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라이프 11
11 회 ㅣ 2005-04-11
2005년 4월 11일 (월) / 제 11 회
S#1 신혼집 거실(전회연결/N)
목이 마른 세진, 휘적휘적 일어나 냉장고 쪽으로 가서
물 꺼내들고
꿀꺽꿀꺽 마시다가, 유리창 너머로 승완과 채영이 함께
서있는 것을 본다.
승완, 채영에게 다가가 채영이 어깨에 메고 있던
세진의 핸드백을 내려 받아드는 장면이지만
세진 쪽에서는 가벼운 포옹 같이 느껴지고
세진 (보며) ...
S#2 신혼집 앞(N)
채영을 배웅하는 승완, 손에는 세진의 핸드백을 들고 있
다.
(멀리 나가지는 않고 그냥 집 앞 정도)
채영 배웅도 안해줄 거야?
승완 멀리 못 나가. 운전 조심하구. (돌아서고)
채영 (상실감으로 보는)
S#3 신혼집 거실(N)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리면
후다닥 소파에 뛰어 올라가 잠든 척 하는 세진이고.
곧이어 들어서는 승완.
승완 ... (잠시 그대로 세진을 보고 있다가, 바닥에 흘러내린
이불을 집어서
다시 여며주는데, 그 위로)
세진 (E) 승완아....너는, 결혼한 후에두 누구를 보면 가슴이
설렌 적 있니?
나는 있다...
승완 ... (보다가, 씁쓸하게 방으로 들어가고)
세진 ... (가만히 눈 뜨며, 아직도 채영을 못 잊고 있구나...)
(F.O)
S#4 신혼집 앞(다른 날 아침)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안에서 나오는 세진.
현관 문 밑에 떨어져있는 신문 주워들다가,
우편함에서 엽서 하나 발견한다. 다가가 꺼내보면
‘미래고 23기 동창회’ 라고 적힌 모임 엽서이고.
세진 ... (보며 표정)
S#5 승완의 방(D)
승완, 거울 앞에서 옷 갈아입고 있는 중이다.
세진 들어온다.
세진 ... (문가에 서서 승완을 본다)
승완 ... (넥타이 매다가 힐끔 보고는) 왜.
세진 (퍼뜩) 어? (동창회 엽서 내밀며) 이거....
승완 뭔데. (받아서 보며) ....
세진 ....? (그런 승완 살피듯 보며) 갈꺼....야?
승완 (주머니에 넣으며) 동창횐데 당연히 가야지.
세진 ... (실망)
승완 (세진 쪽을 힐끔 보고는 일부러 거울 보며 의상과 머리
에 신경을 더 쓰는 척)
세진 .... (승완이 멋내는 게 신경 쓰이는) 오늘...어디가?
토요일이라 수업 없잖아
승완 (짐짓 무심한 척) 스타디 있어.
세진 근데...왜 오늘은 비행교육원복 안 입어?
승완 (퉁명스레 툭) 난 뭐, 365일 그 옷만 입냐? 빨려고 내
놨으니깐
세탁기 좀 돌려놔라. 손빨래 해주면 더 좋고....
세진 ... (바라보는 위로)
(F.C) 채영과 함께 있던 승완의 모습 (핸드백을 건네던)
세진 ... (넥타이 매는 승완을 보다가, 친절하게) 일루 와. 내
가 해주께...
승완 그럴래? (하며 세진을 향해 돌아서면)
세진 (넥타이 매주고는 마무리로 쭈욱! 목을 조르는)
승완 (목 졸린 채 비명) 악! (켁켁 대다가) 야.
세진 미안... (나가고)
승완 (어이없는 표정)
S#6 신혼집 주방(D)
함께 식사하고 있는 승완과 세진.
속내를 숨긴 채 대화를 나누는 심리전이 계속되고 있는.
승완 (먹다가 힐끔 세진쪽을 보는)
세진 (먹으며) ...
승완 ...
(F.C) 10부에서 도현과 함께 노래를 부르던 세진의 모습.
승완 ...(슬쩍) 회사는 다닐 만 하냐?
세진 이제 겨우 일주일 됐는데 뭐. (*시간경과 있습니다)
승완 (먹는 채로 짐짓 던지듯이 툭) 힘들면 다니지 마.
세진 ? (보는)
승완 (반찬 집으며) 너, 공부 좋아하잖아. 아르바이트 하면
서 포기했던
고시 공부, 다시 시작해보는 것도 괜찮을꺼 같고....
세진 ... (보다가) 아니야. 회사일 꽤, 재밌어.
승완 재밌어....? (실망의) 그렇구나아....
세진 ... (아무래도 승완의 옷차림이 신경 쓰이고)
승완 ... (아무래도 도현과 한 회사에 다니는 게 신경 쓰이는)
세진 ... (보고는 승완 머리 쪽으로 손 내밀며) 잠깐 일루와
봐
승완 왜?
세진 (반쯤 몸을 일으켜 승완의 머리를 헝클고) 이래야 인간
적으로
보인다며. 허허...
승완 (숟가락으로 거울처럼 비춰 보고는) 뭐...괜찮네, 내추
럴하니. 허허...
(하고는 숟가락을 김치 그릇에 퐁당! 담그는)
앗! 세진의 블라우스 위로 김치 국물 튀는.
승완 (짐짓 너무나 미안한 표정으로) 미안. 어떡하냐? 너 출
근해야 되는데.
옷 갈아 입구 가려면 지각하겠다.
세진 아냐 괜찮아. 오늘 놀토(노는 토요일)라 회사 안나가.
형님이 옷 사준다구
해서 나가려던 건데 뭐. 전화루 좀 늦는다구 하면 돼.
승완 ...
S#7 병원 외경(D)
S#8 현주의 진료실(D)
소아과 전문의 백현주라는 명패가 놓여있고.
진료실 책상에 앉아 차트를 넘겨보고 있는 현주.
노크소리.
현주 네.
채영 (문 열고 들어서며) 언니.
현주 (반색하며) 어머, 이게 누구야. (자리에서 일어나며) 채
영이 아니야?
채영 미안해요. 귀국하자마자 찾아뵙구 싶었는데, 취직이다
뭐다 정신이
없었거든요.
현주 뭐얼. 지금이라두 찾아와줘서 고맙기만 한데.
채영 (꽃다발 내밀며) 득남을 축하해요. 쌍둥이라면서요?
현주 (받으며 웃는) 고마워.
채영 (쇼핑백 건네며) 이건 쌍둥이들 옷인데, 잘 맞을지 모르
겠네요!
현주 아후 이거 너무 고마워서 어쩌지?
채영 고마우면 맛있는 점심 사주세요. (친근하게) 아! 우리
예전에 자주 가던
냉면집에 갈까요? (하는데)
현주 (안타까운 표정으로) 근데 어쩌지? 나 선약이 있는데.
똑똑 노크소리.
세진 (문 열고 들어서며) 형님. (하다가 멈칫 채영을 보
고) ...!
채영 ...! (보는)
현주 어. 어서 와 동서. (채영에게) 아버님이 취직 축하기념
으루 정장
한 벌 골라주라구 하셔서...
채영 ... (사랑받고 있구나....어쩐지 샘나고) 잘됐네요,
저두 마침... 예전에 알바하던 샵으로 옷 한 벌 사러갈
생각이었는데....같이 가실래요?
현주 (반색으로) 아아.. 맞아 거기 옷 괜찮드라. 동서, (조심
스레) 괜찮지...?
세진 .... (웃어 보이며) 어우, 그,그럼요.
채영 .... (세진을 보며)
S#9 레스토랑(D)
함께 식사를 하는 채영, 세진, 현주
옆으로 쇼핑 봉투들 보인다.
현주 채영이 덕분에 너무 맘에 드는 쇼핑 한 것 같다! 그치
동서!
세진 아..네에...
채영 말씀만 하세요, 언제라도 동행해 드릴게요. 선생님이
절 꽤
예뻐하셨거든요.
현주 누군들 채영일 안 이뻐하겠어. 싹싹하구 똑똑하구 뭐
하나 모자란게
있어야지.
채영 (기분 좋게 웃으며) 적당히 하세요. 멀미나겠어요.
현주 사실인데 뭐.
세진 ....(어쩐지 소외감 들고)
채영 언니, 그거 아세요? 제가 언닐 항상 친언니 이상으로 생
각했다는 거.
현주 알지 왜 몰라....
채영 언니 그거 기억나세요? 승완이랑 제가 고 1때 언니가
오빠한테 시집
오셨잖아요. 그때 승완이 진짜 웃기지 않았어요? 언니한
테 형을 주면,
형이 평생 기도 못펴구 쥐어살꺼라나 어쩔꺼라나 하면
서....
현주 (깔깔 웃으며) 맞아맞아. 내가 정말 그때 도련님한테 당
한 거 생각하면....
그때는 왜 키도 작았잖아, 쥐콩만한 놈을 쥐어 박을 수
도 없고...
(하다가 세진을 보면)
세진 ...(대화에 낄 수 없고, 묵묵히 먹기만) ...
현주 아휴, 이젠 어엿한 애기아빤데, 동서 앞에서 내가 이렇
게 말하면 안되지...
채영 그러게요, 언니랑은 하두 허물 없는 사이라....세진씨
생각을 못 했네...
세진 괘, 괜찮아요, 재밌는데요? (자기도 뭔가 아는 척 하고
싶어서) 빨간 도마뱀
보다 더 재밌네요. 하하하.
채영 ... (피식 웃고)
세진 ....
현주 (진동으로 울린 핸드폰 받으며) 어, 닥터 강! ...(일어나
며) 미안, 두 사람
잠깐만 얘기하고 있어...네, 그 203호 환자 말인데,...(전
화 받으며 나가고)
채영 (웃으며) 빨간 도마뱀까지 다 알고, 많이 친해졌나 보
네?
세진 그런 셈이지 뭐. 우리 사이에 비밀 같은 건 없거든.
채영 그래? (물잔 들며 짐짓 가볍게) 그럼....팔년 전에 그 일
도 얘기하디?
세진 팔년 전에 그 일이라니....?
채영 (물 마시다가) 어머, 말 안하디?
세진 (자존심 상하지만) 뭐....뭔데 그게.
채영 미안....승완이가 말 안 했으면 나도 말 못해.
세진 ... (기분 상하고)
채영 (내심 재밌다. 놀리듯) 별일은 아니야. 궁금하면 승완
이 한테 직접 물어봐.
세진 ....
S#10 달리는 채영의 차 안(D)
운전하는 채영이고.
채영 ... (세진을 가지고 논 듯한 느낌에, 재밌어지는데)
현주 채영인 결혼 안 해?
채영 글쎄 하자는 사람이 없네요?
현주 이런 얘기 하긴 뭐하지만...사실 나는 우리 도련님 짝으
루 채영이가
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했었거든. 어쩌다가 틀어진 거야
두 사람?
채영 남녀사이 틀어지는 거, 한 순간이던데요 뭘. (웃고는)
그래두 꽤
사랑받구 사나 봐요. 아버님한테 옷도 다 얻어 입는 걸
보면.
현주 (웃으며) 도련님 협박에 넘어간 거기두 해.
채영 협박이라뇨?
현주 도련님 요즘 난리두 아니거든. 남은 일년 동안 받아낼
꺼 다 받아내구,
해 볼꺼 다 해보구.... 노력, 해볼 만큼은 해볼 생각인가
봐. (웃으며)
뒤늦게 철 드는 거지 뭐.
채영 남은....일년이라니요?
현주 (그제서야 퍼뜩) 어머....! (한 손으로 입 막는데서)
S#11 야외 일각, 또는 카페 (N)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채영.
채영 .... (곰곰이 생각해보는)
(*이 사실을 도현이에게 알려주면, 세진이를 향한 도현
의 태도도 좀 더
적극적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승완과 세진의 사이
도 멀어지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승완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까....? 정도의 생각)
걸어오는 도현.
채영을 발견하고는 그 쪽으로.
도현 무슨 일이야 갑자기.
채영 (생각에서 깨어나며 퍼뜩 보고)
도현 급한 일 아니면 회사에서 하지, 왜 사람을 오라가라야.
채영 급한 일은 아니지만, 너한텐 희소식이 될꺼 같아서.
도현 (보고)
채영 아주, 재미있는 정보를 하나 입수했는데, 말해줄까?
도현 ? (보고)
채영 (의미심장한 미소로 보는데서)
S#12 신혼집 거실(N)
식탁에서 밥을 먹는 승완과 세진
세진 .... (승완을 가만...히 보며)
승완 (먹다가 느끼고 보며) 왜.
세진 나....뭐 하나만 물어봐두 돼.
승완 (쩝쩝 먹으며) 뭔데.
세진 팔년 전에....채영이랑 무슨 일...있었어?
승완 ...! (멈칫 굳는다)
세진 (놓치지 않고 본다)
승완 (가만히 수저 내려놓고는) 채영이 만났냐 오늘?
세진 (무슨 일이 있긴 있구나) 형님 만나러 갔다가 병원에서
우연히 만났어.
형님이랑두 꽤 친했었나봐. 집에두 오구.... 그랬어?
승완 고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였으니까.
세진 ....
승완 (일어나며) 설거지는 니가 해라.
세진 말 안 해 줄 거야?
승완 궁금하면 채영이 한테 직접 물어봐.
세진 채영인 궁금하면 너한테 물어보라든데?
승완 채영이가 말 안했으면....나두 못 해.
세진 (기분 상한다) 왜에?
승완 그건, 채영이랑 나 사이의 문제니까.
세진 (약간 비죽여진다) 뭔데에. 말해봐아. 얼마나 대단한 일
이길래
말을 못해. 그러니까 더 궁금해진다 야.
승완 채영이랑 내 문제라구 했지.
세진 니들 비밀리에 싸이비 종교단체에 가입이라두 했냐?
승완 정세진. (그만 하라고)
세진 아니면, 국가 존재를 위협하는 음모라도 꾸미고 있는
거야?
승완 채영이랑 내문제라구 했지!
세진 (터지며) 도대체 뭐야 그럼! 같이 은행 털자구 했었니?
아니면 같이 망명이라두 갈 생각이었어?
승완 (완전히 귀찮아져서) 정세진!
세진 (O.L) 것도 아니면! 원나잇스탠드라두 한거야?!
승완 (터지며) 채영이가 너냐!
세진 ! (굳고)
승완 ! (실수!)
세진 그래...나는 채영이가 아니지. 지구가 쪼개지는 한이 있
어두 절대 내가
채영이가 될 수는 없겠지.(나가버린다)
승완 (에잇! 성질나고)
S#13 신혼집 앞(N)
마음 완전히 상해서 문 쾅! 닫고 나오는 세진인데,
채영의 말을 떠올리며 멍....한 표정으로 걸어오고 있던
도현,
그런 세진과 마주치는.
세진 ...! (손등으로 찔끔 고여 있는 눈물 닦아내다가 보며)
도현 ... (보는)
세진 (목례하고는 가려다가 멈칫 돌아서며) 저기 혹시, 지금
바쁘세요?
도현 (보며) ...
세진 속이 타서 그러는데, 어디 가서 시원한 캔음료 한잔 안
할래요?
도현 ...(가만히 보는데서)
S#14 신혼집 주방(N)
굳은 표정으로 식탁 위를 치우고 있는 승완.
거친 동작으로 탕!탕! 개수대로 그릇 옮겨놓다가,
계속 세진이에게 한 말이 마음에 걸리고.....
어느 순간 그릇 개수대 위에 탕! 내려놓고는 밖으로 나가
는 승완.
S#15 신혼집 앞(N)
적당한 곳에 나란히 앉아있는 세진과 도현.
세진 (캔 음료 꿀꺽꿀꺽 마시고는) 나쁜 자식.
도현 ....친구같고, 남매 같아서 좋다면서요.
세진 남매는 쥐뿔. (허! 웃고는) 저는요, 나중에 우리가 신비
가 지 아빠 닮은
남자 만날까봐 두려워요.
도현 ....닮아간다면서요.
세진 ...? (보는)
도현 신비랑, 승완이랑, 세진씨랑 쌍둥이처럼 닮아가는 게
행복하다면서요.
세진 아니 그건....
도현 결혼하면 감성두 죽고, 심장도 굳는 게 아니란 걸 알았
다면서요....
그래서, 함께 있으면 설렌다면서요. 근데...(보며) 왜 자
꾸 울어요?
세진 ....? (보고)
도현 .... (보는데)
승완 (E) (화난) 정세진.
돌아보는 세진.
다가와 거칠게 세진의 손을 잡아 일으키는 승완.
세진 아얏! 야, 아퍼어.
승완 (상관없이 끌고 가는데)
도현 그 손은 놓고 가지?
승완 (확 돌아본다)
도현 (담담하게 본다)
승완 (도현을 노려보는 채로 세진에게) 결혼합의서 제 삼항!
서로의 사생활에 터치하지 않는다, 기억해?
세진 (보고)
승완 바꾸자. 이제부터 신경 쓰이는 놈들이 있으면 내가, 터
치한다.
세진 ! (놀라고)
팽팽하게 바라보는 도현과 승완의 시선.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는 세진의 표정에서.
S#16 신혼집 안(N)
세진을 거칠게 끌고 들어오는 승완이고,
세진 아퍼! 아프다니까! (하며 승완의 손 확 뿌리치고는, 방
으로 가려는데)
승완 (확 돌려세우며) 너, 아무 앞에서나 히죽히죽 웃구 다니
지 말랬지 내가.
세진 (보고)
승완 회사에서 너랑 민도현 안 좋은 소문 돈다는 말 못 들었
어?
세진 (담담히 보며) 안 좋은 소문, 어떤 소문?
승완 너랑 민도현이랑 그렇구 그런 사이라는 소문! 신비랑
그 자식이랑 니가
한 가족이란 소문! 니가 민도현 낙하산이라는 소문!
세진 (짐작이 간다. 싸늘하게) 누가 그러는데?
승완 (상관없이 화나서) 너 여자가 처신을 어떻게 하구 다니
길래 그런 소문이
돌게 만들어. 아무 앞에서나 헤프게 실실 웃구, 아무 앞
에서나 감정을
질질 흘리구 다니니까, 그런 한심한 소문이 도는 거 아니
야!
세진 (O.L) 너한테 그런 말을 전한 사람이 누구냔 말이야!
승완 니 직속 상관인 이채영이가 그러드라, 됐냐!!!
세진 (표정 싸늘해지며) 그러니까 뭐야, 채영이가 전한 그
말 한마디에, 나는
졸지에 헤프구, 한심하구, 그렇구 그런 애가 됐다는 말이
네?
승완 누구한테 들었건, 지금 그게 중요한 건 아니잖아!
세진 그럼 중요한 게 뭐야 지금! 누구한테가 아니라, 이채영
이한테 들은 말이야!
아무가 아니라 민도현이야! 내가 아무 앞에서나 웃었다
구 화내는 게 아니
잖아 지금! 민도현이랑 나 때문에 채영이 마음 아퍼질까
봐 걱정하는
거잖아 너!
승완 너 정말 계속 이렇게 예민하게 굴래? 채영인 그냥 친구
야 이제!
세진 도현씨는 직장 상사이자, 이웃일뿐이야 나두!
승완 (터지며 무섭게) 정세진!
세진 소리치지 마! (또박또박 야무지게) 나, 니 여동생 아니
야.
간섭받을 이유, 없어! (돌아서는데)
승완 (확 잡아채며) 분명히 경고했어. 신경 쓰이는 놈 있으
면 내가 가만두지
않는다구.
세진 (노려보고)
승완 계약기간이나 끝나면 그때는 니 맘대로 해, 하지만 아
직은 아니야!
(손 풀어주고는 확 돌아서는데)
세진 (O.L) 그럼 나두, (도전적으로 보며) 남자친구 가져두
돼?
승완 ! (보는데서)
S#17 신혼집 앞 거리 (N)
걸어오다가 마치 세진의 말을 듣기라도 한 듯 우뚝 자리
에
멈춰서는 도현.
도현 (신혼집 쪽을 돌아보는 모습에서)
채영 (E) 두 사람, 결혼 기간이 이제 겨우 일년 밖에 남지 않
았대.
S#18 까페 또는 야외 일각(D)
채영과 도현의 대화. (*11씬에서 연결되는)
도현 그게 무슨 소리야. 결혼 기간이 일년 밖에 남지 않았다
니.
채영 말 그대루야. 사랑은 없구, 책임만 있는 결혼. 의무만
있구 사랑은 없는 결혼, (보며) 견뎌내려면 유통기한이
필요한거 아니겠어?
도현 ...! (보고)
채영 두 사람, 순진한 줄만 알았더니 꽤 합리적인 부분두 있
드라?
벗어날 수 없다면, 즐기자. 즐길 수 없다면 견디자. 결딜
수 없다면
거래를 걸자. 거래가 끝나면 끝. 디엔드야. 두 사람, 다
시 자유로운
청춘남녀가 되는 거라구.
도현 ...!
채영 (웃으며) 어때? 꽤 흥미가 생기는 정보 아냐?
S#19 신혼집 앞 거리(N)
도현 .... (흔들리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서있는데)
신비 (E) 아저씨!!
도현 ? (돌아보면)
승필 부부의 손을 잡고 걸어오고 있는 신비.
도현 (퍼뜩, 원래표정으로 돌아오며 웃는) 어 그래, 신비야.
(번쩍 들어 안아주고, 승필내외에게 꾸벅 인사하며) 안녕
하세요?
승필 승완이 선배, 맞죠?
도현 (웃으며) 네. 민도현입니다.
승필 (악수하며) 반가워요. 창명이랑 같이 승완이 옆집에 산
다는 얘긴 들었어요.
아, 여긴 승완이 형수 되는 사람.
현주 안녕하세요? (도현과 인사 나누고) 우리 신비가 아주
잘 따르네요?
신비 아저씨랑 신비, 결혼할 거야. 그치?
일동 (하하 웃고)
도현 (미소로 신비를 보며, 마음을 다잡는 모습 위로)
승완 (E) 너, 혹시 그 자식 좋아하냐?
S#20 신혼집 거실(N)
여전히 팽팽하게 붙어있는 승완과 세진.
세진 (기막힌 표정으로 승완을 보고 있고)
승완 말해 봐. 보면 가슴이 설레고, 어떤 날은 아팠다가, 어
떤 날은
이유두 없이 신났다가, 그래?
세진 (승완이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었는데, 기가 막히다)
승완 말해봐. 보면 설레구 가슴이 뛰는데 이상하게 맘에두
없는 실수를
하게 되고, 마음에두 없는 소릴하게 되구 그래?
세진 (울컥 눈물이 고이려고 한다. 피하듯이) 관두자. (들어
가려는데)
승완 (잡으며) 말해 봐. 왜 말을 못해. 그 자식, 좋아하냐구!
세진 (터지며) 한승완!!! (소리치는데)
신비 (E) 엄마아....
승,세 !!! (돌아보면)
현관 앞에 난처한 표정으로 서있는 승필부부와 겁먹은
표정의 신비.
현주 미,미안해 동서....신비가 열쇠를 가지구 있다구 그래
서....
승필 그,그래....말리기두 전에 이 녀석이 문을 따가지구
는....
승,세 (미치겠고)
신비 (울려고 하며) 엄마,아빠 싸웠어?
세진 아,아니야. (얼른 신비 안으며) 싸우기인....
승완 (승필에게 괜히 화내며) 올려면 연락이나 하구 오지이.
승필 미,미안하다. 신비가, 엄마 아빠가 보고 싶다구 잠도 안
자구 우는 통에,
현주 (승필 찌르고, 잡아끌며) 도,동서 미안해. 갈게. (승완
에게) 갈께요 서방님.
(승필 잡아끌고 나가고)
승,세 ... (각각 시선 피한 채로)
신비 ... (그런 두 사람 눈치 보며)
S#21 신혼집 앞(N)
걸어 나오는 승필부부.
승필 (기겁하며) 뭐어? 아, 채영이한테 그런 얘길 뭐하러 해?
현주 나도 모르게 아차 실수한 거라니까....(퍼뜩 걱정되며)
설마, 두 사람 저러다....잘못되는 건 아니겠지?
승필 부부 싸움은 칼루 물베기라는 말두 몰라?
현주 아까 분위기 살벌했잖아. 막말루 물을 꽁꽁 얼려서 칼
루 짤라봐.
정확하게 반으루 뚝 잘라지지.
승필 이 사람이 근데. 아, 그런 소리 하지 마, 말이 씨 돼!
현주 신비가 걱정 되서 그러지 나는.
승필 신비가 왜.
현주 태어나기도 전에 상처부터 받은 애잖아. 태어나서두
뭐, 순탄했나?
친가에서 키우네, 외가에서 키우네, 난리두 아니였잖아.
승필 ...
현주 나는 신비 볼 때마다 괜히 마음이 짜아하구 그런 게....
저 두 사람 잘못 되서 또 상처받을까봐 걱정 돼.
승필 지들두 생각이 있는데, 설마 끝까지 가겠어? 저러다 말
겠지...
현주 (심난해서) 신비 때문이라두 잘 살았으면 좋겠는데...
(에서)
S#22 신혼집 거실(N)
세진과 승완에게 양 손을 한 짝씩 잡힌 채, 난감한 표정
으로
오른쪽 왼쪽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는 신비.
세진 신비, 엄마랑 자자.
승완 신비, 아빠랑 자자.
세진 왜 그래, 애 혼란스럽게.
승완 내가 하구 싶은 말이야. 너한테 신비 못 맡겨.
세진 (기분 상했고) 너 그게 무슨 소리야.
승완 뭐가.
세진 나한테 신비를 못 맡기겠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구.
신비 (엄마,아빠 싸우는 모습을 보며, 울먹울먹하는 모습 위
로)
승완 (E) 그건 니가 더 잘 알꺼 아냐!
세진 (E) 너 말 참 이상하게 한다? 내가 뭘 잘알어!
승완 너 자꾸 이렇게 말꼬리 잡구 늘어질래? (하다가) 관두
자.
피곤하니까 관두자구. (신비의 손을 잡고)
세진 (신비의 손을 확 뺏으며) 왜 이래. 나두 너한테 신비 못
맡겨!
승완 정세진! (하는 순간)
신비 (아아아아앙---울음 터지고) 신비, 도현이 아저씨한테
갈래!
승완 (순간, 저도 모르게 표정 굳으며 신비의 손을 놓고 방으
로 들어가고)
신비 (아빠가 방으로 가버리자 울음 소리 더 커지고)
세진 괜찮아. 신비야, 괜찮아. 뚝.
신비 (서럽게 울고)(*신비가 마음에 상처를 받는 과정의 시
작입니다)
세진 (안아주며) 미안해...미안해...울지마....
속상해서 같이 왈칵 눈물 고이는 세진에서 F.O
S#23 신혼집 외경(D)
S#24 신혼집 거실(D)
냉랭한 분위기에서 아침을 먹고 있는 승완과 세진이고.
주눅이 든 커다란 눈을 굴리며 눈치를 살피고 있는 신비.
승완 ... 신비야. 엄마한테 오늘 신비 유치원 아빠가 데려다
준다구 말해.
세진 (날카로워져서 보고)
신비 (말 전하려) 엄마, 아빠가....
세진 신비야, 아빠한테. 대단히 고맙지만 엄마가 하겠다구
전해.
승완 (역시 날카로워져서 보고)
신비 (말 전하려) 아빠, 엄마가...
승완 (세진 노려보는 채로) 신비야, 엄마한테 회사 일두 바쁘
실텐데, 육아 쪽엔
신경 끊으시라구 말씀드려.
세진 (승완 노려보는 채로) 신비야, 아빠한테 걱정해주시는
건 고마운데, 아빠
일이나 잘하라구 말씀드려.
신비 .... (입술 삐죽여지며 상처받고)(*울리지는 말 것)
S#25 신혼집 앞(D)
신비를 사이에 두고 멀찍이 떨어져서 나오는 승완과 세
진.
그 바람에 두 사람에게 잡힌 신비의 손은 양쪽으로 완전
히 벌어져있고.
세진 회사 끝나구 내가, 유치원 들러 신비 데려올게.
승완 신비야, 엄마한테 됐다고 말씀드려.
신비 .... (울음 참고 있는데)
도현 (출근차림으로 나오는)
신비 (도현을 발견하고는 울컥해서) 아저씨. (달려가 안기
고)
승완 (심정 상하고)
도현 (사정 모르는 채로 밝게) 신비, 잘 잤어? (하는 순간)
승완 (도현에게 안긴 신비를 와락 떼어내고는) 신비한텐 신
경 끄시지.
안 그래도 여기저기 낭비할 신경이 많을텐데.
도현 (보고)
승완 (세진을 보며) 카풀해서 같이 가지? 친구끼리. (신비를
데려가고)
세진 (눈 질끈 감으며 미치겠는)
S#26 유치원 앞(D)
신비를 유치원 앞에 데려다 주는 승완.
승완 오늘 유치원 끝나면, 유치원 버스타고 할아버지 댁에
서 내려야 되는 거 알지?
신비 .... (대답 안하는)
승완 왜 대답을 안 해. 일주일에 세 번은 할아버지 댁에서 지
내기로 했잖아.
기억 안나?
신비 ... (역시 대답 안하고 보기만)
승완 ... (보다가) 말하기 싫구나? 알았어. 늦겠다. 얼른 들어
가.
신비 ... (뒤돌아서 유치원 안으로 들어가는)
승완 ... (보며, 마음 안 좋고)
S#27 달리는 도현의 차 안(D)
도현 운전 중이고, 조수석에 앉아 창밖만 바라보고 앉아
있는 세진.
도현 ... (운전 중이고)
세진 ... (조수석에 앉아 창밖만)
도현 ... (시선 정면으로)
세진 ... (승완이 때문에 속상해서 눈물 차오르고)
도현 ... (느끼고 보면)
세진 ... (울먹임 참고 담담하게) 앞 보세요. 사고 나요.
도현 ... (어쩐지 마음이 아프고)
S#28 마케팅 사무실(D)
책상 앞에 앉아 자료 따위 넘겨보고 있는 채영.
여직원 (우편물과 테이크아웃 커피 한잔 들고 오며) 팀장님,
우편물 하구
카푸치노요. (웃으며) 말씀하신대루 시럽은 안 넣었어요.
채영 (웃으며) 고마워요. (커피와 우편물 받는데)
문 열리고 함께 들어오는 도현과 세진.
도현을 향해 인사하는 직원들, 이내 두 사람을 보며 수군
거리고.
채영 (도현에게) 좋은 아침입니다 실장님.
도현 (그대로 방으로)
채영 (어떤 느낌 감지하고, 세진을 보며) 좋은 아침이예요 정
세진씨.
세진 ...(자리에 앉으며 시무룩하게) 오늘 날씨 별루 안 좋던
데요.
채영 ...(역시 뭔가가 있었구나, 흥미롭게 보다가 이내 시선
거두고
우편물을 넘기는)
여유롭게 커피 마시며, 우편물을 넘기던 채영.
동창회 엽서를 발견하고는 보며 미소 생기는데.
문득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 들어보면,
세진 ... (보고 있다가, 서둘러 시선을 피하고는 지갑 들고 밖
으로)
채영 (엽서 손에 놓고 통통 튀기며 재밌는)
S#29 키즈베어 내 자판기 코너(D)
시무룩한 표정으로 커피를 뽑고 있는 세진인데,
채영 (옆에 와서 음료 뽑으며) 승완이한테 물어 봤어?
세진 (잠깐 봤다가) 응....별일 아니던데? (*날 세우지 말고,
오히려 무덤덤하게)
채영 (읽듯이 보는)
세진 (시선 피하는)
채영 (못 들었구나...음료 꺼내들고 웃으며) 거 봐. 내가 별
일 아니랬잖아.
그냥 어린애들 장난이었지 뭐. 듣구 비웃었지 너.
세진 (그런 채영을 가만...히 바라보는)
채영 왜?
세진 너...나한테 이러는 이유가 뭐니.
채영 (모르는 척) 뭐가? (하다가 퍼뜩) 어머, 설마 나 때문에
니들 싸웠니?
세진 (술수에 넘어가지 않고, 대답 기다리는)
채영 (그제 서야 피식 웃으며) 니들 부부를 위해, 아주 간단
한 트릭 하나를
부려봤을 뿐이야.
세진 (무덤덤하게) 트릭? 무슨 트릭?
채영 사소한 일에 자꾸만 믿음이 흔들리구, 내용이 뭔지두
모르는 일에 수많은
상상을 만들어 내가면서 괴로워한다면, 좀 문제가 있는
거 아니겠어?
세진 (보고)
채영 남녀사이의 관계는 말이야, 서로의 비밀을 얼마나 많
이 함께 공유하구
있느냐, 그 비밀을 지켜낼 믿음이 두 사람 사이에 얼마만
큼 존재하느냐에
따라 유통기한이 정해지는 법이거든.
세진 (민감해진다) 유통기한이라니...? 무슨 의미야?
채영 (웃으며) 니들 한테 남은 유통기한이 얼만큼인지 가늠
해보라구 부려본
트릭이니까 너무 고깝게 생각하지는 마. (가려는데)
세진 (잡으며) 유통기한이 무슨 의미냐구.
채영 뭘 모른 척 해. 당연히 니들이 맺은 계약의 유통기한이
지.
세진 ....!
S#30 도현의 사무실(D)
창가쪽으로 의자 돌려놓고 앉아 생각에 잠겨있는 도현.
그 모습 위로 떠오르는,
(F.C) 창밖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던 세진(27씬의)
도현 .... (웬지 마음이 쓰이는데)
노크소리.
도현 (의자 바로 하고 앉으며) 네.
비서 (들어와서) 회의 준비 끝났는데요 실장님.
도현 (표정 사무적으로 바꾸며) 알겠습니다. (일어나고)
S#31 마케팅 사무실(D)
회의를 위해 모여 앉은 직원들이고.
남직원 안건은 본점의 극장 공간 활용에 관한 건으로, 지금 현
재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연 극장이 수익성이 없다는 데 대한 대책 마련
이 시급하고,
또 하나는 안산에 새로 짓고 있는 분점의 층별 공간 구
성 문제로....
남직원의 안건 발표 이어지고 있는 동안 펼쳐지는,
두 여자의 심리전.
채영 (서류 넘겨보다가, 문득 느껴지는 시선에 보면)
세진 (채영을 바라보는 모습 위로)(E) 누가 그래. 우리 결혼
이 계약이라구.
채영 (피식 웃는 모습 위로)(E)그런 얘기를 누구한테 들었겠
니 내가.
세진 (승완이가 직접 말해줬을까....? 눈빛 흔들리고)
채영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E) 거봐, 너 또 흔들린다.
세진 ....
도현 (발표 끝나면, 서류 넘기며) 결국엔 전체 공간 중, 문화
공간 비율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요약되는 거 아닙니
까?
채영 (자신만만) 지금 분당 매장 안에 있는 극장 공간을 터
서 매장으로
활용하는 건 어떨까요?
도현 (보는)
채영 뮤지컬을 보는 아이들이 많아졌다고는 해도, 아직 손익
분기점에는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아이들한테 고가의 입장료를 받을 수 없다
는 점도, 수익 면에서
불리한 점이구요.
도현 (보는)
채영 우선 극장 공간을 터서 차라리 매장으로 활용하고, 어
느 정도 사업기반이
확충된 다음에 다시 문화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라
고 봅니다.
세진 (O.L)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도현 (보는)
세진 요즘은 기업이 단지 상품만을 파는 게 아니라, 사회의
관심사를 함께 고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린 마케팅이나 이미지 마케
팅이란 것도 그와
맥락을 같이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채영 (비웃듯이) 정세진씨, 우리는 사회사업을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이윤을 내는
게 기업의 목표이자 기본입니다. 문화사업을 포기하자
는 게 아니라, 잠시
보류하는 것뿐입니다.
세진 지금은 키즈베어가 소비자들에게 이미지를 막 구축하
려는 시점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문화사업이 더더욱 필요합니다. 당장은 손해지
만 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이런 문화 공간 때문에 키즈 베어를 찾는 사람들
의 전체규모를 키울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니까요.
도현 (포카페이스로 보고 있는)
세진 더 나아가 그 문화공간이 모든 아이들의 꿈과 환상을
실현시켜준다는 믿음을
줄 수만 있다면, 현재의 열세를 얼마든지 만회하고도 남
지 않을까요?
도현 의견은 좋습니다만, 실현가능성이 없는 유토피아적 발
상 같군요.
세진 네? (뻘쭘해서 보고)
채영 (피식 웃고)
도현 (채영에게) 이 팀장이, 팀을 꾸려서 방금 제안한 프로젝
트를,
세진 (O.L) 잘 하면 유토피아, 못하면 디스토피아가 되는
건, 인생사 모든게
마찬가지 아닙니까?
직원들 (쿡, 웃고)
세진 (내부에서 꿈틀거리던 승부 근성과 오기 발동!) 제 의견
이 유토피아적인
발상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지극히 타당성이 있는
대안임을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큰소리 뻥뻥치는 데서)
S#32 패밀리 레스토랑(D)
일진과 함께 점심을 먹는 세진.
일진 (한심해서 보며) 니가 송대관이냐? (머리 쥐어박으며)
큰소리를 뻥뻥치게.
세진 (먹다가 얼른 머리 피하며) 아 그럼 어떡해. 자꾸 오기
를 자극하는데.
일진 그래서, 그렇게 중요한 시안을 내일 아침까지 만들어오
겠다고,
큰 소리를 쳐?!
세진 (꼬리 내리며) 하는데 까지...해봐야지 뭐.
일진 이게 애 한번 덜컥 낳구 나더니, 겁대가리가 없어졌어
겁대가리가.
니가 아직 무림여고 짱인줄 아냐? 적당히 묻어가면서 살
아, 가정은 안 지켜?
세진 어짜피 잘됐어 뭐. 집에 일찍 들어가봐야 또 승완이랑
싸우기나 할텐데....
이참에 일에나 몰두해보지 뭐.
일진 니들 또 싸웠니? (화나는) 아, 왜에! 한참 햇빛정책 써
가며 분위기 좋더마안!
S#33 항대 일각(D)
샌드위치와 테이크 아웃 커피로 점심을 하고 있는 창명
과 승완.
승완 아, 뭘 갖구 싸우든 니가 무슨 상관이야.
창명 이웃으로써 걱정이되서 그렇지 나느은! 아, 덕좀 볼려
고 이사 왔더니만,
밥 훔쳐가, 맥주 훔쳐가, 일주일에 한번은 부부싸움 중재
에 나서야 돼,
번잡스러워서 못살겠다 내가.
승완 이사를 가 그럼! 이왕이면 민도현 그 자식이랑 패키지
루 어디 안보이는데
가서 살아 제발.
창명 야, 그러지 말고, 이따 제수씨랑 같이 동창회가서 기분
전환 좀,
승완 (O.L) 안가 동창회.
창명 왜, 채영이 때문에?
승완 ....
창명 염려 마. 채영이 안 나온댄다.
승완 (보는)
창명 그러니까 염려 말구 나가 임마. 나두 볼일 좀 보구 합류
할 테니까.
솔직히 너, 지금 이 기분으로 집에 일찍 들어가 봐야 제
수씨랑
싸우기밖에 더 하겠냐?
승완 (생각해보는)
S#34 여자 화장실(N)
찬물에 어푸어푸, 세수하고 있는 세진.
세진 (거울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힘내라 정세진.
니가 그래도 한땐 무림여고의 짱,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하
는 외교관을
꿈꾸던 인간이 아니었었냐! (주먹 불끈 쥐어보이며) 파이
팅!!!
S#35 장은조의 사무실(N)
장은조에게 시안서 검토받고 있는 도현이고.
도현 분당 매장 내 극장의 기존 수익성을 고려해봤을 때, 일
단 신축중인
안산 분점에서는 문화 공간을 줄이는 대신 매장 수를 더
늘려
초기 영업 수익을 내는 편이,
장은조 (O.L) 유학 보내놨더니, 헛돈 썼구나.
도현 (보는)
장은조 문화 사업은 필수지, 선택사항이 아니야. 단지 인형만
팔겠다는 건,
그건 키즈베어의 설립취지와도 모순되는 전략이야.
도현 ... (고개 숙이고)
장은조 여기서 빠지는 수익을 다른 쪽으로 확보할 방안을 연
구해야지, 당장
수익이 안난다고 가장 중요한 걸 놓쳐! (시안서 테이블
위로 툭 던져놓으며)
뭔가 좀 특별한 시안서를 기대했는데, 내가 욕심이 좀 과
했던 거 같구나.
도현 ...다시 준비하겠습니다.
S#36 사장실 앞 복도(N)
착잡한 심정으로 걸어오고 있는 도현.
도현 (손에 든 시안서 보다가, 휴지통에 툭 던져놓고 걸어가
는)
S#37 마케팅 사무실(N)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던 도현, 멈칫 문가에 멈춰서는.
컴퓨터 앞에 앉아 끙끙대고 있는 세진.
노트에다가 뭔가를 끄적여 봤다가, 에잇! 지워버리고,
그러다 반짝! 눈빛 반짝이며 컴퓨에 매달려 다다다닥! 키
보드를
누르기도 하고.
도현 .... (그런 세진을 바라보며 서있는데)
세진 ? (느껴지는 시선에 돌아보고는) 어? 아직 퇴근 안하셨
어요?
도현 (얼른 시선 치우고, 안으로 들어오며) 어느 정도 완성됐
습니까?
세진 (벙쪄서) 네?
도현 정세진씨가 제안했던 시안말입니다.
세진 이제 겨우 초안을 잡구 있던 중이었는데....요.
도현 (적당한 자리에 털썩 앉으며) 진행된 데루 갖구 와 보세
요.
역할 분담해서, 협공을 한번 펼쳐봅시다.
세진 ? (보는데서)
S#38 고기집(N)
동창회 회식 장소에 도착한 승완.
가게문 앞에 붙어있는 ‘미래고등학교 동창회 회식장소
변경’이라는
메모와 약도를 보고 난감한 표정인데,
채영 (E)벌써, 2차 장소로 옮긴 모양이네?
승완 (돌아보고는 놀라서) 채영아.... 오늘 못 나온다며....
채영 내가 온다고 하면 너, 분명 안 올 거 같아서, 거짓말 좀
했지.(웃고)
승완 (난처한)
S#39 학교 운동장(N)
텅 빈 학교 운동장으로 들어서는 승완과 채영.
채영 야, 이게 진짜 얼마만이야? 하나두 안변했다 (승완 돌
아보며) 그치?
승완 모임에 안갈 거야?
채영 잠깐만 학교 구경 좀 하고 가자아.
승완 애들한테 자꾸 연락 오잖아.
채영 (핸드폰 꺼내 보이며 웃는) 너두 나처럼 꺼 놔.
승완 채영아. (그만 가자고)
채영 어머, 저기 저 철봉. 아직두 그대루 있네?
야, 너 내가 오래 매달리기 신기록 갖구 있는 거 알지?
귀엽게 웃고는 뛰어가 아이처럼 철봉에 매달리는 채영.
오랜만에 하니까 잘 안되네...? 어, 저기 저 나무 아직도
있네.
신나서 운동장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는 채영.
운동장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농구공을 집어 골대에
넣어보기도 하고.
처음 보는 채영의 천진난만한 모습....
승완 ... (그런 채영을 보며 애처롭고)
S#40 키즈베어 사무실(N)
핏자, 커피 등이 어질러진 테이블 보이고
도현, 세진 각자 노트북 두드리며 열심히 일하는 중이다
도현 극장 운용에 관한 좀 더 차별화된 아이디어는 없을까
요?
세진 엄마들이 아이를 데리고 극장에 온다는 게 여러 가지
로 불편한 점이
많거든요. 그 불편함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도현 예를 들면?
세진 요즘은 백일 된 아이에게도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여주
고 싶어하는
엄마들이 많지만 기본적인 수유공간이라든가, 아기 기저
귀를 갈아주고 아기를
쉬게 할 휴게 공간이 없기 때문에 엄마들이 아기와의 동
반 극장 외출은 꿈도
못꾸는 게 현실이거든요.
도현 (끄덕이며 보고)
세진 그래서 우리 극장엔 어린이 전용 화장실 및 기저귀 갈
이대,
엄마들의 수유공간과 아기침대가 있는 휴게실을 마련했
으면 좋겠어요.
도현 (손가락으로 딱! 소리 내며) 오케이! 그거 괜찮네요!
세진 (아,통과됐다! 신나서 자신이 초안으로 잡은 노트북 화
면 보며) 또, 5살
미만의 아이들은 집중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뮤지컬
프로그램도 20분
미만의 짧은 프로그램들로 3-4가지를 엮어서 아이와 엄
마가 편안하게 골라
볼 수 있도록 구성을 하고...또, 극장 내 의자는 아이들
의 키에 맞게 다양한
사이즈의 보조 쿠션을 준비해 비치해 두는 거죠. 그리
고...
도현 .... (그런 세진을 가만히 보며 미소 생기는)
S#41 학교 일각(N)
조용한 교사를 바라보며 말없이 앉아 있는 승완과 채영.
승완 ... (채영을 보는데)
채영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나한테 아직 미련있어 보인단 말
이야.
승완 (가만히...시선 거두고)
채영 오랜만에 학교 와보니까, 옛날 생각난다. 너랑 자주 이
자리에 나란히
앉아서 별도 보구, 달도 보구, 또 밤늦게까지 이야기두
하구, 그랬잖아.
기억 안나?
승완 (좀 웃으며) 기억나.
채영 다행이다. 나는 니가 하도 싸늘하게 굴어서, 이젠 그런
거 다
잊어버린 줄 알았어.
승완 ...
채영 나, 그때 세상 높은 줄 모르구, 잘난 체랑 오기루 똘똘
뭉친 애였잖아.
그래서 애들한테 엄청 미움 받았었구.
승완 ...
채영 집안 좋구, 좋은 부모님 밑에서 자란 부잣집 딸 흉내 내
다가, 학교루
빚쟁이들 쳐들어오는 바람에 다 들통나구, 애들은 기다
렸다는 듯이
나, 무시하구, 따돌리구. 기억 나?
승완 기억 나.
채영 그때 니가 날 도와줬어. 모두들 나한테 등돌렸을 때,
내 인생에서 가장
자존심 상했을 때, 너만 너한테 손 내밀어 줬었어.
승완 ....(채영이 애처로워지고)
채영 그때 나 너한테 진짜 고마웠다? (약간 울컥해져서) 니
앞에선 자존심 때문에
한번두 제대루 표현한 적 없었지만 진심으루 고마웠어.
승완 (아프게) 채영아....
채영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솔직하게 말할 걸. 왜 정답은
항상 뒤늦게
생각나는 걸까?
승완 이제 그만 잊어 채영아.
채영 뭐...를...?
승완 다. 그때 일두, 그때의 나두 너두, 모두.
채영 (그런 승완이 낯설어서) 승완아.
승완 나...너를 잊는 게 쉽진 않았어. 내가 가장 순수했던 시
절에 좋아했던
사람이니까. 지우는 것도, 도려내는 것도 쉽지 않았어.
하지만 잊으려구 노력하고 있어. 차츰 잊어가고 있어.
채영 왜 잊어야....하는데?
승완 세진이가 상처받는 거....싫으니까.
채영 ...! (보고)
승완 세진이가, (신경쓰구, 상처받았어)
채영 (O.L) 알았어. 무슨 말인지....알았어.
승완 앞으루 우리 얘기 세진이 한테 하지 말아줬으면 해.
앞으루 세진이 대한 불필요한 정보, 나한테 애써 알려줄
필요 없어.
우리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해결하구, 헤쳐나가볼게.
채영 ... (외면한 채로 입술 깨물며, 눈가 붉어지고)
승완 8년 전 그때 일...나한테두 소중한 기억이야. 그러니까
오해나 의심이나...
그런 감정 따위루 망가뜨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채영 (눈물 차오르고)
승완 (가만히 일어나며) 오랜만에 옛날 추억 떠올리게 해줘
서 고맙다.
갈께....(뒤 돌아서서 걸어가며 마음 아프고)
채영 (눈물 차오른 채로, 무참하고....서글픈 모습 위로)
S#42 교실 (회상컷/D)
채영, 교실에 들어서는데 머리 위로 툭 떨어지는 칠판닦
이.
분필가루를 뒤집어쓰는 채영, 입술을 깨문다. 그러나 여
전히 도도함
잃지 않고 자리로 가려면 채영의 자리 텅 비어있다. 맨
뒤로 빠져 거꾸로
돌려져 있는 채영의 책상. 채영의 교과서 역시 휴지통에
처박혀 있고.
‘빚쟁이 딸 주제에 잘난 척하더니, 꼴 좋다...’ 정도의 수
근거림들...
채영을 흘끔거리며 킬킬거리는 반 아이들의 비웃음을 뒤
로 한 채,
분필 가루 손으로 닦아내며 비참한 기분으로 책을 주워
드는 채영인데
두두두~ 창밖에서 들려오는 비행기 모터 소리(E).
S#43 교실 창밖(회상컷/D)
두두두두~ 모터소리와 함께 교실 창가로 날아오르는 모
형비행기 한대,
모터 소리에 창밖에 매달려 내다보는 아이들이고.
채영 역시 무슨 일인가 내다보는데, 채영 근처로 와서 맴
도는 모형비행기.
채영 ... (멍하니 비행기를 올려다보면)
순간 모형비행기 꼬리에 매단 플랭카드가 촥 아래로 펼
쳐지고
‘1학년 7반 이채영, 알라뷰~’ 씌어진 플랭카드.
창밖 아래 한손엔 무선조종기 든 채, 채영을 향해 손을
흔드는 승완이고.
승완 (지나가는 아이들 향해) 야, 내가 이채영, 찜했거든! 니
들이 증인이다!
앞으로 누구든지 채영이 건드리면 내가 가만 안 둬! 알았
어?!!
우우우우---! 환호 혹은 야유 보내는 아이들이고,
승완 채영아~ 알라뷰~! (아랑곳없이 채영을 향해 손 흔들
며 해맑게 웃고)
채영 ... (그런 승완을 보며)
S#44 거리(N)
걷고 있는 승완.
승완 .... (가슴 한 켠이 싸아해지고)
S#45 학교 일각(N)
교정 일각에 홀로 남아 멍....하니 앉아있는 채영....
무참하고....비참하고....서글픈....
채영 .... (눈물 주욱 흘러내리며)
S#46 키즈베어 사무실(N)
각자 컴퓨터 작업 중인 도현과 세진이고.
세진 ... (울리지 않는 핸드폰을 보며 침울해있고)
도현 ... (도면 넘기다가 그런 세진을 보게 되는)
세진 ... (시선 느끼지만, 보지 않는 채로) 사람 마음도 도면
으로 볼 수있었으면
참 좋겠어요.
도현 (보며) ....
세진 그 사람 맘 속에 어떤 공간이 있는지, 그 공간 안에 누
굴 들여놓았는지,
내 공간은 어디쯤 있구, 날 어디에 들여놓았는지, 텅 비
어있는 공간에는
뭘 채워 넣어줘야 기뻐할지....알 수 있을꺼 아니예요. 그
쵸?
도현 ...
세진 (서운한) 나쁜 자식... 와이프가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연락이 없는데두
전화 한통이 없어?
도현 ...(보다가, 일어나며 어쩐지 냉랭해져서) 일어나요.
세진 ? (보면)
도현 (보고 있던 도면 들어 보이며) 도면으로만 보니까 도통
감이 안 잡혀요.
같이 매장 좀 둘러보면서 감 좀 잡읍시다. (에서)
S#47 키즈 베어 건물 내(N)
매장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도현과 세진.
도현 (어쩐지 냉랭해진 표정으로 걷고 있고)
세진 (힐끔 보며 갑자기 왜 저러지?) 저기, 작업이 더 길어질
까요?
아무래도 승완이가 걱정할꺼 같아서.....
도현 (냉랭한 채로) 정세진씨.
세진 네?
도현 일할 땐 일 얘기만 합시다. 앞으로 나랑 있을 땐, (승완
이 얘기는 하지
말아줬음 좋겠다) ....일 얘기만 합시다.
세진 (E) ....
도현 (대답이 없다?) 정세진씨. (돌아보면)
무시무시한 스크림 가면이 도현의 얼굴 바로 앞에서 노
려보고 있다!
도현 (카리스마 완전히 무너지며) 아아악! (비명 지른다)
세진 (가면 뒤에서 얼굴 내밀며) 깔깔깔. 사람이 사람이랑 있
는데, 어떻게
일 얘기만 해요. 웃고,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고 그래야
지. 말도 안돼.
(*점점 스파이더맨 승완을 닮아가는 세진)
깔깔깔 재밌어서 웃는 세진.
기막혀서 허허허 웃다가. 소리 내서 웃어버리는 도현에
서.
S#48 몽타쥬(N)
-도면을 들고, 매장 곳곳을 돌며 의견을 나누는 세진과
도현.
-키즈베어 박물관 내. 도면을 보며 열심히 뭐라고 떠들고
있는
도현, 동의를 구하려고 옆을 돌아보면 세진 또 없고.
눈으로 찾아보면, 광장무대에 올라가 테디베어들 틈에
끼어
드럼을 두르며 보고 있는 세진. 도현, 웃어버리고.
-손에 각자 하나씩 손인형 끼고, 움직여보며 웃기도 하
는 두 사람.
-야광불빛을 밝히는 요요를 함께 해보기도 하고.
-수퍼볼(작은 고무공)을 바닥에 튕겨 누가 더 높이 튀기
나 내기도 하고.
-이것저것 놀이기구와 소품을 이용해서 아이들처럼 노
는 두 사람.
(*처음 보는 도현의 천진하고 밝은 모습)
S#49 신혼집 앞 거리(N)
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승완인데, (44씬에서의 감정 이
어서)
저만치 헤드라이트 불빛을 밝히며 달려와서 멈추는 도현
의 차.
안에서 내리는 세진과 도현.
승완 ... (보며)
도현 오늘 수고 많았어요.
세진 아니예요. 덕분에 까칠까칠했던 기분이 좀 좋아졌어요.
도현 그 기분으루 오늘 남편이랑 화해하면 되겠네요.
세진 네. 안 그래두 오늘 자정을 넘기지 않으려구요.
승완 (E) 정세진.
도,승 ? (돌아보고)
승완 이 시간까지 연락두 없이 잘 한다.
세진 (보고)
도현 급한 프로젝트가 하나 걸려서, 전철 타구 가겠다는 걸
내가 억지루 모셔온 거야.
승완 지금 내가 그쪽이랑 대화하는 거 같아 보여? (변명같
은 그 말이 어쩐지
더 기분 나빠 보는데)
창명 (E)(술에 취해 혀 완전히 꼬여서) 어이, 한승완!
일동 ? (돌아보면)
창명 (양 손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완전히 갈지자로 비틀비
틀 걸어오며)
너 임마, 모임에 오기루 해놓구 왜 안 와, 짜식아. 기다렸
잖아!
세진 (퉁명스러웠던 표정 좀 풀어지며) 동창회....안 갔어?
승완 그게....(대답하려는데)
창명 너 임마, 채영이랑 둘이 사라져서 이 시간까지 뭐하다
온거야 엉?!
세진 ! (승완을 보고)
승완 (미치겠고)
도현 (비틀거리는 창명을 잡으며) 야 임마, 정신차려. 술병
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술이야 임마!
창명 (도현에게 끌려가며) 너 임마 인생 그렇게 사는 거 아니
야 임마!
결혼을 했으면 이제 세진씨를 생각해야지! 안 그렇습니
까 제수씨?
도현 (창명 끌고 가며) 조용히 해. 입다물구 가자구.
창명 (끌려가면서도) 너 새끼, 뻥깔 생각하지 마. 둘이 어딘
가로 사라지는 거,
본 목격자가 있어!
세진 ...
승완 ...
S#50 도현의 오피스텔 안(N)
도현, 창명 부축하고 들어와 소파에 던지듯이 떨어뜨린
다.
창명 (소파에 처박히며 혀 꼬부라진 소리로) 아야! 얌마~ 내
가 짐짝이냐?
아무데나 던지게?
도현 너 친구 맞냐?
창명 아, 뭐가 또오?
도현 (으이구 보며) 야, 아무리 취중이라도 상황 좀 봐가며
말 해라,
두 사람, 화해할 뻔 했는데, 너 때문에 다시 틀어졌잖아!
창명 하이구, 오지랖두 넓으셔라. 얌마, 넌 채영이나 신경
써 임마.
창명 니가 채영이를 확실하게 못 잡으니까, 승완이 저 놈이
맘을 못 잡잖구 아직 질풍노도의 시기 아니냐.엉?
(하다가 픽 쓰러져서 잠들고)
도현 (신혼집 쪽을 돌아보며 세진이 걱정되고)
S#51 신혼집 거실(N)
먼저 들어오는 세진이고, 뒤 이어 들어오는 승완.
세진 (방 쪽으로 향하는데)
승완 정말 이 시간까지 일한 거 맞아?
세진 (정말? 이라는 단어가 거슬리지만) 그럼 이 시간까지
둘이 뭘 하겠냐?
승완 또 모르지. 일 핑계대고 노래방에서 듀엣으로 노래 불
렀을지.
세진 (감정 누르며) 너두 이 시간까지 채영이랑 같이 있었던
거 아냐?
승완 그래서, 피차일반이니까 입 다물라는 얘기야?
세진 잘 아네. (들어가려는데)
승완 (O.L) 채영이 만난 건 맞는데, 금방 헤어지구 그냥 혼
자 있었어.
세진 (보는)
승완 왜, 믿어지지가 않아? (좀 웃으며)그렇겠지, 너는 원래
나를 믿지 않으니까.
세진 그건 지금 내가 할 말 같은데.
승완 그냥 니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편한대로 생각해.
어차피 우리한테는 처음부터 책임감과 의무감만 있었
지, 믿음이나 신뢰같은
건 없었으니까. 이제와서 힘들게 만들 필요 없이 살던데
로 살자구.
세진 (터지며) 야, 한승완! (하는데 전화벨 울리고, 잠시 그
대로 승완을
노려보며 서있다가, 수화기 들며) 여보세,(하다가 얼른
자세 바로
하며) 아버님. (놀라며) 시,신비가요? 신비가 왜요?
승완 (보는 데서)
S#52 한범수의 거실(N)
화면 시작되면, 침묵시위라도 하듯 마스크를 쓰고 앉아
있는 신비의
모습.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승완과 세진의 얼굴을 무표
정하게
바라보다가 콜록콜록 가벼운 기침을 하고.
그런 신비를 딱하다는 듯 보고 있는 윤태희와 화를 꾹 눌
러 참고 있는
한범수.
세진 신비 많이 아퍼?
신비 ...
승완 신비야,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신비 ...
세진 신비 정말, 엄마아빠랑 말 안할 거야? (울고 싶고)
신비 ...
승완 말해봐 신비야. 왜 말을 안해에.
한범수 (윤태희에게) 이제 그만 신비 데리고 들어가서 재워.
윤태희 알았어요. 신비야, 들어가서 약 먹고 자자. (신비 데리
고 들어가고)
신비 (콜록콜록 기침하며 걸어가는)
승, 세 (안타깝게 보며) 신비야....
한범수 야 이눔의 자식들아, 애한테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냐
어? 니들이 애들한테
을마나 관심이 없으면, 애가 감기에 걸렸는지, 말을 안하
는지 그것도 몰라!
승,세 ... (고개 푹 숙인 채, 할 말 없고)
한범수 유치원 선생님이 전화를 하셨더라. 처음엔 감기 기운
때문인 줄 알았는데,
애가 하루종일 말을 안하는 게 좀 이상하다구. 니들이 그
래, 부모 맞어?
부모 소리 들을 자격 있냐고!
승,세 ... (죽고 싶다)
윤태희 (방에서 나오며) 부모 되기가 그렇게 힘든 거야. 아무
나 부모 되는지 아니?
부모들 생각 없이 놀린 세치혀에 바루 상처 받구, 바루
마음 닫아버리는 게
애들이야. 알어?
한범수 듣자하니, 승필이 말로는 애 문지방 들어서는 그 순간
부터 싸웠다며?
저번에 왔을 때는 모처럼 서로 위하고 배려하는 거 같길
래, 이제 겨우 철 좀
드나 싶었더니, 며칠을 못넘겨 며칠을!
승,세 잘못했습니다...용서해주세요.
한범수 (돌아앉으며) 됐다. 그만들 가봐.
세진 저기 신비는....
한범수 몸 좀 괜찮아지면 보낼 테니까 여기다 두구 가.
승,세 ... (걸리는)
한범수 집에 의사가 둘이나 있어. 염려 말구 가. 괜히 찬바람
쏘이게 할꺼 뭐있냐.
승,세 ... (속상하고 마음 아프고)
S#53 한범수의 집 앞(N)
축 쳐져서 걸어 나오는 승완과 세진.
문득 어떤 느낌에 뒤를 돌아보면,
언젠가처럼 창가에 서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신비.
승완 (반가워서 손 흔들며) 신비야.
세진 신비야. (역시 손 흔들며 하트 만들어 보이는데)
신비 ... (반응 없이 창문 닫고 사라지는)
세진 ...! (충격으로 멍해지는)
승완 ...! (역시 충격으로 멍해지는)
S#54 거리 + 오락실 앞(N)
착잡하고 침울한 심정으로 말없이 걷고 있는 두 사람.
승완 ... (땅이 꺼질 듯한 한숨)
세진 ... (그보다 더 깊은 한숨)
문득 오락실 앞에 있는 두더지게임 기계를 발견하는 승
완.
말없이 다가가 동전을 넣고, 망치로 팍팍! 두더지를 때리
기
시작하는 승완. 자학하듯, 답답한 심정 터뜨리듯 팍팍!
거칠게 두들겨대는 승완의 모습이 오히려 더 안쓰럽고.
세진 그 심정 알겠는. 옆으로 가서 자신도 팍팍! 두들기
고
시작하고. 아무 말없이 거칠게 팍팍! 망치를 두들겨대는
두 사람.
천천히 눈가가 붉어지기 시작하고.
S#55 실내 코인 야구장(N)
깡! 까앙! 거친 금속성음을 내며 야구배트를 휘두르고 있
는 승완과 세진.
그렇게 신비의 대한 미안함과 서로에 대한 미움, 서운함
등의 감정을
날려버리려 노력하는 승완과 세진.
세진 (공 날아오면 이 악물고 배트 휘두르고)
승완 (역시 공 날아오면 이 악물고 배트 휘두르는)
S#56 실내코인 야구장(N)
야간 조명불빛을 받고 있는 실내 야구장.
적당한 곳에 캔 커피 하나씩 들고 나란히 앉아있는 승완
과 세진.
잠시 그렇게 말이 없는 두 사람인데.
세진 (불쑥) 미안해.
승완 (보는)
세진 너랑 나 사이에는 채워야 될 시간과 좁혀야 될 갭이 많
다는 걸 잊구 있었어.
그걸 채우구 좁혀 나갈 자신이 없었구, 그래서 좀 조급해
졌었나봐.
승완 ....
세진 근데 생각해보니까 누구나 결혼 전에 다른 사람과 연애
를 하구,
사랑도 하드라. 나 이제, 니가 다른 사람이랑 만들었던
추억엔 관심
끊기루 했어. 앞으루 너랑 내가 만들 추억이 더 많으니
까.
승완 나두 잘한 거 없는데 뭐....나는 간섭받기 싫으면서, 너
는 내가 간섭하구,
터치하겠다는 억지가 어디 있겠냐.
세진 (보는)
승완 앞으루 신경 쓰이는 놈, (하다가 말을 고른다) 신경 쓰
이는 사람이 있으면
터치하지하겠다는 말, 취소할게.
세진 ....(표정)
승완 (짐짓 밝게) 이젠 니가 무슨 일을 하든 자유야. 더 이상
간섭하지 않을
테니까, 대신....남은 기간 동안만이라도 우리, 잘 지내보
자.
신비를 위해서라도...
세진 그래...신비를 위해서라도....
승완 ...(다른 사람과 만들었던 추억에 관심 끊겠다는 세진
의 말이
더 이상 관심두지 않겠다는 말로 들려 마음이 아프고)
세진 ...(앞으로 터치하지 않겠다는 배려의 말이 더 이상 관
심 두지
않겠다는 말로 들려 마음 아픈)
아직 사랑인줄을 모르는 두 사람.
그렇게 또 엇갈리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S#57 신혼집 외경(D)
(2-3일 정도의 시간 흐름 있음)
S#58 신혼집 주방(D)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신비를 바라보고 있는 승완과 세
진.
그 두 사람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신비, 웃음기도 없고,
말도 안 하는
채로 음식만 깨작이고 있고.
세진 신비야. 맛 없어? 다른 거 해줄까?
신비 ... (대답 없고)
승완 신비야. 엄마 아빠랑 눈 맞추고 대답을 해야지.
신비 ... (대답 없이 콜록콜록)
승완 ... (심장이 무너져 내리고)
세진 ... (역시 심장이 무너져 내리는)
S#59 유치원 앞(D)
신비를 데리고 온 세진이고.
세진 (신비 앞에 키 낮추고 앉아) 신비야. 엄마한테 인사 안
해줄래?
신비 ... (표정 없이 보기만)
세진 (눈물 고여서) 신비야. 한마디만 해봐. 응?
신비 ... (대답 없이 뒤돌아서 들어가고)
세진 ... (가슴이 찢어지는)
장은조 (E) 정세진?
S#60 사장실(D)
장은조 정세진...이라면, 혹시 면접 때 국회에서 보자고 큰소
리치던 그 아기 엄마?
도현 맞습니다. 정세진씨가 애초 이 시안을 제안했습니다.
장은조 (피식 웃고 다시 시안서 보는) 군데군데 허점은 많지
만, 이 친군 적어도 우리
키즈베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만큼은 확실하게 알고 있
군. (제안서 툭 던지듯
돌려주며) 짧은 기간 안에 준비한 시안 치고는 훌륭했
다.
도현 그럼, (조심스럽게) 채택 하시는 겁니까?
장은조 오늘 본사 설계 디자이너팀이 안산 공사 현장에 내려
갈 모양이니까,
정세진씨한테두 안산 현장을 직접 시찰해볼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매장과 문화공간의 비율을 어느 정도로 나눌지 고민해
서, 다시 보고서
올리도록 해봐. (에서)
S#61 사장실 앞(D)
가만히 사장실 문을 닫고 나오는 도현.
늘 포카페이스로 일관했던 도현의 얼굴에 서서히 미소
가 생긴다.
슬쩍 주변을 둘러보는 도현.
도현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혼자 주먹 불끈 쥐며) 아쟈!
(소리치는데)
막 복도를 돌아나오던 직원 두 명 화들짝 놀라 벽에 붙어
버리고.
도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얼른 옷매무새 바로하고, 다시
카리스마 있게
걸어가는, 그러나 여전히 입가엔 미소)
S#62 도현의 사무실(D)
세진 (놀라서) 네?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도현 정세진씨가 낸 시안이 통과됐다구요.
세진 정말요?
도현 정말요. (웃고는) 그리고 하나 더, 급히 출장 준비 좀 해
줘야겠어요.
세진 출...장이요?
도현 정세진씨가 직접 안산 공사 현장에 내려가서 한 이틀
현장 견학을 하면서
이 시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진행시켜보라는 사장님 지시
가 있었어요.
세진 ...네... (승완과 신비가 마음에 걸리는)
도현 (살피며 조심스럽게) 안...기뻐요? 세진씨 의견이 채택
됐다는데?
세진 (애써 웃으며) 당연히 기쁘죠...
도현 (보다가) 무슨 일...있어요?
세진 아,아니에요...
도현 말 해봐요. 표정이 안 좋은데....
세진 (망설이다가) 저기 실은... 출장건 말인데요, (순간 떠
오르는 채영의 말)
채영 (E) 기혼자에 대한 특권은 탁아시설과 함께 일할 수 있
는 기회를 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되는데요?
세진 아니예요. 그럼 그렇게 알고 준비하겠습니다. (꾸벅 인
사하고 나가고)
도현 ... (왠지 신경 쓰이고, 걱정스러운)
S#63 항대 일각 + 키즈베어 일각(D)
수업을 마치고 동기들과 함께 나오는 승완인데, 울리는
핸드폰.
꺼내서 보면, 액정화면에 뜬 ‘마누라'
승완 먼저들 가. (동기들 보내놓고는 받으며) 여보세요.
세진 나야 세진이. 지금, 통화할 수 있어?
승완 어, 괜찮아. 말 해.
세진 어....오늘 신비 집에 오는 날인 거 알지.
승완 어.
세진 회사 끝나면 내가 직접 데려오려구 했는데...갑자기 일
박이일루 출장을
가게 됐어.
승완 출장?
세진 어...너 수업 있는 거 알지만...웬지 다른 사람한테는 부
탁하기가 싫어서....
미안하지만 니가....
승완 알았어. 내가 할테니까 넌 신경 쓰지 말구, 출장 잘 마
치구 와.
끊는다. (핸드폰 접으며) ....
창명 (겁 먹은 표정으로 슬슬 다가와서) 스,승완아....
승완 (보는)
창명 미,미안하다. 내 취중진담 때문에 니네 부부 또, 싸웠다
며?
승완 누가 그래. 우리가 또 싸웠다구.
창명 도,도현이가 걱정을 많이 하드라구. 나 그날 일 땜에 요
즘, 도현이
그 자식한테 엄청 깨지구 있는 중이다.
승완 (표정 굳어서 가는)
창명 야, 임마! 어디 가! 용서는 해주구 가야지. (승완 반응
없고)
야! 수업 안 들어가?
S#64 유치원 앞(D)
유치원 안에서 나오는 신비.
승완 (활짝 웃으며) 신비야. (팔 벌리며) 아빠한테 와.
신비 ...
승완 ... (보다가, 신비 앞에 키 낮춰 앉으며) 오늘 신비 유치
원에서 뭐 배웠어?
신비 ...
승완 (계속 말 걸어 말문, 트이게 하려고) 친구들이랑 싸우
진 않았구?
신비 ...
승완 (심장 무너지지만 마음 고쳐먹고, 애써 밝게) 신비야!
오늘, 아빠랑 같이
학교 가서 공부할까? (에서)
S#65 항대 교정 일각(D)
신비의 손을 잡고 교정을 걸어오고 있는 승완.
지나가는 학생들 웃으며, 두 사람을 쳐다보고.
승완 여기가 아빠가 공부하는 학교야. 신비가 아주아주 애기
였을 때도 한번
아빠가 여기 데려왔었는데 신비, 기억 나?
신비 ...
승완 수업시간엔 울어대지, 시도때도 없이 기저귀 갈아야지,
트름시키면 토해대지, 아빠 핸드폰이랑 전공책을 침으
로 완전
범벅을 만들어놓지....아우 자식, 너 그때 말도 못하게 아
빠 괴롭혔어.
기억 안나?
신비 ...
승완 그땐 아빠가 너랑 별루 안 친했거든. 아빠가 아직 어리
고, 철이 없어서
신비랑 엄마가 아빠 청춘을 뺏어갔다구 생각했어. (좀 웃
으며) 아빠 너무
바보 같지?
신비 ... (승완을 올려다 보는)
승완 .... (모르는 채로 걸으며) 엄마랑 아빠가 신비한테 정
말 미안해.
그동안 신비 마음 다치는 줄도 모르고, 신비 앞에서 싸우
구, 큰소리 내구,
신비 곤란하게 하구, 놀라게 하구...근데 엄마아빠가 신
비 사랑 안 해서
그런 거 아니야.
신비 ... (보며)
승완 (걸음 멈추고, 신비 앞에 키 낮춰 앉으며) 어른들은 가
끔...그럴 때가 있거든.
괜히 서로 속마음 감추구, 괜히 마음에도 없는 말루 미워
하는 척하구...
그래서 오해하구, 질투하구, 간섭하구, 의심하구....
신비 ...
승완 근데 신비야, 엄마랑 아빠가 서루 미워해서 그런 거 아
니야.
좋아해서, 너무나 좋아해서 그러는 거야.
신비 (그제서야 입술 삐죽삐죽, 울먹울먹)
승완 (퍼뜩 놀라서) ...신비야? 왜 그래? 응?
신비 (승완의 가슴팍을 작은 손으로 팍! 때리며) 한승완, 미
워!
승완 (말문 터진 신비를 보며, 울컥해서) 신비야...
신비 (승완의 가슴팍을 팍팍 때리며) 정세진, 미워!
승완 그래 맞아. 미워. 그치?
신비 한승완 미워! 정세진 미워! (아아앙--- 그 동안 참았던
울음 터지고)
승완 (와락 안아주며) 미안해 신비야. 미안해, 아빠가 잘못했
어.
서러운 울음 터뜨리는 신비를 안은 채로 코끝 찡해지는
승완.
처음 느껴보는 부정(父情)!
S#66 세진의 숙소(D)
들어와서 짐을 내려놓은 세진.
짐 풀기도 전에 핸드폰을 꺼내 단축키 누르는.
승완 (F) 차세대 파일럿 한승완입니다. 저는 지금 수업 중이
라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들으며 침울해지는데 세진인데, 노크소리.
세진 (핸드폰 접으며) 네. (문 열어주면)
관계자 지금 바루 현장으루 가시죠.
세진 알겠습니다. 곧 준비하겠습니다.
S#67 항대 강의실(D)
책상 위에 신비를 앉혀놓고 원을 그리며 몰려든 제복차
림의 교육원생들.
동기1 야, 천사가 따로 없다... 어쩜 이렇게 올망졸망 이쁘
냐?
동기2 신비야. (손으로 하트 그리며) 삼촌 사랑해요 한번만
해봐.
신비 (천진하게 씨익 웃으며 사랑의 권총 쏘며) 삼촌, 사랑해
요.
동기들 (심장을 감싸쥔 채로 아아아---비명 지르며 쓰러지고)
동기1 신비야, 이쪽도 이쪽도.
신비 (그쪽을 향해 사랑의 권총 쏘며) 삼촌, 사랑해요.
동기들 (아아아아---예뻐죽는다)
창명 (웃으며 보다가) 제수씬 아직 모르지? 연락 안 해줘?
승완 수업 끝나면 직접 가서 전해주려구.
창명 직접? 출장까지 쫒아내려가려구?
승완 어. 화해하기루 신비랑 약속했거든. 벌써 형한테 차까
지 빌려뒀다.
창명 허허 차식....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더니 팔불출 다됐구
만.
승완 (웃다가, 여전히 신비에게 이것저것 해보라고 시키고
있는 동기들에게)
야야 니들 그만 해 이제. 우리 신비가 얼마나 귀하신 몸
인데...
창명 (그런 승완을 보며 웃고)
(M) 밝은 음악 시작되며,
S#68 항대 격납고(D)
비교원 선배들의 도움으로 비행기에 타보는 신비.
승완 (조종석에 앉아서) 여기는 씨에라 위스키(SW)! 응답하
라, 씨에라 브라보(SB)!
신비 여기는 씨에라 브라보(SB)! 응답했다 롸져!
승완 (신비와 하이파이브 하며 환하게 웃고)
S#69 항대 컴퓨터실(D)
신비 무릎에 앉혀놓고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승완
이고.
아기 때부터 현재까지의 신비 얼굴이 예쁘게 장식된 신
비의 홈페이지가 뜨고!
신비 (자신이 아기 사진 보며) 와아, 신비다 신비!
승완 좋아?
신비 (귀엽게 고개 끄덕, 웃으며) 응. (엄지 손가락 펼치며)
한승완 좋아!
승완 (그런 신비를 보며 코끝이 찡해지고)
S#70 공사 현장(D)
분점 공사현장을 관계자와 함께 둘러보고 있는 세진이
고.
열심히 관계자의 말을 경청하다가, 슬쩍 핸드폰을 꺼내
서 보며,
얼굴에 근심이 어리고...
S#71 항대 식당(D)
제복차림의 교육원생들에게 둘러싸여서 밥 먹고 있는 신
비이고.
승완 (한쪽으로 나와 핸드폰 하고 있는) 네 수고하십니다. 마
케팅부
정세진씨 출장 장소가 어디죠? (사이) 남편입니다. (에
서)
S#72 달리는 승필의 차(N)
운전하고 있는 승완이고,
승완 (핸즈프리로 통화하는) 네 형수님 저예요. 신비는 자
요?
현주 (F) 예.
승완 열은요?
현주 (F) 약 먹이구, 주사 한대 놔줬으니까 괜찮아질 꺼예요.
승완 잘 좀 부탁드려요 형수님.
현주 (F) 염려 마시구, 동서랑 화해나 잘하세요.
승완 넵! 그럼 끊습니다. (끊고는, 약간 들뜬 미소로) 정세
진, 기다려라...
오빠가 간다! (소리치는 데서)
S#73 쌔애애앵---달리는 승필의 차(N)
S#74 세진의 숙소(N)
지친 표정으로 들어오는 세진, 침대에 털썩 주저앉고, 낯
선 숙소 안을 한번
둘러봤다가 문득 외로워지고 그리워지는... 룸 내 전화
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집으로 전화를 걸어보는 세진. (*KTF 링고 서비스 이용
할 수 있으면
이용하고)
신비 목소리 (F) 여기는 한승완, 정세진, 한신비네 집입니다.
즐거운 소식 남겨주세요!
세진 ... (전화기 든 채로, 신비 목소리를 들으며 울컥해지
는... 끊었다가 다시
전화 걸어 신비 목소리를 듣는)
S#75 거리+달리는 승필의 차(N)
한시라도 빨리 신비 소식을 전하고 싶은 맘에 속도를 내
는 승완이고.
S#76 세진의 숙소(N)
세진 (한참을 반복해서 듣다가, 힘없이 전화 끊으며) ...보고
싶다, 한신비...
(사이 뒀다가) 보고 싶다...한...승...완...
그때 똑똑 노크소리(E).
세진, 눈가 훔치고는 ‘누구세요?’ 하며 달려가 문을 열
면,
서 있는 건 도현이고!
세진 !
도현 (빙긋이 웃고) ...놀랐어요?
세진 민실장님이 여긴 어떻게...?
도현 실은 저도 출장 왔어요.
세진 (보는)
도현 (웃으며) 설계 디자이너들이랑 왔는데, 낮에 세진씨 표
정이
맘에 걸려서 한번 들러봤어요. 정말 아무 일도 없어요?
세진 ...
도현 말해봐요. 우리...친구잖아요.
세진 전...아무래도 프로가 아닌가 봐요. 면접 때 어줍잖게
했던 내 말은 전부 다
위선이었던 거 같아요. 신비 생각에 일이 손에 안 잡혀
요. 이럼 안 되는데...
도현 ...
세진 신비가 아픈데... 신비가 마음을 다쳐서 말을 안하는
데... 엄마란
사람은 이렇게 속 편하게 지 할 일만 하구 돌아다니구...
(속상하고)
도현 ... (마음 아프고)
S#77 세진의 숙소 앞(N)
막 도착하는 승필의 차이고, 안에서 서둘러 내리는 승완.
세진에게 신비가 말을 했다는 소식을 전하려 신나게 뛰
어오고 있는 승완.
그러다 멈칫! 표정 굳으며 자신도 모르게 벽 뒤로 몸을
숨기는...
잠시 후, 가만...히 숙소 쪽을 돌아보는 승완.
그 시선에 함께 걸어 나오고 있는 세진과 도현!
승완 ... (바라보는 표정에서)
-<원더풀 라이프> 1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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