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36
<이산 36부>
S#1. 궐 일각. 낮
남사초가 급히 어디론가 가고 있다.
S#2. 동. 내의원 일각. 낮
남사초, 내의원 어의를 만나고 있다.
남사초 세손저하의 급한 어명이오. 사가에 위급을 다투는 병자가 있으니 지금 당장 그곳으로 내의원 최고의 의관과 약재를 보내라 하셨소!
남사초, 다급하고 긴장어린 얼굴로 보는데..
S#3. 의원 앞. 낮
달호와 막선 대수가 초조한 얼굴로 서성이고 있는데 그때 남사초가 내의원 어의, 의녀와 함께 온다.
대수 나으리..!
달호 나으리..오셨습니까?
남사초 그래, 저하께선 어디 계신가?
대수 저 안에, 송연이가 함께 계십니다.
남사초 (의관에게)이곳이오. 어서 들어가 보시오.
어의, 예..하고 의녀와 함께 급히 안으로 들어서면..
남사초 송연인, 좀 어떠냐. 차도가 있느냐?
대수 (고개 젓는다)아직..의식이 없습니다. 나으리.
남사초 (...!...걱정어리지만..그래도)너무 걱정 말거라. 이 나라 최고의 의술을 가진 의관이니 꼭 ,방도를 찾을게다.
대수 ....!!...
대수, 제발..하는 간절한 얼굴로 보는데..
S#4. 동. 안. 낮
산, 내의원 어의와 의녀, 송연이 있다. 어의, 긴장한 표정으로 송연을 진맥하는데..
산 어떤가?
어의 이곳 의원의 말이 맞습니다, 저하. 맥이 집히지 않을 정도로 병자의 기력 이 이미..너무 소진해 있습니다.
산 (...!!...) 허면, 정말 방도가 없단 말인가?
어의 (난처하다)그것이..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어려울 수도..있을 것이옵니다, 저 하.
산 (...!!...)...어려울 것이나리? 난, 그런 말이나 듣자고 자넬 부른 것이 아 니야! 무슨 수를 써서든 반드시 이 아일 소생시켜야 하네. 알겠는가?
산, 절박한 얼굴로 의관을 보고..이어 송연을 바라보는데..
S#5. 궐. 혜빈처소. 낮
혜빈이 앉아있다. 그런 혜빈의 위로..
홍봉한 (소리)그 사이 청국에서 큰 정변이 일어났던 모양입니다. 전해 듣기론 그 여파가 예부사까지 미쳐 그 통에 그 아이가 내쳐진 듯합니다 마마.
혜빈, 얕은 한숨을 내쉰다..착잡함이 어리는데..그때 이상궁이 안으로 들어와
이상궁 마마, 빈궁마마께서 납셔계시옵니다
혜빈 빈궁이..?
혜빈, 보는 표정.
S#6. 동. 밖. 낮
효의가 김상궁 등과 있다.
김상궁 마마, 대체 어쩌려고 이러십니까? 이러다, 혜빈마마의 역정을 사시면 어쩌시려구요?
효의 가만히 있게. 자네가 나설 일이 아니야.
김상궁 마마..
효의 ....
그때 안에서 나오는 이상궁.
이상궁 안으로 드시지요, 마마.
효의 ...!....
효의, 결심이 어리는 얼굴. 굳은 표정으로 안으로 들어서는데.
S#7. 혜빈처소. 낮
혜빈과 효의가 있다. 효의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혜빈, 놀라고 당황한 얼굴인데.
혜빈 빈궁..세손한테, 그 아이가 내쳐진거란 말을 전했다니요?
대체 어쩌자고 그런 일을 하셨단 말입니까?
효의 용서해주십시오, 어마마마. 그것이 자칫, 어마마마께 누가 될 줄을 알 면서도 그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 이상 저하께, 그 사실을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혜빈 빈궁!
효의 알고 있습니다. 어마마마께선 저를 위해 차마 제가 할 수 없는 일을 대신 해주셨지요. 전, 그 아이가 떠나고 나서야 사실은 마음속으론, 저도.. 그것 을 바라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혜빈 ....!...
효의 ..아닌 척 했지만 저하께 위로가 되는 그 아이가 한없이 부럽고..또..한 없이 원망스러웠던 것입니다.
혜빈 ...!....
효의 하지만 더 이상 그 아이가 죄 없이 고초를 겪게 할 수는 없습니다. 더 이상은 저하께서 힘들어하시는 모습도 볼 수가 없습니다. 어마마마. 하오 니, 어마마마께서도 망극한 오해를 푸시고 저하께서 그 아일 찾으실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십시오.
혜빈 ...!....
효의 (간절한 마음으로 보는데)
혜빈 ..그럴 순, 없습니다.
효의 어마마마.
혜빈 나 역시..그 아이가 그리되었다니 마음이 아픕니다. 그토록 모질게 쫓 아 보낸 것이 미안하고 한스러워요. 하지만 백번을 다시 생각해도 그 것이 최선이었습니다. 곁에 두었다면 어떻게든 세손의 앞길에 누가 될 아이 였단 말입니다.
효의 어마마마!
혜빈 모습을 감추었다니 차라리, 잘 된 일인지도 모릅니다. 이로 인해 세손 이 날 원망한다 해도 어쩔 수 없어요. 난 두 번 다시, 그 아이가 세손 의 곁을 맴돌게 둘 순 없습니다. 그저..어딘가에서라도 목숨을 부지하 고 잘 지내길 바랄 뿐이에요.
효의 ...!....
혜빈 .....
효의, 안타깝게 보는데..혜빈, 착잡한 마음..그러나 이것이 최선이라 여기기에..마음을 모질게 먹으려 애쓰는데..
S#8. 의원. 방안. 낮
송연, 가는 숨을 내쉬며 누워있고..산, 그런 송연의 곁을 지키고 있는데 안타까운 얼굴로 가만, 송연의 손을 쥐는 산..
산 ...제발..눈을 뜨거라. 송연아 제발..
산, 절박한 심정으로..안타깝게 송연을 바라보는데..
S#9. 정후겸의 집 외경. 낮
S#10. 동. 방안. 낮
정후겸, 참담하게 굳어진 표정으로 앉아있다. 정후겸의 굳은 표정이 잠시 비춰지고 그런 정후겸의 위로..
김귀주 (소리)정승지..
보면, 정후겸..일그러지는 얼굴. 그 위로
S#11. (회상)정후겸의 집 앞. 밤
정후겸이 돌아보면..한쪽에서 나타나는 김귀주. 김귀주를 본 정후겸이 경악하는데..분노에 찬 눈빛으로 그런 정후겸을 바라보는 김귀주.
김귀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부들부들 떨며)네 놈이..어찌..중전마마를 능멸할 수 있는 것이냐!! 니가, 그러고도 살기를 바라는 것이냐!!
정후겸 ...!....
정후겸, 눈 앞에 나타난 김귀주를 보고 당혹감에 사색이 되고 김귀주, 그런 정후겸을 죽일 듯 노려보는데..
정후겸 ..어, 어찌된 것입니까? 좌승지께서 어찌 이곳에..
김귀주 (냉소가 어린다)뭘 그리 놀라는가? 왜, 살아선..날 다시 못 볼 줄 알았 는가?
정후겸 (...!!...)..무엇이오? 영감! 설마 유배지에서 도망을 친 것입니까?
김귀주 (피식..)뭐, 도망? 넌, 정말 날 몰라도 한참을 모르는구나! 설마하니 천 하의 이 김귀주가 도둑고양이처럼 담을 넘어 꽁무니를 뺐겠냐?
정후겸 ...!....
김귀주 난, 주상전하의 사면을 받고 내 발로 떳떳이 유배지에서 걸어 나왔다.
정후겸 (충격)주상전하의 사면이라니요? 그게 무슨 말씀이오?
김귀주 (냉소 어린다)무슨 말인진 곧, 알게 될 것이다. 이제, 네가 무슨 꼴을 겪게 될지도 말이야.
정후겸 ..!....
김귀주 허니, 가서 니 그 잘난 에미한테 전해라! 이제 마마께서 곧, 너와 옹주 의 죄 값을 물으실 거라고 말이야..
정후겸 ...!!...
김귀주, 덫에 걸린 사냥감을 바라보듯..정후겸을 보고..
정후겸, 예상치 못했던 엄청난 상황에 당혹감 어려 어쩔 줄을 모르는데..
S#12. 동. 방안. 낮
정후겸, 짙은 낭패감 어린 얼굴로 입술을 깨문다. 그때 밖에서 정호가 '영감, 접니다'하는데.
정후겸 (급히)들어오너라.
오정호, 안으로 들어와 앉는다.
정후겸 그래, 알아보았느냐?
오정호 예, 영감. 사면을 받았다는 좌승지의 말은..사실이었습니다. 닷새 전, 그 잘 불러올리라는 전하의 명소가 그곳 유배지에 내려졌다 합니다..
정후겸 ..뭐....?! 그럴 리가 없다. 정말, 전하의 명소가 내려졌다니..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이냐?
오정호 허나, 분명 그 명소는 사실이었습니다. 영감.
혹, 위조된 것이 아닐까 살펴보았지만 아니었습니다. 그건 분명, 전하 의 옥인이었습니다!
정후겸 ...!!....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정후겸, 믿을 수 없는 얼굴..참혹하게 일그러지는데..
S#13. 궐. 영조 집무실. 낮
영조, 홍봉한과 있다. 홍봉한, 보고를 하고 있다.
홍봉한 다음은 동래 왜관(일본 무역 중개소)에서 올라온 장계이옵니다. 그곳 에서 행해지는 개시가 매월 6차례로 한정되어 있어 밀무역이 성행한다 하옵니 다. 하여 이를 늘려달라는 주청이옵니다.
영조 그래? 이상하구나. 내 전에도 이와 같은 주청을 받아 장을 설치하였다. 헌데도 또 다시 개시를 늘려달라니..
홍봉한 (보고)송구하오나 전하..장계에는 그와 같은 내용은 없사옵니다.
영조 그럴 리 없다. 동래에서의 무역은 6차례가 아니라 10차례가 넘는다. 내 분명 별시인...(하는데, 머뭇거린다)
홍봉한 보면, 영조 어쩐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인상을 찌푸리며 기억을 더듬는데..
홍봉한 ..전하..?!
영조 (그러다가)가서 정해년에 호조에 내려진 칙령을 살펴보고 오너라. 분 명 별시에 대한 기록이 있을 것이다.
홍봉한 예, 전하..
홍봉한, 나가고. 혼자 남은 영조, 어쩐지 당혹스럽다.
영조 (혼잣말..)어찌 그처럼 간단한 것이..
영조,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기는데.
S#14. 의원. 외경. 밤
S#15. 동. 마당. 밤
산, 남사초 있다. 뒤로는 의녀 한사람이 약을 달이고 있고..
남사초 술시에 예정되어 있던 야대(저녁회의)는 번암대감께서 들어계시고 병 조에 추천할 남인 인사는 홍집의가 검토 중이옵니다.
산 그래 알겠네.
남사초 저, 하온데 저하. 내일 사시로 예정된 차대는..어찌할까요?
산 (....!.....)
남사초 ....
산 (갈등이 어린다. 그러다가)그건..미루도록 하게. 아무래도 내일까진 궐 로 돌아가지 못할 듯 싶으니...
남사초 ...!...
산 대신, 홍집의한테 전해 차대에서 나올 안건을 호조 관원들과 논의토록 하게.
남사초 ....
산 송연이가 눈을 뜨는 것만은..보고 가고 싶네. 저 아일 저리 두고 내 어 찌 궐로 달아갈 수 있겠는가?
남사초 ....저하...
산 (먹먹하다)...자네도 알지 않은가? 난 늘 세손이란 이유로..저 아이가 힘들 때 함께 해주지 못했네. 언제나 홀로 내버려 두고..내 자리로 돌아갔어.
남사초 .......
산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리할 수 없네. 나로 인해 저런 고초를 겪었는데.. 또 다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냥 돌아갈 순 없어.
남사초, 산의 마음을 알기에 말없이 산을 바라보고, 산 걱정스러운 얼굴로 방안을 돌아본다.
S#16. 의원 뒤쪽 길. 낮
한쪽에 말 두필이 세워져 있고, 남사초 묶인 말을 푸는데 그 옆으론 대수가 있다.
대수 (나서며)제가 하겠습니다, 나으리.
남사초 ....
대수 (묵묵히 끈을 푸는데)
남사초 ...정말 너도 궐로 돌아가려는 게냐? 송연이가 아직 위중하니 너도 곁 을 지키지 그러느냐?
대수 ...아닙니다. 전 익위사 관원이니, 그만 돌아가야지요(하고)그리고 저 녀 석..이제 금방 일어날 겁니다, 나으리.
남사초 (보면)
대수 저하께서 저렇게..송연이 곁에 계시지 않습니까? 허니, 분명..금방 눈을 뜰 겁니다.
남사초 (보고)그게..무슨 소리냐?
대수 (가만, 그러다가)...전 송연이가 어떻게 그 먼 길을 혼자서 올 수 있었 는지.. 압니다.
남사초 ......
대수 저하..때문일 것입니다. 저하를 생각하며, 그 힘든 길을..참고 견디며 왔을 겁니다. 그러니까..이제, 저하께서 곁에 계시다는 걸 알면 저 녀석.. 저승 길 문턱에 있다 해도..기어이 되돌아 올 겁니다.
남사초 ...!!....
대수, 담담하게 미소 지어 보이고 남사초, 그런 대수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는데..
남사초 ..그래도, 넌...괜찮은 것이냐?
대수 (멈칫)...예....?
남사초 ..내가 어찌 니놈 마음을 모르겠느냐? 어릴 때부터..니 놈도 송연이 저 아이 하나뿐이질 않느냐?
대수 ...!.....
남사초 (깊은 눈으로 보는데)
대수 (당혹스럽고 어색하다)나으리도 참..그거야 그냥..동무처럼 오누이처럼.. 그런 거죠..
남사초 .........
대수 ...저는, 그냥 지금이 좋습니다. 지금처럼 송이 곁에 동무로 남는 것으 로..족해요.
남사초 대수야!
대수 그러니까..전 저하께서 송연이 마음을 그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송연이 처지가 저 모양이니..그런다구..뭐, 달라질 수 있는 건 없겠지만.. 그래두..저하께서 그 마음은,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대수, 쓸쓸한 미소를 짓고, 남사초 그런 대수를 복잡한 얼굴로 바라본다.
S#17. 의원 방 안. 밤
송연, 여전히 의식이 없는 채로 누워있다. 힘겨운 듯 식은땀을 흘리고 있고..산, 소송연의 곁에 앉아 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아주며 정성스레 살피는데..보면, 얕게 내쉬며 힘겨워하는 송연. 그 위로.
S#18. 송연의 꿈(청국 땅 및 귀국길)
청국에서 오던 여정.
-도시를 통과하는 관문, 큰 문이 있고, 오가는 사람들이 모두 줄을 서 있다. 앞에서 관원들이 통패를 살피고. 사람들 사이에 많이 상한 얼굴의 송연의 모습이 보인다.
-눈 덮인 가파른 산길을 홀로 가는 송연. 미끄러져 넘어지고, 고통스레 인상을 찌푸린다. 보면, 손바닥에 피가 배어나오고. 그러나 다시 일어서는 송연.
-청국의 어느 후미진 뒷골목.
늦은 밤 노숙하는 이들 사이에 섞여 잠을 청하는 송연. 술에 취한 사내들이 비틀거리며 위험하게 곁을 지나고. 벽 쪽으로 몸을 피하는 송연, 두려움에 떨리는 얼굴이다. 이내 사내들이 지나가고, 송연, 얕은 숨을 내쉬면..어느새 눈물이 맺혀온다.
송연...손에 산이 준 붓을 꼭 쥔 채 '저하' 하고 낮게 읊조리는데..그 위로..'저하..'하는 송연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울리면.
S#19. 방 안. 밤
송연 이마의 땀을 닦아주던 산, 순간 멈칫한다. 내가 무엇을 들은 것인가..하는 표정. 산, 굳어진 채 보면.. 송연, 희미한 목소리로..꿈을 꾸는 듯..'저하..'하는데..
순간, 놀라는 산.
산 ...송..연..아...!
산, 놀라 살펴보면, 꿈속에서 붓을 쥐던 것처럼 송연의 손가락 끝이 조금 움직인다.
산 ...송연아..! ..정신이 드느냐? 정신이 드는 것이냐?
송연 .......
산 (다급하게)밖에 아무도 없느냐? 여봐라, 아무도 없느냐?
산, 다급하게 밖을 향해 없느냐고 소리치는데..그때 송연, 희미하게 눈을 뜬다. 흐릿한 송연의 시야에 산의 모습이 들어오고..산이 안으로 들어온 의녀에게 다급한 소리로 '어서 의관을 데려 오너라'하는 것이 보이는데..송연, 눈동자가 흔들리고..그 눈에 눈물이 맺혀 온다.
송연 ...저...하....?
산 .....!!....
산, 자신을 부르는 송연의 목소리에 멈칫, 놀라본다.
산 송연아...!
송연 (힘겹게)...저...하...
산 (벅차)...송연아..그래 나다...날 알아보겠느냐? 이제 정신이 드는 것이 냐?
송연 ...!!.....
산, 벅찬 얼굴로 송연을 보고 송연, 믿을 수 없는 멍한 시선으로 산을 바라보는데..기쁨과 안도감에 목이 메이는 얼굴로..'송연아'하며 송연을 바라보는 산..
S#20. 궐 일각. 밤
이상궁, 급하게 걸어가고 있다.
S#21. 혜빈 처소. 밤
혜빈, 착잡한 얼굴로 앉아 있다. 그때,'마마, 이상궁이옵니다'하는 소리 들리고 이상궁이 다급히 들어와 앉는다.
혜빈 그래..동궁전 소식은 알아 보았는가?
이상궁 예,마마..헌데, 지금 저하께서 동궁전에 아니 계신다 하옵니다.
혜빈 없다니. 그럼 어디 있단 말이냐?
이상궁 그것이..아무래도 저하께 무슨 일이 있으신 듯하옵니다, 마마.
미시에 급히 궐 밖으로 나가신 후 아직까지 궐에 돌아오지 않고 계신 다 하옵니다. 더욱이..사가로 내의원 의관까지 불러내셨다 하온데.. 내 의원에서도 그 까닭을 알지 못한다 하옵니다.
혜빈 (...!....)세손이, 궐 밖으로 의관을 불러내다니..자네, 그게 대체 무슨 말 인가?
혜빈, 놀라고 당혹스러운 얼굴로 보는데.
S#22. 의원 방안. 밤
송연, 누워있고 어의 시침을 마쳤는지 침구를 챙기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산.
어의 다행이 의식은 돌아왔으니 기력은 물론 진액과 혈까지 메말라 있습니 다. 구명환과 부자 이중탕으로 당분간 몸을 돌봐야 할듯하옵니다.
산 (안도감이 어리고)애썼네. 자네는 그만 궐로 돌아가 보게.
어의 예, 저하.
어의, 자리에서 일어나 나간다. 송연, 힘겹게 몸을 일으키려하는데..
산 (놀라)뭘 하는 게냐? 그냥 누워 있거라.
송연 (몸을 일으키며)..아..닙니다..저...하..
산 (안타깝다)...송연아..
산, 이내..하는 수 없이 송연이 일어나도록 도와주고. 송연, 겨우 몸을 일으켜 앉는다. 산, 그런 송연을 먹먹한 눈으로 바라보고.
송연 ...저하..저하께서 어찌 이곳에 계십니까? 궐로 돌아가시지 않고..어째서..
산 고작, 묻는 것이 왜 여깄냐는 것이냐? 얼마 만에 깨어났는지..알고 있느 냐? 니가, 얼마나 내 애를 태웠는지..알고 있는 게야?
송연 ...!....저하......
산 (마음 아프다)왜 그리 바보 같은 짓을 했느냐? 그리 떠나는 길이었다면.. 못가겠다 했어야지..나한테 말을 해..가지 않겠다 했어야지..
송연 ...저...하....?!
산 ...다, 알고 있다. 니가 왜 청국으로 갔는지..그리 가면서도 왜 나한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는지 말이다.
송연 ...!....
산 ...그것이..나를 위한 길이라 생각했더냐? 니가 내 곁은 떠나 있는 것이..그 것이 정녕 나를 위한 것이라고..정말 그리 생각했던 것이냐?
송연 ..저...하...
산 ......
산을 바라보는 송연의 눈가로 눈물이 맺히고..산, 그런 송연의 손을 가만히 잡아주는데..
산 ..어찌 그런..바보 같은 생각을 한 것이냐? 니가 나를 떠날 수는 있어도.. 내가 너를 보내고는..그렇게는..하루도 견디지 못할 거란 생각은..하지 못 한 것이냐?
송연 ...저...하
산 ......
송연을 바라보는 산의 눈시울도 붉어지고..그런 산을 바라보는 송연의 눈에서 참아왔던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그리고 그런 송연을 바라보는 산의 가슴이 아프게 저려오며. 이내 산의 눈가도 촉촉하게 젖어오는데.
S#23. 궐 전경. 새벽
어슴푸레 날이 밝아오고 있다.
S#24. 동. 동궁전 앞. 새벽
산이 오는데 그때..동궁전 상고와 박상궁 그런 산을 발견하고 급히 온다.
상고 저하..!
산 (보면)
상고 어찌 이리 늦으셨사옵니까? 지금 처소에서 혜빈마마께서 기다리고 계시옵 니다.
산 ...!....
산, 굳어지는데. 착잡한 표정으로 동궁전을 바라보는 산.
S#25. 동궁전. 새벽
혜빈, 무겁게 가라앉은 얼굴로 자리에 앉아있고, 산 들어와 앉는다. 혜빈, 그런 산을 착잡한 얼굴로 보고.. 산,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잠시 무거운 침묵. 그러다가
혜빈 어딜 다녀오시는 건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산 .....
혜빈 ...내의원 의관까지 사가로 불러내셨다 들었습니다.
산 .......
혜빈 세손....
산 ..송연일..찾았습니다 어마마마
혜빈 (멈칫, 놀란다)
산 내의원 의관을 불러낸 것은 의식을 잃고 사경을 헤매는 그 아일 살리기 위해서였습니다.
혜빈 ...!....
산 (착잡한 원망이 어려 본다)
혜빈 ........
산 (마음이 아픈)...왜..그런 일을 하셨습니까?
혜빈 ....!....세손..
산 ..가엾은 아입니다. 헌데 어찌 어마마마께서 그처럼 가혹한 일을 하실 수 있으십니까? 그 아이가, 어찌하여 제 전정에 누가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혜빈 ....!....
산 .......
혜빈 그 아이가..아무 잘못이 없다 하셨습니까?
산 ...!....
혜빈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세손. 당장 오늘 일을 보십시오. 시급한 국사를 모두 접어 둔 채 세손은 궐 밖에 나가 그 아이 곁에 계셨습니다. 이런대 도 세손의 전정에 누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까? 이런대도 내가 그 아일, 지켜봐야 했단 말씀입니까?
산 ..어마마마..!
혜빈 중신들이 이 사실을 알면 어찌할 것 같습니까? 이 일을 빌미 삼아 또 다 시 세손을 음해하려 들 것입니다. 돌아가신 선 세자 저하께서 그와 비슷 한 일을 하셨다가 어떤 일을 당했는지 잊으셨습니까? 헌데도 이 어미가 가만있어야 했단 말입니까..? 말씀해보세요, 세손. 세손과 그 아이에 대해 내가 품은 걱정이 그것이 정녕..이 어미의 오해란 말입니까?
산 ...!....
혜빈 .....
산 (굳은)...아닙니다, 어마마마..오해가..아니십니다..
혜빈 ...!!....
산 (마음 아프지만)소자..지난 세월 그 아이를 동무로 의지해왔습니다. 허나, 그 아이가 떠난 뒤에야 그 아이가..그저 동무가 아니었음을..알게 되었습 니다. 어마마마의 말씀처럼..소자, 그 아이를..사사로이 마음에 담고 있었 습니다.
혜빈 (당혹)....!.....
산 그 아이를.. 송연이 그 아일..예전처럼 지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어마마 마
혜빈 세손..!
산 ..소자..모든 것은, 어마마마의 뜻을 따를 것입니다. 어마마마께서 걱정하 시는 그런 분란은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야 한다면..언제까지고 이런 마음은..가슴에만 묻어두겠습니다. 그러니 제발..그 아이가 예전처럼 지낼 수 있도록..그리 해주십시오.
혜빈 ...!!.....
혜빈, 충격에 흔들리는 눈빛으로 산을 바라보고. 산, 아픈 마음으로 그런 혜빈을 바라보는데..
S#26. 동. 박. 새벽
효의, 김상궁 서 있다. 이미 모든 것을 다 들은 효의, 가슴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은데. 김상궁, 그런 효의를 보며 차마 말조차 붙이지 못하고..
효의 돌아가자..내가 불경스럽게도 저하의 말씀을 엿들었구나.
효의, 천천히 돌아서는데 이내 눈물이 어려온다.
S#27. 궐 일각. 새벽
효의, 망연한 얼굴로 나온다. 보면 효의의 눈에 눈물이 맺혀 오는데..김상궁, 마음 아픈 얼굴로 그런 효의를 본다.
김상궁 마마..
효의 몰랐던 일이 아니다.
김상궁 ...!....
효의 그 아이와 함께 있는 저하를 뵜을 때. 그때 난..그 아이가, 저하의 마음의 정인임을 알 수 있었어.
김상궁 마마..
효의 ......
김상궁, 눈물 맺혀서 보고, 효의 차라리 담담한 얼굴로 먼 하늘을 보는데..
S#28. 동궁전. 아침
홀로 남은 산, 착잡한 얼굴로 송연의 풍잠을 바라보고..
S#29. 의원 전경. 아침.
S#30. 동 방안. 아침.
송연, 홀로 앉아있다. 그 위로 앞 씬의 산의 모습이 스친다.
산 (E)어찌 그런..바보 같은 생각을 한 것이냐? 니가 나를 떠날 수는 있어도 내가 너를 보내고는..그렇게는 하루도 견디지 못할 거란 생각은 하지 못한 것이냐?
송연, 산의 말을 떠올리며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가만히 눈을 감는 송연..눈에서 눈물이 한줄기 흘러내리는데..송연의 그 모습에서 화면, 암전된다.
S#31. 궐 일각. 낮
정후겸이 굳은 얼굴로 화완의 처소로 온다.
정후겸 마마께선 안에 계시는가?
곽상궁 예....
정후겸,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S#32. 동. 화완처소. 낮
화완, 못마땅한 표정으로 있고 그 앞에 정후겸이 들어와 앉는다..
화완 넌 대체 뭘 하는 것이냐? 이판의 일이 어찌 됐는지 궁금해 할 것을 뻔히 알면서 어찌 처소에 기별조차 하지 않는 것이야?
정후겸 ..송구하오나 어마마마. 지금 중요한 것은..이판이 아닙니다.
화완 ..이판이 중요한 게 아니라니?
정후겸 ..지난밤, 좌승지 김귀주 영감을 만났습니다.
화완 (멈칫, 놀란다)....뭐....?
정후겸 그 자가 주상전하의 어명으로 사면을 받고 유배지에서 풀려났다 합니다, 어머니.
화완 (당혹, 충격...!!....)
정후겸 ......
화완 ...김귀주가..사면을 받다니!! 대체, 그게 무슨 말이냐? 어찌 그런 일이 있 을 수 있단 말이야?
정후겸 저도, 도저히 믿을 수 없어 알아보았는데 모든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분 명, 주상전하께서 명소를 내려 그자를 불러올리라 하셨습니다.
화완 ...!!....
화완 김귀주가 풀려나다니..허..허면..아바마마께서..중전을 용서라두 하셨다는 게야?
정후겸 .....
화완 (두렵다)마..말두 안 된다..그럴 리가 없어! 아바마마께서 그리 쉽게 중전 과 좌승지를 용서하실 리가 없지 않느냐?
정후겸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면..대체 전하께서 그 잘 사면한 까닭이 뭐란 말입 니까?
화완 ...!!....
정후겸 알아보니 그 명소에 대해선 누구도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전하께선 구 러 안 누구도 알지 못하도록 은밀히 김귀주를 불러올리신 거란 말입니다.
화완 ...!!....
정후겸 그날, 절 찾아온 김귀주의 말투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어머니.
지금 중전께선 그 손에 뭔 갈 틀어쥐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것이 뭔 진 알 수 없지만 분명, 마마께선 저와 어머니께 그 죄 값을 묻겠다고 하 셨다 합니다..!
화완 ...!!.....
어떻게 이럴 수가..하얗게 질려 사색이 되는 화완. 그리고 걱정과 불안이 가득 베인 얼굴로 그런 화완을 보는 정후겸.
S#33. 정순처소. 낮
정순, 34부에 나왔던 사가의 의원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순 그래..? 그것이 정말 사실인가?
의원 예, 마마. 대게 매병에 걸린(자막:치매)환자들은 평소, 친밀히 대해주던 자 에게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이 의존을 하게 됩니다. 아마도 전하께옵서 마 마를 찾으시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닌가 사료되옵니다.
정순 그럼, 자네 말대로라면 전하의 병세가 짙어질수록 전하께선 더욱 나를 믿 고 의지하게 되실 거란 말인가?
의원 예..마마. 소인이 지켜본 매병환자들은 대게, 그러했사옵니다.
정순 ...!!....
정순, 눈빛이 반짝인다.
정순 알겠네..내 앞으로도 궁금한 것이 있으면 자넬 찾을 것이니 그리 알고 돌 아가 있게.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만약 이 일이 새어나갔다간 내 죽음으로 그 죄를 물을 것이니, 함부로 입을 놀려선 안 될 것이네. 알겠는 가?
의원 예, 마마..
정순 ......
정순, 보면 입가로 번지는 서늘한 미소.
S#34. 궐. 사헌부 집의실(익위사 집무실).낮
홍국영과 채제공이 있다.
홍국영 (뭔가를 넘겨보며)이게, 오늘까지 내려진 주상전하의 윤지들입니까? 대감.
채제공 그렇네.
홍국영 (가만, 보다가)이상하군요. 분명 다른 교지나 윤지가 더 있을 텐데..왜 여 긴 기록이 보이질 않는 것 같습니다.
채제공 (의아)다른 윤지라니?
홍국영 실은, 일전에 도승지께서 전하의 침전에 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분명 이레 전에도 윤지나 교지가 내려졌을 것인데..
채제공 그럴 리가 있겠는가? 그렇다면 당연히 승정원 일지에 기록이 남았을 걸 세.
홍국영 ......
홍국영, 그렇긴 한데..하는 표정. 좀 의아한 생각이 드는데.
S#35. 동. 일각. 낮
홍국영, 걸어오고 있다. 그때 보면 도승지가 몇몇 대신과 이야기를 하며 있는 것이 보이는데. 홍국영, 보면, 도승지, 대신들과 헤어지는데..홍국영, 다가간다.
홍국영 안녕하십니까? 도승지 영감.
도승지 (본다)자넨, 사헌부 집의로군.
홍국영 예, 저 실은 여쭐 것이 하나 있어서요.
도승지 무엇인가?
홍국영 이레 전, 혹 주상전하께서 내리신 윤지나 교지가 잇지 않으셨습니까?
도승지 (순간, 멈칫한다)
홍국영 (보는 표정)
도승지 이레 전..이라니?
홍국영 예..혹, 그날..대전에 드셔서 전하의 하명을 받은 것이 없으십니까?
도승지 ...글쎄...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군. 난 요 며칠, 대전에 따로 든 일이 없네.
홍국영 (....!.....)...그러...십니까?
도승지 그럼, 난 퇴청하던 길이라 이만 가보겠네.
홍국영 (담담하게)예..허면, 다음에 뵙겠습니다..
하고, 홍국영 담담하게 예를 표하는데..도승지, 불편한 얼굴로 가면..고개를 들어 조금 의혹이 서린 얼굴로 돌아보는 홍국영.
S#36. 화완처소 외경. 밤
S#37. 동. 안. 밤
화완, 불안하고 초조한 얼굴로 앉아있다. 그런 화완의 위로
정후겸 (E,소리)지금 중전께선 그 손에 뭔 갈 틀어쥐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것이 뭔 진 알 수 없지만 분명, 마마께선 저와 어머니께 그, 죄 값을 묻 겠다고 하셨답니다!
화완, 초조한 얼굴로 입술을 깨문다. 그러다가
화완 밖에 곽상궁 있느냐?
곽상궁이 예..마마..하며 들어오면..
화완 중궁전으로 갈 것이니 차비하거라.
곽상궁 예, 마마..
화완 ......
S#38. 정순처소 앞. 밤
화완이 곽상궁 등을 대동하고 정순의 처소 쪽으로 오고 있다. 그때 처소 앞을 지키던 강상궁, 화완을 보고 놀라 다가와 예를 표하는데.
화완 중전마마를 뵈러 왔네. 안에 계시는가?
강상궁 예...
화완 내가 찾아왔다고 아뢰주게.
강상궁 (일부러, 조금 망설이는 듯한 눈치)
화완 뭘 하는가, 어서 고하지 않고!
강상궁 ...저, 송구하오나 마마..지금 안에, 주상전하께오서 납셔 계시온지라..
화완 (...!!!....)...뭐..? 아바..마마께서?
강상궁 (언뜻, 번지는 미소)예,마마..
화완 ...!!!....
보면, 화완 심장이 내려앉을 듯 놀란 얼굴로 정순의 처소를 보는데..
S#39. 동. 안. 밤
영조와 정순이 있다. 두 사람 차를 마시며 이야기한다. 영조의 입가에 미소가 번져 있는데 그때 밖에서 강상궁이 '마마, 강상궁이옵니다'한다.
정순 들게..
하면 안으로 들어오는 강상궁. 강상궁 정순의 옆으로 와서 낮게 뭐라 속삭이는데..순간, 정순의 입가로 슬몃, 번지는 미소.
정순 ...그래...?
영조 ...무슨 일이오...?
정순 (미소 머금고)전하, 지금 화완옹주가 밖에 와 있다 합니다.
영조 ....옹주가...?
정순 예.... 마침 전하께서도 이리 와 계시니..옹주를 들라해, 함께 담소라도 나 누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영조 그리하시오
정순 (강상궁에게)..옹주를..안으로 뫼시거라.
강상궁 예...마마..
강상궁, 뒷걸음질 쳐 물러나면..정순, 반짝이는 눈빛. 그때 당혹한 얼굴로 안으로 들어서는 화완. 화완, 순간..눈앞의 광경에 그대로 아연실색하고 마는데..!!
화완 아..아바마마...!
정순 ......
영조 그래, 어서 오너라.
화완 ...!!...
정순 어서, 오세요..옹주. 오랜만에 뵙습니다.
화완 ...!!!....
화완, 믿을 수 없는 경악에 찬 표정으로 정순을 본다. 그리고 정순, 그런 화완을 서늘한 미소로 바라보는데...
S#40. 동. 밖. 밤
정순과 화완, 밖으로 나와 가는 영조를 배웅한다.
영조 그만, 이만 가보겠소 중전..
정순 예..전하..
화완 ...!!....
영조, 대전내관을 이끌고 가면..향해 예를 갖추는 정순과 화완. 그리고 이내..두려움에 질린 얼굴로 정순을 보는 화완.
화완 ..이게...대체 어찌된 영문입니까? 마마.
정순 (차갑고 건조하게)날 찾아온 걸 보니, 내가 전하는 말을 들은 게로군.
화완 ..마마..!
정순 ..마침 자네가 전하를 뵈었으니 내 따로 말을 보태지 않아도 되겠지. 이것 이 무엇을 뜻하는지 안다면 앞으로 어찌해야 할 지도 자네가 잘 알 테니.
화완 ...!!....
정순 이제 처소로 돌아가 조용히..숨 죽이고 내 말을 기다리게. 섣불리 나서서.. 공연히 이 일을 들쑤시는 일 따윈,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네. 그리된다면 내가 물어야할 옹주의 죄가, 너무 많아지지 않겠는가?
화완 ...!!....
정순, 화완을 서늘하게 바라보고 이내 안으로 들어가는데..순간 사색이 되는 화완.
틀어졌다, 분명, 무언가가 단단히 틀어져버린 것이다. 화완,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는데
S#41. 화완 처소. 밤
정후겸, 기다리고 있는데..화완이 망연한 얼굴로 들어온다. 정후겸, 얼른 일어나며..
정후겸 어머니. 중전마마의 처소에 가셨다 들었습니다..
화완 (망연한 얼굴로 앉는다)
정후겸 어머니..
화완 아바마마께서 그곳에 계셨다.
정후겸 ..예?
화완 ...아바마마께서, 중전과 함께 계셨어.
정후겸 ...!...
화완 중전이 틀어쥐고 있었던 건..아바마마였다.
...다 틀렸다. 이제..너와 내가 살 길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야.
정후겸 .,..!....
화완, 참혹한 얼굴로 입술을 깨물고..그런 화완을 당혹감 어려 보는 정후겸.
S#42. 도화서 전경. 낮
S#43. 동 대화실. 낮
미수, 세모, 시비 등 다모들 앞가리개를 벗고 나갈 준비. 그때, 초비 들어오고.
초비 야..니들 아직도 그러고 있는 거야?
미수 (화첩을 보퉁이로 싸며)잠깐만 기다려. 송연이 가져다 줄 화첩만 싸면 되 니깐
초비 (시비 화장하는것 보고)넌 그건 왜 찍어 바르고 있니? 환자 문병 가지, 잔 치 집 놀러 가니?
시비 (찔금, 얼른 분 집어넣고)근데, 송연언닌 이제 정말 괜찮은 거에요?
세모 그러니까 이천나리께서 문병 가자구 하시는 거겠지.
하는데, 그때 안으로 탁지수가 들어온다. 탁지수, 눈치를 살피는 듯한 얼굴로 이들을 보는데.
초비 저, 나으리. 혹시 이천 나으리 못 보셨어요?
탁지수 박별제 나리께서 찾으셔서 갔으니 곧 올게다. 헌데, 너희들 모두 어디 가 느냐?
초비 오늘 같이 송연이 문병 가기루 했거든요. 근데, 나으린 같이 안가세요?
탁지수 나..? 글쎄..뭐 나까지 갈 거 있냐?(하고 눈치 살피며)난, 은원골 동생 집 에 일이 있어 글루 가야 한다.
미수 은원골이요? 송연이 집이 은원골인데?
탁지수 (흠흠, 짐짓 놀랐다는 듯) ..그래..?
미수 예. 이왕 가시는 길인데, 그럼 나으리도 같이 가세요. 잠깐 들려서 송연이 얼굴만 보시면 되잖아요.
탁지수 그래? 가는 데가 같은데...그럼..그럴까....?
S#44. 동. 회의실. 낮
박영문, 강두치, 이천 있다.
박영문 모두 문병을 갈 정도라면 그새 기운을 좀 회복한 모양이구만.
이천 예, 나으리..
강두치 (안 믿긴다)정말 대단한 아입니다. 어지 여자 몸으로 그 먼 길을 걸어왔는 지..
박영문 아무튼, 정말 다행이네. 가거든 몸조리 잘 하라 전해주게
이천 예..헌데, 나으리. 송연이가..청국에 갈 때 도화서를 그만 두고 가지 않았 습니까?
강두치 (보고)규정상 그리 했지.
이천 ..혹 다시 나올 수 있는 방도는 없는 겁니까?
이천, 조심스러운 얼굴로 보고 박영문, 강두치, 생각에 잠기는 얼굴이다.
S#45. 달호의 집 방안. 낮
송연, 조금 나아진 얼굴로 자리에 앉아있고 그 곁으로 이천, 탁지수, 미수, 초비, 세모, 시비 등 모두 있다. 좁은 방에 바글바글 들어 앉아 있는데.
송연 (이천 보고)정말..별제 나으리께서 그리 말씀하셨어요?
이천 그래..도화서엔 언제든 다시 나와도 된다 하셨다. 강별제 나리께서두 같이 계셨는데 별 말씀 않으셨어.
송연 그럼, 화원 공부도 계속 하게 되는 건가요?
이천 당연하지. 그러니 얼른 일어나거라.
송연 (다행이다. 미소가 번지고)
초비 야..넌 우리 얼굴은 안 보이구, 도화서 다시 나가게 된 것만 그렇게 좋니?
송연 (다모들 보며)그게 아니라 가면 모두들 다시 보게 되니까 그래서 그런 거 죠.
초비 치..됐다..엎드려 절 받기지.
미수 (눈물 글썽해서)송연이 너..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어?
송연 (따뜻하게 보며)미수야.(모두에게)정말루 다들..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 요.
다들, 송연을 따뜻하게 보고. 송연, 미소 짓는다.
송연 참, 그리고..탁사용 나리 저랑 한 약속 안 잊으셨죠?
탁지수 어?
송연 청국에서 헤어질 때 저 괴롭히는 화원 있으면 다 막아주신댔잖아요?
탁지수 내..내가 그런 말을 다 했냐?
송연 그럼요..저 그래서 이제, 도화서 가면 나으리만 졸졸 따라다닐 건데요?
다모들, 모두 놀란 얼굴로 보고 탁지수 어색한 얼굴로 '흠' 헛기침을 한다.
S#46. 궐. 전경. 밤
S#47. 동. 효의처소. 밤
효의, 착잡한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다. 그런 효의의 위로.
산 (E, 소리)그 아이가 떠난 뒤에야..그 아이가..그저 동무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마마마의 말씀처럼 소자, 그 아이를 사사로이 마음에 담고 있었습니다.
효의, 아픈 얼굴로 얕은 한숨을 내쉬는데..그때 밖에서 '빈궁마마, 세손저하께서 납시었습니다'하는 소리 들린다. 효의,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면..산, 들어와 자리에 앉는데..
효의 저하께서 이 시각에 어인 일이시옵니까?
산 빈궁이 요즘 계속 처소에만 있다 들었소. 혹 몸이 안 좋은 것은 아닌 가 염려가 되어 왔소.
효의 ...!...
산 (따뜻하게 바라보는데)
효의 아니옵니다, 저하. 신첩 무탈하오니, 괘념치 마시오소서..
산 ......
효의 ..그래도..이리 신첩을 걱정해주시니..고맙습니다, 저하.
산 ....!....
효의 ......
산 (가만, 그러다가)빈궁. 송연이의 일은..빈궁의 잘못이 아니오. 생각해보면.. 그런 일로 빈궁을 자책하게 한 내가 나빴소.
효의 (...!!....)저하...!
산 송연이 일이 어찌 빈궁에게 편하고 반가운 일이었겠소? 헌데도 나는 내 생각만 하느라 빈궁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않았던 것 같소.
...내 그것이..많이 미안하오
효의 ...!....
효의, 산의 그 말에 더없이 착잡해진다. 산, 그런 효의를 안타깝게 보는데..
효의 ..저하의 성심을 살피지 못하고 부덕한 마음으로 못난 짓을 한 것은 신첩 이옵니다. 사실을 아뢰지 못하고 성심을 어지럽힌 것 또한 신첩이온데 어 찌 저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산 ...빈궁..
효의 ..저하께선 이 나라의 세손이십니다. 헌데, 그런 저하를 모시는 저한테 어 찌 이런 일로 미안하다 하십니까? 어찌 그런 말씀으로..이토록 신첩을 부 끄럽게 하십니까?
산 ...!.....
효의, 아프고 상처받은 마음으로 산의 시선을 외면하고..산, 미안하고 착잡한 얼굴로 그런 효의를 보는데..
S#48. 기방. 마당. 밤
홍국영이 기방으로 들어오면 집사와 매향, 금홍, 소향 등이 홍국영을 맞는데.
집사 어서오십시오. 집의 나으리!
매향 나으리..이러다 얼굴 잊어버리겠습니다..어찌 이리 발걸음이 뜸하십니까..
홍국영 내 요즘은 많이 바빴네.
금홍 오늘은 제가 나으릴 뫼시겠습니다.
소향 아닙니다. 제가 뫼시겠습니다.
금홍 아녜요 제가.
홍국영 미안하지만, 오늘은 긴한 일이 있어 아무도 들이 않을 것이다.
금홍 (샐죽해지는데)예...?
홍국영 (집사에게)그분은 오셨는가.
집사 예, 나으리. 지금 안에 계십니다.
홍국영 ........
S#49. 동. 방안. 밤
홍국영,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정후겸이 혼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데..
정후겸 왔는가?
홍국영 (보는 표정)
(시간경과)
정후겸과 홍국영이 있다.
정후겸 그래, 날 보자 한 까닭이 무엇인가?
홍국영 영감께선 생각보다 답답하신 데가 있더군요.
정후겸 ..뭐...?
홍국영 일전에 제가 분명히 말씀을 드렸을 것입니다. 이건, 세손저하께서 베푸시 는 마지막 자애니 더 늦기 전에 살길을 도모하시라구요. 헌데, 어찌 또.. 그 뒤에서 그런 술수를 쓰려 하십니까?
정후겸 ...!....
홍국영 .....
정후겸 내가 쓰는 술수라..글쎄, 무슨 말인지 난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군.
홍국영 (...!....)일전에 도승지가 야밤에 대전에 들었습니다. 그 시각에 대전에 들 었다면 까닭은 단 하나. 전하께서 화급히 내리실 윤지가 있기 때문이지요. 아닙니까?
정후겸 (멈칫, 본다)
홍국영 헌데, 어디에도 전하의 윤지가 내렸단 흔적은 없고 도승지께선 대전에 든 적도 없다며 오리발을 내미시더군요. 이런데도, 제 말씀을 못 알아듣겠다 하시겠습니까?
정후겸 ..!....
홍국영 (매섭게 바라보는데)
정후겸 아니, 이젠 알아듣겠네(하고)헌데, 자네가 잘못 짚었군. 안됐지만 그건 내 가 쓰고 있는 술수가 아니네.
홍국영 ...!....
정후겸 (냉소적인)믿을 수 없겠지만 그 술수에 숨통이 조여 오는 건 바로 나네. 나 또한, 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어 숨이 턱턱 막혀 올 지경이니 말일세.
홍국영 ..지금,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하는데)
정후겸 그 윤지가 어디로 내려졌는지 궁금한가?
홍국영 (멈칫, 보는데)
정후겸 그렇다면, 내 알려주지. 어차피, 곧 자네도 알게 될 일 일테니 말이야.
홍국영 (무슨 말인가..당혹스러운 채 보는데)
S#50. 거리일각. 낮
누군가의 집에서 중 갓을 쓴 사내가 양반 하나와 나온다. 보면, 숨어있던 서장보와 대수, 강석기..눈짓을 주고 받고..이내 조심스럽게 이들의 뒤를 따라가는데.
S#51. 기방 일각. 낮
(홍국영이 갔던 곳과는 다른 곳)중 갓을 쓴 사내와 양반이 기방 안으로 들어간다. 뒤쫓아 온 대수와 장보 석기..서로 눈빛을 주고 받고, 이내 안으로 따라 들어가는데..
S#52. 동. 일각. 낮
안으로 들어온 대수와 장보, 석기, 두리번거리고는
강석기 우린, 뒤뜰 쪽으로 가 보겠네.
대수 예...
장보와 석기 한편으로 가면..대수 긴장한 얼굴로 살핀다. 그때 한족에서 오는 기방의 중노미, 대수 그 사람을 자보.
대수 저기, 말씀 좀 묻세. 방금 이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하는데 그때 한쪽에서 '하하하'하는 김귀주의 호탕한 웃음이 보인다. 대수, 멈칫 놀라 돌아보면 저 만치에서 기생을 옆에 낀 김귀주가 대수가 따라온 양반사내와 이야기를 하며 웃어 젖히고 있는데..순간, 그 모습에 놀라고 당혹해하는 대수.
S#53. 사헌부 집무실. 낮
홍국영, 대수, 서장보, 강석기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홍국영, 경악한 얼굴인데
홍국영 정말, 김귀주..그 자였단 말인가?
대수 예..나으리. 제가 이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습니다.
홍국영 ..!!....
서장보 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나으리. 어떻게 유배를 간 자가 버젓이 도성을 활보할 수가 있습니까?
홍국영 ....!!....
당혹감에 굳어지는 홍국영의 얼굴.
S#54. 동궁전. 낮
홍국영, 산과 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산, 믿을 수 없는..당혹한 얼굴.
산 ...자네, 지금 뭐라 했는가? 좌승지가 도성에 와 있다니..!
홍국영 익위사들을 풀어 확인 확인까지 마쳤습니다, 저하.
분명, 좌승지가 이곳, 도성에 있습니다.
산 ...!....
홍국영 .......
산 그 자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허면, 유배지를 이탈해 도망을 쳤단 말인가?
홍국영 아니옵니다 저하.
산 (멈칫, 본다)
홍국영 ....어명이었습니다..
산 ....뭐...?
홍국영 좌승지는, 주상전하의 어명으로 풀려난 것입니다 저하..
산 ....!!.....
이게 무슨 말인가..믿을 수 없는 산. 충격을 받고
S#55. 궐. 일각. 낮
홍인한이 급히 어디론가 간다.
S#56. 빈청. 낮
최석주를 비롯한 대신들이 모여 있는데.. 홍인한이 다급히 안으로 들어온다.
홍인한 대체,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어떻게 좌승지 그 자가 풀려나올 수 있단 말이에요?
홍인한의 말에, 다들 본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은데.
최석주 지금, 그게 무슨 말이오? 좌승지가 풀려나다니!
홍인한 모르셨습니까? 아니 그럼, 이판께서도 이게 어찌된 영문인지 모른단 말씀 이 아닙니까?
최석주 ...!!....
S#57. 동. 일각. 낮
최석주, 홍인한을 비롯한 대신들 당혹한 얼굴로 나온다. 그때 보면, 저 앞에서 김귀주가 걸어오는 모습이 보이는데. 그런 김귀주를 보고 사색이 되어 멈춰서는 이들. 김귀주 그들을 보고,
김귀주 이거, 오랜만에 들 뵙습니다.
다들 ...!!....
김귀주 진작에 찾아 뵜어야 하는데 인사가 늦었습니다. 그간, 강령하셨습니까? 이 판대감
최석주 ...!!....
김귀주, 눈빛을 빛내며 바라보고.. 최석주를 비롯한 대신들, 당혹감에 어쩔 줄 몰라 하는데..
S#58. 동궁전. 낮
산, 당혹스런 얼굴로 앉아 있다. 그런 산의 위로.
홍국영 (E)어명이었습니다
산 ..뭐어?
홍국영 좌승지는, 주상전하의 어명으로 풀려난 것입니다 저하..
이럴 순 없다..산, 격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S#59. 침전 앞. 낮
산, 동궁전 상고 박상궁 등을 거느리고 대전으로 온다.
산 (대전내관에게)전하를 뵈러왔네. 아뢰 주게.
산,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S#60. 동. 안. 낮
영조, 담담한 얼굴로 보고 있던 장계를 덮는데..안으로 산이 들어와 예를 표하고 자리에 앉는다.
영조 어서오너라. 내 그렇잖아도 상의할 일이 있어 널 부르려 했다.
산 ...!...
영조 동래 왜관에서 장계가 올라왔다. 그곳에서 행해지는 개시가 매월 6차례로 한정되어 있어 밀무역이 성행하니 개시를 늘려달라는 것이다. 너나, 어찌 생각하느냐?
산 ...!!....
영조 (본다, 말이 없는 산이 이상하다)어째서 말이 없느냐?
산 전하..!
영조 그래, 말해 보거라.
산 ...어찌하여..어찌하여, 그 같은 윤지를 내리셨사옵니까?
영조 (멈칫, 본다)...윤...지...?
산 좌승지 김귀주는, 소손과 이 나라 왕실을 능멸한 대역 죄인이었습니다. 헌 데, 어찌하여 그런 자를 용서하시고 그리 쉽게 풀어주라 하실 수 있으시 옵니까?
영조 ....?!.....
산 .........
영조 좌승지를 풀어주다니..대체, 그게 무슨 말이냐?
산 전하..
영조 말해보거라. 묻지 않느냐? 내가 좌승지를 용서하다니..지금 니가 하는 말 이 대체 무슨 뜻인가 말이야?
산 ...!!!.....
영조, 알 수 없는 의이한 얼굴로 산을 보고. 산, 그런 영조를 당혹감 어린 채 바라보는데.
S#61. 동. 밖. 낮
산, 당혹감 어린 얼굴로 나온다. 대체, 전하의 의중이 무엇인가..알 수 없는 표정으로 돌아보는데.
S#62. 침전. 낮
영조, 당혹감이 짙게 베인 얼굴로 생각에 잠겨 있다. 그러다가 곁에 있는 대전내관에게.
영조 ..세손이 나를 찾아와 한 말이 무엇이냐? 내가 도승지를 불러..좌승지를 불러올리란 윤지를 내렸다니!
대전내관 ..전...하..
영조 당장 가서 도승지를 불러오너라!
대전내관 ...!!....
영조, 굳은 표정이 되는데..
S#63. 동. 일각. 낮
산, 참담한 심정으로 오는데..그때 한쪽에서 굳은 표정으로 있던 홍국영, 채제공 온다.
채제공 저하..!
산 ........
홍국영 대전에 드셨다 들었사옵니다. 전하는 만나 뵈셨습니까?
산 (망연한 채)...모르는 일이라 하셨네.
홍국영 (멈칫, 본다. 무슨 말인가)
산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네. 전하께선 그날, 도승지를 만난 지도 그런 교지를 내린 적도 없다 하셨어.
다들 ...!!...
채제공 하지만, 그건 전하께서 내린 윤지가 분명하였습니다.
산 ...!....
채제공 제가, 대전내관과 도승지를 만나 확인했습니다, 저하. 그날 분명 전하께서 도승지를 불러 좌승지를 불러올리라는 윤지를 내리시고 이 일은 당분간 비밀에 붙이라 하셨다 했습니다.
산 ...!!....
채제공 ......
홍국영 ....저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저하. 이런 일을 저하께 비밀로 하 시고..이제와 모른다 하시다니요? 대체 주상전하의 의중이 무엇이란 말입 니까?
산 ...!!....
산, 역시 답답하고 알 수 없다. 그런 얼굴로 돌아보는데..
S#64. 침전. 낮
영조, 도승지와 함께 있다. 영조, 도승지로부터 받은 교지를 보고 경악한 얼굴인데.
영조 ...네 이놈...! 니가 지금 나를 능멸하려 들 참 이냐? 내가 언제 너를 불러 이 같은 어명을 내렸다는 것이냐?
도승지 (당혹)전...하...
영조 ..말해 보거라. 누구의 사주를 받은 것이냐? 누가 감히 어명을 빙자해 이 같은 짓을 벌인 것이야?
도승지 망극하옵니다 전하..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소신, 결단코 그런 일은 없사옵 니다. 이것은 분명, 전하께서 내리신 윤지이옵니다.
영조 ....!.....뭐라...?!
도승지 소신의 말씀을 믿기 어려우시면 대전내관에게 하문하시오소서 전하. 그날 이 자리에..분명 내관도 함께 있었사옵니다.
영조 ...!!...
대전내관 .....
영조 ...사실이냐?
대전내관 ...전하..
영조 도승지의 말이 사실이냐고 묻지 않느냐?
대전내관 (망설이다가)...아뢰옵기 송구하오나..사실이옵니다, 전하.
영조 ...!......
대전내관 그날 분명, 전하께서 도승지영감을 찾으시었고 그와 같은 윤지를 내리라 하명하시는 것을 소인도 분명히 들었사옵니다.
영조 ...!!....
대전내관 망극하옵니다 전하..통촉하여 주시오소서.
영조 ...!!.....
영조, 기막히고 망연해진다. 사실이라니, 헌데 자신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교지라니. 영조, 믿을 수 없이 기막힌 심정으로 손에 든 윤지를 내려다보는데..!
S#65. 정순처소. 낮
정순이 김귀주와 함께 있다.
정순 ...오라버니를 보고 다들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보지 않아도 훤히 알겠습 니다. 아마, 저승문턱에서 저승사자를 본 듯 했겠지요..
김귀주 예, 그렇습니다 마마.. 그 잘난 척 하던 정승지조차 절 보곤 벌벌 떨었으 니 다른 중신들이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정순 (슬몃 번지는 냉소)
김귀주 ...헌데, 마마. 소신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정순 무엇입니까?
김귀주 마마께서 들어오라 하셔서 입궐하긴 했사온데 이래도 되는 것인지요?
만약 이러다 이 일을 주상전하께서 아시면...(하는데)
정순 전하께선 벌써 알고 계실 것입니다.
김귀주 (멈칫, 보는데)예...?
정순 ...당연한 것이 아닙니까? 언제가지 이 일을 숨길 수 있겠습니까?
김귀주 하지만 그리되면..모든 것이 허사가 되는 것이 아닙니까? 마마. 전하께서 정신이 온전하실 때 이 일을 아신다면 당연히 모든 것을 되돌리려 할 것 이 아닙니까?
정순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김귀주 ...!....
정순 설마 오라버니께선 제가 일을 그리 만들거라 생각하셨습니까?
김귀주 ...!.....
정순 전하의 정신이 온전한 상태일 때도 오라버닐 복권시킨 어명은 거두어지지 않을 것이고 저 또한, 더 이상 이 답답한 중궁전에 갇혀 지내지 않게 될 것입니다.
김귀주 하오나..마마..어떻게?
정순 두고 보시면 아시게 될 것입니다.
김귀주 ...!.....
정순, 묘한 미소를 흘리는데..
S#66. 궐 전경. 밤
S#67. 궐 일각. 독서당. 밤
영조, 참담한 심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는데 그 위로..
산 (E, 잠시 그러다가)아뢰옵기 송구하오나..전하. 삼사의 윤대는 어제 마치지 않으셨는지요?
영조 (E)(어? 하는 표정. 그러다 그제야 아차)그렇지(하고, 대수롭지 않게)내가 요즘엔 종종 이렇게 깜빡하는 것이 있구나?
굳어지는 영조. 그 위로 다시. 앞 씬. 대신과의 대화에서 기억하지 못하던 자신의 모습이 떠오르는데..그리고 그 위로 다시
도승지 (E, 소리)망극하옵니다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이것은 분명, 전하께서 내리신 교지이옵니다.
영조, 이상하다. 분명,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한 것이다. 불안함을 감지하는 영조.
영조 (대전내관에게)가서..어의를 들라 하거라!
대전내관 ....!....
영조 (불안함으로 굳어지는 얼굴)
S#68. 동. 동궁전. 밤
산, 참담한 심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도대체 어찌된 것인까..전하의 의중이 무엇일까..산, 알 수 없는 답답한 심정이 되는데..
S#69. 동. 침전. 밤
영조, 굳은 표정으로 어의와 함께 있다. 어의..영조를 진맥하고 있는데..어의의 표정이 창백하고..영조, 그런 어의를 바라보는데. 어의, 이내 진맥을 거두고 물러서 앉는다.
영조 ...그래..무엇이냐?
어의 ..!....
영조 내 요즘 들어 뭔가를 자꾸 잊는 것이..그거 나이를 먹어 총기가 흐려진 탓 이라 생각했다. 헌데 늙어 그렇다고 하기엔 생각해보니 그 도가 너무 지 나치더구나..
어의 .....
영조 ..내가 했던 일 조차 까맣게 기억이 나지 않으니 대체 내 상태가 어떤 것 이냐? 진맥가지 마쳤으니..이젠, 알 수 있을 게 아니야?
어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영조 (망설이는 모습이 불안함을 느낀다)...말해보거라. 내 병증이..무엇이냐?
어의 전...하..(차마 입에 담지를 못하는데)
영조 ...뭘 하느냐. 어째서 말을 못하는 게야?
어의 (떨린다)아뢰옵기 송구하오나..전하..이것은 확실치 않은 것이라..(흐린다)
영조 ...!....
어의 (어찌 하면 좋은가)
영조 ...매병...(자막:치매)이냐?
여의 ...!!...
영조 ..말해 보거라. 내가 매병에 걸린 것이냐?
어의 ..전..하..
영조 ...!!....
영조, 대답하지 못하는 모습에 가슴이 그대로 내려앉는 것 같은 충격을 받는데..바로 그때..
정순 (소리)어의는 그만 물러가 있게.
순간, 갑작스런 정순의 소리에 놀라 보는 영조. 보면, 정순이 굳은 표정으로 들어와 있는데..
영조 ....중...전...!
정순 (어의에게, 낮게)뭘 하는가? 자넨 그만 물러가라지 않는가?
어의 예..하고 물러서 나가면..
영조 ..이게, 무슨 짓이오? 내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 말라 하지 않았소..!
정순 신첩, 전하께 간곡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사옵니다 전하..하오니 부디.. (하는데)
영조 듣기 싫소. 당장 나가시오..
정순 전하..!
영조 뭘 하고 있는 것이오. 정녕 내가 중전을 끌어내야 하겠소?
정순 (ol)신첩이..신첩이 답을 드릴 것이옵니다. 전하.
영조 (멈칫, 본다. 무슨 말인가..)
정순 어의가 말하지 못한 전하의 병증에 대한 대답을 신첩이 드릴 것이옵니다. 그런데도 기어이 신첩을 내치시겠습니까?
영조 ...!....
정순, 눈물을 글썽이며 영조를 보고 영조, 그런 정순을 당혹한 채 바라보는데..
S#70. 침전 앞. 밤
산, 굳은 표정으로 대전 앞으로 온다.
산 전하께 문후를 어쭈러 왔네..
상궁 ..전하께선 지금, 독서당에 계시옵니다 저하..
산 ...그래...?
산, 표정.
S#71. 독서당. 앞. 밤
산, 독서당 쪽으로 온다. 보면, 대전 내관이 산 앞으로 다가와 예를 표하는데.
산 전하께서 이곳에 납시었다 들었네. 계신가?
대전내관 예...저하..하온데..(흐리는데)
산 (무슨 일인가, 보는데)
하는데 바로 그때..
정순 전하께서 안에 계십니다..세손..
산, 갑작스런 정순의 소리에 멈칫 돌아보는데..보면, 정순이 서늘한 미소를 머금고 독서당에서 나온다.
산 (당혹)중전..마마..
정순 ...오랜만입니다..세손..
산 ...!!....
어떻게 중전이..이곳에서..! 산, 놀라고 당혹한 표정으로 정순을 바라보는데..!
그런 산의 모습에서 ....엔딩.
.이산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