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12
<이 산 12 부>
S#1.의금부 추국장. 낮 (11부 엔딩에 이어)
산이 들어선다. 송연, 그런 산을 안타까운 얼굴로 보는데...산, 들어오다 송연을 보
고..잠시 멈칫. 산, 아프고 저린 얼굴로 그녀를 보다가 이내 시선을 거두고 간 다. 송연, 상할 데로 상한 산의 얼굴에 가슴이 아파오는데..
산, 자리에 앉으면..
한준호 죄인들을 끌어내라.
산 ....!!....
보면, 의금부 나장들...서인수를 비롯한 죄인들을 추국장으로 데려온다. 저들을 보는 산, 고통스러운데.
그때, 산을 발견한 서인수..나지막하게 저하..하며 눈빛이 떨려온다. 그것은 분명...안도와 감사의 눈빛인데.... 산, 그대로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
한준호 (산에게) 추국을 시작하겠습니다. 저하.
산 ...!!....
한준호 죄인들에게 형문을 시작하거라!
한준호의 말에, 나장들 저들을 앉히고 형틀을 다리에 끼워 넣으려 한다. 이미 죽음을 각오한 저들 눈을 질끈 감는데. 그때.
산 멈추어라!
산의 말에, 순간 멈칫하는 이들. 놀라 보는 서인수. 그리고 송연...
그리고 그때, 추국장으로 들어서는 영조. 보면, 산...모든 것을 각오한 듯 결연한 눈
빛을 빛낸다.
산 형문을 중지하라. 고신은 없을 것이다.
영조 ....!....
한준호 (당혹) 하오나...저하!(하는데)
산 ....저들은 죄인이 아니다
영조 ....!!....
산 저들은 죄인이 아니야!
순간, 산의 말에 술렁이는 추국장. 당혹해 하는 홍봉한.
서인수 (안된다, 안타깝다) ...저하!!
산, 서인수를 비롯한 추국장의 죄인들을 본다. 나는 그대들을 버릴 수 없다...그런 마음이다.
그리고 보면, 한 켠에서 무서운 노기가 번지는 얼굴로 그런 산을 보는 영조.
영조 (서늘한 쇳소리) 지금 뭐라 했느냐?
갑작스런 영조의 목소리에 놀라는 산.
추국장의 사람들도 영조의 출현에 웅성이는데. 보면, 영조...당혹스러움, 노기가 뒤엉킨 눈빛으로 산을 보고 있다. 산, 당혹스럽지만...그러나 각오한 바다.
산 저들은 무고합니다. 전하. 소손이 살자고 죄 없는 이들을 거짓 자복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소손은 저들을 추국할 수 없습니다.
영조 ....!!...
산 ......
영조 니가 지금...어명을 거역하겠다는 것이냐?
산 (입술을 깨문다)....아뢰옵기 황공하오나....그러하옵니다 전하.
영조 : .....!!!.....
산, 결연한 눈빛을 빛내며 영조를 보고. 그런 산을 바라보는 영조, 눈빛에 아픈 고
통이 번진다. 영조의 어명에 전면으로 맞선 산! 추국장은 긴장이 흐르고.
그리고...그런 두 사람을 걱정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송연!
S#2. 기방 외경. 낮
S#3. 동. 방안. 낮
정후겸과 홍국영이 있다. 홍국영,
정후겸 난 승지 정후겸이라 하네.
홍국영 알고 있습니다. 출사를 바라는 도포짜리치고 나으릴 모르는 자는 없지요.
정후겸 ......
홍국영 시강원 설서 홍국영이라 합니다.
정후겸 앉게.
홍국영, 자리에 앉는다.
정후겸 (미소) 도포짜리라! 말이 무척 거칠구만.
홍국영 갓 쓰고 밭을 갈아도 제멋에 사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후겸 (재밌군, 보다가) 내가 자넬 부른 까닭을 짐작할 수 있겠는가?
홍국영 (짐짓) 글쎄요 심심파적으로 찾으신 건 아니실테고..
혹 오다가다 돌 더미 속에서 옥석을 알아보신 건지도 모르지요.
정후겸 .....!....
홍국영 (본다)
정후겸 (흥미롭다) 재밌는 친구로군. (하고) 확실히 눈에는 띄였지. 허나 옥석인 지는 아직 모르겠군. 난 아주 신중한 사람이네.
홍국영 (짐짓, 어이쿠 그런 느낌) 이거야 원...어디 재주를 보잔 말씀으로 들립니 다.
정후겸 (웃음기 거둔 얼굴로 본다)
홍국영, 역시 웃음기를 거둔다. 그리고는 이내 담담하게.
홍국영 얼마 전 사간원 서경에서 대사간 김대천 영감의 자제를 나으리께서 탈락 시키셨다 들었습니다. 옹졸한 양반이라 딴죽을 걸기 시작할테니 여러모로 귀찮아지시겠지요.
정후겸 .....!....
홍국영 지난 달 조정된 시전(市廛)의 공가(貢價)를 조사해보십시오.
대사간 영감이 시전 장사치들의 뒤를 봐주고 그 댓가로 제 집 창고를 불 리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정후겸 (본다)
홍국영 (유유자적한 얼굴로 본다)
정후겸 (가만, 그러다가) 내달에 사간원 정랑을 충원할 것이네. 어떤가? 그 정도 자리면 자네 성에 차겠는가?
홍국영 .....!!....
홍국영, 정후겸의 파격적인 제안에 놀란다. 정후겸, 그런 홍국영을 지긋이 보는데. 그러나...
홍국영 생각해보겠습니다.
정후겸 ....!!...
정후겸, 내심...이것봐라..싶다. 만만치 않은 놈이란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는데.
정후겸 생각이라..어째서인가?
홍국영 이런 제안을 하실 땐 저에 대해 알아보셨겠지요.
허니 저 또한 나으리에 대해 알아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정후겸 나에 대해?
홍국영 개를 따라다니면 측간을 가고 범을 따라다니면 숲을 얻기 마련입니다.
제가 측간을 가게 될 지, 숲을 얻게 될 진 따져봐야지요..
후겸 (배포가 마음에 든다) 사흘이면, 족하겠는가?
홍국영 충분합니다.
정후겸 (본다)
홍국영 (담담한 눈빛)
S#4. 동. 밖 마당. 낮
홍국영, 밖으로 나온다. 문득 돌아보는 눈빛.
정후겸의 의중이 무엇일까..가늠해보려는 듯. 그러다 홍국영, 이내 담담하게 시선을 거두고 가는데.
S#5. 동. 기방 안. 낮
정후겸이 앉아있는데, 오정호가 들어온다.
정후겸 갔느냐?
오정겸 예.
정후겸 잘 살피거라. 내 편을 만들 수 없다면 싹 조차 틔우게 해선 안 될 놈이다.
오정호 예, 나으리.
정후겸의 표정. 늘 그렇듯...부드럽지만 서늘한 냉기가 감돈다.
S#6.동. 효의왕후 처소. 낮
김상궁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듣는 효의. 창백하게 질리는 얼굴.
효의 그게 무슨 말이냐? 저하께서 어명을 거역하시다니!
김상궁 추국장에서 어명을 따를 수 없다 맞서, 주상전하의 진노가 추상과 같았다 합니다. 이제 어찌하면 좋습니까? 마마! 역모의 모함까지 받고 계신 터에 어명에 맞서시다니요?
효의 (충격, 당혹..그러다가) 전하를 뵈야겠다.
효의, 다급하게 일어서는데.
S#7. 동. 동궁전 앞. 낮
효의, 김상궁과 함께 동궁전 앞에 이른다. 보면, 동궁전 박상궁이 있는데.
효의 (박상궁에게) 저하께선 안에 계시냐?
박상궁 예...헌데....
하는데. 그때.
혜빈 (소리)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세손.
혜빈의 소리에 효의, 멈칫 놀라 본다.
S#8. 동. 동궁전. 방안. 낮
산, 혜빈과 함께 있다. 혜빈, 충격으로 격한 감정 상태.
혜빈 지금이라도 전하를 뵙고 용서를 비셔야합니다. 실수였다 말씀하시고 자비 를 구하세요 세손!
산 어마마마!
혜빈 ...이날 껏 어찌 버티셨습니까? 헌데 이제와 그 끈을 놓으시려는 겝니까?
버티셔야지요. 사셔야지요. 저들이 아니라 이 어미를 죽여서라도 세손은 살아야지요..!
산 소자 살고자 이러는 것입니다 어마마마!
혜빈 ...!....
산 모르시옵니까? 살고자 이러는 것입니다. 죽은 것처럼 사는 게 아니라, 사 는 것처럼 살고자 이러는 것입니다.
혜빈 ..세손!!!
산 (안타깝다. 어머니의 마음을 잘 안다) 아바마마를 그리 보내시고 어마마마 는 어찌 사셨습니까 소자는...숨 쉬고 있어도 산 목숨이 아니었습니다.
죄스러운 마음에 매일 매일이 차라리 지옥 같았습니다. ......어마마마도 그리하 셨지 않습니까?
혜빈 ....!!!.....
산 저는 또 다시 그리 살 수는 없습니다! 어마마마!!
혜빈 ....!!!...
산 (눈시울이 붉어지는데)
S#8. 동. 밖. 낮
서 있는 효의. 충격을 받아 멍해지는 얼굴이다. 그런 효의의 눈에 눈물이 글썽하게 맺혀온다.
S#9. 동. 방안. 낮
산, 눈물이 그렁한 얼굴로...혜빈의 손을 잡는다.
산 늘 마음만 아프게 해드렸습니다 저보다 어마마마께서 더 힘들 거란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들을 죽여 제 목숨을 구명할 순 없습니다
혜빈 (안타깝게 보다가)...살아주실거라...살아주실 것을 약조해줄 수 있으십니 까?
산 (....!....) 어마마마
혜빈 (목이 메인다) 나는....세손까지 잃을 수는 없습니다.
산 ....!......
혜빈 .......
산 살아남겠습니다.무슨 일이 있어도 그리하겠습니다.
...저들과 함께...반드시 살아남겠습니다 어마마마.
혜빈 ....!...
산 (안타깝고 애절한 눈빛으로 보는데)
S#10. 동. 밖. 낮
효의, 아프고 힘든 얼굴. 그러나 울지 않으려 애쓴다.
효의 (김상궁에게) 처소로 돌아가야겠다.
김상궁 마마.
효의 가자! 힘든 길을 가실 분께 내 눈물까지 보탤 순 없다.
김상궁 ....!....
돌아서는 효의, 울지 않으려, 마음을 잡으려 애쓰는 안타까운 모습..
S#11. 동.화완옹주 처소. 낮
화완옹주와 최석주가 있다. 화완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진다.
화완 : 이제 다 되었습니다.. 질질 끌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렸어요.
최석주 (OL)허나 전하께선 의중에 세손에 대한 믿음을 갖고 계십
니다. 또 어떤 일이 생길 진 알 수 없는 것 아닙니까?
화완 아니요. 이번만큼은 아무 문제없을 것입니다.
최석주 (보면)
화완 전하께서 세손에게 추국을 맡기신 연유가 무엇입니까? 세손의 손으로 죄 인의 충신들을 단죄하고 역모의 혐의를 벗으라는 것이었습니다.
헌데...세손은 그것을 보란 듯이 엎어버렸지요 바로, 죽은 제 아비 때문에 말입니다.
최석주 .......
화완 결국, 세자를 사사한건 전하이십니다. 헌데, 오늘 세손은 제 아비가 죄인 이 아니라는 심중의 말을 드러냈습니다. 모르시겠습니까?
세손은 전하의 가장 아픈 곳을 건드린 것입니다.
최석주 ....!....
화완 (의미심장하게 보는데)
S#12. 대전. 침전. 낮
영조, 침전에 홀로 앉아 생각에 잠겨있다.그런 영조의 위로.
산 저들은 죄인이 아니다.
영조, 굳어지는 표정. 그 위로 다시 4부. 어린 산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어린산 (E)소손의 아빈, 역심을 품지 않았사옵니다.
아바마마께선, 이 나라 조정에 충심을 다하셨습니다.
영조, 착잡한 모습. 마음에 고통과 아픔을 느끼는 표정인데.
그때, 밖에서. ‘전하, 세손저하 입시옵니다’ 하는 소리가 들린다. 영조, 굳은 표정...대답하지 않는다.
이윽고 다시..‘전하...’ 하자 영조, 그제서야.
영조 들라하라.
잠시 후, 문이 열리고 굳은 표정의 산이 들어온다. 영조, 그런 산을 서늘하게 바라본다. 산, 영조의 앞에 와...무릎을 꿇는다.
산 ...소손 오늘 감히 전하의 영을 어기는 불충을 저질렀습니다.
영조 .......
산 하오나 전하..... 부디, 저들이 무고하다는 소손의 충언만은 가납하여 주시 옵소서.
영조 .........
산 소손이 밝혀내겠사옵니다. 닷새의 말미만 주신다면 저들과 소손이 무고함 을 반드시 보일 것이옵니다.
영조 (말이 없다)
산 전하...!
영조 (가만, 그러다가)저들이 무고하다면 니 아비는 어떠냐?
산 (멈칫)
영조 생각해보니 넌...그때 니 아비가 조정에 충정을 다했다고 했었다.
나한테, 니 아비가 역심을 품은 적이 없다 했었지?
산 ....!....
영조 어떠냐? 지금도 그리 생각하느냐? 나이를 먹고 조정의 일을 알게 되면 달 라질 거라 여겼는데 내가 틀렸던 것이냐?
산 (당혹)....전하!!
영조 말해라. 임오년에 죽은 니 아비는....죄인이냐 아니냐?
산 ....!!...
영조 뭘 하느냐. 어서 말하라니까.
산 ....!!....
영조 (노여움과 고통이 뒤엉킨 눈빛)
산, 갈등한다. 그러나...더 이상 피해갈 수 없다.. 결심이 어리는 산. 입술을 깨문다.
산 .....소손의 진심을 물으시는 것이옵니까?
영조 .....!....
산 두렵고 무서운 마음에...둘러대는 것이 아니라 진정 마음에 품고 있는 진 심을 답해도 되는 것이옵니까.
영조 .....!....
산 (간절한 얼굴로 보는데)
영조 (떨린다) ...그래서....무엇 이냐? 넌, 니 아비가 죄인이 아니라 생각한단 말 이냐? 그런 게냐? 그것이 니가 말하는 니 진심이냐?
산 (절박하다) 전하..!
영조 (격한 고통) 니 아비는 죄인이다! 죄인이 아니라면 어찌 되느냐?
내가, 죄 없는 내 자식을 내 손을 죽였다는 것이냐? 그런 것이야?
산 ....!!....
영조 (그래야만 한다, 그렇다) ......그 아인 죄인이었다. 종사를 어지럽히고 반역 을 도모한 죄인이었어! 알겠느냐! 숱한 대신들이 한 목소리로 그걸 증언했 어!
산 ....!!....전하...
영조 (격한 감정을 누를 수가 없다) 닥쳐라.니놈한테선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다!
산 ....!!...
영조, 어좌를 잡은 손이 떨려온다.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쓰고 그런 영조를 보는 산, 안타깝고 착잡한데.
영조 (외면한 채) 역당을 비호했으니 너도 이제 역당이다.
산 ....!!....
영조 허니, 무고함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난 저들을 참수하고 널 폐 세손(廢世 孫) 시킬 것이다.폐 세손이 뭘 뜻하는지 너도 모르지 않을 터!
살고 싶다면 나가서 니가 약조한 사흘 안에 무고하단 증거를 찾아오너라.
산 ...전하!
영조 : 나가라. 더는 보고 싶지 않다.
산 : ....!!....
산, 착잡한 얼굴로 예를 표하고...나간다.
보면, 참혹한 심정으로 어좌를 움켜잡는 영조.
S#13. 동. 밖. 낮
산, 착잡한 마음. 굳은 얼굴로 나온다. 대전을 돌아보는 산. 사도세자를 죄인이
라 믿어야만 하는 영조의 마음도 안타깝고...자신 앞에 놓여
진 일들도 막막하다. 하지만 산, 멈춰 서 있을 시간이 없다. 이내, 마음을 잡으려는 듯 입술을 깨물고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는데.
S#14. 도화서. 안료 창고. 낮
다모들이 모여 안료를 개고 있다. 보면, 송연, 멍한 얼굴로 안료를 개고 있는
데.... 그런 송연의 위로, 추국장에 들어서던 고뇌에 찬 산의 모습.
영조의 어명에 맞서던 산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그때, 그런 송연을 보는 초비.
초비 야, 성송연.
송연 (놀란다) 예?
초비 너 뭐하는 거야? 안료를 섞어 개면 어떡해?
보면, 송연...서로 다른 안료를 마구 섞어 놓았다.
다모들, 보면서 어떻게...술렁거리는데.
초비 얘가 정말, 정신머릴 어따 둔거야? 어!
송연 죄송해요
송연, 나 정말 왜 이러나...그런 표정.
S#15. 동. 우물가. 낮
송연, 빨래를 잔뜩 쌓아놓고 빨고 있다. 보면, 옆에서 끌끌, 보고 있는 미수.
미수 넌, 평생 벌 빨래 할 팔잔가부다..
송연 (머쓱하게) 그러게.
미수 (보다가, 하나 슬쩍 거들며) 근데...세손저하가 정말 역모 때문에 죽게 생 겼다며?
송연 (당황) 세손저하가....주..죽다니? 누가 그래?
미수 아까 화공나리들이 하는 얘기 들었어 역모혐의를 못 벗으면 폐세손 되구 사약 받을 거라던데?
송연 : ....!!...
S#16. 훈련장. 낮
강석기, 서장보가 있다. 강석기는 활을 쏘고 있고.
서방보, 옆에서 활을 닦고 있다. 그때, 채제공이 급히 온다. 강석기, 서장
보, 예를 갖춘다.
채제공 다른 익위사 관원들은 모두 어디 있는가?
강석기 병장기 보수가 있어 군물고에 갔습니다.
채제공 (난감한 얼굴이다) 그래서 지금은 자네 둘 뿐인가?
서장보 에.... 헌데, 무슨 일이십니까? 대감.
강석기 (보는 표정)
S#17. 동. 동궁전 일각. 낮
산, 강석기, 서장보, 채제공이 있다.
채제공 (난처한 듯) 익찬과 사어를 차출하려 했으나 숙위소에 남은 것이 이들 뿐 이었습니다.
산 (본다)
강석기, 서장보...산을 향해 예를 갖춘다.
산 우부솔 강석기와 좌시직 서장보로군.
강석기 ....!!....
산 (두 사람 보며, 채제공에게) 우부솔은 궁술에 능하고 좌시직
은 권법과 마창에 뛰어나지. 두 사람이면 충분하네.
서장보 ...?(놀란다)
강석기 ...?(놀라움)
강석기, 서장보...어떻게 우리에 대해 그런 걸 다.. 그런 느낌으로 서로 보는데.
산 두 사람은, 날 도와 지난 밤 거병범궐을 했던 자들을 추적해야겠다.
서장보 (긴장 어려 본다)
산 저들은 화약을 동원하고 적은 수로 금군을 유린했다. 고도로 훈련된 자들 임이 분명해. 사흘 안에, 그들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 할 수 있겠느냐?
강석기 예, 저하.
서장보 예, 저하.
산 ....!....
산, 믿는 마음으로 이들을 바라보는 얼굴.
S#18. 도화서 회의실. 낮
남사초, 박영문 있다. 앞에 지도가 여러 장이 놓여있다.
박영문 이것이 정말, 이번 역모의 근거지에서 나온 지도란 말입니까?
남사초 그렇소.
박영문 (당혹스럽다) 이런 세세한 궁궐지도는 도화서 화공이 아니면 만들 수가 없습니다.
남사초 저하께서도 그리 말씀하셨네.
박영문 ....!....
남사초 화공 중 누군가 이 지도를 그려 역모를 꾸민 자들에게 건넨 게 분명하네.
누구의 짓인지 알아낼 수 있겠는가?
박영문 ....!!....(심각한 표정으로 지도를 보고)
남사초 (보는 표정)
S#19. 동궁전 방안. 낮
산이 있는데 남사초가 급히 들어온다.
산 박별제가 뭐라 하던가?
남사초 화공들을 동원해 조사해보고 곧 그 결과를 알리겠다 했습
니다.
산 (....!....다행이다) 그래?...저들이 힘을 모아준다면 방법이 없진 않을 걸세.
산, 기대와 희망을 가진다. 잘 될 거라, 반드시 밝혀낼 거라 결의를 품
는 모습인데.
S#20. 주막 마당. 낮
달호, 맥없는 얼굴로 앉아 국밥을 놓고 있다.
근심, 걱정으로 밥맛도 없다.
달호 ...대수 이놈이 세손저하랑 동무 먹는다 어쩐다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되 는데....
달호, 흘끗 보면....다른 남자들한테 상을 내오며 자지러지게 웃고 있는 막선.
막선, 그러다 달호와 눈이 마주치고... 달호, ‘저기’ 손을 들면, 막선 흥, 하는 얼굴
로 쓱 가버리는데.
달호 (마음이 아프다) 죽기 전에 얼굴이라도 좀 실컷 볼랬더니...(흑)
그때, 안으로 홍국영이 살피는 얼굴로 들어온다. 막선, 홍국영에게 가서.
막선 아유. 어서오세요.
홍국영 말 좀 묻세. 여기, 박가 대수라는 친구가 사는 곳이 어딘 줄 아는가?
달호 (헉, 놀라본다)
달호, 보면..대수를 찾는 양반?! 달호, 잡으러 왔구나..!
후다닥 숨으려는데. 그때, 막선이 달호를 가리키며.
막선 (흥!) 저기, 저 북어 대가리처럼 생긴 사내가 그 총각 삼촌입
니다요.
달호 (헉, 뭐..? 북어 대가리..? )
홍국영 (보는 표정)
S#21. 달호네 집. 방안. 낮
홍국영, 대수, 달호가 있다.달호...긴장한 얼굴로 있고..홍국영도 보는
데..대수, 삐뚤삐뚤 ‘會高千司’를 적어 넣는다.
대수 (보여주며) 이거였습니다..회고천사.
홍국영 (...!....) 역시...그랬군...
대수 ...뭐, 뭔데요 나으리? 대체 뭔데 그러십니까?
홍국영 자네 말대로 이건 시제가 아니었네. 암구호였어.
홍국영의 말에 놀라는 대수, 달호.
대수 예? 암구호요?
홍국영 그래. 자네, 궐에서 역모가 있었다는 거 아나?
대수 그럼요, 알구 말구요. 그거 때문에 지금 세손저하가 큰일나셨잖아요.
홍국영 세손은 모함에 빠진 거네.
대수 ....!!...
홍국영 누군가 역모를 조작해 그 혐의를 세손에게 씌웠네. 바로 그 배후에 병판, 한준호 대감이 있었던 거야.
대수 ...그..그게....그게, 정말이십니까 나으리?
홍국영 그만한 일을 조작하려면 한대감도 꼬리에 불과할테지. 분명 더 큰 세력들 이 뒤에 있을 걸세.
대수 .....!.....
달호 (세상에...)
대수 이....나쁜 자식들....가만 안 둘거야.
하며. 대수...벌떡 일어나 나가려는데, 달호가 잡는다.
달호 야, 너 어딜 갈라는거야?
대수 어딜 가긴! 포청이지! 당장 발고해서 병판인지 꼬린지.
잡아 처넣어야 할 거 아냐!
홍국영 포청에 가봐야 소용없네. 쓸데없는 소리 말고 앉아.
대수 ..소, 소용이 없다뇨? 나으리. 아니, 그냥 앉으라니 그럼, 가만 있으란 말입니까?
진짜 역당들이 저기 있는데요? 예?
홍국영 : (쯧...) 누가 자네 말을 믿어주겠는가?
대수 ....!....
홍국영 암구호를 본 건 자네 뿐이네. 증거도 없이 포청을 찾았다간
자네만 역당의 패거리로 몰리게 돼!
대수 .....!!....
달호 (헉..잡아 끈다) 그래 맞다 대수야! 그러면 너도 엮인다. 니가 엮이면 나도 엮이고....
대수 ....!!....
홍국영 (가만, 생각에 잠기는 얼굴인데)
대수 그..그럼 어찌합니까? 나으리 아무도 안 믿어준다고 그렇다고 가만있을 순 없잖습니까?
홍국영 만약....방도만 있다면, 저놈들을 잡아보겠는가?
대수 (놀란다) 예..?
달호 (딸꾹) 잡아요? 누가요? 우리, 대수가요?
홍국영 실은 자네가 나설 일이 아니라..내가 은밀히 알아보려 했는데..
(하는데)
대수 :(O.L) 아닙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홍국영 : (본다)
대수 : 뭡니까? 나으리! 방도만 일러주십쇼!
제가 합니다. 저놈들은 제가 잡는다구요!
대수, 금방이라도 뛰쳐 나갈 듯 눈빛을 불태우는데.
S#22. 한준호의 집. 앞. 낮
보면, 대수가 초조한 얼굴로 안을 살피고 있는데.
S#23. (회상) 달호의 집. 방안. 낮
홍국영, 대수에게 이야기를 한다.
홍국영 (E)이렇게 중요한 암구호를 맡길 정도면.. 한대감이 청지기에 대한 신임이 두터울 것일세. 분명, 그자가 하는 일이 많을 것이야.
대수 ....!.....
홍국영 (E)자네는 그 청지기를 살펴보게. 뭘 하는 지 누굴 만나는 지 빠짐없이 살피고..뭔가 수상한 게 보이면, 즉시 나한테 알려야 하네. 알겠는가.
대수 ....!!....
S#24. 한준호의 집 앞. 낮
그때, 대문이 열리며, 청지기와 남종의 소리가 들린다.
남종, 다녀오십쇼..하고 청지기...헛기침하며 나오는데.
순간, 대수..얼른 몸을 돌려 숨기고 청지기 흘끗..그런 대수를 보고는 이내 무
심한 얼굴로 간다. 대수, 그런 청지기의 눈치를 살피다가
대수 뭐해, 삼촌. 빨리 안오구.
하고 보면, 달호가 있다. 달호..엮였어, 엮였어..하며 마지 못해 쫓
아나오는데.
S#25. 거리 일각. 낮
청지기, 서사에 들려 책을 산다. 그 앞 점포에서 뭔가를 사는 척 하며 살펴
보는 대수. 청지기 다시 서사에서 나오면, 대수와 달호 얼른 서사로 들어가서.
대수 저치가 뭘 샀수..? (한다)
S#26. 거리 일각. 낮
어느 집 앞. (음란서생처럼, 작은 창문 같은 문이 열린 곳) 보면, 어른, 노인
할 것 없이 남자들이 바글바글 모여 길게 줄을 서 있는데.
남자들, 너도나도 돈을 내고 춘화남에게 춘화를 사가고 있다.
그때, 헐레벌떡 뛰어와 보는 이천. 기다란 줄을 보고 헉, 놀란다. 보면...춘화를 받은 남자들, 무아지경, 황홀경의 표정으로 그림을 보며 오고 있는데.
이천 (한 남자에게) 이보시요, 그 춘화 한번만 봅시다.
남자 (획, 숨기며) 미쳤수? 이 귀한 걸 나눠보게.
이천 (충격, 세상에 이럴 수가) 대체 얼마나 강하길래...다들....!
하는데, 그때 저 앞에서...춘화남이.
춘화남 자, 이제 다섯 장 남았소!
이천 (헉...!!)
그 소리에 남자들 우루루...몰려든다. 이천, 안된다. 나도 봐야한다. 이천, 필사
적으로 사람들을 헤치고 달려들어...겨우 고개를 내밀고 돈을 들이민다.
이천 이보게! 나도 하나 주게.
춘화남 아니, 이천나리?
이천 어서 주게! 나보다 얼마나 잘 그렸는지 한번 봐야겠어!
하면서 이천, 춘화남의 손에 있던 마지막 춘화를 낚아채는데! 그림을 쟁취한 이천. 한쪽으로 온다
이천 (움켜쥔 그림을 보며, 이글이글) 그래...조사용...얼마나 강하게 그렸는가?
이천, 떨리는 마음으로 그림을 펼쳐보려는데 그때, 탁지수. ‘이보게. 이사용’하는 소리. 이천, 잉..? 하는 얼굴로 본다. 아무도 없
다. 이천, 다시 그림을 보려고 한다.
그런데 또....이사용! 하는 탁지수의 소리..이천, 뭐야 이거...하면서 돌아보는데.
S#27. 도화서 소화실. 낮
이천, 탁자에 엎드려 잠들어 있다. 보면, 탁지수가 신경질 적인 얼굴로 이천
을 흔들어 깨우는데.
탁지수 이보게, 이사용. 아. 어서 일어나라니까!
그 결에..이천, 해롱해롱한 눈을 뜬다. 보면, 도화서 안.
이런...꿈이였구나..싶은데. 일어나는 이천, 그림이 얼굴에 붙어 딸려온다.
이천 (머쓱하게, 그림을 떼며) ...내가 또 잤는가?
탁지수 (한심해 죽겠다) 대화실로 모이게. 박별제께서 화공들을 소집하셨네.
이천 알겠네....
탁지수, 한심하게 보고 가면..이천, 휴..아쉬운 얼굴.
이천 아..씨...딱 볼라는 데 깨우고 그러냐? (너무 아쉽다. 쩝쩝)
S#28. 동. 대화실. 낮
박영문, 강두치 탁지수 이천을 비롯한 도화서 화공들과 모여 있다. 보면, 초비와 송연이 이들의 앞으로 각각 한 다발의 지도들을 내려놓고 있다.
(그냥 종이뭉치면 됩니다)
박영문 (그림 보이며) 이것은, 이번 역모 사건의 근거지에서 나온 궁궐지도네.
(착잡) 보면 알겠지만 이토록 상세히 궐을 그려낼 수 있는 건 도화서의 화공들 뿐이네.
화공들, 술렁술렁.
강두치 (당혹)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허면 이번 역모에 우리 도화서가 관련됐다는 겁니까?
박영문 그렇네. 자네들 중 누구... 혹은 예전 화공이었던 자 누군가가 이 그림을 그렸을 것이야.
화공들, 웅성웅성.
박영문 허니, 지금부터 우린, 창고 안에 있는 도화서의 지도들을 모두 살펴, 이 그림과 같은 필세를 가진 지도를 찾아야하네. 비록, 도법의 양식에 따른 것이라 하나, 산세와 지명을 적은 필적을 잘 살핀다면
이것이 누구의 그림인지 알 수 있을 것이야.
화공들, 다들 힘들다는 얼굴로 웅성거리는데...
탁지수 (말도 안 된다) 나참, 도화서를 거쳐 간 화공이 수백이고 보관된 지도는 수 천 장이 넘는데 그걸 다 살핀다는 게 말이 됩니까?
강두치 (끙...) 내 말이 그 말일세 본다고 뭐가 나오겠는가. 대충하게 대충.
보면, 걱정 어린 표정으로 이들을 보는 송연.
S#29. 포도청. 외경. 낮
S#30. 동. 검안실. 낮
작은 창고 같은 곳에 자객의 시체들이 볏단에 덮여 있는데.
산, 강석기, 서장보, 남사초등이 시체들을 살펴보고 있다.
강석기 금군 쪽의 상흔을 살피면, 저들은 쌍수도, 왜검, 예도까지 모두 쓰는 자들 입니다. 근골과 초식으로 보아, 고도로 훈련된 자들이 분명합니다.
산 .....!.....
서장보 (혀를 내두른다, 혼잣말) ...금군은 수 십이 죽었는데 이놈들은 고작 여섯 이라니! 무서운 놈들이군.
산, 굳은 얼굴로 보는데...그때, 남사초가 가까이 와서.
남사초 시체엔 별다른 것이 없어 보입니다.
산 그래...알겠네..
하며 산, 볏단을 덮는다. 그러다 문득 보면 시체가 신고 있는 신발에 진흙과 풀이 붙어있는 것이 보인다. 이게 뭘까..가만 살피는 산.
S#31. 거리일각. 저녁.
청지기가 가고 있고..그 뒤를 숨어서 따라가는 대수와 달호.
대수 (달호를 향해) 쫌 빨리 좀 와! 이러다 놓치겠어.
달호 다리 아파 죽겠어 이놈아.
그때, 저 앞의 청지기..뭔가 주변을 살피는 듯하더니 갑자기 걸음을 빨리해 사라진다.놀라는 대수. ...저 자식이...하며 쫓아가는데.
S#32. 길가. 어느 집 앞. 낮
청지기, 어느 집 앞에 멈춰 선다. 보면, 은밀한 일 인 듯, 누가 보나 살피는
모습인데. 그때, 담벼락에 나타나는 대수와 달호.
분명 뭔가 수상하다. 긴장한 얼굴로...청지기를 보는데. 청지기, 이내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청지기 (안을 향해) 나요!
대수, 마른 침을 꼴깍 삼킨다.
대수 잡았어.....!
하는데, 그때 안에서 젊은 여자 하나가 ‘오셨어요’ 하며 교태를 부리며 나오는데! 순간, 실망감이 번지는 대수. 보면, 여자...청지기의 팔짱을 끼고 들어가는데....
대수 뭐야.
달호 (청지기 보면서, 부럽다) 좋겠다.
보는 대수, 실망감이 번지고....
S#33. 박초의 근거지 외경. 밤
S#34. 동. 일각 큰방. 밤
정순왕후, 화완 최석주 정후겸 홍인한이 있다.
정후겸 (정순왕후에게) 이곳저곳 들쑤시고 있긴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할 것입니다. 이번만큼은 심려를 놓으셔도 좋을 듯합니다.
화완 드디어, 눈에 가시 같던 세손을 처리하게 되었습니다.
경하드립니다, 마마.
화완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모두 고개를 조아리는데. 정순왕후, 굳은 얼굴로 그들을 보다가.
정순 아직, 그 아이가 죽진 않았네. 폐세손의 교지가 내려질 때 까진 쉽게 마음 들을 놓지 말게.
모두들 (긴장)
정순 이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일을 마무리 지어야하네. 세손은 우리가 죽 인 죄인 사도세자의 아들이네. 그 아이가 보위에 오른다면,
조정엔 피바람이 불고, 종묘사직의 근간이 흔들리게 돼.
모두들 (표정)
정순 이 나라 조정 패주 연산과 같은 폭군이 다신 나와선 안 되네.
왕실과 조정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이번엔 반드시 그 아일 잘라내야 하네. 알겠는가.
모두들 예, 마마...
정순, 매서운 눈매로 저들을 바라보는데.
S#35. 의금부 옥사. 밤
옥사 안. 산, 서인수와 죄인들을 만나고 있는데.
서인수 저하...어찌하여 소신들을 벌하지 않으셨습니까?
산 ....!.....
서인수 ....저하를 지켜드리지 못했으니 저희가 죽어, 지하에 계신 선세자마마를 어찌 뵐 수 있겠습니까?
산 ...나약한 소리들 말게 자네들은 절대 죽지 않을 것이네
서인수 저하!
산 무고를 입증할 방도가 있을 걸세 백방으로 찾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보 게.
서인수, 감사함...그보다 더한 안타까움을 담은 눈으로 산을 본다.
서인수 (착잡하다) 모두...소용? 없을 것입니다, 저하.
산 ...!...그게 무슨 말인가...
서인수 연판장에 저희가 역모를 모의했다고 적힌 날 그때, 온양으로 행궁을 가 셨던 전하께서 귀로에 광주에 들려 기로연을 여셨습니다.
저와 이중 몇몇은 향족의 자격으로 그곳에 참석했지요..
산 (충격) 허면 연판장이 조작됐다는 것이 아닌가? 왜 그처럼 중대한 사실을 이제야 말하는가?
서인수 말해도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그걸, 나서서 증언해줄 이들이 없을 테니까 요. 괜한 짓을 했다간 역당의 한패로 몰릴 것이 분명하지 않습니까?
산 ....!!.....
서인수 (안타까운데)
산 (결연한) 내가 찾아보겠네. 분명, 누명을 벗을 길이 있을 거야!
서인수 저하...아니됩니다. 제발 지금이라도(하는데)
산 그만하게. 나 혼자 살란 말은 더 이상 듣지 않을 것이네.
부탁이네. 살아주게. 살아서, 그대들이 날 지켜주게.
아바마마께서 바라시는 것도..바로 그것이 아니겠는가/
서인수 ..저하...!
산, 눈가가 촉촉해져 저들을 바라보고. 보면, 서인수와 같은 마음, 같은 눈빛으로
산을 보는 이들. 산, 저들을 향해, 힘 있고 따뜻하게 미소 지어 보인다.
S#36. 달호네 집. 마당. 새벽
대수와 달호, 기운 쭉 빠진 얼굴로 들어오면..
마당에서 일을 하던 송연이 얼른 일어나 맞는다.
송연 이제 오세요.
달호 (말할 기운도 없다, 어..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송연 (대수에게) 어떻게 됐어 대수야?
대수 (고개를 젓는다) 별거 없었어...
송연 (실망) 그래...?
대수 (실망하는 송연을 보고) 걱정 마. 내일은 뭔가 꼬투리가 잡
히겠지.
송연 ........
대수 너무 걱정하지마 송연아. 저하한텐 아무 일 없을 거야. 내가 놈들을 꼭 잡 을 거야.
송연 나두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었으면 좋겠어....
대수 .....!!....
송연 너나 아저씨처럼. 나두 뭔가 저하께 도움이 되 드리고 싶은데...
(아프게 웃는다) 나 참...쓸모없다, 그지..?
대수 송연아....
송연 (가슴이 아픈 미소)
대수 (속이 상한데)
S#37. 거리일각. 낮
청지기를 따라다니는 대수와 달호. 이번엔 운종가 일각이다.
보면, 청지기...미전에서 뭔가를 주문하고 셈을 치르고 있는데.
달호 (못마땅) ...별거 하지두 않는구만...뭘 해서 꼬릴 잡으란 거야? 도대체.
대수 (걱정)
청지기, 가면....대수 얼른 미전으로 들어가서.
대수 말씀 좀 물읍시다. 방금 저치가 뭘 샀소?
상인 (왜 이러나)...그건 왜 묻나.
달호 (얼른, 한 푼 쥐어주며)
상인 (그제야 장부 보며) 보리 스무 가마, 청량미 마흔 가마,
그리고 메밀 열 가마 샀수다.
대수 (놀란다) 예에...? 그 많을 걸 다요?
상인 좀 있다 싣고 간다고 먼저 셈만 치르고 갔소.
달호 (뜨악) 집안에 걸신들을 키우나.
대수, 기막힌 얼굴로 갸우뚱 한다.
S#38. 도화서. 회의실. 낮
강두치와 탁지수, 박영문에게 지도뭉치를 돌려주고 있다.
강두치 저와 탁사용, 이사용, 그리고 남화사, 장화사, 오선화가 살펴본 지돕니다.
여기선, 같은 필세를 가진 지도를 찾지 못했습니다.
박영문 (굳은) 알겠네. 창고로 돌려보내게.
강두치 예...
나가면, 박영문 조금 막막해지는 얼굴로 제 앞에 놓인 지도들을 보는데.
S#39. 동. 대 화실. 낮
송연, 이천과 이야기한다.
송연 그 많은 지돌 벌써 다 보셨다구요?
이천 (에이) 다 봤겠냐? 그냥 대충 훑은거지.
송연 (....!!...) 그럼 안 되잖아요? 나으리.
나라의 중요한 일인데 최선을 다해 하셔야죠..!
이천 다들 설렁설렁하는데 뭘... 그리고 난 머릿 속이 복잡해서 봐두 아무것도 안보이더라.
송연 : ....!....
이천 (의궤도 건네주며) 그럼..요것 부탁한다 송연아? 미안하다, 난 오늘 바쁜 일이 있어서....
하고, 이천 급히 돌아서는데..
송연 잠깐만요 나으리!
이천 (본다) 어?
송연 제가...나으리 대신 그린 의궤가 수 십장인거, 아시죠?
이천 그럼, 알지. 수십 장 더 될 걸?
송연 앞으로도 제가, 수 백 장은 더 그려 드릴 거란 것도 아시죠?
이천 (허허) 그러엄, 알지. 내가 너 없으면 어떻게 살겠니?
송연 그럼....제 부탁 하나만 들어주세요, 나으리.
이천 (의아) 부탁...?
S#40. 동. 일각. 낮
이천이 송연과 함께 조심스럽게 간다. 주변을 살피더니 열쇠로 문을 여는데.
S#41. 동. 지도 창고. 낮
도화서의 지도를 보관하는 창고다. 보면, 이천이 송연의 손에 열쇠를 주며.
이천 나올 때 꼭 잠그고 나와야한다. 알겠지?
송연 예. 잘 잠그고 돌려놓을게요.
이천 근데, 니가 지도창고에서 뭘 할려구 그러니? 여긴 기밀문서가 있는 곳이 라 함부로 드나들면 큰일난다. 잡히면 대역죄가 되서, 바루 의금부로 끌려 간다구.
송연 걱정마세요, 조심할게요.
이천 (거참, 어쩌려나 싶은데)
송연 죄송해요, 이런 부탁 드려서.
이천 너...분명히 수 백 장 그려준댔다?!
송연 네!
이천, 살피며 밖으로 나가면..송연, 휴..하고 안도의 숨을 쉰다.
이내 창고를 둘러보는 송연. 의궤가 빽빽이 차 있는 것을 보는데...그 위로
박영문 (E. 소리) 도화서의 지도들을 모두 살펴, 이 그림과 같은 필세를 가진 지도를 찾아야하네.
송연, 자..해보자. 그림들을 꺼내 살피기 시작한다.
S#42. 궐. 일각. 낮
산, 남사초와 이야기하며 걸어오고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오정호와 함께 오던 정후
겸. 그런 산을 보는데...그때, 역시 정후겸을 발견하는 산.
정후겸, 산을 보고 예를 갖추는데.
정후겸 어제, 포청에 가셨다 들었습니다.
산 ....!....
정후겸 ...제가, 저할 도울 일은 없겠습니까?
산 ....!....
정후겸 (보는데)
산 (담담하게) 아니, 괜찮네. 그 말로, 필요한 도움은 다 받은 걸로 하겠네.
정후겸 망극하옵니다, 저하.
산, 정후겸을 보고...간다. 남사초도 따라가는데. 두 사람 가면...그 뒷모습 보는 정후겸.
S#43. 홍국영의 집. 앞. 낮
홍국영, 퇴궐해서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보면 대수가 집 앞에서 풀 죽은 얼굴로 있다.
S#44. 동. 방안. 낮
홍국영, 대수와 이야기를 한다.
홍국영 (흠..) 그래...? 정말 수상한 건 없었단 말이지.
대수 (미치겠다) 글쎄 없었다니까요. 하루 종일 눈도 안 깜빡이고 살폈다구요..
홍국영 (굳어진다, 낭패감 어리는데)
대수 이제 어뜩합니까?나으리. 나으리만 믿으면 방도가 나올 줄 알고
왠종일 청지기놈만 따라다녔는데 이제 어뜩하냐구요?
홍국영 (가만, 그러다가) 그자가 뭘 하던가? 나한테 소상히 말해보게.
대수 (버럭) 글쎄, 암것도 안했다니까요? 어젠, 밤새도록 기집을 끼고 안나오더 니.. 오늘은 하루 종일 운종가만 돌았습니다. 젠장, 누굴 처 먹일려는지 보리 서른가마에, 현방에선 고기를 스무 근이나...
홍국영 : (멈칫) 뭐?
대수 예..?
홍국영 자네, 방금 뭐라했나? 그자가 뭘 샀다구?
대수 ....??.....
S#45.거리일각. 낮
홍국영, 대수와 급히 걸어오며.
홍국영 (속 터진다) 내가 뭐랬나? 수상한 게 보이면 즉각 말하라
지 않았어!
대수 ...아니..저는..그게 수상한 건 지 몰라서...
홍국영 (멈춰서서, 버럭) 장정 수백이 먹고도 남을 곡식과 고기를 샀네. 그 많은 걸 다 어디 쓰겠나?
대수 (모르겠다...)
홍국영 (끌끌)자네 나한테 뭘 배웠나? 손자가 뭐랬나. 맨몸으론 싸워도 식량 없인 싸울 수 없다고 했네. 모르겠는가? 그건, 저들이 키우는 사병의 군량미일 세!
대수 ....예에..?!!
홍국영 자넨 지금 당장 그 미전(米廛)으로 가보게. 난 현방으로 가 청지기가 왔나 알아볼테니.
대수 예, 알겠습니다!
S#46. 운종가. 미전(米廛). 낮
앞씬의 미전으로 급히 달려오는 대수. 보면, 한쪽에서 사람들이 평차에 가마니
를 싣고 있는데. 대수, 주인에게 와서.
대수 (헉헉) 아까 내가 물은 그 사람. 그 사람...혹시 짐 가지러 왔수?
상인 아까 왔다 갔수. 와서, 다 싣구 갔수다.
대수 ....!!....
상인, 그런 대수 심드렁하게 보다 돌아서려는데.
대수 혹시 어디로 간단 말 없었수? (가진 돈 다 털어주며) 부탁이오. 알면 좀 가르쳐주슈!
대수, 간절하게 보는데.
S#47. 거리일각. 낮
대수, 두리번거리며 정신없이 온다.
대수 종천 밑에 원남골이랬는데....
초조한 얼굴로 살피는 대수. 그러다 보면 저 앞에 십 여대의 우마차가 서 있는 것이 보이는데. 대수, 반색이 되어 급히 뛰어간다. 그런데 가서 보면..
그곳은 다름 아닌 여각 앞인데.
대수 뭐야....이건 여각이잖아?
보는 대수, 기가 막힌다.
대수 기가 막혀서 정말...이런데서 무슨 사병을 키운다는 거야? 이 양반, 순 날 탕 아냐.?
하는데, 그때. 여각의 문이 열린다. 놀란 대수, 얼른 몸을 숨기는데...보면, 안에서 사람들이 곡과 짐들을 가져와 우마차에 싣고 있다. 보면, 저들에게 뭔가
를 지시하는 사람.. 오정호인데...
대수 (이상하다) ...왜...다시 싣지...
보면, 오정호 뭔가 이야기하며 안으로 들어가고.
짐꾼들도 짐을 부리고 다시 가지러 안으로 들어가는데. 대수, 아무래도 이상하다...대수, 조심스럽게 우마차에 접근해 마차에 오른다.
S#48. 우마차 안. 낮
마차에 오른 대수, 몸을 숨길 곳을 찾는다.
그때, 밖에서 ‘그건 이쪽에다 싣게’ 하는 오정호의 목소리.
헉, 놀란 대수...얼른 짐 속에 몸을 숨긴다. 순간, 마차의 덮개가 열리고 안으로 가마니가 들여진다. 대수, 숨을 죽인 채 긴장한 얼굴인데.
S#49. 여각 앞. 낮
사람들이 짐을 싣고 있는 가운데... 대수, 덮개를 빼곰이 열어 살피는데.. 보면, 오정호 박초1에게.
오정호 그 화공이 아직 도성에 있다구?
박초1 예.
오정호 (굳어진다) 난 오늘 나으릴 모시고 포청에 가야한다. 니가 알아서 처리하 거라.
박초1 예.
대수, 뭔가 으스스하다. 떨리는데...
S#50. 거리일각. 낮
변복한 박초 무사들의 호위 속에. 우마차들이 으슥한 길을 줄 지어 간다.
보면, 그 중 하나에서 조심스럽게 덮개를 열어보는 대수.
대수, 길을 살피며.
대수 얼루 가는 거야?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이 사람들은 누구일까? 대수, 낯선 풍경에 잔뜩 긴장하는데.
S#51. 조사용의 집. 앞. 밤
누군가의 발이 조심스럽게 살피듯 가고 있다. 그러다 허걱, 꼬여서 휘청하는 발. 보면, 이 사람...얼굴에 두건까지 두른 이천이다.
이천 너무 올려 썼나? 하나두 안보이네 원.....
이천, 눈까지 바짝 올려진 두건을 조금 내리고 담벼락에 붙어 조심스레 안을 살핀다. 아무도 없는 것 같다. 이천, 주위를 살피고 얼른 집안으로 들어간다.
S#52. 동. 조사용의 방 안. 밤
어두운 방안.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이천. 이천, 더듬더듬 거려서 방에 불을 밝힌다. 보면, 그제서야 보이는 방안. 화구와 그림들로 가득한데.
이천, 방 안을 조심스럽게 뒤진다. 그러다 이천, 반닫이 안에서 뭔가를 발견
한다. 이거구나...! 이천,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그림을 펼쳐보는데....순간, 뜨악해지는 이천의 얼굴.
이천 아..아니...이건........
이천,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코를 박고 그림을 본다.그리고는.
이천 뭐야....이건, 청나라 육포단에 있는 춘화를 모사한 거잖아?
이천, 기막힌 얼굴로 여기저기 막 뒤진다.
이천 (그림을 보고 던지고) 이것봐 이거! 이것도 모사, 이것도 모사, 이것도 모 사.
이천, 기가 막히다. 내 이럴 줄 알았다.
이천 나원 참, 이런 자가 무슨 춘화계의 솔거라구! (뭐 하나 들어보며) 봐, 이 춘화도 봐...이건..
하다가, 이천...얼라? 이상하다. 보면, 그건 지도다.
이천 ...어...이건....박별제 나으리가 보여주신...그 지도 같은데...
이천, 고개가 갸우뚱해지는데.. 그때, 밖에서 누군가 들어오는 기척이 들
린다. 이천, 헉....큰일났다. 허둥지둥 하는데.
S#53. 동. 마당. 밤
조사용이 안으로 들어오는데...
무심한 얼굴로 화구통을 마루에 놓던 조사용. 그때, 한쪽에서 부시럭...! 하는 인기척이 들리는데. 멈칫, 놀라는 조사용.
S#54. 동. 방안. 밤
조사용, 다급한 얼굴로 문을 열어본다. 보면 춘화들이 널려져 있고 난장판이 된
방안! 사용, 큰일이다...당혹스런 얼굴로 보는데..
그때, 보면...누군가 그런 조사용의 뒷모습을 향해 다가서는 듯 한 카메라의 시선!
S#55. 거리 일각. 밤
이천, 숨이 턱에 닿도록 뛰어온다. 그러다..멈춰서 헐떡이며 품 안에서 조사
용의 집에 있던 지도를 꺼내는 이천.
이천 ....설마....조사용 저 친구가......
이천, 믿을 수 없는 당혹스런 얼굴로 돌아 보는데.
S#56. 도화서. 창고. 밤
보면, 창고의 문이 확 열리면서 도화서를 지키는 사령들이 안으로 들어선다. 안에서 지도들을 살피던 송연, 깜짝 놀라는데.
사령 네 이년!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게냐!
송연 .....!!!.....
큰일이다. 놀란 송연, 어쩔 줄 몰라 하는데.
S#57. 박초의 근거지. 밤
횃불이 환하게 밝혀진 박초의 근거지 입구. 보면, 비어있는 우마차들이 쭉 서 있는데. 사람들이 곡식과 고기를 창고로 옮기고 있다.
보면, 누군가의 조심스러운 발걸음이 저들의 시선을 피해 움직이는데...
S#58. 동. 일각. 밤
긴장한 얼굴로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는 대수.
대수 : 여기가 어디야..대체....
대수, 알 수 없는 얼굴로 두리번거리는데.. 그러다 문득 고개를 돌려보던 대수. 순간. 마치 뭐에라도 맞은 듯 충격을 받은 얼굴이 되는데...
대수 .....이게 다.....뭐...뭐야........
보면, 경악한 대수의 시선을 따라 멀리 박초의 근거지가 한눈에 펼쳐진다.
훈련하는 무사들! 엄청난 병장기들. 대수, 이 엄청난 광경에...그만 아연실색하
고 마는데..!!
S#59. 궐. 대전 침전. 밤
영조, 굳은 얼굴로 탕약을 마시고 있고... 보면, 그 앞. 정순왕후가 안타까운 얼굴 보고 있는데. 조, 탕약을 마시면..그릇을 받아
정순 (강상궁에게) 내가게.
강상궁 예, 마마.
강상궁, 밖으로 나가면.
정순 용색이 안 좋아지셨습니다. 아무래도 어의를 다시 들라해야겠습니다.
영조 그럴 것 없네. 내 몸은 내가 알아.
정순 하오나, 전하!
영조 됐네. 번거롭게 굴 것 없다니까..
정순 (휴.....)
영조 ...나보단, 중전의 낯빛이 더 어두워 보이네
정순 세손의 일로 궐 안이 어지러운데 신첩의 마음이라고 어찌 편하겠습니까?
영조 ........
정순 저는, 세손이 역모를 꾸몄다는 말은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전하.
그럴 세손이 아니지 않습니까?
영조 .....그건, 알 수 없는 일이네...
정순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허면 전하께선 정말 세손이 역당의 수괴 라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영조 (대답이 없다)
정순 ...어찌 이럴 수가... 가슴에 칼을 품으면, 끝내는 손에도 칼을 든다하더 니...
정말 세손이...그런 모진 마음을 먹었단 말입니까...
영조 (착잡하고)
정순 (안타까운 듯...영조를 바라보는데)
S#60.동. 일각. 밤
산, 채제공과 오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굳은 얼굴로 우뚝 멈춰서는 산.
산 (당혹) 그게 무슨 소린가? 나서는 사람이 없다니!
채제공 기로연에 저들이 참석했다는 걸 증명해줄 사람은 일가 친척들이 고작입니 다. 황공하오나 모두 증언하기를 두려워하는 듯하옵니다.
산 (역시 그런 것인가...탄식 같은 한숨)
채제공 송구합니다.
산 .....
그때, ‘주상전하 납시오’하는 소리 들리고 한쪽에서 영조의 행차가 온다.
놀라 보는 산, 굳은 얼굴로 예를 갖추는데. 영조, 서늘한 시선으로 본다.
영조 (차갑게) 니가 약조한 날이 내일이다. 알고 있느냐?
산 예, 저하....
영조, 매서운 얼굴로 산을 본다. 산, 굳은 얼굴로 그런 영조를 보는데..
영조, 이내 준엄하게 ‘가자’하고 산의 곁을 스쳐지나간다.
산, 착잡한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든다.
채제공 (안타깝다) 저하...
산 (애써 의연하게 보며) 괜찮네.
그때, 한쪽에서 남사초가 급히 온다.
남사초 저하! 저하!
산 (무슨 일인가...보는 표정)
S#61. 동. 동궁전. 밤
산, 박영문 남사초 채제공과 있다. 박영문, 산의 앞으로 두 장의 지도를 내놓
는다.똑같은 것이다.
박영문 도화서의 화공이 가져온 것입니다. 얼만 전 도화서를 나간 조사용의 집에 서 찾았다 합니다. 지도를 그린 것은, 바로 이 자인 듯 합니다. 저하.
산 ....!!.....
박영문의 말에 모두들 놀라는데.
산 그 자의 집이 어딘가!
격앙된 얼굴로 보는 산!!
S#62. 거리 일각. 밤
급히 말을 달려오는 산, 남사초, 서장보,
강석기!
S#63. 거리 일각. 밤
숨이 턱에 닿도록 뛰어가고 있는 대수..! 멀리 대수의 시선에 환하게 불을 밝힌 포
도청이 보이는데...!
S#64. 조사용의 집 방앞. 밤
산, 남사초, 서장보, 강석기... 조심스럽게 조사용의 집으로 들어선다.
보면, 방에서 새어나오는 환한 불빛. 네 사람...서로 시선을 교환하고...
이윽고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순간, 남사초....문을 확 열어젖히는데.
S#65. 조사용의 집. 방안. 밤
보면, 방문을 열고 나오는 남사초. 그러나 어느새 어지렵혀진 방안. 그 곳엔
아무도 없는데. 남사초, 안으로 들어가서 보면... 방안에 튀어있는 선명한 핏자국! 남사초, 절망이 어리는데.
그때 안으로 들어오는 산. 산, 방안의 핏자국을 보고 당혹해 한다.
산 이럴 수가.....!
S#68. 포도청. 정문 앞. 밤
대수, 포도청 종사관을 잡고 정신없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수 어딘진 정확히 모르겠는데요. 제가 온 길을 기억하니까 약도를 그려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가보셔야 해요. 무기두 엄청 나구..백 명도 넘는 무사들이 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놈들이 바로, 이번 역모를 조작한 놈 들이라구요!
하는데, 그때 등뒤에서....
정후겸 (소리)자네, 지금 뭐라 했는가?
대수, 그 소리에 멈칫, 돌아보면....그곳에 싸늘하게 굳어진 얼굴로 서 있는 정후겸
과 오정호.
정후겸 역모를 조작한 자들의 근거지가 있다니? 지금, 그게 무슨 말인가?
대수, 누군가..하는 얼굴로 보는데. 포청 종사관이 깍뜻하게 정후겸을 향해
‘오셨습니까’ 예를 향한다. 이런, 높은 분이구나...
대수, 그 결에 같이 인사를 하는데...보면, 창백한 얼굴로 그런 대수를 보는 정
후겸.
S#69. 조사용의 집 외경. 밤
S#70. 동. 마당. 밤
산, 착잡한 얼굴로 마루에 앉아있다. 보면, 남사초와 강석기 서장보도 참담한
얼굴인데..
남사초 아무래도 저희가 한 발...늦은 것 같습니다.
산 ......
강석기 송구합니다, 저하.
서장보 송구합니다
산 아니네. 자네들 잘못이 아니야.
산, 그러나 착잡한 마음..어쩔 길이 없는데. 그때 문득...뭔가를 발견하는 산.
산, 의아한 얼굴로 일어서 마루에 찍힌 발자욱..
진흙이 남은 그곳에 풀이 묻어있는 것이 보인다.
가만, 보는 산. 그런 산의 위로.#30. 포청 검안실에서 자객의 시신에서
풀을 보던 것이 떠오르는데.
산 이건....자객의 시신에서도 나왔던 바로 그것인데. 도성에 혹 늪지대가 있 는가?
남사초 늪지대요?
산 도성에는 엿새째 비 한방울도 내리지 않았네. 헌데 궐을 넘은 자객의
시신에서도 여기에도 진흙과 마름이 남아 있어. 마름은 늪지대에서만 자
라는 희귀한 풀이네. 저들의 근거지는 분명 늪지대인것임이 분명해
산, 뭘까...분명 연관이 있는 듯한데..하는 표정으로 보는데.
서장보 (조심스럽게) 전하, 효령교 밑에 아랫대라고 아십니까?
산 아랫대?
서장보 예
강석기 맞습니다. 아랫대는 마른날에도 땅이 젖어있어 국민들이 채소재배
로 생계를 이어가는 마을입니다. 도성아래 늪지대라면 아랫대 뿐 입니다.
산 ...!!!....
S#71. 포청 외경. 밤
횃불이 환하게 밝혀진 포청 외경.
S#72. 동. 포교 집무실. 밤
일각. 대수가 정후겸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옆으로는 오정호가 서 있는데.
정후겸 정말인가? 정말 그런 곳을 자네가 봤다는 것인가?
대수 예. 제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나으리. 그놈들이 바로 궐담을 넘고
세손저할 모함한 것들이 분명합니다. 급합니다, 나으리! 어서 가서 놈들을 잡아야해요.
정후겸 ...그래, 자네 말이 사실이라면 일각이라도 지체할 수가 없겠군.
대수 ....!....
정후겸 내 포청 종사관에게 일러 서둘러 포졸들을 그곳에 보내라 할테니, 걱정말 게.
대수 ...!정말입니까 나으리? 그럼 이제 되는 거죠?
이제 세손저한...누명을 벗으시는 거죠?
정후겸 자네 말이 사실이라면..그럴걸세. (하고) 약도를 그려줄 수 있다 했나?
대수 예! 나으리!
정후겸 허면, 약도를 그려 나에게 주고 자넨 집으로 돌아가게.
애썼네. 나라를 위해 정말 큰일을 했어.
대수 (아아..가슴이 벅차오르는데)
정후겸 (의미심장하게 보는 표정)
S#73. 포도청 집무실 앞. 밤.
대수, 포졸들을 향해 인사를 한다.
대수 그럼 수고하십쇼, 나으리들..!!
대수, 안도감, 기분 좋은 얼굴로 돌아서 가는데. 그때, 박초2,3이 대수를 불러 세운다.
박초2 잠깐...기다리게.
대수 (돌아보며) 저요?
S#74. 거리일각. 밤
대수, 박초 2,3과 함께 가고 있다.
대수 거참, 어린애도 아닌데 뭘 바래다 주신답니까...
박초2 큰 공을 세운 귀한 사람이니..잘 모시라는 하명이 계셨네.
대수 (긁적긁적) 전 그냥...할 일을 한 것 뿐인데...
하다가 대수, 갑자기 소피가 마렵다.
대수 어휴...하루 종일 마차에 숨어있다..소피도 못봤네. (하고) 저 잠시.....
박초2 그러게.
대수, 머쓱한 얼굴로 한쪽으로 가 소변을 본다. 그때..서로 눈짓하는 박초2,3. 두 사람....칼집에서 조심스럽게 칼을 빼내려 하는데...
그러나 대수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얼굴이고..!
S#75. 포도청. 일각. 밤
정후겸, 오정호에게 화를 내고 있다. 목소리를 높이진 않지만 무척 당황하고 격
앙된 상태다.
정후겸 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것이냐?
어떻게 저런 자가 숨어들 때까지 아무것도 모를 수가 있어!
오정호 송구합니다. 나으리.
정후겸 지금 옹주마마 처소에 사람을 보내 이 사실을 알리고
넌 지금 당장 아랫대로 아이들을 보내거라. 알겠느냐?
오정호 예..
오정호, 나간다.
S#76. 동. 군관 집무실. 밤
정후겸, 집무실 안으로 들어온다. 정후겸, 종사관으로부터 대수가 그려준 약
도를 건네받는다.
종사관 (건네주며) 이것이 아까 그자가 그려준 약도입니다.
정후겸 (받아들며, 기막히다는 듯) 도성 안에, 훈련을 하고 있는 무사집단이라 니....
종사관 저런 허황된 소릴 하는 자들이...가끔 있습니다...
정후겸 자네가 노고가 많군. 내 궐에 돌아가면, 잊지 않고 치하하라 말씀드리겠 네.
종사관 감사합니다, 나으리.
정후겸 (보는 표정)
S#77. 동. 일각. 밤
오정호, 박초의 무사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그때, 안에서 나오는 정후겸.
정후겸 그 잔 깨끗이 처리 했느냐?
오정호 예, 지금쯤 아이들이 돌아올 것입니다.
정후겸 가자, 처리할 일이 많다.
하고, 정후겸...가려는데.
그때 등뒤에서 ‘나으리’ 하는 대수의 목소리가 들린다.
무엇인가. 정후겸...멈칫 보는데. 보면, 그곳에 상기된 얼굴로 숨을 헐떡이
고 있는 대수가 보이는데. (대수는 자길 죽이려 했다는 걸 모릅니다)
정후겸 .....!....
대수 (헐떡이며 보는데)
정후겸 (낯빛 바꾸며) 어쩐 일인가? 왜 도로 왔는가?
하는데, 그때...대수의 뒤에서 나타는
산 ..!!! 나와 함께 왔네.
정후겸 ....!!!....저하 이시각에 포청에는 어인일로?
산 그러는 자넨 어쩐일인가?
갑작스런 산의 출현에 당혹해하는 정후겸.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 어떻게 세손이 이곳에. 정후겸, 충격으로 일그러지는 얼굴.
보면 산...그런 정후겸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그렇게 정후겸을 바라보는 산. 산의 그 모습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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