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2
방송을 하고 싶대요
그 시연인가 하는 거를
네?
아니, 제가 잘 못 들었어요
뭐를 하고 싶어 한다고요?
(정자) 돈을 줄 테니까
생방송으로 중계를 하고 싶대요, 제가
지옥에 가는 순간을
(영호) [헛웃음 치며] 미친놈들, 진짜
하, 참 [무거운 음악]
[어이없는 숨소리]
그래서 뭐라고 하셨어요?
(정자) 그…
젊은 의장님이라는 분이
중계료로 30억 원을 주시겠대요
근데 제가 그렇게 큰돈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받는지
그거를 잘 몰라요
저기, 변호사님, 제가, 음
그 고지가 뭐, 진짠지 아닌지 그런 거는 모르겠는데
그 돈 제가…
아니, 우리 애들이
꼭 받을 수 있게 좀
도와주세요
[한숨]
근데요, 선생님
이게 그렇게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에요
중계를 하면 선생님뿐만이 아니라
선생님 가족 모두가 다 신상이 알려질 수도 있고요
만약에 진짜면요?
(정자) 만약에 며칠 뒤에 저 진짜로 죽으면
우리 애들 어떻게 살아요?
[울먹이며] 우리 아들이 다 검색해 보고
민혜진 변호사님이 제일 나을 거 같다 그래서 [혜진의 한숨]
제가 찾아온 건데
안 되시면 다른 데 가 보고요
(영호) 아아, 아니요 잘 찾아오셨어요, 예
그 새진리회 놈들이 무슨 짓을 하든지
우리가 보는 앞에서 하는 게 훨씬 나아요
예, 괜찮아요
[헛기침하며] 저기 박영호 변호사님
저 좀 잠깐…
(영호) 저, 잠시만요
[혜진의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아이, 왜?
아니, 저 중계인지 뭔지 그거
그냥 나가게 내버려 둔다고?
[한숨]
아이, 진짜 그 괴물 같은 것들이
5일 후에 박정자 씨 앞에 나타날 거 같아? [어두운 음악]
(영호) 난 아니라고 봐
그러면 그 새진리회 놈들 만천하에 개망신당하는 거야
아니, 게다가 박정자 씨가 손해날 게 뭐가 있어
자기들이 다 망신당하고 30억도 준다잖아
만약에 진짜로 나타난다면?
(영호) [한숨 쉬며] 쯧
뭐가 됐든
돈이라도 받는 게 낫지
애들만 남나 본데, 에이씨
일단 경찰한텐 알리자
오케이, 내가 박정자 씨 애들 보호하는 차원으로
(영호) 잘 만들어 볼게, 어?
얘기한다, 어? 오케이?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영호가 의자를 탁 뺀다] [영호의 한숨]
저, 잘 얘기됐고요
아유, 많이 힘드셨을 텐데
저희가 돕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네?
(정자) 고맙습니다
[주제곡]
[도어 록 조작음] [문이 달칵 열린다]
[발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혜진) [한숨 쉬며] 진짜 하지 말라니까
[혜진의 놀란 숨소리]
와, 미쳐, 진짜, 내가
엄마, 엄마 미쳤어? 어?
[콜록거리며] 무슨 암 환자가 담배를 피워
끊었다며
(혜진 모) 아유, 그때 끊을 땐 살 수 있을 때고
관리실에서 연락 오면
[웃으며] 엄마 죽어서 향 피운다고 그래
(혜진) 아유, 진짜 무슨 그런 농담을 해, 엄마
아유, 왜 이렇게 예민할까, 우리 딸?
(혜진 모) 그 소설가 몸 많이 상했디?
아니
[차분한 음악]
그냥 내가 알던 세상이 다 사라질 거 같아
아이, 뭔 소리야?
이상한 일이 하도 많이 생겨서
(혜진 모) 무슨 일인데?
[피식하며] 아니
이상한 뭐가 나타나서
'너는 언제 죽는다' 예언을 하고
그날이 되면 진짜 지옥으로 데려간대
[웃음]
그 이상한 뭐
나도 봤다
뭐?
(혜진 모) 나한테 암 걸렸다고 말한
우리 담당 의사
[한숨]
(혜진) 엄마
무섭지는 않아?
어차피 다 언젠간 죽는데, 뭐
(혜진 모) 그래도
이렇게 멀쩡한 정신으로 죽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이니
이렇게 우리 딸 얼굴 보고 있다는 것도
다행이고 [웃음]
[혜진 모의 웃음]
[정자가 숨죽여 흐느낀다]
(영상 속 하율과 은율) ♪ 사랑하는 우리 엄마 ♪
♪ 생일 축하합니다 ♪
[영상 속 정자의 탄성과 박수]
(영상 속 은율) 어, 엄마
[기괴한 목소리로] 박정자
너는 5일 후
(영상 속 천사) 15시에 죽는다
[전화벨이 울린다]
(형사들) 여보세요?
[형사들이 통화한다]
(형사1) 아니, 그럼 진정서를 먼저 접수해 주세요
- (형사2) 어? 감정서 나왔어요? - (형사3) 어
(형사4) 아, 그런 건 저희 쪽 말고 더 위에다 얘기하세요
- (형사5) 그런 건 저희도 몰라요 - (형사6) 야, 됐어, 그냥 끊어
(반장) 예? 화살촉이요?
아니
아무리 미성년이라도 현행범인 데다가
주거도 불투명하고…
아니, 근데 이 번호는 어떻게 아셨어요?
지금 이거 공무 집행 방해입니다, 예?
누가 협박을 했다고 그래요!
여, 여보세요? 여… [형사들의 한숨]
[한숨]
아, 개인 번호는 어디서 새는 거야?
야, 너희도 핸드폰 다 꺼 놔
(형사들) 예
- (반장) 감정서 아니야? 줘 봐 - (형사3) 예
[휴대전화 전원음]
뭐야, 이거
유기물이 아니라니
(형사3) 그러니까 그 불에 탄 것 같은 시신이
생물이 아니라
이 세상에 없는 물질이랍니다
(반장) 뭔 소리야?
그럼 그게 뭐란 말이야!
벌건 대낮에 사람이 죽었는데
목격자만 수십인데 그게 생물이 아니라고?
그럼 그게 뭐야? [형사들의 한숨]
야, 너희 눈으로 봤잖아 사람이 뛰어다니는 거, 어?
이거, 이걸 뭐라고 보고해! 씨, 쯧
[휴대전화 진동음] [반장의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경훈) 네, 여보세요?
(반장) 야, 진경훈!
(경훈) 예, 예?
(의장단원) 의장님
이 동네가 뭐, 그렇게 비싼 동네는 아니라서요
건물 협의가 그렇게 힘들지 않습니다
그냥 오늘 오신 김에 집주인들이랑 다 협의 보시죠, 예?
그렇죠, 사장님?
(중개인) 아이, 그럼요 누가 마다하겠습니까
(경훈) 의장님, 자주 뵙습니다
[진수의 옅은 웃음]
(진수) 또 뵙습니다
변호사님들이 부르셨나 봐요
(경훈) 살인한다는 예고가 떴는데 경찰들이 나서야죠
경찰이 나서면 안 되는 뭐, 이유라도 있습니까?
(진수) 무슨 말씀을요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시면 더 좋죠
(경훈) 와, 근데
새진리회가 그렇게 큰 자금력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진수) 저희 회원들 중에는 아주 많은 종류의 분들이 계십니다
그중에는 큰 부를 축적하신 분들도 있죠
근데 살인 예고라니요
(경훈) 예, 저희들은 이번 사건들을
예고 살인의 일종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수의 옅은 웃음]
(진수) 신의 고지를 쫓는 형사들이라…
[진수의 웃음]
뭔가 되게 신화적이네요
형사님
옛날 고대 사람들은
일식이 신의 분노 때문이라고 생각했대요
그래서 하늘에 있는 큰 개가
해를 베어 물었다고 생각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 큰 개를 잡겠다고
사냥꾼들을 출동시키고 그랬다네요
[경훈이 픽 웃는다]
(경훈) 아, 재밌네요
(진수) 형사님들
그 사냥꾼들이
형사님들 같지 않아요?
[웃음]
(혜진) 사냥꾼이 더 낫지 않아요?
일식을 신의 분노라고
생사람이나 잡는 제사장보다는요
민혜진 변호사님이시군요
들어가시죠, 준비할 게 많은데
집주인들이랑 미팅 빨리 잡아 주세요
(의장단원) 알겠습니다
(법무실장과 영호) - 서류 준비 다 되셨죠? - 예
(의장단원) 사무실 가 가지고 빨리 집주인들 연락 돌리고
(영호) 아, 예
[경훈의 한숨]
(경훈) 아, 들어가시죠, 네
(영호) 아, 예, 예
[달그락 소리가 난다]
[카메라 셔터음]
죄송해요 저기, 대접할 게 없어서…
아니요, 아니요 신경 안 쓰셔도 돼요
뭐, 저, 애들은 학교 갔나 보죠?
(정자) 아, 애들은 그냥 방에 있으라고 했어요
한번 저기 만나 봐도 될까 해 가지고…
- 왜요? - (경훈) 아, 아니에요 [경훈의 어색한 웃음]
집에 있는 게 좋죠, 네
- (경훈) 이거 잘 마시겠습니다 - (정자) 네
[경훈이 호로록거린다]
아이, 그, 목격자인데 봐야죠, 그래도
(경훈) 핸드폰에 영상 다 있잖아 애들은 놔둬
(정자) 드시면서, 예
오빠, 뭐 해
엄마가 나 색칠하는 거 도와주라고 했잖아
좀 조용히 좀 있어 봐
(법무실장) 틀린 점은 없으시죠?
(혜진)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아이들 신상은 절대 노출돼선 안 됩니다
방송 전까지 박정자 씨 신상도 마찬가지고요
저희 양아치 아닙니다
그런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방송 불발되더라도
나머지 잔금 전액은 입금하셔야 하고요
방송 불발되면 DC해 주십니까?
[법무실장과 진수의 웃음]
이미 서면으로 다 합의가 된 사항입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이런 자리에 익숙지가 않아서
그냥 농담 좀 했습니다
(진수) 다른 조건은 상관없습니다 [한숨]
그냥 그날 박정자 씨가 여기에 계셔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 네 - (진수) 저는 이런 걸 잘 몰라서
저희 법무실장님이 알아서 잘 처리해 주세요
(법무실장) 예, 의장님
(영호) 다 확인했습니다
(법무실장) 예, 예
[어두운 음악]
(진수) 자제분들이
몇 살이에요?
아, 이제 열세 살하고 여섯 살이에요
(진수) 아, 터울이 많네요
그럼 저 친구가
그 영상 찍어 준 그 친구겠네요?
지금 집에 없어요?
(정자) 동생 데리고 방에 있으라고 했어요
(법무실장) 의장님, 이체했습니다
확인해 보세요, 변호사님
(영호) 저, 여기 계좌 번호랑 금액 한번 보시죠
(정자) [떨리는 목소리로] 예, 맞아요
(진수) 애들을 좀 봤으면 좋았을 텐데
근데 사진에
아빠가 없어요
[정자의 어색한 웃음]
애들 아빠는 원래 없어요
아빠가 원래 없다니요 그럴 수가 있나?
제가 미혼모입니다 첫째하고 둘째 애 아빠도 다르고…
[정자를 툭 치며] 선생님
일일이 다 대답을 하실 필요는 없어요
- (혜진) 특히 저런 질문에는 - 예
(진수) 그 이유가 궁금하네요
하나면 모르겠는데 둘씩이나
아버지가 없는 아이들을 낳으셨다는 게
애들 아빠가 어떤 사람이었을까?
혹시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을까요?
(혜진) [헛웃음 치며] 저기요, 지금
그게 왜 궁금하신 거예요?
제가 알고 있어야 하니까요 이유를
(혜진) 그러니까요
무슨 이유요
무슨 이유라니요
[피식한다]
(진수) 박정자 씨가 지옥에 가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거죠
(혜진) 뭐?
[헛웃음 치며] 당신들 이런 식이야?
우리 엄마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은율아, 방에 들어가 있어
(은율) 뭘 잘못했는데 지옥 가냐고! [숨을 하 내뱉는다]
- (은율) 당신들 우리 엄마 알아? - (하율) 오빠, 왜 그래
- 그럼 어디 한번 밝혀 봐요 - (하율) 오빠
(은율) 우리 엄마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얼른 동생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싫어! 엄마가 뭘 잘못했는데?
(정자) 들어가
얼른 [하율이 엉엉 운다]
어른들 이야기하시는데 누가 끼어들어!
혼나고 싶어?
동생 데리고 가만있어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의장님
제 죄는 아무거나 붙여 주세요
우리 애들만
고생 안 하고 좀 살 수 있게 좀 해 주세요
변호사님, 아까 저희 계약 그거 잘된 거죠?
그게 저한테는 행운이에요
매일매일 애들한테 해 주는 것도 없이 살았는데
이게 저한테 온 기회예요
우리 애들이 아무도 모르는 데 가서
좀 잘 살 수 있게 좀 도와주세요
[정자가 흐느낀다]
부탁 좀 드립니다
[훌쩍인다]
(의장단원) 의장님
- 건물주랑 미팅 잡혔습니다 - (진수) 네 [차 문이 탁 닫힌다]
(의장단원) 바로 이동하시죠
아, 변호사님
(진수) 아까 그 제사장 얘기 말인데요
제사장은 사람들에게 의미를 준 거 아닐까요?
원래 인간들이 의미가 없으면 자멸해 버리는 족속들이잖아요
곧 새 세상이 열릴 겁니다
그럼 새 세상에서 뵙죠
(영호) 저 미친놈, 진짜 저거
저거 무슨 일 생긴다고 진짜로 믿고 있나 보네
참 나 [헛웃음]
저런 미친 짓 중계할 방송국 한 군데도 없어
기껏해야 인터넷으로 화살촉 애들이나
눈 시뻘게질 때까지 쳐다보겠지, 뭐
(경훈) 아, 저기
그, 그, 애들은 어떻게 할 겁니까?
(혜진) 아, 애들은 내일모레
캐나다에 있는 제 친척 집에 보내려고요 [경훈이 호응한다]
별일 없으면 다시 돌아오든지
아니면 박정자 씨도 캐나다로 가든지 하려고요
이민은 무슨
이틀 뒤면 방송 펑크 나서 화살촉 애들도 김빠져
아니, 뭐, 박정자 씨 말이 맞지
30억이면 행운이지
(영호) 안 그래요?
[코웃음]
[흥미로운 음악] 서프라이즈!
진짜 대박 서프라이즈!
새진리회 특별 발표!
새진리회에서 드디어 일을 합니다, 여러분
우리나라에 지옥에 가도록
새 고지를 받은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욱더 놀라운 사실은
지옥에 가는 상황을
생중계하기로 했답니다, 여러분! [들뜬 탄성]
그동안 우리 식구들 어땠습니까
눈먼 자들 사이에서 눈떴다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오해, 멸시 모독을 당했습니까?
하지만
(영상 속 해골 모자) 이틀 뒤면!
전 세계가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의 시련은
오늘을 위해서 있었던 것입니다!
- (학생) 너 닮았는데? - (영상 속 해골 모자) 여러분! [학생들의 웃음]
아, 나 너무 좋아 어떻게 기다리지, 이거, 예?
아, 그런데 새진리회
[탁자를 탁탁 치며] 아니 죄인이 누군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어서 지옥에 가는지
왜, 왜, 왜 그걸 안 밝힙니까?
[남자1의 개운한 신음]
[남자1의 힘주는 신음]
[남자1이 흥얼거린다]
[키보드 조작음]
[어두운 음악]
[강조되는 효과음]
와!
순응자38 너 뭐 하는 새끼야?
이 축복받은 새끼 와, 정보력 대박!
(영상 속 해골 모자) 화살촉 화살촉, 화살촉!
[영상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 화살촉, 화살촉, 화살촉
화살촉, 화살촉, 화살촉
(은표) 화살촉, 화살촉, 화살촉 화살촉, 화살촉, 화살촉
[힘주는 신음]
[한숨]
[문이 달칵 여닫힌다]
(경훈) 희정아
희정아
아이참
[통화 연결음] [한숨]
(희정) 여보세요?
(경훈) 어 야, 너 어디야, 이 시간에?
(희정) 어, 나 친구 집
시험이라 밤샘하고 내일 같이 학교로 가려고
그래도 되지?
(경훈) 어, 친구 누구?
(희정) 아빠 모르는 애야
왜, 안 돼?
(경훈) 아이, 아니
아, 그, 밤을 아주 꼴딱 새우지는 말고
어, 잠은 좀 자 가면서 해, 그럼
- 아빠 - (경훈) 어?
고마워
(경훈) 어, 어, 그래, 응
알겠어, 응
[어두운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진수) 아버님이세요?
(희정) 네
(진수) 그렇지 않아도 낮에 아버님 뵀었는데
(희정)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희정 씨
결심해 줘서
결심은 6년 전에 했어요
(희정) 우리 엄마…
[헛웃음]
우리 엄마 나 때문에 죽었거든요
(진수) 예?
(희정) 그날 엄마가
학교 갔다 오는 길에 아빠 경찰서 들러서
(희정) 속옷이랑 갖다주라고 했거든요
(어린 희정) 어?
아, 귀여워라
[문이 달칵 닫힌다]
(어린 희정) 다녀왔습니다
(희정 모) 갔다 왔어?
너 손의 그거 뭐야
(어린 희정) 아…
아, 맞다
내가 다시 갔다 올게
(희정 모) 아이, 들어와 너 씻고 숙제하고 있어
엄마 금방 갔다 올게
내가 할게, 나도 할 수 있어
됐거든요? 주세요
(희정 모) 어, 냉장고에 주스 갈아 놨으니까 마셔
(어린 희정) 아니…
[문이 탁 열린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희정의 떨리는 숨소리]
(희정) 그때
그때 내가 까먹지만 않았어도
(희정) 내가 정신 차리고
아빠한테 그거 갖다주고 왔어도 우리 엄마는
(희정) 그놈한테… [카메라 셔터음]
[한숨]
[희정이 울먹인다]
다 내 잘못이에요, 다 내 잘못
[떨리는 숨소리]
(진수) 희정 씨 잘못 아니에요
진짜 죄지은 사람은 따로 있잖아
인간이 만든 법이 얼마나 허망한지
희정 씨랑 희정 씨 아버님이 더 잘 알 거예요
오늘 우리가 할 일이
이 세상 누구도 죄짓지 않는
[희정이 흐느낀다]
그런 세상을 만들 거예요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무거운 음악]
(경훈) 아이씨
그 새진리회 놈들 믿는 게 아니었어요
애들부터 피신시키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저 지금 박정자 씨 집에 가고 있어요
비행기는 예약했고 애들 바로 캐나다로 보낼 거예요
(경훈) 아, 그럼 저도 공항으로 갈게요, 예
[다급한 신음] [자동차 시동음]
[타이어 마찰음]
[통화 연결음]
- (은표) 예, 형님 - 어, 은표야
그, 박정자 신상 털렸어
애들 몇 명 데리고 가 가지고
그, 박정자 집 앞에 어슬렁대는 놈 있으면 다 연행해
- (은표) 형님은요? - (경훈) 애들 바로 비행기 태운대
난 공항으로 간다, 지금
(은표) 예, 알겠습니다
하, 이 부지런한 새끼들, 씨 [휴대전화를 툭 내려놓는다]
[키보드 조작음] 벌써 튀어?
예, 튀어 보세요, 어
튈 수 있나
(해골 모자) 이번 시연 대상자는 박정자 씨
아, 생긴 거 봐라 너무 무섭게 생겼다
'내가 지옥에 갈 상인가'
[웃음]
이 양반 도대체 이거 무슨 죄를 지었길래
지옥에 가는 걸까?
합리적 의심을 해 봅시다
아빠가 다른 두 아이가 있어요
그런데 지금 아빠는 한 명도 없단 말이지
이거 뭘까
오, 쉣!
혹시 죽인 건가?
보험금을 노린 살인마 뭐, 뭐, 이런 거 있잖아, 어?
아니면 말고 [웃음]
[환호성]
사진 제보 올라왔어, 사진 제보!
이야, 이거 어디서 난 거야, 어? [마우스 조작음]
박정자 씨 SNS?
아, 우리 식구들 진짜 정보력 대박이야, 대박
(해골 모자) 아이고, 너희들이구나 어? 이 불쌍한…
어? 이거 뭐야 [마우스 조작음]
멍이지, 이거? 어!
때린 거야? 이 귀여운 애들을?
아동 학대!
[쾅쾅거리며] 야! 이 지옥에서 썩어 문드러질 년아!
새진리회, 경찰
지금 이 아이들 보호되고 있는 거 맞습니까?
아, 움직여야 됩니다
지금 박정자가 미쳐 가지고 무슨 짓을 할지를 몰라요!
(해골 모자) 경찰이 안 나서면 우리 식구들이 나서 가지고
이 아이들 격리 조치 해야 됩니다 [타이어 마찰음]
왜냐하면 이 아이들은 박정자의 죄를 증언할 [혜진의 다급한 숨소리]
유일한 증인일지도 몰라요!
- (혜진) 빨리 와, 빨리 - (은율) 빨리
[하율의 다급한 숨소리] (정자) 조심조심
[사람들의 다급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 자, 갈게요 - (정자) 네
[기어 조작음]
[타이어 마찰음]
자, 박정자 씨 지인분들 잘 들으세요
(해골 모자) 박정자의 죄를 얼른 전 인류 앞에 고하세요
아시겠어요?
입 닫고 있다고 끝이 아니야 끝날 일 절대 아니야!
우리 식구들, 박정자 씨 아이들 아직 신병 확보 아직입니까?
(해골 모자) 아, 서둘러야 돼요!
박정자가 더 이상 죄를 저지르게 해서는 [혜진이 짜증 낸다]
안 됩니다!
(해골 모자) 움직여 움직여, 움직여
[불안한 숨소리]
[한숨]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멀리서 개가 짖는다]
[남자2의 한숨]
[남자2가 콜록거린다]
[남자2의 헛기침]
[남자2가 코를 훌쩍인다]
[어두운 음악] [남자2가 숨을 카 내뱉는다]
저 사람이죠?
(진수) 희정 씨 어머니를 잔인하게 살해한 그 사람
저렇게 생겼구나
희정 씨도 얼굴은 처음 보는군요
안 보여 주잖아요
TV도 신문도
저 사람은
(진수) 우리 인간이 정한 죗값을 치르고
잘 살고 있네요
우리 희정 씨랑 희정 씨 아버님은
그 일 이후로 끔찍한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데
후회하지 않겠어요?
[결연한 숨소리]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희정이 씩씩거린다]
[심호흡]
[전기 충격기 작동음]
[남자2의 힘겨운 신음]
[남자2가 툭 쓰러진다] [거친 숨소리]
[버튼 조작음]
[타이어 마찰음]
빨리 들어가야 돼요
은율이 동생 챙기고
(하율) 엄마, 우리 여행 가?
(정자) 은율아, 이제부터 네가
하율이 엄마야
그러니까… [노크 소리가 들린다]
[혜진과 정자의 놀란 숨소리]
여기다 차 세우시면 안 돼요
(직원1) 주차장으로 가셔야 돼요
금방 돌아올 거예요 잠깐이면 돼요
[은율의 놀란 숨소리]
(직원1) 잠깐이어야 돼요 [한숨]
- (직원1) 오래 계시면 안 돼요 - (혜진) 네
- (혜진) 자, 빨리, 빨리 - (은율) 네
진 형사님 올 때까지 여기 있어요
- 주차장 위험해요 - (정자) 예
(혜진) 이리 와
[정자의 걱정스러운 신음]
[긴장되는 음악]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혜진의 불안한 숨소리]
[긴장한 숨소리]
(직원2) 네, 확인됐습니다
(혜진) 네, 그럼 도착하면 연락 주세요
- (혜진) 잘 좀 부탁드립니다 - (직원2) 네, 알겠습니다
은율아, 비행기 탈 때까지는 이분이 안내해 주실 거야
(혜진) 도착하면 그쪽 공항에 우리 쪽 사람 나와 있을 거고
두리번거리지 말고 동생 잘 챙기고
얼른 들어가
(직원2) 가자
(혜진) 네
[은율의 불안한 숨소리]
[은율의 놀란 숨소리]
[사람들이 영어로 인사한다]
(직원2) 자
(하율) 오빠, 나 쉬 마려워
(직원2) 화장실 데려다줄게 같이 가자
표 챙기고
[화기애애하다] (여자1) 저거 봐
너랑 닮았는데? [안내 방송이 영어로 흘러나온다]
[긴장되는 음악] 다시 해 봐
하율아, 야, 박하율, 안에 있어?
[사람들이 영어로 대화한다] [초조한 숨소리]
[여자2와 하율이 대화한다]
(여자2) 너 엄마는 어디 계셔, 응?
(은율) 박하율 너 뭐 해, 따라와
[하율의 당황한 신음]
[은율이 안전벨트를 달칵 채운다]
비행기 내릴 때까지 가만히 있어
오빠, 엄마 언제 와?
[차분한 음악]
[흐느낀다]
(하율) 어?
[정자의 걱정스러운 숨소리]
- (정자) 오셨어요? - 네, 애들은 들어갔어요?
(정자) 하, 모르겠어요, 아직
(혜진) 네, 애들은요? [경훈의 한숨]
하,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경훈) 애들은 잘 탔나요?
무사히 잘 탔어요
(혜진) 제가 확인했어요 [안도하는 한숨]
(경훈) 그쪽 공항에 마중 나오는 사람 있는 거죠?
감사합니다, 아버지
(혜진) 저희 쪽 사람 오기로 했으니까
그쪽은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아요
(경훈) 예
(정자) 고맙습니다
그런데 제가 인사를 못 하고 보내 가지고…
[정자가 흐느낀다]
혼만 내고 보내 가지고…
한번 안아 주고 보낼 건데…
[정자가 훌쩍인다]
[혜진의 한숨]
고맙습니다
[어두운 음악]
(진수) 증거를
[힘주며] 보여 주고, 보여 주고
또 보여 줘도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고지를 받지 않으면
믿지를 않아요
'죄를 안 짓고는 못 사는 존재로 만들어 놓고'
[진수의 헛웃음]
'왜 단죄하십니까'
[부스럭거리며] 자길 왜 낳았냐고 칭얼대는 애들처럼
칭얼칭얼
[긴장되는 음악]
[진수가 병뚜껑을 뻥 딴다]
[옅은 신음]
[한숨]
[힘겨운 신음]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진수의 힘주는 신음]
[남자2가 쿵쿵 발버둥 친다]
[남자2의 힘겨운 신음]
[힘주는 신음]
[희정의 겁먹은 숨소리]
[거친 숨소리] [어두운 음악]
희정 씨
[떨리는 숨소리]
[남자2의 비명]
[남자2가 쿵쿵거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사이렌이 울린다]
(경찰1) 나오세요, 나오세요!
- (경찰2) 이리 나오세요 - (경찰3) 물러서세요
(경찰들) 그만 찍으세요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사이렌이 울린다]
(형사7) 아직 말씀 안 드려 가지고 [형사8이 호응한다]
어, 저기 오셨다
- (형사8) 아, 선배님, 오셨어요? - (경훈) 어
- (형사8) 반장님이 찾으십니다 - (경훈) 왜?
(형사8) 일단 한번 가 보세요
(TV 속 앵커) 익명의 제보자가 언론에 먼저 제보를 해 주셨는데요
[TV에서 뉴스가 계속된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들어와
(경훈) 예
(반장) 어, 경훈아, 마침 잘 왔다 [문이 달칵 닫힌다]
일로 와 앉아서 뉴스 좀 봐 [무거운 음악]
(TV 속 앵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 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진용 기자 [힘주는 신음]
(TV 속 기자) 오늘 진양시의 한 폐비닐하우스에서
온몸이 불에 타 숨진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시신 주변의 피해자의 것으로 보이는
찢어진 옷가지에서 신분증을 발견
시신의 신원을 6년 전에 일어난
철거촌 빌라 부녀자 살인 사건의 범인이었던 [놀란 숨소리]
김창식 씨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김창식 씨는 사건 당시 심신 미약 판정을 받아 [반장의 한숨]
치료 감호 6년에 처해진 뒤 최근 출소해
진양시에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초 보도 이후 네티즌들은 이 사건을 두고
며칠 전에 일어난 합성역 사건과 같은 사건이라며
다양한 종교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뉴스가 계속된다] (반장) 시신을 봤으면, 씨
경찰에 연락을 해야지 진짜, 씨, 쯧
기자들이 먼저 도착하는 바람에 피해자 신상까지 밝혀졌어
저게 그 새끼라고요?
(반장) 정황상은 확실한데
저기라고 뭐, DNA가 나오겠냐
유기물이 아니라고 나오겠지
[리모컨 조작음] 참 나, 씨
[반장이 리모컨을 툭 내려놓는다]
[한숨]
너는 전혀 몰랐던 일인 거지?
(경훈) 아이, 전 몰랐죠
어제 박정자 신상이 노출돼서
변호사단이 애들을 좀 일찍 출국시켰어요
애들 위험해질 거 같아서
[한숨]
환장하겠구먼, 씨, 쯧
저쪽 진양경찰서 쪽도 지금 난리도 아니야
저쪽 사건에 일절 나서지 마
지금 방송이랑 언론 모두
내일 박정자 씨 예고 살인에 엄청 관심이 쏠려 있어
(반장) 내일 저 새끼들 무조건 잡아야 돼
내일 잡기만 해도 이 난리도 끝이야
(해골 모자) 6년 전에! [무거운 음악]
잠복근무를 서고 있던 남편에게 양말과 속옷을 전해 주러 가다
끔찍하게 살해당한 여성이 있었습니다
여러분, 기억하시죠?
그 당시 그 범인한테는
어떠한 처벌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병원에 입원시켜서 치료를 시켜 줬죠
[탁자를 탁 치며] 왜?
그 새끼가 마약 중독자였으니까
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었다는 이유로
우리 인간은 그를 처벌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신께서는 그를 벌하셨습니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
이 간단한 법칙조차 받아들이고 있지 못한 우리 인간을
신께서는 수천 년간을
인내하고, 인내하고, 인내하고 인내하고, 인내하고, 인내하고
또 인내하시다가 마침내 인내를 멈추시고
직접 개입하시고 계시는 겁니다
내일 시연에 앞서서
메시지를 주고 계시는 겁니다, 여러분
박정자 씨
박정자 씨
제발, 제가, 제가 이렇게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예?
제발 당신의 죄를 고하세요
당신의 남은 인생 단 하루!
제발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해 주십시오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쿵 소리가 난다] 부탁드리겠습니다
[거친 숨소리]
박정자는
(사람들) 박정자는
(남자3) 자신의 죄를
(사람들) 자신의 죄를
(남자3) 속죄하라!
(사람들) 속죄하라! 속죄하라! 속죄하라!
(남자3) 죄인 박정자는
(사람들) 죄인 박정자는
(남자3) 신의 뜻대로
(사람들) 신의 뜻대로
[시위가 계속된다] [한숨]
- 난 박정자 씨 좀 보고 올게 - (영호) 어, 그래
[사람들이 분주하다]
(의장단원) 거기다 카메라 설치할 거니까
싹 다 들어내 [남자들이 대답한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정자) 네
[정자가 훌쩍인다]
(혜진) [살짝 웃으며] 누가 그린 거예요?
[정자의 웃음]
하율이가
[혜진의 옅은 웃음]
(혜진) 다른 데로 옮기실래요?
내일까지 여기 계시기 좀 힘드실 거 같은데
(의장단원) 저기요?
지금 밖에 사람 엄청 많아요
예? 나갔다가 다시 돌아올 수 있어요?
(의장단원과 정자) - 못 오면 계약 파기예요 - 아니에요, 저…
저 여기 있을 거예요
여기가 편해요
(혜진) 네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
[무거운 음악] (혜진) 선배 선배, 또 무슨 일이야, 어?
(영호) 진짜 미쳤다, 미쳤어
(혜진) 왜, 또 무슨 일인데?
방송국들 생중계 다 한대
지상파 방송 싹 다
(혜진) 뭐라고?
[한숨]
(영호) 다들 미쳐 돌아가는구나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
(경훈) 아, 예, 안녕하세요
네, 서북경찰서 강력4팀의 진경훈 경사입니다
예, 혹시 그, 사건 단서 같은 거 좀 나왔습니까?
(형사9) 여기는 사람들이 엄청 몰려와서
수사를 못 하고 있어요
경찰들 따라다니면서 증거 수집 방해하고
그, 피해자 집 근처에서 찍힌 CCTV 영상이 하나 있긴 한데
너무 어두워서 얼굴은 잘 안 보이더라고요
(경훈) 아, 그, 저기, 괜찮으시면
제가 그 영상을 좀 봤으면 하는데요
(형사9) 그러면 제가 서에 들어가면 보내 드릴게요
(경훈) 예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예
- (경훈) 감사합니다 - (형사9) 예
[무거운 음악] [경훈의 한숨]
[한숨]
[한숨]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전화기가 꺼져 있어 소리샘으로…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밖이 소란스럽다]
[통화 연결음]
[놀란 신음]
(형사10) 야, 야, 뭐야? [형사들이 소란스럽다]
[긴장되는 음악] (화살촉1) 식구들을 석방해라!
(화살촉2) 신은 수사 대상이 아니다!
(화살촉3) 야, 씨발, 조져! [소란스럽다]
[경훈의 힘주는 신음]
(화살촉4) 개새끼들!
[화살촉5와 경훈의 힘주는 신음]
[경훈의 힘겨운 신음]
[경훈의 힘주는 신음]
[화살촉6의 기합]
[화살촉6의 힘겨운 신음]
(화살촉6) 신은 수사 대상이 아니다!
식구들을 석방하라! [경훈의 힘주는 신음]
[거친 숨소리] 놔! 놓으라고, 이씨!
놔, 이씨, 놔!
신은 수사 대상이 아니야!
[어두운 음악] (스태프) 카메라 위치 좀 한번 봐 주세요
[사람들이 분주하다]
VIP들 입장하십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
[영호의 한숨]
(영호) 저 사람들 이거 보려고 돈을 얼마나 냈을까?
아, 30억이 저기서 나왔네
(혜진) 우리 생각보다 새진리회 세력
훨씬 클지도 몰라
[헛웃음 치며] 이 모든 게 3일 안에 가능하다니
(영호) 아, 맞다
김정칠이 누구야?
이거 사무실에서 민 변한테 왔다던데?
[문이 달칵 열린다]
[카메라 셔터음]
[혜진의 놀란 신음]
괜찮으세요?
[힘없는 목소리로] 네
(경훈) 야, 정진수 의장이 안 보이는데?
(은표)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려고 하겠죠
분명히 어디서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무전기 속 반장) 특공대 배치 다 됐지?
(은표) 팀장님 대기 중에 이상 없죠?
(무전기 속 특공대원) 네 대기 중 이상 없습니다
(은표) 예, 확인요
(특공대원) 참, 대체 뭐가 나온다고 난리들이냐? 참
(경훈) 일로 와 봐
자, 우리는 뭔가 낌새가 이상하거나
박정자 씨가 위험해질 거 같은 상황이 되면
무조건 박정자 씨를 지키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알았지? [형사들이 대답한다]
다치지 말고
위치해, 어
(의장단원) [손뼉을 짝 치며] 자, 시간 다 됐습니다, 예?
시연 대상자만 남고 전부 다 나가 주세요
경찰분, 경찰분도 문밖에서 대기하세요
[형사11의 헛웃음]
아이들과 통화 한번 하시겠어요?
(의장단원) 아, 거 시간 다 됐다니까 그러시네
[못마땅한 숨소리]
(정자) 지금은 싫어요
다 끝나면 나중에 할게요
다 끝나고 [떨리는 숨소리]
[혜진의 한숨]
[긴장되는 음악] (의장단원) 나가세요
[겁에 질린 숨소리] 야, 경고 방송 틀어
[사이렌이 울린다]
(경훈) 자, 긴장하고 안전장치 다 풀어 놔
[형사들이 총을 달칵거린다]
[정자가 흐느낀다]
(진행자) 10, 9
8, 7
6, 5
4, 3, 2
1
.지옥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