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신 13
카페 뮤즈 안 (낮)
풀잎 (나가 떨어졌다가/다시 달려가 말리며) 나가요오오! (울며 매달리는데)
여자1 이게 근데... (때리려는데)
찬두 (잽싸게 들어와 막으며) 이러지 마세요!
여자1 넌 뭐야! (풀잎에게 덤벼들며) 니네 엄마 어딨어! 어딨냐구!
찬두 (풀잎이 감싸 안고 대신 맞으며) 이러지 마세요! 이러지 마세요!
풀잎 (귀 막은 채/겁에 질려 엉엉 울면서) 엄마... 엄마아아....
찬두 (등짝 맞으면서도/그런 풀잎을 보며 울면서) 풀잎아아...
강(off) 뭡니까!
여자들 (돌아보고 흠칫)
풀잎/찬두 (!!)
강 (여자들을 무섭게 노려보다가/카메라로 사진 철컥철컥 찍는다)
여자1 뭐하는 거예요?
강 (사진 찍으며) 증거 확보 중입니다. 여러분을 무단 주거침입죄, 기물손
괴죄로 고발할 예정입니다. (곳곳을 찍으며) 여러분은 3년 이하의 징역 또
는 최고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여자들 뭐야 이 아저씨?
강 (신분증 척 꺼내 보이며) 변호사, 강석홉니다.
여자들 (헉!)
카페 뮤즈 앞 (밤)
풀잎 (불안하게 서성이다/저만치 오는 강을 걱정스레 본다)
강 알아듣도록 얘기했다. 앞으론 찾아오는 일 없을 거다.
풀잎 (비로소 안심)
강 그리고. 아까 저 아주머니, 그 남자 부인 아니다. 잠시 사겼든 사인데,
어머니 앞에선 부인 행세를 했던 모양이드라.
풀잎 (찡그리며 중얼) 바보... (속상한데)
강 가서 찬두 도와줘라. (가려다/속상한 풀잎을 슥 보고) 길풀잎.
풀잎 (강을 보면)
강 흔들리지 말고 니가 가던 길 계속 가라. 정신... 똑!바로 차려라. (간다)
풀잎 (하지만... 두렵고 막막한 표정)
카페 뮤즈 (밤)
찬두 (가게 안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정리하고 있다)
풀잎 (들어오며) 됐어 찬두야. 내가 할게.
찬두 (밝게) 다 했어.
풀잎 안 다쳤어? 아줌마들이... 그래서.
찬두 나 맷집 좋잖아. 히히. (부지런히 치우고)
풀잎 (미안하고 고맙고../눈물 참으며 치우다가/구석에 떨어진 엄마 일기장(*9부
에서 풀잎모가 썼던) 발견해 줍는다)
찬두 뭐야?
풀잎 엄마... 일기장. (후루룩 펴 보며 울컥)
찬두 (마음 아픈)
풀잎방 (밤)
풀잎 (엄마의 편지와 일기장 옆에 있고/엎드린 채 서글프게 우는) 엄마... 엄마
아아...
거리 (아침)
경쾌한 음악과 함께 경쾌하게 달려가는 발. 안경 쓴(너무 울어서 눈이 부었기 때문) 풀잎이다. 마치 기쁜 일이 있는 듯 일부러 환하게 웃으며 달려가는 풀잎.
병문고 근처 거리 (아침)
찬두 (두리번대며 풀잎이 걱정하며 가는 중/핸드폰 꺼내 풀잎이 누르는데/누가
뒤에서 톡톡 쳐서 돌아보다가/풀잎이 손가락에 뺨 꾹 찔리고 돌아보고/찡
맘 아프지만 환하게) 아야! 길풀이입?
풀잎 (안경 쓴) 큭큭. 드디어 복수했다. (지나치게 밝은) 아 꼬소해! 하하하!
찬두 일루 와 너! 이쁜 내 얼굴 찔렀지. 어. 어. (간지럼 태우며 웃으며 장난)
백현/봉구 (오며) / (함께 오며) 찬두야! 풀잎아! (봉구는 손에 나달나달한 메모리트
리 들었다... *봉구는 이번 회 계속 열공 모드입니다^^)
풀잎 (환하게) 안녕!!!
백현 (풀잎이 눈 부은 거 보고) 너.. 울었어?
풀잎 어? (당황)
찬두 (!!) 어유. 길풀잎양, 어젯밤에 수박 한 통 다 뽀개 드시고 잤댄다.
봉구 진짜? 나도 한 통은 다 못 먹는데?
풀잎 나 쫌 (배 두드리며) 위대한 걸~ 하하. (저만치 현정이 오는 거 보고) 현정
아! (손 흔들며) 안녕?
현정 (오며/아직 약간 어색해서/미소) 안녕...
풀잎 (백현에게) 우리 현정이 잘 데리고 오도록! (찬두 봉구 양쪽에 놓고 어깨동
무하고 가며) 가자가자가자! (셋이 즐겁게 뛰어가고)
백현 (풀잎이를 좀 이상한 느낌으로 보다가/현정이 옆에 오자/예전보다는 부드럽
게) 아침 먹었냐?
현정 어... 수정샘이 차려 주셨어.
백현 좋겠다. 선생님이 차려주시는 밥도 먹고. (따뜻한 미소) 가자.
현정 어... (아침 먹었냐고 물어봐 줘서 좋은/종종 따라가는)
병문고 외경 (아침)
마리(e) 아. 아. (한껏 꾸민 목소리) 친애하는 병문의 아들 딸 여러분?
이사장실 (아침)
마리 (카메라 보며 한껏 아름답게) 새로운 2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새하얀 도화
지와도 같은 새 학기의 첫날을 맞이하여...
3-4 (아침)
TV로 개학식 진행되고 이사장 훈화 중이지만. 박건태, 곽종민 등 아이들, 여전히 난장판.
마리(e) 여러분 모두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을 해 줄 것을 이 이사장은 당부 드리고
싶어요.
박건태 (ol) 야, 딴 데 틀어봐.
곽종민 (리모콘으로 딴 데 틀어도 계속 마리만 나오는) 아 모야.
특별반 (아침)
비장한 분위기. 강과 수정은 앞에.
강 9월 모의고사가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아이들 (긴장하는)
강 너희들은 지금 활주로에 나와 있는 비행기와도 같다.
-인서트/서서히 활주로를 달리는 비행기.
강(e) 그간 공부했던 날들이, 비행기가 활주로를 천천히 달리던 기간이었다면...
-인서트/멈춰 섰다가 차츰 이륙하는 비행기.
강(e) 이제는 힘차게 날아오를 순간이 온 것이다.
봉구 (눈빛 번쩍/침 꿀꺽)
강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 이번 모의고사에서 그간 쌓아온 실력을 아낌없
이 발휘해라!
수정 (강의 말 들으며 움찔움찔 점점 고무되는)
강 그리하여 모두들 힘차게! 힘차게!!! 날아올라라!
수정 (동화돼서 자신도 모르게/ol) 날아올라라!
강 (엥? 보면)
수정 (흥분상태/손 쫙 뻗으며) 힘차게!! (하다가 !!/머쓱/방긋)
아이들 (하하하/해맑게 웃는데)
풀잎 (제일 크게 웃고)
찬두 (웃다가/풀잎이 안 됐어서 보는)
복도 일각 (낮)
풀잎 (구석으로 와 주위 살핀 후 엄마에게 전화해 본다/(e) 꺼져 있다는 메시지/
기가 막혀서 입 딱 벌어지고... 눈물 고이는데)
수정 (풀잎이 눈 슥 가린다) 누구~게~~ (촉촉한 감촉에/어...)
풀잎 (얼른 참고사 닫고/일부러 활짝 웃으며) 이쁜 수정 선생~님~.
수정 (손바닥에 묻은 눈물 보고/뭔 일 있구나 싶은데)
풀잎 (하품 크게 하며) 아! 졸리다. (수정 안 본 채) 저 세수 좀 하고 올게요! (뛰어가고)
수정 어... (걱정스레 보는데)
강 (슥 다가와서 옆에 서며/풀잎이 담담히 본다)
수정 풀잎이... 무슨 일 있죠. ... (강의 표정에 확신) 뭐예요?
강 약속해 주시겠습니까. 풀잎이가,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일단 지켜
보시겠다구요.
수정 네에?
강 약속하신다면, 말씀 드리죠.
수정 (불안한)
병문고 외경 (낮)
차기봉(e) 공간도형에서 정사영 문제는...
특별반 (낮)
칠판에 도형 그림 한가득 그려져 있고 차기봉, 설명 중. (각주 참고)
차기봉 수능에서 반드시 출제되는 문제야.
현정/봉구 (갸웃갸웃 심각하게 보는 위로)
차기봉(e) 대부분의 학생들이 쩔쩔 매기 땜에 굉장히 높은 오답률을 자랑하지.
차기봉 하지만, (백현에게 얼굴 쑥) 떨 거 없어!
백현 (눈빛 번뜩)
-풀이 과정이나 그림 보이며.
차기봉(e) 정면도로 평면화시킨 후에, 간단한 삼각비만 적용하면...
풀잎/찬두 (열심히 풀어보는 모습 위로)
차기봉(e)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니까.
차기봉 잘 들어라. 정사영은 뭐다?
봉구 (우등생 톤) 삼각비다!
아이들 오~~!!!
차기봉 그렇지! (기특해서 미소//점프//) 수능이 가까워지면서 특히나 수리에 쪼는
녀석들이 있는데...
찬두 (후우... 깊은 한숨)
차기봉 (고개 저으며) 그럴 필요 없어. 왜냐! 수리영역은?
패션쇼장 (가상)
특별반 5인, 굉장히 멋진 패션모델로 변신하여 런웨이를 워킹해 나오는 모습 위로.
차기봉(e) 패션쇼이기 때문이야!
5인(e) 패션쇼?!!!
차기봉(e) 똑같은 모델이...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또 멋지게 걸어 나오는 5인.
차기봉(e) 옷만 바꿔 입고 나오는 패션쇼처럼!
이어서, 패셔너블하게 변신한 한수정, 강석호, 장마리가 멋지게 걸어 나온다.
차기봉(e) 수리 역시, 매년 중요한 개념들이 형태만 달리해서 출제된다는 거지!
모두들 양 옆으로 서서 박자 맞춰 박수치면. 위에서 꽃잎 휘날리며 디자이너 차기봉샘(근사한 수트차림/헤어도 근사하고) 멋지게 나온다. 환호하는 모델들.
차기봉 (멋지게 걸어와 중앙에 서서) 수능 수리영역은 어떻다?
수정 (평소와 달리 싸늘한 매력) 나올 문제가 정해져 있다!
마리 (섹시하게) 단원이 많다고 쫄지 말구?
강 다른 점수는 필요 없다! 만점!
강/수정/마리 쫄지 말고 만점!!!
차기봉 (끄덕이며 방긋)
특별반 앞 복도 (낮)
양춘삼 (세련된 수트 차림으로 정부장과 살랑살랑 오다가/흠칫)
차기봉(off) 다음시간까지 기출 100문제 다 풀어와!
차기봉 (나오다가 옷차림 슥 훑어보고) 계탔냐.
양춘삼 큼.
차기봉 (찡그리고 가는데)
양춘삼 그 사건... 저 안 잊었어요.
차기봉 뭐?!
양춘삼 양복...사건이요... (서운해서 비쭉비쭉)
차기봉 (깨닫고) 철 좀 들어라. (회초리 휘두르며) 철 좀 들어. 쯪쯪쯪. (가고)
양춘삼 (코 훌쩍하는데)
현정/봉구 (오며) 샘~ /안녕하세요? (봉구는 손에 단어장 들었다/계속 열공 모드)
양춘삼 (금세 환해지며/두 손 모으며) 오우, 그리웠어요 현앤봉~?
봉구 그저께도 보셨는데?
양춘삼 오우. 에브리데이 미씽유~~?
현정/봉구 (마주보고/허걱)
취침방 (낮)
차기봉 (차 마시며 생각에 잠겨 있다)
양춘삼(e) (중저음 목소리) 차기봉 선생님?
차기봉 안방 (20년 전/흑백톤?)
차기봉 (양춘삼에게서 양복 선물을 받았다) 이런 걸... 비쌀 텐데...
양춘삼 선생님께 멋진 양복 한 벌 꼭 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차기봉 (기특해서 끄덕끄덕)
점프/얼마 후. 두 분 다 다른 의상.
차기봉 (양복 패대기치며) 이놈! 이게 그러니까, 촌지 받은 돈으로 해 온 양복이었
든 게야?
양춘삼 (무릎 꿇은) 아닙니다 선생님!
차기봉 너! 학교에서도 쫓겨났다면서? 촌지 받은 돈으로 땅 사서 빌딩 지었다면서!
양춘삼 (울먹) 오해십니다 선생님! 학교는 제가 자발적으로 그만 둔 겁니다.
차기봉 (회초리 휘두르며) 나가! 너 같은 속물은 내 제자 아니야! 나가!!
양춘삼 (쫓겨나가며) 선생님...
차기봉 집 앞 (과거)
양춘삼 (쫓겨나왔다) 선생님! 선생님!
차기봉 (나와서) 다시는 내 눈 앞에 얼씬대지 말어! 에잉! (양복을 쓰레기통에 확
던지고 들어간다)
양춘삼 선생님... 선... (순정만화 여주인공처럼 파르르/*기봉샘의 오해였음이 나
중에 밝혀집니다/*양복도 도로 주워 와 간직하고 계셨음..)
취침방 (현재/낮)
차기봉 (한숨쉬며/차 마시는)
특별반 (낮)
양춘삼 (방긋) 오늘은 즐거운 듣기 공부~~
찬두 (귀 후비며/부담스러워서) 아....
양춘삼 듣기의 유형은 크게 두 개! 심정 추론과 정보 파악!
-인서트 화면 위로 (각주)
양춘삼(e) 심정추론 문제는? 말하는 이의 심정을 명확하게 나타낼 수 있는
단어가 반~~드시 있다는 게 힌트?
양춘삼 정보파악 문제에서는? 지문에 딸린 문제가 대화의 내용과 반~드시 연결돼
있다는 거? (풀잎에게) 풀잎양? 이럴 땐 어떡해야 할까~요.
풀잎 (밝게) 음... 듣기평가를 시작하기 전에 문제를 재빠르게 훑어봐요.
양춘삼 펄펙!!
가상의 화면
백현 (이어폰 꽂고 영어듣기 하는데)
양춘삼(e) 영어 듣기를 할 때는 반드시?
현정 (슥 나타나 이어폰 떼며 메롱 하고/스피커로 플레이시킨다)
양춘삼(e) 스피커로 들어야해요. 또한?
찬두/봉구 (눈감고 앉아서 멍하니 리스닝하는)
양춘삼 (옆에 슥 나타나며) 덮어놓고 영어를 듣고 앉아 있는 건?
-인서트 화면/(2부에서 배영숙샘이 조춘점묘 불경 외던 화면)
양춘삼(e) 아무 뜻도 모른 채 불경을 듣는 것과 같다는 거?
특별반 (낮)
양춘삼 그렇담~ 듣기 공부의 기본은 뭘까요? 보르보르봉~~구?
봉구 (생각하다) 아! 전에 했던 에어로빅 영어처럼... 따라 읽는 거?
양춘삼 (펄펙하려는데)
아이들 (ol/손으로 봉구에게 러브총 쏘며) 펄펙~~!!
봉구 (좋아서) 히히.
점프. 양춘삼과 아이들, 음악에 맞춰 영어구문을 랩처럼 한다. (각주)
아이들 (앉은 채/슬라이드 보며 랩, 트롯으로 각자 개성 있게 영어 읽고)
양춘삼 (율동하며) 듣기평가에는? 따라 읽기가 장땡? 리듬과 템포를 익히면서? 문
장의 구조도 익히고? 독해실력도 덩달아 업업업! 리스닝 만점은 보~너스!
와우!
아이들 (마무리하며) 예에~~~~!
거리 (밤)
아이들 (야자 끝난 하교길/서로 물어보기 하면서 걸어온다)
봉구 (좀 뒤쳐져 오면서 몰두해 연습장에 수학 푸는 중)
현정 (단어장 보고) 위편삼절.
찬두 어... 가죽 끈이 세 번 끊어진다. 그니까...
풀잎 (귀엽게 오바하며/ol) 가죽끈이 끊어질 만큼 책을 많이 읽는다!
현정 딩동뎅~
찬두 길풀잎~~~.
풀잎 헤헤. 메~롱.
백현 (웃고) 내가 낸다? 헤진 옷과 부러진 갓. 즉, 몹시 구차한 차림새.
풀잎 (침 튀기며) 아! 폐포파립!!
찬두 (손 저으며/침 튄다고) 에헤이 분수!
백현 (동시에) 오, 수력 짱! (쎄게) 폐!포!파!립! (웃고)
풀잎 (손 휘저으며) 야아.. (쾌활하게 웃다가/봉구 보고 휘둥그레) 봉구야!
봉구 (수학 푸는데 몰두하며 오다가/전봇대에 뎅~~ 들이받고 꽈당!)
백/찬/풀/현 봉구야! (달려와서 보면)
봉구 (연습장과 샤프를 가슴에 안은 채/ 하늘 보고 멍한)
찬두 (봉구 눈 앞에 손 휘저어 보며) 봉구야... 괜찮아?
봉구 (하늘 보는 채 히죽)
백현 (겁 덜컥/떨리는 목소리) 야...
풀잎/현정 봉구야...
봉구 (그제야 친구를 보며) 얘들아... 나... 공부하는 게 너무 좋아. 이런 기분
처음이야.
아이들 (기막혀) 뭐...? / 헐...
봉구 나... 인제... 공부를 아주 잘 할 거 같애. 진짜루.
아이들 (기적을 본 듯/봉구를 바라보며 환해지고/서로들 보며 행복한 미소)
봉구 (누운 채/행복하게 방긋)
봉구방 (밤)
봉구 (스탠드 불빛 아래서 수학 푸는 중/벽에는 강아지 말복이 사진)
봉구부모 (빼꼼 들여다보고/서로 들어가라고 밀치다가 기우뚱해 달려들어오게 되는)
봉구 (너무 집중해서 모른 채 푸는 중)
봉구부 세상에...
봉구모 우리 아들 맞어?
봉구부 (봉구 옆에서 손 흔들어 보지만)
봉구 (눈빛 빛내며 수학 푸는)
봉구부모 (신기해서 보다가/서로 쉿~하며 조용조용 나가고)
봉구 (풀고/그 다음 장 넘기다가/!!해 계속 넘겨보며) 할 게 너무 많아. 그 동안
왜 열심히 안 했을까... (약간 초조했다가/맘 다잡으며) 아냐. 인제부터 열
심히 하면 돼. 할 수 있어. (눈빛 번뜩 빛내고/자세 바르게 하고 계속 푸는)
풀잎방 (밤)
풀잎 (여전히 헤드폰 낀 채 공부하다가 문득 !!해 헤드폰 벗어본다) 아.. 인제...
안 시끄럽지.. (엄마 없단 자각에 어두워진다/헤드폰 벗어놓고 공부한다)
학교 벤치 (아침)
찬두 (풀잎이 팔 잡아 데려온다/한 손엔 종이가방)
풀잎 왜에.
찬두 앉아봐. (앉고/쇼핑가방에서 뚜껑 덮인 밥주발과 포장김 꺼내며) 아침 안 먹었지.
풀잎 이걸 이렇게 가져왔어?
찬두 따로 쌀려 그랬는데, 엄마가 자꾸 수상하게 보잖아. (비닐장갑
끼며) 그냥 통째로 쓱싹. 히히.
풀잎 뭐해?
찬두 (비닐장갑 낀 손으로 김에 밥을 싸서 조물조물한 후에) 짠~ 홍찬두표 못난이
주먹밥! 아~~
풀잎 (뭉클)
찬두 먹어. (풀잎이 입에 쑥 넣고/또 만들며) 꼭꼭 씹어. (부지런히
만들어 자기도 먹고/풀잎이도 먹이고/풀잎이 콧등에 김도 붙이고 우하하)
풀잎 (먹으며/피식 웃고 마는데)
이예지 (지나가다 본다/기가 막혀 같잖다는 듯 쳐다보는)
화장실 (아침)
풀잎 (손 씻고/콧등에 붙은 김 닦다가 피식 웃는데)
이예지 (옆에 와 거울 보며) 언니 좋겠다. 찬두 오빠가 도시락도 싸다 주고.
풀잎 (굳어서 보는)
이예지 그렇다고 설마... 찬두 오빠랑 같은 부류라고 착각하는 거 아니죠?
풀잎 뭐?
이예지 난요, 우리나라 상류층엔 두 부류가 있다고 생각해요. 돈이 많거나? 학벌이
좋거나. 찬두 오빤, 공부를 안 해서 흠이지 부잣집 아들이잖아요? 근데...
언닌 뭐예요? 같은 특별반이라고, 수준도 같다고 생각해요?
풀잎 (기막혀) 이예지...
현정 (들어오다가 멈칫 선다)
이예지 까놓고 말해서 찬두 오빤 대학 실패하면 유학가면 돼요. 언닌요? 그 쪼끄만 술집 운영해서 재수라도 시켜줄 수 있나?
풀잎 (파르르) 너 정말... 나쁜 애구나.
이예지 (거울 보고 머리 슥슥 다듬으며) 공부 못하는 것보단 싸가지 없는 게 낫죠.
풀잎 (분노/한 대 올려 칠 듯 주먹 파르르 떠는데)
현정 야! 이예지! (무섭게 노려보며 다가오며) 이게 보자보자하니까 어디
서 잘난 척이야? 공부 잘 하면 다야? 인간성이 개떡인데?!!
이예지 (피식 같잖다는 듯 웃는데)
현정 하... 쪼개? (지금까지 보인 적 없는 터프한 매력이 팍 나오며/팔 확 꺾어서
뒤로 돌게 하고) 야! 나, 옛날에 껌 좀 씹었거든?
풀잎 (휘둥그레)
현정 풀잎이한테 한 번만 더 버릇없이 굴어? 진짜 가만 안 둔다?
이예지 (겁에 질려 침 꿀꺽)
현정 (확 밀치며) 가!
이예지 하... (옷 한번 털고/도도하려 애 쓰며 가고)
현정 (무섭게 보다가/풀잎에게는 부드럽게) 괜찮아...?
풀잎 (맘 아프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하고... 보다가) 너 쫌... 짱이다?
현정 (아랫입술 내밀어 코로 바람 후 불고) 그치? (웃으면서도 연민으로 보고)
풀잎 (통쾌함에 웃으면서도 /슬픈)
복도 (아침)
풀잎/현정 (조금 떨어져서 걸어간다)
풀잎 (울고 싶을 만큼 자신이 초라하고 속상하지만/참으며 가는데)
현정 (망설이다가 결심/확 다가서서 풀잎이 손을 잡는다)
풀잎 (당황해서 보면)
현정 (일부러 약간 새침하게) 생각해 봤는데... 길풀잎양을... 나현정 베프
로 다시 임명해야할 거 같아.
풀잎 (어리둥절)
현정 베프가 없으니까... 재미없드라구. (슥 보다가/환하게 웃고/*여기서부터 현
정이는 예전처럼 밝아집니다^^)
풀잎 (환하게 웃고) 현정아...
현정 히히히. (활짝 웃고 둘이 손잡은 채 가는데)
이예지 (뒤에서 벼르듯 본다)
특별반 (아침)
수정 (시험지 든 봉투 안고 들어와서) 자~ 모두 필기도구 챙겨서 일어나자.
강 (들어오다가 멈칫) 어디 가십니까.
수정 (옆에 두었던 카셋트 플레이어 안기며) 야외수업이요.
강 예?!!
아이들 (어리둥절)
대형 마트 입구 (오전)
강/수정 (아이들을 인솔해 들어온다/수정은 봉투/강은 카셋트와 개인 노트북을 든)
아이들 (모처럼 외출에 신나서 여기저기 보며 떠드는데)
강 뭐하려는 겁니까.
수정 큼. 저도 그동안 연구 많이 했거든요? (씨익/푸드코트 발견하고) 얘들아!
절루 가서 자리 잡아. (가고)
강 (갸웃/따라가는)
널찍한 푸드 코트 (오전)
신나는 가요 꽝꽝 나오고. 어수선한 분위기.
아이들 (어리둥절 앉아있는데)
수정 (봉투에서 모의고사 시험지를 꺼내 나눠준다)
백현 시험 보게요? 여기서요?
풀잎 (시험지 보고) 6월 모의고사?
현정 전에 본 건데...?
수정 9월 모의고사 얼마 안 남았잖아. 이 시점에서 전에 봤던 6월 모의고사를 그
대로 또 다시 풀어보면 너희들의 약점이 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거든.
강 (아닛... 수정을 보고)
봉구 (둘러보며) 시끄러운데...
수정 흐흐. 정신 없지.
찬두 에. (음악에 맞춰 몸 흔들며) 몸이 막 저절로 움직여요. 어쩌죠?
수정 (씨익) 오우! 좋았어!
아이들 (엥?)
몽타주
<교무실>
수정 (모두 퇴근한 어두운 교무실에서 각종 수능대비 서적들 쌓아놓고 검토하는
모습 위로)
수능(e) 샘이, 수능 완벽 대비를 위한 방법들을 연구했거든?
<수능 시험장> (*수능시험장엔 대부분 남녀 따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수능(e) 그 중에 우리가 꼭 고려해야 할 게, 수능 당일의 환경이야.
여학생 (다리 달달 떨어서 뒷 책상까지 흔들리고)
현정 (뒤에서/여학생 땜에 울상)
수정(e) 그 날, 니들이 어떤 환경에 부닥치게 될지 알 수 없잖아?
박건태 (시험 보며 방귀 뿡 뀌자)
봉구 (깜짝 놀라며 질식/어질어질/책상 위로 꽥, 쓰러지는)
수정(e) 그니까... 그 어떤 환경에서도...
<가상의 화면>
지진이 나고 해일이 일고 괴물이 쫓아오는 화면을 배경으로.
백현 (시험지를 뚫을 듯 놀라운 집중력으로 시험 보는)
수정(e)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는 연습을...
마트 푸드코트 (아침->낮)
수정 지금부터 해 둬야 돼. 그 연습을 위해서 여긴, 최적의 장소야.
백현 (웃으며) 아아. 이렇게 정신없는 곳에서 집중력 훈련을 해라?
수정 맞았어!
아이들 오~~!!!
수정 큼. (웃다가 강과 시선 마주치면)
강 (일각에 걸터앉아/대견하다는 표정)
수정 (뿌우) 자... 그럼 (스톱와치 주머니에서 꺼내서 들며) 전에 한 번 봤던 시
험이니까, 원래 주어지는 시간에 70프로만 줄게. 준비.
풀잎/현정 아후... (찡그리는)
수정 언어영역부터. (애들 쏵 훑은 후 스톱워치 누르며) 시작!
아이들 (자세 바르게 하고 풀기 시작)
수정 (뿌듯해서 아이들 보고)
강 (번뜩이는 눈빛으로 아이들 하나하나 주시하는)
아이들 (/점프/OMR 답안지에 열심히 마킹하는 모습 위로)
강(e) 수능을 두 달 앞두고 모의고사 연습을 할 때에는 반드시, 답안 작성까지
완벽하게 연습해야 한다.
-인서트/ 탁상시계를 옆에 두고 답안 작성을 꼼꼼히 해 보는 봉구.
강(e) 자신이 답안 작성을 하는 데 얼만큼의 시간이 걸리는지...
-답안 마킹해 보다가 밀려쓴 걸 발견하게 된 현정.. 오오오!!! 어쩜 좋아~~
강(e) 번호를 빼먹거나 밀려서 체크하는 실수를 하진 않는지, 계속해서 점검해야
한다.
사람들 분주히 오가는 속에서 집중해 시험 보는 아이들.
수정 (의자에 앉아 애들 바라보는데)
강 (푸드코트용 컵의 물 건넨다)
수정 (물 받으며) 고맙습니다~
강 (옆에 앉으며) 아이디어가 좋군요. 잘하셨습니다.
수정 (물 삼키다 사래들릴 뻔) 지금 혹시... 칭찬?
강 (피식/아이들 보는데)
수정 (중얼) 나한텐 절대루 안 하던 칭찬을 다 하고. 불안해... 불안해...
시간경과.
강 (자리에서 늘 하던 노트북 작업 다다다다 하고)
수정 (지직거리는 카세트로 영어듣기 들려준다)
백현 (눈 번득이며 주의 깊게 듣고)
찬두 (귀를 쭉 잡아 늘려 듣는 위로)
수정(e) 영어 듣기도 마찬가지야. 시험 당일 어떤 돌발 사태가 발생할지 모르니
까...
아이들 (찡그리며/두 손 귀에 대는 등/주의 깊게 들으며 마킹하는 모습들 위로)
수정(e) 어수선한 상태에서도 주의 깊게 들을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해.
시간경과.
사람들 (음식 들고 지나가며 킥킥 수군댄다)
봉구 (과탐 풀다가/킁킁킁 음식냄새 따라 가다가/강과 시선 마주치고 화들짝)
찬두 (음악 소리에 절로 으쓱으쓱하며 푸는)
현정 (옹~~~ 어려워~~ 하며 푸는데)
총각들(off) 쟤 이쁘다.
현정 (어머... 설정포즈로 머리 한 번 가다듬다/수정과 시선 마주치고 히이..)
백현/풀잎 (옆에서 사람들 떠들어도 아랑곳 않고 집중해 풀고)
강/수정 (뿌듯해서 보는)
마트 은행 인출기 (낮)
풀잎 (가방에서 공과금 용지 몇 장 꺼내들고/기계에 카드 집어넣고 전자납부 버
튼 누르고/몇 번 더 누르고 보면 <잔액이부족합니다> 안내 뜬다) 어...? (잔
액 확인 해보면/25100원) 하... (힘이 쭉 빠진다/수습하고/돌아서다가 !!)
풀잎모 (슥 지나간다)
풀잎 엄마... (달려가 붙들며) 엄마!
여자 (돌아보면/엄마 아니다)
풀잎 죄송합니다. (속상한데)
백현 (지켜보고 있었다/오며) 길풀잎!
풀잎 (돌아보고 당황) 어...
백현 (웃고) 너 애기냐? 여기서 엄말 왜 찾아?
풀잎 (힘없이 웃으며) 그러게. (어두운 표정으로 가고)
백현 (심상찮은 느낌으로 보는)
화장실 용변칸 안 (낮)
풀잎 (변기 위에 앉아 공과금 계산해 본다/합계 내 보고/아.. 택도 없네... 막막
해 눈물 고인다)
현정(off) (밖에서) 길풀~잎~ 요기 있낭?
풀잎 (눈물 휙휙 닦으며 밝게) 어...
현정 변비중?
풀잎 (얼굴은 슬프지만/웃으며) 어...
현정 (목소리에 뭔가 걱정있나 싶으면서도 일부러) 헤헤. 풀잎양, 홧팅!
풀잎 어... 홧팅... (자신에게 말하듯 중얼거리며) 홧팅... 길풀잎.
특별반 (낮)
아이들 (좀 전에 본 시험지를 채점 매긴다)
현정 아... 이거 또 틀렸엉...
찬두 뜨헉!... 또... 으으윽.
강 봐라. (현정의 시험지 집어서 보이며) 틀린 걸 또 틀렸다. (찬두의 시험지
집어서 보이며) 오답풀이를 했는데도 또 틀리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한다.
풀잎 (그어진 시험지 보며 입술 깨무는)
강 거듭되는 실수를 정확히 잡아내 고쳐야만 수능 고득점을 보장할 수 있다.
백현 (찡그리며 머리 북북 긁는데)
강 (봉구 꺼 보고) 이번 재시험은 오봉구가 가장 잘 봤구나.
아이들 우와!!!/오~~~!
봉구 (좋아서 으쓱)
강 요즘 우리 반에서, 오봉구가 가장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아마도 이번 모의
고사에서, 오봉구는 제일 눈부신 향상을 하게 될 거다.
봉구 (좋아서 방긋)
현정 좋겠당~~
수정 그렇다고 좌절할 필욘 없어. 틀린 걸, 지금이라도 발견한 게 어디야? 이번
기회가 아니었어 봐. 수능때까지 모를 뻔 했잖아. 그치?
백현 (미소로 끄덕)
수정 그니까 아~ 다행이다! 이렇게 생각해. 응? 따라 해 봐. 아~ 다행이다!
찬두/현정/봉구 아~~ 다행이다!
수정 백현이 풀잎이도 해 봐. 아~~ 다행이다!
백현/풀잎 (머쓱해서) 아... 다행... / 아! 다행이다... (활짝 웃는)
수정 잘 했엉! (풀잎이 애써 웃는 모습이 짠해서) 에이그 이쁜 것들.
강 (댁이 더 이쁘네... 하는 표정으로 보다가/수정과 시선 마주치고) 크흠.
삼겹살집 (밤)
교감, 배영숙, 사도철, 교사들 모여서 회식중.
박귀남 (빼꼼 들여다보고/방긋 웃으며 들어서자)
배영숙 박귀남샘!
교감 이리 앉으세요. 왜 이렇게 늦으셨어요.
박귀남 애들 보충하느라구요.
교감 아이고. 박귀남샘은 그래두 언~제나 애들 보충을 하세요. 늦게까지.
교사들 (끄덕) / 대단하세요. / 힘드실텐데...
박귀남 흐흐. 그래봤자 몇 놈 안 돼요. 학원이다 과외다 다 달아나 버리구.
사도철 애들이 아주, 공부는 학원 가서 하구, 학교는 그냥 쉬어가는 덴 줄
알아요.
배영숙 우리반 엄마들은요 종례 좀 빨리 끝내 달래요. 학원 차 놓친다구. 세상에,
학교랑 선생님을 뭘로 아는지.
교감 (끄덕이며 한숨) 그래두요, 지난 여름부터 우리가 새로운 수업에 대해서 연
구하고 추진해 온 게, 쪼끔씩은 성과가 있어 다행이예요.
배영숙 네. 학년마다 기초반 만들어서 쌩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쳤잖아요. 그 덕분
에 공부에 흥미붙이기 시작한 애들이 꽤 돼요 이제.
사도철 슷. 그런 거 보면 강변호사 덕에 학교가 좀 바뀐 거 같긴 하죠?
박귀남 큼. 뭐... (인정하긴 싫지만) 그런 면이 있긴... 하지.
마리 (오며) 여기들 계셨어요? 봉구네 식당으로 가신 줄 알고 글루 갔었잖아요.
배영숙 이사장님이 웬일이세요? 회식 참여를 다 하시구?
마리 핫, 누가 들으면 되게 쪼잔한 이사장인 줄 알겠네. 나요, 쏠 땐 쏘는 화끈한
여자예요. 오늘, 기러기 박귀남샘 영양보충도 시켜드릴 겸, 제가 (카드 꺼
내 보이며) 3차까지 쏩니다!
샘들 우와! / 이사장님 최고! (모두 즐거운)
풀잎방 (밤)
풀잎 (컴퓨터 알바 사이트에 구인광고들 검색하며/메모한다) 다섯시부터? (끄덕
이며 연락처 적다가/문자 와서 보면)
찬두 (모습 ol되며) 풀잎아... 헤헤. 그냥.. 심심함 전화 해.
풀잎 치... (문자 또 와서 보면)
현정 (모습 ol되며) 어이! 돌아온 베프! 모하나? 니 변비 내가 옮은 거 같앵. 잉.
풀잎 (웃고 답문자 찍으려는데/또 문자 와서 보면)
백현 (모습 ol되며) 길풀잎. 표정 안 좋드니 괜찮냐? 웃어라. 응? (미소)
풀잎 (피식/친구들 고마워서) 그래. 웃을 거다. 요녀석들아. (!!) 오봉구만 출첵
안 해? 에잇. (봉구에게 문자 보낸다/e) 보르보르봉구, 벌써 자나?
봉구방 (밤)
침대 위 핸드폰에 문자 알람 켜지지만.
봉구, 두 눈 부릅뜨고 열공 하느라 모른다. 방안은 온통 메모리트리 등의 공부 분위기.
봉구 이번엔 꼭, 성적 올라야 돼. 꼭... (간절한 표정)
병문고 외경 (낮)
이은유(off) 수능이 뭡니까.
특별반 (낮)
이은유 (찬두 어깨를 딱 잡으며) 얘가, 대학에 가서, 교수님 말씀을
잘 알아듣는 녀석인지 아닌지를 보겠다는 시험 아닙니까.
아이들 (듣는 위로)
이은유(e) 따라서, 언어영역의 듣기평가는 매우 중요합니다. 듣기 평가는 한번에 알
아들어야 하므로...
가상의 화면
아이들 (언어 듣기평가 녹음 듣고 시험지에 체크하는 모습)
이은유(e) 집중력은 물론, 담화의 상황에 대한 순간적인 판단력이 무척! 중요합니다.
이은유 (슥 나타나며) 듣기평가의 자료로는, 대화나 강연, 토론 등이 사용되므
로...
백현/현정 (만화영화 보던 거 돌려서 뉴스 보는)
이은유(e) 평소에 뉴스나 강연...
찬두/풀잎 (소파에 나란히 앉아/토론 프로그램 보다가 꾸벅꾸벅 조는데)
봉구 (가운데 끼어 앉으며 두 사람 깨워서 보는)
이은유(e) 토론 프로그램을 꾸준히 봐 둬야 합니다.
이은유 (화면에 슥 나타나며) 머리라곤 전혀 쓸 필요 없는 프로나 줄창 보면서 방
글~방글 웃고 앉아있는 사이... (자기 머리 가리키며) 여기는 썩어 문드러
집니다. ... 또한...
현정/찬두 (토론자처럼 뭔가 심각하게 말하고)/(기자처럼 열심히 메모하는)
이은유(e) 평소, 무엇이든 메모하며 듣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찬두 (적은 거 보고 헐~~/<내가 사고 싶은 신상 목록-레이스업 부츠, 망사 스타
킹, 호피무늬 미니 스커트...)
특별반 (낮)
이은유 상대방이 하는 소리를 잘 알아듣기... 이것이 세상을 잘 살아가는 비법입니
다. 겉으로 들리는 소리뿐이 아니겠죠. (봉구의 가슴을 탁 짚으며) 맴!!
봉구 (간지러워서) 히히.
이은유 마음의 소리 또한 잘 알아먹는 인간이 되어야 합니다. 눈치코치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 우리는 공부를 하는 겁니다. (백현을 보며) 타인의 마음의 소
리를 잘 알아듣기... (풀잎을 보며) 내 마음 속의 말을 잘 알아듣기...
풀잎 (가슴에 손 얹어보며) ...
이은유 (좌중을 쫙 보며) 제발, 귓구녕 좀 열고 삽시다. 쫌!
복도 + 계단 (낮)
풀잎 (가방 맨 차림/서둘러서 간다)
백현 (오다가 보고/부르려다 마는데)
찬두/봉구/현정 (와서 본다)
봉구 풀잎이 그냥 가네? 어디 아픈가?
백현 (찬두에게) 너 알지.
찬두 어?
백현 무슨 일이야... (진지하게) 말 해 줘.
찬두 (갈등)
특별반 (낮)
강 (와서 보고/역시나... 눈빛 번뜩)
교실 텅 비어 있다.
수정 (와서 보고) 어... 얘들이 다 어딜 간 거야?
강 (한숨) 한수정선생님을 참 많이 닮은 아이들이군요.
수정 네?
강 촌스럽게 정만 많은 거 말입니다. 책임지십쇼. (가고)
수정 에에? 뭐야 뻑하면... (하면서도/애들 걱정되는)
몽타주
알바 자리 알아보러 다니는 풀잎. 분식집, 옷가게, 햄버거집, 등등 열심히 돌아다니는.
백현, 찬두, 봉구, 현정... 몰래 따라다니며 본다. 서로 얘기하며 걱정스러운데.
봉구는 슬며시 손목시계 보며 불안하다. 공부해야 한다는 초조함.
커피전문점 앞 (낮)
풀잎 (구인 광고 붙은 거 보고/안으로 들어간다)
백현 (일각에서 보다가) 가자. (가려는데)
봉구 백현아...
백현 어?
봉구 저기... 나... 몸이 좀 안 좋아서... 집에 가봐야 할 거 같은데.
현정 아퍼? 어디?
찬두 (이마 짚어보며) 열은 없는데?
봉구 (뜨끔)
백현 그래. 가라.
봉구 미안.
백현 (따뜻이 웃고) 더 아프지 않게 푹 쉬어.
봉구 어... (하면서도 찔리는)
커피전문점 (낮)
풀잎 (점장과 면접했다/방긋)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점프// 앞치마
두르고 나오다가 놀라는)
백/찬/현 (면접 보고 있다)
점장 이거 참... (난처한)
백현 저희들 시급을 다 주시라는 게 아니예요.
찬두 저희가요 풀잎이랑 시간을 나눠서 할게요.
현정 (애교) 열심히 할께요 점장니임~ 네? 네?
점장 (난처하지만/애들 애교에 맘 흔들리는데)
풀잎 (다가와) 니네... (파르르/애들 밀어내며) 나가. 나가아.
백현 (풀잎 손목 탁 잡으며) 너 우리 말 안 들으면, 우리 공부 안 한다?
찬두 이번 모의고사 안 볼 거야.
현정 난... (딴에는 한껏 무서운 눈빛으로) 전학 갈거야.
풀잎 (기막히면서도 찡한데)
점장 (피식) 그럼 업무 지장 없도록 해야 한다?
백/찬/현 예!!/(90도로 꾸벅)감사합니다!
시간경과.
풀잎/찬두 (일하고)/(테이블 돌아다니며 닦고)
/현정/백현 (구석 자리에서 열심히 공부한다/현정은 영어학습기 읽는)
//점프//
풀잎/찬두 (구석 테이블에서 열심히 공부한다)
백현 (손님에게 커피 내 주며 달달한 미소) 맛있게 드세요.
여대생들 (꺅~~/멋있당...)
현정 (테이블 치우다가/저것들이! 휙 노려보는)
커피전문점 앞 (밤)
강 (문 앞에 와서 애들 모습을 무서운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들어가려는데)
수정 (확 붙든다) 지켜보라면서요.
강 모의고사가 코앞입니다. 저건 안 됩니다.
수정 (더 꽉 붙들며) 며칠 저런다고 애들 성적 안 떨어져요.
강 (수정을 부리부리 바라보는)
수정 애들 진심이잖아요. 강변호사님도 느끼시잖아요. (간절히) 쪼끔만 눈감아
주세요. 네?
강 (보며) ...
수정 그리구 풀잎이... 친구들 저대로 놔두진 않을 거예요. (풀잎이 보는)
커피전문점 안 (밤)
찬두 (열심히 수학 푸는)
풀잎 우와... 제법인데 홍찬두?
찬두 아 이거, 방학 동안 집중력 훈련 한 게 도움이 되는데? (웃고/다시 집중)
풀잎 (고마워서 보다가/일하는 애들 둘러보면서 문득 !!하는)
백현 (정신없이 일하고)
현정 (커피 빼서 나오다가 꺅! 엎지르고)
찬두 (한쪽 귀 막고 수학 푸는)
풀잎 (이래선 안되겠다.../점점 자각이 드는...)
봉구방 (밤)
봉구 (영어학습기로 열심히 영어공부하다가 문득 찔린다) 애들 고생할텐데... 미
안해... 얘들아... (입술 깨물지만/더욱 맘 다잡고 공부하는)
거리 (밤)
5인 (피곤하지만 안 피곤한 척 하며 걸어온다)
백현 (풀잎이 눈치 슥 보고) 넷이 나눠서 하니까 좋다? 그치.
찬두 어. 막간을 이용하니까 공부도 더 잘 돼!
풀잎 그래두. 힘들지 다들.
현정 재밌든데? 커피향기도 실컷 맡구. 앙...
찬두 아 난 아무래도 내일부터 팬클럽 생길 거 같애. 거기 온 누나들 눈빛이 심
상치가 않아.
현정 으... (콕콕 찌르며) 자뻑자뻑.
풀잎 (웃고) 근데... 나 내일부턴 알바 안 할래.
아이들 왜...?
풀잎 오늘 해 보니까 시간을 너무 많이 뺏겨서. 모의고사도 얼마 안 남았구.
백현 우리가 부담스러워서?
풀잎 아니이. 난 그냥, 용돈 좀 벌어볼까 했는데... 내가 잘못 생각한 거 같애.
낼부턴 우리 공부만 열~라 열심히 하자. 응?
아이들 (뭐라 대답 못하고 어정쩡 보기만...)
풀잎 (웃고/강석호 톤으로) 오늘 모두들 수고 많았다! 집에 가서 피곤하다고 그
냥 자지 말고, 기출문제 다 풀고 자도록! (웃고) 갈게. (손 흔들고 발랄하게
뛰어가고)
찬두 풀잎아! (쫓아가려고)
백현 (붙들며) 둬... 강씨가 또 뭐라고 했을 거야 분명히.
찬두 아.. 아까 통화하든데, 강씨였나?
현정 이이... 강씨 아씨... (빠드득)
카페 뮤즈 (밤)
풀잎 (썰렁한 홀에 들어와 불켜고 둘러본다/한숨 쉬고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관리인 (들어오며) 실례합니다.
풀잎 (돌아보며/불길한)
시간경과. 풀잎, 건물 관리인과 마주 앉았다.
풀잎 (놀라서 보는) 이사를... 가라구요?
관리인 미안하다. (봉투 놓으며) 사장님께서, 이사비용 쓰라고.
풀잎 (절망적으로 봉투를 보는)
취침방 (밤)
백/찬/현 (강 앞에 무서운 표정으로 서 있다)
강 (자리에 앉은채 담담히 올려다 보다가/피식) 그래서. 니들 시간 뺏지 말라
고 내가 풀잎이한테 압력 넣었다고?
찬두 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어요?
강 (피식) 한수정 선생님 말씀이 맞구나. 풀잎이가... 니들을 그렇게 타이르다
니. (만족스런 미소) 그동안 공부 열심히 한 보람이 있다.
현정 너무해요 아저씨!
강 (ol) 뭐가 너무하지?
아이들 (흠칫)
강 니들이 지금 값싼 동정심이나 베풀고 있을 때냐. 그런 게 정말 풀잎이를 위
하는 거라고 생각 하니. 현실을 똑바로 봐라. 뭐가 우선 인지. 뭐가 진짜 중
요한 건지를 알아야지!
백현 (피식)
강 황백현. 의외로 차분하구나.
백현 (미소/느긋하게) 값싼 동정심? 아저씨 눈에는 천하대 빼고, 공부 빼면 다 싸
구려로 보이죠. 아저씬, 우리들 우정, 진심, 이런 거 따윈 안중에도 없죠.
강 (빤히 보며) 이제야 나를 좀 파악하는 구나.
백현 그래요? ... (담담히) 그럼... 값싼 동정심이란 게 어떤 건지... 제대로 보
여 드리죠. (미소 짓던 얼굴에서 웃음기 싹 가시며) 가자. (간다)
현정 (얼결에) 서방... 아니 백현아... (따라가는)
찬두 (강을 야속하게 보다가 가는)
카페 뮤즈 (밤)
풀잎 (소파 위에 앉아있다/가게 둘러보다가/피식) 잘 됐지 머... 여기... 지긋지
긋했는데... (돈봉투 집어서 보며/자조적으로 피식)
찜질방 외경 (밤)
찜질방 락커룸 (밤)
강 (장기투숙자/옷장 따려다 흠칫/열쇠 따져 있다/옷장 문 홱 열면 텅 빈/누구
짓인지 알겠다... 에이씨)
찜질방 카운터 (밤)
강 제가 맡겼던 짐을요?
알바생 예. 조카라 그러면서 다 가져 갔어요.
강 (우씨... 하는데 전화 와서 !!하며 받으며) 예 할머님.
할머니(f) 강선상님, 왜 안 오세요?
강 예? (굳는)
백현 집 (밤)
밥상 정성스레 차려져 있고. 구석엔 강의 짐들이 부려져 있다.
할머니 아이구... 그냥 누추한 데를 오셔서 계셔 주신다고 해서, 제가 얼마나 감사
한지 모르겄네요.
강 (당황)
할머니 백현이가... 우리 선상니임, 집이고 돈이고 다 날리고, 계실 데가 없어서 불
쌍해 죽~겄다구 으찌나 그러는지...
백현 (일각에서 피식)
할머니 쯪쯪. 근데 어쩌다 돈을 홀랑 날리셨어요 그래? 하이고. 무서운 시상. 누가
변호사님을 등쳐먹나. (찌개 그릇 들며) 찌개 다시 뎁혀올게요. 앉으세요.
흐흐. (부엌으로 가시고)
강 (백현을 휙 노려보면)
백현 값싼 동정심이 뭔지.. 보여드린다고 했죠. (이거라는 듯 팔 벌려 보이면)
강 (피식) 꼴통. 나랑 그렇게 같이 살고 싶었니. 좋다. (앉으며) 니 소원이라
면. 할 수 없지. 천년만년, 같이 살아주마. (수저 들다가) 이제 나가라고
해도 절대 안 나갈테니까, 그렇게 알아라. (밥 맛있게 먹기 시작)
백현 (우씨 보는데)
할머니 (고개 쑥 내밀고) 아이구 우리 선상님, 밥도 복스럽게 잘 드시네. (좋고)
강 참 맛있네요. 하하. (마치 주인처럼 느긋하게 먹고)
백현 (이게 아닌데...?) 후우...
시간경과. 방 어둡고. 할머니, 백현, 강이 나란히 잔다.
할머니 (코골고)
백현 (귀 막으며 돌아눕는데)
강 (다리를 백현에게 척! 얹는다)
백현 윽! (밀어내려하지만/꿈쩍도 않고/괴로워서 낑낑)
강 (눈감은 채 씨익)
특별반 (낮)
칠판에 화학 평형에 관한 필기와, 그래프 두 개 그려져 있다.
장영식 평형상태란, 가역반응에서 겉보기엔 반응이 정지된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들 (모두들 눈빛 번뜩이며 듣거나 필기하는 위로)
장영식(e) 정반응과 역반응의 속도가 같아서 반응물질과 생성물질의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상태를 말해. (점프)
풀잎 (ol/밝은) 음... 화학평형은 정지된 평형이 아니라,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
되는 동적 평형이예요.
장영식 (방긋) 그렇지.
봉구 정반응과 역반응이 같은 속도로 진행되니까요.
장영식 어... 맞아... 봉구 공부 많이 했구나!
찬두/현정/풀잎 오~~~~
백현 (따뜻하게 봉구를 보다가/환한 풀잎이 보며 안심)
장영식 이번엔 평형상수를 볼까? 화학 평형의 법칙, 알지?(돌아서서 필기하는데)
배영숙 (유리창으로 빼꼼 장영식을 보며 좋은)
복도 (낮)
각각 가방 맨 봉구, 현정, 백현, 찬두, 모여 서 있다. 또 풀잎이 미행하려.
봉구 (난처한 얼굴로 고개 약간 숙이는)
현정 별로 안 아파 보이는데?
찬두 아까 밥도 많이 먹드만.
봉구 (거짓말 잘 못하니까 얼굴 빨개져서) 아빠가 병원 예약을 해두셨대서...
백현 (알아차렸다) 예약했으면 가야지. (미소) 내일 보자. (돌아서서 가고)
봉구 미안해. (정말 미안한 표정으로 보고)
현정 (백현이 쫓아가며/봉구에게) 안뇽..
찬두 낼은 꼭 나아라! (걸어가며/백현에게) 봉구 쫌 이상하지 않냐?
백현 (모른 척) 빨리 가자. 풀잎이 놓치겠다. (일동 서둘러 가는)
봉구 (자리에 선채) 미안... 얘들아...
거리 (낮)
풀잎 (가방 매고 가다가/휙 뒤돌아보면/아무도 없다/갸웃하고 가면)
현/찬/백 (숨어 있다가 살그머니 따라온다)
풀잎 (또 휙 돌아보면)
현/찬/백 (확 숨는)
풀잎 (골목 꺾어지자)
백현/애들 (턱짓으로 가자는 신호하고)/(살그머니 가는데)풀잎 (휙 나타난다)
찬/백/현 (기겁)풀잎 니네! 왜 자꾸 따라와?
찬두 따라가는 거 아닌데?
현정 그냥... 야자 튀는 길인데...
풀잎 (백현을 휙 보면)
백현 너 우리 따돌리고 알바가는 거지. 개별행동 안 하기로 했잖아.
찬두 우린 하나잖아.
풀잎 (속상해서 피식) 하나라서. 나땜에 니들 수능 망치고 대학 못 가는 거 보라
구?
백현 그럼, 우리만 다 붙고 너만 떨어지는 거 보냐?
현정 다 붙을래나 근데? (히죽)
찬두 (현정이 툭 치며) 야아..
백현 어머니 안 계셔서 너 생활비도 없잖아. 도시락도 못 싸갖고 다니는 거 뻔히
아는데 우리가 공부가 될 거 같애? 그렇다고 너, 다른 도움은 받지도
않을 거잖아.
풀잎 다른 도움 뭐? 돈이라도 모아서 주게?
찬두 에이. 그런 건 아니구...
백현 (ol) 그런 건 자존심 상해서 안 받을 거 아냐!
풀잎 (ol) 자존심!?
애들 (흠칫 보면)
풀잎 (젖어) 그럼 이런 건.. 자존심 안 상할 거 같애?
현정 풀잎아...
풀잎 니들이 날 정말 좋아한다면... 내 자존심... 지켜주라. 그냥... 모르는 척
해줘. (간절히) 부탁이야. (젖은 눈으로 간절히 보다가 돌아서서 가고)
아이들 (차마 못 쫓아가고/속상해서 바라보는)
핸드폰집 (밤)
풀잎 (유니폼 차림으로 알바 하는 모습들/문득 보면)
여고생들 (딱 고3 분위기/자습서 보며 공부하면서 간다)
풀잎 (이래도 되나... 초조해지지만/손님이 오자 달려가는)
몽타주 (밤)
현정 (방의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다가/푸우... 풀잎이 걱정)
찬두 (자기 방에서 공부하다가... 풀잎이 걱정)
백현 (방에서 공부하다가 역시 풀잎이 걱정)
봉구 (자기 방에서 공부하다가... 죄책감에 찡그리며) 미안해 풀잎아...
버스 안 (밤)
풀잎 (좌석에 앉아 멍하니 창 밖 보다가/가방에서 엄마 일기장 꺼내서 본다)
풀잎모(e) 풀잎이는... 내겐 정말 과분한 딸이다. 총명하고.. 사랑스럽고..
-인서트/ 풀잎모, 일기 쓰는 모습 위로.
풀잎모(e) 풀잎이한테 짐이 되느니... 나같은 건 없어지는 게 나을 지도 모르겠다.
풀잎 (눈물 고인다) 바보... (눈물 닦으며 뭔가를 결심하는 눈빛)
거리 (다음날 낮)
풀잎 (결의에 찬 다부진 표정/부지런히 걸어가는 위로)
풀잎(e) 이사가면 안 돼. 엄마가 돌아올 곳이 없어지면... 안 돼. (결의에 찬 표
정으로 부지런히 걸어가는)
부잣집 외경 (낮)
부잣집 거실 (낮)
풀잎, 도우미 앞에 서 있다.
도우미 사장님 외출하셨는데.
풀잎 기다릴게요.
도우미 (떨떠름) 그래요. (주방으로 가고)
풀잎 (어색하게 서 있는데)
이예지(off) 언니...
풀잎 (보고 당황) 이예지...
이예지, 김상훈을 포함한 네 명의 학생들, 거실에 둘러 앉아 수학 과외 받고 있었다.
이예지 여기 어쩐 일이예요?
풀잎 어어... (난처한데)
사장딸 우리 건물에 세든 집... 언니..
이예지 아아... 술집...? (씨익)
김상훈 (옆 남자애에게/풀잎이 눈짓하며/작게) 특별반... 크크.
남학생 (작게) 꼴통반? (웃고)
풀잎 (모멸감에 입술 앙다물며 참는)
과외선생 자... 이거 풀어 보자. (아이들에게 수학 가르치고)
아이들 (고급스럽고 우등생스러운 분위기 철철/자유롭게 풀이 얘기하고/자기들끼리
신나게 웃고)
풀잎 (슬쩍 보며/모멸감 느껴지지만/단정히 서 있는)
즐겁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과 초라한 풀잎의 모습이 교차되며 시간 흐르고... (점프)
아이들, 푸짐한 간식 먹으며 쉬는 타임.
이예지 (풀잎이 들으라는 듯) 선생님. 세상은 참 불공평한 거 같아요.
과외선생 왜?
이예지 부모의 부와 학벌이, 학생의 성적이랑 비례한다잖아요. 여유 있는 집 애들
이, 공부도 더 잘한다는 거죠.
김상훈 앞으로 점점 더 할 걸요 아마? 에흐. 부모 잘 만나야지...
아이들 (풀잎 힐끔거리며 웃으면서 얘기하고/모두들 풀잎을 비웃는 것만 같은...)
풀잎 (주먹 파르르/입술 떨리지만/절대 울지는 않는다/e.) 길풀잎. 울지 마. 울
면 안 돼. 절대루... (입술 깨물며 참는데)
건물사장 (들어서며) 풀잎아...
풀잎 안녕하세요. (돈봉투 주며) 이사비용 주셨던 거요. ... 저희... 그냥 있게
해 주세요. 밀린 월세도 최대한 빨리 드릴게요.
건물사장 돈 때문이 아니다. 그런 술집이 있는 게 분위기상 안 좋아서 그래.
풀잎 그럼, 술집 말고, 다른 걸 할게요. 지금 엄마가 어딜 좀 가셔서 그런데요,
돌아오시면 꼭 바꿀게요. 부탁드립니다 사장님. (간절히/고개 깊이 숙
이며) 부탁드립니다. ... 부탁드립니다.
아이들 (조금 숙연해져서 보고)
건물사장 (난처하고)
풀잎 (고개 숙인 채/목매어) 그냥 있게 해 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건물사장 (안 됐어서/약간 끄덕이는)
부잣집 앞 + 거리 (밤)
풀잎 (대문 열고 나오자/비로소 눈물 맺힌다/안 울려고 눈 부릅뜨며/e) 여유있는
집 애들이 공부도 더 잘 한다고? 그렇지 않아. 공부는, 누구든 이 악물고 열
심히 하면, 잘 할 수 있어. (눈물 고인 얼굴로 부잣집을 한 번 돌아보고/e)
내가... 증명해 보일 거야. (파르르 입술 떨리며 다부지게 걸어가면서)
꼭... 증명해 보일 거야... (눈빛 빛나는)
카페 뮤즈 홀 (밤)
풀잎 (들어오다가 보고) 선생님... 현정아...
수정 (테이블에서 영어교재 만들고 있었다) 어디 갔다 오는 거야...
현정 (공부하고 있다가) 아까부터 기다렸는데...
풀잎 왜...
수정 어어... 너한테 할 말 있어서... (풀잎 눈 젖은 거 보고) 무슨 일 있었어?
풀잎 (선생님 앞에서 비로소 설움이 북받친다/얼굴 일그러지며 울음 터지며) 선
생니이이임...
수정 풀잎아... 왜... (안아주고)
풀잎 저는요... 몰랐어요. 공부를 못하는 게 이렇게 큰 죄인지... 이렇게 창피한
건지를요... 몰랐어요. 정말 몰랐어요. 으으으으. (울음 터진다)
수정 풀잎아...
풀잎 (안긴 채) 저요. 공부할 거예요. 이 악물고 공부할 거예요. 죽도록 공부할
거예요. (어린아이처럼 엉엉 우는... 서럽게... 서럽게...)
수정 (꼭 안아주며 가슴 미어지고)
현정 (같이 울고)
점프. 수정, 풀잎, 현정, 앉아있다. 풀잎이는 좀 진정된.
수정 풀잎아.. 세상엔, 자존심을 지키지 않아도 될, 세 가지 관계가 있다고 생각
해. 부모 자식간, 친한 친구 사이... 그리고 선생님과 제자 사이...
풀잎 (보는)
수정 ... 수능 볼 때까지, 나랑 현정이랑 같이 있음 어떨까 해서.
현정 (조심스럽게) 우리집에서.
풀잎 아... (망설이고)
수정 수능 잘 보는 게 지금 목표잖아. 다른 문제들은 일단 접어두고, 지금은 그
거 한 가지만 생각했음 하는데... 어때?
현정 공부에 올인할 거라며. 같이 올인하자. 응? (어깨동무하며) 스크럼 공부!!
풀잎 (갈등... /수정과 현정을 번갈아 보다가/미소로 끄덕)
수정 (활짝 웃고) 고마워 풀잎아! (안아주며) 고마워!
현정 (안아주며) 나두!!!
거리 (밤)
풀잎과 현정 짐가방 들고, 수정과 함께 걸어간다.
수정 아... 속 시원하다. 너 혼자 집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샘이 그동안 잠이 안
왔어 아주.
풀잎 고맙습니다... (현정이에게) 미안. 신세져서.
현정 치. 베프끼리? 너어, 신세고 뭐고 그런 꼬질꼬질한 말 하면 나아?
수정/풀잎 (함께) 확, 전학 가 버린다아아??
일동 (하하하 웃고)
수정 그래. 우리, 수능 볼 때까진 공부만 생각하자. 자나깨나 열공! 오케이?
풀잎 오케이!
수정 자! 수능 대박을 향해 출발!
풀잎/현정 출발!!! (씩씩하게 걸어가는 세 여인)
병문고 외경 (아침)
희망찬 음악과 함께.
특별반 (아침->낮->밤)
풀잎 (각오에 찬 모습으로 자리에 앉아 심호흡/진짜 열심히 공부하기로 마음 먹
었기에/돌아보면)
현정 (열심히 하자는 눈빛으로 찡긋)
봉구 (앞문으로 들어오다가 풀잎 보고 뜨끔)
풀잎 (밝게) 봉구 안녕?
봉구 어... (미안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고)
/점프/ 수업하는 차기봉, 양춘삼, 이은유, 장영식 샘 모습.
열심히 눈빛 반짝이며 공부하는 아이들, 특히 활발하게 수업하는 풀잎과 봉구.
/점프/ 밤이 깊도록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 특히 풀잎과 봉구, 열심히 하는.
병문고 외경 (낮)
수정(off) 자! 다들 모이고!
특별반 (낮)
수정 (카메라 들고 서서) 한 명씩 (칠판 가리키며) 조 앞에 가서 서 봐.
찬두 수능 원서에 붙일 사진, 졸업사진 찍을 때 다 찍었는데요?
강 (앞문으로 와서 서서 본다)
수정 에이. 샘이 이쁘게 찍어주고 싶어서 그래!
현정 히히. 좋아~용~.
수정 자! 가나다순! 길풀잎양!
풀잎 (머리 가다듬으며 칠판 앞에 가서 선다)
수정 (해맑은 얼굴이 카메라 액정에 보이자 울컥) 아... 우리 풀잎이 이이쁘다!
풀잎 (웃는 얼굴에서/찰칵)
수정 나현정!
현정 (카메라 보다가/찰칵 소리에 혀 내밀며 윙크!)
수정 에헤이. 다시! 하나.. 둘... (찍으며 눈시울 젖는)(점프) 오봉구!
봉구 (칠판 앞에 와서 서서 방긋 / 찰칵)
수정 (좀더 눈물 고이고) 크흠. 홍찬두!
찬두 짠~ (귀여운 포즈)
수정 에이. 잘 해봐아!
찬두 (멋진 표정 위로/찰칵)
수정 황백현! (액정으로 황백현 보인다/눈물 안 흘리려 눈 깜빡깜빡)
백현 (백현이도 웬지 울컥하지만 멋진 표정으로/찰칵)
수정 (눈물 슥 닦고/갑자기 카메라를 강석호에게 돌리며) 강석호!
강 (흠칫하는 모습 찍히고)
아이들 (우하하하!!)
아이들과 강, 수정이 함께 한 사진이 찰칵!
아이들과 강, 수정, 특별반 샘들이 사시미 대형으로 찰칵!
아이들과 강, 수정, 특별반 샘, 장마리, 교무실 샘들이 모여서 결혼식사진 삘로 찰칵!
취침방 (밤)
수정 (책상 위에 놓인 수능 원서와 거기에 붙은 사진들을 하나하나 본다) 짜식
들... 왜케 다들 이쁜 거야...?
강(off) (차갑게) 한수정선생님!
수정 (비쭉하고/홱 보며) 에? (하는 순간 강의 폰카에 찰칵) 엥? 모하시는 거예
요?
강 (자기 핸드폰 보며) 핸드폰으로 사진 찍어보긴 처음이군요. (사진 속 수정
의 젖은 눈에 뭉클하지만 아닌 척/수정을 휙 보는)
수정 (으앵? 약간 뒤로 물러나며 보면)
강 (수정의 젖은 눈을 빤히 보다가/수능 원서를 손가락으로 톡톡 찍으며) 중요
한 원서에 이상한 얼룩 떨어트리지 말고... 속히 퇴근하십쇼. (간다)
수정 어으어으. (하지만/혹시 눈물 떨어졌나? 손으로 슥슥 쓸어내고/간절한 표정
으로 원서를 응시하는)
찬두방 (밤)
찬두 (물리 공식을 춤추면서 외운다)
찬두모 (쥬스와 빵, 호두를 갖고 들어오며) 찬두야, 이거 먹으면서 해.
찬두 네. (맛있게 먹다가/엄마에게 메모리트리 주며) 엄마가 함 물어봐 주세요.
찬두모 내가? 음.. (책 보며) 수질오염 판정 기준에서, 깨끗한 물일수록 보드가?
찬두 (냠냠 먹다가) 보드? (보고) 아아! 비오디? 하하하.
찬두모 어머... 공부한지 오래돼서 호호. 그럼 이건? (묻고/정다운 분위기)
찬두부 (문틈으로 들여다보는/담담한 표정이지만 대견한)
봉구방 (밤)
봉구 (눈 부릅뜨고 열심히 한다/졸리지만 부르르 고개 털고/서서 공부하는)
시계 (새벽 한 시 넘어서고)
봉구 (책 든 채 서서 꾸벅꾸벅 졸다가/자동적으로 침대로 가려다 멈칫)
강 (침대 위에 책상 다리로 앉아서 노려본다) 허구헌날 잠귀신한테 잡아먹히는
그 버릇, 아직도 못 고쳤니!! 정신력 문제란 거, 아직도 모르냐?!!!
봉구 헐! (눈 부비고 다시 보면/강 없다)
점프. 봉구, 자신의 몸을 의자에 칭칭 묶고 책 본다.
시간 두시, 세시.. 넘어서고. 부릅뜨고 열심히 공부하는 봉구.
백현방 (밤)
백현 (다락방에서 열심히 공부하다가/내려다보면)
할머니/강 (곤히 자는)
백현 (피식 웃고 열심히 하는)
현정방 (밤)
벽시계 (새벽 두 시 넘었고)
현정 (옷장에 딸린 책상에서 굉장히 열심히 공부하는/머리도 질끈 묶었거나 뭔가
다른 열공 스멜)
풀잎 (큰 교자상에 앉아 열심히 공부하는)
수정 (맞은 편에 앉아 영어교재 만드는/*영어교재는 점점 모양을 갖춰감../노트
북으로 치며) 음... 좋았어!
풀잎 (수정에게 엄지 세우며 웃고)
동네 전경 (아침)
봉구모(off) 봉구야!
봉구방 (아침)
봉구모 (방문 열며) 학교 가야지. 힉!!!
봉구 (의자를 엉덩이에 매단 채(묶었기땜에) 침대에 엎어져 자고 있다)
봉구모 봉구야! (깨우면)
봉구 어? 엄마... (고개 드는데/코피 주르르)
봉구부 (들여다보고) 헉! 피!!!
특별반 (아침)
자막 9월 모의고사 날.
아이들 (긴장된 표정으로 앉아있고)
강 드디어 대폭발의 날이 왔다. 오늘 시험으로 너희들은, 힘차게 날아오르게
될 거다.
수정 (옆에서 긴장되는)
강 모두, 이륙할 준비가 됐나!
아이들/수정 네!!! / (수정도 신이나서 네!!)
강 (수정을 보고 방긋) 좋다. 최~선을 다 해 시험에 임해라!
복도 (아침)
장마리 (모의고사 시험지 들고 비장하게 걸어온다)
특별반 (아침->낮)
아이들 (긴장한 모습으로 기다린다)
현정 (백현을 보며 파이팅 포즈)
백현 (화이팅하라고 웃어주고/찬두를 보면)
찬두 (문제 없다고 오케이 싸인)
풀잎 (비장한 표정 위로/e) 이런 느낌... 처음이야. 시험... 빨리 보고 싶어.
봉구 (ol/설레는 표정 위로/e) 내 실력을 빨리 확인하고 싶어. 열심히 했으니까.
마리 (문 확 열고 들어오며) 준비됐어?
아이들 (힘차게) 네!!!
마리 깜짝야... (하면서도 흐뭇해하며 시험지 나눠주고)
점프. 아이들, 눈빛 빛내며 시험 문제 푸는. (e. 웅~~ 비행기 활주로를 달리는 소리 배경)
풀잎 (언어영역 독해하며/e) 결론은? 아... 이건 결론이 아냐! 함정이였어! 흥!
내가 또 속을 줄 알구? (환해지고)
백현 (/점프/ 수학 반듯반듯하게 풀다가 시계 보며/e) 허.. 시간이 남네? 오
오... (신기해하며 슥슥슥 수학 풀고)
현정 (/점프/ 영어 풀다가/e) 어어? 이게 해석이 되네? 에헤라디여~~ (환해지고)
찬두 (/점프/ 화학 풀며/e) 뭐야... 왜 내가 다 아는 것만 나옴? 오호호.
봉구 (자신만만한 미소로 거침없이 푸는 모습 위로/e. 쿠웅! 비행기 이륙소리)
병문고 외경 (낮)
아이들(off) 으아아아!!! (환호)
특별반 (낮)
찬두 (가채점한 용지 보고) 이 점수... 진짜 내 점수 맞어?
현정 (찬두 시험지 주며) 맞어. 내가 다시 다 확인해 봤어!
풀잎 (백현이 꺼 보고) 헐... 이렇게나 올랐어?
백현 (웃고) 또 실수 했을지도 몰라.
찬두 (백현이 점수 보고) 오오오!!!
수정 (달려 들어와) 니네 점수 올랐다며!
풀잎 완전 대폭발이예요!
수정 진짜? (애들 꺼 휙휙 보고/감격에 휘청) 으아!!! 봉구는?
봉구 (한옆에 빙긋 웃으며 서 있다)
수정 올랐...어?
아이들 (긴장해서 보는데)
찬두 에잇. (봉구가 든 가채점 점수 적은 용지 보고) 오!!! (손 벌벌 떨며) 우우
리 중에... 일등!!!
아이들/수정 우아아아아!!!!
수정 (봉구 안으며) 봉구야! 축하해! 아우 나 너무 좋다~~!!
백현 오봉구... 축하한다? (진심으로 기쁜 환한 미소)
아이들 축하해!!! (봉구에게 달려들어 장난치고)
봉구 아니야아... (수줍게 웃는데)
강 (창 밖에서 봉구를 물끄러미 본다)
거리 (낮)
봉구 (웃음 머금고 힘차게 달려간다/시험 디게 잘 본 듯한 얼굴)
봉구방 (낮)
봉구부(off) 봉구 시험 잘 봤니?
봉구(off) (밝게) 네!
봉구모(off) 수고했어요 왕자님~
봉구 (웃으며 방문 열고 들어온다/문 잠그고 그대로 선다/착한 미소가 점점 가시
며 어두워진다/눈물 고인다)
방바닥에 죽죽 그어진 모의고사 시험지 툭 떨어진다.
봉구 (스르륵 앉으며) 열심히 했는데... 죽도록... 열심히 했는데...떨어졌어...
더... (눈물 후두둑 떨어지며/안면 근육 파르르 떨린다) 으으으... 으으으
으... 으으으으으으... 엉엉엉엉... (너무너무 서럽게 울기 시작하는 봉
구... 눈물 뚝뚝 떨어지고/온 국민이 따라 울만큼... 슬픈 그 얼굴/서럽게
엉엉 목놓아 우는 얼굴에서)
엔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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