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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생은 처음이라 8

 

무슨 일 있으세요?

 

내일도 출근하십니까?

 

?

 

그럼요출근해야죠

 

(지호나름 신입인데 일찍 나가야죠

 

안 하면 어떻게 됩니까?

 

안 하면 잘리겠죠

 

왜 그러세요?

 

내일

 

고양이를 좀

 

병원에 데려가 주실 수 있겠습니까?

 

내일요?

 

그럼 제가 오후에 일찍...

 

아니요오전에

 

오전에 꼭 가 주셨으면 합니다

 

...

 

그럴게요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아니해 준다 그럴 때는 그렇게 싫다더니

 

갑자기 왜 또?

 

[한숨]

 

저 큐브 공식 같은 이과돌이의 뇌 구조를

 

나 같은 문과순이가 우찌 알겠노...

 

[혀를 쯧 찬다]

 

(지호)

 

(지호) '유 온리 러브 원'

 

[피식 웃는다]

 

이게 뭔 맥락 없는 영어야?

 

이 녀석 진짜 공부 되게 안 했나 보다

 

어디서 또 본 거는 있어요

 

[피식 웃는다]

 

[어두운 음악] [통화 연결음]

 

(세희보미 님밤늦게 실례합니다

 

보내 주신 신고 리스트들 중의 연복남 씨 건

 

신고 내용은 스토킹이고요

 

그거 어디서 어떻게 들어온 신고입니까?

 

[새가 짹짹 지저귄다]

 

(세희병원 주소는 메시지로 보내 놨습니다

 

늘 가던 단골 병원이니까

 

익숙할 겁니다

 

[고양이 울음] (지호

 

점심쯤이면 마치겠죠?

 

제가 오면서 결과 알려 드릴게요

 

아니요

 

(세희상태에 따라서 추가 검사들이 더 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것까지 부탁드립니다

 

진료비에 교통비는 이걸로 하시고 택시 타고 가십시오

 

괜찮아요 한 번에 가는 버스 있던데요?

 

아니

 

고양이가 안 괜찮을 것 같아서

 

사람 많은 곳에 가 본 적이 없어서요

 

...

 

검사는 어느 정도 받아야 할까요?

 

(지호동물 병원이 어떤 데는 막 이것저것 시켜서

 

추가 비용이 꽤 나온다고 하던데

 

다 해 주십시오

 

(세희의사가 하자는 건 다

 

일시불로 해 주시면 됩니다

 

 

[고양이 울음] [잔잔한 음악]

 

(세희오늘 잘 갔다 와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고양이 울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고양이 울음]

 

[신나는 음악]

 

[숨을 후 내쉰다]

 

(수지아니요내가 뭘 잘못할 거 같아서

 

계속 같이 있으면 내가 마 대표님 덮칠 거 같아서요

 

? - (수지그리고

 

303호가 아니라 304호였어요

 

우리 방 [야릇한 효과음]

 

[숨을 후 내뱉는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상구좋은 아침이에요

 

- (여자1) 안녕하세요 - (상구

 

- (여자2) 안녕하세요 - (상구안녕하세요

 

(여자3) 안녕하세요 [상구의 탄성]

 

[탁 치는 효과음]

 

[함성 효과음]

 

[사람들의 환호성]

 

(보미대표님

 

(상구보미 님이 아침 상쾌한 공기를 한번 맡아 봐요

 

[숨을 씁 들이켠다]

 

[편안한 한숨]

 

지금 회사 앞에서 '500일의 썸머찍고 계실 때가 아니거든요

 

들어가세요 - (상구?

 

- (직원1) 좋은 아침요 - (직원2) 오셨습니까? [직원들이 인사한다]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문이 스르륵 열린다]

 

(세희신고한 분이랑 연락해 보셨습니까?

 

(보미저희 앱 채팅 창으로 대화하다가

 

번호 교환하고 전화 통화 하면서 친해졌는데

 

연락 뜸해지니까 그때부터 미친 듯이 문자하고 전화했나 봐요

 

차단했더니 회사까지 전화 오고

 

(상구이거 사실이면 진짜 심각한데

 

하긴 뭐허위 신고도 많으니까

 

(세희사실 관계부터 정확히 확인해야지

 

다른 앱 블랙리스트 구할 수 있을까?

 

그거원석이 통해서 구할 수 있을 거야

 

 

(세희그리고 보미 님은 저랑 같이 좀 가 주시겠습니까?

 

 

[고양이 울음]

 

(수의사엄청 듬직하시죠?

 

 - (수의사세희 씨요

 

(수의사되게 남자다운 타입이잖아요

 

굳이 분류하자면 그쪽은 아닌데

 

(간호사1) 괜찮아요 우리 앞에서는 자랑 좀 해도

 

이 병원에서 세희 씨 상남자인 거 모르는 사람 아무도 없으니까

 

상남자요?

 

(간호사1) 얘 처음 데리고 왔을 때 얼마나 화를 내던지

 

우리 간호사들이 별명 지어 줬잖아요상남자라고

 

화를 냈다고요그 사람이?

 

모르시는구나?

 

(수의사그때 고양이 상태가 많이 안 좋았거든요

 

그냥 마음을 비우시는 게 좋을 거 같다고 했더니

 

여기를 꽝 치면서 엄청 화를 내셨어요

 

그게 무슨 무책임한 소리냐고 [잔잔한 음악]

 

얼마가 들어도 괜찮으니까 꼭 살려 달라고

 

그때는 주인도 아니었지아마?

 

(간호사1) 누가 버렸었잖아

 

길에서 죽을 뻔한 걸 세희 씨가 데리고 한밤중에 달려왔지

 

(수의사결혼 진짜 잘하시는 거예요

 

동물 좋아하는 남자치고 나쁜 남자 없으니까

 

[지호가 살짝 웃는다] (수의사그렇지?

 

(간호사1) 그렇지동물밖에 모르는 게 문제지만

 

[수의사가 살짝 웃는다]

 

결혼하기 전에 이런 말 믿으면 안 되는데그렇죠?

 

두 분이 부부셨구나

 

[수의사와 간호사1의 웃음]

 

[새가 짹짹 지저귄다]

 

"욜로 카페"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복남어서 오세요

 

아직 점심 전인데 일찍 오셨네요?

 

간식 좀 사러요

 

마침 오늘 신메뉴 나왔는데 시식 한번 해 보세요

 

(보미

 

(복남오셨어요?

 

지호 누나 오늘 일 있어서 좀 늦는다던데요?

 

그럴 겁니다

 

(복남이것 좀 드셔 보세요

 

이거 다섯 개만 포장해 주세요

 

[웃으며

 

(복남아침부터 당 떨어지는 일이 많나 봐요

 

[긴장되는 음악상사가 일을 너무 많이 시키는 거 아니에요?

 

(보미항상 많이 시키는데요

 

가방이 무거우시겠어요?

 

(세희쇳덩이가 많네요?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한텐 필수품이죠작업할 때 필요하니까

 

어떤 작업요?

 

오토바이도 고치고

 

여자 마음도 고치고

 

[피식 웃는다]

 

계산 도와드릴게요

 

(복남) 2 6천 원입니다

 

[카드 리더기 작동음사인요

 

사인이 바뀌셨네?

 

사인 처음 합니다만

 

저번엔 현금으로 했고

 

[멋쩍게 웃으며그러신가?

 

다른 사람이랑 헷갈렸나 봐요

 

(복남그것 좀 시식해 보실래요?

 

(지호상남자?

 

고양이를 안고 뛰어?

 

우리 집주인이?

 

그 신피질이?

 

[수지의 웃음] [호랑의 말소리가 들린다]

 

(호랑

 

너희 뭐야? - (호랑지호

 

[발랄한 음악] (수지뭐야카페 출근 안 했어?

 

나 일이 있어서 지금 출근하는 길

 

(지호너희는 어디 가?

 

(호랑어디 가긴너희 카페 가지

 

복남이가 쿠폰 왕창 줬는데 아깝잖아

 

안 바빠?

 

회사들 안 가?

 

난 오늘 외근 오후까지 시간이 좀 많아

 

난 오프

 

(호랑가자복남이 보러 가자 [지호가 피식 웃는다]

 

(보미그냥 허위 신고 아닐까요?

 

딱 봐도 너무 착하게 생겼잖아요

 

보미 님도 멀리서 보면 평범해 보입니다

 

저거 제가 얼마인지 알아봤는데 진짜 비싼 거래요

 

얼마인지 궁금하시죠?

 

아니요별로 우리 집값도 아닌데 뭐 하러요?

 

하긴 세희 님은 이런 거에 관심 없으니까

 

(세희굳이 알아 오셨다니까 들어나 보죠

 

얼마인데요? [웃음소리가 들린다]

 

(호랑형부다

 

아니근데 옆의 쟤는 누구야?

 

(수지그러게쟨 누구니?

 

[수지의 놀라는 숨소리]

 

바이크 죽인다

 

매장에 전시된 것만 봤었는데 저걸 누가 타고 다니긴 하는구나

 

저거 복남이 건데?

 

진짜저게 복남이 거라고?

 

(수지저거 못해도 중형차 한 대 값은 할 텐데?

 

[놀라며진짜?

 

대박이죠?

 

[긴장되는 음악]

 

아니요생각보다는 별로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만 들어갈까요?

 

자리를 너무 오래 비운 것 같은데

 

[입소리를 쩝 낸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세희의 놀라는 신음]

 

[긴장되는 음악]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놀라는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보미의 놀라는 신음]

 

[세희의 안도하는 한숨]

 

(보미세희 님조심하세요

 

이 백미러가 우리 일주일 치 야근 수당일 텐데

 

(복남그것보다 더 나갈걸요?

 

조심하세요

 

2048년까지 집 대출이랑 같이 갚아야 하실 수도 있으니까

 

과장이 심하시네요

 

(세희백미러랑 집 대출금이랑 동급으로 비교하시다니

 

[다가오는 오토바이 엔진음이 조막만 한 백미러가 해 봐야 얼마나 한다고

 

[보미의 놀라는 신음]

 

[남자1의 놀라는 신음]

 

[긴장되는 음악]

 

(복남내 오토바이!

 

[세희의 힘주는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복남의 놀라는 신음]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세희의 아파하는 신음] [복남의 놀라는 신음]

 

세희 님

 

[익살스러운 음악] (수지지호...

 

(호랑네 남편 어떡해?

 

[벌레가 윙윙거린다]

 

(상구) [냄새를 씁 맡으며어휴어휴뭔 내야?

 

똥 쌌나

 

[상구의 한숨]

 

[남자2의 아파하는 신음깜짝이야아이깜짝이야아이고죄송합니다

 

여기서 주무셨구나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원석

 

(상구원석아

 

(원석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

 

앉을 데도 없는 사무실에

 

형이 진작에 와 봤어야 됐는데 미안하다

 

이거 사무실 어디다 좀 놔둬라

 

(상구이게 공기 정화 식물인데

 

환기 잘 안 하고 그러는 나쁜 사람들한테 아주 최고래

 

감사합니다

 

아이됐어

 

가만 보자

 

(원석병태야이거 어디다 둘까?

 

병태야

 

[익살스러운 음악]

 

상훈아이거 어디다 둘까?

 

아이먹지도 못하는 걸 어디다 둬?

 

네가 들고 서 있든가

 

그래

 

[옅은 탄성]

 

(원석) [화분을 탁 내려놓으며일단 나가시죠

 

그럴까...

 

죄송합니다

 

- (원석 - (상구고맙다아유

 

[원석의 한숨]

 

(상구근데 너희 사무실 분위기가 왜 그러냐?

 

상훈이가 지금 5년 만난 여친한테 차일 위기거든요

 

(원석아까 그 소파에서 자던 무섭게 생긴 애 있잖아요

 

(상구그래서 눈에 살이 보였구나

 

젊은 사람들이 사귀다 보면

 

차고 차이고 그러는 거지 뭘 쪼잔하게

 

여친 집에서 애플인지 악플인지 계속 만들 거면 헤어지라 그랬대요

 

올해까지 취업 못 하면 앞으로도 결혼 못 시킨다나

 

그랬구나

 

저도 고비가 왔는데

 

너무 가혹합니다형님

 

(원석일도 그렇고연애도 그렇고

 

저 지금 강제 금욕 중이거든요

 

랑이가 저랑 안 하고 싶대요

 

뭘 안 해?

 

?

 

결혼 생각 없는 남자랑 하는 거 불안하대요

 

할 거면 - (상구

 

(원석아휴쪽팔려진짜

 

두 개 끼고 하래요

 

[놀라는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상구그게 무슨 양말도 아니고 두 개로 어큰일 났네?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거든요 결혼이라는 거

 

고민되겠다

 

이게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네

 

[상구의 기가 찬 숨소리]

 

(상구형이 저번에 제안한 거 아직 유효하니까

 

너 진짜 생각 있으면 연락해오케이?

 

고마워요 - (상구에이

 

(원석아까 얘기한 남자 사진 좀 보여 주세요

 

(상구

 

얘인데 다른 소개팅 애플에도 얘가 블랙리스트에 올라왔는지 좀

 

그거 알아볼 수 있을까?

 

알아볼게요 - (상구

 

근데 형어떻게 하실 계획이세요?

 

이 남자 지호랑 같이 일한다면서요

 

그러니까

 

아니이게 그냥 블랙리스트면 그냥 강퇴시키면 되거든

 

근데 이게 제수씨 때문에 내가 걱정이라고

 

(상구그놈이 제수씨랑 같이 일하잖아

 

그러니까 섣불리 움직이기도 그렇고 지금아이고

 

(원석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네요 남편이 관계자라서

 

그것도 업계 1% 브레인이잖아요

 

그렇지우리 남 수석이 누구냐?

 

냉철하고 치밀하고 [날카로운 효과음]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걸?

 

[익살스러운 효과음] [주변이 시끌시끌하다]

 

(의사생각보다 좀 많이 꿰맸어요

 

물 닿지 않게 조심하시고 일주일 뒤에 다시 오세요

 

(세희

 

(의사바닥에 구르셨다 그랬죠어쩌다 그러신 거예요?

 

[세희의 멋쩍은 한숨보호자 누구예요?

 

(지호저인데요

 

오토바이를...

 

(의사오토바이 타다 그러신 거예요?

 

그럼전신 엑스레이 한번 찍어 봐야겠네

 

바이크 타시는 분이셨구나?

 

[익살스러운 음악어쩐지 요 눈매가

 

(지호아니요

 

오토바이를 탄 게 아니라 피하다가...

 

(간호사2) 달리는 오토바이를요?

 

그럼 CT 찍어 봐야 되는 거 아니에요?

 

(지호그게...

 

달리는 오토바이는 아니고

 

그러니까

 

주차되어 있는 오토바이를 혼자서 피하다가 그랬습니다

 

(의사아니...

 

(간호사2) 왜요?

 

에이혹시 그 오토바이가 엄청 비싼 거라서?

 

[익살스러운 효과음그래서 스크래치 날까 봐

 

피하다가 막 바닥에 구르고... [의사와 간호사2의 웃음]

 

(의사미쳤다

 

(간호사2) 설마 그런 건 아니죠?

 

(의사오토바이가 아무리 비싸도?

 

자기 목숨하고 바꾸는 그런 미친놈이 어디 있냐?

 

[사람들이 키득거린다]

 

그럼 일주일 뒤에 뵙겠습니다

 

[어색한 웃음]

 

형부 운동 신경이 참 뛰어나시다

 

그러게

 

거기서 어떻게 그렇게 몸을 날리셨지?

 

(수지다이빙 선수 하셔도 손색이 없겠어

 

[수지와 호랑의 어색한 웃음]

 

[비밀스러운 음악] - (보미선수는 무슨 - (호랑어머

 

지호 씨 쪽팔리시겠어요안 그래요?

 

 - (수지아유쪽팔릴 것까지야

 

쪽팔리죠 그 오토바이 백미러 얼마나 한다고

 

그거 피하려고 바닥에서 뒹굴뒹굴거리는 거

 

와이프 친구들이 다 봤는데

 

나 같으면 쪽팔려서 알은척도 못 했을 거야

 

[보미의 헛기침]

 

(호랑근데 이 차는 왜 타신 거예요?

 

회사 가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가야죠

 

근데 제가 부부 사이에 껴서 갈 수는 없잖아요

 

분위기도 애매할 텐데

 

(보미전 여기서 좌회전해서 사거리에서 내려 주세요

 

가는 길이니까

 

[수지의 웃음] (호랑뭐가 가는 길이야?

 

(보미근데 두 분 혹시 그복남이라는 사람 잘 알아요?

 

(수지잘 안다기보다는

 

왜요관심 있으세요?

 

[웃음]

 

설마 소개팅 앱 만드시는 분이 자기 레벨을 모르실까

 

그래도 그쪽보다는 제 레벨이 높을 거예요

 

(보미안 해 보셨죠저희 레벨 평가?

 

(호랑저는 할 필요가 없거든요남친 있어서

 

사실 그런 거 자존감 좀 없는 사람들이 하는 거 아니에요?

 

남자 친구도 있고 자존감도 있는데

 

개념이 없으시구나

 

[흥미진진한 음악뭐라고요?

 

(호랑진짜 웃긴 사람이야

 

(약사여기 있습니다

 

[세희의 옅은 숨소리] (지호아프지는 않으세요?

 

(세희괜찮습니다

 

(지호왜 그러셨어요?

 

아니그냥 오토바이 짚으셨으면 안 다치셨잖아요

 

오토바이를 짚었으면 오토바이가 넘어졌거나 부서졌겠죠

 

아니그럼 오토바이가 부서지는 게 낫지

 

사람이 다치는 게 맞아요?

 

(세희맞고 틀리는 문제는 아니죠

 

어차피 결과적으로

 

오토바이 수리비보다 제 치료비가 훨씬 덜 나왔으니까

 

[흥미로운 음악] [어이없는 숨소리]

 

(수의사세희 씨요 되게 남자다운 타입이잖아요

 

여기를 꽝 치면서 엄청 화를 내셨어요

 

(간호사1) 우리 간호사들이 별명 지어 줬잖아요상남자라고

 

[피식 웃는다]

 

뭔 상남자?

 

(세희?

 

아니에요

 

고양이는 이따 저녁때 데리러 오래요

 

아직 검사할 게 조금 남았다고

 

 

감사합니다

 

(지호가실까요?

 

회사로 다시 들어가시는 거죠?

 

 

(세희지호 씨는 어디...

 

그 카페로 가십니까?

 

오후 시간까지 땡땡이쳤다가는 진짜 잘릴 거 같아서

 

이제 들어가 봐야죠

 

[살짝 웃는다]

 

저한테 하실 말씀 있으세요?

 

그 카페

 

 

그 카페에서 언제까지 일하실 생각이십니까?

 

잘리지 않는 이상은 당분간은 계속

 

그건 왜 물으세요?

 

아니굳이 그 카페여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해서요

 

(세희집 주위에 가까운 다른 곳도 많고

 

그러니까

 

도보로 다니실 수 있는 곳도 많은데

 

굳이 거기까지 나오실 필요가 있을까 해서요

 

혹시

 

신경 쓰이셔서 그러세요?

 

회사 분들이 그렇게 신경 쓰이세요?

 

저희 카페에 오시는 게?

 

[잔잔한 음악]

 

아니그게... - (지호그런 거라면 걱정 마세요

 

(지호말씀하신 대로 부부 관계를 연출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은

 

저도 알아서 잘 피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집 주위 카페

 

다 가 봤어요다 떨어졌고요

 

지금 제 상황에 구할 수 있는 알바 자리 많지 않아요

 

그 카페도 복남이가 도와준 덕분에 일할 수 있게 된 거고

 

그러니까 저한텐 나름 어렵게 구한 직장이에요

 

쉽게 이야기하지 말아 주세요

 

(지호그럼 집에서 봬요

 

 

[힘주는 신음]

 

[잔잔한 음악]

 

사적인 감정이면 내가 우 대리님 좋아하는 거?

 

같이 있으면 신경 쓰이고 뭐 하나 궁금하고

 

그러니까 보고 싶고

 

그냥 싫어!

 

아니그딴 새끼들이 너한테 깝치는 거

 

[반짝이는 효과음]

 

[픽 웃는다]

 

[힘주는 신음]

 

[말소리가 들린다]

 

(박 대리우 대리 테크노벨리 갔다 오는 길이야?

 

근처에 엠포털 본사도 들르고요

 

(박 대리그래?

 

그럼

 

- (박 대리 - (직원3) 

 

(박 대리봤냐안 한 거?

 

(직원3) 에이설마요

 

(박 대리내가 한두 번 본 게 아니라니까 내기할래?

 

[수지의 한숨]

 

[직원4가 중얼거린다]

 

너희 우 대리 얘기 들었어?

 

(직원4) 무슨 얘기요?

 

(직원5) 골드 벤처 대표가 술자리에서 우 대리한테 치근덕댄 거?

 

(직원4) 정말요어떻게요?

 

(직원5) 막 이랬다는데?

 

(직원4) 미친 거 아니에요? [직원5의 질색하는 신음]

 

그래서 우 대리님은 어떻게 했대요?

 

(직원6)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우 대리가 어떻게 한 게 아니라

 

결말애 대표가 들이박았대 쌍욕 하면서

 

(직원4) 왜요?

 

(직원6) 둘이 뭔 사이인가 보지

 

솔직히 말해서 그거 아니면 자기 돈줄을 그렇게 들이박았겠냐?

 

(직원5) 우 대리 외근 나갈 때마다 노브라로 다닌다는 소문 있잖아

 

거기에 넘어갔나 보지

 

(직원6) 진짜노브라?

 

뭐야접대 나가는 것도 아니고 그런 스타일이었어?

 

(직원4) 나 우 대리님 좋아했는데 정말 실망이에요

 

(직원5) 또 무슨 실망이야둘이 친했어

 

(직원4) 같이 가요

 

[쓸쓸한 음악]

 

[헛웃음]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익살스러운 음악] (보미키 높이 씨?

 

?

 

아니누구신데 사람을 그렇게...

 

거기 대표님하고 키 높이 구두 신으신 분

 

(보미신부 쪽으로 옮기세요

 

?

 

대표님이 부탁한 자료는 가져오신 거죠따라오세요

 

 

(원석상구 형은요?

 

(보미급한 VIP 약속이 생겨서 나가셨어요 저랑 얘기하시면 돼요

 

VIP?

 

[엘리베이터 도착음]

 

(상구)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한숨]

 

(상구?

 

나오라고 톡 보낸 거 아닌데

 

퇴근할 때까지 기다린다니까

 

여긴 어쩐 일이세요?

 

어쩐 일이긴요문자 봤잖아요

 

하루 종일 격무에 시달린 우수지 님께

 

맛있는 저녁을 사 드리고자 내가 이렇게 왔습죠

 

오늘 늦게 퇴근해요일이 많아서

 

[상구의 못마땅한 신음]

 

대표가 왜 좋은 줄 알아?

 

아무리 일이 많아도

 

(상구그 일을 어디서 하든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1도 없다는 거지

 

나 진짜 괜찮은데

 

나 여기서 일하면서 기다리면 돼

 

진짠데나 일할 것도 갖고 왔잖아

 

노트북이랑

 

이어폰이랑 마우스랑

 

[잔잔한 음악꽃이랑

 

오늘부터 1일이니까 오늘은 한 송이만

 

앞으로 꽃 욕심 부려요

 

- (직원3) 아유대리님 - (박 대리왜 그래?

 

[박 대리와 직원3이 대화한다] [어두운 음악]

 

마 대표님나 좀 봐요

 

나 지금 계속 보고 있는데?

 

(상구빨리 꽃 받아요

 

(수지따라와요

 

왜 이래?

 

뭐가?

 

(상구말했잖아저녁 사 준다고

 

아니갑자기 왜 그래?

 

그러니까

 

마 대표님이 왜 내 저녁을 사 주냐고

 

그것도 남의 회사 앞에 불쑥 찾아와서

 

...

 

연애할 때 츤데레 타입이구나?

 

내가 너랑 자고 싶댔지 언제 연애하고 싶댔어?

 

[쓸쓸한 음악마 대표님

 

지금 무슨 스무 살 청년이세요?

 

?

 

(수지지금 뭔가 되게 착각하시고 계신 거 같은데

 

그날은 그냥 내가 한번 찔러 본 거야

 

몸이 당겨서

 

난 또

 

마 대표님이 나랑 같은 과인 줄 알았지

 

근데 생각보다 순진하셔서 내가 더 당황스럽네

 

[수지의 한숨]

 

우수지

 

너 진짜 못돼 처먹었구나?

 

나 못돼 처먹었어

 

(수지못돼 처먹어서 그나마 여기서 이까지 버티는 거야

 

그러니까

 

제발 나대지 좀 마세요마 대표님

 

우수지!

 

너 지금 뭐라 그랬어나대지 마?

 

내가 너한테 뭐 딴거 하재?

 

(상구같이 밥 먹자고!

 

서로 마음 통했으니까 한번 만나 보자고!

 

단지 나는 그것뿐인데

 

네가 그렇게 쌈닭처럼 이렇게 나설 일이야?

 

이보세요

 

회사가 무슨 대학교 동아리인 줄 아시나 본데

 

아니학교고 동아리고 연애하다 헤어지면 여자만 손해야

 

(수지욕먹는 것도 여자 관두고 나가는 것도 여자알겠어?

 

너 왜 그렇게 꼬였니?

 

내가 보기엔 그쪽이 잘 모르는 거 같은데

 

세상이 변한 거 같지?

 

똑같아

 

(수지그러니까

 

그렇게 나랑 자고 싶으면

 

회사 팔고 와

 

그럼 연애해 줄게

 

[한숨]

 

이 앱에도 신고가 됐다고요?

 

(원석

 

서로 번호 주고받고 톡으로 대화하다가 차단했는데

 

문자랑 전화로 스토킹했대요 SNS까지 해킹하고요

 

저희 쪽 신고 내용이랑 똑같네요

 

저기...

 

[휴대전화 조작음]

 

저번에 남강역 감금 사건 아시죠그거랑 패턴이 비슷하던데

 

(보미에이아니에요

 

이 얼굴이 어딜 봐서 범죄자 얼굴이에요?

 

(원석저기요저도 가만히 앉아 있으면 모델 같다는 소리 듣거든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원석의 헛기침]

 

이번 사건도 보니까 온라인 게임에서 만났다고 했거든요

 

차단당하니까 열받아 가지고 계속 스토킹하다가

 

, SNS 있죠?

 

거기 태그된 장소로 찾아가서 납치했잖아요

 

그 범인 아직 잡히지도 않았고요

 

범인이 아직 안 잡혔습니까?

 

(원석아직 안 잡혔다고 들었어요

 

제 친구가 그쪽 게임 회사에 있거든요

 

지호 그 사람이랑 같이 일한다면서요

 

빨리 가서 알려야 되는 거 아니에요?

 

[잔잔한 음악] (지호지금 제 상황에

 

구할 수 있는 알바 자리 많지 않아요

 

그 카페도 복남이가 도와준 덕분에 일할 수 있게 된 거고

 

그러니까 저한텐 나름 어렵게 구한 직장이에요

 

쉽게 이야기하지 말아 주세요

 

(세희알리더라도 정확히 사실 확인을 한 다음 알려야죠

 

섣불리 알렸다가 사실이 아니면 양쪽 다 곤란해질 수 있으니까요

 

지호 씨가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고 이 사람도 마찬가지고요

 

그냥 알바인데 관두면 되죠 뭘 그렇게까지

 

알바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중요한 일자리입니다

 

(세희그걸 제가 경솔하게 망칠 수는 없고요

 

그리고 그게 제 책임이 되는 것 또한 싫고요

 

저기그 게임 회사 친구분께 이 남강역 원룸 사건

 

좀 더 알아봐 달라고 부탁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 용의자 회원 정보도요

 

부탁 한번 해 볼게요

 

아니근데 여기 이마는 왜 다치신 거예요?

 

...

 

이것은사고가 좀...

 

일종의 미필적 고의랄까요?

 

[웃음]

 

[유쾌한 음악]

 

[보미가 입소리를 푸 낸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지호오늘의 커피 연하게 한 잔

 

(복남

 

(지호커피 나왔습니다

 

간만에 쉬는 날인데 왜 종일 혼자 돌아다녀?

 

원석이는 안 만나?

 

오늘 뭐좀 일이 많대

 

(호랑

 

이쁘지?

 

이건 네 거 세일하길래 몇 개 더 샀어

 

이걸?

 

별로야?

 

(호랑그럼

 

이거 할래?

 

(복남에이그건 누나 거죠 지호 누나 건 이거고

 

그래?

 

참 나쪼그만 게 별소리를 다 하네

 

(호랑그러게?

 

우리 지호가 남들 눈엔 그렇게 청순하게 보이는구나?

 

(복남청순해 보이는 게 아니라 청순하죠

 

지호 누나가 얼마나 흰색이 잘 어울리는데

 

특히 민소매어깨선이 이쁘잖아요

 

(지호뭐래추워 죽겠는데 무슨 민소매는

 

민소매는 뭔 민소매야무슨...

 

(호랑그러게지호 어깨선을 꼭 본 것처럼 얘기하네?

 

[의미심장한 음악]

 

(복남누난 이렇게 옆으로 넘긴 게 더 이쁘더라고요

 

아니내가 머리 옆으로 넘긴 걸 언제 봤다고?

 

나 그런 적 없는데?

 

...

 

[멋쩍게 웃으며그게이쁠 것 같다는 거죠

 

뭘 꼭 봐야 아나요?

 

(복남이쁜 사람들은 안 봐도 딱이지

 

케이크는 서비스예요누나

 

(호랑아휴원석이 내다 버리고 우리 집에 갖다 키울까?

 

아이고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신다

 

이 야시시한 속옷도 다 원석이 때문에 산 거면서

 

그렇지원석이 때문에 샀지 [잔잔한 음악]

 

오늘 밤에 이것만 위아래로 싹 입고

 

어유

 

내 몸에 손끝 하나 못 대게 할 거야

 

[픽 웃는다]

 

?

 

[익살스러운 음악]

 

(원석그럼 정보 또 있으면 연락 드릴게요

 

(세희여러모로 감사했습니다

 

(원석그리고 이게 정식으로 인사가 늦었는데

 

제 명함이거든요

 

저도 나름 스타트업 대표거든요

 

깨울람이라고 알람 애플

 

[세희의 탄성] (직원들깨울람

 

(세희친구끼리 알람 설정해서 서로 깨워 준다는 그 애플

 

맞아요 그 애플 제가 만든 거예요

 

[직원7의 탄성]

 

(직원8) 깨울람 개발자시구나

 

(직원9) 우리 엊그제 단체로 써 본 거?

 

[놀라며저희 애플 써 보셨어요?

 

(세희그럼요저희 다 그 애플 써 보고 놀랐거든요

 

진짜요?

 

[원석의 벅찬 숨소리]

 

(세희안 그래도 저희 모두 그 애플 개발자를 만나면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뭔데요물어보세요

 

(세희그 애플은 도대체

 

왜 만드신 겁니까?

 

[익살스러운 음악?

 

그게...

 

써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사용자가 알람을 듣지 못하고 계속 자는 경우가 있잖아요

 

(원석그럼 친구한테 대신 알람이 가요

 

그럼 친구가 직접 사용자한테 전화를 걸어서 깨우는 거죠

 

그럼 그냥 알람을 시간대별로 반복 설정 하면 되지 않습니까?

 

[익살스러운 음악]

 

그렇긴 하죠

 

그런 방법도 있지만

 

그래도 저희 앱의 모토가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이거든요

 

(원석일반적인 알람의 개념이 아니라 소셜 미디어 알람이에요

 

커플이나 스터디하는 멤버들끼리 서로 아침잠을 관리를 해 주면서

 

관계를 공고히 한다고 해야 할까요?

 

(보미근데 그게 돈이 돼요?

 

월 매출이 얼마예요?

 

그게...

 

매출은

 

없는데요

 

[직원들의 탄성]

 

[잔잔한 음악]

 

[호랑의 탄성]

 

(호랑심원석결혼을 거부한 죄가 얼마나 큰지

 

오늘 밤도 한번 뼈저리게 느껴 봐라

 

네가 좋아하는 망사 앞에서 허벅지를 찌르면서 한번 참아 보라고

 

[옅은 탄성]

 

[문이 달칵 열린다]

 

왔다 [문이 달칵 닫힌다]

 

왔어?

 

뭐야너 왜 그래?

 

[원석이 훌쩍인다]

 

(호랑심원석

 

얼굴 좀 들어 봐왜 그래?

 

[흐느끼며랑아

 

[잔잔한 음악]

 

왜 만들었냐고애플을?

 

(호랑아니애플을 왜 만들긴 팔라고 만드는 거지

 

별 시답지도 않은 질문들을

 

랑아

 

나는 우리 앱이 이런 취급 받을 줄 몰랐다

 

(원석세상에 이상한 애플이 얼마나 많은데 [호랑의 한숨]

 

손난로 앱

 

금수저 인증해 주는 앱

 

하다못해 진동으로 등 긁어 주는 앱도 있는데

 

우리 앱이 뭐 어쨌다고

 

[원석을 토닥이며그래깨울람이 뭐 어때서?

 

아니앱스토어 1위 하는 회사 다닌다고 257위 무시해지금?

 

[혀를 쯧 찬다]

 

형부 그렇게 안 봤는데 진짜 웃기는 사람이네?

 

자기는 백미러값 안 물려고 바닥에 굴러다닌 주제에

 

진짜?

 

[복남의 한숨]

 

(복남이건 여기고 이게 여기지

 

(지호맞는다

 

(복남) [헛웃음 치며몇 번을 알려 주는 거야진짜?

 

아까 컵도 한 번 깨 먹고

 

아이그거는 아까 손님이...

 

손님이 컵을 떨어트리면 알바가 그 전에 가서 잽싸게 받아야죠

 

안 그래요?

 

?

 

오늘 일은 내가 주인아저씨한테 비밀로 해 준다

 

나한테 빚 하나 졌어요갚아요

 

 

[지호가 픽 웃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복남전화 왔어요

 

(지호잠시만

 

웬일이세요?

 

그게...

 

저기오늘 집에 몇 시에 오시나요?

 

정시 퇴근 할 거 같은데

 

왜요?

 

(세희그게

 

오늘 축구 합니다아스널 더비 매치

 

[밝은 음악

 

근데 그것 때문에 전화하신 거예요?

 

모르실까 봐

 

...

 

알겠습니다감사해요

 

그리고저기오늘 혹시 버스 타고 퇴근하시나요?

 

아마도요

 

근데 그건 또 왜요?

 

(지호버스 타고 가는지는 어제부터 왜 자꾸 물어보세요?

 

(세희그게...

 

버스 타고 오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그러니까 버스가 효율적이기도 하고 또 안전하기도 하고

 

그러니까...

 

집 앞까지 바로 오니까요 버스가한 번에

 

...

 

저기제가 좀 이상하죠지금?

 

 

 

고양이는요?

 

데리러 가셨어요?

 

아니요좀 있다가 가려고 합니다

 

고양이는

 

택시 타고 오나요아까처럼?

 

(세희아무래도 퇴근길이다 보니까 사람 많으면 놀라니까요

 

 

그럼 축구 시간 때 뵙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뭐야?

 

고양이는 택시 태우면서

 

나한테는 뭘 굳이 굳이 버스를 타고 가라고 전화까지 하고

 

왜 이래어제부터?

 

[기가 찬 숨소리]

 

[한숨]

 

[휴대전화 메시지 수신음]

 

(수의사고양이 7시 전까지는 데리러 오셔야 돼요

 

(직원10) 좀 잘해 봐 [직원11의 한숨]

 

(직원12) 연습은 왜 했어?

 

(직원11) 내가 동영상을 보고 했는데

 

이거 진짜 어렵다이거 못 풀겠어

 

(직원10) [한숨 쉬며쯧쯧넌 그래서 안 돼인마

 

(직원12) 세희 님이 이거 한번 맞춰 주세요

 

(직원10) 맞는다이거 잘하시잖아요 신기록도 저번에 세우셨고

 

(직원들세희 님세희 님세희 님

 

(직원11) 세희 님보여 주세요

 

(직원10) 한번 보여 주세요

 

(직원11) 이거 계속해도 안 되는데 [직원10의 탄성]

 

저번에 어떻게 하신 거예요?

 

[흥미진진한 음악]

 

[한숨]

 

[다가오는 오토바이 엔진음]

 

왜 맨날 먼저 가?

 

타요

 

됐어오늘은

 

왜요남편이 버스 타고 가라 그래서요?

 

?

 

아까 들었어요

 

거기서 통화하면 창문으로 다 들리는 거 몰라요?

 

바보

 

그렇구나

 

먼저 가오늘은 버스 타고 갈게

 

[헛웃음 치며남편 말 되게 잘 듣네?

 

데리러 오지도 않는 남편을

 

(복남아이먼 거리도 아니고 자기 회사랑 버스로 한 정거장인데

 

어떻게 한 번을 안 데리러 오냐?

 

바쁘니까 그렇지

 

고양이 데리러 간다고?

 

남편한테는 누나가 고양이보다 서열 아래인 거네

 

타요맥주나 한잔해

 

오늘 나한테 빚 갚을 것도 있잖아요

 

그럴까맥주나 한잔할까?

 

[복남이 픽 웃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지호의 놀라는 신음]

 

정봉역 4번 출구 앞 동물 병원요

 

진짜?

 

백미러 피하다가 바닥에 굴렀다고?

 

(원석그 형 대단하다

 

진짜 상구 형 말대로 좌 대출 우 고양이 인간이네

 

(호랑좌 대출 우 고양?

 

그 형 좌뇌에는 대출이랑 우뇌에는 고양이밖에 없다고

 

회사 사람들이 그렇게 부른대

 

(원석모든 논리는 집 대출금에만 맞춰져 있고

 

그나마 조금 있는 감성은 고양이한테만 쏟나 봐

 

평소에는 대출금 갚는다고 택시도 안 타는 사람이

 

고양이 병원 갈 때는 막 택시비에 수술비에

 

사료도 최고급으로만 쓴다잖아

 

[놀라며진짜 희한하다그 형부

 

그러니까

 

여기 업계 사람들 웬만하면 다 이거긴 하거든

 

근데 그중에서도 1%

 

신기록도 보유하고 있고

 

신기록무슨 신기록?

 

큐브

 

그 형 회사에서 한 큐브 대회 나가서 1등하고 신기록 세웠잖아

 

큐브?

 

[픽 웃는다]

 

그거 우리 밑의 집 애들이 가지고 노는 그애들 장난감?

 

그거 뭐그냥 딸각딸각 돌리면 되는 거 아니야?

 

?

 

랑아!

 

[휴대전화 진동음]

 

보미 님

 

(보미세희 님저 작은아빠가 서에 계셔서 물어봤거든요

 

남강역 감금 사건

 

(세희말씀하세요

 

(보미용의자 파악은 아직이고 그 현장에 증거물만 하나 있었대요

 

[의미심장한 음악그거뭐지뭐지그거...

 

볼트너트 막 조이고 하는 거

 

스피너?

 

(세희스패너요?

 

(보미그거스패너 그것만 현장에 남기고 도주했대요

 

흉기로 사용했었나 봐요

 

(원석랑아랑아랑아

 

이게 쉬워 보여도 엄청 계산적인 게임이다?

 

경우의 수가 무려 4천경이라고, 4천경

 

로또를 2주 동안 매일 당첨되는 확률보다 더 희박한 확률이에요

 

너 이거 어디서 가져왔어?

 

설마 밑의 집 꼬마 거야?

 

(원석오징어 주고 빌려 왔어

 

조용히 해 봐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이게 그냥 막 돌린다고 맞출 수 있는 게 아니거든

 

이거 그냥 어설프게 손댔다간 죽어도 못 풀어요

 

이거는 머릿속에 공식이 있는 사람이 중심축을 잡고

 

단서를 찾듯 하나 하나 하나 이렇게 돌리다 보면

 

퍼즐을블록을 옮기고 옮기고

 

지금부터 제일 중요해들어 봐 봐

 

아유시끄러워그만 좀 해지금 세희 형부 얘기 하고 있었잖아

 

(호랑) 30분째 그놈의 큐브 얘기만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뭐랬어?

 

게임 이야기랑 공식 이야기랑 게임 공식 이야기

 

[못마땅한 한숨] [오징어를 탁 던진다]

 

7년을 가르쳐도 어떻게 그놈의 너드미가 빠질 줄을 모르냐?

 

(호랑내가 다음 생에는 공대생 만나나 봐라진짜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비장한 음악]

 

왜요내가 위험한 사람 같아요?

 

사인이 바뀌셨네?

 

(원석저번에 남강역 감금 사건 아시죠그거랑 패턴이 비슷하던데

 

차단당하니까 열받아 가지고 계속 스토킹하다가

 

, SNS 있죠?

 

거기 태그된 장소로 찾아가서 납치했잖아요

 

(보미그거스패너

 

흉기로 사용했었나 봐요

 

여자 마음도 고치고

 

내가 갖고 싶은 건 꼭 가져야 되거든요

 

[한숨]

 

기사님

 

[지호의 옅은 숨소리]

 

(세희오늘 축구 합니다아스널 더비 매치

 

[지호의 어색한 웃음]

 

(지호좋다

 

남편이랑 왜 결혼했어요?

 

(지호?

 

결혼한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어디가 좋았어요?

 

알뜰해

 

생활력도 강하고

 

봤잖아

 

백미러

 

그게 다예요결혼한 이유가?

 

직장도 건실하고

 

집도 있고

 

그래서 집주인이라 저장했나남편을?

 

[살짝 웃으며아까 전화 올 때 봤어요

 

집주인이라고 뜨는 거

 

애칭 같은 거지일종의

 

진짜 집주인은 아니고?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그래도 나도 좀 보태고 있어

 

[잔잔한 음악] (지호알바도 하고 분리수거도 하고

 

고양이도 보고

 

가끔 남편 아침밥도 해 주고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복남의 한숨]

 

시시하다

 

나는 결혼은 좀 다른 이유에서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사랑이라든지 운명이라든지

 

별거 없네결혼도

 

그냥 알바랑 똑같네

 

노동력과 자본의 거래

 

[복남이 픽 웃는다]

 

[익살스러운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호랑에이

 

[호랑의 한숨]

 

화 많이 났어요?

 

됐어한두 번이야?

 

미안해내가 또 박사병이 도져서

 

무릎 꿇고 앉지 마보기 싫어

 

 

(호랑안 그래도 속상해 죽겠구먼 남의 회사는 왜 가서 쥐어 터지고 와?

 

[호랑이 혀를 쯧 찬다]

 

아니진짜 웃기는 사람들이야?

 

아니남이 알람을 만들든 꽹과리를 만들든

 

자기들이 뭔 상관이야어휴

 

랑아 [호랑이 혀를 쯧 찬다]

 

넌 왜 나랑 결혼하고 싶어?

 

? - (원석사실 그렇잖아

 

투자도 못 받고 3년 넘게 이러고 있는데

 

돈도 없고 차도 없고 집도 없고 개뿔도 없는데

 

왜 나랑 결혼하고 싶어?

 

뭔 소리야그냥 너니까 하고 싶은 거지

 

[잔잔한 음악나니까?

 

그래심원석 너니까 그냥 하고 싶은 거지

 

또 이유가 더 필요해?

 

[호랑이 입소리를 쩝 낸다]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긴장되는 음악]

 

[한숨]

 

(지호그 사람이니까

 

그 사람이니까 결혼한 거야

 

집도 직장도

 

이유가 아니었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같은 조건이었어도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안 했을 거야

 

그러니까 그렇게 말하지 마

 

결혼이 뭐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르는 사람한테 그런 얘기 들을 정도로

 

하찮은 것도 아니야

 

모르는 사람이구나내가 누나한테는

 

(복남그래서

 

여기서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데리러 와 줄 거 같아요남편이?

 

[의미심장한 음악?

 

아니누나가 혼자 그렇게 생각해 봤자

 

남편은 고양이나 데리러 가고 버스 타고 오라 그러고

 

누나한테 관심도 없잖아

 

 

(지호너 아까부터 왜 이렇게 디스해?

 

[헛웃음]

 

왜 대답을 안 해?

 

남편이 데리러 와 줄 거라는 자신은 없나 보지?

 

[픽 웃는다]

 

그래없다됐냐?

 

[복남의 헛웃음]

 

그러게 누가 가짜 남편이랑 결혼을 하래?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

 

맥주 다 마셨네

 

하나 더 마실래?

 

지금 뭐라고

 

뭘 그렇게까지 놀라?

 

내가 모르고 있었던 거 같아?

 

내가 생각보다 누나한테 관심이 많아요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고

 

[긴장되는 음악]

 

[헛웃음]

 

[픽 웃는다]

 

[스패너가 잘그랑거린다]

 

[세희의 거친 숨소리] [스패너가 탁 굴러간다]

 

가요축구 보러

 

(복남지금 뭐 하는 거야?

 

 [복남의 헛웃음]

 

안 놓으면한 대 치나?

 

아니난 사람은 안 쳐

 

돈이 많이 들거든

 

[박진감 넘치는 음악]

 

[지호의 놀라는 신음]

 

이거 아까 검색해 봤는데

 

그래비싸더라

 

2048년까지 집이랑 같이 갚을게

 

내 오토바이!

 

[잔잔한 음악]

 

빨리 와

 

우리 집에

 

가게

 

(지호우린 노력하지 않는 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세상에

 

[밝은 음악]

 

사랑이라는 게

 

존재한다

 

(세희집에 계셨었네요근데 왜 또 전화를...

 

(지호믿을 만한 사람이어서 그래서 한 거예요

 

(세희저희 계약을 아는 것 같다고요?

 

그러게 왜 저를 집주인으로 저장하셔 가지고

 

(수지우리한테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은근 애처가이신가 봐?

 

(세희남들 앞에선 남편이라고 하세요

 

왜 날 그런 눈으로 봐?

 

(세희그건 어떻어떻게...

 

[좌절하는 숨소리]

 

정신 차려지워지워야 돼

 

[괴로운 신음]

 

왜 저왜 저래요?

 

(원석너 손톱에 때 꼈다고때 어유더러워

 

(호랑눈 똑바로 뜨고 봐무슨 때가 있...

 

(원석나랑 결혼해 줄래요?

 

[호랑이 흐느낀다]

 

(지호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남편

 


 

.이번 생은 처음이라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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