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 김탁구 23
봉빵 시연장. (따로 마련된 시연공간) / 22부 연결.
일곱명정도 되는 제빵기술고문들이 자리를 잡고 앉은 가운데
한쪽으로는 양인목과 허갑수, 조진구, 고재복, 미순까지 서 있고,
반대편에는 박춘배가 자리를 잡고 있다.
부원1, 앞으로 나서며,
부원1 진정인쪽 나오셨습니까?
춘배 (일어서며) 본인입니다.
부원1 피진정인측 나오셨습니까?
양인목 (일어서며) 아버님이 환우가 깊으셔서.. 대리인 자격으로 나왔습니다.
부원1 지금부터 진정인의 요구에 따라 봉빵의 맛을 가리는 시연을 열겠습니다.
시연해주실 분들은 앞으로 나와주십시오.
쿵! 양인목쪽에서 나오는 탁구, 반죽대 앞에 선다.
쿵! 박춘배쪽에서 나타나는 마준,
놀라는 양인목과 팔봉식구들, 조진구와 미순역시 마준을 바라보면
마준, 그들의 시선 완전 무시한채 반죽대 앞에 선다.
마준 (쓰윽 고개들어 탁구를 본다)
탁구 (그런 마준을 본다, 입을 꾹 다문채 결의찬 표정으로)
탁구E 제가 나가겠습니다.
팔봉집 거실.
양인목을 비롯해, 허갑수, 조진구, 오영자, 고재복, 그리고 미순,
일제히 테이블 주위에 모여앉아 탁구를 본다.
그 맞은편에 결의에 찬 표정으로 무릎을 꿇은 탁구,
탁구 (고개들어 보며) 선생님을 대신해 제가 나가도록 해주십쇼 대장님.
양인목 탁구야 그럴것까지 없다.
니가 이의신청을 했다고해서 너한테 책임을 지울 생각 없다.
탁구 (본다. 보더니 옆에 있던 항아리 하나를 테이블위로 올려놓는다)
이 놈입니다.
일제히 (??? 탁구가 내놓은 그 항아리를 보면)
탁구 이 놈이.. 봉빵의 발효종입니다.
일제히 (??? 일제히 고개를 들어 탁구를 본다)
양인목 탁구야.. 너 설마...?
탁구 (씩 웃더니) 예. 돌아왔습니다. 후각도, 미각도 전부 다 돌아왔습니다.
일제히 (순간 다 반색하면서 "탁구야!!!!" 하면서 좋아하는 가운데)
미순 (눈빛이 반짝하면서 기쁜 표정위로)
허갑수 그러기 내가 뭐랬냐 특효약이라고 안혔냐!
내가 니 평생 은인이다, 내가 니 평생 은인이여, 허허허 (진심 좋아하는)
조진구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탁구를 보는데)
양인목 하지만 발효종을 찾았다고 해서 봉빵을 제대로 구현할수 있는게 아니다.
탁구 대장! 제가 이 발효종을 어떻게 찾아냈다고 생각하십니까?
양인목 (? 본다)
일제히 (? 보면)
플랫쉬-백> 6부 64씬.
탁구앞에 내미는 팔봉선생의 빵.
(봉빵처럼 보이도록 빵에 박힌 흑깨는 CG로 지워주시길)
탁구E 사실은 아주 오래전에 스승님의 봉빵을 먹어본적이 있더라구요, 제가.
어린탁구 (빵을 맛있게 먹으며) 할배도 솜씨가 좋은 모양입니더. 빵이 맛나네예.
팔봉 그래? 고맙구나. 허허...
다시 현재> 팔봉집 거실.
탁구 이 발효종의 냄새를 맡는 순간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항아리에 손을 척! 올리며)
이 녀석이 바로 그 때 먹었던 빵의 냄새와 가장 가깝습니다.
일제히 (세상에..! 그랬구나..! 다들 그런 사연에 놀란듯 탁구를 보는 가운데)
탁구 (보며) 저한테 맡겨주십쇼, 제가.. 해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대장!
미순 아부지.. (같이 허락을 구하는듯 양인목을 본다)
조진구 (양인목을 본다)
양인목 (탁구를 본다)
탁구 (자신감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는데서)
다시 봉빵 시연장.
부원1 진정인과 피진정인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양쪽에서 대리 시연자로
지정하신 김탁구씨와 서태조씨 두 분이 봉빵을 시연하게 되었습니다.
탁구/마준 (보면)
부원1 만드신 봉빵에 대한 엄격한 심사는
지금 앞에 계신 제빵기술협회 고문 일곱분이 맡아주실겁니다.
팔봉가족과 춘배, 일곱명의 기술고문들의 얼굴위로,
부원1 그럼 먼저 액종심사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탁구/마준 (말이 떨어지자마자 준비해 온 액종을 꺼내 앞으로 내민다)
탁구 이건 막걸리종으로 만든 액종입니다.
마준 저 역시 막걸리종으로 만든 액종입니다.
(** 자막 “액종 (液種. liquid starter) : 액체 발효종.
효모, 밀가루, 물, 설탕, 분유등을 섞어 효모의 발효기능을 활성화시킨것)
탁구와 마준, 각각의 작은 그릇에 그 액종의 일부를 따른다.
그러면 진행요원1이 그 두 개의 그릇을 각각 심사위원앞으로 가져간다
그릇 하나에는 吳 자가 다른 그릇 하나에는 朴 자가 붙여져있다.
심사위원들 그릇을 돌려가며 각각의 그릇에 담긴 액종의 냄새를 맡는다.
(새끼손가락으로 찍어 직접 맛을 보는 사람도 있고)
그 중에 가장 나이가 지긋해보이는 기술고문1,
가장 근엄한 표정으로 두 개 액종의 향과 맛을 보다가
吳가 써진 그릇의 향을 맡는 순간 멈칫.. 하는 표정.
쓰윽 시선들어 탁구쪽을 한번 보면,
부원1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인 봉빵시연을 시작해주십쇼. (말이 끝남과 동시에)
드디어! 시작되는 탁구, 마준 두 사람의 한판대결!
양인목과 미순, 조진구, 허갑수, 고재복 다들 긴장한 표정으로 본다.
반대편의 박춘배는 심각한 표정으로 쳐다만 보는 가운데,
각자 준비해온 액종을 어미반죽삼아 밀가루 설탕 계란 소금 물을 넣고
각자의 반죽기를 돌려 본반죽을 만들기 시작한다.
버터는 가장 마지막에 넣은뒤 완성된 반죽을 발효실에 넣는 탁구,
마준, 비슷한 속도로 본반죽을 마친뒤 발효실에 넣는다.
두 사람 발효실 온도를 체크한뒤 시계를 올려다본다.
벽시계, 오후 2시 28분을 지나가고 있다.
마준 (탁구를 한번 쓰윽 본다)
탁구 (온통 발효실안의 반죽만 바라보고 있다)
벽시계, 3시를 지나 dis 3시 58분경으로 바뀌면,
발효실 문을 열고 반죽그릇을 꺼내는 마준, 알맞게 부푼 반죽을 가지고
반죽대 앞으로 가져가 손반죽을 시작한다.
탁구도 발효실 문을 열고 반죽을 꺼낸다. 그러다 멈칫...
탁구, 반죽그릇의 향을 슬쩍 한번 맡는다. 잠시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니
도로 발효실안에 집어넣고 닫는다.
순간 양인목을 비롯한 팔봉빵집 식구들 일제히 의아한 표정으로 본다.
허갑수 아니, 저 녀석.. 왜 계속 저러구 있는겨, 빵은 안맹글참인가?
미순 탁구야...
탁구 (조용히 그 앞에 서서 발효실 문을 들여다본다)
기술고문1 (? 본다)
마준 (그 사이 손반죽을 끝내고 분할, 둥글리기를 시작하는 모습)
박춘배 (그런 마준을 본뒤, 시선 옮겨 발효실앞에 서 있는 탁구를 보면)
시간이 흐른다. 4시 5분을 넘어선다.
탁구, 고집스러우리만치 꼼짝도 하지 않은채 발효실문안을 들여다본다.
그 사이 마준, 분할 둥글리기를 마친뒤 다시 발효실에 집어넣고 있다.
탁구, 그 때까지도 발효실앞에 서 있기만 한다.
시간이 흐른다. 4시 12분을 넘어서고 있는 시계.
허갑수 어이구, 진짜 갑갑해 죽겄네에, 왜 저러구 있디야,
발효타이밍은 아까 벌써 지났는디이,
양인목 (탁구를 바라본다 그 위로)
팔봉E 그 녀석은 오로지 후각만으로 가장 좋은 상태의 발효점을 찾아내게
된것이다. 그 연습을 지난 2년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해온것이지..
탁구 (조용히 눈을 감은채 기다린다)
미순 (본다)
탁구 (기다린다)
조진구 (본다)
탁구 (기다린다)
박춘배 (그런 탁구를 본다)
마준 (탁구를 본다. 그 시선위로E) 그 녀석을 이겨야겠어요.
INSERT> 카페 일각.
마준 어떤 방법을 쓰든 그건 상관하지 않을께요. 이기게만 해주세요.
무슨일이 있어도 나는.. 그 봉빵 레시피를 내껄루 만들어야겠어요.
한승재 무슨 말인지 알겠다. 힘써보마. (시선에서)
다시 봉빵시연장.
조용히 감았던 눈을 뜨고 발효실을 쳐다보는 탁구,
발효실의 문을 열고 반죽 꺼낸다. 조용히 냄새를 들이마신다.
마준E (탁구를 보는 위로)
아무리 기를 써도.. 이번만큼은 날 이길수 없다. 김탁구.
탁구E (흐음! 조용히 냄새를 음미하는 아주 편안한 표정위로)
나는 지금 누굴 이기기 위해 여기 있는게 아니야.
플랫쉬-백>
1. 팔봉제빵실.
매일매일 밤을 새다시피, 발효종을 만들고 액종을 만들고 빵을 구워내는
팔봉식구들. 양인목, 허갑수, 조진구, 고재복, 미순이,
탁구E 나같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를 믿어준 우리 팔봉집 식구들을 위해...
2. 팔봉의 방.
누워있는 팔봉선생, 천천히 눈을 뜬다. 그 위로,
탁구E 나같이 버려진 인생조차도 소중하게 거둬주신 내 스승님을 위해..
3. 다시 제빵실.
마지막으로 탁구의 손위에 하나씩 손을 얹어주는 팔봉식구들,
힘을 모으듯이 탁구의 손위로 겹쳐지는 그 손, 손, 손들에서,
다시 봉빵시연장.
앞씬 연결된 느낌으로.. 숙성된 반죽위로 가만히 올려놓는 탁구의 손.
(모두의 마음과 에너지가 모아진듯한 그 손의 느낌위로)
박춘배 (순간 멈칫!!! 반죽냄새를 맡는다. 저 녀석..? 하고 놀란듯 탁구를 보면)
기술고문1 (조용히 탁구를 바라본다)
팔봉식구들 (일제히 숨을 죽인채 긴장의 눈빛으로 탁구를 보는데)
탁구 (천진난만하게 빙긋 웃더니) 됐어...!
미순 ! (탁구의 표정을 읽는다. 됐다! 하는 눈빛에서)
드디어 반죽대앞으로 돌아온 탁구, 힘차게 손반죽을 시작한다.
분할, 둥글리기, 발효실에 2차 숙성시키기, 그림 짧게짧게 지나는 위로,
탁구E 나는 지금 그런 마음으로 여기 있는거야.
둥글린 반죽에 소를 넣고 성형한뒤 철판에 올려놓기,
오븐에 넣고 물컵 두 개를 넣는 모습 위로,
탁구E 그 분들의 마음을 지키고 싶어서.. 나는 지금 이 빵을 만드는거다.
버튼을 누르고 그 앞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눈을 감는 탁구,
역시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같이 바라봐주는 팔봉식구들,
박춘배, 그런 탁구를 본다.
기술고문1, 역시 조용한 눈빛으로 탁구를 보면.
삐이! 타이머 소리와 함께 고개를 들어 오븐을 바라보는 탁구,
천천히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그 오븐을 연다.
여는 순간 풍겨나오는 냄새를 맡는 탁구,
짐짓..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됐어!
거의 동시에 쿵! 하고 구운 빵철판을 반죽대위에 올려놓는 마준.
역시 쿵! 하고 구운 빵철판을 반죽대위에 올려놓는 탁구에서,
세워진 차 안. (봉빵시연이 열리는 건물앞 정도)
한승재 실수없이 일은 잘 마무리했나?
수행원1 물론입니다. 시키신대로 잘 처리했습니다.
한승재 (고개들어 건물쪽을 보면)
다시 봉빵 시연장.
吳와 朴이 붙여진 각각의 일곱 개의 접시에 각각 탁구와 마준이가 만든
빵들이 올려진채 기술고문들앞으로 쪼르르 놓여진다.
살짝 긴장한듯한 모습의 탁구의 표정.
반대로 왠지 여유롭기까지 한 마준의 표정.
드디어 심사시작! 일곱명의 기술고문들 냄새를 맡고 맛을 보기시작한다.
양인목을 비롯한 팔봉집 식구들, 일제히 긴장한 표정으로 본다.
박춘배, 멍하니 한곳을 보고 있다. 뭔가 동요하는 눈빛.... 그 위로,
부원1 심사를 맡아주신 기술고문들께서는 맛을 평가하신후,
지지하는 쪽의 접시를 앞으로 밀어주면 됩니다.
기술고문2, 생각할것도 없이 吳자가 붙여진 접시를 턱! 앞으로 내민다.
탁구, 순간 안도의 미소가 번진다.
팔봉식구들 역시 반색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기술고문5, 곧바로 朴자가 붙여진 접시를 앞으로 쓱 내민다.
플랫쉬-백> 수행원1로부터 돈봉투를 건네받는 기술고문 5.
다시 시연장>
이번에는 연달아 吳자를 내미는 두명의 기술고문6과 7.
탁구, 다시 희망의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또 다시 연달아 이번에는 朴자를 내미는 두명의 기술고문3과 4.
플랫쉬-백> 수행원1로부터 기술고문3과 4에게 전해지는 돈봉투.
다시 시연장>
탁구와 팔봉식구들, 순간 다시 긴장하는 표정.
그렇게 결과는 3 : 3의 대결.
마지막으로 기술고문1만이 결정을 남겨두고 있다.
플랫쉬-백> 그 기술고문1 앞으로도 내밀어지는 돈봉투.
기술고문1, 표정없이 그 수행원1을 보더니 그 돈봉투를 집어드는데서,
다시 봉빵시연장>
탁구와 마준은 물론 팔봉식구들과 박춘배, 나머지 기술고문들까지
일제히 고개를 돌려 기술고문1을 쳐다본다.
기술고문1, 탁구의 빵을 자른뒤 냄새를 맡는다. 조용히 음미한다.
흔들리지 않는 눈빛... 무슨 느낌인지 전혀 표정을 알수 없다.
탁구 (긴장하는 눈빛으로 본다)
마준 (여유있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팔봉식구들 (일제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라본다)
박춘배 (쓰윽 고개 돌려 기술고문1을 본다)
기술고문1 ..... (마음의 결정을 내린듯 먹던빵을 내려놓고 고개를 든다. 무표정...)
탁구 (긴장의 절정에 이른듯 그 기술고문1을 본다)
마준 (보면)
기술고문1, 쓰윽 손을 들어올려 접시를 택한다.
순간 주변의 모든 소음과 동작들이 정지한것 같은 분위기속에서
쓰윽..! 앞으로 나오는 접시. 바로 吳자가 붙여진 접시다.
탁구 ! (본다)
마준 ! (순간 쿵..! 하는 충격으로 본다)
팔봉식구들 !!!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며 환희에 가깝게 좋아한다)
박춘배 (본다. 보다가 역시 그렇군. 이내 피식.. 씁쓸한 미소위로)
부원1 기술고문 일곱분중 네분이 팔봉명장의 봉빵을 지지해주셨습니다.
이것으로서 팔봉선생께서는 명장타이틀을 지킬수 있게 됐습니다.
두 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마준 (젠장....! 하는 표정으로 기술고문1을 노려보면)
기술고문1 (쓰윽 시선 돌려 탁구를 본다)
탁구 (모자를 벗고 감동의 표정으로 기술고문들을 향해 꾸뻑 인사한다)
기술고문1 (표정없이 쓱 자리에서 일어나 가버리면)
미순 탁구야.
탁구 (? 돌아보면)
그 앞에 서 있는 양인목, 허갑수, 조진구, 고재복, 그리고 미순.
양인목 수고했다. 정말 수고했다 탁구야.
탁구 (헤..! 웃는데 울컥..! 하는)
허갑수 그러게 나는 널 첨본 순간부터 될성부른 놈인줄 알고 있었다니께에!
암튼 너는 우리 팔봉빵집의 행운의 씨앗이다, 이?
아이구 기특헌 눔! 아이구 신퉁방퉁한 눔! (하면서 와락 끌어안는다)
고재복 잘했다! 김탁구! (허갑수와 김탁구위로 팔을 둘러 같이 끌어안는다)
미순 (감격으로 눈물 글썽한채 바라보더니 그 세사람을 같이 끌어안아준다)
미순E 할아버지.. 탁구가 해냈어요.
우리 모두의 막연한 믿음을 그 녀석은..
확신이라는 선물로 되돌려주었네요.
조진구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면)
탁구 (그들의 체온에, 그들의 마음에 마음이 터질듯 벅차오른다)
그런 탁구를 미소로 바라보던 양인목, 문득 고개를 돌려 마준을 보면
마준, 완전히 굳어버린 표정으로 그런 탁구를 보더니
그대로 제빵모자를 툭..! 집어던지더니 그대로 돌아서서 나가버린다.
그 뒤로 홀로 남겨진 박춘배, 멍한 눈빛으로 탁구가 만든 봉빵을 보면.
어느 실내 일각. (외진곳)
마준 (밖으로 나서는 기술고문1을 막아서며)
지금 이게 뭐하자는겁니까! 약속이 틀리잖아요!
기술고문1 그러게 말일세. 헌데... 그 빵을 먹는 순간 마음이 바뀌었네.
마준 뭐라구요?
기술고문1 아무리 돈이 좋고, 돈을 쫓아 사는 세상이라지만,
그런 빵을 먹고도 폄하하는건 빵쟁이로서 예의가 아니지.
(그러더니 안주머니에서 돈봉투를 꺼내 턱..! 마준손에 쥐어주더니)
그 빵은... 진짜였네.
(그러더니 그대로 마준을 지나쳐서 가버린다)
마준 ...! (쎄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시선위로)
뒤에 남겨진 마준, 또 다시 졌다는 그 열패감에 부들부들 떤다.
그 눈빛에서,
봉빵시연장 일각
吳자가 붙어있는 바구니안에 있는 탁구의 봉빵을 집어드는 박춘배의 손.
빵을 집어들어 반으로 나눈뒤 냄새를 맡는다. 흔들리는 눈빛....
그러면서 한입 먹는다. 순간 시큰.. 눈물이 고인다. 그 시선에서.
팔봉의 방.
누워있는 팔봉옆으로 쓰윽 내밀어지는 탁구의 봉빵 접시.
양인목 아버님. 탁구가 만든 봉빵입니다.
이걸로.. 아버님의 명예를 지켜드릴수 있게 됐습니다.
팔봉, 조용히 눈을 뜨고 양인목을 본다.
그리고 천천히 시선을 움직이면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허갑수와 고재복, 그 뒤로 서 있는 조진구와 미순, 그리고 탁구..
마지막으로 팔봉의 시선 탁구에게서 머문다.
탁구 스승님.... (하고 걱정반, 따뜻한 미소반으로 보면)
팔봉 (오랜만에 입가에 미소가 감돈다, 그러나 그 마저도 기운이 많이 빠진..)
그나마 미소를 본 양인목과 나머지 팔봉식구들도 다같이 안도의 미소..
미순이도 할아버지를 보며 다행이라는 기분으로 웃는위로.
팔봉제빵점 앞. N.
제빵모자를 들고 대문을 열고 나오는 탁구,
기분좋은 표정과 발걸음으로 제빵점을 향하다가 멈칫.. 한쪽을 보면
그 앞에 서 있는 춘배, 뭔가 전의를 상실한 느낌으로 서서 보다가
나즉히 한숨으로 돌아서려는데
탁구 저기요, 어르신.
박춘배 (멈칫... 돌아보면)
탁구 (다가선다. 그러더니) 들어가셔서 스승님을 뵙고 가시지 않겠습니까?
박춘배 (보다가 피식 한번 웃더니) 그 앞에 가서 패배자로 무릎을 꿇란 소린가?
탁구 그런뜻이 아니구요, 사실은 스승님께서 많이 편찮으십니다.
오랜만에 얼굴 마주하시고 회포를 푸는건 어떤가 해서 말입니다.
박춘배 (흠..! 힘없이 한번 웃더니) 대체 무엇을 넣은것인가?
탁구 예?
박춘배 자네가 발효실에서 반죽을 꺼낼때 이미 나는.. 승패가 끝난걸 알았지.
플랫쉬-백> 탁구가 반죽을 꺼내는 모습,
반죽의 향을 맡는 탁구와 역시 그 냄새를 맡으며 멈칫..하는 박춘배.
박춘배 (탁구를 보며) 그 향을 낸게 무엇이었는가?
탁구 (본다. 보더니) 쌀가루였습니다.
박춘배 쌀가루...?
플랫쉬-백> 팔봉의 방. (봉빵시연 전날)
탁구 쌀가루요 스승님?
팔봉 (누운채로 힘겹게) 그래.. 쌀가루다.
쌀가루는 전분보다 발효의 풍미와 향을 훨씬 더 깊게 해주지...
탁구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는 위로) 알겠습니다. 해보겠습니다.
그래서 기필코 스승님의 명장타이틀을 지켜보이겠습니다.
팔봉 탁구야.. 나한테 더 이상 그 명장이라는 칭호는.. 중요치 않다.
너만의 봉빵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 나는 그것이 더 궁금하구나.
탁구 (멈칫.. 그 말에 보면)
팔봉 (조용히 손을 뻗어 탁구의 손을 꼭 잡아주며)
니 자신을 믿거라. 니가 해낼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탁구 (본다. 바라보다가 고개를 한번 끄떡! 하면서) 알겠습니다. 스승님.
다시 제빵점 안.
박춘배 그랬군... (고개를 끄덕이며) 하기사 팔봉의 빵은 언제나 기다림이었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좀 더 몸에 이로운 빵을 만들고 싶어했었어.
나는 그런 팔봉이 언제나 답답하고 못마땅했었네.
탁구 (보면)
박춘배 결국... 느리게 걸어온 팔봉은 모든걸 이뤘고,
천재적인 후각만 믿고 빨리 성공하겠다고 달려온 나는...
이리도 인생을 돌아오고 말았군 그래.
(회한의 눈빛과 한숨으로) 모든 욕심이.. 이리도 헛된것을...
(그러면서 쓸쓸하게 돌아서는데)
탁구 정말로 스승님을 안 뵙고 그냥 가시겠습니까?
박춘배 (돌아선채) 자네가 만든 봉빵을 먹은걸로.. 인사를 대신하겠네.
(하더니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탁구 (본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면)
팔봉의 방.
병색이 완연한 눈빛으로 누운채 눈을 뜨는 팔봉,
흐음..! 나즉히 한숨을 내쉬더니,
팔봉 잘가게나... (옛친구를 추억하는 아련한 눈빛에서)
다시 팔봉집 앞.
저만치 멀어지는 춘배의 뒷모습. 그 뒤에 대고 탁구 공손히 인사를 한다.
그렇게 춘배의 뒷모습과 일별한 뒤 탁구,
다시 제빵모자를 턱! 쓰며 제빵점쪽으로 돌아서는데
그 때 가게에서 나오던 손님1과 거의 부딪힐뻔한다.
탁구 아! 죄송합니다 손님! (얼른 사과하다가 들고 있는 빵봉지를 보면)
손님1 (유난히 많은, 대략 열댓개의 빵봉지를 손에 들고서) 거 참!
(하면서 탁구를 지나쳐 가면)
탁구 (뒤에 대고) 빵 맛있게 드십쇼! 또 오십쇼 손님! (싹싹하게 인사)
손님1 (흘끔거리며 총총히 멀어진다)
탁구 (? 본다. 보다가 그대로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손님1 (그 빵봉지들을 들고 가면서 한번 더 돌아보는 눈빛, 심상치 않은데서)
거성家, 현관 앞.
와서 멈춰서는 택시.
그 안에서 내려서는 마준, 집을 한번 올려다본다.
표정도 무겁도 발길도 무겁고 가방을 들고 있는 손도 무겁고...
나즉히 한숨을 내쉰뒤 무겁게 발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선다.
거성家, 거실.
자림 (반갑게 뛰어나와 쳐다본다, 보더니) 마준아!
마준 (안으로 천천히 들어서다가 멈추고 보면)
서인숙 (거실쪽에서 나와 마준을 보더니, 딱딱하게) 아주 돌아온거니?
마준 (서인숙을 본다. 보더니) 네. 아주 온거예요.
자경 잘 돌아왔다 마준아.
서인숙 (살짝 안심하면서) 아버진 서재에 계신다. 어서 들어가 인사부터 드려.
마준 (무거운 눈빛으로 서재쪽을 돌아본다)
거성家, 서재.
똑똑똑 노크소리에 책상앞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던 구일중 돌아본다
구일중 들어와. (그러면서 습관처럼 책상위의 서류를 펼쳐드는데)
마준 (문을 열고 들어선다)
구일중 (고개들어 마준을 본다)
마준 (잠시 머뭇하다가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책상앞에 다가선다)
아버지... 저, 돌아왔습니다.
구일중 (마준을 본다) 그래. (가방을 보더니) 아주 온거냐?
마준 죄송합니다, 경합에는.. (죽기보다 말하기 싫지만)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구일중 (고개를 끄덕이더니) 수고했다. 그만 올라가 쉬도록 해. (하는데)
마준 (얼른) 하지만 봉빵 레시피를 알아냈습니다.
구일중 (멈칫.. 고개들어 마준을 본다)
마준 예전에 팔봉선생님의 친구였다는 분이 알려주셨습니다.
봉빵의 원료가 주종이라는것도 알아냈구요, 발효점이 적혀있는 일지도
얻었습니다. 이 일지로 어쩌면 아버지 공장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시겠습니까? (하면서 가방을 여는데)
구일중 춘배어르신의 레시피라면 꺼낼 필요 없다.
마준 (멈칫... 구일중을 본다) 예?
구일중 그런 사람의 빵을 전수받아 내 공장에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없구나.
마준 하지만 아버지... (살짝 당황하는 눈빛으로 보면)
구일중 나는 너한테 봉빵의 레시피를 원한적도 없고,
선생님의 인정서를 받아오라고 권유한적도 없다.
내가 너한테 원하는것은 그런게 아니다.
(보며) 니가 빨리 그걸 알아주면 좋겠구나. 마준아.
마준 ! (그 말에 구일중을 본다. 시선에서)
거성家, 마준의 방.
서인숙 아버지 말에 기죽을 필요 없다.
마준 (들은척도 안한채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서인숙 너는 장차 거성의 후계자가 될 사람이야,
언제 문닫을지도 모르는 그런 일개 빵집따위, 연연할 필요 없어.
마준 (듣기싫다. 대꾸없이 신경질적으로 짐을 풀기 시작하면)
서인숙 이제부터 마음 단단히 먹구 회사에서 니 입지를 다질 일만 생각해.
그리구, 조만간 니 혼사 문제도 결정지을 생각이다.
마준 (멈칫.. 손을 멈춘다, 서인숙을 보는 위로 계속)
서인숙 신유경인지 뭔지하는 애랑 연애놀음도 그만 집어치워.
너 지금 그런데 정신 쏟고 힘 낭비할 때 아니다 마준아. (하는데)
마준 제가 말한거 잊으셨어요? 나 그 여자 진심으로 진지하게 생각중이예요!
서인숙 결혼은 정략이고 비즈니야. 그게 재력이든 권력이든
니 든든한 지원군이 되줄만한 집안이 아니면 안되는거야.
그래야 느이 아버지두 널 함부로 못하는거구,
탁구같은 아이가 회사로 밀고 들어와도 끄떡없는거다.
마준 탁구... 라뇨?
서인숙 아버지가 그 아일 회사로 들이시겠다는구나.
마준 ...!! (보면)
서인숙 (그런 마준의 팔을 한번 꼭 잡아주더니)
지금부터는 그 어떤것도 절대 장난이 아니다.
그러니 정신 똑바로 차려, 구마준. 알겠니?
마준 (쿵..! 또 다른 현실앞에 그저 빤히 바라보면)
유경의 집.
때르르릉! 때르르릉! 울리는 전화벨 소리.
그러나 유경의 집에는 아무도 없다.
어느 회사 일각.
신입사원 서류접수를 받고 있는 중인듯.
그 앞으로 입사서류를 내고 있는 유경의 모습에서,
마준의 방.
탁.. 수화기를 내려놓고 힘없이 털썩.. 침대에 앉는 마준,
그가 가장 외면하고 싶었던 현실로 다시 구겨박혀진 기분.
그러다 멈칫.. 책장쪽을 돌아본다.
전집으로 꽂혀 있는 그 어느 한권에 마준의 시선이 멈춘다.
마준이 보고 있는건 그 책이 아니라, 그 책갑속에 숨겨진 다른것이다.
마준, 노려보듯 바라보는 그 눈빛에서,
팔봉 제빵실.
허갑수 아니 그게 무신 말이여? 우리 빵에 이물질이 들어갔다니?
탁구, 미순, 조진구, 고재복, 일제히 뜬금없다는 표정으로 돌아보면,
오영자 그러니까요! 근데 지금 아래층에 사람들이 떼거지루 몰려와가지구..
암튼 빨리들 좀 내려가봐, 빨리들 조옴!!
탁구, 미순, 허갑수, 조진구, 고재복 우르르 내려간다.
팔봉 제빵점.
쿵! 하는 느낌으로 서 있는 양인목,
그 앞으로 열명쯤 되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버티고 서 있다.
(그 중에 17씬에서 탁구와 마주쳤던 그 손님1의 모습도 보인다)
우르르 내려오는 탁구와 미순, 허갑수와 조진구, 고재복, 그리고 오영자,
양인목의 뒤쪽으로 서서 손님들을 보면,
손님1 자, 봐봐요, 이게 쇳가루냄새가 아니면 뭡니까? (빵을 들이밀면)
탁구 쇳가루라구요?
양인목 (잘라진 빵을 들여다본다. 냄새를 맡는다. 쇳가루 냄새다, 손님1을 보면)
손님1 맞죠? 쇳가루? 어?
양인목 이게.. 저희집 빵에서 나왔단 말입니까?
손님1 나만 나온게 아니라잖아, 나만!
동시에 짜기라도 한듯 이구동성으로 손님들,
"우리가 산 빵에서도 나왔어요," 등등등 들고 일어설 기세.
탁구, 그 손님1을 유심히 보는 눈빛에서.
양인목 죄송합니다만 손님, 저희집에서는 절대로 이런 실수를 할 리가 없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위생과 청결, 그리고 좋은 재료에 대한 관리만큼은
철저하다고 자부합니다, 틀림없이 이건 뭔가 착오가... (하는데)
손님1 아니 그럼 우리가 일부러 빵에다 쇳가루라도 뿌렸다는 소리야 뭐야!
양인목 아뇨, 손님이 그랬다는 뜻은 아니지만...
손님1 이거 이거 안되겠구만. 당장 식약청에다 고발을 하든지 해야지!
손님들 (이구동성) 맞아요! 맞아요오!!!! (하면서 거의 행패수준)
양인목 다들 진정들 하십쇼, 진정들 하세요! 알겠습니다!
(보더니 손님1에게) 그래서... 저희가 어떻게 해드리면 되겠습니까?
손님1 당연히 손해배상을 해야지!
탁구 (? 그 손님1을 본다. 시선에서)
팔봉집 거실. N
다들 코가 쑥 빠진 기분으로 모여앉아 있는 팔봉집 식구들.
오영자 아니, 그게 말이 돼? 말이?
한사람당 백만원씩 내놓으라니.. 모두해서 열사람이면.. 천만원?
하이구...! 기가 막혀. 우리한테 그런돈이 어딨다고..
허갑수 그러게, 아 천만원이면 저짝 구월동에 있는 열다섯평짜리 아파트
한채값 아니여? 참나...!
양인목 일단 내가 내일 은행쪽으로 대출이 되는지부터 알아볼테니까.. (하는데)
오영자 뭐라구요? 정말루 당신 그 손해배상을 다 해주겠다구? (속상해 죽는)
양인목 그걸 안하면 당장 식약청에 고발할거구, 그럼 곧바로 영업정지야.
그냥 문만 닫는게 아니라 아버님이 지난 사십년동안 쌓아온
신뢰와 명성이 물거품이 돼버릴지도 모른다구.
오영자 그래두 억울하잖아! 우린 아무 잘못두 없는데!! (글썽글썽)
허갑수 내 생각은 그렇다 인목아.
차라리 식약청이다가 우리의 결백을 밝혀달라구 허는게 어떻겄냐, 이?
조진구 이럴 경우엔 거의 열에 아홉은 소비자편을 들게 돼있습니다.
싸움을 해봤자... 오히려 우리쪽 피해만 더 커질거예요.
미순 (하아... 한숨을 내쉬면)
양인목 아버님이 와병중이시다. 혹여라도 이번 일이 아버님 귀에 들어가
병환이 더 심해지시지 않도록, 조용히 우리선에서 마무리 짓도록 하자.
오영자 허이구 세상에 천만원을... 허이구...
탁구 (본다. 보다가 생각하는 시선 위로)
플랫쉬-백> 14씬, 손님1이 유난히 많은 빵봉지를 사들고 가는 모습.
다시 현재>
탁구, 아무래도 그게 영 마음에 걸린다.
조진구, 그런 탁구의 표정을 읽는다. 시선에서.
밤길 일각1 N.
손님1, 선술집에서 술한잔 걸친뒤 밖으로 나오는게 보인다.
손목시계를 한번 들여다본뒤 길 양쪽을 살피더니 한쪽으로 걸어간다.
잠시 후, 그 뒤로 쓰윽 나타나는 탁구, 손님1이 가는쪽을 보더니
거리를 두고 쭈욱 따라오기 시작한다.
그 뒤로 나타나는 조진구, 탁구와 손님1을 번갈아 보면.
밤길 일각2 N.
한쪽으로 모퉁이를 돌아 쭉 걸어오는 손님1,
탁구 그 모퉁이 뒤에 멈춰서서 보면
길한쪽에 세워둔 검은색 세단앞으로 다가서는 손님1.
운전석쪽 창문이 열리면서 수행원1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탁구, 어둠속에서 그 모습을 본다. 보더니 천천히 그들앞으로 다가선다.
탁구 이봐요, 거기들!
손님1 (멈칫.. 돌아본다)
수행원1 (멈칫.. 쳐다보면)
탁구 당신들 두 사람 지금 거기서 뭐하고 있습니까? (쭉 다가오면)
손님1 (탁구의 얼굴을 알아본듯 살짝 당황하는 표정)
수행원1 (재빨리 그대로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해버린다)
탁구 이봐요! 거기 서어어!! (하고 얼마쯤 따라 달려가보지만)
이내 속력을 내서 도망가 버리는 차.
탁구, 멈춰서서 본다. 보다가 돌아보면 어느새 손님1도 사라져버렸다.
탁구 아! 진짜! (하고 돌아보며) 아무래두 이상해. 틀림없이 뭔가 있어 이거..!
(그러다가 차가 사라진쪽을 돌아보는데)
조진구 걱정마라. 내가 차 번호를 봐뒀으니까.
탁구 (멈칫..! 돌아보더니) 어? 진구형님!
조진구 나두 영 이것저것 마음에 걸리는게 있어서 말이다. 그래서 따라나와봤다.
탁구 그렇죠? 아무래도 이거 뭔가 수상한 냄새가 나죠?
계획하구 돈 뜯어낼라구 작당하는거 맞죠? 그렇죠?
조진구 (차가 사라진쪽을 쳐다보며) 아는 사람이 경찰서에 있다.
저 차량번호의 소유주가 누군지 내가 확인해볼수 있을거다.
탁구 어떤 자식들인지 걸리기만 해라! 어우우우! (하고 돌아보면)
조진구 (그런 탁구를 본다. 피식 웃는데서) 그만 가자. (하고 돌아선다)
탁구 (? 돌아보더니 일단 따라가면서 한번 더 차가 사라진쪽을 돌아보면)
그 일각> 한쪽에 숨어서 엿듣는 손님1, 이거 가만있으면 안되겠다..
하는 표정으로 쓱! 고개를 돌리는 위로,
서인숙E 그 쪽 일은 실수없이 진행하고 있는거지?
백화점 안, 일각.
나란히 걸어오는 서인숙과 한승재.
한승재 그렇게 보고받고 있어요.
서인숙 일주일뒤 이사회에서 마준이 문제도 확실하게 매듭짓자구.
한승재 김미순이한테 지분을 찾아오긴 했지만
아직 우리쪽 지분이 8%정도 모자라요.
서인숙 (돌아보며) 남은 일주일안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8%를 확보해야해.
괜히 잘못하다가는 탁구 그 아이한테 마준이 자릴 뺏길지도 몰라.
한승재 무슨말인지 알겠어요. (하는데)
나진 서여사님!
서인숙 (한승재의 뒤쪽을 보며) 어! 그래 나진아.
한승재 (흘끗 돌아본다. 보더니) 저 아이예요?
서인숙 (얼굴에는 미소를 띈채 나진을 향해 웃으며, 나즉히)
그래. 서창물산 무남독녀야. 순 자산만 몇천억대라구,
(한승재를 보며) 올해안으로 결혼을 성사시킬 생각이야,
(하더니 다시 나진을 향해 씽긋 웃으며) 일찍 나왔구나. (그쪽으로 가면)
한승재 (쓱 한번 돌아본다)
서인숙과 나진 함께 쇼핑을 하기 위해 한쪽으로 걸어간다.
한승재 그 두여자를 본다. 보다가 한쪽으로 프레임-아웃 되면
잠시 뒤 그 뒤쪽으로 나타나는 여인의 구둣발... 틸-업하면 김미순이다.
김미순, 한승재가 사라진쪽을 한번 본뒤 서인숙쪽으로 시선 돌리면,
백화점 명품매장안 일각.
서인숙과 나진, 이것저것 고르고 있는 가운데,
그들을 향해 또각또각 다가서는 김미순의 뒷모습.
서인숙 나진이가 보기보다 안목이 아주 좋구나, 응?
나진 여사님 따라갈려면 아직 한참인데요 뭐. (웃는다)
서인숙 (같이 웃으며 돌아서다가 순간 헉..! 귀신을 본것처럼 놀라는 표정)
바로 그 뒤로 와서 서 있는 김미순, 서인숙을 보고 있다.
나진 (? 서인숙의 놀라는 소리에 돌아본다)
서인숙 (나진의 시선 의식한듯, 최대한 놀란 표정을 감추며 김미순을 본다)
자네.... 자네가 여긴 어떻게...?
김미순 (나진을 쓱 한번 본뒤 다시 서인숙을 보며)
지도 쇼핑을 좀 할까 하고예.
나진 (서인숙과 김미순을 번갈아 보며 궁금한 눈빛을 주면)
서인숙 나진아. 먼저 보구 있을래? 내가 아는 사람을 만나서 말이다.
나진 예. (하면서 다른쪽으로 가지만 계속 그 두 여자가 궁금한 눈빛에서)
서인숙 (김미순쪽으로 바싹 다가서며 최대한 나즉히)
이게 무슨짓이야! 미쳤어?
김미순 (흘긋 나진쪽 보더니) 자경이나 자림이는 아닌것 같고...
(서인숙을 보며) 혹시 며느님으로 찍어둔 분입니꺼?
그라고 보이 우리 탁구하고 동갑이었지예? 마준이라는 아드님이.
서인숙 (정말 너무너무 화가 나서 미칠것같은 눈빛으로 보면)
김미순 그래 인상 쓰지 마이소, 그러다 며느님 될 사람한테 다 들키겄습니더.
서인숙 미순이 너어..! (하고 노려보는데)
김미순 아 참.. (하더니 백에서 구일중의 넥타이를 꺼낸다)
서인숙 (순간 멈칫...! 그 넥타이를 보면)
김미순 회장님이 놓고가셔서예.
서인숙 ...! (쿵! 하는 표정으로 다시 김미순을 본다) 뭐라구...?
김미순 (쎄하게) 회장님께서 암말씀도 안하셨는갑네예?
을매전에 크게 교통사고를 당하셔가 이틀내내 즈그집에 계셨었는데예.
그 때 깜빡하고 이걸 놓고가셨다 아입니꺼. (하면서 내밀면)
서인숙 (순간 관자놀이에 불끈! 핏대가 솟는다)
나진 (저 멀리에서 그 넥타이를 본뒤 두 여자를 번갈아 본다. 뭐지?)
서인숙 (기가막힌듯) 너...! 설마 내 남편을 다시 만나고 있었어?
김미순 그라모 안됩니꺼?
서인숙 (허..! 기가차서) 니가.. 정말로 죽고싶은 모양이구나!
김미순 (차갑게 씩 웃으며) 와예? 또 지를 절벽에서 떨어뜨리실라꼬예?
서인숙 (부들부들 떨리는 눈빛으로 탁! 그 넥타이를 채가더니) 천박한것.
김미순 (흥! 그래? 하는 눈빛으로 되받아치면)
서인숙 나진아! 그만 가자! 오늘은 영 컨디션이 안좋구나!
(하더니 그대로 쌩하니 나가버린다)
나진 (? 본다. 김미순을 한번 본뒤 서인숙을 따라나간다)
혼자 남겨진 김미순, 차갑게 피식 한번 웃다가
이내 쎄하게 표정 굳어져버린다. 그 눈빛에서,
거성家, 전경. N.
거성家, 주방. N.
모여앉아 식사중인 구일중, 서인숙, 자경, 자림, 그리고 마준이까지.
너무나 조용히 앉아 식사만 하는 그들 가족의 모습,
쎄한 표정의 서인숙위로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서인숙 마준이는 언제부터 회사에 출근시킬건가요?
구일중 (짐짓 서인숙을 본다)
마준 (멈칫.. 그 말에 서인숙을 본다)
자경/자림 (또 엄마가 슬슬 발동이 걸리는구나 싶은 표정으로 서인숙을 보면)
서인숙 일단 기획실쪽부터 시작하는게 어떨까 싶은데요 여보.
구일중 그건 회사에서 알아서 결정할거요.
서인숙 그럼 김탁구 그 아인 어느 자리부터 주실 생각인가요?
구일중 (멈칫...)
마준 (멈칫...! 쎄한 표정으로 듣는 위로 계속)
서인숙 학력도 없고 경험도 없는 그런 앨 데려다 대체 어느 자리부터 주실지..
(구일중을 보며) 그냥 좀 궁금해서 말이예요.
자경 (사실 궁금했다. 구일중을 한번 쳐다보면)
구일중 (그대로 무시하듯 식사를 계속하면)
서인숙 (흥.! 조소하더니) 아 참.. 주말에 서창물산집안하고 식사모임 있어요.
시간 비워서 꼭 참석하세요 여보. 마준이 자경이 자림이두, 알았지?
마준 (탁.. 숟가락 내려놓으며) 죄송하지만 저는 그 날 다른 약속이 있어요.
서인숙 취소해.
마준 취소못해요. 유경이를 만나기로 했거든요. (서인숙을 정면으로 보면)
서인숙 (멈칫.. 마준을 본다)
자경/자림 (놀라서 마준을 본다)
구일중 (? 마준을 보더니) 유경이라면.. 비서실에 있던 신유경 말이냐?
마준 (구일중을 보며) 네, 아버지. 제가 지금 만나고 있는 여잡니다.
서인숙 마준아! (노기충천)
마준 저는 지금 유경이 말고 다른 여잔 생각없습니다.
만약 제가 지금 누군가와 결혼을 해야한다면 신유경이랑 할겁니다.
구일중 (그런 마준을 본다)
마준 (처음으로 구일중의 눈을 똑바로 보면)
서인숙 마준이 너 정말 정신 못차리겠어? 내가 그 앤 안된다고 했지!
(구일중을 보며) 안된다고 하세요. 서창물산하고 혼사를 맺는게
어떤 의민지.. 누구보다 당신이 잘 알고 있잖아요! (하는데)
구일중 시간되면 한번 데려오거라.
마준 (? 본다. 의외의 반응에 놀라서 보면)
서인숙 여보! (보면)
자경/자림 (역시 놀란듯 구일중을 보면)
구일중 먼저 일어나겠소.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간다)
서인숙 ! (본다. 시선에서)
마준 ... (살짝 멍한 기분으로 앉아 있는데서)
거성家, 안방침실, 옷방. N
들어와 옷을 갈아입는 구일중, 그 뒤로 따라들어오는 서인숙
서인숙 당신 지금 서창물산하고 혼담을 깨겠다는거예요?
구일중 마준이가 싫다잖아.
서인숙 마준인 아직 지 인생에 뭐가 득이 될지, 실이 될지도 모르는 애예요!
구일중 (돌아보며) 그래도 자기 아내를 삼고 싶은 여자는 선택할수 있는 나이지.
서인숙 (멈칫.. 보면)
구일중 (본다. 보더니) 처음으로 내 눈을 보고.. 자기 생각을 말했소.
열두살 때 빵을 배우겠다고 했던 이후로
한번도 저렇게 내 눈을 보며 자신의 의지를 보였던적이 없었어.
서인숙 여보오!!!
구일중 적어도 후회하는 결혼은 시키지 않을생각이요.
서인숙 (쿵..! 마치 자기자신한테 던지는 돌처럼 느껴지는 말)
구일중 (본다. 보더니 그대로 지나쳐가는데)
서인숙 그래서... 다시 만나는거예요?
구일중 (멈칫... 멈춰선다. 돌아보면)
서인숙 (돌아보며) 당신... 미순이를 다시 만났었다면서요?
교통사고 난뒤 그 이틀동안 그 여자 옆에 있었다면서요!!!
구일중 (흔들림 없는 눈빛)
서인숙 왜요? 당신도 후회돼요? 나와 함께 한 결혼생활이 후회돼서..
그래서 다시 그 여자한테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런거예요?
구일중 대체.. 뭐가 그렇게 두려운거요?
서인숙 ! (본다)
구일중 당신은 모든걸 다 갖고 있잖소. 근데.. 뭐가 그렇게 두려운거요?
서인숙 (본다. 보더니 결국..!) 당신을... 잃을까봐 두려워요...
(툭... 눈물이 떨어진다) 당신이 날... 떠날까봐.... 두려워요! 됐어요?
(하는데 자존심이 상한다. 투두둑...! 떨어지는 눈물)
구일중 ...! (이런 말을 듣게 될줄 몰랐다. 놀란듯 그 눈물을 빤히 바라보는데서)
유경의 집 앞. N.
라면이 든 비닐봉지를 달랑달랑 들고 걸어오는 유경,
오다가 멈칫.. 쳐다보면 한쪽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 마준.
마준, 유경을 보더니 다가선다.
마준 어디갔다 와?
유경 그냥 볼일이 좀 있어서. (하고 지나쳐 가려는데)
마준 (그대로 돌아서서 뒤에서 유경을 꼭 안는다)
유경 (멈칫... 멈춰서면)
마준 아버지가.. 널 데려오래.
유경 (살짝 놀란다) 회장님이..? 나를...?
마준 내가 만나고 있는 여자가 너라고 말씀드렸더니... 널 데려오래.
유경 ! (본다. 살짝 긴장하는 눈빛....)
마준 (그 역시도 조금은 긴장되는 기분으로 유경을 더 꼭 안는다)
유경 (살짝 불안해지는... 마음이 복잡한 표정위로 E. 전화벨 소리)
한승재 사무실. N.
한승재 (수화기를 집어들며) 그래 나야, 어떻게 되가고 있어? (듣더니)
귀찮게 질질 끌지말고 끝내. 그런 작은 가게 하나쯤 문닫게 하는거
일도 아니잖아. 그렇게 해. (시선에서)
팔봉집, 거실.
통장이며 대출받은 돈들을 테이블위에 올려놓고 계산중인 양인목,
긁적긁적하면서 그래도 돈이 좀 모자란듯... 난감한 표정인데
그 때 스윽 통장과 도장을 들이미는 손.
양인목 (? 보면)
탁구 (씩 웃는다) 얼마 안되지만.. 보태 쓰시라구요.
양인목 탁구야. 됐다! 다른건 다 건드려도 니 돈만은 싫다.
그 돈이 어떤 돈인데.,, (보며) 어서 넣어둬!
탁구 저희 어무이도 이해하실겁니다.
양인목 (멈칫... 보면)
탁구 가족같은 분들이 곤경이 처하셨는데도 모른척하고 있다면,
오히려 절 혼내셨을겁니다. 싸나이도 아니라구요.
(도로 통장과 도장을 내밀며) 제가 더 열심히 일해서 벌면 되요.
그러니까.. 우선은 받아주세요.
양인목 ! (보는데)
슬그머니 그 옆으로 나타나는 허갑수와 조진구, 고재복까지
테이블위에 봉투를 쓱 올려놓으며
허갑수 우리 세사람두 좀 보태봤다.
양인목 왜들 이러는거야! 빵집문제는 어떻게든 내가 알아서 할수있는데..
허갑수 (OL) 내 생각은 그렇다 인목아.
팔봉빵집이 살어야 내가 살고, 내가 살어야 빵집도 살고 이?
한마디루다 우리허고 빵집은 동심일체다 그 말이지이,
고재복 일심동쳅니다 갑수아저씨.
허갑수 어허! 으른이 얘기허는디. (하더니) 워쨌든 보태 쓰라 그 말여, 이?
양인목 (그 말에 허갑수를 본다. 보다가 고재복을 조진구를 그리고 탁구를 본다)
고재복 (그러라는듯, 웃는 얼굴로 보고 있다)
조진구 (같은 심정으로 보고 있다)
탁구 받아주십쇼, 대장!
양인목 (본다. 보다가 괜히 시큰해진다. 어쩔줄 모르는데, 그 때)
오영자 여보!!! 미순이 아부지이!!!!! (하고 뛰어들어온다)
일제히 (??? 돌아보면)
오영자 (손에 통지서를 든채 어쩔모르며) 어뜩해요, 어뜩해요... (하고 내민다)
양인목 (재빨리 일어나 그 통지서를 본다)
쿵! 식약청에서 날라온 통지서위로 <3개월간 영업정지> 라는 문구.
그 뒤로 모여들어 같이 그 통지서를 보는 탁구, 허갑수, 조진구, 고재복.
그 통지서를 보고 다들 하얗게 질린다. 놀라는 표정들 위로,
오영자 이제 우리 어뜩해.. 여보오... (글썽글썽)
양인목 (당황하면서도, 일단) 조용히 해! 아버님 들으셔.
오영자 (그대로 주저앉으며 소리없이 흐으..! 눈물을 터뜨린다)
허갑수, 조진구, 고재복, 양인목 모두 다 망연자실....
탁구, 역시 멍한 표정으로 보다가 팔봉의 방쪽을 돌아보면.
팔봉의 방.
그저 조용히 눈을 감은채 누워있기만 하는 팔봉의 모습에서,
팔봉제빵점 위기 몽타쥬.
1. 팔봉제빵점.
문앞으로 공문이 붙는다. "행정처분에 관한 게시물"
(이 가게는 3개월동안 영업을 정지한다는 내용으로)
직원1. 그 게시물을 붙이고 가버리면
그 앞에서 멍하니 서서 쳐다보고 있는 양인목과 허갑수, 조진구, 고재복,
그리고 탁구와 미순의 표정... 다들 망연자실한듯.. 보는데서,
2. 팔봉집 거실.
멍하니 지역신문을 들여다보고 있는 미순,
"인천의 명물 P제빵점 빵에서 쇳가루 검출! - 영업정지처분-"
미순 (충격으로 멍한채) 할아버지....
3. 제빵점 1.
제빵인들 모여서 그 신문을 보고 있다. 믿을수 없는 표정.
제빵인1E 뭐야? 팔봉선생댁에서 이런 사고가 났다구?
4. 손님2의 집 앞.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고발 철회를 부탁하지만
문전박대당하는 양인목과 탁구.
5. 제빵점 2.
역시 빵집 주인과 제빵사들 모여서 신문을 들여다보면서 두런두런..
이럴수가! 하는 표정과 분위기로...
제빵인2E 원래 봉빵두 그 양반께 아니라는 소문이 있어.
6. 손님3의 집 앞.
손님3한테 멱살을 잡힌 허갑수.
"늬들이 사람 먹는 빵에 이렇게 몹쓸짓을 해!!!" 하면서 뒤흔든다.
고재복이 허갑수를 말리다가 같이 길바닥에 내동댕이 쳐지는데서.
7. 제빵점 3.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왠지 욕하는 분위기의 제빵사들...에서.
제빵인3E 이러니 우리 제빵인들이 싸잡아 욕을 먹는거야!
이젠 팔봉선생 명성도 한물 가는구만! 에이...
8. 손님4의 집 앞.
또 다시 문전박대 당하고 돌아서는 탁구와 양인목..
양인목 (후우! 한숨으로) 도무지 우리쪽 얘긴 들을려고도 안하는구나....
탁구 (본다. 보다가 그 집문을 두드리며)
이보세요! 잠깐만 저희 얘기 좀 들어주십쇼오! 예?
문 좀 열어달라구요 조옴!!! (하는데)
양인목 (그 손을 잡더니) 됐다. 여기서 더 하는것도 민폐다.
그만 가자 탁구야. (하더니 터벅터벅 걸어가면)
탁구 (본다. 보다가 후우! 답답한 한숨으로 돌아보는데서)
조진구E 차량번호 조회한 결과가 나왔다.
제빵실.
스윽... 테이블위로 종이를 내미는 조진구.
조진구 거기에 적힌 회사가 차량주로 돼있드라.
탁구, 재빨리 집어들어서 본다. 보다가 멈칫...! 두 눈이 동그래진다.
차량번호옆에 써있는 그 소유주는 다름 아닌 "거성"!!!
탁구 (믿을수 없다) 거성... 이라구요?
조진구 그래.
탁구 (멍... 한 표정으로 빤히 본다. 보다가 조진구를 올려다보며)
그럼... 지금까지 일어난 이 모든일이.. 나 때문이라는겁니까?
조진구 (본다)
탁구 나 때문에... 팔봉집까지 건드린거라구요?
조진구 실질적으로 사주한 사람이 누군지는 잘 모르겠다만,
일부러 노리고 꾸민 일인건 확실한거 같다.
탁구 ...! (멍... 한 눈빛으로 본다. 그 눈빛에서)
팔봉의 방.
누워있는 팔봉옆에 멍하니 앉아 있는 미순,
미순 할아버지... (훌쩍..! 눈물을 꾹 눌러 참으며 쳐다보면)
어서 기운 좀 차리세요, 예? 할아버지...
팔봉 (기력없는 표정으로 눈을 감고 누워있기만....)
탁구 (그 뒤로 문밖에 서서 그 모습을 들여다본다. 같이 울컥..! 한다)
팔봉집, 거실.
허갑수는 아이고고고하고 있고, 고재복은 그런 허갑수의 허리에 파스를
붙여주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양인목과 오영자가 한숨을 푹 내쉬며
코가 쑥 빠져 있다. 한쪽으로 걸어나와 그들을 바라보는 탁구,
진심으로 그들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
순간 손에 들어 있는 종이(조진구가 준)를 있는 힘껏 꾸욱! 움켜쥔다.
그 동안 사라졌던 탁구의 그 무서운 눈빛이 되살아난다.
분노로 가득한 그 눈빛으로 쎄하게 한쪽을 돌아본다. 시선위로.
E. 똑똑똑! (노크소리)
거성식품, 회장실.
문이 열리면서 안으로 들어서는 여비서,
여비서 회장님 신유경씹니다.
구일중 (고개들어 본다 보더니 서류를 닫으며) 들어오라고 해.
유경 (천천히 안으로 들어선다. 구일중을 보더니 정중히 인사)
안녕하셨습니까 회장님.
구일중 (자리에서 일어서서) 그래, 이리와 앉지. (하면서 소파로 자리 옮긴다)
유경 (본다. 보다가 표안나는 심호흡 한번 한뒤 소파에 앉는다)
여비서 (밖으로 나가 문을 닫으면)
구일중 (본다. 보더니) 마준이한테 얘기 들었네.
유경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습니다. 송구합니다 회장님.
구일중 좀 뜻밖이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기도 했네.
그래... 자네도 물론 진심이겠지? (하고 보면)
유경 (본다. 보다가) 진심이 되려고.. 노력중입니다.
구일중 (본다. 피식 웃으며) 지나치게 솔직하구만.
유경 죄송합니다. (시선을 떨구는데)
구일중 모든건 다 한순간이네.
젊은 시절도, 사랑하던 시절도 눈 깜빡할 사이에 흘러가버리고 말지.
유경 (그 말에 멈칫... 구일중을 보면)
구일중 마준이를 진심으로 애껴주고 위해주게. 많이 외로운 아이야.
유경 회장님...
구일중 나라는 사람이 원래 일만 할 줄 알았지,
자식 사랑에는 너무 서툴러서 말일세.
내가 해주지 못한걸 자네가 채워줄수 있다면.. 정말 고맙겠어.
유경 ...! (본다, 울컥..! 구일중의 부정 때문에 먹먹해지면서)
제가.. 많이 부족합니다 회장님.
저는 부모님도 없구, 보육원 출신에.. 아무것도 내세울게 없습니다.
이렇게 흠많고 부족해도.. 괜찮겠습니까?
구일중 진심으로 마준이 편이 돼준다면... 나는 그걸로 됐네.
유경 (글썽..! 눈물이 고인다. 잔잔한 감동으로 구일중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거성식품, 로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천천히 걸어나오는 유경,
조금전 구일중의 진실한 말 때문에 가슴이 먹먹해진채 걸어오다가
저만치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 마준을 본다.
살짝 초조한 느낌으로 왔다갔다하다가 유경쪽을 돌아본다.
유경 (그런 마준을 물끄러미 보면)
마준 (얼른 다가서며) 어떻게 됐어? 아버지가 뭐래? 어?
유경 (본다. 보더니) 저녁.. 같이 먹자시네?
마준 뭐? (놀란다)
유경 일 마무리하고 금방 내려오시겠대.
마준 (안도의 미소가 번지며 유경의 어깨를 잡더니) 잘했어.. 잘됐다 증말.
유경 ... (마냥 좋은 기분보다는.. 그저 먹먹하고 묘한 기분에서)
거성식품 앞.
화면앞으로 프레임-인 되는 탁구, 냉정하고 무서운 눈빛으로 보더니
그대로 문을 밀고 들어선다. 성큼성큼..!
거성식품 로비.
훅! 문을 밀고 들어서는 탁구, 성큼성큼 저돌적으로 걸어들어선다.
그렇게 쭉 걸어가다가 멈칫.. 발걸음이 뚝 멈춘다.
저 앞으로 유경과 마주서 있는 마준의 모습,
유경을 바라보며 얘기하는 마준의 표정이 그리 행복해보일수 없다.
유경은 그저 마준이 하는 얘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탁구 (쿵! 마음 한켠이 또 무너진다)
유경 (어색하게 피식 웃으면서 고개 돌리다 멈칫.. 탁구를 본다)
마준 (? 보다가 고개 돌리다가 탁구를 본다. 순간 표정 쎄해지는....)
탁구, 마준, 유경.. 그 세사람, 묘한 긴장감으로 서로를 보다가
탁구가 먼저 시선 돌린뒤 그대로 두사람을 지나쳐 엘리베이터로 가는데
마준 (유경을 뒤로 감추듯 앞으로 나서며)
니가 여긴 어쩐일이야?
탁구 (멈칫.. 멈춰서더니) 너 만나러 온거 아냐. 회장님 만나러 온거다.
유경 (짐짓..탁구쪽을 본다. 똑바로는 보지 못한채)
마준 왜? 갑자기 급한 일이라도 생겼어?
탁구 팔봉집이 영업정지를 당했어.
마준 아..! 그거? 그래.. 나두 신문에서 본것 같긴 하네.
(보며) 그래서 아버지한테 뭘 부탁하려고 온건데?
탁구 니가 알거 없고. (하면서 다시 가려는걸)
마준 그딴 구멍가게 같은 빵집 때문에 아버지 귀찮게 하지마!
탁구 (멈칫.. 그 말에 다시 마준을 본다)
마준 간만에 지금 분위기 좋은데 그런일로 기분 망치고 싶지 않거든?
탁구 한때는 니가 지냈던곳이야. 팔봉선생님은 니 스승이기도 했던분이구!
마준 미안하지만 팔봉선생같은건 이미 내 머릿속에 없는 양반이야,
영업정지를 당하든, 명예가 구겨지든.. 내 알바 아니라구, 알겠어?
탁구 (순간 표정 묘하게 변하며) 설마... 마준이 너냐?
마준 (? 본다)
유경 (? 돌아보는 위로 계속)
탁구 경합에서 지고, 봉빵시연까지 망쳐버린 분풀이를..
설마 그렇게 한거야 너?
마준 (순간 표정 쎄해진다. 이 녀석.. 날 의심하고 있어?)
탁구 대답해! 니가 한짓이야 아니야! (한번 더) 니가 한짓이야 아니야!!!
마준 (그 앞으로 쓱 다가서며 아주 나즉히) 그랬다면 어쩔건데?
탁구 ! (쿵..! 마준을 본다)
마준 (살벌한 눈빛으로) 내가 그랬다면.. 어쩔거냐구, 어? (하는 순간)
순간 탁구의 분노폭발!!!!!
그 동안 참고 참았던 모든 감정들이 그 주먹에 실려 그대로
마죽의 턱을 날려버린다. 쿵..! 그대로 그 충격에 나가떨어지는 마준.
유경 ! (본다)
경비원들 (일제히 몰려들어와 탁구를 저지하는 가운데)
탁구 나쁜 자식!!!! 스승님이야! 팔봉선생님은 우리들 스승님이라구!!!
마준 (입술이 깨진채 노려본다. 보더니) 다들 저리 비켜!!!
(하면서 말리는 경비들을 제치고 탁구앞으로 다가서서)
너 이자식! 죽고 싶어? (하면서 주먹을 날리는데)
탁구 (턱! 그 주먹을 잡아채면서 실력발휘하듯 다시 퍽! 마준을 때린다)
유경 (놀란듯 바라보는 위로) 안돼 그러지마...!
탁구 (또 때린다!)
유경 그만해 탁구야...!
탁구 (또 한번 주먹을 날리려고 주먹을 드는데)
유경 (그대로 마준앞으로 막아서며) 그만하라구우!!!!
탁구 (멈칫..! 눈앞에 끼어든 유경을 본다)
마준 (유경의 뒤에서 입술이 깨진채 유경을 본다)
탁구 (조금은 놀란듯.. 유경을 빤히 보면)
유경 그러지마. 이 사람.. 때리지 말라구.
탁구 ...! (본다)
유경 (사실은 더 이상 탁구가 주먹쓰는걸 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다.)
제발 그만해... 탁구야...!
탁구 (유경아...! 그런 유경을 빤히 바라보는데)
구일중E (버럭) 대체 이게 다 무슨 일이냐!!!!
동시에 탁구, 마준, 유경, 소리나는쪽을 돌아보면,
구일중, 그 세사람을 본다. 보다가 마지막으로 탁구를 보면
탁구, 그제야 천천히 주먹을 내리며 구일중을 본다.
구일중 탁구야 니가 대체 왜..? (하면서 놀란듯 보면)
탁구 (짐짓 시선을 돌린다. 못볼꼴을 보여드렸다..!)
마준 (구일중이 안보이도록 표안나게 씨익.. 웃으며 탁구를 본다)
유경 (역시 안된 표정으로 탁구를 본다. 이래서 말리려고 했던건데...)
구일중 (다가서며 조금은 엄하게) 이게 다 무슨상황이냐. 설명해보거라!
탁구 ....
구일중 탁구야! (하는데)
탁구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 구일중에게 내민다)
팔봉빵집이.. 영업정지를 당했습니다.
구일중 (멈칫.. 본다)
탁구 스승님이 지금 많이 편찮으신데... 아무래도 누군가 모함을 한것
같습니다. 그 차량을 타고 있던 사람이 연루된것 같길래 찾아왔습니다.
(보며) 진상을.. 밝혀주십쇼! 회장님!
구일중 (본다. 보다가 그 종이를 받아든다, 다시 탁구를 보면)
탁구 소란을 피워.. 죄송합니다 회장님!
(꾸뻑 인사하더니 그대로 돌아선다. 돌아서다가 멈칫...)
마준이와 함께 서 있는 유경과 시선이 마주친다.
유경, 탁구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탁구, 그대로 시선을 돌린다.
유경, 그런 탁구의 외면에 가슴 한켠에 무언가 잘라져나가는 기분..
탁구, 그대로 유경과 마준을 지나쳐 그곳을 빠져나온다.
유경, 멀어지는 탁구의 뒷모습을 본다.
그렇게 아버지와 동생과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을 뒤로한채 걸어나오는
탁구, 어금니를 꾹 문채 걸어나오는 그 모습에서.
팔봉제빵점 앞. N.
조진구와 미순, 제빵점 옆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
그 때 저쪽으로 터벅터벅 걸어오는 탁구를 본다.
미순 어? 탁구야! (하면서 뛰어간다)
조진구 (? 돌아본다)
탁구 (미순을 본다. 천천히 걸음을 멈추면)
미순 (다가서며) 대체 어딜 갔었던거야? 말두 없이? 얼마나 걱정했는줄 알아?
탁구 (미순을 빤히 보면)
미순, 그런 탁구의 표정을 보고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그러다 천천히 시선을 내려 탁구의 주먹을 본다.
그 오른손등이 까져서 피가 맺혀있다. 싸웠구나...!
놀란 눈빛으로 다시 탁구를 보면
탁구 미안하다 미순아... 내가 그만 약속을 어겼다.
미순 (무슨일이 있었구나... 탁구를 빤히 본다) 탁구야...
탁구 미안하다... 나 때문에 모두를 힘들게 해서..
그래서 더 참을수가 없었어 내가...
(순간 울컥..! 절대 울지는 말고, 곧 다가올 씬들을 위해 눈물을 아낄것!)
미순, 그런 탁구의 아픈 마음이 전해져온다. 보더니
말없이 두 손으로 탁구의 까진 주먹을 보듬듯 감싸준다. 그러더니
그대로 탁구의 어깨에 이마만 살짝 갖다대듯이 기댄다.
동시에 툭... 툭...! 미순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그 눈물이 미순의 손으로 탁구의 손등으로 하염없이 떨어진다.
탁구 미안해...
미순 (고개를 가로저으면서도 계속 눈물만 떨어진다)
그 두 녀석의 모습.
조진구, 한쪽에서 나즉히 한숨으로 본다. 시선에서.
거성식품, 회장실. N.
문을 열고 들어서는 한승재, 들어서다가 멈칫.. 보면
수행원1이 한쪽에 서서 완전히 창백하게 질린 표정으로 보고있다.
한승재 (순간 멈칫... 본다. 보다가 구일중을 보면) 회장님... 무슨일이십니까?
구일중 (돌아서서 한승재를 본다, 완전히 무서운 눈빛으로) 자네가 시켰다구?
한승재 (멈칫... 구일중을 본다)
구일중 내 스승의 명예를 더럽히고, 팔봉빵집의 문을 닫게 하고...
그 모든걸 자네가 시켰다 그 말이지?
한승재 회장님! 무슨 오해가 있으신거 같습니다만,
구일중 왜 그랬나? 탁구 때문인가?
한승재 (멈칫.. 본다)
구일중 그 아이를 괴롭히려고 그런짓까지 꾸민게야!!!
한승재 회장님..!
구일중 감히 내 아들을 건드린것도 모자라 하늘같은 내 스승까지 괴롭히다니!
내 더 이상 자네의 만용과 패악을 봐줄수가 없군!
한승재 (순간 그 목소리에 묘한 위압감을 느낀채 보면)
구일중 일주일 시간을 주겠네. 일주일안에 신변정리하고 사표 제출하게!
한승재 (쿵..! 본다)
구일중 (추상같은 눈빛으로 쳐다본뒤 그대로 홱! 나가버리면)
수행원1 (죽을맛이다) 실장님..! 죄송합니다 죽여주십쇼!
한승재 ....! (표정없이 그대로 충격받은 표정에서)
거성식품현관 앞. N
문을 열고 기다리는 윤기사, 그 앞으로 다가서는 구일중.
구일중 인천으로 가야겠네. 선생님댁으로! (올라타면)
윤기사 네, 알겠습니다. (문을 닫은뒤 차에 올라탄다, 출발하면)
팔봉의 방. N.
조용히 눈을 뜨는 팔봉, 그러더니 천천히 자리에서 힘겹게
일어나 앉는다. 잠시 흐음...! 생각하는 눈빛이더니.
방바닥에 지필묵을 꺼내놓는 손.
그 옆으로 세 번째 과제를 쓸 화선지를 펼치는 손.
서진으로 종이끝을 고정하는 손. 조용히 먹을 가는 손,
붓에 먹을 묻히는 손, 그리고 조용히 화선지위에 써내려가는 글씨,
천천히 "세상에서 가장.. "이라고 써내려가는 손에서...
탁구의 방. N.
이불도 펴지 않은채 새우잠을 자듯 쪼그리고 잠이 든 탁구,
(주먹을 날린 손등위로 반창고가 붙여져 있고) 그 위로.
팔봉E 탁구야.
탁구 ...
팔봉E 탁구야?
탁구 (짐짓 눈을 뜬다 돌아보다가 멈칫.. 놀라서 일어나 앉으며) 스승님!
팔봉 (문앞에 서서 빙긋이 웃고 있다)
탁구 (얼른 일어나 보며) 스승님, 괜찮아지신겁니까? 이젠 다 나으신겁니까?
팔봉 제빵복으로 갈아입고 따라오거라. (하면서 앞장서서 간다)
탁구 (? 본다. 시선에서)
제빵실 안. N.
제빵복을 입고 있는 팔봉, 머리위로 모자를 쓴다.
그 앞으로 역시 제빵복으로 갈아입고 들어서는 탁구, 팔봉을 보면.
탁구 스승님... 정말로 괜찮으신겁니까?
갑자기 이렇게 움직이시면 안될것 같은데요?
팔봉 어서 반죽이나 내오거라.
탁구 예?
팔봉 (탁구를 본다. 보며) 빵이 만들고 싶구나.
탁구 (빤히 본다) 스승님...
팔봉 (따뜻한 웃음으로 본다)
탁구 (본다. 보더니 짐짓 미소로 보더니) 예, 알겠습니다.
하면서 발효실에서 반죽을 꺼내와 팔봉앞에 대령한다.
팔봉, 소매를 걷어올리고 손반죽을 시작한다.
그렇게 팔봉은 빵을 만들고, 탁구는 옆에서 도우미를 하는 모습.
팔봉이 가장 사랑하는 제자에게 보여주는 마지막 제빵시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려는듯 탁구에게 이것저것
빵만드는 기술들을 가르쳐준다.
(누구나에게 그 마지막에 가장 빛이 나는 순간이 있다고 한다.
지금 팔봉의 빵만드는 그 순간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도록)
탁구, 와아..! 하면서 그 모든걸 다 눈에 담아두려는듯 열심히 보는위로,
팔봉E 탁구야.
탁구E 예 스승님?
팔봉E 너는 빵이 왜 좋으냐?
탁구E 빵에서 나는 따뜻한 냄새가 좋습니다.
팔봉E 그렇구나.
탁구E 스승님은 왜 빵이 좋으십니까?
팔봉E 그야.. 사람이 먹는것이니 좋지.
탁구E 아.. 예에..! 그럼 저도 그리 바꾸겠습니다.
팔봉E 녀석... 허허허허... (웃는 웃음에서)
팔봉, 마지막으로 성형한 빵을 철판위에 올려놓으면,
탁구, 한쪽에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가져다 놓는다.
팔봉, 힘겨웠던듯.. 의자에 어이쿠! 하면서 앉는다.
탁구 몸도 아직 성치 않으신데 너무 무리하신것 아닙니까 스승님?
팔봉 아니다. 오랜만에 빵을 만들었더니 오히려 몸두 마음도 가뿐하구나.
(하다가 탁구의 손등에 붙어있는 반창고를 본다)
탁구 (얼른 멈칫.. 손등을 가리면)
팔봉 탁구야.
탁구 예 스승님?
팔봉 어차피 인생이란 겪는것이다.
탁구 (? 본다)
팔봉 나쁜일도 겪고, 슬픈일도 겪고, 좋은일도 겪고, 기쁜일도 겪고...
그게 인생인것이야.
탁구 예에..
팔봉 더군다나 태조는 하나뿐인 니 동생이 아니더냐?
니가 평생 안고 가야할 너의 동무니라.
탁구 (멈칫... 팔봉을 보면)
팔봉 느이 아버지한테서 진작에 얘기 다 들었다.
탁구 스승님...! (순간 가슴이 먹먹해져서 보면)
팔봉 내 평생에 후회되는 한가지는.. 하나뿐인 친구를 그리 떠나보낸것이다.
내가 더 이상 봉빵을 만들 수 없었던건..
바로 친구를 잃은 아픔 때문이었지.
(보며) 이 세상에 사람보다 중한것은 어디에도 없느니라.
탁구 (본다. 보더니) 네, 스승님...
팔봉 (고개를 끄덕이더니) 허면 이제 너는 어찌하겠느냐, 탁구야?
탁구, 본다. 보더니 앞에 있는 스승이 만든 빵의 철판을 오븐에 넣는다.
물컵 두 개를 넣고 버튼을 누른뒤 다시 팔봉을 향해 돌아서며
탁구 기다려야죠.
팔봉 (본다)
탁구 빵이 다 구워질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팔봉 (본다. 보다가 흐뭇하게 빙긋 웃는다. 고개를 끄덕이면)
탁구 (빙긋 웃음으로 다시 오븐을 향해 돌아선다. 희망의 눈빛으로)
팔봉, 그런 탁구의 등을 쳐다본다. 흐뭇하게 바라보는 위로
팔봉E 처음 니가 여기에 왔을때만 해도 넌 그저 상처입은 어린 아이였는데..
이제는 어른이 다 되었구나...
팔봉과 탁구의 아름다운 몽타쥬.
1. (6부 64씬)
팔봉 얘, 니 이름이 무어냐?
어린탁구 김탁굽니더.
2. 무릎꿇은 탁구위로 우산을 띄워주는 팔봉선생 위로, (7부 51씬)
(탁구E "저는 빵이 싫습니다")
3. 빵을 구워 상처받은 탁구앞에 내미는 팔봉선생. (8부 60씬)
(팔봉E "이제.. 빵과 화해를 하는게 어떠냐?")
4. 팔봉, 호오! 지켜보는 앞에서 수분체크하는 탁구의 모습, (10부 35씬)
빵시범을 보이는 탁구의 모습을 재밌다는듯 보는 팔봉의 모습위로.
(탁구E "경합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기고 싶습니다!")
5. 붕대로 눈을 가린채 빵성형을 하고 있는 탁구의 모습, (13부 40씬)
6. 유경이가 준 모자를 쓰고 처음 보리밥빵을 구워내는 탁구 (17부 37씬)
(팔봉E "나는 말이다. 그 녀석이 어찌될지 그 다음이 아주 궁금허구나)
7. 잠든 탁구와 마준을 보며 웃음짓던 팔봉선생. (16부 40씬)
8. 팔봉식구들과 함께 봉빵시연에서 이기면서 서로 끌어안는 위로, (23부)
(탁구E 무슨일이 있어도 스승님의 명예..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다시 제빵실. N.
그 추억을 기억하듯 조용히 눈을 감는 팔봉선생...
팔봉E 어차피 인생은 들판의 꽃과 같아서 지고 나면
그 있던 자리도 다시 알지 못하거늘...
그래도 내 인생 끝자락에 너를 만나 참으로 즐거웠구나 탁구야.
하면서 조용히 잠이 든다.
그 표정 세상에 그렇게 평화로울수가 없다.
동시에 삐이..! 하고 오븐 타이머 소리.
탁구, 오븐을 열고 그 철판을 꺼내 쿵! 내리친다.
빵바구니에 빵들을 담는다. 그리고 팔봉을 본다.
탁구 스승님. 빵이 다 구워졌습니다.
팔봉 ...
탁구 주무십니까? (하면서 빵바구니를 들고 팔봉옆으로 다가선다)
스승님.. 빵이 다 구워졌습니다.
스승님? (살짝 어깨에 손을 얹는다)
스르르르... 무릎에 있던 팔봉의 팔 한쪽이 의자로 미끄러진다.
탁구, 멈칫..! 그 손을 잠시 보다가 천천히 팔봉의 얼굴을 본다.
팔봉, 너무나 평화롭게 잠이 든 표정...
탁구, 천천히 그 옆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손을 들어 팔봉의 손을 가만히 잡아보는 탁구.
식어가는 그 체온에 멍한 느낌으로 그저 빤히 바라보는...
그 옆에 놓여진 빵바구니에서는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고 있다.
팔봉의 방. N.
미순 (문을 열고 들어서다가) 어? 할아버지?
이부자리가 깨끗하게 개어져 있고,
방안 정리정돈도 아주 깨끗하게 되어 있다.
책상위에는 세 번째 경합과제인 두루마리가 올려져 있고.
미순, ? 돌아본다. 시선에서.
팔봉의 집 거실. N.
웅성웅성 모여있는 양인목, 오영자, 허갑수, 고재복, 미순
양인목 (안에서 나오며) 화장실에도 안계시는데?
오영자 어딜 가셨대?
조진구 (계단에서 내려오며) 탁구도 지금 방에 없습니다.
양인목 그래? (하면서 제빵실쪽을 본다)
미순 (같이 돌아보는 표정에서)
팔봉제빵점 앞. N.
도착하는 구일중의 차. 구일중, 차에서 내려서는데
그 때 팔봉집에서 우르르 나오는 팔봉집 식구들을 본다.
구일중 인목이.
양인목 (구일중을 보더니) 아, 일중형님.
구일중 무슨 일인가?
양인목 아버님이 많이 편찮으신중인데.. 갑자기 안보이셔서요.
탁구하고 같이 있는지 보러 가는중입니다. (하면서 다급히 들어간다)
허갑수 그럼 나두 이만.. (다급히 따라가면)
일제히 (조진구와 오영자, 미순, 고재복 우르르 따라들어간다)
구일중 (? 돌아본다. 시선에서)
팔봉제빵실 안. N.
미순이 가장 먼저 뛰어들어오다가 멈칫.. 한곳을 보고 멈춘다.
그뒤로 양인목과 오영자, 허갑수와 조진구, 고재복, 일제히 들어서다가
걸음을 멈추고 미순이 쳐다보는 곳을 본다.
그 마지막으로 들어와 보는 구일중, 그 안쪽을 보면
의자에 앉아 편히 잠든 팔봉과 그 옆에 무릎꿇고 앉아 자리를 지키는
탁구의 모습이 보인다. 그 모습 너무나 고요하고.. 숭고해보이는...
미순 (조심스럽게...) 탁구야...
탁구 ...
미순 (두려운 마음으로) 탁구야...
탁구 (나즉히) 조용히 해 미순아. 스승님.... 깨시겠다....
순간 구일중과 양인목, 그리고 허갑수와 조진구, 고재복, 오영자
일제히 멍한 눈빛으로 일제히 팔봉선생을 본다.
구일중, 본다. 양인목, 본다. 허갑수, 고재복, 본다. 조진구, 본다.
오영자, 순간 힘이 턱..! 빠져나가는듯 멍하니 본다.
그 옆으로 미순, 순간 두 손으로 입을 가린채 눈물을 글썽글썽..
탁구, 조용히 눈을 들어 팔봉을 본다.
(여기서도 절대 탁구는 울지 말것!!! 나중에 큰 한방이 있으니!!!)
(*** 팔봉의 죽음은 탁구에게 슬픔이나 좌절이 아니라
탁구가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게 되는 숭고한 계기다, 그런 느낌으로)
그렇게 조용히 잠든 팔봉의 얼굴에서,
어느 들길.
초록빛 가득한 들길을.. 검정색 우산을 쓰고
처음 탁구를 만났을때 그 옷, 그 모자차림으로 걸어가는 팔봉의 뒷모습,,
그 위로,
탁구E 스승님! (부른다)
팔봉 (멈칫.. 돌아본다. 보더니 환하게 웃어준다. 그 얼굴에서 스틸)
팔봉선생의 얼굴, 배웅하듯 환하게 웃어주는 탁구의 얼굴과 함께
사진에 박히면서, <23부 끝>
*** 팔봉 선생님!!!! ***
그 동안 너무나 수고하셨고, 또한 감사드립니다.
무한한 애정과 마음으로부터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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