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온 14
안 알려 주면 안 돼요?
뭐를요?
헤어지는 거
(선겸) 다른 거 다 알려 줘도 되는데
그거 하나는 안 알려 주면 안 돼요?
[잔잔한 음악]
그냥…
나 좀 좋아해 주면 안 돼요?
[선겸이 훌쩍인다]
부탁할게요
부탁할게요, 오미주 씨
(미주) 왜 울고 그래요, 마음 아프게
미안해요, 마음 아프게 해서
[한숨]
이 와중에도 내 기분을 챙기네 진짜 속상하게
(미주) 울어요
마음껏 울어요
[선겸이 흐느낀다]
(미주) 나 그리고 기선겸 씨 피한 거 아니에요
오래 기다린 거 같길래 수빈이 불러 주려고
계속 오미주 씨 앞에서 부끄럽게 정말
[선겸이 울음을 참는다]
근데 수빈이랑은 어떻게…
아, 그거, 어, 어차피 수빈이가 설명할 거기는 한데
(미주) 음…
그랬구나
고생 많았어요
나는 가끔 그런 생각 하거든요?
음, '나한테 이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근데 그거는 내가 지금
뭔가에 결핍이 있다는 거거든
(미주) 나도 수빈이가 당하던 그런 순간들에
'내 손 잡고 가서 지랄해 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뭐, 그랬던 거 같아요
아, 물론 그 방법이 기물 파손 직전인 거는 조금 그렇죠
난 내가 좀 큰 줄 알았는데
그래도 참고 안 던졌으니까 좀 크긴 했나?
아휴, 그러니까 왜 오해하고 그렇게 울고 그래요, 응?
[미주가 살짝 웃는다]
이러다 영영 놓칠 것 같아서요
[부드러운 음악]
(선겸) 손가락은 괜찮아요? 큰일 아니래요?
아…
금주래요, 일주일간
- 큰일이네 - (미주) 진짜 큰일 났죠?
진짜 한 모금도 안 되는 걸까?
안 되지 않을까요?
된다고 해요
된다고 하면 안 되지 않을까요?
나도 처음 해 본 거기는 한데
(미주) 음, 보통의 연애는 이렇게 싸우고 화해하고
좀 어색해하면서 풀리는 거래요
- 그럼 우리 이제… - (미주) 화해하는 거죠
앞으로도
(선겸) 우리 둘이 화해하면 끝날 수 있게
내가 앞에 있는 돌덩이들 다 치울게요
뭘 어떻게, 호적이라도 파게요?
그건 좀 그렇지 않나요?
- 뭐가 좀 그래요? - (선겸) 아, 그건 좀 그렇죠
나 때문에만 실망할 수 있게 할게요
뭘 또 그렇게 실망만 운운해요
뭐든
(선겸) 우리 둘만의 문제일 수 있을 때
그럴 수 있을 때 내가 갈게요
헐, 그럼 그 전까진 못 봐요?
그 이전까지도 우리 잘 못 봤어요
아, 그거는…
사진 찍힐까 봐
사진?
(선겸) 아…
그렇다면 더더욱요
불편하게 만나서 보내는 시간
불편할 뿐이잖아요
[한숨]
그럼
우리 집에서 라면 먹고 갈래요?
오늘 우리 집 비어요
갑자기요?
원래 집은 갑자기 비어요
[선겸이 숨을 들이켠다]
와, 나 침대 되게 오랜만인 거 같아요
영화 씨가 바닥에서 재워요?
날도 추운데 몸 배기게?
소파에서 재워요
오미주 씨랑 똑같이
아, 말대답 좀 안 하면 안 돼요?
대답 안 해요?
(미주) 응?
아, 말대답하지 말라면서요
(미주) 아니, 아니
아니, 그렇게 바로 안 하면 내가 사람이 뭐가 돼요?
아, 진짜
나는 생각해 보니까
(선겸) '이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미주가 호응한다]
그냥
오미주 씨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랑
평생 같이 살아야 되는 게 누구예요?
나?
(미주) 아니, 아니
아, 또 김칫국이다, 또, 아…
그거 말고
나, 나 자신
- (선겸) 아, 아, 나 - 기선겸 씨 본인
아이, 질문을 뭐, 앞뒤 다 끊어 먹고 하니까
(미주) 치…
그러니까
나 자신을 잘 보살펴 주고
깨지면 보수도 잘해 주고 그래야겠죠?
나는
나랑 제일 잘 지내고 싶거든요
나를 과잉으로 사랑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학대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 균형을 잘 맞춰 가는 게
내 평생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기선겸 씨도
스스로를 좀 더 사랑했으면 해서
그래야 우리 건강하게 오래 만나지
그럴게요
노력할게요
[부드러운 음악]
참 노력파야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할까?
아, 맞는다
우리 근데 라면은 언제 먹어요?
[미주의 한숨]
[미주의 헛웃음]
아니, 뭐야, 진짜 아니, 배고파요?
아니, 라면 먹고 가라면서요
(미주) 하, 진짜
그래, 이런 사람이었지 내가 잊고 있었네
[한숨 소리가 들린다]
사과하면 받아 줄까?
안 받아 줄 거 같은데
아, 하지 말랄 때 하지 말걸
선물도 못 주고
[카메라 셔터음]
(영화)
[영화의 당황한 신음] (단아)
오…
씹힐 줄 알았는데 답장해 주네?
(단아)
(단아) 보고 싶으면 그때 찍은 사진이나 봐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영화) 어? 형 어제 외박했던데
- (선겸) 네 - 어디서…
형!
네
참…
[선겸이 신발을 탁탁 신는다]
어? 형, 오늘도 외박해요? [문이 탁 열린다]
(영화) 오늘 어디… 형! [도어 록 작동음]
형도 나랑 사적인 얘기 금지
[문을 철컥 닫는다] [도어 록 작동음]
그래
뭐, 그때는 그림 얘기도 못 했는데
지금은 사적인 얘기만 금지네
다행이네
[밝은 음악] - (단아) 네, 서단아입니다 - (영화) 알아요
저 자판기 앞인데 뭐 마실래요?
(단아) 안 먹어
치
그럼 저 대표님 사진 한 장만 찍게 해 주세요
그림 얘기도 직접 못 하는데 영감받을 거라도 있어야죠
(단아) 알아서 해
오케이, 그러면
자연스럽게 있기예요
제가 찰칵해도 돌아보지 않기
(단아) 귀찮게 진짜
잘 찍기
[통화 종료음]
[한숨]
정면 숏으로 부탁할걸
(태웅) 가짜 생일이야 진짜 태어난 날이 아니라
형이 더 늦게 태어났는데
아버지가 형 태어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올렸대, 오늘로
아니, 근데 걔는 그때 어떻게 알고 온 거지?
대표님이 학교에 온 건 또 어떻게…
씁, 팔로워라서 그런가?
와, 설마 이거 보고…
와, 미쳤다, 아주
아, 그나마 서태웅이 온 게 다행이지
와, 이영화 진짜 미친놈 생각 겁나 짧네
좀 지우고, 씨
[한숨]
오, 그래도 반성은 들어가서 하자, 영화야
아유, 춥다, 아유
(비서) 오신다는 말씀 못 들었는데…
연락을 안 받으셔서 선약 못 잡고 왔습니다
아, 지금 개인적인 일정으로 부재중이십니다
(비서) 메모 남겨 드릴까요?
아니요, 다음에 다시 오겠습니다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지우) 어머, 당신이 여기 어쩐 일이세요?
저, 잠깐 실례 좀 해도 될까요?
(정도) 내가 육 배우하고 할 얘기가 좀 있어서
말도 없이 자꾸 남의 스케줄에 출연하는 거 실례 아닌가?
실례가 어디 있어, 우리 사이에
[정도의 한숨]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실례는 그놈의 새끼가 계속하지
(정도) 시국이 어떤 때인데 골프 치는 데 와 가지고
깽판을 놓고, 어?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데!
우리 아들 건강하게 잘 지내나 보네 깽판도 놓고
고자질하려고 왔어요?
(정도) 당신, 애 단속을 어떻게 하는 거야
일만 중요해?
그놈의 영화 촬영 언제 끝나는 거야
일 좀 쉬엄쉬엄 좀 하라고!
쉬지 않고 들어오는 걸 어떡해
들어오는 거 다 하고 싶고, 나는
연말연시까지 스케줄 꽉이에요, 나
하, 이제
얼굴 비출 데가 많아질 거니까 스케줄 잘 좀 맞춥시다
안 겹치도록 잘 비워, 어?
[헛웃음]
내 직업이 뭔지 몰라요?
그게 내 뜻대로 돼?
그놈의 영화배우 노릇
내가 영부인 시켜 주려고 이러는 거 아니야!
내 인생 네 소품 아니야
[어두운 음악]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오기도 힘든 걸 유지하느라 얼마나 쎄가 빠졌는데
(지우)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
난 태어나서 한 번도 주인공 아닌 적 없는데
당신만 내 인생을 소품 취급 해, 알아?
[정도의 웃음]
네 인생이 왜 네 거야
- (지우) 뭐? - 이렇게 책임감이 없나?
(정도) 결혼은 나하고 왜 했어 애들은 왜 낳고
[어이없는 숨소리]
이혼이라도 하든가, 그럼
(정도) 야! 이씨…
야, 육지우
이혼이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줄 아니? 어?
잘하자, 지우야, 좀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떨리는 숨소리]
[비장한 음악]
하, 진짜 잘하고 싶다
세상에서 제일 잘하고 싶다
원래도 잘했지만 정말 최고로
더 잘하고 싶다
파이팅
[감성적인 음악] [비장한 숨소리]
'코드네임 캔디'
(미주) 들장미 마약상이…
혹시 언더 커버?
주워 줄까?
누구세요?
내가 누구였으면 좋겠어?
으음, 누구든 상관없어 갈 거야, 무조건
언니, 나 좀 주워 주세요
[문이 철컥 열린다] (경찰) 들어가
[문을 철컥 잠근다]
[비장한 음악]
뉴 페이스?
너 몇 살이야
몇 살인지 확인도 안 하고 말부터 까네?
나 여덟 살
난 일곱 살
(단아) 확인했으니 말 편히 깔게
자, 자, 천사들 배식하러 갈 시간이에요
(지우) 어, 넌 당분간 신입한테 일 좀 알려 주고
(단아) 저는 제 일 하기도 바쁜데요?
(미주) 저 이제 온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벌써 일을 하라고요?
(지우) 자, 자, 천사들
잔말 말고 해요
아!
- 신입인가? - (지우) 예
(지우) 자, 인사하렴
오늘부터 너희의 보스가 되실 분이다, 안소니
[미주가 풋 웃는다] [지우의 살짝 웃는다]
오늘 찾은 애입니다
(미주) 대박, 안소니래
대놓고 비웃네
보스 앞에서
아, 예, 안 웃을게요
코드네임 안소니
실명인데
안손휘
[쿵쿵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 (단아) 오미주 씨, 문 좀 열어 봐요 - 뭐야?
뭔 소리야?
[단아가 문을 쿵쿵 두드린다]
(단아) 나 추워, 부수기 전에 자발적으로 엽시다
(미주) 대표님
우리 집 찾아오는 거 금지
'어, 나 금지 처음 당해 봐' 하는 것도 금지
아니, 내가 진짜 답답해 가지고 잠이 와야 말이죠
- (단아) 많이 바빠요? - 많이 바빠요, 대본 공부해야 돼서
'코드네임 캔디'?
아휴, 진짜, 아유, 참, 들어와요
[의미심장한 음악]
아니
나한테 사적인 연락 금지랬더니
아예 내 전화를 씹잖아요
(미주) 아니, 금지시킨 거 잘 지키고 있는 게 불만인 거예요?
(단아) 전엔 별걸로 다 귀찮게 굴더니 왜 연락이 안 되냐고
하, 참, 듣지도 않을 거면서
도대체 왜 날 찾아왔는지 모르겠다, 정말
시간 내서 이 동네까지 왔는데 그냥 가기 아까워서
집엔 없는 거 같아
하, 무섭다, 진짜
그림 마무리할 때 됐으니까 집중하려고 속세를 끊고 튄 건가?
아, 이래서 예술 하는 것들이 싫어
아주 자기만 예술 하지
영화 씨 혼자 미대니까 혼자 예술 하는 건 맞죠
그때 생파 때문에 영화 씨 조져 가지고 튄 건 아니고요?
안 조졌어요
깨끗이 치우고 가라고 했지
참, 그 난리 난 게 영화 씨 잘못도 아닌데
잘못이죠
내가 분명히 하지 말라고 했는데 한사코 한 거라고
대표님이 하지 말라면 안 해야 돼요?
나는 원래 나는 되고 남은 안 된다니까?
[어이없는 숨소리]
[손을 탈탈 턴다]
(미주) 듣자 하니 [단아의 한숨]
대표님도 영화 씨를 무슨 소유물처럼 생각하네
응, 역시 같은 급이야
내 거 맞는데? 걔가 내 거 하겠다던데
생각보다 느끼한 사람이었네
[단아의 한숨]
영화 씨요
물건 아니거든요?
(미주) 보니까 처음부터 쭉 이랬겠구먼, 어?
밀린 사과부터 해요
어떻게 하는 건데요
- 뭘요 - (단아) 사과
(단아) 살면서 잘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러라는 사람도 없었고
자랑하는 건가?
마지막으로 사과했던 게 언제였더라 일곱 살 때인가
아유, 막, 술이 막 훅 오르네
(미주) 스트레스받으면서 먹어서 그런가, 아유
(단아) 아휴
어디 있는지 알아내는 거야 식은 죽 먹기인데
또 무섭다고 하면 어떡하지?
(미주) 안 무섭게 하면 되지
[흥미진진한 음악]
네, 실장님
지금 문자로 넣었다고? 네, 알겠어요
[블루투스 조작음] 지금 내 폰으로 온 주소 내비에 입력 좀 해 줘요
아, 빨리요, 좀 있으면 고속 도로야
아니,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죠?
아, 해장 못 했지?
가다가 휴게소 들를 거예요
아니…
설마 그럼 나 자는 사이에
나 씻기고 옷 입혀 가지고 차에 태운 거예요?
네, 왜요, 반항 안 했잖아요
아, 씻겨 주니까 좋은 사람인 줄 알았죠, 참
아, 진짜 무서운 사람이네
그러니까
나 혼자 가면 또 무섭다고 할까 봐
그럼 내 스케줄은 어떡하고요
뒤에 노트북이랑 어제 보던 대본 챙겨 왔어요
[밝은 음악] 야
[갈매기 울음]
아니, 뭐…
[익살스러운 음악]
뭐, 뭐예요?
넌 뭐야, 도망을 가? [흥미진진한 음악]
(영화) 아, 제, 제, 제, 제가요?
[한숨]
네가 도망가면 내가 네 다리 부러뜨려야 하잖아
손은 그림 그려야 해서 안 되고
역시 다정해
[헛웃음] 영화 씨
더 앞에, 부러뜨린다잖아요
좀 벗을까?
(영화) 여, 여기서요?
네 그 모자, 얼굴 다 가리잖아
(영화) 아…
엄마가 다치셨단 연락 받고 급하게 내려왔어요
벌에 쏘이셨대요
아, 근데
제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고…
아니, 우리 집은 또 어떻게 알고…
와, 진짜 무서워
- 이제 와서? - (단아) 또 무섭다 그럴까 봐
오미주 씨랑 같이 왔어
(영화) 그래도 무서운 건 똑같은데
근데 이동 시간만 따져도 대표님한테 손해인데
굳이 여길 왜 왔어요?
[단아의 헛기침] 딱 보니까 지은 죄가 많아 가지고 지레 겁먹고 달려왔구먼?
죄는 얘가 지었죠 [휴대전화 진동음]
(단아) 연락이 안 됐잖아 이 사태를 어쩔 거야, 대체
잠깐만요
(영화 부) 영화야, 너 빨리 안 와?
어, 아빠, 알겠어, 금방 갈게
(영화) 어
[통화 종료음] 저 빨리 양봉하러 가야 되는데
괜찮아
(단아) 기다릴게, 여기서, 오미주 씨랑
아씨, 기다리기 싫은데, 진짜
[미주의 한숨]
[뱃고동이 울린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미주) 나 일하는 거 방해하지 마시고
두 분이서 오붓한 시간 보내세요
내 연애는 방해해도 일은 방해하지 마요, 진짜 죽는다
[헛웃음] 나 그런 말 처음 들어 봐
하, 진짜 그놈의 처음, 처음 진짜 제발 좀
그러니까 애초에 날 여기 왜 끌고 와요
핑계 돼 달라고
뭔 핑계?
나한테 사람 붙였을 수도 있어서
우리급 사람들 진짜 그런 짓 하거든
(단아) 새파랗게 어린 학생 만나고 다니는 거
안 쪽팔리냐고 하면
할 말도 없고
대표님도 쪽팔린 거 아는데 만나는 거다?
똑똑하다니까
[미주의 한숨]
(미주) 대표님 인생도 참…
아, 자꾸 동정심 만드네 짜증 나게, 쯧
근데 우리 오늘 언제 가요?
가긴 가요? 안 가면 어디서 자요?
아, 이 기획안 너무 별로다 빼야겠다
진짜 열받게 하지 말고 계획 있다고 말하지?
(영화) 누나! 대표님!
(미주) 아, 영화 씨, 안녕
정해지면 말해 줘요
나 버리고 가면 나 진짜 서울까지 걸어가려니까
빨리 가요
- 나 쫓아내는 사람은… - (미주) 아하, 가시라고요
(담당자) 저희 4년 전엔가
기선겸 선수한테도 이적 제안 드렸었는데
이렇게 다시 뵙네요
네, 알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찾아뵐 수 있었고요
(담당자) 김 선수 성적 좋았죠
문제는 앞으로 기록인데
연봉 때문에 팀 찾으시는 거면…
아, 알고 있습니다
2년 동안 선수 기록 없으면 영입비도 없는 거요
근데 신체 측정 데이터 보시면 아시겠지만
여기 이거 보시면
예전 기량 충분히 회복 가능합니다
까놓고 말할게요
(담당자) 저희 팀에도 지금 선수 이슈가 있어요
[잔잔한 음악]
어, 선수 이슈 덮을 건수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신 건가요?
머릿수 채울 선수가 필요해요
(담당자) 노이즈는 노이즈로 덮는 게 빠르니까
연봉 목적이시라면 저희 연봉 많이 드립니다
아니, 외려 팀에는 득이 될 수도 있겠네요
김우식 선수를 받아 준 유일한 팀이 될 테니까요
내부 고발자를 들인다는 쪽이 많겠죠
한 번 붙은 딱지 떼기 어려울 테니까
저를
폭행 선수로 기억하시나요?
아, 아니요, 그런 뜻이 아니라
아, 그, 별다른 뜻 없이 질문 자체로만 받아 주세요
그냥 은메달리스트?
(담당자) 원체 오랫동안 메달리스트셨잖아요
아, 김우식 선수가 그렇게 기억될 거예요
(선겸) 내부 고발자는 말 그대로 우리 내부 얘기잖아요
외부에는 김우식 선수는 피해자예요
그것도 쫓겨난 피해자요
그러니까 지금은 시작이 머릿수 채우기라도
상관없어요
선수 기록과 대회 성적으로 보여 드리면 되는 거니까요
알겠습니다 윗분들이랑 검토해 볼게요
얘기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담당자) 아, 기정도 의원님 지역 팀 만드신다는데
그쪽은 고려 안 하세요?
어, 받아 주실지 모르겠네요
원체 가정적이고 인간적이시잖아요
(담당자) 선수 출신인 거 잊지 않으시고
어려운 체육인들 돕는 사업 많이 하시고
- 가 보겠습니다 - (담당자) 네
- (담당자) 들어가세요 - 감사합니다
[통화 연결음]
- (선겸) 어, 우식아 - (우식) 선배님, 미팅 잘 마치셨어요?
(선겸) 어, 이제 봇물 텄으니까 다른 팀들 연락 오면
조건 놓고 좀 천천히 봐도 될 거 같아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우식) 네, 오늘은 언제 오십니까?
(선겸) 나 미팅 하나 더 있어서 그거 보고 갈게
(우식) 네, 천천히 오십시오
너 훈련하려면 빨리 가야지
(우식) 어…
처, 천천히 오세요
(선겸) 좀 있다 봐
[힘주는 숨소리]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네, 좀 더 확실하게요, 네
(동경) 일단 메일로 자료들 보내 주세요, 네
[통화 종료음]
바쁠 텐데 불러서 미안
하, 나도 요즘 정신이 없어서
- (동경) 빨리 끝낼게요 - 아, 아니에요
(동경) 차 할래요?
(선겸) 아니요
내가
남매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까
(동경) 알아야 할 거 같아서
기 프로 입스 왔어요
- (선겸) 누나가요? - 울었고, 스트레스가 심한 거 같던데
(동경) 그래서 말인데
우리 에이전시 들어오는 거 어떤 거 같아요?
저 이제 선수 아니잖아요
선수 말고 에이전트로
[밝은 음악]
우리 론칭 2년 차잖아
선수 케어 전담 필요하거든요
(동경) 기 프로 보니까 빨리 구해야겠다 싶어서
난 그게 기 선수면 좋겠는데
우리 회사 건실하고 조만간 공고 낼 거거든요
어, 좀 갑작스럽기는 하네요
경악스럽거나 구토감이 느껴지진 않고?
갑작스럽기만 한 거면 난 같이 일해 보고 싶은데
타고난 거 잘 써먹어야죠
(동경) 오늘 답 달라는 거 아니니까
고민은 해 줘야 해요, 진지하게
네, 알겠습니다
(영화) 원래 저 자리엔 슈퍼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어요
그리고
어, 저 집, 저 집이
예준이, 그러니까 동경 아줌마네 예전 집
그리고 저는 뭐
아까 저 집에서 태어나고 자랐죠
(단아) 예쁘고 자유분방한 동네에서 자랐네
(영화) 그래서 제가 예쁜가 봐요
(단아) 입도 자유분방하고
서태웅한테 들었어요
진짜 생일 따로 있다고
나대서 죄송했습니다
그래
용서할게
(영화) 그럼 대표님 진짜 생일 언제예요?
제가 그날 이벤트 제대로 할게요
(단아) 용서 취소
(영화) 나도 이번만큼은 양보 못 해요
네가 언제 양보를 했어? 하고 말해
그럼 양보해서 이벤트 안 하고 저랑 같이 조용히 보내기로 해요
(영화) 콜?
이렇게 양보를 바로 또 하면 어이가 없지, 내가
멀었는데
(단아) 진짜 생일
멀어도 돼요
(영화) 어차피 시간 지나면 가까워질 테니까
[부드러운 음악]
대표님도 이만큼 가까워졌잖아
나 오늘 어디서 자면 돼?
무슨 뜻이에요?
무슨 뜻일까?
잘 데가 없다는 뜻?
있어 볼까?
아…
아, 왜 방을 안 잡고 와요
(영화) 아, 나 환장하네, 진짜
에에?
[영화의 웃음]
사전 조사 할 시간이 없었어
학생이 좀 잡아 줄래, 숙소?
아…
저랑 장난해요?
어
(단아) 환장 안 해도 돼
환장하게 둬요
이 설렘 오래 간직하고 싶으니까
어, 알아냈어?
어떤 여자 집에서 나왔다고?
어떤 여자
예, 예쁜 여자?
어, 분위기는?
이상하거나 하진 않았고?
어, 알았어
계속 지켜봐, 어
[통화 종료음]
[한숨]
(명민) 아이, 아버지!
[심전도계 비프음]
[명민의 한숨] [문이 쓱 닫힌다]
업무도 많을 텐데 뭐 한다고 왔어
아, 그런 말씀 마세요
(명민) 가족보다 중요한 게 어디 있다고
요즘 진짜…
안 좋아지신 거예요?
너무 자주 이러시네
죽기야 하겠냐
(명필) 죽더라도 우리 단아 결혼하는 건 보고 가야지, 내가
아, 농담이 나오세요?
진심이야
[훌쩍인다] 아, 진짜…
[명필의 손을 토닥인다]
오래 사셔야죠, 아버지, 예?
아버지!
우리 막내, 많이 바쁠 텐데 [문이 쓱 닫힌다]
(태웅) 나 오늘 스케줄 다 비웠어요
내가 옆에 있어 줄게
혼자 있으면 론리하잖아
그래, 론리해
(명필) 우리 막내가 참 착해
(태웅) 누나도 알아?
요?
(명민) 집안일을 걔가 왜 알아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하는 거야
암탉이 왜 울어, 요
아, 이건 아직도 미국인이네?
됐고
걔 요새 어디 새파란 애새끼 만난다는데
[어두운 음악] - 너도 알지? - (태웅) 아니, 요
모르겠는데
요
하나만 해라, 아까부터, 씨
존대를 하든가 반말을 하든가
말 까지 말라면서, 요
(명민) 아유, 씨…
회장님 잘 지켜 드려
나 복귀해야 하니까
아, 거지 같은 자선 달리기
아주 서단아 그건 일을 사서 하지
일을 벌일 줄만 알아, 씨
아, 맞는다
네가 암만 덜떨어졌어도
설마 이걸 모를까 싶긴 한데
넌 네 지분이 누구 거 같아?
내 거?
음…
그걸 네 걸로 쓰는 순간이
네가 서자라는 게 밝혀지는 순간이야
너 그 아이돌 짓거리 좋아하잖아
난 내 동생 앞길 막기 싫고
뭐, 나한텐 일도 아니긴 한데
안 하고 가만둘 테니까
(명민) 머릿속에 잘 새기자
누구 건지
[한숨]
(영화) 최선을 다해서 잡은 방이니까
뭐라고 하기 없기
걱정 마
내가 널 덮칠 순 있지만 네가 날 덮치면 죽이면 돼
제가 대표님을 왜 덮쳐요
대표님이야말로 저 덮치지 마요
위층에 미주 누나 있을 텐데
우리 같이 있어요?
응
같이 있어
(영화) 어, 아, 엄마
아, 나 진짜, 딱 한 번만, 응?
나 한 번만 친구네서 좀
아니…
나 고예준 말고도 친구 많거든?
아, 아, 나 오늘 양봉 알바비 안 받을게, 어?
아…
아, 나 오늘 아니면 안 될 거 같아서 그래
아, 엄마, 나 한 번만, 아, 제발
아니, 미친 여자인 줄은 알았는데 이 정도로 미친 줄은 몰랐지
아, 내가 진짜 소름이 끼쳐 가지고, 쯧
(선겸) 이왕 간 김에 바람 잘 쐬고 오면 좋겠어요
일해야죠
혼자 쐬는 바람 차갑기만 하지, 뭐
하, 보고 싶다
(선겸) 그러게요, 어떡해요
정말 어떡하지?
(선겸) 진짜 정말 어떡하면 좋을까요
아, 어떡하긴 뭘 어떡해요
여기 올 거 아니면 셀카 찍어서 보내 달란 얘기잖아요
- (선겸) 아… - 지금 찍어서 보내 줘요, 빨리
[통화 종료음]
[헛기침]
[휴대전화 진동음]
뭐야, 이거
[발랄한 음악] (미주) 누군데, 이거
참…
[헛기침]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미주)
(미주)
[미주의 헛기침]
[긴장되는 음악]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무사했군요, 캔디
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좋지 않아요
(지우) 안소니가 눈치챈 거 같아요
눈치가 겁나 빨라요
[카메라 셔터음]
(영화) 곤란하게 됐군요
(지우) 테리우스
왜 이렇게 땀을 흘려요, 한겨울에?
다한증인가?
이 몸께서 이런 작전은 처음이라
- 긴장돼서 - (지우) 오…
(지우) 그게 다한증이에요
(단아) 아, 그리고 기 프로한테 들어온 광고 건들 말인데
화장품이랑 주얼리 뺄게요
그리고 커피 쪽도 다음 주 초까지 새로운 시안 안 보내면
단둘이 같이…
(단아) 실장님 쉬는 날인 걸 내가 몰라요?
미치겠네
아, 데이트 중이에요? 어쩌라고요
(단아) 퇴사하고 싶다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끊어요
[블루투스 이어폰 조작음]
[흥미진진한 음악]
- 대표님 - (단아) 바빠
우리 나가서 산책이라도 좀 해요
보는 내가 다 지쳐 죽겠네
안 보면 되겠네
저기, 저기 앞에
바닷가 되게 예쁜데
너보다 더?
(영화) 음…
나보다 못하긴 한데
[놀란 신음]
드디어 봤다
좀 있으면 머리 위로 귀도 튀어나오겠네
산책시켜 주세요, 멍
(단아) 바닷가 오랜만인 거 같아
(영화) 내가 내 안에 있는 걸로 그림 다 그리면
우리 어떻게 돼요?
다 그린 게 되겠지
그럼 그때
대표님도 안에 있는 거 나한테 주면 안 되나?
안에 있는 게 뭐가 있지?
(영화) 마음?
그게 형태가 있길 해, 쓸데가 있길 해
꺼내서 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갖고 싶어
그래요, 그럼
(영화) 내가 알아서 가질게요, 대표님 마음
(단아) 네가 무슨 수로
난 알 것 같거든
대표님 마음이 어디에 쓰이는지
나도 모르는 걸 네가 무슨 수로
자꾸 없는 시간 내서 나한테 달려오잖아
그거
(영화) 마음이 마음대로 안 돼서 그런 거예요
마음의 쓰임새는 다 그런 거거든
영화야
[잔잔한 음악]
목표는 내가 이뤄 줬고
넌 꿈이 뭐니?
대표님이랑 안 헤어지는 거
난 그 꿈 이뤄 보려고
그러니까 대표님도 협조해요
[컵을 탁 내려놓는다]
자니?
[작은 소리로] 확 덮쳐 버린다
진짜 자네
[부드러운 음악]
안 자고 뭐 해요?
아까워서
잡아 두려고, 시간
(영화) ♪ 자장, 자장 ♪
♪ 자장, 자장 ♪
♪ 자장, 자장 ♪
♪ 자장, 자장 ♪
(영화) 운전 조심히 해요, 대표님
넌 안 가니?
너 학교는 어쩌고 여기 와 있니?
질문이 좀 늦었단 생각은 안 들어요?
그러게, 주말에 학교를 왜 가
주말에 온 게 아니잖아요, 얘는
금요일에 내려왔어요, 공강이라
(영화) 내일 아침에 올라갈 거예요 학교도 가야 되고 봉사도 가야 돼서
그날 봐요, 누나
(미주) 어, 그거 신청했어요?
그래요
- 둘이 뭐야 - (영화) 왜요?
(영화) 질투해요?
(단아) 머리카락이나 하나 줘
네 어깨에 떨어진 거 주워 가기 싫어
뭐야, 징그럽게?
머리카락은 왜요?
언제 어디서 출생의 비밀이 개입될지 모를 판이라
그럼 너무 비극적이잖아
유전자 검사만 할게
(현진) 의원님 지금 부재중이셔
[문이 탁 닫힌다]
(선겸) 언제쯤 뵐 수 있을까요? 전에도 못 뵀는데
저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당분간은 안 될 거 같은데
(현진) 의원님이 너 꼴도 보기 싫으시대
다음에 다시 오겠습니다
선겸아
(현진) 그냥 한 번만 잘못했다고 해
그 아가씨랑 같이, 딱 한 번이면 돼
이 상황이
안 꿇어서 벌어진 일이라고 그렇게 들리는데, 맞나요?
[한숨]
한 번만 꿇었으면
당분간은 그냥 놔뒀을 텐데
(현진) 그 한 번을 안 꿇어서
너희가 자초한 일이야
[잔잔한 음악]
[한숨]
(선겸)
(미주)
(선겸)
(미주)
(미주)
(선겸)
(미주)
[한숨]
하…
오케이, 됐어
적어도 출비로 엮일 일은 없겠네
[휴대전화 진동음]
전화를 좀 안 할 순 없을까?
(태웅) 누나, 나 지라시 떴는데
'아이돌 그룹 A 군, 대기업 서자?' 이렇게
[어두운 음악] (단아) 그럼 이 실검이 지금…
하, 아니, 왜 하필 회장님 출장 가셨을 때
(태웅) 근데 나 말고 다른 애가 의심받고 있어
걔도 서자일진 모르지만
[노크 소리가 들린다]
알았으니까 일단 끊어
[통화 종료음] 들어와요
[문이 탁 닫힌다] (지현) 대표님, 지금 기사가…
들었어요, 정확한 내용이 뭐예요?
서태웅 얘기만 있어요?
추측성 기사들이긴 합니다
서명민 전무로 유추할 만한 언급은 없었고요
하…
아주 나만 애가 닳지, 아주
애 셋을 각각 다른 배에서 낳은 게 우리 회장님 이미지면
그게 서명 이미지고
(단아) 그런 서명을 내가 가지면 그 얼룩 다 닦아 내야 하고
혹시 모르니까 본사에 보도 자료 준비해 두라고 해요
적어도 서태웅만 서자여야지
아이돌 하는 거 좋아했었는데
네? 오후 회의 준비해야죠
예, 알겠습니다
[한숨]
(예찬) 아, 이렇게까지 해야 돼?
(동경) 너 대학 갈 때까진 무조건이야
(예찬) 아, 엄마도 바쁘다면서
체육관 이 시간에 열지도 않아
네가 자초한 거야
그러게 누가 공부만 해도 모자랄 시간에 그런 걸 하래?
하고많은 것 중에 하필 복싱이야
무슨 운동을 했든 엄마는 다 반대했겠지
(동경) 나중에 해, 대학 가면
(예찬) 아, 난 지금 하고 싶다고
나중에 되면 '더 나중에, 나중에' 할 거잖아
아, 남의 자식 운동은 도와주면서 나는 안 돼?
엄마 그거 이중 잣대야
(동경) 너 이중 잣대가 뭔지는 알고 하는 말이야?
(예찬) 이 중에 잣대를 고르라는 뜻이겠지
[동경의 한숨]
(동경) 이러니까 계속 공부하라고 하는 거야
빨리 타, 늦겠다
(예찬) 아유!
(동경) 나 출근길에 받고 진짜 식겁했잖아
(단아) 그러니까 이 정황으로 불륜 스캔들을 뿌리시겠다?
[동경의 한숨] 일단 사실 여부 확인하기 전까진 함구하겠다는데
(동경) 하, 어쩌죠?
이런 걸 본인한테 직접 물어볼 수도 없고 말입니다
왜 없어요, 직접 물어보면 되지
(동경) 절대 안 돼요
하기만 해 나 서 대표랑 절교할 거야
우리가 친구는 아니잖아요?
안 그래도 요즘 기 프로 상태 안 좋은데
그걸 어떻게 물어?
그럼 기 선수한테 물어보죠
(동경) 내가 서 대표한테
서 대표 오빠 스캔들을 물어보면 좋겠어요?
서명민이 누굴 만나든 내가 알 바 아니잖아요
[한숨]
저번에 기 프로 터진 것도 이것 때문인가?
[단아의 한숨]
아니, 아주 오늘 서자에 불륜에 진짜
그 전엔 폭행 선수에
이거 뭐, 굿이라도 해야 되나?
좋은 생각인 거 같은데?
안 좋은 생각 같습니다
실장님, 업체 좀 알아봐요
(단아) 굿을 해야겠어
[동경의 한숨]
[잔잔한 음악]
돌덩이는 잘 치우고 있으려나?
또 때리는 거 아니겠지?
그 양반 때릴 데가 어디 있다고
[한숨]
(미주)
(미주)
(미주)
[휴대전화 진동음]
(선겸)
(선겸)
[휴대전화 진동음]
네, 보좌관님
(현진) 의원님 호출이야
내일 오라셔
(선겸) 내일요?
내일 언제요?
저 낮에는 육상부 애들 인솔 건 있는데
(현진) 너 대신 다른 사람 보낼 거야
내일 아니면 기회 없을 수도 있어
[밝은 음악]
[카메라 셔터음]
[헛웃음]
아니, 뭘 직접 달려요?
(단아) 그래도 애프터눈 레이스라 덜 부담되고 좋네, 아주
누가 짰는지 타임 테이블을 잘 짰어
기 선수랑 같이 못 뛰어서 어떡해요?
나 기선겸 때문에 참가한 거 아니라니까요?
(미주) 그리고 이제 그쪽 선수도 아닌데 계속 기 선수, 기 선수 할 거예요?
오, 음악도 듣게? 여유 있나 봐요
나랑 같이 달려 주시는 분이 있거든
(단아) 기 선수랑 통화하면서 뛰는구나?
유난이야, 아주
(남자1) 아유, 상무님, 안녕하세요
(단아) 이따 봬요 [남자들이 대답한다]
[숨을 깊게 내뱉는다]
[총성]
- 계속 찾아왔다며 - (선겸) 네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곧 서명필 회장이 올 거야 차 마시러
그 전에 끝내고 가겠습니다
그때까지 있어
너 그때
네 입으로 네 무덤 판 거
김우식 때문이었지?
[어두운 음악] (기자) 왜 안 뛰는 겁니까?
못 뛰겠어서요
저 동료 후배들을
폭행했습니다
그 얘기가 이제 와서 중요하세요?
중요하지
(정도) 네 인생을 고꾸라지게 한 애를 네가 돕고 다니니까
가만 놔두려고 했는데 안 되겠어
내가 전에
말했던 내 육상 팀
김우식 선수 스카우트하마
어디서도 안 부를 조건으로
너도 같이 들어와
에이전트로
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거 아니야
아버지가 왜 갑자기 그걸…
(정도) 내 아들이 메이드 하고 있다는데
잘돼야 될 거 아니야
그냥 받아 주시는 게 아닌 거죠?
회장님한테
사과드려, 정식으로
그거면 된다
진짜 약속해 주실 수 있는 겁니까?
[한숨]
(영화) 자, 2km 지점입니다!
어? 누나!
선겸이 형은요?
(미주) 몰라요, 앞에 있겠죠?
- (영화) 물 마실래요? - 됐어요
(영화) 어, 누나, 이제 여기 오신 거예요?
주변에 사람 없는 거 보이시죠?
누나가 최하위권이란 소리예요 파이팅!
[미주의 거친 숨소리]
(영화) 거의 다 왔습니다, 네
파이팅, 파이팅
파이팅, 파이팅, 네
- (참가자) 아, 감사합니다 - 파이팅!
(영화) 자, 자, 얼마 안 남았습니다!
[단아의 거친 숨소리]
(영화) 파이팅!
파이팅!
어? 대표님!
아, 내가 여기 있는 건 또 어떻게 알고
이젠 놀랍지도 않다 [어두운 음악]
어? 대표…
대표님
대표님, 괜찮으세요?
[영화의 당황한 신음] [단아의 신음]
대표님, 대표님!
나 흔들지 마, 골 울려
(단아) 나 설마 지금…
(영화) 쓰러졌어요
119, 119
야, 부르지 말고 나…
(영화) 그러면 진료 부스로 가요, 예?
- (영화) 업혀요 - 야, 나 얼굴 좀
- (영화) 예? - 나 얼굴 좀 안 보이게
얼굴, 아씨…
목 잡아요
[남자2의 당황한 탄성]
(단아) 주변에 보는 사람 없었지?
내 폰
링거도 안 맞겠다, 병원도 안 가겠다
그래 놓고 찾는 게 뭐? 폰?
그냥 빈맥이야
(영화) 야
진짜예요?
아무거나 맞으면 안 돼
내 폰 어디 있어
(단아) 실장님한테 연락해서 체크를…
(영화) 알겠어요, 내가 할 테니까 좀 누워 있어요
너 이거 어디 가서 떠들기만 해
- 쪽팔리게 밖에 새어 나가면… - (영화) 하, 이게 왜 쪽팔려
그냥 아픈 거지 쪽팔리고 자시고 할 게 아니라
(영화) 아프면 쉬면 되고 아프다고 하면 된다고요
조용히 해, 골 울려
(영화) [작은 소리로] 크게 말 안 했어요
[통화 연결음]
- 너 나가 - (영화) 싫어요
예, 실장님
(영화) 대표님 쓰러지셨어요
네, 여기 임시 진료 부스로 오시면 돼요, 네
[통화 종료음]
대체 어떤 인생을 버티고 있는 거예요
그날 일은 아주 인상 깊었어요, 기 선수
그날 무례하게 굴어서 죄송했습니다
(명필) 남자가 그 정도 박력은 있어야지
요즘 뭐, 선수 하나 키우고 있다던데
저 대표 팀 시절 후배입니다
아, 부상 때문에 재활 중인데요
(정도) 아주 유망주입니다
육상 팀 창단되면 선겸이랑 같이 들어와야죠
부자지간에 돈독한 게 보기 좋습니다, 의원님 [정도의 웃음]
(정도) 서 대표랑 하는 일도 아주 잘 맞고
둘이 아주 인연인가 봐요
(명필) 단아야 에이전시 그거 잠깐 쉬어 가는 겸 하는 거지
[정도와 명필의 웃음]
(정도) 아, 그래도 서 대표가 잘 키우고 있는 사업 아닙니까
(명필) 그냥 버리기에는 아까운 감이 있긴 하지
단아랑 결혼하고 본사 들어오면
기 선수가 에이전시 이어받는 그림도 예쁘긴 하겠네
[정도의 웃음]
(정도) 자기 일 하나는 똑 부러지게 합니다 저 녀석이
- (정도) 아, 예, 살펴 가십시오, 예 - (명필) 예
저 사과만 드리면 되는 거 아니었어요?
내가 뭐 다른 거 시키던?
[어두운 음악]
(선겸) 결혼 무슨 말씀이시죠?
연애
그거 이제 네 마음대로 해
(정도) 나도 이제 다른 거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
결혼만 하면 누구를 만나도 상관없다 이 말씀이세요?
네 인생에 도움 안 되는 거
달리기 하나로 족해
(정도) 기회 왔을 때 잡아
이번 기회 놓치면
너 이제 영영 서 대표하고 결혼 얘기는 끝이야
- (선겸) 아버지 - 너 그 여자랑 평생 사랑할 거 같아?
(정도) 언젠간 끝날 거
내가 그 기간 정해 주잖아
[어이없는 숨소리]
[한숨]
아버지, 제발 좀…
- 진짜… - (정도) 김우식이는 이제
(정도) 영영 팀 없이 훈련해야겠네
그러다 사라질 거고, 너 때문에
내가 백번 양보해서 마지막 기회 주는 거야
다 버리고 세기의 사랑을 할지
딱 그때까지만
스치는 인연으로 할지
[미주의 거친 신음]
아, 나 그만하고 싶다
(미주) 진짜 죽겠다
(어플 속 남자3) 여러분은 지금까지도 충분히 잘하고 계십니다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달리세요
모든 것을 잊고 달리기에만 집중하세요
(선겸) 그때는 그렇게 잘 달리더니
뭘 뺏겨야지 잘 달리나
달릴 때는 자기 페이스가 정말 중요해요
힘들면 천천히 뛰어도 되니까
포기하지만 말아요
그거는 성인이니까 할 수 있겠죠?
[잔잔한 음악]
[가게 안이 시끌벅적하다] (손님1) 사장님, 여기 소주 한 병 주세요!
- (미주) 맥주 나왔습니다 - (손님2) 여기 먹태 하나 추가할게요
네
[손님들이 주문한다] (미주) 네
(선겸) 달리기할 때는 팔 치기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팔을 뒤로 치면서 이 힘으로 추진력을 얻는다고 생각하면
간단할 거예요
어깨에는 힘 들어가지 말고요
(손님3) 계산요
(미주) 네!
죄송합니다
[포스 단말기 작동음] - 봉투 필요하세요? - (손님3) 네
(담임) 어떻게 된 거니? 말 좀 해 봐
[책상을 쾅 치며] 어떻게 애를 저 지경으로 만들어 놔!
저쪽 어머님이 참으셨으니 망정이지
너 학교에서 잘릴 뻔했어
[책상을 쾅 치며] 왜 그런 거야, 도대체, 어?
이유가 뭐니, 도대체
학교 폭력이 어떤 건지 몰라?
(선겸) 신나죠
같이 달릴 생각 하니까
[흐느낀다]
(선겸) 나는 생각해 보니까
'이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미주가 호응한다]
그냥
오미주 씨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미주의 거친 숨소리]
(선겸) 그렇게 잘 달리더니
뭘 뺏겨야지 잘 달리나
(미주) 아니
안 뺏기려고 달리는 거야
[거친 숨소리]
[거친 숨소리]
[미주의 거친 숨소리]
[부드러운 음악]
[미주의 거친 숨소리]
나 완주한 거죠?
와, 어떡해, 나 완주했다, 진짜
아, 너무 좋다
나도요
근데 대회는 끝난 거예요?
네
기선겸 씨는요?
금방 다 뛰었어요?
(미주) 아, 참…
주최 측도 너무하네
암만 늦었어도 좀 기다려 주지
내가 기다렸잖아요
보일 때까지
끝까지
[잔잔한 음악]
(단아) 나 오늘 삼겹살 처음 먹어 보는 건가?
[미주의 새어 나오는 웃음] (미주) 나 처음으로 대표님 이해될 거 같아
(지우) 제철 굴 맞죠? 그때 그 영화제에서
(매이) 지우 님도 너랑 그 양반 반대하러 오신 건 아니지?
(선겸) 대표님이랑 결혼만 하면 연애는 자유롭게 하래요
(단아) 내 결혼 내용을 나만 모르네?
그냥 결혼해서 셋이 같이 살자
차라리 그게 편하지 않겠어요?
하, 미친, 진짜
(미주) 부자들 생각은 못 따라가겠다
우리 그냥 한번 가서 꿇을까요? 눈 딱 감고?
(선겸) 애초에 오미주 씨가 왜, 뭘 잘못했는데
(미주) 헐, 뭐야, 진짜, 개설레게
- 진짜일까? - (미주) 헐
내 선수가 꽃뱀 소리나 듣다니
(지현) 악성 게시 글 수집 중입니다
밥 잘 먹고 입 잘못 놀린 벌 받게 해야죠 [매이의 당황한 신음]
(미주) 언니
(단아) 너무 열렬히 외치고 있잖아 사랑한다고
(영화) 사랑해요, 대표님
.런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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