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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 12

12-2

 

S#1. 치킨 집 ()

11부 엔딩에 이어..

 

처녀귀신 뉴페이스야내가 전에 말한 그 구천 오래 떠돈 노하우 있다는.

은탁 (보지도 않고 의자 내리며!

처녀귀신 20년 전에는 저승사자 만났었다가 도망친 적도 있대.

은탁 진짜요나도 아홉 살 때 비슷한, (하며 시선 돌리다, !!!)

 

저만치 앞에 중헌 앉아있다!!! 죽을 당시 복색에머리는 헝클어져 기괴하다.

 

은탁 !!...

처녀귀신 이 어르신 말을 엄청재밌게 잘해듣다 보면 홀린달까?

중헌 반갑다니가 그 도깨비신부구나. (하며 웃는데혀가.. 새까맣다!)

 

미묘하게 웃고 있는 중헌과 다가올 일을 모르는 은탁의 얼굴에서,

 

은탁 예 저도. (평범하게 인사하고테이블에 둘러 앉아있는 귀신들 보며)

자 그만남의 영업집에 이러고 죽치시면 올 손님도 안 와요.

이제 장사해야 되니까 다들 나가주세요.

처녀귀신 냉정한 기집애..

은탁 언니부터요빨리 빨리!

처녀귀신 불친절한 기집애..

귀신들 밖으로 쫓아내고 돌아서는데 표정 굳는 은탁.

중헌의 느낌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S#2. 도깨비 집/ 2층 은탁 방 ()

옷장 열어놓고외투 주머니란 주머니에 라이터와 성냥 꼼꼼히 넣고 있는 은탁.

다 넣고책상에 와 앉으며 갸웃,

 

은탁 느낌이 좀.. 호러 인생 20년에 그런 건 처음 본단 말이지...

 

/중헌의 까만 혀와까만 손톱붉어야 할 곳들이 검다.

은탁 (중헌 떠올리고 몸서리치며까먹자 까먹자.. (앞에 놓인 노트 반사적으로

탁탁 넘기며바빠 죽겠는데 귀신까지 신경 쓸 틈이 없다.

 

은탁노트에 붙여놓은 대학시간표 보면서 펜으로 타임테이블 끼적여보는데,

 

은탁 주 4일로 요렇게 몰면알바 시간을 좀 밀어야하는데..

 

펜 꼭지 꼭꼭 물며 계획 짜다가 문득 뭔가 생각이 난 은탁.

노트 앞장 막 넘겨보면도깨비의 유서 옮겨 적은 페이지 나온다.

 

은탁 하연서새삼 빡치네남은 사느라 바빠 죽겠는데 연서어?

S#3. 써니 집 ()

써니혼자 작은 테이블에 오도카니 앉아 소주 마시고 있다안주는 또 절인 무다.

일각의 화병엔 저승에게 받았던 꽃시든 채로 꽂혀있고 저승 후려쳤던 복숭아꽃가지도 꽂혀있다.

 

/저승 저는.. 저승사잡니다..

써니 (소주잔에 소주 따른다만나고 싶다, (한 잔 마시고안 만나고 싶다,

(또 한 잔 따라서 마시고만나고 싶다. (마지막 잔 따르고)

 

소주병 탈탈 털어보는데 마지막 잔이고.

 

써니 어떻게 맨날 일곱 잔 딱 떨어지지.. (마지막 잔 홀짝 마시고이렇게 일곱 잔 딱

떨어질 걸 알면서도 나는 만나고 싶다로 시작했네. (다시 무 집어서 접시 위에

옮겨 놓으며만나고 싶다안 만나고 싶다만나고 싶다...

 

그 밤써니의 답을 정해놓은 질문 같은 점치기는 계속 되고...

S#4. 백화점남성화 매장 ()

검은 구두 여러 켤레 놓여있고동기 이것저것 신어보고 있다.

저승 옆에 앉아서 대화중이다둘 다 사복차림이다.

 

저승 넌 복숭아꽃.. 맞아 본 적 있어?

동기 (신발에만 신경 쓰며있지무당집 갔다가 한번 된통 맞았지흉 오래 간다 그거.

저승 아까 거가 낫다.

동기 그지.

저승 근데 넌 기억을 찾고 싶다는 생각한 적 없어?

동기 (신발끈 묶던 손 멈추고그저 그대로없지잊은 기억이라는 게 뭐야.

없는 기억과 마찬가지 아니야애초에 없었던 걸 왜.

/ (예뻤던 써니의 모습만...)

저승 나는 그게 그립네..

동기 (....) 그러지마우리 다 죄인이야그 그리움 뒤에 뭐가 따라올지 알고.

/ (죽어가던 김선의 모습만..)

저승 ...알아아는데도... 이 그리움의 한발 한발이 어디에 가 닿을지 너무 두려운데도..

나는 자꾸 그게 그립네...

 

쓸쓸히 앉은 두 저승사자고....

S#5. 도깨비 집주방 ()

전처럼도깨비는 구운 계란 만들고 저승은 병맥주 차게 식히고 있다.

저승의 옆엔 이미 빈 맥주 병 여러 개 놓여 있다.

 

도깨비 (구운 계란 놓아주며어째 오늘 술이 과한 느낌이다?

저승 (찬 맥주 놓아주며나 들켰어저승사잔 거써니씨한테.

도깨비 (맥주 마시다 콜록잘한다 잘해.

저승 (시름겹고이 한겨울에 복숭아꽃가지가 어디서 났을까.

/ (11-은탁과 행복했던 한때활짝 피웠던 꽃가지)

도깨비 (뜨끔그러게.

저승 이제 어떡하지많이 혼란스러울 텐데.

도깨비 뭘 어떡해기왕 이렇게 된 거 손이나 더 잡아봐거기 내 얼굴 있나 없나.

저승 나 들켰다니까?

도깨비 들킨 김에 막 잡아봐거기 내 얼굴 있나 없나.

저승 (!) 니가 뭘 몰라서 그러는데 전생 볼 때 얼마나 힘든 줄 알아?

누가 억지로 밀어 넣듯 들어온다고순식간에그림에서만 봤던 얼굴이

생기를 얻으니 너무 아름다워 가지고 정신이 하나도 없, (!)

도깨비 (!) 내 누이다.

저승 ...어가지고어리고 어리석어 보이는 얼굴 하나는 봤어그 어린 왕.

도깨비 (!!) ...그 멍청이 생각만 했나보네우리 못난인오라비는 안중에도 없지.

 

저승과 도깨비말없이 맥주 넘기는데.

그런 두 사람 등 뒤로은탁노트 꼭 안고 저승 방문 앞으로 가 노크 하는데,

 

저승 (보지도 않고나 여기 있어.

은탁 ? (휙 둘러 보다저승과 나란히 앉은 도깨비 뒷모습 발견하고노트 숨기며)

아니에요다음에요. (후다닥 계단 올라가려는데)

도깨비 (염력으로 휙은탁 품안에 있는 노트 날아가 도깨비 손에 턱!)

은탁 어! (달려오며아 내놔요아 왜 남의 노트를 보고 난린데요! (뺏으려는데)

도깨비 (손 높이하고 휘휘 넘기는데어느 페이지에 시선 멎는다)

아 왜 남의 노트에 내 글이 써 있고 난린데. (펼쳐 보여주면유서 베껴 쓴

페이지다너 이거 뭐야너 또 나 몰래 사문서 위조했어?

은탁 하 차모른 척 하기는연서잖아요연서본인이 쓰신!

저승 연서를 썼어?

은탁 썼더라구요첫사랑한테뭐 얼마나 거창한 사랑 얘긴지 뒷얘기 궁금해서

(저승에게아저씨 도움 좀 받아 볼라 그랬죠.

도깨비 (?) 앞 얘긴 뭔데이거 연서 아닌데.

은탁 아닌 거 좋아하시네아주 명문이더만요.

그렇게 100년을 살아 어느 날날이 적당한 어느 날 막 어!

도깨비 (!!) 그 내용 아닌데.

은탁 그 내용 맞던데덕화오빠가 다 읽어줬는데?

도깨비 (!!!) 그럴 리 없는데덕화가 죽었다 깨나도 읽을 수 없는데.

그건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나 혼자 간직한 말이었는데.

저승 (노트 보다가그러네그 내용 아니네.

은탁 (!!!) 아닌..덕화오빠가 분명 해석해 줬는데?

저승 (!) 전에 말이야너 차 수십 대 날려버렸을 때너 혹시 덕화한테 내가 기억

방면으로 도울 수 있다고 말했냐?

도깨비 아니?

저승 그럼 걔는 어떻게 알고 나한테 다짜고짜 가자고 한 거지?

은탁 그러고 보니 덕화오빠가 나 단풍잎도 찾아 줬는데내가 완전 잃어버린 거뭐지?

도깨비 !!! (무언가 떠오른다)

/ (3-도깨비한테 우와..! 쫌 멋진데?” 은탁과 똑같은 톤으로 말하던 덕화)

도깨비 (..!) ...왜 몰랐을까무려 도깨비 집터를 부동산에 내놓는 애였는데.

 

세 사람덕화의 존재 눈치 채고굳은 얼굴로 서 있는데...

그 위로강한 비트의 클럽 음악 얹히면서,

 

S#6. 클럽 ()

쿵쾅거리는 음악 시끄럽고 화려하게 차려입은 사람들 신나게 춤추는 클럽 안.

그런 사람들 등지고 바bar에 앉아 술 홀짝이는 덕화속세를 초월한 묘한 눈빛이고.

아무도 못 보고 못 느꼈을 개인적으로 신이었던 순간들 떠올린다.

/(3) “왕이었는지신이었는지나였는지.. 그건 잊었다.” 도깨비 말에 눈빛 묘해지던 덕화.

/(7족자 보고 울음 울던 저승 묘하게 보던 덕화.

/(8묘한 눈빛으로 도깨비 유서 해석해주던 덕화.

/(9스키장에 있는 은탁 찾아낸 덕화(나비)..

/(11) “니네 사장님이 전생에 우리 삼촌 여동생이라 그래.” 확정적으로 얘기한 덕화.

잘잘한 거부터 해서 삼신과의 술자리까지 회상하는데..

 

>>인서트 플래시 백 (1부 31씬에 이어) ()

삼신과의 첫 번째 술자리고급 룸이다.

 

삼신 드디어 도깨비와 도깨비신부가 만났네.

/ (1빗속에서 서로 스쳐지나가던 은탁과 도깨비)

덕화 운명이지.

삼신 왕여는 또 왜검이 꽂힌 채 사는 자에게 검을 꽂은 자를 만나게 하면 어떡해.

/ (1도깨비 집에서 저승과 도깨비 만나는 장면)

덕화 그 또한 운명이므로마침 집도 구한다기에.

삼신 장난도 정도껏이야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덕화 (눈빛 깊다특별히 사랑하여.

삼신 !!

 

>>인서트 플래시 백 (9부 5씬에 이어) ()

삼신과의 두 번째 술자리.

 

삼신 그만 좀 하지김신 그 아이벌 받은 지 900년이야아직도 모자라?

덕화 한 생명의 무게란 그런 것이지.

/ (전장에서 적들을 베던 김신)

/ (배 위에서 배를 두 동강 내버리던 김신)

삼신 애초에 죄를 만들지 말고 완전무결한 세계를 만들지 그랬어그럼.

덕화 그럼 신을 안 찾으니까.

삼신 (빡쳐서 술잔 쾅!) 하나하나 다 사랑으로 점지한 아이들이야그만 괴롭혀.

그 아이 눈 가린 손도 그만 치우고서로 알아보게 둬어떤 선택을 하든.

덕화 (끄덕하고아쉽네. (자기 얼굴 가리키며잘생겨서 좋았는데. (씩 웃는)

 

/다시현재.

덕화 드디어 왔네.

 

그 순간요란하던 음악 서서히 일그러지고이내 춤추던 이들의 움직임도 멎더니 시공이 멈춘다.

무언의 존재를 환영하는 듯도겁박하는 듯도 한 기묘한 풍경 속에서 오직 덕화만이 느긋하게 술잔 기울이다 어딘가 보면일각에 도깨비와 저승 천천히 다가와 선다.

 

덕화 (천천히 일어나 그들 앞에 가 서면)

/저 !!!

도깨비 누구신지통성명이나 합시다.

덕화 (싸늘하게 보면)

/ (1- “칠성님” “천지신명님” 등등 부르며 울던 백성들의 부름)

/저 !!!

 

덕화는칠성님일 수도천지신명일 수도그 모두일 수도 있는데...

 

저승 대체 왜...

덕화 신은 여전히 듣고 있지 않으니투덜대기에.

도깨비 !!!

덕화 기억을 지운 신의 뜻이 있겠지 넘겨짚기에.

저승 !!!

덕화 늘 듣고 있었다죽음을 탄원하기에 기회도 줬다헌데 왜 아직 살아있는 것이지?

도깨비 !!!

덕화 기억을 지운 적 없다스스로 기억을 지우는 선택을 했을 뿐.

그럼에도 신의 계획 같기도 실수 같기도 한가?

저승 !!!

덕화 신은 그저 질문하는 자일뿐운명은 내가 던지는 질문이다답은 그대들이 찾아라.

(자기 가리키며이 아이와의 작별 인사도 그대들이그럼 난 이만.

 

덕화의 씨익 웃는 얼굴 거울에 비치더니이내 몸 끝부터 수천마리의 흰 나비로 부서지는데!

그 순간툭 쓰러지는 덕화덕화 받아 안는 도깨비.

이내 뚝 멎었던 시공 다시 정상화되고언제 그랬냐는 듯 시끄러워지는 클럽.

 

덕화 (??) 삼촌들이... 여긴 어쩐 일이야언제 왔어?

/저 .... (의심의 눈초리)

덕화 근데 나 왜 쓰러져 있어대박나 방금 필름 끊겼던 거야꼴랑 한 잔에?

도깨비 (부글부글니가 누구든.. 너 한 대만 맞자. (달려들면)

저승 (뜯어 말리며왜 애한테 그래이 분은 죄가 없으셔!

도깨비 이 부운?

저승 저기.. 내가 계속 어디 좀 가자고 했던 건 죄송..

덕화 에끝방삼촌 왜 저래 삼촌?

도깨비 니가 지금 그걸 말이라고너 진짜 덕화 맞아!

 

S#7. 도깨비 집 일각 (다른 날 낮)

군고구마 트럭 앞에서 군고구마 사 먹고 있는 써니와 은탁.

 

은탁 (군고구마 후후 불어가며 먹는아 뜨거 뜨거근데 진짜 맛있,

써니 (시선 군고구마그 남자 저승사자더라?

은탁 (컥컥놀라어떻게.. 아셨어요?

써니 넌 어떻게 알았는데난 봐버렸어아주 이상한 한 순간을.

은탁 아.. 저는 어쩌다보니 어릴 때부터 인연이 있어가지고.. 말씀 안 드린 건 죄송해요.

근데 김우빈씨 저승사자치고는 되게 착하고 참하고...

써니 막 찾아오고 집착하는 여자 귀신같은 건 없니그 생각부터 들더라.

나랑은 조건이 안 맞잖아남자가 너무 기울지이승과 저승인데.

은탁 하하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시지?

써니 이런 생각도 했어그 사람이 저승사자면 내 오라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진짜로 천년 가까이를 살았겠구나.

은탁 !!!

써니 맞아그러니까 니가 도깨비 내외?

은탁 엄밀히 말하면 제가 긴 한데요바깥일 하니까.

써니 하미친다.

은탁 근데요 사장님.. 이렇게 저희 집 앞에서 서성거리셔도 김우빈씨 못 만날 확률이 커요야근이 되게 잦은 직업이라서.. 그냥 연락을 하세요.

써니 헤어질까요소리 듣고 어떻게 연락을 해연락이 오면 억지로 받기야 하겠지만.

그냥 협조해.

은탁 (풉 웃고근데요 사장님죄송한데요..

써니 그래그렇게 해.

은탁 저 아직 말 안 했는데요.

써니 너 대학생 됐으니까 알바 시간 조정 해달라는 거 아냐?

은탁 헐 대박. (의심의 눈초리사장님은.. 사람 맞으시죠?

 

써니별 말 없이 멀리 보며 군고구마만 얌얌 먹고 있다.

그 위로, “딸랑” 종소리 얹히면서,

 

S#8. 치킨 집 ()

문 열고 들어오는 까만 옷차림의 페도라 든 김차사들.

 

써니 (빈 테이블 치우다어서 오세요. (하며 돌아보는 모습 슬로우로 걸리면)

동기민재여후배남후배 화들짝 놀라는데.

Cut to.

테이블에 앉아있는 김차사들.

 

동기 어우 깜짝이야사람 보고 놀란 거 되게 오랜만이다야.

여후배 저도요근데 웬 닭 집입니까뜬금없이.

민재 좀 전 그 분이 우리 아랫집 사셔아는 사이에 팔아 주고 그럼 좋잖아.

동기 빨리 먹고 가자연초라 사건사고 많아서 아주 죽겠다. (하는데)

써니 (테이블에 신 메뉴 놓으며맛있게 드세요.

여후배 저희.. 이거 안 시켰는데.

써니 서비스예요신 메뉴 나와서.

동기 서비스로 본품을 주는 집은 처음인데그것도 이렇게 많이.

남후배 (이미 먹고 있고맛이 죽입니다.

써니 고된 일 하시니까. (하고 가면)

김차사들 (일동 얼음이내 갸웃 하며 서로 눈빛만 주고받는데...)

 

S#9. 길거리 ()

여후배집으로 가는 길이다.

골목 코너 탁 돌아서는데 갑자기 앞에 나타나는 누군가중헌이다.

 

여후배 (?!) 뭐야망자가 겁도 없이 저승사자 앞에 나타나?

중헌 오랜만이다그간 저승사자로 살고 있었더냐.

여후배 (..?) 무슨 소리야나를 알아?

중헌 알다마다.

여후배 (!!) 허튼수작 부리지마.

중헌 내가 누군지 궁금하지 않은가어째서 내가 네 앞에서 이리도 당당한지.

헌데 그보다 네가 누군지는 궁금하지 않은가.

여후배 !!!

중헌 가서 그 여인의 손을 잡아보아라방금 나온 그 가게 주인 말이다.

저승사자는 전생에 큰 죄를 지어 된다는데그 속에 네 죄가 있을 것이다.

또한 그 죄 속에 내가 있을 것이니.

 

하더니휘리릭 검은 연기로 홀연히 사라지는 중헌.

그저 굳어 서 있는 여후배고...!!

 

S#10. 공원 ()

공원 벤치에 앉아 가만히 무언가 고민하고 있는 저승.

 

/덕화 기억을 지운 적 없다스스로 기억을 지우는 선택을 했을 뿐.

 

저승그 말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저만치 민재 걸어온다.

 

민재 (옆에 앉으며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십니까?

저승 하면 안 되는 생각.

민재 하면 안 되는 걸 알면서 왜 하십니까?

저승 오늘 안하면 내일 할 것 같아서.

민재 그러지 마십시오지금 분위기 안 좋습니다.

장항동 김차사 건으로 저승부에서 행동강령 내려왔지 말입니다.

저승 (!) 뭐라고.

민재 너희들이 죄인이란 사실을 잊지 말라.

저승 !!!

민재 괜히 뒤숭숭해 죽겠습니다. (행낭 건네며여기 이번 달 명부요.

저승 (자기 생각에 골똘하고답을 준 것인가질문을 준 것인가.

민재 (?) 명부 드렸는데요? (의아하게 보면)

 

저승물끄럼하게 앉아 있고...

 

S#11. 도깨비 집저승 방 ()

책상 위에 이번 달 명부 주르륵 놓여 있고저승눈빛 깊어 명부 하나 오래 보고 있다보면,

[丁酉年 壬寅月 庚辰日 17시 10분 유신우 81세 心筋梗塞] 적혀있다.

 

S#12. 도깨비 집거실 (다음 날 낮)

은탁 다녀왔습니다. (하며 현관 지나 거실로 들어서다 멈칫 한다)

 

보면검은 옷 입은 도깨비와 출근복 차림의 저승 거실에 마주 서 있다.

은탁빼꼼 보면서 무슨 일이지두 사람 표정 살피는데,

 

저승 세 시간 후야사인은 심근경색.

도깨비 ....

저승 마지막 배웅이라도...

도깨비 하고픈 말은 살며 다 했어마지막까지 내게 미안해 할 모습은 보고 싶지 않고.

배웅은나 대신 니가 잘..

저승 ..걱정 마.

도깨비 (눈물 차오르며꼭 다시 태어나라고다음 생에는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살라고고마웠다고.. 내가 많이 고마웠다고..

은탁 ?!!

저승 (끄덕하면)

도깨비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은탁 !! (그런 도깨비 눈으로 쫓으며조심스럽게 저승에게 와서무슨.. 일이에요?

저승 검은 옷을 챙겨놔곧 유회장의 부고가 올 테니까.

은탁 !!!

저승 저 자 좀 들여다보고.

은탁 (힘겹게 끄덕하는데)

 

저승복잡한 표정으로 나가면은탁 거실에서 도깨비 방문 바라보며 홀로 오래 서 있다.

(시간경과)

해가 기울었다.

아주 희미하게 들리는 울음소리...

 

은탁 !!!

 

점점 커지는 울음소리.. 도깨비의 울음이다..

창밖에도 눈물처럼 슬프게..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은탁창 밖 바라보다 참았던 눈물 그렁 고이는데..

 

S#13. 가구 매장 ()

덕화대걸레로 아이돌 댄스노래 부르며 바닥 닦고 있다.

 

덕화 (다 닦은 듯허리 펴며아이고 허리야. (일각의 매장 둘러보는 매니저 째려보며)

내가 사장되기만 해봐 아주맨날 여기로 출근해서 맨날 회식하고 꼭 모범택시

태워 보낸다 내가촌스런 옷 엄청 칭찬해서 계속 그 옷만 입게 하고 만다 내가.

 

귀엽게 복수 다짐하는데그때매장 문으로 어두운 안색의 김비서 들어온다.

 

김비서 덕화군.

덕화 (흘깃왜요할아버지가 나 일 하나 안 하나 아주 대놓고 감시하래요?

김비서 같이 좀 가셔야겠습니다지금요.

덕화 저 아직 퇴근 시간 멀었거든요?

김비서 옷은 준비했으니 차에서 갈아 입으시구요.

덕화 무슨 옷이요? (영문 몰라 보다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얼굴 굳는데)

 

S#14. 도깨비 집도깨비 방 ()

어두운 방 안책상 앞에 앉아 무언가 쓰고 있는 도깨비.

정갈하게 한글로 쓰여지는 글씨들그러나 이내 툭툭 떨어지는 눈물에 글씨들 번지고..

보면유회장의 묘비명이다. [‘이 생에서의 모든 순간이 선했던 자여기 잠들다.’ 유신우.]

창밖의 빗소리 거세지는데...

 

S#15. 캐나다 평원 (다른 날 낮)

선조들의 묘비들 사이에 유회장의 묘비 하나 생겨난다.

이 생에서의 모든 순간이 선했던 자여기 잠들다유신우

 

S#16. 도깨비 집거실 (다른 날 밤)

현관으로 들어서는 은탁상복 차림이다.

조용히 도깨비 방문 앞에 가 서는 은탁..

문 안에서 조용히 도깨비의 흐느낌 들려온다.

은탁도깨비 울음소리 가슴 아프게 듣고 있다가 이내 조용히 문 열고 들어가는데.

S#17. 도깨비 집도깨비 방 ()

도깨비작은 의자에 앉아 마치 그 예전의 어느 날처럼 또 울고 있다.

은탁조용히 걸어가 그런 도깨비를 옆에서 안아준다.

 

도깨비 (안긴 채로 조용히 눈물만 흘리고)

은탁 이런 거군요불멸이란..

도깨비 !....

은탁 유회장님 자꾸 뒤돌아보시겠네참 마음 쓰이는 나으리시네.. 하고..

도깨비 ....

은탁 그러니까... 남은 사람은 또 열심히 살아야 해요.

가끔 울게는 되지만 또 많이 웃고 또 씩씩하게그게 받은 사랑에 대한 예의예요.

도깨비 (눈물 그렁해희미하게 웃는데)

은탁 따뜻한 거 뭐 좀 드실래요?

도깨비 (고개 젓고덕화.. 데려와서 같이 먹을게.

은탁 아. (끄덕 하고 따뜻하게 보는데)

 

S#18. 덕화본가서재 ()

덕화유회장의 책상 앞에 앉아 혼자 고개 숙여 울고 있다.

김비서곁에서 방해되지 않게 지켜보고 있고.

 

덕화 나 어떡해 할아버지.. 나 효도도 못했는데.. 나 미안하게 이렇게 안 기다려주고

가면 나 어떡해.. 미안해 할아버지.. 용서해 주세요 할아버지...

김비서 .....

 

그때도깨비 들어온다.

 

덕화 (뚝뚝 울며나 이제 어떡해.. 나 이제 혼자 어떡해... (엉엉 우는데)

도깨비 (다가와 다정하게 머리 쓸어넘기고니가 왜 혼자야.

덕화 삼촌..

도깨비 그래삼촌 있잖아삼촌 집에 가자.

덕화 삼촌흐흑.. (엎어져 울고)

도깨비 (등 가만히 토닥이고...)

S#19. 도깨비 집도깨비 방 ()

덕화도깨비 침대에 모로 누워 있다.

도깨비스프 끓여 들어오고저승사과 토끼 모양으로 깎아서 들고 들어온다.

은탁도깨비와 저승 뒤로 삐쭉삐쭉 들어오고.

 

도깨비 일어나봐뭘 좀 먹자.

덕화 (고개 젓고)

저승 사과가 토끼인데도?

덕화 (고개 젓고)

도깨비 금 나와라 뚝딱 해줄까.

저승 벽으로 슥 하는 거 해줄까.

은탁 오빠.. 제 카메라 이거 가지세요.. 오빠 이거 좋아했잖아요..

덕화 (슬프게 픽일어나며됐어우리 할아버지가 너 주려고 직접 고르신 건데..

은탁 아.. (카메라 꼭 껴안으면)

저승 미리 말 못한 건 미안해네게 마음 정리라도 할 시간을 줬어야 했나 싶고 후회돼.

근데 세상에는 질서가 있고,

덕화 알아요저희 집안이 도깨비 가신만 몇 대짼데요.

(일어나 침대 나오며다들 감사합니다그럼 전 할 일이 있어서. (방 나간다)

일동 ??

 

S#20. 도깨비 집 일각 ()

덕화오도카니 앉아 도깨비집의 은식기와 촛대 헝겊으로 소다 묻혀서 꼼꼼히 닦고 있다.

도깨비일각에서 그 모습 지켜보고 있다.

 

덕화 할아버지가 내내 신경 쓰여 하실까봐알잖아 우리 할아버지 성격.

도깨비 ..알지. (보면)

덕화 회사는 김비서님이 CEO로 취임했어할아버지가 다 준비하고 가셨더라고.

잘됐지어차피 난 아직 준비도 안 됐고..

도깨비 그래. (보면)

덕화 바닥부터 일 잘 배울게그게 할아버지가 원하시는 걸 테니까.

도깨비 그래. (울컥하고)

덕화 바둑도.. 배울게그래서 삼촌의 형이아버지가할아버지가 잘 되어볼게.

우리 할아버지처럼.

도깨비 그래. (눈물 핑 돌아슬프게 웃는데)

S#21. 천우그룹사장실 ()

사장 취임한 김비서유회장이 남긴 수북한 편지 중, ‘유덕화’ 쓰인 봉투 열어본다.

신용카드 들어 있다덕화의 카드다김비서피식.. 서글픈 미소 짓고..

김도영’ 쓰인 봉투 열어보면죽음을 예감한 유회장의 유언장이다.

몇몇 단어는 한문으로 쓰여 있다.

 

유회장NA 어느 날에 김가 성에 믿을 신을 쓰시는 분이 찾아와 내 것을 찾으러 왔다

하시거든 드려라내가 남긴 모든 것이 그 분의 것이다그 분은 빗속을 걸어와

푸른 불꽃으로 갈 것이다그럼 김신인 줄 알아라.

 

김비서무슨 미래를 예언하시는 건가.. 편지 오래오래 바라보는데..

 

S#22. 육교 위 (다른 날 낮)

또각또각 걸어오는 삼신맞은편에선 덕화서류 가득 담긴 상자 들고 걸어오고 있다.

예전처럼 스치는 두 사람인데삼신덕화 흘긋 보더니,

 

삼신 갔구나?

덕화 (?) 누구..? .. 아세요?

삼신 알지착한 거밖에 없는 애그래서 세상을 밝히는 애.

너의 복은 너의 심성에서 나와잊지 마.

덕화 네 뭐애는.. 또 아니긴 한데, (예쁘다수작나랑술 한 잔 할래요?

삼신 술은 아름다운 사람이랑 마셔.

덕화 아름다우신데.

삼신 사람이랑 마시라고안녕. (하고 가는)

덕화 ???

 

S#23. 도깨비 집식당 ()

식사 준비하고 있는 도깨비와 저승.

 

저승 뭘 그렇게 많이 해.

도깨비 덕화 온대서후추 좀.

저승 (!...) 덕화 부럽다삼촌도 있고.

도깨비 ?

저승 신경 쓰지 마나 요즘 좀뭐가 자꾸 부럽고 그립고 그래.

도깨비 딱 얘기해부러운 게 삼촌이야되게 엄청 잘 생긴 삼촌, (!!!)

 

순간 공기 뒤틀리듯 저승의 얼굴에 어린 여의 얼굴 스친다신은 이제 도깨비에게서 왕여를 가리는 걸 그만뒀으니 저승에게서 어렴풋이 왕여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저승 (?) .

도깨비 ...너 사자 된 게 언제라 그랬지.

저승 300년 좀 넘었는데나 뭐 묻었어?

도깨비 그냥아주 잠깐너한테 전엔 안 보였던 얼굴이 묻어서.

저승 누구어떤 얼굴.

도깨비 내 눈에 보이면 안 되는 얼굴.

저승 ..?!

 

묘한 긴장감 감도는 가운데..

 

덕화E 삼초온~~

 

S#24. 도깨비 집거실 ()

덕화테이블에 서류 산처럼 쌓아놓고 보고 있다.

본 서류는 한쪽에 쌓기를 반복한다보면, <경력직 이력서서류들이다.

도깨비그런 덕화 주변 어슬렁거리고 있다.

 

덕화 (더는 못 참고아 앉든가 돕든가 들어가든가왜 자꾸 알짱거리는데!

도깨비 (흐뭇니가 쓸모가 있다는 것에 대견해 하는 중이다.

덕화 (다 본 서류 옆에 놓으며재벌 3세라 함은 응당시간 외 업무도 경영수업의

일환이다 생각하고, (?) 삼촌 왜 그래? (보면)

 

도깨비덕화가 일각에 놓은 서류 한 장 들고 굳어 보고 있다.

이내눈가에 눈물 핑 돈다보면증명사진 속 얼굴다름 아닌 부하1이다!

 

S#25. 도깨비 집/ 2층 은탁 방 (다른 날 낮)

개강 날이다은탁예쁜 옷 골라 입고 거울 보며,

립스틱 바르고 음파음파하고 싱긋 웃는데.

 

S#26. 도깨비 집거실 ()

은탁새내기답게 꾸미고 도깨비 앞에 섰다.

 

은탁 오늘 첫 개강저 대학생오늘 개강파티그래서 짧은 치마!

도깨비 아니야.

은탁 다녀올게요.

도깨비 덕화가 데려다 줄 거야오늘은 내가 다른 선약이 있어서혹시 무슨 일 생기면,

은탁 알거든요? (가방 열어 보이면 라이타성냥 수북하다완벽하죠?

도깨비 하나 빠졌다.

은탁 앗. (완벽하기엔 전에 키스했어서 괜히 기대나 뭔지 아는데. (눈 감는데)

도깨비 (은탁의 목에 목걸이 채워주며눈은 왜 감는지 알다가도 모르겠구나.

은탁 ?! (그제야 눈 뜨고 보면!

도깨비 이제 완벽해졌네.

은탁 이거 그 단풍국에서.. 오 쫌 감동인데근데 뭐라고 적힌 거예요?

도깨비 불어로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란 뜻이야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절대적인 운명.

은탁 오 내가 좋아하는 단언데운명어떻게 알았지?

도깨비 미팅 안 돼소개팅 안 돼낭만 안 돼태희오빠 안 돼이 목걸이 반경 30센티

내에 그 어떤 남자도 안 돼내가 생각하는 운명이란 그런 거야.

은탁 아 진짜그런 거 하러 대학 갔구만.

도깨비 방도 없지하늘이 그렇게 정한 걸늦겠다다녀 와.

은탁 피다녀오겠습니다. (맑게 웃고)

 

S#27. 연희대학교 캠퍼스 ()

캠퍼스 걷고 있는 은탁사진 어플로 셀카 예쁘게 사진 찰칵 찍더니,

바로 누군가에게 메시지 보낸다웃으며 걷는 모습이 예쁘다.

 

S#28. 천우그룹로비 ()

로비 들어서는 정장 차림의 도깨비은탁이 보낸 사진과 메시지 보는.

 

은탁E 안전하고 찬란하게 학교 도착 했고요저 걱정돼서 지옥을 오가실까봐 보내고요,

선약은 화이팅이고요!

도깨비 목걸이 잘 하고 있고주변에 남자 안 나오게 잘 찍었고예쁘네.

(흐뭇하게 지나가면)

 

로비에 <2017 천우그룹 경력직 사원 면접안내 포스터 붙어 있다.

 

S#29. 천우그룹면접실 복도 ()

대기석에 앉아 면접 기다리는 지원자들의 긴장감 감도는 복도.

보면그 중 한 사람고단한 얼굴로 앉은 부하1이다.

낡고 헤졌지만 정갈히 코트와 구두 차려입었다.

뚜벅뚜벅 걸어와 그런 부하1의 건너편 빈 의자에 마주 앉는 누군가보면도깨비다.

부하1, 누군가 맞은편에 앉자 그저 시선 갔는데도깨비그런 부하1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부하1 ...?

도깨비 (젖은 눈으로 그저 보는)

부하1 ...?? (왜 나를.. 저렇게.. 의아한데)

/부하1 (1흐흑.. 상장군의 명을 받듭니다용서하십시오.. 따라가 뵙겠습니다.

도깨비 길이.. 어긋났을 게야내가 이리 살아 있어서.

부하1 ...???

도깨비 많이 쓸쓸했을 게야부디 용서하게.

부하1 ...??? (시선도 피해봤다안 듣는 척도 해봤다 하지만자꾸만 눈길이 가는데)

직원E 김우식씨최상민씨이지연씨들어오세요.

 

호명된 사람들 하며 들어간다부하1도 포함이다.

도깨비부하1이 들어간 면접실의 닫힌 문 오래 바라보는데...

 

S#30. 부하집 (다른 날 낮)

부하1 (통화붙었다구요감사합니다정말 감사합니다. (끊고여보붙었어!

 

임신한 아내딸아이(7)와 기쁨 나누는 부하위로,

 

E 초인종 소리 띵동-

 

S#31. 아파트 앞 ()

입 떡 벌어져 무언가 올려다보는 부하1, 보면고급 아파트다.

시선 다시 내려오면 앞에 김비서 서 있다.

 

김비서 회사에서 제공하는 주택입니다.

부하1 저한테요?

김비서 네면접을 잘 보셔서. (차키 누르면 띠딕일각에 소형 자동차 헤드라이트

번쩍이고회사에서 제공하는 차량입니다.

부하1 저한테요??

김비서 네면접을 너무 잘 보셔서. (이번엔 흰 봉투 주며) 5월 초하루에 태어날

사내아이의 이름입니다대대손손 세상을 밝히는 큰 사람이 될 겁니다.

부하1 (받고제 아이가요???

김비서 네.

부하1 (?..) 근데 아까부터 계속 누구신지.

김비서 아인사가 늦었습니다천우그룹 사장 김도영입니다.

부하1 예?? 사장님이요? (?!!!) 몰라 봬서 죄송합니다근데그러니까요.

저한테 왜 이런 과분한 걸 주시는지...

김비서 전생에 나라를 구하셔서요.

부하1 (???) 제가요?

김비서 (씨익.

 

/-1. 건너편 건물 옥상 ()

옥상에서 그런 부하부드럽게 보던 도깨비미소 짓곤 이내 휙푸른 불꽃으로 사라지고.

 

/-2. 아파트 앞 ()

부하1, 무언가에 이끌리듯 건너편 건물에 시선 주지만 아무 것도 없다.

도깨비 사라진 자리 은은하게 보는 부하1이고..

 

S#32. 거리 ()

강의 마친 은탁지하철역 향해 걷고 있는데 전화 온다걸으며 통화하는 은탁.

 

은탁 여보세요?

도깨비F 너 지금 어디야지금 시간이 몇 신데 안 들어와 이 험한 세상에!

은탁 지금 오후 다섯 시고요아직 해가 중천이고요.

(무슨 생각인지 주위 두리번거린다잔소리 좀 작작 하시고요.

도깨비F 작작너 어디냐고나 아까부터 묻잖아!

은탁 저요? (일각의 즉석 사진 부스로 쑥 들어가며, E) 어딘지 알면 놀랄 텐데.

 

/-1. 즉석 사진 부스 ()

은탁불 꺼진 성냥에서 연기 피어오르고,

보면 도깨비즉석 사진 부스에 소환됐다부스 천장에 머리 닿아서 장신 찌그러뜨리고 섰는데.

그 와중에 공간이 협소해 은탁과의 거리 너무 가깝고 그렇다.

 

은탁 저 여깄네요협소하고 비좁은 데. (생글 웃으면)

도깨비 너 아주 어?

은탁 (도깨비 팔짱 끼며자 저기 봐요찍습니다!

 

찰칵터지는 플래시와 함께 두 사람의 자연스런 모습 담기고.

툭툭툭 떨어지는 즉석 사진들.

 

은탁 (하나씩 주워들며오 잘 나왔어오 그 정신없는 와중에 웃은 거 봐.

도깨비 여기선 언제 나가.

은탁 글쎄요한 5분쯤 후에?

도깨비 왜 5분쯤 후에?

은탁 그 사이에 뭔가 심쿵한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협소하고 비좁은 데서?

도깨비 그런 일 없거든?

은탁 있을 텐데이렇게. (하며 봉투 내민다팔원은 반올림해서 오천이백십원이요.

(도깨비 손에 봉투 쥐어준다봐요심쿵하죠?

도깨비 (괜히 실망넌 무슨 돈을 협소하고 비좁은 데서 갚아!

은탁 이 돈으로 우리 사장님한테 얼른 고구마 값 갚으시라고요.

도깨비 (!) 빨리 갚으래?

은탁 누이는 보고 싶은데 사장님한텐 현재가 있으니 가기도 그렇고 안 가자니 보고 싶고맞죠그래서 고구마 값 갚는 겸 얼굴 볼 핑계 만들어 준 거잖아요.

저 알바 가니까 같이 가실래요?

도깨비 보고 싶긴 한데니네 사장 무서워담에 갈게 담에.

은탁 하하대박오 현실 남매그만 나가요.

도깨비 (!) 벌써. (가까이 있는 게 좋고밖에 추워학교는 어때다닐 만 해?

은탁 (근데 태희오빠 말이에요.

도깨비 (산통 확 깨내가 걔 안부 물었어학교 안부 물었지?

은탁 태희오빠 미국 간대요메이저리그.

도깨비는 크게 될 인물을 알아본다면서요쫌 멋있다고 할라고 말 꺼낸 건데.

도깨비 내 자랑 같아 뭐하지만 내 예전부터 큰 사람이 될 정승상을 알아보곤 하였다.

황희 그 친구가 대표적이었지맹사성 그 친구도 참,

은탁 알겠고요.

도깨비 어른이 말씀하시는데, (하는데)

은탁 제가 바빠서요. (하더니까치발 들고고개 한껏 젖혀 쪽 입 맞춘다)

도깨비 (심장 쿵놀라 보면)

은탁 저 알바 늦었단 말이에요. (귀엽게 눈 흘기며이 협소하고 비좁은 데서 황희가

웬말이냐고다녀올게요. (생긋하고 나간다)

도깨비 어그래무슨 일 있음 부르고이렇게 좁고 비좁으니 몹시 곤란하군.

좁고 비좁으니는같은 말이군. (괜히 혼자 떠들고)

S#33. 치킨 집 ()

은탁대용량 쓰레기봉투 끙차들고 나오는데그런 은탁 기다리고 있던 장풍 꼬마,

은탁에게 장풍!” 한다쓰러져주는 은탁이고장풍 꼬마 히웃는데,

 

은탁 ?! (장풍 꼬마에게이리 와누나한테 와.

꼬마 ? (하면서도 쪼르르 은탁에게 가는데)

 

보면장풍 꼬마 뒤에 어두운 기운 내뿜는 중헌 서 있었던 것이다!

 

은탁 늦었어집으로 바로 가할머니 기다리셔.

꼬마 (끄덕하더니 반대편으로 쪼르르 달려가는데)

은탁 (꼬마 가는 거 눈으로 배웅해주고 경계하듯 중헌 보면)

중헌 또 보는구나그땐 인사를 제대로 못한 것 같아 말이지나는박중헌이라 한다.

은탁 !!!..

중헌 (은탁 표정에낯빛을 보니너는 이미 나를 아는구나.

은탁 모르는데요. (가려는데)

중헌 김신 그 자가 말하지 않더냐나를 죽인 게 그자라고.

은탁 !!! (우뚝 멈춰 서는데)

중헌 김신이 받고 있는 벌은 목숨의 무게만큼 늘어간다그 안엔 내 목숨값도 있지.

은탁 !!! (탁 돌아서서원하는 게 뭐야.

중헌 그런 거 없다그저 재밌는 이야기를 하나 하려는 것 뿐.

나를 아니 왕여도 알겠구나김신의 가슴에 꽂힌 그 검은 왕여가 하사한 것이다.

이 비극적인 운명의 시작과 끝이 바로왕여지.

그런 왕여가 지금 누구와 살고 있는지 아느냐.

은탁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중헌 왕여는 지금 김신과 살고 있다.

은탁 무슨 말도 안 되는, (하다, !!!!)

중헌 맞다이름도 없는 저승사자그 자가 바로 왕여다.

은탁 !!!!

중헌 그런 둘이 서로를 알아보게 되면 어찌 될 것 같으냐.

은탁 !!!!!

중헌 이제 김신이 날 죽일지 살릴지는 니 손에 달린 것 같구나.

김신의 죽음이 니 손에 달렸듯오호이제 보니 넌 죽음을 관장하는 아이로구나.

은탁 (두려움에 부들부들 떨면서도잘못 알았어우리가 아는 그 저승사자는 이름이 있어.

김우빈. (하고 들어가 버린다)

 

홀로 남은 중헌기괴하게 웃던 얼굴이점차 싸늘해지는데...

 

중헌 내가 무엇을 원하냐고 물었느냐그들의 파국을 원한다.

 

S#33-1. 치킨 집 안 ()

문에 등 기대고 선 은탁다리 힘 풀려 주저앉는다참고 있던 숨 편안히 내쉬며 깨닫는다.

숨을 쉴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는 걸부들부들 떨며 숨 몰아쉬는 은탁인데...

 

S#34. 도깨비 집거실 ()

귀가한 은탁다녀왔습니다도 잊고 굳어 거실 들어서는데,

도깨비책 읽으며 아는 척하고저승 빨래 개키며 아는 척한다.

그런 두 사람의 일상적인 풍경 물끄러미 바라보는 은탁인데,

 

도깨비 왜.

저승 밥은.

은탁 그냥보기 좋아서요밥은 먹었어요.

도깨비 뭐 있는 거 같지.

저승 어힘들어 보인다. (E) 오백 해줘.

도깨비 (E) 해줬어그걸로 등록금 내 줬다고.

저승 (E) 꼬박 원금 받는다며.

도깨비 (E) 받아야지세상에 공짜가 어딨어.

저승 (E) 이게 빤스가 이게질기고 튼튼한데 이게,

도깨비 (E) 죽는다!

 

그런 둘의 모습가슴 아프게 바라보는 은탁인데...

 

S#35. 연희대학교강의실 (다른 날 낮)

은탁텅 빈 강의실에서 멍하니 노트에 멍하니 펜 직직 그으며 생각 잠겨 있다.

 

/중헌 나는박중헌이라 한다.

은탁 아 미치겠네.. (확 엎드리는데)

저승E 기타누락자.

은탁 (화들짝!) 아놔..

S#36. 연희대학교 일각 ()

놓이는 자판기 커피 집어 드는 손저승이다은탁도 커피 한잔 들고 앉는데.

 

저승 잘 먹을게놀라게 한 건 미안하고.

은탁 (무슨 일 있으세요일부러 오신 거예요?

저승 답답해서얘기할 데가 여기밖에 없기도 하고.

은탁 뭔데요사장님..이요?

저승 여러모로전생에 큰 죄를 지으면 저승사자가 되거든.

은탁 (긴장하고무슨.. 죄요?

저승 그건 몰라근데 아무래도 김신과 김선 오누이의 역사 속에 내가 있는 것 같아서.

은탁 !!!

저승 그 역사 속에서 큰 죄를 지은 사람은 세 명이야.

수천의 적들의 목숨을 벤 김신그런 김신과 왕비인 김선을 죽이라 명한 왕여,

그런 왕여를 종용해 오누이를 죽음으로 몰아간 박중헌.

김신은 아직까지 살아 있고김선은 써니씨로 환생했고그렇다면..

나는 왕여 혹은 박중헌이지 않을까여기까지가 내 생각이야.

/중헌 맞다이름도 없는 저승사자그 자가 바로 왕여다.

은탁 !!! (차마 왕여라는 말 못하는데)

저승 근데둘 중 누구든 난... 김신 그 자의 원수겠지...

은탁 !!!

저승 둘 중 누구든 난... 써니씨와는... 못 만나겠지.

은탁 ...!!!

 

더는 말 잇지 못 하는 은탁과 저승이고..

 

S#37. 치킨 집 앞 ()

써니 문 잠그고 돌아서다가, “아 놀래라때릴 뻔 했잖아요.” 보면여후배 딱 서 있다.

 

여후배 (말과 다르게 표정을 서늘죄송해요놀라셨나 봐요.

써니 (?) 어쩌죠문 닫았는데.

여후배 그러네요그럼 다음에봬요. (하며 천천히 악수 청한다)

써니 ?? (그저 보는데)

여후배 (뚫어져라 보는여전히 손 내민 채고)

써니 (여후배 손 잡는다!) 네 다음에 오세요.

 

그 순간,

/김선에게 탕약 갖다 나르는 궁녀,

/왕여와 박중헌 옆에 서서 죽어가는 오누이 보는 궁녀보인다.

 

여후배 !!!..

 

S#38. 써니 집 ()

퇴근한 써니화장 지우고 있다뭔가 여후배의 태도 미심쩍어 갸웃 한다.

얼굴의 화장은 반 정도 지웠는데전화 온다저승이다.

 

써니 치! (웃으며 냉큼 받는허나 목소리는 새침여보세요.

저승F 우리만나요.

써니 그만 헤어지자면서요.

저승F 써니씨 집 앞입니다.

써니 (!) 딱 기다려요. (끊고 핸드폰 휙 던지고미친다. (지운 반쪽 얼굴에 그대로

다시 화장품 두드리고 치크 두드리고 난리가 났는데!)

 

S#39. 써니 집 앞 ()

황량한 골목가로등 밑에 서 있는 저승.

그런 저승 앞에 그림자 하나 놓인다써니다.

 

저승 !!!... (보면)

써니 이렇게 갑자기 찾아오면 어떡해요집에 있다 나와서 쌩얼이잖아요.

저승 (그저 보면)

써니 반지 돌려받을 겸 나온 거예요우리 아직 그 핑계 남았으니까.

저승 (아프게 보면)

써니 표정이왜 그래요나 보고 싶어서 온 거 아니에요?

저승 (보다가맞습니다.

써니 근데요?

저승 하지만내가 누구일지 몰라두려운 마음으로... 물러섭니다.

써니 (!!) 지금뭐하는 거예요?

저승 모든 게 오답인 제가 제발 이건정답이길 바랍니다.

써니 (!!!) 그러지 마요.

저승 살아있지 않은 저에겐 이름이 없습니다그런 제게 안부물어줘서 고마웠어요.

써니 (!!!) 그러지 말라구요!

저승 .....저승사자의 키스는 전생을 기억나게 합니다.

써니 ..!!!

저승 당신의 전생에 내가 무엇이었을지 두렵습니다하지만,

좋은 기억만 기억하길그 속에 당신 오빠의 기억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사람이 김신이면 좋겠습니다.

써니 ??!!

 

그 순간저승 써니의 얼굴 감싸고 슬프게키스한다.

그 순간써니는 전생의 모든 기억이 흘러들어오듯 다 떠오르고 마는데..!

 

-1. 개경담장 ()

처음 눈 마주쳤던 순간짧게 지나가고

 

-2. 개경궁궐왕비 처소 ()

달밤에 의도치 않게 안겼던 순간짧게 지나가고

 

-3. 개경궁궐왕비 처소 ()

왕여열패감에 김선 찾아와 이성 잃고 다그친다.

아무 장신구도 없이 단출한 모습의 김선이 파리하게 서 있다.

 

왕여 그대의 오라비가 또 개선을 하였구나그대는 우리 둘 중 누가 살았으면 좋겠냐.

김선 폐하..!

왕여 대답해 보거라아님 이미 계산이 선 것이냐.

하긴 그대는 내가 살든 오라비가 살든 잃을 것이 없구나.

김선 (눈물 핑 돌아못나셨습니다.

왕여 죽고 싶은 것이냐!! (김선의 장신구도 없이 단출한 모습에)

꼴은 또 왜 그런 것이냐이미 그대 마음엔 초상이 난 것이냐.

황후의 패물함을 가져오라!

김선 !!!

궁녀 (그 사이 얼른 일각의 패물함 가져와 열면)

왕여 (그대로 확 바닥에 쏟으며왜 몸에 지니지 않는 것이냐.

이것들을 내가 여기 넣어두라 하사한 줄 아느냐.

김선 (슬픔 차올라눈물 툭툭 떨어지고)

왕여 나는 이제 알 수가 없다변방의 오랑캐가 적인지 니 오래비가 적인지.

김선 (담담하나맺히게박중헌이 적입니다.

왕여 !!!

김선 (굴하지 않고 보면)

왕여 (패물들 휘젓더니 그 중에 옥반지 하나 집어들더니)

적들도 죽이지 못한 그를 난 오늘 죽일 것이다.

김선 폐하! (하는데)

왕여 (그런 김선의 팔목 확 낚아채더니그대 오라비의 죄는 역모다.

(꽉 주먹 쥔 김선의 손가락 억지로 펴며)

그러니 이걸 끼고 황후답게 대역 죄인인 오라비를 맞아라.

김선 (주먹 꽉 쥐고 버티는데)

 

억지로 김선의 손가락 펴서 반지 끼워주는 손에서 카메라 팬 하면,

김선과 왕여써니와 저승으로!!

 

저승 그대는 누구의 편이냐한번이라도 내 편인적은 있었느냐.

단 한 번이라도 내가 심중에 있긴 하였느냐.

단 한 순간이라도 날 사랑한 적있느냐.

써니 (담담한 눈빛허나 그대로 저승의 따귀 올려붙인다!)

저승 (그저그렇게 있다가눈빛 붉어 써니 보더니)

그 자의 편에 서지 말라그게 그대가 살 수 있는 방법이다.

써니 (눈물만 툭툭 떨구며 보면)

저승 선택해야 할 것이다.

내 여인이 될 것인지 대역죄인의 누이가 될 것인지.

써니 (보는)

저승 (보는)

써니 폐하를 사랑하는 여인은 대역 죄인의 누이입니다. (반지 낀 손 꼭 쥐는데..)

저승 !!!

죽음을 예감한 김선의 담담한 눈빛과,

끝까지 오라비의 편에 서는 써니에 대한 원망으로 미쳐 돌겠는 저승의 눈빛에서...

 

-4. 개경궁궐 ()

김선 그러니 가세요.. 멈추지 말고 폐하께 가세요 장군..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활 맞고 반지 낀 채 죽어가던 순간..

 

-5. 다시 현재써니 집 앞 ()

저승조심스레 입술 떼면.. 써니도 감았던 눈 뜨고눈물 툭툭 떨어진다.

 

써니 이거.. 뭐예요내가 본 것들.. 뭐예요?

저승 당신의 전생입니다.

써니 흐흑.. (눈물 훅 터지고)

저승 혹시 당신의 전생에 김신이 있나요?

써니 (끄덕)

저승 혹시 당신의 전생에.. 나도 있나요?

써니 (..끄덕)

저승 !... (아프게 보다가잠깐 내 눈을 좀.. 보시겠어요.

(써니의 젖은 눈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더없이 비참하게 슬픈 얼굴이고..)

써니 (눈물 툭툭 흘리며 보는데)

저승 행복으로 반짝거리던 순간들만 남기고 슬프고 힘든 순간들은 다 잊어요.

전생이든 현생이든.. 그리고... 나도 잊어요.

(슬프게 웃으며당신만은 이렇게라도.. 해피엔딩이길. (눈물 툭툭)

써니 (눈빛묘해진다)

 

그 순간검은 연기로 휘리릭 사라지는 저승사자고...

써니가로등 아래 툭 주저앉아활 맞은 가슴께 부여잡고 서럽게 우는데...

 

S#40. 치킨 집 앞 (다른 날 낮)

써니, ‘CLOSED’ 팻말 ‘OPEN’ 바꾸고 들어가다 멈칫뭔가 봤다창에 비친 도깨비다.

써니 돌아서보면일각에 서서 써니 지켜보고 선 도깨비다.

 

써니 거기 오라버니왜 또 내 가게를 뚫어져라 보고 있죠?

도깨비 (뚜벅 뚜벅 걸어온다)

써니 오늘은 또 뭔데요노리개약과버선?

도깨비 오늘은 그런 게 아니라 (지갑에서 오천 원 꺼내더니내 군고구마 값을,

써니 참나그건 내가 쏜 걸로 하죠근데요 오라버니.

폐하께서 진짜 저 못생겼다 하셨어요?

도깨비 ?!!!

써니 (보는)

도깨비 (그저 놀라그저 눈빛 흔들리며 보는데!!!)

써니 아무리 전장을 떠도는 오라비라고는 하나어찌 답장 한번을 안 주시고.

도깨비 (!!..) 정녕니가 정녕..

써니 너무 늦게 알아봐 죄송해요 오라버니행복해지겠단 약조도... 못 지켰어요.

죄송해요 오라버니. (흐흑)

도깨비의 품에 확 안겨오는 써니그런 써니 안으며 역시 흐흑 울음 터지는 도깨빈데...

 

써니 홍시 꽃신 비단.. 고마웠어요이젠 못생긴 이 누이 자주 보러 오셔야 합니다.

 

흐흑더 깊어지는 도깨비와 써니의 울음이고...

그렇게 김신과 김선은 900년을 건너와 비로소 서로를 알아보았는데...

 

S#41. 도깨비 집저승 방 ()

저승옷도 안 갈아입은 채 우두커니 앉았는데.

지은탁 외에 한 장 빈 기타누락자 서류 놓여 있고.

 

E 노크 소리 똑똑-

덕화 (빼꼼끝방삼촌안 바쁘시면 저 좀요.

 

S#42. 도깨비 집거실 ()

덕화바둑 배울 겸 왔다바둑판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저승과 덕화.

 

저승 ...

덕화 (흘긋거리다무슨 일 있어요?

저승 그냥 좀걸리는 게 있어서. (가슴께 어루만지는데)

덕화 삼촌이랑 또 싸우셨어요?

저승 아니그 전부터그 날 이후로가끔.

덕화 언제요?

 

>>인서트 플래시 백 (8부 56)

김신의 손이 왕여 글자 한 획씩 쓸 때마다,

써니 만나고 있던 저승이유 없이 가슴에 엄청난 통증 느끼고..

 

/다시현재.

덕화 그 날이면.. 우리 삼촌 때문은 아니네저희 그때 절에 있었거든요.

저승 절에?

덕화 네삼촌이 등불 올리셨어요일 년에 하루 그렇게 하신다고.

삼촌 마음에 빚이 있으신 분들이라고그렇게나마 기리시는 거래요.

이름이 두 글자씩이었는데김선이랑 왕.. 뭐였는데 한자여가지고. (바둑알 놓는데)

저승 ?!

덕화 (바둑판 가리키며이러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저승 (바둑알 놓인 거 보곤) ...곤마(困馬).

 

S#43. 연희대학교 일각 ()

수업 마치고 나오는 은탁터덜터덜 걷는데계속 고민스러운 얼굴이다.

 

처녀귀신 얘!

은탁 (못 보고 못 듣는다)

처녀귀신 하 얘 봐라또 안 보이는 척 하네. (코앞까지 훅가서야 이 나쁜 계집애야!

은탁 (꿈쩍도 않는다)

처녀귀신 !!! (순간깨닫는안 보이는 척 하는 게 아니라쟤 지금 나 진짜 안 보이네...!

 

표정 굳은 처녀귀신 뒤로 한 채 걷는 은탁인데,

은탁 뒷덜미의 신부 낙인거의 사라질 것처럼 흐릿하고..

그때 빵빵은탁휙 돌아보는 얼굴에서,

 

S#44. 도깨비 차 안 ()

도깨비 운전 중이고은탁 조수석에 앉아 있다.

도깨비은탁의 가라앉은 분위기에 흘깃 흘깃 보다가,

 

도깨비 나도.

은탁 ? (그제야 정신 차리고?

도깨비 내가 너 학교까지 데리러가서 신난다고 나도.

은탁 아김신씨가 저 학교까지 데리러 와서 너무 신나요.

도깨비 됐거든?

은탁 생각할 게 좀 있어가지고근데 뭐 좋은 일 있어요아까부터 쫌 그런데?

도깨비 일찍도 물어본다누이가우리 선이가날 기억해 냈어.

은탁 진짜요정말와 잘 됐다근데 어떻게요?

도깨비 (!) 그걸 안 물어봤네그러네어떻게 전생이 떠올랐지?

은탁 !!!

도깨비 표정이 왜 그래?

은탁 아.. 그러니까.. 일단 차 좀 잠깐 세워주실래요?

도깨비 ???

 

Cut to.

도로 일각에 세워져 있는 도깨비의 차.

 

은탁 제 얘기 화내지 말고 들어주세요저도 내내 고민 중이었거든요.

도깨비 (?..) 뭔데.

은탁 아저씨가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사람인 거저 믿어요진짜로.

도깨비 무슨 일인데.

은탁 제가 어떤 망자와 마주쳤는데아무래도 박중헌인 것 같아요.

도깨비 (!!!) 니가 박중헌을어떻게 알아.

은탁 죄송한데그때 저승아저씨랑 하시는 얘기들었었거든요.

도깨비 !!!

은탁 처음엔 그냥 악귄가 했는데.. 뭐가 목적인지 잘 모르겠어서요.

괜히 주변에 이상한 일이 다 연관성이 있나 싶고.

사장님 전생 기억난 것도 그건가 싶어서...

도깨비 얘기 잘 했어고마워일단 집에 데려다 줄 테니까 집에 꼼짝 말고 있어.

도깨비 집터가 제일 안전하니까.

은탁 (끄덕.

 

S#45. 건물 옥상 ()

푸른 불꽃 이글거리는 물의 검 든 채옥상에 아찔하게 서서 인간 세상 내려다보는 도깨비.

그러다 무언가 발견한 듯 눈빛 확 무서워지더니 푸른 불꽃으로 훅지상으로 떨어진다.

 

S#46. 골목 ()

중헌누군가의 귓가에 또 검은 혀 놀리고 있는데저만치 쿵!! 하고 내려앉는 그림자.

누군가기겁해 도망가고중헌고개 돌리면 서슬 퍼런 눈빛의 도깨비 서 있다!

보자마자 900년 전처럼 염력으로 중헌 확당겨서 목 턱잡는데.

 

중헌 900년을 피해 다녔는데 이리 마주치다니.. 허망하구나.

도깨비 괘념치 마라바로 없애 버릴 것이니. (손에 힘주며허나,

900년을 피해 다녔는데 이제 와 내 눈에 띈 이유는 답해야 할 것이다.

중헌 역시 천한 무신 출신이라 900년의 세월에도 혜안은 못 가졌구나.

원수를 지척에 두고도 못 알아보는 꼴이 우스워서 내 친히 알려주려 함이다.

도깨비 역시 네놈의 혀는 900년이 지나도 망령되구나제일 먼저 혀를 뽑을 것이다.

그 다음엔 몸뚱이를 갈기갈기 찢을 것이다그것들을 지금 할 것이다.

 

하며도깨비 중헌 확 날려물의 검으로 중헌 확 베는데,

그저 검은 연기만중헌그 모습 그대로 히죽 웃는다.

 

도깨비 !!!

중헌 너나 나나 900년의 세월이다그깟 물의 검으론 나를 못 벤다.

수호신 노릇이나 하며 살더니 진짜 천상의 신이라도 된 줄 알았더냐.

도깨비 니 놈 하나는 어떻게든 죽일 테니 괘의치 말아라.

 

하며다시 한 번 물의 검으로 확 베려는데중헌일각의 지나는 인간의 몸으로 확!

도깨비인간을 벨 수 없어 얼른 검 확 거두는데인간의 몸에서 확 나오는 중헌.

 

중헌 그리 우매하니 그리 하찮게 목숨을 잃는 것이다.

네가 썩어 문드러지던 그 이십년 동안알아보지 못할 만큼 컸지여는.

도깨비 (눈에서 불꽃 튀고여의 이름을 한 번만 더 들먹이면,

중헌 네놈 곁에 있는 그 저승사자가 누군 줄 아느냐.

검을 내리고 그 검을 네놈 가슴에 꽂은 자가 바로 그 자다그 자가 바로 왕여다.

도깨비 (!!!!!) 미친 소리!

중헌 니 우매한 누이는 이 생에서도 그 자에게 빠졌더구나.

가엾게도 넌 끝끝내 복수를 못하겠구나.

도깨비 ...!!!!!!!!!

 

도깨비 당황하는 틈타일각 지나가는 인간들의 몸에 점프 점프 빙의해 도망가는 중헌.

도깨비쫓으려다가머릿속으로 지나가는 무수한 장면들에 걸음 멈춘다.

 

/도깨비 (8울었다며니가 왜 우냐나도 안 우는데?

/저승 (8근데 누구야이 그림 속 여인?

/저승 (8기억은 없고 감정만 있으니까그냥 엄청 슬펐어가슴이 너무 아팠어.

/ (12저승의 얼굴에서 순간 어린 왕여의 얼굴 스친 것..

/저승 (10혹시 이런 반지 본 적 있어? (반지 보여주는)

/ (1선이 죽어가던 순간그 손가락에 껴있던 옥반지.

 

반지까지 기억한 도깨비분노에 눈빛 무서워지더니,

다시 푸른 불꽃으로 화르륵어딘가로 사라지는데!

 

S#47. 저승 찾는 도깨비 몽타주 ()

/저승의 찻집 문 열고 들어오는 도깨비저승 없다.

/저승 방 문 열고 들어오는 도깨비저승 없다.

 

S#48. 산속 절 ()

저승도깨비가 등불 올렸던 절에 와 있다.

촛불에왕여김선을 비롯한 부하친척들 이름 반듯하게 쓰여 있고..

그 중왕여王黎 이름 보는데 기분 이상하고..

 

S#49. 치킨 집 안 ()

가게 닫을 준비하는 써니가방 챙기고 외투 챙기는데,

뭔가 바람이 휙이내 누군가 팔을 확 잡아 돌려 세운다놀라 보면도깨비다.

 

도깨비 네 전생에 저승 그 자가 있느냐저승 그 자를 보았느냐.

써니 (!!!..) 이봐요 오라버니남의 영업장 와서 다짜고짜 이게 뭔 행패지?

내가 전생 다 기억났대서 진짜 김선이라도 된 줄 아나본데,

도깨비 그 자가왕여가 맞느냐.

써니 (냉정한 척 하며나 퇴근해야 하니까,

도깨비 그 자가왕여가 맞느냐고 물었다.

써니 !!! (그저 보는데)

도깨비 넌이번 생에서도 그 멍청이를 지키는구나. (푸른 불꽃으로 화르륵 사라지고)

써니 ... (그제야 하.. 김선의 표정 나오는데)

S#50. 산속 절 ()

저승절 계단 위에 서서 고뇌하고 있고..

 

저승NA ..그랬던가.. 내가.. 왕여였던가.. 기억 없이 남은 감정은..

내가 왕여인 걸 잊지 말라는... 스스로 주는 벌이었던 걸까.

 

그때계단 뚜벅뚜벅 올라가고 있는 구둣발 보인다.

보면저만치 계단 위 서 있는 사람저승이다.

900년 전 궁궐에서처럼 저승은 계단 맨 위에,

도깨비는 그 계단을 향해 한 발씩 내딛어야 하는 기로에 놓인다.

900년 전처럼 한 발한 발 내딛는 도깨비..

 

저승NA 역시 나는.. 가장 나쁜 기억인 모양이다당신에게서도김신 그 자에게서도. (그때)

도깨비NA 내 목소리 들리지.

 

저승보면도깨비 900년 전처럼 한 걸음한 걸음자신을 향해 올라오고 있다.

 

저승 !!!

 

900년 전에는 오르지 못했던그곳까지 올라온 도깨비..

 

도깨비 나도 니 목소리가 다 들리거든아주 선연히.

 

도깨비그대로 저벅저벅 다가가 저승 목 부러뜨릴 듯 잡는데!!

그 순간공간 확확장되면서, 900년 전 고려의 궁궐로..!!!

 

도깨비 상장군 김신폐하를 뵙습니다.

저승 !!!!!!

 

드디어 천 년의 분노 앞에 마주 선 도깨비와스스로가 왕여임을 깨달은 저승..

모든 걸 기억해서 괴롭고모든 걸 잊어서 괴로운.. 닮은 듯 다른 두 남자의 눈빛에서,

12부 엔딩!!!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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