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1
(남자1과 종업원1) - 세트 메뉴로요 - 어, 지금 저희가 세트는…
(종업원2) 음료 네 잔 주문하신 고객님
음료 나왔습니다
- (여자1) 감사합니다 - 맛있게 드세요
야, 같이 봐, 너희끼리 보냐
(남자2) 고마워요
(영상 속 진수) 먼저
(영상 속 진수)
(영상 속 진수)
(영상 속 진수)
[영상 속 버튼 조작음]
[영상 속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영상 속 진수) 처음 접하시는 분들께는 상당히 충격적이고
(남자3) [한숨 쉬며] 멀쩡하게 생겨 가지고는
뭔 말 같지도 않은 소릴 하고 있어 [영상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
야, 요즘에 이런 걸로 낚여지는 사람이 있냐?
야, 요즘 이거 믿는 사람이 더 많거든?
이 사람 유튜브 채널 가면 증거 영상도 엄청 많아
[픽 웃으며] 야 너 같은 애들이 있으니까
이런 사이비들이 사기 쳐 먹는 거 아니야
(남자3) 그냥 우리 재미로만 보자, 어?
너 설마 벌써 광신도 된 거 아니지?
뭐? 아, 그럼 처음부터 다시 보든가 [키보드 조작음]
- (남자3) 야, 이거 다 CG라니까 - (여자2) 아, CG 아니라니까?
[어두운 음악]
[초조한 신음]
[불안한 신음]
[긴장되는 음악]
[겁먹은 신음]
[숨을 들이켠다]
[활기찬 음악이 흘러나온다]
[굉음] [놀란 숨소리]
[쿵 소리가 울린다] [사람들이 놀란다]
[쿵 소리가 울린다]
[보온병이 댕그랑 떨어진다]
(여자2) 뭐야? [명훈의 놀란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사람들의 비명]
[사자들이 으르렁거린다]
[명훈의 거친 숨소리]
[사람들의 비명] [명훈의 아파하는 신음]
[명훈의 힘겨운 신음] [사람들의 비명]
[울먹인다]
[사람들의 비명]
(명훈) 나와! 나와!
아이씨! 나와! 나와!
[남자4의 놀란 신음] (남자4) 아이…
[사람들의 비명]
[사자들의 거친 숨소리]
[명훈의 다급한 신음]
[타이어 마찰음]
[명훈의 다급한 신음]
[자동차 경고음]
[자동차 경적이 요란하다]
[여자3의 비명] [긴박한 음악]
[명훈이 연신 비명을 지른다]
[자동차 경고음]
[명훈의 놀란 신음]
[긴장되는 음악]
[으르렁거린다]
[다급한 신음]
[자동차 경고음] [명훈의 겁먹은 신음]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명훈의 비명]
[명훈의 힘겨운 신음]
[사람들의 비명]
[명훈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신음]
[명훈의 다급한 신음]
[겁먹은 신음]
[사람들의 비명]
[명훈의 괴로운 신음]
[사람들의 비명]
[명훈의 비명]
[쿨럭거린다]
[비명] [의미심장한 음악]
[사자들의 거친 숨소리]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무거운 음악]
[무거운 효과음]
[카메라 셔터음]
[주제곡]
[문이 탁 닫힌다]
- (경찰1) 안녕하십니까 - (경훈) 어
(경훈) 아씨
[경훈의 하품]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문이 벌컥 열린다]
(형사1) 일로 와, 이 새끼가!
(경훈과 형사1) - 야, 이씨, 이 새끼 뭐야, 이거 - 가만있어!
- (경훈) 아이씨, 깜짝이야, 이씨 - (남자5) 나 아니라고요
- (남자5) 내가 안 했어요! - 야, 빨리 데려가, 아
야, 살살 해, 살살
(경훈) 아이 깜짝 놀랐네, 이 새끼들
[경훈의 한숨] (형사2) 어, 지금부터
합성역 대로변 살인 사건
현재까지 수사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사건 시각은 2022년 11월 10일 [형사들이 인사한다]
합성역 인근 카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어, 갑자기 나타난 괴생물체가
피해자를 살해 후 시…
시신을 도주해, 도주…
시신을 불태우고 도주했습니다
현재 도주 경로는 추적 중이며
예, 현장 단서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경훈의 힘주는 신음]
어, 자세한 부검 결과는 기다려 봐야겠지만
[경훈이 커피를 호로록 마신다] 일단은
[경훈이 숨을 카 내뱉는다] 엄청난 고열에 의해
시신이 순식간에 타 버렸습니다
(경훈) 언제 시작했어?
- (형사2) 자, 그럼 - (은표) 지금 막이요
(형사2) 부검 사진 및 자료들 보시겠습니다 [버튼 조작음]
어, 자세한 부검 결과는 나와 봐야 알겠지만
[경훈의 한숨] 지금 일단은 엄청난 고열에 의해
순식간에 시신이 타 버렸습니다
- (형사2) 카페에 있던 CCTV와 - (경훈) 이야, 싹 쓸었네
(형사2) 주변 CCTV를 통해…
우리 서장님 똥줄 다 타 버리셨겠네 [형사2가 말한다]
신원은 파악이 됐습니다 [버튼 조작음]
(형사2) 나이 36세, 주명훈
카페에서 차로 15분 거리의 오피스텔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남겨진 유족은 2년 전에 이혼한 부인이 있고
자녀는 지금 없는 상태로 확인됐습니다
이게 대낮에 벌어진 사건이어서
지금 목격자와 증거 영상이 넘쳐 나고 있습니다
영상 보시겠습니다 [버튼 조작음]
[영상 속 명훈의 다급한 신음]
[영상 속 자동차 경고음] [영상 속 여자3의 비명]
[영상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 [형사들이 웅성거린다]
음, 보시는 바와 같이
괴생물체가 피해자를 살해하는 영상은 있지만
뭐야, 저게
(형사2) 지금 현장 단서가
하나도 발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경훈) '정진수', '새진리회' 뭐야, 이건 또
야, 진경훈 핸드폰 그만 봐, 인마!
(반장) 다 설명하잖아! [휴대전화 조작음]
(형사2) 새진리회
새진리회는 2012년도에 창립되었으며
- (형사2) 최근 몇 년 동안… - (반장) 아, 됐어, 됐어
[형사들이 웅성거린다]
(반장) 자, 다들 진지하게 집중해
지금 언론들이랑 방송들, 인터넷
다 이 사건 얘기만 하고 있어
모두 정신 차리고 수사해야 돼
젊은 애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이상한 괴담이 나돌고 있다고
(형사3) 근데 저게 사람이 맞긴 한 거예요?
일단 잡아! 쯧
(반장) 사람 새끼인지 귀신 새끼인지
잡아다 물어보면 알겠지
일단 1팀은 희생자 주변 수사부터 철저하게 시작해 [형사들이 대답한다]
2팀은 사건 현장 훑고
그, 커피숍에 있던 사람들 심문 시작하고
쓸데없는 소문이 더 나지 않게 기자들한테 입조심하고
- 야, 그리고 진경훈 - (경훈) 예
(반장) 너랑 은표는
그 새진리회인지 뭔지부터 자세히 털어 봐
그놈들 현장 근처에서 집회를 한단다
거기 광신도 소행이 됐든 뭐가 됐든
관련 있어 보이니까
- (반장) 둘이서 거기 좀 살펴봐 - (은표) 예, 알겠습니다
- (반장) 자극은 하지 말고! - (경훈) 예
(반장) 종교 단체 잘못 쑤시면 골치 아프다
자, 자, 빨리빨리 움직여!
(형사들) 네
(반장) 야, 진경훈
- (경훈) 예 - (반장) 잠깐 와 봐
[문이 탁 닫힌다]
(반장) 너 현장 다니는 거 힘들면 언제든지 얘기해
[헛웃음]
형사가 현장 안 다니면 뭐 하라고요
아니…
그럼 일찍일찍 좀 다니든가
[반장의 한숨]
[경훈의 한숨]
[문이 달칵 여닫힌다]
(은표) '새진리회'
'정진수 의장이 2012년에 만든 종교 연구회'
뭐, 그렇게 오래된 종교 단체는 아니네요
이제 막 10년 조금 넘은 정도?
(경훈) 뭐 읽고 있냐?
(은표) 아, 이거요? 인터넷 지식 백과요
(경훈) 새끼
(은표) '정확한 신도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으나'
'비공식적으로 화살촉이'
'이 단체의 열성적인 신도들로 구성됐다는 의혹도 있다'
(경훈) 야, 화살촉?
그, 인터넷에 전과자 신원 뿌리고 다닌
그 미친놈들?
야, 걔네가 새진리회야?
아니, 근데 이 화살촉이
인터넷으로만 활동하는 게 아니던데
실제로도 자잘자잘한 사고를 치기도 하더라고요
(은표) 여기 보니까
천사 같은 게 나타나서
지옥에 갈 날짜를 알려 준다는데요?
[헛웃음]
지옥, 천사, 뭐, 그럼
이게 뭐, 천벌받고 뭐, 그렇다는 거야?
(은표) 예 '불특정 인물에게 나타나서'
'죽을 시간을 예언하고'
'그 시간이 되면 지옥의 사자들이 나타나서'
'지옥에서 느낄 고통을 시연한 후 사라진다고 한다'
뭐,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본보기 이런 개념인가 본데요?
(경훈) 그럼 우리가 아까 본 그 괴물 같은 게 신의 계시라고?
- (은표) 교리는 어설픈데 - 치
(은표) 증거 영상이 있고 이렇다 보니까 잘 먹히나 봐요
요새 애들은 뭐 다 영상으로 배우니까
[한숨 쉬며] 신이든 뭐든 진짜면 좋겠네요
뭐, 좋긴 뭐가 좋아, 인마
(은표) 아니, 그렇잖아요
확 다 찢어 갖고 죽여 버려도 시원찮을 것들
어? 검거해다 놓으면
증거 불충분이네, 심신 미약이네 온갖 걸로 다 빼 주고, 씨
죄송합니다
경찰은 잡는 거야 [무거운 음악]
나쁜 놈을 죽였든 착한 놈을 죽였든
(경훈) 세상을 구하려고 죽였든 재미로 죽였든
살인한 놈은 잡는다 그게 우리 일이야
우린 거기까지만 생각하면 돼
[사이렌이 울린다]
(무전기 속 경찰2) 3구역에 통제 인력 추가 배치 바람, 이상
(경찰3) 열어, 열어
[무거운 음악]
[경훈의 한숨]
[자동차 경적이 요란하다] [무전기에서 음성이 흐른다]
[경훈의 한숨]
(무전기 속 경찰4) 둘 하나 3구역으로 이동 중
둘 하나 3구역으로 이동 중
[수사관의 한숨] [무전기에서 연신 음성이 흐른다]
(경훈) 아이, 형님이 현장에 다 나오네?
- (수사관) 어, 왔어? - (은표) 수고하십니다 [경훈이 호응한다]
(수사관) 아, 이 팀장 새끼가 휴가 가서…
온 국민 관심 집중 사건 아니냐
이 몸이 나와 줘야지
[수사관이 입소리를 쯧 낸다]
(경훈) 어, 뭐 좀 나왔고?
없어
(수사관) 목격자 얘기로는 타액도 막 흘렸다는데
안 나와, 발자국들도 없고
온갖 핏자국들만…
여기 봐 봐라, 이게
응? 다 피해자 것들밖에 없다
[한숨 쉬며] 쯧쯧
(경훈) 여기 뭐, 새진리회인가 뭔가 집회한다더구먼
(수사관) 저기 [멀리서 강연 소리가 들려온다]
그게 걔네 소리였어?
마이크로 뭐라 엄청 씨불이더구먼
- (경훈) 수고해요 - (수사관) 응
(은표) 수고하십시오
(진수) 지금이라도 우리는 신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동남아시아의 한 마을에 살고 있던 그는 [경훈이 사과한다]
다섯 시간 후에 지옥에 간다는 것을
천사를 통해 예언을 듣습니다
그리고 [어두운 음악]
[버튼 조작음]
[영상 속 사람들의 비명]
정확히 다섯 시간 후의 영상입니다
[사람들이 놀란다]
며칠 후 이 남성의 집에서
매장된 시신 세 구가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이 해결하지 못한 실종 사건의 피해자들이었죠
[버튼 조작음]
이 사진은 7년 전 일본
다수의 폭행, 사기 전과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6년 전 니카라과, 아동 약취 살해
얼핏 비슷해 보이는 이 시신들은
모두 여러분들이 보신 것과 같은 방식으로 죽었고
하나같이 죄지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버튼 조작음]
마약 제조
강절도
사기, 특수 강간, 방화
인간은 왜 죄를 지을까요?
인간을 위한다는 사람들
인간이 가치의 기준이라는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말합니다
'성장 환경이 불우해서'
'사회 구조의 모순 때문에'
'정신적 결함이 있어서'
'술을 마셔서, 약에 취해서'
이, 죄는
인간이 죄짓고자 하기 때문에 있는 겁니다
그걸 부정하면서 인간은
수치심, 죄의식
참회, 속죄를 잃어버렸습니다
지금 신께서는 너무나 직설적으로
여러분들에게 지옥의 모습을 보여 주고 계십니다
그런 신의 의도가 무엇일까요?
[경훈의 한숨]
'너희는'
'더 정의로워야 한다'
[사람들이 분주하다]
(남자6) 의장님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네, 고생하셨습니다
- 살펴 들어가세요 - (남자6) 예, 예
(은표) 정진수 의장님?
아, 오늘 처음 오신 분들이군요?
(은표) 경찰입니다
[경훈이 명함을 쓱 꺼낸다]
(경훈) 예, 안녕하세요
(진수) 네, 안녕하세요
근데 형사님들께서 어쩐 일로…
아까 저쪽에서 있었던 살인 사건 수사 중인데요
- 살인 사건이요? - (은표) 네
(진수) 아
오늘 있었던 시연 말씀하시는군요
[진수의 웃음]
신의 행위를 형사님들께서 수사를 다 하시네요
하기야 경찰들 입장에서 살인은 살인이니까
[달그락 소리가 난다] (남자7) 희정아, 놔둬
아, 이런 건 내가 할게 [희정의 멋쩍은 신음]
- (남자7) 수고했어 - (희정) 감사합니다
(은표) 사람이 죽은 이상 조사는 해야 돼서요
(진수) 제가 뭘 도와드리면 될까요?
(은표) 아…
- (경훈) 야, 희정아, 야! - (은표) 아, 형님
(경훈)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 [한숨 쉬며] 아빠, 놔 - (경훈) 어?
(희정) [손을 탁 뿌리치며] 아, 놓으라고!
너 지금 학원에 있을 시간 아니야?
(경훈) 너 여기서 지금 뭐 하는데, 지금? [희정의 한숨]
(은표) 희정아
야, 너 오랜만이다, 키 많이 컸네
안녕하세요
아, 갈 거야, 걱정하지 마
너 바로 집으로 가, 어? 딴 데로 새지 말고
(희정) 아, 알았다고
의장님, 들어가 보겠습니다
(진수) 아, 조심히 가요, 희정 씨
오늘 고마웠어요
(경훈) 뭐 하는 겁니까, 지금?
아, 희정 씨 아버님이 경찰이란 이야기는 들었는데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
아니, 새진리회에서는 미성년자한테도 일을 시킵니까?
(진수) 그럴 리가요
봉사 활동 하면서 몇 번 만났는데
그래도 아버님이 불편하시다니까
우리 희정 씨 자원봉사는 자제하라고 말씀드릴게요
[경훈의 한숨] (은표) 아이, 그, 아무튼
뭐, 저희는 아까 그 사건 관련해 가지고
몇 가지 여쭤보려고 왔습니다
죄송한데 제가 인터뷰 일정이 있어서요
이동하면서 대화 나누실까요?
(은표) 예, 뭐 편하신 대로 하시면 되죠
네, 그럼 가시죠
(은표) 형님, 일단 가시죠
[한숨]
(안내 방송 속 기관사) 열차 출발하겠습니다
열차 출발하겠습니다
(은표) 의장님은 원래 그냥 이렇게 다니세요?
(진수) 아이고 '의장님' 이러지 마세요
그냥 편하게 '정진수 씨' 이렇게 부르시면 됩니다 [열차 문이 닫힌다]
회원님들이 마련해 주신 차가 있긴 한데
저 웬만하면 그냥 이렇게 대중교통 이용합니다
우리 형사님들
무슨 신흥 사이비 종교 교주 이런 거 상상하면서 오셨나 보다
저 그런 거 아닙니다
이런저런 궁금한 게 참 많으시죠
사실 신의 의도로 일어나는 일을
어떻게 사람 힘으로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은표) 의장님은 원래 종교인이셨던 건가요?
(진수) 아, 종교인까지는 아니고요
제가 천주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보육원 출신이거든요
아무래도 종교랑은 가까웠죠
(여자4) 아이고, 의장님
아유, 여기 앉으세요
(진수) 아니요 괜찮습니다, 앉으세요
아이고, 참, 앉으시지
(진수) 감사합니다
- (남자8) 어? 야, 정진수 - (남자9) 어디?
- (남자8) 어, 진짜 - (남자10) 야, 맞네, 맞네
(남자9) 야, 멋있다
(진수) 철이 들고 나서는
늘 죽고 싶었어요
사실
사는 데 아무 흥미가 없었죠
[어두운 음악]
어떻게 죽을까 고민하면서 스무 살이 되기를 기다렸어요
스무 살은 왜…
(진수) 스무 살이 되면 보육원에서 돈이 나오고
독립을 할 수 있게 되거든요
이왕 죽을 거면
사람들에게 죽은 제 몸을 보여 주고 싶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티베트의 초원으로 갔죠
[몽환적인 음악] [독수리 울음]
[가쁜 숨소리]
(진수) 거기는 독수리가 시신을 수습해 주거든요
[힘주는 신음]
[사자들의 거친 신음]
[거친 숨소리]
[진수의 놀란 신음]
[땅이 쿵쿵 울린다]
[진수의 거친 숨소리]
(진수) 그때가 제 삶에
의미가 처음 부여된 순간이었습니다
[풀벌레 울음]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진수) 그리고 미친 듯이 신의 흔적을 찾아 돌아다녔죠
10년을 그러고 보니
어렴풋이 신의 의도가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뭘 해야 할지 명확해지더라고요
새진리회가 화살촉이라는 단체랑
깊은 관계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진수) 그건 저도 참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저희가 하는 이야기를
좀 급진적으로 받아들이는 친구들이 있는 것 같아요
[무거운 음악]
인간이 더 정의롭기를 바라는 신의 의도를 전하는 것
그거 말고 저희는 바라는 게 없습니다
[경훈의 헛웃음]
뭐가 그렇게 재밌으세요?
'뜯겨 죽을까 봐 선하게 산다'
그걸 정의라고 할 수 있나요?
공포가 아니면 뭐가 인간을 참회하게 할까요?
형사님은 그런 걸 보신 적이 있으세요?
아, 말씀대로라면
그 신은 인간의 자율성을 믿지 않는가 보네요?
형사님 참 재밌는 이야기를 하시네요
자율성이라, 그러네요
희정 씨에게 들었어요
(진수) 형사님 아내분이 살해당한 사건
그 고통을 견디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의미심장한 음악]
그 살해범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요?
법의 처벌을 받고 사회에 복귀해서 잘 살고 있지 않나요?
사람의 자율성이 만든 법체계가 정말 정의롭다고 생각하세요?
그 살해범은 지금 참회하고 있을까요?
(기자1) 정진수 의장님?
안녕하세요 오늘 인터뷰하기로 한…
(진수) 아, 네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제 번호예요
궁금한 게 또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가 보겠습니다
- (진수) 이쪽으로 가시죠 - (기자2) 아, 예
하, 고시원에 살아?
보통 사람 아닌데요, 형님?
그럼 사이비 교주가
(경훈) 보통 사람이겠냐?
[경훈의 못마땅한 숨소리]
[도어 록 작동음]
[경훈의 한숨]
(경훈) 희정아
[한숨]
[한숨]
[냄새를 씁 맡는다]
(희정) 빨지 마, 내일 입을 거야
(경훈) 얘기 좀 하자
광신도나 그런 거 아니고
그냥 호기심에 강의 몇 번 들으러 간 거야
(희정) 걱정 안 해도 돼
학교 빠지거나 그런 것도 아니고
됐지?
[한숨]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경훈이 캔을 툭 내려놓는다]
[경훈의 한숨]
[마우스 조작음]
[무거운 음악]
(진수) 희정 씨에게 들었어요
형사님 아내분이 살해당한 사건
그 고통을 견디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그 살해범은 지금 참회하고 있을까요?
[한숨]
[사이렌이 울린다]
[무전기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형사4) 선배님, 잠깐만요, 네? [은표의 한숨]
(경훈) 이거 놔, 놔 봐!
(형사5) 아, 선배님, 아, 정말…
[형사들의 힘주는 신음] (경훈) 아, 놔 봐, 이 새끼야, 놔!
[소란스럽다] - (반장) 쟤 막아 - (은표) 잡아!
- (경훈) 놓으라고! - (은표) 형님!
(형사4와 은표) - 선, 선배님 - 아, 오시지 마시라니까요, 좀
- (경훈) 놔! - (형사4) 선배
진경훈! 너 이 새끼, 미쳤어?
(경훈) 놔! 이씨 [형사들의 힘주는 신음]
[울먹이며] 내가 남편이잖아
보기만 한다고
그냥 보기만 한다고! 씨
놔! 놓으라고! 놔!
[경훈이 흐느낀다] [사이렌이 울린다]
[카메라 셔터음]
희정 엄마
[은표의 안타까운 신음]
[통곡한다]
[마우스 조작음]
(기자3) 왜 죽이셨습니까?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카메라 셔터음]
(기자4) 기소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5) 수사 증거는 다 확보했나요?
(기자3) 최초 신고자는 누구입니까?
아, 그만 좀 합시다
(기자6) 한 말씀 하세요!
(기자7) 동기가 어떻게 됩니까?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그냥 가, 경훈아
(반장) 응? 가 [경훈의 떨리는 신음]
가, 그만 가자
- (경훈) 이거 놔 - 야, 이 새끼야
(반장) 야, 진경훈 이 새끼야!
(경훈) 놔 봐요
정신 차려, 응?
(반장) 희정이는 어떡하니, 응?
야, 살자, 응?
살아야 돼 희정이, 희정이, 이 새끼야
경훈아, 이 새끼야 [반장과 경훈이 흐느낀다]
(기자7) 지금 심정이 어떠세요?
(기자8) 피해자에게 사죄할 마음은 없습니까? [반장이 연신 달랜다]
[무거운 음악]
[경훈의 떨리는 숨소리]
[경훈의 떨리는 숨소리]
[문을 탁 닫는다]
[손을 툭툭 턴다]
(정자) 저 먼저 가요
(상인) 워쩐 일로 일찍 들어간디야?
(정자) 아, 그냥 장사도 안되고
먼저 갈게요
(상인) 에이, 나도 오늘 일찍 들어가야 쓰겄네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문을 철컥 잠근다]
[정자가 열쇠를 잘그랑거린다]
[문을 철컥 잠근다] (은율) 빨리, 빨리, 빨리
[하율의 웃음] (정자) 씁, 은율아
은율이 아직도 안 자?
[휴대전화 조작음]
(하율) 짠
♪ 생일 축하합니다 ♪
하율이도 안 자?
(하율) ♪ 생일 축하합니다 ♪
(하율과 은율) ♪ 사랑하는 우리 엄마 ♪ [정자의 탄성]
♪ 생일 축하합니다 ♪
[정자의 탄성] (하율) 불어, 불어
[입바람을 후 분다]
(하율) 와! [하율과 정자의 웃음]
(정자) 하율이 고마워
고마워
은율이도 고마워
[하율의 웃음] [어두운 음악]
어, 엄마 [천사의 괴성]
(천사) [기괴한 목소리로] 박정자 [하율의 겁먹은 신음]
너는 5일 후
15시에 죽는다
그리고
지옥에 간다
[흥미로운 음악] 드디어!
여기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지옥이 시연되었습니다!
그동안 수없이 의도를 전달하셨지만
듣지도 보지도 않던 우리 인간들에게
마치 떠먹여 주듯이
인구 천만의 대도시 서울에서! [강조되는 효과음]
그것도 새빨간 대낮에!
근데 우리 인간들 반응이 어떻습니까?
사이비, 테러, 특수 효과?
야, 이 빡대가리 새끼들아!
아니, 도대체 뭘 더 보여 줘야 눈을 뜹니까?
[탁자를 쾅 치며] 어?
[마우스 조작음]
으아
수사를 한대요, 수사
미친 거죠
판사가 사형 판결 내리면 판사 수사합니까?
아니, 그럼 뭐
자, '신님을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 합니다'
이럴 거야?
내가 알려 줄게
자, 이 시점에 경찰이 해야 되는 일이 뭐겠습니까?
(해골 모자) 주명훈!
이 죄인의 죄가 뭔지를 밝혀서
어떤 누구도!
지나가는 개미 새끼 한 마리까지도
신의 두 눈을 피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려야죠!
그런데 말입니다
현시점에 대한민국 서울에서
지옥을 시연하신 이유가 뭘까요?
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화살촉
화살촉!
화살촉!
신께서 시위를 당기시면 [시위가 팽팽해지는 효과음]
우리는 날아가야죠! [화살이 쉭 발사되는 효과음]
날아가서 박혀야죠!
어디에?
[마우스 조작음]
[비명]
극혐! 개극혐!
소설가 김광진
이 쓰레기가 하는 얘기 듣고 오시겠습니다
야, 이 새끼야!
생각을 타인에게 양도하면…
[흥미로운 음악]
생각? 무슨 생각?
생각 자체를 하지 마, 이 새끼야
네가 뭔데 생각을 하냔 말이야
신이 이렇게 구체적으로 의도를 전하고 있는데
넌 인마, 조만간 100%
지옥행이야!
하지만 여러분
신의 진짜 의도는
신이 벌하시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죠
신이 뭐, 대충 방향을 정해 주면
우리 인간들이 움직여야죠
그게 신이 우리 인간에게 부여한 자율성이라는 겁니다, 자율성
그래서!
화살촉들이 있는 겁니다
자, 자, 자, 자, 자, 자
이제 우리 화살촉의 활약상을 볼까요?
아, 기대돼!
[소란스럽다] (화살촉1) 야, 조져!
야! [광진의 힘겨운 신음]
(광진) [울먹이며] 살려 주세요, 제발
제발 살려 주세요
- (광진) 가족이 있어요 - (화살촉2) 아, 씨발!
(화살촉2) 아니, 아저씨
그러는 의도가 도대체 뭐야, 어?
아니, 그렇게 말하면
막 지식인 같고 정의의 사도 같아서 기분이 좋아?
(화살촉1) 좋냐? 씨발
(화살촉3) 이 씨발 새끼야, 어?
진심으로 반성하란 말이야!
(광진) [흐느끼며] 죄송합니다
제가 신의 존재를…
아니, 신의 의도를 부정하고
[화살촉들이 비아냥거린다] 인간적 가치만이 유일한 가치라고
- 생각하고 있는지… - (화살촉4) 안 들려
[쾅쾅거린다]
정신 차려, 이 새끼야!
이 새끼 끝까지 멋있는 척하네
매우 치세요
[화살촉1의 기합] [힘겨운 신음]
(화살촉5) 아, 나, 내가 때릴 거야
[화살촉들의 힘주는 신음] [광진의 힘겨운 신음]
(화살촉6) 누가 네 의견을 말하래, 어?
그냥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그랬다고
신께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해
(화살촉5) 그래
[화살촉들이 낄낄거린다] 잘못했습니다
제가 멋있어 보이려고 그랬습니다
(화살촉4) 안 들려
잘못했습니다
[화살촉6이 비아냥거린다] 제가 주제도 모르고 제멋대로 지껄였습니다
[흐느끼며] 살려 주세요 [화살촉들의 웃음]
죄송합니다
어 [흥미로운 음악]
잘했습니다
끝까지 바른길로 인도하는 우리한테
감사하다는 인사 한마디 없지만
뭐, 우리한텐 더 중요한 일들이 남아 있으니까
예, 이쯤 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한테 중요한 일은
바로, 바로, 바로, 바로 바로, 바로, 바로, 바로
[마우스 조작음] (해골 모자) 주명훈!
이 지옥에서 썩어 문드러질 이 죄인의 죄를 밝혀서
모든 사람들이 신의 의도를 알도록 하는 것
오늘 방송 여기서 끝!
화살촉, 화살촉
화살촉!
[사이렌이 울린다]
- (기자9) 안녕하십니까? - (경훈) 네
이제 나오십니까, 진 형사님?
(경훈) 어, 정 기자 아침부터 웬일이야?
(기자9) 그, 어제 합성역 주명훈이요
(경훈) 아, 나, 난 몰라, 몰라
(기자9) 아, 얘기 좀 해 줘요 진 형사님
뭐, 전과 같은 거 없어요?
(경훈) 아, 난 몰라 알아도 나는 몰라
근데 죽은 사람 전과가 왜 궁금한 건데?
(기자9) 지금 인터넷에 난리 났어요
무슨 죄로 심판받았냐고
(경훈) 아니, 언론이 괴담을 바로잡을 생각을 해야지
그러니까 기레기 소리 듣는 거 아니야
아이, 뭐 기레기나 견찰이나, 쯧
여하튼 뭐 좀 나오면 연락 좀 줘요, 예?
(기자9) 나한테!
(형사3) 주명훈이요? [경찰서 안이 분주하다]
[전화벨이 울린다] 아니
피의 사실이 있어야지 수사를 하죠
(은표) 예, 무슨 말씀 하시는지 알겠는데
그렇게 하시면 사건 접수 자체가 안 됩니다 [형사3의 한숨]
아, 피해자의 범죄를 수사하라니요
그, 저…
범죄 사실에 대해서 아시는 게 있으시면
저희한테 저, 제보를 하시든가 해야…
여, 여보세요
뭔 난리야, 이게 [은표가 수화기를 탁 내려놓는다]
어디서 오는 전화야?
(은표) 해골 모자 쓴 놈 정보력이 상당한데요
피살자 신상까지 다 털어 버리고
(경훈) 그 화살촉 애들은?
(은표) 현장 덮쳐 가지고 몇 명 잡았는데
진술 거부하고 있습니다
야, 그게 생방이었어?
(경훈) 아, 이 새끼들 간도 크네, 씨
(은표) 다 10대들인데 용감한 건지 멍청한 건지…
(경훈) 아, 저, 소설가 양반은? 상태 괜찮아?
(은표) 저, 직접 진술하겠다고 변호사랑 같이 와 있습니다
누워 있을 정도는 아닌가 봐요
(경훈) 아, 알겠어, 일단 네가 원필이랑 애들 더 족쳐 봐
나 저기 피해자 만나 볼 테니까
아, 그 해골 모자 그 새끼를 잡아야 되는데, 씨
- (은표) 수고하십시오 - (경훈) 응
예, 안녕하세요
예, 진경훈 경사입니다
저 소도 합동 법률 사무소의 민혜진입니다
(화살촉7) 뭐야, 별로 안 높네?
아, 진짜 존나 배고파, 진짜, 아
(화살촉6) 야, 야, 야, 야
(화살촉7) 여기, 씨발 뛰어내릴 수 있겠는데, 어?
(화살촉6) 야, 이 병신아, 내려와
(화살촉2) 미친 새끼 진짜, 아 [화살촉들이 소란스럽다]
(화살촉7) 야, 짭새, 짭새, 짭새
야, 이 새끼들아 여기가 너희들 놀이터야? 어? [문이 쾅 닫힌다]
[화살촉3의 탄성] (화살촉2) 아이씨
(형사6) 근데 이 새끼들이…
(은표) 아이, 원필아, 애들이잖아
너희들 아저씨 화나게 하지 말고 좋게 좋게 해, 어?
(화살촉6) 오, 야, 존나 영화인데?
굿 캅, 배드 캅
아, 어쩌라고, 미친 새끼야 [화살촉들이 낄낄거린다]
(화살촉2) 아, 씨발, 말 걸지 마
(화살촉6) 왜 이렇게 진지충이야 아, 진짜
[키보드 조작음] (광진) 강연이 있어 가지고
그, 집에서 나와서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데
갑자기 그놈들이 덮쳤어요
머리를 세게 맞고 기절한 거 같은데
깨어나 보니까 손은 묶여 있고
어, 몇 명이었는지 기억은 나세요?
한 열 명 정도는 넘어 보였습니다
(광진) 근데
그, 그놈들 다 잡은 겁니까?
[헛기침하며] 예 뭐, 거의 다 잡았어요
아, 근데 대부분이
미성년자네요
[화살촉들의 비웃음] (은표) 자, 잘 들어
너희가 지금 미성년자인 거 믿고 이러나 본데
너희는 이제 촉법소년 아니야 다 소년원 가야 되거든?
예? 야, 씨, 어떡해!
[화살촉들의 웃음]
정상 참작이라도 받으려면
너희끼리 이렇게 덤터기 쓰지 말고 가담했던 애들 불어, 빨리
촉법소년 아녀
[화살촉6의 약 올리는 신음]
(화살촉7) [탁자를 치며] 야, 야, 야, 야, 야
짭새 아저씨 진지하잖아, 이것 봐 [화살촉들의 웃음]
(화살촉2) 아저씨
우리가 재판받을 때까지 이 세상이 이대로 있을 거 같아요?
이미 이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거 몰라요?
너희 나쁜 짓 하면 지옥 간다는 거 알아, 몰라? [화살촉들의 비웃음]
너희 지금 이렇게 하고 있는 게 이게 나쁜 짓이거든?
아저씨 [무거운 음악]
아저씨가 죄에 대해서 우리보다 더 잘 안다고 생각해요?
(화살촉2) 새진리회의 '신의 의도'는
한 번이라도 읽어 봤어요?
(혜진) 이번 사건 10대들의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해요
제가 오랫동안 화살촉 범죄를
지켜봐 왔던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자면요
그들은 계기만 주어지면 끝도 없이 폭주할 광신도들이에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는
저희도 감당이 안 됩니다
네, 저희도 뭐
어, 이전 화살촉 사건과는 좀 다른 양상으로 보고 있어요
(경훈) 예, 앞으로도
뭐, 좀 낌새가 이상하거나
새진리회나 화살촉과 관련된 일이 생기면
꼭 제보해 주세요
(혜진) 네
저기, 잠깐만, 형, 형사님
(광진) 근데 그 괴물 같은 거
그게 뭔가는 좀 나왔나요?
진짜로 신의 사자니 뭐니 그런 건 아니죠?
[어색한 웃음]
(은표) 와, 쟤네 진짜 꿈쩍도 안 하는데요?
세상이 진짜 끝났다고 믿나 봐요, 쟤네들
아니, 끝난 게 아니라 뭐라더라?
완성?
어, 온전해지는 거래요, 세상이
희정이는 어때요, 심각해요?
아니, 심각하다기보다는
웃더라고
(은표) 잘됐네 그럼 좋아지고 있는 거 아니에요?
아, 뭔가 찝찝해
웃으면 왜 웃는 건지 울면 왜 우는 건지
통 알 수가 없다
그거 아는 사춘기 애 부모가 몇이나 된다고
그냥 뭐, 애 웃으면 '좋은가 보다' 이렇게 하는 거지
[숨을 후 내뱉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혜진) 어, 선배
아, 다 왔어, 계단이야, 계단
뭐가 이렇게 급해?
[한숨]
응? 누구?
누가 왔다고?
뭐래, 참
민영 씨, 우리 저 벽의 낙서 한번 싹 다 지우자, 응?
(직원) 예
(영호) 야, 낙서 같은 소리 하고 있네
- 아, 왜 그래, 누군데? - (영호) 아, 빨리 들어가 봐
(혜진) 참
(변호사) 아, 오셨어요?
- 안녕하세요? - (정자) 아…
(혜진) 아, 저 민혜진입니다
저 찾으셨다고… [문이 달칵 닫힌다]
(정자) 네
안녕하세요
제가
지옥에 가게 돼서…
네?
제가 지옥에 가게 돼서…
(혜진) 지옥…
- (영호) 저거 줘 봐 - (변호사) 아, 예
(영상 속 은율) 어, 엄마 저, 저거…
[영상 속 천사의 괴성] [어두운 음악]
[기괴한 목소리로] 박정자
(영상 속 천사) 너는 5일 후
이게 뭐야?
(영상 속 천사) 15시에 죽는다
고지라고 하더라고요 [키보드 조작음]
네?
(정자) 고지요, 저기…
새진리회 분들이 제가 고지를 받은 거라고…
(혜진) 아 [무거운 음악]
아, 새진리회요?
저희 애가 이런 거는
거기가 제일 잘 알 거 같다 그래서…
[떨리는 숨소리]
그래서 뭐라던가요, 거기는?
방송을 하고 싶대요
(정자) 그 시연인가 하는 거를
네?
아니, 제가 잘 못 들었어요
뭐를 하고 싶다고요?
생방송으로 중계를 하고 싶대요, 제가
지옥에 가는 순간을
(영호) [헛웃음 치며] 미친놈들, 진짜
.지옥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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