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라이프 3
3 회 ㅣ 2005-03-14
2005년 3월 14일 (월) / 제 3 회
S#1 피자집 밖(D/전회연결)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오는 세진.
후아--후아--밖의 맑은 공기를 쐬며 속 다스리는.
세진 (간신히 안정되며) 오우, 비위 상해서 죽는 줄 알았네.
겨우 다스리고 돌아서려다가 퍼뜩! 뭔가 불길한 느낌.
혹시...설마...
세진 (헉!!! 사색이 되는 위로)
승필 (E) (너무나 좋아하며) 틀림없어! 이건 임신이야 임신!!
S#2 패밀리 레스토랑 안 (D)
너무나 좋아하고 있는 승필과 현주 내외.
현주 이이는! (손님들 의식하며 작게) 아직 인공시술두 안했
는데 임신은
무스은...
승필 (이미 들떠있다) 아냐, 아냐. 어제 태몽 꾼 것도 그렇
고, 양식 싫어하는
당신이 갑자기 스테이크가 땡긴다는 것도 그렇고,이번
엔 틀림없어.
현주 그런...가..? (기대감 생기고)
승필 느낌이 좋다니까아! 우리가 포기할까봐 이 녀석이 지
금 뱃속에서 우리한테
응원을 보내구 있는 거라구.
현주 (그럴지도 모르겠다! 표정 환해지며) 여보!
승필 이제 우리 집안에도 예쁜 아기가 생기게 된 거야, 틀림
없어! 하하하하!
박수치며 좋아하는 승필과 감동으로 울먹이는 현주의 모
습 위로.
세진 (E) (띵한 충격으로) 말도 안 돼...!
S#3 패밀리 레스토랑 문 앞(D)
세진 (멍...한 채로) 이건 말도 안돼. (양손을 귀에 갖다 대고
는 좌우로 흔들며)
거짓말! 거짓말! (문에 머리 콩콩 박으며) 그럴 리가 없
어, 절대 그럴 리가
없어!! (하는데, 갑자기 문 확 열고 안에서 나오는 손님)
엄맛! 문에 머리 박고 있다가 갑자기 문 열리는 바람에
안으로 튕겨져
들어가는 세진이고.
S#4 패밀리 레스토랑 안(D)
문에서 튕겨져 들어오는 세진이와 동시에,
(M) 빰빠라빰빠! 컨그레이츄레이션~ 셀러브레이션~
실내에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
직원들 (E) (밝고 활기찬 목소리로) 임신을 축하드립니다!!!
세진 ! (헉! 기겁하며 놀라서 보면)
승필의 테이블에 네 댓명의 직원들이 모여 고깔모자 쓰
고, 기타 치며
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있고. 행복해 죽는 승필과 현주.
세진 (멍...하니 바라보며 서있는 모습 위로)
승완 (E) 하하하하하하!!!!
S#5 극장 안(D)
팝콘 집어넣으며 우푸하하하! 코믹영화 보고 있는 승완
이고.
(*<파송송 계란탁> 정도의 영화)
승완 저 남자 정말 죽구 싶겠다. (채영을 손으로 툭툭 치며)
나는 말이지 채영아,
채영 (승완의 터치에 어쩐 일인지 흠칫! 놀라고)
승완 (연결) 잘나가는 청춘 앞에 어느 날 저렇게 떡 하니 애
가 나타난다! 그러면
접시 물에 코 박고 콱 죽어버릴꺼야. 아우, 난 애는 딱 질
색이거든.
채영 그,그래...? (어색하게 웃어주며) 정말 그렇겠다아.
하하....웃어주고는 스크린으로 시선 돌리는 채영, 열심
히 영화 감상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무릎 밑으로 손 내린 채 열심히 핸드
폰 문자를 날리고 있던
중이었다. 신의 경지에 이른 듯한 그 놀라운 손놀림! 위
로 뜨는,
(자막) 도현아. 괜찮아? 너무 걱정돼. ㅠ.ㅠ 무슨 일 있
는 거 아니지?
S#6 달리는 도현의 차 안(D)
(전회 감정 이어) 씁쓸한 표정으로 운전하고 있는 도현인
데
메시지 알림을 알리는 핸드폰 전자음.
도현 (확인해보고는 쓰게 피식 웃으며) 무슨 일이 있으면...
니가 지금 달려와 줄래?
(그러지도 못할 거면서 메시지는 무슨)
S#7 PC방(D)
세진 (벌컥 문 열고 후다닥 들어서며) 일은 무슨. 아무 일도
없을꺼야.
그럼 아무 일도 없고말고.
근무 중에 빠져나왔는지, 아르바이트 복장 그대로 후다
닥 안으로
뛰어 들어와 컴퓨터 앞에 앉는 세진. 빠른 손놀림으로 마
우스를
움직이고는 주위를 한편 살피더니, 무섭게 빠른 손놀림
으로 후다다닥
‘임신의 증상’ 이라고 검색어를 쳐 넣는다.
세진 너무 흥분했나 보다...(약간 어질해서 한 손 이마에 갖
다 붙이며) 아이구
현기증이야....
하는 순간, 모니터를 보던 세진의 눈 커지며, 두둥! 떠오
르는
(자막) 임신의 증상. 빈혈!
세진 !! (부정하듯, 얼른 마우스 빠르게 움직여 다른 문서 보
며) 비,빈혈은
무슨....아까 점심을 부실하게 먹어서 그래...아, 배고프
다...
하는 순간, 모니터를 보던 세진의 눈 커지며, 두둥! 떠오
르는
(자막) 식욕증진!
세진 !! (성질나는, 마우스 팍! 패대기치며) 식욕증진은 무
슨, 그 정도 먹는 건
기본이지!!! (하다가, 모니터 보면)
(자막) 신경 예민! 우울증!
세진 (미치겠는) 이씨....(하다가 갑자기 우웩! 구역질하는)
(자막) 입덧!!!
세진 ...! (장난이 아니다. 어떡하지? 겁먹는 표정에서)
창명 (E) 왜 그래 너? 소화가 안 돼?
S#8 창명의 자췻방(N)
창명과 함께 짜장면을 먹고 있던 도현, 약간 찡그린 표정
으로 먹던 젓가락
내려놓고는 손으로 가슴을 콩콩 치고 있다.
도현 아니야.(하고는 주머니에서 메시지 도착 전자음 내고
있는 핸드폰 꺼내
폴더 열어 확인해보며) 이십분 간격으루 자꾸 신경 쓰이
게 하잖아.
창명 누군데.
도현 (메세지 확인하고 폴더 덮고는) 여자.
창명 (힐끔 핸드폰 보고는) 뭐래?
도현 연락해 달라구.
창명 안 해?
도현 (다시 젓가락 잡으며) 나중에.
창명 (먹으며) 그러지 말구 신경 써줘라. 승완이 녀석 보니
까 하루가 멀다하구
문자며, 멜이며, 전화를 날려대두 딴 맘 먹는 게 여자드
라.
도현 (피식) 그렇다면 더더욱 열심히 답장 할 이유가 없겠네.
창명 차식 튕기기는. (웃고는) 언제 승완이 여친이랑, 니 여
친이랑, 다섯이 모여서
술 한번 먹자?
도현 (문득 상황이 그려지며 재밌어진다) 다섯이 아니라 네
명이다.
창명 ? 난 빠지라구?
도현 그런 의민 아니구. (보며) 근데, 그런 자리 만들면 너 충
격이 클텐데.
창명 왜? (했다가) 나쁜 자식들. 나, 여자친구 없다구 무시하
는 거야 지금?
도현 그런 의미 아니라니까.
웃는데, 이번엔 아예 울리는 도현의 핸드폰.
귀찮은 표정으로 핸드폰 꺼내던 도현, 액정화면 보고는
표정 굳는다.
액정화면에 뜬 ‘꼭대기형’
도현 (굳은 표정으로 받으며) 예 형. 지금 먹고 있어요.
창명 ? (도현의 심상찮은 분위기 살피는 위로)
도현 (E) 식사는 즐거운 사람들 끼리 해야 되는데 그 자린,
좀 불편해서요.
도현 형들 만나면 꼭 소화제 먹어야 뚫리잖아요 저. 지금두,
(그렇구)
하는데 전화 끊긴 모양이다. 굳은 표정으로 핸드폰 보다
가 아예 밧데리
빼버려서 한 곳에 치워버리고는 일어나는 도현.
창명 왜 그래? 큰 형이 뭐래(뭐라구 한마디 해)? (*창명은 도
현의 가족사 모름)
도현 (대답 없이 일어나는)
창명 먹다 말구 어디 가? 배고파서 왔다며.
도현 (나가며) 오늘은 소화 안 되는 일만 수두룩이야. 소화
제 사러 간다.
창명 소화 안 되는 일, 무슨 일? (하다가) 아...저 자식은 무
슨 비밀이 저렇게 많아?
S#9 하숙방(N)
거울 앞에서 얼굴이 안 보일 정도로 목도리를 칭칭 감고
있는 세진.
세진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채 비굴하게) 저기 임신 테스터
기 하나만....
너무 비굴하다. 목도리 풀어 홱 집어 던지는데서/cut
세진 (커다란 선글라스를 끼며 거울 앞으로 와서 샤론스톤
버전으로)
임신테스터기 하나 주세여.
너무 오바다. 선글라스 휙! 벗어 던지는데서/cut
거울 앞에서 얼굴이 안 보일 정도로 모자를 푹 눌러 써보
고 있는 세진.
세진 (은행 강도식 버전으로 고개 푹 숙이고 음산하게) 임신
테스터기 하나!
(하다가 모자 벗어 던지며 창작의 고통을 겪고 있는 예술
가처럼) 아니야,
아니야! 이게 아니야. (손톱 물어뜯으며 초조하게) 어리
숙하게 보이면 안 돼.
그럼 사고 친 게 확 티가 난단 말이지. 좀 더 노련하게 보
여야 돼.
노련하게....
하다가, 퍼뜩 뭔가 떠오르는!
순간 후다닥 옷장을 뒤져 어떤 상자 하나를 꺼내는 세진.
그 안에 요란한 의상과 ‘미스 찔레꽃 선’이라는 가슴 띠
와 가발이 고이고이
간직되어있다. 가발을 들어 올려 보며, 꿀꺽 긴장된 호흡
을 삼키는 세진에서!
S#10 약국 앞 거리 (N)
클레오파트라처럼 앞머리 뱅 스타일의 긴 가발을 쓰고,
마치 댄스 가수의
무대 의상처럼 오바 된 차림의 여자가 또각또각 걸어가
고 있다.
입술까지 제법 야하게 칠한 이 여자, 세진이다!
모델처럼 찰랑찰랑 걸어가다가 높은 구두 굽 때문에 삐
끄떡 한다.
헉! 빠르게 주변 살피고는 얼른 중심 잡고 다시 찰랑찰
랑 모델 걸음으로
약국 앞으로 걸어가는 세진.
심호흡을 한번 한 후에 약국 문을 힘차게 미는데, 쿵! 소
리와 함께
열리지 않는다.
약사 (E) 당기세요!
안에서 문을 당기라고 손 신호를 하고 있는 약사.
세진 (에이 씨...쪽팔려서 들어간다)
S#11 약국 안(N)
약사 (반갑게) 어서, (하다가 흠칫! 세진의 오컬트적 분위기
에 놀라며) 오세...요.
세진 (당당하게) 테스터,(기! 주세요! 하려고 했으나)
딸랑딸랑 종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며 다른 손님이 한명
들어온다.
도현이다! (*두 사람은 아직 서로를 몰라본다)
약사 어서오세요.(하고는 다시 세진에게) 뭘 달라구요?
세진 (이미 구석에 찌그러져있다) 이 손님 먼저....
도현 아닙니다. 먼저 하세요.
세진 (모기만한 소리로) 괜찮으니까 먼저 하세요.
도현 ? (보고는 약사에게) 소화제하구 드링크 한 병 주세요.
약사 네. (진열대로 찾으러 가고)
도현 (무심히 세진 쪽을 보면)
세진 !!! (흠칫! 얼른 시선 돌리며, 괜히 더듬더듬 진열상품
만지작거린다)
도현 ? (보는데)
약사 여깄습니다. (소화제와 드링크 하나 내미는)
도현 아 네.... (받아들고는 계산하고 나간다)
세진 (살짝 고개 돌려 나가는 거 확인한다)
S#12 약국 앞(N)
안에서 나오는 도현, 다시 한번 세진 쪽을 돌아보고는 고
개 갸웃한다.
소화제 입에 털어 넣고, 드링크 병 따서 마시려다가 퍼
뜩! 떠오르는,
(F.C)(1부 44씬의) 고장 난 승강기 문에 철푸덕 달라붙어
서,
거짓말! 거짓말! 울부짖으며 주르르르 내려앉던 세진의
모습!
도현 !! (약국 쪽을 돌아보며, 오호, 이런 재밌는 인연이...!)
S#13 약국 안(N)
약사 (짜증나는 중이다) 네? 뭐라구요? 잘 안 들리거든요?
세진 (웅얼웅얼) ...하나...달라구요.
약사 (귀 바싹 다가오며) 예?
세진 (에잇!) 아, 임신 테스터기 하나 달라구요!
약사 (쩌렁쩌렁함에 깜짝 놀랐다) 아, 네에.... (진열대로 찾
으러 가고)
세진 (뒤늦게 거만함을 되찾고) 아후, 이,이번엔 꼭 생겨야
될텐데 큰일이네.
약사 (별 관심 없이 테스터기 약 봉투에 넣어 내밀며) 아침
첫 소변으로,
세진 (O.L)(거만하게) 알아요. (부시럭 돈 꺼내며) 얼마...였
드라?
약사 오천 원이요.
세진 아, 맞아 맞아. 가격이 좀 올랐네.
약사 오년 째 그대론데요?
세진 (잠깐 당황) 아아 참, 그렇다그렇다. 내가 깜빡했다.
(또 한번) 이번엔 꼭
생겨야 될텐데...
하고는 거만하게 문 쪽으로 가서 문 힘차게 당기는데,
쿵! 소리와 함께
열리지 않고,
약사 나갈 땐 미셔야죠.
세진 (이씨...쪽팔려서 나간다)
S#14 약국 앞(N)
고개 팍 숙인 채 서둘러 약국을 빠져나오는 세진인데,
이번엔 앞을 가로 막아 서는 도현.
도현 (웃으며) 안녕하세요?
세진 ? 누구.
도현 나 모르겠어요?
세진 ? (고개 갸웃하며 생각해보다가 퍼뜩! 반색하며) 아! 싱
가...
하다가 아차! 자신의 옷차림과, 손에 쥔 약봉투 신경 쓰
인다.
얼른 약봉투 뒤로 숨기고, 반색하던 표정 싹 지우고는,
세진 모르겠는데요? (하고는 고개 푹 숙인 채로 가고)
도현 ??? (고개 갸웃) 이상하다. 맞는데? (따라가며) 저기
요, 나 정말 기억 안나요?
세진 (걸음 빨라지며) 안 나는데요.
도현 (역시 빨라지며) 아니 왜에, 엘리베이터 앞에서 헥헥대
구 있는 걸 내가
업어줬었잖아요.
세진 그,글쎄 저는 잘....
도현 아, 왜에 여권이 바껴가지구, 채영이 집에 왔었잖아요.
세진 (걸음 뛰듯이 빨라지며 미치겠는) 아니라는데 왜 자꾸
쫒아와 진짜아.
도현 (쫒아오며) 아니 왜 그때 싱가폴에서어,
세진 (버럭) 아, 모른다니까요 저는!
하다가, 엄맛! 보도 블럭에 하이힐굽이 끼고, 그대로 만
세를 부르며 화면
아래로 폭싹 꺼져버리는 세진. 저만치 날아가는 약봉투!
세진 (헉! 놀라서 약봉투 보고)
도현 (후다닥 달려와 부축하며) 괜찮으세요?
세진 괘,괜찮아요. (서둘러 약봉투 줏으려 가려다가) 아악!
(비명, 발목 삐었다!)
도현 (이런! 얼른 약봉투 주워다 주며) 여기.
세진 (얼른 손 내미는데)
도현 (피하듯 얼른 손 치워내고 보며) 싱가폴,(웃으며) 맞죠?
세진 (E)(마음의 소리) 그래 맞다. 어쩔래.(약 봉투부터 홱
낚아채며) 집요한 놈!
세진 (흐으...끄덕이며 웃어 보이는 데서)
S#15 극장 앞(N)
영화가 끝난 후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이고.
그 무리들 속에 승완과 채영.
승완 영화 재밌었지?
채영 (딴 생각하고 있다가 퍼뜩) 어? 어어....
승완 우리 어디 가서 근사한 저녁 먹구 들어가자.
채영 저기 승완아. 오늘은 그만 헤어지는 게 좋겠다.
승완 왜?
채영 밀린 레포트두 써야하구, 몸도 좀 안 좋구...
승완 (놀라며) 몸이 안 좋아? 어디가? 어떻게? 많이 안 좋
아?
채영 아니 별루 심한 건 아니구, 약간 감기기운이 있는 거 같
아서....콜록콜록.
승완 (속상해서) 아까 말을 하지 그러엄. 가자, 집까지 데려
다 줄게. (앞장서려는데)
채영 (당황) 아,아니 됐어. 나 차 가지구 왔으니까 걱정 말구
가.
승완 정말 혼자서 괜찮겠어?
채영 (순하게 끄덕이며) 그러엄...
승완 그래 그럼, 얼른 들어가서 쉬어.
채영 미안하다. 그럼 먼저 갈게... (하고는 힘없이 콜록콜록
뒤 돌아가고)
승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서서)
S#16 극장 주차장 + 채영의 차 안(N)
핸드폰 단축키 눌러 귀에 갖다대며 빠른 걸음으로 차를
향해 걷고 있는
채영.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메시지 나오고.
채영 (음성녹음 버튼 누르고) 도현아. 왜 전화를 꺼놨어 걱정
되게. (차에 오르며)
나 지금, 니 오피스텔루 가는 길이거든? 삼십분 쯤 걸릴
거야. 기다려?
S#17 거리(N)
도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쩔뚝거리고 있는 세진을 부
축해서 걷고 있다.
세진 (발 하나 내딛다가) 아악!
도현 (걱정스러운) 이거 장난이 아닌 거 같은데요. 혹시 뼈
에 금간 거 아니예요?
세진 (고통스럽지만) 원래 발목이 좀 약해요. 찜질하면 또 금
방 가라앉아요.
도현 (O.L) 그러지 말구 택시 잡아타구 병원으루 가죠.
세진 (E)(순간 고개 번쩍 들며/마음의 소리) 병원?
S#18 병원 진료실(세진의 상상/N)
세진의 발목을 살펴보고 있는 의사이고, 옆에서 걱정스
러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도현.
의사 (세진의 발목을 톡톡 쳐보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
설레설레 젓는)
도현 많이...안 좋습니까?
의사 (심각하게) 뼈에는 이상이 없는데, (두둥! 카메라 쪽을
보며) 임신입니다!
세진 (E) 안돼에에---!
S#19 거리(N)
도현 !!!!! (깜짝 놀라서 보고)
세진 벼,병원은 됐어요. 저 혼자 갈 수 있으니까 가던 길 마
저 가세요.
하며 서둘러 걷다가, 아악! 비명 지르며 비틀하고,
도현 (얼른 부축하며) 거봐요. 아무래두 뼈에 금갔다니까아.
세진 (통증 때문에 말은 못하고 손으로 훠이훠이 됐으니까
가라고)
도현 (대책 안서서 보다가 한숨) 업혀요 그럼.
세진 (눈 커지며) 예?
도현 병원두 싫다, 언니를 부르라구 해두 싫다, 방법이 없잖
아요. (세진 앞에 등
내밀며 앉는) 나 때문에 생긴 일이니까 노력 봉사 하겠다
구요 내가.
세진 아니 뭐 그럴꺼까지는.
도현 그러지 말구 업히랄 때 얼른 업혀요.
세진 아니 저기, 알아서 갈테니까 걱정마시고,
도현 (O.L) 아아 참, 나두 바쁜 사람이예요. (하며 세진 업어
버린다)
세진 엄마! (도현의 등에 털썩 엎어지는데서)
S#20 거리 +달리는 채영의 차 안(N)
달려와서 신호대기에 걸리는 채영의 차.
운전대 위에 손 올려놓고 신호 바뀌기를 기다리던 채영,
문득 시선 돌리다가, 눈 함지박 만하게 커진다!
저만치, 야하게 차려입은 여자를 등에 업고 걸어가고 있
는 도현!
채영 !!! (기가 막혀서 허, 웃다가 입술 잘근 씹으며 노려보
고)
S#21 거리(N)
세진을 업고 걸어오는 도현.
도현 근데 참 만날 때 마다 특이하네요. 정체가 뭐예요?
세진 네? 정체가...사람이죠 뭐. (민망해서 허허 웃는다)
도현 그때 봤을 때랑 스타일이 사뭇 다른데 어떤 게 진짜예
요?
세진 글쎄요....내 안엔 내가 너무 많아서...허허.
도현 낮하구 밤하구 옷 입는 스타일이 많이 다른가 봐요.
세진 네?
도현 솔직히 이 옷은 쫌 에러다.
세진 (찔끔하지만) 이, 이 옷이 뭐가 어때서요?
도현 거울 잘 안 보는구나아.
세진 사람이 어떻게 맨 날 똑같은 옷만 입어요? 옷차림도 전
략이란 말 몰라요?
도현 (웃으며) 오늘은 무슨 전략인데요.
세진 오늘은 그러니까 그 뭐냐, 당당함과 도발을 컨셉으로,
도현 이렇게 입지 마요.
세진 네?
도현 안 어울려요.
세진 ...
도현 그때가 훨씬 더 좋아보였어요. 그땐 햇병아리같이 참
귀엽구 예뻤는데.
세진 ...!
도현 근데 생각해보니까 만날 때 마다 내가 업어주네요? (웃
는데)
채영 (E)(이 악문 소리로) 야. 민.도.현.
도,세 ? (보면)
차문을 쾅! 닫고 도현의 앞으로 오는 채영.
세진 !!! (채영을 발견하고는 헉! 도현의 등에 얼른 얼굴 파묻
는)
채영 허! 나 참! 기가 막혀서. 작업 중이라 핸드폰 꺼놨던 거
였니?
도현 (담담하게) 여기가 무슨 공사장이냐? 작업을 하게?
채영 근데 왜 내 전화 안받아!
도현 얘긴 나중에 하고, 니 차 좀 빌려 쓰자. (세진 쪽을 턱짓
하며) 다리를 삐끗
했는데, 집이 이 근처시래. 니가 좀 데려다 줘.
채영 (꽥) 민도현!
도현 (상관없이 뒤에 대고) 내리세요. 더 좋은 운송수단이 왔
네요.
세진 (고개 더 파묻으며) 아...아니...그냥, 가던 대로 가죠?
채영 ? (어쩐지 낯이 익은 목소리다) 잠깐만.
하고는 도현의 등 뒤로 가서, 세진을 떼 내려 하고, 세진
은 도현의 등 뒤에
더 찰싹 달라붙어서 안 떨어지려고 하고, 그 바람에 도현
은 켁켁대며
휘청이고. 채영, 기어이 떼놓고 보면 세진이다!!
세진 (이런 씨....상황이 참 거시기하지만) 자,자주 뵙네요.
채영 (하!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
S#22 자매의 하숙집 동네+ 채영의 차 안(N)
끼이이익----거칠게 와서 멈추는 채영의 차이고.
급브레이크 밟는 바람에 출렁 앞으로 쏠렸다가,
휙 뒤로 몸 넘겨지는 조수석의 세진.
세진 (멍...해진 얼굴로) 데려다주셔서...감사,(합니다)
채영 우리 참 재밌는 인연이네요.
세진 네?
채영 한번은 싱가폴에서 도현이랑, 한번은 서울에서 승완이
랑, 오늘은 또
도현이랑...(노려보며) 다음엔 또 누구니? 오늘 도현이었
으니까,
내일은 승완이 차례니?
세진 (기분 좀 상해서) 저기,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채영 도대체 어디서부터가 설정이야 너? 여권 바꿔치기 한거
부터야, 아님 그 전부
터야? 승완이 앞에서는 순진한 척, 도현이 앞에서는 섹시
한 척, 이것두 설정
이니? 너 꽃뱀이야?!!
세진 (터지며) 이게 진짜. 내가 너냐? 양다리 걸치구 잔머리
굴리게?
채영 (같잖다) 굴릴 머리나 있니? 옷 입은 꼴 하고는...내려!
세진 못 내려!
채영 (버럭) 아, 내려어!
세진 (버럭) 아, 다리를 삐어서 혼자 못내려어!
채영 (짜증나서 돌겠다)
S#22-1 자매의 하숙집 동네(N)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세진을 부축해서 걷고 있는 채영.
세진 (그런 채영을 힐끔 살피다가 슬쩍) 저기 나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너 솔직히...둘 중에 어느 쪽이 더 땡기냐?
채영 (짜증나서 보고)
세진 내가 보기엔 아무래두 아까 그 사람쪽으루 기운 거 같
던데, 승완인
별루지 너.
채영 대답할 의무 있어?
세진 안 좋아하는구나!
채영 안 좋아하면 니가 어쩔건데!
세진 내가 갖다 좀 쓸라구.
채영 (기막혀서) 꼴에 승완이한테 흑심 품었니?
세진 내가 연필이냐 흑심을 품게!
채영 그게 아니면!
세진 말했잖아! 어!쩌!면! 갖다 쓸 일이 있을지두 모르겠다
구!
채영 그래서, 갖다가 어따 쓰시려구?
세진 (푸우...한숨쉬고는 진지하게) 남편으로 써볼까 어쩔까
고민 중,(하다가 악!
바닥에 쓰러진다)
채영 (세진 팽개치고 저만치 걸어가고 있다)
세진 (기막혀서) 저러언 싸가지를 보았나.
S#22-2 도현의 오피스텔 복도 (N)
화난 표정으로 씩씩대며 긴 복도를 걸어와 도현의 문 앞
에 서는 채영.
채영 (신경질 적으로 벨을 연속적으로 누르고)
S#23 도현의 오피스텔(N)
냉장고 앞에서 생수병 꺼내 마시고 있던 도현, 신경질적
인 벨소리에
누군지 대충 짐작하고 현관문 여는데, 그 문 다 열어주기
도 전에
손으로 도현의 어깨를 팍팍! 밀치며 전진해 들어오는 채
영.
채영 너 뭐하는 애야. 전화 꺼놓지 말랬지. 나랑 만나는 동안
은 작업 걸지 말랬지!
내가 반품시킬 때까진 다른 사람이랑 너 나눠 갖기 싫댔
지!
도현 (밀쳐지는 대로 담담히 받아주다가, 채영의 팔을 확 잡
아채며) 나는 들러붙는
여자 싫댔지?
채영 내가 껌이니? (잡힌 팔 확 뿌리치며) 껌처럼 우스워 내
가?
도현 나두 오늘 너, 다른 사람이랑 나눠가졌잖아.
채영 ! (보고)
도현 이채영. 선수들 사이엔 룰이라는 게 있어. 그걸 안 지키
면 게임이 안돼.
전화 꺼놓는 거 싫으면, 너부터 도둑전화 받지 마. 니 마
음이 둘인데,
상대방은 하나이길 바라는 그 뻔뻔함두 버려. 니가 못하
면 남한테두
강요하지 마. 그게 우리 사이에 룰이야.
채영 (쏘듯이 보며) 너두 마찬가지잖아. 도둑전화 받았다구
화내는 너랑 내가
뭐가 달라 지금?
도현 그러니까 나는 조용히 넘어가잖아. 내가 뭐랬어?
채영 대신 다른 사람한테 작업걸구?
도현 그건 내 자유영역이야. 선수끼리 왜 이래?
채영 (쏘듯이 보다가) 이렇게 막 나가면 게임이 재미없지.
도현 니가 룰만 잘 지켰으면 우린 아무 문제 없었어.
채영 (노려보다가) 게임 오버시키구 말자.
도현 나쁠 거 없어.
채영 그래 끝내자. 그만 끝내자구! (돌아서는데)
도현 (나가는 채영의 뒤에 대고) 충고하는데, 쇼핑 그만해
라. 금 고르려다가
똥 고르는 사람 여럿 봤어.
S#23-1 도현의 오피스텔 앞(N)
채영 (나와서 신경질적으로 문을 부셔져라 쾅! 닫고는 가고)
S#23-2 도현의 오피스텔(N)
도현 (냉장고에 생수병 집어넣고 신경질적으로 문을 쾅! 닫
고)
S#24 공원(N)
눈으로 누군가를 찾으며 뛰어 들어오고 있는 승완.
벤치에 앉아있는 채영을 발견하고는,
승완 채영아! (달려와 채영의 옆에 앉으며) 아프다면서 웬일
이야 쉬지 않구.
채영 (눈물 그렁해서 보며) 승완아...
승완 (놀라서) 채영아,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채영 그냥....아파서 누워있는데 갑자기 니 얼굴이 보구 싶어
져서어.
승완 나를 집으루 부르지 왜에.
채영 답답하잖아. (하늘 보며) 하늘두 좀 보구 싶구.
승완 (이상해서) 정말....(살피며) 아무 일 없었어?
채영 (그 대답은 않고) 승완아, 너 그거 기억나? 우리 고등학
교 때 야자하다 말구
몰래 나와서 달구경, 별구경 참 많이 했었잖아.
승완 그랬...지.
채영 그때 내가, 아아...달이 참 이쁘다 그럼 니가 그랬어. 나
중에 내가 비행기 타구
올라가 따다 줄게.
승완 (쑥스러워서 피식 웃고)
채영 내가 아아...별이 참 이쁘다 그럼, 넌 또, 내가 나중에
비행기 타구 올라가서
따다 줄게.... (웃고는 승완 보며) 기억나?
승완 (어색해서 뒷통수 긁으며 피식) 기억나지 그러엄.
채영 ... (보다가 불쑥) 미안해 승완아.
승완 (놀라서) 뭐가?
채영 생각해보면 너만큼 나한테 잘해주는 애가 없는데, 내
가 너한테 잘못한 게
너무 많은 거 같다.
승완 왜, 왜 그래 갑자기.
채영 나...앞으루 너한테 진짜 잘 할게.
승완 ! (감동으로 보며) 채영아....!
채영 별두 따다 주구, 달두 따다 주겠다던 그 마음 잊지 마?
승완 (감동으로) 물론이지.
채영 멋진 파일럿이 되서, 그 약속 꼭 지켜줘야 돼?
승완 (끄덕이며 감동으로 울 것만 같다)
채영 (천사처럼 웃어준다)
S#25 채영의 오피스텔(N)
들어서는 채영. 서정적이었던 앞씬에서의 표정 사라지
고, 다시 도도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나리 (식탁 앞에서 라면 먹으며 전공책(영문) 보고 있다가)
늦었다?
채영 (가방 침대 위에 휙 던지고는, 화장대 의자에 앉아 귀걸
이 떼내며)
타이어가 펑크 나는 바람에 스페어 타이어루 교체하고
왔거든.
나리 (무심히) 잘 나가던 타이어가 갑자기 왜, (하다가 퍼
뜩!) 민도현 펑크나구,
한승완으로 체인지됐구나! 그렇지?
채영 (도도한) 뭐, 그런 셈이지
나리 (바싹 다가와 앉으며) 한승완 쪽으루 정리된 거야 그
럼?
채영 (불쑥) 너 파일럿 연봉이 얼만 줄 알아?
나리 (뜬금없다) 글쎄? 꽤 많다구는 하더라만.
채영 잘 키운 파일럿 하나, 열 남친 안 부러운 법이거든. 잘
다독여서 훌륭한
파일럿으루 한번 키워보려구.
나리 민도현은 폐기처분 되구?
채영 당분간 스페어타이어 신세가 되는 거지.
나리 (끄응...그럼 그렇지) 포기하는 게 아니구?
채영 갠 결국 나한테 돌아오게 돼있어. 개랑 난 같은 꽈거
든. (일어나 갈아입을
옷 꺼내며) 그런 애 감당할 여잔 흔치 않아. 나 같은 선
수 아니면.
나리 (끄응....) 뭐냐 그게, 양다리에서 변한 게 없잖아.
채영 전략과 전술이 변했잖니. 연애와 전쟁에 있어서는 모
든 전략과 전술이
허용되는 법이거든. (꺼내놓은 옷 챙겨들고 도도하게 샤
워실로)
나리 (질려서 보는)
S#26 항공대 외경(이른 아침)
새벽에 가까운 이른 아침.
S#27 항대 도서관(이른 아침)
전의에 불타는 표정으로 씩씩하게 도서관 안으로 들어오
는 승완.
책상 위에 엎어져 침 흘리며 자고 있는 창명의 옆자리로
가는.
승완 (전공서적 텅! 내려놓고는 철퍼덕 앉는)
창명 (소리에 흠칫 놀라 깼다가) !!!! (승완을 보고 소스라치
게 놀라는)
니,니가 도,도서관엔 웬일이야 이 시간에.
승완 (아주 바른 자세로 앉아, 절도 있는 손동작으로 책 넘기
며) 나 오늘부터
멋진 기장이 될 때까지, 죽어라 공부만 할꺼다.
창명 (알만하다) 채영이가 그러라디?
승완 (책만)
창명 (옆에서 사탄처럼) 오늘 일학년들 과팅 있다던데.
승완 (책만)
창명 나이트에서 한다든데.
승완 (잠깐 눈빛 흔들렸다가 간신히 다시 책으로 시선)
창명 나이트래 나이트. 한승완이 등장해서 흐린 물에 정수기
를 한번 쫙
돌려주셔야,
승완 (O.L)(유혹 떨쳐내듯 손을 번쩍 치켜들며 크게) 아쟈!
무적 항대 파이팅!
엄맛! 조용히 공부하던 학생들 놀라서 일제히 승완을 돌
아보고.
머쓱하게 흐으...웃고는 얼른 책에 코 박고.
S#28 자매의 하숙방(D)
아직 잠들어있는 세진과 일진.
약사 (E) 아침 첫 소변으로 검사하세요.
세진 (순간 계시라도 받은 듯 번뜩! 눈을 뜨는)
후다닥 일어나 책상서랍 속에 몰래 숨겨놨던 테스터기
를 챙겨들고 나가는.
S#29 자매의 하숙집 내 화장실 안(D)
한 손에 테스터기 꼭 쥐고, 긴장된 표정으로 변기 위에
앉아있는 세진.
눈을 꼭 감은 채로 천천히 테스터기를 눈앞으로 들어올
리고는
차례대로 눈 한 짝씩 뜨다가,
세진 (으으! 도저히 못보고 외면해버린다)
후우...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천천히 테스터기를 들
어올리는 세진.
역시 차례대로 눈 한 짝씩 뜨다가,
세진 (으으! 도저히 못보고 엄지손톱 입에 물며 외면하는데)
(E)쿵쿵쿵! 다급하게 화장실문을 두드리는 소리.
일진 (E) 야, 정세진! 너 빨랑 안 나와!
S#30 자매의 하숙집 화장실 앞(D)
일진을 선두로 해서 괴로운 표정으로 화장실 앞에 줄을
서있는 네 댓 명의
하숙생들.
일진 (괴로운 표정으로) 삼십분 째 틀어박혀서 뭐하는 거야
지그음!
니가 화장실 전세 냈냐?! 전세 냈어?
S#31 자매의 하숙집 화장실 안(D)
다시 용기를 내어 천천히 테스터기를 눈앞으로 들어올리
는 세진.
세진 (에잇! 용기를 내서 눈을 번쩍 뜬다)
(인써트) 테스터기. 두 줄이기는 한데 줄 하나가 흐리게
번져있고
세진 (순간 고개 갸웃하며) 이게 뭐야? (테스터기 이리저리
돌려보고, 흔들어도
보고 하다가) 이게 두 줄이야? 한 줄이야? (심각하게 분
석 들어가고)
일진 (E) (절박한) 야! 싼다 싸!
S#32 자매의 하숙집 마당 + 화장실 앞(D)
일진 (화장실 문잡고 절규) 방광 터지겠어 기집애야아아---
!!
그 말이 자극이 된 듯, 아아아...! 배를 감싸 쥐고 결국 신
음 터지며
거의 죽어가는 하숙생들의 모습에서.
S#33 자매의 하숙방(D)
책상 앞에 머리 감싸 쥐고 앉아 심각한 세진이고.
요란한 옷차림으로 나갈 채비를 하고 있는 일진.
일진 (옷장 뒤지다가) 야, 너 내 가발 못 봤냐?
세진 (머리 감싸 쥔 채로)
일진 아, 내 찔레꽃 가발 니가 치웠냐고오!
세진 (퍼뜩) 어? 아, 아니, (책상 밑에 있던 가발 발로 밀어
넣으며) 내가 그걸
뭐에 쓴다구 건드려어...
일진 (상자 꺼내 샅샅이 뒤지며) 아후 난 몰라~ 옷까지 이렇
게 다 코디했는데...
세진 (짜증) 아, 정신 사납게 아침부터 그걸 쓰고 어딜 가겠
다고 난리야.
일진 오늘 우리 녹원회 팬클럽 회원들이랑 미팅 있단 말야!
세진 (다시 머리 감싸쥔 채 고민 들어가고)
세진 (머리 매만지며) 아우 참, 이러구 어떻게 나가지? (하다
가) 근데 너, 아까부터
왜 그러냐? 무슨 고민 있어?
세진 어? 어어...레포트 때문에...
일진 (거울 앞에서 머리 매만지는 채로) 무슨 레포튼데.
세진 여, 여성학 레포튼데. (슬쩍) 언니 혹시 테스터기 사용
해본 적 있어?
일진 (립 그로스 바르며) 테스터기? 어떤 테스터기? IQ 테스
터기?
세진 임신 테스터기...
일진 (립 그로스 바르던 손 찌익 빗나가며) 이게 미쳤나 진
짜. 날 뭘루 보고.
난 에로스보단, 플라토닉을 선호하는 사람이야! (해놓
고) 근데 왜.
세진 (힘없이) 아냐 됐어....
일진 말해봐. 내가 이론은 또 빠삭하잖아.
세진 아니 테스트를 해서 두 줄이 생기긴 했는데 한 줄이 희
미하게 번졌다면,
그건 임신일까 아닐까...하는 논젠데,
일진 뭐, 그런 허접한 레포트가 다 있냐? 그런 게 의심이 되
면 산부인과를
가야지, 레프트 쓰구 앉았냐?!
세진 (결국 병원? 아후, 미치겠고)
일진 (그런 세진을 예리하게 살피는데서)
S#34 자매의 하숙집 앞 거리(D)
뭔가 이상해서 곰곰이 생각에 잠긴 채 걸어오고 있는 일
진.
- (F.C) (2부 15씬)
일진 원나잇 스탠드? 누가?
세진 아우, 말했잖아. 기, 기내에서 만난 그 재수 없는 동창.
-(현재) 추리해보는 일진의 눈이 점차 가느스름해지고.
-(F.C) (2부 59씬)
일진 근데 우리 세진이랑은 어떤 사이에요?
승완 (밥 먹으며 무심히) 사이랄꺼 까진 없구요, 우연히 싱
가,(폴)
세진 (헉! 밥상 밑으로 발을 뻗어 퍽!찬다)
-(현재) 예리하게 빛나는 일진의 눈빛.
-(F.C)(2부 72씬)
일진 세진아 너 회충약 먹어야 되는 거 아니니? 요즘 너무 심
하게 먹는다아.
세진 (예민해져서 버럭) 아, 시끄러! 니가 나 먹는데 보태준
거 있어?
-(현재) 더! 더! 예리하게 빛나는 일진의 눈빛.
-(F.C) (3부 37씬)
세진 언니 혹시 테스터기 사용해본 적 있어?
일진 테스터기? 어떤 테스터기? IQ 테스터기?
세진 임신 테스터기...
-(현재) 점점 확증으로 치닫는 일진의 표정.
그런 일진을 중심으로 긴장감 있게 빙글빙글 도는 카메
라.
어느 순간 결론 내린 듯 카메라 쪽을 찌릿! 째려보는 일
진.
빙글빙글 돌던 카메라 그 눈빛에 쫄아서 흠칫! 돌기를 멈
추면.
일진 싱가폴....! (결론 내리는데서)
S#36 항대 교정 일각(D)
강의를 마치고 건물에서 나오고 있는 승완과 창명.
무슨 농담 끝인지 낄낄낄 웃으며 시선 돌리던 승완,
승완 !!! (뭔가를 발견하고는 느닷없이 후다닥 창명의 뒤로
숨는다)
창명 왜 그래 임마?
승완 (숨은 채로 미치겠는 표정) 컴파스 로즈 3시 방향, 트래
픽 등장.
창명 ? (3시 방향을 보면)
지나가는 학생들을 일일이 붙잡고 일학년 한승완을 알
고 있냐고 묻고
다니는 일진의 모습!!
승완 (돌아버리겠다) 찰리마이크(CM:창명), 클리어드 투 랜
드! 굿럭!
(*창명, 착륙을 허가한다. 행운을 빈다. 즉 일진을 처리
해달라는 뜻)
창명 누,누군데에! (헉! 튕겨져 나가 일진과 부딪힌다)
일진 엄맛! (돌진해온 창명과 부딪혀 휘청했다가 버럭) 이것
보세요!
(하다가 창명을 보고는 띵...! 멍...! 첫눈에 반해버린다)
어서오세요...
창명 (반했다!) 스, 승완이, 찾으세요?
일진 (다소곳하게) 네에...
창명 무슨 일루, (했다가) 아, 제가 승완이 친구거든요. 뭐 선
배기두 하구요.
일진 (아싸, 심봤다! 다소곳하게) 아 네에...
S#37 항대 교정 일각(D)
간신히 도망쳐 나온 승완. 어이없어서 뒤를 돌아본다.
승완 (미치겠는) 아니, 저 언니는 학교에 왜 찾아온 거야 도
대체?
자매가 똑같구만. 남자보는 눈은 있어 가지구 암튼.
하고는 핸드폰 꺼내 문자를 날린다.
승완메세지 (자막) 창명아. 그 여자 좀 빨랑 보내라 제발. (T^T)
S#38 항대 교정 일각(D)
교정을 함께 걸으며, 다정하게 이야기 나누고 있는 창명
과 일진.
서로의 본분을 잊은 채, 이미 분위기 너무나 좋다.
창명 아아...그렇구나. 찔레꽃 아가씨 출신이구나. 어쩐지.
첨 보는 순간,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오묘한 분위기가 나드라구요.
일진 (미소로) 팬클럽 회원들은 저를 ‘오컬트 무드 정’이라
고 불러요.
창명 아아...(깊이 수긍하는 위로)
승완메세지 (자막) B-2라 처리가 힘드냐? (T_T)
일진 (몽롱해져서) 근데, 창명씨는 사귀는 여자친구...있으세
요?
창명 글쎄...제 주위에는 온통 B-2 뿐이라서요.
일진 B-2...라니요?
창명 (웃으며) 아아, 장거리 전략 폭격기요.
저희는 폭탄이라는 말 대신 B-2라고 하거든요.
일진 (오버해서 까르르 웃으며) 어머어머, 너무 재밌으시다!
승완메시지 (자막) 폭격 당한 거냐? (-_-a)
일진 그럼 창명씨두 이 학교를 졸업하면 파일럿이 되는 건가
요?
창명 그렇죠. (시인처럼 아련한 시선되며) 이 아름다운 하늘
과 구름과 바다....
그 위를 자유롭게 비행하는 보헤미안이 되고 싶습니다.
승완메세지 (자막) 너 죽을래? 빨리 보내라니까.(-_-;)+
창명 근데 참, 여기는...어떻게 오신 거죠?
일진 네? (고개 갸웃하며) 글쎄 내가 왜 왔더라? (가물가물
하고)
승완메시지 (자막) 열 번째 메시지다, 선배고 친구고 간에 너랑
절교다!!
S#39 항대 교정 일각(D)
짜증나서 핸드폰 폴더 탁! 닫고는 씩씩대며 돌아서다가
정차되어 있는 유조차를 발견하는 승완.
승완 (눈빛 반짝!) 앗! 유조차다! (신나서 달려간다)
S#40 항대 격납고 근처(D)
달려오는 승완, 신나서 유조차 위로 올라가려는데 이미
웬 남자가 와서
앉아있다. 이런 씨, 도현이다!
승완 (재수 없어서 도로 내려가려는데)
도현 니 눈엔 선배가 투명인간으로 보이냐?
승완 (마지못해) 안녕하세요, 선배님.
도현 (느물하게) 안녕 못하다!
승완 그거 유감이네요. 그럼 저는 이만,
도현 1m 수평 연습하러 온 거 아니야?
승완 됐습니다. 선배님이나 많이 하세요.
도현 일학년이 벌써 수평연습은 해서 뭐하게? 아직 관속비행
(*선배들이 비행
할 때 참관하는 것)두 못해봤잖아.
승완 파일럿은 늘!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하거든요!
도현 (승완이 재밌어 죽겠다) 야아, 그 기세면 너 하늘에 별
두 딸 수 있겠다.
승완 예에 물론입니다. 별 뿐이겠습니까? 달도 따고, 구름도
따고, 님도 보고 뽕도
딸겁니다. 됐습니까?
도현 낄낄낄. (재밌어서 웃고)
승완 (이런 씨...자존심 상해서 가려는데)
도현 (불쑥) 너, 싱가폴에서 나 봤지?
승완 ! (움찔 본다)
도현 그래서 나한테 으르렁거리는 거 아냐?
승완 (E)(확 노려보며) (마음의 소리) 그렇다.이 새끼야! 어
쩔래?
도현 우리 좀 잘 지내볼 수 없겠냐? 나는 니가 썩 맘에 드는
데.
승완 하하하! 이런이런. 선배님한테 그런 취미가 있을 줄이
야.(웃음기 싹 거두고,
얄밉게) 근데 어떡하죠? 저는 남자 취민 없거든요?
도현 (역시나 재밌어서 웃고)
승완 특히나! 연애를 쇼핑 취급하는 저급한 인간한테 눈꼽
만큼의 관심도
없습니다!
도현 (피식 웃는다) 채영이가 그러디? 내가 연앨 쇼핑 취급
한다구?
승완 후배 여자친구 이름을 그렇게 함부루 부르시면 안되시
죠.
도현 (일어나며 털어버리듯) 너 가져라.
승완 뭘요?
도현 채영이 말이야.
승완 (순간 표정 굳고)
도현 그리구 가서 전해. 나한테 연앤, 쇼핑이 아니라 컵라면
이랑 동급이라구.
쉽게 끓었던 만큼, 쉽게 해치우구, 흔적은 쓰레기통에 폐
기처분하면 그만
이라구.
승완 (노려보는 채로)
도현 뭐, 너무 고마워할껀 없구. 나는 사랑이니 연애니, 그
런 거 별루 재미없는
사람이거든 원래가. 갖구 싶으면 너 가져.(가려는데)
승완 (확 낚아채며 터지는) 야!! 채영이가 컵라면이냐!!!
도현 (웃음기 거두고 진지하게) 선배로서 진지하게 충고하는
데, 채영인 니가
감당할 수 있는 애가 아니야. (*사심이 아닌 진정한 충고
다)
승완 (노려보고)
도현 니가 책임질 수 있을만한, 너한테 어울리는, 다른 사람
을 찾아보는 게
좋을 거야. (승완의 손 잡아 내리고는 가고)
승완 (부들부들 노려보는데)
울리는 핸드폰.
승완 (시선은 노려보는 채로, 탁!폴더 열어 받으며 살벌하
게) 여보세요.
(했다가 환해지며) 채영아! (놀라서) 뭐? 지금 어디 와 있
다구?
S#41 항대 교정 일각(D)
채영 (핸드폰 하며) 니네 학교 도서관 앞. (생글생글 웃으
며) 웬일은.
오후 수업두 없구 해서 같이 점심이나,
하다가 저만치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도현 발견!
채영 (도현 노려보며) 같이 하려구 들렸지.
도현 (채영을 봤다)
채영 (핸드폰) 벌써 이쪽으루 이동 중이야? 그래 그럼, 빨리
와?
도현 (스쳐지나가며) 자주 본다?
채영 누구세요?
도현 아, 죄송합니다. 전에 잠깐 사귀다 헤어진 여자친구랑
많이 닮아서요.
채영 어떤 여자 분인지 모르지만, 참 현명한 판단을 내린 거
같네요.
도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초면부터 그런 발언은 실례
죠.
채영 사실을 말한 거 뿐 인데 언짢으셨다면 사과드리죠.
승완 ! (달려오다가 두 사람을 발견하고 우뚝 서는데)
채영 그럼 전 남자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싸늘하게 돌아서
다가
승완을 발견하고는 짐짓 환하게 반색하며) 승완아!
승완 (채영의 태도에 의기양양해져서) 어, 채영아!
승완 (척! 채영의 어깨에 팔 두르며) 나가자.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보란 듯이 나가고)
도현 (유치해서 피식 웃어버리는데서)
채영 (E) 뭐? 컵라면?
S#42 분식점(D)
채영 (칼국수 먹다가 멈춘 자세로, 기막혀서 보고)
승완 (흥분해서) 그렇다니까! (도현 흉내) 나한테 연앤 쇼핑
이 아니라, 컵라면이랑
동급이야. 쉽게 끓었던 만큼, 쉽게 해치우구, 흔적은 쓰
레기통에 폐기처분하면
그만이거든.
채영 (분해서 부들부들 떨리고)
승완 아, 이러면서, 너한테 껄떡댄 적이 전혀! 없는 놈처럼
당당하게 굴더라니까.
채영 (수저 탕! 내려놓고는 이 갈며) 나쁜 자식.
승완 (흠칫! 놀랐고)
채영 (승완에게 신경질 팍!) 너는 왜 그딴 자식한테 내 얘길
하구 그러니?
승완 (과민 반응에 좀 놀라서) 아, 아니 내가 먼저 한 게 아니
라, 그 자식이 먼저...
채영 (씩씩대며 혼잣말처럼) 뭐어 컵라면? 허! 지는 꽃뱀한
테까지
작업 거는 주제에.
승완 꽃뱀이라니?
채영 너 꽃뱀이라는 말 뜻 모르니? 돈을 목적으루 의도적으
루 접근하는 꽃뱀말야!
(짜증내고는) 너두 조심해.
승완 뭘.
채영 정세진 말이야. 개 보통내기가 아니드라.
너한테두 무슨 목적이 있어서 접근한 걸 거야 분명히.
승완 너한테두....라니?
채영 너 오늘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듣니? 정세진이 너하
구, 민도현 한테
의도적으루 접근한다는 말이잖아!
승완 그럼 세진이가...꽃뱀이란 말이야....?
채영 너 귀에다 뭐 막아놨니?
승완 (어쩐지 기분 상해서) 개....그런 애 아니야.
채영 (기막혀서) 그럼, 내가 지금 거짓말한다는 거야?
승완 세진이 개는 민도현 그 자식 잘 알지두 못해.
채영 (같잖다는 듯) 그런 애들이, 야심한 밤에 서루 업어주
구, 웃어주구, 그러니?
승완 ...! (보는데서)
S#43 병원 앞(D)
긴장과 공포감이 섞인 표정으로 병원을 바라보며 서있
는 세진.
차마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초조하게 손톱을 물어뜯는
모습
위로,
의사 (E)임신 9주입니다.
S#44 산부인과 진료실(D)
세진 (띵!한 표정으로 의사를 보며) 네? 바, 방금 뭐라구 하
셨어요?
의사 (초음파 검사하는 채로) 임신 9주라구요.
세진 ...!!! (멍....해지고)
의사 (초음파 모니터 보며) 여기 보이시죠? 이 부분 여기가
심장이거든요,
아주 잘 뛰고 있어요.
초음파로 보이는 9주 된 태아 사진 모니터.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 세진의 얼굴 위로,
(E) 쿵쾅...쿵쾅...쿵쾅...힘차게 뛰고 있는 신비의 심장소
리.
S#45 거리(D)
신비의 심장소리 세진을 따라붙듯이 긴장음처럼 계속 이
어지고.
넋이 나간 듯 멍....한 얼굴로 걸어오고 있는 세진.
의사 (E) 아직 나이도 어리고, 미혼인거 같은데...
S#46 산부인과 진료실(D)
의사 다음에 올 땐 보호자나 아빠 될 분과 함께 오도록 하세
요. 임신과 출산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S#47 거리(D)
걷고 있는 세진.
세진 (충격과 공포, 막막함으로 멍...해져서 걷고 있는 모습
위로)
세진 (E)(마음의 소리) 만나서 뭐라 그러지? 같이 병원에 같
이 가 달라구 그래?
아니면 결혼해 달라구 그래? 그것두 아니면, 아이가 생겼
으니 이제라두
사랑하자구 그래?
세진 (멍한 눈에 차오르는 눈물. 입술 꽉 무는) .....
S#48 항대 강의실(D)
전공 책 넘겨보며 복도를 걸어오고 있는 도현.
책 덮고, 시선 들어 강의실로 향하다가 멈칫 서는.
저만치 수업이 끝난 강의실을 기웃거리고 있는 세진의
모습.
도현 (이런 인연이...허, 웃고)
세진 (강의실에서 나오는 신입1을 붙잡는) 저기...일학년 한
승완이라는 학생,
이 수업 안 듣나요?
신입1 승완이 오늘 수업 안 들어왔는데요. (하고는 고개 갸웃
해서 친구와 가며)
오늘 승완이 찾는 사람이 왜 그렇게 많지?
세진 (힘없이 고개 푸욱...숙이고 돌아서는데)
도현 (E) 또 보네요?
세진 ? (보면)
도현 (다가오며) 인연은 인연인가 부다. 자주 만나지는 걸 보
니까.
세진 여긴 어떻게...(하다가) 아아 참...승완이 동갑내기 선배
라구 했지 참.
도현 (웃으며) 발목은 이제 괜찮아요?
세진 네? 아, 네...
도현 승완이 찾아왔어요?
세진 네? (괜히 찔끔해서) 아,아,아니요. (당황해서 피하듯
가고)
도현 ? (이상해서 보는)
S#49 항대 교정 일각 (D)
괜히 챙피해져서 빠르게 건물 안에서 나오는 세진인데,
도현 (뒤 따라오며) 저기요,
세진 (걸음 빨리해서 가고)
도현 (달려와 잡으며) 또 도망가네? (웃으며) 혹시 내가 무서
워요?
세진 그런 거 아니거든요. (피하듯 가려는데)
도현 (웃으며 잡고는) 아 잠깐만 있어봐요 쫌. 조금 있다가
일학년 교양수업이
있는데, 기다렸다가 만나구 가지 그래요?
세진 됐어요. (가고)
도현 (잡고) 중요한 일 때문에 찾아온 거 같은데, 만나구 가
요. 제가 강의실루
안내 할께요.
세진 됐다니까요.
도현 그럼 같이 한번 찾아볼래요? 이 근방 어디에 있을텐데.
세진 (터지며) 아, 됐다잖아요!
도현 ! (과민반응에 놀랐고)
세진 (눈가 붉어지며 또박또박) 저는요, 이제부터 잘 모르는
사람이랑 같이
누구 찾으러 다니는 거, 다신 안 할꺼예요. 다시는! 절
대! 안 해요!
도현 (평소와는 다른 세진의 모습에 좀 이상하고)
세진 (손등으로 눈물 쓰윽 닦아내며 가려다가 멈춰서는) !
도현 ? (해서 세진 시선 따라가보는)
함께 교정으로 들어서던 승완과 채영!
함께 있는 도현과 세진을 발견하고는 역시 멈춰서는.
네 사람의 첫 만남!
승완 (도현과 함께 있는 세진을 보며) !
채영 (세진과 함께 있는 도현을 보며) !
세진 ...! (채영과 함께 있는 승완을 보며)
도현 ... (승완과 함께 있는 채영을 보며)
승완 (웬지 열 받아서 비아냥거리듯) 니가 우리 학교엔 웬일
이냐? 나 만나러 왔냐?
세진 (감정 확 상해서) 시간이 남아 도냐? 널 만나러 오게?
(얼른 도현의 등을 툭!치며) 얘 만나러 왔다 왜!
도현 (세진이 너무 세게 치는 바람에 억! 앞으로 튕겨져 나왔
고)
채영 (노려보다가, 승완의 팔짱 끼며) 가자. 커피 뽑아준다
며.
세진 ... (채영과 함께 있는 승완을 보며)
도현 ... (대충 짐작하고는, 세진에게 어깨동무하며) 우리도
그만 갈까?
세진 ! (어?! 도현에게 끌려가고)
승완 (이런 씨...확 열받아서 채영 끌고 가는)
그렇게 스쳐지나가는 두 커플에서.
S#50 항대 교정 일각(D)
굳은 표정으로 자판기에서 캔 커피를 뽑고 있는 승완이
고,
채영 (화난 표정으로)(E)이젠 아예 학교까지 찾아 와? 기가
막혀서 진짜.
(괜히 승완에게 화풀이하듯) 뭐? 그런 애가 아니야? 내
가 보통내기가
아니라구 했지?
승완 (덜컹! 떨어지는 음료 꺼내는 채로) ...
S#51 항대 교문 앞(D)
세진과 함께 교문을 나오는 도현.
도현 (불쑥) 혹시 승완이 좋아해요?
세진 (순간 보고)
도현 아니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할껀 없구우, 혹시나 해서.
세진 다른 사람한테 목숨 건 앨...내가 왜요.
도현 ... (보며)
(E) 부우우웅--비행기 엔진 소리 요란하게 겹쳐지며.
S#52 승완의 방(N)
엔진소리 요란한 가운데, 앞에는 커다란 계기판 보이고
조종사복을 제대로 갖춰 입은 승완, 진지한 표정으로 비
행훈련 중.
승완 Inchon ground. In this here SW1004. Start pushback!
(인천 그라운드/ 인 디스 히얼/ 씨에라위스키(SW), 원지
로지로 포어/
스타트 푸쉬백!)
관제탑 (E) In this here Inchon ground. SW1004. Start
pushback cleared!
-(현재) 진지한 모습으로 계기판 조작하는 승완의 모습
위로,
-(F.C) 도현과 함께 있던 세진 ‘시간이 남아도냐? 널 만
나러 오게?
얘 만나러 왔다! (#49씬의)
승완 (머리 흔들어 잡념 털어내고, 훈련에 집중하려 애쓰며)
Inchon ground.
In this here SW1004. Runway taxing cleared!
(인천 그라운드/ 인 디스 히얼/ 씨에라위스키(SW), 원지
로지로 포어/
런웨이 택싱 클리어드!)
관제탑 (E) In this here Inchon ground. SW1004. Runway
taxiway
G2,R1,K2,M9 taxing cleared!
-(F.C)(49씬의) 세진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함께 나가던
도현.
승완 (신경 쓰이고) 인천 그라운드/ 인 디스 히얼....
승완 (E) 씨에라 위스키(SW)! 씨에라 쥴리엣(SJ) 응답하라,
로저!
S#53 비행중인 승완의 경비행기 안(1부 71씬의)
세진 (큰 소리로) 여기는 씨에라쥴리엣! 응답했다, 로저!
승완 (큰 소리로) 뭐가 보이는가?
세진 (웃으며 큰 소리로) 자유가 보인다!
승완 (큰 소리로) 뭐가 보이는가?
세진 (‘스카이 라이프’선전 음으로?) 원더플 라이프!!!
승완 예에!! (환호하고)
세진 우우!! (환호한다)
S#54 승완의 방(N)
자꾸 끼어드는 잡념 때문에 훈련에 몰입할 수 없는 승완.
승완 (결국 선글라스 벗으며) 아아, 진짜!!
방안에 꾸며놓은 시뮬레이션 장치에서 혼자 생쑈를 하
던 승완.
벌떡 일어나 나와서 오디오 탁 끄면 엔진소리와 관제탑
교신 소리
잠잠해지고,
승완 (괜히 혼자 버럭) 아니, 개가 내 마누라야? 서로 바람
피다가 걸린 것도
아니고, 젊은 남녀가 서루 연애하다 마주친 건데 그게,
뭐 어때서!
쯧! 하고는 침대 위로 휘익--! 점프해서 엎어지는.
승완 (그러나....누운 채로 눈 깜빡깜빡이며 여전히 기분 묘
하고) ...
S#55 자매의 하숙방(N)
이불 푹 뒤집어 쓴 채로 끙끙 앓고 있는 세진.
세진 (잠꼬대처럼 웅얼웅얼) 엄마....엄마아....
일진 (잠에서 깨어 부시시 일어나서 보고는) 야...너 왜 그
래?
세진 (끙끙 앓으며 여전히 잠꼬대처럼) 엄마...나 너무 아프
다....
일진 야, 세진아. (열 짚어 보고는 놀라서) 야. 눈 좀 떠봐아.
세진아!
세진 엄마아....나 아프다...너무 아프다아...
눈 뜨지 못하고, 땀에 흠뻑 젖은 채로 끙끙 앓고 있는 세
진에서 (F.O)
S#56 패밀리 레스토랑 외경(D)
S#57 패밀리 레스토랑(D)
점심시간이 지난 후라 한산한 실내.
승완 (바닥 청소를 하고 있고)
세진 (테이블 앞에 앉아, 냅킨 접는 작업하며 콜록콜록 기침
한다)
승완 (돌아보며) ....
세진 (콜록콜록)
승완 (퉁명) 병원은 갔다 왔냐?
세진 (작업하는 채로) ...
승완 (퉁명) 약은.
세진 (작업만) ...
승완 (빗자루 한켠에 세워두고, 앞치마 풀며)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말해봐.
내가 약 사다 줄게.
세진 ! (순간 보며) 아,아니야. 나 약 먹으면 안돼!
승완 아픈 사람이 약을 먹어야지 낫지. 안되는 게 어딨냐!
세진 (아차, 싶어 눈을 질끈 감고)
승완 너 아까 점심두 굶구, 내내 기침만 하구 있잖아아.
세진 돼, 됐어. 빈 속에 약은 무슨. 콜록콜록.
승완 (푸우...심난해서 한숨쉬고는, 다가와 세진의 손잡아 일
으킨다)
세진 왜 그래? 어디 가아. (에서)
S#58 패밀리 레스토랑 내 주방(D)
쿠커 위에서 보글보글 따뜻한 소리를 내며 끓고 있는 죽.
수저로 눌지 않도록 살살 저어주다가, 한 수저 떠서 맛
을 보는 승완.
승완 (흡족한 미소로 쿠커의 불 끄고는) 죽인다. 아트야 아
트.
세진 (한 쪽에 앉아 그런 승완을 보며) ...
국자로 완성된 죽을 떠서 예쁜 그릇에 담는 승완.
피클과, 오렌지 쥬스와 과일샐러드가 정갈하게 담겨있
는 쟁반에
죽 그릇 올려놓고는 세진 앞으로 들고 온다.
승완 먹어 봐. 죽음이다.
세진 굉장한 의외다. 이런 건 또 언제 배웠냐?
승완 오랜 시간을 들여 경험과 몸으로 직접 체득한거다.
세진 어떤 경험? 혹시 니네 집 죽장사 하니?
승완 그런게 아니라, 내가 어릴 때 몸이 좀 약했거든. 하여간
에 안 먹어본 죽이
없었으니까. 아마, 밥 보다 죽이랑 약을 더 많이 먹었을
걸?
세진 그것도 의외다. 지금은 꽤 건강해 보이는데.
승완 어릴 때 얘기야. 지금이야 당연하지, 파일럿이 될 몸인
데.
세진 ...(보며)
승완 어쨌든/ 손 귀한 집 둘째 아들/ 저러다 황천길 보내겠
다 싶었는지/
우리 부모님, 아주 날 비단강보에 둘둘둘 싸서 키우셨
어. (진지하게)
그래서 나한테 이렇게 귀티가 나는 거야. 귀하게 자라서.
세진 귀티는 쥐뿔. 니가 철딱서니가 없는 이유가 있었구나.
(하고는 먹는)
야 진짜 맛있다.
승완 ...(보다가 불쑥) 민도현이랑은, 언제부터 만났냐?
세진 (멈칫 본다) 그건...왜?
승완 어? 어어...아니이. 꽤 친해보이길래.
세진 ...(보며)
승완 (슬쩍) 시,싱가폴에서부터 친해진거야?
세진 (보다가) 너 혹시...질투 같은 거....하냐?
승완 (기막혀서) 뭐?
세진 (어떤 기대감으로) 아니, 내가 민도현이랑 있으니까 웬
지 신경 쓰이구,
불쾌한 기분이 들구, 그런 거...아니야?
승완 ...(보다가) 당연하지.
세진 (반짝하며!) 당연...해?
승완 (내친 김에 버럭) 그럼 당연하지!!! 넌 애가 어쩜 그럴
수가 있냐!!
세진 (흠칫! 놀라고)
승완 민도현이 내 연적이라는 걸 알면서, 어떻게 내 앞에서
그럴 수가 있어!
어제의 아군이 오늘의 적군이 된다더니,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진짜!
센토사에서 맺었던 패자들의 굳은 맹세는 다 어디에 쳐
박았냐 엉?!!
세진 ...(그럼 그렇지 실망하고, 다시 침울한 표정으로 죽 먹
는)
승완 ...(살피는데)
세진 (안보는 채로, 수저 깨작이며) 너, 내일 시간 좀 내라.
승완 내일? 왜?
세진 (수저 내려놓으며) 나, (야무지고 다부지게 보며) 너한
테 할 말 있어.
승완 ? (보는데서)
S#59 에버랜드 (D)
놀이기구를 타는 사람들의 아아아아악---비명소리가 들
리는 가운데,
겁에 질린 승완을 잡아끌고 오는 세진.
승완 (겁에 질려서) 야야야. 나는 싫어. (뿌리치며) 나는 싫
다니까!
세진 너는 파일럿 지망생이 어떻게 나보다 더 놀이기구를 무
서워하냐?
승완 비행기랑은 다르지! 비행기는 놀이기구보다 훨씬 안전
하단 말이야!
세진 이것두 안전해! (끌고 가며) 잔말 말구 따라 와.
승완 아, 할 말 있다며. 그냥 할 말만 하면 안돼?
세진 안돼. 먼저 내공훈련을 받아놔야, 니가 충격을 덜 받아.
승완 아, 무슨 얘긴데에!!! (에서)
아아아아악---비명소리 겹쳐지며,
S#60 몽타쥬(D)
-소리 소리를 지르며 놀이기구를 타고 있는 승완과 세진.
-승완을 끌고 다니면서, 이것저것 무서운 놀이기구를 태
우는 세진.
도망가기에 바쁜 승완이고.
-디지탈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핸드폰 동영상을 남기기도 하고.
-팝콘 봉지 들고 걸으며, 팝콘 한 알 공중에 붕 띄워서 입
에 넣어보기도
하고. 서로의 입에 골인 시켜보다가, 얼굴에 맞으면 아
프고.
슬슬 감정실어 팝콘을 던지기 시작하는 두 사람이고.
이런 씨, 결국 눈싸움처럼 팝콘 던지고, 도망가며 싸움
이 시작되고.
눈처럼 쏟아지는 팝콘 속에서 환하게 웃는 두 사람의 천
진한 모습!
청소원 한명이 다가와 뭐라뭐라하면, 죄송합니다! 꾸벅
인사하고는
도망가며 환하게 웃는 두 사람의 모습이 참 예쁜!
S#61 에버랜드 일각(N)
야간 개장의 불빛이 환상적으로 펼쳐지는 실내이고.
아이들처럼 기다란 막대 사탕 빨며 걸어오고 있는 세진
과 승완.
문득 사탕부케를 팔고 있는 가판대를 발견한 승완.
승완 어? 그러구 보니까 오늘이 화이트데이잖아?
세진 그런가? (핸드폰 꺼내 확인) 삼월 십사일, 맞네?
승완 (가판대 앞으로 쪼로로 달려가고)
세진 (허,웃으며) 애처럼 진짜. (쫒아가는)
승완 (눈으로는 열심히 사탕 고르는 채로, 세진을 툭 치며)
야, 어떤 게 젤 예쁘냐? 하나만 골라봐.
세진 ! (보고)
승완 이거 어때? 예쁘냐?
세진 어? 어어...예쁘다.
승완 진짜? 정말 맘에 들어?
세진 (어떤 기대감으로 미소 생기며) 그렇다니까아...
승완 (씨익 웃어보이고는) 이걸루 하나 주세요.
세진 (기대감에 부푸는데)
승완 (들떠서) 채영이가 좋아해야 할텐데.
세진 ...! (순간 표정 천천히 굳어지는)
승완 이따, 들어가는 길에 만나서 주구 와야겠다.
세진 ...
S#62 에버랜드 내 레스토랑(N)
함께 스파게티를 먹고 있는 승완과 세진.
테이블 위에는 예의 그 사탕부케가 놓여있고.
열심히 꾸역꾸역 먹고 있는 세진.
맛있어서라기 보다는 목적의식적으로 전투적으로 먹고
있는.
그런 세진을 못마땅하게 보고 있는 승완.
승완 너 오늘 나 왜 불렀냐?
세진 (보는)
승완 나, 무서운 놀이기구 이렇게, 잘 탄다! 나 이렇게 잘 먹
는다!
그거 보여주려구 불렀냐?
세진 (가만....히 포크 내려놓고 보며) 나, 천주교 신자야.
승완 (과장되게 놀라서) 세상에! 그 얘길 이제 하면 어떡해
에!
세진 ! (번뜩 본다)(혹시 무슨 의민지 아나?)
승완 이래야 되는 거냐 내가?
세진 ...(실망하고)
승완 (짜증) 니 종교적 입장 밝히려구 바쁜 사람 불러낸 거
야?
세진 지금 나한텐, 굉장히 중요한 얘기야.
승완 (손목시계 보며) 저기, 그럼 나중에 다시 하면 안 될까?
나 자정 전에는 채영일 만나야 될꺼 같은데.
세진 ...(보고)
승완 오늘 넘기면, 저거(사탕 부케 쪽 턱짓) 아무 의미가 없
어지잖냐.
세진 채영이가....그렇게 좋니?
승완 야, 너 또 왜 그러냐. 마누라처럼. (좀 미안해져서 달래
듯)
우린 친구잖냐 친구. 한번만 봐주라 좀.
세진 ....말해봐. 얼 만큼 좋은데.
승완 아 자식, 집요하게 진짜. (성가셔서 대충) 별두 따다 주
구, 달두 따다 주구
싶을 만큼 좋다, 됐냐? 됐어?
세진 ...(보고)
승완 ? 왜.
세진 ... 가. 그럼.
승완 (조심스럽게) 그래두...되겠어?
세진 (끄덕이는) 괜찮으니까 가봐.
승완 (좋아서) 그럴래? 그럼 오늘 못다 한 얘기는 내일 다시
만나서,
세진 아냐 됐어. 그럴 필요 없겠어.
승완 왜에. 중요한 얘기라며.
세진 아니야. 너랑 내 문젠 줄 알았는데, (좀 웃으며) 생각해
보니까 내 문제야.
됐으니까, 신경 쓰지 말구 가.
승완 (보며) ...?
S#63 에버랜드 내 레스토랑 앞 (N)
사탕부케 들고 안에서 걸어 나오는 승완.
승완 (고개 갸웃하며) 너랑 내 문젠 줄 알았는데...자기 혼자
만의 문제야?
뭐야 그게? (하다가 퍼뜩!) 설마 재, 나 좋아하는 거 아
냐 혹시? (사탕부케를
보며) 맞네 맞어...오늘이 화이트 데인 것두 그렇구, 나한
테 고백하려구
했던 게 분명하네. (머리 벅벅 긁으며) 아우 씨, 어떡하
지? 이러면 내가 부담
스러운데에? 그냥 친구가 좋은데에....?
S#64 에버랜드 내 레스토랑(N)
테이블에 혼자 남아 앉아있는 세진.
세진 ...(담담한 얼굴, 천천히 눈물 차오르고)
S#65 성당(N)
제단에 놓여진 경건한 촛불만이 흔들리고 있는 어두운
성당 안.
제단 앞에 엎드린 채로 누워 기도를 올리고 있는 안드레
아 신부님.
기도 마치고, 일어나 성호 긋고는 돌아서다가, 흠칫! 놀
란다.
언제 왔는지, 어두운 신도석에 멍....하니 홀로 앉아있는
세진.
신부님 사비나! (헉! 겁 먹고) 호,혹시 또 고해할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세진 (대답 없이 보며) ...
신부님 저, 저기 세진아? 성당은 24시간 편의점이 아니예요.
문제가 있으면
먼저 주님께 기도를 올리고,
세진 저 좀 도와주세요 신부님.
신부님 ? (보고)
세진 제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 말씀해주세요 신부님.
신부님 무, 무슨 일이니 세진아?
세진 뭔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되는데요. 아무두 도와주
질 않아요.
(눈가 붉어지며) 신부님이 좀 도와주세요.
신부님 ... (뭔가 심상치 않음을 알겠고)
세진 (울먹여지며) 고해를 해볼까, 하나님한테 물어볼까, 고
민을 해봤는데요,
하나님이 가진 정답은 하나기 때문에, 물어볼 용기가 안
나구요, 혼자서는
무서워서 결정을 못 내리겠어요.
신부님 ...(다가와서 앉으며) 무슨 일인지 말을 해야 알지 인석
아.
세진 (울먹여지며) 저한테는 꿈이 있었거든요? 멋진 외교관
두 되구, 세계 각국을
돌면서 여행두 하구, 예쁜 연애두 하구, 좋은 사람 만나
결혼두 하구,
그 사람을 닮은 아이두 낳구, 그렇게 행복하게 살구 싶었
거든요? 근데요,
이게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 버렸어요. 터진 만두 속처럼
엉켜버려서 정리가
안돼요.
신부님 .... (보며)
세진 신부님이 절 좀 도와주세요. 제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려주세요.
저한텐 신부님이 아버지 대신이거든요? 그러니까...딱 하
루만 아버지처럼
절 혼내주세요. 딱 하루만 절 위해 같이 고민해 주세요.
신부님 세진아...
세진 (순간 참았던 울음 터지고)
신부님 (토닥여주는데서)
S#66 승완의 방(N)
침대 위에 베개를 온몸으로 감싸안고 멀뚱멀뚱 누워있
는 승완.
승완 (어느 순간 괴로운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 앉으며) 아아
자식....하필 왜
나를 좋아해 가지구. 짝사랑 그거...굉장히 힘든 건데....
머리 벅벅 긁으며 심난한 승완에서.
S#67 한범수의 집 외경(D)
한범수 (E) (실망의) 임신이....아니래?
S#68 한범수의 주방(D)
실망감으로 우울한 분위기의 아침식사 시간.
승필 (우울하게) 네... 이번엔 틀림없을 줄 알았는데...죄송합
니다.
현주 (죄 지은 사람처럼 고개 푹 숙인 채로) 죄송해요 아버
님.
한범수 (쩝) 괜찮다....안 생기는 걸 어쩌겠니. (하고는 국 떠
먹다가) 아, 무슨 놈의
국이 이렇게 짜아!!
일동 (엄맛! 놀라고)
한범수 소금 푸대를 아주 갖다 부었구만! 누구야, 국 끓인 사
람이!
현주 (가만히...한 손 들고는) 죄송합니다. 아버님....
한범수 아니다....소금이 짠 게 당연하지 뭐.
윤태희 어쩐지 꿈이 너무 버라이어티 하드라니.
승필 ? (윤태희를 보고)
한범수 리얼리티가 좀 떨어지긴 했지?
현주 ? (한범수를 본다)
윤태희 그럼요. 아기뱀이 어떻게 바다로 들어가요. 파충류가.
한범수 잉어가 바다에 산다는 것도 쫌 그렇지? 민물고긴데.
윤태희 달까지는 내가 어떻게 참아보려구 했는데, 수박에서
확 깨드라구.
승필 (조용히...수저 내려놓고 나가고)
현주 (조용히...수저 내려놓고 나간다)
윤태희 저것들은 뻑하면 수저 내려놓구 나가드라. (버럭) 아,
어른 앞에서 그게 무슨
버르장머리야!
한범수 ...(보다가 심난해서) 이번에두 안 생기면, 입양을 고려
해보두룩 합시다.
윤태희 뭘 그렇게 서둘러요. 우리한텐 아직 히든카드가 남아
있는데.
(하며 사랑스러운 눈길로 승완의 밥 위에 소시지 올려주
고)
한범수 (사랑스러운 눈길로 승완의 밥 위에 장조림 올려준다)
승완 (버럭) 아우, 왜 이래 진짜! 내가 무슨 씨돼지야?!! (에
서)
S#69 고아원 앞(D)
막 도착한 성당의 봉고차에서 내리고 있는 신부님과 세
진.
세진 (알지만) 갑자기... 고아원은 왜요.
신부님 고해성사에 대한 보석으로, 너한테 선행을 시켜볼까
하구.
세진 저는...고해성사 아직, 안했는데요.
신부님 신부님으로서가 아니라, 아버지로서 내리는 보석이다
이눔아.
세진 (좀 웃으며) ...
신부님 하나님이 가진 정답은 하나기 때문에, 물어볼 용기가
안난다구 했지?
하나님이 가진 정답이 하나라면, 내가 가진 정답도 하나
다.
나는 성직자이기 때문에, 그분의 의견과 같을 수밖에 없
어.
세진 알아요. 오늘 여기서....생명의 소중함, 책임, 뭐 그런
걸 배우라는 거죠?
신부님 아니, 실수도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 중 하나라는 걸 배
웠으면 한다.
절망도 사람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걸 배
웠으면 해.
세진 (보고)
신부님 세진이 너는 여행을 좋아하구 모험을 좋아하지? 모험
가들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아. 가보기 전엔 두려워하지 않
아.
세진 (보며)
신부님 형벌일 수두 있지만, 선물일 수두 있다. 그게 형벌인
지, 선물인지 낳아보기
전엔 아무두 몰라....신이 널 위해 준비한, 엄청난 선물일
지두 모르는데,
그냥 포기하구 말래?
세진 (코끝이 찡해져서 고개 숙이는)...
S#70 몽타쥬(D)
-마당. 수녀님들과 함께 빨래를 하는 세진.
커다란 대야에 이불 넣고 발로 밟아 빠는 세진.
벽 뒤에 숨어 훔쳐보는 아이들. 세진과 눈이 마주치면,
세진에게 물총을 쏘고 도망가거나 옷을 잡아당기는 듯
장난을 하고.
묵묵히 참고 있다가 에잇, 돌아서며 비누거품 묻히며 같
이 장난 치는
세진, 빨래하다 말고 아이들과 맨발로 뛰어다니고.
-빨래줄에 널린 빨래들이 바람에 평화롭게 흔들리고 있
는 마당 한켠.
승완에게 배운 대로 종이비행기 접는 방법을 가르쳐주
고 있는 세진.
비행기 날리는 방법도 가르쳐주고, 함께 날려보기도 하
고.
-쿠킹호일에 싼 고구마를 모닥불에 구워내고 있는 신부
님.
‘고구마 먹어라’ 부르면, 우루루 달려오는 세진과 아이
들.
아이들 틈에 끼어, 얼굴에 검댕이가 묻은 줄도 모르고,
고구마를
후후--불어가며 맛있게 먹는 세진. 아이같이 천진하고.
신부님 ... (그런 세진을 짠하게 바라보며 미소 짓는)
S#71 표재경 여사의 가게(N)
불 켜진 가게. 안에서는 고기 연기가 연신 흘러나오고.
세진 ...(가게 안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S#72 표재경 여사의 가게(N)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껍데기. 손님 테이블 앞
에서 구워주고 있는 표재경 여사. 왁자지껄 여기저기서
손님들의 주문이 쏟아져 나온다.
손님1 아줌마! 여기 물김치 좀 더 주세요!
표재경 (걸걸하게) 아, 직접 좀 가져다 먹어. 하루 이틀 와
봐?
세진 (E) 물김치 여깄습니다!
표재경 ? (보면)
세진 (손님 테이블 위에 물김치 올려놓고는) 더 필요한 거 있
음 말씀하세요.
표재경 (놀라서) 세진아. 니가 이 시간에 웬일이야.
세진 웬일은. 엄마 보구 싶어서 왔지이!
손님2 여기 불판 좀 갈아주세요.
세진 (씩씩하게) 네! 바로 갈아드리겠습니다. (움직이고)
표재경 (허, 별일이네, 웃는데서)
S#73 표재경의 방(N)
깊어가는 밤, 형광등 불빛 아래 무 깎아 먹으면서 화투
를 치고 있는 세진과
표재경 여사. 시선은 화투판과 화투패에만 가 있는 두 사
람이지만, 생각이
많은 세진이고, 그런 세진에 대해 어떤 낌새를 차리는 표
재경 여사.
세진 (무 아삭아삭 씹으면서) 엄마 차례야. 뭐해?
표재경 (화투 치며) 너 옛날엔 생무 싫어했잖아. 맵다구. 무김
치 담아놔두 덜익은
건 손도 안 대던 애가...별일이네.
세진 옛날엔 그랬는데, 오늘은 무가 참 다네. 이상하다 그
치? (화투 찰싹 붙이며)
아싸, 고도리! (하고는 불쑥) 엄마 나 유학가.
표재경 뭐? 유학?
세진 응. 교수님 추천으로 호주에 1년 정도 교환 학생으루 가
기루 했어.
돈도 안들어. 장학금 받거든.
표재경 정말? (금새 얼굴 환해져서, 세진 엉덩이 두들기며) 아
유, 우리 딸 장하다.
우리 딸 장해!
세진 그렇게 좋아?
표재경 좋지 그럼! 내일 당장 상가번영회 사람들 죄다 모아놓
고 자랑 좀 해야겠네.
세진 (짠해져서 보며) ...
표재경 왜 그래?
세진 미안해서 그러지이.
표재경 뭐가 또오.
세진 나만 혼자 좋은 데 가서, 좋은 구경 하구, 좋은 공부하
구 오잖아아.
엄만 우리 때문에 죽도록 고생만 했는데.
표재경 (호탕하게) 야야, 니들 없었으면, 니 엄마, 버얼써 한강
물에 빠져 죽었다.
세진 ...정말?
표재경 그러엄! 돈 있는 여잔 무시해두, 남편 있는 여잔 무시
못하구,
남편 있는 여잔 무시해두, 자식 있는 여잔 무시 못하는
법이야!
니들 없었으면, 이 표재경이 무슨 낙으루 살았겠냐?
세진 (웃고)
표재경 인생살이 지치고 고달프다가도, 니들 방긋방긋 웃는
거 보면 절루 힘이
나구, 니들 커가는 재미, 니들 입에 맛난 거 넣어주는 재
미에, 힘든 줄도
모르구 칠년을 버텼어.
세진 앞으루 내가 잘할게 엄마....
표재경 지금도 충분히 잘하구 있어. 넌 항상 내 기대 이상으
루 자라줬구, 니가
남편이고 장남이라고 했던 거, 너 부담 주려구 한 소리
아니야. 그러니까
더 잘할라고 무리 안해도 돼, 이것아.
세진 (눈물 차오르며) 근데 어쩌냐? 벌써부터 엄마가 보고
싶어지는데...
표재경 (역시 눈물 그렁해서) 어이구, 울 일두 쎄구 쎘다. 젖주
랴?
세진 (웃으며, 눈물 닦아내며, 울음 참는데서)
S#74 패밀리 레스토랑(다른날/D)
승완 네에? (놀란 표정으로) 세진이가 아르바이틀 그만 둬
요?
매니저 그렇다니까.
승완 갑자기 왜요?
매니저 자세한건 잘 모르겠구, 어디 교환학생으루 간다지 아
마?
승완 뜬금없이 학기 중에 무슨 교환 학생을 가요?
매니저 낸들 아냐? (사무실 쪽으로 이동하며) 아, 또 어디서
그런 참한 알바생을
구하나? 수십 명을 써 봐두 세진이 만한 애가 없든데...
승완 (뭔가 이상하고, 얼른 앞치마 풀며 움직이는데서)
S#75 자매의 하숙집 앞(D)
팔짱 낀 채로 방문에 기대서서 승완을 꼬나보고 서있는
일진.
일진 (태도가 싸늘하다) 세진이는 지금 천안에 내려갔는데?
승완 천안이요?
일진 세진이 곧 유학 갈 거거든. 엄마한테 인사드리러 갔어.
승완 아 예....그럼, (돌아서는데)
일진 (그 뒷통수에 대고 비수를 날리는) 넌 진짜 운 좋은 줄
이나 알어.
승완 ? (돌아보면)
일진 오뉴월에 서리가 내리면, 세진이랑 내가 품은 한이라
구 생각하구,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루 살어. 알았어?! (문 쾅 닫고 들
어가고)
승완 아우 씨, 저 언니까지 왜 저래 또오! (짜증나는데서)
S#76 자매의 하숙집 앞(D)
툴툴대며 걸어오고 있는 승완인데, 마주 걸어오던 세진
과 마주친다.
천안에서 돌아오는 길.
승완 ...! (보고)
세진 (의외여서 보며) 니가 여긴 웬일이냐?
승완 너...정말 유학 가냐?
세진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았어?
승완 그거 혹시....나 때문이냐?
세진 ! (설마, 퍼뜩 본다) 니가 그걸 어떻게....
승완 너 그럼 안된다. 나두 너 싫진 않아. 하지만, 난 내 마음
을 이미 채영이한테
다 줘버렸잖아. 채영일 만나기 전에 널 만났다면 몰라
도, 어떻게 마음이
두 개일 수가 있겠니.
세진 (허, 웃어버린다)
승완 나두 니 맘 받아주고야 싶지. 하지만 우린 친구 아니
냐. 니가 어색하고
무안해서 그런 거라면,
세진 야, 그 정도면 니 왕자병도 아주 말기암 수준이다. 누
가 널 좋아한대?
내가 내 꿈을 위해서 유학 가는 건데, 그게 왜 너 때문이
냐?
승완 (뻘쭘해서) 아니야 그럼?
세진 아니야. 아니야!
승완 그렇구나. 난 또... 니가 나한테 마음이 있는 줄 알고,
괜히 걱정했잖아.
어쨌든 잘됐다 야. 언제...가는데?
세진 내일.
승완 내일...? 진작 말해줬으면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하지.
세진 난 준비했는데. (가방에서 꺼낸 책을 내민다) 친구가 주
는 우정의 선물이야.
승완 어? (얼결에 받아들며) ...고맙다. 잘 다녀와라. 국위 선
양하구!
세진 그래. 너두 그만 가봐.
승완 그래. 건강 조심하구.
세진 ... (웃어주고, 들어가는)
승완 ... (잠시 바라보다가, 돌아서고)
세진 (들어가다가, 한번 더 돌아보는) ... (들어가고)
승완 (한참 가다가 돌아보면 이미 들어가고 없는 세진) ...
S#77 하숙집 마당(D)
세진 ... (대문에 등 기대고 서서 표정)
일진 ... (그런 세진을 보며 속상한 한숨)
S#78 버스 정류장 (D)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승완.
세진이 준 책을 넘겨보면, 안에서 나오는 종이비행기.
승완 ....(비행기 보며, 웬지 허전한 느낌)
S#79 성당 안(다른날/N)
신부님, 제단에 놓인 성물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성당문 열리고 들어서는 세진.
세진 ... (신부님 앞으로 걸어와 멈춰서는)
신부님 ... (보며) 마음의 결정은 내렸니?
세진 ... (옅은 미소로 끄덕이는)
신부님 ... (웃고는 성호 그으며)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
로 당신의 죄를
용서합니다. 아멘.
세진 아멘. 당신의 자비는 영원합니다.
신부님 주님께서 죄를 용서해주셨습니다. 편안히 가십시오.
세진 (눈물 차오른 얼굴로 웃으며) 감사합니다....
신부님과 세진의 모습에서 F.O
S#80 백화점 내 남성의류 매장(D)
(자막) 7개월 후
탈의실 문이 열리며 멋들어지게 양복을 차려 입은 승완
이 나온다.
패션 카탈로그 따위 보고 있다가 그런 승완을 보고 미소
짓는 채영.
승완 (거울 앞에 서서 폼 잡으며) 어때?
채영 (환하게 웃어주며) 멋있다. (넥타이 바로잡아주고) 넌
파일럿 유니폼 입으면
진짜 잘 어울릴 거야.
승완 아직 비행교육원 들어갈려면 멀었는데...
채영 어쨌든. (쇼핑백 내밀며) 참, 아버님 생신 선물 하나 준
비해봤는데,
좋아하실지 모르겠다.
승완 (좋아하며) 뭘 이런 걸 다 준비했어?
채영 가족파티에 초대받아 가는데, 빈손으로 갈 순 없잖아.
승완 역시 너밖에 없다. (시계 확인하고) 어, 빨리 가자. 늦겠
다.
지각하면 파티고 뭐고 구경도 못하고 또 쫓겨날 거야.
S#81 승완네 집 앞(D)
승완의 집 전경이 보이는 거리. 화면 안으로 들어와 서
는 묘령의 여인.
어딘지 비장미를 풍기는 그녀(썬글라스 때문에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뒷모습만 보인 채 핸드폰으로 어딘가 전화를 걸고
일진 (여전히 뒷모습만, 목소리 깔고) 거기가 한승완씨 집,
맞나요?
환갑...파티?
순간 카메라 옆으로 돌아가면, 두둥! 카메라 쪽을 향하
며 썬글라스를 벗는
그녀, 바로 일진이다!
일진 거기가 어디라구요? (뭔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데
서)
S#82 레스토랑 별실이나 피로연장쯤?(D)
뒷배경에는 ‘축! 한범수씨 환갑 피로연’ 따위의 플랭카드
걸려 있고.
한범수 부부와 승필 내외, 승완, 채영 외에 친지들이 모
인 가족 식사자리다.
주빈석에 앉은 한범수, 경사스런 날임에도 불구 표정이
어둡고.
한범수 이 좋은날 손주놈만 떡하니 안아보면 소원이 없겠는
데...
윤태희 이 좋은날 분위기 파악 못하구 당신 자꾸 이럴 거예
요? (하고 눈치 주면)
현주 (속삭이는) 여보, 이따가 알죠? 오늘이 가장 음기가 성
한 날이래요.
승필 (의기소침해져서) 아직 피로연도 안 끝났는데 나중에
이야기하자.
승완 채영아, 이거 좀 먹어봐. (이것저것 집어주며) 이것두
맛있더라. 많이 먹어.
채영 (주위의 시선 신경쓰며) 어... 내가 먹을게. 어른들이 보
시잖아.
승필 지금부터 아버지의 육순생신을 축하하는 의미로 케잌
커팅이 있겠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두 분 앞으로 나오세요.
3단 케잌 앞에 선 한범수, 윤태희 여사를 중심으로 가족
들 둘러서고.
한범수 오늘 이렇게 좋은 자리를 마련해준 장남 승필이에게
감사를 표한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승완이 놈은 철 좀 들고, 승필이
내외는 좋은 소식
있기를 바란다. (박수소리 끝나고, 케잌을 절단하려 칼
을 대는 순간)
일진 (E) 멈추세요!!!
한범수 (케잌 자르려던 손 그대로 멈칫!)
승완네 가족과 하객들, 난데없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뜨
악하게 돌아보면,
두둥! 마치 암행어사처럼 아기를 안고 나타난 우리의 카
리스마 일진!
파티장 중앙을 향해 서슴없이 돌진해 들어오고.
승완 ! (아니, 저 여자가 왜 여길! 뭔가 불길한데)
채영 ! (어디서 봤더라, 역시 낯이 익고)
한범수 아,아가씨는 누구요?
일진 정말 너무하시는군요. 하늘이 열리고 땅이 솟아오르고
인류가 시작된 이래로
아무리 삼강오륜이 바닥에 떨어진 지금이지만, 이러시
면 안되죠. 이런 중요한
가족 모임에, 어떻게(!) 하나(!)밖에 없는, 손녀(!)딸을 제
외시킬 수가 있나요?
(하며 안고 있던 아기(우리의 신비!)를 한범수 가슴에
턱! 안기면)
한범수 (얼떨결에 아이 받아 안은 채로) 소,손녀딸이라니?!
일진 이 아이의 이름은 한,신,비! (승완을 촥 째려보며) 조오
기 있는, 이 집,
둘째 아드님의, 숨겨진 딸입니다!
승완 ! (충격+경악)
한범수 ! (아이와 승완을 번갈아보고)
윤태희 ! (놀라서 승완을 보고)
채영 ! (배신감에 확 돌아보고)
승필내외 ! (또다른 배신감에 돌아보는)
승완 (자신에게 집중된 질타의 시선에 헉!) 아,아니에요... 아
니에요. (그러나
믿지 않는 시선들! 점점 불안 해지며) 이,이건, 음모야!
날 함정에 빠뜨리려는
우주인의 음모라구우--!!!!!!
머리를 쥐어뜯으며 절규하는 승완의 모습에서 3부 엔딩.
.원더풀 라이프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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