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13
<이산 13 부>
S#1.포청. 일각. 밤 (12부 엔딩에 이어)
오정호, 박초의 무사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그때, 안에서 나오는 정후겸.
정후겸 그 잔 깨끗이 처리 했느냐?
오정호 예, 지금쯤 아이들이 돌아올 것입니다.
정후겸 가자, 처리할 일이 많다.
하고, 정후겸...가려는데. 그때 등 뒤에서 ‘나으리’ 하는 대수의 목소리가 들린다.
무엇인가. 정후겸...멈칫 보는데. 보면, 그곳에 상기된 얼굴로 숨을 헐떡이고 있는
대수가 보이는데. (대수는 자길 죽이려 했다는 걸 모릅니다)
정후겸 ....!....
대수 (헐떡이며 보는데)
정후겸 (낯빛 바꾸며) 어쩐 일인가? 왜 도로 왔는가?
하는데, 그때...대수의 뒤에서 나타는
산 ..!!!
산 ...나와 함께 왔네.
정후겸 ....!!!....
갑작스런 산의 출현에 당혹해하는 정후겸.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 어떻게 세손이 이곳에. 정후겸, 충격으로 일그러지는 얼굴.
보면 산...그런 정후겸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정후겸 (당혹) 저하...이 시각에 포청엔 어인 일로....
산 그러는 자넨, 여기서 뭘 하는 것인가?
정후겸 ....!....
산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정후겸 (이내, 낯빛을 담담히 바꾸고) 전, 포장에게 급히 전할 감결이
있어 잠시 들렸습니다만...
산 그래 이 시각에 말인가?
정후겸 .....!....
산, 의혹이 느껴지는 얼굴로 보고, 정후겸 낭패감에 입술을 깨무는데.
그때, 한쪽에서 종사관이 포졸 몇몇과 함께 급히 와서.
종사관 저하..! (예를 갖춘다)
산 (매섭게 본다) 자네가 우포청 종사관인가?
종사관 예, 저하.
산 (대수를 가리키며) 이 자를 본 적이 있는가?
대수 (상기어린 표정)
종사관 (대수 보고, 난처한) 예...저하.
산 내 포청으로 오던 중, 우연히 이자를 만났네. 헌데, 아주 놀라운 이야기를 하더군.
정후 ....!....
산 한시각 전, 이자가 수상한 사병집단을 보았다 했네.
이자는 분명 그 사실을 포청에 고했다던 어찌하여 포청이 이리 조용한 것 인가? 자넨 지금 대체 뭘 하고 있는 것이야?
정후겸 ....!!....
종사관 송구하오나...저하. 소신은 저자의 말이 하두 황당하여..
산 (OL)닥치게! 그처럼 중대한 고변이 있다면 사실부터 확인했어야 하거늘
이처럼 시급한 사안을 자네 임의로 묵살했다는 것인가?
종사관 (어쩔 줄 몰라 하는데)
그때.
정후겸 소신도...종사관과 뜻을 같이 했사옵니다 저하.
산 ....!....
정후겸 저도 우연히 저자의 이야길 함께 들었습니다.
허나, 소신도 그 말을 믿기 어려웠습니다.
더욱이...저자가 내준 약도만으론..그곳이 어딘지 가늠하기 어려워...(하는 데)
산 그곳은 아래대네..
정후겸 (멈칫, 충격!!)
산 (정후겸을 보다가, 이내 종사관에게)이 자가 본 사병집단은 분명, 효령교 건너에 있는 아래대라는 마을에 있을 것이다 자, 어찌할 것인가?
당장 군사를 동원해 사실을 확인할 것인가? 아니면 소임을 방기한 죄로 파직을 당할 것인가?
종사관 ....!!....저하..
산 (굳은 얼굴로 보고)지금 당장 병력을 동원하게!
종사관 예에!
종사관 급히 뛰쳐가고
정후겸 (어찌된 것인가...서늘하게 굳어지는데) 급히 한쪽으로 간다
S#2. 동. 일각. 밤
나타난 정후겸, 오정호에게.
정후겸 어찌된 것이냐? 세손이 어찌 아래대를 알고 나타날 수가 있어?
오정호 ........
정후겸 넌 대체 뭘 하고 있었느냐?
일을 어찌 하기에 그자가 세손과 함께 나타난단 말이야?
오정호 (당혹스럽다) 막 처리 하려는 때 포청으로 오던 세손일행과 마주쳤다 합 니다. 그래서...손 쓸 도리가...(흐린다)
정후겸 (낭패다)
오정호 (큰일이다) ...세손이 아랫대의 근거지를 알았으니 이제 어찌하면 좋습니 까? 나으리.
정후겸 지금 당장 한준호 대감한테 가거라. 정황을 알리면, 어찌해야 할지 알 것 이다.
오정호 예, 나으리.
정후겸 그리고 난, 세손과 함께 아랫대로 갈 것이다.
오정호 예...?
정후겸 (건조하고 담담한 투로) 만약 일이 여의치 않게 된다면
내가 직접 세손을 처리할 것이니 아이들을 붙이거라.
오정호 (...!!...) 예, 나으리!
정후겸, 표정 없는 차가운 얼굴로 돌아보는데.
S#3. 동. 다른 일각. 밤
산, 대수 남사초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산 (당황) 지금, 병판 한준호대감이라 했느냐?
대수 예. 저하!
저를 도와준 나으리의 말론, 분명 배후에 그 대감이 있다했는데 그 말이 맞았습니다. 분명히, 그 집 청지기가 사들인 식량이 그놈들 소굴로 옮겨졌 습니다.
산 ....!!...
남사초 (....!!....) 저하, 대수의 말이 사실이라면 당장 병판부터 잡아들여야 하지 않습니까?
산 (가만, 그러다가) 아직은 할 수 없네. 지금은, 대수의 말밖엔 아무 물증이 없어.허니, 저들의 근거지를 먼저 잡아야해.
남사초 ....!....
대수 (긴장)
산 (대수에게) 아래대까지 가면, 저들의 소굴을 찾을 수 있겠느냐?
대수 물론입니다. 저하.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산 (고맙고, 다행스러운데)
대수 (상기어린 표정, 결연한 눈빛을 빛내고)
S#4. 포청. 일각. 밤
포졸들 도열해 있는 가운데. 산, 종사관과 함께 오는데..그때, 한쪽에서 정후겸이
무관차림의 남자 셋과 함께 온다.
정후겸 저하.
산 (멈칫, 본다)
정후겸 아래대에, 소신도 함께 가겠습니다.
산 (조금 의아) 자네가?
정후겸 예. 오늘 일은 소신의 과오도 컸습니다. 이처럼 위중한 고변을 소홀히 넘 긴 책임을 어찌 피할 수 있겠습니까?
산 (옆의 사람 보고) 그 자들은 누군가?
정후겸 용호영의 무관입니다. 저하를 보필한 자들이 필요할듯하여 급히 불렀습니 다.
산 (보는 표정)
정후겸 (담담한 눈빛으로 본다)
S#5. 달호네 집. 앞. 밤
달호, 걱정스런 얼굴로 서성이는데...
달호 아 대수 이놈 자식, 왤케 안오는거야?
하는데, 그때 안에서 홍국영이 나온다.
홍국영 아무래도 늦을 것 같군. 난, 이만 가보겠네.
달호 (걱정) 혹시, 잡혀서 무슨 사단이라도 난 게 아닐까요? 나으리.
홍국영 너무 걱정 말게. 놈들의 덜미를 잡아 쫓고 있는 지도 모르니.(하고)
그래도 모르니, 내 가는 길에 한준호 대감댁을 슬쩍 살펴봄세.
혹, 몰래 내다버리는 시체가 없는지.
달호 예?
홍국영 (씨익, 웃고는 간다)
달호 (기가 막힌다) 저 양반이 누구 놀리나? 걱정을 하래는 거야? 말래는 거 야?
S#6. 한준호의 집. 밤.
홍국영, 달호를 놀리던 표정과는 달리 사뭇 진지하고 긴장된 모습으로 한준호의
집으로 조심스레 접근하는데...그때, 한쪽에서 누군가 다급히 말을 달려온다.
홍국영, 얼른 몸을 한쪽으로 숨기는데.
보면, 긴장된 표정의 오정호가 말에서 내려, 주변을 잠시 살피더니 이내 문을 두드린다. 잠시 후, 청지기가 문을 열면 안으로 들어가는 오정호.
보면, 조심스레 몸을 드러내는 홍국영, 어쭈..이것봐라...하는 표정이 되는데.
홍국영 저 자는 분명 지난번에 만난 정승지의 수한데....
홍국영, 굳은 표정으로 한대감의 집을 바라보는데...
S#7. 거리 일각. 밤
도성 거리를 빠르게 내달리는 포청의 군사들. 말을 타 산, 대수 남사초가 선봉에 있고 그 뒤로...강석기 서장보와...포졸들을 이끌고 있는 종사관의 모습이 보
이는데. 보면, 결연하고 긴장된 눈빛의 이들.
S#8. 박초의 근거지 앞. 밤
조심스럽게 숲길을 헤쳐 오는 이들. 보면, 맨 앞에 대수가 있는데...그때. 대수, 뭔가 발견하고.
대수 (낮게) 저깁니다. 바로 저기에요...!
순간, 대수의 말에 보면... 저만치 어둠 속에 보이는 박초의 근거지!
눈으로 직접 그것을 확인한 사람들의 얼굴엔 놀라움과 당혹감이 스쳐 가는데...!
산 ....!!!....
정후겸 (긴장한)
정후겸, 그대로 환하게 드러나 있는 근거지를 보며 불안한 기색이 스치는데.
드디어 적들의 목전에 다다른 산. 바로 저곳이구나. 저런 곳에..자신을 죽이
려는 사병집단이 키워지고 있었다니..산,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는데.
산, 주변을 둘러보며 지형을 눈으로 재빨리 흟는다..
정후겸, 굳은 얼굴로 그런 산을 살피고.
산 (준엄한) 세 갈래로 나누어 진입할 것이다! 중군은 나를 따라 중앙에서, 종사관 자네는 좌측으로, 남내관과 익위사는 후편으로 가 퇴로를 차단하 게!
모두 예, 저하....
산 (정후겸을 보고) 자네는 어찌할 텐가?
정후겸 저하를 따르겠습니다.
산 (결연한 눈빛, 준엄하게) 진입하라!
종사관과 포졸들, 남내관과 익위사들이 먼저 가고,
산, 말을 박차서 달려간다. 정후겸, 박초들과 시선을 교환한 후 뒤를 따른다.
S#9. 몽타쥬.
- 함성을 지르며 박초 근거지로 뛰어 들어오는 포졸들.
- 근거지의 다른 곳곳으로 뛰어드는 종사관과 포졸, 남내관, 강석기, 서장보의 모습 들이 연이어 보여진다.
- 그런데, 이내 모두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진다. 보면, 박초의 근거지에는 아무 것 도 없다. 무사는 물론 병장기 하나 남아 있는 것이 없는데. 이것저것 쌓여있는 나무 괘를 열어보지만 모두 비어있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남사초, 강석기,서 장보의 모습. 보면, 마당을 정신없이 둘러보며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대수.
대수 ...이게 뭐야?...어떻게 된 거야?...다 어디 갔어...
대수, 귀신에라도 홀린 듯 멍해지는데.
S#10. 동. 일각. 밤.새벽
강석기가 주변을 뒤지고 있다. 절박한 얼굴. 그때 오는 서장보.
강석기 그쪽은 어떤가?
서장보 틀렸네. 어디로 갔는지 흔적도 찾을 수 없어.
강석기 ...!...
S#11. 동 일각. 밤.
무거운 정적이 흐르는 텅 빈 마당. 산, 충격에 흔들리는 눈빛으로 근거지를 바라본다. 이럴 수가...당혹감에 입술을 깨무는데. 보면, 등 뒤에서 그런 산을 바라보는 정후겸의 안도하는 눈빛.
그때, 산이 있는 곳으로 급히 오는 남사초 대수 서장보 강석기.
서장보 여긴 텅 비어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하.
산 ......
대수 (미칠 것 같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분명히 여기 있었어요.
무사들에 병장기까지 다 있었다구요! 제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산, 재만 남은 화톳불을 본다. 나뭇가지로 들춰보면 꺼진 것처럼 보이던 숯 속에서 아지랑이 같은 미세한 연기가 피어오른다.
산 (굳은 표정, 안타까움) ...대수의 말이 맞다. 저들은 방금까지 여기에 있었 어...
모두, 산을 보는데. 정후겸도 산을 보고.
산 (분노 억누르는 느낌)...알고 있었어...우리가 이곳에 오는 지...알고 떠난 거야...
산, 분노에 찬 얼굴로 돌아보는데.
S#12. 동. 일각. 밤.새벽
산, 착잡한 얼굴로 박초의 근거지, 일각으로 들어선다. 보면, 모든 것이 사라지고 텅 빈 그곳.바닥에 미처 치우지 못한 유엽전(화살촉) 하나가 떨어져 있는데. 그것을 가만 들어,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는 산.
깊은 절망감...그러나...이내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는 오기와 결연함이 번지는데.
남사초 (안타깝다) 저하......
산 (스스로에게 다짐하듯)....이대로 물러서진 않을 것이네.
남사초 ....!....
산 하루의 시간이 더 있어 아직은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네.
남사초 ....!!....
산, 멀리 터오는 먼동을 바라보며..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눈빛을 빛내는데.
S#13. 박영문의 집 앞. 낮
박영문의 집 앞 일각. 이천, 초조한 얼굴로 서성이고 있는데.
그때, 문이 열리며 박영문이 안에서 나온다.
이천 (보고) 별제 나으리!
박영문 (놀라 본다) 아니, 자네가 어쩐일인가?
S#14. 거리일각. 낮
박영문과 이천, 걸어오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박영문 그래, 그것을 물으려고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단 말인가?
이천 (머쓱) 예. 조사용 일이 어찌 됐나 궁금해서 밤새 잠까지 설쳤습니다.
박영문 일단 저하께 알려드렸으니 처분이 계시겠지. 아무튼 자네가 큰일을 했네.
혹, 이번 일로 승차가 될지도 모르니 그리 알아두게.
이천 (놀란다) 예...? 스..승차이요?
박영문 (담담하게) 나랏일에 공을 세웠으니 그에 합당한 포훈이 있어야겠지!.
이천 ....!!....
어느새 도화서 앞. 박영문, 담담한 얼굴로 들어가고 혼자 남는 이천, 믿을 수 없는 얼굴. 환하게 밝아지는데.
이천 승급...? 내가..?
S#15. 도화서 회의실. 낮
박영문, 안으로 들어오는데 강두치가 사색이 된 얼굴로.
강두치 이제 나오십니까?
박영문 무슨 일인가?
강두치 밤새, 도화서에 일이 있었습니다. 성송연이란 다모가 화고(畵庫)에서 지도 를 보고 있다 사령들한테 잡혔다 합니다.
박영문 .....!.....
S#16. 동. 창고. 낮
창고에 갇혀있는 송연. 두려운 얼굴이다. 그 위에서 12부에서 지도를 보면 대역죄라고 했던 이천의 말이 스친다.
이제 어찌하면 좋은가. 송연, 어쩔 줄을 모르는데.
S#17. 동. 대화실. 낮
탁지수를 비롯한 화공들과 다모들이 일을 하고 있는 화실 안.
보면, 이천 마냥 흐뭇하고 신나는 얼굴인데. 그런 이천의 위로.
박영문 (E 소리) 혹 이번일로 승급이 있을 테니 그리 알아두게.
이천 (혼자 좋아 죽는다) 아이참...그런 걸 바라구 한 건 아닌데...
하는데, 그때 탁지수가 의궤를 들고 와서 내밀며
탁지수 (한심) 이거, 자네가 그린 조하도(朝賀圖)인가?
이천 (쓱 보고) 그런데? 왜 그러나.
탁지수 (끌끌, 그림을 서탁에 놓으며) 채색이 또 이게 뭔가. 다시 하게.
그리고 미시에 응란교에 보수 공사가 있다니 자네가 나가서 기록화를 그려오게. (가려는데)
이천 어이, 이보게 탁사용.
탁지수 (돌아보면)
이천 (손으로 탁사용을 까딱까딱 부른다)
탁지수 (뭐야 하는 표정으로 보면)
이천 (그림을 밀며, 한껏 거만하게) 자네가 하게.
탁지수 (황당) ...뭐...?
이천 그리고 다리공사 기록화도 자네가 그리게. 아 그런 거야, 도화서의 말단인 사용이나 할 일이지...장차 찰방이 될 몸이 그런 잡일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탁지수 (...??...) 찰방이라니, 누가 찰방이 된다는 게야?
이천 누구긴...사람...아, 이 도화서에 장차 찰방을 할 사람이 나 말고 또 누가 있겠나?
탁지수 (...??...)
이천 (씨익, 웃으며 그림 손에 쥐어준다) 자, 가서 열심히 채색연습이나 하게.
아, 자네도 실력을 쌓아 얼른 승차를 해야지. (하하하)
탁지수 (뭐라는 거야 도대체...)
그때, 초비가 안으로 들어오며.
초비 화공 나으리들! 지금 별제 나으리께서 모두들 밖으로 나오시랍니다.
이천, 하하하..웃다가 뭐지..보는 표정.
S#18. 동. 마당. 낮
화공들 웅성거리며 모여 있는데...이천과 탁지수가 나타난다.
이천 (화공 하나를 잡고) 대체 무슨 일인가?
화공 모르겠네. 뭔가 큰일이 있는 모양일세.
이천, 무슨 일일까..궁금한데. 그때, 굳은 표정의 박영문과 강두치가 나타난다..
강두치 다들 모였는가?
강두치, 화공들을 한 번 쓱 본 후에.
강두치 어젯밤. 성송연이란 다모가 지도가 보관된 도화서 화고에 몰래 잠입 했다.
이천 (헉...!!...)
강두치 허나 모두 알다시피 화고의 열쇠는 화공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게 되 있 다. 분명, 자네들 중 누군가 그 계집한테 열쇠를 내준 것이야!
대체 누군가? 누가 그 계집한테 화고를 열어준 게야?
이천 (딸꾹, 난 몰라...어쩜 좋아....)
화공들, 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술렁이고.
보면, 이천...어쩌면 좋은가...사색이 되는데.
S#19. 달호네 집. 마당. 낮
대수, 맥없는 얼굴로 마루에 걸터앉아있는데...
달호가 바가지에 물을 퍼서 얼른 가져온다.
달호 자, 이거라도 좀 마셔라 어?
대수 (바가지 받아들고, 여전히 멍하게)...사라졌어....삼촌....
그 많은 사람이랑 무기가 전부 다 순식간에....
달호 (끌끌) 아 이놈아, 그렇게 넋 빠진 얼굴하지 말고 물이라도 좀 마시고 정 신을 차려...
대수 (그제야 멍한 시선으로 달호를 보고, 물을 조금 마신다)
달호 (큰일이다) 그나저나, 니 말이 사실이라믄 큰일이다.
아, 그건 귀신보다 더 무서운 놈들이란 말 아냐?
대수 (걱정이고...) 어뜩하지? 삼촌 내일까진 뭐라두 밝혀내야 하는데....
안 그러면 저하께 정말 큰일이 날텐데....
달호 (역시 걱정인데)
대수 (속상하고 걱정 되고...)
S#20. 궐. 일각. 낮
영조, 후원에 서서 생각에 잠겨있다.그 옆으로는 대전 상선과 나인들이 있는데.
영조 ..세손은 어찌하고 있다더냐?
상선 어젯밤 궐을 나가 방금 전 입궐하셨다 들었사옵니다.
영조 ...그래, 뭘 찾아내긴 한 눈치더냐?
상선 포청에 별감을 보내 알아보겠습니다, 전하.
영조 아니다. 그냥 두거라. 어차피 몇 시각 후면 알게 될 일이니..
영조, 굳은 표정으로 먼 하늘에 걸린 해를 바라보며.
영조 벌써....오시로군.....
영조, 생각에 잠기는 착잡한 표정.
S#21. 궐. 일각. 낮
산, 걸어오는데 건너편에서 걸어오던 화완옹주와 마주친다.
서로 공손이 예를 차린다.
화완 저하, 얼마나 힘이 드십니까? 고모된 제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
송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부디 마음을 굳게 가지시고 이겨나가세요.
산 고맙습니다. 고모님. 이리 걱정해 주셔서.
S#22. 동. 화완옹주 처소. 낮
화완, 최석주, 정후겸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최석주 박초들은 어디로 이동했는가?
정후겸 병판이 마련해두었던 묘적산의 안가로 갔습니다.
화완 정말 깨끗하게 처리된 것이냐?
정후겸 예, 어머니. 세손은 아무것도 찾지 못했으니 심려마십시오.
화완 ....아랫대를 찾아내다니....역시 쉽게 볼 아이가 아니였어.
정후겸 ........
화완 그 아비에 그 아들이니 세손도 끝까지 발버둥치려 들게다.
그럴수록 아무것도 쥐지 못할 거라는 걸 절감하게 만들어라. 더 이상 애 쓸 기력조차 남지 않게 해야 해.
정후겸 명심하겠습니다, 어머니.
S#23. 동. 일각. 낮
정후겸, 걸어오는데..한쪽에서 한준호가 다른 대신들과 오고 있다. 정후겸, 한준호에게 목례를 하고 한준호. 그런 정후겸의 인사를 의미심장하게 받고 가는데..
보면, 한쪽에서 오다가 그런 두 사람을 보는 홍국영.
그때, 정후겸...그런 홍국영을 발견하는데.홍국영, 정후겸을 보고 담담한 얼굴로 예를 갖춘다.
정후겸 .어떤가? 이틀이 지났는데, 나에 대핸 많이 알아보았는가?
홍국영 (담담하게 미소) 예, 본의 아니게 이것저것.....
정후겸 (본다, 그러다가) 그래, 어떻던가?
홍국영 (짐짓) 글쎄요 나으리께 밉보이면 큰일 나겠구나 싶더군요.
정후겸 (멈칫, 그러다가. 미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군.
홍국영 (씩, 웃는다) 약조 드렸던 날짜에 아직 하루가 남았습니다.
사냥꾼의 최대 무기는 인내심이지요..
허니, 이 하루가 어떻게 흘러갈지 더 지켜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정후겸 ....!....
홍국영, 정후겸에게 예를 표하고 가고..정후겸
무슨 뜻인가..하는 표정으로 그런 홍국영을 의미심장하게 돌아보는데.
S#24. 도화서 대화실. 낮
초비 세모 시비 등의 다모 수군거리고 있고.
한쪽에선 붓을 정리하고 있는 미수가 걱정 어린 표정으로 있는데.
초비 아무튼 송연이 걔 때문에, 도화서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니까.
세모 이번엔 정말 짤리겠지? 화고에 몰래 들어가는 건, 대역죄나 마찬가지잖 아..
미수 (걱정인데)
시비 근데, 송연인 거기 뭘 할려구 들어갔을까요?
초비 (미수 의식하고) 모르지 뭐. 이천 나리랑 화고에서 둘이 몰래 만나기로 했 었는지.
미수 (듣기 싫다) 야, 니가 봤니? 봤어? 쓸데없는 소리 할 시간 있으면, 일들이 나 좀 하지 그래? 어?!
초비 세모, 서로 보며 피식거린다.
S#25. 동. 창고 앞. 낮
보면, 창고 앞..이천이 주변을 살피며 창고 쪽으로 접근하는데...
S#26. 동. 창고 안. 낮
송연, 걱정 어린 얼굴로 앉아있는데..그때 밖에서 이천이 송연아..송연아..하는 소리가 들린다. 송연, 놀라서.
송연 이천 나으리..?!
S#27. 동. 창고 밖. 낮
이천, 창고에 바짝 붙어서.
이천 그래, 송연아 나다. 괜찮으냐? 어디 상한덴 없구?
S#28. 동. 창고 안. 낮
송연, 문에 붙어서.
송연 예, 나으리. 전 괜찮아요. 심려 끼쳐 드려서 죄송해요. (안된다) 나으리, 이만 돌아가세요. 이번에도 절 빼줄려고 오신거면..(하는데)
이천 (소리) 아니다. 송연아. 그런게 아니라...
송연 (보면)
S#29. 동. 창고 밖. 낮
이천, 창고에 바짝 붙어서.
이천 (간절, 애절) 있잖니, 실은 내가 이 와중에 부탁이 있어서 왔다.
송연아! 내가 이번에 십 년 만에 부사용에서 승차를 하게 됐다.
그러니 제발...너 혼자 독박을 써다오 제발 내가 열쇠를 줬단 말은 제발 하지말아다오!
하는데, 그때 한쪽에서 ‘이쪽인가’ 하는 박영문의 소리가 들린다. 헉, 놀란 이천...후다닥 몸을 숨기는데..보면 사령과 함께 온 박영문.
창고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이천 (어뜩해) ...난 확실히 말도 다 못했는데.....
S#30. 동. 창고. 낮
송연이 있는데, 박영문이 들어온다.놀란 송연, 나으리..하며 얼른 예를 표하고 박영문, 그런 송연을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박영문 (가만, 그러다가) 어리석은 짓을 했더구나.
송연 .....!.....
박영문 내가 지켜 본 너는, 허튼 마음으로 이 같은 짓을 할 아인 아니다.
왜 그랬느냐?
송연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박영문 (보다가) 혹, 세손저하 때문이냐?
송연 (놀란다) 나으리...?!
박영문 (담담하게) 일전에 저하께서 널 찾으셨을 때 뭔가 사사로운 인연이 있는 게로구나, 짐작은 했었다.
송연 (당황) 그건.....
박영문 됐다. 그건, 내가 알아야 할 일이 아니다.
송연 심려를 끼쳐 송구합니다 나으리 하지만 전 다만
모사된 지도를 찾아 저하께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요
박영문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다. 크게 보자면 충정에서 한 일이니, 죄라고 할 수만은 없지. 하여, 널 의금부로 넘기진 않을 것이다.
송연 ....!!....
박영문 허나, 도화서의 규율을 어긴 죄까지 덮을 순 없다.
내 그것만은 엄히 물을 것이야. 아무래도 도화서를 그만둬야 할 것 같다.
송연 나으리
박영문 아무튼 화공회의를 열어 널 어찌 처결할지 결정할 것이니
우선은 돌아가 처분을 기다리거라.
송연 ....!!....(낙심하는..)
S#31. 궐. 일각. 낮
산, 누각에 서서 생각에 잠겨있다.보면, 산의 손에 있는 #의 유엽전.
산, 유엽전을 움켜쥐며 입술을 깨무는데..
그때 한쪽에서 남사초와 채제공이 급히 온다.
채제공 저하..
산 (돌아보는)
S#32. 동궁전. 낮
산 남사초 채제공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채제공 우부솔 강석기와 좌시직 서장보에게 병판의 주변을 더욱 샅샅이 경계하라 일렀습니다.
산 .....
남사초 저하, 차라리 병판을 잡아들여 추국을 하심이 어떠신지요?
산 물증이 없는 상태에선 섣불리 나설 수 없네. 이럴 땐, 적이 나서 우릴 돕 게 해야 하네. 병판으로 하여금 스스로 물증을 내놓게 해야 하네.
채제공 ....!....
산 (걱정) 하지만, 그건 하루 이틀 사이에 가능한 일이 아니야.
옥사의 익위사들을 빼내자면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안에 무고함을 입증 해야하네.
채제공 금으로썬, 일 년 전 기로연에 저들이 참석했다는 걸 입증하는 수 밖 엔 없을 것 같습니다.
남사초 (의아)기로연이라니요?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산 서인수의 집에서 나온 연판장을 보면 저들이 작년 시월 보름에 영우원에 모여 역모를 모의했다고 되어있네.기억하는가?
남사초 예.
산 헌데, 저들의 말론 그날 그중 몇몇이 주상전하께서 광주에서 베푸신 기로 연에 참석했다고 하네. 허니, 그것만 입증한다면 연판장이 조작됐다는 걸 밝힐 수 있는 것이야.
남사초 (...!!...) 허면 그날 그곳에 참석한 동향 사람들의 증언을 구하면 되지 않습
니까.
채제공 (착잡)....역모에 휘말릴까 두려워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네.
서인수의 친족이 몇몇 나서긴 했지만 일족의 증언이라 전하께서 가납하지 않으실걸세.
남사초 .....!....
산 (가만, 그러다가) 그날 기로연에 함께 했던 익위의 동학들이 지금 도성에 있다 들었네. 내가 직접 저들을 불러 설득해 보겠네.
산, 심각하게 굳어지는 표정.
S#33. 주막. 낮
산, 남사초와 주막 앞으로 당도한다.
남사초 여깁니다. 서인수의 인척인 서대식이 동학들에게 기별을 넣어 모이라 한 곳입니다.
산 서인수의 동학은 모두 몇인가?
남사초 여섯이라 들었습니다.
산 .........
S#34. 동. 봉놋방. 낮
산, 남사초, 어떤 사대부와 함께 있다. 산, 당혹스런 얼굴인데.
산 그래서, 저들이 아무도 나타나지 않을 거란 말인가?
양반 어디서 알게 됐는지 저하께서 부르신 연유가 서인수와 관련 됐다는 것을 알고 모두 칭병을 하거나 아예 기별조차 받지 않으려했습니다.
산 ....!....
남사초 (기가 막히다) 아니, 사대부들이 저하의 부름에 응대를 하지 않다니!
어찌 그런 무엄한 짓을 할 수 있단 말이오?
양반 송구합니다, 저하.
역모에 엮이는 것이 두렵다며 한사코 피하는 것을 막을 방도가 없었습니 다..
산 ....!!....(어찌 이럴 수가 참담한데)
S#35. 거리일각. 낮
대수, 걱정 가득한 얼굴로 걸음을 빨리 해 어디론가 간다.
S#36. 홍국영의 방. 낮
대수, 홍국영과 있다. 보면, 서책을 정리하고 있는 홍국영 냉정한 모습인데.
대수 (당황)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나으리. 더 일러줄 방도가 없으시다니 요...
홍국영 (대꾸 없이 서책만)
대수 그러지 말구 저번처럼 무슨 비책을 일러주십쇼 오늘입니다.
오늘 안엔, 저하께서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구요.
하는데, 홍국영, 담담한 표정으로.
홍국영 난, 될 놈만 미네.
대수 (멈칫, 무슨 말...? ) 예...?
홍국영 (심드렁하게) 그렇게 발 동동 굴러봐야 소용없네.
어차피 잘려 나갈텐데, 하루를 더 버틴들 무슨 의미가 있나?
내일, 또 그 내일은 어찌 할려구?
대수 나으리, 저하께서 잘려나가다니요? 무슨 말씀을 그리하십니까?
홍국영 (끌끌) 잡아먹을 것처럼 보기는. 그러지 말게.
나도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니까.
대수 ....?!.....
홍국영 동궁전의 사방엔 노련한 사냥꾼들이 득실거리고 세손은 이미 벼랑까지 내 몰린 사냥감이네......결국 더 버티지 못할 걸세.
아쉽지만, 숲을 호령할 수 없는 범은 더 이상 범이 아니지.
하지만 또 모르지! 영명한 세손이시니 혹 이번 모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 런지도..
대수 ....!!....
홍국영 (담담한 표정)
S#37. 주막 앞. 낮
남사초 곁에 산, 굳은 얼굴로 서 있다.
남사초 아직 시간이 있으니 다른 이를 더 찾아보겠습니다.
산 (안타깝다) 더 이상 나설 이는 없을 것이네 뭔가 다른 것으로..저들이 그 곳에 있었다는 걸 입증해야해
남사초 (안타깝고)
산 (착잡한 심경)
S#38. 도성. 다리 일각. 낮
다리의 난간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다. 부들 난간에 쓰일 목재들을 옮기고 있
고, 보면, 그곳에 탁지수와 이천이 초비 세모를 데리고 기록화를 그릴 준비를 하고 있는데.
탁지수 (비꼰다) 찰방이 될 몸이 이런 하찮은 일엔 왜 나섰나?
이천 (머쓱하게 하하) 사람....그냥 해 본 소리지!
찬물도 위 아래가 있는데 내가 자네보다 어찌 먼저 승차를 하겠나?
탁지수 자네가 나보다 한참 윌세.
이천 (헉) 어..? 그런가..?
탁지수 (한심하다 외면하고, 귀찮고 짜증난다)어서 승차를 하던지 해야지.
다리 보수하는 거나 기록하고 있어야 한다니...
이천 (쩝..) 우리 일이 그건데, 별수 있나..
S#39. 다리 인근. 낮
산, 남사초 가고 있다. 그런데, 거리에 사람들과 평차, 우마차들이 몰려 어수선하다.
보면, 저만치에서 다리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산 무슨 일인가?
남사초 가교의 보수 공사가 있는 듯 합니다. 길을 돌려 혜화문 쪽으로 가시지요, 저하...
산 서두르세.
남사초, 산, 말머리를 돌려 공사장 옆을 지난다.
산, 지나가다 문득 ..인부들 옆에서 기록을 남기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화공과 다모들이 멀리 보이는데...무심히 스쳐가려던 산...그러다 문득.
산 저들은 화공이 아닌가? 지금 저들이 뭘 하는 것인가?
남사초 (보고) 그림을 그려 공사 기록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산 (....!!...)
산, 순간 머리 위로 뭔가가 스치는 듯한 얼굴.
산, 바로 저것이다...하는 얼굴로 멀리 화공들을 보는데.
산 서둘러야겠네 남내관. 지금 당장 알아봐야할 것이 있어.
남사초 ....!!...
산, 말을 급히 돌려 출발 시키고, 당혹스럽게 보던 남사초도 그런 산을 따라 말을 달리는데.
S#40. 궐 안 도화서. 낮
산, 남사초 있다. 그 앞에 의궤와 의궤도가 놓여있다. 산, 흥분된 얼굴이다.
산 이거네. 바로 이거야! 이제, 저들을 구할 방도를 찾았네...!
남사초 저하, 무슨 말씀이십니까.
산 도화서에선 조정에 행사가 있을 때 마다 이렇게 의궤를 그리네.
여기엔 그림만 그려지는 게 아니라 이렇게 서책에 행사의 모든 과정이 담 겨지지.
남사초 (무슨 뜻인가)
산 이걸 보게. 그 기록 가운덴, 이렇게 주요 참석자들의 이름도 있네.
보면, 의궤의 한 쪽에 사람들의 직책,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남사초, 놀란 얼굴이다.
산 이제 무슨 말인지 알겠는가? 도성 가교의 작은 보수 공사도 기록을 남기 는데 주상전하께서 참석하신 행사의 기록은 더 상세히 남을 것이란 말이 네.
남사초 (...!!...) 저하..! 허면, 서인수가 참석한 기로연도 의궤로 남겨졌을 거란 말씀이십니까?
산 당연하네! 왜 진작 그 생각을 못했는지...(하고) 거기서 저들의 이름을 찾 아낸다면,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네!
남사초 ....!!....
산 지금 당장 태평방 도화서로 가서 박별제를 만나보세 차비하게!
남사초 예, 저하.
남사초, 황급히 나가고.. 의궤를 내려다보는 산의 얼굴이 희망으로 밝아지는데.
S#41. 도화서 전경(태평방). 낮
이리저리 움직이는 다모들 잡역부들
S#42. 도화서 회의실(태평방). 낮
들어오는 산, 남사초, 박영문, 채제공
박영문 맞습니다. 전하의 행궁에는 반드시 도화서 화원이 따르니
그 가운데 열린 기로연이라면 분명, 의궤도를 그렸을 것입니다.
산 (됐다) 허면, 그것을 찾을 수 있겠나?
박영문 예...헌데, 그 기로연이 광주에서 열렸다하지 않으셨습니까?
산 ...?!....
채제공 그렇네. 그건 왜 묻는 것인가?
박영문 하오면, 송구하오나 그 의궤는 그곳 관아에 보관되어 있어
당장은 찾을 수 없사옵니다.
산 그게...무슨 소린가? 광주 관아는 마필로 달려도 이틀거릴세.
시간이 없네. 다른 방도는 없는가.
박영문 (곤혹스럽다) 주상전하께서 참석하신 행사는 모사본을 만들어 태평방 도 화서에 보관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과연 있을 진...장담하기가 어렵습니다.
산 ....!!....
박영문 게다가...설사 있다 치더라도 찾기가 쉽진 않을 것입니다. 저하.
산 어째서인가?
박영문 의궤의 모사본은 보관에만 급급해 그동안 체계적으로 분류가 되질 않았습 니다. 제가 부임한 후, 그것을 행사와 시기별로 나누고 있었지만 워낙 그 양이 방대해...아직 반도 정리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박영문의 말에 굳어지는 사람들이 표정. 그러나.
산 그래도, 해보게. 해야 하네.
박영문 ...!...
산 지금은 이것이 저들의 억울함을 밝힐 유일한 방도네.
허니, 최선을 다해 반드시 기로연의 의궤를 찾아주게.
박영문 (가만, 그러다가) 성심을 다해 해 보겠습니다 저하.
산 ....!!....
이제 남은 방법은 이것뿐이다. 산, 긴장되고 걱정 어린 얼굴로 박영문을 보는데.
S#43. 도화서. 대화실 . 낮
도화서 대회실. 보면 20여명의 화공들이 도화서 서리들과 함께 모두 모여 있는데.
박영문과 강두치가 안으로 들어온다.강두치 잔뜩 불만스런 얼굴인데.
강두치 있는 지 없는 지도 모를 모사본을 무작정 어떻게 찾습니까?
이건 바보 같은 짓입니다.
박영문 자네가 나설 일이 아니라지 않는가?
강두치 (불만)
박영문, 사람들을 쭉 보고
박영문 (탁지수에게) 화공들은 모두 모인건가?
탁지수 예.
박영문 이렇게 모이라 한 것은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반드시 찾아야 할 게 있기 때문이네.
다들, 무슨 일인가 싶어 본다.
박영문 다들 기로연 의궤도의 모사를 해 본 적이 있을 걸세.
그중....경인년 시월 보름 광주에서 열린 기로연 의궤도를 모사했던 자 가 있거든 앞으로 나오게. 경인년, 시월, 보름일세.
모두 의아한 얼굴로 보며 술렁인다. 난 아니다, 모르겠다..
그런 표정들인데. 탁지수, 이천도 마찬가지고.
박영문 기억을 더듬어보게. 그것을 모사한 자가 없는가?
다들 술렁일 뿐 아무도 나서지 않고, 박영문 낭패감 어리는데. 그러다.
박영문 할 수 없군. 전부 찾아보는 수 밖 에.
강두치 (...!!...) 말두 안 됩니다. 그 많은 걸 오늘 안에 어떻게 다 뒤집니까?
모사본이 없는 겁니다. 없으니 아무도 나서지 않는게지요.
박영문 (준엄한) 역모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 중요한 증거네.
만에 하나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해봐야해!
강두치 ...!!...
박영문 모두들 가세! 의궤 모사본이 보관된 창고로!
박영문 앞장서서 나간다. 강두치, 불만이 얼굴에 가득하고..
이천을 비롯한 화공들을 무슨 일인가 술렁이는데..
S#44. 동. 창고 안. 밤
도화서의 모든 화공들이 창고에 모여 의궤도를 뒤지고 있다. 정신없이 어지러운 창고 안. 박영문의 지휘와 감독 하에 수많은 의궤를 검토하고 있는 화공들의 모습.
S#45. 궐. 혜빈홍씨 처소. 밤
혜빈, 걱정 가득한 얼굴이고 그 옆에는 홍봉한, 홍인한이 있다.
세 사람, 이상궁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혜빈 그래, 세손은 지금 어찌하고 있다하던가?
이상궁 남내관, 번암대감과 함께 동궁전에 드셔계시다 하옵니다.
홍인한 (살피듯) 뭘 하고 계신진 물어봤는가?
이상궁 동궁전 나인들도 그것까진 알지 못한다 하였습니다.
홍인한 (흠...)
홍봉한 (걱정) 이제 몇 시각 후면 전하께서 처결을 내리실텐데...
어찌하실 작정이신지.....
혜빈 (걱정과 불안이 어리고...)
S#46. 동. 효의왕후 처소. 밤
효의왕후, 김상궁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효의 (담담) 그래, 알겠다...그만 물러가거라.
김상궁 (걱정이다) 마마, 이럴 것이 아니오라
동궁전으로 납시어 저하께 어찌 되었는지를 여쭤보심이..(하는데)
효의 그럴 일이 아니다.
김상궁 마마, 그럴 일이 아니라니요?
저하께서 폐 세손이 될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허면 마마께옵서도...(하는 데)
효의 (엄하다) 무엄하구나! 어찌 그리 말이 방자한게냐?
김상궁 송구하옵니다 마마.소인은 다만...마마의 안위가 걱정이 되어서..
효의 (가라앉히고 담담하게) 지금 이 궐 안 누가...저하만큼 힘들겠느냐?
헌데, 너와 내가..걱정을 핑계로 수선을 떨어야겠느냐?
김상궁 (송구하다...)
효의 (의지가 어린 눈빛으로 보는데)
S#47. 주막. 밤
막선이 주막 앞에 켜진 등롱을 끄고 안으로 들어온다.
보면, 달호가 혼자 앉아 있는데. 보면 걱정이 가득한 처량한 달호의 굽은 등.
막선 (여전히 샐쭉) 아, 장사 끝났어요. 안가요?
달호 (뭔가 결심을 굳힌다) 그래....내일 세손이 짤리면... 다 같이 줄초상일 지 두 모르는데....죽기 전에 한번, 하는 거야.
하더니 달호, 숟가락을 탁 놓고 일어나 막선에게로 온다.
달호, 금방이라도 덮칠 듯 이글이글 눈빛을 번뜩이며 막선을 본다.
달호 주모, 움직이지마!
막선 (당황) 뭐...뭐에요....
달호 가만있어! 눈감어.
막선 (놀라는) 어머, 왜..왜 이래요...
하는데, 달호...이글이글, 그러다 소심하게 고작 막선의 손만 달랑 잡는다.
달호...그런 막선을 애절하게 보다가 이내 손을 놓고는 부끄러운 얼굴로 뛰쳐나가는데...막선, 뭔가..싶으면서도 마음이 설레고.
막선 ...뭐야....이게 다야...? (아쉽다)
S#48. 달호네 집. 앞. 밤
송연,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나와..멀리 궐이 있는 곳을 향해 바라보고 있는
데...
송연 저하....
그때 한쪽에서 기운 없는 얼굴로 오던 대수.
대수, 그런 송연을 보고...가슴이 아프고.
S#49. 동. 동궁전. 일각. 새벽
밝아오는 하늘을 보며 생각에 잠긴 산. 그 위로 12부 회상.
영조 (E외면한 채) 역당을 비호했으니 너도 이제 역당이다.
산 ....!!....
영조 (E)허니, 무고함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난 저들을 참수하고 널 폐세손 시킬 것이다.
그 위로 다시.
산 (E)...나약한 소리들 말게 자네들은 절대 죽지 않을 것이네
서인수 (E) 저하!
산 (E)무고를 입증할 방도가 있을 걸세 백방으로 찾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보게.
답답하고 초조한 산, 걱정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S#50. 궐. 대전 침전. 새벽
영조, 잠들지 않은 채 앉아있다.그런 영조의 위로, 12부 산과의 일이 떠오른다.
산 (E).....소손의....진심을 물으시는 것이옵니까?
산 (E)두렵고 무서운 마음에...둘러대는 것이 아니라 진정 마음에 품고 있는 진심을 답해도 되는 것이옵니까?
영조 (E격한 고통) 니 아비는 죄인이다!죄인이 아니라면 어찌 되느냐?
내가, 죄 없는 내 자식을 내 손을 죽였다는 것이냐? 그런 것이야?
영조, 착잡하고 고통스럽다. 보면, 장짓문 너머로 어느새 새벽이 밝아 오고 있는데.
S#51. 동. 일각. 낮
남사초가 다급한 걸음으로 온다.보면, 채제공이 초조한 얼굴로 서 있는데.
채제공 그래, 어찌 되었는가?
남사초 (굳은 표정)
S#52. 동. 동궁전 침전. 낮
산과 남사초 채제공이 있다.산, 충격과 절망감으로 굳어져 있는데...
산 허면, 결국 찾지 못했단 말인가?
남사초 예...저하....
산 ....!!....
남사초 허나, 박별제가 끝까지..(하는데)
그때, 밖에서 동궁전 상고의 목소리.
상고 (소리) 저하, 소신이옵니다.
산 무슨 일인가.
문이 열리고 동궁전 상고와 박상궁이 들어온다.
상고 지금, 대전에게 기별이 왔사온데...진시까지 의금부 추국청으로 납시라는
주상전하의 어명이옵니다.
산 ....!!....
충격으로 굳어지는 산. 놀라 보는 채제공과 남사초.
결국 방도를 찾지 못했는데..이제 어찌하면 좋은가...!!
산의 표정....절망감으로 참담해지는데.
S#53. 도화서 의궤창고. 낮
화원들 의궤를 뒤지고 있는 창고 안.모두 지치고 힘든 모습. 보면, 이천은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보면, 안타까운 얼굴로 그 모습들을 보는 박영문.
방법이 없다. 이렇게는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박영문, 그래도 마지막 희망을 갖고 의궤를 살피는데..
그때 졸다가 깨는 이천, 아..도저히 안되겠다.
이천, 눈치를 살피다 몰래 빠져나가는데.
S#54. 정순왕후 처소. 낮
정순왕후, 강상궁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정순 (담담하게) 알았다, 그만 물러가거라.
강상궁 예, 마마.
강상궁, 밖으로 나가면. 화완옹주, 한껏 밝은 미소를 띠며 정순왕후를 본다.
화완 이젠 경하를 드려도 되겠습니까? 마마.
정순 (조심해라) 옹주는 표정이 너무 쉽게 읽힙니다.
당분간 전하 앞에선 조심하세요.
화완 (미소) 그렇지 않아도 그래서 잠시 사가에 나가있을 작정입니다, 마마.
궐에선 마음껏 웃을 수도 없지 않습니까?
정순 (입가로 이제야 조금 만족하는 미소가 번지고)
S#55. 동. 빈청. 낮
정후겸, 빈청에 앉아 상소문들을 검토하고 있는데.
그때 최석주와 한준호가 안으로 들어온다.
한준호 진시가 다 되었네.
정후겸 예, 지금 막 일어나려던 참이었습니다.
최석주 ...결국 자네가 해냈구만.
정후겸 (담담) 제가 해내다니요? 당치 않으십니다.
최석주 (보고)
정후겸 .........
S#56. 도화서 일각(소화실). 낮
다모들의 탈의실. 미수가 문을 열고 들어와 옷을 갈아입으려다 보면, 송연의 짐이 보이는데..
미수 송연이가 두고 갔나 보네...
미수, 휴..걱정인데...그때 어디선가 드르렁..코를 고는 소리가 들린다. 미수, 뭔가..놀라서 보면... 이천이 구석진 곳에서 보퉁이를 베고 웅크리고 잠들어 있는데.
미수 (깨운다) 나으리! 나으리!
이천 (비몽사몽..눈을 뜬다)
미수 나으리, 다모처소에서 주무시면 어떡해요?
이천 미안하다...내가....어디 숨어서 잘 데가 없어서...
미수 (휴.....기가 막힌데)
이천 (침 닦으며) 얼마나 잔거야? 화고에 다시 가봐야 되는데...
미수 안돼요. 거긴 지금, 세손저하께서 와 계세요.
이천 (놀란다) 뭐? 그럼 화공들은?
미수 다들 돌아가셨어요
이천 (반색) 그래? 어휴..그럼 나두 얼른 퇴청해야겠다(하는데)
미수 (송연의 짐 보고) 저, 나으리...잠시만요.
나으리가 방금 베고 주무신 거 그거 송연이 짐 같은데..
이천 (돌아본다)
S#57. 동. 창고. 낮
산, 박영문과 함께 있다. 산, 착잡한 얼굴로 어지러운 창고 안을 둘러본다.
밤새 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찾았을지 짐작이 간다.
보면, 박영문, 송구하고 죄스런 얼굴로 그 옆에 있는데.
산 결국, 모사본은 없었던 게로군.
박영문 아마도 그런 듯합니다.
이처럼 중대한 일에 아무 도움을 드리지 못해 송구합니다. 저하.
산 아닐세. 자네가 최선을 다했다는 걸 알고 있네.
박영문 (착잡하고)
산 (마음이 아픈 가운데도 의연히 미소 지어 보이는데)
S#58. 달호의 집. 마당. 낮
송연, 이천으로부터 짐을 건네받고 있다.
송연 고맙습니다, 나으리. 제가 가지러 가려구 했는데...
이천 아니다. 그렇잖아두 걱정이 되서 들릴려구 했다.
송연 ......
이천 (살피며) 혹시...별제 나으리한테 내 얘긴...
송연 (OL)걱정마세요. 나으리 얘긴 안했어요.
이천 (반색) 그래! 그럴 줄 알았다.
아무렴 니가 물귀신처럼 같이 죽자고 하겠니?
송연 (미소, 그리고) 근데, 퇴청을 지금 하시다니...도화서에 무슨 일 있어요?
이천 어휴, 말두 마라. 무슨, 기로연 의궤 모사본을 찾는다구 아주 난리가 났었 어.
송연 (의아) 의궤 모사본이요?
이천 그래. 작년 광주에서 있었던 기로연 의궤라는데
그게 이번 역모사건의 중요한 단서래잖냐?
송연 ...!...
이천 근데, 그걸 그렸다는 화공이 없는데 뒤진다고 없는 게 나오겠니? 다들 밤 새 헛고생만 한 거지.
송연 (당황) 나으리...지금, 뭐라 하셨어요? 작년....광주 기로연 의궤라고 하셨어 요?
이천 그래, 왜 있잖니? 전하께서 온양행궁 때 잠시 들려서...(하는데)
송연 (OL)나으리. 그건 제가 그렸는데.
이천 (무슨 말) 어...?
송연 기억 안나세요? 그 의궤 모사 나으리께서 저한테 시키셨어요.
그게 제가 처음 그린 의궤였어요!
이천 (놀란다) 뭐..?!
송연 ....!!!....
S#59. 도화서 앞. 낮
남사초와 채제공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산이 착잡한 얼굴로 나온다.
산 그만 가세.
산, 말에 올라 출발한다.
S#60. 거리 일각. 낮
정신없이 뛰어오는 송연.
송연 저하...조금만요...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송연, 숨이 턱에 닿도록 뛰어가는데...
S#61. 의금부. 추국장. 낮
영조를 비롯한 한준호 최석주 홍봉한 홍인한 정후겸등의 대신들이 추국장에 나와있다. 무거운 침묵이 감도는 추국장 안.
영조, 굳은 얼굴로 보면..옆자리 산의 자리가 비어있는데.
영조 세손은 아직 오지 않은 것이냐?
모두, 눈치를 볼 뿐, 답이 없다.
영조 (한준호에게) 진시가 다 되었다. 시작하거라.
한준호 예. 전하. (하고)죄인들을 끌어내라..
한준호의 말에 의금부 나장들...한쪽에서 서인수 등을 비롯한 죄인들을 끌고 온다.
보면, 모든 것을 각오한 이들...결연한 눈빛인데.나장들, 서인수 등을 마당에 꿇어앉힌다.
서인수 우리는 죽어도 좋소. 허나, 무고한 세손저하는 살려주시오!
한준호 닥쳐라. 뉘 안전이라고 함부로 입을 놀리느냐? (하고)
전하, 이제 죄인들에 대한 처결을 내리실 때이옵니다.
영조, 굳은 표정. 그러다 이내 교지를 대전 상선에게 건네면, 상선..그것을 한준호에게 주는데. 모두 긴장된 얼굴로 그것을 보고.
한준호, 교지를 펼쳐든다. 입가로 미소가 번진다.
한준호 (읽는다) 신묘년 시월 죄인들을 추고하니. 화변의 씨를 만들고 거병범궐 을 획책한 저들의 죄가 명백하다.
이에, 과인은 대역모반의 중죄를 지은 저들의 참수를 명하고...
하는데, 그때..
산 (소리)잠깐 멈추어라!
순간, 산의 소리에 놀라 보는 사람들.
보면 산, 남사초 채제공 등과 함께 추국장으로 들어서고있는데. 놀라 보는 사람들.
보면, 영조의 앞으로 나아오는 산. 결연한 눈빛으로 영조를 바라보는데.
산 ...저들에 대한...억울한 처결을 거두어 주시오소서..전하.
저들은 죄인이 아닙니다. 모두 무고합니다.
영조 ...!!....
산 그리고 저들이 무고함을 전하께서도 이미 알고 계시옵니다.
영조 ...!!....
산의 말에 술렁이는 추국장. 무고함을 영조가 알고 있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보면, 굳어지는 정후겸의 안색.
영조 그게, 무슨 말이냐? 저들의 무고함을 내가 알고 있다니.
산, 당황해하는 한준호에게 손에 든 의궤를 건넨다.
산 이것을 전하께 올리게.
한준호 ..!....
한준호, 당혹스런 얼굴로 의궤를 영조에게 올린다.
영조, 굳은 얼굴로 그것을 보는데.
영조 이것은 기로연을 그린 의궤가 아니냐? 무슨 뜻이냐? 이걸 나한테 보여주 는 까닭이 무엇이냐?
산 그 의궤엔..그날 기로연에 참석한 인사들의 직책과 이름이 명기되어 있습 니다. 송구하오나..그것을 다시 한 번만 살펴 주시오소서 전하.
영조 ...!...
영조, 굳은 얼굴로 의궤를 다시 본다.그런 영조를 살피는 사람들.
그때 순간. 영조의 낯빛이 창백하게 질려오는데.
영조 ....이...이것은.......!
산 이제 저들이 무고하다는 소손의 말을 믿으시옵니까?
허나, 저들이 역모를 모의했다는 경인년 시월 보름.. 익위 서인수와 강태 석, 이차남, 오진우, 진형수는...영우원이 아닌, 광주에...있었습니다..
바로 그곳에...전하께서 저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영조 ....!!!....
산의 말에 충격을 받는 영조. 그리고...하얗게 질려오는 정후겸과 최석주 홍인한.
그리고...모든 것을 포기한 채 있던 서인수를 비롯한 익위사들. 믿을 수 없다는 듯...멍한 표정을 짓는데..
산 모든 것은, 이 나라 종사를 위협하는 무리들의 간교한 음모였습니다.
그들은, 참혹한 시권으로 주상전하의 성총을 흐리고 궐을 범해 종사를 위 협하고 그 모든 것을 소손과 죄 없는 저들의 짓인냥 꾸며대었습니다 허나 그것은....바로 소손의 아비를 두 번 죽이고 소손을 세손의 자리에서 끌어 내려는 역당들의 참담한 획책이었습니다...전하!
영조 (미간이 떨려온다)
산 .....이제...믿으시겠습니까? 저들의 무고함을,
소손의 충정을, 이젠 믿어주시겠사옵니까? 전하.
영조 ....!!!....
영조, 충격으로 석상처럼 굳어진다. 보면, 참혹한 낭패감에 싸늘하게 굳어지
는 정후겸...그리고...눈물이 고인 채...그런 영조를 바라보는..
산의 아프고도 결연한 눈빛...
S#62. 시강원 사무실(포청 종사관실) 낮
강석기와 익위사들, 홍국영이 있다.
홍국영 (서책 하나를 들고 있다) 오늘 공좌부(公座簿, 출근부)에 서명하지 않은 익위사 관원들은 여기 와서 서명 하시오.
익위사들 와서 서명을 하는데, 그때, 서장보가 급히 뛰어온다.
서장보 이보게, 이보게.
강석기 (본다)
서장보 들었는가? 세손께서 추국장에서 저들의 무고함을 밝히셨다네!
강석기 (놀란다) 그게 정말인가?
홍국영 ....!!....
서장보 (기분 좋다) 그럼, 이게 농이겠는가? 의궤 모사본을 찾아 저들이 기로연에 있었다는 걸 밝히셨다네. 지금, 익위사들도 모두 풀려났네.
참 지금 자네하고 날 급히 찾으시네
강석기 저하께서 무슨 일로? 익위사 훈련때문인가?
강석기와 서장보 급히 나가려는데
홍국영 잠깐!
강석기 서장보 보면 익위사 관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던 홍국영.
서류하나를 들어 보이며..
홍국영 이 서찰 저하께 전해드릴 수 있겠나?
서장보 ??
홍국영 슬몃, 입가로 미소가 번지는데
S#63. 달호네 방. 낮
송연과 달호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밖에서 대수가 뛰어 들어온다.
대수 (놀란, 믿을 수 없는) 그게, 정말이야 송연아?!
정말 저하께서 무고하다는 걸 알아내셨어?
송연 응 그러셨을거야. 도화서에서 의궤를 찾아가셨으니 전부 다 밝히셨을 거 야! 대수야.
대수 ....!!....
달호 ....!!.....
S#64. 궐. 대전 침전. 낮
문이 열리고...영조가 굳은 얼굴로 침전에 들어와 앉는다. 지치고 힘든 기색이 역력하다.
상선 전하...어의를...(하는데)
영조 혼자 있을 것이니 물러가라.
대전 상고...영조의 말에 밖으로 나가면.
영조, 힘겨운 얼굴...그러다가 #63에서 산이 보여준 의궤를 가만히 내려다본다.
영조, 마음에 심한 갈등과 회의를 느끼는 듯... 표정에 아픈 고통이 비쳐지는데.
S#65. 화완옹주의 사가. 외경. 낮
S#66. 동. 방안. 낮
화완옹주, 정후겸 최석주와 있다. 화완, 충격으로 경악한 얼굴인데
화완 그게 무슨 말이냐 세손이.....모든 걸 밝혀내다니! 어찌 이럴 수가 있느냐?
전부 다 끝났는데...어찌 이리 될 수가 있어?
정후겸 ........
정후겸, 최석주 참담한 얼굴인데.
S#67. 궐. 정순왕후 처소. 낮
무겁게 가라앉은 정순왕후의 침전. 보면, 정순왕후, 싸늘하게 굳어진 얼굴로
앉아있다.
S#68. 동. 동궁전 . 낮
산, 남사초 채제공이 있고
채제공 저하! 이제는 역모죄를 조작한 한준호 대감을 치죄하셔야 할 것 아닙니 까? 그는 이번 역모를 무고한 장본인입니다.
남사초 아닙니다 대감! 안타깝게도 병판대감이 무고했다는 물증이 없습니다.
그는 다만 영우원에 세자 익위사 관원들이 모일 것이라는 얘기만
했다고 합니다.
채제공 허허! 그렇다 해도 어찌 그럴 수가 있습니까?
그가 이번 일을 주도했습니다. 있지도 않은 익위사 관원들의 모반과 저하 의 옹립을 주상전하께 직접 상주한 저들 세력의 핵심입니다
남사초 그렇습니다 저하!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반드시 징치해야합니다.
그래야 그와 함께한 조정 세력들을 밝혀낼 수 있습니다
헌데 물증이 없다면 이일을 어찌합니까? 저하!
산 물증이 없다면 물증을 만들어야지
남사초 물증을 만들다니요?
채제공 .. 저하!
산 저들이 움직이도록 제가 도박을 한번 해봤습니다.
산, 서늘하고 냉정한 얼굴이다.
채제공 ??
남사초 ??
이때 밖에서 들리는 박상궁의 소리
박상궁 (E)저하! 익위사 서장보와 강석기 대령이옵니다“
산 들라하라
들어오는 강석기 서장보
산 (강석기, 서장보에게) 어찌 되었나?
강석기 말씀하신대로 병판 한준호의 청지기를 잡아두었습니다, 저하.
산 수고했다.
의아한 채제공 남사초의 표정....
산 우부솔과 좌시직은 지금부터 내가 이른대로 시작하라! (채제공과 남사초 를 보며)대감! 다행히 물증을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병판을 쳐 저들의 몸통을 밝힐 차례입니다!
저들의 숨통을 조일 때입니다.
채제공 ...
남사초 ..
산, 차가운 눈빛을 빛내는데.
S#69. 한준호의 집 앞. 밤
한준호의 집 앞으로 형체를 알 수 없는 그림자둘이 조심스레 다가온다.
그림자들...커다란 자루를 집 앞에 두고 사라지는데...
보면, 누군가 들어있는 듯...꿈틀거리는 자루.
S#70. 동. 방안. 밤
한준호, 심난한 표정으로 앉아있는데.. 그때, 밖에서 ‘대감마님, 큰일났습니다’ ‘대감마님’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무슨 일인가, 보는 한준호.
S#71. 동. 마당. 밤
한준호, 급히 나와보면..노복들이 자루에서 청지기를 꺼내고 있다.
보면, 손발이 묶이고 입에 재갈이 물린 채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나오는 청지기.
한준호 (놀란) 아니....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
놀란 한준호, 버선발로 마당으로 내려오는데. 보면, 노복들에 의해 재갈을 풀린 청지기.
청지기 큰일났습니다...대감마님
한준호 무슨 일이냐...이게 어찌된 영문이야?
청지기 알고 있습니다. 절 잡아간 자들이 대감마님에 대해 전부 다 알고 있었습 니다.
한준호 ...알다니...대체 그게 무슨 소리냐?
청지기, 얼른 품에서 서찰을 꺼내 한준호에게 건넨다.
당황한 한준호, 얼른 서찰을 펼쳐 읽어보는데..
순간...하얗게 질려오기 시작하는 한준호.
한준호 (떨린다) ....이럴 수가.......
S#72. 동. 밖. 밤
대문이 열리고 한준호가 탄 초헌이 급히 집을 빠져나온다. 한준호의 얼굴은 완전
히 사색이 되어있다.
S#73. 동궁전 일각. 밤
산, 누각.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겨있는데...
그때 남사초, 서장보 강석기가 급히 온다.
남사초 전하.
산 (돌아본다) 어찌 되었는가?
남사초 (뭔가를 차마 말하지 못하고 망설인다)
남사초 뿐이 아니다. 서장보와 강석기의 얼굴도 굳다.
산 ...무슨 일인가? 어찌하여 말을 못하는가?
남사초 (참혹한 심정) ...저..하!!
산 (무슨 일인가, 산...굳어지는데)
S#74. 화완옹주의 사가. 방 안. 밤
화완옹주,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겨있다.삼조룡이 수놓아진 천을 손에 쥐고 있는데.... 그때 밖에서.
곽상궁 (소리) 마마, 곽상궁이옵니다.
화완 (보면)
곽상궁 (안으로 들어와) 마마, 한준호 병판대감께서 찾아계시옵니다.
화완 (의아) ...병판이?
곽상궁 예....
화완 (무슨 일인가) 안으로 모시게.
곽상궁, 화완의 말에 ‘드시지요..’하면...안으로 한준호가 다급히 들어온다.
화완 병판께서 이 시각에 어쩐 일이십니까?
한준호 큰일났습니다 마마.
누군가, 제가 이 사건에 연루된 것을 모두 알고 있사옵니다.
화완 ...그게 무슨 말입니까?
한준호 (품에서 서찰을 꺼내며) 이것을 보십시오 마마.
화완, 한준호가 건넨 서찰을 본다. 이내, 굳어지는 화완의 얼굴.
S#75. 거리일각. 밤
산, 남사초 강석기 서장보와 말을 달려온다.
S#76. 화완옹주의 사가. 앞. 밤
산, 남사초 서장보 강석기가 화완옹주의 사가 앞으로 당도한다. 보면, 한준호의 초헌이 세워진 집 앞. 보면, 산의 얼굴...참혹한 심정으로 일그러져 있다.
남사초 (참담한 심정)이곳이옵니다.
산 ....!!.....
남사초 바로 여기가 병판이 들어간 화완옹주의 사가입니다. 저하.
산 ....!! 화완옹주!..
산, 남사초의 말에...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과 아픔을 느낀다.
내 고모였다니...내 숨통을 조이려던 정적이..다름 아닌, 아비의 누이였다니...산, 믿을 수 없는 표정. 고통스러운 심정으로..화완옹주의 사가를 바라보는데. 산의 그 모습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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