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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있지만 4

 

  (나비미쳤다

 

  근데 어쩌라고

 

  좋았단 말이야

 

  (재언이대로 더 자고 싶다

 

  나도

 

  그냥 학교 가지 말까?

 

  [피식 웃는다]

 

  [차분한 음악]

 

  [멀어지는 발걸음]

 

  [재언이 스위치를 탁 누른다]

 

  [문이 달칵 열린다]

 

  (나비차라리 술이라도 마셨으면   핑계가 될 텐데

 

  [부드러운 음악]

 

  [달그락 소리가 난다]

 

  [빛나의 아파하는 신음]

 

  - (규현괜찮애?   - (빛나

 

  (빛나이거 드드라이   드라이어기가 어디 있지아씨

 

  얘기 좀 하자

 

  (빛나옷부터 입어

 

  나 알코올성 치매인가 봐

 

  어제 일이 잘 기억이 안 나네

 

  - 그러니까…   - (규현실수였다고야?

 

  (빛나?

 

  

 

  

 

  솔직히 술김이었잖아우리 둘 다

 

  실수였으니까 딱히 달라질 것도 없고

 

  안 그래?

 

  나 먼저 간다

 

  (빛나!

 

  

 

  [문이 쾅 닫힌다]

 

  [한숨]

 

  아이씨미쳤지!

 

  아휴왜 하필 쟤랑   아이미친!

 

  [빛나의 괴로운 신음]

 

  [재언이 지퍼를 직 닫는다]

 

  (재언이거 내 옷이야?

 

  빨아 놓긴 했는데

 

  괜찮아너 가져

 

  싫으면 버려도 돼

 

  (재언아침 밖에서 먹을 거야

 

  ?

 

  혼자

 

  그래

 

  그렇겠네   [살짝 웃는다]

 

  (나비나는 좀 더 자야겠다

 

  먼저 가

 

  난 계속 너 만나고 싶은데

 

  넌 어때?

 

  (나비올 것이 왔다

 

  [차분한 음악]   뭐가?

 

  앞으로도 가끔 볼래?

 

  (나비그러니까 지금 나보고   사귀는 건 아니지만

 

  종종 만나서 잠은 자는 사이   같은 거 하자는 거지?

 

  글쎄   [어색한 웃음]

 

  생각해 보고 말해 줘

 

  (재언갈게   아프면 병원 꼭 가야 돼알겠지?

 

  (나비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빛나의 한숨]

 

  (빛나박재언?

 

  [문이 달칵 여닫힌다]

 

  [빛나의 힘겨운 숨소리]

 

  [빛나가 콜록거린다]

 

  [코를 훌쩍인다]

 

  난 실수 아니었어

 

  - ?   - (규현달라질 거 없다는 말도

 

  난 아니여   긍게 없던 일로는 안 될 거 같다

 

  [한숨]

 

  없던 일로 안 되면?   [발랄한 음악]

 

  인자 나는 더 이상 너랑   친구로는 못 지낼 거 같응께

 

  [당황한 숨소리]   그럼 뭐

 

  설마

 

  우리 연애하자

 

  [놀라는 숨소리]

 

  [빛나의 괴로운 숨소리]

 

  (빛나!

 

  [웃으며

 

  솔직히 한 번 잤다고 사귀자는 거는   그건 좀 오버 아닐까?

 

  너 나 좋아해?

 

  너 대답 못 하잖아

 

  그리고 나는 우리 과처럼   이렇게 좁고 소문 빠른

 

  막 이런 데서 연애하는 거   진짜 극혐이야

 

  귀찮아지는 거 딱 질색이라고

 

  [한숨]

 

  그래

 

  니 마음 잘 알았응께   내가 알아서 정리할게

 

  (빛나뭔 정리?

 

  !

 

  [세훈이 캔을 탁 내려놓는다]

 

  [숨을 카 내뱉는다]   (경준

 

  (세훈어제 부스에 데려온 남자   솔이 남친이야?

 

  (지완몰라

 

  [세훈의 답답한 신음]

 

  (세훈네가 모르면   도대체 누가 알아?

 

  뭐 하는 사람인데둘이

 

  [한숨]

 

  [혀를 쯧 찬다]

 

  진지한 사이냐?

 

  궁금하면 네가 직접 물어봐

 

  (지완난 윤솔이 누구를 사귀든 말든   관심 없거든?

 

  진짜 짜증 나게

 

  (세훈뭐야너희 싸웠냐?

 

  [젓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민영그러게저번에   솔이 교환 학생 가는 것도 모르더니

 

  안 싸웠어요그냥 걔랑 나 사이가   딱 이 정도인 거죠

 

  (지완저 가요

 

  [툭 부딪는다]

 

  [차분한 음악]

 

  (서지완

 

  지완아

 

  지완아!

 

  얘기 좀 해

 

  [한숨]

 

  그래해 봐아이뭐부터 할 건데?

 

  (지완네 유학 얘기?   아니면 네 남자 얘기?

 

  [헛웃음 치며야   나 빼고 애들 다 알더라

 

  너한테 말하려고 했어

 

  

 

  언제 말하려고 했는데?

 

  너 떠나기 전날이나   결혼하기 전날쯤에?

 

  (왜 이래   관심 없다며내가 누굴 만나든 말든

 

  관심 없는데

 

  네가 이딴 식으로 날 소외시키는 게   기분 더러워서 그런다

 

  내가 언제 널 소외시켰다고

 

  (지완너 예전부터 그랬어

 

  중요한 건 나한테 절대 말 안 한다고

 

  알아?

 

  중요한 거 뭐?

 

  [솔의 한숨]

 

  (네 말대로 이 정도인가 보다

 

  너랑 내 사이가

 

  [자판기가 달칵 열린다]

 

  [자판기가 탁 닫힌다]

 

  (나비고마워

 

  다음 수업 뭐야?

 

  (재언나 인체 해부학

 

  너무 어려워

 

  나 그거 A 맞았는데

 

  - (재언진짜?   - (나비

 

  (재언그럼 나 시험공부 도와줘

 

  뭐 해 줄 건데?

 

  뭐 해 줄까?

 

  [부드러운 음악]

 

  (나비뭐야

 

  

 

  있잖아

 

  

 

  나는 우리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

 

  그래그러자

 

  - 응   - (재언

 

  (나비그리고

 

  

 

  혹시

 

  너 병 같은 거는 없지?

 

  있어?   [나비의 웃음]

 

  [함께 웃는다]

 

  웃지 마나 진짜 진지하다고

 

  그런 거 없어걱정 마

 

  (나비

 

  (재언이따가 시간 돼?

 

  괜찮아

 

  [난간을 탁 치며아니다   토요일 날 볼까?

 

  다음 날 쉬는 게 낫지?

 

  아니

 

  나도 완전 괜찮은데

 

  [경쾌한 음악]

 

  [버튼 조작음]

 

  [스타일링기 작동음]

 

  [버튼 조작음]

 

  [스타일링기를 탁 내려놓는다]

 

  [나비의 한숨]

 

  (나비괜히 센 척했다

 

  너무 충동적이었어   [한숨]

 

  [작은 목소리로어떡해   진짜 미쳤다미쳤어   [발을 탁 구른다]

 

  [휴대전화 조작음]

 

  지금이라도 오지 말라 그래야겠다

 

  [초인종이 울린다]

 

  [한숨]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나비어서 와   [나비가 살짝 웃는다]

 

  (재언

 

  [나비의 어색한 웃음]

 

  웬 술이야?

 

  (나비그냥 같이 한잔하면 좋잖아

 

  기분 전환도 할 겸

 

  나는 먼저 마셨어

 

  (나비도저히 맨정신으로는   안 되겠어서

 

  [피식 웃는다]

 

  이건 반칙인데

 

  뭐가?

 

  우리 그런 거 안 정해 놨잖아

 

  뭘 정해?

 

  (재언) [부스럭거리며우리 오늘

 

  같이 인체학 공부 하러 온 거   아니었어?

 

  (나비

 

  [손뼉을 짝 치며인체학

 

  [멋쩍게 웃으며공부해야지

 

  [웃음]

 

  [나비의 멋쩍은 웃음]   [재언이 책을 탁탁 정리한다]

 

  웃지 말라고

 

  선물 있어

 

  [잔잔한 음악]   [잘그랑거린다]

 

  (나비박재언은 정말 자연스럽다

 

  마치 '지구는 둥글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재언다 됐다

 

  맘에 들어?

 

  (나비

 

  예쁘다

 

  아침에 햇빛 받으면

 

  더 예쁠 거야

 

  [살짝 웃는다]

 

  (나비원래 우리가   이렇게 될 일이었던 것처럼

 

  (나비또 말렸어

 

  (재언잠깐만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저장했네

 

  (나비

 

  (나비지금이라도 멈추면 된다

 

  이 짓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치니까

 

  [재언이 뽀뽀를 쪽 한다]

 

  하지만

 

  [나비가 살짝 웃는다]

 

  너 여기 점 있는 거 알아?

 

  어디?

 

  (재언여기

 

  몰랐어

 

  오늘 보니까

 

  더 예쁘다

 

  (나비난 지금도 박재언에게 끌린다

 

  미친 듯이

 

  그 단순한 이유 하나가

 

  오늘도 내 모든 걱정을 덮어 버린다

 

  [차분한 음악]

 

  (나비너 그 목뒤의 타투   할 때 안 아팠어?

 

  (재언완전 아팠지

 

  죽을 뻔했어

 

  [재언과 나비의 웃음]

 

  중간에 관둘 뻔

 

  [나비의 웃음]

 

  조만간에 하나 더 할 거야

 

  (나비어디?

 

  (재언여기쯤에

 

  (나비또 나비?

 

  (재언

 

  뒷날개에 검은 점이   여러 개 찍혀 있는 나비인데

 

  이름도 어려워

 

  대만검은별부전나비

 

  (나비

 

  진짜 기네

 

  얘네들은 애벌레일 때

 

  나뭇잎이 아니라 꽃을 먹고 자란대

 

  특별하지?

 

  (나비

 

  (나비그날 이후   우리 사이는 많은 것이 달라졌고

 

  박재언은 내 일상에   아무렇지 않게 스며들었다   [부드러운 음악]

 

  [쓱쓱 닦는 소리가 들린다]

 

  (나비빨리 씻어

 

  [살짝 웃는다]

 

  [나비의 웃음]

 

  나 내일부터 과사에서 일해

 

  (나비일하기로 했어바쁘지 않아?

 

  (재언오래는 아니고 잠깐 동안만

 

  [나비의 호응하는 신음]

 

  다 너 때문이야

 

  왜 나 때문이야?

 

  (재언자주 놀러 와

 

  내가 왜?

 

  - (재언?   - (나비?

 

  [나비의 웃음]

 

  (재언) [웃으며놀러 오라고

 

  자주 놀러 와야 돼

 

  내가 왜?

 

  놀러 갈게

 

  [나비의 웃음]

 

  (정연오빠   그때 만들던 선캐처 어디 있어요?

 

  (여학생1) 나비 모양이요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재언그거?

 

  누구 선물 줬어

 

  (정연아쉽다   완성된 거 보고 싶었는데

 

  (여학생2) 저희 그거 만드는 법   알려 주시면 안 돼요?

 

  (정연알려 주세요!

 

  (경준유리 공예는   도예 유리과 애들한테 배워정연아

 

  재언이는 이제 내 거거든

 

  (정연뭐예요조교님   [경준의 웃음]

 

  (민영) [짜증 내며정신없어

 

  제발 볼일 다 봤으면 좀 나가

 

  얘들아빨리 나가아휴   [경준의 어색한 웃음]

 

  (정연안녕히 계세요   [여학생들이 인사한다]

 

  [문이 달칵 열린다]   (세영연애를 안 한다더니   여친이 있나 보네

 

  (정연누굴지 궁금하다   엄청 이쁘겠지?

 

  [문이 탁 닫힌다]   [잔잔한 음악]

 

  [마우스 조작음]

 

  [천둥이 콰르릉 친다]

 

  - (나비비가 많이 와   - (재언

 

  (재언과 나비)   - 하지 마   - [웃으며이거 해야 된다고

 

  - (나비이거…   - (재언나랑 놀자   [나비의 웃음]

 

  (재언나랑 자자같이

 

  - (나비벌써?   - (재언

 

  (재언졸려

 

  (나비비록 우리 사이엔

 

  밤밖에 존재하지 않지만   [함께 웃는다]

 

  (나비설거지해?

 

  (재언) [그릇을 달그락 놓으며

 

  너 나 오는 날 일부러 설거지 안 하지?

 

  (나비) [웃으며들켰다   [재언의 웃음]

 

  근데 너 살림에   퍼텐이 좀 있는 것 같아

 

  [탁 소리가 난다]   빨래도 하고 갈래?

 

  - 그럴까?   - (나비그래

 

  - 그럼 같이 하자   - (나비) [웃으며싫어안 해

 

  (나비싫어싫어싫어

 

  (나비어떤 때는

 

  흡사 연인 같기도 했다

 

  오늘 목표는?

 

  (나비

 

  과감한데?

 

  괜히 무리하지 말고

 

  뭐야갑자기?

 

  (재언이거 먹으면   혀에 감각이 없어지더라고

 

  그래서 키스 먼저

 

  (나비박재언은 아직 미지수다

 

  (나비뭐래

 

  - [부스럭거리며먹자   - (재언

 

  [재언과 나비의 웃음]

 

  (재언) ''

 

  (나비뭐야

 

  혀에 감각 없어진다며맛있는데?

 

  - 그래?   - (나비

 

  (나비먹어   [함께 웃는다]

 

  [재언의 탄성]

 

  - (나비맛있지?   - (재언오늘이 더 맛있다

 

  [나비의 웃음]

 

  (나비따듯한 건지 차가운 건지

 

  진지한 건지 까부는 건지

 

  [나비가 연필을 달그락 놓는다]

 

  과제 다 했어?

 

  아니

 

  이제 너희 집 가서 자

 

  (재언그냥은 못 가는데

 

  [잔잔한 음악]

 

  (나비이런 박재언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재언이 그림을 쓱쓱 그린다]

 

  (나비우린 생각보다 잘 맞고

 

  그래서 이 횡단 아치는   발 정면에서 봤을 때 제일 잘 보여

 

  [호응하는 신음]

 

  - (재언그러네   - (나비

 

  (재언여기가 횡단 아치?

 

  (나비

 

  (재언여기는 내측 종족궁

 

  - (나비) [웃으며응   - (재언여기는 외측 종족궁

 

  (나비

 

  - (재언여기는?   - (나비하지 마간지러워

 

  그만그만

 

  (재언나 진지하게 공부 중인데?   [함께 웃는다]

 

  여기는?

 

  (나비간지럽다고

 

  (나비함께하는 밤은

 

  제법 즐겁다

 

  [새가 지저귄다]

 

  (진수잘 먹을게요

 

  [사람들의 탄성과 박수]

 

  - (빛나맛있겠다   - (진수나 옥수수

 

  (나비다이어트하신다면서요?

 

  (빛나와 나비)   - 그래서 새우만 먹으려고 했어요   - 그러세요?

 

  [나비가 살짝 웃는다]   - (세영언니   - (나비?

 

  요즘 연애해요?

 

  ?

 

  아니?

 

  (세영그냥

 

  뭔가 요새 기분이 좋아 보여서

 

  뭔가 얼굴빛이 살아난 느낌

 

  [어색한 웃음]

 

  (나비잘 자서 그런가?

 

  잠을

 

  [사람들의 탄성과 웃음]   잠을

 

  (세영

 

  하긴 피부는 잠이 99%랬어

 

  맞는다

 

  규현 오빠소개팅할래요?

 

  (규현소개팅?

 

  누군디?

 

  (세영제 고등학교 친구인데

 

  SNS에서 오빠 사진 보고   맘에 든다고 난리

 

  얘 연애 쉰 지 꽤 돼 가지고   요즘 외롭다고 난리거든요

 

  (빛나그 친구한테 전해 줘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는 순간   뭐 되는 거라고

 

  어차피 외로울 인간은   연애해도 똑같이 외롭다

 

  (세영그리고 제 생각

 

  그래도

 

  사귀는 사이엔 뭔가

 

  서로를 외롭게 하면 안 된다는   의무 같은 게 있잖아요   [휴대전화 진동음]

 

  (나비그건 그래

 

  (재언)

 

  (진수세영아나 사진 좀 보여 줘

 

  (세영보여 줄까?

 

  - (규현봐 봐   - (진수예쁜데?

 

  - (규현이쁜디야   - (세영진짜괜찮아요?

 

  (규현해 줘 봐

 

  - (세영오빠 번호 줄까요?   - (규현누군디?

 

  (세영내 친구   얘가 오빠 마음에 든대

 

  (나비네가 원하는 대로   안 해 줄 거거든

 

  (규현이쁘네

 

  (세영마음에 들어요?

 

  [빛나의 한숨]

 

  (규현

 

  톡으로 보내 줘

 

  (세영대박걔 완전 좋아하겠다   [휴대전화 진동음]

 

  - (나비왜 안 먹어?   - (빛나입맛 없어   [세영과 규현이 대화한다]

 

  (진수와 빛나)   - 누나그럼 새우 제가 먹어도 돼요?   - 먹어

 

  (세영먼저 할 거예요?   먼저 하라고 해요?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나비와 재언의 웃음]

 

  - (재언하나인사하고   - (나비하나

 

  (나비안녕하세요

 

  했고

 

  (재언앞으로 한 번 갔다가

 

  - (나비앞으로 한 번 갔다가   - (재언) [웃으며?

 

  - (나비미안   - (재언괜찮아

 

  - (나비) [웃으며진짜 괜찮아?   - (재언그럼

 

  (재언다시 해 보자   인사부터 해 볼까?

 

  잡아서 끌어안고

 

  [나비의 웃음]

 

  - (재언시작   - (나비시작

 

  - (재언하나넘어가잡아   - (나비하나

 

  - (재언이쪽도 넘어가고 잡아서   - (나비하나

 

  (나비여기서엄마

 

  [재언의 웃음]

 

  괜찮아?

 

  (재언오늘 밤 안에   발등 없어지겠는데?

 

  그냥 포기할까?

 

  (나비완전 사기당했어

 

  오빛나가   이거 학점 따기 좋다 그랬는데

 

  그게 과연

 

  오빛나 잘못일까?

 

  [나비가 혀를 쯧 찬다]

 

  (재언한 번만 더 해 보자

 

  너 저번에 클럽에서 보니까   댄스에 퍼텐 있어

 

  싫어그만 놀려

 

  근데 너는 왜 이렇게 춤을 잘 추지?

 

  (나비전에 배웠었나?   아니면 타고난 건가?

 

  글쎄

 

  엄마가 무용가긴 해

 

  진짜지금도 하셔?

 

  이번 주 일요일에 시간 돼?

 

  (나비일요일일요일

 

  오늘 금요일인데?

 

  (재언?

 

  누굴 성욕의 노예로 보나   [함께 웃는다]

 

  그럼 일요일에 왜?

 

  이번 주말까지만 열리는   전시회가 있는데

 

  같이 갈까 했지

 

  그거

 

  보고 싶긴 했었는데

 

  갈래?

 

  일단 좀 생각을 해 보고

 

  (재언가자

 

  ?

 

  [새가 지저귄다]

 

  [잔잔한 음악]

 

  (나비걘 그날이   무슨 날인지도 모를 텐데

 

  고민하는 내가 이상한 거겠지

 

  [휴대전화 진동음]

 

  [피식 웃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이모

 

  (나비오늘도 밤새웠어?

 

  진짜 본받아야겠다

 

  맨날 하는 작업인데뭘   [웃음]

 

  너 이번 주 일요일에   엄마 집에 갈 거야?

 

  우리 나비 생일인데 이모도 올라가게

 

  (나비힘들게 뭐 하러오지 마

 

  내가 종강하면 내려갈게

 

  (정숙) [컵을 달그락 내려놓으며]   그럼 뭐 갖고 싶은 거 없어?

 

  다 사 줄게이모가

 

  (나비) [웃으며

 

  진짜 이모가   우리 엄마였으면 좋겠다니까

 

  [정숙의 웃음]

 

  (정숙엄마도 있고   이모도 있으니까 더 좋지

 

  [살짝 웃는다]

 

  생일이니까

 

  네가 제일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이랑 보내

 

  '같이 있고 싶은 사람'

 

  [새가 지저귄다]

 

  [문이 달칵 열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문이 탁 닫힌다]

 

  (재언지금 나왔어금방 갈게

 

  [멀어지는 발걸음]

 

  (경준아유맛있겠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나비안녕하세요

 

  (경준재언이 방금 나갔는데

 

  (나비아니요저 이거

 

  야작 신청하러 왔는데요

 

  [경준의 멋쩍은 웃음]

 

  (경준밥 먹었어?   [문이 탁 닫힌다]

 

  (민영이리 와같이 먹자

 

  - 셋이 먹을 줄 알고 너무 많이 시켰어   - (경준

 

  (나비네   [살짝 웃는다]

 

  [경준이 부스럭거린다]   [의자를 드르륵 뺀다]

 

  (경준

 

  튀김

 

  (민영뭐 할 말 있어?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생일 같이 보내는 거는 조금 오버겠죠?

 

  사귀는 사이가 아니면   썸 타는 사이?

 

  (나비썸은 아니고

 

  그냥 할 건 다 하는 사이?

 

  (민영할 건 다 해뭘 다 해?

 

  (경준

 

  [민영의 헛웃음]

 

  (민영별로다

 

  나라면은 선물 정도는 몰라도

 

  같이 보내는 건 좀 부담?

 

  역시 그렇겠죠?

 

  (경준사랑하니?

 

  ?

 

  아니요

 

  이거 제 얘기가 아니고   제 친구 얘기인데

 

  [나비가 살짝 웃는다]   사랑한대?

 

  (민영툭하면 사랑이야

 

  그런 관계 별로야금방 현타 와

 

  백 퍼 후회해

 

  친구한테 피임이나 하라고 전해 줘

 

  

 

  [옅은 한숨]

 

  (설아나비는 아직 키우고 있어?   [휴대전화 조작음]

 

  (재언

 

  나랑 아주 잘 지내고 있지

 

  (설아풀어 준다더니

 

  (재언내가 그랬었나?

 

  (설아생각해 보니까

 

  네 말이 맞는 거 같아

 

  (재언뭐가?

 

  (설아네 나비 말이야

 

  마음껏 날아다닐 수 있는 애를   가둔 거라는 말

 

  맞는 거 같다고

 

  창밖엔 넓은 세상이 펼쳐져 있는데

 

  희망 고문이 따로 없지

 

  (재언그랬나?

 

  근데 어떡하지?

 

  놔주기 싫은데

 

  아직은

 

  (설아못 놔주겠으면 잘해 줘

 

  네 문제가 뭔지 알지?

 

  좋아할수록 괴롭히는 거

 

  [휴대전화 진동음]

 

  [차분한 음악]

 

  잠깐만

 

  (나비지금 통화돼?

 

  (재언무슨 일이야?

 

  (나비다른 건 아니고

 

  이번 주 주말에   전시회 같이 못 갈 거 같아서

 

  집에 내려가기로 했거든

 

  그래?

 

  아쉽네

 

  (나비미안다른 사람이랑 가

 

  알겠어

 

  더 할 얘기 있어?

 

  아니끊을게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진다]

 

  [비가 쏴 내린다]

 

  (도혁나비?

 

  유나비?

 

  도혁이?

 

  (도혁어   [나비의 놀라는 신음]

 

  양도혁?

 

  [감성적인 음악]

 

  진짜 오랜만이다

 

  우리 거의 한 10년 만인가?

 

  그러게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는데

 

  (나비그러니까   어떻게 여기서 딱 만나지?

 

  서울 올라온 거야?

 

  전역하고 요리도 배울 겸   올라와 있어

 

  너 요리해할아버지처럼?

 

  (도혁지금은   홍서대 사거리에 있는 국숫집에서 일해

 

  홍서대 사거리?

 

  나 거기 알아

 

  (도혁?

 

  (나비나는 가 본 적 없는데   애들이 막 맛있다 그러더라고

 

  그래?

 

  한번 놀러 와

 

  그래나중에 한번 들를게

 

  [버스 알림음]

 

  [버스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나비도혁아나 내려야겠다

 

  (도혁

 

  휴대폰 있지?

 

  네 번호 알려 줄래?

 

  (나비어   [나비가 살짝 웃는다]

 

  있지

 

  [휴대전화 조작음]

 

  여기

 

  (나비엄마!   [도혁의 당황한 신음]

 

  [나비의 놀란 신음]

 

  [버스 문이 쉭 열린다]   어떡해

 

  [카드 인식음]

 

  (버스 기사안 내려요?

 

  (나비기사님잠시만요!

 

  괜찮아얼른 가

 

  도혁아미안해나 먼저 갈게

 

  [카드 인식음]

 

  [버스 문이 쉭 닫힌다]

 

  [우산이 탁 펴진다]

 

  [부드러운 음악]

 

  (도혁너 비 맞을까 봐

 

  가는 곳까지 내가 데려다줄게

 

  (나비너 감자는?

 

  [웃음]

 

  [멋쩍은 웃음]

 

  [나비의 웃음]

 

  이게 뭐야

 

  [나비의 웃음]

 

  (나비애들은 잘 지내려나?   궁금하네

 

  (도혁너처럼   바로 서울 간 애들도 있고

 

  나도 한두 명 빼고는 연락 잘 안 해

 

  (나비그렇구나

 

  그땐 계속 볼 줄 알았는데그렇지?

 

  (도혁그러게

 

  같이 계속 봤으면 좋았을 텐데

 

  너 국숫집은?

 

  너희 할아버지 국수 진짜 맛있었는데

 

  몸이 좀 편찮으셔서 문 닫은 상태야

 

  (도혁내가 다시 열어 보려고   준비 중이고

 

  그럼 혼자 운영하는 거야?

 

  (도혁일단은

 

  할아버지가 기운 차리실 때까지만

 

  바로 당장 매일 열지는 못해도

 

  조금씩 늘려 가 보려고

 

  너 멋지다

 

  (나비되게 큰 결심 했네   할아버지께서 기뻐하시겠다

 

  (도혁글쎄   걱정된다고 구박만 하시는데

 

  [나비의 웃음]

 

  그래도 속으로는   뿌듯해하실 거 같은데?

 

  (도혁오픈하면 놀러 와

 

  우리 게스트 하우스도 있고

 

  같이 놀면 재밌을 거 같아서

 

  (나비

 

  [웃으며그래그래그럴게

 

  나 다 왔어이쪽으로 들어가면 바로야

 

  그래?

 

  (나비어떡해다 젖었어

 

  - (나비어떡해   - (도혁괜찮아

 

  말을 하지

 

  (도혁근데

 

  이렇게 다시 보니까 정말 좋다

 

  [살짝 웃는다]

 

  데려다줘서 고마워나 먼저 들어갈게

 

  

 

  이거 쓰고 가

 

  (나비와 도혁)   - 아니아니아니야   - 나는 후드 있어서 쓰고 가면 돼

 

  (도혁나비야

 

  저기

 

  나 연락해도 되지?

 

  

 

  (도혁얼른 들어가

 

  [새가 지저귄다]

 

  (나비똘이야

 

  [똘이가 왈왈 짖는다]   (나비똘이야

 

  아이고오랜만이야

 

  언니 왔지

 

  엄마

 

  엄마   [문이 달칵 열린다]

 

  저녁때나 올 줄 알았더니

 

  (정란왜 이렇게 빨리 왔어

 

  [문이 끼익 닫힌다]

 

  일단 방에 들어가 있어

 

  아니면은 너 오랜만에 똘이 데리고   산책 좀 해라?

 

  빨리빨리아유빨리

 

  똘이 데리고 산책 좀 해?

 

  빨리빨리똘이

 

  난 또 뒷전이네?

 

  얘가

 

  (정란) [작은 목소리로]   아저씨 곧 가실 거야

 

  방에 들어가 있어

 

  [정란의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쓸쓸한 음악]

 

  (고교생1) 너   팬 사인회 갔다 왔지?

 

  - (고교생2) 나 사인…   - (고교생1) 사진 찍었어?

 

  (고교생2) 진짜사진을 못 찍었어

 

  - (고교생1) 사진을 찍었어야지   - (고교생2) 너무 떨려서   [고교생3이 거든다]

 

  (고교생2) 그러니까   진짜 잘생겼어

 

  - (고교생1) 악수했어악수?   - (고교생2) 악수 당연히 했지

 

  (고교생3) 나도 설렌다

 

  (고교생2) 맞아너 콘서트 갔잖아   [고교생들이 소란스럽다]

 

  (고교생1) , 1열에서 보는데

 

  (고교생2) 진짜 부럽다

 

  [고교생들이 시끌시끌하다]

 

  (나비친구밖에 몰랐던 때도 있었다

 

  [폭죽이 펑 터진다]   [친구들의 환호]

 

  (친구들생일 축하해!

 

  ♪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

 

  ♪ 사랑하는 유나비   생일 축하합니다 ♪

 

  [함께 환호한다]

 

  [웃음]

 

  [소란스럽다]   !

 

  야   [친구들의 박수]

 

  (친구들소원소원   소원소원소원!

 

  소원?   [중얼거린다]

 

  [행복한 신음]

 

  [입바람을 후 분다]

 

  [신난 탄성]   (나비연애를 시작하고는

 

  [현우의 환호]   사랑이 전부인 줄 알았고

 

  [나비와 현우의 웃음]

 

  요란했던 첫 연애가 쫑 난 지

 

  (나비두 달이 다 되어 가는 지금   [고교생들이 시끌시끌하다]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나비적당히 연락하고   같이 밥 먹는 친구들?

 

  있다

 

  (나비섹스하는 친구

 

  도 있다

 

  (남자1) 이제 곧 생일인데   뭐 갖고 싶은 거 있어?

 

  (여자1) 나 오빠오빠 갖고 싶어   [남자1의 웃음]

 

  근데 우리 어디 가?

 

  (남자1) 비밀

 

  (여자1) [애교스럽게뭐야

 

  근데 열차 왜 이렇게 안 와

 

  (남자1) 그러니까

 

  놀이동산 갈래?

 

  (나비하지만   생일을 같이 보낼 사람은   [남녀가 두런거린다]

 

  없다

 

  [전철 알림음]

 

  [전철 문이 쉭 열린다]

 

  [전철 알림음]

 

  [전철 문이 쉭 열린다]

 

  [부드러운 음악]

 

  [재언의 가쁜 숨소리]

 

  잡았다

 

  [나비와 재언이 두런거린다]

 

  [함께 웃는다]

 

  [재언이 중얼거린다]   [카메라 셔터음]

 

  (나비봐 봐

 

  (재언된 거 아니야?

 

  [나비가 살짝 웃는다]

 

  (나비우리한테는   밤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재언선물받으니까 좋아?

 

  근데 이렇게 막무가내로 받아 보긴   또 처음이다

 

  그래도 사 준 사람 뿌듯하게   좋아하는 티 좀 내 봐

 

  (나비그래고마워잘 입을게   [재언의 웃음]

 

  (재언내일 꼭 입고 와

 

  (나비

 

  근데 너 전시회 가는 길 아니었어?   오늘이 마지막이라며

 

  (재언지금 전시회가   눈에 들어오겠어?

 

  (나비또 기대하게 된다

 

  (나비그러면

 

  네가 선물 사 줬으니까   내가 맛있는 밥 살게

 

  (재언

 

  약속 있어?

 

  - 그러면은 다음에 가…   - (재언아니야

 

  네 생일이니까

 

  (나비최악의 생일이라 생각했는데

 

  [물이 보글보글 끓는다]

 

  인생은 참 변수의 연속이다

 

  조금만 기다려금방 끓여 줄게

 

  (나비누가 보면 네가 직접 끓이는 줄

 

  [부스럭거린다]

 

  요리는 마음이 중요한 거야

 

  (나비그래도 생일날 미역국 먹는 거   진짜 오랜만이다

 

  그래?

 

  (재언나는 나 빼고   다들 먹는 줄 알았는데

 

  위안이 좀 되네

 

  [잔잔한 음악]

 

  ?

 

  이런 얘기 처음 듣는 거 같아서

 

  넌 네 얘기 잘 안 하잖아

 

  그거야

 

  네가 이미 나에 대해서

 

  너무 잘 알아서

 

  나 너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데?

 

  진짜야

 

  점점 더 감이 안 잡혀

 

  [웃음]

 

  [부스럭거리며장난치지 말고   빨리 이거 하던 거나 마저 해 줘

 

  그거 말고

 

  그럼 뭐?

 

  [물소리가 울린다]

 

  (나비왜 네가   내 애인이면 안 되는 걸까

 

  (나비그래서 미역국은   언제 끓여 줄 건데?

 

  (재언지금 해 줄게

 

  (나비) [웃으며그러면서   왜 안 일어나

 

  (재언방전, 5분만 있다가

 

  [휴대전화 진동음]

 

  나 전화 좀

 

  [힘주며잠깐만

 

  (남자2) 가볍게 한잔하고 들어갈까요?

 

  아니면 바로?

 

  (빛나글쎄요편하실 대로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우리 여기서 마시죠

 

  (규현이상형이 어떻게 돼요?

 

  - (여자2) 저요?   - (규현

 

  [규현이 당황한다]   [여자2의 놀란 신음]

 

  (여자2) 괜찮으세요?   [규현이 콜록거린다]

 

  (규현) [콜록거리며괜찮애요

 

  (빛나막상 들어와 보니까   여기 되게

 

  구리네요

 

  그냥 딴 데 가서 먹죠

 

  - (남자2) ?   - [테이블을 탁탁 치며딴 데 가요

 

  (남자2) 딴 데…   [살짝 웃는다]

 

  [빛나가 테이블을 탁 친다]

 

  [빛나가 의자를 달그락 넣는다]

 

  [빛나의 웃음]

 

  (여자2) 아시는 분이세요?

 

  (규현) [한숨 쉬며아니요몰라요

 

  저기요얼음물 한 잔만 주세요

 

  [한숨]

 

  (재언미안친구가 급한 일이라

 

  (나비가 봐야지

 

  (재언밥 잘 챙겨 먹고

 

  괜히 엄마 연락 무시하지 말고

 

  갈게

 

  (나비

 

  [문이 탁 닫힌다]

 

  배고프다

 

  "영업 종료"

 

  [칼질을 탁탁 한다]   [부드러운 음악]

 

  도혁아

 

  (도혁들어와

 

  (나비미안영업 끝났지?

 

  - (나비…   - 아니아니야안 끝났어

 

  [어색한 웃음]

 

  (나비뭐야구독자 수 3천 명?

 

  너 이거 시작한 지   3개월밖에 안 됐다며

 

  조회 수 왜 이렇게 높아?

 

  이거 네가 편집도 직접 하는 거야?

 

  (도혁

 

  

 

  (나비아니나도   전에 본 적이 있거든

 

  국숫집 손자라고 하니까   딱 네 생각이 나더라고

 

  내 생각을 했었어?

 

  (나비

 

  [살짝 웃는다]

 

  근데 이게 진짜 너라니까 신기하다

 

  [도혁이 탁탁 칼질을 한다]   게다가 조리과?

 

  내가 아는 양도혁은

 

  국수에 막

 

  간장 말고 액젓 같은 거 넣어서   장난치던 애였는데?

 

  [웃음]

 

  [도혁이 탁탁 칼질한다]   [웃음]

 

  난 너 미술 쪽으로 갈 줄 알았는데

 

  (도혁어릴 때도   그림 진짜 잘 그렸잖아

 

  …   [도혁이 탁탁 칼질한다]

 

  [살짝 웃으며잘은 아니고

 

  좋아하긴 했었지   [휴대전화 조작음]

 

  [숨을 들이켠다]

 

  잘 찍었다

 

  - (나비어   - (도혁

 

  (나비

 

  국수 만들어 주는 거 아니었어?

 

  그건 다음에

 

  오늘 네 생일이었던 거 같아서

 

  맞아

 

  [나비가 살짝 웃는다]

 

  기억력 좋네내 생일도 다 기억하고

 

  그야 당연히

 

  [웃음]

 

  내가 기억력이 좀 좋아

 

  (나비) [웃으며

 

  지금도 초코 좋아해?

 

  (나비!

 

  설마 이것도 네가 만든 거야?

 

  - 어   - (나비능력자다

 

  (나비맛있겠다

 

  (도혁

 

  [도혁이 라이터를 탁 켠다]

 

  [웃으며뭐야

 

  [따뜻한 음악]

 

  소원 빌어

 

  소원?

 

  (나비

 

  [나비의 웃음]

 

  [나비가 입바람을 후 분다]

 

  !

 

  나비야생일 축하해

 

  고마워

 

  (나비너한테 생일 축하를 다 받고

 

  진짜 예상치 못한 전개다

 

  그러게

 

  (도혁꿈도 못 꾼 일인데

 

  [놀라는 신음]

 

  맛있어

 

  - 진짜?   - (나비

 

  (도혁다행이다

 

  내가 저번에도 느낀 건데

 

  (나비우린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한 게 없는 거 같아

 

  초딩 때 친구라 그런가?

 

  그래?

 

  [웃으며뭐야너 나 어색해?

 

  (도혁난 좀 긴장돼서

 

  우리 같이   생일 파티 했던 거 기억나?

 

  - (도혁바닷가에서   - 

 

  (나비) [웃으며기억하지

 

  텐트도 치고 라면도 끓여 먹고

 

  맞아

 

  (도혁불꽃놀이도 하고

 

  그렇지

 

  진짜 좋았는데

 

  돌아가고 싶다

 

  [새가 지저귄다]

 

  [나비가 달그락거린다]

 

  (재언선물받으니까 좋아?

 

  근데 이렇게 막무가내로 받아 보긴   또 처음이다

 

  내일 꼭 입고 와

 

  [새가 지저귄다]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 여보세요   - (재언학교야?

 

  ?

 

  나 가는 중이야곧 도착해

 

  (나비나도 학교야

 

  (재언옷 잘 어울린다

 

  자기가 사 줬다 이거지?

 

  (나비하긴 옷거리가 좀 되니까

 

  그래

 

  엄마랑은 화해했어

 

  (나비사실 화해라기보다는

 

  그냥 일방적으로   엄마 얘기만 듣다 끊었지

 

  잘했네

 

  [살짝 웃는다]

 

  너는친구랑 잘 만났어?

 

  (재언

 

  좀 안 좋은 일이라

 

  (나비또 선을 긋는다

 

  치사하게 너 혼자 먹냐?

 

  이거 무슨 맛인데?

 

  (나비미쳤다여기 학교인데

 

  (재언사탕이 무슨 맛이냐고 물어보는   예쁜 여자가

 

  빤히 쳐다보길래

 

  너 말고 사탕 쳐다본 거거든

 

  - (재언이거?   - (나비그래이거

 

  [재언의 웃음]

 

  (재언맛있지?

 

  [나비의 웃음]   - (재언) [웅얼거리며맛있어?   - (나비아니

 

  - (재언맛없어?   - (나비

 

  (세영둘이 좀 이상해   그리고 1학년 연주가

 

  나비 언니네 집 앞 편의점에서   재언 오빠를 몇 번이나 봤대요

 

  (세훈아이   나비 집 학교에서 가깝잖아

 

  재언 오빠 평소에   그 편의점 절대 안 가요

 

  [성윤의 웃음]

 

  [솔이 계속 망치질한다]   (성윤자기재언이에 대해서   정말 자세하게 알고 있네

 

  (세영) [애교스럽게] '자기'라고 했어?

 

  (진수그러고 보니까

 

  저번에도 둘이 눈빛 교환하더니   같이 없어졌는데?

 

  (세훈뭐야그럼 둘이 몰래 사귀나?

 

  [세훈의 장난 섞인 웃음]   (빛나박재언 연애 안 한다

 

  (세영그럼 그런 거예요인조이?

 

  (규현잡담은 나중에   느그들끼리 하지?

 

  [빛나의 한숨]

 

  아직 MT 장소에   예산안 얘기도 남았는디

 

  한 시간 안에 끝내기로 하고   모인 거 아니었냐?   [세훈의 멋쩍은 웃음]

 

  (세훈) [규현을 툭 치며아하   이 친구 참애들 민망하게

 

  괜찮아괜찮아괜찮아

 

  선비님 데이트 가셔야 되나 보네

 

  빨리 진행하자

 

  (재언늦어서 미안

 

  (빛나아니여기 앉아

 

  교수님이 예약하기 전에   직접 한번 갔다 와 보길 원하셔 가지고

 

  이번 주 주말엔 다녀와야 될 거 같은데

 

  이번 주 주말에 시간 안 되는 사람?

 

  [솔이 뚝딱거린다]

 

  뭐야?

 

  박재언 안 돼?

 

  (재언

 

  ?

 

  (지완나비야

 

  뭐야오늘 왜 이렇게   이쁘게 입고 왔어?

 

  - (나비괜찮아?   - (지완완전 잘 어울려   [함께 웃는다]

 

  (나비너 학교 왜 안 왔어?

 

  (지완좀 아팠어

 

  봐 봐나 살 좀 빠졌지?

 

  진짜 그런 거 같네지금 괜찮아?

 

  (지완괜찮아

 

  생일은 잘 보냈어?

 

  연락 못 해서 진짜 미안해

 

  (나비뭐가 미안해   [지완이 살짝 웃는다]

 

  너 솔이한테 연락해 봤어?

 

  네 걱정 많이 하는 눈치던데?   [웃음]

 

  (지완근데   오늘 날씨 진짜 좋다

 

  [감탄하며완전 봄 날씨그렇지?

 

  (나비) [웃으며그러게

 

  [솔이 연신 망치질한다]   (지완작업하기 싫은데

 

  (빛나어유유나비예쁘다?

 

  - (진수나비 누나 이쁘다   - (빛나너 작업하게?

 

  (빛나와 세영)   - 우리 지금 잠깐 여기서 회의 중   - 둘 다 이쁘구먼

 

  (세훈우리 할머니가   자주 입는 옷이다   [나비가 살짝 웃는다]

 

  (나비

 

  

 

  (지완나는나는?

 

  (빛나넌 진짜 오랜만이다

 

  어울리지도 않게   무슨 잠수야잠수?

 

  (지완좀 아팠어

 

  (빛나넌 체력도 좋은 애가   갑자기 왜 아프냐?

 

  (세훈그러게   우리 지완이 장군감인데

 

  (진수지완 누나어디 아팠는데요?

 

  (빛나그러면 박재언은   주말에 일이 있어서 못 오고

 

  또 못 오는 사람?

 

  나비야우리 이번 주 주말에   MT 사전 답사 갈 건데 같이 갈래?

 

  (나비

 

  나는 선약이 있어서

 

  [빛나의 한숨]

 

  (빛나그렇지선약이 있으면 안 되지

 

  [살짝 웃는다]

 

  [빛나가 피식 웃는다]

 

  [세훈의 헛기침]

 

  [세훈의 한숨]

 

  (세영나비 언니랑 재언 오빠   맞는 거 같지?

 

  (진수) [한숨 쉬며나비 누나   나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빛나) [한숨 쉬며너는 그   아직도 그 착각을 하고 있었던 거니?

 

  (진수오늘 요 멤버로   후문에서 한잔 고?

 

  (규현약속 있다

 

  (진수

 

  나도나도나도나도 약속 있어

 

  (나비진짜

 

  여기서 뭐 해?

 

  (현우나비야   오빠가 진짜 마음이 아프다

 

  너 나랑 헤어지고   많이 힘들었을 거 아는데

 

  뭔 소리야

 

  [한숨]

 

  (현우소문 들었어

 

  오빠가 너희 학교에 보낸   제자가 몇인데

 

  안 들으려고 해도   자꾸 들리는 게 네 얘기야

 

  소문이라니?

 

  무슨 소문?

 

  너 요새 이상한 놈 만난다며

 

  박재언인가 뭔가

 

  (현우걔가   안 건드는 여자가 없다며

 

  네가 그런 놈이랑 논다는 말 듣고   내가 얼마나

 

  내가 전 여친이   아무나 만난다는 얘기를 들어야겠어?

 

  (나비

 

  아유좀 놔

 

  그래서 충고하러 왔니주제에?

 

  뭐야진짜야?

 

  진짜 그 이상한 놈 만나?

 

  누가 누구보고 자꾸 이상한 놈이래?

 

  - 유나비!   - (나비) [버럭 하며?

 

  [현우의 당황한 웃음]

 

  (현우너 그런 애 아니잖아?

 

  갑자기 혼자 되니까 허했겠지

 

  아니그렇다고 급히 찾아 들어간 게   고작 그딴 놈 어장

 

  헛소리할 거면 꺼져

 

  나비야

 

  [도어 록 조작음]   [헛웃음]

 

  [도어 록 작동음]

 

  [세탁기 작동음]

 

  나쁜 새끼자기가 뭔데

 

  (나비뭔가 크게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선배어디 기가 막힌 여자애들 없냐?

 

  (진수재언이 형한테   소개시켜 달라 해요

 

  (선배박재언?

 

  솔직히 우린 박재언 영 껄끄럽다

 

  (진수왜요무슨 일 있었어요?

 

  (선배너는 걔가 자기 여자 많다고   나대는 거 못 느꼈냐?

 

  접때 술 먹다   여자 소개 좀 해 달라니까

 

  자기 입장이 있네어쨌네   막 이래 갖고   [진수의 한숨]

 

  진짜 빡쳤어

 

  (진수) '입장'…

 

  재언이 형이 진짜 그렇게 얘기했어요?

 

  (선배그렇다니까

 

  인기 좀 있다고 겁나 재는 거지

 

  우리는 근마   진정한 친구로 생각 안 한다

 

  햄들이랑 친한 것도   그기 참우정이겠나?

 

  그냥 미관상 액세서리로 이쁘니까

 

  [선배가 손가락을 딱 튀긴다]

 

  근마 요즘 타깃 유나비잖아   [의미심장한 음악]

 

  둘이 재미 좋던데   [달그락 소리가 난다]

 

  내가 딱 눈치 깠지

 

  (진수저도 그거 듣긴 들었는데…   [선배의 웃음]

 

  (선배벌써 쫙 퍼졌구마

 

  박재언 근마   애초에 잃을 것도 없겠다

 

  아주 자랑스럽겠네

 

  [진수의 어색한 웃음]

 

  (진수근데 나비 누나 의외네요   생각보다 개방적

 

  (선배) [헛웃음 치며] '개방'

 

  말이 좋아 개방적이지

 

  진짜 사람 겉만 봐선 모른다니까

 

  (진수) [어색하게 웃으며형   저 먼저 가 볼게요

 

  (선배같이 가자

 

  [다가오는 발걸음]

 

  (이 교수유나비

 

  (나비안녕하십니까교수님

 

  이번 과제전에 내려고?

 

  (나비그럴 생각으로   작업 중입니다

 

  [이 교수의 한숨]

 

  무슨 고민 있니상태가 영 엉망인데?

 

  (나비라이트 훅

 

  (이 교수그래도   지금부터 잘 몰두하면

 

  괜찮은 작품이 될 수도 있겠네

 

  더 노력하겠습니다

 

  (이 교수사람들이 말이야

 

  아무렇게나 함부로 입방아를 찧어 대고

 

  아무나 쉽게 죄인 취급을 하고

 

  우리나라는 특히 더 심해워낙 좁잖아

 

  그래서 청춘이라고   아무렇게나 굴면 안 되는 거야

 

  젊을 때 저지르는 치기 어린 행동들은   다 용서받을 거 같지?

 

  [피식 웃는다]

 

  근데 내가 좀 살아 보니까 그게 아니야

 

  후폭풍이 있어

 

  아주 결정적인 순간에   똥이 날아온다니까

 

  (나비레프트 훅에

 

  내 인생 아무도 책임 안 져 준다고

 

  (이 교수정신 바싹 차려야지

 

  나비 너 졸업이 코앞인데

 

  요즘 누가 8학기 꽉 채우고   일 시작하니?

 

  (나비어퍼컷까지 맞았다

 

  

 

  (이 교수남 일 같지 않아서

 

  아끼는 마음에 한 말이니까   잘 새겨듣고

 

  알겠지?

 

  

 

  (이 교수집중해

 

  (나비알겠습니다

 

  (나비) KO

 

  (나비이건 마치

 

  박재언이랑 정리하라고   온 우주가 나선 느낌인데

 

  (재언유나비

 

  [나비의 놀란 신음]

 

  괜찮아?   방금 잘못하면 쓰레기에

 

  (나비괜찮아

 

  [어색한 웃음]

 

  너 잘 왔다혹시

 

  이따가 우리 둘만 좀 볼 수 있을까?

 

  아니먼저 나서는 건 좋은데

 

  (재언나 오늘 작업 빡세게 할 거라   피곤할 거 같은데

 

  뭐래그런 거 말고

 

  얘기 좀 하자고얘기

 

  알겠어

 

  (재언밤늦게라도 괜찮아?

 

  괜찮아

 

  작업 끝나면 연락할게

 

  (나비

 

  [민영의 한숨]   (경준교수님한테는 내일 보내자

 

  (민영그래

 

  (경준어차피 내일까지 안 보시겠지

 

  [경준이 펜을 탁 내려놓는다]

 

  [경준의 힘주는 신음]

 

  [펜을 달그락 정리한다]

 

  - 퇴근 안 해?   - (민영?

 

  

 

  아까 읽던 페이퍼   그거 마저 읽다 가려고

 

  어디 갔지?

 

  (경준그래그럼

 

  먼저 간다

 

  - 먼저 가   - (경준

 

  [새가 지저귄다]

 

  생각해 봤는데

 

  그 새끼랑 헤어지고 나서   내가 어떻게 됐던 건지

 

  (나비문득 '왜 이러고 살지싶더라

 

  그것도 너랑 이런 식으로

 

  무슨 소리야?

 

  나 다시 작업이랑   학교생활에 집중하고 싶어

 

  [차분한 음악]

 

  나한테 정말 중요한 시기니까

 

  (나비근데 쓸데없이 너무 말이 많지?

 

  (재언

 

  사귀는 것도 아닌데 뭘 이렇게까지

 

  우리 그만하자

 

  [한숨]

 

  이건 너무 쌩까자는 건가?

 

  [한숨]

 

  이렇게 말하나 저렇게 말하나

 

  박재언한테는 아무 타격 없겠지

 

  [한숨]

 

  (나비걘 한결같이 여유롭고 쿨한데   나만 맨날 전전긍긍

 

  바람난 전 남친에   나 좋다던 후배한텐 되레 까이고

 

  기껏 맘에 든 애랑은   섹파라고 소문나고

 

  

 

  한 방에 정리하니까 더 가관이야

 

  [한숨]

 

  (나비) '우리 그만하자'

 

  그 한마디면 돼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나랑 잠깐 얘기 좀 해

 

  또 할 얘기가 남았어?

 

  [한숨]

 

  나 솔직히 네가 이렇게까지 화내는 게   이해가 안 돼

 

  잠수 탈 일은 아니잖아

 

  (재언집에서 보자니까

 

  (나비너 작업 오래 걸릴까 봐

 

  (재언) 10시면 끝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

 

  

 

  그렇구나

 

  (나비머릿속으로 질리도록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표정이 심각하네

 

  할 말이 뭐야?

 

  (나비박재언의 눈을 본 순간

 

  머릿속이 하얘져 버렸다

 

  (나비그게

 

  전 남자 친구가 집 앞에 왔었어

 

  어디서 너랑 나랑   만난다는 얘기를 들었나 봐

 

  차라리 자기랑 사귀자 그러더라

 

  넌 뭐라고 했는데?

 

  헛소리하지 말라고 했지

 

  그래?

 

  (나비) '그래?'

 

  그게 다야?

 

  할 말이 이거였어?

 

  [무거운 음악]

 

  너 나 말고   이렇게 만나는 사람 또 있어?

 

  (나비나 뭐야?

 

  다 정리하려는 판에 이딴 건 왜 묻는데

 

  없어

 

  그래?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차 문이 탁 여닫힌다]

 

  (남자3) 실례지만

 

  혹시 박재언 씨 되십니까?

 

  (재언

 

  (남자3) 

 

  맞는구나

 

  이 개새끼야!

 

  [남자3의 힘주는 신음]   [나비의 놀란 신음]

 

  [긴장되는 음악]   (나비아저씨아저씨!

 

  (나비와 남자3)   - 아저씨왜 이러세요왜 이러세요   - 비켜

 

  - (나비아저씨잠시만요   - (남자3) 비켜

 

  왜 이러세요!

 

  (남자3) 좀 비키라고!

 

  [나비의 아파하는 신음]

 

  (재언나비야

 

  [나비의 아파하는 신음]

 

  [남자3의 거친 숨소리]

 

  [숨소리가 울린다]

 

  [경쾌한 음악]

 

  (나비난 박재언을   가져 본 적조차 없는데   [나비가 흐느낀다]

 

  잃은 기분이 든다

 

  (윤지솔직히 유나비가   박재언 같은 애를 어떻게 만나냐?

 

  (재언여자 친구요?

 

  (여자3) 꼭 연락 줘그게 아니더라도

 

  (나비온 집 안이 박재언투성이다

 

  나쁜 놈

 

  (재언효과가 있었네

 

  나 언제까지 피하게?

 

  (우리 하던 얘기 마무리 못 했잖아

 

  (지완우리 원래 이렇게 화해하잖아   적당히없던 일처럼

 

  (도혁지나가다가네 생각 나서

 

  - (나비응원 선물이야?   - (도혁

 

  (재언질투 나서

 

  발표 잘해

 

  (경준유나비 학생   어시스트로 지원하시는 분?

 

  (재언재밌을 거 같아서매력적이고

 

  (재언설아야지금 바로 갈게

 

  (나비어떻게 연락 한 번을 안 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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