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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에나 11


혹시


 나에 대해서 좀 안다고 생각해?


 그렇다면 당신 착각이야


 더 이상 이런 충고


 사양한다


 (희재)  아니, 난 충분히 아는 거 같은데?


 정은영 씨!


 [어두운 음악]


 그 이름 말고 뭘 더 아는 건데?


 이미 말했잖아, 알 만큼 안다고


 그래서


 그 애 때문에 내가 흔들릴까 봐  불안해 죽겠니?


 아니야, 그럼?


 [금자의 코웃음]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뭔 줄 알아?


 연예인 걱정이랑 정금자 걱정이야


 알아들어?


 쓸데없어 보이지 않는데, 난


 (희재)  내 눈엔 과거에 붙들려 있는 한 여자가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는 거 같거든


 난 내 앞 잘 보고 다녀


 구덩이 있으면 건너뛰고  돌부리 있으면 걷어차고


 근데 넌?


 (금자)  당신 그딴 데 근처도 안 가잖아?


 아버지가 막아 주고, 형이 치워 주고


 말조심해


 그러니까!


 내 방식 마음에 안 들면  괜한 오지랖 떨지 말고 그냥 빠져


 곱게 자란 서초동 도련님이  이해할 수 있는 정금자가 아니니까


 (금자)  당신도 요즘 바쁘잖아?


 대단한 일 하시느라


 정금자!


 [희재의 한숨]


 [한숨]


 (금자)  [헛웃음 치며]  어떻게 알았어, 내가 미친년인 거?


 [의미심장한 음악]


 (금자)  내가 너처럼 미친년인 건 맞는데


 너처럼 지옥에서 산 것도 맞고


 (현아)  백희준이 항복하고 그노시스 내놓으면


 소송 철회해 주고  마무리할 거 아니에요?


 아무 일도 없었던 거처럼


 정금자 방식대로


 누가 그래?


 내 방식이 그딴 재미없는 엔딩이라고?


 [다가오는 발소리]


 (금자)  어, 나 거기 쨍한 생수 하나


 (금자)  어


 [금자가 뚜껑을 딸깍 돌린다]


 백희준 고소장 마무리 짓자


 지금 당장


 [기혁이 흥얼거린다]


 어


 [기혁의 멋쩍은 웃음]


 (기혁)  아, 그, 희재야  내가 그 상속세법 정리...


 나가


 (기혁)  어


 [희재의 한숨]


 아, 그럼 내가 몇 시에 다시...


 (희재)  아휴, 씨


 [익살스러운 음악]


 [희재의 한숨]


 뭐?  [문이 달칵 여닫힌다]


 서초동 도련님?


 [어이없는 웃음]


 (희재)  아유!


 (기혁)  야, 내가 그, 휴대폰을 놓고 갔는데...


 [성난 숨소리]


 아...


 [기혁의 어색한 웃음]


 (기혁)  아이, 이게 왜 여기 있을까?


 [휴대전화 조작음]


 [거친 숨소리]


 뭐?  [휴대전화 조작음]


 줄이 갔다


 [기혁이 울먹인다]


 (기혁)  [울먹이며]  할부 23개월이나 남았는데


 가 변 또 기변 하게 생겼네  [헛웃음]


 아, 정 변호사님, 뭐야?


 아, 부 변, 그...


 쉿


 (기혁)  아, 쉿, 쉿, 그래요


 내 핸드폰도 쉿  [울먹인다]


 [휴대전화를 탁 떨어트린다]


 [기혁의 짜증 섞인 신음]


 (금자)  음


 어, 좋네


 이대로 가지


 근데 아까 그건 다 뭐예요?


 응? 뭐?


 지옥에서 살아났느니 어쨌느니


 어깨 흉터도 그렇고요


 [흥미로운 음악]  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뭐, 쯧, 꼭 듣고 싶다면 말이야, 응?


 (금자)  내가 딱 부 변만 할 때 말이야


 아직 당신처럼 잡티 하나 없을 때, 응?


 솜털 뽀송뽀송 날리면서  부모님 품에서 희로애락 씹을 때


 할매 무릎 베고  밤톨 까먹을 때 말이야


 (현아)  네, 네


 이대로 마무리할게요


 [현아가 노트북을 탁 덮는다]


 뭐, 어쨌든 또 먹혔네요


 정 변호사님 일 처리 방식


 불만 있단 얘기는 아니지?


 [금자가 서류를 팔랑 넘긴다]


 [잔잔한 음악]


 [밝은 효과음]


 [피식 웃는다]


 [서류를 부스럭거린다]


 [흥미로운 음악]


 [금자가 딱딱 입소리를 낸다]


 (금자)  백운미 씨?


 [코웃음]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운미)  솔직히 당신 또라이 같아


 자선 사업은 아닐 테고  나한테 이러는 이유가 뭐야?


 (금자)  아나, 참 입 짧네


 쯧, 고객만 아니면 그냥...


 나는 돈


 오로지 돈


 당신 엄마가 교단 돈 빼돌려서  어떤 회사에 투자를 했거든


 그거 좀 뺏어 오려고, 당신 앞세워서


 아이, 미친


 왜? 돈이 뭐?


 돈이 곧 선택권이야


 좌로 갈지 우로 갈지  그 고생을 하고도 모르겠어?


 그러는 고객님은?


 (금자)  고객님은 뭘 원하는데?


 진심 어린 사과?


 폭로해서 망신 주기?


 뭐야, 목표가?


 눈 째진다


 내가 말해 줘?


 망신 주고 사과받고


 거기다가  [손가락을 딱 튀긴다]


 돈까지


 [흥미로운 음악]  해 줄게, 내가, 싹 다


 고객님은 나만 믿어


 ♪ 나는 너의 ♪


 내가 곧 네 돈이요, 길이요, 미래니까


 항상 그렇게 확신에 차 있어요?  댁 같은 변호사들은?


 (금자)  나는 메이커가 달라


 메이드 인 헬?


 빙고


 [헛웃음]


 하이에나 똥이 왜 하얀 줄 알아?


 썩은 거든 산 거든 뼈째 씹어 먹거든


 보여 줄게


 당신 엄마


 내가 어떻게 씹어 먹는지


 [잔을 탁 내려놓는다]


 (희준)  우리가 사는 이곳이 천국인데 말입니다


 우리 모두 평등하게  인간이라는 존재로 태어났습니다


 인간은 신이 아니므로  살면서 많은 잘못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잘못을 회개하고  봉사로 갚아 나가면


 신으로 거듭나 영생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트리니티입니다


 트리니티 할렐루야


 (신도들)  트리니티 할렐루야


 (희준)  트리니티 할렐루야


 (신도들)  트리니티 할렐루야  [리드미컬한 음악]


 (함께)  트리니티 할렐루야


 [신도들이 소란스럽다]


 교주님은 이거


 "송&김"


 빳빳한 원본으로


 [희준의 코웃음]


 [희준이 서류를 탁 친다]


 그래서 이게 나한테 어떤 의미지?


 [숨을 들이켠다]


 (금자)  그게 좀


 복잡한데


 지옥행 열차표가 되느냐  영업 허가증이 되느냐


 백 교주님한테 달렸다고나 할까?


 지금 와서 이러는 게  운미 마음은 편할 것 같아?


 [어이없는 웃음]


 그래도 뭐, 핏줄은 맞나 보네요


 이거 지금 딸 걱정부터 하는 거 맞죠?


 당신이 아는 건 백분의 일  아니, 티끌만큼도 안 돼


 내가 왜 내 친딸한테 그랬겠어?


 (희준)  눈앞에 천국이 있는데


 그저 시키는 대로  먹고 자고 읽고 기도만 하면


 그저 따라오기만 하면  축복이 발 앞에 있는데


 맹추 같은 계집애


 [숨을 들이켠다]


 강요된 천국과 축복


 에이, 식상하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세상 사람들은 이런 걸


 학대라고 부르죠, 아마?


 [의미심장한 음악]


 증거도 없고 증인도 없고


 (희준)  운미가 이런 식으로 나온 게  어디 한두 번인 줄 알아?


 대신 그전에 따님을 도왔던 사람들은


 교주님이 얼마나  투자의 귀재인지 몰랐겠죠


 제 소속 아시죠?


 사람들이 왜 송&김, 송&김 할까요?


 전화 몇 통이에요


 당신 비자금 파헤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액션은


 [헛웃음]


 운미가 무슨 돈이 있길래  송&김 같은 거물을 불러들였을까?


 당신 목표, 운미나 내가 아니지?


 그건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뭘까요, 제가 원하는 게?


 교주님이 유독 아끼는 투자처 중에


 그노시스라고


 지분 넘겨요, 몽땅


 (금자)  괜한 욕심 부리지 말고  합리적으로 시장 가격에


 그럼 영업은 하게 해 드릴게


 소송도 취하해 주고요


 물론 따님한테  적절한 보상은 하셔야겠죠


 내가 왜 당신 말을 따라야 하지?


 아이, 뭐, 기도발 좋으시니까


 왜 그런지는  당신 신한테 직접 물어보시고


 아니면 투자 분석가 불러다가


 당신 얘기 까발려졌을 때


 (금자)  그노시스랑 당신 영업장


 얼마나 추락하게 될지  적나라하게 한번 들어 보시든가


 타이밍 놓치면  지금 시세의 절반도 힘들어요


 (비서1)  방송국에서 찾아왔습니다


 일단 먼저 도망치시는 게...


 (금자)  어디? 방송국?


 SB TV?


 아직 방송 타 보신 적 없죠?


 제가 불렀어요, 데뷔시켜 드리려고


 준비


 많이 했네


 네


 오늘은 지옥 입구만 안내하고 갑니다


 소송 들어가면 금방 아실 거예요


 아, 현세에 천국만 있는 게 아니구나


 오래 안 기다립니다


 그럼 좋은 밤 되시고


 [희준의 분한 숨소리]


 [희준의 짜증 섞인 비명]


 [성난 신음]


 [커피 머신 작동음]


 그쪽 팀들은 아까 퇴근하던데


 (현아)  왜 이제 가세요?


 그쪽?


 요즘 우리 팀, 이쪽, 그쪽으로  개별 플레이 하는 거 아니에요?


 [헛웃음]


 [희재의 한숨]


 벌써 합병 초안을 뽑았네?


 (희재)  씁, 가격이...


 [희재의 헛웃음]


 [서류를 톡 치며]  목표가 아주 공격적이고


 소송 취하 합의서?


 (현아)  거침없이 가는 중이죠  정 변호사님답게


 그러게


 뭐, 일단 시작했으니 끝을 보겠지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기혁과 유미가 대화한다]


 [기혁과 유미의 웃음]


 (유미)  아휴, 못 살아


 - (기혁) 어, 희재다  - (유미) 어, 진짜?


 (유미)  어머, 희재야!


 - (기혁) 어, 야, 희재야  - (유미) 어, 윤희재!


 (기혁)  이리 와, 이리 와  [기혁의 웃음]


 (유미)  이리 와, 반가워, 어


 (기혁)  아, 우리 있는 거 어떻게 알고


 (유미)  컴, 컴, 컴


 - (유미) 참, 참, 참  - (기혁) 아이


 [기혁과 유미의 웃음]


 맞아, 맞아


 (유미)  참, 참, 참  [기혁과 유미의 웃음]


 맞았다


 참, 참, 참, 아, 맞았다!


 [유미와 기혁의 웃음]


 참, 참, 참  [유미와 기혁이 떠들썩하다]


 (유미)  우리 기혁 씨는  언제부터 이리 잘났을까?


 [기혁의 웃음]  [희재가 술잔을 탁 내려놓는다]


 [희재가 콜록거린다]


 태어날 때부터?


 [유미와 기혁의 웃음]


 (기혁)  아, 근데 제가 좀 겸손한 면이 있어요


 체질상 내 입으로 잘났네  그런 거를 못 하겠더라고요


 [유미의 탄성]


 그게 어른 남자지


 아, 누구처럼 다 드러내 놓고 다니면


 (유미)  그게 어른인가? 찌질이 푼수데기지


 (기혁)  으이그  [유미가 호응한다]


 (유미)  왜, 벌써 가려고?


 어, 달팽이관이 좀 아파 가지고


 자꾸 욕이 나오네


 아, 왜, 좀 더 있다 가지


 오랜만에 만났는데 벌써 가려 그래?


 끝나고 2차도 하고 가지, 어?


 어, 그래, 어? 더 있다 가자, 2차 가자


 [희재의 한숨]  (유미)  아, 근데 희재야


 나 진짜 궁금한 거 있는데


 금자 선배랑은  언제 다시 만나게 된 거야?


 [흥미로운 음악]


 누가


 뭘 해?


 (유미)  아니야?


 가 변, 아니야?


 아니, 케빈인가 코빈인가  확 끼어드는 바람에


 희재 네 가슴에 불이 확...


 아니야?


 [한숨]


 - 가기혁  - (기혁) 응?


 (희재)  너 보고서는 다 써 놓고  노닥거리고 있는 거지?


 응? 어, 음...


 연애하더니 배포가 많이 커졌구나


 보기 좋다, 야  [희재의 웃음]


 이 일 적성에 안 맞으면 얘기해


 다른 팀에 자리 알아봐 놓을 테니까


 [난처한 신음]


 간다


 (기혁)  어, 그래, 희, 희재야


 내일까지 잘 마무리할게


 조심해서 들어가, 고, 고마워


 쟤 오늘따라 왜 저래?


 [잔잔한 음악]


 [한숨]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벨이 울린다]


 왜, 또?


 배고파


 밥 먹어, 그럼


 같이 먹을래?


 먹었어, 난


 그렇구나


 [한숨]


 더 할 말 없으면 끊는다


 미안해


 [애잔한 음악]


 그러니까 당신도


 나한테 사과해


 내 나이가


 옛 연인한테 주정 들을 나이는  아닌 거 같은데 말이야


 옛 연인이긴 했구나, 내가


 [금자의 한숨]  또 시작할 거면 그만 끊자


 백운미


 생각은 해 봤어?


 어떤 다리를 건너게 될지?


 걱정이 늦었어


 건널 다리 이미 건넜고  돌아갈 줄은 끊겼어


 이제 다시 못 가, 뒤로는


 당신처럼?


 경고하는데


 자꾸 날 아는 거처럼...


 도대체 당신은 왜 그렇게 사는 거야?


 안 버거워?


 그러는 당신은?


 당신 지금 하는 그거


 그건 안 버겁니?


 딸랑 재벌 몇 명 위해서  법 만들겠다고 쫓아다니는 거


 [한숨]


 [한숨]


 피곤하다, 그만하자


 [통화 종료음]


 [금자의 한숨]


 [희재의 한숨]


 (기혁)  일단 표제부터 정해 봤어


 (기혁)  '경쟁력 있는 기업의  가업 승계 활성화를 통한'


 '고용 확대와 경제 성장 제고를 위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 개정안'


 (희재)  역시 뻔하지만 좋아


 좋은 법은 뻔한 법이니까


 (기혁)  일단 매출액 규제를 없애서  대기업을 포함시키고


 세 가지를 파격적으로 조정하는 안이야


 공제 한도, 상속 사전 요건과  사후 관리 요건


 파격적이라면 뭐, 얼마나?


 (희재)  공제 한도는 2천억으로 상향 조정  사전 요건은 5년 이상 계속 경영


 사후 관리 요건은 5년간 50% 이상 유지


 그렇지


 (기혁)  상속은 많이, 상속 과정은 짧게  요게 포인트야


 (창욱)  아니, 근데 이게  솔직히 파격적이라기보다는


 대놓고 시곗바늘을  쌍팔년도로 돌리자는 건데


 이게, 개념도 맥락도  너무 노골적으로 재벌 편이라서


 이게, 단독 법안 처리가  힘들 거 같아, 내가 볼 때는


 차기 대선 후보가 발의한다잖아


 (기혁)  경제 수석, 대법원  그리고 메이저 언론사까지, 어?


 파이팅해서 한마음으로다가 그냥, 빡!


 그럼 여론은?


 그거 뭐?


 (기혁)  우리가 언제  그런 거 눈치 보면서 일했나?


 [기혁의 웃음]


 (희재)  시대 흐름을 역행한다는 건 동의합니다


 근데 이 법안


 송&김 최상위 클라이언트들이  바라는 바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스탠스는?


 이미 결정 난 거 아니겠습니까?


 [필중이 휘파람을 분다]


 (필중)  예상보다 더 파격적인데?


 원하시면 조정하겠습니다


 아니, 아니야


 아주 화끈하고 좋네


 과정도 화끈할 거 같습니다만


 괜찮으시겠어요?


 아, 뭐, 리스크가  가만 앉아 있다고 줄어들겠어?


 (필중)  대한민국 법조 흐름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데


 보고만 있는 것도


 이 송&김 수장으로서 직무 유기고


 뭐, 어느 정도 후폭풍은 감내해야겠지


 단독 법안 처리로 시선 끄는 것보단


 이번 정기 국회 때 여타 법안과  함께 처리하는 게 나아 보입니다


 그래, 희재, 네가 법안 발의 전에


 (필중)  이인엽 의원 한번 만나 보는 게 좋겠다


 조용히, 새어 나가지 않게


 예, 알겠습니다


 정 변하고는 별일 없는 거지?


 [흥미로운 음악]


 [어색하게 웃으며]  예, 뭐


 (필중)  희재야


 사람 볼 때 쓸모를 먼저 봐라


 마냥 호불호에만 집중하지 말고


 그래야만 잡을 수 있어


 (필중)  틀어쥘 타이밍, 버릴 타이밍


 언젠간 네 뜻대로 될 거다


 그때까지 정 변


 네 옆에 붙이고 있어


 지금보다 더 지근거리에


 [한숨]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지은의 한숨]


 근데 진짜 소송 갈 생각이세요?


 어떻게 할까?


 음


 (지은)  백운미 씨 의사가 중요하겠지만


 우리의 목적은 딴 데 있고


 근데 또 백운미 씨가 입을  내상을 생각하면


 만에 하나


 그럴 일은 추호도 없겠지만


 소송에서 지기라도 하는 날엔...


 [한숨]


 제가 뭘 알겠습니까?


 [금자의 만족하는 신음]


 (금자)  맛집이네


 소송 안 가


 네?


 반드시 온다, 연락


 그것도 새하얀 백기를 휘날리며


 (금자)  그러니까


 자, 든든히 먹어 두자고


 네


 [휴대전화 벨 소리]


 [놀라는 신음]  백희준요?


 (금자)  쉿


 네, 송&김 정금자입니다


 [흥미로운 음악]


 나 백희준입니다


 네, 백희준 씨


 일단 만납시다


 네, 언제쯤 뵐까요?


 [풍경이 댕댕 울린다]


 (인엽)  작가, 감독이


 배우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어 보이는데요?


 [희재의 한숨]


 대답 없는 거 보니  수치 조정은 불가인 거 같고


 맞나요?


 예


 아시다시피


 본회의 상정까지 가려면  거쳐야 될 단계가 많습니다


 (인엽)  적어도 열 단계 이상은 거칠 텐데


 이게 조용히 되겠습니까?


 [의미심장한 음악]


 세상은


 여기, 이 절 같지가 않아서


 여태까지 송&김이 만져서  통과시킨 법안들 모두


 같은 과정을 거쳤습니다


 (희재)  다행히 이 의원님 같은  유능한 분들의 도움


 아니


 주도가 승패를 좌우했습니다


 거기서 결정되더군요


 송&김과 함께 갈 분들


 대표님께서 바라십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드릴 수 있는 답변은  그게 다입니다


 [코웃음]


 (인엽)  목축견인 줄 알았더니


 윤 변 이제 보니  완전 사냥개 스타일이시네


 송&김 에이스 말이니


 그럼 한번 믿어 볼까요?


 [희재의 한숨]


 네


 방금 이인엽 의원 만났습니다


 어, 반응은 어때?


 원안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걱정은 하는 눈치입니다


 [피식 웃는다]


 뭐, 큰일을 앞두고 있으니까


 여론 시선 받는 게 달갑지는 않을 테지


 (필중)  워낙 이미지를 중시하는 양반이니


 알았다, 수고했어


 네, 들어가십시오


 [흥미로운 음악]


 [한숨]


 [안전벨트를 달칵거린다]


 [한숨]


 (인엽)  목축견인 줄 알았더니


 윤 변 이제 보니  완전 사냥개 스타일이시네


 [헛웃음]


 [자동차 시동음]


 (라디오 속 진행자1)  네, 그럼 여기서 잠깐


 청와대 정무 비서관의  세금 탈루 의혹에 대한


 공판 예상을 해 보도록 하죠


 (라디오 속 진행자1)  변수요?


 (라디오 속 진행자2)  이번 사건의 담당 판사가


 서울중앙지법 제2 형사부의  윤혁재 부장 판사거든요


 (라디오 속 진행자1)  윤혁재 부장 판사, 씁


 근데 그게 왜 변수인 거죠?


 (라디오 속 진행자2)  이분이 서초동 대쪽으로  아주 유명하시고...


 [희재의 한숨]  [라디오 방송이 계속된다]


 사냥개와 대쪽이라...


 (혁재)  너 결혼하냐?


 (희재)  무슨 소리야?


 (혁재)  그 정도 일 아니면 이상하잖아


 (희재)  뭐가?


 아무 일도 없이  윤희재가 윤혁재를 다 찾고


 (혁재)  넌 안 이상해?


 아니, 혹시 내가


 개 같아?


 (희재)  에이씨, 진짜


 [혁재의 웃음]


 (희재)  아이...


 - (혁재) 미안  - (희재) 에이씨, 쯧


 누가 너보고 개 같대?


 아, 웃지 좀 말고  사람이 진지하게 얘기하는데


 음


 필중이 아저씨


 개냐, 이거지?


 뭐, 그렇게 노골적일 필요는 없고


 왜?


 네 욕망이 들킨 거 같아서  기분이 엿같아?


 [한숨]


 (혁재)  네가 송&김에 들어선 순간


 그 세계의 룰대로 움직이는 한...


 (희재)  오케이, 스톱


 내가 형한테 뭘 기대하고, 진짜


 희재야


 [희재의 한숨]  (혁재)  아니, 오케이


 여기까지


 먹던 거 마저 먹자


 밥맛 다 떨어졌어


 아니, 그리고  이것도 일종의 위선 아니야?


 서민 코스프레하는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 형사 2부  대쪽 부장 판사 윤혁재가


 서민은 아니지 않나?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하는 거 아니겠냐?


 수혜 입고 살았으니까


 (혁재)  너나 나나


 티 내지 말고 핏줄에 폐 끼치지 말고


 (희재)  형이나 그렇게 사세요


 난 그냥 이대로 쭉  내 식대로 살 테니까


 [희재가 물컵을 탁 내려놓는다]


 [입소리를 쩝 낸다]


 [피식 웃는다]


 [무거운 음악]


 [지은의 한숨]


 (지은)  교주 약속은  왜 자꾸 취소하시는 겁니까?


 벌써 세 번째입니다


 이러다가 맘 바뀌시면 어쩌시려고


 바뀌는 게 아니라


 점점 더 불안해지겠지


 여긴 얼마나 더 올랐니?


 (지은)  [한숨 쉬며]  오르는 속도가 가파릅니다


 한 달 후면  한참 멀리 가 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상황 봐서  타깃을 바꾸시는 게 어떠실지


 (지은)  어디 가세요?


 (금자)  돈 벌러


 [의미심장한 음악]


 (희준)  당신들 정말 날로 먹겠단 심산이구먼


 (금자)  날로 잡순 건 교주님이시지


 액수는 기대 이하일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받아 잡순 수익률로 보면


 [입소리를 딱 낸다]


 교주 때려치우고 전업하셔도 되겠어요


 [희준의 성난 숨소리]


 아시죠?


 이 시간 이후엔


 두 번 다시 이런 제안 없을 거라는 거


 저한테 전화 주셨을 땐


 상황 파악 끝났다는 뜻 아니었나요?


 이거면 다시는


 문제 생기지 않는 겁니다


 그럼요


 [민주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하 회장의 옅은 웃음]


 응, 앉아, 앉아, 앉아


 [하 회장의 힘주는 신음]


 (하 회장)  그, AP이언이 그노시스를 먹었다고?


 네


 그거를 그, 송&김이 앞장섰고?


 자네 지휘 아래서


 네


 음


 (하 회장)  그런 상황이면은 나한테서 도망을 치지


 내 집 문지방 넘는 대신에


 굵고 짧게 본론만 하겠습니다


 해 봐, 어디


 이슘제약에


 그노시스 넘기겠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하 회장의 한숨]


 조건은?


 원래 AP이언이 인수하려던 금액의  두 배만 내십시오


 (민주)  아시다시피


 그노시스의 시장 가치 밝혀지면  몇 배를 더 쓰셔도 잡기 힘듭니다


 더군다나 글로벌 경쟁사 손에  들어가기라도 하는 날엔...


 그게 다인가, 자네 조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송필중 내치시고


 제 파트너가 돼 주십시오


 갑작스럽고


 또 무례한 제안인 줄은 알고 있습니다


 무례해


 송 대표랑 나 사이에 그, 이, 이, 이  역사가 있는데 말이지, 쯧


 [하 회장의 옅은 신음]


 그래도 재미는 있네, 응?


 이, 역사가 어떻게 바뀔지 보는  그 재미, 그 재미가 있겠어


 (하 회장)  응?


 [하 회장의 웃음]


 거, 일단


 진행을 해 봐, 내가 지켜보지


 [석구의 한숨]  [돈식이 말한다]


 (기혁)  안녕하십니까?


 - (석구) 아...  - (기혁) 안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 (석구) 먼저 들어가 봐  - (돈식) 예


 (석구)  요즘 아주 잘나가, 응?


 (희재)  전 원래 잘나갔는데요?


 [석구의 헛웃음]


 이번 건은 윤 변이 아니라  정 변이 주인공이잖아


 윤희재가 들러리라  [웃음]


 (석구)  어울리지가 않아, 어?  [함께 웃는다]


 제가 송 대표님 직접 오더로  아주 중요한 일을 처리하고 있어서요


 씁, 김 대표님 직접 오더는 아시다시피


 정 변호사가  이렇게 훌륭하게 처리했고요


 [헛웃음]


 영원할 거 같지, 응?


 그 자리가 처음엔  사람을 아주 붕 뜨게 한다고 하더라


 조심해라


 떨어질 때 안 아프게  매트리스 좀 미리 쫙 깔고, 응?


 이미 떨어지신 분 말씀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그럼


 (석구)  야


 너, 너...


 (민주)  자


 [분한 숨소리]  아, 저거...


 [긴장되는 음악]


 [사람들의 박수]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금자)  음


 더 이상 이 문제로 돈을 요구하거나  법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 거


 기억하죠?


 합의하에 이용당했는데


 (운미)  왜 앵벌이 된 기분인 거지?


 더럽다, 기분 참


 돈은 며칠 내로 입금될 거고


 (금자)  10억이면 앵벌이치곤 대박 아니야?


 그래서?


 이걸로 끝?


 그럴 리가


 돈을 요구하지 않고  법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다른 짓을 해야겠지


 (기혁)  이쪽으로


 (케빈)  윤 변호사님


 마지막 자리에 계실 줄은 몰랐네요


 [헛웃음]


 아니, 그동안


 [입소리를 쯧 낸다]


 뭐, 예상치 못한 곳에만  항상 나타나셔서


 [피식한다]


 자, 어쨌든 고생하셨습니다


 [희재의 한숨]


 (희재)  정금자 변호사와 저는, 우리는


 서로 필요한 곳에  있어 주는 사이라서요


 [피식 웃는다]


 정금자 변호사 대신 제가  인사는 받는 걸로 하겠습니다


 [희재의 웃음]


 (케빈)  그런가요?


 (희재)  어, 저희는


 [휴대전화 진동음]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와는 다른 어떤


 그 스페셜한, 서로를 갈망한다고나...


 네, 정금자 변호사님


 [익살스러운 음악]


 오늘 밤요?


 오, 시간 괜찮습니다


 예, 예


 (케빈)  오, 제가 예약하겠습니다, 제가


 [이를 딱딱 부딪는다]


 (석구)  축하드립니다


 돌아오시자마자 그냥 첫 타석부터  홈런 치셨습니다, 역시


 축하드립니다


 [함께 웃는다]


 무슨 일이에요?


 (민주)  축하는 핑계고


 할 말 있어서 따라온 거 아니에요?


 [석구의 멋쩍은 웃음]


 (석구)  아, 뭐  무슨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돈식의 어색한 웃음]


 정금자 변호사와 윤희재 변호사


 뭔가 있는 거 같습니다


 있긴 뭐가 있는데?


 네?


 [석구의 못마땅한 신음]


 (석구)  아, 아니, 그게 말입니다


 이전의 이슘 케이스를 보면 말입니다


 특A급 보안으로 취급했던  그, 하찬호 개인 병력 기록이


 어이없게도


 정금자한테 흘러갔던  정황이 있단 말입니다


 그래서?


 그 특A급 정보를  윤희재가 정금자한테 흘렸다?


 (민주)  아니, 흘렸을지도 모른다?


 둘이 친한 관계라서?


 [손가락을 딱 튀기며]  맞습니다


 네


 마석구 씨


 (민주)  지금 이런 얘기 하는 게


 정 변이 큰 성과를 낸 이 타이밍에


 내가 당신한테 큰 오해를 하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 안 들어요?


 [흥미로운 음악]


 그만하죠


 오늘같이 기분 좋은 날  망치고 싶지 않으니까


 나가 보세요


 (석구)  네


 [돈식의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석구의 한숨]


 [돈식의 한숨]


 (돈식)  저희 썩은 동아줄 잡은 거 아닐까요?


 (석구)  줄?


 줄?


 [버럭 하며]  내가 그따위 줄이나  바라보고 사는 사람 같아, 자넨?


 [석구의 성난 숨소리]


 [석구의 한숨]


 [석구가 구시렁거린다]


 선배님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금자)  벡타5가 치매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전제하에


 그노시스의 시장 가치가  대략 천억 원은 넘겠죠?


 거기다 작전 세력이 붙으면, 뭐


 어마어마하게 불어날 테고


 그리 나쁜 결과는 아니죠?


 [케빈이 피식 웃는다]


 AP 이익의 20%는 송&김


 (케빈)  거기서 다시 20%는 당신 팀이


 어때요, 당신은?


 만족합니까?


 히딩크가 이런 얘기 했죠?


 [영어]  '나는 여전히 배고프다'


 [피식 웃는다]


 [한숨]


 [한국어]  그간 수고 많았어요


 (케빈)  솔직히, 음, 기대 이상입니다


 뭐, 일은 이제 그만하면 됐고


 이제 우리 얘기 좀 나눠 볼까요?


 (금자)  그럼


 이제 이슘제약 건으로  넘어가면 되는 건가요?


 [피식 웃는다]


 정 변호사는 정말...


 칭찬하시려는 거죠, 지금?


 그래요, 그럼


 나도 딜 하나 제안할까 하는데


 이제


 진지하게 만납시다, 우리


 [부드러운 음악]


 그럼 뭐가 달라질까요, 우리?


 당신만 결심한다면


 많은 게 달라지겠죠?


 내 비밀 하나 말해 줄게요


 내 손에


 (금자)  내 입에


 쥐어지고 씹히는 거


 그런 거 아니면


 다 부질없어요, 나한텐


 [케빈의 옅은 한숨]


 롤러코스터 같아요, 금자 씨는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세요


 그게 내 매력이니까


 [개운한 신음]


 [피식 웃는다]


 [무거운 음악]


 [한숨]


 (금자)  그러는 당신은?


 당신 지금 하는 그거


 그건 안 버겁니?


 딸랑 재벌 몇 명 위해서  법 만들겠다고 쫓아다니는 거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하는 거 아니겠냐?


 (혁재)  수혜 입고 살았으니까


 [한숨]


 [민주의 옅은 웃음]


 이제 간단한 서류 작업만 끝나면


 우리 계획대로 되는 거야  [민주의 웃음]


 (민주)  놀랍지 않아, 케빈?


 (케빈)  그래서


 얼마 부르던가요?


 응? 음...


 (민주)  그러니까


 인수 가격의 두 배


 왜? 적어?


 이슘이 그 회사 눈독 들이고 있다는 건


 내 정보였다는 걸 기억해


 물론 기억하고 있어요


 왜 눈독을 들이는지는 제가 알아냈고요


 [인터폰이 울린다]  (비서2)  정금자 변호사님 오셨습니다


 (민주)  내가 불렀어


 같이 축하하자고


 들어오라 그래요


 (비서2)  네


 (민주)  수고했어요, 자


 네


 (민주)  원하는 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요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테니까


 그건 정 변호사 취향 아닙니다


 손에 쥘 수 있는  구체적인 걸로 준비하시죠


 (민주)  응?


 응, 참고할게요


 그 전에 서류 작업 하나 해 줘야겠어요


 서류요?


 예상했겠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거예요


 이슘제약과 그노시스 합병 건


 [긴장되는 음악]


 (민주)  일단 밥이나 먹으면서  천천히 정리할까요?


 팀워크도 다질 겸?


 [메시지 수신음]  근데 처음 아닌가?


 우리 셋이 이렇게 뭉치는 건?


 (필중)  그노시스와 이슘제약 합병 건


 나랑도 나눠 봅시다


 선택지가 더 생길 겁니다


 케빈?


 아, 네


 (민주)  오늘 시간 되지?


 (케빈)  아, 이거 어쩌죠?


 오늘 식사는 두 분이서 하셔야겠는데


 왜? 무슨 일 있어?


 그건 다음에 기회 되면 말씀드리죠


 (케빈)  자, 식사들 맛있게 하십시오


 아


 그노시스랑 이슘제약 합병 건 말입니다


 잠시 보류시키시죠


 뭐? 보류?


 속도 조절 좀 하겠습니다


 그럼 또 봐요


 [문이 달칵 여닫힌다]


 (금자)  뭐, 이래저래 파장인 거 같은데  그럼 저도 이만


 아, 참고로


 송필중 대표님은 통이 참...


 이...


 송&김 대표님은 뭔가  사이즈가 달라도 다르달까요?


 보너스 따로, 회식비 따로


 [어이없는 웃음]


 [케빈이 피식한다]


 김 대표랑 식사 같이 안 해요?


 뭐죠, 이 반전은?


 음


 아무리 당신이래도


 지금은 코멘트하기 힘들겠는데요?


 오, 큰 건이라는 소리네?


 뭐, 결과에 따라서는


 꼭 듣고 싶네요, 그 결과


 그럼 우리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건가요?


 [흥미로운 음악]


 (상미)  안녕하세요


 바빠?


 뭐가 그렇게 신났는데?


 내가 준비한 게 있는데


 재미난 구경 같이 할래?  곧 시작하는데


 (금자)  자, 이제 쇼타임  [영상 속 사회자가 말한다]


 (영상 속 사회자)  트리니티 사회공동모금의 대표  백희준 님의


 소아암 환우 가족 지원을 위한


 기부금 전달식이 있겠습니다  [영상 속 사람들의 박수]


 여러분, 큰 박수로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저는 그분의 말씀에 가까이  가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영상 속 희준)  그분의 은혜가 세상 곳곳에 퍼져


 그 품에서 충만한 삶을 살아가길  매일 기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영상 속 사회자)  네, 박수 부탁드리겠습니다  [영상 속 사람들의 박수]


 이어서 귀한 기부자 한 분을  한 분 더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백희준 대표님과 특별한 인연이  있으신 분이라고 합니다


 여러분, 따뜻한 박수로  맞아 주시기 바랍니다


 [영상 속 사람들의 박수]


 [리드미컬한 음악]


 오랜만이에요, 엄마


 (영상 속 운미)  제가 이 자리에  좋은 사람으로 설 수 있는 건


 다 저희 엄마인  백희준 대표님 덕분입니다


 그렇죠, 엄마?


 저에게 주신 이 돈


 이렇게 돌려드리려고요


 10년이 넘도록 반복됐었죠


 물 한 모금 없이  지하에 갇히고 도망치고


 갈비뼈가 부러지고 또 묶이고


 또 뭐가 있었지, 엄마?


 [떨리는 숨소리]


 가자


 (영상 속 비서1)  먼저 가시죠


 (영상 속 운미)  저희 엄마도 기억이 생생하신가 보네요


 [금자가 키보드를 탁 누른다]


 [희재의 한숨]


 이래도 나를 알아?


 아니


 알다가도 모르겠다


 마음엔 들어?


 내가 감정 이입하는 방식?


 (희재)  쓰읍


 참 맘에 안 드는데


 맘에 들어, 개떡같이


 정은영은 없어, 이제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은 정금자


 (희재)  그래


 깨끗하게 항복, 알아들었어


 [입소리를 쯧 낸다]


 근데


 내 걱정까지 정금자 마음대로  되진 않을 거야


 [잔잔한 음악]  그게, 뭐  내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니까


 당신 진짜 그 애 같은 버릇 좀  [노크 소리가 들린다]


 (기혁)  윤 변, 와


 너 이거 미리 알고 있었던 거야? 대박!


 야, 부 변 아니었으면  이 좋은 구경 놓칠 뻔했잖아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깝잖아요


 [금자와 기혁의 웃음]


 (이준)  소송 취하 합의서 쓰면서  진짜 찝찝했거든요


 이제 발 뻗고 자겠네요


 근데 합의금을 기부하면  백운미 씨는 어쩌죠?


 그노시스 딜


 마지막으로 기부금 조항  추가한 거 잊었어요?


 (이준)  아


 그 기부금이 저 기부금?


 (창욱)  아, 역시  그 부분이 특히 예상 밖이었거든


 (기혁)  그래, 나도  [기혁의 탄성]


 (창욱)  아, 우리 회식해야 되는 거 아입니까?


 (기혁)  어, 그래! 어때, 회식?


 - (이준) 회식, 회식  - (현아) 회식해요, 회식


 (기혁)  오랜만에 회식 한번 하자


 - (기혁) 어디 갈까, 어디 갈까?  - (이준) 돼지 껍데기


 (현아)  아, 저 거기 싫어요


 (기혁)  그래, 맞아, 야  돼지 껍데기는 좀 아닌 거 같아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영어]  됐습니다


 [필중이 술을 쪼르륵 따른다]


 (필중)  [한국어]  힘들게 얻어 낸 원천 기술


 이렇게 넘겨주긴  너무 아깝지 않습니까?


 기껏해야  투자 원금의 서너 배 남기는 걸로


 AP가 만족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코웃음]


 다른 선택지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만


 [의미심장한 음악]


 합병 전에 몸집을 좀  키워 보면 어떻겠습니까?


 (필중)  치매 연구하는 신생 회사입니다


 아, 우선 거기랑 먼저 합병을 하시고


 이슘제약과의 딜은 잠시 미루시지요


 지사장님이 컨펌하시면은


 이슘의 하 회장님과  제가 직접 다리를 놓겠습니다


 "이츠바이오"


 전제 조건이 있을 텐데요?


 지금보다 열 배


 거기다 이슘제약의 지분까지 얹어서


 [피식 웃는다]


 일각에선 대표님이


 하 회장님 집사나 다름없다고 하던데


 뭘까요, 이러시는 이유가?


 [웃음]


 (필중)  아, 관계라는 게  꼭 흐르는 물과 같더군요


 때로는 일정해 보이다가도


 변수를 만나면 곧잘  종잡을 수가 없어집니다


 그럴 때는


 다른 길을 터놓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영어]  죄송하지만


 비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네요


 [한국어]  하 회장님


 내가 모시던 어른은 맞지만은


 내 주인은 아닙니다


 이쯤에서 그걸 좀 알려 줘야 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민주 대표도


 포함한 얘기겠군요


 이슘그룹 지분 구조의 허점


 공유하겠습니다


 (필중)  또 압니까?


 이슘제약이 지주 회사로  이슘그룹이 개편될지


 아, 물론 그 중심에는


 송&김이 있을 겁니다


 어떠십니까?


 이 정도면


 다른 선택지가 마음에 드십니까?


 (라디오 속 앵커1)  정기 국회 이틀째인 오늘 낮


 차기 대선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인엽 의원이


 일부 극렬 시위대에게  둘러싸이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라디오 속 앵커2)  바로 이인엽 의원이 발의한


 상속 및 증여세법 일부 개정안  때문인데요


 시위대와 시민들은 이번 법안이  오직 재벌들만을 위한 법안이라며


 공청회도 거치지 않고  법안을 상정시키려고 했던


 이인엽 의원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한숨]


 아주 그냥 벌집을 건드리셨구먼요  윤희재 변호사님


 [입소리를 쯧 낸다]


 [한숨]


 (영상 속 시위자1)  재벌 총수 앞잡이다  이인엽은 사퇴하라!


 (영상 속 시위대)  사퇴하라! 사퇴하라!


 (영상 속 시위자1)  시대 흐름 역행하는 이인엽은...


 (영상 속 시위자2)  저기 이인엽이다!


 [영상 속 시위대가 소란스럽다]


 [영상 속 시위대가 소란스럽다]


 [희재가 키보드를 탁 누른다]


 [함께 탄식한다]


 (창욱)  야, 이제 2라운드 시작이구먼


 예상은 했지만  직접 눈으로 보니까 좀 후달린다


 [한숨]


 그, 언론 쪽 준비된 플랜  즉시 가동시킵시다


 (희재)  프레임 고정되기 전에  빠르게 치고 들어가야 됩니다


 자, 다들 움직입시다


 - (창욱) 네  - (기혁) 네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저, 윤 변호사님


 무슨 일입니까?


 송필중 대표님이 메시지 남기셨는데요


 이인엽 의원 만나시라는데요  최대한 빨리


 [무거운 음악]


 어, 그, 당신 그거...


 다음에 얘기하자


 [한숨]


 (희재)  의원님


 여기서 흔들리시면 안 됩니다


 다음 대책 있습니까?


 지나가야 할 과정일 뿐입니다


 (희재)  대책이 아니라  미리 준비된 계획대로 갈 겁니다


 내가 겪은 수모가 과정이라고?


 결과만 생각하십시오


 지나고 나면 다 잊혀질 겁니다


 이런 걸 겪어나 봤나?


 (인엽)  입으로만 떠드는 걸 내가 어떻게 믿지?


 저를 못 믿으시겠다면


 송&김을 믿어 보시죠


 (인엽)  그럼 오늘과는 다른 반전을  기대하겠습니다


 [희재의 한숨]


 [한숨]


 [입소리를 쯧 낸다]


 [한숨]


 [금자의 한숨]


 뭐야, 여긴?


 집 주소가 여기로 돼 있던데


 설마 여기서 살아?


 [한숨]


 [희재의 헛웃음]


 (희재)  진짜 여기서 살아?


 근래 돈 좀 만졌을 텐데  왜 아직도 여기 살아?


 그렇게 악착같이 돈 모아서 뭐 하려고?


 뭐, 빌딩이라도 하나 사려고?  [금자가 술을 조르르 따른다]


 [코웃음 치며]  어떻게 알았대?


 어, 빌딩 사려고


 왜 찾아와서 괜한 트집이야?


 씁, 아까 계단에서는  청승이었던 거 같기도 하고


 소주 한잔 줄까?


 [희재의 옅은 신음]


 [희재가 술잔을 탁 내려놓는다]


 [개운한 신음]


 이게 이상하게 오늘은 달다


 [피식 웃는다]


 어디서 더 쓴 맛을 보고 왔나 보네


 [피식 웃는다]


 (희재)  역시 정금자야


 [술잔을 탁 내려놓는다]


 [희재의 깊은 한숨]


 [애잔한 음악]


 (희재)  왜?


 내가 위로가 필요해 보여?


 그럼 해 주든가


 위로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조 실장이야


 (희재)  난 송 대표님


 네, 조 실장님


 네, 대표님


 [어두운 음악]


 [희재와 금자의 가쁜 숨소리]


 [초인종이 울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우석)  어, 정 변호사님


 아니, 윤 변호사님은 여기 어떻게?


 아, 저...


 [찬호의 힘겨운 신음]


 [금자의 한숨]


 [찬호가 흐느낀다]


 [흥미진진한 음악]


 (금자)  서정화가 죽던 날  동선 파악부터 해야 돼


 (찬호)  내가 정말 죽였을까?


 (인엽)  이슘이 흔들리면  어려워지는 거 아닙니까?


 (필중)  우리에겐 이슘만 있는 게 아닙니다


 (금자)  그래서 하찬호가 범인이라고  범인이어야 된다고 몰아붙이는 거야?


 하준호 올려야 되니까?


 (충연)  누군가는 얘기를 해야지  아닌 건 아니라고


 (필중)  반대할 거면 생각만 해  입 밖으로 내지 말고


 무슨 생각이에요?


 (금자)  이걸 나한테 보여 준 이유가 뭐냐고


 (금자)  이 사건은 내가 시작한 거야


 제대로 범인 찾는 거


 서정화한테 마지막으로 내가  그거 하나는 해 줘야 되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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