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사와 조이 9
(이언) 백귀령 입구를 파악을 해야겠다
(말종) 그걸 여기다 쓰게? 백귀령 다 날아갈 수도 있어
(태서) 어사 놈만 잡을 수 있으면 더한 것도 날릴 수 있어
(조이) 염초면 화약 아니야?
(광순) 단, 단순한 도적놈들이 아닌가 보다
(비령) 박태서 나리의 광산이 있는 소굴을 압니다
(도수) 그런 게 있었어?
(이언) 이것은 초오가 아닌가
(도수) 너 딱 기다려 내가 죽여 버리러 갈 테니까!
(태서) 나 건드리면
다 날아가는 거야
(이언) 모두 피하거라!
[폭발음]
(조이) 나리!
(승) 어명을 받들어 암행을 떠났던 홍문관 부수찬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였사옵니다
(이언) 신 홍문관 부수찬 라이언
충청좌도 암행을 마치고 복귀하였나이다
[폭발음]
[무거운 음악] [폭발음]
[와르르 무너진다]
[육칠이 콜록댄다]
[힘겨운 목소리로] 나리
[육칠이 연신 콜록댄다]
[구팔과 육칠의 거친 숨소리]
(이언) 어쩐지 오늘은 좋은 일이 생길 거 같구나
햇무리가 뜬 걸 보니
(이언) 예로부터 햇무리는
태양의 후광이라 하여 상서로운 징조로 여겼느니라
내가 장원 급제 했을 때에도 햇무리가 떴었지
[이언이 피식 웃는다]
[조이가 피식 웃는다]
어머니도 나리와 똑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햇무리가 떴으니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하지만
그게 어머니와의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조이) 9년 전 그날
절 숨기느라 미처 피하지 못한 어머니가
그렇게 끌려가셨습니다
그날은 헤어진 사람도 다시 만난다는
칠석이었는데 말이죠
하여 햇무리는
제게 있어 슬픈 징조입니다
나리와 달리
[차분한 음악]
이번에는 반드시
기쁜 일이 생길 것이다
(조이) 어찌 그걸 장담하십니까?
게다가 이제 우린 곧 헤어질 텐데
한양에 올라오거든
청계천을 따라 길을 찾으면 헤매지 않을 것이다
모전이 보이면 그다음으로는 모전교
광통교, 장통교, 수표교 하랑교가 나올 것이고
여섯 번째 다리가 나오면 거의 다 온 것이다
(이언) 기억하거라
청계천 여섯 번째 다리
수표교에서 남쪽 회현동
만약 우리가 헤어지게 된다면
칠석날
그곳으로 나를 찾아오면 된다
거기가
내 집이다
꼭 놀러 오거라
내 너에게 기쁜 일을 선사할 터이니
기쁜 일을 만들어 주신다더니 고작 이것뿐입니까?
(조이) 두고 보라 하시더니 정작 이것뿐입니까?
어찌 저를 이리도 조롱하시는 겁니까, 나리
(육칠) 나리, 나리
얼른
[구팔이 돌을 달그락 치운다]
대답 좀 해 주십시오
[육칠이 훌쩍인다]
(육칠) 도련님!
도련님… [육칠의 비명]
[비령이 흐느낀다] [육칠의 거친 숨소리]
(구팔) 나리
우리 나리 이렇게 가시면 어떡한다요?
나는 어떡한다요!
[구팔이 서럽게 운다]
[구팔이 흐느낀다]
[흐느낀다]
[조이가 흐느낀다]
(광순) 아이고, 나리
달라질 줄 알았습니다
[달그락 치우는 소리가 들린다]
나리를 만나 제 인생도 그리 슬프지만은 않았기에
기쁜 일도 기대했습니다
(조이) 한데 이리 큰 슬픔을 주시다니요
(광순) [오열하며] 아이고! 나리
[흐느낀다]
[광순이 오열한다]
[훌쩍이는 숨소리] [비령이 흐느낀다]
나 같은 천것은
기대조차 품으면 안 되는 것입니까?
너무합니다, 너무합니다, 나리
[달그락 치우는 소리가 들린다]
[흐느낀다]
(구팔) 나리!
(육칠) [흐느끼며] 어떡해 [돌들을 달그락 치운다]
(구팔) [흐느끼며] 나리
(육칠) 우리 도련님 어떡한다요
[연신 흐느낀다]
[흥미로운 효과음]
"소양"
(비령) 육칠 오라버니랑 구팔 오라버니는 잘 도착했으려나
(광순) 잘 도착했을 거다
(조이) 나리도 잘 도착하셨습니까? [차분한 음악]
[바람 소리 효과음]
(아이1) 잡았다
[아이들이 저마다 말한다]
[아이1의 신나는 탄성]
나 잡아 봐라!
[아이들이 즐거워한다]
(아이2) 나 잡아 봐라
[아이1의 놀란 탄성]
[아이들이 재잘거린다]
[와르르 쏟아지는 소리가 난다]
[달그락대는 소리가 난다]
[이언이 콜록댄다]
[무거운 음악]
[이언이 연신 콜록댄다]
[이언의 거친 숨소리]
[이언이 콜록댄다]
[이언의 헛기침]
[이언의 힘겨운 숨소리]
[폭발음]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콜록댄다]
[탁 쏟아지는 소리가 들린다]
[반짝이는 효과음] [신비로운 음악]
[나비가 팔랑거린다]
[콜록댄다]
[연신 콜록댄다]
[반짝이는 효과음]
[새들이 지저귄다]
[물이 똑똑 떨어진다]
[콜록댄다]
[이언의 힘주는 소리]
[연신 콜록댄다]
[가쁜 숨소리]
[태서의 힘겨운 숨소리] [무거운 음악]
[거친 숨소리]
[태서의 거친 숨소리]
(도수) 하! 태서야
[놀란 숨소리]
[도수의 가쁜 숨소리]
이런 곳이었어?
[태서의 거친 숨소리]
쥐새끼가 따로 없네 아주 앞뒤로다가
(태서) 어차피 네 것도 아니잖아 신경 꺼
[도수의 웃음]
(도수) 내 거거든
네가 우리 집안 등에 업고 번 돈으로 뒷주머니 찬 거잖아
그러니까 내 거라고
우리 집안?
(태서) 미친 새끼
[태서의 거친 숨소리] (도수) 아버지가 그랬어
네 거 다 내 거라고
(태서) 뭐?
(도수) 아버지가 나보고 너 죽이래
아유, 아, 그러니까 좀 잘했어야지
어사도 빨리빨리 처리하고
은 광산도 미리미리 상납했으면
아, 내가 이렇게까지는 안 했잖아
[도수의 힘주는 소리]
[도수의 겁먹은 숨소리]
[도수가 실실 웃는다]
[도수의 겁먹은 숨소리]
[도수의 겁먹은 탄성]
(관원) 저쪽이다, 잡아라!
[태서의 힘주는 소리] [도수의 신음]
(도수) 아이씨!
[도수의 거친 숨소리]
[도수의 짜증 섞인 숨소리]
[물이 찰랑거린다]
[책장이 팔랑거린다]
[흥미로운 음악]
(비령) 근데 이 표식만 갖고 찾을 수 있을까?
(조이) 나도 모르겠어
근데
설령 허탕이라 하더라도
[장부를 탁 덮는다]
내 눈으로 확인을 해야겠어
우리 어머니가 맞다면 왜 그런 곳에 계시는지
만약
아니라면…
(광순) 아직 확실한 것도 아닌데
미리부터 생각해 가지고 뭐 하겠노?
그라고 뭐, 아니면 다시 찾으면 되지
조이 느그 어머니 찾을 때까지 내가 같이 댕겨 줄 거다
나는 뭐, 어디 특별히 갈 데도 없다
(비령) 나도 도울게, 혹시 알우?
왔다 갔다 하긴 해도 내 신기가 도움 될지
[광순의 웃음]
[살짝 웃는다]
아, 비령이 너도
어무적 오라버니랑 동생들 오랜만에 보는 거지?
(비령) 응
아이고, 섬에서 애들이랑 고생이나 안 하는지 모르겠다
(비령) 우리 오라버니가 제 몫은 하는 사람이니까요
아마 지금쯤 난 까맣게 잊고
동생들이랑 놀고 먹고 잠도 잘 자고 있을걸요?
[광순이 살짝 웃는다]
그랬으면 좋겠다
그럴 거야
[살짝 웃는다]
(광순) 아이고
바람 씨게 분다잉
[비령의 한숨]
[문이 달그락 열린다]
(맹수) 광산이 날아갔다
뭐?
[긴장되는 음악] 광산이 날아가다니 무슨 소리야?
태서가 광산을 폭발시킨 것 같아
그럼 은자는? 한 근도 건지지 못한 거야?
아무래도…
너 설마… 터럭손한테 줄 은자는 챙긴 거지?
[한숨]
터럭손한테 대납하기로 한 날짜가 오늘이야!
[짜증 섞인 숨소리]
[한숨]
[한숨]
[숨을 씁 들이켠다] 넌 가서 애들 데려와
어떻게든 버텨 볼 테니까
괜찮겠어?
(맹수) 터럭손 그 여자 보통이 아니라며
(한기) 조총이 올 때까지만 버티면 돼
물건만 우리 손에 들어오면 꼬리섬 하나 쓸어버리는 거
[코웃음 치며] 일도 아니야
염초야 털어 오면 그만이고
대금 따위 필요 없어
지금까진 조총이 언제 들어올지 몰라서
거래를 했던 건데
물건이 들어오면
얘기가 달라지지
낭가삭기에서 들어오는 배가 어디쯤 왔다고 했지?
(수하1) 오늘 아침 월미도를 통과했다고 합니다
예상보단 빨리 도착하겠군
넌 어서 가서 태서랑 말종이를 데려와
알았다
(덕봉) 이게 곡두로 가던 물건이오?
(남자) 그렇소 뭐가 들었는지 엄청 무겁던데
[덕봉이 연장을 달그락 집는다]
[무거운 음악]
[탁탁 치는 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은자가 잘그락댄다]
원래 받기로 한 거의 두 배는 될 거요
[멀어지는 발걸음]
(여자) [웃으며] 이야!
와, 역시, 응? 우리 언니 선견지명, 응?
큰소리 한번 안 치고 잘도 가로채셨네요, 예?
제 물건을 빼앗기기 싫었으면
남의 물건을 소중히 여겼어야지
(여자) 암요
[의미심장한 음악] [여자의 놀란 소리]
이게 다 얼마래요, 예?
(덕봉) 자
하, 조선을 파괴하려고
낭가삭기에서 이 먼 바닷길을 건너오다니
정성도 지극하지
(여자) 아이고, 야
어림만 잡아도 이거 족히 스무 자루는 되겠는데요, 예?
참
아, 근데 그, 강 행수라는 그 여자
그, 교활하기가 뱀 같다던데
그, 순순히 약속을 지킬까, 응?
아, 뭐, 그래서 성님께서, 응?
장난질 못 하게 이렇게 손을 쓴 거지마는
[여자의 힘주는 소리]
일단 집으로 가세
예
(여자) 아유 아주 속전속결이네, 응?
갑시다, 집으로 가요!
(덕봉) 읏차
[기러기 울음]
[시끌벅적하다]
[가쁜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도수의 힘겨운 숨소리]
(도수) 아버지! 아버지!
[도수의 힘겨운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하인) 아니, 태서 도련님 방금 도수 도련님도 오시더니
아버님은 안에 계십니다요
아버님?
[무거운 음악]
[자루를 탁 씌운다]
[퍽퍽 때리는 소리가 들린다] [광순의 지친 숨소리]
(조이) 응?
[함께 놀란다]
[퍽퍽 때리는 소리] 방금 꿈틀대지 않았어요?
(조이) 응
(비령) 물고기인가?
(광순) 저, 저 여인이 상전인가 보다
사내 아니에요?
여인 아이가?
(광순) 어?
(수하2) 가자
(광순) 어쨌든 가서 한번 물어보자
- (조이) 응 - (비령) 어 [광순이 코를 훌쩍인다]
(광순) 말씀 좀 묻겠습니다
(조이) 저, 길 좀 묻겠습니다
혹시 이곳 갑비고차에
미도라든가 혹은 꼬리섬이라든가 하는 장소가
어딘지 아십니까?
방금 꼬리섬이라고 했나요?
- 예, 꼬리섬 - (비령) 네
네, 꼬리섬이라고 했습니다만
(한기) 바지게꾼이 아니면 꼬리섬엔 잘 들어가질 않는데
(조이) 아, 저희는 바지게꾼은 아니고요
꼬리섬 터럭손이라는 여인을 찾고 있습니다
터럭손을 알아요?
그, 실은
확실한 건 아니지만 터럭손이라는 분이
저의 잃어버린 어머니가 아닐까 해서요
[무거운 음악]
아
(조이) 혹 꼬리섬이 어딘지 대충이라도 알려 주시면
- (조이) 저희가… - (한기)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저도 마침 그쪽에 볼일이 있어서
[비령과 조이가 살짝 웃는다]
고맙습니다
(광순) 고맙습니다
- (비령) 잘됐다 - (광순) 잘됐다
(광순) 생각보다 빨리 찾을 수도 있겠다
(비령) 혹 어무적이라는 사내는 모르십니까?
아, 저도 찾는 사람이 있는데 말입니다
(비령) 근데 아까 바다에 버린 건 무엇입니까?
(한기) 아, 물고기 밥이에요
(비령) 물고기 밥이라고요?
그렇게 큰 물고기 밥도 있어요?
[살짝 웃는다]
뭐, 가끔은 토막을 쳐서 줄 때도 있고요
[비령과 조이의 탄성] (광순) 신기하네
[새가 지저귄다]
(한기) 여기예요
(비령) 응? 상단이잖아
(광순) 아, 그라고 보니까
혹시 어머니가 상단에 들어가신 거 아이가?
(비령) 그렇네 상단에서 일하고 계셨나 봐
아, 그런 거였구나
"곡두상단"
상단에서 일하고 계셔서
장부 같은 데서 어머니 표식이 나온 거였어
(광순) 그래, 소양상단도 상단은 상단이니까 [비령이 호응한다]
아이, 드가자, 드가자
[안도하는 숨소리]
그래
어머니는 절대 이상한 일을 하실 분이 아니야
[무거운 음악]
"곡두상단"
잠시만 여기 계시면 터럭손을 모셔 올게요
아, 고맙습니다
(비령) 와
신기한 물건들이 많네요
(광순) 이거는 내 청국에 있을 때 본 물건들인데
여기가 보통 상단은 아닌가 보다
[긴장되는 음악]
[문이 철컥 잠긴다]
뭐야?
(비령) 설마 우리 갇힌 거야?
(광순) 아이, 뭐라노, 야가
- (비령) 어? - (광순) 아이고
- (조이) 이봐요! - (비령) 저기요!
(광순) 저기요, 여기요!
[문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 (조이) 이봐요! - (광순) 저기요!
(광순) 아이고, 여기 사람 있는데 와 이라노, 진짜
(바회) 형님, 오셨습니까?
[덕봉의 힘겨운 숨소리] (덕봉) 별일 없고?
(바회) 곡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약조한 염초 대금을 주겠다고
그래?
(여자) [웃으며] 형님 걱정했는데 일이 술술 풀리네요
하, 역시 강 행수라는 자가
그렇게 몰상식한 사람은 아닌가 봐요, 형님
물건 잘 숨겨 두고
혹시 내가 한 시진 안에 돌아오지 않으면
민머루 바다에 수장시키게
(여자) 예, 걱정 마쇼, 형님
아, 이번에 대금이 커서 속환을 많이 해 올 수 있겠어요
그럼 쉬고 있게 난 가서 얼른 대금 받아 올 테니
예, 형님
자네는 나랑 염초 자루 좀 들고 같이 가세
(바회) 예, 알겠습니다
[무거운 음악]
(한기) 어서 오세요
인도지나에서 들어온 차인데 한잔하시겠어요?
고기 잡는 백정이 차는 무슨
그럴 시간 없으니 대금이나 주시오
[잔을 탁 내려놓는다]
살다 보면
어느 쪽도 마음에 들지가 않는데
(한기) 어느 쪽이든 결론을 내려야 될 때가 있죠?
헛소리 집어치우고
혹시 은자 가지고 장난칠 생각이라면 그만두시게
부디 당신의 선택이 현명하기를 바라요
[무거운 음악]
[조이의 불편한 신음]
[긴장되는 효과음]
[차분한 음악]
은자보단 훨씬 더 값어치가 있을 거예요
(한기) 특히 당신한테는
내가 필요한 건 속환 값을 치를 수 있는 은자지
다른 건 필요 없소
(덕봉) 돌아가세
(한기) 그래요?
이대로 물고기 밥이 돼도요?
[긴장되는 효과음]
이번엔 토막을 쳐서 줄까 봐요 [긴장되는 음악]
아까 물고기 밥을 주는데
따님께서 너무 크다고 놀라시더라고요
그러든지 말든지
(덕봉) 대신 난
강 행수의 물건을 바다에 처넣을 테니 그리 아시오
물고기 밥 주기 전에 누구한테 넘겼는지는 물었어야지
[긴장되는 효과음]
원하는 걸 말해 봐요
당장 저 셋을 배에 태워 이 섬에서 내보내시오
조총은 염초값을 가져올 때까지
내가 담보로 가지고 있을 테니
[못마땅한 숨소리]
살다 보면
어느 쪽도 마음에 들지 않는데
어느 쪽이라도 결론을 내려야 할 때가 있지
부디 강 행수의 선택이 현명하길 바라오
[차분한 음악]
배를 준비해
[광순의 다급한 신음]
[조이가 훌쩍인다]
[광순이 웅얼거린다]
[조이의 거친 숨소리]
[한기의 신음]
[수하3이 칼을 탁 잡는다]
[한기의 거친 숨소리]
[한기의 분한 숨소리]
[무거운 효과음]
[흐느끼는 숨소리]
[슬픈 숨소리]
엄마
[무거운 효과음]
[울먹인다]
"갑비고차"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오라버니잖아
[어무적의 웃음] (아이3) 와
[아이들이 재잘거린다] [비령의 안도하는 숨소리]
진짜 다 까먹고 애들이랑 잘 놀고 있었어
- (아이4) 잡아라 - (아이5) 잡았다
(비령) 오라버니…
[아이들의 즐거운 탄성]
가자
[아이들이 재잘거린다]
지금은
가야 된다
[어무적의 웃음]
[아이들과 어무적의 웃음]
[어무적의 신난 탄성]
[차분한 음악]
[놀란 숨소리]
[사람들의 다급한 소리]
[칼싸움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의 놀란 탄성]
[사람들의 비명] [긴장한 숨소리]
[울음소리가 들린다] [칼싸움 소리가 연신 들린다]
[밖이 소란스럽다]
[오랑캐가 재촉한다]
[사람들의 겁먹은 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밖이 소란스럽다]
(조이) 엄마
[소란스럽다]
[숨죽여 흐느낀다]
[풀벌레 울음]
[새들이 지저귄다]
[흥미진진한 음악]
(이언) 실례하오만 인근에서 초오를 구할 수 있는가?
(약재상) 초오요?
초오는 없소
그, 갑비고차에 있는 곡두상단에 가면 구할 수 있다던데
[쓱쓱 가는 소리]
고맙소
(약재상) 그곳 행수가 뭔 수완인지
은이며 염초까지 거래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요
(이언) 저, 강한기 행수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감사합니다
(한기) 꽤나 무겁네요
여인네들이 좋아하는 색깔입니다
[보부상이 호응한다] 이번 물건은 어디서 들어온 것이오?
[의미심장한 효과음] [보부상이 설명한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풀벌레 울음] (왕) 어찌 암행어사가
살아 돌아오는 자가 하나도 없단 말이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신 홍문관 부수찬 라이언
[긴장되는 효과음]
충청좌도 암행을 마치고 복귀하였나이다
[신하들이 웅성거린다]
[놀란 숨소리]
(승) 이…
귀신은 아닌 듯하고
(승) 아…
아, 저, 저, 분, 분명 장례 치르는 것을
확인했사온데
(이언) 장례를 치른 것이 맞습니다
저 역시 영상 대감의 말대로
누군가의 목표물이 되어
살해된 것이 맞습니다
[못마땅한 숨소리]
다행히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하였으나
소신이 진짜 죽어야만 범인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기에
수사를 위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장례를 치른 것이옵니다
[승의 헛기침]
[왕이 혀를 쯧쯧 찬다]
그런 줄도 모르고 호들갑을 떨다니
(왕) 잘못된 정보로
침전에 든 과인을 이리 불러내도 된단 말이오?
[승의 멋쩍은 헛기침]
이번 사안에 대하여
내 문무백관과 의논하여 교지를 내릴 터이니
그리 아시오
[승의 한숨]
[옅은 헛기침]
[하품한다]
하여 무엇을 알아냈는가?
[흥미로운 음악]
(이언) 권력을 등에 업고 지방 관리들과 협작하여
고패와 투식은 물론
방납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포흠을 일삼고
나라의 세금을 빼돌린 간악한 무리의
배후를
알아냈사옵니다
[긴장되는 효과음]
[차분한 음악] [풀벌레 울음]
(태선) 그래도 그렇지, 이 사람아 언질을 좀 줄 것이지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아나?
죄송합니다
수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패를 숨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
뭐, 어쨌든 무사히 돌아왔으니 되었네
(태선) 그래서 내가 뭘 어떻게 도와주면 되겠나?
서계를 올릴 때까지 시간을 벌어 주십시오
(이언) 전하께 배후를 알아냈다고 고했으니
영의정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겝니다
조금만 시간을 주시면
지금 추적 중인 사건을 종결하고
이 모든 사건의 배후가
영의정이라는 것을 규핵해 내겠습니다
알았네, 조심히 움직이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영상도 가만있지는 않을 테니
예
저, 그럼 나랑 어디 가서 요기나 좀 하세
(태선) 요기나 좀 하면서 자세히 얘기하세
그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했을 것 아닌가
- (태선) 자 - (이언) 아, 그, 송구합니다만
오늘은 제가 급한 일이 있어서
(태선) 아, 그래
가족들도 많이 놀랐을 테니
- 저, 일단 들어가고 - (이언) 예
(태선) 내일 자세히 만나서 얘, 얘기하, 하세
[풀벌레 울음]
"광화문"
(이언) 어
오늘이 며칠이냐?
[익살스러운 음악]
(육칠) 응
[익살스러운 효과음] [육칠의 놀란 탄성]
칠월 칠석이 맞느냐?
오늘…
[탕 하는 효과음]
[살짝 웃는다]
(이언) 이따 집에서 보자
[육칠의 놀란 탄성]
[구팔의 놀란 숨소리]
너도 봤구나?
나도 봤어요
이제 귀신이 다 보이네
[육칠의 황당한 소리]
(구팔) 귀신이라도 좋아요
이언 나리만 돌아온다면은
이언 나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발랄한 음악]
- (육칠) 나리! - (구팔) 도련님!
(구팔) 도련님!
[밝은 음악] [시끌벅적하다]
[사람들의 환호]
[시끌벅적하다]
(상인1) 떡 사세요, 떡이요, 떡 따끈한 떡이요, 떡
[연신 시끌벅적하다]
(상인2) 이거 거저예요 거저, 거저
(상인3) 꽃 사세요 오늘 들여가세요
(광순) 우리 여기 잠깐 앉았다 가자
- (비령) 네 - (광순) 다리가 너무 아프다
[광순의 지친 숨소리]
(비령) 조이 언니
(광순) 잠깐만 혼자 있게 두자
[시끌벅적하다]
[차분한 음악]
(이언) 한양에 올라오거든
청계천을 따라 길을 찾으면 헤매지 않을 것이다
모전이 보이면
그다음으로는 모전교
광통교, 장통교, 수표교
하랑교가 나올 것이고
여섯 번째 다리가 나오면
거의
다 온 것이다
기억하거라
청계천 여섯 번째 다리
수표교에서 남쪽 회현동
만약 우리가 헤어지게 되면
칠석날
그곳으로 나를 찾아오면 된다
꼭 놀러 오거라
내 너에게
기쁜 일을 선사할 테니
(이언) 밥은 먹었느냐?
이 와중에 무슨 밥 타령을…
[의미심장한 효과음]
[밝은 음악]
[놀란 숨소리]
우리 집은 여섯 번째 다리라고 하지 않았느냐
(이언) 여기는 다섯 번째니라
숫자도 못 세기는, 쯧
그러니까 그, 여기서 왼쪽으로 쭉 가면
국숫집이 있었는데 망한 겐가?
그, 흠
그래, 그럼 여기서 한 80걸음을 가면
아닌가? 그, 동쪽?
서, 서쪽?
[발소리가 탁탁 울린다]
[흐느낀다]
[조이가 연신 흐느낀다]
진짜 이언 나리가 맞으십니까?
그래, 맞다
[흐느끼는 숨소리]
[이언의 아파하는 탄성]
(이언) 뭐 하는 짓이냐?
(조이) 정녕 허깨비가 아니란 말입니까?
(이언) 아, 그, 허깨비가 아파하는 거 보았느냐?
(조이) [흐느끼며] 정녕 도깨비가 아니란 말입니까?
(이언) [웃으며] 도깨비가 이렇게 간지러워하는 거 보았느냐?
진짜로 이언 나리가 맞으신 겁니까? [이언의 웃음]
- (조이) 맞냐고요! - (이언) 아유!
[조이가 흐느낀다]
이언 나리가 맞구나, 맞아
[안도하는 숨소리]
[조이가 흐느낀다]
[시끌벅적하다]
(비령) 근데 조이 언니가 너무 안 오네요
찾아 봐야 되는 거 아니에요?
(광순) 맞제? 너무 안 오는 거 맞제?
(비령) 네
안 되겠다, 인나자 퍼뜩 한번 찾아 보자
(비령) 아, 도대체 어딜 간 거야?
(광순) 아니, 아가 쪼끄마하니까 잘 보이지도 않는다
아이고, 참
사람 와 이래 많노?
[비령의 어이없는 숨소리]
(비령) 이야 역시 한양은 다르네요
확실히 개방적이야
(광순) 아이고, 개방은 무슨 남사스럽구로
[비령의 웃음] 낯부끄럽다, 참 저, 아이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어?
[발랄한 음악] 설마 조이 언니?
뭔 조이가, 조, 조이는
(비령) 맞죠?
(광순) 조, 조…
야, 자, 자, 자가 지금 너무 힘들어 갖고
미, 미쳐 삤는가 보다
(육칠) 비키시오, 비키시오
(구팔) 나리! 도련님! 도련님!
나리, 나리
(육칠) 나리
- (육칠) 나리 - (구팔) 어?
[흥미로운 효과음]
[가쁜 숨소리]
(육칠) 저기 저, 돌아가신 우리 도련님 맞지?
훤칠한 키에 조막만 한 얼굴 서까래 같은 어깨 [익살스러운 효과음]
우리 나리가 맞기는 맞아요 [발랄한 음악]
(구팔) 아니, 근데 어떻게…
아, 내 말이
죽은 나리가 어떻게…
살아 계셨어?
이언 나리가 살아 계셨던 거야
맞아요
우리 나리 시체가 없었잖아요
그렇지
우리 도련님이 쉽게 돌아가셨을 리가 없지, 그렇지?
[구팔의 환호] [육칠의 웃음]
잠깐만
그럼 살아 있었으면서 우릴 속인 거야?
아, 그렇네 무슨 사정은 있으셨겠지만서도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씨
- (구팔) 이건 아니지! - (육칠) 이건 아니지! 씨
(구팔) 근데요, 형님
왠지 저 여인 뒷모습 너무 익숙하지 않습니까?
저 체구 하며 머리 모양 하며 옷차림까지
[흥미로운 효과음] 설마 조이 누님?
아, 뭐라는 거야?
우리 광순 누님하고 같이 저, 갑비고차로 떠난 거 잊었어?
[날렵한 효과음]
[반짝이는 효과음]
광순 누님?
비령아
- (비령) 어? - (구팔) 우아 [유쾌한 음악]
- (비령) 구팔 오라버니! - (광순) 육칠아!
[육칠의 웃음] [구팔의 좋아하는 소리]
[구팔의 신난 탄성] [비령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광순) 야, 근데 니 왜 여기 있노?
(육칠) 예?
(광순) 미쳤나?
아니, 발인식에 있어야 될 애들이 여기서 이래 헤벌쭉해 있으면
돌아가신 이언 나리가 뭐가 되노?
어, 정신 안 차리나?
[흥미로운 음악] (비령) 맞네 지금 장례 중일 거 아니야?
구팔 오라버니 미쳤어? 미쳤어? [구팔의 아파하는 신음]
정신 차려야 될 거 아이가
- (비령) 뭐 하는 거야? - (구팔) 아! 아파, 아파, 아파…
[광순이 가슴을 툭 친다]
[구팔의 아파하는 탄성] (광순) 아유, 진짜…
- (육칠) 그런 게 아닙니다 - (광순) 아니긴 뭐가 아니고? [구팔이 만류한다]
- (광순) 아유! - (구팔) 살아 계셔요
(구팔) 이언 나리 살아 계신다고요!
이언 나리가 살아 계신다고?
(구팔) 그렇다니까
[흥미로운 음악]
(광순) 그럼 조이 옆의 저 남자가 이언 나리…
이언 나리십니다
- (비령) 정말? - (구팔) 응
(비령) 어, 언니, 언니
- (육칠) 누님, 누님 - (비령) 어, 언니, 어
[구팔이 입바람을 후후 분다] (비령) 광순 언니!
[부드러운 음악] [비령의 난감한 소리]
[육칠이 숨을 씁 들이켠다]
[침을 꿀꺽 삼킨다]
[반짝이는 효과음]
[늘어지는 효과음]
(광순) 야, 근데 있다 아이가
[육칠의 신음] 야, 근데…
[육칠이 숨을 후후 내뱉는다]
[익살스러운 음악] - (광순) 응? 내만 안 보이나? - (비령) 어?
(구팔) 어디 갔어?
- (광순) 어디 갔노? - (비령) 아까까지 있었는데
[잔잔한 음악]
(조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살아 계셨으면 연통이라도 좀 주시지
(이언) 어쩔 수가 없었다
분명 뒤를 캐고 거듭 확인하는 자들이 있을 터라
나는 완전히 죽어야만 했다
(조이) 하, 그런 줄도 모르고 소인은 울고불고 땅을 치고
(이언) 땅을 치고 울고불고하였단 말이지?
내가 얼마나 애달프게 그리웠기에
(이언) 씁
[살짝 웃는다]
그날 광산이 무너졌을 때
나리가 돌무더기 속으로 파묻히는 걸 보고
정신이 아득했습니다
어찌 빠져나오신 겁니까?
관군이 구출해 주셨습니까?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이언) 한동안 정신을 잃은 상태였지
[반짝이는 효과음] 나비가 날아가더구나
(조이) 나비요?
나비가 광산 안에 왜 있습니까?
(이언) 네 말이 맞다
광산에 나비라니
나비가 들어왔다는 건
나가는 구멍도 있다는 뜻 아니겠느냐
해서 바로 뒤를 쫓았지
[이언의 놀란 숨소리] [도수의 거친 숨소리]
(도수) 태서야 [태서의 힘주는 소리]
[도수의 거친 숨소리]
[도수의 짜증 섞인 숨소리]
(이언) 망설일 틈이 없었다
사건의 전말을 알아내기 위해선
[차분한 음악] 그 둘을 쫓는 수밖에
[시끌벅적하다]
(조이) 그럼 지금까지 몰래 사건을 추적하신 겁니까?
(이언) 죽음을 가장하여
이 모든 사건의 전말을 알아낼 수 있었느니라
[조이의 한숨]
(조이) 정말 극악무도한 자들 아닙니까?
어떻게 인간이 그토록 치밀하게 악랄할 수가 있습니까?
원래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은 하나같이 다 치밀한 법이니라
게으르면 범죄를 어찌 저지르겠느냐?
(조이) 천하의 나쁜 놈들
세상이란 것이 참 야속합니다
열심히 살면 보상받을 거라 여겼는데
노력하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나쁜 놈들은 저렇게 버젓이 잘 살고 있고
[한숨]
모든 것이 부질없게 느껴집니다
그토록 원하던 한양에 왔지만
그토록 그리던
어머니를 만났지만
[헛웃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한 번 죽어 보니 알겠더구나
너와 같이 있는 지금이
꽤나 괜찮다는걸
[잔잔한 음악]
(이언) 하여
아주 야속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제 네 옆에
내가 있을 테니
또한
반드시 나쁜 놈들을 잡아
세상이 부질없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 주마
아참, 아참!
[조이의 헛기침] (조이) 그, 내 정신 좀 봐
광순 언니랑 비령이가 기다릴 텐데 가 봐야겠습니다
어, 그, 어, 더 늦기 전에 묵을 주막집도 구해야 하고
그럼
(이언) 아, 저… [조이가 거친 숨을 내뱉는다]
[익살스러운 음악] 주, 주막이라니?
주막이라니
주막은 너무한 것 아니냐 어떤 놈이 거기 묵을 줄 알고
[조이가 살짝 웃는다]
괜찮습니다
광순 언니랑 비령이가 있는데 뭐가 걱정입니까?
[이언의 난감한 숨소리]
(이언) 그러지 말고
우리 집으로 가자
[유쾌한 음악]
내 말은 그, 우리 집에 방이 여러 개가 있으니까
우리 집에서 같이 자자는 말…
같이? [날렵한 효과음]
(이언) 아니, 그, 그러니까
[익살스러운 음악] 너는 내 방에서 나는 네 방에서?
제가 왜 나리 방에…
[날렵한 효과음]
(이언) 그러니까 그, 잠자리를 하자는 게 아니고
같이 잠만…
잠만?
[날렵한 효과음]
(조이) 다짜고짜 잠자리를
그간 만나는 여인들을 이런 식으로 대하셨습니까?
(이언) 그간 만났던 여인들을 이렇게 대했냐니
나는 지금껏 여인들을 따로 만나 본 적이 없고
네가 처음…
[발랄한 음악]
[강조되는 효과음]
처음?
[이언의 옅은 한숨]
아무튼!
그럼 계속 주막에서 살 순 없을 테고
이제 어떡할 것이냐?
광순 언니 얘기로는
명철방 오장동계 부근이 집값이 저렴하여
(조이) 저처럼 뜨내기인 사람들도
무리 없이 정착할 수 있을 거라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일 그 동네 가거간에 가 볼 생각입니다
오장동이라니
구태여 그렇게까지 고생을 할 일이냐
[한숨]
이제 저도 스스로 자리를 잡아야지요
[밝은 음악]
내가 너를 너무 잘 아는지라
말릴 생각은 없다만
(이언) 그래도 늘 조심하거라 이곳은 한양이다
(조이) 이제 진짜 가 봐야겠습니다
광순 언니랑 비령이가 많이 기다릴 것입니다
(이언) 아, 육칠이와 구팔이도 나를 기다릴 터인데
아, 빨리 가 보십시오
(이언) 아니다
데려다주마, 거기 어디냐?
아닙니다, 나리 먼저 가십시오
전 혼자서 충분히 갈 수 있습니다
(이언) 씁, 어허
이 오밤중에 혼자 어딜 가겠다는 것이냐?
데려다주마
코앞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허, 데려다준대도
- (이언) 빨리 안내하거라 - (조이) 아이, 괜찮다니까요
(이언) 빨리 안내하거라
(구팔) 잘들 노십니다그려
[구팔의 어이없는 숨소리]
[조이의 놀란 숨소리]
저희는 안중에도 없으십니까?
[난감한 숨소리] (구팔) 너무하십니다, 나리
정말 너무하십니다
(광순) 야, 니 내가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아나, 니?
(비령) 우리가 걱정할 거란 생각은 눈곱만큼도 안 했지?
(이언과 조이) 미안
(광순) 아이고, 씨
(광순과 조이) - 이놈의 가시나야, 내가 진짜… - 아니, 아니
(조이) 내 말 좀… [저마다 타박한다]
(비령) 얼마나 우리가 걱정 많이 했는지 알아?
[소란스럽다]
(광순) 아이고, 정말!
나리, 나리 살아 계셨습니까? [이언이 호응한다]
빨리 온나, 너는 어디 갔었어?
[소란스럽다]
(육칠) 아이고
(구팔) 아유, 나리
(육칠) 미안하다, 비령아 비령아, 잠깐만
(이언) 미안하다, 미안해, 어?
(함께) ♪ 강강술래 ♪
(이언과 사람들) - 내가 살아 돌아왔다! - ♪ 우리 나리 돌아왔다 ♪
- (사람들) ♪ 강강술래 ♪ - (육칠) 반대로
[광순이 노래한다]
(승율)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선에 태평성대라도 왔나 보지? [사람들이 노래한다]
(광순) 얼씨구나!
(사람들) ♪ 야, 야 야, 야, 야, 야 ♪
[밝은 음악]
(광순) 반대로! [광순의 환호]
(이언) 지금부터 죄인을 추포하러 간다
(승) 누구 마음대로 추포를 해?
(신하들) 파직하여 주시옵소서!
(말종) 어찌케 할 겨? 아, 이제 뭘로 엎을 거여!
(태서) 죽여야지
- (조이) 맞지? 승율아! - (승율) 누가 이렇게 귀여우래
(관료) 자네도 마음에 둔 여인이 있을 것 아닌가
(조이) 나리는 나리셨지
(말종) 으아! 뒤진 어사 놈 아니여
(이언) 너 잡으려고
(태선)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겐가?
(이언) 이번에는 잡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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