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44
MBC 특별기획드라마 이 산(李?) 제 44 부 기 획 조 중 현 제 작 박 창 식 프로듀서 고 병 철 장 병 태 극 본 김 이 영 에이 스토리 연 출 이 병 훈 김 근 홍 조 연 출 이 성 준 최 정 규 제 작 김 종 학 프 로 덕 션 #1. 대전 침전. 낮(43부 엔딩에 이어) 산이 다급히 대전 침전으로 뛰쳐 들어온다. 보면, 텅빈 대전 안. 서탁 위에 영조의 곤룡포와 익선관이 개어져 놓여있는데.... 산, 충격...그리고 경악하는 얼굴. 산 : 어찌된 것인가? 대전내관 : 모..모르겟사옵니다 저하 분명 인시까지만 해도 기침을 하셨사온데.... 수라를 올리러 말씀을 올렸는데...답이 없으시어 들어보니..... 산 : ...!!... 대전내관 : ...전하께선... 궐 안 어디에도 계시지 않사옵니다.... 저하! 이 일을 어찌하면 좋사옵니까? 산 : ....!!!.... 산, 당혹스런 얼굴로 영조의 곤룡포를 매만진다. 대체...어디로 가셨단 말인가. 산, 충격으로 어쩔 줄을 모르겠는데... 그런 산의 위로. 영조(소리) (E) 내가 죽을 자린 따로 있다. 나는 꼭 거기에서 죽을 게야 혹시..설마...!! 그때 그 말씀이....! 산, 순간..불길한 예감이 온 몸을 엄습해온다. 영조의 곤룡포를 손에 준 채... 당혹감..불안에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돌아보는 산. 산 : 뭘 하고 섰는가? 당장 궐 안의 내관과 나인을 동원해 궐을 샅샅이 살피게! 전하께서 계실만한 곳을 찾아보란 말일세! 대전내관 : 예..저하 대전내관, 급히 머리를 조아리고 밖으로 나가면 산, 걱정이 어리는 두려운 얼굴로 곤룡포를 내려다보는데. 산 : (어떻게 된 것인가...) ...전하.... 산, 두려운 얼굴...대체 어디로 가신 것일까..걱정이 어리고. #2. 동. 일각. 낮 궐 일각. 금군들이 다급히 오가고. 내관과 나인들이 사색이 되어 궐 구석구석을 살피고 뒤지는 모습이 비춰지고. #3. 동. 혜빈처소 앞. 낮 이상궁이 긴장된 얼굴로 나인들을 세워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상궁 : 마마의 수발을 들 나인 둘만 남기고 나머진 모두 대전으로 가거라. 나인들 : 예, 마마님... 그때, 한쪽에서 효의, 김상궁과 함께 급히 오다가 이 광경을 보고.. 김상궁 : 혜빈마마 처소의 나인들도 모두 불려가나 봅니다. 마마. 효의 : ....!.... #4. 동. 안. 낮 혜빈이 있는데 효의가 급히 들어와 앉는다. 효의 : 어마마마! 혜빈 : 그래, 뭔가 들은 것이 있습니까? 빈궁 전하께선 어디에 계신다 합니까? 효의 : 아직 알 수가 없다 합니다. 어마마마. 모든 처소의 내관과 나인들이 모두 궐을 뒤지고 있지만 자주 가시는 독서당과 관람정에도 계시지 않다합니다. 헤빈 : (...!...)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효의 : 환후가 위중하시어 걸음을 떼기조차 어려우시다 들었는데...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마마마. 혜빈 : 그러게 말입니다 이러다 혹....전하께 변고라도 생기는 것이 아닌지? 효의 : ......!..... 혜빈 : (걱정되고 초조하고) #5. 동. 일각. 낮 산, 긴장된 얼굴로 홍국영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남사초가 다급히 온다. 남사초 : 전하. 산 : 그래 어찌 되었는가? 남사초 : 아무래도 궐 안엔 아니 계신 듯합니다. 산 : ...!!... 홍국영 : ....!.... 산 : 아니 계시다니? 허면 전하께서 아무도 몰래 궐을 나가셨단 말인가? 다들 : ......... 산 : (어쩌면 좋은가, 답답해지는데) 홍국영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저하 혹, 주상전하의 환후가 다시 위중해진 것은 아니올런지요? 산 : ....!.... 홍국영 : 매병이라는 것이 깊어지면... 병자가 갑자기 사라지는 일도 있다 들었습니다. 혹, 전하께서 매병이 악화되시어 궐을 나가신 것이라면? 산 : ....!!.... 산, 홍국영의 말에 굳어지고.. 홍국영과 남사초도, 걱정이 어린다. 산, 답답한 마음...초조한 기색이 역력해지는데. #6. 저자일각. 낮 사람들로 북적이는 저자거리. #7. 동. 일각. 낮 저자거리 일각. 보면, 누군가의 발이 카메라에 비춰진다. 보면, 힘겹고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내딛는 걸음. 카메라 그 발을 따라 올라가면...변복을 한 영조가 누군가의 부축을 받으며 저자를 둘러보고 있는데.. 기력이 몹시 쇠잔한 모습. 그러나 영조, 마지막 무언가를 눈에 담으려는 듯.. 의지를 갖고 버티는 듯하다. 보면, 영조를 부축하는 사내1,2(변복한 금군 군관)가. 사내1 : 전하 옥체가 미령하시옵니다. 이만, 환궁하시옵소서! 영조 : 아니다 괜찮다. 사내2 : ...... 영조 : ...... 영조, 힘겹지만 깊은 눈으로 저자를 둘러본다. 활기찬 저자의 모습...영조,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얼굴인데. 그때 보면 좌판 한쪽에 늙은이 하나가 장사를 하고 있다. (떡 정도...) 영조, 그 늙은이의 앞으로 간다. 늙은 상인 : 어서 오십시오. 떡 드릴까요? 영조 : (미소) 그래....어디 좀 줘보게. 늙은 상인 : 예.... 하고 상인, 떡을 주섬주섬 담는다. 영조, 그 모습을 가만 바라보다가.. 영조 : ....그래 어떤가?...요즘은 먹고 살만한가? 늙은상인 : 예, 나으리. 저자도 북적거리고, 경기도 좋고 요즘만 같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요. 영조 : 그래? 늙은상인 : 예...이게 다, 주상전하의 하해와 같은 성은 덕이지요. 영조 : 하해와 같은 성은은 무슨... 그 늙은이..임금이랍시고 궐에 들어앉아 제대로 한 게 뭐가 있다고.. 늙은상인 : (깜짝 놀라서OL) 아이구, 나리 그러다 경을 칩니다요.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영조 : 뭐 어떤가? 없는 데선 나랏님 욕도 하는 법이지.. 늙은상인 : 그래도, 그리 말씀하시면 아니 되십니다. 저희 같은 무지랭이들이 이만큼 먹고 사는 게 다 누구 덕인데요? 아, 말이야 바른 말이지... 없이 사는 백성들 살 길을 이만큼 살펴주신 임금님이 또 어딨었습니까? 영조 : (....!....).....그래?...자네 임금이 그랬는가? 늙은상인 : 아무렴입쇼. 솔직히 양반님네들이야 어쩔지 몰라도 지금 성상께선, 저희들한텐, 하늘님 같은 분이십니다요. 영조 : .......그렇다면...다행이군 그래도 그 늙은이가 아주 허투루 산 건 아닌 모양이야.... 늙은 상인 : 아이구 나으리...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된다니까요. 영조 : (미소 짓는데) 늙은 상인 : (떡 담은 것을 주며) 여깄습니다. 나으리. 두 푼입니다. 영조 : (품에서 엽전 3개를 꺼내준다) 그냥 다 받게... 늙은 상인 : (놀라서) 아이구, 감사합니다 나으리... 영조 : 많이 팔게....(하고) 이제 더 좋은 세상이 올 테니 더 좋아질 걸세. ....천수를 누려 그 세상을 누리다 가게. 늙은상인 :(그저 인사말이라 생각하고)예, 나으리. 고맙습니다요. 영조 : ........ 영조, 몸을 돌려 간다. 호위하는 사내, 영조를 얼른 부축하는데... 보면, 문득..저자를 돌아보는 영조. 눈시울이 붉어진다. #8. 달호의 집. 마당. 저녁 달호와 송연이 있다. 달호, 마당 평차에 짐을 싣고 송연 빨래를 널고 있는데. 달호 : 오늘은 도화서 안 나가냐? 송연 : 아뇨. 이것만 해놓고 늦게라도 나가보려구요.. 달호 : 대수는 어제도 안 들어왔지? 송연 : 예. 그런 것 같드라구요. 달호 : 하기사..주상전하께서 오늘 내일 하신다니 궐이 어수선하겠지.... 한때지만 나도 궐에서 전할 뫼셨었는데... 나도 참, 마음이 그렇다. 송연 : (걱정이 어리는데) 근데 아저씨 저녁땐데 나가시려구요? 달호 : 으응, 횡하니 다녀 오마! 언제 국상이 날지 모르는데...그전에 물건 떼 온건 다 넘겨야지. 송연 : 예, 다녀오세요. 달호, 평차를 끌고 밖으로 나가고 송연, 그런 달호 보다가 이내 다시 빨래를 널기 시작하는데 그때 보면, 조심스럽게 마당 안으로 들어서는 누군가의 발. 송연, 느끼지 못하고 빨래를 너는데.. 그러다 인기척을 느끼는 송연. 무심히 돌아보면... 그곳에 알 수 없는 사내 둘(사내 3,4)이 서 있는데... 놀라는 송연. 송연 : (놀라서) 누..누구세요...? 송연, 놀라고 긴장어린 얼굴로 보는 표정. #9. 도화서. 대화실. 저녁 초비 미수 시비 세모 네모 등의 다모가 도화서 안에서 안료를 개고 있고 그 옆에서 탁지수와 화원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그때 안으로 이천이 들어온다. 이천, 안을 한번 휘 둘러보고는. 이천 : 이상하네 여기도 없네... 초비 : 뭐가요..? 이천 : 송연이 말이다. 마무리해야 될 의궤가 있는데... 화실에도 안보여서 말이다. 미수 : 어, 그러고 보니 저도 오늘 송연이 못 봤는데요! 다른 다모들...저도요....그러면서 웅성거리는데. 탁지수 : (신경 쓰이는 얼굴로) 의궤창고에는 가봤는가? 이천 : 아, 가봤지. 탁지수 : (걱정된다) 무슨 일이지?...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닌가? 초비 : 일은요 무슨....그냥 몸이 좀 아파 못 나오는 모양이죠. 탁지수 : 아프다니? 그렇다 해도 걔가 말도 없이 안 나올 애가 아니지 않느냐? 벌써 저녁때가 다 되는데... 이천 : 맞아 송연인 말없이 안 나올 애가 아니지! 혹 집에 무슨 일이 생겼나? 아니면 정말 아파서 몸저 누웠나? 이천, 걱정 어려 전전긍긍하고... 다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보는데. #10. 거리일각. 밤 송연, 앞씬에 나왔던 사내 둘과 함께 어디론가 가고 있다. 긴장된 얼굴로 바짝 굳어있는 송연의 모습. (송연, 화구통을 메고 있을 것) #11. 어느 기와집. 마당. 밤 송연, 사내들과 함께 마당 안으로 들어선다. 보면 앞씬에서 영조를 부축하던 사내가 서 있는데.. 사내1 : (사내들에게) 이 아인가? 사내2 : 예.. 사내1 : (송연에게) 여기서 잠시 기다리거라. 송연 : ..예... 사내1, 대청마루 있는 쪽으로 가서. 사내1 : 도화서 다모아이가 당도했사옵니다. 이윽고, 안에서... 영조(E) 안으로 들이거라. 송연 : .....!..... 사내1 : 들어가 보거라. 송연 : 예..... 송연, 긴장. 마른 침을 삼키며 안을 보는데. #12. 동. 방안. 밤 단아한 방 안 풍경, 깔끔하고 품위 있는 가구들 문이 열리고, 송연이 안으로 들어선다. 보면 영조, 쇠잔한 기력...하지만 깊고 담담한 눈빛으로 앉아 있는데... 송연, 순간....쇠잔한 영조의 모습에 놀라고 충격을 받는 모습. 송연 : (헉......) 영조 : (힘겹지만, 옅은 미소 지으며) ....어서 오너라. 송연 : (깊이 숙여 예를 표하고) ..전..하.. 영조 : ....그래 이리 다시 보니 반갑구나! 송연 : ....!..... 영조 : 앉거라. 송연 : 예에 전하 영조, 송연을 향해 자애롭게 미소 지어보이고 --시간경과-- 송연의 앞에 지필묵과 안료가 펼쳐져 있고.. 송연 : ....지금, 초상화라 하셨사옵니까? 전하 영조 : 그래..... 내 너에게....얼굴의 생김을 말해줄 것이다. 허면....그걸 듣고....그 아이의 초상화를..그려줄 수 있겠느냐? 송연 : ....!.... 영조 : ..내 지난날....모진 마음으로 그 아이의 초상을 모두 불태워버렸다. 그 때문에... 세손한텐 제 아비의 얼굴 하나 남은 것이 없어.. 송연 : ....!.... 영조 : 내....세손에게 그것을 돌려주고 싶구나! 아비를 죽여 놓고 이제와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그래도 마지막으로 그 아이에게... 제 아비의 얼굴만이라도 보게 해주고 싶다. 송연 : ....!.... 영조 : 어떠냐? 할 수...있겠느냐? 송연 : (자신 없고 두렵다, 하지만..) ...예...전하... 성심을 다해 한 번 해보겠사옵니다. 영조 : ....!.... 송연 : (결연한 눈빛을 빛내고) 영조, 상념에 잠긴 듯 먹먹한 얼굴로..말을 시작한다. 영조 : (낮게, 읊조리듯) ....맑고 반듯한 얼굴이었다. 갸름한 듯 강직한 얼굴선에 우뚝 솟은 콧등은, 누가 봐도 기백이 있다 했지. 그 아래로 다부진 입매가 유난히 붉었다. 송연 : (가만 바라보고) 영조 : ...눈매는.... 그래...그 아이의 눈매는...세손을 꼭 닮았구나. 세손처럼 그 아이도... 깊고 선한 눈빛을...늘...총명하게 반짝였었다... 하며..영조 눈빛이 깊어지는데..그러다 쿨럭거리며 기침을 하는 영조. 영조, 숨이 가쁘고 힘겹다. 송연 : (놀라서) 전하...! 영조 : 아니다....괜찮다! 괜찮아. 송연 : (걱정이 되는데) 영조 : (마지막 사력을 다해) 그리고...잘 웃는 아이였다. 나는 웃을 줄 몰랐지만... 그 아인 늘...역성만 내는 제 아비한테도 언제나 그렇게.....웃어주는...아이였어.... 영조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드는데.... #13. 궐. 동궁전 마당. 늦은 밤 채제공이 금군별장과 함께 동궁전 쪽으로 오고 있다. 채제공 : (대전내관에게) 어서 고해주게. 대전내관 : 예...(하고) 저하, 번암대감과 금군별장 입시옵니다... 채제공, 금군별장, 긴장된 표정으로 보는데. #14. 동. 동궁전. 늦은 밤 산, 금군별장, 채제공과 있다. 산, 당혹한 얼굴인데. 산 : 영감 지금 그게 무슨 말이요? 전하께서 궐을 나서시며 아무한테도 알리지 말라하셨다니! 금군별장 : 그것이.... 말씀을 전하시면 분명, 모두들 아니 된다 하실 거라면서... 절대로 행선지를 밝히지 말라 하셨사옵니다. 산 : ....!!..... 금군별장 : 송구하옵니다. 저하. 하오나...전하의 하명이 너무 지엄하셔서 소신도 어쩔 도리가 없었사옵니다. 산 : 듣기 싫소! 전하의 환후가 얼마나 위중한지 모르시오? 헌데, 그런 전하께서 어의도 없이 궐 밖을 나서시도록 하면 어찌하자는 것이오? 금군별장 : 망극하옵니다. 저하. 채제공 : 그래서, 전하께선 어디로 간다 하셨소? 금군별장 : (난처하고) 산 : (추상같다. 어서 말해라) 이보시오, 별장 영감!! 산, 절박한 얼굴로 바라보는데.... 금군별장 :... #15. 동. 동궁전 마당. 늦은 밤 융복을 갈아입은 산이 다급히 동궁전에서 나온다. 보면 그 앞에 홍국영과 채제공 남사초, 대수와 장보 강석기 등이 서 있는데... 남사초 : 저하, 연을 대령해두었습니다.. 산 : 아니네. 연을 타면 너무 지체되니, 말을 타고 가겠네. 다들 : ...!... 산 : 나는 먼저 말을 타고 갈테니 전하를 뫼실 연과 어의를 지체 말고 보내도록 하게. 남사초 : 예, 저하. 산, 급한 얼굴로 가고... 홍국영과 대수 등 그런 산을 뒤따라가는데... #16. 궐. 일각. 늦은 밤 궐 문이 활짝 열리고... 말을 탄, 산과 호위하는 사람들이 달려 나온다. 박차를 가하는 산. 다급한 얼굴이고. #17. 거리일각. 늦은 밤 말을 달려가는 산의 모습..절박한.. #18. 영조의 사가. 늦은 밤 송연, 성심을 다해 그림을 그리고... 보면, 영조...희미해져가는 정신을 붙잡으려 애쓰며 송연의 붓끝에서 그려져 나오는 사도세자의 초상을 바라보고 있다. 눈, 입, 코...하나하나 완성되어 갈수록... 뜨거운 눈물이 눈앞을 가리는 영조. #19. 동. 방 앞. 새벽 화구통을 든 송연이 방 밖으로 나오고 있다. 먹먹한 눈빛의 송연... 송연, 마당 쪽으로 나가려다 문득 멈춰 선다. 그리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방안 쪽을 돌아본다. #20. 동. 방 안. 새벽 완성된 사도세자의 초상화가 화면 가득 비춰지고... 보면, 영조의 손이...그런 사도세자의 초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영조 : ....곧....다시....만나자꾸나.... 내 거기선.....네게....좋은 아비가...되어주마.... 영조, 사도세자의 초상을 가슴 아프게 매만진다. 보면...그 위로 툭...하고 떨어지는 눈물. 그러다가 이내...초상을 만지던...영조의 손이...힘없이 덜컥 그림 위에 떨궈진다.. #21. 동. 앞. 새벽 사내들이 지키고 있는 영조의 사가 앞. 그때, 말을 탄, 산의 일행이 그 앞으로 당도한다. 놀란 사내들, 얼른 달려와 ‘저하’ 하면서 예를 갖추는데. 산, 말에서 급히 내리며. 산 : 전하를 모시러 왔네. 어디 계신가? 산,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22. 동. 마당. 새벽 산이 홍국영 대수등과 함께 급한 얼굴로 뛰어 들어 온다. 이때 힘없이 나오던 송연 , 깜짝 놀라. 송연 : 저하...?! 산 : (놀라서) 송연아! 대수 : ...송연아?! 송연 : ....!... 산 : (송연에게) 니가, 여긴 어쩐 일이냐? 송연 : ......... #23. 동. 방 앞. 새벽 영조의 방 앞. 산이 송연과 함께 온다. 송연 : 여기, 이 별채에 계십니다.. 산 : ....!..... 산, 긴장어린 얼굴로 안을 한번 본다. 그리고. 산 : 전하, 소손이옵니다. 전하를 뫼시러 왔습니다. 그러나, 안에선 아무런 기척이 없다. 산 : ...전하!!... 전하.. 전하... 그러나..여전히 답이 없다. 산, 순간...불안함을 느낀다. 송연도 마찬가진데. 송연, 걱정 어린 얼굴로 산을 보고.. 산, 두려운 얼굴...안을 바라보는데. #24. 동. 방안. 새벽 산이 문을 벌컥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보면, 방 바닥...사도세자의 초상 위로 쓰러져 있는 영조. 순간, 경악할 듯 놀라는 산. 산 : .....저....전하.....? 산, 순간...두려움이 온 몸을 엄습해온다. 설마....설마.... 그대로 뛰쳐가듯 다가가 영조를 일으켜 세우는 산. 산 : 전하....전하.... 영조 : ....... 산 : (...!!...) 전하, 눈을 떠 보시오소서!! 전하!! 전하!!... ...소손이옵니다....소손이옵니다 전하...! 영조 : .......... 산 : ....!!...... 산, 충격....두려운 얼굴....! 산 : ...바..밖에....아무도 없느냐? 아무도 없느냐? 어의를 불러라! 어의를! 그때 안으로 뛰쳐들어오는 홍국영, 홍국영, 방 안의 광경을 보고 사색이 된다. 홍국영 : 저하.. 산 : : 어의는 왜 아직 안 오는 것인가? 당장, 어의를 불러오게...! 어서...!!! 홍국영 :....!!..... 산 : ........... 산, 영조를 품에 안고 오열하듯 절규한다. 산 : 전하...제발, 눈을 뜨시오소서....전하...전하....!! #25. 대궐 마당. 아침 내시와 상궁 나인들이 부산히 움직이고. 한쪽에서 금군들이 급히 어딘가로 향한다. #26. 동. 빈청 안. 낮 홍인한과 정후겸을 비롯한 중신들 초조한 얼굴로 모여 있다. 그때 한쪽에서 급히 오는 최석주. 최석주 : ......어찌된 일입니까? 전하께서 사가에서 쓰러지셨다니요? 다들, 말하지 못하고 굳은 표정들인데... 최석주, 당혹스런 얼굴로 이들을 보고. #27. 동. 화완처소. 낮 화완, 정후겸과 있다. 화완 : (경악한) ...그래서...어의는 뭐라 한다더냐? 아바마마께선.....소생하실 수 있다 하더냐? 정후겸 : ....... 화완 : 말해보거라..! 어찌 아무 말도 없는 것이냐? 정후겸 : (착잡하게) 이젠....어려울 듯...합니다. 어머니 화완 : (....!!!...) ....뭐....?! 정후겸 : ......... 화완 : (순간, 아득해진다...망연해지고...) #28. 동. 영조의 침전(경희궁 집경당). 낮 영조가 자리에 눕혀져 있고 어의가 진맥을 하고 있다. 보면, 산...두려운 얼굴로 이를 지켜보고 있는데.... 보면, 고통스럽게 일그러지는 어의의 얼굴. 어의, 눈을 감는데... 산, 그런 어의의 모습에 두려움을 느낀다. 죽음을...느끼는 산. 그러나.....마지막 지푸라기를 잡고 싶은 심정으로.... 산 : ...어..떤가?.....소생하실 수 있겠는가? 어의 : (고개를 떨군다) 산 : (...!!....눈물 어려 보는데) 어의 : ...소신을.....소신을...죽여주시오소서 저하. 산 : ....!!!!..... 산, 충격으로 멍해지는 얼굴. 이럴 수가....산....망연한 표정으로 영조를 바라보는데... 어의 : (침통한 채) ...저하....속광을 행하겠나이다. (자막: 임종 때 솜을 코밑에 대어 숨이 지지 않았나 알아보는 일) 산: ...!!..... 어의, 떨리는 손으로 영조의 코 밑으로 솜을 대본다. 그러나 움직임이 없는 솜. 그것을 바라보는 산의 눈가로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어의 : .......승하...하셨사옵니다......저하.... 산 : ....!!..... 산, 두 눈에서 눈물이 후두둑 떨어진다. 마치 잠이 든 듯...그렇게 평온한 얼굴로 눈을 감고 있는 영조. 산, 떨리는 손으로 영조의 손을 부여잡는다. 산 : ...전....하.....아니되옵니다..... 아니되옵니다.....전....하........ 산, 영조의 손을 움켜쥐고....오열하는데..... #29. 동. 대전 밖. 낮 모여 있던 최석주 홍봉한 홍국영 채제공 정후겸 홍인한 등..중신들....일제히 고두하며 곡을 하기 시작하고... #30. 화완 처소. 앞. 낮 화완이 뛰쳐나오고, 곽상궁이 그런 화완을 만류한다. 화완 : 침전으로 갈 것이다. 가서 아바마말 뵐 것이다. 곽상궁 : 마마, 아니되옵니다...고정하시오소서.. 그것은 궐 안의 법도가 아님을 아시질 않사옵니까? 화완 : 놔라..! 법도가 뭐고, 예법이 다 뭐란 말이냐? 아바마말 뵐 것이다....아바마말 뵐 것이야... 곽상궁 : 마마...... 화완 : (주저앉아 오열한다)...아니되옵니다 아바마마.... 이렇게 가실 수는 없습니다..이렇게 가실 수는...없습니다...아바마마... 화완, 아픈 눈물을 쏟아내고... #31. 동. 헤빈처소 앞. 낮 혜빈, 눈시울이 붉어진 채, 이상궁과 함께 급히 처소에서 나오면 김상궁을 거느리고 오고 있는 효의. 효의 : (눈물 맺혀) ..어마마마... 혜빈 : 빈궁.... 헤빈, 착잡하고 안타까운 심정... 아프게 눈을 감으면,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효의, 그런 혜빈을 가슴 아프게 바라보는데... #32. 동. 정순처소 앞. 낮 정순, 처소 밖에 서 있고, 그 곁으로 강상궁이 있다. 정순, 망연한 표정으로 먼 하늘을 응시하고 있다. 그런 정순의 눈에서 눈물이 한줄기 흘러내린다. 강상궁 : ...마마.... 정순 : ........ 정순,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흘리며 회한이 어리는 눈으로 그렇게 서 있고... #33. 궐. 일각(지붕 위). 낮 대전 내관, 대전의 지붕 위에서 영조가 입던 윗옷을 흔들며 ‘상위복(上位復)’을 세 번 외치고.... 그 위로 천아성(天鵝聲)이 길게 울려 퍼지는데... #34. 거리일각. 낮 천아성이 길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백성들이 연도에 나와 통곡을 한다. 그 가운데는 달호와 막선의 모습도 보이고... #35. 도화서 일각. 낮 도화서 사람들도 마당에 모두 나와, 곡을 한다. 보면 이들과 떨어져 한쪽 구석에 홀로 있는 송연 송연의....두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그런 송연의 위로. 영조 (E) (E).....고맙구나...... #36. (회상) 영조의 사가. 방안. 새벽 영조, 송연과 있다. 사도세자의 그림이 막 완성된 직후다. 영조, 송연에게...작은 옥가락지 하나를 건네주는데.. 영조 : 이건, 내 생모인신 숙빈 최씨께서...내게 남기신 것이다. 송연 : ...!... 영조 : 받거라! 내게 소중한 그림을 그려준 고마움의 표시로... 네게 이걸 ...주고 싶구나.. 송연 : 아니옵니다 전하.. 이처럼 귀한 것을..어찌 소인에게...(하는데) 영조 : (OL)아니다...니가, 산이의...오랜 동무라 들었다. 송연 : ....!!... 영조 : 일전에, 그 아이가 내게...그리 말하더구나. 송연 : ....!!.... 영조 :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니가 큰 도움을 주었다고... 그리고 이제는 동무...그 이상이라고.. 송연 :... 영조 : 나로 인해 제 아비를 잃고... 외롭게 자란 그 아이에게...진실한 벗이 되어주어 고맙다... 앞으로도...그래주면 좋겠구나...... 니가 가진...그 맑은 심성으로.... 그 아이 곁에서....오랫동안...오래동안 위로가 되어주거라...... 송연 : ...전...하.....! 영조 : (따뜻한 미소) #37. 도화서. 마당 낮 송연의 손에 쥐어진 영조가 준 옥가락지. 그 위로 눈물이 떨어진다. 송연 : ...전...하..... 송연, 가슴이 아프고. #38. 궐. 동궁전. 밤 산,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데.. 문이 열리고 홍국영이 안으로 들어온다. 홍국영 : 이제 곧...내시부에서 습(襲. 시신에 수의를 입히는 것)이 있을 것이라 하옵니다. 산 : ....알겠네.... 홍국영 : 그리고....저하....이것을.....(보시라..) 산 : 이것이 무엇인가? 홍국영 : 전하의 사가인 잠저(潛邸)에서 찾은 것입니다. 주상전하께서 저하께 남기신 서찰이옵니다. 산 : ...!.... 산, 떨리는 얼굴로 서찰을 보는데... 그 위로. 영조 : (E) 어쩌면 이것이... 네게 남기는 마지막 서찰이 될 지도 모르겠구나. 그건....아마도 오늘이 내가 이승에서 보내는...마지막 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39. (과거) 영조의 침전(불 꺼진). 새벽 어두운 방안.. 영조, 반쯤 몸을 일으킨 채 깊은 눈으로 앉아있다. 영조 (E) 그저.....땅을 스치는 바람 소리에 눈을 떠보니.... 문득 알 것 같더구나. 오늘이...내가, 이 길고 고단한 생(生)에서 놓여나는...마지막 날이라는 걸 말이다. 영조, 회한이 어린 눈으로 방 안을 찬찬히 둘러본다. #40. (과거) 동. 일각. 새벽 영조가 변복한 금군 너 댓과 함께 궐을 빠져 나가고 있다. 조심스럽게 영조를 부축한 이들. 영조 : (E) 내, 임금으로 살면서.... 내가 죽을 곳은 궐 안이 아니라 늘 다짐했었다. 아무 말도 없이 이리 나서는 까닭은 그 때문이다. #41. (과거) 저자거리 일각. 낮 (#...의 연결) 영조, 늙은 상인에게 엽전을 쥐어주고 간다. 보면, 찬찬히 저자를 돌아보는 영조. 활기찬 거리...사람들의 모습.... 영조, 눈시울 붉어진 채로 그 모습을 보며 바라보는데.... 영조 : (E) 내 백성의 곁에서.... 가까이 머물다 가고 싶은 마지막 욕심 때문인 게야. 하루 낮이 있고 하루 밤이 있듯... 생에 죽음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 것이다. 허니, 이승으로 왔다고 어찌 기쁘며... 저승으로 간다고..그것이 또 어찌 슬픈 일이겠느냐? -- 영조, 담담한 얼굴로 시선을 거두고 힘겹게 걷기 시작한다. 힘겹지만 의연한 영조의 모습. 그 위로. #42. 궐. 영조의 침전. 밤 엄숙하고 애통한 분위기 속. 내관들에 의해 영조의 시신에 황금빛 수의가 입혀지고 있다. 그 위로. 영조 (E) 그러니....울지 말거라 산아!! 나로 인해 아파하지도, 애통해하지도 말고 다만, 무정했던 이 할아비를 용서하거라! 보면 산, 아픈 얼굴로 눈물을 삼키며 영조를 바라보는데... 그런 산의 손에 쥐어진 사도세자의 초상. #43. (과거) 어느 기와집 방(영조 가 죽던). 방안. 영조, 눈물 흘리며 사도세자의 초상화를 어루만진다. 그 위로.. 영조 : (E) 그리고.... 한없이 다정하고 다감했던, 니 아비를 잊지 말거라 너 또한.... 생전에 니 아비가 그러했듯... 니 백성을 긍휼이 여기고... 니 백성을 애달피 여겨... 저들을 한없이 아끼고 또 아끼는....그런 임금이 되어다오. #44. 궐. 일각. 밤 산, 영조의 시신...그 손을 어루만지는데... 그런 산의 위로, 생전 영조의 모습이 떠오른다. 엄하게 가르치던 모습, 잘했다 칭찬하던 모습, 눈물을 머금고 산의 손을 잡아주던 영조의 모습까지... 그런 영조를 떠올리는 산.... 끝내 참을 수 없는 눈물을 떨구는데.... 산 : ..잊지 않겠습니다 할바마마. 아바마마의 뜻을.... 할바마마의 뜻을....소손, 죽는 날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산, 영조의 시신을 부여잡고... 저리도록 아프게 오열을 하고.... 그런 산의 모습에서 카메라 멀어지며....암전된다. #45. 대궐 마당. 낮 상복을 입은 중신들과 내관들이 바쁘게 오가고.. #46. 대궐 일각. 낮 상복을 입은 상궁과 나인들이 궐 일각을 지나가는 모습이 비춰지고. #47. 도화서 마당. 낮 여기서부터 모든 사람들의 상복을 벗는다(?) 다모들과 잡역부들이 오가고.. #48. 동. 대화실. 낮 이천, 탁지수, 박영문, 강두치를 비롯한 화원들 있고, 송연, 초비, 미수, 세모, 시비 등 다모들 있다. 화원들 다모의 수종을 받으며 분주히 봉황 등의 그림을 그리 고 있다. 박영문 : 이 그림들은 돌아가신 선왕 전하의 명복을 기리고자 길양사에 입사될 것이니 내일까지 모두 그려내야 하네. 다들 색 하나 붓질 하나에도 성심을 다하도록 하게. 이 천 : 저 나으리 하루만 더 말미를 받을 순 없겠습니까? 강두치 :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인가? 이 천 : 국상에 이어 즉위식까지 해야 할 일은 산더민데. 일손이 너무 부족합니다. 박영문 : (가만, 그러다가) 알겠네. 내 예조에 한번 말씀을 올려보지. (하고) 그리고 탁사용과 이사용은 나를 따라오게. 이천 : 예, 나으리. 탁지수 : 예... 박영문 : (가려다가) 송연이 너도 오거라. 송연 : (...?...) 예, 나으리. #49. 동. 회의실. 낮 박영문, 이천, 탁지수 송연이 있다. 박영문, 이들의 앞으로 서책을 내민다. 이천 : 이게, 무엇입니까? 나으리. 박영문 : 대례의궤(大禮儀軌)와 사위절목(嗣位節目)이네. 여기엔, 즉위식의 절차와 의식에 쓰이는 그림 등 도화서에서 준비해야 할 것들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네. 다들 : ....!.... 탁지수 : ...헌데, 이걸 왜 저희들한테..... 박영문 : 여기 있는 세 사람이... 이번 즉위식의 책임을 맡아 준비해줘야겠네. 다들 : (놀란다) 탁지수 : 즉위식을....저희들이요? 박영문 : 그래. 탁사용 자네가 총 책임을 맡고.. 이사용과 송연이가 탁사용을 도와 차질 없이 준비되도록 하게. 다들 : ...!!... 박영문 : 이제 즉위식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네. 헌데, 다들 알겠지만.... 국상 때문에 즉위식 준비가 많이 미흡하네. 내 자네들을 믿고 맡길 것이니, 모쪼록 성심을 다해 주게. 이천 : 예, 나으리. 탁지수 :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송연 : .......... 송연, 절목을 내려다보며 설레는 표정. #50. 동. 소화실. 낮 절목서책을 부여잡고 감격한 표정의 탁지수와 이천 송연이 들어온다. 순간, 때다 싶게..이천..‘어디 좀 보세’ 하면서 절목서책을 확 나꿔 채는데... 탁지수 : (버럭) 뭐 하는겐가? 이천 : (급히 서책을 넘기며) 뭐하긴?...나두 알아야 준빌해두 할게 아닌가? 탁지수 : (확 다시 나꿔채며) 준비는 무슨? 자넨,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게!! 이천 : ...뭐..?... 탁지수 : 그새 까먹은 겐가? 이번 즉위식의 도화서 총책임잔 바로 나네. (서책을 꽉 안으며) 넘볼 걸 넘봐야지.. 이천 : 허!! 자네 진짜 이리 치사하게 나올건가? 탁지수 : (무시하고, 서책 흐뭇하게 보며) 이건, 가문의 광영이야. 두고 보게, 난 이번 즉위식이 끝나면 그 공을 인정받아 바로 승차할 것이니. 이천 : 허이구, 승차같은 소리 하네. 승차라면, 자네 보다 내가 먼절테니 두고보게. 탁지수 : ...뭐...? 이천 : (으스대며) 아 참, 자넨 모르지? 저하께서 보좌에 오르시는데 내가 알게 모르게 세운 공이 얼만데... (하고) 아, 안 그러냐? 송연아! 송연 : (딴 생각하고 있었다) 예에? (하고, 아무래도 안 되겠다는 듯 들뜬 얼굴로) 저기 나으리, 저 잠시만 어딜 좀 다녀올게요... 하고, 송연..얼른 인사를 하고 서둘러 가는데.. 이천 : (뻘쭘해진다) 아..아니 쟤가.... 탁지수 : (한껏 비웃음) 공 같은 소리하구 있네.. 보게. 하두 같잖은 소릴 지껄이니 송연이두 상댈 안하지 않는가? 이천 : (삐죽인다...치...) #51. 궐. 익위사 훈련장. 낮 대수 서장보 강석기를 비롯한 익위사들이 도열해 있고, 홍국영, 그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홍국영 : 이제...자네들이 익위사로써 저하를 보필할 날도 며칠 남지 않았네. ......그간 모두들 애 썼네. 세손저하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자네들이 흘린 피와 땀을 저하께선 잊지 않고 계시네. 이제, 저하께서 보위에 오르시면, 모두들 그 공을 치하 받게 될 것이네. 다들 : (들뜨고 기쁜 얼굴들인데) 홍국영 : 자 이제, 나흘이네 짧은 시간이지만, 길다 면 또한 긴 날이 될 수도 있을 것이야. 자네들의 손에 저하의 안위가 달렸다는 걸 잊지 말고 마지막까지 흐트러짐 없이... 동궁전은 물론 궐 안팎의 경계에 만전을 기해주게. 알겠는가? 모두들 : ..(결기에 찬) 예, 나으리. 홍국영 : ........ #52. 동. 일각. 낮 홍국영을 비롯해 대수 서장보 강석기가 오고 있다. 대수 : ...이제 며칠 뒤면, 익위사가 해체된다니... 전 기분이 묘한 게 아쉽고 섭섭하고 그렇습니다.. 서장보 : 아, 그럴 거 뭐가 있냐? 우리가 얼루 가는 것도 아니고, 이젠 주상전하를 보필하게 되는 건데... 홍국영 : (OL)그래, 좌시직의 말이 맞다. 저하께서 보위에 오르시면 다들 금군의 요직을 맡게 될 텐데 ....그래도 아쉽고 섭섭할 거냐? 대수 : (놀란다) 예에? 금군의 요직이요? 강석기, 서장보 : (역시 놀라 보는데) 홍국영 : 당연한 것이 아니냐? 너와 두 사람이 그간 세운 공이 얼만데... 모두들 서 너 품 이상, 승차를 하게 될 것이다. 다들 : ....!!!.... 홍국영의 말에 다들, 얼굴이 들뜨는데... 홍국영 : 저하께서 보위에 오르시면, 자네들이 해야 할 일이 더 막중해질 걸세. 저들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을 테니 어찌 보면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가 될 것이네. 다들 : ...!... 홍국영 : 허니 자네들은, 지금처럼 성심을 다해 저하를 보필해주게. 대수 : 예, 나으리! 서장보 : 예 나으리.. 강석기 : 명심하겠습니다, 나으리. 홍국영 : (미소를 띠고 보는데) 그때, 한 쪽에서 익위사 관원 하나가 와서.. 익위사 : (대수에게) 우세마, 누가 자넬 찾아왔네. 대수 : (....!....) 저를요...?.... #53. 동. 일각. 낮 송연, 설레는 얼굴로 일각에서 서성대고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대수가 온다. 대수 : 송연아. 송연 : (밝아지며) 대수야... 대수 : 웬일이야? 훈련장까지.... 송연 : 너한테 알려줄 좋은 소식이 있어서.. 대수 : 좋은 소식..?...뭔데..?.. 송연 : ...나 이번에 도화서에서 저하의 즉위식 책임을 맡게 됐어. 대수야. 탁사용 나으리하구..이천 나으리랑 함께.. 대수 : ..정말이야...? 송연 : (끄덕인다)..어... 대수 : ...야 잘됐다...정말 잘됐어 송연 : ...응. 그치? 대수 : 자식...너, 진짜 좋겠다. 어? 송연 : 어....저하께서 보위에 오르시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너무 기뻐. 대수 : (송연이 좋으니까 좋다) ...자식.....니가 좋다니까, 나두 좋다.. 송연 : (활짝 웃는데) #54. 궐 일각. 낮 최석주, 굳은 표정으로 오는데.. 멀리 정후겸이 곽상궁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옆으로는 오정호가 있는데... 곽상궁 한쪽으로 가면. 최석주 : (다가와) 옹주마마께선 좀 어떠신가? 정후겸 : 많이 나아지셨습니다. 충격으로 잠시 기력이 쇠진하셨던 것이니 곧 쾌차하실 것입니다... 최석주 : (가만, 그러다가) ....그래, 앞으로 자넨 어쩔 셈인가? 정후겸 : (멈칫, 그러다가) 무슨 말씀이신지요? 최석주 : 전하께서 승하하셨으니 이제 세손이 보위에 오르는 걸 막을 도리는 없네. 허니, 이제라도 살 길을 찾아봐야하지 않겠는가? 정후겸 : ...!.... 최석주 : 즉위까진 이제 겨우 나흘이네. 제 아무리 날고기는 자네라도, 그걸 막을 길은 없을게야. 공연히 명을 재촉하지 말라는 내 말....잊지 말게. 정후겸 : ...!.... 최석주, 정후겸을 한 번 보고 가면.. 정후겸, 냉소 어린 표정으로 그런 최석주를 바라보고는. 정후겸 : (오정호에게) 이른 일은 차질 없이 되고 있는 것이냐? 오정호 : 예, 영감. 심려마십시오. 정후겸 : .......... 정후겸,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돌아보고. #55. 거리일각. 밤 홍인한을 태운 교자가 어디론가 간다. 교자위의 홍인한, 굳은 표정인데. #56. 정후겸의 집. 방안. 밤 정후겸과 홍인한이 있다. 무겁고 긴장된 침묵이 흐른다. 그러다가. 정후겸:.. 홍인한:.. 정후겸 : 이제 결단을 내리셨습니까? 홍인한 : (갈등이 어리고, 두렵고) 정후겸 : (표정 없이 바라보는데) 홍인한 : ....아무리 그렇다 해도.....여....역성(逆成)이라니.... 정후겸 : 허면, 이대로 앉아서 대감의 목을 내놓으시겠습니까? 홍인한 : .....!.... 정후겸 : .......... 홍인한 : 하지만, 정말 방도가 있겠는가? 지금 우리한텐, 동원할 군사도 없지 않은가? 정후겸 : (홍인한의 앞으로 종이 한 장을 내민다) 홍인한 : (받아, 읽는다. 놀라는 얼굴) 이...이건... 정후겸 : 오늘 새벽, 이것이 도성은 물론.... 삼남의 향촌 구석구석까지 모두 나붙을 것입니다. 홍인한 : ....!..... 정후겸 : .......... 홍인한 : 하지만 이걸로 뭐가 되겠는가? 무지랭이 백성들을 선동한다고 세손을 몰아낼 수 있겠는가? 정후겸 : 물론, 이걸로 이룰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허나, 이처럼 중차대한 거사를 치를 땐 민심을 얻는 것 또한,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의 거사에 명분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단 말씀입니다. 홍인한 : ....!...... 정후겸 : 이것은 시작입니다. 대감. 우선 우리가 민심을 손에 넣은 뒤 세손을 제거하면.... 그 뒤엔....청국이 나서서 우릴, 도와줄 것입니다. 홍인한 : .....!!.... 정후겸 : 어떠십니까? 대감 이젠, 결심을 굳혀주시겠습니까? 홍인한 : ...!!.... 정후겸 : .......... #57. 도성 일각. 새벽 동이 트기 전 어두운 새벽. 인적 없는 도성 거리. 어둠 속에 누군가 움직이는 모습 보이고. 보면, 사내 하나가 벽에 언문으로 쓰여진 방을 붙이더니 순식간에 사라진다. #58. 달호의 집. 마당. 낮 송연, 방에서 나오는데.. 보면, 대수, 마루에 앉아 신을 신고 있고, 달호, 마당에서 수레에 누런빛의 수의를 싣고 있는데.. 달호 : 벌써 일어났냐? 송연 : 도화서에 일찍 나가봐야 되서요.. (의아해서) 근데, 아저씬 어디 가세요? 달호 : 이제 슬슬 장사할 준비를 해야지.. 왜, 이번 주상전하의 국상에 황금수의를 썼다지 않냐? 그 때문에 요즘, 이렇게 노란 물을 들인 수의가 잘 팔린댄다. 진짜 황금은 꿈도 못 꿀 일이니까... 색이라도 비슷하게 낼라는 거지. 자고로, 수의를 잘 해야, 자손만대가 번창하는 법이잖냐? 대수 : 자손이 복을 받게 하려면, 맘보를 잘 쓰다 가는 게 먼저지.. 아무튼...다들 요란 떨긴....(하고) 가자, 삼촌...수포교까지 내가 밀어줄게.. 달호 : (나가며) 다녀오마. 송연 : (따라 나오며) 추운데 다치지 않게 조심하세요. 대수 너두 조심하구.. #59. 도성 일각. 낮 대수, 수레를 끌고, 달호, 그 옆에서 걸어온다. 대수, 추운데 옷은 잘 챙겨 입었냐며 달호를 걱정하는데. 달호, 뭔가를 보고 문득 멈춰 선다. 대수, 왜 그러나 싶어 보면, 저만치 담벼락 아래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다. 두 사람, 의아한 얼굴로 다가가면, 담벼락에 방이 붙어있고. 내용을 읽는데, 순간 하얗게 질린다. 달호 : (놀라) .....어느 미친 놈이 이런 짓을... ! 대수, 벽서를 확 떼서 보는데 당혹한 얼굴로 어쩔 줄 모르는데. #60. 도성 일각. 낮 도성 곳곳에 방이 붙어 있고,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이며 방을 보고 있다. 남자1 : 뭐라고 쓴 건가. 남자2 : 패륜인 사도세자의 아들 세손이... 보위를 찬탈하려고 주상전하의 환후를 이용했다네... 그래서 누구든 세손을 죽이면.... 그 공을 치하해 대관을 만들어 주겠다는구만.. 남자1 : 세상에...그럼...저자에 떠도는 그 풍문이 사실이로구만.. 사람들 웅성거리는데.... 그때. 서장보, 강석기 등 익위사들이 이끈 포졸들이 몰려와 방을 뜯어내고, 사람들을 흩어지게 한다. 강석기 : 다들 돌아가시오..! 서장보 : 아, 뭘 그렇게 서 있소...! 말도 안 되는 헛소리에 현혹되지 말고 썩들 돌아들 가라니까.. #61. 사헌부 집무실. 낮 대수, 홍국영 있다. 대수, 분통이 터져 죽을 지경인데 홍국영, 굳은 얼굴로 방을 내려놓는다. 대수 : 주상전하께서 돌아가신 게 저하 때문이라니요? 보위에 욕심이 나서 아프신 전하를 이용해 대리청정을 하고, 일부러 사가로 내쫓기까지 했다니... 어떻게 이런 말을 지껄일 수가 있습니까? 게다가....저할 시해하면 상을 내리겠다니....! 대체 어느 쳐 죽일 놈이 이런 짓을 한단 말입니까? 홍국영 : (굳은 표정)백성들을 선동하려고 일부러 언문으로 방을 만들었구나(하고) 이런 방이, 어디어디에 나붙었느냐? 대수 : 저자거리뿐 아니라 사대문, 나루터까지 빠짐없이 붙어 있었습니다. 나으리. 홍국영 : ....!..... 대수, 분에 차 어쩔 줄 모르고, 방을 내려다보는 홍국영의 표정, 굳어진다. #62. 동궁전 마당. 낮 산, 연못가에서 회한에 젖은 표정. 상념에 잠긴 채...먼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급히 오는 홍국영. 홍국영 : 저하...! 산 : (돌아보는 표정) #63. 궐. 동궁전. 낮 산, 홍국영 있다. 서탁 위에 방(訪)이 놓여있고. 홍국영 : 도성뿐이 아닙니다. 저하. 경기 인근은 물론 삼남의 향촌에 까지 이런 괘서들이 매일같이 나붙어 있다 합니다. 산 : ....!... 홍국영 : 민심을 움직여보자는 술책입니다. 백성들이 동요하기 전에,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저하. 소신이 일을 맡겠습니다. 관련자들을 낱낱이 찾아내어...(하는데) 산 : (OL)포도청에서 처리하도록 내버려두게. 홍국영 : (....!....) 하오나 저하!! 그리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저들이 뭔가를 준비하고 있다면... 분명, 이것이 다가 아닐 것입니다. 진상이 어찌된 것인지 철저히 규명해야 합니다. 산 : (OL)알고 있네. 허나, 지금은 국상중이네 범인을 찾고 국문을 해서 일을 번거롭게 만들 순 없네. 허니, 최대한 조용히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게. 홍국영 : ....... 산 : ........ 홍국영, 걱정스러운 얼굴이고, 산, 굳은 얼굴로 방을 내려다 보는데... #64. 동. 동궁전 마당. 낮 홍국영, 착잡한 표정으로 방을 들고 나오는데.. 채제공과 남사초가 온다. 남사초 : 저하는 뵈었는가? 홍국영 : 예... 채제공 : 그래 뭐라 하시던가?. 홍국영 : ...포도청에 일임해 처리하라 하셨습니다. 공연히 일이 커질까봐, 심려하시는 듯 했습니다. 남사초 : 아마, 그러실 걸세. 어쨌거나 지금은 국상중이 아닌가? 홍국영 : ..... 채제공 : 이런 괘서가 나붙는 건 경계해야할 일이지만... 나 또한 크게 심려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네. 설마, 정말 누군가 이걸 보고 저할 시해하려 나설 리가 있겠는가? 홍국영 :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요. 있다 해도, 쉽지 않을테구요. 허나, 전 이 방의 목적은...그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사초, 채제공 : ...?!... 남사초 : 목적이 그게 아니라니? 홍국영 : 이런 괘서를 조직적으로 유포하는 자들이 정말 이런 방법으로 저할 시해하려 드는 것이겠습니까? 진짜는, 이것이 아닙니다. 이 일엔 분명....다른 발톱이 숨겨져 있을 것입니다. 남사초, 채제공 : ....!!.... 홍국영 : .......... 홍국영, 굳어지는 표정...걱정이 어리고. #65. 정후겸의 집. 낮 정후겸이 안으로 들어오는데.. 정후겸, 안으로 들어오는데. 그때, 오정호가 얼른 다가와 낮게 뭔가를 보고한다. 정후겸 : 그래...? 하고, 정후겸, 이내 한쪽으로 돌아보면. 도포차림의 사내 하나가 다가온다. 얇은 턱에 날카로운 눈매를 지닌 사내, 홍상범(洪相範)이다. 홍상범 : 인사 여쭙겠습니다, 영감. 소인 홍상범이라 합니다. 홍상범, 정후겸을 향해 예를 갖춘 후 묘한 미소를 지은 채 바라보고. 정후겸, 그런 홍상범을 담담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66. 동 방 안. 낮 정후겸, 홍상범이 있다. 정후겸 : 내가 자네를 찾은 이유는 알고 있겠지? 홍상범 : (담담히 정후겸을 보고) 홍천에 꽤 쓸만한 살수(자객) 하나를 물색해 두었습니다. 정후겸 : (보고) 살수? 홍상범 : 예. 칼 쓰는 솜씨로는 조선 팔도에 당할 자가 없다 합니다. 정후겸 : ...!.... 홍상범, 예리한 눈빛을 빛내고, 정후겸, 굳은 얼굴로 본다. #67. 거리 일각. 밤 어둡고 음침한 좁은 골목을 정후겸, 홍상범, 오정호, 박초 셋이 걸어간다. 더러운 거리 곳곳에 부랑자들이 쓰러져 누워있고. 홍상범의 뒤를 따라 가는 정후겸, 인상을 좀 찌푸린다. 오정호와 박초들 긴장한 얼굴로 경계를 하는데. 보면, 허공 위...어디선가 그런 이들을 지켜보는 시선. 그 위로. 홍상범(E) 총융청에 속해있던 무관이었단 소리도 있고, 왜국을 오가는 상단의 칼잡이라는 소리도 있습니다. 칼 두 자루로 수십을 해치우는 솜씨가 신기에 가깝다 하여 모두들 신검이라 부르는 자이지요.... 보면, 누군가의 시선, 은밀하게 정후겸 일행을 살피듯 쫓는데. #68. 어느 흉가(기와집) 앞. 밤 골격은 그런대로 번듯하나 다 허물어져가는 흉가 같은 기와집 앞에 서 있는 홍상범, 정후겸. 그때, 흉가 앞마당과 뒷마당을 살피던 오정호, 박초들 온다. 오정호 : 아무도 없습니다, 영감. 뭔가 잘못된 듯합니다. 정후겸 : ....!.... 홍상범 : (의아) 그럴 리가 없네...분명 여기서.. 하는데. 그 순간 어디선가 비호처럼 날아드는 삿갓의 사내. 놀라는 정후겸을 홍상범. 박초와 오정호 공격 자세를 취하고. 박초 셋, 사내를 향해 한꺼번에 공격해 들어가는데, 사내, 쌍비단도의 칼등으로 일합씩에 제압해 버린다. 이내 오정호, 칼을 빼들고 사내 앞에 서는데, 사내, 그런 오정호를 보고 묘한 냉소를 짓더니 칼을 품에 집어넣는다. 순간, 오정호..얼굴이 확 굳어지며 매섭게 공격해 들어가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사내 서너번 피하면서도 앞을 향해 지쳐 들어가는 형국이다. 당혹하며 뒤로 밀리던 오정호,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고 순간, 오정호의 검을 쳐서 날려 버리는 사내. 정후겸, 그런 사내를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사내, 이내...떨어진 삿갓을 집어 들며 정후겸에게. 사내 : (낮게) 내게 볼일이 있거든...다음부턴 혼자 오시오. 정후겸 : ....!.... 사내, 흉가 안으로 들어가고. 박초와 오정호 그런 사내를 두려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홍상범, 정후겸을 보며 묘한 미소를 짓고. 정후겸, 사내가 들어간 쪽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데. #69. 사헌부 집무실. 밤 홍국영, 방을 보며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는데.. 그때 밖에서 ‘나으리, 저희들입니다’ 하는 대수의 목소리 홍국영 : 들어오게. 대수 강석기 서장보가 들어온다. 대수 : 찾으셨습니까? 홍국영 : 그래. 자네들이, 긴히 해야 할 일이 있네. 다들 : (긴장 어려 보고) 홍국영 :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70. 흉가 마당. 밤 흉가 앞에 오정호, 박초가 서서 경계를 하고 있다 #71. 흉가 방 안. 밤 허름한 방안에 정후겸과 사내, 홍상범이 있다. 정후겸, 예리한 눈빛을 빛내며 사내를 주시하는데.. 보면, 사내..다부진 체격에 날카로운 눈빛, 그리고 속을 알 수 없는 건조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정후겸 : 내 소개부터 하지. 난...(하는데) 사내 : (OL)알고 있습니다. 승지, 정후겸 영감이시지요. 정후겸 : ..... 사내 : 둘러갈 것 없이 말씀하시지요. 뭘 원하십니까? 정후겸 : .....!.... 사내 : ......... 정후겸 : 글쎄.... 내가 누군지 알고 있다면, 누구의 목숨을 원하는 지도 알 것이 아닌가? 사내 : ........ 정후겸 : 어떤가? 가능 하겠는가? 사내 : (가만, 그러다가 담담하게) 이 세상 누구도 자객의 칼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요. 정후겸 : ....!..... 사내 : 허면 이제 제가 원하는 것을 말씀드릴 차례군요. 정후겸 : (보다가)....얼마면, 되겠는가? 사내 : 일만 냥입니다. 사내의 말에 순간 놀라는 정후겸과 홍상범. 정후겸 : ...일만 냥이면...큰 돈이로군 사내 : (슬몃, 냉소가 번지는 듯 하더니) 예. 꽤 큰돈이지요. 제가 말씀드린 것은, 천은 일만냥이니까요.. 정후겸 : ...!!...(허걱) 홍상범 : ...!!....(허석) 사내 : ........ 정후겸 : (당혹스럽다) .....천은 일만 냥(약, 40억원의 가치)이라니? 그건, 조정 일 년 탕폐(帑幣, 국고. 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돈이 아닌가? 사내 : .....저한테 임금의 목을 원하셨습니다. 그리 따진다면, 결코......큰돈은 아니지요. 정후겸 : ....!!.... 사내 : 내일 우선 반을 주시고 거사가 끝난 후, 나머지 반을 주십시오. 정후겸 : (....!....본다. 그러다가) ....세손의 목을 가져올 거라, 장담할 수 있는가? 사내 : (건조하게) 저는 실패할 일은 시작하지 않습니다. 정후겸 : ....!!.... 사내 : ......... 정후겸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사내를 보는데.. 건조하고 담담한 사내의 눈빛에는 가늠조차 어려운 위압감이 느껴진다. #72. 화완 처소. 아침 정후겸, 화완, 있다. 화완 : (경악) 뭐? 천은 일만 냥? 정후겸 : ...예..어머니. 화완 : (기가 막히다) 제 정신이 아닌 자로구나 지금 그게 될법한 소리냐? 정후겸 : 허나, 지금 저희로썬 그잘 믿어보는 수 밖 엔 달리 방도가 없습니다. 어머니. 화완 : ...!... 정후겸 : ...... 화완 : 가능하겠느냐? 정말 그자가 해낼 수 있겠냔 말이다? 정후겸 : 범상치 않은 잡니다. 소자, 이날 껏...그런 칼솜씨와 눈매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화완 : ....!.... 정후겸 : ......... 화완 : 하지만 천은..일만냥이라니..... 사흘 안에 어디서 그런 큰 돈을 마련한단 말이냐? 정후겸 : 우선, 저희가 가진 자금 전부를 내주고... 거사에 동참한 중신들로부터...자금을 각출하도록 하겠습니다. 화완 : ....!..... 정후겸 :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데) #73. 궐. 시강원 집무실. 낮 산, 채제공, 홍국영이 있다. 산, 서안을 보고 있다. 산 : 청국에 보낼 부고사(국상을 알리는 사신) 명단인가? 채제공 : 예, 저하 내일 묘시 서강에서 출발할 것이옵니다. 산 : (붓을 들어 수결하고) 홍국영 : (서안 하나를 올리며) 오늘 옮겨질 금군의 개편안이옵니다. 산 : (의아하다) 군영의 개편안은 즉위 이후에 논의하기로 하지 않았나? 홍국영 : 즉위식 전까지 궐 안 경계를 강화하기 위해 서둘렀습니다. 산 : (보고) 홍국영 : 국상과 즉위식 준비로 궐 안이 어수선한 때이옵니다. 이런 때 일수록 저하의 안위에 만전을 기해야 하옵니다. 산 : (담담히) 알겠네 어제 논의했던 환곡 문제는 어찌 처리하였는가? 채제공 : (걱정 어린) 저하...안색이 좋지 않으시옵니다. 오늘은 이만 침소로 돌아가 쉬시는 것이 어떠하시옵니까? 산 : (보고) 홍국영 : 그리 하시옵소서, 저하 전하께서 승하하신 후 하루도 쉬지 못하셨습니다. 산 : 아니네. 난, 괜찮네... 환곡 문젤 어찌 처리할 것인지, 아뢰게. 홍국영 : (도리 없다) 예...저하 산 : (바라보는 표정) #74. 궐. 집경당. 낮 산, 영조의 영상(靈床) 앞에 홀로 앉아 있다. 어두운 얼굴로 영상을 바라보는 산. 가슴 아프지만 결연한 얼굴..그 위로... 산 (마음의 소리E. ) 이제 곧...소손이 보위에 오릅니다 전하 이제 소손이...전하를 대신해 이 나라 조정과 백성들을 책임지게 될 것이옵니다.. 두렵습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겠습니다. 어떤 순간에도... 어진 임금이 되라 하신 전하의 말씀을 기억하겠습니다. 허니, 소손을 지켜봐주십시오 전하!! 아바마마와 함께...그런 소손을 지켜봐 주십시오.. 산, 붉어지는 눈시울...결연한 결심을 담은 채 영조의 영상을 오래도록 지켜보는데..... # 75. 궐 전경(몽타쥬). 낮 여기서부터 상복을 벗는다(?) 즉위식을 준비하는 궐 안 풍경. 몽타쥬#1. 편전 앞. 곳곳에 차일이 쳐지고, 상들 준비된다. 금군들 경계를 강화하는 모습 등이 비춰지고. 몽타쥬#2. 침방. 상궁과 나인들이 왕의 대례복인 구장복에 수를 놓고 있다. 그 곁에서는 상궁들이 자수가 마무리 된 왕비의 대례복인 치 적의를 활짝 펼쳐본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나인들 모 두 감탄하고. 몽타쥬#3. 궐 일각. 관원들에 의해 인장함에 담긴 옥쇄가 조심스럽게 옮겨진다. 몽타쥬#4. 궐 후원. 하례연을 위해 들어온 무희들이 춤사위를 연습하고 있고. 그 옆에서는 악공들이 악기를 살피고 있다. 몽타쥬#5. 궐 일각. 익위사들과 금군들이 긴장 어려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모습. #76. 익위사 훈련장. 낮 홍국영, 대수, 강석기, 서장보 있다. 홍국영 : 그래? 정말 아무 움직임이 없단 말인가? 대수 : 예에....정승지와 그 수하인 오정호란 자를 며칠 따라다녔지만 수상한 것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경계하면서 몸을 사리는듯한 눈치였습니다. 홍국영 :....이상하군....분명 이 일엔 정승지가 개입되어 있을텐데.... 강석기 : 저들이 몸을 사린다는 대수의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나으리. 저와 좌시직이 알아보니 형판 홍인한 대감을 비롯한 중신 몇몇이 돈을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홍국영 : (멈칫) 돈을? 서장보 : 예에...집이며 전답까지 내놓고 거금을 끌어 모으는 걸로 봐선 아무래도 어딘가로 내뺄려는 수작인 것 같았습니다. 홍국영 : ....!..... 대수 : 어찌할까요? 나으리. 그 자들이 죄를 피해 몸을 숨기기 전에 잡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홍국영 : 아니, 그건 아닐 걸세 대수 : 예..? 홍국영 : 저들이 내뺄 작정이었다면 그럴 기횐 얼마든지 있었네. 즉위식을 눈앞에 두고 이제와 그럴 린 없어. 서장보 : 그럼, 저들이 재산을 팔아 돈을 끌어 모으는 까닭이 대체 뭐란 말입니까? 홍국영 : ........ 홍국영, 역시 알 수가 없다. 무엇일까...굳어진 채 생각에 잠기는데. #77. 궐. 일각. 낮 홍인한, 초조한 얼굴로 어디론가 가고 있다. #78. 동. 빈청. 낮 홍인한, 정후겸과 이야기를 한다. 홍인한 : 어찌된 것인가? 일이 어찌 되어 가고 있는지 기별은 해줘야 할 게 아닌가? 정후겸 : 저도 기별을 받지 못했습니다. 홍인한 : 뭐...? 정후겸 : 먼저 필요한 것을 알려오기 전까진 자신의 계획엔 대해선, 일체 어떤 것도 알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 그자가 내건 조건이었습니다. 홍인한 :(허, 기가 막히다) 자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건가? 난 이 일에 내 목과 전 재산을 내놓았네. 헌데, 돌아가는 일을 알려고 하지 말라니? 정후겸 : 지금은 저희 모두가 감시를 받고 있을 땝니다. 접촉을 자제해야한다는 그자의 말이 맞습니다. 홍인한 :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넋 놓고 있다가 그자가 돈만 꿀꺽하고 날라버리면 어쩔 것인가? 정후겸 : 그리되면, 그잔 평생 우리의 칼날을 피해 숨어 다녀야 합니다. 그리 어리석은 자는 아닐테니 심려하지 마십시오. 홍인한 : (OL)심려를 어찌 안할 수 있나? 즉위식이 코앞인데... 대체 그잔 세손을 언제 어떻게 없애겠다는 것이야? 정후겸 : ....... 홍인한 전전긍긍하는 얼굴이고.. 정후겸 또한. 걱정이 어리는데..... #79. 대궐 안 도화서 마당. 낮 초비, 미수, 세모, 시비 등이 일각에서 붓을 빨고 있다. 초비 : (부럽다) 즉위식 책임까지 맡다니... 송연이의 출세 가도에는 막힘이 없구나. 세모 : 송연인 좋겠다. 갑자기 송연이가 막, 멋있어 보일려구 그러는 거 있지? 하는데, 그때 한쪽에서 김상궁이 한껏 거드름을 피우는 얼굴로 온다. 김상궁 : 잠시 말 좀 묻자. 김상궁의 등장에 놀라 보는 다모들. 김상궁 : 송연이란 다모아이가 궐에 들었다 들었는데...지금 어디에 있느냐? 초비 : ...저...실례지만 뉘신데요? 김상궁 : (허, 기가막히다) 나를...모르느냐? 초비 : (눈만 말똥말똥) 김상궁 : (설명하라는 듯 나인한테 눈짓) 나인 : 이분은, 곧 중궁전 큰 방 상궁이 되실 김상궁 마마님이시네. 초비 : (헉..!) ...소..송구하옵니다 마마님 소인이 몰라뵙고...(하고) 송연인 지금, 여기 없습니다 마마님. 단청 보수 때문에....대전 쪽에 가 있습니다.. 김상궁 : 그래..? 초비 : 예... 김상궁 : 알겠다. 돌아오거든, 곧 중궁전 큰방 상궁이 될 내 처소에 들리라고 전하거라. 초비 : 예..마마님. 김상궁 : (한껏 거만한 얼굴로, 못마땅한 듯 초비를 째리고 휙. 간다) 초비 : (죽었다..하는 얼굴로 고개를 드는데) 미수 : 무섭다...높은 마마님이라 그러신지 찬바람이 쌩쌩 부네. 초비 : 근데, 이상하네. 분명 오늘 첨 뵙는 거 같은데..낯이 익어. 시비 : 그래요..? 초비 : 어....전에도 꼭 저렇게 나를 째려봤던 것 같단 말이야. 어디서 봤지? 전생에서 봤나? 초비, 알 수 없다는 얼굴로 갸우뚱 거리는데... #80. 대전 앞. 낮 마당에서는 즉위식 준비가 한창이고, 대전 앞에 송연이 단청 공 예닐곱 명과 있다.. 단청 공들 안료가 잔뜩 묻은 앞가리개와 이마까지 덮는 머리 가리개를 쓰고 있는데... 송연 : 지금부터 대전 단청에 개칠을 할 것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단청에 사용되는 오방색은 현세의 강녕과 내세의 기원은 물론 벽사기복(?邪祈福)의 뜻까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즉위식을 앞두고 대전 단청의 벗겨진 부분에 개칠을 하라는 명이 내려졌습니다. 이틀 밖에 남지 않았으니 모두 서둘러 주십시오. 단청 공들, 고개를 끄덕이고 이내 움직이기 시작한다. 몇몇 사람들은 아찔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마포로 색을 벗겨내고, 바닥에서는 안료를 개기 시작한다. 송연, 돌아다니며 하나하나 살핀다. 그러다 구석에서 초록색 안료를 개는 단청 공 앞에 멈춰 선다. 송연 : 저... 이 빛깔은 조금 탁한 듯한데, 뇌록을 더 쓰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단청공 : (고개 들지 않고, 낮게) 알겠소. 송연, 어쩐지 시선을 피하는듯한 단청공을 어색하게 보고 돌아서 가면.. 단청공, 이내 안료가 있는 곳으로 가 안료를 고르는 듯 하는 데...그러다 주변을 한번 흘끗 의식하는 단청공. 아무도 자신을 보지 않자..단청공, 이내 어딘가로 재빨리 걸음을 옮기는데. #81. 동 다른 일각. 낮 보면, 단청공....앞 씬에 나왔던 바로 그 살수다. 사내, 눈빛을 빛내며 대전 일각을 탐색하는데... 이곳저곳 경계를 서고 있는 금군들을 피하는 날렵한 움직임엔 빈틈이 없다. #82. 동. 모퉁이 일각. 낮 사내, 날렵하게 어딘가로 이동해.. 대전 일각, 기둥 아래 섬돌을 들어내고 그곳에 자신의 칼을 숨긴다. 사내, 섬돌을 안으로 밀어놓고 막 몸을 돌리려는데.. 바로 그때 등 뒤에서. 산(E) 거기서 뭘 하는 것이냐? 순간, 놀란 사내..멈칫 돌아보는데.. 보면 그곳에 산이 내관과 상궁 나인을 거느리고 서 있다. 멈칫, 긴장하는 사내..산을 보고.. 산, 그런 사내를 의혹이 어린 얼굴로 보는데.. 바로 그때 한쪽에서 오던 정후겸. 멀리 산이 있는 것을 보고 멈춰 선다. 그러다 순간, 단청공의 얼굴을 알아보고 경악하는 정후겸. 정후겸, 당혹한 얼굴로 두 사람을 보는데... 보면...산, 굳은 표정으로. 산 : 여기서 무얼 하느냐고 묻지 않았느냐? 사내 : ....!..... 사내, 당혹하지 않은 채...순간 눈빛을 빛내며 산을 보고. 그런 사내를 보는 의혹어린 산의 시선. 산의 그 모습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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