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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 13

13-초고

 

S#1. 산속 절 ()

(12부 엔딩에 이어..)

저승보면도깨비 900년 전처럼 한 걸음한 걸음자신을 향해 올라오고 있다.

 

저승 !!!

 

900년 전에는 오르지 못했던그곳까지 올라온 도깨비..

 

도깨비 나도 니 목소리가 다 들리거든아주 선연히.

 

도깨비그대로 저벅저벅 다가가 저승 목 부러뜨릴 듯 잡는데!!

그 순간공간 확확장되면서, 900년 전 고려의 궁궐로..!!!

 

도깨비 상장군 김신폐하를 뵙습니다.

저승 !!!!!!

 

드디어 천 년의 분노 앞에 마주 선 도깨비와스스로가 왕여임을 깨달은 저승..

모든 걸 기억해서 괴롭고모든 걸 잊어서 괴로운.. 닮은 듯 다른 두 남자의 눈빛에서,

 

도깨비 900년 만에황제 폐하를뵙습니다. (야유하고)

(저승의 눈썹 한 올솜털 한 올까지 세세히 살피는 것 같은 눈빛으로)

저승 (그저견디며 그 눈빛 받아내는데)

도깨비 내 눈을 가린 것이구백년의 세월인지신의 미움인지.

너를 지척에 두고도 못 알아보았구나니가왕여구나. (죽일 듯 손에 더 힘주는데)

저승 결국.. 내가 그인가내가왕여인가.. 어리고 어리석던 그 얼굴이결국나인가.

(기억도 못하는 과거의 회한으로 눈물 툭툭 떨어진다!)

도깨비 (역시 눈가 시뻘게져서전장은 늘 지옥이었다그곳에서 우린 돌아왔다.

적들도 우리를 죽이지 못했다그런 내 부하들이내 어린 누이가,

죄 없는 내 일가친척이내 앞에서 칼을 맞고 활을 맞았다.

어명으로어리고 어리석은 황제가 내뱉은 그 한 마디로!!

저승 (울음 더 커지고...) 내가.. 그 자란 말이지내가.. 내가 정말 왕여란 말이지..

도깨비 하.. (죽일 것처럼 목잡은 손에 힘주다이내 확 놔버리고 더 분노 일어)

나는 여전히 매일 매일 그 생지옥 속 1분 1초를 기억하는데,

기억이 없으니 넌편하겠구나.

/왕여 하늘이 언제 네 놈들 편을 들겠다더냐.

도깨비 900년이 지나도 하늘은 여전히니 편이구나.

 

그저 나아가는 것밖에 할 수 없었던 김신드디어 왕여에게 닿았지만..

왕여이면서 왕여가 아닌 이 상황에 미쳐 돌겠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괴롭게 보다,

여가 그랬듯그런 저승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리는데.

 

S#2. 도깨비 집 이곳저곳 ()

/은탁텅 빈 도깨비 방 열어보는.

/은탁텅 빈 저승 방 열어보는.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걱정스러운 은탁의 얼굴이고...

 

S#3. 산속 절 ()

부하1을 비롯김신의 친척들김선과 왕여의 이름이 적혀 있는 위패와 촛불들.

 

저승 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겁니까무슨 기억을 지운 겁니까.

무슨 선택을 한 겁니까난 대체어디까지 비겁했던 겁니까..

 

눈물 툭툭 떨구며 그 이름 하나 하나 보며 서 있는 저승.

 

S#4. 도깨비 집거실 ()

은탁불안한 듯 거실 왔다 갔다 하는데현관문 열고 도깨비 들어온다.

 

은탁 ! (다가가며어떻게.. 됐어요박중헌 만났어요?

도깨비 만났어박중헌도왕여도간단히 짐 챙겨 나와나가자.

은탁 어디로요?

도깨비 유회장 본가로 갈 거야.

은탁 네. 10분만요. (가는데)

도깨비 (..?!) 지은탁.

은탁 (가다가 돌아보면)

도깨비 너 왜 아무 것도 안 물어.

은탁 !!...

도깨비 너알고 있었어그 자가 왕여인 거?

은탁 (....) 망자가 한 말이었어요의도를 모르겠어서 섣불리 전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그렇지만 내가 전하든 전하지 않든비껴갈 운명이면 비껴가고

만나야할 운명이면만나질 거라고 생각했어요죄송해요.

도깨비 (보다가짐 챙겨 나와.

은탁 (끄덕하고방으로)

 

도깨비누구에게든 화를 내고 싶구나 나는마음의 갈피 못 잡고 오래오래 서 있고...

 

S#5. 덕화 본가서재 ()

일각에 도깨비의 보스턴백과 은탁이의 짐가방 턱턱 나란히 놓인다.

 

도깨비 당분간 여기서 지낼 거야입주 직원들 당분간 쉬게 해.

덕화 알았어근데 삼촌 왜 여기서 지내?

도깨비 2층 게스트 룸 하나씩 쓸 거야신경 쓸 거 없어.

덕화 알았어근데 삼촌 왜 여기서 지내?

은탁 전 사장님 댁으로 갈게요.

도깨비 !! (보면)

은탁 걱정 돼서요사장님은 영문 모를 일투성일 텐데.

도깨비 (그런 은탁의 마음 고맙고끄덕하고그래 그럼부탁할게무슨 일 있으면,

은탁 알아요좀 쉬세요덕화오빠가 데려다 줄 거예요.

덕화 내가?

도깨비 (끄덕하고 나간다)

은탁 (마음 쓰여서 도깨비 뒷모습 보는데)

덕화 아 뭔데집 왜 나온 건데끝방삼촌이랑 싸웠어아니 싸웠어도 그렇지.

끝방삼촌을 내쫓지 왜 자기가 나와?

은탁 배려 아닐까요저승아저씨는 갈 곳이 없으니까.

덕화 아... 그 대목은 또 짠하네.

E (문 두드리는 소리)

 

S#6. 도깨비 집 앞 ()

써니도깨비 집 문 두들겨 보고 있다아무 응답 없다.

초인종 누른다아무 응답 없다저승에게 전화도 해보지만전화기 꺼져있다.

 

/도깨비 넌 이번 생에서도 그 멍청이를 지키는구나.

 

써니걱정 가득한 얼굴로 망연자실 서 있는데...

(시간경과)

써니 떠난 자리에 들어서는 그림자집에 돌아온 저승이다.

차마 들어갈 수가 없는 듯닫힌 문만 오래 보고 서 있는데...

 

S#7. 도깨비 집거실 ()

저승불 꺼진 텅 빈 거실에 혼자 우두커니 서 있고...

예상은 했지만홀로 남았단 사실이 사무치게 아픈데...

 

S#8. 써니 집 ()

써니와 은탁나란히 벽에 등기대고 앉아 있다.

 

써니 오라버니는어딨어?

은탁 집을 나왔어요저랑 같이.

써니 (!) 그럼 그 사람은.

은탁 집에 있을 것 같아요.

써니 (!...) 살아는 있단 소리네.

은탁 (농담 건네는애초에 산 사람은 아닐 텐데.

써니 아 그치. (쓸쓸히 웃는데)

은탁 근데 사장님 전생 기억나신 거요.. 어떻게 기억나신 거예요?

/ (써니와 저승사자의 슬픈 키스 장면)

써니 (사이야하게.

은탁 네?!

써니 술 한잔 하잔 뜻이야소주맥주?

 

Cut to.

역시 벽에 나란히 앞만 보고 앉아서 가운데 소반 하나 놓고 소주 마시는 두 여자.

 

써니 알바생인간에겐 네 번의 생이 있다며.

은탁 (보면)

써니 생각해 봤는데 난 네 번째 생인 것 같아.

은탁 왜요?

써니 적어도 난 두 번의 생을 알고 있고이번 생에 오라버니도 만났고,

정인도 만났으니까.

은탁 (천천히 끄덕하면)

써니 너는?

은탁 저는 지금은 첫 번째 생이었으면 좋겠어요.

써니 왜두 번째 생도 세 번째 생도 네 번째 생도 오라버니 만나게?

은탁 (웃으며 크게 끄덕 끄덕하면)

써니 니가 고려 때 그 똥고집을 봤어야 하는 건데.

죽을 거 뻔히 알면서... 왜 돌아 오냐고. ...자기나 그냥 살지.

은탁 !!!.... (생각지도 못한 써니의 말에가슴 먹먹하고...)

 

그렇게처음이자 마지막 사랑들을 하고 있는 은탁과 써니의 쓸쓸한 밤이고...

 

S#9. 옥탑평상 ()

삼신 민재 나란히 앉아 있다둘 사이에 수도요금 고지서 놓여있다.

 

민재 (억울아니 수도요금을 1/n 하면 제가 진짜 너무 억울하죠.

아래층 여자분 오고 나서 4000원이나 더 나온다니까요?

삼신 아파트 전세 빼고 왔대가엾잖아.

민재 그럼 전요전 보증금 겨우 모아서 제 생애 처음으로 독립한 거라고요.

삼신 하긴첫 번째든 네 번째든 모두 소중하지안 그래?

민재 뭔 소리세요그리고 수도가 얼어서 물이 아예 안 나온다니깐요?

근데 제가 왜 1/n을 내냐고요.

삼신 그니까슬프다 운명이... 결국 이렇게 비싼 값을 치르려나. (먼 곳 바라본다)

민재 (아 제가 진짜 이럼 안 되는데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삼신 (멀리 야경만현금 줘카드 안 돼.

 

삼신시선 끝에 서울 야경 반짝반짝 빛나고..

그 중 한 건물 옥상으로 카메라 훅가면,

S#10. 옥상 간판 위 ()

도깨비또 예전처럼 앉아서 술 마시고 있다마음이 온통 지옥이다.

 

/왕여 장렬히 전사했다 기별하라애통하다 기별할 것이니.

/저승 니가 죽는 걸 원하지 않아.

도깨비 (왕여와 저승의 다른 반응에저승을 온전히 미워할 수 없어 괴롭고.. 맥주 마시고...)

/ (써니 치킨 집 앞에서 손 잡혀 있는 저승과 써니의 모습)

/ (은탁이 졸업식장에서 마주 보고 서 있던 저승과 써니의 모습)

 

저승을 좋아하는 써니 때문에도 더 괴로운 밤이고..

 

S#11. 거리 (다음 날 낮)

저승영혼 없이 걷고 있고민재 옆에서 계속 떠들며 따라 걷고 있다.

둘 다 출근 중인 듯페도라 쓰고 있다.

 

민재 장항동 김차사 말입니다소문이긴 한데글쎄 어떤 망령의 속삭임에 죽어가던

망자의 손을 잡았던 거랍니다그 망령이 혹시 선배님이 놓쳤다는

그 기타누락자가 아닌가 싶어서,

저승 (그저 넋 놓고 걷기만)

민재 ..듣고 계십니까선배님.

저승 (문득 정신 차리고뭐라고?

민재 (걱정스레요즘 왜 그러십니까.

저승 기타누락자가 뭐 어쨌다고?

 

S#12. 어두운 골목 일각 ()

여후배페도라 쓴 채 금기를 어긴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고 있는데,

 

중헌E 여기 있었구나.

여후배 !!! (놀라서 보면)

중헌 낯빛을 보니넌 결국 잡았구나그 손을.

그래무엇을 보았느냐그 안에 무슨 죄가 있더냐.

여후배 그 속에 나는 없었어그 여자만 있었어그 여잔 옛날 어느 시대.. 왕비였어.

중헌 (비식 웃으며그 안에 나는 있더냐.

여후배 (노려보며끄덕하면)

중헌 혹 그 옆에 탕약을 건네는 손은 있더냐너처럼 가늘고 흰.

여후배 !!!

중헌 그 탕약에 무엇이 든 줄 아느냐내 죄가 곧 너의 죄다.

여후배 !!! (두려움에 덜덜 떨리고아니야...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중헌 탕약을 건넨 그 손의 주인이 바로 너다이 얼마나 가련한가..

가진 기억이 없으니 저를 보고도 못 알아보는구나.

여후배 (!!!) ...아니야그럴 리 없어..

중헌 걱정 말거라내 너의 비밀은 꼭 지켜줄 터이니.

무엇보다 사사로이 능력을 쓴 것이 알려지면 곤란하지 않은가.

그러니 너의 죄도나의 죄도 비밀로 하자꾸나. (사악한 웃음이고..)

S#13. 치킨 집 일각 ()

치킨 집 통유리 창 안으로 일하는 써니 모습 보이고.

건너편에서 그 모습 음산히 보고 있는 누군가중헌이다!

 

중헌 역시나 니 년이 김선이었구나이 생에서도 넌 내 손에 죽어야겠다. (하는데, ?!)

 

보면중헌의 시야에서 써니 가리며 더블로 선 사람페도라 쓴 저승이다!

저승본 적 없이 매서운 눈빛에 온몸은 검은 연기에 감싸여 흡사 어둠의 사신 같다.

 

저승 기타누락자.

중헌 !!!

 

순간 이동해중헌의 목 콱잡아 벽에 딱 고정시키는 저승.

 

저승 구면이군. 20년 전에도 느꼈지만.. 넌 악귀로구나.

인간의 어두운 마음악한 기운을 빼앗아 살아남는구나.

중헌 나야 그저 그들의 검은 욕망에 손을 들어줬을 뿐.

>>인서트 플래시 백

/(1은탁모 뺑소니남 귓가에 속삭이는 검은 혀,

/(8자전거남 귓가에 속삭이는 검은 혀,

/(11복수귀신의 남편 귓가에 속삭이는 검은 혀..

모두 중헌이었다!

 

/다시현재.

중헌 내가 눈을 가린 것인지그들이 눈을 감은 것인지.

저승 선문답 집어치워라이름이 무엇이냐.

중헌 헛수고 말아라내 이름을 안다고 해도 너는 나를 어쩌지 못한다.

그러니 내가 900년을 살아온 것 아니겠느냐.

저승 수작 부리지 말고 이름을 대라. (목 더 조이는데)

 

중헌검은 연기로이미 저만치에 서 있다.

저승좀 당황해서 보면,

 

중헌 니 이름이 무엇인진 알고 묻는 것인가내 알려주랴.

저승 !!! (순간 눈빛 흔들리는데)

중헌 너는 여전히 미천한 것을 쥐고 있구나. (건너편 써니 한번 보고)

소중해 꼭 쥔 걸 보니 이 생에서도.. 반드시 죽겠구나!

저승 !!!!

 

저승당황하는 순간중헌또 검은 연기로 휙휙인간들에게 빙의해 도망친다.

 

저승 나를.. 아는 자인가...! (놀라굳어 섰는데..!)

 

S#14. 덕화 본가서재 ()

도깨비여전히 힘겨운 얼굴로 홀로 앉아있다.

/저승과 농담 오가며 마주쳤던 눈빛들,

/저승과 실없는 농담에 웃었던 순간들,

/함께 식사를 준비했던 순간들등등 머릿속을 흘러간다.

더 없이 쓸쓸해지는 도깨빈데.. 그때어디선가 진동 울린다.

보면일각의 덕화 핸드폰이다액정에, “끝방삼촌” 떠 있다.

순간눈빛 흔들리며 액정 오래오래 보더니 가만히 핸드폰 집어 들고 받는다.

 

저승F 여보세요.

도깨비 ....

저승F 덕화야난데.

도깨비 ....

저승F 여보세요?

도깨비 .....

/저승 (도깨비 집) !... (그 순간 누가 받았는지 알 것 같다)

 

서로누군지 다 알면서 가만히 듣고 있는..

서로 누군지 다 알기에 가만히 들을 수밖에 없는.. 그런 저승과 도깨빈데...

 

S#15. 연희대학교 ()

은탁수업 듣고 나오는데저만치 저승 서있다.

 

은탁 (천천히 다가가면)

저승 (은탁 발견하고갑자기 와서 미안전화를 안 받아서.

덕화에게도 했는데 그 전환 다른 자가 받은 것 같고.

은탁 (끄덕하고수업중이라식사는 하셨어요? (희미한 미소)

 

S#16. 학생식당 (혹은 학교 일각 분식점) ()

마주 앉은 은탁과 저승.

 

은탁 (?!) 검을..?

저승 음어떤 검인지.. 궁금해서근데 내 눈엔 안 보이니까.

은탁 .... (그런 저승 보다가그림 잘 못 그려서 안 닮았을 수도 있어요.

 

Cut to.

은탁도깨비 가슴에 꽂힌 검을 상세하게 그린다.

저승은탁의 펜이 움직이면서 점점 더 모습을 갖춰가는 검 그림을물끄러미 본다.

 

은탁 (어느 정도 되었다 생각 들자이렇게 생겼어요.

저승 (그저 보며그 검을.. 왕이 내렸단 말이지..

은탁 ... (저승 보면)

저승 (그런 은탁 보더니넌 아무 것도 묻지 않는 걸로 도깨비 그 자의 편을 들고 있구나.

은탁 !!.... (보면)

저승 미안한데한 번만 내 편 들어주면 안 될까.

은탁 ...뭔데요?

저승 (무언가 꺼낸다이것 좀... 써니씨에게 전해줘.

은탁 (보면 옥반지다)

저승 이런 핑계조차 없어야 할 것 같아서나한테.

은탁 (헤어졌구나..) 그럴게요.. (반지 받는)

저승 나를.. 기억하지 못할 거야반지는.. 니가 좀 얼버무려줘간다.

(은탁이 그려준 검 그림 집어 들고 미련 떨치려는 듯 가는데)

은탁 ?? (그런 저승 뒷모습 보다가갸웃기억.. 하시는 거 같았는데...

 

S#17. 치킨 집 ()

은탁고민스럽게 앞치마 주머니 속 반지 만지작하다가일각 보면,

써니늘 그렇듯 창밖만 보며 앉아 있다은탁그런 써니 곁으로 가서 앉더니

 

은탁 아직도 기다리세요임금님?

써니 (....) 이젠 못 기다리지.

은탁 (!) ...왜요전생이 다 기억나서요?

써니 음임금님을 사랑한 그 여인은 대역 죄인의 누이니까.

은탁 !! (보면)

써니 그래서 그 사람 손에 죽었네.

은탁 !!! (보면)

써니 자꾸 헷갈린다.

갈가리 찢기던 심장의 고통을 느낀 게 나인지전생의 나인지..

은탁 (앞치마 주머니 속 반지만지작만 하는데)

써니 그도 슬펐을까나는등 돌린 뒷모습만 봤네그저 보고만 있었네.

은탁 .....

써니 행복한 순간만 간직하랬는데 나는 그조차도 좋았나 봐.

이렇게 다 기억하는 걸 보니. (쓸쓸하게 창밖만..)

은탁 (앞치마 주머니에 반지 툭 놓고손 빼더니 써니 손 가만히 잡아준다)

 

써니는 그렇게모든 순간을 다 기억하고 있었는데...

쓸쓸한 두 여자의 모습 그 위로, “딩동” 초인종 소리 얹히고...

 

S#18. 덕화 본가서재 ()

찻잔 두 개 놓여있고마주 앉은 도깨비와 써니.

 

써니 그 사람은요만났어요?

도깨비 (그저 보면)

써니 지난 일입니다지나도 한참 지났죠생을 넘어 지난 일이니.

도깨비 넌 전생이지만 난 여전히 현생이다그 생을 살고 있거든.

나는 물러설 데가 없으니 나아가는 것밖에 할 수 없다그 자는 널 죽였고.

써니 날 죽인 게 아니라 김선을 죽였죠내가 아니라.

도깨비 !!!

써니 난 써니예요나의 생은 이 생이에요.

도깨비 !!!

써니 하지만 오라버니께서 나아가시겠다면생을 건너서도 여전히 제 대답은,

그때와 같습니다가세요 오라버니.

도깨비 !!!

/김선 압니다진정 다 압니다.. 그러니 가세요.. 멈추지 말고 폐하께 가세요 장군..

도깨비 (보다가이번엔이번에 내가 나아가면여에게 닿을 것이다.

내가 여에게 하려는 것이용서는 아닐 것이다.

써니 (아프게 끄덕하고제 걱정은 마세요이번 생에선정말로 행복해질게요 오라버니.

도깨비 (눈물 핑 돌아그런 써니 보는데...)

 

S#19. 도깨비 집저승 방 ()

은탁에게 받은 검 그림 물끄러미 보고 있는 저승.

 

저승 이 검을 가슴에 꽂고.. 900년을 살았구나.. 그 자는.. (마음 아픈데)

 

그때저승 찻집의 망자의 풍경소리, “!” 위압적으로 들려온다.

저승놀라 벌떡 일어나는데저승의 몸 순식간에 확 흐려지더니 훅없어진다.

저승 서 있던 자리에팔랑... 검 그림만 바닥에 떨어지고...

 

S#20. 저승의 찻집 ()

나타나는 저승처음 있는 상황에 당황해 서 있는 저승인데,

보면자기가 앉던 자리에 검은 두 사내 앉아 있다저승부의 고위 관리다.

 

관리1 저승부 감사팀이다앉아라. (하며 앉으라고 손짓)

저승 (망자들의 자리에 앉는다)

관리2 그대는 차사직을 수행함에 있어 사사로이 능력을 쓴 사실이 확인되었다.

저승 !!!

관리1 인간의 기억을 지운 것 외명부를 발설한 것존재를 들키고도 조치하지 않은 것,

인간에게 전생을 돌려준 것 등, (목소리 멀어지며....)

저승 (그 모든 순간들 떠오른다)

/ (3부 1-사채업자들 기억 지우기)

/ (6부 39-3씬 덕화와 써니친구에게 최면 걸기)

/ (7부 19-2씬 취객 날려버림)

/ (8부 7씬 목격자들 기억 지우기)

/ (8부 56씬 써니 기억 지우기)

/ (9부 36씬 은탁의 명부 발설)

/ (10부 47-2씬 써니의 전생 발설)

/ (11부 37씬 은탁 명부 발설)

/ (11부 46씬 저승정체 들키고 밝힘)

/ (12부 39씬 키스로써니 전생 보여줌 그리고 최면중에서 ...

관리1 모두 인정하는가.

저승 ...인정합니다.

관리2 본인도 인정한 바이에중징계를 내리니 사안의 엄중함을 직시하라.

저승 달게.. 받겠습니다.

관리1 결코 달지 않을 것이다.

저승 !!!

관리1 저승사자는 생에 큰 죄를 지은 자들로기백 년의 지옥을 거치며 스스로 기억을

지우는 선택을 한 자들이다허니다시 너의 죄와 대면하라.

그것이 이 모든 규율 위반의엄중한 벌이다.

저승 ?!!!!

 

그 순간저승의 머리 깨질 듯 아파오며아팠던 기억들 다 떠오르는데...

-1. 개경대전 () (이미 찍은 씬)

완벽한 차림으로 앉아 수라상 받고 있는 어린 왕.

기미상궁 기미 중이고 상은 진수성찬이다.

 

중헌 (엎드려역모의 무리를 멸하시고 강건함을 보이시니 흉흉하던 백성들의 잠이

모처럼 단정하여 저잣거리에 폐하의 칭송이 자자합니다혹 구중()

깔끄러우실까 염려되어 (E) 식전주를 내라 일렀습니다.

향이 아름답고 단맛과 신맛이 어우러져 구미가 돌고,

 

그저 텅 빈 눈동자로 앉아 있는 어린 왕.

김신이 죽었다.. 김선이 죽었다.. 그리하여 나는 이제 강건한 왕인가..

다음 순간역시 텅 빈 눈동자로 수라상 확밀어버리는 어린 왕.

 

중헌 (주절이다가, !.... 눈빛에 역정이 언뜻 스치는데...)

 

-2. 개경대전 (여러 달 후아침) (이미 찍은 씬)

역시 진수성찬의 수라상확 밀어버리는 어린 왕.

관도 안 쓰고 포도 풀어헤쳐져서 엉망인 상태다.

 

-3. 개경대전 (여러 해 후아침) (어린 왕 – 성인 왕) (이미 찍은 씬)

역시 진수성찬의 수라상또 확 밀어버리는 손보면어느 새 성장한 왕여다.

관도 포도 없이 흰 두루마기 차림에 머리는 산발이다여전히 눈빛은 텅 비어 있다..

 

중헌 .... (수십 년을 그 꼴 다 지켜본 듯전혀 동요함 없이일각의 궁녀에게)

폐하의 심신이 미령하여 만백성이 근심이다.

명일부터 수라를 줄이고 탕약을 들이라. (뱀의 눈빛이고..!!)

왕여 !!!

 

Cut to.

덜덜 떨리는 손으로 탕약 건네는 궁녀저승의 여후배다.

그 탕약이 무엇인지무슨 뜻인지왕여도 궁녀도 다 아는 것이다.

 

중헌 입에 써도 드시옵고 옥체와 정신을 맑게 하시어 강건함을,

 

왕여 그런 중헌 물끄러미 보다탕약 확 당겨 한입에 쭉 마셔버리고는,

 

왕여 이 정도 강건함이면되시겠소.

 

-4. 개경대전 (여러 날 후-) (이미 찍은 씬)

엉망인 몰골로 무릎을 꿇고 엎드려 미친 듯이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는 왕여.

보면한 여인의 초상 그리고 있다일각에 걸려 있는 미완성의 그림들,

구겨진 종이들널브러진 종이들나뒹구는 크고 작은 붓들,

손에옷에 온통 먹물 튄 채 그림만 그리고 있는 왕여.

일각에 먹 가는 내관과 문가에 서 있는 늙은 상궁(왕비를 모셨던)만이 지켜볼 뿐이다.

여러 날이 흐른다꼬박 꼬박 탕약을 마신다그림 위에 모로 쓰러져 있기도 하고.

다시 또 그림을 그리다가문가의 늙은 상궁에게,

 

왕여 말해보라.

상궁 (...?) 무엇을 말씀이시온지..

왕여 기억이.. 안 난다.. 어느 것이 왕비의 얼굴이냐..

상궁 !!!...

왕여 (설풋 웃고 있는 그림이리 웃었느냐.. (슬픈 눈빛의 그림이리 울었느냐..

상궁 ..폐하..

왕여 잊지 않으려 하였는데.. 이 사람은.. 그 조차도 싫은 모양이다..

기억이 안 난다..

 

상궁그런 왕여의 모습에 무언가 결심하는 눈빛인데..

 

Cut to.

왕여 앞에 놓이는 비단 보따리 하나늙은 상궁이 왕여에게 가져다 준 것이다.

의아한 얼굴인 왕여에게,

 

상궁 어느 날엔가 혹여.. 찾으실까 하여..

 

왕여보따리 풀어보면, !!! 선이 죽을 당시 입었던 피 묻은 옷과피 묻은 옥반지다!!!

마치 모르는 물건처럼물끄러미 피 묻은 옷과 옥반지 보던 왕여의 눈에,

이내 굵은 눈물 툭툭 떨어지더니울음 점점 깊어져반지 꼭 쥐고 피 묻은 옷에 얼굴 묻고,

심장이 찢어지고 창자가 끊어질 듯 울음 우는 왕여인데...

 

-5. 개경저잣거리 ()

군데군데 추위에 일하는 백성들이 지핀 화톳불 지펴져 있다.

아직 문 안 닫은 몇몇 상점들만 등불 켜져 있어 어둑하고 을씨년스러운 저잣거리.

술에 취한 듯슬픔에 취한 듯머리며 옷이며 다 풀어헤친 왕여(저승), 한 손엔 옥 반지,

한 손엔 김선의 죽었을 때 입었던 피 묻은 옷 쥔 채 휘청휘청 저잣거리 걷고 있다.

 

저승 이 고운 비단 옷 누구에게 입힐고...

이 아름다운 옥반지 누구 손에 끼울고...

백성들 (불똥 튈라납작 엎드려 머리 조아리고 있고...)

저승 이 고운 비단 옷 누구에게 입힐고...

이 아름다운 옥반지 누구 손에 끼울고...

 

그때머리 조아리고 있던 한 거지 노파,

노파 그 아름다운 옥반지 내게 주시오.

저승 ...!!!

 

저승걸음 멈추고 천천히 시선돌려 보면고개 드는 거지 노파삼신이다.

 

노파 그 아름다운 옥반지 내게 주시오훗날 쓰일 데가 있을 터이니.

저승 (그런 노파 물끄러미 보다가갖고프냐.

그래그럼 주마가지거라. (던져주고)

(다시 휘청 휘청 걸으며이 고운 옷은 주인이 없구나...

혹여 그대가 찾는 것인가.. (한참을 서 있다가..) 그럼.. 가져가라..

(눈물 한 줄기 툭떨어지고...)

 

하더니일각의 화톳불에 휙던져 넣는다.

너울너울 붉은 불꽃으로 타오르는 피 묻은 김선의 옷이고..

불꽃 너머로 휘청휘청 돌아가는 저승의 슬픈 뒷모습 보이고...

 

-6. 개경대전 (여러 달 후) (이미 찍은 씬)

더 퀭해진 몰골로 여전히 미쳐 돌아 그림만 그리는 왕여.

그런 왕여 향해 덜덜 떨리며 내밀어지는 탕약과 목소리. “폐하.. 탕약을..”

문득 손 멈추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참을 있는 왕여..

궁녀왕여의 침묵에 눈도 못 들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왕여 내 백성들도.. 내 신하들도.. (그림 보며내 여인도.. 나조차도 나를..

궁녀 ???

왕여 ..그 누구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구나..

궁녀 !!!....

왕여 끝끝내 나는..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였다..

궁녀 !!!... (왜 이러지불안해 죽겠는데)

왕여 (그제야 천천히 고개 돌려 궁녀를 보더니탕약을 더 가져오라.

궁녀 예..?!! (혼비백산하면)

왕여 무엇이 들었는지 안다한 번에 끝내자꾸나탕약을... 더 가져오라. (사이어명이다.

 

왕여의 눈에서 회한의 눈물 한 줄기 툭떨어지는데...

 

S#21. 다시현재저승의 찻집 ()

과거의 기억 다 찾은 저승입에선 비명 같은 신음만 아..! ..! 흘러나온다.

숨도 못 쉬고 헉그저 눈물은 뚝,

 

관리1 그대는 지금 이승에서의 죄와그 죄 속에 가장 큰 죄인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죄와,

사후 600년의 지옥을 다 돌려받았다하여차사직 수행은 정지되며,

추후 지시가 있을 때까지 대기한다.

저승 아..! ...! (신음만 흘리고 있고)

관리들 (홀연히 사라진다)

 

저승흐흑거친 울음 터지며바닥으로 쓰러져 미친 듯이 몸부림친다!!

 

저승 내가 왕여였구나.. 내가 저들을 다 죽였구나.. 내가.. 나를 죽였구나..!!!

 

저승의 심경처럼찻집 안의 찻잔들 부들부들 괴괴하게 떨리며 흔들리고..!

 

S#22. 산속 절 ()

김선과 왕여의 이름과 부하들친인척들 이름의 위패와 그 앞에 밝혀진 촛불들.

도깨비그들 등지고 하염없이 앉아 있다.

/궁 밖에서비처럼 쏟아지던 화살에 속수무책 쓰러지던 부하들 모습...

/자신의 마지막 명을 수행하고 죽어가던 부하1의 모습

/자신의 한 걸음에목숨을 잃던 일가친척들의 모습

/등 날리던 그날 한 자한 자이름 써 내려 갔던 것도 떠오르고...

그렇게 기리는 그들에게질문해 보는 도깨비다...

 

도깨비 자네들 생각은 어떤가.. 나는 어찌 해야 할까그 자를.. 어찌해야 할까...

 

서러운 울음 터진다울음 점차 깊어진다답답한 듯도 한용서를 구하는 듯도 한..

하릴없는 울음 쏟아내는 도깨비의 뒷모습이고..

 

S#23. 도깨비 집도깨비 방 ()

벌게진 눈으로 문 열고 방으로 들어오던 도깨비표정 굳는다.

보면족자 들고 눈물 뚝뚝 흘리고 있는 저승이다.

도깨비저벅 저벅 거칠게 다가가 족자 확 낚아챈다.

 

도깨비 두 번 다시 손대지 마넌 이 그림을 보고 울 자격 없어. (하고 등 돌려 나가는데)

저승 내가.. 그 검을내렸어.. 너에게.

도깨비 !!! (돌아보면)

저승 내가 죽였어.. 내가다 죽였어.

도깨비 !!!

저승E 기억이.. 났어내가.. 왕여였어..!!

도깨비 (그대로 다시 가저승 멱살 확 틀어쥐는데!) 그래너라니까?

니가 그랬어니가 다 죽였어죽이다 죽이다 너는너까지 죽였어!

저승 나.. 나를 좀... 니가 나를 좀...

도깨비 넌 네 여인도네 충신도네 고려도너조차도단 하나도 지키지 못했어.

선이가그 어린 내 누이가 죽음으로 지킨 너였어.

너는 살았어야 했어끝까지 살아남아서 내 칼에 죽었어야 했어.

그래서 니가 내게 씌운 역모라는 그 죄를 죽음으로 증명했어야 했다.

저승 흐흑...

도깨비 누이는 알았을 거야박중헌의 입에서 김신이 나왔을 때 그 다음은 김선이 나올

거라는 걸그게 널 옥죌 빌미를 줄 거란 걸그래서 그 못난이는 너의 약점이

되느니 그 자리에서 역적의 누이로 죽어간 거야널 살리려고!

저승 그러니까.. 나를 좀.. 제발.. 반지... 그 반지를 내가.. 그렇게 못되게 끼웠어.

그녀의 손에그 반지가 이번 생에서도 오갔어..!

부탁이야나 좀 죽여줘...!

 

도깨비.. 저승 멱살 툭 놔버리고..

 

도깨비 역시 그래이번에도 널 버리게너를 죽이는 죄는 네가 지은 걸로 충분한 것 같다.

(일갈하고 족자 들고 가버리는데)

 

혼자 남겨져 애끓듯 울음 우는 저승이고..

 

S#24. 치킨 집 ()

테이블에 가만히놓이는 옥반지은탁이다은탁퇴근길인 듯 사복 입고 있다.

목선 파인 옷이라목 뒤의 낙인 다 보인다.

 

써니 ?!!! (은탁 보면)

은탁 많이 고민해 봤어요이걸 전해드리는 게 맞는지그래서 며칠 갖고 있었어요.

죄송합니다.

써니 (반지만 물끄럼 보다) ...니가 왜내가 미안하지.

은탁 더 안 물어보세요?

써니 뭘 물어다 알겠는데이걸 이렇게 받을 줄은 몰랐지만.

누군가의 한그리움이 다 내 거였어그 무당 용하네...

은탁 (안쓰럽게 보면)

써니 근데 너는 무슨 죄니.

은탁 네?

써니 니가 도깨비 오라버니 신부라며.

나랑 그 사람이야 전생의 연에 얽혔다 쳐넌 왜 오라버니와 얽힌 거야?

은탁 (웃으며그럴 운명이어서요.

써니 너도 뭐 이상한 거 해혹시 너도 막 나니 새처럼?

은탁 하하. (웃고.. 그런 건 아니에요.

/저승 도깨비의 불멸을 끝낼 소멸의 도구그게 도깨비 신부의 운명이야.

/저승 니가 검을 빼면 그 자는먼지로.. 바람으로.. 흩어질 거야.

이 세상혹은 다른 세상 어딘가로영영...

은탁 ...

써니 알바생?

은탁 (얼른 표정 지우고 귀엽게 에두르는전 그냥 비를 좀 덜 오게 할 수 있어요.

시민들 불편하지 않게첫눈이 일찍 내리게도 할 수 있어요세상 사람들 신나게.

써니 제일 중요한 일 하네근데 오라버니는왜 도깨비가 된 거야?

은탁 세상엔 기적이 필요하니까요이상하고 아름다운.

써니 누가 그래.

은탁 제가요.

써니 (수긍그래그럼 저승사자는사람은 누구나 죽으니까?

은탁 죽음이 있어서... 삶은 더 찬란하니까요. (하다일각 보고 표정 굳는!)

써니 말 잘하는 것 봐역시 명문대생.

 

보면창가에 검은 기운 내뿜는 중헌 서 있다!!

은탁써니 놀랄까봐 내색은 못하지만 경계어린 눈으로 노려보는데.

써니그런 은탁 시선 따라가면써니 눈엔 아무 것도 안 보이지만,

은탁 눈엔 꼭 중헌과 써니 눈 마주친 듯 보인다그런 써니 보고 음산하게 웃는 중헌.

 

중헌 오랜만이구나천한 무신의 누이미천한 무신 가문의 황후.

은탁 !!! (벌떡 일어나 써니 자기 뒤로 숨기고 중헌과 딱 마주보고 서면!)

써니 왜...! 거기 뭐 있어?

중헌 (노기 어려넌 빠지거라아직 순서가 안 됐다넌 저 년 다음이다.

은탁 가까이 오지 마. (여전히 딱 버티고 서서사장님제 코트 주머니에서 라이터 좀요.

빨리요.

써니 (?) 라이터라이터는 왜.

중헌 여는 나의 아들이나 진배없었다저 년이 다 망쳤다죽일 것이다..!

은탁 사장님 빨리요.

써니 어알았어. (하며 일어나는데)

중헌 네 이년..!!

 

하며눈빛 확 변해 검은 연기로 써니의 몸으로 확 들어가려는데!!

은탁그런 써니 보호하며 확 감싸 안는다검은 연기 확 날아와 은탁 몸에 부딪치는 순간!

은탁의 목 뒤 낙인 푸르게 빛나더니은탁의 온몸을 감싸는 푸른 빛!

꼭 도깨비가 경고하듯엄호하는 듯 위압적이다!

중헌그대로 튕겨져 나가더니 다시 검은 연기로 확부서지며 사라진다도망친 것이다.

그 순간은탁 정신 잃고 툭쓰러진다.

 

써니 알바생왜 그래뭐야뭔데정신 차려 봐알바생!

 

S#25. 써니 집 앞 ()

탈진하다시피 한 은탁 부축해 택시에서 내리는 써니.

써니 괜찮아걸을 수 있겠어?

은탁 네괜찮아요놀라셨죠.

써니 그럼 놀랐지너 아까 누구랑 얘기한 거야시퍼런 거빛 같은 거 그거 뭐야.

너 사람이라며혹시 사람인 듯 사람 아닌 사람 같은 너야?

은탁 히사실 저도 처음 있는 일이라사장님 먼저 들어가세요.

전 사장님 오라버니 좀 만나고 들어갈게요.

써니 오기로 했어?

은탁 (싱긋제가 부르면 안 올 수가 없거든요.

 

Cut to.

은탁성냥 불고 두리번거리는데저만치 가로등 밑 도깨비 딱 서 있다.

 

도깨비 (은탁 보며 그리웠던 얼굴로잘 지냈어? (하며 한 걸음 내딛는데,)

은탁 (다다다 달려가서 와락!!! 안기는 은탁)

도깨비 !!..

은탁 보고 싶었어요.

도깨비 (뭉클하고 사랑스럽고..) 나도. (꼭 안는다)

은탁 (품에 안겨 고개만 들고잘 지냈어요?

도깨비 음미안해금방.. 데리러 올게.

은탁 (끄덕 끄덕하고다시 고개 푹 도깨비 품에 묻는데)

도깨비 (그 순간은탁의 흘러내린 머리카락 사이로 낙인 보는데, !!)

너 목에 낙인이, (낙인 전체적으로 거의 안 보일 듯 흐려졌다)

은탁 왜요?

도깨비 거의 안 보여.

은탁 (!!!) 그래요왜지..? (하다, !!) 근데.. 이거 없어지면 진짜로 검이 안 보이거나

하는 건 아니겠죠내가 아저씨 검 못 빼면 영영 기회 없을지도 모르는데...

도깨비 니가 지금 그거 걱정할 때야이게 이만큼 흐려졌다는 건 내가 그만큼 널

위험하게 했다는 거고앞으론 내가 못 느낄지도 모른단 거고,

은탁 걱정 마세요더 주의하고 더 조심할게요.

도깨비 너 혹시 또 그 자와 마주쳤어박중헌?

은탁 (!..) 그렇긴 한데.. 제가 목적이 아니었어요사장님이 목적이었어요.

도깨비 그것도 니가 걱정할 거 아니야너는 니 걱정만 해.

누이는 다른 자가 지킬 거니까.

은탁 (끄덕)

도깨비 딱 이틀만질문을 받았고... 나와 저승 그 자는그 답을 찾아야해.

/덕화 운명은 내가 던지는 질문이다답은 그대들이 찾아라.

은탁 (애써 밝게끄덕)

도깨비 (아프게은탁 바라보는데...)

 

S#26. 도깨비 집저승 방 (다른 날 낮)

기억 다 돌아온 저승무언가 한문으로 미친 듯이 작성해 내려간다.

지은탁 외 한 장 남았던 기타누락자 서류다. ‘박중헌(朴仲憲)’이름 보이고,

박중헌의 생년월일부터 그의 역사에 대해 다 기술해 써내려 가는데.. (*별첨 참조)

 

S#27. 카페 ()

저승굳은 얼굴로 초조하게 앉아 있는데민재 평상복 차림으로 헐레벌떡 들어오며,

 

민재 무슨 일이십니까. (앉는다)

저승 (바로 서류 내밀며전에 말한 기타누락자 서류야.

민재 20년 전에 놓쳤다는 그 망자 말씀이십니까?

저승 어근데 나는 대기 중이라 처리할 수가 없어니가 해야 해.

그러니까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민재 (차분하게말씀하십시오.

저승 900년 떠돈 망령이고인간들의 어두운 감정에 기생해 지금까지 살아남았어.

마주친다한들 우리 힘으론 힘들어근데 명부에 이름을 올리면 일단 제어는

가능할 것 같아서빠른 처리 부탁해급한 건이라내일 정오까진,

민재 오늘 자정 전이요.

저승 ..고맙다.

민재 저도 말씀 드릴 게 있습니다. (주머니에서 무언가 꺼내며아셔야 할 것 같아서요.

(명부 내밀며제가 선배님 관할 구역 이관 받아서 하고 있는데 명부 중에

지은탁이라고이 분 그때 그 도깨비 신부님 아닙니까?

저승 !!!..

민재 (명부 열려고 하며날짜를 보니까,

저승 쉿발설하지 마명부에서 손 떼내가 본 거야넌 모르는 거야.

(명부 열어 보면丁酉년 癸卯월 丁酉일 池听晫 20세 心臟痲痹 )

일주일 후네. (걱정 가득한 얼굴이고...)

 

S#28. 써니 집욕실 ()

세수한 은탁거울에 대고 흐릿해진 자기 낙인 보는데중헌의 말 떠오른다.

 

/중헌 (노기 어려아직 순서가 안 됐다넌 저 년 다음이다.

은탁 ...결국은 날 노린다는 건가... 대체 왜...

 

은탁신의 질문을 받은 듯골똘하고 어두운 얼굴인데...

 

S#29. 산속 절 ()

저승물끄러미 촛불들 보고 서 있다그날내가 죽인 저 사람들..

오래 전 도깨비의 말도 떠오른다.

 

/도깨비 황제에게 가는 길은 너무 멀었고... 나는 결국 닿지 못 했어.

닿지 못 할 걸 알면서도다 알면서도 나는나아가는 것밖에 할 게 없었어.

 

저승가슴 무너져.. 돌아서는데멈칫 한다.

보면도깨비언제부터 보고 있었는지저승의 모습 보고 서 있다.

그렇게 둘은서로를 오래 바라보는데..

 

저승 은탁이의... 명부가 왔어아무래도..

도깨비 박중헌과 관련된 거겠지.

저승 (끄덕하고정유년 계묘월,

도깨비 이제 그 날짜는 의미가 없어알 텐데.

저승 ...그래도 알면 좋을 듯하여..

도깨비 (그저 차갑게 보면)

저승 (힘겹게 한 걸음한 걸음 떼어 도깨비 옆 스쳐 지나가는데)

도깨비 박중헌이 누이 주변을 맴돌아지켜단 한 번이라도 내 누이를 지켜.

내 누이가 널 지켰듯.

저승 !!!

도깨비 여기 온 거 우연 아니란 얘기야그 말하러 왔어. (앞으로 나아가는데)

저승E 그 날,

도깨비 !! (멈춰서 그대로 듣고 있는)

저승 넌 무엇을 위해 나아간 거야. (돌아보며그 자리가 무덤이 될 걸 다 알면서.

도깨비 (...) 전하지 못했던 말을 전하러.

저승 ?!!!

도깨비 (돌아보고검을 받고수없이 뵙기를 청하였으나황제이자 매제인 네 놈은

변방으로 떠나란 교지만 전해왔지내가 죽는 걸 확신한 그 날에서야 너는

얼굴을 보였어.

저승 ...그래서그렇게까지 해서 무슨 말을..

도깨비 (보는데..)

/선황제 (쿨럭쿨럭 기침하고슬픈 어조돌보지 않음으로 돌보았다 전하라.

도깨비 선황께선 널 돌보지 않음으로 돌보았다고.

저승 !!!

도깨비 너의 이복형이었던 선황제에게너의 정인이었던 내 누이에게,

너의 고려를 지켰던 나에게넌 사랑 받았다고.

저승 ..!!!

/왕여 내 백성들도.. 내 신하들도.. (그림 보며내 여인도.. 나조차도 나를..

..그 누구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구나.. 끝끝내 나는..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였다..

저승 !!!!...

도깨비 그러니한 말씀만 내리라고.

분노와 염려를 담아 검을 내렸으니박중헌을베어라.” 그 한 말씀만.

저승 !!!!....

도깨비 그 검이내 가슴에 꽂힐지 몰랐던 거지.

저승 !!!...

 

일갈하고 도깨비 돌아서 걷다가!!! 무언가 깨닫는다!!!

자기도 모르게검 꽂힌 자리에 손 가져간다.

 

도깨비 하..! 어떻게 이런..

/중헌 그깟 물의 검으론 나를 못 벤다.

도깨비 (!!!) 이리 멀리 도망쳐보아도 결국 이 검을 쥐게 되는구나.. 나는..

그 순간우르릉 쾅번개 친다.

 

저승 (용기 내 다가온다무슨.. 일이야.. 또 검이 아퍼?

도깨비 (천천히 돌아보며결국 이 검의 효용가치는그거였어..! 박중헌을베는 것.

저승 !!!

도깨비 (해도 너무한 운명에눈물 한 줄기 툭떨어지는데..)

 

다시 한 번 우르릉 쾅번개 치면서도깨비 가슴의 검푸른빛으로 보이는데..!!

 

S#30. 써니 집 (다른 날 낮)

써니화장대 앞에서 립스틱 꺼내 바르는데 눈물 툭 떨어진다.

 

>>인서트 플래시백 (3)

써니 (쫌 웃겼다. (가방 뒤져서 아이라이너로 메모지에 번호 휘갈기며이과예요?

(다 적더니전화번호의 완성은 립이죠. (립스틱 바른 입술 꾹 찍어서 건네면)

저승 ... (손 닿을까봐 엄지와 검지로 조심스레 건네받는)

 

/다시현재

써니 (눈물 닦으며 슬프게 웃는미친다 진짜예뻐 보여야 돼그만 울어.

 

S#31. 써니 집 앞 ()

화장 곱게 하고 나오는 써니어딘가 향해 걷는다그런 써니 지켜보는 누군가저승이다.

저승적당히 거리 두고 써니 따라 걷는다.

어차피 써니의 기억 지웠으니 자기 못 알아볼 거란 생각에 페도라 안 썼다.

 

S#32. 카페 안 ()

커피 주문하는 써니 보인다.

밖에서 그 모습 지켜보고 있는 저승이고.

 

S#33. 거리 ()

커피 마시며 걷는 써니노점 가판대의 액세서리 흘깃 보고 또 걷는데..

그렇게 걷던 써니육교로 향한다저승잠시 걸음 멎지만또 따라간다.

 

S#34. 육교 위 ()

저승써니 따라 걸어와 보니 처음 만났던 육교 위다.

써니육교에 팔 걸치고 서서 하염없이 먼 산 바라보고 있다.

저승도 멀찍이 떨어져 써니처럼 먼 산 보고 서는데.

 

써니 (먼 산 바라보며왜 자꾸 따라다녀요?

저승 ?!! (놀라 보면)

써니 며칠 됐잖아요스토커예요?

저승 (오해했구나 싶고그런 거 아닙니다길이 우연히 겹친 것 같은데,

써니 덕분에 데이트 하는 기분이었네요 나는김우빈씨랑.

저승 !!!

써니 (보면)

저승 대체 왜.. 어떻게 기억을..

써니 당신이 최면을 잘못 걸었으니까.

저승 !!!

/저승 행복으로 반짝거리던 순간들만 남기고 슬프고 힘든 순간들은 다 잊어요.

전생이든 현생이든.. 그리고... 나도 잊어요.

(슬프게 웃으며당신만은 이렇게라도.. 해피엔딩이길. (눈물 툭툭)

써니 행복했던 순간들만 남기래놓고 당신을 잊으라니.. 순서가 안 맞지.

당신이 있는 모든 순간이.. 슬프고 힘들었던 것조차 다그 조차도 나는 다 좋았네요.

저승 !!!

써니 그래서내가 죽음으로써 당신을 지킨 게.. 당신에게 해피엔딩이 됐나요?

저승 !!!! (그저눈물 훅 떨어지는데)

써니 지금 모습이 그렇게 젊은 거 보니오래 살진 못했군요?

저승 (비로소, 900년 만의 대답이고매일이사무치게그리워서.

써니 그럴 걸 뭐 하러.

저승 어리석어서.

써니 (다가와 눈물 닦아준다좀 빨리 깨닫지. (손엔 옥반지 끼고 있다)

근데 난 어떻게 이번 생에서조차 당신에게 반했지성안이 훤하셔서 그런가?

(마치 해피엔딩일 것처럼 슬프게 웃어 보이는 써니인데)

저승 !!!

써니 (천천히 반지 빼더니자요.

저승 !!! (써니가 내민 반지 받지도 못하고슬프게 보는데)

써니 진짜 헤어져요 우리이번 생에선 안 반할래.

내가 당신한테 줄 수 있는 벌이 이것밖에 없어. (눈물 툭툭 떨어지는데)

저승 !!!

써니 (저승의 코트 주머니에 반지 넣어주고굿 바이 폐하.

 

하고 멀어지는 써니잡지도 못하고그저 울음 삼키며 바라보는 저승이고...

그렇게 슬프게 이별하는 김선과 왕여인데...

S#35. 치킨 집골목 ()

꼬마 줘어!

1 (과자 든 손 위로 하고돈도 없으면서 과자는 어디서 났냐훔쳤냐?

꼬마 아니야할머니가 사줬어!

2 구걸해서 받은 거 아니야?

꼬마 우리 할머니 욕 하지 마장풍!

1 (킥킥 웃으며얘 또 이러네.

2 야장풍은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이렇게 하는거지장풍! (하며 꼬마 퍽 밀치는데)

꼬마 (툭 쓰러져서 애처롭게장풍!

형들 (낄낄대고)

은탁 (그때 마침 나오다가이놈들이 또! (다가오는데)

꼬마 장풍!!

 

하는데순간 정말로 아이 손에서 나가는 장풍!

형들어어어하며 휙 장풍에 나가떨어진다!

 

꼬마 (놀라서 자기 손 보고)

형들 너 뭐야..! 진짜였어!! (놀라 뒷걸음쳐 도망가는데)

 

카메라 돌면뒤에 도깨비 서 있다.

은탁휙 돌아보고 도깨비 있는 것 보더니 엄지 척들어주고 꼬마에게,

 

은탁 괜찮아?

꼬마 (끄덕하고누나 어떻게 알았어요진짜 장풍 쏠 거라고전에 나한테.

나 진짜 쐈어요 장풍.

은탁 누나도 니 나이 때 크면 꼭 도깨비 신부 돼야지했는데 진짜 도깨비 신부 됐거든.

그치만 비밀이다장풍은 위험하니까 아무 때나 막 안 된다?

꼬마 (끄덕하고할머니한테만 말 할게요. (하고 신나서 간다)

은탁 (꼬마 멀어지는 거 봐주고도깨비한테쫌 멋진데.

도깨비 멋지면 우리 여행갈까?

은탁 헐...

도깨비 왜.

은탁 나 지금 심쿵.

도깨비 잘됐네심쿵을 지향한다며.

은탁 기분이좋아 보이네요? (너무 다행이고)

도깨비 (끄덕하면)

은탁 그럽시다막 여행 가고 그래버립시다!

 

S#36. 콘도 (혹은 펜션) ()

/마트에서 장 본 것 이것저것 꺼내 놓는 두 사람.

/콘도에서 밥 해먹는 두 사람.

/소파에 반대로 누워 다리 겹친 채로 책 읽는 두 사람.

/커플 옷 입고 주변 산책하는 두 사람찰칵사진도 찍어주는데.

/해지는 풍경 바라보며 오래 은탁 품에 안고 있기도 하고.

/밤 하늘 보며 테라스에서 커피 타 마시는 두 사람.

은탁과 함께 살며 하고 싶은 모든 것을다 해보려고 노력하는 도깨빈데...

 

도깨비 선물이 있어.

은탁 난 충분한데지금도 넘치게 완벽한데.

도깨비 아닐 걸. (서약서 내밀면)

은탁 어이거!

도깨비 이제 어른 됐으니까 기억해둬이런 건 원래 하나씩 나눠 갖는 거야.

은탁 그래서 제가 딱 위조를 했던 거죠근데 그때 들켜가지구. (웃다가근데 뭐가

원본이에요? (도깨비 손에 들린 거그거구나그거 나 줘요.

도깨비 (손 휙 피하고싫은데?

은탁 그거 나 가질래!!

 

은탁도깨비 잡으려 마구 쫓아다니고 웃는데...

 

S#37. 옥상 간판 위 (다른 날 밤)

도깨비혼자 이별을 준비하며은탁이 쓰고 김신이 서명했던 서약서 보고 있다.

여섯 개의 조항들이 다 마음에 맺힌다서약서 위로 눈물 툭툭 떨어진다.

 

은탁NA 일을은 매년 첫눈 오는 날에 갑의 소환에 응한다갑이 기다릴 것이기 때문이다.

울음 깊어져이내 엉엉 우는 도깨비.

남자의 울음이고 신의 울음이고 처음으로 죽음이 두려운 인간의 울음이다...

하늘엔 창백하고 거대한 달 떠서더욱더 괴괴한 밤이다...

 

S#38. 가구 매장 일각 (다른 날 낮)

덕화매장 안에서 매니저에게 혼나고 있다.

덕화꾸벅꾸벅 매니저에게 고개 숙이다가 손님 오자마자 어서 오세요!” 하고 뛰어간다.

도깨비멀찍이서 그런 덕화 지켜보며 설핏 미소 짓는다...

 

도깨비 많이.. 보고 싶을 게다. (먹먹히 보고..)

 

S#39. 치킨 집 일각 ()

써니치킨집 안에서 테이블 닦고 있다.

도깨비멀찍이서 써니 일하는 거 지켜보고 있다.

 

도깨비NA 평안해 보이니.. 건강해 보이니.. 그럼 되었다.

이 생의 너로잘 살거라. (그렇게 누이와 작별하는데...)

S#40. 연희대학교 일각 ()

은탁수업 끝나고 나오는데누군가 보고 환하게 웃는다.

저만치도깨비 딱 서 있다.

은탁웃으며 도깨비 향해 한 걸음한 걸음 다가간다.

도깨비그런 은탁의 몸짓 하나눈빛 하나 다 기억하려는 듯 보고 서 있다.

 

은탁 오 이젠 생각만 해도 막 앞에 있어나 방금 김신씨 생각했는데.

도깨비 (그저 웃는)

은탁 어쩐 일이에요?

도깨비 보고 싶었고.. 부탁도있고.

은탁 하세요.

도깨비 박중헌과 관련된 일이야.

은탁 아... 안 그래도 저도 생각을 해봤는데 궁금하더라구요왜 하필 지금일까.

900년을 떠돌았는데 왜 지금 나타났을까하고.

도깨비 음그것 때문에아주 잠깐 용감해져야 해할 수 있겠어?

은탁 (보다가끄덕난 도깨비 신부니까. (웃는다)

도깨비 (웃어준다마음은 무너지지만)

 

S#41. 건물 옥상 ()

문 열고 나오는 도깨비은탁 따라 나온다.

은탁고층 건물 옥상이자 좀 놀라는데,

 

도깨비 잘 들어잠시 후에 내가 전화를 할 거야그러면 너는 나를 즉시 소환해.

은탁 (보다가주머니의 라이터 꺼내며껌이죠.

 

도깨비끄덕하고 가려다 돌아서더니 은탁 확 당겨 키스한다.

슬프고아픈마지막 키스다... 가만히 입술 떼고 은탁 보며,

 

도깨비 갔다 올게.

 

하더니빠르게 걸으며 이내 휙푸른 불꽃으로 건물 아래로 훅사라진다.

혼자 남은 은탁무언가 불길한 예감에도깨비 사라진 쪽 오래 보는데...

 

S#42. 어두운 골목 일각 ()

중헌어두운 골목길 비척비척 걸어 나오는데,

골목 끝에서 앞 딱 막아서는 누군가물의 검 든 도깨비다.

 

중헌 이미 말하지 않았느냐물로 만든 검 따위론 날 못 벤다고.

도깨비 알고 있어그러니 이제 우리의 마지막 전장으로 가볼까?

중헌 내가 어디로 갈 줄 알고. (사악하게 웃더니)

 

이내 검은 연기로 휙사라진다.

 

S#43. 건물 옥상 ()

은탁일각에 앉아서가방에서 무언가 꺼낸다보면오래 전 덕화에게 산 동화책이다.

 

>>인서트 플래시 백 (3부 44)

동화책 사이에 마른 메밀꽃 끼워 넣던 은탁.

 

>>인서트 플래시 백 (1부 43-2)

은탁 (꽃 보며근데 메밀꽃은 꽃말이 뭘까요?

도깨비 연인.

 

/다시현재.

은탁, ‘연인에 새삼 행복해져웃으며동화책 열어보면납작하게 눌린 메밀꽃 보인다.

은탁간지럽게 웃으며 메밀꽃 집어 들려는데,

마치 검은 재처럼 바스러져 날려가는 메밀꽃잎들...

 

은탁 !!!

 

은탁불길한 예감에 바람에 흩어지는 메밀꽃 보는데...

바스러져 날려가는 메밀꽃잎 너머로 흐릿하게 서 있는 누군가.. 중헌이다!!

은탁은중헌을 보지 못한다오직 재처럼 날리는 메밀꽃만...

 

중헌 역시 넌 이제 내가 보이지 않는구나. (비릿한 웃음)

 

S#44. 도깨비 집저승 방 ()

저승써니가 돌려 준 반지 꼭 쥐고눈물 그렁해 앉았는데무언가 이상한 느낌.

책상으로 가 은탁의 명부 보면명부 속 날짜와 시간이 바뀐다!! 바로 시계 보면, 20분 뒤다!

 

S#45. 건물 옥상 ()

중헌은탁 향해 한 걸음한 걸음 다가가는데,

은탁그 순간 무언가 퍼뜩 깨닫고 벌떡 일어난다손엔 라이터와 핸드폰 꼭 쥐었다.

 

은탁 나 때문이구나...! 내 낙인이 흐려지길.. 기다린 거구나..

중헌 제법이구나허나늦었다. (점점 더 가까이)

은탁 나를 이용해.. 아저씨 검을뽑을 생각이구나.. (하는데 핸드폰 울린다)

 

S#46. 거리 ()

도깨비비장한 표정이다빠르게 걸으며 전화 걸고 있다.

 

도깨비 지금이야나 소환해.

 

S#47. 건물 옥상 ()

은탁바로 핸드폰 집어 던지고 라이터 확 켜서 후불려는데,

중헌은탁의 목덜미를 콱움켜잡는다.

 

은탁 !!!!

중헌 원망 마라이게 니 운명이니.

 

은탁컥컥 버둥버둥자신의 목을 쥔 중헌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

중헌은탁 목 쥔 손에 힘 더 주는데,

은탁죽을힘을 다해라이터 불을 분다!

그 순간중헌이 은탁을 잡고 있는 손목이 푸른 불꽃에댕강 잘려 나간다.

허나 물론 검은 연기일 뿐이다.

 

도깨비 괜찮아? (하는데)

은탁 (그대로 달려와 도깨비의 물의 검 맨손으로 잡아 제 몸 가까이 당기는데)

도깨비 지은탁! (하며 놀라 물의 검 확물로 만들어 버리는데)

은탁 (손에 피 철철 나며철철 울면서나 알았어요지금 나타난 이유 알았어요.

나 베요나 빨리..! 내 몸에 들어오면 끝이에요그렇게 죽긴 싫어요.

나 어차피 아저씨 아니었으면 죽었을 운명이잖아요얼른요! (하는데)

 

중헌일각에서 훅나타나더니그대로 은탁의 몸에 검은 연기로 훅-

하고 꺾이는 은탁의 등.

 

도깨비 !!!

은탁E (은탁의 몸이지만중헌의 입으로이 아이 말이 옳았다베었어야지.

이제 니가 죽거나 내가 죽거나인데 넌 자꾸 뒤돌아보느라 내 손에 죽겠구나..!

(하며도깨비에게 다가와 도깨비 검을 잡으려고 하는데!!)

저승E 박중헌.

은탁 ?!!

도깨비 !!! (보면)

 

저만치 저승 딱 서있다페도라에출근복 차림이다전에 없이 차갑고 어두운 죽음의 사자다.

또 규율을 어긴 것이다.

 

저승 망자는 사자의 부름에 답하라!

중헌 네 놈이..!!!

저승 박중헌박중허언!!

 

그대로 은탁의 몸에서 뽑혀져 나오듯 떨어지는 중헌!

은탁그대로 축 늘어지는데도깨비그대로 받아 안더니,

은탁의 손 바로 자신의 검에 가져다 댄다검이 나타난다.

은탁 !!! (순간 정신 차리고안 돼요안 돼요!

 

은탁아악!! 비명 같은 울음 터뜨리며 손 빼려는데,

그런 은탁의 손 꽉 잡고검 뽑는 도깨빈데..!!

 

저승 안 돼!! 뭐하는 거야!!

 

도깨비은탁의 손에서 황제의 검 잡아 채더니그대로 중헌의 몸 반으로 쩍베어버린다.

 

중헌 이리 가는구나.. 허나.. 허망하지 않다나는 네 놈을 또 죽였으니.

 

악마 같은 웃음으로 훅재로 날아간다!

 

은탁 으아아.. (울며 도깨비 보고 있고)

저승 어쩌자고.. 그 검을.. 어쩌자고..!!! (역시 우는데)

도깨비 (저승 바라보더니용서하십시오장렬히 죽는다.. 이제야 기별합니다.

저승 !!!!

은탁 안 돼요... 안 돼요.. 죽지 마요제발요..!!!

 

도깨비천천히 은탁에게 다가가는데칼 뽑힌 자리부터불타듯이 몸이 사라져 간다..!

 

도깨비 (무릎 낮춰 은탁과 눈높이 맞게 앉더니아직 성한 손으로 은탁의 눈물 가만히

닦으며널 만나 내 생은상이었다.

은탁 (비명처럼 울며안 돼요가지 마요가지 마요!

도깨비 비로 올게... 첫눈으로 올게... 그것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신께 빌어 볼게.

은탁 제발요.. 제발요...! 사랑한다구요!!

도깨비 나도사랑한다그것까지이미 하였다.

더 없이 슬픈 도깨비의 눈에눈물 툭툭 떨어지는데그 순간먼지처럼바람처럼,

이 세상혹은 다른 세상 어딘가로도깨비사라지고!

우르릉 쾅!! 하늘을 가르는 번개와이내 굵은 빗줄기.

빗줄기 속에서, “아아악!” 오열하는 은탁과지켜보는 저승의 슬픔에서,

13부 엔딩!!!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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