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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 11

11-초고

S#1. 도깨비 집테라스 ()

10부 엔딩에 이어..

 

저승 내가 본 그 여인은.. 궁 한 가운데 서 있어흰 옷을 입었고 지체가 높아 보여.

가슴에 활을 맞았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어.

도깨비 !!! (보다가그건 내가 얘기 해줬잖아흰 옷까진 아니었어도.

활 얘기도안 한 것 같긴 한데다른 건다른 건 더 본 거 없어?

저승 가마를 타고 가며 누군가를 보며 웃었어작은 창문으로.

도깨비 !!!!

저승 웃으면서 물어저 오늘 예쁩니까.

도깨비 !!!!

저승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는 목소리가 하나 있었어. (도깨비와 동시에못생,

도깨비 (멍하니못생겼다...

저승 !!!

도깨비 ....

저승 ..니 여동생이.. 맞아?

도깨비 ...맞아.

저승 !!!!...

 

900년을 살며 한 번을 못 만난 여동생의 환생이 써니였다니..

충격에 휩싸인 도깨비와마음 복잡한 저승에서..

 

저승 그럼 이제어떻게 돼?

도깨비 (굳건하게 보는)

써니E 어서 오세요.

S#2. 치킨 집 ()

도깨비와 써니 마주 서 있다.

도깨비벅찬 얼굴이고써니는 표정 왜 저래경계한다.

 

써니 알바생 지금 배달, (하는데)

 

도깨비 뒤로 저승 삐죽삐죽 들어와 눈도 못 마주치고 서자,

 

써니 (저승 등장에온통 신경은 저승이다갔거든요? (하는데)

도깨비 선아..!

써니 ! (인상 확댁은 또 내 이름 왜, (하는데)

도깨비 (저벅저벅 가더니 써니 확안고는선아..!

써니 (?!!) 미친 거 아니야? (저승에게보고만 있을 거예요?

저승 (도깨비 뜯어내며아직 정확하진 않으니 스킨십은 자제 좀...

도깨비 (떨어지며니가 정녕.. 선이냐.

써니 선이면 뭐요이 사람 왜 이래요?

저승 그게.. 깊은 사연이...

써니 내가 이 오라버니랑 사연 깊을 게 뭐가 있어서?

도깨비 그래나다내가 니 오라비다.. 보고 싶었다선아..

써니 써니라니까! (하고 저승에게그리고우리 안 보기로 한 거 아니었나?

아니 무슨 남자가 계란 후라이 얘길 듣고도 같이 다녀요?

저승 그게.. 이 자가 전생에 써니씨 오라버니였어 가지고..

써니 (!) 뭐라구요뭔 생하하 미치겠다그런 되도 않은 전설의 고향 만들어서

나 보러 온 거예요보고 싶긴.. 했나봐? (샐쭉하면)

도깨비 나 누구랑 얘기하니 선아!! 정녕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 것이냐. (먹먹)

써니 (미친..) 옷도 멀쩡하고 얼굴도 멀쩡하신 분이 참그래요 뭐 들어나 봅시다.

내 전생이 뭐였는데요.

도깨비 고려의황후였다.. 난 무신이었고.

써니 아.. 고려..

도깨비 (!) 기억이... 난 것이냐.

써니 딱 기억나네. (손 딱 내밀며군고구마 값오천 원딱 내놔요.

도깨비 !!

써니 전생황후믿을래도 진짜나가안 나가? (저승당신도 나가!

 

하는데은탁 들어오다 놀라서,

 

은탁 두 분 언제 오셨어요왜들무슨 일 있어요?

써니 알바생소금 뿌려저쪽에 한 포대 있을 거야.

저승 어디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써니 (주방으로 가며모르면 마요.

저승 (냉큼.

은탁 (?) 왜요무슨 일인데.

 

S#3. 도깨비 집거실 ()

은탁저승과 눈 싸움 하듯 마주 보며 앉아 있다.

 

은탁 정보 좀 교환하죠김신씨랑 우리 사장님 뭐예요옛 여친..은 아닌 거 같고.

옛 여친이면 저승아저씨가 이러고 있을 리가 없잖아요막 어둡고 그래야 하는데.

저승 어전혀 아니야그런 쪽은내 질문은,

은탁 비밀.

저승 아직 안 물었어.

은탁 니네 사장님 혹시 찾아오는 다른 남잔 없으시니뭐 그런 거 물으실 거잖아요.

저승 근데 왜 비밀이야난 다 말했는데 넌 왜 비밀이야!

은탁 으리(의리)!

저승 (!)

 

S#4. 치킨 집 (다른 날 낮)

기막혀 입 떡 벌어져 앉아 있는 써니보면,

도깨비김선 환생이 애틋해 생전에 못 해준 것들 해준다.

 

도깨비 (홍시 사왔다니가 즐겨먹던 홍시다선아.

 

Cut to.

도깨비 (꽃신 사왔다니가 갖고 싶어 했던 꽃신이다선아.

 

Cut to.

도깨비 (비단 사왔다니가 좋아하던 색깔이다선아.

써니 후.. 저 이 색깔 안 좋아하구요꽃신 안 갖고 싶구요홍시 안 먹구요,

보시다시피 테이블이라곤 이거 하나 남았거든요장사가 잘 돼서?

 

보면모든 테이블에 손님들 바글바글하다.

 

도깨비 그건 내가 다녀가서 그렇다내가 부신이라. (아련한 눈빛인데)

은탁 (배달하고 들어오는 듯 오토바이 헬맷 벗고 들어오다아주 여기서 사시네?

도깨비 가려던 참이다일찍 들어오고. (축 늘어져서 가고)

써니 알바생너 저 남자 아니면 안 되겠니꼭 만나야겠어?

은탁 (?

써니 꼭 그래야겠으면 가서 전해홍시 꽃신 비단 이딴 거 사올 거면 빈손으로 와서

그 손에 치킨이나 들고 가라고그게 널 위하는 길이라고.

은탁 하하.. 그러게요.. 이 냥반을 그냥!

 

S#5. 가구 매장 일각 ()

<사원 유덕화사원증 건 덕화 찾아온 은탁.

덕화는 계속 일하고 은탁은그런 덕화 졸졸 따라 다니며 가구도 구경하며 쫑알쫑알.

 

은탁 내가 우리 사장님을 두고 이런 상상을 하는 게 정말 죄책감 들고 싫지만

오빠네 삼촌이 아주 우리 가게에서 산다니깐요난 괜히 저승아저씨 눈치 보이고?

덕화 (소품 같은 거 비치하며그건 니네 사장님이 전생에 우리 삼촌 여동생이라 그래.

은탁 ???

덕화 왜?

은탁 전생이요말도 안 돼근데 그걸 오빠가 어떻게 알아요?

덕화 내가 비밀 하나 알려줄까?

은탁 네.

덕화 저승사자들은 인간과 손이 닿으면 그 사람의 전생이 보이거든.

은탁 진짜요?!

덕화 둘이 손을 잡은 게 분명해그래서 끝방삼촌이 알려준 거고.

은탁 !!

 

/치킨 집 앞에서 손잡던 써니와 저승 떠올리고.

 

은탁 아맞아요손잡는 거 봤어요대박아 나도 전생 궁금한데오빠 몇 시에 끝나요?

 

S#6. 도깨비 집 이곳저곳 ()

은탁과 덕화 편먹고 전생 보려고 안 그래도 심기 불편한 저승 쥐 잡듯 한다.

 

은탁 김우빈씨 우리 아직 통성명을 안 했더라구요악수라도, (앵글 밖으로 휙-)

 

Cut to.

덕화 제가 손금을 볼 줄 아는데 손 좀, (앵글 밖으로 휙-)

 

Cut to.

은탁 앗 눈부셔뭐지시계잖아예술품인 줄마침 제가 시간이 너무 궁금한,

(앵글 밖으로 휙-)

 

리모컨으로 TV 끄더니 초연히 자기 방으로 가는 저승.

그런 저승과 비껴 식당에서 터덜터덜 걸어 나오는 도깨비.

거실 한 쪽엔 묶인 채 낑낑대는 은탁과 덕화안중에도 없는지 그대로 자기 방으로 가는데,

은탁 (도깨비 흘겨보며. (덕화에게도와 달라고 하지 마요.

덕화 아 왜이봐 김신씨!

도깨비 (그 말에 멎어서면)

은탁 (눈길 확 피하면)

도깨비 (은탁에게너 얘한테 내 이름 말했어넌 아주 동네방네 나 도깨비라고 다

소문내고 다니지 왜? (예민예민)

은탁 와 나 어이가 없어서전에 아주 동네방네 나 도깨비라고 다 소문내신 분이

누구시더라차 막 다 날려버리고내가 다녀가서 장사가 잘 된다고 막 그러고.

덕화 맞아내 편한테 왜 그래내가 알면 왜 뭐내가 또 뭘 알 줄 알고!

도깨비 니가 뭘 아는데.

덕화 유회장님께서 최근에 유언장을 공증했단 사실을 알고 있나?

그 말인즉 천우그룹이 곧 내 손아귀에 떨어진단 소리,

(하고 입에 테이프까지 붙여지는!)

 

S#7. 도깨비 집저승 방 ()

저승써니 생각에 물끄러미 앉았다가일각의 행낭 당겨 명부 꺼내는데,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벌컥도깨비 들어온다.

 

도깨비 그 여인이 내 누이 확실해뭐 더 본 거 없어?

저승 없어안 그래도 한 번 더 시도 하였으나 내가 차일게요 해서 실패했어.

도깨비 .....

저승 너무 서운해 마써니씨는 전생의 기억이 없잖아.

도깨비 그러니까그 여인이 전생에 선이라 한들그 여인에게 난 그저 전설의 고향일

뿐이니그 여인에겐 현생의 삶이 있는 거고.

저승 ....

도깨비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으로 둬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그때 다 해줬으면 좋았을 걸... 누이와 나의 시간이 같았을 때...

저승 (그런 도깨비 짠해 보는데)

도깨비 참 조신하고 단아하고 품위 있던 아이였는데... 어찌 그리 다른 품성으로

(절레절레)

저승 써니씨 품성이 어디가 어때서!

다짜고짜 선아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아니다아니면 좋겠다?

도깨비 헤어진 거 아니었어왜 발끈해혹시 다시 만나 볼까 뭐 그런 생각이면 접어라.

어디 저승사자 주제에 인간인 내 누이한테 얼쩡거려.

저승 아까 그 생각 좋은 것 같아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으로 두자.

도깨비 (돌변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안 돼내 누이에게서 떨어져!

물 있음 확 끼얹는 건데. (나가면)

저승 ...나 이 드라마 아는데아침에 많이 봤는데.

 

S#8. 분식 집 (다른 날 낮)

은탁과 써니간식 타임이다나란히 서서 떡볶이와 튀김 등 먹고 있다.

 

써니 알바생너 혹시 전생 뭐 그런 거 믿니?

은탁 (잠깐 머뭇하다.

써니 믿어?

은탁 인간에겐 네 번의 생이 있대요씨 뿌리는 생뿌린 씨에 물을 주는 생.

물 준 씨를 수확하는 생수확한 것을 쓰는 생.

그렇게 네 번의 생이 있다는 건 전생도 있고 환생도 있다는 거 아닐까요?

사장님이나 저나 이번 생이 몇 번째 생인진 모르겠지만요.

써니 그럴싸한데어디서 주워들었니?

은탁 그냥 저 원래 이 말 저 말 잘 주워들어요.

써니 또 더 주워들은 말 뭔데?

은탁 !.. (가만히 써니 본다)

 

>>인서트 플래시 백

도깨비 닿지 못 할 걸 알면서도다 알면서도 나는나아가는 것밖에 할 게 없었어.

그 자리는 내 마지막 전장이었고 난 거기서 죽어야 했으니까.

/은탁 !!!... (여전히 오롯이 듣고 있고...)

저승 대체 왜.

도깨비 어명을 어기고 돌아왔고어린 왕의 질투와 두려움을 간과했고여를 지켜달란

선황제의 당부가 잊히지 않았고가노들의 죄 없는 목숨은 살려야 했고무엇보다,

저승 (보면)

도깨비 내 누이가 죽음으로 그 멍청일 지키고 있었으니까.

/다시 현재

은탁 김선이란 분은, (써니 보며사랑 앞에서 아주 용감했다는 거요.

써니 !!!

은탁 (보면)

써니 앞장 서 알바생전생에 내 오라버니라고 주장하는 그 남자 집으로.

은탁 네?

E (초인종 소리 띵동-)

 

S#9. 도깨비 집거실 ()

도깨비 (책 읽다) !!

저승 (셔츠 다림질 하다) !!

 

눈빛 부딪치는 두 남잔데!

 

Cut to.

거실 가운데 딱 서 있는 써니와 은탁이다.

도깨비와 저승딱 얼어서 그런 두 여자 보는데

 

은탁 ..다녀왔습니다손님이.. 오셨어요 여러분.

써니 같이살아요둘이?

도깨비 (은탁 당겨와 자기 옆에 세우며이렇게 셋이여긴 무슨 일로.

은탁 앉으세요가 먼저죠. (도깨비 야단치고써니에게앉으세요 사장님.

뭐 마실 거 좀 드릴까요.

써니 술 있니소주?

은탁 (!) ?

저승 맥주 있습니다우린 맥주밖에 안 마셔서요.

써니 나한테 말 걸어도 된다고 안 했는데.

저승 (바로죄송합니다.

도깨비 어찌 저런 성품으로. (절레)

저승 (!)

써니 내가 여동생이라면서요.

도깨비 전설의 고향이라면서.

써니 근거 대 봐요여기 휘둘리는 나도 난데,

다 큰 남자 둘이 나 놀려먹자고 편먹은 건 아니겠거니 싶어서.

도깨비 !!!

 

Cut to.

써니 앞에 맥주 놓여 있고소파에 둘러앉은 네 사람.

 

도깨비 .... (족자 건네면)

써니 (받으며이게 근거예요뭐 어디서 샀는데요인사동?

(펼쳐보면김선 모습 드러나고.. 순간 기분 좀 이상해서 물끄러미)

이 사람이... 그 왕비예요그쪽 여동생?

도깨비 (끄덕하면)

은탁 신기해라사장님 맨날 임금님 기다리셨는데.

도깨비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는지.

써니 (계속 보며그냥어리고 예쁘다난 이 나이 때 못난이었는데.

(계속 족자 보며-뭔지 모르게 두려운 느낌에 외려 건조한 시선이고)

그래서 이 왕비는 어떻게 됐어요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나요?

도깨비 !!... (손만 만지작.. 그런 불안한 손 살며시 잡아 주는 누군가보면)

은탁 (도깨비의 손 따뜻하게 잡아주고가만히 놓고말씀 나누세요.

(저승에게우린 자리 비켜주죠.

저승 (써니 한번 보더니 일어나 간다)

써니 (그런 저승 보다가도깨비 보더니불행했어요이 왕비?

도깨비 ...얼굴 본 날보다 서신으로 본 날들이 더 많았다.

누이가 보낸 서신을 읽는 시간만이 (E) 하루하루 살아남기 바빴던 날들에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그렇게 도깨비의 입을 통해 듣는 900년 전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S#10. 개경활터 (다른 날 낮)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는 왕여백발백중이다.

그런 왕여에게 와 승전보를 전하는 대신들.

 

/대신2 (싫은 내색변방의 김신이 승전보를 전해 왔습니다.

/대신3 (싫은 내색국경의 김신이 승전보를 전해 왔습니다.

/대신4 (E) 요동의 김신이 승전보를,

왕여 (화살 날리는데과녁 빗나간다!)

중헌 김신의 승전보가 부러 저잣거리를 들렸다오니 우매한 백성들은 매양 놀아나고

문신들의 원성은 극에 달합니다장하다 마시고 황실의 체면이 저잣거리에 나앉으니,

(뱀의 눈빛네 누이의 안위를 근심한다 기별하시옵소서.

왕여 !!! (이미 팽팽한 활시위역시나 과격을 빗나가는 화살인데!)

 

그 모습일각에서 지켜보는 누군가바로 왕비 김선이다.

빗나가는 화살에 왕여보다 더 안타까운 표정이다.

왕여다시 한 번팽팽하게 활시위 당기는데이번엔 툭하고 끊어지는 활시위!

 

김선 아.. (더 안타까운 표정이고무예엔 소질이 없으시구나.

 

그래도 왕여를 볼 수 있어 행복한 얼굴의 김선이고.

김선이 지켜보는 걸 모르는 왕여활시위 끊긴 활 든 채마음은 지옥이고...

 

S#11. 개경궁궐 정자 (다른 날 낮)

야외 정자에서 서책 읽고 있는 왕여그저 물끄러미 책장 내려다보고 있는데...

역시나 일각에서 몰래 지켜보고 있는 김선.

 

김선 한식경 째 같은 쪽만 보시는구나.

궁녀 (사가에서 데려온 설정글공부에도 소질이 없으신가 봅니다.

김선 아니다심중에 상심이 있으신 모양이다.

궁녀 (입 꾹 다물고)

 

그렇게 귀엽게 혼자 왕여를 훔쳐보기만 하는 김선이고..

 

김선 그나저나 어찌 한 번을 안 찾아오고...

진짜 여인을 병들게 하는 분이시다... (귀엽게 입 삐죽이는데...)

 

S#12. 개경궁궐왕비의 침소 ()

/김선후다닥 치마 올려들고 총총 달려 복도를 지나

/마루까지 한달음에 달려오는데그러다 꺅스텝 꼬여 마루 밑으로 넘어질 위기인 그때!

들어오는 손이 김선의 몸을 감싼다질끈 감았던 눈 뜨면왕여의 얼굴 보인다.

 

김선 !!! (이게 무슨 상황이지눈만 깜빡..)

쏟아질 듯한 달빛이 두 사람 밝히고두 사람 시선 오래 얽히는데..

 

왕여 (보다가무거운데.

김선 (화들짝해 왕여 팔에 지탱해 몸 바로 세우고 급히 손 놓고)

무정하신 어떤 분이 심중에 계시어.

왕여 !! (김선의 언중유골에 미안하고..) 어딜 그리 급히.

김선 폐하를 뵈러.

왕여 내가 갈 것인데.

김선 서로 오면 더 좋을 듯 하여. (괜히 서러워 눈가 촉촉해지면)

왕여 !!!... (김선의 기다림이 느껴져마음 들킬까외려 건조한 눈빛이고)

 

S#13. 개경궁궐 편전 (다른 날 낮)

중헌왕여와 독대 중이다.

 

중헌 미천한 것을 쥔 손아귀에는 힘을 적당히 줘야 하는 법입니다.

소중해 꼭 쥐고 나면 그 미천하고 소중한 것은 반드시 죽습니다그 손에 의해.

왕여 !!!

 

S#14. 개경궁궐왕비의 처소 ()

궁녀(현 저승 여후배)의 손에 들린 탕약 확 쳐내는 왕여.

쏟기는 탕약과 나뒹구는 사발놀란 얼굴의 김선.

 

왕여 안 된다 절대 안 된다황후의 처소에 그 어떤 탕약도 들이지 마라어명이다!

황후는 그 어떤 탕약도 마시지 마라어떤 이가 보내든 절대 마시지 말라!!

(가버리는)

김선 !!! (섭섭해 눈물 핑 도는데..)

궁녀 (사가에서 온어찌 저러실까요마마 섭섭하시게.

김선 .... (서러워서 쏟긴 탕약과 빈 사발만 물끄러미 보는데...)

 

S#15. 개경궁궐성문 앞 ()

김신 일행은 또 개선을 하였고.

 

부하1 문을 열어라개선장군 김신 장군이시다~

 

S#16. 개경궁궐왕비의 처소 ()

왕여열패감에 김선 찾아와 이성 잃고 다그친다.

아무 장신구도 없이 단출한 모습의 김선이 파리하게 서 있다.

 

왕여 그대의 오라비가 또 개선을 하였구나그대는 우리 둘 중 누가 살았으면 좋겠느냐.

김선 폐하..!

왕여 대답해 보거라아님 이미 계산이 선 것이냐.

하긴 그대는 내가 살든 오라비가 살든 잃을 것이 없구나.

김선 (눈물 핑 돌아못나셨습니다.

왕여 죽고 싶은 것이냐!! (김선의 장신구도 없이 단출한 모습에)

꼴은 왜 그런 것이냐이미 그대 마음엔 초상이 났구나....

김선 (슬픔 차올라눈물 툭툭 떨어지고)

왕여 나는 이제 알 수가 없다변방의 오랑캐가 적인지 니 오래비가 적인지.

김선 (담담하나맺히게박중헌이 적입니다.

왕여 !!!

김선 (굴하지 않고 보면)

왕여 선택해라내 여인으로 살지역적의 누이로 죽을지.

김선 !!

 

S#17. 개경궁궐 ()

화살 맞고 죽어가는 김선의 마지막 모습에서..

 

S#18. 도깨비 집 앞계단 ()

뭔가 모를 불안한 느낌에눈빛 깊어 앉아 있는 저승의 모습에서...

 

도깨비E 오래 오래는 아니었지만

 

S#19. 다시도깨비 집거실 ()

담담히 이야기 듣고 있는 써니의 모습으로...

 

도깨비 행복한 순간도 있었던 듯 싶고.

눈을 감는 마지막 순간에도... 그 멍청이만 보고 있었으니까.

써니 ....!!!

도깨비 (보면)

써니 (기분 탓인가활 맞은 가슴 부위가 욱신거리는 것 같고식은땀도 나고하지만 참으며그럼왕은요그 왕도 환생 했어요?

도깨비 그건.. 모르지.

써니 어떻게 생겼는지 얼굴이라도 보고 싶네잘생겼어요?

도깨비 (그대가 내 여동생이라면 한결 같은 게 하나 있긴 있네.

써니 근데요왜 꼭 다 기억하는 사람처럼 애틋하고 절절하게 얘기하죠?

마치 생이 그때부터 쭉.. 이어지고 있기라도 한 사람처럼?

도깨비 (보다가안 믿겠지만그 기억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왔으니까.

써니 !!!

도깨비 (보면)

써니 안 믿을 거 안다니까 하는 얘긴데전생을 믿어서가 아니라 홍시 꽃신 비단

때문에 와 봤어요그런 거 못 해준 게 한으로 남았나 싶고..

미친놈인 건 확실한데 곱게 미쳤네 싶고그래서 좀 짠했네요.

도깨비 이럴 때 보면선이가 맞는 것도 같고.

써니 전생에 오라버니였다고 이렇게 갑자기 말 놓고 그러지도 말구요.

도깨비 (..)

써니 지방 사는 형제도 간만에 보면 어색한데 생을 건너 온 오라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갑자기 어떻게 반가워하겠어요그러니 너무 서운해 하지도 말구요.

도깨비 ....

써니 실례 많았어요그럼. (가며이 남잔 나와 보지도 않네. (간다)

도깨비 (그런 써니 뒷모습 보는데...)

 

S#20. 도깨비 집 앞 ()

또각 걸어가는 써니그러다 걸음 멈춘다.

보면일각에 쓸쓸히 서서 그저 그런 써니 보고만 있는 저승이다.

 

써니 (그런 저승 보다가그대로 걸어간다가다가 휙 돌아보면)

저승 ... (그저 보는)

써니 잡지도 않을 거면서 왜 보고 있어요?

저승 잡아도 되나요?

써니 잡으면요그 다음엔우리 어떻게 되는데요?

저승 ...

써니 (밉게 보다가 발걸음 돌리는못 났다 진짜. (괜히 더 속상하고)

저승 ... (그저 멀어지는 써니만...)

 

S#21. 도깨비 집테라스 ()

도깨비멀리 풍경 보며 앉아 있다.

 

도깨비 ...너인 것이냐아닌 것이냐. (심란한 얼굴인데)

저승 (옆에 와 앉는다)

도깨비 잘 갔어?

저승 그 여인은늘 참 잘 가...

도깨비 (끄덕하고괜찮아?

저승 뭐... (사이궁금한 게 있는데 그 족자 말이야누가 그린 거야?

도깨비 ...왕여가.

저승 ..!

도깨비 누이의 모습이지만 그 자가 본 모습이고그 자의 한그리움이

담겼지 그 족자는아마도 그것이그 자의 마지막 행보가 아니었을까 싶다.

저승 그렇게 다 죽여 놓고?

도깨비 ...그렇게 다 죽여 놓고.

 

자신들의 운명을 모른 채 쓸쓸히 앉은 두 남자고...

 

S#22. 도깨비 집/ 2층 은탁 방 ()

은탁욕실에서 손 닦고 나온 듯 핸드크림 바르다가,

아무래도 안 되겠는 듯 일각의 패딩 챙겨서 방 나간다.

 

S#23. 치킨 집 ()

‘CLOSED’ 팻말 걸린 문이 벌컥 열리며은탁 들어오면아니나 다를까 써니 일각 테이블 위에 엎드려 아파하고 있다은탁그대로 패딩 벗으며 다가가 패딩으로 써니의 몸 감싼다.

 

써니 알바생..? (식은땀 흘리고 있다)

은탁 네 저예요이러고 계실 거 같아서.

써니 전생 뭐 아무 것도 아닌 줄 알았는데 믿지도 않는데

그 집 벗어나니까 몸살처럼 온몸이 아픈 거 있지.

은탁 많이 힘들면 말씀하세요병원 가요.

써니 아니집에아무 것도 없는데 자꾸만 여기가 아파아니더 깊은 곳이 아파.

무정한 누군가가 심장 속을 걸어가그래서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아.

은탁 (마음 아프고급한 대로 자기 옷소매로 식은 땀 닦아주고가요.

(덮은 패딩에 팔 꿰어주며밖에 추워요.

 

S#24. 옥탑방 1층 계단 ()

은탁정신 혼미한 써니 단단히 부축하며 계단 오르는데,

옥탑 계단 내려오는 시꺼먼 남자페도라 들고 출근하던 민재다.

 

민재 (알아보고?

은탁 !! (저승사자다알아보고)

써니 왜.. 옥탑방 사시는 분이야.

은탁 아 네.. 계단 조심하세요.

(사자랑 눈 마주치지 말라고 눈 가려주고 부축해 들어가는데)

민재 (보다가아랫집 여자가 도깨비 신부님이랑 지인이었다니세상 참 좁다 좁아. (가고)

 

S#25. 써니 집 ()

침대에 모로 누워 열병 앓듯 끙끙대는 써니활 맞았던 가슴께 답답하다.

은탁곁에서 물수건 갈아주고 병간호 하는데.

 

써니 (그저 물끄럼.. 은탁과 시선 안 마주치고그 사람 핸드폰에 있던데.

은탁 (?) 뭐가요?

써니 도깨비 내외.

은탁 !!! (물수건 짜다가 멈칫보면)

써니 오라버니라 주장하는 사람과 너야도깨비 내외가?

은탁 !!!

써니 ...말 안 해 줄 거지그 사람들 정체.

은탁 ...죄송합니다.

써니 ...그 사람도 말 안하겠지자기 정체.

은탁 ...죄송합니다.

써니 ...헤어져야겠지?

은탁 ...

써니 넌 그냥 사람이야?

은탁 (쓸쓸히 하하 웃고.

써니 알았어.

은탁 (그런 써니 안쓰럽게 보는데..)

S#26. 책방 골목 ()

걱정스럽게 걷고 있는 은탁인데.. 뒤에 발소리 하나 더 물린다.

은탁천천히 걸으며 옆에 보면긴 그림자 하나은탁미소 지으며 돌아보면,

도깨비가 거리 둔 채 은탁 뒤에서 같이 걷고 있다.

 

은탁 뭐하세요?

도깨비 마중 나왔지.

은탁 어디서부터?

도깨비 니가 걸어 온 모든 걸음을 같이 걸었지.

은탁 아말 예쁘게 하는 것 봐. (예쁘게 웃는데)

 

Cut to.

나란히 걷는 도깨비와 은탁.

 

은탁 사장님 인생도 참....

도깨비 (보면)

은탁 저야 태어났을 때부터 이상한 나라의 지은탁이었으니

귀신을 보든도깨비가 나타나든저승사자를 맞닥뜨리든 이상할 게 없었는데.

사장님이야 말로 인생에 진짜 이상한 장르가 낀 거잖아요.

전생에 오빠였단 사람은 도깨비고좋아하는 남잔 저승사자고,

알바생은 귀신이나 보고가게에 손님보다 귀신이 더 많을 때도 있다니까요?

도깨비 (그저 듣는)

은탁 전생 대체 뭘까요.

도깨비 그저 지나간 생이지.

은탁 나도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느 순간에 김신씨 인생에 잠깐 머물다 갔을까요?

도깨비 (보며글쎄.

은탁 우리 사장님이 진짜 아저씨 여동생이었음 좋겠어요사장님 진짜 좋은 분.

도깨비 아니던데.

은탁 역시 남매는 전생에나 현생에나 티격태격인가.

아 나도 김신씨 같은 오빠 있었음 좋겠다나 오빠 있지태희오빠!!

도깨비 (!!!) 너 아주 그러다 나중에 어?

둘이 캐나다 가서 소 사주러 그 레스토랑 가겠다?

은탁 아 제 단골집이요?

도깨비 두 번 가놓고 단골집은 무슨 니 단골집이야나 거기 50년 전부터 다녔어!

은탁 딴 사람이랑은 안 갈 건데아저씨랑 갈 건데.

도깨비 웃기시네가던데! (삐쳐서 앞서 가면)

은탁 내가요? (따라가며, E) 진짜요언제요그건 어떻게 아는데요?

 

S#27. 설렁탕집 (다른 날 낮)

덕화도깨비 끌고 들어오며 바로 주문한다도깨비 풀 죽어 있다.

 

덕화 여기 얼큰한 걸로 두 그릇 주세요!

(일각 테이블에 도깨비 앉히며한 술만 뜨자속이 확 풀릴 거야.

도깨비 그 새파란 놈은 오빠고 나는 아저씨고.. 기왕 죽을 거 좀 일찍 죽을 걸..

좀 새파랄 때..

덕화 애는 잘생겼어못생겼으면 왠지 더 자존심 상하잖아.

도깨비 (절레절레풋내기지.

덕화 (끄덕끄덕잘생겼구나은탁이가 아직 어려서 얼굴 보나 보네.

(절레절레은탁이도 나이 먹으면 알게 될 거야.

도깨비 (반색그치?

덕화 진짜 얼굴이 중요하단 걸.

도깨비 (!)

알바생 맛있게 드세요. (설렁탕 두 그릇 놓고 간다)

덕화 (숟가락 쥐어주며오늘 설렁탕은 오빠가 쏩니다아저씨는 많이 드시고 파이팅!

 

하는데띵동문자 왔다보면은탁이다.

오빠^^ 저 알바가 늦게 끝나서 15분 정도 늦을 거 같아요 ㅠㅠ

 

도깨비 ..오빠? (하며 설렁탕 한입 신나게 먹는데)

 

바로 문자 하나 더 온다. ‘헐 잘못 보냈음죄송.’과 동시에,

도깨비 뒤 창문 너머로 우르릉 쾅번개 친다!

 

덕화 (수저 든 손 덜덜..) 그러지 마.. 우리 우산 없어..

도깨비 내가 내일 아주 가나봐라!

덕화 어딜?

 

S#28. 은탁 학교교실 (다음 날 낮)

아이들 다들 친구들끼리 사진 찍고 꽃다발 주고 난리 났다.

은탁뻘하니 앉아 있고사복 졸업식이다모두 정장하고 왔다은탁도 사복 차림이다.

그때은탁의 핸드폰 울린다모르는 번호다은탁액정 보는데,

 

반장E 내 번호야.

은탁 ! (시선 들면반장이다너 내 번호 어떻게 알았어?

반장 새 학기가 시작되면 반장한텐 비상연락망이란 걸 준단다넌 받아본 적 없겠지.

3년 내내 내가 반장이었으니까.

은탁 아.

반장 졸업 축하해가끔 전화하자.

은탁 (!) 그래너도 축하해. (살짝 웃는데)

담임 (들어오며자 다들 착석.

아이들 (각자 자리에 앉는다)

담임 사복들 입으니 의젓하네. 3년 동안 모두 수고했어물려준 교복은 후배들한테 잘

전달할 거고담임 얘기 길게 해봐야 지루할 테니까 여기서 끝졸업들 축하한다.

아이들 (환호하고)

담임 자 부모님들 들어오셔서 고생했다 축하한다안아 주세요~

(E) 수진이 어머니 어서오세요아우 지수 어머니 안녕하셨어요.

학부모들 (들어와 아이들에게 꽃다발 전달해주고 뭉클하게 안아주는데..)

은탁 (늘 그랬듯 안아줄 사람 없어 뻘쭘하니 그저 창밖만..)

 

그때또각또각 구두 소리에 왁자하던 교실에 있던 사람들 시선 한 곳으로 쏠린다.

멋지게 차려 입고 꽃다발(목화꽃든 삼신이다삼신은탁에게 가 멎더니 따뜻하게 안아준다.

 

은탁 (..??)

삼신 고생 많았어엄마가 엄청 자랑스러워하실 거야.

/ (화장실에서 시금치 줬던 삼신 떠올리고)

은탁 저를.. .. 안아주세요??

삼신 (은탁 머리 쓰다듬으며이뻐서. (10년 전처럼 볼 꼬집너 점지할 때 행복했거든.

/삼신 (1이뻐서너 점지할 때 행복했거든.

은탁 ..!!

삼신 쉿...! (꽃다발 주고졸업 축하해.

(하고 다시 또각또각 이번엔 교탁에 선 담임에게 가는)

담임 ?... (뭐야 저 이쁜 년은.. 하는 표정인데)

삼신 아가더 나은 스승일 수는 없었니더 빛나는 스승일 수는 없었어?

담임 ?? (하는데자기도 모르게 눈물 왈칵 쏟아지고, ?!!!)

삼신 (일갈하고 또각 또각 가면)

사람들 ??

담임 아 왜 이러지죄송합니다. (나가고)

은탁 (그런 담임 모습 보다가싱싱한 목화꽃다발 물끄러미 보다 새삼 스스로의 인생이

신기한 듯 눈물 핑 도는데)

 

S#29. 은탁 학교복도 ()

영문 모를 눈물 쏟으며 복도 걷는 담임이고마주 걸어오는 누군가도깨비다.

도깨비담임의 이상한 모습 건조하게 보며 스치는데그 순간!

 

도깨비 !!!

/도깨비 (3백년에 한 두 명전생과 같은 얼굴로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도깨비 (담임의 멀어지는 뒷모습 보며 무언가 떠올리는데..)

 

S#30. (과거회상) 100년 전조선주막 ()

조선 후기(1860년경철종12)의 어느 주막야외 평상에 시종과 마주 앉아 있는 도깨비.

그때 주모가 국밥 상 내온다보면현재의 담임이다.

 

담임 맛있게들 자셔요으그 추워. (가면)

 

도깨비건조하게 그런 주모 보는데 늘 그랬듯 인간의 미래 보인다.

 

>>인서트 플래시 포워드

카메라 1인칭(담임 시점)으로 교실 둘러보는 누군가(담임)의 시선.

처음 보는 이상한 복식가방머리스타일고철들(핸드폰카메라 등펼쳐진다.

바로 2016년의 서울어느 여고 교실 풍경이다주모 또한 이상한 복식과 머리스타일이고.

어른들이 10대 후반의 여자애들을 안아주고 있다그 중 한 여자애(은탁)의 얼굴은

한 여자(학부모)가 든 꽃다발에 가려져 보일락 말락반 밖에 안 보인다.

 

/다시조선.

도깨비 (처음 본 희한한 풍경에 놀란 눈으로 주모 보는데)

시종 어찌 그러셔요 나으리무에 불편하셔요?

도깨비 아니다. (국 뜨며이젠 하다하다 저 먼 생도 앞서 보는구나.

시종 먼 생이요얼마나 먼 생이요 나으리?

도깨비 분명 조선말을 쓰는데 미리가’(美理哥-미국말이 섞인 것이세계가 하나라도

된 것인가알다가도 모르겠구나그뿐이 아니다벼루 반만 한 고철을 갓 태어난

아기 대하듯 어루만지고연모하는 이를 대하듯 소중히 지니는 구나.

시종 무슨 말씀인지 저는 도통...

도깨비 시꺼멓기도 하고 시퍼렇기도 한 그것이 아주 널리 쓰일 모양이다.

기억하거라. (핸드폰 모양 손으로 그리고, SMSUNG) 이렇게 생겼다.

투자할 일이 생기면 크게 하거라.

시종 (눈 반짝예 나으리.

 

S#31. 다시 현재은탁 학교복도 ()

도깨비열린 교실 문 들여다 보면,

학부모들과 아이들 섞여 핸드폰으로 사진 찍고즐겁게 웃고 있는 모습이다.

그 순간한 학부모의 꽃다발에 가려져있던 얼굴 드러나는데,

 

도깨비 !!!

 

은탁이다그 순간 깨닫는다그때 본 주모의 환생 속에 은탁이 있었던 것이다!

 

도깨비 하.. (자기도 신기한 느낌에 웃는데머물다 갔네너도 모르던 순간에.

 

그 순간도깨비 발견한 은탁빙긋 웃으며 도깨비에게 잘잘하게 손 흔들고...

우리가 우리로 만날지도 몰랐던 그 때에우리는 어떻게든 스쳤구나.. 미소로 화답하는 도깨비고.

 

S#32. 은탁 학교 일각 ()

은탁꽃다발 든 채 도깨비와 나오는데,

도깨비은탁의 손목 잡아 꽃다발로 은탁 얼굴 가렸다 치웠다 한다.

 

은탁 뭐하시는 거예요?

도깨비 신기해서어떻게 그때부터 너를 보았을까.

은탁 언제요아까 교실이요?

도깨비 아니훨씬 더 멀리서있어이상하고 아름다운 어떤 일.

은탁 (자기 얘긴 줄 알고구체적으로 뭐요?

도깨비 조선 후기 철종 12만났더구나.

은탁 (?) 누굴요?

도깨비 첫사랑을.

은탁 아놔 이 냥반이. (!) ‘안물안궁이거든요?

도깨비 그건 어디 나오는 글귀냐논어도 아니고 맹자도 아닌 것이.

은탁 갤에 나옵니다 갤에안 물었다고안 궁금하다고요!

도깨비 난 궁금하다이 꽃어디서 난 것이냐혹시 태흰가 뭔가 그 자식이,

은탁 태희오빠 안 왔고요왔으면 같이 있지 그냥 안 보냈고요저한테도 주로 풀

같은 거 주시는 지인이 다 있고요놀지 마시고 사진이나 좀 찍어 주시고요,

(도깨비에게 카메라 쥐어주고 꽃다발 챙기며)

반셔터 알아요반셔터여기 이 버튼을 반만 누르면 포커스가 잡히면서,

도깨비 알아.

은탁 오의왼데.

 

은탁꽃다발 들고 교정 어딘가에 어색하게 서서,

 

은탁 와 저 졸업 기념사진 한 장두 없는데 드디어 찍네요평생 간직해야지!

(해맑게 웃으면)

도깨비 넌 뭐 사진 한 장에도 사연이이래서 사진 찍어 주겠냐움직이지 마.

 

말은 그랬지만 도깨비뷰파인더 속 은탁 얼굴 행복하고또 슬프게 바라본다.

찰칵찍히는 은탁의 아름다운 고교시절 마지막 모습이다.

 

은탁 아하나둘셋하고 찍어야지 그냥 찍는 게 어딨어요! (하며 오는데)

도깨비 그렇게 안 찍어도 예뻐. (카메라 주면)

은탁 (좀 좋고. (하며 도깨비 손에 자연스럽게 꽃다발 쥐어주고 카메라 챙기며)

우리 학교 되게 좋죠. (카메라에 학교 담으며)

되게 싫은 것도 몇 개 있었는데 (하고 어딘가 보면)

 

수진수진모와 뭐가 골이 났는지 서로 신경질 내고 있고,

 

은탁 되게 좋은 것도 있었어요. (보면)

 

반장가족들과 사진 찍고 있다.

 

은탁 좋은 것들은 원래 좀 늦게 찾아오나봐요아저씨처럼.

도깨비 일찍 왔는데 몇 반인지 몰랐어.

은탁 하하말구요.

도깨비 혼자 왔다고 섭섭해 하지 말고덕화는 출근했고저승 그 자는 심기가 매우

불편한 중이라다들 축하는 한대.

은탁 그럼 저 두 분은 누구죠?

 

보면저승과 써니저 멀리에서 이미 마주쳐 있다!!

 

도깨비 저 둘은 졸업식에 온 게 아니라졸업식에 올 누군가를 보러 온 거 같은데.

은탁 오 대박그럼 우린아저씨 문오픈!

 

은탁도깨비 손 탁 잡고 뛴다둘은 그렇게 어딘가로 사라지고..

써니와 저승 말없이 서로 보다가,

 

저승 졸업.. 축하하러 오셨나 봐요.

써니 그건 핑계구요딴 사람 보러요다행히 내 앞에 서 있네요.

저승 !!...

써니 얼굴 보면 결심이 설 것 같아서 와본 건데.

얼굴 보니까그냥.. 좋네요.

저승 !!..

 

S#33. 카페 ()

마주 앉은 써니와 저승.

써니 전에 한다던 조사는요끝났어요왜 내용 공유 안 해요?

난 그거 들으러 온 걸로 할 건데.

저승 (!...) 아직.

써니 그럼 다음번엔 조사 마치고 반지 돌려받을 겸 마주치는 걸로 하죠.

이건 우리 알바생 갖다 줘요그러려고 사온 거니까. (꽃다발 주는)

저승 (받고자기 꽃다발 주면)

써니 이걸 왜 날 줘요.

저승 그러려고 사온 거라서.

써니 !!!

저승 제가 누구든한 번쯤은 꽃이란 걸 주고 싶어서. (슬픈 미소)

써니 (그런 저승 보다가..) 누군데요 김우빈씨?

저승 !!... (보다가믿지 않으시겠지만저도 잘 모릅니다내가 누군지.

써니 그 댁 분들은 주로 믿을 수 없는 말을 하고 믿을 수 없는 존재들인가 봐요?

저승 ....

써니 이 관계 정말 답 없네요안 그러길 바랬는데 결론이 자꾸 비극 쪽이네.

저승 !!!..

 

S#34 써니 집 ()

써니저승에게 받은 꽃다발화병에 꽂아 두었다.

물끄러미 화병의 꽃 보는 써니고...

 

S#35. 도깨비 집거실 ()

은탁카메라 속 자기 자신 모습 바라보고 있는데도깨비 무언가 테이블에 놓으며 일각에 앉는다.

 

도깨비 선물이제 졸업도 했고 어른이고 하니 필요한 데 써.

은탁 (보면통장이다이거 아직 못 써요이거 법적으로 우리 이모 허락 있어야 해요.

도깨비 그래서 법적으로 양도 받았어이제 니 거야.

은탁 (!) 진짜요우와 어떻게요.. 감사합니다.

도깨비 내가 아니라 엄마가 주시는 거야나야 대신 전해주는 거고.

은탁 그래도 감사해요.. 어떡해.. 나 이거 한 푼도 못 쓸 거 같은데.

엄마가 준 거 아까워서 하나도 못 쓸 거 같은데.

도깨비 필요한 데 써그러길 바라실 거야엄마 없이 이 세상을 혼자 살아갈 아홉 살짜리

딸을 생각하며 남긴간절한 기도 같은 거였을 테니까.

은탁 (눈물 핑 돌아끄덕 끄덕하고근데 우리 이모네는요잘 지내요?

S#36. 구치소 앞 (다른 날 낮)

이모네 식구들 구치소 나온다.

 

경식 아 추워.

경미 아 얼굴 땡겨로션 그지 같은 거 썼더니.

이모 아 왜 지은탁 그게 생각이 안 나가지고아 이년을 어디가서 찾지.

경식 이젠 못 찾지졸업도 했을 텐데.

경미 대학 붙었겠지인 서울 뒤지면 나올 거야공부 잘했잖아.

이모 아 대학너 콩밥 좀 먹더니 머리 좀 돌아간다가자.

경미E 근데 그 돈 다 홀랑 쓴 거 아니겠지?

이모E 돈도 다 써 본 년이 쓰는 거야걔 그 돈 못 써지 엄마 생각나서찾기만 하면 돼.

 

멀어지는 이모네 식구들 뒷모습이고...

 

E (똑똑 노크 소리)

 

S#37. 도깨비 집도깨비 방 ()

도깨비나이트가운 차림으로 LP 고르던 중인데문에 반쯤 가려져 서 있는 저승.

 

저승 맥주 한 잔 할래?

도깨비 자야지표정 보니 좋은 결론은 안 났나봐기껏 자리 피해줬더니.

저승 나도 난데너도 너라.

도깨비 뭔 소리야?

저승 (....) 명부가 왔어.

도깨비 (!) ..유회장?

저승 아니. (문에서 완전히 들어온다손에 명부 들려있다기타누락자.

도깨비 !!!

저승 (명부 보이며) 2주 뒤 추락사야넌 안 보이겠지만.

도깨비 (뚜벅 뚜벅 오더니 명부 받아 본다하얗기만 한 명부가만히 들여다보더니)

고맙다알려줘서.

저승 그게 다야화 안내신 욕 안 해?

도깨비 이런 게 몇 번이고 몇 십번이고 찾아 올 텐데 그때마다 놀랄 수는 없지.

저승 ...그건 그러네.

도깨비 (씁쓸히 무언가 떠올린다)

/삼신 그러니까 검 뽑고 무로 돌아가평안 속으로.

안 그럼 그 아이 앞에 자꾸 죽음이 닥쳐올 거야.

그 모든 순간을막을 수 있겠어?

도깨비 막을 수 있을까.

/삼신 결국엔막지 못하는 순간이 올 거야.

그럼 은탁인 목숨을 잃고 넌 무로 돌아갈 기회를 잃게 돼.

또 다시 천년을혹은 불멸을살아 겪는 그 지옥을 넌살아가야 해.

어리석은 선택이야그러니까 검 뽑고 무로 돌아가슬프지만그게 최선이야.

도깨비 최선을 다 하지 않아 보려고좀 슬프긴 하네.

 

S#38. 도깨비 집거실 ()

도깨비은탁과 마주 앉아있다테이블 위에는 하얀 백지의 명부 놓여있다.

 

은탁 (도깨비의 심각한 얼굴에무슨 일... 있어요이게 뭔데요?

도깨비 명부.

은탁 (!!) 누구요아저씨요?

도깨비 아니.

은탁 (!!!) ....? .. 죽어요? (하얗게 굳는데)

도깨비 지금부터 내 얘기 잘 들어그동안 너한테 숨겼던 이야기야.

은탁 !!!

도깨비 너한테 아무것도 숨기지 말랬는데그래도 숨겼던 이야기야.

근데 이제 더 이상은 숨기면 안 될 것 같아서 말해 주려고 해.

은탁 !!!

도깨비 너는내 검을 뽑지 않으면 니가 죽어그런 운명을 가졌어.

니가 도깨비신부로 태어나면서부터.

은탁 !!!

도깨비 니가 검을 뽑지 않으면 자꾸 자꾸 죽음이 닥쳐 올 거야. (명부이렇게.

은탁 !!!

도깨비 (보면)

은탁 그러니까 내가 아저씨 검을 뽑지 않으면죽을 때까지 죽는다구요계속 계속?

도깨비 (끄덕)

은탁 혹시 그럼 그 동안그 사고들,

도깨비 음납치당했을 때스키장에서 너 쓰러졌을 때니가 모르는 면접날 있었을

대형사고그리고.. 내가 널 죽일 뻔 했을 때.

은탁 !!!

/ (7부 엔딩-도깨비의 손에 의해 휙 날아가던 은탁)

은탁 (!!!) .. 신은... 아저씨한테도 나한테도 너무 가혹하네요. (눈물 핑 돌고)

도깨비 (그저 은탁 보는데...)

S#39. 도깨비 집/ 2층 은탁 방 ()

은탁침대에 허망하게 그저 누워 있다..

 

은탁 뭔 놈의 운명이 참... (눈물 한 줄기 툭 떨어진다..)

 

S#40. 도깨비 집도깨비 방 (여러 날)

은탁 아저씨그냥 내가 죽을래요아저씨는 계속계속 살 테니까 내가 환생해서

아저씨 만나러 올게요여기 꼭 있어요내가 찾아올게요약속할게요.

도깨비 그럴까.

 

Cut to.

은탁 아저씨그냥 검 뽑읍시다나 죽으면 아저씨 혼자 영원히 살아야 하잖아요.

신부가 안 나타날 수도 있잖아요내가 그냥 검 뽑아 줄게요그게 좋겠죠.

도깨비 그럴까.

 

Cut to.

은탁 아저씨그냥 우리 같이 죽어요그게 좋은 거 같아요한 날 한 시에.

누구 하나 혼자 남지 않게누구 하나 맘 아프지 않게.

도깨비 지은탁나 봐.

은탁 (보면)

도깨비 너 안 죽어안 죽게 할 거야내가 막을 거야내가 다 막을 거야.

은탁 (흐흑 눈물 터지면)

도깨비 (그런 은탁 꼭 안아주는데...) 미안해이런 운명에 끼어들게 해서.

하지만 우린 이걸 통과해 가야해.

어떤 문을 열게 될지 모르겠지만니 손 절대 안 놓을게약속할게.

그러니까 날 믿어난 니가 생각한 것보다 큰 사람일지도 모르니.

은탁 (도깨비의 품에서 흐흑.. 울움 터지고...)

 

S#41. 도깨비 집거실 (다른 날 낮)

은탁 외출하려는 거 막으려는 도깨비.

 

도깨비 어디 가너 지금 위험하다니까.

은탁 어디 가긴요알바 가야죠.

도깨비 내 말을 뭘로 들은 거야.

은탁 다 잘 알아들었어요그치만 계속 이렇게 집에만 갇혀서 살 순 없어요.

이 집에 갇혀서 덜덜 떨면서 오래 살면그건 사는 게 아니니까.

도깨비 !!

은탁 내일 죽더라도 전 오늘을 살아야죠알바를 가고대학교 입학 준비를 하고,

늘 걷던 길을 걷고그렇게 집으로 돌아오고요.

도깨비 !!!

은탁 그게.. 삶이라는 거니까.

도깨비 !!!

은탁 그러니까 아저씬 죽어라 저 지켜요전 죽어라 안 죽어볼라니까.

아저씨 믿어요.

도깨비 !!!

은탁 엄마가 날 어떻게 낳았는데요내가 어떻게 붙은 대학인데요.

살 이유가 너무 많아요그 중에 도깨비씨가 특히 절 살게 하고요. (웃는)

도깨비 (!!!) 알았어알았으니까 위험하다 싶으면 꼭 나 소환해.

어디 높은 데 절대 가지 말고알았어?

은탁 아 추락사랬지걱정 마세요다녀오겠습니다. (하고 가는)

도깨비 (걱정스런 얼굴로 닫힌 문 오래 보고 섰는데...)

 

S#42. 도깨비 집 여러 곳 ()

/여기

/저기 서성이는 도깨비은탁 걱정에 마음이 안 놓인다.

그때손끝에서 연기가 난다.

설마!! 지금 은탁이가 위험한 건가도깨비긴장 역력한데.

 

S#43. 거리동네여러 곳 (여러 날 밤)

/은탁 아니가로등이 깜빡깜빡하는 게 위험해서.

/은탁 아니저 남자 잘생겼잖아요잘생긴 남잔 너무 위험해서.

/은탁 아니저 옷 너무 심하게 예뻐예쁜 옷은 내 통장에 위험해서.

/은탁 아니아저씨 너무 보고 싶어서 숨이 안 쉬어져서 너무 위험해서.

 

피식웃어버리는 도깨비은탁따라 히히 웃고.

 

도깨비 나도.

은탁 (크게다 안다는 듯 끄덕 끄덕)

 

도깨비속도 없이 행복하고그 순간길가에 서 있던 복숭아나무 마법처럼 활짝 꽃 터뜨리고.

은탁꽃 배경으로 서서 꽃보다 더 예쁘게 웃는데... 그 웃음 슬프고..

도깨비도 웃는데.. 역시 슬프고.. 그런 슬픈 운명 속의 두 연인인데...

 

Cut to. ()

힘겨운 얼굴로 걷는 써니저승의 정체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써니무언가 엥?? 해서 보고 있다보면도깨비가 피운 복숭아꽃이다.

 

써니 이젠 별 게 다 보이네.. 하다하다 한겨울에 꽃핀 걸 보고 있는 거야 나 지금?

(꽃 보며너네 죽으려고 환장했니?

 

그러면서도 꽃 보는 써니고...

 

S#44. 도깨비 집저승 방 ()

옥반지 물끄러미 보고 있는 저승이고...

그러다 슬픈 눈빛으로 반지 주머니에 넣더니외투 챙기고 페도라 챙겨 나간다.

 

S#45. 치킨 집 건너편 ()

치킨 집 간판 불 꺼져있다창가 테이블엔 치우지 않은 소주병 보이고..

저승페도라 쓴 채 건너편에서 그 모습 하염없이 보다가 쑥들어간다.

 

S#46. 치킨 집 ()

페도라 벗고 불 꺼진 치킨 집 안에 물끄러미 앉아 있는 저승이다..

테이블엔써니가 마시다 간 듯 소주병과 글라스무 안주그리고 핸드폰 놓여 있다.

저승반지 꺼내 아련하게 보다가 써니 핸드폰 옆에 가만히 놓으려는데,

부엌(뒷문에서 들어오는쪽에서 달칵거리는 문 여는 소리에 헉!! 놀라 반지 놓치고 만다!

반지는 데구르르 굴러가고써니는 금방이라도 들어올 것 같고,

반지 잡으려다 안 되겠어서 얼른 페도라 잡아 쓰는데,

바로 그 순간모습이 아주 사라지기 전 찰나의 그 순간,

홀로 들어오던 써니와 눈이 마주친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써니아무 것도 못 본 듯 놓고 갔던 핸드폰 집어 들고 뒷문으로 나간다.

저승.. 가슴 쓸어내리는데..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굴러간 반지 집어 드는데,

다시 문소리 들리고 써니다시 들어온다손엔꺾어 온 듯 복숭아꽃 가지 들려있다.

써니저승이 있는 방향으로 말없이 뚜벅뚜벅 걸어온다.

저승의 바로 코 앞까지 와 멈추는 써니.

저승긴장된 표정으로 그런 써니 바라보고만 있는데.

 

써니 키가 대략 184에 신발 높이 2센티 포함하면.. 대략 이 높인가?

 

하더니 복숭아 꽃가지로 허공 확 후려친다!! 그 순간날아가는 페도라.

페도라 벗겨지면서 저승 모습 그대로 드러나고!!!

 

저승 !!!!

써니 !!!!

저승 (외려 담담해져서 보는데)

써니 이게... 정체구나근데 여전히 모르겠다당신 뭐예요 대체?

저승 (보면)

써니 하... 미치겠다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 되는이렇게 말도 안 되니까 또 모든 게

다 말이 되고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는지왜 이름이 없었는지왜 그렇게 모든

게 오답이었는지.

저승 ..... (손 안의 옥반지 꼭 쥐어보는데...)

써니 나한테 뭔 짓 했었죠전에지금은 하지 마요그게 뭐든.

저승 네안 하겠습니다그냥들킬게요.

써니 뭔데당신 대체 뭔데!

저승 ..저는... 저승사잡니다.

써니 (!!!) 뭐라구요?!!

 

역시슬픈 운명 앞에 마주선 슬픈 두 연인이고...

S#47. 연희대학교교정 (다음 날 낮)

은탁문자 찍으며 교정 걷고 있다.

[오티 아까 끝났고 수강신청은 방금 끝났고 지금은 캠퍼스 투어 중입니다^^]까지 찍었는데,

 

복수귀신 보고 싶어요 유유(ㅠㅠ하트하트.

처녀귀신 사랑해요 하트 하트 해아 낭만적이야.

은탁 (.. 문자 전송하고 안 들리는 척 계속 걷는데)

복수귀신 나도 한 때 있었지따뜻한 봄날하지만 구천을 떠도는 지금은

한없이 깊고 어두워서 매일 매일 추운 겨울밤 속을 살고 있을 뿐이지.

은탁 !... (허나 계속 걷고)

복수귀신 니가 그 자식 딱 한번만 만나주면 좋을 텐데.

궁금한 거 딱 하나만 물어봐주면 좋을 텐데.

처녀귀신 궁금한 거 뭐나 사랑하긴 했니뭐 그런 거아 낭만적이야.

은탁 (딱 멈춰서더니좋아요그 겨울밤 한번 끝내봅시다복수하러 가요.

어떻게 해줄까요그 자식.

 

S#48. 어느 대기업 건물 앞 ()

로비 문 앞에서 달칵 라이터 켜보는 손보면 은탁이다.

은탁 옆엔 복수귀신처녀귀신 붙어 서 있고.

 

처녀귀신 ..불 낼 거야?

은탁 유비무환이니까.

 

은탁라이터 불 잘 들어오는 거 확인하고는 맘 먹은 표정으로 회전문 들어가고.

 

S#49. 어느 대기업 건물사무실 ()

직원들 거의 퇴근한 사무실. ‘팀장 박석훈’ 명패 보이고 말끔한 양복 차림의 한 남자 근무 중이다.

그 앞에 딱 와서 서는 누군가은탁이다.

 

석훈 (?) 무슨 일이시죠?

은탁 안녕하세요제가 돌아가신 아내분 일로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석훈 !!!

은탁 이정화씨요시간 괜찮으세요?

 

S#50. 어느 대기업 건물야외 휴게실 ()

건물 옥상의 흡연구역 겸휴게실이다.

 

석훈 (먼저 걸어와 멈춰 서더니제 아내와는 어떻게..

은탁 용건만 간단히 말씀 드릴게요이정화씨가 전해달라는 얘기가 있어서요.

석훈 얘기하세요.

복수귀신 잘 지냈어희진이랑은 보기 좋더라?

은탁 잘 지냈어희진이랑은 보기 좋더라라고 하시네요.

석훈 (!!!) 누가요?

은탁 아내분이요.

석훈 희희진이는어떻게..

복수귀신 집에 데려왔었잖아둘이 이백일 되는 날백 예쁜 거 사줬더라?

은탁 집에 데려왔었잖아둘이 이백일 되는 날백 예쁜 거 사줬더라?

석훈 !!!

복수귀신 내 보험금 받아서?

은탁 내 보험금 받아서? (복수귀신에게진짜요아놔 이 대목이 확 와 닿네?

석훈 !!!

복수귀신 그래서 그날 나 옥상에서 밀었니?

은탁 그래서 그날 나 옥상에서 밀었, (!!!!)

석훈 !!!!

 

/그 순간저승 책상의 은탁이 명부의 날짜가오늘 날짜(2017년 2월 17일 경)로 휙바뀐다.

은탁 (복수귀신에게지금 나한테뭘 시킨 거예요이런 전개면 곤란하죠.

석훈 (!!) 너 뭐야.

복수귀신 너 희진이랑 통화하면서 범행 모의한 거 내가 다 녹음해서 현관 신발장에 숨겨놨어.

은탁 아니희진이랑 범행 모의한 거를 신발장에 숨겨 놨으면 그거를 어경찰에

갖다 주고 이렇게 이렇게 해결을 해야지 이렇게 하면 어떡해요.

석훈 (!!!) .. 어떻게 알았어어디 보고 얘기하는 거야!!

처녀귀신 그래 너 시트콤으로 넘길 일을 왜 스릴러로 만들어니 남편 너무 무서워..!

은탁 이렇게 대책 없이 굴면 우리 다 죽는다고요.

복수귀신 난 이미 죽었어.

은탁 언니진짜 이기적이네나는나는!

석훈 너 미친년이야너 자꾸 어디 보고 얘기하는 거냐고!!

은탁 당신 부인당신이 죽인 당신 부인!!

석훈 너 이년!! 너도 죽고 싶지?! (험악하게 변하는 얼굴!)

 

석훈은탁죽일 듯이 위협적으로 다가오며,

 

석훈 어린년들은 조심성이 없지난간에도 막 올라가고안 그래?

은탁 아... 추락사. (난간으로 밀리며아 내가 남친 찬스 안 쓰려고 했는데...

우리 남친한테 얼마나 혼날지 걱정된다 진짜 아오!! (라이터 확 켜더니훅 분다)

그 순간석훈의 등 뒤로날카로운 푸른 불꽃 확 지나간다.

!” 비명 지르며 푹 쓰러지는 석훈석훈의 등에서 붉은 피 뿜어 나온다.

보면푸른 불꽃 이글거리는 물의 검 들고 서 있는 도깨비다!

도깨비물의 검 사라지게 하더니분노로 석훈 염력으로 확 당겨 목 움켜쥐고은탁 확 째려본다.

 

은탁 ...죄송해요...

 

S#51. 경찰서 앞 ()

하고 경찰서 앞마당에 내동댕이쳐지는 석훈피투성이다.

 

도깨비 가서 인간의 벌을 받아내 벌을 받게 되면 넌죽는다.

석훈 (헐레벌떡 경찰서 안으로 뛰며제가 사람을 죽였어요!! 제가 아내를 죽였어요!!

 

도깨비사라지는 석훈 꽁무니 보고 있다가 확 시선 돌리면.

저만치 은탁 옆에 붙어선 복수귀신과 처녀귀신쫄아서 도깨비 보고 있고.

도깨비위협적으로 다가오는데.

 

복수귀신 미안합니다나는 그저 너무 말하고 싶어서... 억울하다고아프다고,

살려달라고도와달라고... 그때 못했던 말 다 하고 싶어서..

은탁 (마음 짠하고도깨비 앞 막아서고는미안하대잖아요.

도깨비 너 진짜너 방금 죽을 뻔 했어!

은탁 ...알아요. ...죄송해요. (하고언닌 얼른 좋은 데로 가세요.

전 혼이 나러 좀 가야 될 거 같으니까

복수귀신 도와줘서 고마워.. 들어줘서 고마워.. 잘 있어 은탁아.

 

복수귀신과 처녀귀신사라진다은탁손 흔들어주고 보면도깨비 여전히 빡친 얼굴이고...

 

S#52. 도깨비 집거실 ()

도깨비문 열고 들어오고 은탁저자세로 따라 들어온다.

 

은탁 ..아직 화났어요화났겠죠화내겠죠?

도깨비 (휙 돌아보면)

은탁 (움찔 쪼는데)

도깨비 (그런 은탁 와락 안고화 안 났어걱정만 했지.

은탁 (!..) .. 근데 왜 난 혼나는 거 같지마음이 막 따끔따끔거려요.

도깨비 나만큼은 아닐 걸한 시간 상간에 지옥을 몇 번 오갔는지 모르겠다.

은탁 아 진짜.. 우리 참 불쌍하다..

도깨비 아니야.

은탁 아 진짜.. 그럼 불행한 건가?

도깨비 아니야.

은탁 그럼 아저씨 이제 저 혼내시는 거 끝났을까요?

도깨비 아니야.

은탁 대학생 되면 미팅도 많이 하고 엄청 짧은 치마만 입어야지?

도깨비 아니야!

은탁 히. (행복하게 안겨 있고...)

S#53. 카페 (다른 날 낮)

민재저승과 카페에 앉아있다.

 

민재 요새 얼굴이 핼쑥하십니다혹시 헬스하십니까?

저승 ..재밌냐.

민재 너무 우울해보이시니까 웃으시라고 한 소리지 말입니다.

저승 ..안 웃겨왜 보자고.

민재 아 네 그게 선배님 앞으로 기타누락자 서류가 두 건 이잖습니까근데 한 건만

올라왔다고 사유서 제출하시라고.. 선배님 사내 메일 너무 확인 안하신다고..

저승 후. (한숨 쉬고뭘 알아야 올리지.

민재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승 한 20년 됐나어떤 망자와 마주쳤는데 아무 정보가 없는 망자였어.

민재 어떤 망잔데요?

저승 아주 오래 이승을 떠돈 듯 했고두려움도 없어 보였어.

저승사자를 두려워하지 않은 망자는 처음 봐서 희한했지물론 놓쳤고.

괜히 보고 했다가 덤탱이 썼지 뭐그 한 장은 그 망자 서류야.

 

S#54. 치킨 집 ()

써니 없고 은탁 혼자 영업 준비 중이다테이블 위에 의자들 다 내리고 있다.

일각 테이블엔 동그랗게 모여 앉아있는 귀신들.

 

처녀귀신 뉴페이스야내가 전에 말한 그 구천 오래 떠돈 노하우 있다는.

은탁 (보지도 않고 의자 내리며!

처녀귀신 이 할아버지 말 엄청재밌게 잘해.

20년 전에는 저승사자 만났었다가 도망친 적도 있대.

은탁 진짜요? (보면)

 

저만치 앞에 중헌 앉아있다!!! 죽을 당시 복색에머리는 헝클어져 기괴하다.

 

중헌 (은탁 보며 웃고반갑다니가 그 도깨비신부구나.

 

미묘하게 웃고 있는 중헌과 다가올 일을 모르는 은탁의 얼굴에서,

11부 엔딩!!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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