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처음이라 7
여보세요?
(복남) 윤지호 씨?
네, 누구세요?
(복남) 나예요, 골목길
골목길?
[생각난 숨소리]
아, 복남이 찾을 때 그 골목길
[고양이 울음] (복남) 그래요, 복남이
(지호) 아, 근데 웬일이에요?
(복남) 아, 뭐 좀 물어볼 게 있어서
지금 옆에 종이 있어요?
종이?
네, 있어요
(복남) 그럼 펜은요?
(지호) 어, 펜도 있어요
(복남) 그럼 남자 친구는요?
남자 친...
- 네? - (복남) 남자 친구도 있어요?
[잔잔한 음악]
남자 친구
없어요, 그런 거
다녀오겠습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지호) 아니, 근데 그런 걸 왜 물어요?
아, 복남이 봤거든요, 골목길에서
또 혼자 돌아다니던데
아, 진짜요? 복남이 또 집 나갔어요?
아, 근데
이제 나랑 상관없는데
그 가게 알바도 아마...
아, 그 가게 이름 알려 줄까요?
거기로 한번 직접 연락해 볼래요?
(복남) 저번에 본 골목길
- 네? - (복남) 거기로 11시 반까지 와요
그때까지 와야 복남이 찾아요
여보세요, 아니, 근데 제가 왜... [익살스러운 효과음]
[통화 종료음] 여보세요?
[흥미로운 음악]
[어이없는 숨소리]
[고양이 울음]
몇 시라 그랬지?
11시?
아, 11시 반
[고양이 울음]
혼자 있다잖아, 강아지가
[고양이 울음]
그래, 내가 백수라 그렇다
시간이 남아돌아서
[고양이 울음]
뭐? 자기도 맨날 잠만 자면서
[고양이 울음]
뭐?
[고양이 울음]
[잔잔한 음악] [새가 짹짹 지저귄다]
[한숨]
- (직원1) 야, 연예인 아니냐? - (직원2) 대박이다 [직원들이 소란스럽다]
(직원3) 와, 이 등급이면 진짜...
(세희) 무슨 일이야?
(상구) 아, 지금 프로필 심사 중인데 역대급 회원의 등장이야
뚜둥
[흥미진진한 음악] (직원3) 오, 대박
[직원3의 놀라는 신음] (직원1) 진짜 찍었네, 최고점, 아, 부럽다
(직원2) 찍었어, 와 [저마다 감탄한다]
(상구) 야, 이 점수면 진짜 역대 최고점 아니야?
남자 회원 중에 9점대 찍은 거
(직원3) 아, 맞아요, 처음이에요, 처음 [저마다 호응한다]
그러니까 이런 스타일이 요즘 애들의 취향 저격이라는 거야
멍멍미가 있잖아, 그렇지?
멍뭉미요
[직원들이 키득거린다]
- (상구) 몇 살이야? - (보미) 스물넷요
나랑 그러면 2살 형인가?
[익살스러운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 엄마! - (복남) 아빠야
(복남) 아이, 그렇게 못생긴 표정 지으면 어떡해요, 사람 놀라게?
아니, 누가 할 소리를...
[복남의 거친 숨소리]
복, 복남이는요?
[거친 숨을 고르며] 따라와요
[복남의 한숨]
[가게 안이 시끌벅적하다]
(지호) 아니...
갑자기 여길 왜 와요?
복남이는요?
일단 들어와요, 복남이 찾게
안 돼요
나 여기 못 들어가요
(지호) 여기 알바 떨어졌거든요
예?
(복남) 아니, 여기 주인이 복남이 찾아 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었어요?
그러니까요
초면에 강아지 찾아 달라고 부탁해 놓고
그리고 연락 없는 거면 떨어진 거겠죠, 뭐
아니, 왜?
어떻게 대학도 아니고 알바를 떨어질 수가 있지?
떨어질 수도 있죠
(지호) 뭐, 나이도 그렇고 경력도 그렇고
사장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죠
부담은 무슨 [밝은 음악]
아, 그쪽이 어딜 봐서 부담스러워요?
알바하기 딱 좋게 만만해 보이는데
하, 이런 인재를 못 알아보고 말이야
사람이 보는 눈이 있어? 없어?
지금 칭찬이에요?
아, 칭찬이죠, 그럼
오늘도 복남이 때문에 나와서 이 고생을 하는데
(복남) 와, 여기 주인 못 쓰겠네, 어?
아니, 강아지 찾아 달라 할 땐 언제고
알바 그까짓 게 뭐라고 사람을 막 떨어뜨리고 그래?
[지호의 한숨]
가 봅시다 왜 떨어졌는지 이유라도 듣게
아니, 내가 왜...
(지호) 아니, 여보세요
(사장)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예, 감사합니다, 예
가만있어 보자
야, 복남이, 너 이 자식
바빠 죽겠는데 왜 이제 와?
복남이?
(복남) 그래서 제가 새 알바 데려왔어요 사명감 투철한
(사장) 야, 복남이, 너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아니, 복남이가 어디 있길래 계속 '복남이, 복남이'
[익살스러운 효과음] "복남"
저 사람 내일부터 내 졸병으로 쓸래요
야, 연복남, 너...
[흥미진진한 음악]
(지호) '복남'
곱슬곱슬 갈색 털에
핑크
사람이었어, 복남이가?
[밝은 음악]
(복남) 이 사람 안 쓰면 나 그만둘래요, 알바
(사장과 지호) 뭐?
(사장) [멋쩍게 웃으며] 저, 내가 연락하려고 했어요
근데 가게가 좀 바빠 가지고
- 아, 네 - (사장) 예
[사장의 멋쩍은 신음]
근데 혹시 제가 부족한데
뭔가 강압적인 타의에 의해서 뽑으려고, 뭐, 그러시는 거면...
아니에요! 아니야
복남이 마음에 들면 됐지, 뭐
같이 일하는 사람 마음에 들어야지
그럼 내일부터 출근해요
- 네, 감사합니다 - (사장) 네
[사장의 옅은 신음]
[한숨]
[잔잔한 음악]
[지호의 한숨]
(지호) 저기요
(복남) 취직됐어요?
- 네 - (복남) 잘됐네
[한숨]
나한테 왜 그래요?
어떤 거?
네?
전화해서 불러낸 거?
(복남) 아니면 내가 복남이라는 거 숨긴 거?
아니면 알바 자리 구해 준 거? 어떤 거요?
아...
음, 뭐...
세, 셋 다
야, 복남아!
(사장) 유 사장네 배달 갔다 와, 지금 바로
- (복남) 네 - (사장) 빨리 가
[피식 웃는다]
일로 와 봐요
왜요?
얘기해 달라며, 왜 그랬는지
[지호의 놀라는 신음]
아, 왜 이래요, 진짜?
(복남) 아, 사장님이 빨리 배달 가라잖아요
우선 타요, 그럼 가서 말해 줄 테니까
- 진짜요? - (복남) 아, 우선 타라니까
나 바빠 [지호의 아파하는 신음]
[살짝 웃는다]
(직원1) 김치가 맛있어요, 김치가
(직원2) 우리 웬만하면 점심 나가서 먹어요
(직원2와 직원3) 인간답게 [직원들의 웃음]
[오토바이 엔진음]
[직원들의 놀라는 신음]
[직원들의 탄성]
(직원2) 와, 죽이는데
(보미) 어? 세희 님 부인이다
[잔잔한 음악]
[지호의 당황한 신음]
(복남) [헛웃음 치며] 아, 거, 되게 경계하네
이제 그럼 말해 봐요, 왜 그랬는지
뭘 왜 그랬겠어요 마음에 드니까 그렇지
내가요?
그럼 누구겠어요?
아, 유 사장님, 네
아, 저 근처인데 지금 가면 되죠?
(복남) 네, 네
그럼 내일 봐요
아, 저기요
내가 뭘 좀 오해하게 했나 본데
(지호) 나 남친은 없는데
남편은 있어요
(상구) 아, 제수씨, 저, 친동생이구나?
[멋쩍게 웃으며] 똑같이 생겼다
(보미) 뭔 소리예요? 동생 봤잖아요, 결혼식장에서
[상구가 보미를 탁 잡는다] [보미의 아파하는 신음]
[보미의 못마땅한 신음]
그래서 뭐요?
예?
남편 있어서 나한테 뭐 어쩌라고요?
남편 있으면 남친 못 사귀어요?
[피식 웃는다] [밝은 음악]
(수지) 뭐라 그랬다고?
'남편 있으면 남친 못 사귀어요?'
그래서? 뭐라 그랬는데?
뭐라 그래 기막혀서 아무 말도 못 했지
요즘 애들 세다
[지호의 한숨] [수지의 웃음]
몇 살이라고, 스물넷?
그러니까, 스물넷
(지호) 와, 진짜 장난도 정도가 있지
야, 우수, 너 회사 열심히 다녀
좀 힘들어도 나오지 말고 끝까지 버텨, 알간?
작가 관두니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나이 반 60에 동생보다 어린 애랑 알바하면서 이런 농락이나 당하고
(수지) 야, 매일 개저씨들한테 농락당하는 직딩한테 할 소리는 아닌 거 같다, 응?
미안
(지호) 아, 호랑이는?
오늘 레스토랑 쉬는 날이라 그러지 않았어?
그 언니 지금 초멘붕이야
왜?
[호랑의 답답한 신음]
[잔잔한 음악]
(호랑) 사랑하잖아, 나
당연하지, 나 너 없으면 못 사는 거 너도 알잖아
근데 사랑한다고 결혼을 하는 건지는...
- 어? - (원석) 아이도 낳고
책임도 지는 거잖아, 결혼은
그런 걸 어떻게 하겠어
사랑이랑 결혼이랑 과연 같은 걸까?
[호랑의 답답한 숨소리]
정신 차려, 양호랑 네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흥미로운 음악]
[수지가 냄새를 씁 맡는다]
[수지의 탄성]
[초인종이 딩동 울린다]
(수지) 누구지? 무 안 주고 갔나?
(지호) 무 여기 있는데?
(수지) 누구세요?
(호랑) 나, 나!
(지호) 어?
[도어 록 작동음] (수지) 웬일이야, 못 온다더니?
(호랑) 너희 나 책 좀 추천해 줘
책?
(수지) 읽는 거?
그게 네가 왜 필요한데?
(지호) 무슨 책, 갑자기?
인류의 번식과 결혼 제도의 필요성에 관한 책
(지호) 왜, 혹시 원석이 때문에 그래?
(수지) 너 괜찮냐?
혹시 충격으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지?
[픽 웃는다]
아니, 오히려 머리가 맑아졌어
[흥미진진한 음악] 뭐? 참, 날 사랑하는데 결혼은 모르겠어?
(호랑) 아니, 자기가 그렇게 얘기하면 내가
'뭐? 날 사랑하는데'
'어떻게 너의 미래엔 내가 없을 수가 있어?'
[호랑의 흐느끼는 신음]
'정말'
하고 이렇게 방 안에서 질질 짜고 있어야 되냐?
참, 양호랑을 물로 봐도 너무 물로 본 거지
소름 끼친다
저러다 칸 가겠어
(호랑) 너희 알지?
알파고 같은 심원석을 내가 7년간 공들여서
지금의 완벽한 남친으로 바꿔 놓은 거
근데 그동안은 내가 너무 남친용으로만 길들여 놨어
이제 남편용으로 바꿔야지
[호랑이 식탁을 탁 친다]
서점 갈 테니까 추천 책들 톡으로 좀 보내 놔
(수지) 야, 밥 먹고 가
(호랑) 됐어, 너희랑 노닥거릴 시간 없어, 나
- (수지) 지호 94년한테 번호 따였대 - (지호) 야
[긴장되는 효과음]
94면 몇 살이야?
(수지) 스물넷
소주 꺼내 와
[흥미로운 음악] (수지) 알았어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고양이 울음]
- (세희) 늦으셨네요 - (지호) 네
(지호) 아, 고양이가 토를 했나 봐요?
네, 그랬더라고요, 퇴근하고 와 보니까
괜찮은 거예요? 어디 아픈가?
(세희) 별 이유 없이 토를 하는 경우도 있기는 한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내일 병원에 한번 가 보려고요
아...
혹시 내일 늦게 퇴근하시면 제가 오후에...
(세희) 조금 불편합니다 [잔잔한 음악]
제 고양이인데 다른 사람이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건 좀
불편하죠
(세희) 네? 오후에...
(지호) 아, 오후...
오후에 저도 일하러 간다고요
저 알바 구했거든요
아, 네, 회사 근처의 욜로 카페
낮에 봤습니다, 근처에 계시는 거
오토바이 뒤에
[지호의 탄성]
네, 맞아요, 저 아까 잠깐 회사 근처 갔었는데, 보셨어요?
(지호) 거기서 같이 알바하는 애가
갑자기 바쁘다고 빨리 타라 그러는 바람에
[고양이 울음]
아니, 그 녀석이 장난이 되게 심하더라고요
만난 지 첫날부터 막...
(세희) 만난 지 첫날부터 많이 친해지셨나 보네요, 그 알바랑
아니, 뭐, 그냥 같이 일하는 사이니까...
(세희) 그냥 같이 일하는 사이인데 많이 친하신가 보네요, 그 알바랑
그럼 쉬십시오
[고양이 울음]
저기
(지호) 혹시 뭐, 저한테 화나신 일 있으세요?
아니요, 제가 왜?
[잔잔한 음악]
[문이 달칵 여닫힌다]
그러게
그쪽이 왜
그럴 리가 없지
고양이 때문에 저기압인가 보네
[고양이 울음]
[저마다 대화한다]
(직원4) 어유, 맛있다, 맛있다
(보미) 어?
아까 그 남자, 평점 레전드
맞죠?
(직원2) 진짜네?
이 레전드 욜로 카페에서 알바 하나 본데?
이번에 새로 생긴 데
아, 그, 저, 제수씨 알바 구한다더니
그냥 형식적인 직원 사이인가 보네
[직원2의 탄성]
(직원2) 아, 근데 무슨 알바가 그런 오토바이를 타나?
씁, 못해도 3, 4천 아닌가?
(보미) 1억 넘는 것도 있대요
[직원2의 놀라는 신음]
그러게, 씁, 이런 오토바이 타면서 왜 알바를 하지?
좀 앞뒤가 안 맞는데?
[잔잔한 음악] [한숨]
[옅은 한숨]
[스위치를 탁 끈다]
[옅은 숨소리]
[키보드를 탁탁 친다]
(원석) 흠...
랑아, 이제 불 끌까?
좀 있다가, 나 이거 좀 보고
뭐 보는데?
[영상 속 남자들의 힘겨운 신음]
랑아
너 왜 이런 걸 봐, 안 보던 걸?
(호랑) [웃으며] 아, 미안
이해해 줘, 나 지금 배란일이라서
배란일인데 그게 뭐?
여자한테는 항체 형성 호르몬이 극대화되는 시기잖아
항체 뭐?
[흥미진진한 음악]
(호랑) 여자의 성호르몬을 촉진시키는 호르몬
아무래도 종족 번식에 대한 욕구가 강해져서
본능적으로 이런 짐승남들을 찾게 되나 봐
[원석의 힘주는 신음]
[원석의 한숨]
뭐 해, 지금?
그러니까 지금 네가 성호르몬이 엄청 뿜뿜 하다는 거잖아
(원석) 그런 걸 분출하려고 또 나같이 신체 건장한 남친이 존재하는 거고
난 오늘 존재의 이유를 찾아야겠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미안해, 오늘은 자기랑은 못 할 거 같아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물론 배란기 때 성욕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여자들이 아무한테나 짝짓기를 막 허락하지는 않거든
진화 심리학적으로 결국 암컷들은 내 자식들을 지켜 줄 수 있는
안전한 수컷들을 본능적으로 찾게 돼 있어
(호랑) 하, 아무래도 우리는 결혼할 계획이 없으니까
내 몸이 본능적으로 너를 위험한 잠재 요소로 파악하는 거 같아
검은머리베짜는새도 짝짓기 철에 수컷들이 튼튼한 집을 짓지 않으면
암컷들이 미련 없이 떠나 버리거든
[새가 짹짹 지저귀는 효과음]
검은머리베짜는새?
[발랄한 음악] (원석) 그런 새가 있어?
아니, 랑아, 그건 동물 세계 얘기지
랑이 네가 검은머리베짜는새는 아니잖아, 인간이지
인간도 동물이야
너 '이기적 유전자' 책 안 읽어 봤어?
(호랑) '인간은 유전자를 다음 대에 물려주기 위해 굴러가는 기계'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기가 찬 숨소리]
그 책을 읽었어, 랑이 네가?
그러니까 배란기 동안은 네가 좀 이해해 줘
욕망을 해소할 곳은 필요하니까
[호랑의 힘주는 신음]
- 랑아 - (호랑) 응?
너 나 사랑해?
당연하지, 너 없으면 나 못 사는 거 너도 알잖아
그럼 나랑 자면 되잖아 이런 거 보지 말고
쯧, 음
나도 네 말 듣고 생각해 봤는데
씁, 잔다는 건 아이도 생길 수 있고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만약의 리스크들을 항상 생각해야 하는 일이잖아
근데 미래가 불확실한 상대랑 어떻게 그런 걸 하겠어?
(호랑) 그러니까
사랑한다고 다 자는 건지는...
어?
[혀를 쯧 찬다]
[호랑의 한숨]
(호랑) 참 어렵다
난 이제 가끔 그런 생각도 들어
사랑이랑 성욕이랑 같은 걸까?
[한숨]
랑아
너 그 안경은 대체 어디서 난 거야?
응, 오늘 하나 샀어
요 앞에 안경점 알바가 바뀌었더라고
(호랑) 그 남자 얘랑 닮았다
[영상 속 남자의 힘겨운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새가 짹짹 지저귄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세희) 일찍 일어나셨네요?
아, 네, 저도 오늘부터 출근이라
(지호) 아, 오늘은 아침을 못 먹어서
네
(지호) 하나 드실래요?
아침 대신에 간편하게 먹기 되게 좋아요
(세희) 네, 잘 먹겠습니다
[하차 벨이 울린다]
(지호) 감사합니다
다음 정류장에 내리시죠?
(세희) 네, 카페가 가깝네요, 회사랑
아, 그러니까요
언제 한번 시간 되시면 오세...
[잔잔한 음악]
(세희) 남들 앞에서 부부 관계를 연출해야 하는 오늘 같은 상황들은
되도록 좀 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호) 아, 아니에요
이따가 집에서 뵐게요
[카드 리더기 작동음]
(복남) 누나
[지호가 픽 웃는다]
누나?
그럼 뭐, 형이에요?
귀여워도 누나는 누나니까 앞으로 그렇게 부를게요
네? [복남이 픽 웃는다]
[밝은 음악]
(복남) 아, 그래도 반말은 하지 마요
내가 보기보다 보수적이라 썸녀한테 반말은 듣고 싶지 않으니까
[오토바이 시동음]
와, 저런 말을 배우는 학원이 있나?
[픽 웃는다]
대박이다
- (복남) 이것도 좀 해 줘요 - (지호) 아, 네
[잔잔한 음악]
아, 됐어요, 내가 해요
(복남) 다 묶었거든요
(지호) 아니, 갑자기 이런 머리 끈은 어디서...
샀어요, 출근길에
(복남) 누난 이렇게 옆으로 넘긴 게 더 이쁘더라고요
예? 아니, 내가 머리 옆으로 넘긴 거를 언제 봤다고?
나 그런 적 없는데
아, 그게 이쁠 거 같다는 거죠
(복남) 묶고 다녀요
이쁜 목선을 왜 숨겨요?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지호가 숨을 씁 들이켠다]
(수지)
(호랑)
(지호)
(수지)
(지호)
(지호)
(수지)
(수지)
(호랑)
(호랑)
(수지)
(호랑)
[살짝 웃는다]
[익살스러운 음악] [옅은 웃음]
[복남의 놀라는 신음]
(복남) 아, 죄송해요, 휘핑 빼 달라 하셨는데
아, 깜박했네요, 제가 다시 만들어...
아니에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 원래 쪘다 뺐다 하는 게 취미라 괜찮아요
(호랑) 잘 먹을게요, 제가 다 먹을게요
[복남의 멋쩍은 웃음]
(복남) 여기, 주문하신 라벤더 티
뜨거우니까 조심하시고요
[수지의 웃음]
그럼 맛있게 드세요
[행주를 탁 내려놓는다]
(지호) 야, 성희롱이라며?
혼꾸멍을 내 준다며?
(수지) 친구야
한번 만나 보는 것도 인생의 좋은 경험이 아닐까 싶은데?
미쳤어, 너 조용히 해
(호랑) 나 결혼하지 말까?
갑자기 내 경험이 너무 짧았다는 생각이 드네
[발랄한 음악] 아, 진짜 너까지 왜 이래?
[익살스러운 효과음] [수지의 웃음]
[수지의 애교 섞인 웃음]
[어이없는 숨소리]
[저마다 말한다]
(직원4) 잘 먹었습니다, 대표님 [저마다 인사한다]
(상구) 됐어, 됐어 대표가 이 정도 쏘는 거지, 무슨
백만 원도 안 나왔어
자, 그럼 후식은 [직원들의 웃음]
남 수석이 쏘는 걸로
[직원들의 환호성]
(보미) 그럼 우리 지호 씨 알바하는 곳으로 가요
거기 케이크 핵맛탱 이 동네 맛집이래요
(상구) 오케이, 자, 갑시다!
(직원5) 오케이, 케이크 좋지! [직원들의 탄성]
- (직원6) 케이크 사 주시는 거죠? - (직원5) 케이크 좋지! [직원들의 웃음]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직원들이 시끌벅적하다] - (지호) 어서 오세요 - (상구) 어, 제수씨, 안녕하세요
[직원들이 저마다 인사한다]
(직원5) 저희 케이크 먹으러 왔습니다
(상구) 아, 케이크 여기 있다
(직원5) 이야, 맛있겠다 [저마다 감탄한다]
(직원7) 티라미수, 티라미수
- (직원5) 야, 쇼콜라 무스 맛있겠다 - (직원7) 이게 맛있어, 이게, 이게
- (직원5) 어? 이거지 - (직원7) 아, 이, 이게 맛있다니까
(직원4) 초코케이크는 없네
(상구) 골라 봐
[직원들이 고민한다]
(보미) 저, 어떤 게 맛있어요? 오늘 세희 님이 쏘시거든요
아, 그래요?
(지호) 어, 제일 잘 나가는 건 치즈케이크랑 쇼콜라요
- (보미) 난 블루베리치즈케이크 - (상구) 난 남자답게 쇼콜라 무스
- (직원6) 그럼 난 치즈 - (직원7) 난 티라미수
- (직원5) 나도 - (직원4) 초코케이크는 없네
[직원들이 말한다] (복남) 네, 주문하시겠어요?
네, 아메리카노 7잔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멋쩍게 웃으며] 케이크는 안 하시고요?
안 합니다
아이스로 하실 분?
[익살스러운 음악]
(세희) 없습니까?
[시원한 숨소리]
씁, 얼굴 안 따갑냐?
(상구) 아니, 그깟 케이크가 얼마 한다고 그거를 못 사, 어?
네가 우리 회사 최고 연봉자야
내가 아주 창피해서 죽겠네?
애석하게도 이번 달 지출액도 최고라
(세희) 집 대출금 다 갚는 날 그땐 내가 회식 쏠게
소고기로
그게 언제일까?
2048년도
[익살스러운 음악]
(상구) 내가 그때 고기를 씹을 수 있을까?
(복남) 그때까지 살아 계시겠어요?
[복남이 살짝 웃는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2048년이면 31년 뒤인데
[피식하며] 회식도 살아 있어야 쏘는 거 아니에요?
이게 뭐예요?
서비스요, 제가 사는 겁니다
(직원5) 오케이! [직원들의 탄성]
(직원들) 잘 먹겠습니다!
(상구) 아니, 우리 욜로 청년 마인드가 좋네, 마인드가
씁, 아니, 이건 내가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그런데
혹시 집안 자체가 좀 다복하고 풍요롭고
대대로 그래 왔나?
아니, 저 바깥에 있는 오토바이 보니까
그, 젊은 사람이 혼자 사기 힘든 오토바이인데, 그게
혹시 재벌 3세 이런 거예요?
(보미) 여기서 후계자 수업 하고
[피식하며] 그런 건 아니고요
(복남) 집을 반지하 월세로 옮기기는 했죠 저거 산다고
(상구) 아, 진짜?
아니, 그러면 집하고 오토바이를 바꾼 거네?
와, 욜로다, 욜로야, 인생 멋지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집 대출금 따위에 낭비할 수는 없잖아요
씁, 저는 뭐, 하우스 푸어
뭐, 이런 사람들이 제일 한심하더라고요
[흥미진진한 음악] (세희) 음
뭐, 한심할 것까지
각자 인생의 지향점이라는 게 있는 건데
그건 지향점이 아니죠
자기 인생을 소중히 하지 않는 거지
(복남) 어떻게 집 같은 거에 인생을 바쳐요?
삶을 매 순간 즐기면서 살아야죠
매 순간 즐긴다고 믿고 싶은 거겠죠
(세희) 욜로야말로 허무주의에서 비롯된 소비 패턴이니까
벌어 봤자, 모아 봤자 이룰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순간의 소비로 도피하는 거죠
[헛웃음]
도피라
하, 역시 배우신 분이라 그런지 해석이 남다르시네요
(복남) 씁, 그럼 오늘은 다들 잠시 달콤함으로 도피하시는 걸로
[잔잔한 음악] 그럼 맛있게 드세요
(상구) 아, 예 [복남이 살짝 웃는다]
스위트한 가이야, 어유
[머뭇거리며] 스위트한 청년이네, 스위트한 청년이야
- (상구) 자, 먹자고 - (직원7) 네, 맛있게 드십시오 [직원6이 대답한다]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세희) 잘 먹었습니다
집에서 뵐게요
(지호) 네, 아, 퇴근은 늦게 하세요?
(세희) 아니요, 별일이 없으면 정시에 퇴근할 거 같습니다
(지호) 네, 그럼 이따 집에서
(세희) 네
씁, 아...
지호 씨는 늦게 퇴근하십니까?
어, 뭐, 저도 별일 없으면 정시에
왜요?
아니, 그냥
그럼
(보미) 지호 씨, 수고하세요
(지호) 안녕히 가세요
(보미) 아
저, 혹시
욜로남 여친 있대요?
글쎄요, 없는 거 같기는 한데
아...
쯧, 갈게요
네
(보미) 어떡하실 거예요?
(세희) 네? 뭐가요?
(보미) 쯧, 그 욜로 지호 씨한테 관심 있는데요?
같이 일하는 거 좀 고려해 보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세희) 제가 왜요?
남편이시잖아요
남편이라고 해서
부인의 사회생활에 관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건 아닙니다
(세희) 어쨌든 저곳은 지호 씨가 선택한 지호 씨의 직장이니까
저기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지호 씨의 직장 일입니다
그걸 제가 남편이라는 이름으로 관여할 수는 없습니다
(보미) 쯧, 예상은 했지만 결혼 생활 역시 세희 님다우시네요
그래도 질투하는 거 좀 티 내셔도 될 거 같은데
여자들 질투하는 거 의외로 좋아하거든요
질투요?
지금 저한테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네, 질투하셨잖아요, 아까 내내
[헛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닌데요?
근데 왜 아까부터 봤던 거 또 보고 계세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뭔 일기 예보를 한 시간 동안 읽어요?
[보미의 코웃음]
[발랄한 음악]
일기 예보도 읽을 게 많습니다, 상당히
아, 예
(세희) 뭐죠, 지금 그 부적절한 태도는?
보미 님, 사과하십시오
날씨 일기 예보에 관해서
제가 한국의 날씨만 보고 있는 게 아닙니다
보시면, 자, 여기
어유, 어떻게 남자애가 그렇게 보조개가 쏙 들어가냐?
(호랑) 어, 훌륭해, 훌륭해
아니, 형부랑은 완전 반대 스타일 아니냐?
극과 극이지 비주얼이나 라이프 스타일이나
넌 만약에 둘 중에 고르라면 어떤 쪽이야?
(호랑) 집 없는 욜로랑 집 있는 하우스 푸어
안 고르면 안 되냐?
아니, 지구상에 남자가 둘밖에 없으면 말이야
어? 누구냐고
지구상에 남자가 둘밖에 없는데 왜 골라?
돌아가면서 열심히 자야지
(호랑) 어휴, 저질
[호랑이 혀를 쯧 찬다]
그래서 마 대표님하고는 어떤 상태인 건데?
어떤 상태라니?
아니, 잔 거야, 잘 거야 자고 있는 거야?
시제가 뭐냐고
뭔 소리야? 그냥 일적인 사이라니까
[호랑이 피식 웃는다]
(호랑) 아, 그렇구나
요새는 일할 때 결재 서류 말고 인형을 주고받나 보네?
깜찍도 해라
아, 도, 동전이 남는다 그래 가지고 그냥 뽑았다가
(수지) 나 준 거야, 그냥
안 그래도 저거 갖다 버릴 거야 걸리적거려
(호랑) 응, 그렇구나
갖다 버릴 건데 벨트는 왜 매 놨대?
[익살스러운 효과음]
[호랑의 웃음] [발랄한 음악]
그리고 그냥 뽑은 건데 너랑 되게 닮았다
되게 닮기는 무슨?
내가 이렇게 못생겼냐?
[호랑의 웃음]
(수지) 너 원석이는? 잘되고 있는 거야, 어?
쯧, 그럼, 받은 만큼 잘 돌려주고 있지
서서히 고통스럽게 [오싹한 효과음]
어?
[호랑의 놀라는 신음]
(호랑) 어머, 애플에서 사고 났나 봐
채팅에서 만난 남자가 여자 스토킹했나 봐
(수지) 어딘데? 어느 회사 거?
(호랑) 걱정 마 너의 마 대표님 회사는 아니니까
[익살스러운 효과음]
[잔잔한 음악] [수지가 살짝 웃는다]
(보미) 헐
(직원5) 왜?
(보미) 그, 그, 엊그제 남강역 원룸에서 남자가 여자 13시간 감금한 사건요
게임 애플에서 채팅하다가 만난 사이래요
방금 기사 떴는데요?
(직원5) 아니, 괜히 우리 같은 애플까지 싸잡아서
이미지 나빠지는 거 아니야?
(직원4) 그렇죠, 보통 사람들은
단순하게 '애플에서 만났다'만 생각할 테니까
근데 우리도 미리 블랙리스트 뽑아서 관리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한숨]
예비 범죄자들 행동 패턴 파악해서 머신 러닝이라도 시켜야 할 기세네요
보미 님
(세희) CS 접수 건들 잘 관리하고 계시죠?
최근에 특이 사항은 없었습니까?
(보미) 씁, 이번 주에 총 32건 있었는데
전부 여자가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불만 사항밖에는 없어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주시고
(세희) 그리고 특히 팔로업이 필요한 신고 글은 바로 공유해 주시고요
위험 수위가 낮더라고요
네, 그럼 세희 님한테 바로 공유하겠습니다
아니요, 저 말고 마 대표한테
(세희) CS는 제 업무가 아니니까요
아, 네
(상구) 예스! 예스, 예스, 예스 예스, 예스, 예스
예스
[상구의 힘주는 신음]
[쪽 뽀뽀한다]
자, 여러분, 드디어 글로벌 지사 런칭
[밝은 음악] 가능할 거 같습니다
[직원들의 환호성] (직원7) 오, 진짜요?
[직원들이 저마다 환호한다]
(세희) 투자받았어?
지금 박 대리랑 통화했는데
오늘 골든 벤처 미팅 자리에서 확정 짓겠대
박 대리?
(세희) 네가 군대 다시 보내고 싶다던 그 박 대리?
다음 생에 인도에서 만나고 싶다던 그 박 대리?
그렇지, 다음 생에 내가 인도 재벌로 태어나면
(상구) 평생 수드라로 부려 먹을 그 박 대리가
그러한 박 대리가 세상에나, 세상에나!
골든 벤처 심사 역 대학 선배란다
[직원들의 탄성] (직원4) 오, 대박
(세희) 그럼 어떻게 되는 거지?
다음 생에 네 수드라로 만날 그 박 대리는
어떻게 되긴?
박 대리님은 이제 내가 평생 모실 브라만님이시지
브라만님! [종소리 효과음]
(상구) 자, 오랜만에 노예 버전 구호 한번 외쳐 보겠습니다
우리는!
(직원들) 을이다!
돈 주면!
(직원들) 다 한다!
[직원들의 환호성]
(상구) 자, 오늘 칼퇴들 하세요 나는 투자받아 올 테니까
♪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 넌 아니야 ♪ [직원들의 환호성]
와!
(직원7) 다녀오세요!
(상구) 네, 감사합니다
[상구의 헛기침]
(상구) 아유
[잔잔한 음악] 들어오세요
일찍 왔네요?
[상구의 헛기침]
[상구의 옅은 한숨]
[상구의 헛기침]
(수지) 축하드려요, 투자받으실 거 같다고
네, 감사합니다
박 대리님이 엄청 힘써 주셨어요
(수지) 원래 그렇게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 직장 생활이라는 게 원래
(상구) 열심히 하는 거보다 잘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사실 저도 삼선전자 대리까지 지내다 나왔어요
날 때부터 대표인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저번에는 조언이랍시고 제가 오지랖 부렸어요
사과하셨잖아요, 뭘 또
(상구) 아, 그때 그 사과 받아 주신 거예요?
[잔잔한 음악]
아니, 난 또 답장도 없길래
내 톡은 왜 맨날 읽씹인가?
어디 가다가 수증기로 날아갔나?
내가 관계자들한테 항의 전화 할 뻔했다니까요
[수지가 피식 웃는다]
그래도 정식으로 사과받아 주세요
미안합니다
이제 다시는 어설픈 꼰대 짓 안 할게요
네
오늘은 대표님한테 정말 중요한 자리니까
괜히 사적인 감정으로 대응하지 마시고요
사적인 감정이면
내가 오 대리님 좋아하는 거?
(상구) [살짝 웃으며] 농담이에요, 농담
나 이래 봬도 3년 차 대표입니다
사적인 감정으로 일 그르치고 그러는 사람 아닙니다
[수지가 살짝 웃는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아...
안녕하십니까?
[투자자의 웃음]
(투자자) 네
[풀벌레 울음]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휴대전화 메시지 수신음] (원석) 응?
(상구) 나 지금 골드 벤처 투자 확정 지으러 간다
꼭 성사시켜서 우리 심 대표 투자도 내가 도와줄게!
[탄성]
[휴대전화 조작음] (원석) 축하해요, 형
꼭 성사될 겁니다요
아, 상구 형 진짜 부럽다
[휴대전화 알림음]
[발랄한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힘주는 신음]
[흥얼거린다]
[물소리가 솨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원석) 랑아, 상구 형 오늘 투자 확정 지으러 갔대
잘되면 나도 좀 도와준다네?
[놀라며] 진짜? 잘됐다
(호랑) 그럼 세희 형부도 연봉 좀 오르겠네?
그렇겠지, 창립 멤버니까?
(원석) 음, 아마 지분도 꽤 있을걸?
(호랑) 쯧, 아휴, 지호 좋겠다
나보다 먼저 사모님 되겠네
걱정하지 마요
내가 잘되면 우리 랑이 꼭 호강시켜 줄게요
(원석) 뽀뽀, 음
(호랑) [웃으며] 어유, 야, 스킨 발라야 돼
안 발라도 돼
(호랑) 아유, 안 돼, 가을철에 수분 케어가 중요하단 말이야
(원석) 음
피부에 제일 좋은 게 뭔지 제일 잘 알면서
나 다 알아
오늘 배란일 끝났지?
(호랑) 음, 그건 또 어떻게 알았대?
끝나긴 어제 끝났지
[신나는 음악]
[호랑의 웃음]
그거 챙겨 와, 서랍 두 번째 칸
(원석) 아, 벌써 구비돼 있지
랑아, 이거 내 친구가 만든 건데 이거 요즘 완전 잘 나간대, 써 보자
(호랑) 어, 그거 두 개 있지?
[익살스러운 음악]
어유, 두 개?
(원석) 이 변태
두 번?
오케이, 두 번
[원석의 웃음]
(호랑) 아니
두 개 다 하고
이걸 왜 두 개 다 해?
책에서 봤는데 콘돔을 써도 피임에 실패할 확률이 15%나 된대
[흥미진진한 음악] [호랑의 힘주는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보자, 게다가 비가임기 때 임신할 확률이 10%면
15 곱하기 10 하면 150 거기에 나누기만 하면
임신할 확률이 무려 1.5%야
그 1.5% 안에 우리가 안 든다는 보장이 없잖아?
랑아, 그건 또 언제 계산했대?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리고 그 안경은 왜 썼어?
[호랑이 살짝 웃는다]
우리 석이는 애도 안 낳고 비혼주의 할 거니까
조심, 또 조심해야지
(호랑) 그러니까 앞으로는 꼭 두 개 다 하고
철저하게, 응?
[익살스러운 음악]
[원석의 한숨]
(상구) 대표님, 한잔 받으시죠, 예
(투자자) 아, 예
투자 제안서 잘 봤습니다
우리 윤 과장이 하도 칭찬하길래 '한번 가져나 와 봐라' 한 건데
짧은 시간에 똘똘하게 잘 키웠던데? [상구가 살짝 웃는다]
[웃으며] 수익 전망도 좋고
예쁘게 봐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상구) 윤 과장님, 감사드립니다
- (윤 과장) 아이, 별말씀을 -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
(윤 과장) [웃으며] 아, 예, 대표님
아이고, 또 우리 선배님이 결말애 엄청 밀었어요
제가 또 우리 진호 선배 말이면 껌뻑 죽거든요
(박 대리) 에이, 윤 과장님
그러면 무슨 투자를 인맥으로 하는 거 같잖아
[윤 과장의 웃음]
이게 다 우리 장 대표님 보는 안목이 워낙 뛰어나셔서 그런 거지
(윤 과장) 아유, 맞습니다
(투자자) 내가 보는 눈이 좀 있는데
이번에도 내 촉이 맞겠죠?
그렇죠, 틀림없으실 겁니다
(상구) 딸랑딸랑 [사람들의 웃음]
자, 한잔하시죠
- (투자자) 아, 예 - (윤 과장) 자, 자 [저마다 호응한다]
[사람들의 웃음] (상구) 아유
[투자자가 중얼거린다]
[저마다 시원한 숨을 내쉰다]
- (투자자) 좋네 - (상구) 네, 감사합니다
[후련한 한숨]
[박 대리의 옅은 신음]
- (상구) 어유 - (박 대리) 어
[박 대리가 숨을 씁 들이켠다]
이번에 투자받으면 바로 글로벌 지사 설립하는 건가?
어디랬지, 베트남?
(상구) 네, 세팅은 다 돼 있고요 씁, 어, 출격만 하면 되는 상태입니다
아, 제가 이 회사 처음 꾸릴 때부터 목표였거든요
내가 이번에 장 대표님 따라서 태국까지 갔다 온 거 알죠?
황금 같은 주말에
들었습니다, 3박 4일 내내 필드에서 공 치시다가
2도 화상까지 입으셨다고
아, 아, 그래, 내가 나 좋자고 골프 치러 따라갔겠어?
(박 대리) 다 결말애 밀어주러 간 거지
필드 중간중간에 던지는 얘기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잖아, 마 대표도
그럼요, 아유 그런 얘기들이 진짜 중요하죠
아, 맞다
말 놔도 되지? 나이도 비슷한데
불편하신가?
그게 왜, 왜 불편하죠? 예?
(상구) 요즘엔 3살 정도면 친구 먹는 거 아닙니까?
[상구의 웃음]
(박 대리) [상구를 툭툭 치며] 씁, 그렇지, 상구야?
상구야, 상구
상구
상구한테 좀 맞아야 되겠어
[투자자가 속삭인다]
[투자자의 웃음]
(상구) 아유, 오늘 분위기 너무 좋은데요?
무슨 말씀들 나누고 계셨나요? [상구의 웃음]
(수지) 아, 세 분 골프 여행 다녀오신 얘기 듣고 있었어요
아, 골프
(투자자) 우 대리는 연휴 때 뭐 했나?
(수지) 전 그냥 호텔에서 쉬었습니다
(박 대리) 호텔? 어디? [투자자의 웃음]
(수지) 남산요
(박 대리) 아, 가야 호텔?
아, 거기 좋지, 뷰도 괜찮고
연인끼리 분위기 잡기도 좋고
씁, 근데 누구랑 갔을까?
혼자 갔어요 올해는 그냥 편하게 쉬고 싶어서
(박 대리) 에헤, 설마 우 대리가?
진짜 혼자 갔어요
[투자자가 숨을 씁 들이켠다]
[투자자의 웃음] [어두운 음악]
(박 대리) 아이, 솔직하게, 어? 솔직하게 말해 보자
남친이랑 갔지?
[투자자의 웃음]
(투자자) 짓궂네, 짓궂어
이 미친 돌아이 새끼가 진짜, 씨
(상구)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처맞으려고, 씨
(박 대리) 마 대표, 뭐야, 왜 이래?
(상구) 아, 아유, 죄송합니다 저, 제가 혼잣말이 너무 컸네요
저, 후배 놈이, 이게 문자로 아주 헛소리를 해 갖고
제가 잠깐 흥분했습니다
아, 죄송합니다 아유, 죄송합니다, 아, 참 [윤 과장의 멋쩍은 웃음]
[윤 과장의 멋쩍은 신음] [상구의 한숨]
[헛기침]
(박 대리) 우 대리, 아, 그냥 솔직하게 말해 보자, 어?
남친 있는데 없는 척하는 거지?
아, 우리 사이에 뭘 그런 걸 숨기고 그래?
제가 뭐 하러 숨겨요?
[투자자의 웃음]
(투자자) 그래, 해 봐
나도 요즘 젊은 사람들 연애 얘기 들어 보고 싶네
(상구) 아, 나, 이 새끼가 보자 보자 하니까, 이씨
나이를 처먹었으면 나잇값을 해야지, 이 새끼야
아주 그냥 병신을 만들어 줄까?
손모가지 갈아서 내가 공복에 마셔 줄까?
아, 나, 이 새끼 진짜
아, 아, 죄송합니다
제가 생긴 거는 좀 이쁘장하게 생겼는데
제가 좀 다혈질이라
제가 이 후배 녀석을 버릇을 안 고쳐 놓으면요
내가 평생 후회할 거 같아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잔잔한 음악]
[자동차 경적]
(보미) 세희 님, 타세요 경연 님 오늘 차 갖고 왔어요
아닙니다, 저는 그냥 버스 타고
(직원3) 타세요, 세희 님
어차피 가는 길이니까 집 앞에서 내려 드릴게요
아...
(사장) 수고했어요
(지호) 네,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장의 한숨]
[잔잔한 음악]
[안내 음성] 잠시 후 버스가 도착합니다
(지호) 퇴근하셨어요?
[오토바이 엔진음]
[오토바이가 끼익 멈춘다]
(복남) 누나!
의리 없이 배달 갔다 온 사이에 혼자 퇴근하고, 치
타요
(지호) 아니에요, 나 버스 타고 가요
[피식 웃는다]
알아요,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잖아요
아, 그러네
(복남) 뭐, 혹시 남편이 데리러 오기로 했어요?
아니, 뭐, 그런 건 아닌데
(복남) 그런 거 아니면 타요 버스보다 내가 빠르니까
(직원3) 하, 아니, 굳이굳이 버스를 타겠다는 그 심리는 뭐지?
뭘 심리까지
그냥 성격이 지랄맞은 거죠
[직원3의 멋쩍은 신음] (보미) 저 저기 앞에서 내려 주세요
(직원3) 아, 네
근데 갑자기 이태원은 왜 가요?
친구들 약속?
(보미) 아니요, 그냥 저와의 약속이랄까?
[비밀스러운 음악] [직원3의 어색한 웃음]
(보미) 내일 봬요
(직원3) 가세요, 보미 님
[잔잔한 음악]
(박 대리) 장 대표님, 오늘 죄송했습니다
(투자자) 알았어, 수고해
[차 문이 달칵 열린다]
[투자자의 못마땅한 신음]
[수지의 한숨] (박 대리) 들어가십시오
마 대표,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재주가 있었네?
(상구) 그럴 리가요, 저...
죄송합니다
(박 대리) 당분간 보기 힘들겠다
글로벌 지사는 개뿔
(수지) 들어가세요
[다가오는 발걸음]
(대리 기사) 대리 부르셨죠?
아, 네
(수지) 가시죠
[잔잔한 음악]
왜 그러셨어요?
중요한 자리라고
사적인 감정으로 대응 안 한다고 그러셨잖아요
(상구) 사적인 감정으로 그런 거 아닌데
공적인 감정인데
어딜 가도 신경 쓰이고
뭐 하나 궁금하고
그러니까 보고 싶고
이거 공적인 감정인데
- 저기요, 마 대... - (상구) 그냥 싫어!
아니, 그딴 새끼들이 너한테 깝치는 거
아가리 죽통 날릴 뻔한 거 겨우 참았어
그러니까
오늘 나한테 뭐라고 안 하면 안 돼?
아니, 걔네가 잘못한 거잖아
아, 왜 나한테만 그러냐고
[상구의 답답한 한숨] [수지가 픽 웃는다]
[웃음]
귀엽고 난리야
[잔잔한 음악] [수지가 픽 웃는다]
웃을 때 아기 같아
(상구) 생긴 거는 무섭게 생겼는데
[반짝이는 효과음]
[상구의 한숨]
(상구) 어, 여기
우리 왔던 곳인데? 303호
아, 기억 안 난다 그랬죠?
[상구의 한숨]
(수지) 기사님, 여기 좀 세워 주세요
(수지) 미안해요, 여기서부터 알아서 가세요
예?
아니, 왜 또 그래요?
내가 뭐 또 잘못했어요?
아니요, 내가 뭘 잘못할 거 같아서
(상구) 예?
계속 같이 있으면 내가 마 대표님 덮칠 거 같아서요
(상구) 네?
아, 그리고 303호가 아니라 304호였어요
우리 방
[발랄한 음악]
아니, 진짜 뭐야?
기억하고 있었잖아
하, 진짜 완전 여우네?
[헛웃음]
(상구) 아, 하늘 좋다
저 미세 먼지 좀 봐
[상구의 웃음]
[오토바이 엔진음]
[복남의 힘주는 신음]
(지호) 뭐예요?
뭐긴, 데이트 장소지
(지호) 예?
인상 펴요, 농담이야
이리 와 봐요
[지호의 놀라는 숨소리] [잔잔한 음악]
(지호) 우아 [복남이 살짝 웃는다]
(복남) 거봐, 좋다니까
간만이죠, 이런 거?
(지호) 네
[지호의 편안한 한숨]
진짜 몇 년 만에 보는 것 같네
서울 야경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복남) 이런 거 몇 년 만에 보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남편하고 데이트 안 해요?
아, 뭐...
해요, 데이트
[복남이 피식 웃는다]
뭐, 집에서 맥주 마시기? TV 보기?
아니면 집에서 맥주 마시며 TV 보기?
[복남이 피식 웃는다] [지호가 숨을 씁 들이켠다]
[지호의 헛기침]
(지호) 저기, 복남 씨
네
처음에는 그냥 장난이라고 생각했어요
(지호) 내 동생보다 어린 친구라 그냥 귀엽구나 하고 넘겼는데
이제 그냥 장난이라고만은 생각 못 하겠어서
이쁘잖아요
저 야경도
여기 데려온 복남 씨 마음도
그게 그냥 이쁘게만 기쁘게만 와닿아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아요
나 이제
복남 씨가 불편해지려고 해요
남편 때문에요?
아니요
나 때문에요
(지호) 복남 씨 이런 행동이 그냥 호의든 가벼운 장난이든
어쨌든 나는 결혼이라는 걸 한 사람이니까
그게 나를 불편하게 해요
이렇게 이쁜 야경을 보면서도
마음이
불편해요, 내가
(복남) 그럼 결혼 안 했으면요?
그랬으면 이뻤을까요?
야경?
내 호의도 누나한테 기쁘게 가서 닿았을까요?
[지호의 옅은 한숨]
네
[잔잔한 음악]
아마 무척 기뻤을 거예요, 지금
결혼 안 했으면
(지호) 어리고 잘생긴 남자가 이렇게 이쁜 야경 보여 주는데
어떻게 안 기뻐요?
[복남이 피식 웃는다]
어리고 잘생긴?
알잖아요, 스스로도, 어리고 잘생긴 거
(지호) 얼굴에 쓰여 있는데
'나 잘난 거 나도 안다'
'나 잘생겼지?' 막 그런 거
그, 그게 티가 나요?
네
그럼 가끔 재수 없었겠네?
좀?
아, 티가 나는구나
[살짝 웃는다]
[복남이 픽 웃는다]
받아요
(복남) 오늘 서점에 배달 갔다가 생각나서 샀어요
작가들은 책도 많이 읽고 뭐, 그러잖아요
아, 사장님한테 들었어요 뭐, 작가 같은 거 했었다고
아...
이 소설가 좋아해요? 나 좋아하는 소설가인데
몰라요, 나 책 같은 거 잘 안 읽어서
그냥 표지가 제일 예뻐서 샀어요
[픽 웃는다]
나 책도 많이 안 읽고 공부도 많이 안 했어요
단순해요, 그래서
그러니까 나 불편해하지 마요
[잔잔한 음악]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으니까, 오늘
별 깊은 생각 없어요, 사실
그냥 같이 일하는 누나가 귀엽고 만만해서
(복남) 퇴근길에 야경도 보고 맥주도 한잔하고 하면서
그냥 친하게 지내고 싶은 거지
만만해?
스스로도 알잖아요, 만만한 거
그래서 귀여운 것도 알고
[픽 웃는다]
복수?
[살짝 웃는다]
어, 복수
알았어
퇴근길에 맥주 한잔씩 하자, 앞으로
이제 말 놓을게, 만만한 누나니까
[복남의 아파하는 신음] (지호) 내일 보자
(복남) 그렇다고 갑자기 너무 막 대하시면...
[문이 달칵 닫힌다]
- (지호) 아, 오셨어요? - (세희) 네
(지호) 고양이가 또...
(세희) 사료를 또 토했네요
병원 다녀오셨어요?
아니요, 아직, 회사 때문에
[고양이 울음]
내일은 꼭 가 봐야겠네요
바쁘시면 제가 데리고 다녀올게요
복남이한테 얘기해서 알바 시간 바꿀 수 있어요
제가 갈게요
됐습니다
(세희) 계약 조항에도 없는 일인데 하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점심시간에 가면 되니까요
[고양이 울음]
아, 네
(세희) 오늘
버스 타고 퇴근하셨나요?
네?
버스 타고 오셨냐고요, 집에
아, 그...
근데
제가 대답해야 되나요?
[고양이 울음]
그러실 필요는
없죠
그러니까요
[잔잔한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 (복남) 이제 퇴근하셨나 봐요? - (세희) 네
아, 저는 누나 데려다주러 왔어요 밤길에 혼자는 위험하니까
위험하니까
데려다주지 마십시오, 앞으로
네?
그쪽이 데려다주는 게 더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데려다주지 말라고요
왜요? 내가 위험한 사람 같아요?
[복남의 헛웃음]
아무것도 이룰 게 없어서
[긴장되는 음악] 도피하는?
그 단어가 많이 불편하셨나 보네요?
(세희) 난 그런 의미가 아니었는데
오토바이가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얘기였지
내 오토바이로 데려다주고 말고는 내가 결정해요, 그쪽이 아니라
아니죠
그건 나나 그쪽이 아닌 지호 씨가 결정할 문제죠
(세희) 우리가 무슨 권리로 타인의 귀가를 결정합니까?
저는 다만 의견을 제시한 것뿐입니다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시니까
적어도 먼저 타라고
제안은 안 하셨으면 합니다
[헛웃음]
(복남) 씁, 하, 역시 가방끈이 길어서 그런가?
논리 갑이시네
[오토바이 시동음]
근데 나는 그쪽이랑 다르게 가방끈도 짧고 비이성적인 편이라
내가 갖고 싶은 건 꼭 가져야 되거든요
(보미) 세희 님, 대표님이 연락이 안 돼서요
오늘 접수된 신고 건들 우선 보냅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잔잔한 음악]
[한숨]
좋네
[입소리를 쩝 낸다]
[힘주는 신음]
(지호) 우리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을 오해한다
'네 마음을 내가 알아' 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네가 하는 말의 뜻도 나는 모른다' 라고 말해야만 한다
우리는 노력하지 않는 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밝은 음악]
(보미) 저거 진짜 비싼 거래요 얼마인지 궁금하시죠?
뭐, 별로, 얼마인데요?
대박이죠?
아니요, 뭐, 생각보다는 별로
(수지) 저거 못해도
중형차 한 대 값은 할 텐데 [함께 놀란다]
(원석) 저도 나름 스타트업 대표거든요 깨울람이라고
(직원들) 아, 깨울람
(세희) 그 애플은 왜 만드신 겁니까?
그게 돈이 돼요?
[원석이 흐느낀다]
(상구) 오늘부터 1일이니까 오늘은 한 송이만
(수지) 왜 이래?
(세희) 신고 내용은 스토킹이고요 어디서 어떻게 들어온 신고입니까?
(지호) 부부 관계를 연출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은
저도 알아서 잘 피하고 있으니까
(복남) 오토바이도 고치고 여자 마음도 고치고
여기서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달려와 줄 것 같아요, 남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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