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 마이웨이 15
애라야
[아주 희미하게 들림] 어우 하지 말라면 좀!
애라야!
너 왜 그래?
동만아!
[동만 격한 호흡]
너 왜 그래! 왜 그래!
어? 왜 그래! 어?
[동만, 애라 떨리는 호흡]
너, 너 왜!
[떨리는 호흡] 너 왜 말을 그렇게 해!
[이명]
뭐?
[이명] 너 왜 목소릴 안 내!
[떨리는 호흡] [마음 짠한 음악]
왜 다 소릴 안 내!
[떨리는 호흡]
[떨리는 호흡] 왜, 왜! 왜!
[떨리는 호흡] 왜 다 조용하냐고! 왜!
[떨리는 호흡] 왜! 왜! 왜! 씨...
(동만) 폭풍우가 지나가고
세상이 꺼져 버렸다
아니, 갑자기 올 줄은 몰랐는데
누워
어?
누우라고
아니, 우리...
얘기를 좀 먼저
너 혼자 등에다 약 바를 수 없잖아
[류지현의 '또 밤이 지나버렸네' 연주]
[신음]
왜 니가 오버를 해?
니가...
왜 니가...
니가 지금 진짜... 웃기고 있잖아
설아, 너 김찬호 만나도...
나 괜찮아
뭐?
내가 다 기다릴게
안 만나면 더 좋은데
혹시 만나더라도
내가 너 기다릴게
나한테 총 쏴
막 따발총 쏴도
내가 무조건 너 기다릴게
내가 너한테 총 쏘자고 김찬호 만나야 돼?
[설희 훌쩍임]
내가...
딱 50살 때까지만 너 기다릴게
너 마음대로 해
나 이제 옛날 백설희 아니고
니 개드립에 안 넘어가
설아, 너 왜 자꾸 애라처럼 말을 해?
조선 시대에는
바람피우면 사람을 인두로 지지기도 했대
너 장예진 택배 옮기다가 발톱 찍혔지!
오늘 숯불로 등 지졌지
그거 다 니가 벌 받는 거잖아
그니까 하나도 안 미안한데
그냥 연고만 발라 주는 거야
엎어져
응?
- 엎어져, 엎어져! - 아!
[한숨] 어떻게 됐어?
애는... 괜찮아?
당장 안 들렸던 건 뇌진탕으로 인한 일시적인 거였구요
검사 결과상으론
청력 감소가 심하지 않아서 곧 회복할 수 있을 겁니다
아...
아... 감사합니다
(의사) 근데 문제는...
지금 측두부에 미세한 골절 선이 보이는 건데요
(장호) 저 사실...
그 폴더폰 보고
조금 울었어요
쪼끔?
아니 많이 울었어요
삐에로 황복희 말고
진짜 황복희 인생이 어땠는지 보여 줄 수 있는 건
그 폴더폰밖에 없어
잘 가지고 있다가 전해 줘
누님은...
그냥 냅다 마이웨이 가시는
그런 여장부 같은 분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찌질해?
아니요, 더 멋지세요
나...
어렸을 때 장미 사진관 보조였거든?
그냥 카메라 앞에 서는 게 그렇게 좋더라고
[회한 가득한 음악] 아...
애 아빠 만나서 그냥 살기로 했는데
속에서 불덩이가 식질 않더라고
카메라 앞에 서고 싶고 배우가 되고 싶어서
그래서 그 영화 오디션 보셨구나
그거 경쟁률이 1000:1이라 그러던데
그 1000명 제끼려고...
숨켰어
그땐 애 엄마는
배우로 데뷔 안 시켜 주던 시대였으니까
그때부터 내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고
에이... 다 꼬인 건 아니죠
그래도 제 책받침 여신이셨는데
내 마이웨이는
가시밭길이었어
(애라) 동만아, 밥 먹어
고만 자고 일어나
[한숨]
[케이시의 '굿모닝' 재생]
(애라) 동만이는 며칠 내내 잠만 잤다
(애라) 꼭 먹어! 너의 퍼스트레이디 최!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노래] 나를 봐
모자를 눌러 쓴
난 항상 웃음 간직한 삐에로
파란
웃음 뒤에는
아무도 모르는 눈물
(애라) 정말 제가 TV에 나온다구요?
격투기 방송이라 시청치가 넓지는 않은데
그래도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프로예요
흠흠흠흠
근데 그걸 왜 저한테...
뭐 계속 남자가 MC였는데 뭐 맨날 보니까 똑같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최 아나운서님이 또 한 번 혁신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어서
제가 추천했죠
근데 애라 씨 영상 보더니 PD도 한 번에 오케이하던데?
[희망 가득 찬 음악]
이게 아무래도 그...
홈쇼핑에서 팔기에는 좀 고가니까
칠리나 뭐 다른 소스 같은 걸 패키지로 좀 묶어서
저 대리님 이거 집게하고 내장 따로 드릴까요?
네
아, 그리고 아무튼 저...
옵션 같은 걸 많이 섞어서 좀 전략적으로 접근을 하는 게...
하, 후...
전략, 뭐?
[마음 짠한 음악]
대리님, 괜찮으세요?
(주만) 잠시만요
(최 부장) 울어?
(주만) 내 첫 월급이잖아
내가 자기한테 진짜 좋은 거 사 줄라고
청담동 일대를 싹 써칭해 가지고...
- 근데 주만아 - 우리 뭘로 할까?
치즈? 칠리?
내가 어디서 들었는데
바퀴벌레를 찌면 랍스타랑 똑같은 맛이 난대
- 뭐? - 아니...
나 이거 징그러워서 못 먹겠어 우리 그냥 딴 데 가자, 응?
자기, 또 비싸서 그러지
아니...
아니, 솔직히 5만 7천 원이면 좀 오바 아니야?
바다 벌레 한 마리 잡아 놓고
자기야... 나는 기분 좀 내면 안 돼? 응?
알았어! 알았어 시켜, 시켜!
됐다
이걸 왜 다 나를 줘?
- 너는 뭐 감자튀김만 먹게? - 응?
설희, 너 이럴 때마다 나 한 번씩 막...
막 좀 울컥한다고
주만아, 왜 그래? 왜 또 막 코 벌렁벌렁거려?
아니, 왜 이까짓 거 가지고 사람 자꾸 못난 놈 만들어?
아, 그러지 마 나 속상해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내가 꼬리 다 먹을게
[혀 차는 소리] 아, 됐어
그냥... [포크 내려놓음]
그만해
이제 그만하라고
설아, 나 오늘 조리실에서 울어서 등신 됐어
알아, 소문 다 났어
너랑 나랑 만났던 거 김찬우도 다 알게 됐고
- 그건 좋은 건데... - 뭐?
우리 6년 동안 딱 두 달 나빴잖아 나머진 정말 좋았잖아
너는 그거 다 잊을 수 있어?
우리 6년 만난 건 그리운데
그 마지막 두 달 때문에 다시 돌아가긴 싫어
사람 변해가는 거 보는 거
진짜 못 할 짓이야
너도 변했잖아
[애잔한 음악]
왜 너는 하나도 안 변한 척을 해?
내가 뭘 변해?
너는 원래 세상 걱정 없고 철도 없고 그냥 막 하얀
- 백구 같은 애였는데 - 백구 얘기가 왜 나와?
그런 너가 나 만나서 철들고 찌들고 막 눈치 보고 그랬잖아
너가 그럴 때마다 다 못난 놈 만난 탓인 거 같애서
나도 속으로 골병 앓고 그랬다고
그래, 백구도 변했고 너도 변했어
- 그니까... - 아 싫어, 안 해
나 죽어도 못 헤어져
뭐?
너는 할 수 있는 거 다 해 봐서 후회도 없다 그랬지
나도 할 수 있는 거 다 해 볼 거야 후회도 없게...
막 매달릴 거야
그리고 이거 너 먹어
나는 너 엄청 사랑하고 너 아니면 결혼도 안 해
그리고 이거! 오늘도 연고 발라야 되니까
바로 올라와
이거 염증 나면... 나 죽어!
[대문 여닫는 소리]
(애라) 안녕하세요!
- 감사합니다 - 예
선수님, 그럼 본방송 전에 사전 인터뷰 조금만 할게요
예
어... 먼저 궁금한 건
이번에 어깨 부상이 꽤 크셨다고 들었는데요?
또 링에 오르시는 게 두렵지는 않으세요?
아, 뭐 이 정도 부상이면 럭키죠!
럭키요?
샘 바스케스나 게리 굿리지 같은 선수 생각하면
와 한 번씩 확 무섭죠
그 선수들은 왜...
[애라 큰소리로] 내가 냉장고에 죽 하나 녹여 놓으니까
일어나면 꼭 먹으라고!
또 아무것도 안 먹고 자빠져 있지만 말고
[류지현의 '또 밤이 지나버렸네' 재생]
야
너 왜 그렇게 쩌렁쩌렁 소리를 지르냐?
들려?
이제 다 들려?
어, 다 들려
너 겁나 딸그락거리는 거 아까부터 다 들렸어
아...
아우, 이 웬수 같은 거, 진짜!
나 진짜 무서웠어
진짜 무서웠어
[안도의 한숨]
[안도의 한숨]
(비서) 저기요! 어떻게 오셨어요?
아니, 저기요!
저 여기 들어오시면 안 되는데!
안녕하셨어요?
[묘한 기류가 흐르는 음악]
좋아 보이시네요
그간 백방으로 찾았습니다
(동만) 너 사람이 소리가 5분만 안 들려도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
진짜 세상이 다 탁 꺼진 느낌이고
막 혼자 바다 밑에 잠긴 거 같고
진짜 숨이 다 안 쉬어지드라
이젠 진짜 잘 들리는 거지?
- 이명 같은 것도 없고? - 어, 완전
(동만) 먹어 봐
맛있는데 왜 안 먹어?
근데 왜 이렇게 얌전하지?
동만아
너 이제 진짜 진짜 잘 들리는 거지?
어, 들린다니까
그럼 이제
절대 안정
안 해도 되는 거지?
뭐?
그럼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뭐?
너...
지금 머리뼈 어디에 금이 가 있대
[긴장된 음악]
(의사) 근데 문제는...
지금 측두부에 미세한 골절 선이 보이는 건데요
골절이요?
측두부 골절이야 뭐
별다른 치료 없어도 금방 붙습니다 큰일도 아니구요
(의사) 근데...
저기 금이 간 위치가 달팽이관이랑 가까워요
근시일 내에 같은 부위에 또 충격을 받게 되면...
그래서 또 그런 충격을 받으면
영영 못 듣게 될 수도 있대
니가 말한 그 바다에 영원히 잠기는 거야
아니, 그게 뭔 헛소리야! 나 지금 완전 잘 들리고 멀쩡한데
그러니까 결론은
이제 너 격투기 못 해
내가 안 시켜
알았어
내가 일단
의사를 직접 만나 보고 직접 듣고 나서
샘 바스케스란 선수는
격투기 하다 다쳐서 뇌사 판정받고 6주 만에 죽었대
게리 굿리지라는 선수는 40대에 외상성 치매에 걸렸대
그건 다 극단적인 거고 선수가 경기를 하다 보면
- 그 정도는 비일비재한 거야 - 비일비재?
그럼 난 왜 비일비재로 그 꼴을 봐야 돼?
[무거운 음악]
애라야
나 이 정도 하고 관둘 거면 10년 만에 다시 덤비지도 않았다고
그래
그럼 니 맘대로 해
니가 단 한 번이라도 더 글러브 끼면
나랑은 끝인 거야
20년도 더 된 일인데
이제 와서도
용서는 못 해 드리겠네요
[회한 가득한 음악]
그깟 무릎 좀 꿇는다고
산송장으로 산 내 세월이 돌아오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조금 더 그러고 계세요
그거라도
좀 더 보고 싶네요
(젊은 시절 국장) 쓰... 아니
이미 예고까지 다 나간 걸 어떡하자구요!
방송을 펑크 낼 순 없죠?
아, 알 만한 분이 왜 이러셔
참 불편하게!
- 쓰.... - (복희) 감독님!
- (젊은 시절 국장) 아... 좀 - (복희) 감독님, 나 좀 살려줘요
아이씨, 진짜 [복희 떨리는 호흡]
이 방송 나가면
안 돼요
스탑! 스탑!
거기서 VCR3로 동만이 얼굴 디졸브
(편집자) 디졸브...
아, 진짜...
그냥 내보내도 되는 거예요?
어 돼!
[국장 한숨]
너 이거 액션이지?
액션인지 아닌지 니가 다시 글러브 잡아 보면 알겠네!
야, 내가 너를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서
이런 거로 협박하는 건 안 되는 거지
이게 뭐 택일할 문제야?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제일 치사한 방법으로라도 너 지키기로 했어
격투기 하면 나랑은 끝!
우린 다시 친구도 못 해
평생 못 보는 거야
[한숨] [문 열고 들어가는 소리]
[대문 닫힘] [한숨]
[휴대폰 벨 소리]
예, 아부지
테레비?
테레비에 내가 나온다고?
뭔 예고편이요?
그냥 먼저 좀 보여 드리라고
아, 국장님
지금 방송 한 시간 전인데 무슨 또 검수를 받으라고 이러세요?
[국장 한숨] 이분 누구신데요?
장경구 PD!
이거 당사자한테 허락받은 영상이에요?
- 네? - 내가 알아본 바로는
출연자 고동만과 PD 장경구가
과거 피의자와 피해자 사이였다던데
방송을 사적 복수로 써도 되는 건가요?
그건 다 지난 일이구요 근데 누구신데 이러시냐구요?
나? 고동만이 대리인!
네?
(주인) 많이 싸졌어!
(주인) 으쌰...
[알콩달콩한 음악]
이건 고새 또 어딜 간 거야?
이거 또 도장 간 거 아니야?
[한숨] [계속되는 위층 소음]
위에 있긴 있나 보네
근데...
뭘 끄는 거야?
[위층 소음]
[둔탁한 소음]
모...
저 목이라도 매는 거 아니야, 저거?
[한숨]
아!
아니, 왜 죽어도 남의 머리 위에서 죽냐고!
[도어락]
[대문으로 실랑이]
(혜란) 왜 남의 집에 막 밀고 들어와요?
넌 우리 집이고 똥만이네 집이고 아무 때나 막 쳐들어오면서
난 좀 들어오면 안...
너 저 의자 뭐야?
의자는 왜 저기다 끌어다 놨어?
아, 죽을 거면 한...
어 60년 뒤에 딴 데서 곱게 죽지 왜 남의 윗집에서!
내가 왜 죽어요?
그럼 저건!
욕실... 형광등 갈려구요
아...
형광등?
언니가 이겼다고 생각해요?
너...
찌라시엔 위자료 엄청 많이 받았다고
내가 그 집 돈을 왜 받아요?
[떨리는 호흡] 그 악플대로 난 된장녀니까?
이혼해도 한밑천 챙겨 나올 꽃뱀이니까?
나 한 푼도 필요 없다고 분명히 말하고
내 발로 나왔어요
[애잔한 음악]
너 그래서 400에 30짜리 여기에 온 거야?
언니가 이겼다고 생각하냐구요?
오빠한테 내가 어떤 존잰지는 언니가 제일 잘 알잖아요
오빠 분명 또 나 받아 줄 거고 언니한텐 안 뺏겨요
오래 봤다고 좋은 거
그냥 정이고 의리고
(애라) 얘한텐 이러는 게...
언니가 이겼다고 생각하지 말라구요
(애라) 자존심이었던 거다
(혜란) 뭐 하는 거예요?
너 일주일째 형광등 못 갈고 있지?
[알쏭달쏭한 음악] [위층 소음]
[계속 이어지는 소음] 이게 무슨 소리지?
뭐해? 와서 잡어
[애라 헛웃음]
[매미 우는 소리]
(동만) 형, 방송하지 마
내가 분명히 안 찍겠다고 했잖아
(경구) 이제 곧 방송 시작해
- 방송 내려 - 싫어
애라 말이 맞네
사람 정말 안 변해, 그치?
나도 애라한테 말했는데
나 옛날에 장경구 아니라고
내가 옛날만큼 어설프지가 않다고
[극적인 효과음]
[공포스러운 음악]
아니, 왜 또 우리 집 앞에 있어요?
그... 그건 뭐예요?
니가 메신저 프로필에 써 놨잖아
'아, 딸기 먹고 싶다'
그걸 내가 오빠한테 사달라고 한 거예요?
[한숨] 찬숙이랑 헤어진 지 하루 만에 오빠 멋대로 공개 고백해서
나 풍물패도 못 가게 만고 수도 없이 문자하고
애들한텐 나랑 사귄다고 하고 다닌다면서요?
그건 내 희망 사항인 거고
그게 말이 돼요?
내가 왜 오빠 때메 따돌림을 당해야 되냐구요?
아무도 널 좋아하지 않으면 니가 나랑 사귈지도 모르잖아
그게 무슨 개똥 같은 논리예요?
다신 찾아오지 마요
(경구) 너... 뭐야?
형! 나 벌써 100일 휴가고 제대 546일 남았거든?
(동만) 근데 형이 얘한테 또 이러면 나 탈영할지도 몰라
그땐 K2 소총 들고 나올 거야!
(동만) 분명히 말하는데
다신 애라 앞에 얼쩡대지 마, 어?
(동만) 이렇게라도 해서 나한테 갚아 주고 싶었어?
아니면 아직도 애라한테 질척대고 싶어서?
방송이나 봐 금방 시작하니까
사연팔이로 멀쩡한 놈 불우이웃이나 만들었겠지
근데 사연팔이도 안 하면
누가 무명 파이터한테 관심이나 있대?
뭐?
전략적으로 필요하니까 사연도 팔았고 악마의 편집도 했어
고의 버팅도 잡아냈고
뭐?
암튼 난 너 최선을 다해서 띄웠으니까
일단 보고 말하라고
[긴박한 분위기의 음악]
(허브 딤) 제가 보기엔
버팅에 고의성이 있어 보입니다
의도적으로 무효 경기를 유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탁수) 이거 완전 악마의 편집 아니냐고!
(태희) 아, PD가...
아주 뭐 작정을 하고 팩트로 발라 버렸더라고
너 머리 박는 부분에 뭐 슬로우 걸고 전문가 붙이고 뭐
아주 난리를 쳐놨다, 어
우리 쪽 언플로도 어떻게 수습이 안 되는 상황인데
형은 고동만한테 이런 방송 붙어 있던 것도 파악 못 했어?
탁수야! 일단 너...
너 이렇게 흥분하면 안 돼, 어
아무리 가벼운 뇌진탕이라도
심신에 안정이 이 제일 중요한 건데
분명히 말하는데
나 그 짐승 같은 새끼랑 다시는 경기 안 해, 알았어?
언론 죽이고
재대결이니 뭐니, 씨...
입도 뻥긋 안 나오게 해
하...
아...
[화려한 음악] [극적인 효과음]
(동만) 이게 뭐야?
뭐 이렇게...
- 뭐가 이렇게... - 왜?
감동이야?
너 울었니?
아니, 지금 내 얼굴...
이거 뽀샵도 약간 한 거... 형 진짜 뭐야?
[형식 등짝 맞음] (순양) 미쳐!
- 내가 미쳐! - 아!
아 왜! 남편 등짝을 후려 갈겨싸!
애가 저런 걸 하는 걸 알았으면 말렸어야지!
왜 장단을 맞춰 줘?
- 아 저거 다 스포츠여! - 아효!
저 철장 안에 들어가서
피 흘리고 막 그러는 걸 내가 어떻게 봐!
(동희) 아빠!
[순양 오열] 어... 어!
[문 열림]
(형식) 동희야, 뭐 갖다줘?
[프린트 인쇄 중]
나 오빠한테 가고 싶어
- 엥? - 줄 게 있어서
(남일) 이게 이번에 새로 나온 메뉴예요
(경구) 그럼 이걸로 주세요
- 네! - 네
우리 와이프가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거든
(동만) 아... 장난 아니시네
(경구) 엄마 닮아서 딸이 더 장난 아니야
사람들이 요정 같대
아, 요정?
근데 내가 왜...
아, 그러게 왜 괜히 사람은 찾아내서 쫓아다녀가지고, 참
[동만 혀 참]
우리 딸이 엄청 예쁘잖아
근데 얼마 전에...
왕따를 당하고 온 거야
최지호라는 친구가 왕따를 시켰는데 이유가...
우리 지율이를 아무도 좋아하지 않으면
지랑만 계속 놀게 될 줄 알았나 봐
아무도 널 좋아하지 않으면 니가 나랑 사귈지도 모르잖아
머리가 번쩍이더라고
아
내가 저지른 업보가 다 지율이한테로 가는구나
그래서 너네 찾아온 거야 내 업보 좀 털어 볼라고
형 요새 뭐 성당 같은 데 다녀?
남자 집에 반찬 해 나르고 그러는 거 아니야
아, 안녕하세요
안 어울리게 아낙네 스타일인가 봐?
[통통 튀는 음악] 별참견을 다 하시네
근데 또 컵라면 드시게요?
별참견을 다 하시네!
아니, 왜 올라와?
같이 먹자구요
- 101호랑 나랑? - 네
왜?
어차피 우리 둘 다 지금 같이 밥 먹을 사람 없잖아요
[복희 헛웃음]
애미가 20년 걸려도 못 고친 비염을...
설희가 고쳤네
[한숨]
어, 어머니!
어, 그래
아, 근데 너 회사 안 갔니?
아... 오늘 반차 썼어요
- 택배 붙일 게 있어 가지고... - 그래
아, 근데 설아!
니들... 왜 헤어졌니?
아... 그...
나 때문에?
아님...
누나들 때문에?
아니에요, 절대 그런 것 때메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왜?
- 그냥... 어쩌다 보니까 - 설희, 너!
거짓말하지 말고 솔직히 말해 봐!
주만이
바람피웠니?
하! 이 썅놈의 새끼를 그냥...
그게... 꼭 바람이라고 할 수는 없구요
[한숨]
사실은
주만 아버지가 살아생전에
밖에 여자가 둘이 있었어
나한테 병이 두 번 오드라
너는 그러지 마라
니가 뭐가 아쉬워서 그 개꼬라지를 보고 사니?
전 몰랐어요, 어머니
애미 맘이라는 게 참 간사하기도 해서
내 새끼가 귀하면
남의 새끼도 똑같이 그래야 되는데
자꾸 내 새끼 아쉬운 생각이 들고
아, 주만이가 너를
너... 무 감싸고 도니까
괜히 어깃장이 나고
속으로...
쓸쓸하기도 해서
저 괜찮았어요 저 괜찮아요
그래도 혹시나...
니들이 다시 만난대면?
난 평생...
니네 집에 안 갈게!
네?
[애잔한 음악] 생일이든 제사든 너는 평생 열외야!
주만이 누나들도 살아생전에 다신 전화 못 하게
박숙자 이름 걸고 책임을 지마
죄송해요, 어머니
그래, 내가 푼수다
내가 니가 아쉬워서...
주책 한 번 떨어 봤다
아유...
저, 어머니
너무... 죄송해요
저희가 끝까지 잘 만나지 못 해가지구
다시 못 봐도 잘 지내라
- 응? - 네
다음에 형네 집에 아이돌이랑 요정 보러 한 번 갈게
아참! 너 그 황복희라고 좀 알어?
- 누구? - 황복희!
그 황복희!
(애라) 하!
(복희) 이게 뭐니?
국이니? 탕이니?
고등어탕인데요?
제가 고등어탕 집 딸이거든요
- 무슨 고등어로 탕을? - 아...
아, 우리 아빠가 고기를 못 잡아서요
뭐?
옛날에 어부였는데 좋은 고기는 하나도 못 잡고
맨날 꽁치랑 고등어만 달랑달랑 얻어 오더래요
근데 할머니랑 할아버지까지 식구는 주렁주렁 많고
고등어는 하나니까
울 엄마가
화딱지가 나서 물만 디립다 넣고 탕으로 끓여 버렸던 거죠
(애라) 근데 아빠는...
이게 맛있었대요!
그래서 고등어탕 집을 차렸는데 장사는 안 돼요
[숟갈 내려놓음]
101호는 원래 밥 먹을 때 이렇게 말이 많어?
예?
내가 막
골치가 아프려고 그러네?
그럼 아줌마는 밥 먹을 때 밥만 먹어요?
아, 말동두도 하고 좀 그래야...
누가 옆에서 떠들면 체한다고
그러니까...
그냥 가지고 내려가
아우.... 참!
아, 그럼 놓고 혼자 드세요
냄비는 다음에 찾으러 올 테니까
꼭 드세요!
저렇게 까칠하니까 맨날 혼자 컵라면이나 먹지!
[애잔한 음악]
[아이들 노는 소리]
(애라) 은하수 아...
(설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설희) 무궁화 꽃이...
니들이 사람이야?
어휴,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왜 애까지 건드려요, 애를!
(복희) 내가 에로배우야?
노출만 가지고 사람 난도질해서 배우 하나 죽여 놓고
평생을 애미 노릇까지 못 하게 만들었으면 됐지!
(젊은 시절 국장) 쓰... 아니
이미 예고까지 다 나간 걸 어떡하자구요!
방송을 펑크 낼 순 없죠?
아, 알 만한 분이 왜 이러셔
참 불편하게!
(복희) 감독님!
- (젊은 시절 국장) 아... 좀 - (복희) 감독님, 나 좀 살려줘요
[복희 떨리는 호흡] 이 방송 나가면
안 돼요
우리 애
이제 말귀도 다 알아들어요
(복희) 애가 무슨 죄예요?
우리 애라는...
우리 애라는 건드리지 말아요
왜 애한테 에로 배우 자식이라고...
[복희 흐느낌] 애한테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회한 가득한 음악]
(천갑) 너 또 온 거 알믄...
엄니, 아버지 난리 난다고
오빠
나 옷 벗는 영화 찍었다고
내 새끼한테 젖 한 번 못 물려 보고 쫓겨났어
복희야
나 내일 일본 가
근데 애한테 노래 한 번 못 불러줘?
[천갑 한숨]
[복희 노래] 빨간
모자를 눌러 쓴
난 항상 웃음 간직한 삐에로
파란
웃음 뒤에는
아무도 모르는 눈물...
옥매화?
[오토바이 소음]
[묘한 기류가 흐르는 음악]
(복희) 동만아
이거 나한테 줄 거예요? 언제 줘요?
동만아
지금처럼
우리 애라 잘 지켜줘야 돼?
아줌마 대신, 알겠지?
카라멜...
카라멜 아줌마...
[한숨]
왜 자꾸 남의 집에 드나들어요?
아니, 그냥 아줌마랑 밥이나 한 끼 먹을라구요
- 왜? - 에?
왜 자꾸 우리 엄마 신경 쓰냐구요?
왜 착한 척하냐고!
아, 밥 한 끼 같이 먹는 게 착한 척이에요?
나는 사람은 원래 악하단 말을 되게 믿는데
그쪽을 보면 괜히 한 번 흔들어 보고 싶어요
진짜 착한 건가
진짜 세상... 천진하신 건가
김남일 씨!
사람 알고 보면 다 별거 없어요
다 맘 약하고 소심하고 그렇다고
그렇게 까칠한 척하는 거 좀 중2병 같은데?
[잔잔한 음악]
(복희) 중 2야? 중2?
아니, 이게 뭐라고 팔뚝에다가 이 지랄을 해놔, 응?
당장 지워!
아, 미쳤어요? 왜 남의 등짝을!
싸가지가 없어도
등짝 한 대 후려쳐줄 사람이 없다는 건
니 인생에서 가장 딱한 일이야!
난
김남일이 그렇게 불쌍한 놈 안 만들어
이제 김남일인 황복희의 착한 아들이고!
매가 약이라면 난 때린다고!
(복희) 알겠어?
저런 스타일은 아주 매가 약일 수 있다고
[계단 내려가는 소리]
[한숨]
근데
왜 남일이야?
딸인데
걔 땜에 그렇게 슬퍼?
엄마가 나 때문에 그렇게 슬펐던 적 있어?
[한숨]
엄마가 지금 피곤하니까...
엄마 사업 망하고
엄마 혼자 울고 엄마 암 걸렸을 때
누가 옆에 있었어?
최애라가 있었어?
[회한 가득한 음악]
남일아
나랑 다시
다시 일본으로 가자, 엄마
아니, 왜 갑자기 동희가 온다는 거야?
- 아버지, 오셨어요? - 어, 늦었제?
동희야!
[목 가다듬음]
으차
이거 매장에서 바로 택배 되죠?
네!
여기 주소 적어 주시면 돼요
네
새 운동화 신었네
동희야 오빠 보러 온 거 아니야?
왜 한 번 봐 주지도 않아?
아직도 오빠랑 말하기도 싫어?
오빠 도장 보여 줄까?
이제 지지 마!
[애잔한 음악]
동희야!
이제 오빠랑 말 섞어 주는 거야?
왜 나를 10년 동안이나 미안하게 만들어!
오빠가 못됐잖아
동희야, 그건 너 때문이 아니라니까, 응?
이게 뭐야?
[목 가다듬음]
나 오빠
빠... 빠순이야!
(동희) 나도 이 스크랩 북...
10년 만에 다 모은 거란 말이야
그니까 이제 지지 마!
난 오빠 못 일어나는 게
나 못 일어나는 거보다 더 싫으니까
다신 지지 말라고!
[한숨]
[희망 가득 찬 음악] 여기가 바로 고동만 선수가 운동하는 곳입니다
(장호) 하...
이게 뭔 일인지 모르겠다니까
야
너 지금 인터뷰가 네 개에 화보가 하나에
워터파크 포스터 촬영이 하나에...
워터파크?
어, 근데 이거는 니 상의 탈의 조건이야
그리고 너 지역 방송 CF도 하나 들어왔어
- CF도? - 어
공중파 위력이 대단하긴 하구나
- 저기... - 어
저기, 저... 저 사람이 RFC 실장인데
쟤네 대표가
너랑 김탁수랑 재경기 일정을 아주 그냥 확정을 짓고 오라 그랬대
왜?
공정하게 다시 붙으라고
근데 나...
격투기 계속 못 할지도 모르는데
부상 한번 당해 보니까 아무래도 좀 겁나지?
측두부 금 간 건 알아서 금방 붙는다면서요
파이터들한테 흔한 부상이라매
야구 선수들도 얼굴에 공 한 번 맞으면
타석에 다시 들어서기가 이렇게 힘들어지는 거야
[혀 참] 그 트라우마라는 게 참...
트라우마 때문이 아니라 내가 이거 할라면
엄청 큰 거 하나를 놓쳐야 되거든요
[초인종]
아줌마
102호가 이 시간에 왜?
아줌마
[묘한 기류가 흐르는 음악]
기사 봤어
너 택일 한 번 화끈하게 하드라
무서웠죠
난생처음 귀가 안 들리니까
진짜 무서웠죠
아무래도 부상 트라우마 때문에...
안 들리는 동안 가장 무서웠던 건...
다신 못 하게 될까 봐
다신 링에 못 서게 될까 봐
그게 가장 무서웠습니다
그럼 다시 하시는 건가요?
네!
김탁수 선수에게 정식으로 재대결을 요청합니다
이렇게도 차이는구나
(동만) 애라야
꼭 그래야 돼?
나는
진짜 너 못 놓겠는데?
동만아
너 귀 아플 때 내가 별 얍삽한 짓은 다 했다
여름 성경학교도 한 번 안 나간 내가 새벽기도도 나갔어
이 소원만 들어주시면 진짜 착하게 살겠다고
애걸하고 아부하고 그랬어!
나 빨리 낫게 해달라고?
아니
제발 너 격투기 관두게 해달라고
[애잔한 음악]
우리 할머니는...
아빠가 배 타러 나가면
맨날 지문이 닳아 빠질 때까지 묵주를 돌렸어
근데 나중에 치매로 아빠 이름도 까먹었는데
(애라) 파도가 높으면 늘 묵주를 찾으셨어
할머니는 평생 거기 갇혀 사셨어
니 아빠가 물에만 나가면 내 맘이 꼭...
'콩 볶는 거 같다 콩 볶는 거 같다' 하시면서
나는 그런 마음으로는 못 살 거 같아
그 일주일도 못 살겠드라
나도 무서워
또 안 들릴까 봐 무섭고
맞을 거, 다칠 거 나도 무서워
근데...
그거보다 더 끔찍하고 무서운 게
다시 돌아가는 거야
지금까지 싹 다 개꿈 꾼 거고
내일부터 다시 찐드기 잡고 택배 돌리고 이삿짐 싸라고 하면
나는 진짜...
진짜...
하루도 못 살 거 같애
난 다신 들러리로 살기 싫어
꿈도 없고 벨도 없는 등신처럼 그냥 숨만 쉬고 살기 싫다고
근데 나도 사실은
니가 못 멈출 줄 알았어
이제 이게...
내 꿈만이 아니고
우리 아버지, 동희 코치님 꿈이라고
애라야
니가 나 한 번만 믿어 주면...
그럼 이제 우리...
친구도 못 하는 거지?
[한숨] 어
난 못 해
나는
내 몸 사리고
말 돌리고
헤어질 거 생각하고 널 좋아한 게 아니라서
다신 죽어도 친구는 못 해
그래
갈게
[가슴 아픈 음악]
애라야
[애라 울먹이는 호흡]
애라야
애라야
[동만 떨리는 한숨]
꼭 이래야 돼?
내 옆에 좀 있어 주면 안 될까?
나는...
못 보겠어
보는 게 너무 힘들어
진짜 힘들어 [떨리는 호흡]
그냥...
그냥...
사귀지 말 걸 그랬다
[오열] [케이시의 '굿모닝' 재생]
(복희) 102호가 여기 웬일이야?
아줌마
이제 애라...
아줌마가 지켜주세요
제가...
더 못 지킬 거 같아서요
동만아
내가 말을 안 했는데
아줌마가
너한테 정말 고마워
고마워하실 거 없어요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까
아줌마 카라멜 때문이 아니구요
그냥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애라였던 거 같아요
.쌈 마이웨이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