미순씨를 끌어내려는 한승재실장의 함정일수도 있습니다.
저나 미스장이 가서 사실확인여부를 한 다음에... (하는데)
김미순 우리 아가.. 거로 온다카지 않습니꺼 윤선생님예.
(하면서 돌아보는 그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윤닥터 (멈칫.. 보면)
김미순 우리 탁구가 온다카는데... 지가 안가모... 누가 갑니꺼?
윤닥터 그러다 그 사람들하고 마주칠수도 있어요.
김미순 지는... 천길 절벽에서도 떨어져봤심더.
생떼같은 아들을 잃은채 14년이 되도록.. 모질게 살아온 접니더..
지한테 더 이상 무서블게 뭐가 있겠습니꺼?
그 사람들하고 다시 마주친들... 뭐 그리 대수라꼬예.
윤닥터 미순씨...
김미순 (미스장을 보며) 이번주 토요일.. 두시라켔나?
미스장 예.
김미순 그 날.. 준비좀 해주겠나?
미스장 (윤닥터를 한번 본다. 보더니) 예, 알겠습니다.
윤닥터 (틀림없이 함정인데, 고집부리는 미순씨가 안타까울뿐....)
김미순 (떨리는 눈빛으로 정원쪽을 돌아본다)
탁구가... 탁구가 살아있었드나.. 우리 탁구가....
(하면서 마주잡은 손.. 다시 꾹 쥐며 툭.. 떨어지는 눈물에서)
팔봉 제빵실 / 재료창고.
재료창고안.
항아리 뚜껑을 열어서 막걸리종의 냄새를 맡아보는 탁구,
그러나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는다. 한숨을 내쉬는 모습에서.
(경과)
숙성된 반죽을 꺼내 냄새를 맡아보는 탁구, 역시 아무냄새도 안난다.
(경과)
오븐에서 빵을 꺼내는 탁구, 그 중에 하나를 열어 냄새를 맡아본다.
냄새가 안난다. 먹어봐도 맛이 안난다.
순간 치밀어 오르는 화 때문에 쿵..! 오븐철판을 냅다 던져버린다.
쨍그랑.. 철판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져버리는 빵들...
탁구, 자기도 모르게 씩씩거리며 화를 어쩌지 못하는데 그 때..
그 떨어진 빵들 사이로 나타나는 발... 미순이다.
미순, 그 떨어진 빵들을 하나하나 줍기 시작한다.
탁구 (멈칫... 보면)
미순 (다 담은 빵들을 탁구앞으로 가져오더니 호호 흙을 털어서 먹어본다)
탁구 야...! (놀라서 보면)
미순 (맛을 보더니) 음.. 아직두 밀가루 단내가 많이 나네...
좀 더 발효가 진행돼야할거 같은데?
탁구 미순아... (보면)
미순 (발효실에서 반죽을 가져와 그 위에 탁구의 손을 척! 얹는다)
탁구 (? 보면)
미순 너... 지난 2년동안 아침저녁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반죽을 해왔잖아.
니가 2년동안 연습한걸 손이 기억하고 있을거야 탁구야.
물론 후각이 없어서 빵을 만들기가 불편은 하겠지만 불가능한건 아니야.
그러니까 힘내. 응? 대신에 내가 니 입맛이 돼주고, 니 후각이 돼줄게..
니가 다 나을때까지...
탁구 미순아... (하는데)
미순 그렇게 하게 해주라. 응? (웃으려고 애쓰며)
안그러면 내가 너한테... (하는데 울컥..!) 너무 미안해서 그래.
탁구 ! (본다)
미순 내가 그 감기약만 안먹였어두 너.. 이렇게 안되는건데...
나 정말 너한테 미안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탁구야..
나 때문에.. 나 때문에에에... (하면서 끅.. 올라오는 눈물을 꾹참는데)
탁구 (살짝 당황하며) 니 잘못 아니야 미순아. 진짜루 아니야.
(달래듯 얼른 미순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나 괜찮다니까? 진짜루 괜찮아. 울지마. 응? (하는데)
미순 아니잖아! 너 안괜찬잖아..!!!
(하는데 그만 흐엉..! 울음이 솟구치는)
탁구 (살짝 놀란다. 어쩌지...? 난처하게 보는데)
미순 내가 니 표정만 봐두 다 아는데....
너 지금 힘들잖아. 죽을만큼 힘든데 참구 있는거잖아..! (엉엉)
괜찮은척.. 무리하구 있는거잖아 너어.. (엉엉..!)
탁구 ...! (그 말에 멈칫..한다. 그걸.. 알고 있었어? 빤히 보면)
미순 미안해 탁구야... 증말 미안해애....!!
탁구 (짜식...! 본다. 보다가 잡은 어깨를 살며시 끌어다 안아준다)
미순 (탁구 품에 안긴채 더 크게 엉엉엉..!)
탁구 (미순의 어깨를 한손으로 토닥토닥.. 하더니 피식 웃으며)
진짜 걱정쟁이구나 너... 나 진짜루 괜찮은데...
(하지만.. 하나도 안괜찮은 그의 마음이 왠지 같이 시큰해져온다)
그렇게 엉엉 울음보를 터뜨린 미순과,
한손으로 토닥토닥 위로해주며 같이 짠해지는 탁구, 그 모습에서,
팔봉빵집이 보이는 일각.
프레임-인 되는 유경, 멀리서 팔봉빵집을 쳐다본다.
유경, 물끄러미 보다가 더 이상 용기내지 못한채 돌아선다. 순간 멈칫..
그 뒤에서 걸어오던 마준, 천천히 걸음을 멈춘채 유경을 본다.
유경 (본다)
마준 (본다. 보다가 팔봉빵집을 한번 본뒤 다시 유경을 본다)
유경 (본다. 보더니 그대로 마준을 지나쳐 가려는데)
마준 여기까지 왔는데 보구 가지 그래.
유경 (짐짓 고개를 들어올린다)
마준 만나봤자 그 녀석.. 형편없이 구겨진 꼴만 보게되겠지만.
유경 (돌아보지 않은채)
그렇게 사사건건 김탁구와 널 비교하는거 피곤하지 않니?
마준 (멈칫.. 돌아보면)
유경 (마준을 돌아보며) 말했었지. 그렇게 사사건건 비교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김탁구한테 지고 있는거라구.
니가 경쟁할 상대는 김탁구가 아니라 니 자신이야.
널 이기지 못하면 평생 다른 사람두 이기지 못하는거라구, 알아?
마준 너 설마... 지금 내 걱정해주는거냐?
유경 (그 말에 다시 시선 앞으로 돌리더니)
나는 남자가 열패감에 시들려 못나게 구는거.. 딱 보기 싫어.
그러니까 제대로 하라구. (그러면서 그대로 또각또각 가버린다)
마준 ...! (잠시 그대로 서 있는다. 있다가 돌아보더니)
너 지금 내 걱정 해준거 맞지! 그치 신유경!!
유경, 돌아보지 않은채 걸어간다.
마준, 본다. 보다가.. 묘하게 설레는 기분으로 본다. 보더니
팔봉빵집 앞.
앞씬의 여운을 가지고 천천히 걸어올라오는 마준,
잠시 보일듯말듯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다가 멈칫..
저 빵집 앞으로 서성이는 벙거지 모자의 노인을 보인다.
마준, 뭐지? 하고 쳐다보는데 순간!
갑자기 손에 들고 있던 돌멩이를 빵집을 향해 던지는 노인,
쨍그랑!!! 유리깨지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팔봉제빵점.
깨진 유리조각과 함께 가게안 바닥으로 툭! 떨어지는 돌멩이 하나.
(그 돌멩이는 한지같은걸로 쌓여져 있다)
동시에 그 옆으로 빵바구니를 나르던 오영자,
빵바구니를 떨어뜨리며 엄마야!!! 놀라서 본다.
양인목, 허갑수, 고재복, 일제히 놀라서 돌아보면,
다시 팔봉빵집 앞.
후다닥 도망쳐 오던 노인(박춘배), 그 앞에 서 있던 마준과
정면으로 맞닥드린다.
마준 (???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그저 빤히 보면)
박춘배 (그대로 홱! 마준을 지나쳐 도망쳐버린다)
마준 (? 돌아보는 그 뒤로 쫓아나오는 허갑수와 고재복)
허갑수 아니 대체 언놈이여!!! 빵집이다 돌을 던진게에!!!!
(빗자루까지 들고 쫓아나와 두리번거리는 가운데)
마준 (허갑수를 한번 본 뒤 다시 돌아보면)
사람들 틈 사이로 섞여버리는 그 벙거지모자의 노인에서.
팔봉제빵점 안.
떨어진 돌멩이(그 돌멩이를 한지같은게 감싸고 있다)를 주워드는 양인목.
돌멩이를 싸고 있는 한지를 풀러본다. 순간 멈칫...! 돌처럼 굳는 얼굴.
허갑수 어이구 별 시러베같은 놈들을 봤나! 그새 내뺐네, 그새 내뺐어!
(하면서 들어오다가 양인목을 보더니) 뭐냐 인목아 그게? (다가선다)
오영자 뭐예요 여보? (하고 같이 옆으로 다가서서 보면)
허갑수, 오영자, 고재복, 순간 쩝...! 하는 표정이 된다.
그 한지에 써 있는 글씨. "去者必返"
오영자 가만 이게 뭔 글씨래?
허갑수 (순간 눈을 껌뻑껌뻑하며) 어이구야 눈에 뭐시가 들어갔는가?
양인목 (그 한지를 본다. 보다가) 거자필반이라...
일제히 ??? (오영자, 허갑수, 고재복 일제히 보며) 거자필반?
자막 <去者必返"(거자필반) 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
그 옆문으로 들어서던 마준, 그런 그들을 본다. 시선에서.
팔봉의 방.
그 한지의 글귀를 바라보는 팔봉.
팔봉 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
양인목 아무래도 그냥 저지른 장난치고는 의미가 있어 보여서 말입니다.
팔봉 ....
양인목 혹여... 그 분이 다시 돌아오신건 아니겠죠? 춘배어르신 말입니다.
팔봉 조용히 하거라.
양인목 (멈칫.. 보면)
팔봉 (그러나 마음이 불편한듯.. 그 한지를 본다, 거자필반이라....)
그러면서 팔봉의 시선 책상위의 발효일지로 향한다.
흐음..! 하면서 무언가 걱정어린 눈빛에서.
이층복도.
탁구,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그 건너편으로
막 올라서는 마준, 방쪽으로 오다가 멈칫.. 탁구를 본다.
그리고는 그대로 무시한채 방으로 가려는데,
탁구 앞으로 5일 남았지? 경합까지.
마준 (? 돌아본다) 그래서?
탁구 (돌아본다. 보더니 믿음직스럽고 어른스럽게) 잘해보자구.
마준 (? 본다) 포기.. 안하는거냐?
탁구 음. 안해. 내가 포기하면 니가 이기는거잖아. 그래서 더 못해.
마준 뭐?
탁구 니가 이런식으로 나를 한번 이기게 되면,
앞으로 너는 또 다른 누군가한테도 이런 잘못된 방법으로
계속 이기려 들겠지. 그래서 말이다.
이런 식으로는 니가 아무것도 이길수 없다는걸 보여주려구.
그래야 니가 두 번 다시 이런 틀린 방법을 쓰지 않을거 아냐.
마준 (허!) 니가 지금 나를 가르치겠다는거냐? 어?
탁구 나같은 놈이 너한테 가르칠게 뭐가 있어?
나는 너보다 배움도 짧고 아는것도 없고 가진것도 없는 놈인데.
하지만 마준아. 그런 나두 너처럼 살면 안된다는건 알고 있다.
마준 너.. 죽을래!!! (하면서 욱! 치받는데)
탁구 (엄하게 꾸짖듯) 자꾸 널 미워하게 만들지 마라 마준아!
마준 (순간 멈칫...!!! 본다)
탁구 (특유의 강직한 눈빛으로 마주 보며)
회장님을 생각해서라도 그러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그만해.
니가 아무리 유경일 빼앗고 내 후각을 망가뜨려두 나는..!
포기안해. 그게.. 내 자존심이라는거다.
마준 ! (본다)
탁구 (본다. 보더니 그대로 마준을 지나쳐 나가버린다)
마준 (순간 확! 비참해진 기분... 으로 주먹을 꾹 쥔다. 그 위로)
조진구E 넌 그 아일 이길수가 없어.
<플랫쉬-백> (20부 37씬)
조진구 김탁구는 니 경쟁상대가 아니란 뜻이다 태조야. (보며) 그릇이 달라.
다시 현재>
마준 (홱! 돌아본다. 열패감으로 죽일듯 노려보는 그 눈빛에서)
팔봉집 제빵실.
안으로 천천히 들어서는 탁구, 잠시 둘러본다. 보더니
발효실로 가서 반죽그릇들을 가져온다.
손으로 반죽의 촉감을 느껴본다. 그 위로
미순E 너... 지난 2년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반죽을 해왔잖아.
니가 2년동안 연습한걸 손이 기억하고 있을거야 탁구야.
하나씩 반죽을 만져본다. 보다가 그 중에 하나를 잡는다.
조용히 손으로 반죽의 촉감을 느껴본다.
손 끝에 느껴지는 그 부드러운 느낌...
탁구 해보자.. 다시 한번! (시선에서)
탁구 / 마준의 방.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마준, 그 강하고 어두운 눈빛으로
마준 절대로 너는 날 이기지 못해. 절대루! (시선에서)
탁구 / 마준의 경쟁 몽타쥬.
1. 탁구 / 제빵실.
숙성된 반죽을 촉감으로 찾아내는 탁구.
손가락으로 찔러 보고, 뜯어서 쭉 늘어뜨려 본다.
미순 자, 봐봐.. 손가락이 비칠정도로 얇고 탄력있게 늘어나는게
반죽이 가장 최상으로 잘된것들이야.
탁구 (진짜로 손가락이 비칠만큼 쭉 늘어뜨려 들여다보는 모습에서)
2. 마준 / 재료창고.
발효 항아리와 발효일지를 비교해보는 마준.
적정발효 상태에 가장 가까운 항아리를 골라든다.
그리고는 성공한 페이지를 쭉 뜯어서 주머니에 넣으면.
3. 탁구 > 제빵실
탁구, 반죽을 만들면 미순은 냄새를 맡거나, 맛을 보거나 해준다/
탁구, 이것저것 계속 미순에게 계속 검사받는 기분으로 가져가는데
어느새 미순, 꾸뻑.. 졸고 있다. 탁구, 그런 미순을 본다. 피식.. 웃음.
나를 위해 이 녀석도.. 애쓰고 있구나.
꾸뻑거리는 그 머리에 수건을 둘둘 말아 베개삼아준뒤,
탁구, 그 옆에서 다시 열심히 하는 가운데, 계속 촉감으로 느끼는듯..
4. 마준 > 제빵실
밀가루와 소금, 설탕, 계란을 넣고 액종을 섞어 반죽하는 마준.
(경과) 반죽에 온도계를 꽂아 체크한 후 발효실에 집어넣는 모습에서.
5. 탁구 > 재료창고.
각각의 어미반죽들 하나하나를 손으로 만져보는 위로
탁구E 손이 즐거워지고 있어...
6. 탁구 > 제빵실.
각각의 발효음식들을 가지고 다시 어미반죽을 만드는 탁구,
(김치, 청국장, 요플레, 와인, 막걸리 액종)
나오는 반죽마다 색깔들이 다 다르다. 바라보면서,
탁구E 눈이 재밌어지고 있어...
7. 마준 > 제빵실
발효실에서 반죽을 꺼내보는 마준, 반죽을 뜯어 맛을 보면
젠장..! 발효가 덜됐다. 마준, 짜증이 솟구쳐 신경질적으로 반죽을
쓰레기통에 쿵! 쳐박아버리면 그 안에 이미 잔뜩 쌓여있는
실패반죽들.. 마준, 초조해지고 있다.
8. 탁구 > 제빵실
쿵! 오븐에서 꺼낸 철판을 내려놓는 탁구,
미순, 맛을 본다. 고개를 가로젓는다. "다시"/
탁구, 다시 쿵! 다른 철판을 꺼내놓는다.
미순 맛을 본다. 고개를 가로젓고..."다시"
탁구 다시, 오케이! (발효실에서 반죽을 꺼낸다, 열심히 반죽하는 표정위로)
그 모습 너머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 두루마리.
미순, 그런 탁구를 보며 흐뭇하게 웃음이 번진다. 그 모습위로.
미순E 탁구가... 점점 다시 살아나고 있어요.
이층복도.
창문을 열어두고 복도에 나란히 서서 밖을 내다보는 미순과 조진구.
조진구 후각은 좀 어떠냐? 여전히 회복될 기미는 없는거냐?
미순 (고개를 가로젓더니) 어쩌면.. 이번 경합에서 통과못할지도 모르겠어요.
아직 이스트없이 부푸는 빵도 만들지 못했거든요.
조진구 (그렇구나..) 그래두 니 덕분에 그 녀석이 다시 기운을 차려 다행이다.
미순 에이.. 아니예요. 나 때문이 아니라.. 정말로 빵이 좋은거예요 탁구는.
빵을 만들때 표정을 보면... 알수 있어요.
이 녀석.. 진짜 빵쟁이구나.. 하구요. (흐뭇하게 웃으면)
조진구 (녀석.. 지금 니 표정도 딱 그렇다 미순아. 웃더니)
어쨌든.. 내일 경합이 궁금해지는구나.
미순 그러게요.
조진구 (시선 다시 창밖 멀리 둔다. 이내 생각이 깊어지는 눈빛에서)
제빵실. N.
각각의 국수그릇만한 그릇에 색색깔별 반죽을 담고 랩을 씌우는 탁구
그것들을 발효실 안에 정성스럽게 옮긴다. 흐뭇하게 바라보며
탁구 자, 이걸로 내일 경합 준비 끝... (짐짓 미소로 본다. 시선에서)
팔봉 제빵점 옆 계단. N.
쿵! 문을 밀고 밖으로 나오는 마준, 모자를 벗어 턱! 벤치에 던진다.
무언가 안풀리는듯 답답하다..
주머니에서 찢어낸 발효일지 종이를 꺼내서 펼쳐본다.
마준 대체.. 뭐가 잘못되서 안되는거야...
배합이 잘못된거야, 발효점이 잘못된거야...?
(하면서 본다. 보다가 젠장..! 하면서 그대로 구겨뜨려 집어던진다)
그 종이가 툭.. 떨어지는 그 곳에 서 있는 발.
마준, 멈칫.. 쳐다본다. 그 종이를 주워드는 손을 따라 올라가면,
그 벙거지모자의 노인(박춘배)이다. 박춘배, 그 구겨진 종이를 펼쳐보면
마준 뭐하는겁니까? (하면서 탁! 뺏어든뒤 가려다가 멈칫.. 다시 돌아본다)
돌아보면, 박춘배 벙거지 모자밑으로 고개를 들어 마준을 본다.
마준, 순간 그가 누군지 알아본다. 보면
박춘배 요즘 팔봉빵집에서 경합중이라는 소문을 들었는데...
자네도 그 경합에 참가한 모양이지?
마준 (? 보면)
박춘배 그래, 자넨 지금 무슨 빵을 만들고 있는가?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인가.. 아니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인가?
마준 (??? 본다. 보다가) 누구우.. 십니까?
박춘배 혹시 봉빵이라고 들어본적 있나?
마준 (순간 살짝 긴장의 눈빛이 스치면)
박춘배 내가 바로 그 봉빵을 만든 사람일세.
마준 !!! (순간 두 눈이 급 커진다)
박춘배 (빙긋이 웃는다. 그러나 그 눈빛은 어딘가 살기가 있어보이는...)
마준 (그런 박춘배를 빤히 쳐다본다. 시선에서)
팔봉의 방. N.
그 발효일지를 가져오는 팔봉의 손.
책장을 넘기면 그 아래쪽에 (만든이, 八峰 , 春培)라고 적혀있다.
팔봉, 조용히 바라보는 시선 위로.
마준E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다시 제빵점 옆, 계단. N.
마준 그 쪽이.. 봉빵을 만드신 분이라구요?
박춘배 그래, 바로 내가 봉빵을 만든 사람일세..
마준 (허..! 기가 막힌다.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듯 지나치려는데)
박춘배 아까 잠깐 보니, 주종빵을 만들고 있는것 같든데.
마준 (다시 멈칫..! 홱! 고개 돌려 쳐다본다. 어떻게 그걸? 보면)
박춘배 (돌아보며) 그 빵으로 경합에 통과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내가 그 경합에 통과할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수도 있는데 말이야.
마준 ! (한쪽 눈썹이 쓱 올라가며 본다)
박춘배 대신 부탁이 하나 있네. (씨익 웃으며 마준을 본다)
마준 (뭐지...? 이 사람은...? 하는 눈빛으로 빤히 쳐다본다. 시선에서)
유경의 집 앞. N
힘없이 터벅터벅 걸어오는 유경, 지친 걸음으로 오다가 멈칫..
천천히 걸음을 멈추고 보면 저 앞으로 서 있는 탁구의 모습..
탁구, 고개를 돌려 유경이의 모습을 본다.
유경 ...! (본다)
탁구 (본다. 보다가 변함없는 그만의 따뜻한 미소로) 유경아...
유경 (순간 그를 보자마자 짠해져 오는 마음...)
탁구 (본다. 보더니) 밥은.. 먹었니?
유경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더니) 어떻게 왔어? 내일.. 경합 날 아니야?
탁구 음. (보며) 그래서 왔어.. 아무래도 경합전에 널 만나야할거 같아서.
유경 (보면)
탁구 우리.. 좀 걸을까?
남산 시계탑 앞. N.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탁구와 조금 떨어져 걷는 유경.
둘 다 별로 말이 없이 그렇게 걷는다. 걷다가
탁구 천천히 걸음을 멈추고 한쪽을 돌아본다.
유경, 따라 걷다가 멈칫.. 같이 멈추고 탁구가 보는쪽을 보면
거기 보이는 남산 시계탑... 그 뒤로 보이는 남산 타워...
유경 (본다. 보다가 다시 탁구를 보면)
탁구 (유경과 여기서 다시 만난날이 천년처럼 멀게 느껴지는듯.. 보면)
유경 (순간 또 마음이 짠해오며...) 탁구야.
탁구 괜찮아..
유경 (본다)
탁구 나한테 미안해하지 마 유경아.
(돌아보며) 사실은 나.. 너한테 그 말 해주러 온거야 오늘.
유경 ...! (본다)
탁구 너는 나보다 똑똑하니까...
너는 나보다 아는것도 많으니까...
틀림없이 니가 행복해지는 선택을 했을거라구 믿을테니까...
유경 (순간 콧끝이 짠.. 하게 아파온다. 온힘을 다해 눈물을 참으며 보면)
탁구 너... 그런거지?
유경 (본다)
탁구 니가 행복해지려구 선택한거... 맞지?
유경 (미칠것같다. 입을 꾹 다문채 겨우 고개만 한번 끄덕이면)
탁구 됐어 그럼... 이제부터 뒤돌아보지 말구.. 나한테 미안해하지두 마..
지금부터 니가 행복해지는것만 생각해..
유경이 넌.. 무조건 행복해져야 하니까... 알았지?
유경 (순간 두 눈에 눈물이 툭.. 떨어지면)
탁구 (머뭇머뭇하며 손을 들어 유경의 머리를 쓰다듬듯 만지더니)
정말.. 잘 살아야한다?
유경 (고개를 겨우 한번 끄덕인다)
탁구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지겠다구.. 약속하는거야?
유경 (몇번이고 끄덕이고 또 끄덕이고)
탁구 그래.. 그럼 됐어. (애써 미소 지어주며)
됐어 이제.. (그리더니 그대로 돌아선다)
유경 (순간 숨이 멈춰버릴것 같은 고통으로 가슴을 쿵! 친다)
탁구 (유경을 뒤로 한 채 쭉 걸어오며) 됐어.. 이젠.. 정말루 됐어....
잘 산다구.. 행복해진다구 약속했으니까... 됐어...
그걸루.. 됐어... (쭉 걸어오는 탁구위로)
탁구E 겪을만큼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두 겪을게 남아 있구나.
유경 (바라보는 위로)
탁구E 아플만큼 다 아파봤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아플 마음이라는게 남아있구나.. 유경아...
유경 (본다. 순간 참지 못한채 따라와 탁구의 뒤에서 와락! 끌어안는다)
탁구 (멈칫...! 멈춰선다)
유경 탁구야...
탁구 (눈물이 찡! 하게 고인다. 그러나 유경이앞에선 울수 없다. 참으며) 응..?
유경 탁구야...
탁구 (가슴이 찢어질듯 아프다...) 어...?
유경 탁구야아...!!!! (하는데 큰울음이 터져버리고 만다)
탁구 (더 이상 대답못한다. 참고 참았던 눈물이 결국 툭..! 떨어지고 만다)
그 두 사람의 모습... 길게 준다. 그 모습에서,
팔봉 제빵실 N.
안으로 들어서는 마준, 천천히 걸어들어오는 그 표정...
무언가 (마치 악마와 계약이라도 한듯)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손에 쥔 구겨진 종이를 꺼내든다.
거기서 무언가 그 노인의 글씨로 써져 있다.
박춘배E 이대로만 하면.. 내일 경합에서 통과할수 있을걸세.
마준, 다시 조용히 시선을 든다, 입가에 묘한 미소에서.
거성家, 안방침실. N
소파에 깊숙이 앉은채,
서인숙 드디어 내일이군. (하면서 술을 한모금 들이키면)
김미순의 거처 N
김미순, 진심으로 탁구를 만날 수 있기만 바라는 마음으로
먼곳에 뜬 달을 바라본다.
김미순 탁구야...! 제발.. 무사히 살아만 있어다오..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시선에서)
제빵점 옆 계단. N
그 앞에 앉아 있던 탁구, 천천히 고개를 들어 먼곳을 본다.
각오와 결의가 단단히 선 그 눈빛으로 고개를 드는데서.
팔봉제빵점 전경. D.
양인목E 위치로!!!!
팔봉 제빵점.
일제히 자리잡는 탁구, 마준, 미순.
한쪽에는 조진구, 고재복이 서 있고 맞은편에는
팔봉선생과 그 양쪽으로 양인목, 허갑수가 자리잡고 서 있다.
양인목 오늘은 약속한대로 2차 경합날이다. 다들 준비됐겠지?
세사람 (탁구, 마준, 미순, 셋 다 주춤.. 대답을 못한다)
양인목 (역시 주춤..!) 왜 대답들이 없어!
경합에 참가한 사람들 다 어디간거야!
세사람 (탁구, 마준, 미순 동시에) 아닙니다!
양인목 그럼 오늘도 최선을 다해 빵을 만들어주기 바란다. 시작한다!
동시에 세명의 참가자, 탁구, 마준, 미순 움직이기 시작한다.
먼저 탁구, 반죽대 위에 각각 색깔별 반죽들을 쪼르르 올려놓는다.
(김치반죽, 청국장반죽, 요플레반죽, 와인반죽, 막걸리반죽)
팔봉과 양인목, 허갑수, 조진구, 고재복, 저게 다 뭐지? 하고 본다.
탁구, 성심성의껏 그 반죽들을 하나하나 분할 둥글리기를 시작한다/
미순이도 쌀가루를 가져다놓고 이스트와 섞어 체를 치기 시작한다/
마준, 가장 단순하게 반죽통을 가지고 나와 둥글리기를 시작한다/
팔봉, 그런 마준을 흘끗 한번 본다.
그렇게 탁구, 마준, 미순, 세사람 열심히 빵을 만들기 시작하는 가운데,
거성家, 안방침실.
거울앞에 서서 화장을 하고 머리며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서인숙.
있는 옷중에 가장 격있어 보이는 옷과, 보석들..
머리까지 품위있고 정갈하게 세팅한 상태다.
최대한 신경을 쓴 자신의 모습을 거울속으로 감상하는 서인숙,
마지막으로 클러치백을 집어들고 나가면,
김미순의 거처.
김미순 역시 경대를 펼쳐놓고 그 앞에 앉아
단아하게 머리모양새를 만지고 옷을 여민다.
그 한쪽으로 놓여져 있는 넥타이. (구일중이 놓고 간 넥타이다)
김미순, 조용히 시선을 드는데서.
거성家, 현관 앞.
대기하고 있는 차앞으로 걸어나오는 서인숙.
이기사가 문을 열어놓고 기다리고 있는 중.
서인숙, 마지막으로 타기전에 건너편을 쳐다보면
한쪽에 서 있는 한승재, 서인숙을 향해 고개를 한번 끄떡해보이면
서인숙, 그대로 차에 올라탄다. 출발하는 모습에서,
한승재의 차 그 뒤를 따르는데서,
김미순의 거처.
미스장이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는 차 앞으로 다가서는 김미순
뒷좌석에 올라탄다. 미스장, 차문을 닫고 한쪽을 돌아보면
윤닥터, 다른 차에 앉아 고개를 한번 끄덕인다.
미스장, 운전석에 올라탄뒤 차를 운전해 출발한다.
윤닥터, 그 뒤를 따른다. 모습에서.
팔봉 제빵실.
척! 척! 척! 미순의 쌀케잌과 마준의 단팥빵,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구니 가득 색색깔로 국적불명의 빵들이 잔뜩 담긴 탁구의 빵들이
테이블위로 놓인다.
팔봉, 양인목, 허갑수, 고재복, 그리고 조진구, 그 빵들을 본다.
허갑수 허이구! 탁구야! 넌 뭔 빵을 이렇게 한가마니나 만들었냐?
워째? 질루 안되니께 양으루 기냥 때려버리는거냐?
탁구 아...! 눈치채셨습니까? 하하.. (겸연쩍게 웃으면)
양인목 (흠흠!)
탁구 (멈칫.. 본다)
허갑수 (얼른 흠! 체통을 지키면)
팔봉 허면, 심사를 시작하겠다. 우선 미순이.
너는 밀가루를 쓰지 않는 조건을 받았다. 어찌 해결했느냐?
양미순 예, 할아버지. 그래서 저는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썼습니다.
<양미순의 케잌 만드는 모습 몽타쥬>
계란을 분리한뒤 노른자, 흰자를 따로 섞어서
쌀가루에 넣고 젓는다.
양미순E 쌀에는 글루텐이 없어 케잌을 만들면 쉽게 주저앉기 때문에
별립법을 써서 케잌 시트를 만들었습니다.
([자막]별립법 : 계란을 통째로 섞지 않고 흰자, 노른자를 따로 섞는 것)
생크림에 팥을 섞고 있는 미순,
그 생크림을 시트위에 바르고 데코레이션까지 완벽하게 하는 위로
미순E 생크림에는 설탕의 양을 줄이고 대신 통팥 고유의 단맛을 이용해
저칼로리의 영양 쌀케잌을 만드는데 주력했습니다.
다시 현재> 그 케잌의 한쪽을 떼서 맛을 보는 팔봉,
팔봉 흐음.. 쌀가루를 쓰니 맛이 아주 보슬보슬하니 재밌구나...
(보며) 밀가루를 전혀 쓰지 않고도 이런 케잌을 만들어내다니 감동했다.
양미순 저, 그럼...
팔봉 그래 통과다!
양미순 (순간 뛸듯이 기뻐하며)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아싸아! 세리모니!)
탁구 (그런 미순을 보며 흐뭇..! 해낼줄 알았다는듯)
양미순 (그런 탁구를 보며 같이 미소를 날리면)
팔봉 다음은 이스트 없이 빵을 만들기로 했던 탁구하고 태조..
너희 두 사람의 차례구나.
탁구/마준 (다시 긴장하며 팔봉을 보면)
팔봉 먼저 탁구,. 너부터 빵에 대해 설명해보거라.
탁구 예, 저는 그러니까.. 발효될수 있는 음식들을 죄다 찾아서
어미반죽을 만들어 숙성을 시켜봤습니다.
양인목 발효될수 있는 음식이라는게 구체적으로 어떤것들이냐?
탁구 (손으로 색깔별 빵들을 가리키며)
김치, 청국장, 요플레, 와인.. 그리고 막걸립니다.
허갑수 김치두 말이냐? 아니 김치 발효종까지 만들었단 말여? 허허허! (웃으면)
팔봉 그래서 결과는 어떠하냐?
탁구 그게 말입니다...
팔봉 (본다)
양인목 (본다)
허갑수 (본다)
진구/갑수 (일제히 탁구를 보면)
탁구 실팹니다.
일제히 (멈칫.. 돌아본다)
미순 (짐짓... 탁구쪽을 본다)
마준 (흥..!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앞을 보면)
팔봉 (혼자만 조용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위로)
허갑수 아니, 그럼.. 이 빵들은 다 뭐냐?
탁구 전부 다 실패한 빵들입니다.
이스트 없이는 도저히 빵을 만들수가 없었습니다.
발효가 제대로 될 때까지 두면 노화가 일어나 반죽이 다 삭아버리구,
발효가 일어나기 전에 구워버리면...
밀가루 단내 때문에 도저히 먹을수가 없는 빵이 나옵니다.
미순 (고개를 끄덕이면)
탁구 하지만 그래도 이번에 이것저것 새로운 발효종을 써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게 있습니다. 김치하고 요플레 요놈들은 성질이 영
빵으로 만들기 힘든 놈들이구요, 가장 놀라운건 청국장이었는데요,
이 놈은 이스트의 도움만 좀 받으면 계속 이리저리 도전해보고 싶을만큼
무궁무진한 발효종을 갖고 있습니다. (눈이 반짝반짝해져서 설명하면)
팔봉 그래애.. (웃으며) 니 얼굴이 아주 즐거워보이는구나...
탁구 아.. 예에. (순간 살짝 머슥해지면)
팔봉 허면 태조 너의 결론은 어찌 났느냐?
마준 저는 이스트 없이도 빵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선생님.
팔봉 (순간 멈칫... 묘한 눈빛으로 보며) 그래애?
탁구 (멈칫..! 조금은 놀란듯 보면)
허갑수 역시, 우리 팔봉집의 기대주 서태조가 실망을 안시키는구먼.
양인목 (본다)
조진구 (표정없이 쎄하게 마준을 보고 있다)
팔봉 설명해보거라.
마준 막걸리종을 이용해 만든 주종빵입니다.
양인목 (멈칫... 마준을 본다) 주종빵이라구?
허갑수 아니 그럼 니가... (하면서 흘끗 팔봉을 보면)
팔봉 계속해보거라.
마준 막걸리에 효모를 섞어 막걸리종을 만든다음,
액종을 만들어 발효시킨뒤 만들어 빵을 만들었습니다.
속은 주종빵과 가장 잘 어울리는 팥앙금을 썼구요.
팔봉 그래애... (그러더니 마준의 빵을 집어든다, 냄새를 맡는다. 멈칫...)
마준 (본다)
양인목 (? 본다)
탁구 (? 보면)
팔봉 (떼어내서 맛을 본다. 순간... 경직되는 표정)
마준 (그런 팔봉을 보면)
팔봉 (묘한 눈빛으로 마준을 쳐다본다. 시선에서)
INSERT> 어느 일각.
박춘배 어떻수 팔봉형님.. 그 빵맛을 기억하시겠수?
(하면서 피식... 웃는 그 웃음에 원한이 사무쳐있다, 시선에서)
다시 팔봉제빵점.
팔봉 서태조 너.. 이게 정말로 니가 만든 레시피 맞느냐?
마준 (멈칫.. 본다. 보다가) 예. 제가 만들었습니다.
팔봉 (순간 정말로 표정이 굳는다)
양인목, 허갑수, 조진구, 고재복, 미순이까지 일제히 팔봉과 마준을 본다.
탁구, 살짝 긴장하면서, 왜 저러시나? 하면서 팔봉을 쳐다보는데서.
운화정 앞.
한쪽에 와서 멈춰서는 서인숙의 차.
서인숙, 차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가는게 보인다.
그 일각에 세워져 있는 김미순의 차. 그 안에서 서인숙을 보는 김미순
순간 자기도 모르게 백을 꼭 힘주어 잡는다.
먼발치에서 보는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칠만큼 분노가 치밀어 보는데,
미스장 사장님...
김미순 (? 돌아보면)
저쪽으로 와서 멈춰서는 택시.
거기서 내리는 어느 젊은이의 뒷모습. (남일우의 뒷모습)
김미순, 자기도 모르게 움찔.. 하는 표정.
더 자세히 보기위해 얼른 문을 열고 내려서면
그 젊은이 그대로 운화정안으로 들어간다.
김미순 (본다. 보다가 그쪽으로 무작정 따라간다)
미스장 (따라내려서며 본다. 보다가 한쪽을 돌아보면)
윤닥터 (차안에서 같이 내려선다. 본다. 시선에서)
운화정 내부.
여종업원의 안내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서는 젊은이,
그 뒤로 따라들어서는 김미순,
(구불구불 복도가 이어지는 실내면 좋겠음)
김미순, 어떻게든 얼굴을 한번 보기 위해 계속 쫓아들어온다.
그 때 저 앞에서 갑자기 쓱 코너를 돌아 사라지는 젊은이의 뒷모습.
김미순 (나즉히) 탁구야.... (그러더니 얼른 그 쪽으로 가서 코너를 돌면)
복도 어느쪽으로도 그 젊은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김미순,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며 그 젊은이를 찾아보려고 하지만
구불구불 복도만 이어질뿐, 어디에도 없다.
그 때 한쪽에서 나타나는 여종업원.
김미순 (다가서며) 보이소, 아가씨예,
좀전에 일루 들어온 젊은이.. 어느방으로 갔는지 모르십니꺼?
여종업원 아.. 거성식품 사모님을 만나뵈러 온 분 말이시죠?
김미순 (덜덜 떨려오는 손..) 예, 맞심더. 어느 방으로 갔습니꺼?
여종업원 이쪽입니다. (앞장선다)
김미순 (본다. 보다가 따라가더니)
여종업원 (방을 가리키며) 이 방입니다 손님. (목례한뒤 조용히 사라지면)
김미순 (돌아본다)
닫혀있는 방문을 바라보는 김미순,
이 문 너머에 탁구가 있단 말인가? 정말로 탁구가.. 있는건가?
김미순, 덜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 문을 잡는다. 천천히 열면...
방안.
나타나는 방안... 그 안으로 뒤돌아 앉아 있는 젊은이가 보인다.
김미순 (머뭇머뭇...) 탁구.. 탁구야...?
(천천히 그 안으로 들어서서) 탁구야...? (하고 보는데)
쓱 돌아보는 젊은이, 남일우다.
김미순 (얘가 탁구가? 혼란스러운듯 그 사람을 빤히 보는데 그 때 뒤에서)
서인숙 수고했어 남비서.
김미순 (순간 멈칫..! 놀라면서 돌아보면)
그 뒤로 들어서는 서인숙, 고개들어 김미순을 본다.
순간 쿵..! 하고 뒷통수를 맞는 느낌으로 서인숙을 보는 김미순,
(남일우, 서인숙에게 목례한뒤 조용히 밖으로 나가 문을 닫으면)
온전히 방안에 두 여자만 남는다.
서인숙 (싸늘한 미소로) 오랜만이군. (보며) 그래.. 잘 있었나?
김미순 ! (노려본다)
서인숙 (살벌하리만치 강한 카리스마로 김미순을 쳐다본다)
김미순 (오래전 트라우마로 덜덜 떨려오는 몸, 이를 꾹 문채 노려보는데서)
팔봉E 김탁구, 서태조.
제빵실.
탁구/마준 (동시에) 예! 스승님!(탁구) / 선생님!(마준)
팔봉 이제부터 너희 두 사람이 만든 빵에 대한 최종 결과를 얘기해주겠다.
탁구 (본다)
마준 (보면)
팔봉 너희 둘중에 한사람은 탈락이고 또 한사람은 통과다.
탁구 (살짝.. 불안해지는 표정)
마준 (전혀 그런 걱정없이 의기양양함으로 본다)
양인목 (본다)
양미순 (본다)
조진구 (본다)
허갑수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보면)
팔봉 (그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이번 2차 경합 탈락자는....!
탁구 (후우..! 긴장어린 표정으로 본다)
마준 (자신만만함으로 쓱 고개를 쳐들며 팔봉을 보는데 순간)
팔봉 서태조! 너다!
마준 (쿵..! 놀라서 본다)
탁구 !!! (본다) 스승님...!
미순 !!! (두 눈이 동그래지면서 본다) 할아버지!
양인목 아버님..
허갑수 예에??? (놀라서 보면)
조진구 (쓱 당연한 눈빛으로 마준을 보면)
마준 제가... 탈락이라구요?
팔봉 그렇다! 서태조.. 니가 탈락이다!
(하면서 추상같은 눈빛으로 마준을 본다)
마준 (쿵..! 놀라서 본다. 시선에서 스틸)
탁구 (쿵! 역시 놀란 표정으로 보는 보는데서 스틸)
운화정 방안.
서인숙 우리.. 그 동안 쌓인 얘기나 좀 해볼까? 음? (시선에서 스틸)
김미순 (그 말에 이내 쎄한 눈빛으로 고개들어 서인숙을 보는데서 스틸)
두 어머니의 얼굴이 화면 양쪽으로 박히는것과 동시에
그 가운데로 쿵! 쿵! 떨어지는 탁구와 마준의 얼굴.
양쪽의 어머니, 그 가운데로 양쪽의 아들 얼굴이 사진속으로 박히면서
<21부 끝>
.제빵왕 김탁구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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