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사와 조이 10
(이언) 저, 할머…
입 다물지 못할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버젓이 살아 있으면서 할미를 속여?
(조씨) 세상에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짓이 있어, 이놈아!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치는 것과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것!
[한숨]
뭐 해, 안 처먹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꼴도 보기 싫으니까
네 제사상 네가 처리하라고 이 망할 놈아!
[익살스러운 음악]
[이언의 난감한 숨소리]
[이언의 당황한 소리]
(조씨) 한 톨이라도 남기는 날엔
내가 저리 들어갈 것이야!
(이언) 어유
할, 할머니, 아이, 저…
[구팔의 힘겨운 숨소리]
[이언의 한숨]
[반짝이는 효과음]
[구팔이 새근거린다]
광산까지 날려야 했던 거야?
(말종) 아유, 말도 말아라 오죽하면 그랬겄어
하, 갑자기 그 도수인지 뭔지
태서네 개새끼가 나타나는 바람에
거기다가 그 망할 어사 새끼가
관군을 데리고 몰려오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었어
그래서 어사는?
어사는 처리한 거야?
광산 밑에
어사 무덤 써 주고 오는 길이여
(말종) 그것 땜시 태서는 지 광산까지 날려 먹었는디
아휴, 은 캔다고 그 개고생을 했는디
아휴
아, 계속 저랴, 어?
분기탱천해 갖고 그냥
지 영감탱이 들이박겠다고 갔다 와 놓고서는 그냥
뭐가 어찌케 됐다고 얘기도 없고
[무거운 음악] [말종의 헛기침]
(말종) 아니, 근디
아, 죽을 둥 살 둥 어사까지 처리혔는디
양심 있으면은
느그 영감탱이가 우덜까지는 챙겨 주겄지, 잉?
암만 외간 자식이라고 해도
아버지인디?
이런 미친놈이
아이, 시방 이것저것 따질 때여?
(말종) 지금쯤 산채고 광산이고 다 털렸을 터인디
우덜 잡히는 거는 시간문제여!
그래서 내가 왔잖아
(맹수) 빨리 준비해서 내려가자
갑비고차로 가는 배를 타야 해
(말종) 갑비고차는 뭐, 안전할 거 같어, 어?
산채가 털렸으면은 갑비고차도 털린 거나 매한가지여
관군들이 곡두라고 안 덮쳤을 거 같어?
아유, 참
속 편한 얘기 하고 앉았어, 진짜
[말종의 한숨]
아, 그, 어찌케 할 겨?
아, 어찌케 할 거냐고!
잉?
아, 언제는 뭐, 조선을 뒤엎자매?
왕을 갈아 치우자매?
이제는, 뭐 뭘로 갈아 치울 건디, 응?
광산도 날리고 뒷배도 날리고
다 날아갔는디!
입 닥쳐
아, 이제 뭘로 엎을 거여!
(맹수) 이런 미친 새끼 죽고 싶어?
(말종) 놔 봐, 어?
그랴, 아유, 그랴, 죽여라
어, 죽여
그랴, 아유, 어, 죽여 그냥 죽는 게 낫겄어
어, 죽여, 그냥!
죽여야지
[맹수와 말종의 힘주는 소리] [무거운 음악]
박승을?
(함께) 임금을?
둘 다
[말종의 웃음]
니가? 어?
(말종) 태서 니가 니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잘도 죽이겄다, 어?
지 아비 말이라면 그냥 쩔쩔매는 놈이
아이, 그랴
박승은 어찌저찌 죽인다고 햐
임금은 어찌케 죽일 건디?
어? 무기도 뭣도 없이 그냥 맨몸으로 궐을 치게?
막말로다가 맨손으로 임금 모가지를 비튼다고 혀도
임금 얼굴을 봐야 죽이든 살리든 할 거 아니여?
우덜 같은 얼자 나부랭이가
임금 얼굴을 볼 수나 있냐고!
있어
그것도 바로 앞에서
[여자들의 울음소리] (여자1) 내 돈 내놔!
[헛기침]
[흥미로운 음악]
- (여자1) 이걸 어떡해? - (여자2) 아, 나도 몰라!
[여자들이 서럽게 운다] (여자1) 내 돈
그렇지, 이게 내가 아는 조선이지
(여자2) 어떻게 모은 돈인데, 아유
(승율) 어허
이 눈물이 다 마르고 나면
옥구슬처럼 고운 얼굴이 많이 건조해질 텐데
[승율이 혀를 쯧쯧 찬다]
자
우리 누님은 관상을 딱 보아 하니
웬 집주릅이 공조 관리랑 부당 거래 해서 집값을 올렸네
그래서 계약금을 날려 먹었고
한…
170냥쯤?
[놀란 숨소리]
[여자2가 흐느낀다]
아이고
머나먼 시골에서 인생 역전 해 보겠다고
이삿짐까지 챙겨서 겨우겨우 올라왔더니만
웬 경아리 놈들이 눈 뜨고 코 베어 가고
마음까지 훔쳤나 보네
(여자1) [흐느끼며] 맞습니다!
(승율) 어유 이 천하의 잡놈들 같으니
여인만 골라 등쳐 먹는 수법은 변하지도 않는군
[승율의 성난 숨소리]
(함께) 뉘십니까?
나?
(승율) 나로 말할 거 같으면 [익살스러운 음악]
이 험난한 한양이란 바다에 침몰 중인
선량한 그대들을 구원해 줄
외지부
승율이라 하오
[남자1의 웃음] [흥미로운 음악]
누님들에게 사기 친 놈은 사내라 하였지요?
(여자2와 여자3) 예
[웃음]
(승율) 누님에게 사기 친 놈은 여인이라 하였고?
아, 예!
[남자1의 피곤한 숨소리]
(승율) 그 둘은
한사람입니다
(함께) 예?
이자는 변장의 귀재로
(승율) 때에 따라 사내로
[강조되는 효과음]
혹은 여인으로
(여자1) 어, 맞아요, 이 여자! [강조되는 효과음]
[여자1의 분한 숨소리] 얼굴과 신분을 바꿔 가며
누님들처럼 순진한 여인들만 골라 사기를 친
근각이 꽤나 화려한 악명 높은 놈이지요 [강조되는 효과음]
(여자2) 이, 이런 찢어 죽일…
[여자들의 분한 탄성] (여자1) 감쪽같이 속았네!
(승율) 아, 아, 아유
그렇지, 암
찢을 줄 알았다
(여자1) 다 찢어, 다 찢어 [여자들의 분한 탄성]
그렇게라도 해서 누님들의 원한이 풀린다면야
[여자들이 서럽게 운다]
아, 자, 자, 자
(승율) 진정하시고 [승율의 힘주는 소리]
씁
[흥미로운 음악] 자
여기 [여자1의 의아한 숨소리]
자, 받으시고
제 이름이 하필 '승율'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여자들) 예
소송만 했다 하면 승소에 승소를 거듭해서
보통 한양에서 눈탱이 좀 맞아 봤다 하는 사람들은
다 저를 찾아오지요
(승율) 그것을 여기 사람들은
'승율이 승율했다'고 하는데
뭐
[멋쩍은 웃음]
이번에도 그럴 거 같습니다
(여자3) 그럼 저 좀 도와주세요 [여자들이 부탁한다]
(승율) 아무튼 다른 걱정은 하지 마시고
오늘 밤은 편안하게
차나 한잔하시고 주무시면 됩니다
이, 이게 뭔데요?
말린 민들레와 삽주 뿌리입니다
(여자3) 아, 이 귀한 걸…
(승율) 달여서 차로 따뜻하게 마시면
가슴의 멍울과 울화가 가라앉고 [분위기 있는 음악]
열독을 풀어 주며 독소를 배출하고
잠도 달콤하게 푹 잘 수 있을 겁니다
[여자3의 탄성] (여자1) 감사합니다
(여자2) 이렇게 귀한 걸 다…
아, 별건 아니고
저를 찾아 주신 의뢰인분들에게
항상 약소하게 드리는 답례품입니다
(승율) 그럼
모두들 편안한 밤 되시고요
(여자1) 아유, 예
[깜박이는 효과음]
[여자들이 저마다 잡는다] (승율) 아, 아유, 앉아 계십시오
- (여자3) 벌써 가세요? - (여자1) 더 있다 가시지
(여자2) 아, 좀 천천히 더 있다 가세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여자3의 설레는 숨소리]
[반짝이는 효과음]
[여자1의 탄성]
(여자2) 조심히 가세요, 네
[여자들이 감탄한다] [문이 탁 닫힌다]
[밝은 음악]
(비령) 언니, 이것 봐요 완전 광나요
(광순) 아이고, 곱다
[광순과 비령의 탄성]
(비령) 육의전은 다르구나
시골 장터랑은 다르네
(조이) 아니, 확실히 물건들이 고급지긴 하다 [비령이 호응한다]
(광순) 고관대작들이 많은 데다가
궐로도 물건이 다 들어가니까
귀한 물건들이 많다, 어 [비령이 호응한다]
함 봐 봐라
- (조이) 우아! - (상인1) 어서 오십시오
(조이) 비단 색깔 좀 봐
- (조이) 완전 반지르르 - (광순) 안녕하십니까
이거 한 필에 얼마입니까?
(상인1) 닷 냥이오
[익살스러운 효과음]
음, 닷 냥이요? [광순이 호응한다]
[까마귀 울음소리 효과음]
[작은 목소리로] 닷 냥이면 개화골에서 국밥이 몇십 그릇인데
(비령) [작은 목소리로] 역시 한양은 물가가 다르구나
[조이의 어색한 웃음]
[조이의 헛기침]
(조이) 그럼
이걸로 지은 옷은 한 벌에 얼마입니까?
침모 솜씨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해도
(상인1) 정승댁에 들어가는 옷 정도면
씁, 한 열닷 냥까지…
열닷 냥?
[흥미로운 음악] [놀란 숨소리]
(광순) 아, 예, 예, 예
알겠습니다, 아, 예, 예
근데 그, 그, 비단이 너무 가짓수가 적다, 그렇죠?
[상인1의 못마땅한 소리]
에이, 퉤
자, 여가 물가가 좀 세다
(광순) 여서는 구경만 하고 우리는 칠패 시장으로 가자
숭례문 근처에 가면은 민간 상인이 하는 난전이 있는데
거가 좀 싸다
한 필에 옷 두 벌은 충분히 나오니까
옷을 지어 팔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거예요
(조이) 게다가 침모 솜씨에 따라 더 준다고도 했잖아요
[조이와 광순의 웃음]
(비령) 그럼 한양에서 제일 번화한 데는 어디요?
나 거기 가서 돗자리를 깔아야겠소
그, 운종가라고 욜로 쭉 가면 나오는데
사람들이 막 구름처럼 몰려드는데 거가 딱 그렇거든
고 바로 뒤에 피맛길이라고
고관대작들이 행차할 때 이렇게 피해 다니는 뒷골목이 있는데
(광순) 시전 행랑이 많아 가지고 거기 진짜 맛있는 것도 많고
[조이의 탄성]
그래, 니, 니 돗자리 거기다 깔믄 되겠다, 어 [비령이 호응한다]
- (조이) 응 - (광순) 그라믄 되겠다
(비령) 근데 광순 언니는 한양을 어찌 그렇게 잘 알아요?
[흥미로운 음악]
아, 그…
(광순) 내가 고향은 경상도인데
오기는 한양에서 와 가지고 [책장을 사락 넘긴다]
고향이 경상도인데 어떻게 한양에서 여기를…
아, 그…
아유, 그게 뭐가 중요해?
(조이) 우리가 한양에 왔다는 게 중요하지, 응
[살짝 웃으며] 하긴
(비령) 언니들 우리 운종가 놀러 가요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일단 우리가 살 집부터 구하고
(비령) 아 [밝은 음악]
- (조이) 오장동이라고 했죠? - 어, 그래, 맞다, 오장동
그럼 그쪽 오장동으로 가요, 응
(광순) 이, 이쪽이다잉
[광순의 웃음] - (비령) 아 - (조이) 아, 이쪽?
(조이) 그, 집주릅을 먼저 찾아가 봐야겠죠?
(광순) 어, 그래야지
근데 단디 조심해야 된다이
여 한양이다이, 눈 감으면은
(함께) 코 베어 간다!
[조이와 광순의 웃음]
(비령) 우아, 저기 좀 봐요!
(조이) 어디, 어디, 어디?
[차분한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한기) 은자보다는 훨씬 더 값어치가 있을 거예요
특히 당신한테는
(덕봉) 내가 필요한 건 속환 값을 치를 수 있는 은자지
다른 건 필요 없소
[떨리는 숨소리]
[조이의 흐느끼는 숨소리]
(조이) 엄마
[문이 탁 열린다] (여자4) 그 정신에 바느질은 무슨
그렇게 모질게 보내 놓고 바느질이 눈에 들어와요?
바회가 또 쓸데없는 얘기를 했나 보군
왜 그러고 서 있어?
아이들 아침 준비해야지
나가세
(여자4) 아휴
아, 그, 무리하지 말고
형님은 오늘 좀 쉬세요
애들은 내가 알아서 챙길 테니
이 정도로 나 안 무너져
한양 벼루아짐한테서 연통 왔어요
(여자4) 한양 삼개 포구로 배 들어왔다고
잘 도착해서 지금 주막에 머문대요
[안도하는 숨소리]
자리 잡는 대로 알려 준다니까
- 걱정하지… - (덕봉) 되었네
어미라고 엮여 봐야 위험해지기밖에 더 하겠나
목숨 붙어 있으면 살겠지
일일이 보고할 거 없네
[여자4의 속상한 숨소리]
내 속이 문드러지는데 저 속은 어쩌려고
아, 그러지 말고 딸한테 한번 갔다 와요, 형님
그러는 거 아니야!
[비장한 음악]
(태선) 정해년 7월 8일 조보
충청 지역을 감찰하고 돌아온 홍문관 부수찬이 아뢰기를
(이언) 박태서, 차말종 지맹수, 강한기는 [말 울음]
소양 마을 일대에 근거지를 차려
불법으로 은을 제조하고 [말이 투레질한다]
무기 거래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수괴 박태서는 박승의 서자이고
홍석기를 살인한 박도수는 박승의 적자이옵니다
(하인1) 대감마님 조보 왔습니다요
[승이 코웃음 친다]
그, 주상은 하는 일도 없으면서
(승) 하루도 거르지 않고
조보는 매일매일 발행을 하는 건지, 참
(이언) 이에 박승이 이들의 배후에 있다는 내용을 첨부하여
성언합니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청컨대 관련자들을 색출하여
사건의 진실을 규명할 수 있도록 해 주시옵소서
[당황한 소리] (태선) 답 왈
왕께서 비답하기를
'윤허한다'
'박승과 그의 적자 박도수'
'그리고 박태서 일당을 추포하라'
이, 이…
이, 정, 정, 정신 나간 임금이…
[긴장되는 음악]
(하인2) 대감마님!
[승의 성난 숨소리]
(승) 이, 이…
[승이 씩씩댄다]
[승의 힘주는 소리]
누구 마음대로 추포를 해?
내가 영의정인데 누가 나를 감히!
[태선이 탁 뿌리친다] [승의 놀란 소리]
[승의 당황한 숨소리]
[무거운 음악]
(신하) 전하
영의정 박승을 파직하여 주시옵소서
(신하들) 파직하여 주시옵소서!
(승) 이…
(신하) 전하
영의정 박승을 파직하여 주시옵소서
(신하들) 파직하여 주시옵소서!
(신하) 전하, 영의정 박승을 파직하여 주시옵소서
(신하들) 파직하여 주시옵소서!
저것들은 나이도 어린 게
아침잠도 없느냐?
(신하) 전하 [왕의 힘주는 숨소리]
영의정 박승을 파직하여 주시옵소서
(왕) 영상은?
영상은 입궐했느냐?
[다급한 숨소리] (신하) 전하
영의정 박승을 파직하여 주시옵소서
(신하들) 파직하여 주시옵소서!
(승) 이 사람들아!
아침부터 이게 무슨 괴상한 망동들인가?
(신하) 전하 가납하여 주시옵소서
(신하들) 가납하여 주시옵소서!
무슨 명분으로?
네놈들이 날 무슨 명분으로 밀어낸다는 게야?
(태선) 파직부터 하고!
명분은 끼워 맞추는 게 무릇
대감의 논법 아니었습니까?
어명을 받들어 성실하게 임무를 수행한
홍문관 관원을 죽음으로 몰아
성심을 어지럽히고
감찰 업무에 훼방을 놓았으며
수신제가의 모범이 되어야 할 정승이
지방의 흉악한 모리배들과 결탁하여
곡물과 세금을 착복한 죄!
뭐라?
곡물과 세금을 착복?
(승) 어디 찢어진 입이라고 말을 함부로 해!
생사람을 잡아도 유분수지
지방관과 결탁을 하다니
누가? 내가?
(이언) 그렇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발소리가 탁탁 울린다]
신이 곧 전하께 올릴 행대 감찰의 내용에는
여러 수탈자들의 이름이 있사옵니다
박도수, 박태서
차말종, 지맹수, 홍석기 등이온데
이들은 충청 감영과 조창의 관리들을 매수하고
지방민들을 한없이 박탈하였습니다
이들이 거쳐 간 고을마다 남김없이 탕진이 되어
마치 도적의 노략질을 겪은 것과 같았으므로
그들의 고기를 씹어 먹고 싶어 하지 않는
백성이 없었사옵니다
[당황한 소리]
또한 박태서는 차말종, 지맹수, 강한기와 함께
충청도와 갑비고차 두 곳에 상단을 두어
조직적으로 불법 채굴 한 은과 염초를 거래하였으며!
(내관) 주상 전하 납시오!
[긴장되는 음악]
[승의 헛기침]
(왕) 부수찬은 일어나서 계속하라
예
폭도들의 무리 중 박도수라는 자는
박태서와 이복형제로
(이언) 해운판관 홍석기를 직접 살해하여
죄질이 매우 흉악하오니
이 두 죄인을 반드시 추포해 엄히 국문하시옵소서
또한 박도수, 박태서 각각
영의정 박승 대감의 장남과 서자임이 밝혀진바
영의정 박승 대감은
이 모든 사건의 뒷배를 제공한 핵심 배후로
구속 수사 하여 낱낱이 파헤치심이 마땅한 줄로 아뢰옵니다!
아니옵니다, 전하
(승) 필시 착오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도대체 증좌 하나 없이 무슨 치계를 한다는 것이야?
내 아들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증좌가 있는가?
그리고 대제학은
내가 배후라는 사실을 어찌 입증할 것이오?
대체 무슨 근거로 이런 망언을 하는 것이오?
전하, 소신이
소신이 물러나겠사옵니다
제 아들 도수 녀석이 죄가 있어서가 아니라
이 모든 불찰에
정승으로서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이니
부디 널리 헤아려 주시옵소서
(태선) 물러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사옵니다
의금부에 국문을 명하시고 논죄하시옵소서!
(이언) 전하, 이 사건을 끝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신하) 전하, 국문하셔야 합니다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신하들)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무거운 음악]
전하
관련자들을
국문하라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전하
(태선)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신하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
전하!
[긴장되는 효과음]
[산새 울음]
[조이의 질색하는 숨소리]
이, 이, 이, 이 집이 쌀 육십 가마니라고요?
아, 너무 비싼 거 아니에요?
아니, 한양 집값이 폭등해 가지고
어딜 가나 만만치 않다고 듣기는 했는데
가, 값이 좀 세기는 하네
[한숨]
[광순과 조이의 놀란 숨소리] [쥐가 찍찍거린다]
쥐가 있노
(조이) 이게 현실의 한양이구나
(광순) 여 온돌은 잘 때집니까?
(남자1) 물론입죠
아랫목은 물론 윗목까지 뜨끈뜨끈하니
엉덩짝이 구워지면 구워졌지
카, 한겨울에도 추울 일 절대 없습니다
근데
이엉이 너무 낡은 거 아니에요?
(남자1) 아이고, 무슨 말씀을 태풍이 몰아쳐도 끄떡없습니다
여름엔 더위를 겨울엔 추위도 잘 막아 주고
벌레도 일절 없지요
[조이가 살짝 웃는다]
[광순과 조이의 비명] [벌레가 파닥거린다]
[광순의 겁먹은 탄성] (광순) 저리 가!
뭐야, 이씨
[흥미로운 음악]
(조이) 그, 다, 다 다른 집도 좀 둘러볼게요
몇 군데 더 보여 주시면…
(남자1) 어허!
이 집을 계약하려고 지금 몇 사람이 줄 서 있는지 아십니까?
아마 내일이면 이 매물은 온데간데없을 겁니다
(광순) 아, 아니, 근데 여는 뒷간도 너무 가깝고
여름에 냄새나 가지고 우예 삽니까?
모르시는 말씀
(남자1) 여인들끼리 사시는데 뒷간이 멀면
밤에 소피라도 보러 갈 때 얼마나 무섭겠습니까?
두 분이서 사시는 거 맞지요?
제 동생도 있어요
(조이) 셋이서 살 거예요! 셋이서 다 같이
오늘 운종가 구경을 가는 바람에 같이는 못 왔지만
오호, 여인 셋이서
(조이) 하지만!
하, 하, 하지만
저희
[유쾌한 효과음] 서방님들이 다 있거든요
[조이의 어색한 웃음]
이사 마치면 서방님들이 곧 오실 것입니다
(광순) 하모
난, 나는 남동생도 한양에 둘이나 있고, 어
(남자1) 아, 아무튼 그럼
이 집으로 하시겠습니까?
뭐, 원래 전세로 하면 쌀 육십 가마니인데
보아하니 형편도 궁한 거 같고
해서 내 특별히
쉰다섯 가마니에 계약해 드리리다
(조이) 그, 제가 다른 가거간에 알아보았을 땐
분명 쌀 마흔 가마니 정도가 보통이었는데요
서른다섯 가마니로 하입시다
무슨 소리입니까? 그,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시오!
보소, 여가 북촌이나 회현동도 아인데
우째 전셋값이 육십 가마니나 한단 말입니까?
(광순) 아니면 내가 집주인하고 직접 얘기를 한번 해 볼까요?
아, 글쎄, 여기 조만간 역참이 들어선대도
예?
(남자1) 역참이 들어서면 역세권이 될 것인데
그 값을 안 하겠소, 설마?
에라, 그만두시오
'장주우빨'
나가서 열 걸음만 걸으면
장터 있지, 주막 있지
우물 있지, 빨래터도 가깝지
이보다 어떻게 더 저렴하게 내놓는단 말입니까?
남들은 화식 삼아서라도 빚을 내어 사 보려는 판에
카, 이렇게 세상 물정을 몰라서야
[남자1이 혀를 쯧쯧 찬다]
아유, 관두시오, 관둬
아, 다른 집주릅이나 알아보든가
[조이의 당황한 소리] 에이, 시간만 버렸네
[비장한 효과음]
(승율) 이자입니다
[유쾌한 음악] (남자1) 아니
어? 아, 왜, 왜 이러시오, 어? 이거 놓으시오
아, 왜 이러시오?
(승율) 사기 치고 돌아다닐 땐 이런 결말은 예상 못 했나 보지?
그, 누구야, 당신?
나? 나는
(승율) 네가 뒤통수 때린 피해자들을 대신해
네놈 정강이를 [남자1의 아파하는 신음]
차러 온 염라대왕이다, 어쩔래?
여기 송장이 있으니 포청으로 끌고 가시오
(포졸) 끌고 가라!
(남자1) 자, 잠깐, 잠깐, 어허!
사람 잘못 봤소 나 그런 사람 아니오
포청에 가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해 보자고, 응?
가시오
(남자1) 아, 아니라니까 아니라고, 아니라고, 놔, 놔
잠깐, 알았어, 알았어 내가 갈게, 갈게, 잠깐…
(조이) 승율이?
승율이 아니야?
[발랄한 음악]
맞지? 승율아!
조이?
조이야!
[승율의 반가운 숨소리]
(조이) 야, 이게 웬일이야
너 잘 지냈어?
아, 잘 지냈지, 당연히
[조이와 승율의 반가운 숨소리]
(승율) 와, 진짜 보고 싶었다 김조이
[조이의 웃음]
(조이) 야, 근데 너무 세게 껴안지 말아 봐
(승율) 아, 어, 미안, 미안 괜찮아?
야, 너 키가 더 큰 것 같아
[승율의 웃음]
(승율) 아유, 쪼끄마해 가지고, 하
[발랄한 효과음] [승율의 기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승) 놔라!
이거 놔라, 이놈들!
내가 이 나라의 영의정이야!
어찌 증좌도 없이 일국의 재상을 하옥한단 말이냐!
놔라!
[승의 신음]
이놈들!
"광화문"
(이언) 속히 추포하라
죄인은 모두 네 명이다
박태서, 차말종
지맹수, 강한기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여자5) 뭐라고 쓰여 있는 거여유?
- (여자6) 어? 아니, 무슨 일이래 - (여자5) 까막눈이라 보여야지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관료1) 이보게, 이언이!
[관료들의 웃음]
- (관료2) 아이고 - (관료1) 이야
(관료1) 아, 이게 얼마 만인가?
[관료1의 웃음] (관료2) 자네가 살아 돌아왔단 소식 듣고
내 얼마나 기쁘던지
(관료3) 아이고, 우리 모두 자네가 돌아오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네
[멋쩍은 숨소리]
이렇게까지 절 생각해 주시는 줄은…
- (이언) 고맙습니다 - (관료3) 그래서 말인데, 씁, 그
내일 점심 도시락으로 연계증 안 되겠나?
(관료1) 작년에 먹었던 자네의 영계백숙이
어찌나 생각이 나는지
나도 마찬가지일세
(관료2) 이, 무슨 회임이라도 한 사람마냥
[관료2의 웃음] (관료3) 그래서 말인데
그, 쌀 서 되랑 콩 다섯 홉으로 어떻게 안 되겠나?
[흥미로운 음악]
분명 제주산 메밀가루와 완주산 생강
혹은 꿩고기 같은 공상품으로 받겠다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익살스러운 음악] (관료1) 우리도 그러려고 했네
(관료2) 한데 자네가 방납 상인들을
싹 다 잡아들이는 바람에
뒤로 들어오던 공상물이 씨가 말라서 구할 수가 없잖은가?
(관료3) 게다가 이, 녹봉까지 줄어서
마누라 볼 면목도 없다네
하여
[긴장되는 효과음]
[한숨]
그냥 드십시오
[익살스러운 효과음] [관료들의 웃음]
대신
맛있게 드시고 드신 만큼
국정에 힘써 주십시오
[밝은 효과음] [관료들의 안도하는 숨소리]
딴생각하지 말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관료2) 아이 저 말하는 싸가지 보게 [관료3의 헛기침]
딴생각이라니
딴생각이라니!
틀린 말은 아니지
(관료1) 자네가 앉아서 먹는 생각 말고
도대체 하는 게 뭔가? [관료1의 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뭐, 이 자식아?
(관료2) 그러는 너는 하루 종일 명월이 생각밖에 더 하냐?
이건 뭐야
이것도 저, 명월이 주려고 산 거 아니야?
이 자식이, 명월이를 주다니 그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그럼 저기, 뭐 이언이 주려고 샀나?
그래, 이언이를 주려고 샀다!
(관료1) 낮 밥 값으로 주려고, 왜?
이런 쥐톨만 한 게, 퉤
(관료2) 쥐톨만 하다니, 이 사람아
- (관료2) 낮 밥 값을 주면… - (관료3) 아니, 그런데 말일세
(관료3) 어? 에헤, 저, 저, 저
씁, 이언이 저 녀석, 저 어딘지 좀 변한 것 같지 않나?
그, 이리 줘 보게 [흥미로운 음악]
- (관료3) 저기, 언이! - (관료2) 왜 저거를…
(관료3) 이언이, 이언이!
이언이, 잠깐만 기다려 보게, 어?
아이고, 저기, 이언이
자, 요, 요거, 요거
[관료3의 웃음]
이, 우리 모두의 마음일세
어? 앞으로도 우리 낮 밥 쭉 잘 좀 부탁하네
[관료1의 웃음]
(관료1) 이 사람이 자네를 위해서 특별히 준비를 했다네, 맞지?
맞잖아
어, 내가? [관료1이 살짝 웃는다]
(관료2) 어, 자네를 위해서 내가 특별히 준비를 했다네
(이언) 아
이거를요?
(관료1) 요게 요즘 한양 여인들이 이름을 올려놓고 기다린다는
회회산 삼작노리개라네
[관료1의 웃음]
- (관료1) 맞지? 맞잖아 - (관료2) 응?
어, 그렇지
[관료2의 웃음] [당황한 숨소리]
- 됐습니다 - (관료2) 아유, 아유
(이언) 저 같은 사내가 삼작노리개를 가지고 뭘 하게요
(관료1) 호박에, 산호에
자, 요 나비 문양은
[반짝이는 효과음] 금으로 장식이 되어 있다네
[익살스러운 효과음] [관료1의 웃음]
금나비가 날아가네
[관료들의 웃음]
그 왜, 자네도
마음에 둔 여인이 있을 것 아닌가, 응?
[관료들의 웃음] (관료2) 딸랑딸랑
[잔잔한 음악]
(관료1) 이야, 요거 금나비가 날아가네
- (관료2) 간다 - (관료3) 반짝반짝
(관료1) 이야
(조이) 한양살이 우박 맞을 줄은 각오했지만
오자마자 사기꾼 집주릅한테 당할 뻔하다니
아휴, 각다귀판이 따로 없네
(광순) 이, 산전수전 파전, 호박전 다 겪어도
우째 이래 아직도 겪을 일이 남아 있노
저, 우찌 됐든 초면에 신세 마이 졌습니다
- (광순) 고맙습니다 - (승율) 별말씀을요
여인을 돕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광순) 근데 우리 조이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입니까?
(함께) 소꿉동무요
아
[승율의 웃음]
[잔잔한 음악]
(조이) 고향에서 같은 해에 태어났거든요
[어린 승율과 어린 조이의 웃음]
[조이와 승율의 웃음]
(승율) 그러다 조이가 개화골로 시집을 가면서 배신을 했더랬지요
(조이) 얼씨구
그놈의 배신 타령 시집간 게 왜 배신이야?
(승율) 배신이지, 그럼
(조이) 뭐가, 뭐가 배신이야?
(승율) 아, 성격은
그러면 그럼 그게 배신이지 아니냐?
(조이) 그게 왜 배신이냐고 말해 봐!
(승율) 어, 어휴, 시끄러워, 어휴 [문이 탁 여닫힌다]
서방 놈이 속에서 불나게 하면 먹어
(승율) 우리 어머니가 그러시는데
시집가는 여인들한테 필요한 건 청심환밖에 없대
걱정을 해 주는 거냐? 악담을 하는 거냐?
당연히 악담이지
내가 네 걱정을 왜 하냐?
(조이) 이게 진짜, 아유, 진짜
진짜 혼인할 거야?
한 번만 더 물어보면 백 번째다, 백 번째!
[베개를 탁 내려놓는다]
[잔잔한 음악] 난 그 자식 마음에 안 들어
너랑 혼인하는 그 자식만 봉 잡은 거지
나도 얼굴도 못 봤는데 네가 왜 난리야?
아버지가 정해 버린 일이라 어쩔 수 없는 거 다 알면서
[조이의 한숨]
[물건을 탁탁 정리한다] 어머니가 계셨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승율) 그러니까 안 가면 안 돼? 어?
지금처럼 그냥 나랑 계속 놀자, 응?
밥은 누가 벌고?
같이 한양 가서 벌면 안 돼?
나는 조만간 위대한 외지부가 될 테니까
(승율) [반짇고리를 두드리며] 너는 너 좋아하는 이거
삯바느질 좀 하고
그럼 밥 두 공기 못 벌겠어?
- (조이) 음… - (승율) 응
- (조이) 오! - (승율) 응
원녀와 광부가 돼서 대대손손 잘도 살아가겠다
(승율) 오, 원녀와 광부인데
대를 이을 손주가 어디 있냐?
아니, 네가 정 원한다면
내가 한번 생각을 해 볼 순 있을 거 같…
[승율의 신음]
너 나가
(승율) 아니, 무슨 힘이, 아
(조이) 저리 가, 저리 가 [승율이 아파한다]
- (승율) 알겠어, 아, 그만 - (조이) 나가, 나가
- 때리진 말자 - (조이) 나가
나 진짜 간다
- 아이, 가… - (조이) 가
때리지 않기로 했다
(조이) 그래서 이제 밥 두 공기 버냐?
(승율) 암, 열다섯 공기는 벌지
하, 김조이
오라버니를 뭘로 보고
(조이) 하! 오라버니 좋아하네
[승율의 헛기침]
이 정도면 되겠어?
(승율) 방은 두 칸이지만 지은 지 얼마 안 돼서 깨끗할 거야
요 앞에 나가면 장국밥집도 있고
채소전, 포목점도 멀지 않아
이 근방 매물로는 가장 나아
(조이) 여기가 어딘데?
너 살 집이지, 어디긴
(승율) 전세나 월세도 가능한데
매입하는 것도 난 추천한다
값이 괜찮거든
그, 근데 이, 이 집은 어떻게 아는데요?
아, 제가 이사를 좀 자주 다니거든요
제가 이사 오려고 알아본 집이에요
너는 왜 이사 자주 다니는데?
(승율) 한양 집값이 하루가 멀다 하고 치솟아서
가만있다간 나중에 후회하거든
씁, 작년 집값이 올해 전셋값 수준이라
작년 전셋값이 올해 집값이라고?
반대라고
[발랄한 음악]
아니, 집값이 와 그래 치솟습니까?
돈 많은 고관대작의 자손들이
(승율) 도성 안에 있는 집들을 싹쓸이해서
집값을 쥐락펴락하거든요
집을 가지고 투기를 하는 거죠
(광순) 진짜로?
아, 그런 게 가능해?
응, 여긴 한양이잖아
(승율) 이 집은 내가 집주인하고 얘기해서
계약 마무리해 줄게
한 쌀 삼십 가마니 정도로
괜찮지?
[발랄한 효과음]
아, 괜찮죠?
[좋아하는 숨소리]
(광순) 아니, 그 괜, 괜찮은 정도가 아이고
아, 그래도 이래도 되나 싶어 가지고…
이 은혜는 조이가 갚겠죠, 뭐
- (승율) 어디… - (조이) 아유
(조이) 아유, 안 갚고 눈탱이나 쳐야겠다
아주 좋구먼 [조이가 마루를 탁탁 친다]
마음에 들어
아, 그, 다음에 올 때 참외 좀 사 오고
(승율) 물에 빠진 놈 구해 줬더니 봇짐 내놓으라고 진상일세
[승율의 헛웃음]
(광순) 조이야, 니는 가 가지고
친구 술이라도 한잔 사라
여는 내가 치우고 있을 테니까
[엽전이 잘그락댄다] (조이) 아이, 아니에요
쟤랑은 그런 거 챙기는 사이 아니에요
그러믄 안 돼, 이래선 안 돼
(광순) 뭐라도 성의 표시는 해야지
- 그렇지 - (광순) 자
[엽전이 짤랑댄다] (광순) 자
- (광순) 저, 술이라도 한잔… - (조이) 아니
아유, 괜찮습니다 정리할 것도 많은데, 아유
아이고, 아입니다, 아입니다
(광순) 가서 맛있는 거 드시고…
(승율) 아유, 아닙니다 저 괜찮습니다, 진짜 괜찮습니다
아이고, 아이고 여는 저, 저 혼자도 개않습니다
- (승율) 아유, 아유, 그럼 - (광순) 예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광순) 예, 고맙습니다
가자
[의미심장한 효과음]
(승율) 따라와
- (조이) 아이, 어, 언니 - (광순) 가라이, 어, 가
(광순) 어, 그래그래
[발소리가 탁탁 울린다] [밝은 음악]
- (승율) 기별을 했다고? - (조이) 응
[발랄한 음악] (승율) 아니, 넌
그랬으면, 어? 제일 먼저 날 찾았어야지
넌 어떻게 날 두고, 어?
그러니까 애초에 나랑, 그…
어? 어?
뭐라는 거야?
그러니까 내 말은
나처럼 유능한 외지부를 두고 왜 날 안 찾았냔 말이지
[탁자를 탁 치며] 아휴
아이, 정신이 없어서 너까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술을 조르르 따른다]
(조이) 다행히
[헛기침]
좋은 분 만나서 잘 해결했어
뭐, 우여곡절은 좀 있었지만
좋은 분?
응, 아주 좋은 분
[살짝 웃는다]
모로 가나 도로 가나 기별만 했으면 됐지
[발랄한 음악]
(승율) 아무튼 고생했다, 김조이
그리고 잘했다, 김조이
자
마셔, 마셔
[살짝 웃는다]
[숨을 카 내뱉는다]
(조이) 근데 잘나가는 외지부라니
너도 정말 근사해
[극적인 음악] [조이가 살짝 웃는다]
누가 이렇게 귀여우래, 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반짝이는 효과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이!
더럽게 손으로, 죽을래?
[조이가 푸푸거린다]
아유
[승율의 한숨]
[긴장되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승율) 혹시
아는 사람?
(조이) 응?
이언 나리?
[조이의 놀란 숨소리]
이 시간에 여긴 어떻게 오셨습니까?
혹시
[헛기침하며] 절 보러 오신 겁니까?
아니
비령이
비령이를 보러 왔느니라
비령이요?
[흥미로운 음악] 어, 그래, 그
수사에 관해 긴히 할 얘기가 있어서
진짜로
응, 으응, 그러시구나
그러시면 운종가 구경을 갔는데
제가 얼른 가서 찾아 오겠습니다
(이언) 어어
[감성적인 음악]
[반짝이는 효과음]
[놀란 소리]
[잔잔한 음악]
그럴 필요 없다
이대로 있거라
그, 그럴까요?
나중에 비령이를 보거든
내가 찾는다고 전해 다오
걱정 마십시오, 꼭 전하겠습니다
그래, 밥은 먹었느냐?
[승율의 헛기침]
[조이의 옅은 헛기침] (조이) 그, 아
그, 이쪽은 제 소꿉친구…
최승율이라고 합니다
(관군1) 뛰어, 뛰어!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이언) 통성명은 나중에 하세
보시다시피 죄인을 추포하러 가는 길이라
[뻐꾸기 울음 효과음] [이언의 헛기침]
(승율) 아…
(관군2) 부수찬 나리 나오셨습니까?
(조이) 아이, 그러게 말을 끊고 이름을 얘기하고 그래?
아니, 그럼 여기서 네가 누워 있는…
(승율) 야, 야 사람이 말을 하는데…
(이언) 지금부터 죄인을 추포하러 간다
너희 넷은 저쪽으로 가고 나머지는 나를 따른다
출발해라!
(관군들) 예!
[한숨] 그래
나리는 나리셨지
[흥미진진한 음악]
(관군3) 보는 즉시 신고하시오!
(관군4) 이런 자들을 목격한 이는 즉시 신고하라!
(관군5) 보는 즉시 신고하시오!
(관군3) 보는 즉시 신고하시오!
(남자2) 살인인가 벼
[코를 드르릉 곤다]
[문이 탁 열린다]
(이언) 어명이다
죄인 박도수를 체포하라
(관군들) 예
(도수) 아유, 아이
아, 뭐 하는 놈들이냐?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죄인 박도수를
해운판관 홍석기 살인 혐의로 체포한다
- 끌고 가라! - (도수) 뭐?
(관군들) 예
[의미심장한 효과음]
(도수) 응, 아유
하, 나를 모르는구나, 아이
[새들이 지저귄다]
[긴장되는 효과음]
[무거운 음악]
[풍경이 딸랑거린다]
[부스럭 소리가 들린다]
[멀리서 개가 멍멍 짖는다]
[작은 목소리로] 맹수냐?
- (남자3) 주모, 잘 먹었수 - (주모) 잘 가시오
[말종의 한숨]
아주 그냥 신발을, 어?
지가 가죽부터 벳겨 가지고 직접 꿰매고 앉아 있는 겨, 어?
아, 왜 이렇게 안 오는 겨? 배 시간 다 되어 가는디
아휴, 씨
아, 태서는 진인사에서 왜 아적 안 내려오는 겨, 어?
(말종) 빨랑 오기나 혀라
배 떠나면 워쩔 겨
[캑캑댄다]
[말종의 놀란 소리]
"배당 증서"
오메메, 오메
엄마야, 씨
[안도하는 숨소리]
내가 요놈 사수한다고
그 지랄 난 광산에서, 응? 요놈부터 쎄빠지게 챙겨 왔는디
[거친 숨소리]
[흥미로운 효과음]
아니, 근디
그 태서네 영감탱이를 믿을 수가 있어야지 말이여
태서한테 하는 꼬라지를 보면은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코를 훌쩍인다]
[숨을 카 내뱉는다] [그릇을 탁 내려놓는다]
(이언) 차말종?
[익살스러운 효과음] [칼 빼는 소리]
[밝은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말종의 놀란 탄성]
(말종) 너, 너, 너, 너, 저
뒤, 뒤, 뒤, 뒤진, 뒤진 어사
뒤진 어사 놈 아니여?
너 안 죽고 어찌케?
[피식 웃으며] 궁금해?
(말종) 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씁, 쯧
너 잡으려고
아
[말종의 놀란 숨소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체포해라!
[극적인 음악] (관군들) 예!
(말종) 이야, 씨, 이런!
- (말종) 야! - (관군6) 가만히 있어
[말종의 분한 탄성]
- (이언) 가자 - (말종) 아이, 거, 돌겠네, 참말
- 신발과 증좌도 챙겨라 - (관군7) 예
(맹수) 하나는 녹비 가죽으로 주시오
(상인2) 아, 예, 알겠습니다요
[무거운 음악]
"박태서, 차말종 지맹수, 강한기"
"지맹수"
(상인2) 여기 있습니다요
살펴 가십시오
[못마땅한 숨소리]
[도수의 신음]
[긴장되는 음악] [긴장되는 효과음]
(맹수) 이씨
씨
[여자7의 놀란 탄성]
- (여자7) 아이고! - (맹수) 아이씨
[여자7의 놀란 소리]
(여자7) [큰 소리로] 도와주시오!
여기 범죄자가 있소!
도와주시오!
여기 범죄자가 있소! [맹수의 성난 숨소리]
죽고 싶어?
[맹수의 신음] (여자7) 여기요! 여기!
- (여자7) 이놈이오, 이놈! - (맹수) 이런, 제길
[긴장되는 효과음]
[여자7의 놀란 소리]
잡아라!
(관군들) 예!
[맹수의 성난 숨소리]
(말종) 이게 뭔 지랄인 겨!
어, 맹수야
아, 우리 어디로 끌고 가는 겨, 어?
아, 태서, 태서는?
(맹수) [작은 목소리로] 태서는 언급하지 마
(말종) 아, 어디로 끌고 가는 거냐니께!
(관군6) 닥치거라!
(말종) 야
[의미심장한 효과음]
[새들이 지저귄다]
(조이) 언니, 여기 [광순이 중얼거린다]
(광순) 어, 그래, 조이가 [잔잔한 음악]
(조이) 여기
이렇게
키보다 작은 거 같아요
딱 맞다, 니 키다
(조이) 이불 두 채도 새로 장만해야 할 것 같고
어, 여인만 셋이니까
작은 반닫이 하나도 필요하겠죠?
그리고 밥도 먹어야 되니까
소반이랑 그릇이랑 수저도 세 벌씩
(조이) 세 벌씩
(비령) 언니들!
[차분한 음악]
조이 언니!
(광순) 아이고, 비령이 야가, 야가
옷을 샀네, 어?
야, 니는 한양에 와 가지고 돈만 쓰다 갈 거가?
요 앞 포목점 주인 점을 봐 주니까 옷 한 벌을 주던데요?
- 진짜로? - (비령) 응
(광순) 야, 니 재주 좋다 [조이가 살짝 웃는다]
(비령) 그렇죠?
(조이) 오호, 여기 뭐, 점방이라도 하나 차려야 되는 거 아니야?
[조이의 웃음] 씁, 그럴까?
[발랄한 음악]
(조이) 아, 맞다 아까 이언 나리가 찾으셨어
- 나를? - (조이) 응
이따 육칠이, 구팔이한테 한번 가 봐, 잊지 말고
그럴게
그래, 비령아, 니도 필요한 거 있으면 얘기해 봐라
(광순) 그, 시장 문 닫기 전에 퍼뜩 갔다 오게
- (비령) 음, 전 문갑이랑 - (광순) 문갑
- (비령) 등불 - (광순) 등불
- (비령) 또 뭐가 있지? - (조이) 또 뭐…
(광순) 아니, 근데 여가 다 좋은데
길가라 가지고 밖에서 누가 있는지 다 보이겠다
그럼 등불 사는 김에 대나무 발
- 오, 대나무 발 - (비령) 그것도 하나 사면 되죠
- (조이) 응, 응 - (광순) 대나무?
잠깐만, 근데 우리 예산이 [흥미로운 음악]
(광순) 이제 여태까지 우리가 먹은 국밥이 마흔여덟 그릇에
주전부리로 먹은 개떡이 일곱 개
뱃삯이 각자 열네 푼이니까
이, 아이고
그것까지는 힘들겠는데
[조이와 광순의 고민하는 숨소리]
(조이) 아, 좋은 방법이 있어요
[밝은 음악] (조이) 이거랑 이거
마지막으로는 이거
이렇게 해서 대나무 발 대신 천을 이어서 붙이는 거야
[광순이 말한다]
[비령의 기침] [조이가 푸푸거린다]
(비령) 도와줘?
(조이) [힘주며] 아니 거의 다 했어
[조이의 놀란 탄성]
(비령) 어, 언니
[조이의 웃음]
[날렵한 효과음]
[숨을 후 내뱉는다]
(조이) 다 됐다
[차분한 음악]
(여자8) 능소화 씨앗이여
어디서든 꺾이지 말고
지지 말고 살기를 응원하마
[새들이 지저귄다]
[조이와 비령이 살짝 웃는다]
[조이의 웃음]
(구팔) 어?
으아! 씨, 내 초오!
[구팔의 다급한 숨소리]
(육칠) 아이고
대낮부터 뭔 놈의 소리를 그렇게 지르냐?
귀청 떨어지겄다, 이놈아!
(구팔) 어디 갔지?
어디 갔어?
[구팔이 연신 서랍을 뒤적인다] 어디 간 거야?
아, 잠깐
[흥미로운 음악] (육칠) 으아!
내 초오!
어디 갔지? 어디 갔지?
뭐요? [육칠의 놀란 숨소리]
여기 있던 내 초오꽃
초오꽃?
산채 그 초오밭에서 따 온 내 초오꽃
곱게 말린 내 초오꽃!
내가 지금 그거 찾고 있는데?
그러니까 네가 가져온 그 초오꽃
(육칠) 내가 광순 누님 주려고 훔친 그 초오꽃!
그 초오꽃이 지금 없어졌다고, 이놈아
[익살스러운 음악] 훔, 뭐?
네가 다시 가져갔지, 어?
네가 다시 훔쳐 갔지, 이놈아!
나 안 훔쳐 갔어
잠깐만
지금 내가 가져온 초오꽃을 형님이 훔쳐 갔는데
그걸 도로 훔쳐 갔냐고 나한테 묻는 거야?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이놈아
광순 누님이 보라색 좋아한다 그래 가지고
(육칠) 내가 너 똥 싸는 동안 겨우 훔쳤는데
그걸 네가 가져가, 이놈아!
내가 널 그렇게 가르쳤어, 이놈아?
손버릇이 그렇게 안 좋으면 어떡해, 이놈아
내가 널 그렇게 키웠어?
이놈이, 이놈이 이렇게 커 가지고 나중에 커서 뭐가 되려고, 이놈이
아, 나 안 훔쳐 갔어요!
똥 쌀 때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
(광순) 계십니까?
뭐, 아무도 없습니까?
없을 리가 있겠습니까?
[흥미로운 효과음]
[웃음]
(구팔) 아니, 근데 저 인간이…
(조이) 우아
아니, 동네에서 가장 큰 집이라더니 진짜였네요
아, 이거 뭐, 진짜 집주인 성격이 딱 보인다
(광순) 깔끔한 게 그냥 똑 떨어지는 게, 맞제? [조이가 호응한다]
[문이 탁 열린다] (육칠) 아이고, 저
이, 이게 누구십니까, 어?
[육칠의 웃음]
(조이) 여기
(구팔) 웬 떡이에요?
(조이) 우리 이사했어 당분간 머물 집을 찾았거든
어? 아니, 벌써요? 어디로요?
(조이) 명철방 오장동 쪽이야
정리되면 초대할 테니까 나중에 놀러 와
나리랑
(구팔) 아, 근데 집을 벌써 구했어요?
씁, 한양서 집 구하는 게 그리 녹록지 않을 것인데
아이고, 그, 진짜 쉽지 않더라
근데 조이 친구 덕분에 운 좋게 빨리 구했다
친구?
한양에 친구가 다 있어요?
아, 소꿉친구인데 한양서 외지부를 하고 있더라고
아, 외지부라면 혹시…
남자입니까?
응, 남자 친구 맞아
(구팔) 어허
근데 나리께서는 아직 퇴청 안 하셨나 봐?
보통 몇 시에 오셔?
(구팔) 아, 그러게요 보통은 이 시간이면 오시는데
[놀라며] 무슨 일 생기신 건 아니시지?
[웃음]
(육칠) 이, 한양이라는 곳이 원래 그렇습니다
이, 주상 전하께서 사시는 곳이다 보니까
평소에도 워낙 경비가 삼엄하고, 응?
- (관군8) 이쪽이다! - (관군들) 예!
(육칠) 전쟁이라도 난 것인가? [흥미로운 음악]
구팔, 알아보라
자세를 낮추십시오 자세를 낮추십시오!
- (광순) 어, 그래 - (육칠) 구팔!
(구팔) 귀신은 뭐 하나 몰라 이런 거 안 잡아가고
- (관군8) 저쪽도 찾아라! - (육칠) 자세를 낮추십시오, 누님
(육칠) 자세를 낮추십시오
구팔!
- (광순) 개않다, 개않다 - (구팔) 아니다
귀신도 뭐, 자기 손에 똥 묻히기는 싫을 거예요, 그렇죠?
- 괜찮다, 괜찮다 - (육칠) 자세를 낮추십시오
(광순) 아이고! [육칠의 신음]
[구팔의 웃음]
(육칠) 으, 자세를 낮추십시오!
[육칠의 거친 신음]
이번에도 청인 것이냐?
왜인 것인가?
구팔, 알아보라!
[육칠의 거친 탄성] 예
[불안한 숨소리]
구팔!
[풍경이 딸랑거린다] [새들이 지저귄다]
[무거운 음악]
[거친 숨소리]
(이언) 박태서가 관건입니다
관련자들을 거의 다 잡아들였으나
박태서가 보이질 않습니다
박승과 박태서는 본래 조력의 관계였으나
현재는 갈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문 시 증언이 엇갈릴 수도 있고, 게다가
박태서는 쉽게 입을 열지도 않을 것입니다
전하께서도 막상 박승을 심문하시기 쉽지 않을 터
(태선) 증좌를 최대한 모아 놓아야만
승산이 있을 것이네
하여
[의미심장한 효과음]
이것은 초오입니다
(이언) 민간에서 약초로 알려져 있으나…
독성도 있지
그렇습니다
(이언) 또한 궐을 제외하고는
사사로이 남용하거나 재배하지 못하도록
금지된 약초이기도 합니다
이 초오를 대량으로 몰래 생산한 자가
박승의 서자 박태서입니다 [무거운 음악]
(태선) 지금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겐가?
설마 박승과 박태서가
세자 저하의 죽음에도 관련이 있다는 말인가?
[작은 목소리로] 그런 얘기는 함부로 꺼내는 게 아닐세
그때 저하를 치료하기 위한 임시 시약청을 꾸린 자가
영의정 박승이었습니다
[무거운 음악]
(이언) 무엇이옵니까?
등에 종기가 좀 나서 말일세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는가?
(세자) 가만히 두면 자연히 사라질 것을
내가 워낙 누구 때문에
미식에 길들여진 입맛이라
이렇게 맛없는 건 끔찍이도 싫거든
비록 종기가 긴급하진 않으나
(이언) 자칫 뿌리가 깊어 화농이 되는 경우가 있으니
간과하시면 아니 되옵니다, 저하
한데 제가 궐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지
의원님은 처음 뵙는 분 같습니다만
(의관) 이번에 새로 꾸린 시약청 치종의입니다
(세자) 종기 하나 때문에 영의정이 시약청까지 다 꾸리고
이 왕실이라는 곳은 참으로 번잡스러운 곳이 아닌가
- (세자) 이리 주게 - (의관) 예
[무거운 음악]
(이언) 시약청이 생기고
치종의가 바뀌고
"세자 탕약 약방문, 초오"
갑자기 초오의 처방 횟수와 사용량이 지나치게 증가하였습니다
이것이 그저
단순한 우연이었겠습니까?
[긴장되는 효과음]
전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날
제가 본 치종의는
진짜 치종의가 아니었던 겝니다
[긴장되는 효과음]
얼굴을 천으로 가리고 있어
정확히 보지 못한 것이 철천지한일 뿐
분명
진짜 치종의는 따로 있었을 겝니다
(태선) 부수찬
내 자네의 영민함을 모르는 바 아닐세, 하나…
국문이 개시되기 전까지
반드시 치종의와 관련된 증좌를 손에 넣고 귀청하겠습니다
(이언) 인편을 통해 긴히 수집 중인 정보가 있으니
믿고 기다려 주십시오
[한숨]
박승과 박태서를
이번에는 잡을 것입니다
[긴장되는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여자9) 침모 조이라고
(여자10) 조선에는 없는 솜씨라고 하더이다
(이언) 그 치종의가 아직 살아 있단 말입니까?
(왕) 감히 겁도 없이 과인을 농락하려 들다니
(승율) 이걸 네가 갖고 있으면 어떡해?
(맹수) 임금 얼굴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방법
[남자4의 겁먹은 탄성]
(승) 전하의 용상을 지켜 드리지요
(조이) 어머니도 곧 체포가 될 수도 있다는 거네?
(덕봉) 나도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터럭손으로 사시게요?
(태서) 어디 있어? 어디다 숨겼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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