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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션하우스 9


 


#1 호텔 기자회견장 (오전)

미공개작 <동지>를 취재하려고 몰린 취재진들연신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한쪽에서 나경은 바쁜 듯 전화하고 있고 서린은 편치 않은 얼굴.

 

기자1 이정철 화백의 <동지>가 30년만에 처음으로 공개가 되는 건데요,

추정가는 어느 정도 예상하십니까?

서린 올해 최고 낙찰가는 확신합니다.

기자2 <동지>가 2005년도에 윌옥션에서 추진했다가 한번 실패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어떤 경로로 다시 들어오게 된 건가요?

서린 (애써 웃는소장자께서 그동안 윌옥션이 보여준 신뢰를 믿고 맡긴 것 같습니다.

기자2 오윤재씨가 말로는 민서린 이사님의 공이 크다던데,

서린 ... 저는... 한 게 없습니다.

 

겸손하시기까지...” “역시 민서린 이사님이셔...” 등등 기자들의 칭찬들.

애써 웃는 서린불편함을 감추려 물 마시는데 미세하게 떨리는 손.

죄송합니다’ 하며 입을 막고 자리를 뜬다.

 

#2. 호텔 화장실 (오전)

입을 막고 달려 들어오는 서린.

화장실 칸의 문을 벌컥 열고 주저앉아 구토를 하는.

 

나경E (노크하며괜찮으세요등 좀 두드려드릴까요?

서린 (구토하면서 겨우괜찮아.

나경E 병원으로 모셔다드릴까요?

서린 아니야가서 마무리 좀 해줘. (또 다시 구토하는)

 

나경이 나가는 소리 들리고.

구토하던 서린입 닦으며 일어나 문 열고 나간다.

세면대에서 수돗물을 틀어 손 씻다 거울 보면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다.

 

#3. 로비 ()

걸어오는 서린과 나경서린은 편치 않은 얼굴이다.

 

나경 퇴원도 무리해서 하신 건데 퇴원하자마자 바로 기자회견을 하시니...

서린 오윤재 연락 안돼?

사전에 내용을 알려주든가아님 오윤재 본인이 나왔어야지.

나경 저도 어젯밤에 갑자기 연락받은 거라...

서린 박연수 사장님 미팅은?

나경 그게... 마음 돌리신 모양이에요위탁 취소하시겠다고...

서린 미팅 날짜 다시 잡아.

나경 분위기가 맘 굳히신 것 같던데... (서린 눈치 싸늘하자)

날짜 잡고 말씀드릴게요전 한국갤러리 들렸다 들어가겠습니다.

바그너가 웬일이지소더비 인사담당이?

서린 (멈추고 보면)

 

커피숍에 마주 앉아있는 윤재와 바그너 보인다.

심각하게 얘기를 하는 바그너과 달리 여유롭게 웃으며 듣고 있는 윤재.

그런 윤재를 보는 서린두 사람의 대조적인 표정.

Lot 9. 언더비터의 가을

 

<서린의 이야기>

 

#4. 서린 방 (다음날오전)

서린나경에게 보고 받고 있다.

 

서린 (시안 보며) ‘톡톡 찍은 꽃잎들이 비빔밥처럼 비벼져 있다비빔밥을 비벼도 콩나물이 시금치가 되지 않듯이 꽃잎들이 포개져있어도

꽃은 숲이 되지 않는다...’ 재밌어미술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쉽고 친근하고좋은 시도야잘 했어나경씨.

나경 . (문자 왔는지 확인하고박사장님은 오늘부터 일본 출장이시라

다음주에 시간 잡을 게요그리고 저...혹시 회사 옮기실 생각이세요?

서린 ?

나경 소더비에서 아시아 시장 넓힌다고 스카웃하러 다닌다는 소문이

파다해서요어제 바그너가 오선배 만난 것도 그때문인 것 같던데...

서린 ....

나경 (서린 보며이사님은 뭐라고 하셨어요?

서린 (생각하다)난 윌옥션 지킬 사람이란 걸 아는지 연락 안왔는데?

(이때 전화 울린다.) 민서린입니다.

 

#5. 호텔 커피숍 ()

들어서는 서린바그너가 있는 테이블에 가 앉는다.

서린 요즘 바쁘시다구요?

You've been busy lately?

바그너 Not as much as you, I guess.(smile)/민이사만큼은 아니에요.(웃고)

Let's cut the cackle. / 바쁘신 거 같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We are trying to expand our business in Asia,

and we'd like you to take charge of Asian branch office.

얘길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우리가 아시아 시장을 넓히려고 하는데 민서린씨가 아시아 지사장을 맡아줬음 합니다.

What do you think? 어떠신가요?

서린 그 일로 이미 오윤재를 만나지 않았나요?

I know you have already met Mr. Yunjae Oh?

바그너 (smile)He rejected my suggestion. (pause)

(웃고)스카웃 제의를 했는데 거절당했어요...

And he recommended you right away. 당신을 추천하더군요.

Would you like to accept our offer to be the head manager of Sotheby's Asian branch office instead of Mr. Oh?

오윤재씨 대신 아시아 지사장 제의받아주시겠어요?

#6 호텔 로비 ()

굳은 표정으로 나오는 서린.

 

서린 오윤재 대신? (생각할수록 기분 나쁜)

#7. 사무실 ()

서린사무실 들어서는데 윤재 주위에 선 윌옥션 직원들뭐가 그리

재밌는지 왁자지껄 즐거워하고 있다.

 

서린 일들 안하고 뭐하는 거죠?

일동 (썰렁)

서린 연말 경매 바론데 노닥거릴 여유가 있어요?

 

다들 쭈뼛쭈뼛 자리에 앉는데 윤재 혼자 머플러 가지고 장난치고 있다.

 

윤재 나도영이거 어떻게 메는 거냐?

서린 (거슬린다오윤재씨!

윤재 (실실 쪼개며?

서린 나 좀 잠깐 보죠.

 

#8. 서린 방 ()

 

서린 (참고) ...어제는 경황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기자회견은 어떻게 된 거죠?

윤재 뭐가요?

서린 병원에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정철 화백 그림, 2년 공들이다가 안 돼서 내가 포기한 거예요.

근데 그게 어떻게 내가 다 한 일로 둔갑된 거죠?

윤재 (웃으며민이사님이 하신 게 사실이잖아요?

서린 사실이요? (어이없는오윤재씨가 한 일 나한테 공 돌리면

내가 고마워 할 줄 알았어요왜 사람 꼴 우습게 만들어요?

윤재 (아무렇지 않게그게 아니라이사님 입원중일 때 소장자한테

연락와서 대신 나가서 받아온 거 밖에 없어요.

서린 (기막혀 하는그게 말이 되요?

소장자가 너무나 완강해서 2년을...

 

이때 울리는 윤재의 휴대폰.

 

윤재 박사장님밑에요바로 내려갈게요. (끊고)

공항 가시는 길에 작품 가져오셨다는데요?

전 다음 경매 할당량 다 채운 겁니다. (나간다)

 

#9. 윌옥션 앞 ()

포장된 그림들 트럭에 싣고 있는 배송팀박팀장 막 출발하려는데

 

윤재 박사장님한테 말씀 좀 잘 해주시구요수고하세요.

 

배송차 출발하고 윤재도 가려는데 서린 나오다 이를 본다.

 

서린 박사장님댁 윤재씨가 설치까지 해주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윤재 오늘 약속이 좀 있어서요.

서린 오윤재씬 회사일보다 개인일이 먼저예요?

윤재 (대수롭지 않은박사장 그분어차피 자기 컬렉션 자랑이 목적이라

굳이 제가 안가도...

서린 (표정 안좋다)

윤재 (개의치 않고아시잖아요그 양반 잘난 척.

서린 싫어도 가서 자랑 좀 들어주고 좋은 말 몇 마디 해주면

그게 다 고객관리 아니에요계속 이런 식으로 일할 거에요?

윤재 (피식저번 일 때문에 그런가너무 예민하신 거 같네.

서린 (기분 나쁜이렇게 항상 제멋대로니까 옆에 사람이 붙어있질 않지.

윤재 (인상 굳는)

서린 (아차!)

윤재 (좋게 넘어가려는 듯웃으며늦어서 먼저 가볼게요. (간다)

서린 (눈 질끈 감는다내가 왜 이럴까...)

윤재 (뒤돌아서다시 붙기도 하던데요! (다시 간다)

 

#10. 발굴 현장 ()

발굴이 한창 진행인 현장.

서린발굴된 유물 촬영하기도 하고 발굴 돕기도 하고...

그러다 몸이 아직 좋지 않은지 한쪽으로 가서 쭈그리고 앉아 쉬는데

명환따뜻한 차 들고 와 서린에게 하나 건네며

 

명환 어제 퇴원한 사람이 여기까지 와서 무리하고 그래좀 쉬지 않고.

서린 (웃으며)쉬면 더 병나요.

좋잖아요새로 발굴된 유물 제일 먼저 보고 또 바람도 쐬고.

명환 암튼 못말려 민이사.

서린 ...

명환 윤재 그 놈이 도와준댔는데 갑자기 뭔 약속이 생겼다나.

서린 ......

명환 그 놈소더비 스카웃 제의 거절하고 민이사 추천했던데?

서린 ... 그런 모양이에요.

명환 보니까 지 주제를 알고 있더라고지는 자격이 안된대나?

아시아 지사장 같은 자리엔 민이사만한 사람이 없다그러더구만.

서린 !

명환 그동안 민이사가 다 도와줘서 다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민이사 믿고 가는 게 크대요.

서린 !!

명환 그 고집에 맨날 사고 치고 잘난 척만 하는 줄 알았더니,

그 놈도 이제 철 든 거지.(껄껄 웃는)

서린 ..........

명환 (현장 쪽 보며야야왜 엉뚱한 데 삽질하고 난리야!

(현장으로 향하며피곤하면 먼저 내려가 민이사.

서린 걱정마세요.(웃어주고는 생각에 잠기는)

 

#11. 회상-5년 전

1. 서린방(당시 응태방)

 

서린 (응태에게 따지며제가 선밴데 어떻게 오윤재를 경매사로

먼저 데뷔시키실 수가 있으세요!

2. 경찰에 끌려가는 윤재(7)

3. 서린방()

 

서린 오윤재 없으니까 대타로 경매사 하라는 말씀이신가요그런 건가요?

 

#12. 서린 차 ()

생각에 잠긴 채 운전하고 있는 서린.

 

#13. 윌옥션 로비 ()

서린생각에 잠긴 채 들어서는데,

 

경비 이 시간에 민이사님이 어쩐 일이세요?

서린 정리할 게 좀 있어서요수고하세요. (가려는데)

경비 민이사님.. (하며 국제우편 편지 건넨다)

서린 (건네받아 읽어보는)

남자E 안녕하세요저는 이정철 화백 그림을 갖고 있던 박상준입니다.

기억하실런지요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그림을 팔게 됐는데

2년 전에 민서린씨가 보여주신 성의가 잊혀지지 않아 윌옥션에

위탁합니다직접 뵙고 드릴랬는데 출장중이셔서 대신

오윤재씨한테 맡겼습니다부디 좋은 가격으로 팔아주시기 바랍니다.

서린 (윤재 말이 사실이었구나...)

 

#14. 옥션 복도 ()

서린가는데 맞은 편에서 오던 윤재슬쩍 목례하고 지나치는데

 

서린 (멈추고오윤재.

윤재 (멈추면)

서린 오늘 예민하게 군 거 미안했어... 오랜만에 나온 회사가 나 없이도 잘 돌아가고 있는 거 보니 심통이 났나봐괜히 말도 엇나가고.

속 좁게 굴어서 미안해오늘만 이해해줘갈게.(하고 가려는데)

윤재 선배.

서린 (멈추면)

윤재 나 사실 최고 경매사가 되고 싶었어요.

근데선배 땜에 포기한 거에요어떻게 해도 못 따라가겠드라구요.

(피식바보 같죠?... 갈게요. (하고 가는)

 

가는 윤재를 돌아보는 서린입가에 살짝 미소가 인다.

 

<연수의 이야기>

 

#15. 윌옥션 수장고 ()

나경그림 걸고 있고 도영연수 부럽다는 듯 그림 보고 있다.

 

도영 고생은 자기 부모님이 했겠지아님 할머니가 하셨던가.

나경 (휙 보며)자꾸 왜들 그래나 가족들이 일 도와준 적 없어.

도영 예민하긴배경도 실력이야그치 연수씨?

연수 (슬쩍 부러운그럼요그런 배경 아무나 못 가지잖아요.

나경 (기분 나쁜?

연수 (무안해서아니그게 나쁜 뜻이 아니구요

나경 됐어앞으로 두 사람내 앞에서 배경에 배짜도 꺼내지 마.

 

연수와 도영눈 마주치는데 연수 전화오고 조용히 나간다.

 

#16. 윌옥션 수장고 밖 복도 ()

 

연수 김두철 작가님케잌이요그냥 조그만 성의죠 뭐.

준비 잘 되시죠내일 꼭 찾아뵐게요들어가세요. (기분 좋다)

 

#17. 윌옥션 로비 ()

그림 들고 있는 연수난처한 표정이고중년여는 씩씩대고 있다.

두 사람 뒤로 도영우편함에서 우편물 챙기는 게 보인다.

 

중년여 언제까지 볼 거야딱 보면 뭐가 문젠지 알아야 되는 거 아냐?

연수 ... ... 그게... 이렇게 된 게 언제부터라고 하셨죠?

중년여 (어이없어일주일만에 이렇게 됐다니까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돼(연수 훑어보고스폐셜리스트 맞아?

연수 맞는데... 왜요?

중년여 (안 믿겨서어느 미대 나왔어?

연수 (기분 상하는미대는 안 나왔어요.

중년여 어쩐지미대 나온 스폐셜 리스트 불러줘.

연수 손님이건(하는데)

중년여 (짜증미대 나온 스폐셜리스트 불러다니까!

도영E 아이구나여사님 아니세요안녕하세요?

(연수 보고무슨 일이야?

연수 그게...

중년여 (연수 째리며미대 나왔으니까 알겠네이거 봐봐.

지난번 경매 때 산 게 이렇게 됐어어떻게 된 거야?

 

도영그림 보면... 물감 칠해진 부분들이 다 갈라져있다.

 

도영 (그림 살피다혹시 최근에 이사하셨어요?

중년여 응보름 됐어.

도영 (알겠다는 듯한 달 정도면 복원할 수 있겠는데요?

(연수에게 작게새집증후군이니까 허교수님한테 갖다줘.

연수 ?

 

#18. 복원실 ()

명환그림 살펴보고 있고 연수기분 나쁜 표정이다.

 

연수 (귀엽게 푸념아니 뭐그런 아줌마가 다 있어요?

자기가 관리 못해서 그런 걸 가지고 다짜고짜 반말 하구...

미대 나오면 다 전문간가?

명환 새집증후군 맞네.

연수 그림도 새집증후군에 걸려요?

명환 사람한테 안좋은 건 그림한테도 안좋아새집에 있는 독소습기가 그림에도 쥐약이거든한 달 걸리겠는데?

연수 (끄덕끄덕교수님은 어느 대학 나오셨어요?

명환 프랑스 국립 미대?

연수 교수님이 출강하시는 학교에 미대 야간 있다던데맞아요?

명환 다니게?

연수 일 계속 하려면 아무래도 체계적으로 공부를 좀 하는 게...

명환 어차피 실기가 필요하진 않을 거고... 정 배우고 싶으면 대학원

들어가서 미술 경영 같은 거 공부하는 게 낫지.

(책들을 건넨다감이 있어서 읽으면 금방 알 거야

 

이때안녕하세요하며들어서는 윤재.

 

명환 너 임마장비 챙기는 거 하기 싫어서 늦게 온 거지?

윤재 얘기가 좀 길어졌어요. (책 보는 연수 보고뭐 하냐?

명환 이 아가씨공부 시작 한댄다.

윤재 너답지 않게 왜 그래?

연수 무시 안 당할라구요잘 볼게요교수님!(나간다)

 

#19. 윌옥션 사무실 ()

책 안고 들어서는 연수자리에 앉는다.

 

도영 (동창회 초대장 보다가왠 책?

연수 전문지식 좀 쌓으려구요.

도영 에이~상처 받았구나잊어 버려.

나여사님이번 경매에 작품 석 점 언더비터라서 그래.

연수 언더비터요?

나경 경매에서 두 번째 가격으로 낙찰받지 못한 사람.

도영 그 분이 좀 소심하셔서 석 점 다 막판에 포기했거든.

원하는 그림 못샀으니 열 받고 한두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그랬으니 열등감까지 느끼고.

그래서 화풀이한 거니까 맘 상해하지마.

연수 그렇게 생각할래도 잘 안 되네요. (하며 사이버대학’ 검색하는)

도영 (휴대폰 울리고나도영입니다.

니가 왠일이냐오랜만이다그래... ?(하며 나간다)

 

나경도영 자리에 자료 놓고 있는데 나경의 휴대폰 울린다.

 

나경 (받고김두철 작가님!

연수 (김두철?)

나경 최종 점검에 저 없으면 안되죠그럼요... 이따 뵙겠습니다.

연수 (신경 쓰인다)

나경 (가방 챙기며내가 오늘 못들어올 것 같아서 그러는데...

내일 아침까지 박종오 작가꺼만 도록 해설 작성해봐.

연수 제가 이걸 벌써요?

나경 모르겠으면 내가 작업한 도록 참고하고. (간다)

연수 (신나서다녀오세요열심히 할게요.

 

#20. 윌옥션 사무실 ()

자료실 앞에서 도록 보고 있는 연수야식(만두 정도먹으며 읽고 있다.

 

연수 동시대 미술의 응시에 대한 의식적 제한에서 벗어나내적 욕망과

표현 욕구를 시간의 과정 속에서순간을 포착해낸 작품이다...

이게 뭔 소리야미대 나와야 이해할 수 있는 건가?

 

하는데 문자 오고 연수 확인하면,

고객님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카드

생일에 밤새며 만두 먹는 자신이 우습다.

 

#21. 윌옥션 사무실 (다음날오전)

도록 문구를 보고 읽는 나경.

 

나경 톡톡 찍은 꽃잎들이 비빔밥처럼 비벼져 있다.

비빔밥을 비벼도 콩나물이 시금치가 되지 않듯이

꽃잎들이 포개져 있어도 꽃은 숲이 되지 않는다.

한 그루의 나무보다 꽃을 좋아하는 작가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이게 밤새고 쓴 작품해설이라는 거지?

연수 (하품 참으며읽으면 이 그림이 떠올려질까요?

나경 (한심한 듯내가 쓴 것들 참고 안 했어?

연수 봤는데도통 뭔 소린지 모르겠더라구요... 이상해요?

나경 (한숨아직 연수씨한텐 무리지일단 보고는 드리고나중에 내가 다시 써야지 뭐수고했어.

연수 (허탈한데)

나경 (서린방으로 가며최사장님 낙찰 취소한 거 오늘까지 반송해야돼!

연수 (시계 보고)맞다! (파일 챙기는데 전화 온다아빠오늘?

나 무지 바쁜데.... 알았어요오시면 전화해요.

 

#22. 윌옥션 앞 (오전)

연수포장된 그림 한 점 들고 뛰어나오는데 막 도착하는 박팀장.

 

연수 박팀장님저 이 그림도 오늘 배송 가야하는데.

박팀장 어느 지역?

연수 일산이요.

박팀장 그걸 왜 이제서 가져와일산 쪽 어제 다 끝났잖아.

연수 아는데요이 그림이 어제 늦게 들어와서요.

박팀장 그럼 아침 일찍에라도 미리 얘길 하던가.

연수 제가 어제 밤을 세서 깜빡했어요.

박팀장 그건 연수씨 사정이고우리도 오늘 토요일이라 이 차만 보내면

퇴근이야일산 쪽은 지금 시간 밀려서 못가고월요일에 가.

연수 어떻게 안될까요오늘 꼭 가야하는 그림인데...

박팀장 (들어가며미리 연락하는 건 미대 안나와도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연수 (완전 맘 상한다)

 

#23. 윌옥션 사무실 () / 7씬 연결

연수전화받으며 들어오는데 도영연수 옆으로 붙는다.

 

연수 (난처한왜 갑자기 취소를... 제가 전시회장으로 갈게요.

김두철 작가님제가 혹시 뭐 실수한 거라도...

나경 선배요? ...(급실망그러시다면.. 할 수 없죠.

도영 (기다렸다는 듯이 커피 내밀며뭔지 모르지만 이거 마시고 진정해.

연수 (커피 받아 한 모금 마시고무슨 일인데요?

도영 으이구이 센스쟁이오늘 나랑 데이트 안할래?

연수 (살짝 짜증나서여자친구 많으시잖아요.

 

하는데 들어오는 나경.

 

연수 (나경 맘에 안들게 쳐다본다)

도영 근데 오늘 자리는 아무나 데리고 갈 수가 없어서.

(나경 곱게 흘기고연수씨 정돈 돼야...

연수 (싸늘하게저 오늘 바빠요.

도영 (가볍게그럼 할 수 없지 뭐.

(나경 보고정나경오늘 어떻게 도저히 안되겠냐옷도 딱인데.

나경 오늘 선 본다 그랬지?

 

이때한껏 신경 쓴 복장으로 들어서는 윤재.

 

나경 오선배님도 오늘 동창회 가세요?

윤재 (쑥스럽게 웃으며왠 동창회?

나경 그럼 혹시 소더비로 옮기시는 거...?

도영 (놀라며스카웃 제의 받으셨어요?

윤재 그런 거 아냐.

연수 (씁쓸하게다들 잘 나가시는구나.

 

하는 데 문자 온다. ‘밑에 도착했다아빠’. 확인하고 옷 챙기는 연수.

 

윤재 (옷이 신경 쓰이는근데좀 어색하지 않아?

도영 (나경에게 슬쩍진짜 안 갈래선은 무슨 선... (하는데)

나경 (못 들었는지어색하긴요. (하며 윤재에게 쪼르르 가서누구처럼 튀지 않으면서 은근한 매력이 발산되는데요그렇지 않아연수씨?

연수 (나경 슬쩍 흘기고 나가며포인트가 좀 없는 거 같네요.

 

#24. 윌옥션 앞 ()

연수나오면... 쇼핑백 든 연수부환하게 웃고 있다.

 

연수 (아직 짜증어제 미리 전화를 하지갑자기 웬일이에요?

연수부 웬일은오늘 우리 딸 생일인데 밥이라도 한 끼 같이 먹어야지.

연수 (살짝 누그러진다내가 보낸 잠반 왜 안 입고 다녀?

연수부 (웃으며아까워서 그러지. (하는데 기침 나온다)

연수 아깝다고 장롱에 모셔놓고 이러고 다니니까 감기나 걸리고 그러지.

연수부 무슨 일 있어? (하는데)

연수 가요밥 먹기 전에 잠깐 어디 좀 들릴게.

연수부 아빠야 우리 딸이랑 데이트하고 좋지.

 

#25. ×× 갤러리 ()

유리창 밖으로 연수부가 기다리는 게 보이고뭔가 끄적거리고 있다.

꽃다발을 김두철 화가에게 건넨다.

 

연수 (웃으며)축하드려요.

두철 이러면 내가 더 미안한데...

연수 아니에요팬으로서 전시회 축하도 못드려요?

두철 매번 정나경씨한테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아서...

다음엔 꼭 차연수씨한테 위탁할게.

연수 나경선배 부모님께서 미술계 활동이 워낙 활발하시니까

아무래도 나경선배가 여러모로 도움 되시죠.

두철 그런 건 아니고...

연수 (씁쓸하지만저 괜찮아요대신 다음엔 꼭 저한테 주시기에요!

 

#26. 갤러리 밖 ()

나오는 연수를 배웅하는 김두철.

연수 나오시지 마세요.

두철 전시 끝나고 내가 밥 한 번 살게.

연수 전시 대박나세요!

 

연수부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두철 (유심히 쳐다보더니형님!

연수부 어!

연수 ?

 

#27. 한정식집 ()

반주와 함께 식사중인 세 사람.

 

연수부 이렇게 유명한 화가가 돼있을 줄은 몰랐지정말 축하해.

김두철 제 성공의 8할은 형님 덕인 거 모르시죠?

연수부 (웃으며내가 뭐라구...

두철 (연수 보고내가아버지 고등학교 후배에요지금 생각하면 별거

아닌데그땐 미대 안 나온 게 콤플렉스였거든것땜에 한창

힘들어할 때형님이 미대간판 중요하지 않다.

학연지연 그런 거보다 실력이 중요하다그러니 포기하지 말아라.‘ 그 말 믿고 여기까지 온 거에요.

연수 (아버지가 새삼 멋있어 보이고)

두철 연수씨가 마음에 들어 하는 그림연수씨한테 맡길게요.

연수 (놀라는그건 나경선배님께 주시기로 이미 약속하신 거잖아요.

두철 내가 제일 존경하는 선배님 따님이신데그보다 확실한 사람이

어딨어요정나경씨한텐 내가 이따 전화할게요.

연수부 (연수에게 살짝뭔진 모르지만 니 생일선물치곤 대단하다그치?

두철 오늘 생일이에요그럼 한 잔 받아야겠네.

연수 .......

 

#28. 터미널 ()

 

연수부 바쁜데 어서 들어가.

연수 (기분 좋아서타는 거 보구.

연수부 난 우리 딸이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지 몰랐다.

연수 나도 우리 아빠 빽이 이렇게 쎈 지 몰랐는데?.

연수부 그걸 몰랐단 말야? (웃고 쇼핑백 건넨다이거니가 제일 좋아하는

연수 (OL) 오징어.

연수부 (웃고는아빠 간다. (차에 오른다)

 

버스 출발하고 연수환한 웃음 지으며 손 흔든다.

차가 시야에서 안 보이자,

연수쇼핑백을 열어 오징어 다리 하나 뜯는데 카드 들어있다.

 

연수부E 연수야생일 축하한다니가 내 딸이라서 아빤 행복하다.

 

연수눈시울 뜨거운데 카드 봉투 안에 접힌 또 하나의 종이.

아빠가 그린 연수의 얼굴 크로키다.

 

#29. ×× 갤러리 ()

그림을 포장하다 마는 김두철연수를 보는.

 

연수 선생님께서 제일 존경하시는 분이 저희 아빠라는 게 고맙긴 한데요.

그렇다고 아빠 빽으로 그림 받고 싶진 않아서요.

제 힘으로 떳떳하게 일하고 싶거든요.

제 능력에 믿음 생기실 때그때 저한테 그림 맡겨 주세요.

두철 (고개 끄덕이고안 그래도 낮에 나경씨에게 전화하고 마음이

좀 무겁긴 했어요연수씨가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네요.

연수 대신 다음에는 저한테 꼭 그림 주시는 거죠?

두철 당연하죠. (웃는)

 

#30. 갤러리 밖 ()

갤러리에서 나온 연수문득 밤하늘을 본다별이 총총 빛나고 있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밤공기를 마시는 연수상쾌하고 개운하다.

잠시 만끽하듯 그렇게 있는 연수뒤로 나경이 보인다.

 

<나경의 이야기>

 

#31. 호텔 기자회견장 () / 1씬 중복

서린과 기자들 질의 응답 오가는데 나경한쪽에서 작게 휴대폰 통화중이다.

 

나경 (불편한엄마저 지금 일하는 중이에요나중에 전화할게요.

지난 주말에 봤는데 또... (체념지금 기자회견 중이니까 (하는데)

서린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입 틀어막고 회견장 빠른 걸음으로 나간다.

 

나경 엄마나중에 통화해요. (나간다)

 

#32. 호텔 화장실 (오전/ 2씬 중복

황급히 들어오는 나경구토 소리 들리는 화장실 앞으로 다가간다.

 

나경 (노크하며괜찮으세요등 좀 두드려드릴까요?

서린E (구토하면서 겨우괜찮아.

나경 병원으로 모셔다드릴까요?

서린E 아니야가서 마무리 좀 해줘. (또 다시 구토하는)

 

나경나가는데 울리는 전화.

 

나경 노관장님. 1시간 안으로 출발할게요.

 

#33. 한국 갤러리 ()

나경좋아서 그림 포장하고 있다.

 

경자 뭐 하러 직접 와내가 보낸다니까.

나경 귀한 작품 하루라도 빨리 수장고에 넣어둬야 안심이 되죠.

경자 강행장님이 까다로운 컬렉턴데... 이번엔 엄마야아빠야?

나경 (멈칫이 작품 제가 6개월 공들여서 얻은 거에요.

경자 그래나경이 니가 열심히 했겠지그래도 늬 부모님이...

나경 (OL. 얼굴 굳어서제가 주말마다 강행장님 따라 등산 다니면서

얻어낸 거지 엄마 아빠가 해준 거 없어요.

경자 (무안해서알았다.

난 그냥 늬 부모님이 여러 군데 후원니까...

나경 (입 굳게 닫고 그림 포장한다.)

 

#34. 옥션 수장고 () / 15씬 중복

그림을 거는 나경그 뒤로 작품 들고 있는 도영과 연수놀라는.

 

도영 나경 선배 끝내준다어떻게 금원정 작가꺼까지 구해와요?

나경 (기분 좋은그동안 고생 좀 했지내가.

도영 고생은 자기 부모님이 하셨겠지아님 할머니가 하셨던가.

나경 (휙 보며)자꾸 왜들 그래나 가족들이 일 도와준 적 없어.

도영 예민하긴배경도 실력이야그치 연수씨?

연수 그럼요그런 배경 아무나 못 가지잖아요.

나경 (기분 나쁜?

연수 (무안해서아니그게 나쁜 뜻이 아니구요

나경 됐어앞으로 두 사람내 앞에서 배경에 배짜도 꺼내지 마.

 

연수와 도영뻘쭘한데 연수 전화 와서 나간다.

 

#35. 옥션 사무실 () / 19씬 중복

나경책꽂이에서 자료들 찾고 있고 도영, ‘나도영입니다...’ 전화 받고

나간다도영 책상에 자료 놓던 나경우편물 집어서 본다.

동창회 초대장이다피식 웃는데 휴대폰 울린다.

 

나경 (받고김두철 작가님최종점검에 저 없으면 안되죠.

그럼요... 이따 뵙겠습니다.

 

#36. ×× 갤러리 ()

한쪽에서 그림 한두 개 걸고 있고 나경은 조명 점검 중이다.

 

나경 이 작품하고 저 작품하고는 순서를 바꾸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힘있는 작품을 먼저 봐버리면 이 작품이 기억에 안남을 것 같아요.

대신 이 작품에 조명 하나 더 달구요.

김두철 (흐뭇해서매번 전시 때마다 도와줘서 고마워요바쁘실 텐데 오픈 전날까지 와서 이렇게 신경을 써주니 나 완전히 감동 먹었어.

나경 별말씀을요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요 뭐.

김두철 근데 윌옥션에서 나한테 너무 관심 주는 거 아니야차연수씨도

아까 케잌 보내오구.

나경 (차연수가?)... 선생님 작품이 워낙 인기 있잖아요.

김두철 (좋아서허허인기는 무슨... 팜플렛을 이쪽에 하나 더 놓을까?

나경 ...

 

#37. 서린 방 (다음날오전) / 4씬 연결

나경서린에게 보고하고 있다.

 

서린 어제 금원정 작가 그림 가지러 간 거였어?

나경 (자랑스레김두철 작가 작품도 전시 끝나는 대로 가져오기로

했구요.

서린 대단해나경씨 부모님한테 최기석 작품도 한 점 부탁드려야겠다.

나경 (기분 상한)

서린 (연수가 작성한 시안 보며이 시안 신선한데? ‘톡톡 찍은 꽃잎들이 비빔밥처럼 비벼져 있다비빔밥을 비벼도 콩나물이 시금치가 되지 않듯이 꽃잎들이 포개져있어도 꽃은 숲이 되지 않는다...’ 재밌어미술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쉽고 친근하고좋은 시도야.

잘 했어나경씨.

나경 (자존심 상하지만).... (하는데 문자 온다.)

 

#38. 윌옥션 일각 ()

나경불편한 얼굴로 통화중이다.

 

나경 아침에 말씀하셔놓구 또 전활 하세요.

.시간 맞춰서 나갈 테니 걱정마세요.

그리구 엄마검사고 뭐고 나 당분간 이런 거 안했음 좋겠는데...

알았어요.(끊는다역시나 내키지 않는 선)

 

#39. 윌옥션 사무실 () / 7, 23씬 연결

나경심란해서 들어오는데 연수도영이 째려본다.

 

도영 근데 오늘 자리는 아무나 데리고 갈 수가 없어서.

(나경 곱게 흘기고연수씨 정돈 돼야...

연수 (싸늘하게저 오늘 바빠요.

도영 (가볍게그럼 할 수 없지 뭐.

(나경 보고정나경오늘 어떻게 도저히 안되겠냐옷도 딱인데.

나경 (기분 않좋다오늘 선 본다 그랬지?

 

이때한껏 신경 쓴 복장으로 들어서는 윤재.

 

나경 (윤재의 멋진 모습에 얼굴 펴지며오선배님도 오늘 동창회 가세요?

윤재 (뭐가 좋은지 웃으며왠 동창회?

나경 그럼 혹시 소더비로 옮기시는 거...?

도영 (놀라며스카웃 제의 받으셨어요?

윤재 그런 거 아냐.

나경 (그럼 여자?)

연수 (씁쓸하게다들 잘 나가시는구나. (휴대폰 보더니 옷 챙긴다)

윤재 (들떠서근데좀 어색하지 않아?

도영 (나경에게 슬쩍진짜 안 갈래선은 무슨 선...(하는데)

나경 (말 자르며어색하긴요. (하며 윤재에게 가서누구처럼 튀지

않으면서 은근한 매력이 발산되는데요그렇지 않아연수씨?

연수 (나경 슬쩍 흘기고 나가며포인트가 좀 없는 거 같네요.

나경 (슬쩍 떠보며근데누구 만나러 가세요?

도영 (혼잣말선보러 가면서 누가 누굴 만나건 무슨 상관이야?

나경 (아무래도 여잔데... 더욱 심란해진다)

 

#40. 레스토랑 ()

토요일 오후 흔히 볼 수 있는 뻘쭘한 풍경 연출하고 있는 두 사람.

 

강검사 전부터 나경씨 아버님을 존경해 왔습니다투명한 경영에 그

카리스마...그런 반면 미술 쪽에 끊임없이 투자를 아끼지 않으시고...

나경 (웃는데전화 진동 울린다잠시만요. (받고김작가님?

갑자기 그게 무슨(서서히 표정 굳는)... 차연수한테요?

제가 지금 갈게요. (끊고 멍한)

강검사 무슨 일 있으세요?

나경 죄송해요일 때문에 급하게 가봐야 할 거 같애요. (일어서려는데)

강검사 전해듣기로는 나경씨 어머님께서 저녁예약을 미리 해놓으셨다던데.

나경 (주춤그러다 이내워낙 급한 일이라제가 나중에 연락드릴게요.

강검사 (웃으며저도 미술 쪽 관심 있어서 아는데금원정 그림 정도

해놓으셨으면 일 느긋하게 하셔도 되지 않나요?

나경 ?

강검사 금원정 작가 작품 <동지>저희 아버님이 제일 아끼시던

작품인데 나경씨 드린 거잖아요나경씨 아버님께서 나경씨 요새 회사 일로 고생 많다고 저희 아버지한테 어찌나 엄살이시던지.

덕분에 제가 오늘 이렇게 나경씨 만나고 있지만요.

나경 !

강검사 필요하시면 집에 있는 작품 몇 점 더 드릴 게요대신 좋은 가격에..

나경 (표정 관리 안 되는겨우 진정하는낮고 강한외람되지만,

전 여태껏 제 부모님 백그라운드 이용해서 일한 적 없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구요그림은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 (간다)

 

#41. 레스토랑 앞 ()

나경열패감을 참을 수가 없다.

#42. ×× 갤러리 앞 () / 30씬 연결

나경차 도착하고 내리는데 저만치 연수 서있다.

차 소리에 뒤돌아보는 연수와 눈 마주치는 나경.

연수, ‘선배’ 하고 부르지만 그대로 갤러리 안으로 들어가는 나경.

 

#43. ×× 갤러리 ()

김두철과 마주 선 나경.

 

김두철 (고개 끄덕이고그러니까 그냥 원래대로 전시 끝나면 정나경씨가 그림 가져가기만 하면 돼요.. 미안해요.

내가 경매에 직접 그림 파는 게 처음이라 가볍게 생각했어.

그래도 차연수씨가 기분 좋게 양해를 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하는데 들어오는 연수.

 

나경 (연수와 눈 마주치고)...

 

#44. ×× 갤러리 앞 ()

연수 솔직히 나두선배가 배경으로 일한다고 생각했었거든요근데 오늘 확실히 알았어요선배야말로 정말 열심히 일하는구나,

난 아직 멀었구나고객 취향 파악은 당연하고 작가도 발굴해야지전시도 알아야지...

나경 (씁쓸히 웃으며그런 게 무슨 소용이야어릴 때부터 그랬어.

내가 뭘 해도 사람들은 다 엄마 아빠 잘 둬서‘ 라고 생각해.

선볼 만큼 컸는데도 여전히 내 노력은 보지 않고 엄마빽아빠빽...

연수 내가 소문낼게요절대 아니라고.

나경 (피식 웃는)

연수 그래도 난 선배 부럽던데.

난 사실아빠 빽이란 거 오늘 첨 써봤거든요.

나경 난 연수씨가 부러운데일단 연수씬 뭘 하든 연수씨가 한 거잖아.

게다가 늘 적극적이고뭐든 주눅들지 않고 열심이고감도 있고.

자기가 쓴 도록 해설 신선하대민이사님이 칭찬하셨어.

연수 (좋아서정말요?

나경 내 머리로는 그런 문구 도저히 안 나오거든.

그래서 좀 질투 나고 괜히 화도 나고 그랬어 오늘.

연수 (웃으며선배도 언더비터의 심정을 아는구나!

나경 내가 그 심정을 왜 몰라?

세상에 나보다 잘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도 언더비터가 없으면 낙찰자도 없는 거 알지?

연수 와완전 멋진 말만 하시고!

나경 (웃고술 마시러 갈래좋은 남자 있는 데로.

아무래도 언더비터 하나 더 구제해야할 거 같다가자!

 

씩씩하게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 모습.

 

<도영의 이야기>

 

#45. 옥션 사무실 ()

우편물 들고 들어와 의자에 털썩 앉는 도영.

 

도영 간만에 립서비스 했더니 지친다 지쳐.

나경 누구한테?

도영 청담동 나여사님또 한바탕 하고 갔다.

(하고 우편물 분류해서 나경한테 주며이건 자기꺼,

(이때 연수 책 가득 안고 들어오고이건 연수씨 꺼.

도영자신한테 온 동창회 초대장 보더니 표정 어두워진다.

 

도영 (동창회 초대장 보다가왠 책?

연수 전문지식 좀 쌓으려구요.

도영 에이~상처 받았구나잊어 버려.

나여사님이번 경매에 작품 석 점 언더비터라서 그래.

연수 언더비터요?

나경 경매에서 두 번째 가격으로 낙찰받지 못한 사람.

도영 그 분이 좀 소심하셔서 석 점 다 막판에 포기했거든.

원하는 그림 못샀으니 열 받고 한두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그랬으니 열등감까지 느끼고.

그래서 화풀이한 거니까 맘 상해하지마.

연수 그렇게 생각하려고 해도 잘 안 되네요. (하며 컴퓨터 검색하는)

도영 (휴대폰 울린다나도영입니다.

친구1F 나다동훈이너 이번엔 동창회 나올 거지?

도영 (불편한그게 말야. (하며 나가는)

 

도영 자리에 자료 놓는 나경우편물 집어서 본다.

도영 앞으로 온 동창회 초대장이다피식 웃는다.

 

#46. 옥션 복도 일각 ()

 

도영 (썩 내키지 않아경매땜에 도저히 시간이 안 될 거 같다.

친구1F 어떻게 매번 그 핑계냐이번엔 잔말말고 나와.

박교수님 은퇴식이라 애들 다 모인단 말야.

도영 박교수님이 정년퇴직이셔벌써?

친구1F 그래임마너 꼭 데려오라고 교수님께서 신신당부하시더라.

커플동반 잊지 말고!

도영 ...(휴대폰 끊고복잡한데)

나경E 동창회 땜에 그러지?

 

도영 보면어느새 다가왔는지 나경이 외출차림으로 오고 있다.

 

나경 잘난 척 하는 친구들 보기 싫어도 나가는 게 차라리 나아.

안나가고 뻐팅기는 게 더 열등감 있어 보여.

도영 그런 거 아니야. (다소 심각하게정나경!

나경 (돌아보면)

도영 내일 시간 있냐?

나경 내일 선 봐. (하고 가는)

 

#47. 옥션 사무실 (다음날) / 7, 23, 39씬 연결

연수심각하게 전화 중인데 도영커피 한 잔 들고 눈치 보며 옆에 붙는다.

 

연수 (실망하여그러시다면.. 할 수 없죠.(끊는다)

도영 (기다렸다는 듯 커피 내밀며뭔지 모르지만 이거 마시고 진정해.

연수 (커피 받아 한 모금 마시고)무슨 일인데요?

도영 으이구이 센스쟁이오늘 나랑 데이트 안할래?

연수 (살짝 짜증나서여자친구 많으시잖아요.

 

하는데 들어오는 나경.

 

연수 (나경 맘에 안들게 쳐다본다)

도영 근데 오늘 자리는 아무나 데리고 갈 수가 없어서.

(나경 곱게 흘기고연수씨 정돈 돼야...

연수 (싸늘하게저 오늘 바빠요.

도영 (실망하여그럼 할 수 없지 뭐.

(진심으로정나경오늘 어떻게 도저히 안되겠냐옷도 딱인데.

나경 (팩 쏘며오늘 선 본다 그랬지?

 

이때한껏 신경 쓴 복장으로 들어서는 윤재.

 

나경 오선배님도 오늘 동창회 가세요?

윤재 (웃으며왠 동창회?

나경 그럼 혹시 소더비로 옮기시는 거...?

도영 (놀라며스카웃 제의 받으셨어요?

윤재 (웃으며그런 거 아냐.

연수 (씁쓸하게다들 잘 나가시는구나.(문자 오고 옷 챙기는)

윤재 (옷이 신경 쓰이는근데좀 어색하지 않아?

도영 (나경에게나랑 정말 안 갈래선은 무슨 선... (하는데)

나경 (윤재에게 오며어색하긴요누구처럼 튀지 않으면서

은근한 매력이 발산되는데요그렇지 않아연수씨?

연수 (나가며포인트가 좀 없는 거 같네요.

도영 (뻘쭘한 도영...

 

#48. 호텔 홀 (저녁)

박정태 교수님 정년퇴임식” 플래카드 걸려있고,

친구들한테 둘러싸인 채 도영박교수에게 안겨있다.

 

박교수 왜 이제야 왔나전화 한번도 없이내가 니 생각만 하면...

도영 (눈가에 눈물 고여있다죄송합니다진즉 찾아뵜어야 하는데.

건강하시죠?

박교수 건강 못해 이 눔아니가 포기했어도 그때 내가 어떻게 해서든

유학을 보냈어야했는데... 그게 마음에 두고 두고 걸렸어.

도영 그런 걸 왜 담고 계세요그땐 어쩔 수 없었잖아요.

박교수 니 재능이 아까워서 그렇지너만큼은 내가 만들 수 있었는데.

어머님은 건강하시고?

도영 그럼요.

 

박교수다시 한번 도영을 꼭 끌어안는다도영눈물 겨우 참는다.

 

#49. BAR ()

2커플동반들로 앉아서 왁자지껄한데도영 혼자 조용히 술 마시고 있다.

 

친구1 여자친구는 왜 아직 안와?

도영 그러게. (둘러대며비행기가 연착인가?

친구2 온댔으니까 오겠지일단 마시자오늘은 제 2의 백남준께서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 수상 기념 한 턱 쏴야지?

친구3 쬐그만 상 하나 받은 거 가지고 백남준은.

빨리 마치고 귀국했음 좋겠다넌 개인전 준비 잘 되고?

친구2 요새 그거 땜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르다. (초대장 돌리며)

시간들 좀 내손교수는 학생들 좀 많이 데려오고.

친구이제 겨우 강사 시작인데 교수는 무슨도영아얘 전시 보고

그림이나 좀 팔아줘다 비싸게 팔릴 그림들이더라.

친구그래 그래꼭 와서 보고 잘 좀 팔아줘.

도영 (멋적게 웃는)

친구1 (도영에게동창회 첨 나오니까 쑥스럽냐말 좀 해!

도영 니네 얘기 듣고만 있어도 재밌다.

친구그림은 계속 그리냐?

도영 그림은 무슨...

친구2 포기가 되디그게 우리같은 사람들쉬운 게 아닌데.

도영 (큰 한숨 쉬며) ... 그냥맘 접으니까 다 되드라...

(하며 단숨에 술 마시는)

 

도영(E) 엄마!

 

#50. 회상-도영 대학 4학년

1. 도영집 거실()-아버님 영정 들고 들어오는 아직 상복 차림의 도영.

동생 부축받고 들어오던 도영모집에 들어오자 바로 쓰러진다.

2. 도영집 안방()-차압 딱지 가득 붙은 방에 링겔 꽂은 채 잠든 어머니.

도영결심이 선 듯 일어난다.

3. 집밖 쓰레기장()-불길에 던져지는 그림도구들상복 입은 도영,

연기 때문인지 슬픔 때문인지 눈에 고인 눈물...

#51. BAR 화장실 ()

손 씻고 조용히 거울 들여다보던 도영씁쓸하게 웃는다.

 

#52. BAR ()

화장실에서 나온 도영자리에 가 앉으려는데 눈이 휘둥그레진다.

연수와 나경이 도영 쪽으로 온다.

 

도영 (놀라며정나경연수씨!

친구들 ?

연수나경 (양쪽에서 도영 팔짱끼며안녕하세요좀 늦었죠?

도영씨 여자친구에요.

친구3 (벙쪄서어느 분이...

연수나경 (같이둘 다요.

 

#53. BAR 시간경과 ()

박수치고 환호성 지르는 일동들도영이 피아노 앞에 앉아있다.

실내에 퍼지는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

 

친구2 (도영 보며그림이면 그림음악이면 음악여자면 여자.

저 자식은 뭐하나 빠지는 게 없냐.

친구3 근러게 말이다저놈이야말로 그림 계속 그렸어야하는데.

연수 그렇게 그림을 잘 그렸어요?

친구2 장난 아니었어요. (친구보고도영이가 유학 안 가는 바람에

대타로 유학 갔잖아요.

친구3 (친구보고넌 도영이가 그림 포기한 덕에 오르세 갤러리

전속되고 그 후부터 승승장구한 거잖아. (친구보고너도

도영이 있었으면박교수님이 당연히 도영이 키우셨지.

친구1 그럼 우리 다 도영이가 그림 그만 둔 덕에 밥 먹고 사는 거냐?

친구들 그런 건가?

나경 근데 왜 그림 그만 뒀어요?

친구1 졸업반 때 갑자기 아버님 돌아가시는 바람에 그렇게 됐어요.

어머님도 그때 쓰러지시고... 졸지에 가장됐잖아요.

돈은 벌어야겠고그림은 못버리겠고.

그래서 경매회사라도 들어간 거죠.

/ (도영에게 그런 아픔이...)

 

진지하게 피아노 치는 도영의 모습얼핏 눈에 눈물이 보인다.

 

#54. BAR 밖 ()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도영헤어지는 인사 서로 주고받는.

우르르 친구들 사라지고남은 세 사람.

 

도영 (기분 좋게 취한정나경차연수오늘 진짜 이쁘드라.

그대들의 동료애에 나 완전 감동 먹었다.

연수 (추켜세우는선배가 그렇게 그림 잘 그렸는지 몰랐는데요?

나경 (맞장구치는화가 됐으면 지금쯤 잘난 척 엄청났을 걸?

도영 당근이쥐이그랬으면 내 그림,

윌옥션에서 최고낙찰가 기록 세웠다!

나경 (도영 보다가나도영!... 그림포기하지마.

도영 (씁쓸하게고맙다...

연수 ... 택시 온다선배 먼저 타세요.

도영 아냐아냐난 걸어갈게간만에 밤바람 좀 쐴란다.

나경 괜찮겠어?

도영 그러엄도영이잖아. (씩 웃고먼저 간다.

연수 (큰 소리로내일 봐요~

 

돌아보지 않고 손 흔드는 도영.

 

연수 언더비터를 구제한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나경 그러게저 바보오늘따라 디게 쓸쓸해보인다.

 

저만치 멀어진 도영터벅터벅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윤재의 이야기>

 

#55. 호텔 커피숍 ()

마틴과 마주앉아 얘기중인 윤재.

뒤로 서린과 나경이 윤재 쪽을 보며 지나가는 게 보인다.

 

마틴 Is there any chance of reconsidering?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요?

Not anybody gets offered to be the head manager of Sotheby's Asian branch office

소더비 아시아 지사장 제의아무한테나 하는 거 아닙니다.

윤재 그래서 거절하는 거에요그런 책임자 자리에 전 적합하지 않아요.

That's why I reject. I'm not 'somebody' for responsible person.

대신 그 자리에 적임자를 추천하죠.

There is someone else who is appropriate for that position.

마틴 ?(Who?)

윤재 윌옥션의 민서린 이사님 어떠세요?

What about Surin Min of Will Auction?

경매사로서도 국내 최고의 경매사이기도 하고

She is not only the best auctioneer in Korea

스폐셜리스트로서도 손색이 없으신 분인데. (하고 씩 웃는)

but also outstanding specialist.

 

#56. 복원실 () / 18씬 연결

안녕하세요하며 들어서는 윤재.

 

명환 너 임마장비 챙기는 거 하기 싫어서 늦게 온 거지?

윤재 얘기가 좀 길어졌어요. (책 보는 연수 보고뭐 하냐?

명환 이 아가씨공부 시작 한댄다.

윤재 너답지 않게 왜 그래?

연수 무시 안 당할라구요잘 볼게요교수님!(나간다)

윤재 (피식 웃는)

명환 아까워감은 있는 앤데... (하다차 한 잔 줘?

윤재 제가 탈 게요. (하며 차 타는 쪽으로 간다)

명환 크리스티에선 왜?

윤재 스카웃 제의 하드라구요아시아 지사장이라나.

명환 갈 거야?

윤재 제가 그만한 자격이 되나요?

명환 어이구이제 철드셨구만.

윤재 (웃는민이사 추천했어요.

명환 어이구왠일이셔?

윤재 책임자 자리에 민이사만한 사람 없잖아요.

저만해도 그동안 민이사가 다 서포트해줘서 이제 겨우 자리

잡았고... 밑에 사람 입장에선 민이사 믿고 가는 게 크죠.

명환 한창 민이사한테 열등감 느끼더니만이제 인정하냐?

윤재 (그래도 자존심에)열등감은 무슨... 언제적 얘기를 하세요.

(장비들 점검하며뭐 좀 나왔대요?

명환 유적 규모에 비해서 보존 잘 된 유물이 많이 나온 것 같더라.

 

하는데 울리는 윤재 전화.

윤재 여보세요. () ... 그래.... ... 그래.

(멍해서)교수님저 내일 못가겠는데요?

명환 왜?

윤재 (여전히 멍)약속 생겼어요.

 

#57. 윌옥션 사무실 (다음날) / 7, 23, 39, 47씬 연결

한껏 신경 쓴 복장으로 들어서는 윤재쑥스러운데...

 

나경 (놀라며오선배님도 오늘 동창회 가요?

윤재 (쑥스럽게 웃으며왠 동창회.

나경 (놀라며그럼 혹시 소더비로 옮기시는 거...? (하는데)

도영 (놀라는스카웃 제의 받으셨어요?

연수 (놀리듯다들 잘 나가시는구나. (문자 확인하고 옷 챙기는)

윤재 아냐그런 거... (옷이 신경 쓰이는근데 좀 어색하지 않아?

도영 (나경에게 슬쩍나랑 정말 안 갈래? (하는데)

나경 어색하긴요. (윤재 쪽으로 쪼르르 가서누구처럼 튀지도 않으면서 은근한 매력이 발산되는데요그렇지 않아 연수씨?

연수 (나가며포인트가 좀 없는 거 같네요.

윤재 (포인트자기 옷차림 다시 한번 살핀다)

나경 (살짝 떠보며)근데누구 만나러 가세요?

도영 (혼잣말선보러 가면서 누가 누굴 만나건 무슨 상관이야?

윤재 그냥. (이때 도영의 스카프가 눈에 띈다.)

나도영, (스카프 풀면서이거 내가 좀 하자.

도영 (다시 뺐으려)안돼요오늘 나 중요한 날이에요.

윤재 나도 오늘 무지 중요해넌 이거 안해도 멋있잖아.

 

서로 뺐고 뺏는 상황 왁자지껄한데 이 때 서린 들어오며

 

서린 일들 안하고 뭐하는 거죠!

일동 (썰렁)

서린 다음 경매 바론데 노닥거릴 여유가 있어요?

 

다들 쭈뼛쭈뼛 자리에 앉는데 윤재 혼자 머플러 메다 잘 안되는지.

 

윤재 나도영이거 어떻게 하는 거냐?

서린 오윤재씨!

윤재 (계속 머플러 메며 좋은지 웃는 얼굴이다.) !

 

#58. 윌옥션 앞 ()

뒤로 그림들 배송차에 싣고 있는데 윤재와 서린 대치중이다.

 

서린 이렇게 항상 제멋대로니까 옆에 사람이 붙어있질 않지.

윤재 (인상 굳었다 웃으며늦어서 먼저 가볼게요. (간다)

서린 ...

윤재 (뒤돌아서 웃으며다시 붙기도 하던데요! (다시 간다)

 

#59. 카페 ()

 

윤재 (해맑은 웃음으로진짜 오랜만이다더 이뻐졌네건강해보이구.

많이 보고싶었어아이 참...(계속 스카프는 신경 쓰이고)

 

윤재고개 들어보면 수진이 환하게 웃으며 서 있다.

 

수진 잘 있었어?

 

#60. 공원 ()

걷고 있는 두 사람좋지만 멋쩍은 윤재반면 여유로운 미소 띤 수진.

 

윤재 (얼굴 보고싶지만 고개 돌리진 못하고언제 들어가?

수진 내일.

윤재 ... 5년이면이제 프랑스 요리 잘 하겠다.

수진 쪼금요샌 음식 안가리고 잘 먹어?

윤재 (씨익)

수진 민서린이 윌옥션 이사라며?

윤재 (어떻게 알았지?) .

수진 어떻게 민서린 밑으로 들어갈 생각을 했어?

민서린 이기겠다고 나 팽개쳐두고 그렇게 아등바등 일만 하더니...

윤재 ...그땐미안했어.

수진 아니야나 그런 말 들으려고 꺼낸 얘기 아니야.

윤재 그래두...

지수 (걸음 멈추고 윤재를 빤히 보는)

윤재 (심장이 멎는 듯)!

지수 (웃으며그대루네?

윤재 (자신의 얼굴 만지며 멎쩍게 웃는데)

지수 (윤재 뒤에 있는 나무 벤치로 가며이게 그대로 있을 줄 몰랐어.

 

윤재긴장 풀리고

 

수진 당신 기억나? (벤치로 달려가서 뒤쪽 살피더니어머이것두!

 

윤재다가와서 보면 나무 벤치에 윤재수진” 이라고 새겨진 글씨.

수진옛날 생각 나는지 공원 여기저기 다니고

그런 수진 보다가 핸드폰 꺼내 조심히 사진으로 담는 윤재.

 

#61. 공원 ()

나무 벤치에 앉아 테이크 아웃 커피 마시는 윤재와 지수.

 

윤재 안추워안으로 들어갈까?

수진 아니야오랜만에 좋은데 뭐.

윤재 (머플러 풀러 수진에게 둘러주며몸은... 괜찮아?

수진 그럼몸도 마음도 너무 건강해서 탈이지.

윤재 (수진 손 계속 살피며 망설이다결혼은... 했어?

수진 아니.

윤재 (입가에 살짝 미소가 이는데)

수진 이제 하려고.

윤재 ... 남자는... 있고?

수진 당신처럼 일중독 아니어서 좋아.

윤재 (씁쓸하게 웃는잘 됐네... 언제하는데?

수진 아직 결정 못했어.

윤재 ... ?

수진 당신 때문에.

윤재 ...

수진 10년이야함께 마주 보며 연애 한 게 2.

결혼해서 당신 등만 본 게 3.

당신 잊겠다고 프랑스까지 가서 허깨비처럼 산 게 5...

그런데도한 순간도 잊혀지질 않았어.

윤재 .....

 

이때 울리는 수진의 휴대폰.

수진확인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좀 떨어진 곳에서 받는다.

생각에 잠겨 있는 윤재.

 

수진 (통화 끝내고윤재에게미안내가 오늘 저녁 약속 있는 걸

깜빡했다이따 밤에 내 숙소 밑에 바에서 볼래? (웃는)

윤재 (편하게 웃어주는)

 

#62. 호텔 앞 (저녁)

도착하는 윤재 차윤재도 내린다.

 

윤재 들어가.

수진 (머플러 풀러 윤재에게 메주고)

윤재씨결혼당신이 하지 말라면 안할게.

이따 만날 땐 대답 해줘. (들어간다.)

윤재 .......

 

윤재차 타려는데 로비 안쪽 보면 수진 어깨 감싸고 걷는 외국인 남자.

윤재씁쓸히 차에 탄다.

 

#63. 복원실 ()

윤재검은 비닐봉지 들고 들어서면명환유물을 정리하고 있다가

 

명환 (신나서)윤재야마침 잘 왔다이거 봐라.

오늘 캔 건데 복원까지 완료했다어때?

윤재 ... 괜찮네요.

명환 (유물 정리하며너 민이사한테 잘해줘라많이 힘든가보더라.

윤재 (무거운 얼굴로 있는)

명환 오늘 윌옥션 식구들 왜 이래왜들 다 쳐져있어무슨 일 있냐?

윤재 ..... 수진이 만났어요.

명환 (알겠다.) 잘 있디?

윤재 .

명환 결혼은했대?

윤재 ... 수진이가 다시 합치고 싶은가봐요.

명환 (놀라는? (하다가니 생각은?

윤재 (한숨 크게 쉬고모르겠어요.

명환 (유물 내밀며오늘 저녁 내내 붙인 건데 괜찮냐?

내 복원 기술을 다 동원했는데도 완벽하게는 안된다.

붙인 데 다 티나고.

윤재 .....

명환 윤재야잘 생각해라너 미술엔 우등생인지 몰라도,

가정생활엔 열등생이었다는 거 잊지 마.

시간이 가는 거지 사람이 바뀌는 거 아니다.

(하며 봉지 열어 소주와 종이컵 꺼내는데)

윤재 ... 갈게요. (하고 일어나는)

명환 같이 술 마시자고 온 거 아니야?

 

#64. 회상-5년 전

1. 윤재집 서재()-미술 서적자료 엄청 쌓여있다.

배부른 수진 과일 놓고 가는데도 모르고 일에 집중인 윤재.

2. 윤재집 침실()-침대에 혼자 모로 누워있는 수진.

3. 서린방()-응태에게 제치고 경매 진행하는 거 무리라는 거 압니다.

하지만 잘 할 자신 있습니다한번만딱 한번만 기횔 주세요?

4. 윤재집 서재()-소리 내어 경매사 연습 중인 윤재.

5. 연행되는 윤재(7)

6. 윤재집 앞-하혈하는 수진(7)

7. 윤재집 서재-초췌한 얼굴의 수진결혼반지를 놓고 나간다.

#65. 옥션 사무실 ()

어둡고 텅 빈 사무실휴대폰 화면 불빛만 반짝인다.

윤재휴대폰으로 찍은 지수 사진 보고 있다.

 

#66. 옥션 복도 () / 14씬 중복

윤재가는데 맞은 편에서 서린 온다목례만 하고 지나치는데,

 

서린 (멈추고오윤재.

윤재 (멈추면)

서린 오늘 예민하게 군 거 미안했어... 오랜만에 나온 회사가 나 없이도 잘 돌아가고 있는 거 보니 심통이 났나봐괜히 말도 엇나가고.

속 좁게 굴어서 미안해오늘만 이해해줘갈게.(하고 가려는데)

윤재 선배.

서린 (멈추면)

윤재 나 사실 최고 경매사가 되고 싶었어요.

근데선배 땜에 포기한 거에요어떻게 해도 못 따라가겠드라구요.

(피식바보 같죠?... 갈게요. (발걸음 무겁다)

#67. 옥션 밖 윤재의 차안 ()

윤재터덜터덜 나오는데 문자 도착음.

수진E 왜 안와기다리고 있어.

 

멍하니 망설이던 윤재천천히 문자 지운다.

그랬다 뭔가 생각난 듯 다시 핸드폰 누른다.

낮에 찍은 수진 사진 천천히 하나하나 지운다.

텅 빈 거리에 홀로 남은 윤재크게 한숨 쉬어본다. <>

 

#Telop

1. 창밖으로 편지 읽으며 미소 짓고 있는 서린의 모습

2. 청계천 다리 위에서 웃으며 캔맥주 마시는 연수와 나경.

3. 문 닫으려는 화방 들어가 화구 사서 나오는 도영.

4. 반짝반짝 빛나는 서울의 밤.

 

  

.옥션하우스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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