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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해 우리는 6

 

 자고 갈래?

 

 (연수우리가

 

 헤어져야 했던 이유

 

 [떠들썩하다]

 

 (지연연수매점 가자

 

 미안나 별로 생각 없어

 

 ?  내가 바나나우유 쏠게?

 

 아니야나 진짜 괜찮아

 

 다른 애들이랑 갔다 와

 

 - (지연그래  - (영지지연!

 

 (영지빨리 와매점 가자

 

 (지연간다

 

 (영지빨리 와

 

 쟤 또 안 간다지?

 

 뭐 하러 매번 물어봐?

 

 - (지연들려  - (영지상관없어

 

 (영지걔 좀 그만 챙겨  [매미 울음]

 

 걘 우리 하나도 신경 안 쓰고  자기만 생각하잖아

 

 (혜수그래

 

 국연수 걔가 언제 한 번이라도  뭐 사 준 적 있냐?  [잔잔한 음악]

 

 매번 받아먹기만 하지

 

 (지연에이그래도  걔가 사 달라고 한 건 아니잖아

 

 (영지그래도 그게 계속 반복되면

 

 염치가 없는 거지

 

 지난번에도?

 

 너는 걔 생일 선물 다 챙겨 줬는데

 

 (연수가난이 너무 싫은 건  [영지가 말한다]

 

 남에게 무언가  베풀 수가 없다는 거예요

 

 [학생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특히 날 때부터 따라다닌 가난은

 

 (영지내가 했겠냐?  [영지의 웃음]

 

 (혜수아유나도 안 했는데

 

 (영지몰라  하지 마하지 마

 

 (연수점점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것도

 

 꺼리게 만들더라고요

 

 [풀벌레 울음]

 

 물론 어린 마음에  꽤나 큰 상처였지만

 

 그래도 괜찮았어요

 

 [문이 철컥 열린다]

 

 (연수할머니

 

 (자경어유또 나와 있지

 

 오지 말라니께

 

 (연수혼자 있기 심심해서  나왔거든요?

 

 (자경아휴

 

 (연수저한텐 지켜야 할  소중한 게 있었으니까요

 

 (연수손 차가운 거 봐

 

 (자경저녁은?

 

 (연수오늘도 할 일 많았어?

 

 (자경아니별로 없었어

 

 (학생1) 교복 봐라

 

 전교 1등 티 내는 거야?

 

 (학생2) 신발 봐

 

 우리 엄마도 저런 건 안 신겠다

 

 (연수그래서  그런 것들에 관심 없는 척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어요

 

 (교장봄이 찾아오는 것을  시샘하듯

 

 (연수그편이 차라리 나으니까요

 

 (교장제법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축하와 격려를 해 주기 위해  찾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교장이 계속 말한다]  (연수

 

 뭘 봐?

 

 (연수최웅을 만나기 전까지는요

 

 [감성적인 음악]  (연수우리 사귀

 

 우리 사귀는 거

 

 애들한테 말하면 죽어

 

 그리고 막 사귄다고  귀찮게 구는 것도 안 돼

 

 나는 무조건 공부가 1순위야

 

 그리고 너 공부 열심히 해야 돼

 

 대학 가야지

 

 넌 뭐 할 말 없어?

 

 (내일 뭐 해?

 

 (연수잠깐 현실을 눈감게 해 준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최웅은

 

 잘 잤어?

 

 (연수

 

 오래 기다렸어?

 

 아니아니방금 왔어

 

 (연수

 

 공통점은  '각자 상징의 의미를 가짐'

 

 - (응  - (연수그리고 차이점은

 

 (연수) '공업화에 따라서  촌락의 인구가'…

 

 [웅의 졸린 숨소리]

 

 (왜 이러지오늘?

 

 [웅의 피곤한 숨소리]

 

 (연수) '1960년대 이후'

 

 (

 

 '급속한 공업화에'…

 

 (연수) '따라'

 

 [마우스 클릭음]

 

 [연수의 놀란 숨소리]

 

 [연수의 벅찬 숨소리]

 

 [지루한 숨소리]

 

 [한숨]

 

 [웅의 한숨]

 

 [감성적인 음악]

 

 (연수야  [문이 탁 닫힌다]

 

 뭐야?

 

 뭐야뭐 먹고 있어?

 

 김밥

 

 

 

 도시락 싸 왔는데

 

 [웅의 웃음]

 

 (김치볶음밥

 

 [뚜껑을 달그락 내려놓으며]  이거는 토마토

 

 진짜 이거 네가 했어?

 

 그럼

 

 (만드는 거 되게 쉬워

 

 맛없어?

 

 맛있네

 

 나도

 

 [웅의 웃음]

 

 [웅이 숟가락을 달그락거린다]

 

 (갑자기 무슨 졸업 얘기야?

 

 [웅과 연수의 당황한 신음]

 

 내가 신이 언제 났다고

 

 (연수옆에서 애들이  '오빠오빠하니까

 

 아주 신이 나셨더구먼?

 

 선배라고 부르라고 해선배

 

 (아이그러니까

 

 (연수당연히 시간을  쓸데없이 쓴 게 화가 난 거지

 

 (미안해

 

 (연수가끔은

 

 눈감은 현실이  너무 편안하고 간절해서

 

 [키보드 조작음]

 

 진짜 현실을  잊어버리기도 하더라고요

 

 [피곤한 신음]

 

 (다 했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씁  아니

 

 (연수아직 몇 개 더 남았어

 

 꼭 바로 취업해야 돼?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그냥 직장인 되는 거보다  좀 더 공부해서

 

 더 좋은 직업  가질 수 있지 않나 해서

 

 공부를 더 할 시간이 어디 있어?

 

 회사 빨리 취직해서  얼른 정규직 전환 기다려야지

 

 그래서 그다음엔?

 

 

 

 월급 꼬박꼬박 저축해서

 

 할머니 일  더 안 하게 해 드릴 거야

 

 - 그게 다야?  - (연수?

 

 (아니

 

 생활비 벌면서 장학금도 안 놓치고

 

 죽어라 공부하고 열심히 산 거  내가 다 봤으니까

 

 좀 더 큰 성공에 대한 꿈이  있을 줄 알았지

 

 [잔잔한 음악]

 

 (연수평범하게  남들만큼만 사는 거

 

 그게 내 꿈이라 생각해 왔는데

 

 그게 나한텐 성공이야

 

 (연수어쩌면

 

 이건 내가 원한 꿈이 아니라

 

 너는?

 

 넌 앞으로 뭐 하고 살 건데?

 

 ?

 

 난 별로 생각 없는데?

 

 그림에 재능 있고 좋아하니까

 

 그거 직업으로 삼을 거 아니야?

 

 그림은 그냥 취미로 할래

 

 (알잖아

 

 낮에는 햇빛 아래 누워 있고

 

 밤에는 등불 아래  누워 있는 게 내 꿈

 

 인생 피곤하게 사는 거 딱 싫다

 

 (연수처음부터 주어진

 

 선택지 없는 시험지였을까?

 

 (그리고  이렇게 사는 게 딱 좋아

 

 가족이랑 네 옆에서

 

 (연수그리고 애써 감았던 눈을  다시 떴을 땐

 

 현실의 악몽은

 

 더 잔인하게 자라나 있더라고요

 

 (연수) [떨리는 목소리로대체

 

 우리가 왜 갚아야 되는 건데?

 

 삼촌이라는 사람

 

 얼굴을

 

 한 번도 못 봤는데

 

 (자경연수야

 

 아가

 

 [울먹이며나는 제발

 

 (연수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가난했으면 좋겠어

 

 [감성적인 음악]  [멀리서 개가 짖는다]

 

 [직원1이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자동차 시동음]

 

 (연수그동안의 헛된 꿈을 비웃듯

 

 (연수여보세요?

 

 (직원2) 연수 씨!

 

 (연수지난한 현실은

 

 [의료 기기 작동음]

 

 [자경의 옅은 신음]

 

 어느새

 

 턱 끝에서 찰랑이고 있었어요

 

 (안 가겠습니다

 

 (교수다른 학생들은  간절히 바라는 기회라는 거 알지?

 

 재능 있다는 거  본인도 알지 않나?

 

 지난번에 6개월 다녀왔을 때도

 

 확실히 달라진 게 눈에 띌 정도로  늘어서 왔는데

 

 그땐 6개월이었으니까요

 

 거기서 몇 년 사는 거랑은  좀 다르잖아요

 

 (그리고  그렇게까지 혼자 가긴 싫고요

 

 (교수고작 그게 이유라고?

 

 [어이없는 숨소리]

 

 그렇게 좋아하는 건물들을  직접 보고 그릴 수 있고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인데

 

 [의아한 숨소리]

 

 최웅 자네는 욕심이 없나 봐?

 

 

 

 딱히 아등바등거리면서 사는 건  제 취향이 아니라서

 

 (저보다 더 간절한 학생한테  주세요그 기회는

 

 (교수나 참

 

 [휴대전화 진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문이 달칵 열린다]

 

 뭐야?

 

 () [문을 달칵 닫으며]  언제 왔어?

 

 웬일이래?

 

 네가 내 수업을 다 기다리고

 

 점심 먹을까?

 

 뭐 먹을래?

 

 나가서 먹을까?

 

 [차분한 음악]

 

 (연수그러니까

 

 우리가 헤어져야 했던 이유는

 

 (우리가 왜 헤어져?

 

 (연수너와 나의 현실이  같지 않아서

 

 넌 꼭 힘들 때 나부터 버리더라?

 

 (연수아니

 

 사실 내 현실이 딱해서

 

 (내가 그렇게  제일 버리기 쉬운 거냐?

 

 네가 가진 것 중에

 

 아니

 

 내가 버릴 수 있는 거

 

 너밖에 없어

 

 이유가 뭔데?

 

 (연수아니사실

 

 지금은

 

 내 현실 하나 감당하기도 벅차서

 

 (이유가 뭔데!

 

 (연수아니사실은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  이유가 뭐냐고!

 

 (연수정말 사실은

 

 더 있다간

 

 내 지독한 열등감을

 

 너한테 들킬 것만 같아서

 

 [새가 지저귄다]

 

 [피곤한 숨소리]

 

 (분명 작업실에 있었는데?

 

 [피곤한 신음]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은호와 웅의 놀란 신음]

 

 깜짝이야놀라라

 

 소리 좀 내고 다녀

 

 너 언제 왔어?

 

 좀 전에

 

 형 또 못 자고 그러고 있을까 봐  일찍 와 봤지

 

 (은호아이더 자  못 잤을 거 아니야

 

 [웅의 의아한 숨소리]  (나 몇 시에 잤냐?

 

 (은호아이  그걸 왜 나한테 묻지?

 

 [웅의 의아한 숨소리]

 

 아유

 

 나 왜 이렇게 잘 잤지?

 

 엄청 푹 잔 거 같은데

 

 보니까 스톱워치는 어젯밤 10시  쪼끔 넘어서 멈춘 거 같던데?

 

 (은호바로 잤나 보네?

 

 [은호가 주전자를 탁 내려놓는다]  그런가?

 

 (은호형 또 약 먹고 잤어?

 

 (

 

 [은호의 한숨]

 

 그리고 멀쩡한 침대 놔두고  왜 또 소파에서 잤대?

 

 [잔잔한 음악]

 

 (은호저건 뭐지?

 

 [풀벌레 울음]

 

 

 

 [흥미로운 음악]  

 

 (은호결국 95시간 채웠더라?

 

 역시 이게 본업발인가?

 

 오늘따라 좀 멋지다잉?

 

 (너 몇 시에 왔다고?

 

 (은호?

 

 나 한 7시 반쯤?

 

 그때 나 혼자 있었어?

 

 - (은호) [웃으며아니  그럼?

 

 그때만 아니라 늘 혼자 있었지

 

 아이씨

 

 (은호맞다

 

 좀 있다가  지웅이 형 와 가지고

 

 작업 영상 편집해 주기로 했어

 

 그리고 오늘  드로잉 쇼 하는 것도 일부분도

 

 그거 다큐에 담기로 했으니까

 

 형 본업에서 얼마나 멋있는지

 

 아주 제대로 보여 주자고오늘

 

 그동안 찌질했던 최웅은 가고

 

 [은호가 탁자를 똑똑 두드린다]

 

 듣고 있어?

 

 이렇게 푹 잔 게 얼마 만이지?

 

 푹 잤어중간에 안 깨고?

 

 - (응  - (은호잘했네

 

 됐다오늘 컨디션 괜찮겠다

 

 [한숨]

 

 (그런데

 

 이 찝찝함은 뭐죠?

 

 (자경아유주말인디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디야?

 

 (연수나 오늘  그동안 준비했던 곳

 

 오픈식 있는 날이라니까?

 

 그려그게 오늘이여?

 

 - (연수얼른 앉아요  - (자경

 

 (자경어이구  시간 참 빠르네

 

 (연수이따가 심심하면  지나 할머니랑 구경 오시든가

 

 (자경아이고됐어  너 정신만 없지

 

 [수저를 달그락거리며그렇게  고생했는디

 

 어련히 알아서 잘할까

 

 역시 내 맘 알아주는 거  할머니밖에 없네

 

 [자경의 옅은 헛기침]  (자경저기

 

 인자 그

 

 [헛기침]

 

 거기복지관에서

 

 일자리 주는 거  신청받는다던디

 

 그거 한번 해 볼라고

 

 아니

 

 무슨 갑자기  일은 무슨 일이야할머니?

 

 안 돼몸도 안 좋으면서

 

 심심해서 해 볼라는 겨  심심해서

 

 (자경아유이렇게  계속 방구석에만 있다가는그냥

 

 갑갑해서 먼저 뒤지겄어

 

 아이그러니까 경로당 그런 데도  가서 좀 놀고 그러시라니까?

 

 아유거그는 가면  맨날 하는 것도 없고 재미도 없어

 

 싹 다 골골대는 노인네들뿐이고

 

 할머니가 맨날 싸우니까  친구가 없어서 그렇지

 

 

 

 (자경이 할미가  뭐싸움닭이여

 

 암튼 그거 한번 해 볼랑께  그렇게 알어

 

 진짜

 

 (연수그러다가  할머니 쓰러지면 나

 

 이렇게 가만히 있다가

 

 깜빡깜빡할까 봐 그려

 

 노인네들 걸리는 거  그거 뭐여그거?

 

 치맨가 그거

 

 [잔잔한 음악]

 

 아이말이 그렇다는 겨

 

 진짜 그렇다는 게 아니고

 

 (자경아유나처럼 나이 먹고

 

 정신 또렷한 인간이  어디 있어?

 

 그런 인간 있으면  아이나와 보라 그랴

 

 아무 걱정 하지 말고

 

 어여 밥 먹어

 

 나 걱정 안 하거든?

 

 근디 왜 이렇게 자꾸 쳐다보는 겨?

 

 남사스럽게

 

 속상해서 그런다속상해서?

 

 평생 일할 거 다 당겨다가  고생만 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좀 편하게 지내면 안 돼?

 

 아유이거보다 더 편하게  어떻게 쉬냐?

 

 손녀가 해 주는 밥 얻어먹으면서  잘 먹고 잘 자고 있는디

 

 아이고난 이거

 

 무슨 복인가 싶어?

 

 (자경아이고아이고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어여 밥 먹어

 

 [입소리를 쯧 낸다]

 

 암튼 그러면

 

 힘든 일은 절대 안 돼

 

 잠깐잠깐 콧바람 쐬는 정도는  생각해 볼게

 

 [웃으며아이고지랄도?

 

 어이구

 

 아유이제 아주 그냥

 

 니가 내 어미 노릇이여?

 

 당연하지

 

 내가 이제 할머니 보호자인데?

 

 할머니 이제  나한테 잘하셔야 될 텐데?

 

 [자경의 웃음]

 

 (자경아이고

 

 - 여보여보잠깐만  - (?

 

 - (창식!  - (?

 

 (창식이게  뭐 하는 꼬라지여?  [연옥의 웃음]

 

 (창식아봐 봐  어때어때?

 

 (연옥당신  넥타이 바꿔안 되겠다

 

 [호가 의아해한다]  아까 그 빨간색이 아무래도 낫겠어

 

 (지웅이 집 사장님 부부  못 보셨나요?

 

 (지웅과 연옥)  - 마음씨 고우신 분들인데  지웅아!

 

 [연옥의 웃음]  (너 잘 왔다봐 봐

 

 어떠냐네가 보기에  우리가 전체적으로다가?

 

 전체적으로다가 뭔가

 

 굉장히 청담동 느낌인데?

 

 우리 어머니 아버지 돌려줘요

 

 [호와 연옥의 웃음]

 

 오늘 이따가  우리 웅이가 무슨 쇼를 한다며?

 

 [연옥과 호의 웃음]

 

 애가 생쇼 하는 거는  평소에도 노냥 보는 일인데

 

 뭘 새삼스럽게 차려입고 본대?

 

 (생쇼가 아니라  이 무식한 창식아  [연옥의 못마땅한 신음]

 

 오늘 우리 웅이가

 

 사람들 앞에서  그림을 그린다그림을

 

 (연옥지난번에  은호가 와서 얘기해 줬어  [호의 웃음]

 

 이번에 꼭 보러 오라고

 

 아유웅이 걔는 한 번을  그런 걸 보러 오라고 안 하더니  [호의 웃음]

 

 [연옥의 웃음]  시간 꽤 남았는데 벌써 가시려고?

 

 - (어유  미리 가서 맨 앞줄 맡아 놔야지

 

 [호와 연옥의 웃음]  (연옥아유아이고아이고  웅이 아빠

 

 떡 한 거 찾아가야지!

 

 (아이고맞다맞다맞다

 

 [연옥의 웃음]  가서 떡도 돌리고 뭐 하려면  시간 없겠다

 

 (지웅떡은

 

 동네 사람들한테만  돌려야 될 거 같은데?

 

 애 기절하는 거 안 보려면

 

 (연옥그래도그런 데는  뭐라도 돌리는 게 예의지

 

 [호가 호응한다]  우리 애 보러 힘들게 와 준다는데

 

 (그럼그럼  [연옥의 웃음]

 

 거기 있는 사람들

 

 최웅한테 그림 좀 그려 달라고  사정해서 모셔 간 거예요

 

 (지웅가면 다 차려져 있고

 

 한껏 대접해 준다고최웅을

 

 정말이니?  [경쾌한 음악]

 

 (연옥) [웃으며어머여보!  [호의 웃음]

 

 어머어머

 

 (들었어창식이?

 

 사람들이 우리 웅이한테  사정사정해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거야우리 웅이가?

 

 아버지 아들 그만큼 잘나가요

 

 (연옥아유어떡해  [호와 창식의 웃음]

 

 - (창식아이고  아무튼 천천히 가셔도 되니까

 

 이따가 천천히 오세요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소앤샵 그랜드 오프닝"

 

 (명호오늘이 드디어

 

 장기 프로젝트  대망의 마지막 날이네요

 

 [손가락을 딱 튀기며아  맞다

 

 이따가 사람들 몰리기 전에

 

 우리 뭐라도 좀  챙겨 먹어야 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예인그럴 시간이 어디 있어요?

 

 (연수아니요  오늘 다들 정신없으니까

 

 같이 점심 먹으면서  마지막 회의 진행하죠

 

 (예인그럼  제가 주문을 하겠습니다

 

 (연수제가 할게요

 

 - (연수샌드위치 괜찮죠?  - (명호좋습니다  [지운이 대답한다]

 

 (연수…  [흥미로운 음악]

 

 다 똑같은 걸로 주문하면 되나요?

 

 [명호가 중얼거린다]  (예인저는 다이어트 중이라

 

 빵은 위트빵

 

 그리고 로스트 치킨에  소스는 올리브 앤드 후추

 

 (명호저는 스테이크 치즈에  야채는 피클을 빼 주셔야 돼요

 

 저 피클을 못 먹어요

 

 - (예인응  - (지운저는

 

 선배님그때 먹었던  소스 조합 뭐였죠?

 

 (지운적어 놨었는데

 

 (예인제가 주문하겠습니다  [연수의 어색한 웃음]

 

 팀장님 건  늘 드시던 대로 하면 되죠?

 

 (연수

 

 (예인팀장님괜찮으세요?

 

 많이 피곤해 보이시는데  [연수가 살짝 웃는다]

 

 괜찮아요

 

 (예인말씀하신 대로  기자 간담회 시간은

 

 누아 작가와 고오 작가  따로 잡아 뒀고요

 

 장 페라 님은  입국하시는 대로 오시면

 

 아마 드로잉 쇼가 끝난 후에  참여하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수고했어요

 

 (예인고오 작가님 도착 시간은  공유받으셨나요?

 

 (자고 갈래?

 

 [잔잔한 음악]  [풀벌레 울음]

 

 (예인팀장님?

 

 (연수) [어색하게 웃으며

 

 제가 확인해 보겠습니다

 

 [휴대전화 진동음]  (예인

 

 그리고 장도율 팀장님은  지금 1층에 도착하셨다고 합니다

 

 

 

 안 가 보셔도 되나요?

 

 이따 시작하면 뵙죠

 

 (연수다들 천천히 먹고  한 30분 뒤에 1층 정문에서 봐요

 

  2층 한번 둘러보고  내려가겠습니다

 

 - (명호알겠습니다  - (예인알겠습니다  [지운이 대답한다]

 

 [카메라가 덜그럭 고정된다]

 

 (지웅오늘은 작가로서의  최웅의 삶을 그대로 담을 거니까

 

 일에 대한 너의 생각을  편하게 말하면 돼

 

 일에 대한 생각 뭐?

 

 (지웅그림에 담긴  너의 생각이라든가

 

 작가로서 최웅의 삶이라든가

 

 다음 계획이라든가목표라든가  그런 거?

 

 [웅이 숨을 들이켠다]

 

 그런 거 없는데

 

 우리 그냥  다른 질문 하면 안 돼?

 

 (지웅그럼 일단

 

 그림을 제대로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

 

 그런 거 없는데?

 

 [흥미로운 음악]

 

 (지웅그래그럼그렇게 대답해

 

 (은호아니그럼 저 형  너무 생각 없어 보이잖아

 

 (지웅그게 사실인데

 

 꾸며 낼 필요 없고 그렇게 대답해

 

 돌릴게요

 

 "녹화 중"

 

 [은호가 숨을 후 내뱉는다]

 

 (은호거의 다 왔다이제

 

 긴장 안 돼?

 

 (?

 

 아니어떻게 보면 오늘이  진짜 데뷔하는 날이기도 하잖아

 

 (은호두둥

 

 [웅의 한숨]  형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날이니까

 

 안 떨리냐고

 

 떨린다 그러면  지금 취소해 줄 거야?

 

 (은호그럴 리가요참으세요

 

 아유우리 형 긴장 풀어 주는 데  또 이만한 노래가 없지

 

 [버튼 조작음]  [기계 작동음]

 

 엔제이 '아일랜드틀어 줘

 

 [기계 작동음]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래도 난 좋다

 

 형이 이렇게 밖에 나오니까

 

 내가 어디 뭐갇혀 있었냐?

 

 아이뭐  갇혀 있었다고 볼 수 있지

 

 사실 연수 누나  다시 나타나고 나서부터

 

 형 또 막 잠 못 자고  불안해지고 그러는 거 아닌가

 

 내가 엄청 걱정했었는데

 

 (은호결과적으로 보면

 

 이렇게 프로젝트 하게 된 것도  다 누나 덕분인 거지

 

 내가 하자 그랬으면  죽어도 안 했을 텐데 말이야

 

 암튼 난 앞으로도 형이 이렇게

 

 세상이랑 소통하고 그러면서  작업했으면 좋겠다

 

 그럼 형이 더 유명해지고  일도 많아지고

 

 돈도 많이 벌고

 

 [은호의 웃음]

 

 그런 의미에서

 

 매니저 월급 인상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어?

 

 부정적인 의견이지

 

 그렇구나

 

 (은호그렇다면 그 문제는 앞으로  더 천천히 토론해 보도록 하자

 

 - (어어?  - (은호다 왔다

 

 형 먼저 내려서 2층 올라가 있어

 

 가면 대기실 있을 거야

 

 난 요 앞에 주차하고  짐 챙겨서 올라갈게

 

 월급도 월급인데  [자동차 경적]

 

 (너한테 복지 비용이  얼마나 들었

 

 어유뒤의 차 빵빵거린다

 

 (은호얼른 내리세요작가님

 

 [은호의 힘주는 신음]  [웅의 한숨]

 

 - (이따 봐  올라가 있어  [리드미컬한 음악]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라이브 드로잉 쇼"

 

 [문소리가 들린다]

 

 (예인이거 팀장님한테  확인해 봐야 될 거 같은데

 

 지운 씨

 

 팀장님 못 봤어?

 

 [지운이 말한다]

 

 [예인이 말한다]

 

 [감성적인 음악]

 

 [피식 웃는다]

 

 (날 볼 땐  늘 잔뜩 화가 나 있는 얼굴이면서

 

 이제야

 

 국연수를 제대로 보는 거 같아요

 

 (지웅아까  최웅 인터뷰는 땄으니까

 

 국연수 인터뷰만 따면 돼

 

 전체적으론 러프하게만 찍고

 

 쇼 시작되면은 최웅만 포커스해

 

 인턴

 

 넌 채란이한테 붙어 있고

 

 (태훈꼭 붙어 있겠습니다

 

 (채란국연수 씨 인터뷰는  제가 할까요?

 

 (지웅아니야내가 할게

 

 이따 회사에서 작가 미팅 있으니까

 

 얼른 마무리하고 들어가자

 

 (채란알겠습니다

 

 [문이 달칵 닫힌다]

 

 [헛기침]  (연수?

 

 

 

 여기가 대기실인가?

 

 (연수최웅이

 

 (연수

 

 (연수언제 나타난 거죠?  [당황한 숨소리]

 

 [숨을 씁 들이켠다]

 

 [웅이 가방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웅의 한숨]

 

 (연수어제 일을 꺼내면

 

 뭐라 말해야 될까요?

 

 (어제 말이야

 

 [잔잔한 음악]

 

 우리 집에 왔었어?

 

 (연수역시

 

 기억을 못 하나 봐요

 

 

 

 뭐 좀 줄 것도 있고 해서 갔었어

 

 (으응

 

 그럼 혹시 내가…  [휴대전화 진동음]

 

 (연수

 

 미안나 준비해야 돼 가지고

 

 쇼 관련해서는  관계자들이 자세히 설명해 줄 거야

 

 (연수그렇다고

 

 이렇게까지 피할 이유는 없는데

 

 (연수

 

 잘해

 

 (

 

 [문이 달칵 닫힌다]

 

 [은호의 힘주는 숨소리]

 

 [은호의 탄성]

 

 (은호안 도망가고 잘 찾아왔네?  [문이 탁 닫힌다]

 

 좀 있다가 쉬고 리허설하면 된대

 

 이거 관객 배치도랑 순서

 

 [은호가 서류를 뒤적인다]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예인팀장님

 

 고오 작가 영상은 확인했나요?

 

 (예인확인 마쳤고  문제없습니다

 

 그럼 지금 바로 틀어 두세요

 

 음악도 작가님이 요청하신  리스트로 틀어 놓고요

 

 (예인

 

 [한숨]

 

 [감성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연수최웅에게

 

 저런 얼굴이 있었나요?

 

 (예인팀장님

 

 팀장님

 

 [속삭이며팀장님

 

 팀장님

 

 [감성적인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은호이제 나가야 돼

 

 ?

 

 많이 긴장돼?

 

 청심환 하나 더 줄까?

 

 (

 

 잘 잤을까어제?

 

 (은호아유  이젠 잘 자도 문제냐?

 

 아직도 그 생각 중이야?

 

 저기나중에 자막으로는

 

 '그림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 중'  [한숨]

 

 요렇게 좀 부탁드릴게요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 (연옥아니야  - (아이고들어가

 

 (연옥과 호)  - 아니야이거야  이거 아니야알았어

 

 (연옥아유진짜

 

 - (안 보여  - (연옥아유좀 앉아

 

 (연옥앉아

 

 - (저기…  - (연옥아유

 

 (연옥아유…  [관객1이 말한다]

 

 [관객들의 환호]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여러분반갑습니다

 

 (누아평소에  참 많은 영감을 받아 온

 

 우리 장 페라 님의 건축물을  제 펜으로 담을 수 있어서

 

 너무나 영광이고요

 

 아마 아시겠지만

 

 옆방에선 또 다른 작가님의  드로잉이 진행이 될 텐데

 

 궁금하시면  가서 보셔도 됩니다

 

 [관객들의 웃음]

 

 근데 여기 먼저 발을 들인 이상

 

 아마 빠져나가기가  쉽진 않을 거예요

 

 오늘 여러분들을 뺏기지 않게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저는 일러스트레이터 누아입니다

 

 [관객들의 박수]

 

 [연옥의 감격한 숨소리]  (아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관객들이 웅성거린다]

 

 [긴장한 숨소리]

 

 [버튼 조작음]

 

 [감성적인 음악]

 

 (지웅처음 보지?

 

 (연수

 

 내가 모르는 모습도 있었네?

 

 [피식 웃으며낯설다최웅

 

 [지웅의 옅은 웃음]

 

 (지웅나도 처음 제대로 봤을 땐  뭔가 최웅 아닌 거 같더라

 

 그러게

 

 (지웅너도 고생했겠다

 

 여기 와서 보니까 엄청 크던데

 

 이거 준비하느라 힘들었겠네

 

 (연수아니야일인데

 

 근데 넌 일 안 하고 이렇게  나랑 노닥거리고 있어도 돼?

 

 (지웅그러니까

 

 그래서 출연자 데리러 왔지

 

 그래서 사람 일은 모르는 거죠

 

 (연수전교 꼴등 하던 애랑  같이 일하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당연히 모든 게 불편하죠

 

 아시잖아요

 

 저랑 최웅이랑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안 맞는 거

 

 아이걔가  되게 답답한 스타일이거든요

 

 이걸 진행할 때도  진행 사항을 공유를 해 줘야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을 할 수가 있는데

 

 답답하게 말을 안 해요말을

 

 맨날 자기 혼자만 생각해

 

 걔 옛날에도 그랬거든요

 

 내가 무슨 생각 하냐고 그러면

 

 '몰라', '글쎄'  '아무 생각 없는데?'

 

 이 셋 중의 하나야

 

 아니생각해 보니까 또 열받네?

 

 없는데요?

 

 

 

 저렇게  그림 그리고 있는 모습 보니까

 

 몰랐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는 거 같기도 하고

 

 [감성적인 음악]

 

 옛날에도  그림을 그리긴 했었는데

 

 저렇게 진지하게 그리는 건  처음 보거든요

 

 뭔 바람이 불었는지

 

 저렇게 열심히  그리고 있는 거 보니까

 

 좀 달라 보이는 거 같기도 해요

 

 근데

 

 쟤 옛날에도  그림에 있어서 진지하긴 했어요

 

 옛날 영상 보면, 5화인가?

 

 [웃으며거기서 제가  그림을 한 번 망친 적이 있었는데

 

 아주 난리 난리  생난리를 피웠었거든요

 

 솔직히 그때 좀 미안하긴 했는데

 

 그래도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거 보니까

 

 좀 재밌기도 하고

 

 걔가 원래 화 그렇게  잘 안 내는 스타일이잖아요

 

 사실 그거에 맛 들어 가지고

 

 좀 더 놀린 적도 있기도 한데

 

 [웃음]

 

 최웅 진짜 웃겼었는데

 

 

 

 저런 모습은 솔직히 좀 낯설어요

 

 뭔가

 

 좀 변한 거 같기도 하고

 

 최웅은 안 변할 줄 알았는데

 

 나 지금 쓸데없는 말  너무 많이 했지?

 

 이거 자르자

 

 그럼 다음 질문

 

 (연수

 

 (연수

 

 좀 쉬었다 해야 되는 거 아니야?

 

 (은호아유형 한번 작업하면은  저 정도 기본이야

 

 (연수그래도 사람도 많고  몇 배로 긴장될 텐데

 

 (은호그러면  내가 한번 확인해 보고 올게

 

 (연수

 

 (연옥어머

 

 연수 아니니?  [연수의 웃음]

 

 안녕하셨어요?

 

 (연수 너  진짜 오랜만이다야  [연옥의 웃음]

 

 [호의 웃음]  같이 촬영한다는 얘기는 들었어

 

 잘 지내셨죠?

 

 우리야 뭐늘 똑같이 지내지

 

 (연옥아유어쩜

 

 넌 하나도 변한 게 없네

 

 [호의 웃음]  [웃으며두 분도 변함없으세요

 

 - (연옥에이  옷 이게아이씨

 

 [호와 연옥의 웃음]  오늘 웅이 보러 오신 거예요?

 

 - (연옥응  - (그럼그럼그럼

 

 근데 왜 벌써 가세요?

 

 좀 길긴 하죠?

 

 - (연옥) [살짝 웃으며아니뭐  - (으음

 

 (연옥혼자  저러고 있는 거 보니까

 

 마음이 좋지가 않네

 

 웅이 어렸을 적 생각도 나고

 

 매일 혼자  저러고 있었을 거 생각하면

 

 (이제 고만해가자고

 

 (연옥예  [연옥의 웃음]

 

 (넌  밥 한번 먹으러 오라니까

 

 왜 이렇게 안 오냐?

 

 [연수의 당황한 웃음]  그냥 편하게 생각하고  놀러 오라니까?

 

 돈 안 받아너한테

 

 [연수와 호의 웃음]

 

 (연옥그래와서 밥 먹고 가

 

 - (가자고어  - (연옥맛있는 거 해 줄게

 

 - (연옥가 계세요  그럴게요

 

 [연수의 웃음]  (연옥

 

 [연수와 연옥의 웃음]

 

 웅이가

 

 많이 힘들어했어

 

 [잔잔한 음악]

 

 너도 많이 힘들었지?

 

 밥 먹고 가라는 거

 

 빈말 아니니까 꼭 와알았지?

 

 그럴게요

 

 그래수고해

 

 [연옥의 웃음]

 

 (얼른 와

 

 (연옥그래그래

 

 먼저 가

 

 [호가 말한다]

 

 [한숨]

 

 [물병을 탁 집는다]

 

 [잔잔한 음악]

 

 [물병을 탁 놓는다]

 

 (채란선배

 

 인터뷰는 다 따셨어요?

 

 촬영은?

 

 (채란뭐  찍을 만한 게 없어요

 

 자세고 동작이고 똑같이  저러고 몇 시간째 있으니까요

 

 너 인턴 먼저 챙겨서

 

 정리하고 회사 들어가 있어  회의 준비하고

 

 여긴 내가 마무리해서 들어갈게

 

 [감성적인 음악]  (연옥웅이가

 

 많이 힘들어했어

 

 (자고 갈래?

 

 너 혹시

 

 어디 아파?

 

 (연수약을 얼마나 먹은 거야?

 

 자주 먹은 거야?

 

 ?

 

 언제부터 먹었는데?

 

 언제부터 잠 못 잤는데?  왜 나한테 얘기 안 했어?

 

 [노크 소리가 들린다]

 

 (연수

 

 (예인여기 계셨네요팀장님

 

 누아 작가님 쪽은  거의 끝나 가고 있다고 하셔서요

 

 누아 작가 끝나는 대로

 

 1층에서 기자들과  대면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세요

 

 고오 작가는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한숨]

 

 [버튼 조작음]

 

 (시간이 좀 남았네요

 

 [관객들이 웅성거린다]

 

 반갑습니다

 

 작가 고오입니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관객들의 환호]

 

 [은호의 환호]

 

 [관객들의 환호]

 

 (관객2) 좋아좋아!

 

 (엔제이축하해요작가님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

 

 (

 

 (명호엔제이…  [관객들이 술렁인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지운의 탄성]

 

 (은호…  [잔잔한 음악]

 

 [은호의 탄성]

 

 아니

 

 

 

 [은호의 다급한 신음]

 

 엔제이 님

 

 (명호엔제이

 

 (명호팀장님오셨어요?

 

 [명호의 힘주는 숨소리]  (예인팀장님수고하셨습니다

 

 다들 오늘 고생 많았어요

 

 이따가 뒤풀이 있다고 하니까  참석하실 분들은 참석하면 되고

 

 마무리는 제가 할 테니까  얼른 가 봐요

 

 (예인정말요?

 

 저희도 같이 마무리해도 되는데

 

 괜찮아요

 

 오늘 주말인데  나오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

 

 (연수가요얼른

 

 팀장님도 이따가  뒤풀이 나오실 거죠?

 

 끝나는 거 봐서요

 

 (연수와 예인)  - 가세요  그럼 가 보겠습니다팀장님

 

 (명호이따 뵐게요

 

 이따가 꼭 오세요팀장님

 

 [지친 숨소리]

 

 [잔잔한 음악]

 

 [한숨]

 

 [한숨]

 

 (이 자식은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야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은호여기

 

 (너 왜 전화를 안 받

 

 (엔제이작가님

 

 인터뷰 끝났어요?

 

 아니아직 안 가셨어요?

 

 (엔제이그거  되게 서운한 말투야지금

 

 (은호하하이게 무슨  배은망덕한 말이야?

 

 귀한 시간 쪼개고 쪼개서  와 주신 분한테

 

 (아유  와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저 진짜 오실 줄 모르고

 

 저도 초대 못 받고  스스로 찾아올 거라곤

 

 생각도 못 했죠

 

 (엔제이스케줄 때문에  뒤늦게 잠깐 들어가서 봤어요

 

 정말 새로운 모습이던데요?

 

 (은호제가 다음에는  꼭 미리 초대해 드리겠습니다

 

 [은호의 옅은 웃음]  (엔제이아참

 

 그리고 계속  실검에 이름 올라가 있어서

 

 당황스러울 거 같아서  미리 말해 두는데

 

 작가님과 저는 서로를 응원하는

 

 아주 친한 친구 사이라고  잘 말해 뒀으니까

 

 별다른 걱정 안 해도 돼요

 

 [발랄한 음악]  친구요?

 

 친구 아니에요우리?

 

 아니

 

 (친구 맞죠

 

 [웃으며친구 해 주신다니까  영광스러워서

 

 (엔제이) [웃으며

 

 친구 하자니까  좋아하는 남자는 처음이네

 

 (?

 

 (엔제이아니에요

 

 집에 가세요태워다 드릴까요?

 

 (아니요  저희도 인제 차 갖고 와서

 

 오케이그럼 잘 가요

 

 (아니

 

 그 말 하시려고  계속 기다린 거예요?

 

 말했잖아요

 

 나 되게 바쁜데 안 바쁘다고

 

 [자동차 시동음]  - (엔제이갈게요  - (은호조심히 들어가세요

 

 (은호들어가세요!

 

 아니

 

 어떻게 태워 준다는 걸  거절할 수가 있어?

 

 시끄러워피곤해

 

 아무튼 형

 

 진짜 큰일 났어

 

 - ?  - (은호최웅

 

 나만 알고 싶은 작가에서

 

 모두가 알고 싶은 작가로  바뀌는 날이야오늘!

 

 [밝은 음악]  뭐래

 

 가서 빨리 차나 빼 와

 

 그런 의미에서

 

 매니저 월급 인상 안건은  통과하는 거다

 

 진짜

 

 빨리 안 가?

 

 이거 엔제이 님이 준 거지?

 

 (은호) [향을 씁 맡으며아  냄새부터 달라

 

 [웃음]  [은호의 탄성]

 

 [웅의 피곤한 신음]  고오 작가 데뷔했다!

 

 [은호의 신난 탄성]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시원한 숨소리]

 

 달다

 

 (솔이궁상이다진짜

 

 이 좋은 날 왜 여기 혼자 와서

 

 [음 소거 효과음] *랄이야, *랄은?

 

 뭐가언니 심심할까 봐  와 준 거지

 

 [기가 찬 숨소리]

 

 나 장사 안되는 거

 

 (솔이네년 탓인 거 같다  아무래도

 

 아니뒤풀이 가서?

 

 프로젝트 잘 끝난 거 축하하면서

 

 '부어라마셔라하면서 해야지

 

 왜 여기 와서 이러고 있냐고

 

 이게 더 편해

 

 이게 궁상이지뭐야?

 

 (솔이너 안 신나?

 

 그 개고생한 거 끝냈는데?

 

 (연수딱히?

 

 일인데

 

 끝냈으니까  또 새로운 거 시작하겠지

 

 [솔이의 의아한 신음]

 

 (솔이일하는 거 많이 힘드냐?

 

 아니

 

 옛날에 비하면 힘든 것도 아니지

 

 그냥

 

 그럭저럭 괜찮아

 

 [연수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그럼 뭐가 문제야?

 

 [생각하는 숨소리]

 

 그냥 딱히 힘들지도 않고

 

 딱히 즐겁지도 않고

 

 그냥 딱 그 정도

 

 [연수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솔이한잔해라

 

 [솔이가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솔이의 한숨]

 

 [연수가 입소리를 쩝 낸다]

 

 언니가 그랬지?

 

 나 눈알에 영혼도 없이  왔다 갔다 하는 껍데기 같다고

 

 지금도

 

 (솔이저기 주방에 있는  동태 눈깔이

 

 너보다 더 소울이 있어

 

 근데

 

 내가 오늘  최웅이 그림 그릴 때 눈을 봤는데

 

 걔 눈에는  영혼이 가득한 거 같더라고

 

 걔가?

 

 (연수

 

 [잔잔한 음악]

 

 뭐에 미친 놈처럼  그림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솔직히 좀 부러웠어

 

 [어이없는 숨소리]

 

 그런 애를 왜 부러워해네가?

 

 [웃음]

 

 나 좀 한심해?

 

 [연수의 웃음]

 

 나 한심한 거  세상에서 제일 싫어했는데

 

 (연수그냥  걔가 그렇게 변할 동안

 

 나는

 

 먹고살 궁리만 하면서  계속 여기 머물러 있는 게

 

 그게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더라고

 

 아유지랄도

 

 거기 머무르긴 뭘 머물러?

 

 (솔이네가 갚아 낸 빚이 얼마야?

 

 너 세상 열심히 사는 거  내가 다 봤는데

 

 그렇게 해서 여기까지 온 거면  성공한 거지이년아

 

 [피식 웃는다]

 

 오늘 프로젝트 끝낸 기념  기분이다?

 

 내가 다 팔아 줄게  여기 소주 쭉 줄 세워 봐 봐

 

 (솔이이미 너 들어올 때  소주 아홉 병 찍어 놨어

 

 [문이 달칵 열린다]  (연수그래?

 

 덤터기도 씌울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문이 달칵 닫힌다]  [다가오는 발걸음]

 

 어머어서 오세요!

 

 (손님1) 안녕하세요

 

 - (손님2) 네  - (손님1) 이쪽으로 앉아요

 

 [손님들이 의자를 덜그럭거린다]  [한숨]

 

 [솔이와 손님2가 대화한다]

 

 [웅의 지친 신음]

 

 (은호오늘 고생 많았어

 

 나 간다오늘 좀 푹 쉬어

 

 (

 

 [은호의 힘주는 숨소리]

 

 

 

 갈 때 저 밝은 불은 끄고 가라

 

 (은호알았어갈게

 

 (

 

 [웅의 피곤한 신음]

 

 [스위치 조작음]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피곤한 신음]

 

 [문이 탁 닫힌다]

 

 [휴대전화 진동음]

 

 [잔잔한 음악]

 

 [손님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문이 달칵 열린다]  (솔이주문하신 거 나왔습니다

 

 (손님3) 맛있겠다

 

 (솔이빈 병 치워 드릴게요

 

 (손님3) 네  [문이 달칵 닫힌다]

 

 왔어?

 

 갑자기 불러서 미안

 

 (솔이알다시피  얘 친구가 나 하나인데

 

 오늘따라 손님이 많아 가지고

 

 [병을 툭 놓으며얘를 치울  방법이 없네?

 

 그렇다고 내가 얘를  경찰에 넘길 수도 없잖아

 

 [쓱쓱 젓는다]

 

 얘 깨면 지랄하겠지만 어쩌겠냐?

 

 오늘만 좀 부탁할게

 

 빨리 치워

 

 [주방 도구를 탁 놓으며!

 

 잠시만요

 

 웅이야?

 

 차가워

 

 (연수

 

 (지웅좀 깼냐?

 

 (연수으응

 

 [연수의 피곤한 신음]

 

 [연수의 하품]  잠을 못 잔 거야?

 

 [지웅이 캔을 쉭 딴다]  (연수

 

 피곤한데 술까지 먹었더니  훅 취했나 봐

 

 (지웅마셔

 

 (연수센스

 

 [캔을 탁 내려놓는다]

 

 (연수미안  늦은 시간에 귀찮았겠다

 

 별로

 

 재미없는 술자리에 있었거든

 

 너도 술 마셨어?

 

 조금?

 

 너 술 못 먹잖아

 

 그걸 기억해?

 

 (연수당연하지

 

 어울리지 않게  아기 주량이었던 거 기억하지

 

 [헛웃음]

 

 '아기'는 심했다

 

 [숨을 씁 들이켠다]

 

 근데

 

 영상은 괜찮게 나오고 있어?

 

 그럭저럭

 

 아무래도 괜히 찍는다고  한 거 같단 말이지

 

 고등학교 때는 그래도  풋풋해서 귀엽기라도 했지

 

 (연수지금은뭐  맨날 일하는 것만 찍고 있는데

 

 재미가 있겠냐?

 

 [입소리를 쩝 낸다]

 

 아무래도 너 이번 거 망한 거 같다

 

 망하길 바라는 건 아니고?

 

 내가 사람들  아무도 못 보게 할 거야

 

 (연수너 나 홍보  기가 막힌 거 알지?

 

 내가 루머 퍼트릴 거야

 

 [지웅의 웃음]

 

 나 먼저 미리 보기로 보여 주면

 

 생각 좀 해 보고

 

 미리 보기?

 

 (연수나 얼굴  이상하게 나온 거나

 

 습관적으로 욕하는 거  찍혀 있으면 어떡해

 

 그리고 최웅이 분명히  내 욕 하고 있을 게 뻔한데

 

 암튼

 

 좀 궁금하긴 해

 

 [연수의 옅은 신음]

 

 근데

 

 최웅이 나보고 뭐

 

 별말 안 해?

 

 아니

 

 욕이라든가

 

 

 

 아직 최웅 좋아하냐?

 

 [잔잔한 음악]

 

 [멀리서 개가 짖는다]

 

 (지웅

 

 아직 최웅 좋아하냐?

 

 (연수그럴 리가 없잖아요

 

 (연수그럴 리가 없는데

 

 최웅?

 

 네가 여기 어떻게

 

 들었어

 

 너 여기로 다시 이사 왔다는 거

 

 그래서 그렇게  자주 마주친 거였나?

 

 그래?

 

 술 마셨어?

 

 ?

 

 (연수

 

 [헛기침하며

 

 근데 여기는 무슨 일로 온 거야?  이 시간에

 

 그러게

 

 (막상 와 보니까 너무 늦어서

 

 다시 돌아갈까 고민하긴 했어

 

 뭐 급한 일 아니면  나중에 얘기할래?

 

 나 지금 너무 피곤해 가지고

 

 [부드러운 음악]

 

 [탁 소리가 울린다]

 

 또 국연수야

 

 또 꿈이지?

 

 [한숨]

 

 안 속아

 

 연수야

 

 나 너무 힘들어

 

 (연수

 

 떠올라 버렸어요

 

 괜찮냐?

 

 술 많이 취했나 봐?

 

 아니야나 괜찮아

 

 (

 

 어젯밤에

 

 

 

 집에 보온병 있던데

 

 네가 두고 간 거야?

 

 (연수최웅이  기억을 못 해서 다행이에요

 

 (연수

 

 너 정신없는 거 같아서  내가 두고 갔어

 

 그래?

 

 (연수

 

 너 약 먹었잖아몽롱해 보이더라

 

 그럼 너 가고 나 잠든 거야?

 

 그럴걸?

 

 

 

 (그렇구나

 

 그거 물어보려고 여기 온 거야?

 

 (연수) [어색하게 웃으며]  전화로 하지

 

 (연수그 모습은 저만 기억하고

 

 나 들어갈게

 

 잘 가

 

 (연수그렇게 묻어 두면 돼요

 

 (그럼

 

 내일은 네가 기억 안 나는 척해

 

 꿈 아니잖아

 

 왜 꿈인 척해?

 

 왜 거짓말해?

 

 연수야

 

 [감성적인 음악]

 

 연수야

 

 우리 이거 맞아?

 

 우리 지금 이러고 있는 거 맞냐고

 

 다른 사람 아니고 우리잖아

 

 그저 그런 사랑 한 거 아니고

 

 그저 그런 이별 한 거  아니잖아우리

 

 다시 만났으면

 

 잘 지냈냐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고

 

 힘들진 않았냐고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고  말할 수 있잖아우리

 

 (연수우리가 헤어진 건

 

 어떻게 지냈어?

 

 (연수다 내 오만이었어

 

 (말해 봐

 

 어떻게 지냈어?

 

 (연수너 없이 살 수 있을 거라는

 

 내 오만

 

 그림은 그냥 취미로 할래

 

 (알잖아

 

 낮에는 햇빛 아래 누워 있고

 

 밤에는 등불 아래  누워 있는 게 내 꿈

 

 인생 피곤하게 사는 거 딱 싫다

 

 나 잠깐만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너무 한심해 보였으려나?

 

 [키보드 조작음]  [한숨]

 

 [키보드 조작음]

 

 [감성적인 음악]

 

 [문이 철컥 잠긴다]

 

 [한숨]

 

 [한숨]

 

 [쓱 소리가 울린다]

 

 

.그 해 우리는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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