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43
MBC 창사46주년 특별기획드라마
이 산(李?)
제 43 부
기 획 조 중 현
제 작 박 창 식
프로듀서 고 병 철 장 병 태
극 본 김 이 영
에이 스토리
연 출 이 병 훈
김 근 홍
조 연 출 이 성 준
최 정 규
제 작 김 종 학 프 로 덕 션
#1. 대전. 침 전. 낮(42부 엔딩에 이어)
굳은 표정의 영조와 두렵고 당혹스러운 표정의 정순이
마주앉아 있다.
그 옆으로 산과 도승지가 앉아 있다...
보면, 정순...불안함에 눈빛이 떨리는데...
정순 : (두렵고 불안하다) 저..전하.....신첩에 대한 처분이라니요?
영조, 굳은 표정으로 불안해하는 정순을 본다.
그러다가.
영조 : (도승지를 보고) 내 지금 교서를 내릴 것이니
받아 적거라
도승지 : 예..전하.
정순 : ....?!!....
다들 긴장된 눈빛으로 영조를 보는데..
영조..말없이 안쓰런 눈빛으로 잠시 정순을 바라보다가..
영조: 나는....병신년 이월 십삼일 오늘.....
중전 김씨를....중전의 자리에서 폐위하고
폐서인 시킬 것이다.
영조의 말에...산은 물론 경악하는 중전의 모습.
산..놀란 얼굴로 정순을 보는데..
정순..너무도 놀라...숨이 막힐 지경이고
그런 정순을 보고 영조를 바라보는 산의 놀란 얼굴..
산 : 전하?
도승지 : (충격, 머뭇거리며 어쩔 줄 몰라 하는데)
영조 : (도승지에게) 뭣 하느냐? 어서 내 말을 받아 적으라지 않느냐?
정순 : (떨려온다)...저.....전하.....
영조 : 본디, 중전은 부덕(婦德)으로 임금과 백성을 살펴야 하는
막중한 자리이다.
정순 : .....!....
영조 : 허나, 중전 김씨는 임금을 음조(陰助: 내조)하는 공이 없고
끝내 실덕하니
중전 김씨는, 더 이상 중궁전에 머무를 수 없다.
하여 오늘부터 김씨의 거처는 별궁으로 옮겨질 것이며
이 교서의 반포는 세손에게 일임할 것이다.
정순 : ....!!.....
산 : ....!!....
영조 : ..........
영조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아 어떤 말도 하지 못하는 정순.
산 또한, 당혹한 표정으로 영조를 보는데..
영조 : 중전을 들라한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이오.
중전의 일이니...중전도 알아야 하기 때문이오.
정순 : 저.......전...하...!!
영조 : 내가 이를 말은 이것이 전부요.
허니 이제 그만 돌아가시오.
정순 : (OL)아..아니되옵니다. 전하! 이러실 수는 없사옵니다!
이러실 수는 없사옵니다! 전하
영조 : (내관을 향해) 중전을 밖으로 끌어내라!
정순 : ...!....
산 : ...!....
정순 : (절박함, 두려움. 무릎 꿇고 조아리며OL)전하!
신첩이 모든 것을 설명 드리겠사옵니다..
어찌된 것인지 말씀을 드릴 것이옵니다..전하..!
영조 : 설명이라니..무엇을 말이오?
이 일도 나를 위한 것이었다고 둘러댈 참이오?
이것도 세손과 종사를 위한 것이었단
망발을 늘어놓겠단 것이오?
정순 : (...!!...)..전하...!!
영조 : 당신을......
당신을 불쌍히 여겼던 지난날이 사무치게 후회스럽소.
당신을 더 일찍 내쳤어야했소!
정순 : ....!!....
영조 : ..........
산 : ....!.....
정순 : (망연해진다) ....전...하!!!
영조 : 뭣 하느냐?
어서 중전을 밖으로 끌어내라니까!
대전내관 : (쭈볏하며..) 예..전하...(하고, 상궁들에게 눈짓)
상궁들 : 예.....(정순한테로 다가오는데)
정순 : (...!!...두려움, 절박..!)아니되옵니다 전하!
전하,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신첩의 어리석은 죄를..제발, 제발 용서해주십시오 전하...! (하고)
절박하게 애원하는 정순..
끝내 상궁 나인들의 손에 의해 억지로 일으켜 세워지고...
정순 ‘제발 한마디만 들어달라며’ 애원하지만...
영조, 그런 정순을 동정 없는 얼굴로 바라보는데..
그리고...보면 대전 안...
참혹한 심정으로 앉아있는 산의 모습....
#2. 동. 밖. 낮
정순, 대전 상궁과 나인들에 의해 끌려나온다...
정순, 발악하듯 몸부림을 친다.
정순 : 놔라, 당장 이 손 놓지 못하겠느냐?
전하께 아뢸 말씀이 있다....전하께 아뢸 말씀이 있어...!!
보면, 밖에 서 있던 중궁전의 상궁과 나인들, 경악을 하는데.
강상궁 : 마마!
(하고) 감히...중전 마마께 이게 무슨 짓인가?
대전상궁 : (엄히)물러나시게. 주상전하의 어명이네!
강상궁 ：...!!....
대전 상궁 : 뭣들 하느냐? 어서 마마를 모셔라!
나인들 : 예..
정순 : ....!!....
나인들 정순을 단단히 붙잡고 끌고 가는데...
정순, 끌려가며 참혹한 표정으로 ‘전하, 전하’
....절규하며 울부짖는다...
#3. 동. 안. 낮
침통한 표정의 영조와 산이 있다...한쪽엔 도승지가 있고..
한동안 두 사람...그렇게 말이 없는데...
영조: 도승지는 듣거라.
도승지: 예 전하.
영조: 적어야 될 교서가 또 있다.
산 :....?
도승지: ?
영조: 나는 병신년 이월 열 닷새인 오늘 보위에서 물러나
어좌를 국본인 세손에게 양위할 것이다.
영조의 말에...산 놀라는데..
산:전하!!
도승지: ??
#4. 정순 처소. 앞. 낮
내관들이 동원되어 정순의 짐을 옮기고 있다.
보면, 처소 앞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인데...
중궁전 나인들, 그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표정으로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보면, 대전 상궁 나인들에 의해 잡혀 처소로 온 정순.
이 광경을 보고, 순간...넋이 나간 듯 멍해지는데..
정순 : ...!!...
강상궁 : (대체 이게 어찌된 것이냐..) 마마...!!
정순 : ....!!.....
대전 상궁...굳은 표정으로 ‘가자’ 하고 나인들을 끌고 가면...
정순, 눈 앞의 광경을 보며
그대로 온몸의 피가 발끝으로 다 빠져나가는 듯하다.
하얗게 질려...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마는 정순.
강상궁 : 마마...!! 마마..!!
정순 : .........
정순, 망연자실한 표정...
끝이구나. 이제 정말 모든 것이 끝장이구나.....
정순....완전한 나락으로 떨어진 참혹하고 절망어린 심정...
그대로 고개를 떨구고 고통스럽게 오열하기 시작하는데...!
정순 : ..전하.......이럴 수는 없습니다!
이럴 수는 없습니다. 전하!
보면, 아수라장이 된 처소 앞.
오열을 토해내는 정순의 모습이 참혹하기만 한데....
#5. 대전. 침전. 낮
영조와 산 도승지가 있고..
영조 : 지금 뭐라 했느냐?
산 : 소손, 양위교서를 받을 수 없다 말씀드렸사옵니다. 전하..
영조 : ...!...
산 : ......
영조 : 어째서냐?
산 : 전하께서 이리 계시는데
소손이 어찌 양위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 할 수는 없습니다.
영조:(안타깝다) 내...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모르겠느냐?
산: 전하. 어찌 그런 망극한 말씀을 하시옵니까?
속히 기력을 회복하시어
어지러운 국사를 바로 잡아 주시옵소서.
영조: 세손은 사양치 말고 내 뜻을 받아 드려야한다.
산 : 전하! 소손 죽기를 한하고 그 교서는 결코 받아드릴 수 없나이다.
전하께서 이리 건강을 찾아 강건해 계신데 양위라니요?
당치 않사옵니다.
결단코 받아드릴 수 없는 일이옵니다.
부디 소손의 뜻을 헤아려주십시오 전하!
영조 : 산아!
산 : 전하! 통촉해주시옵소서
영조 :..
산 :...
영조 :...(잠시 말없이 산을 바라보다가)..
좋다. 네 뜻이 정히 그렇다면...양위교서는 거두마.
허나 나는 더 이상 국정을 이끌 여력이 없다.
허니 네가 대리청정을 맡거라.
산:.....
영조: 이것은 더 이상 망설이거나 주저할지 말고
니가 해야 할 일을 하라는 뜻이다.
산:...
영조 : 번암을 만나거라.
내 번암에게
너에게 주라 전한 것이 있으니 그것을 받거라!
산 : ....
영조 : 내가 죽은 뒤 필요할 것 같아 남긴 것이다.
하지만....
지금 너에게 그것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지금이 그 때라 여겨진다면
주저 말고 그것을 쓰거라!
산 : (무슨 말이냐..) 전하...?!
영조 : 이제 넌, 보위에 오를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허니 죄인들을 단죄하고
너에게 맞서는 무리들을 도려내라.
그 일에 한 치의 동정도 여지도 남기지 말거라.
알겠느냐?
산 : ...!!...
영조 : ......
산, 영조의 수수께끼 같은 말에 당혹어린 얼굴인데
영조, 그런 산을 먹먹하고 깊은 눈으로 바라본다...
#6. 동. 밖. 일각. 낮
산, 당혹스런 얼굴로 대전을 나서고 있다.
영조(E. 소리) 번암을 만나라.
내 번암에게
너에게 주라 전한 것이 있으니 그것을 받거라.
산, 무엇인가...알 수 없는 표정으로 대전을
돌아보는데...
#7. 동궁전. 외경. 낮
#8. 동. 안. 낮
산과 채제공이 있다.
보면 채제공...산에게 금등을 내미는데..
굳은 표정으로 이를 받는 산.
산 : 이것은...금등(자막 : 금 자물쇠가 달린 함)이 아닙니까?
채제공 : 예...저하
산 : ...!....
채제공 : 전하께서 일전에 그것을
저하께서 보위에 오르신 후 전해주시라며
소신에게 맡기셨사옵니다.
산 : ....!!....
산, 무엇인가...떨리는 얼굴로 열쇠로 자물쇠를 열어
함을 열어본다. 보면, 그 안에서 들어있는 서찰.
산, 조심스럽게 그 서찰을 꺼내드는데....
보면, 긴장어린 얼굴로 그런 산을 바라보는 채제공.
산 : 이...이것은.....!
산, 놀라는 얼굴....굳어지는 표정으로 읽어 내려가는데...
채제공 : 저하...그것이, 무엇이시옵니까?
산 : ...밀섭니다
채제공 : 예...?!
산 : 전하께서 내리신....밀섭니다 대감
채제공 : ....!!....
채제공, 놀란 얼굴로 산을 보고.
산, 굳은 표정으로 밀서를 응시하는데.....
#9. 동. 화완 처소. 낮
화완이 곽상궁 정후겸과 있다. 두 사람, 경악하는 얼굴인데.
화완 : 뭐...? 지금 중전마마의 거처가...가정당(嘉靖堂)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정후겸 : ...!....
곽상궁 : 예 마마. 주상전하의 하명으로 그리하고 있다 하옵니다.
화완과, 정후겸 경악한다.
화완 : 도승지가 대전에 들어 교서를 받고
마마의 거처가 가정당으로 옮겨지다니....
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
대체 아바마마께서 무슨 교서를 내리셨다는 게야?
정후겸 : (당혹스럽다) 중전마마께서 중궁전에서 내쳐지고 계십니다.
헌데 그 교서가 무엇이겠습니까? 어머니...!
화완 : (...!!...) 허..허면.....그것이 폐서인의 교서일 거란 말이냐?
정후겸 : (참혹하게 굳어지고)
화완 : .....!!!!....
#10. 동. 일각. 낮
홍인한이 허둥지둥 어디론가 가고 있다.
#11. 동. 빈청. 낮
최석주 대신들이 모여 있다.
다들 경악하고 사색이 된 얼굴인데..
중신1 : 내가 뭐라 했습니까.
절대 이대로 덮을 린 없다 하지 않았습니까?
다들 : (두렵고)
최석주 : (굳어지는데)
중신2 : (최석주에게) 대감 어찌하면 좋습니까?
중전마마께서 폐서인이 될지도 모른다면....
우리라고 무사할 리가 없질 않습니까?
그때, 홍인한이 헐레벌떡 안으로 들어온다.
홍인한 : 다..다들 들으셨습니까?
다들 : (보면)
홍인한 : 지금, 주상전하께서 김귀주영감과 금군 수장들에 대한 처결을
뒤엎으셨다 합니다.
최석주 : 처결을 뒤엎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홍인한 : 금군 수장들은 금명간 홍살문에서 척살하고
김귀주 영감의 유배지가 바뀌었답니다.
일단 의금부에 하옥되었다가 도성 밖으로 옮겨진 뒤
곧 벽지로 유배를 보낸답니다.
그게 무슨 뜻이겠습니까?
그것은 곧 뒤따라 사약이 내려진다는 것이 아닙니까?
다들 : ....!!!....
홍인한 : 결국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던 것입니다.
우릴 전부 토끼 몰 듯 몰아세우고
이리 피를 말릴 작정이었단 말입니다!
다들 : ....!!!....
최석주 : (굳어지는 얼굴)
#12. 동. 일각. 낮
정순의 거처가 옮겨지고 있다.
정순의 나인들...눈물을 흘리고 있고.
보면 정순, 강상궁의 부축을 받으며..참혹한 얼굴로
겨우 한 걸음 한 걸음 떼고 있는데...
#13. 의금부. 마당. 낮
김귀주를 비롯한 죄인들이 의금부 옥에서 밖으로
끌려나오고 있다.
김귀주, 마지막 발악을 하며 패악을 부리는데...
김귀주 : ....갑자기 나를 어디로 보내는 거냐?
사약이냐...?
가는 길에 나한테 사약을 내리려는 것이야..?!
그러나 의금부 나졸들, ‘닥쳐라’ 하면서 김귀주를
격하게 밀어 넣고...
김귀주 : (두려움에 질려서) 놔라. 이놈들...! 나는 중전마마의 오라비다..!
내가 니 놈들을 가만 둘 줄 아느냐?
끌려나오지 않으려 패악을 부리는 김귀주.
그러나 나졸들..그런 김귀주를 거칠게 끌어내고..
의금부 도사 : 뭣들 하느냐! 어서 죄인을 끌고 가라!.
의금부 나졸 : 예...
김귀주 : ....!!....
#14. 정순의 처소(옮겨진 곳). 낮
바뀐 정순의 처소. 정순..처연한 모습으로 앉아있는데
이젠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듯.
이때...강상궁이 들어오고..
강상궁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한데..선뜻 하지 못한다.
정순:(강상궁을 보지도 않고)....또 무슨 일이냐?
강상궁:..마마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김귀주 영감께서..
정순: (고개를 들어...강상궁을 보는데)..
강상궁: 김귀주 영감께서...의금부에서 밖으로 이송된다 하옵니다.
정순: ......
강상궁: 소문에 의하면 도성 밖으로 옮겨졌다가
곧 벽지로 유배를 떠난다 하옵니다.
정순: (순간..놀라지만..)....유배?
정순: (허탈하고...허망하게...웃음을 흘리는데)..
허망한 웃음을 흘리지만 눈에서는..눈물이 흘러나오는...
그리고..부들부들 떨리는 손과 몸...
#15. 주막. 낮
막선, 의아한 얼굴로 밖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보면, 한상 정도 손님이 자리하고 있는 뜸한 주막.
막선 : ...(의아한) 아니, 왜 이렇게 손님이 없는 거야? 대체...
손님1 : 아, 없는 게 당연하지
막선 : ..(돌아보고) 예...?...아니 왜요?
손님1 : ...주모란 사람이 어째 이리 모를까...
아, 오늘 죄인들이 귀양을 간다니...
죄, 그 구경한다고 몰려나갔잖은가?
막선 : ..(눈 커지고) ...그래요...?....
#16. 거리 일각. 낮
수많은 인파들이 몰려 있는 가운데...
군관들과 군졸들이 삼엄한 경계아래
김귀주와 여러 죄인들이 수레를 타고
어딘가 귀양을 가는 중이다.
보면, 김귀주..절망감에 젖은 참담한 몰골인데
그런 김귀주에게 손가락질과 야유를 보내는 사람들...
보면, 인파 무리 중에
홍국영과 대수, 달호가 보이는데...
달호 : (신이 나서)...거 참 꼴 좋다...!
그러게 인두껍을 썼으면 죄를 짓지 말아야지...
아, 안 그렇수...?
달호, 신나서 옆 사람과 ‘맞다. 맞다’ 하며 떠드는데..
홍국영과 대수의 표정은 굳다.
그때 보면, 참담한 몰골로 고개를 떨구고 있던 김귀주.
문득 고개를 들어 보면, 이편을 보고 있는 홍국영이
보이는데..순간, 눈에 핏발이 서는 김귀주.
김귀주, 홍국영을 보며...악다구니를 퍼붓기 시작하는데..
김귀주 : .네 이노옴...!
홍국영 : ....!....
다들 : .....!....
김귀주 : 내가, 나 김귀주가 이렇게 무너질 것 같으냐..!
다시 일어날 것이다.
알겠느냐...!
내 반드시 돌아와, 니놈을 씹어 먹고 세손의 목을 조를 것이다...!!
홍국영 : ...!.....
대수 : (울컥해서 나서려한다) 저...저 자가?
홍국영 : 나서지 마라.
대수 : 나으리...!
패악을 부리는 김귀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멀어져 가고. 홍국영, 그런 김귀주를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대수 :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입니다..
저자가 저런데, 다른 중신들은 어떻겠습니까?
정말, 이렇게 끝나는 겁니까? 나으리.
고작 귀양 보내는 걸로, 다 끝나는 거냐구요?
홍국영 : .........
대수, 속이 타고...
보면 홍국영, 굳은 표정...눈빛을 빛내며 멀어지는 행렬을
바라보는데...
수많은 인파들이 몰려 있는 가운데...
의금부 나졸들이 삼엄한 경계아래
몇몇 죄인들이 수레를 타고 유배를 가는 중이다.
보면, 절망감에 젖은 참담한 몰골인데
그런 죄인들에게 손가락질과 야유를 보내는 사람들...
보면, 인파 무리 중에
홍국영과 대수, 달호가 보이는데...
달호 : (신이 나서)...거 참 꼴 좋다...!
그러게 인두껍을 썼으면 죄를 짓지 말아야지...
아, 안 그렇수...?
달호, 신나서 옆 사람과 ‘맞다. 맞다’ 하며 떠드는데..
#17. 궐. 동궁전. 낮
산, 굳은 표정으로 앉아 상념에 잠겨 있다.
보면, 산의 앞으로 영조가 준 금등과 밀서가 놓여져 있는데..
그런 산의 위로.
영조 :(E) 내가 죽은 뒤 필요할 것 같아 남긴 것이다.
하지만....
지금 너에게 그것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지금이 그 때라 여겨진다면
주저 말고, 그것을 쓰거라.
산 : (무슨 말이냐..) 전하...?!
영조 : 이제 넌, 보위에 오를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허니, 죄인들을 단죄하고
너에게 맞서는 무리들을 도려내라.
그 일에, 한 치의 동정도 여지도 남기지 말거라.
산, 영조의 밀서를 내려다보며...뭔가 결심이 어리는 얼굴이 된 다.
#18. 도화서 대화실. 낮
도화서 일각에 이천과 탁지수가 있는데..
이천이 탁지수의 귀에 대고 뭐라 소곤거리고 있다.
탁지수의 얼굴이 굳어지며..
탁지수: 그..그게 정말인가?
이천: 그렇다니까.
저하께서 보위에 오르시면 송연이가
정말 승은을 입게 될 수도 있다는 거지
탁지수:...
이천:(흐뭇하게 웃으며)자네도 알다시피
송연이와 난...이미 오래전부터 끈끈한 인연이 있지 않은가?
탁지수:(빈정거리듯이)좋겠네.
든든한 뒷배가 생겨서..
이천:(OL)아 말해 뭐하겠나?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지경인데..
이때 한쪽에서 송연이 나타나면..
이천:(반갑고)송연아!
송연이 미소를 띠고 꾸벅 인사를 하는데
탁지수..저도 몰래..
꾸벅 송연에게 인사를 한다.
송연: 왜 그러세요? 나으리.
탁지수: 아..아니다.
탁지수..그런 자신이 민망하게 한쪽으로 후다닥 가는데..
이천 그런 탁지수를 보고...웃으며
이천: 저 친구가 앞으로 밤잠 좀 설칠게다.
송연: 왜요?
이천: 왜긴 왜야.. 도화서에서...한때 널 구박하고 핍박했던 화원들은
모두 똥줄이 타는 거지.
내 이참에 살생부를 한번 만들어 볼까?
송연: 살생부라뇨?
이천: 살생부... 모르느냐?
너의 앞길에 걸리적거리는 것들을(손으로 칼을 베는 듯 흉내를 내며)
가차 없이 처단하는 거지.
#19. 주막 봉노방. 낮
홍국영과 대수가 술을 마시고 있는데..
대수..술잔을 비우다 말고 놀라고..
대수: 지..지금 살생부라 하셨습니까?
홍국영:(담담하게)그렇네.
저하의 전정에 짐이 되거나 걸림돌이 될 자들은
모두 쓸어버려야지.
대수: (놀란 얼굴로 홍국영을 바라보는데)..
홍국영: 뭘 그리 놀라는가?
대수: 그것이 저하의 뜻입니까?
다들 저하께서는 저들을 용서해 주는 것이 아니냐고
그리 알고 있던데요.
홍국영: (씩 웃기만 하는데)...
대수:...!
#20. 도화서 대화실. 낮
송연을 비롯한 초비 미수 등 다모들이 일을 하고 있고..
송연이 그림을 그리는데 열중하는데..
초비와 미수..세모 시비 등 다모들..일을 하면서도
송연의 눈치를 살피는듯 싶다.
그림을 그리던 송연이 고개를 들면
다들 모른 척 일들을 하는데..
송연: (초비에게)왜들 그래요?
초비: 뭐가?
송연: 다들 나한테...왜? 아까부터 내 눈치만 보고..
초비: (웃으며OL)그거야 볼만하니까 보는 거지.
안 그러니? 얘들아.
다모들 고개를 끄덕인다.
미수: 이제 도화서 관두고 궐로 들어갈 거라는데..
정말이니?
송연: (당황)내가? 누가 그래?
초비: 에이...다 알면서
아무리 높은 신분이 되도 우린 잊지 않을 거지?
송연: 다들 왜 그래요?
어디서 무슨 소릴 들었는지 몰라도
난 훌륭한 화원이 될 때까지 도화서에 있을 거예요.
송연이 굳은 얼굴로 밖으로 나가는데...
그런 송연을 보고 당황하는 초비와 다모들.
#21. 도화서 일각. 낮
송연이 혼자서 상념에 잠겨 있다.
송연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인데...
이때...누군가 뒤에서 부른다..
김상궁:(소리)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는 것이냐?
송연이 돌아보면..김상궁이 나인들과 서 있다.
송연이 놀라고..
송연: 마마님.
김상궁: 가자.
송연: 어딜요?
김상궁: 가보면 알 것인데 넌 꼭 토를 달더라.
#22. 궁궐 일각. 낮
김상궁과 나인들..그리고 송연이 궁궐 일각을 걸어가는데..
송연..잔뜩 긴장한 얼굴인데..
송연: 저..마마님.
어디로 가는 건지?
김상궁: 너 내가 널 위해서 하는 말인데..
잘 판단해라.
송연:...?
김상궁: 너도 귀가 있고 눈이 있으니 알 것이다.
이제 빈궁마마의 세상이 된 것을..
빈궁마마께서 곧 이 나라의 국모가 되실 거란 말이다.
송연:...
김상궁: 그런 빈궁마마의 심기를 어지럽게 하면
넌... 그만하자.
이정도 말하면 무슨 뜻인지 알겠지?
송연:....
#23. 궐. 일각. 낮
송연과 김상궁 일행이
혜빈 처소 쪽으로 오고 있다.
처소 앞에 이상궁이 서 있는데...
이상궁 : 마마....도화서 다모 아이가 들었습니다.
혜빈(소리) 들라하게.
이상궁 : (송연에게) 안으로 들거라.
송연 : ....!.....
#24. 혜빈 처소. 낮
혜빈과 효의가 차를 들고 있는데...
문이 열리고 송연이 안으로 들어온다.
송연이 들어서면, 혜빈...조금 굳은 표정으로 송연을 보고.
송연, 주눅이 든다. 보면, 효의..그런 송연을 향해 밝게.
혜빈 : 어서 오거라.
송연 : (예를 표한다)
혜빈 : 앉거라.
송연 : ....!.....
송연, 예..하면서 조심스럽게 두 사람의 앞으로 앉는다.
효의 : 그렇잖아도, 방금 니 얘기를 하던 중이었다...
송연 : (긴장)
효의 : 괜찮다...그리 긴장할 것 없다 송연아..
어마마마께서 널 부르신 것은 니 공을 치하하시려는 것이야!
송연 : ...예에.....?
혜빈 : (여전히 못마땅한 마음은 남아있지만...)
궐 안에 참담한 일이 있던 와중에
니가 세손을 도와 큰 공을 세웠다 들었다...
송연 : ....!!...
혜빈 : 내, 빈궁한테 이야길 전해 들었다..
니가 이번에 선 세자마마의 서찰을 주상전하께 전했다지?
송연 : ....!....
송연, 당혹해 효의를 보면..효의 송연을 보며 따뜻하게
미소 짓는데...
혜빈 : 그런 일을 해내다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니더냐?
니가 정말, 큰 공을 세웠다.
송연 : 당치 않으시옵니다 마마.
공이라니요?
소인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사옵니다.
효의 : 한 게 없다니, 그 무슨 말이냐?
니가 아니었다면 저하께서 큰 고초를 겪으실 뻔하지 않았더냐?
아니 그렇습니까? 어마마마..
혜빈 : 그렇구 말구.
송연 : 마마....
효의 : (미소 짓고)
보면, 혜빈도 한결 부드러운 표정으로 송연을 보고
효의, 다정한 표정으로 송연을 본다.
송연, 그런 치하가 민망하고 고맙고 그런 느낌인데.
#25. 동. 밖. 낮
효의와 송연이 나온다.
효의 : 저하께선 지금 활터에 계신다.
송연 : (당혹, 무슨 말...?) 예..?!
김상궁 : (뭐냐, 하는 표정으로 보고)
효의 : 오랜만에 입궐한 것이 아니냐?
저하께 잠시 들려 문안을 올리고 가거라.
송연 : ....!....
김상궁 : (헉, 당황스러운데)
효의 : (옆의 한 나인에게) 이 아일, 저하께서 계신 활터까지 안내해주게.
(하고, 송연에게) 다녀오거라.
김상궁...송연에게 도끼눈을 뜨고 째려본다.
송연 : 아닙니다. 저하께서도 바쁘실 터인데
저는 이만 도화서로 돌아가겠습니다.
효의: 아직 내 뜻을 모르는 것이냐?
지금 저하의 심기가 많이 어지러우실 것이다.
니가 가서 저하께 위로를 해드리란 말이다.
송연:...(당혹스러운)..
#26. 효의처소. 낮
들어오는 효의 김상궁,
효의 앉으면 김상궁이 기막힌 얼굴로 따라 앉는데.
김상궁 : 마마! 대체 어쩌려고 이러시는 겁니까?
효의 : 무엇을 말인가?
김상궁 : 지금 그걸 몰라 물으시옵니까?
혜빈마마께 저 아이의 공을 전하시더니...
이젠 아예, 세손저하께 그 계집을 찍어 붙이시려고...(하는데)
효의 :(OL) 찍어 붙이다니! 자네, 말이 어찌 그리 경망스러운가?
김상궁 : (안다, 하지만) 마마...!
효의 : 나서지 말게. 자네가 나설 일이 아니라지 않았는가?(하고)
저하께선 곧, 보위에 오르실 것이네.
그런 저하와 이 나라 왕실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바로, 원손이네...!
김상궁 : 마마....?!
효의 : .......
김상궁 : 원손마마께서 필요하시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허면, 혹시 마마께선 저 계집아이를....
효의 : .........
김상궁 : (경악) 마마!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원손마마라면, 당연히 마마께서 회임을 하셔야지요!
엄연히 빈궁마마께서 계시온데
어찌 그처럼 망극한 말씀을 담으십니까?
효의 : 나는 이미 틀린 듯싶네.
김상궁 : 마마!!
효의 : (OL)저하와 왕실에 더 이상 내가 누를 끼칠 순 없네.
지금은 하루라도 빨리 후사를 이어
저하의 전정에 힘을 실어드려야 할 때임을 어찌 모르는가?
김상궁 : (OL)하오나 마마...(하는데)
효의 : (OL)그만하게. 더 이상, 듣지 않을 것이니.
이 또한, 빈궁인 내가 해야 할 일인 것이야.
김상궁 : (당혹스럽다) 마마...
효의 : ......
효의, 아픈 마음..그러나 이것이 자신이 해야할 일임을
잘 아는 효의. 애써 담담한 마음을 가지려 애쓰는데...
#27. 활터. 낮
산, 매서운 눈으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는 화살. 과녘에 명중하고.
산, 이내 또 활을 당겨 화살을 쏜다.
보면..그렇게 격하게 활을 쏘고 있는 산의 모습.
그때 한쪽에서 송연이 온다.
송연, 활을 쏘는 산을 바라보는데..거칠고 격한 그 모습에..
차마, 나설 수가 없다.
송연, 먹먹하게 산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돌아서 가려는데..
그때 등 뒤에서 산이 송연을 부른다.
산(E) 송연아.
송연, 멈칫 돌아보는데...
보면, 활을 내린 산이 가쁜 숨을 몰아서며...
그런 송연을 바라보는데....
(시간경과)
산과 송연이 있다.
산 : 왜 그냥 돌아가려했느냐?
송연 : .....혼자 계시고 싶어 하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산 : 그래 보이더냐?
송연 : ........
산, 쓸쓸한 표정. 먼 시선으로 다른 곳을 응시하고
송연, 그런 산을 걱정 어려 바라보는데..
산 : (그러다가) 아무것도 묻지 않는구나?
송연 : ...!...
산 : 나로 인해 걱정이 많고
묻고 싶은 것이 많을텐데도
넌, 날 채근하지도...왜 그랬느냐? 묻지도 않아.
송연 : ...저하......
산 : ...알고 있느냐?
난, 여기서 내내
아바마말 죽음으로 몰아간 자들의 가슴에 활을 겨누고 있었다.
나에게 맞서 궐을 범하려 한 자들의 심장에
미친 듯이 활을 쏘아대고 있었어.
송연 : (....!!...) 저하.....
산 : 모두들...내가 이대로 이 일을 덮을 거라 여기지만
틀렸다.
나는 아무도 용서하지 않았다. 송연아
내 마음은 지금...누구한테도 그럴 수가 없구나!!
송연 : ...!...
산 : 치르게 할 것이다.
차근차근...
한 사람 한 사람
저들이 반드시 그 댓가를 치르게 할 것이야.
나는 지금, 그러고자....때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송연 : ....!!.....
송연, 놀라운 얼굴로 산을 보고..
보면 산. 굳은 표정..냉정한 모습으로 활을 만지는데...
#28. 궐 앞. 밤
중신1, 2를 비롯한 노론 중신들이 초헌, 교자, 등을 타고
빠져나와 서둘러 각자의 길로 흩어진다.
보면, 어디선가 그런 이들을 주시하는 시선이 느껴지는데...
#29. 도성 일각. 밤
교자를 탄 대신1이 가고 있다.
교자가 골목을 돌면, 어둠 속에서 복면을 한 사내 넷이 나타나 고 서로 눈빛을 주고 받더니 재빨리 뒤를 쫓는다.
#30. 도성 일각. 밤
중신2, 종복 하나와 함께 아무도 없는 밤길을 걸어가고 있다.
종복, 등롱으로 길을 비추고 있고.
중신2, 뭔가 불안한 듯 뒤를 살피더니 종복에게 서두르라며 길 을 재촉하는데.
순간, 앞에 복면을 한 사내 하나가 나타난다.
흠칫 놀라는 중신2, 돌아보면, 뒤에서도 어느새 나타난 사내 둘이 서있는데.
중신2 : 웬 놈들이냐?
사내 : (칼집에서 칼을 반쯤 빼들고) 명을 재촉하지 마시오.
중신2 : ...!...
종복, 시퍼렇게 날이 선 사내의 칼을 보고 겁에 질려 그대로 등롱을 놓고 줄행랑을 치고.
중신2, 두려운 얼굴로 어찌할 줄을 모르는데,
사내, 다른 사내에게 눈짓하면, 사내들 순식간에 중신2에게 재 갈을 물리고 자루에 싸서 사라진다.
어두운 밤거리에 등롱만이 남아 뒹구는데...
#31. 최석주의 방. 낮
최석주, 입궐할 채비를 하는데
그때 홍인한이 ‘대감, 대감’하며 급하게 들어온다.
최석주 : (의아하다) 이 시간에 어인 일이오?
홍인한 : (흥분) 큰일 났습니다, 대감! 큰일이 났어요..
최석주 : (무슨 소린가) 큰일이라니?
홍인한 : 간밤에 병판대감과 공조 참판이 사라졌다 합니다.
최석주 : 뭐라구요?
홍인한 : 괴한이었답니다.
갑가기 괴한이 나타나 두 사람을 잡아갔다합니다 대감!
최석주 : ....!!....
최석주,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당혹스러운데.
#32. 포도청 종사관 집무실(익위사). 낮
최석주가 급히 포도청 종사관 집무실 안으로 들어선다.
보면, 정후겸이 굳은 표정으로 종사관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최석주 : 병판과 공조참판이 사라졌다니?
정후겸 : (굳은) 그들뿐이 아닙니다.
최석주 : (멈칫) 뭐..?
정후겸 : 전 좌상 오현수와 전 형조참의 이정호도
어젯밤 행적이 묘연해졌습니다.
최석주 : (당혹...!) 뭐...?
정후겸 : 누군가, 저희들을 압박해오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최석주 : 하지만, 그 두 사람은 이미 오래전 조정을 떠났네.
이번 일과는 아무 관계가 없질 않은가.
정후겸 : 허나, 두 사람 모두
사도세자의 죽음엔 관련이 되어 있지요.
최석주 : ...!....
정후겸 : ........
분명 뭔가 의혹이 있다....당혹감이 번지는 얼굴인데.
#33. 화완의 처소. 낮
화완과 정후겸이 있는데 화완이 놀란 얼굴로..
화완: 살생부?
후겸: 예..제 짐작은 필시 살생부를 정해두고
처결을 시작한 것이 틀림없다는 말입니다.
화완: 하면...그 칼날이 나와 너한테도 온다는 것이냐?
후겸:..예..
화완:(경악하는데)...
화완이 충격으로 어쩔 줄 몰라하다가..
화완: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이대로..
화완이 자리에서 일어날려고 하면..
후겸: 어딜 가시려는 겁니까?
화완: 아바마마를 뵈야겠다.
가서 사정을 해서라도 일단은 살고 봐야지 않느냐?
후겸: 그만 두십시오.
이미 중전마마도 내치셨습니다.
지금 전하를 찾아뵙는 것은 불난데 기름을 끼얹는 것입니다.
화완: 하면 이대로 당하자는 것이냐?
후겸: (심란한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데)...
#34. 빈청. 낮
최석주가 혼자 상념에 잠겨 있다.
상념에 잠겨 있던 최석주가 뭔가 결심을 굳힌듯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데..
#35. 동궁전 외경. 낮
#36. 동 안. 낮
산, 담담한 표정으로 앉아 상소를 보고 있다.
그때 밖에서 동궁전 상고가 ‘저하 이판대감 입시옵니다;’
하는데....담담한 얼굴로 들어 보는 산.
문이 열리고 안으로 최석주가 들어오는데.
산 : 어서 오시오 이판!
최석주 : (굳은 표정으로 예를 갖추고)
산 : .........
(시간경과)
산, 최석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하지만 산, 놀라지 않은..담담한 얼굴인데.
산 : 그래서요?
최석주 : (당혹) ...예...?!
산 : 대감은 내가 어찌해주길 바라고 있습니까?
최석주 : 저하..! 다시 말씀드리지만
어젯밤 갑자기 네 사람의 전 현직 중신들이 변고를 당했습니다.
시세가 이와 같은데....(하는데)
산 : (OL)대감
최석주 : (멈칫)
산 : 그건 있을 수 없는 얘깁니다.
대리청정을 하는 내가 명을 내린 일이 없는데 누가 조정 중신들을
해하려 든단 말입니까?
저들이 두려운 마음이 일어 스스로 몸을 피한 것이라면 모를까...
감히 누가 그런 짓을 한단 말입니까?
최석주 : 하오나, 저하...(하는데)
산 : (OL)이판.
최석주 : ...!...
산 : 지금 조정엔 수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런 때, 제 몸 사리기에 급급해
몸을 숨긴 자들의 안위까지 챙길 수 는 없습니다.
최석주 : ...!...
산 : (시선 거두고, 냉정하게)
저들에게 정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
포도청이나 한성부가 나서서 해결하겠지요.
허니, 이판께선 그만 물러가 본연의 일을 보도록 하십시오.
최석주 : ....!!....
최석주, 당혹스러운 얼굴로 보는데,
산, 담담한 얼굴로 시선을 거두고 다시 상소를 보는데.
#37. 동. 밖. 낮
최석주, 굳은 얼굴로 나온다.
동궁전을 돌아보는 눈빛. 곤혹스럽고.
#38. 동. 안. 낮
보면 산, 굳은 표정으로 39부에서 찾아낸
사도세자가 남긴 유품 함에서 서찰을 꺼내든다.
그것을 내려다보는 산. 그 위로.
최석주(소리) 지난 밤, 병판 한태수와 공조 참판 정익선
전 좌상 오현수와 전 형조참의 이정호가 사라졌습니다..
산, 냉정하고 서늘한 표정으로 서찰을 내려다본다.
이름이 죽, 적힌 서찰.
그 안에 저들의 이름이 적혀져 있는데..
보면, 굳은 표정으로 이를 내려다보는 산의 모습.
#39. 익위사 훈련장. 낮
익위사들 훈련하고 있고,
강석기, 이를 살피고 있다.
그때, 서장보 오고. 강석기, 다가간다.
서장보 : 자네...우세마 못 봤나?
강석기 : 그러고 보니 오늘은 못 본 듯하군.
서장보 : 대체 어딜 간 거야?
홍집의 나리도 통 안보이시고 이거 괜히 불안하네...
강석기, 서장보, 조금 걱정 어린 얼굴이다.
#40. 산길 일각. 낮
홍국영,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어디론가 가고 있다.
#41. 동. 일각. 낮
외따로이 떨어진 작은 숯막 같은 곳.
홍국영이 긴장어린 표정으로 오면
그곳을 지키고 있는 사내 둘이 홍국영에게 다가와 예를 갖추 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내들...
다부진 체격과 매서운 눈빛이 저자의 허랑한 왈패들은 아니다.
홍국영 : 어찌 되었는가?
사내1 : 말씀하신대로 처리했습니다.
홍국영 : 애썼네 (서찰 하나 넘겨주며) 나머지 명단이니
오늘 안으로 끝내게..
사내1 : 예, 나으리.
홍국영 : .......
홍국영, 눈빛을 빛내며 안을 보고..
#42. 동. 안. 낮
어둡고 으슥한 숯막 안.
보면, 잡혀온 중신들이 참혹한 꼴로 입에 재갈이 물린 채
두려움에 떨고 있는데
#43. 홍국영의 집. 낮
홍국영, 마루에 앉아 갓끈을 풀고 있는데...
그때 안으로 대수가 들어온다.
대수 : 나으리..!
홍국영 : (흘끗 보고) 왔느냐?
대수 : 대체 또 어딜 다녀오시는 겁니까?
한참 찾았잖아요
홍국영 : 어디긴, 내 나설 곳이 낚시터 밖에 더 있느냐?
대수 : (휴..답답하다) 나으리두. 언제까지 이러고 계실 것입니까?
이제 그만 입궐하셔서 세손저할 도우셔야지요.
홍국영 : ........
대수 : 나으리..!
홍국영 : 니가 그리 보채지 않아도
저하께 도움이 되는 낚시질을 하고 있으니 걱정말거라.
대수 : 예...?
홍국영 : 이왕 온 거 밥술이나 같이 뜨자.
저기 찬간에 가서 상 좀 봐서 내 오거라.
(하고 안으로 들어가 버리는데)
대수 : ...??....아, 아니..저기..나으리....
대수, 뭐냐..하는 표정. 그러다가...
휴...어쩔 수 없다. 부엌으로 들어서려는데..
그런 대수의 눈에 들어오는 낚시대와 망태기.
대수, 그것들을 들어 한곳에 치우려는데..그러다 순간 멈칫하는 대수.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 보면, 낚싯대와 망태기가 젖어있 지 않고 바짝 말라 있는데..
대수..뭐지....의아한 얼굴로 보는 표정.
#44. 홍인한의 집. 외경. 밤
#45. 동. 방 안. 밤
홍인한이 잠들어 있다. 보면, 어두운 방안..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며 누군가 안으로 들어서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잠들어 있는 홍인한.
그러다 몸을 뒤척이며 문득 눈을 뜨면...
눈 앞에 겨누어져 있는 날 선 칼날.
순간 홍인한...헉, 하고 놀라는데....!
#46. 홍인한의 집 마당. 밤
사내들이 재갈이 물린 채 버둥거리는 홍인한을
들처 업고..마당으로 나서는데..
이때 한쪽에 나타난...정후겸과 오정호 그리고.
그의 수하들
정후겸: 웬 놈들이냐?
사내들 정후겸의 등장이 놀라는데..
오정호와 수하들 칼을 빼들고 나서면..
들처 업었던 홍인한을 내 팽개치고
오정호와 수하들과 맞서 싸우는 사내들
정호와 수하들이 사내들을 물리치는데..
사내들이 도망을 친다.
오정호와 수하들이 쫒아갈려고 하면..
정후겸: 됐다. 어서 대감부터 뫼셔라.
#47. 홍인한의 방. 밤
홍인한과 후겸이 있다.
홍인한: 고맙네 자네 덕에 목숨을 구했네.
정후겸: 순간의 위기를 넘겼을 뿐.....목숨을 구했다고 볼 순 없지요.
홍인한: ..그...그렇지.
헌데 이 야심한 이 시각에 어인 일인가?
정후겸: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왔습니다.
홍인한:...?
정후겸: 대감께서는 저하의 외척이 아니십니까?
혜빈마마와 세손저하께 매달려 보십시오.
홍인한: 이미 해봤네.
형님은 물론이고 혜빈마마까지 찾아가 매달리고 사정을 해봤네만
아무 소용이 없었네. 이제 어쩌면 좋은가?
정후겸:....(심란한데)..
#48. 숯막 앞. 밤
일각에 홍국영과 사내들이 서 있다.
사내: 송구합니다.
홍국영:내 다시 부를 때까지 잠적해 있게..
사내:예.
사내들 한쪽으로 사라지면...홍국영 잠시 심란한 얼굴로
있다가..돌아서서 숯막 쪽으로 갈려는데..
산:(소리) 홍집의!
홍국영이 놀라서 돌아보면..산과 남사초 대수가 서 있다.
홍국영 산을 보고 경악하는데..
홍국영: 저하.
산 : 자네가 납치한 자들을 가둔 곳이 그곳인가?
홍국영: ...!....
#49. 동. 안. 밤
잡혀온 중신들이 재갈을 물린 채 있는 숯막안으로
산과 홍국영이 들어오는데..
산을 본 중신들..공포에 질린 얼굴로
재갈을 물린 입으로 뭔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머리를 조아린다.
보면, 참혹한 심정..굳은 얼굴로 이들을 보는 산.
이어 산...참을 수 없는 노기 어린 얼굴로 홍국영을 돌아보는데..
#49-1. 동. 물품 창고 (마루방). 밤
산, 노기 어린 얼굴로 홍국영과 있다.
조금 떨어진 곳에 남사초와 대수가 있는데..
산 : 이게 무슨 짓인가?
그래서 어찌할 작정이었는가?
정녕 저들을 자네 손으로 죽일 작정이었단 말인가?
홍국영 : (이미 각오한 바다) 예 그렇습니다. 저하.
산 : ....!!...
홍국영 : 이 일로 소신을 책망하신다 해도 어쩔 수 없다 생각했습니다.
소신 그 모든 것을 각오하고 벌인 일입니다.
산 : 홍집의!
홍국영 : 저들은 죽어 마땅한 죄인입니다 저하!
역사에 죄를 지은 자들은 그 댓가를 치러야 합니다.
그래야먄 세상이 심판의 무서움을 알기 때문입니다 저하.
그래야만 세상이 역사의 무서움을 알기 때문입니다.
역사에 죄를 지으면
언제고 반드시 그 죄 값을 치르게 된다는 것을
세상이 알지 못하면
이 나라와 조정을 바로 세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하..!
산 : (OL) 그래서.. 그래서 국법과 절차를 모두 무시했는가?
이 나라의 역사를 바로 세우겠다고
자넨 이 나라의 국법을 짓밟으려 했는가?
홍국영 : 저하! 소신의 말을..
산 : (OL)닥치게!
이것이 자네가 말하는 죄인에 대한 단죄인가?
사사로이 힘과 권력을 남용해
저들의 명줄을 끊는 것이 그것이 자네가 말하는 심판인가 말이야?
말해보게.
그런 자네가 저들과 다른 것이 뭐란 말인가?
홍국영 : ........
산 : 내가 무엇을 조심하고 무엇을 경계하고 있는지
자네가 어찌 그것을 모를 수가 있는가?
내 마음 속에 저들은 이미 골백번도 더 도륙이 났네!
내가 세손도 무엇도 아니라면
이미 내 손으로 저들의 심장을 도려냈을 것이야!
홍국영 : ....!....
산 : 허나 난 이 나라의 세손이네.
알겠는가?
내가 하는 것이 사사로운 복수가 되지 않도록.
그것이 정당한 단죄가 될 수 있도록
분노로 심장이 터질 것 같아도,
혀를 깨물고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하는 것이
그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란 말일세!
홍국영 : ......
산 : 저들을 당장 풀어주게.
홍국영 : 저하!
산 : 내 말이 안 들리는가? 당장 저들을 풀어주란 말이야!!
홍국영 : ....!...
산, 홍국영을 매서운 얼굴로 보다가 스쳐 지나가고
남겨진 홍국영, 참담한 심정이 된다.
남사초가 산을 따라가고 나면..
보면 대수가 안타까운 얼굴로 홍국영을 바라보는데..
대수 : ...나으리
홍국영 :....
대수 : (죄스럽다) 실은...제가 저하께 고했습니다.
뭘 하고 계신지 알아보라 하셔서...
송구합니다, 나으리...
홍국영 : 송구할 거 없네
자넨 자네 할일을 한 게 아닌가?
(긴 한숨을 쉬며)
저하의 말씀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나
내 이 가슴이 답답해 미치겠네....
대수:(안타까운 눈빛으로 홍국영을 보는데)..
#49-2 동궁전. 밤
산, 착잡한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다.
그런 산의 얼굴위로. 홍국영의 말이 떠오른데..
홍국영 : (E. 소리)저들은 죽어 마땅한 죄인입니다 저하!
역사에 죄를 지은 자들은 그 댓가를 치러야 합니다.
그래야먄 세상이 심판의 무서움을 알기 때문입니다 저하.
그래야만, 세상이 역사의 무서움을 알기 때문입니다.
홍국영의 말을 떠올린 산 심란한데..
#50. 동. 앞. 밤
홍국영이 굳은 표정으로 동궁전 앞으로 온다.
홍국영, 잠시 망설이는 얼굴.
착잡한 표정으로 동궁전을 바라보는데...
#51. 동. 안. 밤
산,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는데..
홍국영 : 저하 소신이옵니다.
산 : 들게
문이 열리고 홍국영이 안으로 들어온다.
홍국영, 착잡한 표정을 산을 바라보고..
산, 굳은 표정...말없이 그런 홍국영을 응시하는데...
(시간경과)
산과 홍국영이 있다.
산 : 모두 돌려보냈는가?
홍국영 : ...예....
산 : ......
홍국영 : 소신의 어리석었습니다. 저하
소신의 아둔함을 용서해주십시오
산 : (착잡한 느낌으로 본다. 그러다가)
내가 시킨 것이라 하게.
홍국영 : (..!...)
산 : 내일 한성부에서 나올 것이네.
허면 자넨 국청 조사관으로 저들에게 따로 물을 것이 있어
내 명을 받아 그리한 것이라 말하게. 알겠는가?
홍국영 : ...저하.....
홍국영, 산의 말에...뭔가에 맞은 듯 충격을 받는데
산. 그런 홍국영을 안타깝게 보다가...
홍국영의 앞으로 뭔가가 정리된 것을 내민다.
산 : 묻어두려 한 것이 아니네.
힘들고 더딘 길이 될 지라도
난 저들을 정당한 절차를 밟아 단죄하려던 것이었어.
홍국영 : 저하....?!
산 : ....그 안에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있네.
모든 것은 그대로 준비될 것이고
죄인들은 모두.....
그 죄 값에 맞는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네.
홍국영 : ...!...
산 : 지금부터 그것을 하나하나 준비해야 할 것이네.
허나, 칼을 뽑는 것은 지금이 아니네.
전하께....
마지막 가시는 길에까지 그런 고통을 안겨드릴 순 없어.
홍국영 : ....!...
산 : 알겠는가?
피를 묻혀야 한다면 그건 내 손이어야 하네.
홍국영 : ....!!....
산 : .........
홍국영, 놀라고 충격을 받은 얼굴로 산을 바라보고
산, 착잡한 얼굴...결연한 표정으로 그런 홍국영을 응시하는 데....
#52. 궐 일각. 낮
산, 남사초, 동궁전상고, 박상궁과 나인들 이끌고 간다.
비장한 얼굴로 어디론가 향하는 산의 모습
#53. 정순의 새 처소 (가정당). 낮
정순이 있는데 강상궁이 다급히 들어온다.
강상궁 : 마마.
정순 : 무슨 일이냐?
강상궁 : 세손 저하께서 오셨습니다.
정순 : (놀라고)세손이?
강상궁 : 예, 마마... 어찌할까요?
정순 : ....
강상궁 : 마마....
정순 : (마음을 다잡고 낮게) 들라 해라.
강상궁 : 예 마마
강상궁, 물러나면,
정순, 매서운 눈빛으로 마음을 다잡는데..
잠시 후 산이 안으로 들어와 선다.
마주보는 두 사람의 사이에 차가운 긴장감이 흐르는데.
정순: 앉으세요.
산: (자리에 앉는데)..
정순: 안 그래도 내 사람이라도 보내 세손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산:...
정순: 교서를 움켜쥐고 있는 이유가 뭡니까?
산:...
정순 :더 이상 피 말리지 말고
내가 폐서인이 되었음을 반포하세요.
산 : (OL) 교서는, 반포되지 않을 것입니다.
정순 : (놀란다)...!!...
산: (굳은 얼굴로 정순을 바라보는데).
정순: 연유가 뭡니까?
산 : 마마께서는 이 자리에서
소손의 아비를 죽인 자들이 어찌 되는 가를
지켜보시게 될 것입니다.
정순:...
산: 또한 전하의 성총을 흐리고
전횡을 일삼아온 노론벽파 중신들이
어찌 되는 지도 지켜보셔야 될 것입니다.
정순:(파르르 분노로 떠는데)...
산: 마마께서 누려 오신 권력의 손발이 무참히 잘려 나가는 것을
직접 보십시오.
그 다음에 마마에 대한 죄 값을 물을 것입니다.
정순:...
산 : 이제 시작이옵니다. 마마
정순:...
산 :...
정순, 충격과 공포..그리고 분노로 부들 부들 떠는데..
그러나 산, 그런 정순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54. 시강원 집무실. 낮
산과 체제공이 있는데 이때 최석주가 들어와
예를 갖추는데..
산: 앉으세요.
최석주가 자리에 앉으면
산:산 :내 이 자리에 대감을 부른 것은
앞으로 대감께서 해야 할 일을 전하기 위해서요.
최석주:: (긴장)...
산 : 전하께서는 환우로 인해 국사를 돌보지 못하시니
나는 전하의 명을 받아 대리청정을 통해 앞으로 모든 국사를
관장할 것이오.
최석주:...
산 : 대감께서는 번암 대감과 함께
향후 조정의 개혁방안을 모색해 주시오.
최석주:(놀란다)저하.
산: 내가 대감께 기회를 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잘 판단하시오.
최석주: 소신 성심을 다해 저하의 뜻을 받들겠사옵니다.
산:하면 대감께서 먼저 해야 할 일이 뭔지 말해 주겠소.
최석주:....?
산: 나는 사도세자 저하에 관한 모든 기록을
세초(洗草 : 역사서에서 지우는 것) 할 것이오.
최석주: (놀란다)....
산 : 내 아버지를 역당으로 간주한 모든 기록은 음해이니
이를 세초해도 좋다는 주상전하의 윤허가 계셨소.
허니 이판대감이 주관하여 당장 시행토록 하시오.
최석주..놀란 얼굴로 산을 바라보는데..
#55. 사헌부 집무실(익위사). 낮
홍국영이 있는데 정후겸이 들어온다.
홍국영: 어서 오십시오.
정후겸: (굳은 얼굴로 홍국영을 바라보는데)
홍국영: (씩 웃으며)영감답지 않게 왜 이리 긴장하신 것입니까?
내 좋은 소식을 전해 주고자 불렀으니 어서 앉으시지요.
정후겸이 자리에 앉는다.
홍국영: (정후겸 앞으로 서찰이 든 봉투를 건넨다)..
정후겸: 뭔가?
홍국영: 직접 보십시오.
후겸이..봉투를 열어 보는데..
후겸이 얼굴이 파랗게 굳어진다.
홍국영: 나 같으면 제일 먼저 처결했어야 할 영감께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다니
나 같은 소인배는 저하의 의중이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정후겸: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삭히며) 이것이 기회인가?
차라리 목을 치는 것이 낫겠네.
홍국영: (냉소를 띠고)맘에도 없는 말을 하지 마십시오.
일단 목숨은 구했으니 천만 다행이 아닙니까?
정후겸: (분노에 찬 눈빛으로 홍국영을 노려보는데)..
홍국영: 아..참..재밌는 소식 하나 더 전해 드리지요.
영감께서 참담하게 좌천 되신 것이 비해
이판 최석주 대감께서는 영전을 하시게 될 것 같습니다.
정후겸:...
#56. 궐 일각. 낮
참담한 심정으로 걸어가고 있는 후겸.
이때 앞에서..최석주가 온다.
서로..미묘한 시선이 교차하는데..
정후겸: 경하드립니다 대감.
다들 죽는데 대감만 살아남으셨더군요.
최석주:...
정후겸:내 진작 대감께 정치를 배우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됩니다.
최석주: 그따위로 빈정거리면
자네 맘이 편해지는 건가?
정후겸:(분을 삭히며)이대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란 말을 꼭 전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최석주: 이미 끝난 싸움이야!
괜한 짓을 해서 명을 재촉하진 말게.
최석주 한쪽으로 가면...후겸이 그런 최석주를 노려보는데..
#57. 화완 처소. 낮
정후겸, 화완 있다.
화완, 서안을 서탁 위에 거칠게 내려놓는다.
화완 : 정3품인 너를 종6품 주부로 좌천시키다니...
그것도 왕족들 족보나 만드는 종부시에..!
정후겸 : (......)...
화완 : (분노에 떨린다) 우리를 이리 짓밟는구나!
서서히 목을 조여 결국 숨통을 끊어 놓겠다는 것이야?
정후겸 : ........
화완 :(눈물이 그렁해져서 후겸을 보는데)...
정녕...이대로 끝나는 것이냐?
정후겸: 언젠가 제가 저를 양자로 들이신 이유를 물었던 거
기억하십니까?
화완:..
정후겸: 그 때 어머닌 저라고 왕위에 오르지 말란 법이 없다
하셨습니다.
소자 어머니의 말씀을 아직도 가슴 한 켠에 묻어두고
버리지 않았습니다.
화완: 허나 이제와...어쩌겠느냐?
모든 것을 다 잃었는데...뭘로 가슴에 품은 뜻을
이루겠냔 말이다.
정후겸:(서슬이 시퍼래서)..
두고 보십시오. 이대로는 절대 주저앉지 않을 것이니
이 참담한 굴욕을 조금만 조금만 참고 계십시오.
#58. 정후겸의 사가 마당. 낮
후겸이 사가 마당 일각에 있는데..
심란한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고..
이때 오정호가 다가와서 예를 갖추는데..
오정호: 영감.
정후겸: 이젠 영감이 아니다.
한낱 주부일 뿐이야.
오정호:(안타까운)...
후겸: 내가 이른 것은 알아보고 있느냐?
오정호 : 예, 영감.
정후겸 :눈에 띠지 않게 반드시 은밀히 움직여야 한다.
오정호 : 예, 영감...
정후겸, 무섭도록 서늘해지는 눈빛으로 이를 악문다.
#59. 혜빈의 처소. 낮
혜빈과 홍봉한 있다.
혜빈 : (놀라) 정말 세손이 그리 하명했단 말입니까?
홍봉한 : 예, 마마 승정원일기에 남은 선세자 저하의
기록을 세초하라했다 합니다.
혜빈 : ...!!...
홍봉한 : 마마...이제야 마마의 한을 풀게 되었습니다.
혜빈:(눈물이 그렁해지는데)..
혜빈 : 제가 이 날을 보자고 그 모진 날들을 견뎌왔나 봅니다.
이제야 죽어서 저하를 뵐 수 있을 거 같아요.
혜빈의 눈가에 눈물이 어리고,
그런 혜빈을 안스러운 눈빛으로 홍봉한.
#60. 동궁전. 밤.
산, 최석주, 채제공이 있다.
서탁 가운데 각 부서의 체계와
관원들의 이름이 적힌 종이가 있다.
최석주 : 그간 추려진 남인과 서얼들이옵니다.
산 : (보고)..
채제공 : 이조에 여섯, 형조와 호조에 열,
공조와 병조에 여섯, 예조에 넷이오니,
이중 반수를 낙점하시면 되시옵니다.
산 : 이들이 입직할 관직은 무엇이오?
최석주 : 직장부터 좌랑까지 이옵니다.
산 : 내일까지 낙점하겠습니다.
(최석주를 보고) 세초는 언제로 예정되었소?
홍국영 : 이틀 후인 초사흘 오시에 차일암에서 행해질 것이옵니다.
산 : .....
#61. 영우원. 낮
혜빈, 영우원 앞에 서 있다.
저만치 이상궁과 나인들이 서 있고
혜빈, 가만히 무덤을 바라보는데
눈물이 어려 온다.
혜빈 : ...저하...
알고 계십니까?
세손이 저하께 씌워졌던 억울한 누명들을
모두 씻겨드린다 합니다..
저하의 곁을 지키지 못한 신첩의 죄를
용서하시고...
이제 편안 눈을 감으시옵소서, 저하..
혜빈, 지난 세월 쌓여왔던 고통과 회한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듯
아픈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낸다.
#62. 도화서 대화실. 낮
박영문와 강두치..그리고 이천과 탁지수를 비롯한
도화서 화원들이 있다.
한쪽으로는 송연을 비롯한 다모들이 있고
강두치: 지금 세초라 하셨습니까?
박영문: 그렇네. 오늘 오시에 차일암에서 있네.
(화원들 보고)이사용과 탁사용 송연이가 준비를 하고
수종 다모는 강별제가 정하게!
강두치:예.
(다모들을 보고)누가 가겠느냐?
초비:(얼른 손을 번쩍 드는데)저요.
강두치: 넌...세초가 무엇인지 아고 가겠다는 것이냐?
초비:..예? (당황한)그게...뭔데요?
강두치:(혀를 끌끌 차고)이사용...자네가 설명해보게.
이천:(놀라고)예? ...
이천..눈치를 보며 대답을 못하는데..
강두치:이런 한심한 도화서 화원과 다모가 되어 가지고
세초가 무엇인지도 모른단 말인가?
박영문:(미소를 띠며)너무 나무라지 말게.
한 번도 경험을 해보지 못했으니 모를 수 있지.
#63. 산 일각. 차일암. 낮
세검정 계곡 일각에 차일이 쳐 있고
한쪽에 산과 혜빈..효의 그리고 체제공과 홍국영
그리고..최석주와 홍봉한을 비롯한 대신들이 있는데..
외곽으로는...대수와 장보..석기등 익위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고
다른 한쪽엔...이천과 탁지수 송연과 초비 그리고 미수와
세모등 다모들이 있다.
산 앞에는...서너명의 사관들이 서 있는데..
산: 시작하라.
사관들 산에게 예를 갖추고
승정원 일기의 부분들을 찢어내
흐리는 물에 씻는다.(한지들이 물에 닿으면
글들이 없어지면서..한지가 풀이 죽는다)..
이때 일각에서 그런 산을 바라보는 송연.
옆에 있는 초비가 송연을 보고..
초비:..(소곤거린다)나 참 벼라 별 궁중 행사를 다 가 봤지만
이런 건 정말 첨이네.
뭘 지우는 거니?
송연: 사도세자 마마에 대한 잘못된 기록을 지우는 거래요.
초비: 그래서 혜빈마마께서 저렇게 서글프게 우시는구나.
눈물을 흘리는 혜빈..
산이 안타까운 눈빛으로 그런 혜빈을 바라보는데..
이때 한쪽에서 드리는 대전내관의 목소리.
대전내관:(소리)주상전하 납시오.
산과 대신들 놀라서보면
영조의 어가가 당도해 있다.
산과 대신들 예를 갖추는데..
산:(놀란 얼굴로)전하 옥체도 미령하신데 예까지 어인 일이십니까?
영조: 내 잘못을 지우는 것인데
내가 봐야 하질 않겠느냐?
산:..전하
영조:(혜빈을 보고)내 널 볼 면목이 없구나.
혜빈: 소인 이제 죽는다 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전하의 은혜는 죽어서도 잊지 않을 것이옵니다.
영조:(서 있는 사관들을 향해)계속 하라.
사관들..계속 의식을 진행하는데...
착잡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는 영조의 얼굴위로
사도세자와의 한때가...스쳐지나간다.
사도세자를 살려 달라 울부짓던 어린 산의 모습.
사도세자와 갈등하던 모습 등등.
그 모습을 떠올린 영조의 눈에 눈물이 그렁해지는데..
#64. 동. 일각. 낮
산의 부축을 받으며 산길을 내려오고 있는 영조
그 뒤로는 가마를 든 교꾼과 의관들 의녀들...
남사초 대전내관...
그리고 대수 강석기 서장보등의 익위사들이 따라오는데...
영조의 용태를 살피며 모두들 조심스럽고 긴장된 얼굴이다.
보면, 힘겨워 보이는 듯한 영조 임금.
산 : (걱정이 된다)
전하, 산세가 험하옵니다.
이만 대전내관의 등에 엎히시옵소서.
영조 : 아니다 괜찮다...내 걷고 싶어 이러는 것이야
산 : 하오나 전하....
하는데..그때 영조, 힘겨운 지 조금 비틀 거린다.
산 : (놀라서) 전하..!
영조 : ........
산 : 괜찮으시옵니까? 전하
영조 : .......
산 : (뒤를 향해) 의관은 뭘 하는가? (하는데)
영조 : (OL)됐다...소란 떨 거 없다
산 : 하오나 전하
영조 : (휴....하고 숨을 내쉬고는 OL) 잠시 쉬었다 가자.
그리하면 될 것이야
산 : (걱정....)
영조 : ...........
#65. 동. 일각. 낮
사람들 죽 서서 경계를 서고 있는 가운데..
영조가 경치가 내려다보이는 바위 위에 앉아있다..
영조, 깊은 눈으로 발아래 펼쳐지는 풍광을 내려다보고
산 한쪽에서 의관과 이야기를 하고 영조한테로 온다.
영조, 그런 산에게..
영조 : 볕이 참 좋구나!
산 : (안색을 살피듯 걱정 어려 보는데)
영조 : (담담하게, 끌끌) 그런 얼굴 할 것 없다.
내 여기서 명줄을 놓진 않을 것이니
산 : (당혹) 전하.
영조 : 내가 죽을 자린 따로 있다.
나는 꼭 거기에서 죽을 게야.
산 : 전하....그것이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영조 : (깊은 눈으로 옅은 미소를 띤 채 산을 보고)
산 : (당혹감, 걱정이 어려 보는데)
영조 : (가만, 그러다가) ...산아!!
산 : (멈칫, 본다) ...전...하....
영조 : (깊은 눈, 눈시울이 붉어져)
성군이 되라던 니 아비의 마지막 원을 잊지 말거라.
그것이 또한
이 못난 할아비의 마지막 원이 될 것이야.
산 : ....!....
영조 : 너는 할 수 있을 것이다.
너라면.....
니 백성에게 좋은 것을 주는 어진 임금이 될 수 있을게야
산 : ..전하....
영조 : 잊지 말거라
떠오르는 해는 작은 틈새도 남김없이 비추고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채우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알겠느냐?
너도 니 백성에게 부디, 그런 임금이 되거라!
너른 땅 깊은 웅덩이만 비추고 채워선 아니 돼
척박하고 그늘진 땅에서 목말라 허덕이는
가난하고 연약한 니 백성을 잊지 말거라.
그 작은 틈새와 그 작은 웅덩이까지
비추고 채워주는 부디 그런 어진 임금이 되어다오.
산 : ...전하....
영조 : (눈시울이 붉어져 보고)
산 : 명심 하겠사옵니다.
소손....전하의 그 말씀을 잊지 않겠사옵니다...
영조 : ........
산 : ..........
산, 눈시울이 붉어져 영조를 보고..
영조, 깊고 따뜻한 눈으로 그런 산을 바라보는데....
이내 따뜻하게 미소 지어보이며..
그런 산의 손을 가만..잡아주는 영조의 모습.
두 사람의 그런 모습에서 카메라..점점 멀어진다.
#66. 궐 전경. 낮
#67. 동. 동궁전. 낮
산이 편전 앞에서 홍국영 채제공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홍국영이 산에게 정리된 것을 내밀며.
홍국영 : 미시의 윤대에서 논의할 것들입니다..
산 : (가만, 보는데)
그때, 밖에서 동궁전 내관이 ‘저하, 소인이옵니다’ 한다.
산, 멈칫,,고개를 들면.
안으로 급히 들어오는 동궁전 내관.
산 : 무슨 일인가?
동궁전 내관 : 저하 큰일났사옵니다.
산 : ....??.....
홍국영, 채제공..무슨 일인가 보고...
산도 의아한 얼굴로 내관을 보는데.
#68. 동. 밖. 낮
산, 홍국영 채제공 등과 다급히 뛰쳐나오는데
보면 대전내관이 사색이 된 얼굴로 서 있다.
산 : (당혹..) 그게 무슨 말인가?
주상전하께서 보이질 않는다니....!!!
대전내관 : (어쩌면 좋은가) 저하.....
산 : ....!!.....
#69. 대전 앞. 낮
사색이 되어 분주히 오가는 내관, 나인..그리고 금군들.
대전 앞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있는데.
#70. 동. 안. 낮
산이 다급히 대전 침전으로 뛰쳐 들어온다.
보면, 텅빈 대전 안.
서탁 위에 영조의 곤룡포와 익선관이 개어져
놓여있는데....
산, 충격...그리고 경악하는 얼굴.
산 : 어찌된 것인가?
대전내관 : 모..모르겟사옵니다 저하
분명 인시까지 만해도 기침을 하셨사온데....
수라를 올리러 말씀을 올렸는데 답이 없으시어 들어보니.....
산 : ...!!...
대전내관 : ...전하께선
궐 안 어디에도 계시지 않사옵니다.
저하 이 일을 어찌하면 좋사옵니까?
산 : ....!!!....
산, 당혹스런 얼굴로 영조의 곤룡포를 매만진다.
대체...어디로 가셨단 말인가.
산, 충격으로 어쩔 줄을 모르겠는데...
그런 산의 위로.
영조(E. 소리) ......내가 죽을 자린 따로 있다.
나는 꼭 거기에서 죽을 게야.
혹시..설마...!! 그때 그 말씀이....!
산, 순간..불길한 예감이 온 몸을 엄습해온다.
영조의 곤룡포를 손에 준 채...
당혹감..불안에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돌아보는 산.
산의 그 모습에서..엔딩..이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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