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라이프 7
7 회 ㅣ 2005-03-28
2005년 3월 28일 (월) / 제 7 회
S#1 신혼집 앞(전회 연결.N)
도현의 차 들어와서 서고.
채영과 승완, 빌라로 걸어 올라가고 있다.
세진, 신비를 안고 차에서 내리다 채영과 다정하게 웃으
며 걸어가는
승완의 모습을 충격으로 보고.
세진, 감정이 북받쳐 신비 안은 채로 승완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간다.
세진 한승완!
승완 (돌아보며, 도현과 함께 있는 세진이 기분 나쁘고) ...
(도현을 노려보는)
도현 (마주 쏘아보는)
채영 (역시 맘 상해서 세진과 도현을 번갈아 노려보는)
세진 (눈물 그렁한 채로 쏘아보다가) 나쁜 자식... 넌 사람
도 아니야!!!
(승완의 어깨를 탁 치고 지나가는)
그런 세진의 얼굴 뒤로 보여지는 세 사람의 모습들에서
원더풀 라이프 7부
S#2 신혼집 방 안(N)
방으로 들어가 신비를 눕힌 후, 주섬주섬 가방을 싸는
세진
쫓아 들어와 그 모습을 보며 어이없는 승완,
승완 정세진, 너, 진짜 오버한다!
세진 뭐?
승완 너, 우리의 계약조건 잊었어?
아니 서로의 사생활 터치하지 말자구 할 땐 언제구...
내가 채영이 만난 게 그렇게 열 받을 일이냐?
세진 허허, (어이가 없어 말도 안 나온다)
승완 그러는 너두 도현이랑 드라이브 하구 왔잖아!
야, 누가 보면 셋이 한 세트인 줄 알겠드라...
세진 한승완.... (한숨) 나 지금 너한테 대꾸할 기력 없거
든...
승완 쳇, 할 말이 없는 거겠지....
세진 (신비 안고 짐 챙겨 싸늘하게 일어서며) 이거 하나만
기억해라!
넌 정말 인간도 아니라는 거! 알어? (신비 안고 퍽 나가
고)
승완 (속상해 돌아보며) 그래, 정세진! 가라! 가!
간다면 누가 뭐 겁날 줄 아냐? 으휴...
(속상해서 침대에 털퍽 주저앉고)
S# 3 신혼집 진입로 (N)
신비 안고 내려오는 세진, 밀려오는 서러움에 입술을 질
끈 깨문다.
S# 4 도현집 안(N) -------- 장소변경
도현, 채영, 냉랭히 서 있다.
도현 너, 내가 승완이 만나지 말라고 했지?
채영 (어이없어 보며) 니가 무슨 상관인데?
도현 (기막혀 보며) 너 원래 이렇게 구질구질한 애였어?
채영 (부르르 쏘아보며 서러움에) 그래, 나 구질구질해,
태생부터 너무 구질구질하고 너덜너덜해! 알어?
(서러움에 눈물 맺힌다)
도현 (놀라 보고)
채영 그러니까, 너 같이 잘난 왕자님과는 어울릴 수 없는 거
겠지
도현 뭐? (뭔가 있구나 감지하고)
채영 나두 이제 왕자님 쳐다보는 일 그만 두려구,
이제야 알았거든, 높은 성 위에서 손만 흔들어 주는 왕
자님 보다,
옆에 앉아 있다가 내가 목마르다고 하면 얼른 뛰어가 생
수 한 병 사다주는
그런 남자가 훨씬 소중하다는 거...
도현 돌려 말하지 마! 너 혹시 누구 만났니?
채영 (외면하고, 서러움에 부르르 눈물이 뚝 떨어진다)...
도현 (간파하고 부르르) 우리 어머니 만났구나...
채영 ...
도현 (채영의 손을 확 잡아끌고 나간다) ...
S# 5 ------------ 삭제
S# 6 레스토랑 안(N)
문이 쾅 열리고 도현이 채영과 들어온다.
약혼자와 함께 있는 첫째와 나머지 두 형제 놀라서 본
다.
순간 싸아---해지는 분위기. 채영도 놀라 도현을 보고
첫째 어, 왔냐? 안 온다더니...
도현 어, 큰형이 내 여자친구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길
래,
뭐 그냥 인사나 시킬려구
첫째 (굳어지고)
도현 인사해, 우리 큰형, 둘째, 셋째형, 그리고 이쪽은.....?
약혼녀 안녕하세요? 도현씨죠? 난 큰형님 약혼녀 신세영이예
요.
도현 아, 예에...
채영 안녕하세요! 이채영이라고 합니다. (꾸벅 인사한다)
첫째 허, 이채영? (어이없어 보고)
도현 (채영에게 의자를 빼주고, 채영 앉으면, 그 옆자리에 앉
는다)
형제들 (각자 다른 곳으로 시선 돌리며 못마땅해서)
도현 (약혼녀에게) 근데, 역사 좋아하시나봐요? 우리 집에
시집 올래면
국사, 세계사 외에 알아야 할 역사가 하나 더 있는데...
약혼녀 네?
도현 (강조해서) 가 !족! 사!
큰형 도현아!
도현 (O.L) 왜요. 식구 될 사람인데 알건 알아야죠. (하고는
약혼녀를 향해
웃으며) 날 포함해서 우리집 형제 자매가 모두 일곱인
데, 어머니가
셋이예요.
형제들 (못 마땅해서 눈 질끈 감고)
채영 (놀라서 보고)
도현 그 중에서 돌아가신 울 엄만 넘버 쓰리죠!
큰형 (벌떡 일어나며) 그만 하라니까! 미안해요 세영씨, 나갑
시다!
세영 (황당해서 따라 나가고)
첫째 (일어나 도현을 스쳐지나며) 꼭 골라두, 지 엄마 같은
여자만...
도현 (노려보고)
채영 (이 상황이 어이없고 당황스럽고)
채영(E) 너, 뭐야?
S# 7 레스토랑 밖 (D)
화나서 뛰쳐나오는 채영, 따라 나와 팔을 낚아채는 도
현
채영 (팔을 확 뿌리치며) 너 내가 그렇게 우스워 보여?
도현 (미안하고) ...
채영 니가 필요할 때, 이런 식으로 아무렇게나 가져다 쓰는
1회용 장난감으로 밖에는 안 보여?
도현 그런 거 아냐!
채영 아니라구?
도현 그래, 아냐, 니가 생각하는 그 대단한 왕자님의 실체
가
사실은 허접 쓰레기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을 뿐야
채영 (보고)
도현 (한참을 보다가) 너, 나랑 유학갈래?
채영 허! (어이없어 보는데서)
S# 8 신혼집 방 안(N)
손가락을 물어뜯으며 침실에 서서 불안하게 왔다갔다하
는 승완,
나간 세진과 신비가 걱정스럽고
신비의 빈 침대를 보다가 딸랑이 집어 들고 한번 흔들어
보다가
속상해서 침대로 던져버리는데
창명(E) (문 두드리며) 승완아, 승완아!
S# 9 신혼집 앞 (N)
문을 여는 승완, 창명이 서 있고
승완 아, 왜에?
창명 정말 미안하다! (몸둘바를 모르고)
승완 뭐가?
창명 너, 진짜 몰라?
승완 ?
S# 10 버스 안(N)
신비를 안고 창문에 머리 기댄 채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
는 세진.
S# 11 하숙집 앞+마당 (N)
세진, 아기를 안고 마당으로 들어온다.
주저주저하다가 그냥 들어가려는데
표재경(E) (조금은 타이르듯) 딸랑 한살이 많아도 니가 언니
야!
왜 이렇게 천지분간을 못하고 날뛰어, 이것아!
세진, 멈칫해서 그 자리에 굳어있는
S# 12 자매의 하숙방 안(N)
일진 (울먹) 엄만, 왜 맨날 나만 가지구 뭐라구 그래
나두 내 동생 세진이 생각해서, 잘 한다고 하는 건데
표재경 (눈 부릅뜨며) 니 앞가림이나 잘해, 이것아!
니 동생 생각 두 번만 더 했다간, 아주 동생 잡겠다, 잡
겠어!
일진 (삐죽삐죽, 서럽고)
표재경 (외면하며 속이 썩고)
S# 13 하숙집 마당(N)
밖에서 가만히 듣고 있는 세진..
흐르는 눈물 훔치며 발길을 옮기고...
S# 14 신혼집+하숙방(N)
안타까운 표정으로 집안을 서성거리는 승완 시계만 자
꾸 본다.
안되겠다 싶은 승완, 세진에게 전화를 하지만 받지 않
고
다시 전화를 거는 승완
표재경 여보세요?
승완 어, 어머님!
표재경 (열 오르지만 꾸욱 누르며) 그래, 한서방인가?
승완 (기어들어가며) 네...
표재경 그래....세진이는 지금 자구?
승완 네? 아, 네에...
표재경 오늘 많이 놀랐을 거야, 내일 일어나면 자네가 잘 다
독거려주게...
승완 네...
끊으며, 마음 무거워지는 승완...
문득 눈에 띄는 세진의 묵주와 미사보.
승완 ... (바라보는 모습 위로)
세진 (E)나...천주교 신자야.
S# 15 에버랜드 내 레스토랑 (3부 62씬의)
승완 (과장되게 놀라서) 세상에! 그 얘길 이제 하면 어떡해
에!
세진 ! (번뜩 본다)(혹시 무슨 의민지 아나?)
승완 이래야 되는 거냐 내가?
세진 ...(실망하고)
승완 (짜증) 니 종교적 입장 밝히려구 바쁜 사람 불러낸 거
야?
세진 지금 나한텐, 굉장히 중요한 얘기야.
승완 (손목시계 보며) 저기, 그럼 나중에 다시 하면 안 될까?
나 자정 전에는 채영일 만나야 될꺼 같은데.
세진 채영이가....그렇게 좋니?
이하, 채영에 대해 묻던 세진의 모습들 F.C으로 떠오르
는.
세진 ....말해봐. 얼 만큼 좋은데.
세진 ... 가. 그럼.
세진 (끄덕이는) 괜찮으니까 가봐.
S# 16 성당 앞(N)
무거운 표정으로 들어서는 승완.
가만...히 성당을 바라보는 모습 위로,
세진 (E) 아니야. 너랑 내 문젠 줄 알았는데, (좀 웃으며) 생
각해보니까 내 문제야.
됐으니까, 신경 쓰지 말구 가.
성당을 바라보며 미안해지는 승완.
선뜻 들어갈 용기가 생기지 않아 망설이다가 돌아서는
데,
그 앞에 씨익 웃으며 서있는 신부님.
신부님 (씨익 웃으며) 설마, 이번에두 두 사람의 문제를 세진
이한테만 맡기구
도망가려는 건 아니겠지?
승완 아...아니...나중에 다시 오는게, (가려는데)
신부님 (확 잡으며 살벌하게) 자네, 지옥에 대해서 들어본 적
이 있나?
승완 (머리카락 쭈삣!)
S# 17 신부님 방(N)
쪼로로 찻물을 찻잔에 따라 승완의 앞에 내미는 신부님.
신부님 마셔. 향이 아주 좋을꺼야.
승완 감사합니다. (하고, 술잔 들 듯이 몸을 외로 틀고 마시
는데)
신부님 (갑자기 가슴을 쾅!쾅!쾅!치며)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이로소이다!
승완 (헉!놀라서) 시,신부님 왜 그러세요?
신부님 아니, 그냥 이 모든게 내 탓이라고.
승완 뭐, 뭐가요?
신부님 세진이가 신비 문제루 날 찾아왔을 때. 내가 그랬거
든.
형벌일 수두 있지만, 선물일 수두 있다. 그게 형벌인지,
선물인지 낳아보기
전엔 아무두 모른다....신이 널 위해 준비한, 엄청난 선물
일지두 모르는데,
그냥 포기하구 말래?
승완 ...
신부님 세진이는 포기하지 않았어.
승완 ...
신부님 선물은 거저 얻는 것이 아니네. 세진이가 힘들게 내린
결정이 형벌이 되지
않게, 함께 노력하고 도와주게.
승완 ...
S# 18 성당 안(N)
끼이이...익 조용히 문이 열리며 들어서는 승완.
그 시선에, 어두운 신도석에 앉아있는 세진의 뒷모습.
승완 ... (미안해져서 바라보다가, 차마 부르지 못하고 뒤돌
아서려는데)
세진 (불쑥) 우리들 중에 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없대.
승완 (보는)
세진 가수가 되지 못한 의사, 화가가 되지 못한 변호사, 연
극배우가 되지 못한
청소부, (피식 웃으며) 외교관이 되지 못한 아기 엄마....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못한 파일럿....
승완 ....
세진 인생이란 게 마음 먹은 대루 되는 것도, 예측할 수 있
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야, 그래두, 어쨌든 살아가야 되는 거 아
닐까?
승완 ....
세진 그렇다면 행복해지려구, 사랑해보려구, 노력이라두 해
봐야 되는 거 아닐까?
억지루라두 용기를 내봐야 하는 거 아닐까?
승완 저,저기...아까 일은....
세진 (O.L) 우리 그냥 사랑하면 안될까?
승완 ? (보고)
세진 사랑 없이는 너무 힘들다...책임을 지는 일도, 아이를
키우는 것도,
참는 것도....사랑 없이는 너무 힘들어..우리 그냥 사랑
하자.
억지루라도 사랑해보자. 응?
승완 ....
S# 19 동 성당 밖 (N)
세진 ... (신비를 안고 앞서 걷고 있고)
승완 ... (고개 푹 숙이고 한발짝 떨어져 세진의 뒤를 묵묵
히 따라 걷는데서)
S# 20 신혼집 세진 방(N)
세진, 신비 토닥이며 등 돌리고 드러누워 있다.
승완, 세진 보며 들어와 등 뒤에 앉는다.
(승완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승완의 시선에서 보이는
세진의 뒷모습만)
승완 애 엄마가 신비 데리고 갔다길래 난 니가 데려간 줄 알
았어.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말 미안하다...
세진 (눈을 질끈 감고)
승완 근데, 나 오늘 일부러 매점에 맡긴 거 아냐,
신비가 귀찮아서 그런 건 더더욱 아니구
세진 ...
승완 나, 오늘.... 나 오늘... (말 하려다 신검 받았단 소리는
차마 못하고)
진짜 중요한 일이 있었단 말야...채영이 만난 건, 그 다
음...
세진 ...
승완 야, 무슨 말이든 해봐! 세진아, 세진아, 신비 엄마! (세
진의 몸을 흔들면)
세진 아, 진짜 ! (벌떡 일어나 돌아앉다가)
엄마야! (기절할 듯 벌렁 뒤로 넘어가고)
승완 (스파이더맨 가면을 쓰고 무릎 꿇고 앉아있다)
세진 허허, (기가 막히고 어이없어 보는데)
승완 미안해! 진심이야! (고개 숙이고)
세진 아후, 아후 (가슴팍을 퍽퍽 때리며 속상하고) 너 진짜
언제 철들래? 어?
내가 널 어떻게 말려! (기막혀 일어나 나가려는데)
승완 (심각하고 진지하게) 세진아, 세진아!
세진 또 왜? (돌아보면)
승완 나 좀 도와줄래? (얼굴에 찰싹 달라붙은 가면 안 벗겨
져서 버둥거리고)
세탁기에 돌렸더니 쫄았나?
세진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아, 진짜
승완 (벗겨내려 애쓰며) 헉~ 세진아, 제발 쪼옴....
세진 (장난이 아닌가? 도와주며) 야, 이렇게 해봐. 아, 이렇
게 해봐 쪼옴...
세진, 겨우 벗겨냈고, 후우...호흡 내쉬는 승완.
그런 승완을 보며 어이 없어서. 어으...진짜...저도 모르
게 피식 웃어지는
세진인데,
승완 어? 너 지금 웃었지? 웃은 거 맞지? 그치?
세진 (얼른 표정 지우고 돌아 누우려는데)
승완 (O.L)(잡으며, 장난기 없이) 노력해볼게 나두.
세진 (멈칫 보면)
승완 행복해지려구 노력 해볼게. (세진의 시선 어색하고, 쑥
스럽지만) 너를...
신비만큼 좋아하구, 예뻐하구, 사....사....사랑해볼 수 있
도록....노력해볼게....
세진 ... (보고)
승완 ... (장난기 없이 보는데서)
도현(E) 농담 아니야!
S# 21 카페 (D)
채영 (본다) ...
도현 너두 여기서 공부하는 것 보다 나을테구,
나는 우리집 식구들 간섭으로부터 얼마간은 자유로운
수 있을 것 같고...
이게 바로 윈윈 전략 아니겠냐?
채영 니가 나한테 이러는 이유를 모르겠다!
가족들 심사를 긁어 놓겠다는 것 까지는 읽히는데
꼭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아!
도현 ....
채영 (떠보듯) 나랑 승완이 어떻게든 떼어놓으려구?
도현 (막혀서 보고) ...
채영 조금은 비슷했나 보네....질투는 아닌 것 같고...
혹시 세진이 때문이니?
도현 ... (외면하지만...정곡을 찔린)
채영 (놓치지 않고 보는)
S# 22 신혼집 침실 (D)
신비, 보행기에 앉아 놀고 있고
세진, 청소를 빨래거리를 고르다가 옷걸이에 걸린
스파이더 맨 옷을 발견한다.
가만히 그 옷을 들어 보는 세진, 그 위로
(인서트 몽타주)
싱가폴에서 스파이더 복장을 하고 있던 승완의 모습들
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피식 웃음이 나고
스파이더맨 옷을 다시 힘차게 빨래통에 확 던져넣으며
세진 (스스로에게 다짐) 그래, 정세진, 피할 수 없으면 즐겨
라!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짐승 한승완을 인간 한승완으
로
변신 시켜주마!
승완(E) 변신?
S# 23 항공대 매점 (D)
승완, 창명과 밥 먹고 있다. 이래저래 살맛 안 나는 승완
이고
승완 야, 내가 무슨 3단 로봇이냐? 변신을 하게?
창명 얌마, 그래두 노력은 해봐야지
승완 그게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에요,
유전자가 원래 이렇게 생겨먹은 걸 어떡하냐?
너 알지? 울 아부지의 무지막지한 맵밥 속에서도 22년
을 견뎌온 나 아니냐
창명 야, 그래두 결혼했으면 뭔가 좀 인간적으로 달라져야
되는 거야
승완 야, 소창명, 너, 남의 얘기라고 말 한번 쉽다!
그래 너두 한번 결혼 해봐! 그런 소리가 나오나
창명 아후, 맘 같아선 열 번도 더 했네요...
승완 쳇, 어차피, 21년을 생판 모르게 살아온 남남이야.
서로에게 뭔가를 맞춰 간다는 건,
사랑이 생략된 순간부터 미션 임파서블이라
구.
창명 그럼 사랑해, 그래, 그러면 되겠네...
승완 아휴, 니가 사랑을 아냐? (답답해서 일어서면)
창명 (이어 없는 표정으로 따라 일어서며)
쳇, 모르긴, 나도 우리 꽃사슴이 있다 이거야!
S# 24 하숙집 (D)
눈치만 슬슬 보고 있는 일진
천안에 내려갈 채비를 하는 표재경, 주섬주섬 양말 신
고 있다.
표재경 어여 취직해!
일진 취, 취직?
표재경 시간이 남아도니까, 쓸데없는 일 벌이고 다니는 거잖
아
일진 엄마, 청년실업이 40만에 육박...
표재경 (말 자르며) 눈을 좀 낮춰, 눈을 낮추면 일할 데 얼마
든지 많어!
일진 ...
표재경 학교 졸업 하고 일년 놀았으면 충분해!
언제까지 엄마한테 손 벌릴 거야, 엄마두 이제 힘들어!
일진 피이, 시집간 세진이는 도와주면서...
표재경 (홱 한번 째려주면)
일진 (움찔)
표재경 엄마가 다시 한번 당부할게, 괜히 잘 사는 애들 건드
리지 말구,
니 한 몸 건사나 잘해! (일어서고)
일진 (궁시렁) 잘 살긴 뭘 잘 살어! 신혼여행두 안 갔드만....
표재경 (홱 돌아보며) 뭐어?
일진 (입 팍 틀어막고 공포스럽게 엄마를 보는데서)
S# 25 하숙집 앞 길 (D) --------- 삭제
S# 26 항공대 일각 (D)
두리번거리며, 승완을 찾아 들어오는 표재경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학생 하나가 저쪽에 있다고 가르쳐 주고
창명(E) 야야, 승완아, 승완아,
S# 27 항공대 도서관 (D)
엎드려 자는 승완을 흔들어 깨우는 창명
승완 아, 왜에? 30분만 있다 깨워, 어젯밤에 신비 때문에
한숨도 못 잤단 말야 (엎드려 자다가 일어나고)
창명 저기이....니네 장모님 아니냐?
승완 아후, 장모님은 무슨....뭐? 장모님?
(벌떡 일어나 창명이 가리키는 문 쪽을 보면 두리번거
리며
자신을 찾는 표재경 여사가 보이고)
승완 (입 막으며 커억~ 경악하고)
표재경 (승완을 발견하고 애써 미소로 보는데서)
S# 28 오리집(D)
승완, 혼나듯 무릎 꿇고 머리 푹 숙인 채 앉아있다
표재경 (엄하게) 자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결혼하고 애까
지 있으면
어른이고, 한 집안의 가장일세!
승완 ...
표재경 언제까지 철부지 대학생으로 살 거야!
자네, 자네한테 딸린 식구들...세진이, 신비 생각은 안
해?
승완 ...
표재경 철이 아무리 없기로, 그래도 자네 애까지 낳은 애 엄
만데
어떻게 그렇게 세진이 마음을 보듬어주지 못하고 상처
를 줘!
승완 ...
표재경 내가 자네한테 세진이 보낸 건, 신비 때문도 아니고,
자네 집이 잘 살아서도 아니야,
그래도 자네가 마음은, 마음 하나는 따뜻해 보여서...
승완 .....
표재경 (오리고기 하나 뚝 떼어 그릇에 얹어주며) 고마워, 내
딸이랑 잘 살아줘서....
승완 에?
표재경 내가 속알딱지가 요!만한 여편네라 세진이가 쬐끔만
힘들다고 해도
이렇게 앞으로 자네한테 서운한 소리 많이 할 거야,
그래두 내가 뒤끝은 없으니까 이해해주구...
승완 (더 미안해 죽고) 아니에요, 어머님! 오히려 제가...
표재경 (술 한 잔 따라주고) 그래, 이렇게 서울에나 와야 한번
씩
볼 수 있는 귀한 사윈데... 씨암탉 하나 못 고아 멕인 게
두고두고 마음에 걸리더라구...(큰 고기 하나 물리고)
승완 (꾸역꾸역 받아먹으며) 전 괜찮은데.....
표재경 한서방, 사람이구 약이구, 몸에 좋은 건 입에 쓴 법이
야
승완 네에..
표재경 (소주 두 잔을 연거푸 마시고는) 우리 세진이가 자네
눈에는
많이 부족해 보일거야, 그래두 이쁘다, 이쁘다 생각하
구
잘 좀 살아줘! 어? 부탁이야!
승완 (고개 숙이고) ...
표재경 (자기도 소주 한잔 커억 마시며) 아후, 사위가 하나 생
기니까
이 세상이랑 맞짱을 뜬대두 겁날 게 하나 없겠네....
승완 (죄송스럽기만 하고)
승완(E) 저기, 어머님.... 잠깐만요...
S# 29 화장품 가게 앞 (D)
두 사람 식당에서 나와 걸어오던 중이다.
화장품 가게 앞에 서는 승완
표재경 ? (돌아보면)
승완 어머님, 잠깐만 좀 기다리세요!
S# 30 화장품가게 안 (D)
물건을 둘러보는 승완, 너무 많아서 뭘 사야할지 모르겠
고
점원 아가씨 앞으로 간다.
승완 저기 50대 어머님들이 제일 좋아하는 화장품이 어떤
거예요?
표재경(E) 아이구, 내 팔자에, 웬 아이크림!
S# 31 천안 가게 (N)
몇몇 시장 아줌마들 앞에서
탁자 위에 화장품을 줄줄이 늘어놓으며 자랑자랑인 표
재경
표재경 그저 살면서 눈가에 하나 둘 느는 게 주름이구나 하
고 살았지,
화장품으로 주름 지우고 사는 거,
이 표재경이 언감생심 꿈이나 꿔봤겠어?
아줌마1 (하나씩 들고 보며) 하이고 이거 비쌀텐데...
표재경 (튜브형 화장품 하나 들고) 이게, 주름도 지우지만 얼
굴도
하얗게 해준다잖아....
아줌마1 아이구, 둘째사위 일찍 본 덕이 있네...그러네... 등등
(한마디씩)
아줌마2 진짜, 이러다 표여사 회춘해서 팔자 고치는 거 아냐?
표재경 고칠 수 있으면 얼른 고쳐야지...아암....
두고 봐, 멀지 않았다구! (웃고)
S# 32 항공대 일각 (N)
벤치나 계단 정도에 멍하니 앉아있는 승완, 생각이 많아
지는데서 (F.O.)
S# 33 한범수 건설현장 사무실 (D) (F.I)
한범수 책상 앞에서 통 사정 중인 승완
승완 한달만 일하게 해달라니까...
한범수 뭐? 일을 해? 야 이눔아,
니가 여기서 사고나 치지..일은 무슨 일을 해?
승완 아후, 아빤, 아들을 그렇게 못 믿냐...
한범수 아, 믿을 짓을 손톱에 때만큼이라도 했어야 어떻게
한번 속아주기라도 하지?
승완 (매달리며) 아후 아빠, 진짜, 잘할게요! 아닐 경우, 일
당, 100% 환불 보장!
한범수 (어이가 없어서 보며) 100% 환불보장? 여기가 무슨
홈쇼핑이냐?
승완 에이씨~ 한번만 딱 시켜만 보라니깐...
한범수 뭐야? 임마? 너 여기 일이 그렇게 호락호락해 보여?
승완 누가 호락호락해 보인데요? 알았어, 그럼 나 다른 공사
장으로 간다!
한범수 뭐야? 나 저런 놈을 봤나...
승완 (쓰윽 눈치보고)
한범수 알았어, 알았으니깐...
일단 오늘 하루만 일 하는 거 봐서...채용을 결정하겠
다! 알았냐?
승완 (씩 웃으며) 알았어요!
한범수 괜히 일하다가 사고라도 치면 넌 받는 돈에
120% 뱉어내야 된다! 알았냐? 쨔샤?
승완 아이구 한 사장님, 쪼잔하시긴... (머리통 벅~ 맞고)
S# 34 한범수 건설현장 (D)
열심히 등짐을 져 나르는 승완,
한범수, 김과장이랑 현장 시찰을 다니다가
그 모습을 본다.
한범수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저거 오늘, 왜 저러는 거야?
김과장 네? (따라 승완을 본다)
한범수 아, 어째 불안 불안해, 거 안 하던 짓을 하면
때가 된 거...(이건 아니지 싶고, 김과장을 보면)
김과장 철이 든 거죠!
한범수 아냐, 아직 멀었지....김과장!
저녀석 일하다 도망가지 못하게 특별히 감시 잘 하고
절대 봐주지 말고 더 빡쎄게 시키라고 담당자들한테 전
해!
김과장 네, 알겠습니다.
한범수 (걸어가면서도 승완을 힐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
며
갸우뚱 하며 나가는데서)
S# 35 신혼집 밖, 파라솔 주변 (D)
신비의 기저귀를 탁탁 털어 빨래줄에 널고 있는 세진
도현, 캔음료 하나 들고 밖으로 나온다.
도현 요즘도 그런 기저귀를 써요? 1회용 안 쓰고?
세진 우리 신비가 아토피가 좀 있거든요. 면 기저귀가 좋데
요!
도현 힘들겠다! 이거 하나 마시구 해요! (음료 건넨다)
세진 (돌아보며 온다, 고무장갑 벗으며 음료 받아들고) 고마
워요
도현 ...
세진 저기... 뭐 하나만 여쭤봐두 돼요?
도현 (끄덕이며) 네, 뭐... 못하는 대답 빼고 다 해줄게요!
세진 (좀 창피해서 머뭇거리다) 저기요, 아이 쫌 창피하네...
도현 뭔데요?
세진 저기....왜 남자들은 채영이 같은 스타일만 좋아해요?
도현 그래요? 다는 아닌데...?
세진 에이, 뭐가 아니에요, 승완이가 채영이 좋아하는 거는
모르는 사람이 이상한 거고, 도현씨도 채영이 좋아하잖
아요!
도현 (핏 웃는다) 이쁘잖아요,, 늘씬하구, 시원시원 하구
세진 그, 그렇긴 하네...
도현 (재밌다) ..
세진 그럼, 저는 그렇게 여자의 매력이 없나요?
도현 네? (막혀서 대답을 못하고)
세진 어머, 미안해요, 너무 어려운 질문을 해서....
그른데..아니라구 너무 내놓구 티낸다.
도현 하하하, 세진씨, 매력두 가꾸는 거예요!
섹시하고 매력 있는 여자 열 남자 마다하지 않는다니깐!
세진 (경청하며, 음~ 그런가 싶고) ...
일진(E) 섹시하게 보이는 비법?
S# 36 자매의 하숙방(D)
일진 (뜨악하다) 너를?
세진 응, 왜 어려워?
일진 물론이지, 너는 섹시 코드라기 보다는 뭐, 글쎄, 뭐라
고 할까
아, 좋게 말해서 큐트, 즉 깜찍하고 귀여움으로 승부해
야 하는 거지
세진 야, 백날 귀여우면 뭐하냐? 쎅시 한방에 넘어가는 게
남잔데...
일진 (경험이 묻어나는) 하긴...정말들 다 그렇더구나....
음...
아후, 남자들은 아무튼 다 늑대...짐승..으으응~ 우리 창
명씨 빼고...
세진 (자알 논다) 그러니까 어떻게 해야 하냐구
일진 근데, 그건 좀 난해하다, 나라면 또 모를까!
세진 가르쳐만 줘봐, 힘 닫는 데까지 함 노력해보게...
일진(E) 일단 분위기를 만들어야해 .
드라마에서 아내들이 슬립입고 향수 뿌리고 설치는 거
봤지?
S# 37 일진의 조언 재현
일진, 슬립입고 입에 장미꽃 하나 물고 섹쉬하게 걸어나
온다.
(E) (퀴즈프로의 틀렸다는 경보음 덱! 소리 울리면)
일진, 어맛 하며 창피한 듯 얼굴을 가리고 뛰어 들어간
다.
S# 38 동 하숙방(D)
일진 그건 오바야, 80년대식이지, 남자들은 와이프가 그런
상태로
눈을 게슴츠레 뜨면 사랑이고 뭐고 간에 울렁증부터 생
기거든
세진 (진지하게) 그러면? 그럼 어떻게 해?
(E) 띵동~ (벨소리)
S# 39 일진의 조언 재현
현관문 열리고 창명, 양복 차림으로 들어온다.
일진, 아이들처럼 귀엽게 머리를 색색고무줄로 여기저
기 묶고
커다란 남자 와이셔츠 하나만 원피스처럼 걸친 채
아이처럼 촐랑촐랑 뛰어와서는 창명의 가슴에 폭 안기
며
일진 (혀 짧은 소리로) 댜기야~ 초컬릿 사와 떠?
커억~ 하고 좋아서 거의 실신지경인 창명
일진(E) 이건 백발백중이야, 너 그거 몰라? 남자들의 로리타
콤플렉스?
S# 40 집 앞 길(D)
잊어버리지 않으려는 듯 끄덕이며 걸어오는 세진이고
세진 로리타 콤플렉스? 음..... (아자! 불끈 주먹을 쥐는데
서)
S# 41 신혼집 침실(N)
커다란 와이셔츠 차림으로 거울 앞에 이리저리 둘러보
고 있는 세진,
민망해 죽고
에잇,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훌렁 벗으려는데...
(E) 띵동 (벨소리 들리고)
놀라 허둥대다 현관쪽을 빼꼼 내다보면,
승완, 문 열고 들어온다.
물은 이미 엎질러졌고, 에라, 모르겠다,
세진 승완아~ (하며 뛰어나와 승완에게로 달려간다)
승완 (눈 땡그래지며) 어어어어~ (공포에 질린 얼굴로 세진
을 피해
벽에 바짝 기댄다)
세진 (그대로 문에 가 쾅 부딪히고)
S# 42 신혼집 밖 파라솔 정도 (D)
이마에 반창고 하나 붙인 세진, 일진과 대화중
세진 뭐? 로리타 콤플렉스? 너 사이비지?
일진 아니 그게 안 통했어? 야, 그거 내공이 쎈건데...?
세진 야, 그게 무슨 비법이야? 멀쩡한 이마만 깼네...
일진 갸우뚱하며, 그럼 말야...무리수를 두지 말고 노말하
게 가!
S# 43 일진의 조언 재현
식탁 위가 진수성찬이다.
의자에 와 앉으며 기쁨에 겨워하는 창명
일진 자기 요즘 너무 땀을 많이 흘리더라 (은근히 윙크 한
번 찡긋)
창명 내가 원하는 건 따로 있어! 나의 꽃사슴!
창명, 상 밀어내며 이글이글 타는 눈으로 일진에게 다가
오고
일진, 새초롬한 눈빛 쏴주면 창명, 일진을 벌컥 끌어안
고
S# 44 신혼집(N)
음식을 지지고 볶는 세진, 승완 살피며
식탁 가득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냈는데
승완 자리에 와 앉으며 어이없게 상을 한번 둘러본다.
세진, 기대감에 차서 보면
승완 너 지금 돼지 사육하냐?
아니 이걸 다 누가 먹으라고 한 거야, 아후 너는 무슨 여
자가
손이 그릏게 크냐 어디 봐봐, 손 맞어? 솥뚜껑 아니야?
세진 (소리 꽥) 관둬! 먹지마, 내가 다 먹을 거야!
힝~ 양푼에 다 쏟아 붇고 벅벅 비벼먹는 세진의 얼굴에
서
세진(E) 포기했어요!
S# 45 파라솔(D)
다시 파라솔에 앉아있는 도현과 세진,
세진 저는 태어날 때부터 채영이 같은 매력은 없었나봐요!
헤~(조금은 씁쓸)
도현 가끔 상대방의 매력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때가 있어요!
세진 (보고)
도현 세진씨는 세진씨만의 매력이 있으니까, 너무 조급해하
지 말아요,
세진 피~ 그거, 넌 성격은 참 좋아, 그 말이랑 똑같은 거
죠?
도현 (웃고)
세진 (그래도 도현이 고맙고)
도현 (보고)
S# 46 거리, 공원벤치 정도
채영, 승완에게 전화를 한다. 샌드를 누르는 채영
S# 47 항공대 일각
전화벨 울려서 보면, 채영의 이름이 뜨고
울리는 핸드폰을 가만히 보다가 밧데리 빼내는 승완에
서
S# 48 동 거리, 공원벤치 정도
채영, 다시 핸드폰 걸면,
통화음 지금 전원이 꺼져있어 연결되지 않습니다...
긴 한숨으로 핸드폰을 닫는 채영의 얼굴에서
채영(E) 니 제의 받아들일게....
S# 49 카페, 또는 야외 벤치 정도(N)
벤치에 앉아, 테이크 아웃 커피 정도 마시고 있는 도현
과 채영
채영 생각해 보니까 나쁘지 않겠더라구
니네 큰어머님께는 많이 죄송한 일이지만
도현 그때 큰어머님이 자존심 많이 상하게 했니?
채영 자존심이라기보다 열등감이겠지.....
도현 (짠하게 본다)
채영 근데, 도현아, 이렇게 유학 같이 갔다가, 너는 나한테
질리고
나는 너한테 질리면 어떡해야 하는 거니?
도현 (본다)
채영 (자조적으로) 너야, 돈이 많으니까, 나 같은 거 쉽게 차
버리면 되지만
난 돈이 없으니 맘 놓고 널 버릴 수도 없는 형편인데....
도현 걱정마, 내가 잡아끌어 가는 유학이니까...
니가 싫다고 도망가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채영 ...미련 남지 않겠니?
도현 (본다) ....
채영 괜찮겠어?
도현 그러는 넌?
채영 (쓸쓸하게 웃고)
도현 (복잡한 생각이고) ...
S# 50 한범수의 집 외경 (N)
한범수(E) 뭐 이임신?
S# 51 주방 (N)
다들 밥 먹다 눈 똥그래지고
승필 네에 아버님, 어머님, 벌써 9주 랍니다
현주 (기쁨에 겨워 터질 듯)
한범수 아이 이런, 이런 경가 다 있나...이렇게 좋을 때가 있
나.
윤태희 어머머머, 얘 너무너무 축하한다. (흥분의 도가니)
승완 형, 형수 진짜 축하해요!
세진 형니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현주 고마워 동서!
승필 고맙습니다. 그래그래 고맙다 (싱글벙글)
승완, 젓가락으로 반찬 탁 잡으려면
탁 맞서 저지하는 한범수의 젓가락
다른 반찬을 집으려면 다시 맞서는 젓가락
잽싸게 다른 반찬으로 가면, 질세라 따라오고
승완 아후, 아빠 왜 그래? (한범수 보면)
한범수 니 뱃속에 애 들었냐?
승완 애? 아후 그게 무슨 소리야, 아빠! 애가 왜 내 뱃속에
있어,
형수 뱃속에 있지!
한범수 그릏지? 끽해야, 니 뱃속엔 회충이나 몇 마리 들어 있
겠지? 그치?
승완 너무하네, 회충이라니...
한범수 그르니까....잔말 말구 이건 니 형수 줘! (접시 째 현
주 앞에
놓아주며 입 찢어진다) 얘 큰 아가, 뭐 더 필요한 거 없
냐?
그게그게 단백질이 많은 거다. 남기지 말고 다 먹어라!
현주 아후 아버님은.....(좋아서 낼름 집어 먹고)
윤태희 얘 아가, 이것두 좀 먹어봐라,
녹황색 야채가 이게이게 또 비타민이 많아요. (접시 앞
으로 놓아주고)
현주 아후, 제가 이걸 다 어떻게 먹어요...
세진 (그 모습을 부러운 듯 보다가 문득 자신이 임신했을 때
가 떠오른다)
문득 굳어지며 승완을 쳐다보면)
승완 아후, 먹을 게 없네, 먹을 게 없어, (궁시렁 거리며 아
무생각 없이
밥만 푹푹 퍼 먹고)
세진 (그렇지, 내가 뭘 기대해) ...
승필(E) 아후아후, 앉아있으라니깐...
S# 52 거실 +주방 (N)
거실에 앉아있는 한, 윤, 승완, 승필
세진은 주방에서 설거지 중이다.
현주, 과일을 들고 내온다.
승필, 얼른 일어나 과일쟁반 뺏는다.
승필 조심조심 (현주의 팔짱을 껴 가만히 자리에 앉히고)
현주 아후, 됐어요, 유난은...(과일을 깎으려면)
승필 (칼 뺏으며) 아후, 그러다 괜히 손가락이라도 베면 어
떡하려구 그러냐?
현주 이이는....(좋아죽고)
한범수 그래, 그래, 넌 그냥 가만히, 가만히, 앉아있어라!
승필 자기야,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말만해!
자기가 먹고 싶다구만 하면, 하늘의 달도 따가지고 올게
승완 (아, 뻥은...)
세진, 설거지 하다 한번씩 그 모습을 부럽게 바라보고
한범수 그래, 뭐든지 말해라, 승필이가 못 따주면, 나라두 따
다준다 ...
현주 아후, 말씀만 들어도 좋아요 아버님...(하다가 입덧 우
욱! 하면)
승완을 뺀, 세 사람 벌떡 일어나 각자 이리 뛰고 저리 뛰
며
비닐봉지, 대야, 물 등 하나씩 구해 들고 와 현주 입에
다
서로 바치겠다고 난리다.
그 모습이 너무 정겹고 부러워 넋 놓고 보다가, 가만히
고개 돌리는 세진
승완, 그 호들갑들을 보고 일어나 나가며
승완 (혼자말) 하여튼 유난들은, 아, 애 낳는 게 별거야?
(하는데 채영에게 메시지 오고)
채영(E) 나오기 어려운 거 알아, 마지막으로 한번 보지 않을
래!
승완 (난감해서, 설거지하는 세진의 뒷모습을 슬쩍 한번 보
는데서)
S# 53 공원벤치 ------------ 장소변경
승완, 채영 놀이터 벤치에 앉아있다.
승완 마지막이라니....무슨 의미야?
채영 (무겁게 입 떼며) 승완아, 나, 유학 가! 도현이랑
승완 (쿵! 놀라서 본다)
채영 그 말해주려고...너에게는 이 꼭 이야기 해야할 것 같
아서...
승완 (짐짓 담담하게) 언제...? 언제 가는데...
채영 되는 대로 빨리...빨리 떠나고 싶어!
승완 (가슴 찢어진다) ....
S# 54 술집 --장소 변경
혼자 술을 마시는 승완
승완 (하늘이 원망스러워서) 왜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하필
이면 저예요?
왜 하필이면 내 운명을 가지고 장난을 치십니까? 예?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구요!
아무튼, 제가 기장되면요, 반드시 비행기 타구 올라가
서
피켓시위라도 할 겁니다 예?
S# 55 승완방 (N)
승완, 들어오면, 잠들어있는 신비와 눈을 감고 누워있
는 세진,
승완 (잠든 신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미안하다, 신비
야.
차식....그러게 왜 이렇게 빨리 왔어 임마...아빠가 철
좀 들면 오지...
아빠가 엄마를 사랑하게 되면 그때 오지...아빠가 세상
을 책임질 수 있을
때...그때 찾아오지....그럼, 너랑 나....(옆에 누워 가
만...히 누우며)
이렇게 힘들지 않아두 됐잖아 임마... 응? (눈을 감고)
세진 ...(가만...히 눈을 뜨는)
속상하고, 답답한 심정....떨쳐내듯 다시 눈을 감아버리
는 세진에서. (F.O.)
S# 56 한범수네 집 앞 길 (D) (F.I.)
신비를 안고 나오는 승완, 세진
승완 너, 화났냐?
세진 아니...
승완 근데 왜 아침 내내 암말 없어?
세진 그냥, 속이 좀 불편하네...
승완 속이? 왜에?
세진 어어 그게...
승완 그르게 너 어제 많이 먹더라니...체했냐?
세진 ...
승완 체했으면 집에 가서 손 따라! 그게 직빵이야! (신비 안
고 앞서 걸어가고)
세진 (너무 야속하다) ...
S# 57 장은조 사무실 (D)
소파에 마주보고 앉아있는 장은조와 도현
도현 (무겁게 입 떼며) 큰어머님 말대로 유학갈게요.
장은조 웬일이냐? 기장만 고집하던 애가
도현 학교 다녀보니까 저보다 휠씬 더 비행기 좋아하는 애
들이
많더라구요
장은조 어쨌거나 반가운 결정이구나, 강비서 불러서 바로 수
속시켜 놓으마
도현 저기....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장은조 조건?
도현 채영이랑 함께 가겠습니다.
장은조 (얼굴 굳으며) 이채영? 그 아이 말이니?.....그건 안 된
다.
도현 사실, 허락받으러 온 건 아닙니다.
큰어머님께서도 아셔야할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 것뿐이
에요.
장은조 도현아.....
도현 (일어서며) 강비서님까지 굳이 수고해 주실 필요까지
는 없습니다.
저희들, 자기 유학 수속쯤은 혼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나가고)
장은조 .....(굳어지는데)
승완(E) 학교 갔다 올게
S# 58 신혼집 앞 (D)
문 열고 나오는 승완
공익 (걸어 올라오며) 한승완씨?
승완 네, 전데요
공익 도장 가지구 나오세요! 입영통지서 나왔습니다.
승완 (쿵!,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받아들고 보니 실
감이 안 나고)
배달부 (돌아 나가고) ...
승완, 영장을 받아들면, 많은 생각으로 혼란스러운 승
완
창문 안을 들여다보면, 부산스럽게 신비를 보는 세진을
보며
마음이 짜한 승완
S# 59 항공대 교무처(D)
휴학계, 서류를 작성하는 승완,
그 옆으로 자퇴서류가 놓여진다. 올려다보면 도현이다.
마주보는 두 사람
도현(E) 채영이는 내가 책임질 테니까 걱정 말아라!
S# 60 항공대 일각
승완 (씁쓸) 민선배님은 참, 사는 게 편리한 것 같습니다.
도현 (보면)
승완 전, 하나를 정하면 그게 결코 바뀌지 않거든요.
기장되는 것 외에는 생각해 본 게 없어서
당연히 항공대에 들어왔고,
또, 사랑하는 사람도 이 세상에 채영이 하나 밖에 없다
고 생각했거든요.
도현 길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면, 하루라도 빨리 새 길을 받
아들이는 게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되는데...
승완 그렇죠... 근데 나란 놈이 원래 그게 안 되거든요.
도현 안되면, 노력해라,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기는 있더
라만...(씁쓸하고)
승완 ?...
도현 간다! (일어나 가고)
승완 ...
S# 61 항공대 일각, 격납고 (D)
격납고에 앉아 있는 승완
비행기들을 한번씩 쓰다듬어 주고 있다.
승완 쨔샤...잘들 있어라! 이 형아가 군대 갔다가 돌아올 때
까지...
창명 (off) 뭐? 어딜 가?
승완 (돌아보면 창명이 들어온다) ...
창명 너, 영장 나왔냐?
승완 어,
창명 아, 니들 세트로 진짜 왜 이러냐?
도현이는 유학 간대구, 너는 군대 간대구...아 진짜...
승완 ...
창명 아, 근데 나는 왜 영장이 안 나오는 거야?
승완 넌 어머님 혼자 모시니깐, 현역으로 안 가잖아!
창명 아니 뭐 그렇긴 해도...
승완 그러니까 이 형아가 먼저 갔다 와야지
창명 그래.....(눈 반짝!) 야, 잘하면 우리 비행교육원 같이
다니는 거냐?
승완 집요한 놈! 그러지 않길 바랄 뿐이다!
창명 차아식.....(연민으로 보다가) 그나저나 제수씨는 알
구?
승완 아니...
창명 말 안했어?
승완 안했냐? 못했지! 나 군대 가! 하는 소리가
나 도망가, 하는 소리로 들릴 것 같아서....
도저히 미안해서 못 하겠더라구...
창명 (짠해서 보다가) 야, 기분도 꿀꿀한데 내가 술 한 잔 살
게!
승완 아니야, 알바 가야되, 오늘은 야간작업까지 해야되.
창명 야간작업? 허, 나, 참 군대 가기 나이트독이 오른 놈은
여럿 봤어도 돈독이 오른 놈은 또 첨보네...
승완 ...
S# 62 한범수 공사현장 몽타주 (D)
@ 열심히 등짐을 지고 오르는 승완
다리가 후들거려 벽돌을 와르르 쏟기도 하고
@ 인부들과 막걸리로 새참을 먹는 승완
일어나서 노래도 한 곡 뽑고
@ 인부들 일당 받을 때, 기웃거리며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승완,
@ 그런 승완을 멀리서 지켜보는 한범수
슬며시 미소가 피고
S# 63 신혼집 앞 (D) -------장소수정
세진, 신비 유모차를 밀고 산책 나갔다 돌아오다가
쇼핑백을 들고 오는 도현을 만난다.
세진 어디 쇼핑 갔다 오세요?
도현 (쇼핑백을 세진에게 내민다) 네....이거!
세진 (뜨악하게 받으며) 이게... 뭐예요?
도현 신비, 돌 선물이에요!
세진 신비 돌이요? 에이, 오버다, 신비 돌은 몇 달 더 있어
야 되는데...
도현 그때는 여기 없을 것 같거든요!
세진 네? 어디 가세요?
도현 학교, 자퇴했어요, 유학가기로 했거든요.
기장이 되기엔, 승완이 같은 열정이 없어요.
세진 (끄덕여 주며) 아, 네
도현 아, 참... 저 채영이랑 같이 가요!
세진 (놀라서 보고)
도현 싱가폴에서처럼, 다시 한번 운명을 만들어 볼까 하거
든요
세진 (미소 짓고)
도현 (웃고)
세진 (악수 청하며) 너무 좋은 이웃이었는데 많이 섭섭해요!
도현 (세진 손잡으며 아프고)
(E)띵동~ 벨소리 들리고
S# 64 신혼집(N)
승완, 녹초가 되어 들어온다.
세진 (의아해서 보며) 그 몰골로 미팅을 한 것 같지는 않
고....
너 이 야밤까지 농구하다 왔니?
승완 아니야, 신비는?
세진 자!
승완 응· (힘들어서 터덜터덜 들어가고)
세진 (따라오며) 근데, 요즘 며칠째 계속 집에만 오면 왜 이
렇게 비실거려?
승완 내가 언제 비실거렸다구 그래...(방으로 옷 갈아입으
려 들어가고)
세진 (원망스럽게 보다 쓸쓸하게 돌아서고)
(점프)
편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신비 홈페이지를 업데이트 시키고 있는 승완
세진 (뒤에서 들어오며) 뭐해?
승완 (잽싸게 창 모니터 창 닫아 버리고)
세진 (그 모습을 보고) 나 보면 안 되는 거냐?
승완 아니, 안되긴...뭐 별것두 아닌데...아아~ 자야겠다.
컴퓨터 할 거면 안 끄게...(기지개 켜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
세진 그래....(갸우뚱하며 승완을 보다가 인터넷을 여는데,
채영의 메신저 창 뜬다)
채영(E) 승완아, 안 자고 뭐해?
S# 65 신혼집 (N)
세진 그럼 그렇지... (승완 방쪽을 한번 째려주고는 모니터
본다,
로그아웃 버튼을 눌러버리고 심란하게 보는데서)
S# 66 채영집 (N)
한승완님이 로그아웃 했다는 메시지 뜨면,
씁쓸하게 바라보는 채영
채영 (E) 승완아, 니네 집에는 너랑 컴퓨터를 같이 쓰는 사람이
있는데...
나 자꾸 왜 이러니?
S# 67 승완방 (N)
지쳐 쓰러져 잠들어 있는 승완
세진,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이불을 덮어주
려다
이상한 냄새가 난다, 승완의 등을 킁킁거리는 세진
슬쩍 티셔츠를 올려보면 등에 잔뜩 붙인 파스들
세진 ? (의아해서 보며) 뭐야, 속상하다고 이젠 싸움질까지
하고
다니냐? (그러다 문득 짠해지며) 야, 한승완, 넌 채영이
가 그렇게 좋아?
승완(E) 아, 조오타, 날씨 한번 조오타!
S# 68 신혼집(D)
베란다를 내다보며 부산을 떠는 승완
승완 참, 이상하게 날씨가 좋네....일요일이라 그런가?
세진 (의아하게 보고)
승완 일은 무슨...세진아, 우리 신비랑 공원에 놀러갈까?
세진 (달라진 승완 때문에 조금 불안한) 너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승완 무슨 일은..... 생각해 보니까, 우리 신비랑 그런 데 가
서
사진도 한번 못 찍어 본 것 같더라구...
세진 ...
S# 69 공원(D)
신비와 즐거운 한 때를 갖는 승완과 세진,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 놓고 도시락 김밥을 먹는 두 사
람
신비의 모습을 디카와 캠코더에 담는다.
세진 (캠코더 들이대며) 신비야, 엄마봐봐! 까꿍~ 그렇지...
승완 (디카 들이대며) 신비야, 아빠두 아빠두....도리도리,
까꿍~
신비 (환하게 웃고)
세,승 (그런 서로의 모습을 보며, 문득 짠해지는 두 사람)
S# 70 공원일각 (D)
유모차를 끌고 걸어가는 세진, 승완
그런 세진과 승완의 눈에, 아기와 함께 다정하게 걸어가
는
다른 부부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세진 3년이 지나면,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승완 ...
세진 우리도 신비에게 저런 따뜻한 가정을 만들어 줄 수 있
을까?
승완 글쎄...(씁쓸하게 웃고)
세진 힘...들겠지? (유모차 밀고 앞서 걸어간다)
승완 (세진의 뒷모습을 보며 마음이 짜하고)
S# 71 몽타주(D)
@ 승완, 형광등 가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 그러고,
됐다는 세진이고
승완, 그러다 형광등 뚝 떨어트려 깨먹고,
어이없는 세진, 비켜라, 앓느니 죽지,
씩씩하게 형광등 갈아 끼우는 세진이고
@ 못질을 할 때는 이렇게 하는 거야, 시범 보이다가 헛
방질해서
손을 때리고, 아흐아흐 비켜비켜, 세진 보란 듯이 파
바박 못질 하고
@ 의자 위에 올라가 커튼을 걸어주는 승완,
그러다 커튼 천에 발이 엉켜서 엄마아~ 넘어지고,
승완의 몸과 함께 주욱 찢어지는 커튼이고
앉아서 찢어진 커튼 꼬매며, 승완을 파바박 째려주는
승완이고
@ 뭔가 남편으로 해주고 떠나고 싶은 승완,
집 주변을 빙빙 둘러보지만
남편으로써 뭐 해줄게 없다는 것을 아프게 느끼는 승
완 (F.O.)
S# 72 신혼집 앞 (D)
현장 가방 메고 걸어 나오는 승완, 일하러 가는 길이다.
그때, 창명, 허겁지겁 뛰어 나온다.
승완 야, 소창명, 어디가?
창명 어? 어어...(정신없고)
승완 (의아히 다가와) 너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창명 엄마가 쓰러지셨데...수술비를 구해야 하는데...(제정
신이 아니다)
승완 수술비? 얼마나? 어디로 구하러 가는데?
창명 글쎄...일단 급한 대로 한 3-400쯤? 은행에 가봐야 하
나?
승완 야, 은행에서 돈을 빌려주겠냐?
창명 안 빌려줄까?
승완 그럼, 너 잠깐 기다려봐, 내가 결혼예물로 받은 거 중
에
돈 될만한 거 있나 가지구 나올게...(뛰어 들어가고)
S# 73 신혼집 안(D)
서랍 속 패물함을 뒤지는 승완, 그러다 그 속에 있던 뭉
칫돈을 발견한다.
승완, 뭐지? 싶어서 신문지 풀어보면 돈이고.
승완 (잠시 갈등하다가, 가지고 튀어 나간다)
S# 74 병원 전경(D)
S# 75 원무과 앞(D)
수술비 계산을 하는 승완.
S# 76 수술실 앞(D)
초조하게 앉아있는 창명, 들어오는 승완.
창명 고맙다... 근데 니가 이렇게 큰돈이 어디서 났냐?
승완 엄마가 생활비 하라고 세진이 준 모양인데, 내가 나중
에 메꿔넣으면 돼.
창명 됐어 임마. 내가 이 돈을 어떻게 받어?
승완 사람 목숨부터 살려야지. 세진이도 이해할 거야.
창명 (글썽이며) 고맙다...
승완 (안아주고)
S# 77 집으로 가는 길 + 채영의 차 안 (N)
병원에서 걸어 들어오는 승완,
채영, 차를 몰고 오다가 승완을 본다.
인도로 붙어 다가와 차창을 내린다.
채영 (밖을 향해) 승완아!
승완 ...
채영 집에 가는 거면 타!
승완 (그대로 멈춘 채) ...
채영 부담 갖지마, 나도 도현이네 가는 길이니까...
승완 (비로소 쳐다본다)
S# 78 채영의 차 안 (D)
뒤에 쇼핑백들 여러개 보이고
승완 저게 다 뭐야?
채영 유학 떠나기 전에 몇 가지 준비해야 할 것 같아서
도현이 꺼랑 내꺼 몇 개씩 샀어
승완 (마음이 저려오고)
채영 (그 마음이 느껴지고)
승완 공부 열심히 하구 돌아와!
채영 그래!
승완 나두 국방의 의무 충실히 하고 돌아올게!
채영 뭐? (놀라서 보고)
승완 (담담하게 채영을 보고 미소 짓는데서)
S# 79 신혼집 안 (D)
세진, 신비를 안고 들어와 보면, 아무도 없다.
신비를 침대방에 늬우려는데
열려진 서랍, 놀라 다가가 확인해 보면
엄마가 준 뭉치돈이 보이지 않는다.
놀라 거실 쪽으로 나온다. 두리번거리며 혹시 도둑맞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승완에게 전화를 걸려는데
창문 밖으로 채영과 승완이 차에서 내리는 게 보인다.
뒷좌석에서 커다란 쇼핑백을 꺼내는 채영
세진, 들고있던 전화기 뚝 떨어진다.
S# 80 신혼집 앞 (D)
승완, 집 앞으로 걸어온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S# 81 신혼집 안 (D)
세진 (짝~ 하고 승완의 따귀를 날린다, 부들부들 떨고)
승완 (놀라 얼굴을 안고 보면)
세진 (울지 말고 강하게) 다른 건 다 참았어, 근데 이건 못
참겠어!
우리 아빠 돈으로 채영이 선물을 샀단 말이지?
승완 (황당하고) ...
세진 한승완 너는 진짜 구제불능, 인간 말종이야! (홱 들어
가고)
승완 (얼굴 잡은 채 어이없다) 야, 정세진! (열 받아 따라 들
어가며)
야, 정세진!
세진(E) 너 그 돈이 어떤 돈인지 알어?
S# 82 신혼집 거실 (D)
승완 난 울 엄마가 비상금으로 놓고 간 줄 알았단 말야...
장모님이 주신 돈인 줄은 정말 몰랐어,
장인어른께서 그렇게 남기고 가신 거라는 건 더더욱 몰
랐다구
세진 그게 변명이 돼? 모르면 쓰질 말아야지,
글걸 왜 냉큼 집어다 쓰는데?
승완 몇 번 말 했잖아, 진짜 급한 일에 썼다고...
세진 그래, 급했겠지, 며칠 있으면 채영이 유학도 간다는데
가기 전에 어떻게 뭐라두 하나 챙겨주고 싶었겠지!
승완 그런 거 진짜 아니라니깐...사실은 창명이가..
세진 어허, 치사하게 이제는 창명씨까지 공범자로 만들겠다
는 거야?
승완 공범자라니, 너 너무 심한 거 아냐?
세진 아니긴 뭐가 아니야? 둘이서 헤헤거리며 쇼핑하고 오
는 걸
내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승완 정세진, 너 진짜 그렇게 말도 안되는 억지 쓸래?
세진 너야말로 언제까지 거짓말 할 건데?
S# 83 침실 (D)
방에 틀어박혀 분을 삭히고 있는 세진
승완, 가만히 들어와 그 모습을 본다.
승완 미안해, 정말 그러려고 그러는 게 아닌데
세진 (off) 너랑 말하고 싶지 않아, 꼴도 보기 싫어!
승완 그래, 그렇겠지...근데 세진아, 내가 너 괴롭힐 날도 얼
마 남지 않았어
세진 뭐?
승완 사실은....나 ...군대가!
세진 (충격으로 멍해져서 본다)
승완 나, 영장 나왔어...
세진 참, 넌, 도망갈 구멍도 많다, 채영이, 부모님, 그리고
이제는 군대?
승완 ...
세진 그래, 잘 가! 갈 수 있으면 오늘 밤 이라도 당장 가!
너랑 이렇게 사는 거 나도 너무 힘들어, 정말 지긋지긋
해!
승완 ..... (아프게 돌아서고)
세진 (그 모습 바라보는데서) .... (F.O.)
S# 84 도현 집 앞 (D)(F.I.)
도현의 자동차 트렁크에 가방을 넣는 도현과 채영
집에서 짐을 싸서 나오다가 그 모습을 바라보는 승완과
세진
서로 꾸벅 인사를 한다. 언제 다시 볼지 모르기에 안타
깝고 아픈....
도현, 다가와 승완에게 악수를 청한다.
도현 건강하게 잘 다녀와라!
승완 (악수하며 담담하게) 고맙습니다!
도현 그래! (손 놓으며 세진에게 시선 주면)
세진 (꾸벅 인사한다)
승완 (채영에게 안타까운 시선 주고)
채영 (말 없이 돌아선다) ...
승완은 채영을, 채영은 승완을, 도현은 세진을, 세진은
승완을
안타깝게 엇갈리는 4각의 시선들에서
S# 85 하숙집 (D)
표재경에게 절을 올리는 승완
젖은 눈으로 승완과 세진을 바라보는 표재경, 일진
애써 외면하는 세진
S# 86 승완집 (D)
한범수, 윤태희에게 절을 올리는 승완
한범수 그래, 임마... 잘 다녀와라,
군대를 다녀와야 진짜 대한민국 사나이가 되는 거야!
승완 네...
윤태희 (고개 돌려 눈물을 훔치고) 너 엄마한테 편지 할 거
지?
승완 피이~ 외박 나왔을 때 자주 나온다고 구박이나 하지
마세요!
윤태희 으이구, 녀석....(눈물로 웃고)
승필 잘 다녀와라! 니댁이랑 신비는 걱정 말고
승완 형은 나 휴가 나오면 용돈 두둑이 챙겨줘야지....
승필 알았다, 임마!
승완 형수님은 건강하게 순산하세요!
현주 네, 도련님...건강하게 잘 다녀오세요!
승완 (세진을 본다)
세진 (눈 마주치면 아프게 외면하고) ...
승완 (마음이 아프고)
S# 87 기차역 플랫폼(D)
훈련소로 떠나는 승완을 마중하러 나온 세진, 신비를 안
고 있다.
승완, 신비를 한번 보고, 세진을 본다.
승완 (신비에게 뽀뽀하고) 혼자 둬서 미안하다. 신비, 잘 부
탁한다...
세진 (시선 피하고)
승완 (씁쓸하게 웃고, 기차에 오른다)
세진 (담담히 보는)
기차, 천천히 출발하고...
승완, 차창 밖으로 외면하고 있는 세진을 오랫동안 응시
한다.
S# 88 버스 안 + 병원 (D)
택시 뒷자리에 타고 신비를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창명은 입원실 밖에서 전화 중이다.
덤덤하게 창 밖을 내다보는 세진, 그때 핸드폰 울린
다.
세진 네, 창명씨!
창명 승완이 입소 잘 했어요?
세진 네...
창명 꼭 같이 가주고 싶었는데 엄마가 계속 입원 중이시라
못 갔어요!
세진 어머, 많이 안 좋으세요?
창명 (잠시 당황하며) 승완이가 말 안했어요?
세진 뭘요?
S# 89 신혼집 앞 (D)
멍한 표정으로 신비를 안고 걸어오고 있는 세진.
그 모습 위로,
창명 (E)(앞 통화 내용 연결) 그 자식 아니었으면, 우리 어
머니
수술두 못 받고 돌아가실 뻔했어요. 나는...제수씨도 다
알구 있는 줄 알고....
세진 ...(눈가 붉어지는 위로)
S# 90 회상 컷(80씬)
승완의 따귀를 찰싹 때리던 세진.
세진 다른 건 다 참았어, 근데 이건 못 참겠어!
우리 아빠 돈으로 채영이 선물을 샀단 말이지?
승완 (황당하고) ...
세진 한승완 너는 진짜 구제불능, 인간 말종이야!
S# 91 신혼집 앞(D)
눈물 차오른 얼굴로, 문가를 향해 걸어가는 세진인데,
꽃배달부가 문 앞에서 벨을 누르고 있다.
세진 (의아한 눈으로) 누구세요?
배달부 여기 정세진씨 댁 아닌가요?
세진 네, 제가 정세진인데요?
배달부 (꾸벅 인사하며 꽃을 건넨다) 정세진 님의 생일을 진
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세진 네? (얼떨떨하게 꽃을 받고, 그 속에 꽂힌 카드를 열어
본다)
승완(E) 우리가 처음 만났던 싱가폴 센토사 리조트권이야!
니가 좋아했으면 좋겠다.
몇 달 동안 아부지 건설 현장에서 등짐 져 나르며 어렵
게 준비한
생일선물이거든,
신비는 엄마한테 맡기고 장모님이랑 다녀와,
진심으로 생일 축하해!
그리고 함께 가주지 못해서 미안해!
늘 미안하다는 말만 해서 더더욱 미안하구, 나 잘 다녀
올게....충성!
그동안 승완을 만났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하나하나 스
쳐지나가는 세진,
@ 싱가폴에서의 승완
@ 두 사람의 재회와 옥신각신
@ 결혼 합의서에 도장 찍던 모습
@ 신비를 쩔쩔매며 돌보는 승완
@ 함을 들이던 모습
@ 세진과 결혼식 하는 승완,
@ 스파이더맨 가면을 쓰고 빌던 승완
@ 온 몸에 파스를 붙이고 잠 들어있던 승완
@ 입영열차를 타고 떠나는 승완
그제야 비로소 뜨거운 눈물이 왈칵 흐르는 세진,
세진 (울먹이며) 한승완, 너 정말 나빠....
너 정말.... 나한테 끝까지 나쁜 놈이야!
(펑펑 울어버리는 세진의 얼굴에서 (F.O.)
S# 92 세진의 학교 전경 (D)(F.I)
S# 93 교무처 (D)
휴학계에 정세진 이름을 써 넣는 세진
다 적성한 휴학계를 한번 보고는 휴학계를 제출하는 세
진,
S# 94 학교 교정 (D)
활기차게 뛰어나오는 세진
세진(E) 학교는 조금 나중에 다녀도 되지만
하루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오늘의 신비는 나에게 다시
돌아오지 않겠지.
(신비에게 말하듯) 신비야, 신비에게 유치원 친구가 생
길 때까지는
엄마가 신비의 친구가 되어 줄게!
그러니까 나중에 신비 친구 생겼다고 엄마 왕따시키기
없기다!
S# 95 몽타주
신비와 함께 열심히 사는 세진의 모습들
@ 아이와 엄마가 함께 하는 짐보리 교실
@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신비랑
베이비 모차르트 교실 - 음악감상을 하는 세진
@ 엄마랑 아기랑 마사지 교실
@ 이유식을 먹이는 세진
@ 카트에 신비를 태우고 장을 보는 세진
세진(E) 신비야, 맘마 먹어야지
S# 96 신혼집 마당 (D)
마당에서 돗자리를 깔아놓고 신비랑 놀고 있는 세진,
세진, 신비에게 이유식을 먹이고 있다.
여기저기 붙잡고 일어서기도 하고 기어 다니기도 하는
신비
(잘 기어다닐 정도로 자랐다, 예쁘게 입혀주세요.)
이유식 그릇을 들고 눈으로는 신비를 쫓느라
정신없는 세진이다.
세진 신비야, 신비야, 일루 와야지...
신비 (텐트 앞에서 방글 웃고는 텐트 열려진 틈으로 기어들
어간다)
S# 97 신혼집 앞 길(D)
모자를 푸욱 눌러쓰고 배낭을 메고 걸어오는 승완.
집 앞에 와 선다! (군 제대하고 돌아오는 것!)
승완 (기대에 찬 얼굴로 크게) 신비야, 신비야~
신비야, 어딨니? 아빠가 돌아왔다!
그때, 텐트 지퍼 내려가며 얼굴을 내미는 5살의 신비.
신비 (똘망똘망한 얼굴로 씨익 미소 짓고) 아빠!
승완 (서서히 감동이 밀려오면서 눈물이 맺히는 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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