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신 12
몽타주 화면
신나는 여름음악과 함께 여름 화면 몽타주. 시원한 파도, 해수욕장 풍경,
썬탠하는 쭉쭉빵빵 아가씨들 모습 위로.
찬두(off) 죽인다~~
교무실 (낮)
사복 차림의 찬두와 봉구, 하드 먹는 얼굴, TV의 입장에서 보인다.
찬두 (TV 보며) 해변의 누나들이 기다릴텐데.
봉구 (TV 보며) 텐트 치고 삼겹살 궈 먹으면 짱인데.
강(off) 공부하는 것도 짱이다!
찬두/봉구 헉!!!
강 (TV 화면 속에서 바라보고 있다/화면에서 점점 다가오며) 고3이 공부하는
거 말고 짱일 게 뭐가 있니. 수능이 코앞인데 지금...
찬두/봉구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는)
강 놀러갈 생각이 (화면에서 툭 튀어나오며) 나냐!!!
찬두/봉구 (하드 놓치며) 으아아!!!
특별반 (낮)
찬두/봉구 (엎어져 자다가 동시에 깨며) 으아!! (마주 보고 어? 하다가 동시에 정면 보
면)
강 (노려보고 서 있다)
찬두/봉구 으아!!!
강 공부하러 나와서 잠들이나 쳐 자고, (옆을 보면) 뭐하는 짓들이냐!!
화면 쫙 넓어지면.
풀/백/현 (졸다가 화들짝 일어나고)
강 (일각을 휙 보면)
수정 (벽에 기대어 깊이 자고/손에는 휴대용 선풍기 달달달)
병문고 외경 (낮)
초록이 푸르른 여름 외경 위로. (e) 맴맴맴~~ 매미 소리
취침방 (낮)
점심식사 시간. 수정, 기봉샘, 장영식, 아이들, 돗자리 위에 둘러앉았다.
장영식 (커다란 함지에 밥과 온갖 재료를 때려 넣고 비비는 중)
봉구 으아... 맛있겠다.
차기봉 (바구니의 상추 보고) 이건 언제 이렇게 가꾼 게야.
장영식 (방긋) 트트틈틈이요. 저저기 뒤뜰에...
차기봉 (빙그레) 젊은이가 아주 엽렵하구만. (웃으시고)
강 (들어오는데)
차기봉 한수정 선생. 이런 신랑감을 잡아. (강 들으라는 듯) 목소리만 크고 고집불
통인 놈은 쳐다두 봐선 안 돼.
강 (끙...)
수정 네~ (상추에 비빔밥 잔뜩 싸서 입에 넣는)
찬두 그런 의미에서? (숟가락 들고 박자 맞추며) 결,혼,해 결,혼,해
아이들 (따라서) 결,혼,해 결,혼,해.
장영식 (얼굴 빨개지는데)
수정 (쑥쓰) 어머 얘들이... (강을 슥 보면서 고소한데)
강 (삐져서/장영식에게) 수험생에게 상추를 이렇게 많이 먹이면 어떡하니. 상
추 많이 먹으면 졸리다는 거 모르니?
장영식 꼬꼭 그그렇지도 아않은...
강 (눈 부릅뜨면)
장영식 (기죽어서/손에 들었던 상추쌈 입에 다소곳 넣는데)
차기봉 에잉. 맛만 좋구만. (커다란 상추쌈 드시고)
아이들 (킥킥대며 맛있게 먹고)
강 (큼... 밥만 크게 한 술 떠서 먹는)
과학실 (낮)
강/수정 (설거지 중)
수정 (생각나서) 어으 증말. 어쩜 나만 쏙 빼놓고 그럴 수가 있어요?
강 예?
수정 저번에 특별반 깨졌을 때요. 강변호사님이랑 샘들이랑 다 짜고, 우리한테
연락 싹 끊은 거였잖아요.
강 덕분에, 한수정 선생님도 아이들도 더욱 성장하지 않았습니까.
수정 에?
강 더불어.. 큼. 저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알게 됐구요.
수정 (기막혀 입 딱 벌어지고) 참... 날로 중쯩이 되시네. (수도 틀다가 씨익/갑
자기 손으로 콱 막아서 강에게로 물총 쏴지게) 에잇!
강 어이쿠!
수정 우헤헤헤헤! 뒤처리 깨끗이 해 주세용! (가고)
강 (허탈한)
학교 외경 (다른 날 낮)
작렬하는 태양. 이글이글 김이 오르는 운동장.
장영식(off) 에너지가 제일 낮아지는...
특별반 (낮)
무더운 교실. 칠판에 화학II, 이온결합의 형성에 관한 화학식과 그래프 그려져 있다. 각주
장영식 여기 (나) 지점에서 이온결합이 형성돼. 양이온과 음이온 사이의 인력과 반
발력이 같아지니까. (애들 보면)
아이들 (더워서 헥헥헥)/(봉구, 현정이는 졸고)/(찬두는 머리 여기저기 쫑쫑 묶은)
수정 (뒷자리에서 영어교재 만들기 작업하다가 조는 중/손에는 휴대용 선풍기)
장영식 (안 됐어서 보면서도/자기도 더워서 눈 풀린)
차기봉(off) 에잉... 이래갖곤 안 돼!
특별반 앞 복도 (시간경과)
차기봉 (부채질하며 들여다보며) 이런 무더위에...
특별반 (낮)
아이들/수정 (책상에 전부 엎어져서 자고)
장영식/봉구 (뒷자리 바닥에 돗자리 펴고 자유롭게 누워서 자는)
차기봉(off) 그날이 그날 같은 공부를 한다는 건 비효율적이야.
특별반 앞 복도 (낮)
차기봉 전환이 필요해.
강 (!!) 그럼... 그 방법을...?
차기봉 (끄덕이며) 쓸 때가 됐지.
강 (음.../생각하는데)
수정 (어느새 슥 끼어들며) 무슨 방법이요?
강 다 잤습니까.
수정 에? 저 안 잤어요!
강 ...
차기봉 양춘삼 선생 수업하러 오면, 나한테 들르라고 하세요. (가고)
수정 네. (강에게) 앤써니샘 뭐 또 사고 치셨어요?
강 아뇨. (일각의 스뎅 대야와 빨래 방망이 집어 깡깡 두드리며 교실로) 일어나
라! 일어나! 일어나!
아이들 으아아... (깨거나/몸부림치거나)
장영식/봉구 (돗자리 자동으로 말아서 속에 은둔해 버리는데)
백현 (전혀 안 잤던 듯, 볼일이라도 있는 듯, 멋지게 일어나 휙 나간다)
복도 일각 계단 (낮)
풀잎 (세수한 얼굴로 가다가/피식)
백현 (계단 벽에 기대어 달게 자고 있다/더위에 지친)
취침방 앞 복도 (낮)
복도 쪽 유리창에 슥 와 닿는 손가락 열개.
수정/장영식 (유리창 아래에서 슥 올라와 들여다본다)
차기봉/강/양춘삼(진지하게 얘기하고 있다)
양춘삼 (오바액션하며 신나서 말하면)
차기봉 (회초리 휘두르며 자제시키는)
수정 (작게) 무슨 얘기들을 저렇게 하시죠? 우리만 빼구?
장영식 (작게) 그그글쎄요... 서서서운하네...
강 (수정 쪽을 휙 째려보자)
수정/영식 (쑝 숨는)
병문고 외경 (밤)
취침방 (밤)
모기장 쳐놓고 각각 잠든 남녀진영. 봉구, 찬두, 코고는 소리만 들린 채 적막하다가.
갑자기 엥~~~ 메가폰 싸이렌 소리(혹은 징소리?) 귀 찢어지게 들린다.
강 (성큼성큼 들어와/메가폰에 대고) 기상! 전원 기상! 모두 운동장으로 집합
한다! 어서!
아이들 (잠옷 또는 추리닝 바람으로 강에게 떠밀려 나간다)
강 (나가려다 일각 보면)
수정 (양손 가슴에 올린 채 깊이 자고 있다)
강 (회심의 미소/문 조용히 닫고 간다)
운동장 (밤)
아이들 (졸린 눈으로 나오다가 보면)
현정 (귀여운 파자마에 곰인형 안은 채/졸린 눈) 어...? 앤써니샘...
양춘삼 (벤 옆에서) 여러분 하이~~
풀잎 (졸린눈 비비며) 일찍 오셨네요?
정부장 (인사하고 문 열어주고)
양춘삼 얼른 타요~?
백현 (졸린 표정) 어디 가는 거예요?
양춘삼 패러다이스~?
찬두 (타며) 가면서 자도 돼죠?
양춘삼 슈얼~
찬두 (타려다가) 헉!!
봉구 (이미 맨 뒷자리에 타서 자고 있다)
아이들 (모두 차에 타자)
정부장 (문 닫고/양춘삼에게 목례하고/운전석으로 가고)
양춘삼 (벤 꽁무니 탁탁 두드리며) 오라이~~ (벤 거칠게 떠나고/일각의 강을 보며
방긋)
강 (비장한 눈빛)
국도 (밤)
칠흑같이 어두운 밤. 벤, 달려간다.
벤 안 (밤)
아이들 (곤히 잠들어 있다)
정부장 (룸미러로 아이들 살피며 미소 씨익)
디지털시계 (AM 2:45에서..)
숲 속 (밤)
숲속으로 벤, 들어간다. 화면 올라가면 어둠 속에 기괴하게 보이는 펜션(혹은 연수원?)!
펜션 거실 (밤)
조명이 어두워 기괴스러운 드넓은 펜션 1층 거실에 아이들 서 있다.
흡사 무인도에 표류한 소년들 삘.
아이들 (자다 깬 표정으로/어리둥절해서 둘러보는데)
강 (2층에서 내려오며) 여름방학, 특별 훈련원 입소를 환영한다.
백현 이런 데 온단 말 없었잖아요.
강 내가 언제 예고하고 행동하디.
풀잎 여기 어디예요?
강 어딘지는 말할 수 없다. 이 곳에서 앞으로 일주일 간, 너희들은 개별 훈련에
들어간다.
찬두 개별 훈련?
강 개별 훈련이란, 일주일 동안 각자 독방에 들어가 자신의 약점을 스스로 극
복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정 독방이요?
강 독방이 싫거나, 이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지금 돌아가도 좋
다. 서울로 가는 차가 밖에 대기해 있다.
백현 (어이 없어서) 자기 약점을 어떻게 극복해요? 뭔 줄 알고?
강 (피식/옆에 있는 노트북 펴서 엔터키 딱 치면/아이들별 취약 과목 그래프들
이 그럴듯하게 파바박 뜬다) 지난 5개월 간 너희들의 모든 것에 대해 분석한
자료다.
아이들 (뜨헉~!!)
강 이걸 토대로 너희들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극복할
미션은 각자의 방에 들어가면 알게 될 거다. (스톱워치를 탁 들며) 10분 후
저 차는 출발한다. 떠날 건지 남을 건지 스스로 결정하도록.
(e) 초침소리 들리며. 마주 보며 갈등하는 아이들.
백현 (돌아갈 생각에) 난...
현정 (ol) 해 볼게요!
아이들 (의외란 듯 보면)
현정 (애들 시선 피한 채) 전학 가기 전에... 추억이 될 거 같아서.
풀잎 (아 전학가지... ) 그럼 저도 할래요. (현정이 보며) 현정이두.. 있으니까.
찬두 (풀잎 보며 방긋) 나두. (백현 보면)
백현 (아 씨... 하기 싫은데... !!해) 봉구 어딨어?
아이들 (그제야 둘러보면)
봉구 (일각 소파에서 자고 있다)
강 봉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남아야 한다.
백현 그런 게 어딨어요. 깨워서 의견을 물어야지.
강 의지박약에 잠이나 퍼 자는 인간에게 선택권은 주어지지 않는다.(백현
에게) 황백현은 가고 싶으면 가라.
백현 (망설인다/남는다고 하자니 강에게 존심 상한데)
풀잎 백현이... 남을 거예요. (백현에게 동의 구하듯) 그치?
백현 (아...)
풀잎 (방긋)
펜션 앞 숲길 (밤)
아이들을 기다리던 벤, 출발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1층 주방 (밤)
아이들 (주방 창으로 떠나는 벤을 불안하게 바라보며)
찬두 아... 강씨아씨, 요즘 좀 부드러워졌다 했어.
백현 (심상치 않은 표정이다가... 일각 보면)
봉구 (일각에 엎드려 새근새근 자고)
강(e) 또한 일주일 간...
아이들 (바구니에 핸드폰, MP3, PMP 등 모든 전자기기들을 담는다)
강(e) 모든, 전자 및 통신 기기의 사용을 금지한다.
강 (들어와서) 길풀잎. (나오라는 손짓하고 나가는)
풀잎 (아이들을 걱정스레 돌아본다)
찬두 풀잎이 파이팅!
백현 나중에 보자.
풀잎 어... (현정을 한 번 보고 나간다) 현정아... (파이팅 모션하며 웃어주고)
현정 ... 어... (어색하게 약간 웃어주는)
거실 (밤)
강 (앞장서서 2층으로 가고)
풀잎 (뒤따라서 가는 모습 위로)
강(e) 누가 어느 방에 묵는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강/백현 (나와서 1층 뒤쪽으로 가고)
강/현정 (나와서 2층으로 가고)
강/찬두 (나와서 1층 앞쪽)
강/봉구 (봉구 뚜들겨 깨워서/2층으로 데리고 가는 모습들이 좀 코믹하게 빠른 화면
으로 보이며)
강(e) 너희는 오로지... 일주일 간 침묵한 채...
분할화면 (밤)
침대와 책상, 욕실을 겸한 화장실이 있는 작은 방. 한명씩 방이 소개되며 화면이 분할된다.
풀잎 (들어와서 낯설게 둘러보는 위로)
강(e)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풀잎 (침대 위 개켜진 추리닝 위의 쪽지를 펴 본다)
쪽지 <길풀잎: 독해를 정복하라!> (쾅!)
//백현 (쪽지를 펴 보면 / <황백현: 수학 계산 실수를 극복하라!> )(쾅!)
//찬두 (펴 보면 / <홍찬두: 집중력을 강화하라!> )(쾅!)
//봉구 (눈 비비며 펼쳐보고 휘둥그레/오봉구: <잠귀신을 때려잡아라!>)(쾅!)
//현정 (펼쳐보고 갸웃/나현정: <놓아라, 그리고 잡아라!>)(쾅!)
현정이에서 화면 쭉 빠지면서, (날카로운 현악기 음 정도를 배경으로) 펜션 곳곳에 배치된 채 어리둥절한 모습의 아이들의 모습이 단면으로 보이고-->기괴한 펜션 전경-->펜션 앞 숲-->깊숙한 숲 외경으로 공포스럽게 화면 쭈우욱 빠지더니 징소리 길게 쿠앙!!!
취침방 (낮)
수정 (징소리에 놀란 듯 눈 번쩍 뜬다/(e)매미소리/벌떡 일어나 시계 보면) 열한
시? 미쳤어 미쳤어. (허둥지둥 나가려다 둘러보면/이불들 흐트러져 있고,
급히 나간 듯한 상황) 어...?
특별반 (낮)
수정 (들어오다 보면 텅빈) 이상하네? (갸웃하며 나가려다 !!해 휙 보고) 헉!!
칠판 ((e)강석호의 목소리도 들리며/“한수정 선생님, 우리 일주일 간 훈련 떠납
니다. 찾지 마십쇼.” -강씨- 써 있다)
수정 이이이.... 나만 쏙 빼고. (부르르하다가/칠판 퍽! 치면/격파되듯 화면 쫙
갈라지면서)
펜션 외경 (낮)
적막한 숲속의 펜션이 판타지스럽게 나타난다.
풀잎방 (낮)
풀잎 (책상 앞에 일일 계획 붙어있고/영어독해 하는 모습 위로)
강(e) 미션 수행과 더불어, 각자의 공부는 개인 계획표에 따르되...
양춘삼 (노크하고 방긋 웃으며) 풀잎~양~~~ (들어와서 공부할 준비)
강(e) 각 과목 선생님들이 너희들을 방문하여...
백현방 (낮)
차기봉 (백현에게 사정없이 회초리를 휘둘러대는 위로)
강(e) 취약한 과목을 지도해 주실 거다.
차기봉 에잉~~ 아직도 글씨 엉망! 숫자 엉망! 이래갖고 실수를 극복하겠어?!!
백현 (못마땅한 표정)
차기봉 안 되겠어. (보따리에서 이면지 연습장 30cm 두께를 꺼내어 책상에 쾅 놓는
다/먼지 화르르) 여기에 (백현이 풀었던 두꺼운 문제집 들이대며) 여기 문
제와 풀이를 반듯반듯하게 옮겨 적어.
백현 이걸 다요?
차기봉 다가 문제냐! 바르고 빠르게! 글씨나 숫자 잘 못 썼다간 한 문제당 세 번씩
더 써야 돼!
백현 (찡그리는데)
차기봉 이거 다 할 때까진, 오늘 못 잘 줄 알아!
백현 (대드는 건 아니고) 이걸 어떻게 오늘 안에 다 해요?
차기봉 못 해? 못 하겠으면 당장 여기서 나가! 밤낮 등짝 꺾어지게 폼이나
잴 줄 알았지, 이깐 것도 못 해?
백현 (점점 오기발동/이면지 앞으로 확 끌어다 놓고 쓰기 시작하는데)
차기봉 쯪쯪. 이 따위로 쓰면 안 된다고 했지! (종이 북북 찢어버린다)
백현 (열받아서/휙 보면)
차기봉 (시선 맞추고 근엄하게 보면)
백현 (날카롭던 시선 점점 누그러지고/자세 바르게/반듯하게 숫자 쓰기 시작)
차기봉 (슥 보며/씨익)
찬두방 (낮)
벽면에 끌 수 없게 만든 TV가, 4대 정도 벽면마다 걸려 있고 각각 재밌는 예능 프로, 게임, 걸그룹 나오는 쇼프로, 액션 영화 등이 시끄럽게 나오는데.
찬두 (한 가운데 테이블에서 공부중/테이블엔 해야 할 숙제가 가득 쌓여있다)
강(e) 홍찬두의 극복과제는 집중력 향상이다.
찬두 (슬쩍 TV 속 걸그룹들 보며 히죽 웃으며 빠져드는)
강(e) 주어진 과제를 시간 안에 제출하지 못할 경우...
초침소리 (재깍재깍재깍 고조되는데)
찬두 (방긋 웃으며 보다가 !!해 과제물 잽싸게 챙겨서 문 밑으로 밀어넣으러 가는
찰나!/삑삑삑 경광등 울리고 조명 무섭게 점멸하면서)
여자멘트(e) 제한 시간을 초과하였습니다. 제한 시간을 초과하였습니다.
찬두 (과제물 손에 든 채) 으아아!
천장위의 풍선들 빵빵빵 터지며 밀가루 하얗게 떨어진다.
봉구방 (낮)
아가의 방처럼 포근한 실내. 오르골 자장가 고요히 흐르고. 안 자고는 못 배길 환경.
강 니가 유치원 때부터 썼던 일기와 사진, 장난감들이다. (그림일기장, 사진,
깡통상자 등을 건넨다) 부모님께서 잘 보관하고 계셨더구나.
봉구 (깡통상자에서 디지몬카드와 구슬, 탑블레이드 팽이 등을 꺼내 보며) 이게
아직도 있었네? ... 근데... 저는 공부 안 해요?
강 (빤히 보다가) 오늘과 내일은 아무 공부도 하지 마라. 자고 싶으면 마음껏
자도 좋다.
봉구 에? ... 잠귀신을 물리치라면서 왜...
강 대신 이것들을 보면서, 니가 어렸을 때 가졌던 꿈이 뭔지, 앞으로 무얼 하고
싶은지, 그러기 위해 너에게 정말로 공부가 필요하긴 한 건지 생각해 봐라.
봉구 (갸웃하며...옛날 물건들 보는데)
강 (일어나서 나가려다) 공부가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오면, 이틀 후 이곳
을 떠나도 좋다.
봉구 (아.../침 꿀꺽 삼키며 보는)
현정방 (낮)
현정 (벽에 붙은 미션을 가만히 보고 있다/<놓아라, 그리고 잡아라!>/갸웃하는
데)
이은유 (노크하고 들어오며 방긋/손에는 그 가방)
현정 아... (참고서들 뒤적이는)
이은유 뭐 해요?
현정 언어참고서 찾느라구요.
이은유 (가방 뒤적이며) 난 그냥 이빨이나 깔려고 온 건데? (그릇에 든 떡볶이,
순대, 김밥 접시를 꺼내 놓으며) 이거 먹으면서?
현정 (어리둥절)
풀잎방 (낮)
양춘삼 노우노우노우!
풀잎 (쭉쭉 틀린 독해 문제지 보고/한숨)
양춘삼 풀잎양, 내용을 또 오해했네요?
풀잎 빨리 읽으라고 하셔서... (시무룩)
양춘삼 아잉~ 그렇다구 시무룩해지면? 안 되지잉~~. 알려줄께요? 영문 독해를 빨
리 하는 법? (딴딴!)
몽타주 화면
신나는 뮤지컬 자료 화면 위로. 풀잎과 양춘삼 슥 나타나며.
양춘삼 풀잎양, 뮤지컬 좋아해요?
풀잎 몇 번 봤어요.
양춘삼 오우? 그럼, 뮤지컬에 나오는 노래 가사를, 다 알아들었어요?
풀잎방 (낮)
풀잎 아뇨? 그냥 대충... (웃고)
양춘삼 그거예요!! 대사를 전부 알아듣진 못해도, 춤과 노래로 뮤지컬을 즐길 수 있
죠? 영어도 마찬가지~
-인서트 / 긴 영어 지문(각주) 보이고. 단락 별로 다른 색깔로 묶어지고... 각 단락별로 중요 문장에 밑줄이 그어지는 장면 위로.
양춘삼(e) 각 단락의 중요한 문장, 즉, topic sentence만 잡아내면~
양춘삼 전체 내용을 휘리릭 파악할 수 있어요~
풀잎 아.. 근데..
양춘삼 타픽 센텐스를 어떻게 찾냐구? (갑자기 카메라를 촥 보며) 타픽 센텐스는?
-인서트 강렬한 화면에 타이핑! <Topic Sentence(중요 문장) 빨리 찾는 방법> 1. 단락의 시작과 끝! 2. but, however 등, 알기 쉬운 접속어 근처! 3. 밑줄 친 문장 주위! 가 쾅쾅쾅 때려지고.
양춘삼(e) 단락의 시작과 끝! 접속어 근처! 그리고?
찬두방 (낮)
이어져. (현재는 TV 안 나오고 조용하다)
양춘삼 밑줄 친 문장의 주변이?
찬두 중심 문장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양춘삼 펄펙!!! 여기에 유의하면서? (두꺼운 독해 프린트 쾅 놓고/타이머 들이대
며) 집중력 있는 독해 시~~~작! (과 동시에 4개의 TV 시끄럽게 시작된다)
찬두 (눈 크게 뜨고 독해 하다가/TV에 나오는 개콘을 슬쩍 보다가/도리도리) 으
아아.. 안 돼! (천장에 매달린 풍선들 보고 힉!!/집중해서 푸는)
현정방 (낮)
테이블 위에 먹다 남긴 군것질 거리들 있다.
이은유 (현정의 과거사를 들은 후다/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표정으로 끄덕)
현정 (슬픈 표정) 애들은 아마... 제가 그런 앤 줄 모를 거예요.
이은유 그런 애? 그런 애가 뭐? 부모님이 각각 재혼해서 나 몰라라 사신 다는 거?
중딩 때 껌 좀 씹고 침 좀 뱉었다는 거? 3년 내내 공들였던 녀석이 딴 가스
나를 좋아한다는 거?
현정 (서운한 표정으로 보면)
이은유 현정이의 가장 큰 비극이 뭔지 알아요? 자신을... 너무 가엾어 한다는 겁니
다. 뭐... 사람이람 누구나, 그렇긴 하지만요?
현정 (이해 안 돼서) 네?
이은유 이혼하고 재혼할 수 있습니다. 그 분들 인생이예요. 개날라리 짓? 할 수 있
습니다. 이팔청춘, 피는 절절 끓고, 식구들이고 학교고 죄다 엿같고 구린
데, 날라리 친구들이라도 없으면 숨막혀서 어떻게 살아?
현정 (아... 구구절절 옳은 말이란 생각에)
이은유 내 맘 몰라주는 그 녀석? 훗. 그렇게 열딱지 나면 뺏어 와요. 유혹해버려!
현정 그래도... 풀잎인... 친군데...
이은유 그럼... 1년만 사귀라고 냅뒀다... 뺏어 오든가? 지들이 뭐 그새 살림이라
도 차리겠어요?
현정 네? (기막히고)
이은유 재밌잖아요? (방긋)
백현방 (낮)
차기봉 (백현이 푼 종이들을 북북 찢는다/바닥에 북북 찢은 종이들 수북하다)
백현 (열받지만/입술 깨물며 참는)
차기봉 글씨! 숫자! 똑바로 쓰라고 했어 안 했어! (백현 코 앞에 찢은 종이들 들이
대며) 세로 방향으로! 줄 간격 일정하게 띄면서! (백현 등뒤에 나무 빨래판
을 탁 갖다 붙이고 노끈으로 쫑쫑 묶으면서) 자세 바르게!
백현 (결연한 표정)
차기봉 명심해! 첫째, 기본 계산 빠르게! 둘째, 숫자 글씨 정확히! 자세 바르게!
셋째, 틀린 유형 무한 반복! 이거면, 수학은 틀릴 이유가 없어! 알았냐!
백현 (입 앙다물고/바른 자세로 푸는 모습)
봉구방 (낮)
봉구 (포근한 침대에 편안하게 엎드려 옛 사진들을 보다가 문득 굳는다/귀여운
아기똥개 사진들/애완견을 안고 활짝 웃는 어린 봉구를 보며 울컥) 말복
아... (잊었던 말복이가 생각나) 말복아... (눈물 고이는 위로)
어린봉구(e) 말복아! 하하하하!
어린 봉구 방 (과거)
어린봉구(초등1) (아기 똥개 말복이와 까르르 웃으며 재미나게 논다)
봉구부 (방문 밖에서 흐뭇하게 바라보며) 봉구 저눔이 형제가 없어서...
봉구모 말복이가 지 동생이라잖어. (웃고)
어린봉구 (말복이와 뽀뽀하며 행복한)
얼마 후.
어린봉구 (축 쳐진 말복이를 안고) 말복아! 말복아!
밤거리 (과거/몹시 추운 겨울날 밤)
어린봉구 (말복이를 안고 동물병원을 찾아 돌아다닌다/지나는 어른에게) 동물병원 어
딨는지 아세요?
어른 (고개 저으며 가고)
어린봉구 (말복이를 안고 이리저리 헤매는 모습/콧물 줄줄/문득 말복이 가슴에 귀 대
보고/휘둥그레) 말복아! 말복아! (뺨 대보고) 따뜻한데? 말복아!
뒤뜰 (겨울/과거)
어린봉구 (말복이 무덤을 만들어줬다/앉아서 눈물 철철/넘넘 슬프게 우는)
봉구부모 (옆에서 슬프게 울고)
큰봉구(off) 근처에 동물병원만 있었어도... 말복인 죽지 않았을 거야.
어린봉구 난 꼭 동물의사가 될 거야. 말복이 같이 아픈 강아지가 있으면 언제든 달려
갈 거야!
봉구부 봉구야, 수의사 되려면 공부 디게디게 잘해야 돼.
어린봉구 (확 일어나서) 나 공부 열심히 할 거야! 꼭 동물의사 선생님이 될 거야!
봉구방 (낮)
봉구 (말복이 사진을 보는 위로)
어린봉구(에코) 나 공부 열심히 할 거야!
봉구 말복아... 형아가 너를 잊어버리고 있었어. 너무 슬퍼서 잊어버리려고 애쓰
다가 진짜로 잊고 말았어. 미안해 말복아... (눈물 뚝뚝 흘리다가/점점 결
심하는 표정/눈빛 반짝!)
점프.
봉구 (책상 앞에 앉는다/이제까지와는 다른 빛나는 눈빛으로 수학책 펼치는데)
강 (노크하고 들어와서) 오봉구, 차 왔다. 가도 좋다.
봉구 ...
강 오봉구.
봉구 (천천히 강을 보고) 가지 않을 거예요. 공부하겠습니다.
강 (무표정하게 보지만)
봉구 (결의에 찬)
현정 오피스텔 (낮)
수정 (에어콘 빵빵하게 틀고/거실 바닥에 큰대자로 눕는) 아! 좋다! 흥. 강씨. 나
빼놓고 가면 내가 서운해할 줄 알지?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찾아갈 줄 알
지? 흥! 개구리 뒷다리네~ (리모콘 눌러 TV 보고/dvd 보고/수박 뽀개 먹
고/과자 허공에 던져서 먹고/뒹굴뒹굴 구르고/혼자놀기가 너무너무 신난)
호텔 커피숍 (낮/날짜 흐름)
마리 (화려한 차림으로 맞선보는 중/*의상 계속 바뀝니다^^)
맞선남1 (맞선남들 핸섬킹카맨들) 장남이지만, 부모님과는 절대 같이 안 살 겁니다.
마리 (좋아서 방긋)
맞선남2 (점프) 쪼끄만... 100평 빌라에 다 돼있으니까요, 마리씨는 몸만 오시면 됩
니다.
마리 (다른 의상/마지못한 미소로 끄덕)
맞선남3 (점프/작은 상자 내밀며) 우리 첫 만남 기념입니다.
마리 (또 다른 의상/상자 열어보면 차키/창 밖을 보면/매끈한 외제차가 반짝반짝
/무표정) 와우... (보는데)
강(off) 행복합니까?
마리 (휘둥그레져 보면)
강 (맞은편에 앉아있다) 이따위 조건들이 진짜 좋습니까? 그 텅 빈 마음이 메워
질 것 같습니까?
마리 ... 아뇨...
맞선남4 (마리가 너무 좋아서 바라보고 있다가) ... 예?
마리 (또 다른 의상/일어나며/차분히) 죄송합니다. (목례하고 가며/슬픈) 왜 자
꾸... 생각나는 거야.
현정 오피스텔 (밤)
열라 웃긴 dvd 나오는 중.
수정 (dvd 보며/완전 편한 차림새) 우하하하하하!!! (점점 웃음기는 가시며) 하
하하...하... (무표정) 안 웃겨. (멍한 표정이다가 휘둥그레)
tv 화면으로 강과 애들 보인다. (상상)
강 (채찍 휘두르며) 공부 해! 공부 하라 말이야!!!
아이들 (채찍 피하며) 으아아아! 수정샘! 샘 어디계세요~~~ (쓰러지며) 으아아아!
수정 (번쩍 눈뜨면/꿈이었다/벌떡 일어나 앉아보면/tv 화면은 방송 끝나서
칙~~~/애들에 대한 그리움 몰려와)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병문고 외경 (낮)
매미 맴맴맴~~
교무실 (낮)
교감/박귀남 (바지 둥둥 걷은 차림/바둑 두고)
사도철 (파리채로 파리 때려잡는)
수정 (들어오며) 안녕하셨어요?
교감/박귀남 어서 오세요. /한수정샘 오랜만이예요?
사도철 (반가워) 한샘... 그간 잘 지내셨어요?
수정 네. 저... 혹시 우리 특별반 애들 못 보셨어요?
사도철 에?
교감 (바둑 두며) 애들 훈련 떠났다면서요?
사도철 그래요? 근데 한샘은 왜 쏙 빼구 갔죠?
박귀남 (바둑 두며) 뻔하지. 한수정샘 있어봐. 애들 편들어 주고 걸리작 거
리지 강변호사한텐.
교감 (한숨) 한수정 선생님도 안 계시겠다 애들을 아주 잡겠군요. 쯪쯪.
수정 (철렁!)
사도철 아아. 그럼 바닷가 같은데서 타이어 이렇게 끌면서 뛰고 그러겠네요?
박귀남 진흙탕도 구를걸? 까시에 막 찔리면서?
수정 (헉.../겁에 질려 꿀꺽)
복도 (낮)
수정 (오만가지 상상으로 불안해져 오는데)
장영식(off) 하하하한...
수정 (반가워) 장샘!!! 댁에 잘 다녀오셨어요? 엥?
장영식/배영숙 (배추며 무가 든 보따리 함께 들고 있다/배샘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청순룩)
수정 배샘...
장영식 저저저희 도도동네엘 오오셨드라구요...
수정 에?!!
배영숙 (다소곳) 내가 원래 홀로 여행하는 걸 좋아하자나. 우연히 들른 마을에 영식
씨... 아니 장샘이 계시드라구.
수정 아아... (알아챘다)
배영숙 (모른 척 하라고 눈짓)
장영식 애애애들은요?
수정 장샘. 어뜩하면 좋아요? 애들이 없어졌어요.
장영식 어어어뜩...
마리 (오며) 애들있는데... 내가 알아요.
수정 에?
마리 (서류 꺼내 슥 펼쳐 보이며) 교외학습 허가 요청서. (하단 가리키며) 보이
지? (하단에 <장소> 강원도 황구면 마대리 산 17번지. 신청인> 강석호)
수정/장영식 (보고) 오오....
장영식 고물 승합차 (낮)
(삽, 곡괭이, 푸대 등) 시골스런 짐이 가뜩인 승합차.
장영식이 운전석에, 수정이 조수석에, 마리가 뒷좌석에 다리 꼬고 앉은.
장영식 지짐때매 차 가가져오길 잘했네요.
수정 (마리에게) 장소 안단 얘길 왜 이제 하세요?
마리 안 물어봤잖아?
수정 (컥) 근데, 이사장님도 가시게요? 왜요?
마리 (강석호가 보고싶어서지만/새침하게) 알 거 없어요. (장영식에게) 가시죠.
장영식 (룸미러로 마리를 보며 방긋) 예... (출발하는데)
배영숙 (뒷자리 푸대 들추며 빼꼼/빙그레)
각 방 몽타주
백현 (눈빛 번득이며/반듯반듯한 글씨로 수학 푼다)
차기봉 (옆에 서서 보며 만족스런/끄덕)//
풀잎 (언어영역 비문학 독해한다/줄 그으며 설명하면)
이은유 (만족한 미소 지으며 끄덕) //
양춘삼 (옆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교란작전)
찬두 (아랑곳 앉고 영어독해 하고/(e) 삑삑 경보음 울리는데/ 문으로 슬라이딩하
며 두꺼운 문제집을 문 아래로 밀어넣고/오 예! 양춘삼과 하이파이브) //
봉구 (열심히 공부한다/탁상시계 새벽 두시 넘었지만/졸리지 않은 봉구)
현정방 (낮)
현정 (벽에 붙은 미션 메시지를 응시하며) 놓아라... 잡아라...
이은유 (환영처럼 옆에 슥 나타나) 구질구질한 과거... 다 잊어버리세요. 지금의
소중한 것들... 놓치지 말아요.
현정 (생각에 잠기는)
-플래시컷/현정의 손을 잡고 달리던 풀잎/현정이 걱정돼 찾아왔던 풀잎/트렁크 들고 현정이 집에 밀고 들어왔던 수정/현정을 간신히 업고 시험 보러 가던 백현/하하하 즐겁게 웃어주던 찬두, 봉구/깡패들과 싸우던 강석호...
현정 (미션 종이를 검지로 짚어보며) 과거... 집착을... 놓아 버리고... 지금의
소중한 것들을 잡아라... (그렇구나!!/깨달음에 눈물 고이는데)
이은유 (또 환영처럼 슥 나타나) 왜냐면... 현정이는...?
현정 (ol) 나는... 나는... 소중하니까...
이은유 (방긋/끄덕/슥 사라지고)
현정 나는... 소중하니까... (기쁨의 눈물 또르르)
펜션 외경 (밤)
풀잎방 (밤)
풀잎 (침대에 누워 뒤척이다 일어난다/탁상시계 새벽 2시 넘은/서성이다가/다시
눕다가/벽에 머리를 세게 부딪친다) 아야! 아... (머리 움켜쥐는데)
백현(off) 길풀잎?
풀잎 (휘둥그레/벽에 귀대고) 황백현?
백현방/풀잎방 (밤/분할화면)
백현 (벽에 귀 대고) 어! 나야.
풀잎 너 계속 그 방에 있었어?
백현 아니. 좀 전에 강씨가 옮겨줬어. 나 있던 방에 냉방이 안 돼서. 아! (침대
내려가 문 열려고 하지만 잠겨 있다)
풀잎 (듣고) 소용없어. 일주일동안 잠궈논댔잖아.
백현 (찡그리며/침대로 다시 와서) 근데.. 너 왜 안 잤어? 새벽 두시 넘었는데...
풀잎 (한숨) 잠을 잘 못 잤어. 계속.
백현 아... 노래 못 들어서?
풀잎 너... 알어?
백현 전에 나현정이랑 얘기하는 거 들었어. (웃으며) 트롯이 자장가라며?
풀잎 (부끄...)
백현 (머뭇) 내가... 노래불러줄까?
풀잎 ...어?
백현 일단... 편하게 누워봐. ... 누웠어?
풀잎 (어리둥절하지만/눕고) 어...
백현 눈감고. ... 감았어?
풀잎 (눈감고) 감았어.
백현 부른다? (헛기침하고/‘땡벌’같은 쌩뚱맞은 트롯을 발라드 풍으로 천천히
멋지게 부른다)
풀잎 (눈감은 채 쿡 웃음나면서도/마음 점점 편안해지고)
백현 (누워서/정성껏 부르는 모습이 분위기 있게...)
국도 일각 + 차 안 (밤)
장영식 (창 밖으로 고개 내밀어 하늘 보고) 벼별도 아안떠 있고... 기길을 못 찾겠
어요.
마리 (짜증) 네비 없어요?
장영식 어어없는데...
마리 왜요?
장영식 네네비 아아가씨가 자자꾸 잔소리해서...
마리 (컥)
수정 밤도 깊었는데, 일단 여기서 쉬고 내일 가죠. 해뜨면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장영식 예. 그그그래요.
마리 아우 이게 뭐야! 불편하게.
수정 그러게 왜 따라 오셔갖구. (주위 살피며) 근데 좀 으스스하지 않아요?
마리 뭐가. 날 더운 여름밤에.
수정 에이. TV에서도 여름밤에 무서운 거 많이 하잖아요. 운전하는데, 조오기 앞
에서 소복 입은 여자가 (몸 흔들며) 스스스슥 오기도 하고...
마리 한샘 왜 이래! 무섭게!
수정 (재밌어서) 아님 운전하다 거울을 띡 보니까 뒷자리에서 귀신이 요렇~게 보
고 있다든지?
장영식 흐흐. 하한샘두. 요요즘에 귀귀신이 어디... (무심코 룸미러 보다가 흠칫)
거울 속으로 처녀귀신(배영숙) 탕탕탕!
장영식 (그대로 기절)
마리 한샘 자꾸 이럴 거야?
수정 우헤헤헤. (마리 약 올리며) 내다리 내놔~~ 내다리 내놔~~
마리 저리 가아! 장샘. 라디오좀 켜 봐요. 장샘? (툭 치자)
장영식 (옆으로 픽)
마리 헉! (그대로 천천히 룸미러 보고) 꺅!!!
수정 엥? (거울 보고) 아아아악!!! (배영숙을 돌아보고) 아아아악!!!
배영숙 (덩달아) 아아아악!!!
우당탕퉁탕 흔들리는 고물 승합차 위에 진짜로 앉아있는 처녀귀신. 아울~~ 여우울음소리.
백현방 (낮)
-인서트 화면/문제 (각주) 화면 잠시 보이며.
차기봉(e) 직선과 로그함수를 통해 대소관계를 묻는 문제!
차기봉 이 또한 수험생 오답률이 높은 문제다. 풀어 봐.
백현 음... 일단 그래프를 그리면... (화이트보드에 그래프 그리는//점프//웬만
큼 그려졌고/교점 가리키며) 여기가 엑스 원이고 여기가 와이투니까 엑스원
이 와이투보다 크다... 그러니까 보기 기역은 참이고...
차기봉 (흡족해서 끄덕)
백현 또.. (보기 니은에 관한 풀이 적으며) 엑스투 마이너스 엑스원 분에 와이투
마이너스 와이원 이콜 일이니까... (점프) 따라서 보기 기역, 니은, 디귿이
모두 옳다가 답입니다.
차기봉 (빤히 본다)
백현 (틀렸나? 불안한데)
차기봉 (빙그레) 맞았어! 잘 했어! 잘 했어! 하하하.
백현 (기봉샘의 환한 웃음에 당황하면서도 좋은데)
-인서트 자막 화면/ <함수 그래프 관련 문제는 반드시, “만나는 교점 찾기”에 충실하라!>
차기봉(e) 잘 들어라. 함수 그래프 문제는 그래프를 잘 그려야 해.
차기봉 그리고나서, 만나는 교점을 찾기만 한다면 식은 죽 먹기! 그래프 나온다고
떨지 말어!
백현 (자리에 앉은/끄덕이고 다음 장 펴는데)
차기봉 근데 너... 왜 이렇게 고분고분해졌냐. 불같은 그 성질머린 다 갖다 버린 게
야?
백현 ...
차기봉 응?
백현 (망설이다/차분히) 제가... 덮어놓고 성질이나 부릴 레벨이 아니란 걸...
알았으니까요. 부족한 놈이란 걸... 알았습니다.
차기봉 (오오... 기특해서 빙그레 웃다가) 강변호사한텐 비밀로 해 주마.
백현 (아... 강씨에게는 폼재고 싶은 맘을 아시네? 하는 표정으로 보면)
차기봉 (찡긋)
펜션 앞 (낮)
수정 일행, 드디어 도착했다.
수정 (펜션 촥 째려보며) 하. 이런 덴 언제 알아 놓은 거야?
마리 (현관에 귀 대 본다)
장영식 뭐뭐하세요?
마리 애들 비명소리 나나 들어보는 거예요.
수정 에? (급 걱정) 이 씨... (현관 열지만) 잠겨 있다.
배영숙 (일각에서 오며) 창문도 다 잠겨 있어요. 아무 소리도 안 들리구.
수정 (돌멩이 집어서 문고리 깨려는데)
마리 잠깐! 소란 피우면, 강변호사한테 말리는 거야.
수정 에?
장영식 (배낭 열어 도구 꺼내며) 이이이 문엔 보보안 장치가 돼 있을 거예요. (문
살펴보다가 보안장치 확인하고/주머니에서 연장 꺼내 해체 시작하는)
배영숙 (오오 역시 감탄하며 보는)
장영식 돼돼됐어요. (침 꿀꺽/심호흡하고 문 여는데/딸깍 열린다)
일동 (환호하려다 참고/조용히 파이팅!)
펜션 거실 (낮)
수정 일행(배영숙샘은 운전 담당으로 밖에서 대기중), 살그머니 들어오는데. 기척 들리자 잽싸게 소파 아래로 바싹 엎드린다.
강 (주방에서 나와 일각 복도로 사라진다)
수정 우씨... 악랄한 강씨... 고우! (하는데)
마리 (굳어있다)
수정 (작게) 왜요...
마리 나 떨려...
수정 여깄어요 그럼. 만일에 강씨 나오면 마크하구요. 알았죠?
마리 (비장하게/끄덕)
풀잎방 (낮)
장영식 (살그머니 와서 문 열어보려하지만/번호키로 잠겨 있다/그럴 줄 알았다는
듯/드라이버로 키패드 열어 분해하기 시작)
수정 (주위 살피며 침 꿀꺽)
장영식 (환해지며 오케이 싸인/신나서 문 열다가/드라이버가 1층으로 떨어진다/쿵)
펜션 거실 (낮)
강 (비호같이 나와/바닥에 떨어진 드라이버를 주워서 본다/2층을 휙 쳐다보고
부르르/2층으로 가려는데)
마리 (소파 뒤에 숨어 있다가/벌떡 일어나) 강변호사님?
강 (당황) 이사장님... 한수정샘이랑 왔습니까. (2층으로 가려는)
마리 (ol) 아뇨! 나 혼자 왔어요! 긴히 할 얘기가 있어서요.
강 (??)
풀잎방 (낮)
풀잎 (언어영역 열심히 풀다가/문 빼꼼 열린 거 보고/휘둥그레) 선생님!
수정 쉿!!!! (들어오며 ) 풀잎아!
풀잎 (목이매어) 선생님! (껴안고) 선생님! 보고 싶었어요!
수정 그래 풀잎아! 어디 보자. 그새 쑥 빠...진거 같진 않고... 고생 많았지.
풀잎 아뇨. 좋은 시간이었어요.
수정 (엥?/갸웃하는데)
현정 (들어오며) 선생님...
풀잎 (현정 보고) 현정아!
현정 풀잎아! (반가워서 손 꼭 잡고 방방 뛰다가/둘 다 머쓱)
찬두방 앞 (낮)
장영식 (진땀 흘리며 키패드 분리하는)
주방 (낮)
강 (마리에게 아이스티 놔 주며) 하실 말씀이 뭡니까.
마리 아우 더워. (손부채질)
강 예?
마리 일단 이것 좀 마시구요. (천천히 마시는데/위층에서 쿵! 소리/허걱)
강 (위를 휙 보고 나가려는데)
마리 강변호사님!!
강 (휙 보면)
마리 저... 저기... (뭘로 붙들지? 찡그리는데)
강 (가까이 다가와 보며) 혹시... 다시 프러포즈하려는 겁니까.
마리 에? 아... 뭐... (망설이다/에라 모르겠다) 그래요. 나 사실, 굉장히 자존
심 쎈 여자지만요! 크흠... (차마 말 못하고/머뭇거리며 보면)
강 (마치 이번엔 프러포즈를 받아줄 듯 부드럽고 그윽히 보는)
마리 (역시.. 싶어서 안도하며/e.) 오호... 역시.. 후회했지? (자신감 얻어서)
뭐... 강변호사님도 그동안 후회 많이 하셨을 거 같아서요. 바보가 아니고
서야 나같은 여잘 거절한다는 건 말이 안 되니까요. 쯪. 좋아요! 화끈하게
다 잊어 줄게요.
강 (ol)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마리 에?
강 저의 대답은... 지난번과 같으니까요. (피식 웃고 가는)
마리 (기막히고 자존심 상해서 파르르/어질어질)
강 (멈춰 서서 돌아보며) 아. 왕봉에 재단 안 넘기신 건, 칭찬해 주고 싶군요.
그런 현명함이 바로, 이사장님의 매력입니다. (찡긋하고 가고)
마리 (기막히기도 하고 칭찬받아 좋기도 하고 혼란) 어쩌자는 거야... 쯪.
찬두방 앞 (낮)
장영식 (찬두방 열고) 차차찬두야!
찬두 샘!!!
장영식 쉿!
수정 (오며) 찬두야, 잘 있었어?
찬두 샘~~~ (달려가 안기고/풀잎, 현정과도 반가워서 손잡고)
수정 (장영식에게) 일단 얘들 데리고 차에 가 있을게요. 봉구랑 백현이 찾아서 오
세요.
장영식 예...
수정 (전투에서 먼저 도망치는 전우처럼) 꼭, 살아서 만납시다.
장영식 (비장하게 끄덕)
수정 (풀잎, 현정, 찬두 데리고 살금살금 가고)
봉구방 (낮)
장영식 (문 따는데)
봉구(off) 누구세요?
장영식 쉿... 새샘이야...
봉구 (안에서) 샘!!!
장영식 쪼쫌만 기다려... (문 따다가 이상한 느낌에 천천히 옆을 보면)
차기봉 (근엄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는)
장영식 으악!!! (스륵 주저앉으며/기절하고)
백현 (차기봉 뒤에서 슥 나와) 선생님! (장영식 부축하는)
펜션 앞 (낮)
수정 (풀잎과 현정, 찬두를 데리고 나온다) 빨리! 빨리빨리!
풀잎 선생님, 어디 가시는 거예요?
수정 어디는! 탈출해야지!
현정/찬두 (엥?/서로 쳐다보고/갸웃 따라가고)
배영숙 (저만치/승합차 몰고 와서 선다) 빨리요!
수/풀/현 (프리즌브레이크의 죄수들처럼 슬로우로 달려가는데)
배영숙 (빨리 빨리 서두는 모습 슬로우로/그러다 어딘가를 보고 허어억!)
수정 (그 시선에 !!해 돌아보고 허어억!!)
강 (부리부리 노려보고 있다)
수정 (질수없다/승합차 문 멋지게 열어 타며) 풀잎아 빨리! 빨리이!!!
풀잎모(off) 풀잎아!
풀잎 (일각 보고/환해져) 엄마!!
현정 (일각 보고 다소곳) 어! 할머님... 안녕하셨어여?
수정 엥? (보면)
양춘삼의 벤에서 풀잎모와 백현 할머니, 찬두부모, 봉구부모 내린다.
수정 (갸웃하며 보다가/강을 보면)
강 (으르릉~~~ 보는)
펜션 거실 (낮)
특별반 선생님들과 학부모들, 학생들 모두 모여 앉았다.
강 일주일간의 독방 훈련을 놓고, 아마도 인권침해니 가혹행위니...
수정 (비쮹하며 듣는 위로)
강(off) 비난하실 분도 있겠습니다만...
강 이건 어디까지나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동의 하에 이루어진...
봉구 (엄마아빠에게) 그랬어요?
봉구부모 (흐뭇하게 끄덕)
강 훈련이었음을 밝힙니다.
차기봉 그럼! 옛날 누구에 대면, 이렇게 냉방 꽝꽝 잘되는 호텔 같은 방에 자면서
한 건 훈련도 아니지.
양춘삼 이 모든 건 제가 지원했답니다?
차기봉 (입모양으로 꼴깝. 찡그리고)
풀잎 옛날 누구가... 누구예요?
차기봉 큼. (강을 보면)
강 (감회어린)
동굴 (과거/겨울)
차기봉(off) 먼 옛날, 실수를 밥먹듯이 해서 밤낮 수학을 틀리던 녀석이 있었다.
고딩 강 (거적떼기 뒤집어쓰고/작은 책상 위에서 기봉 수학 푼다/옆에는 모닥불)
차기봉 그걸 실수 없이 다 풀 때까진 나올 생각 말어! (무섭게 부라리고 나가고)
고딩 강 (눈 부릅뜨고 수학을 푸는)
펜션 거실 (낮)
백현 (그랬구나... 은근한 동질감으로 강을 보는데)
차기봉 공부란 자신과의 싸움이고, 고독과의 투쟁이야. 너희들에게 그걸 똑똑히 가
르치기 위해 이번 훈련을 한 게야.
강 (끄덕) 일주일동안, 혼자만의 시간을 견디며...
몽타주
홀로 공부하던 백현, 풀잎, 현정, 찬두, 봉구의 모습들.
강(e) 너희들은 극한의 고독을 맛보았을 거다. 허나, 우리 선생님들이 가르치고자
한 건 고독만이 아니다.
펜션 거실 (낮)
강 (이은유를 보면)
이은유 홀로 일주일을 보내면서 여러분들에게는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을 겁니다.
가족, 친구, 선생님... 그분들을 생각하며 여러분은...
현정 (끄덕이며 보는 위로)
이은유(off)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꼈을 겁니다.
양춘삼 마찬가지? 여러분과 경쟁하는 학교 친구들? 나아가 수험생들 역시? 여러분
의 적이 아니랍니다. 롸이벌은 여러분들의 실력을 업! 시켜줄 수 있는 아주
좋은 동반자예요.
차기봉 수험생이랍시고 죽을날 받아놓은 사람처럼 떨지 말란 소리야! 당당하게! 어
깨 쫙! 펴고!
아이들 (눈빛 반짝)
펜션 주방 (낮)
수정, 마리, 양춘삼, 이은유, 장영식, 배영숙이 북적이며 음식을 준비한다.
양춘삼 (콧노래하며/퍼포먼스 하듯 춤추며 샐러드 버무리다가) 노우노우! (마리가
서툴게 다듬던 채소 뺏어서 다듬는/혹은 다른 요리)
마리 (다듬던 거 팽개치며) 핫! 우릴 무슨 밥떼기로 아나.
수정 아- 이사장님. 자꾸 망치지 말고 조쪽에 가 계세요 에?
장영식 (능숙하게 채소 다듬고)
배영숙 (그 모양이 예뻐서 방긋/보는데)
이은유 (케잌용 밀가루를 체에 거르며) 후배? (못 듣자) 배영숙 후배!
배영숙 (!!) 예... 선배님...
이은유 쯪. 붙들어.
배영숙 넵. (체를 붙드는)
펜션 거실 (밤)
모두들 둘러앉아 파티 하는 모습. “천하대 합격~!!”을 외치며 건배하고 와하하 웃는.
펜션 외경 (밤)
백현방 (밤)
백현 (잠자리 보는데/욕실에서 들리던 물소리 끊기고)
할머니 (샤워하고 나오시는 길) 아우 개완허다.
백현 (미소)
할머니 (침대 앉아보며) 우리 손주 덕분에 이런 데를 다 와보구, 핼미가 호강허네.
백현 뭘. 할머니, 이리 누워보셔. (눕히며) 그동안 다리 아펐지. 나 집에 없어서.
(할머니 다리 주무르며) 내가 매일 주물러드려야 하는데.
할머니 이이.. 밤엔 쪼끔 허전하드라.
백현 치. 밤에만?
할머니 낮에두우. 밤에두 낮에두 새벽에두 온통 우리 손주 생각뿐이지 핼미는.
백현 (웃고)
할머니 어디서 요런게 와서 핼미를 행복허게 하는지. 고마워요 손주. 핼미 곁에
와 줘서.
백현 (뭉클) 할머닌...
할머니 (창 밖 별을 보며/얕은 한숨) 별두 총총.. 이쁘네... 별님 곁엔 낭~중에나
가구, 우리 손주랑 천년만년 살고 싶은데...
백현 (어쩐지 슬퍼지지만/애써 웃으며 열심히 주무르고)
봉구방 (밤)
봉구가 가운데 눕고 봉구부모 양옆에 누웠다.
봉구 (말복이 사진 보며) 말복이를 잊고 있었다니...
봉구부 그래서. 인제 공부 열심히 한다고?
봉구 응. 나, 진짜 이 악물고 해 볼거야.
봉구모 에유 우리 왕자님. (이뻐서 안아주고)
봉구부 (갑자기 눈물 닦는)
봉구모 왜...
봉구부 감격스러워서. 우리 집안에 이렇게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위인이 나올 줄 누
가 알었어.
봉구모 그러게... (눈물 훔치고)
봉구 (찡하면서도/각오에 찬)
찬두방 (밤)
찬두부모 (침대 끝에 마뜩찮게 앉아있는)
찬두모 아니 뭐 이런 데서 같이 자라 그래? 조 아래 호텔 있든데.
찬두 (책상 앞에 앉아 책 보다가/불편해서 엄마를 보는데)
수정 (노크하고 빼꼼) 어머님? 잠깐 저 좀.
찬두모 네... (나가고)
찬두부/찬두 (서로 어색한)
찬두방 앞 (밤)
강 (찬두방을 잠근다)
찬두모 강변호사님!
수정 쉿. 오늘 밤은 즈이랑 이런저런 얘기나 나누세요. 네?
찬두모 (난처한)
찬두방 (밤)
찬두 (문 손잡이 돌려보고) 어... 또 잠궜네? (두드리며) 인제 끝났잖아요! 아저
씨! 샘! (두드리는데)
찬두부 (둘이 있어보란 거구나... 알아차렸다/근엄하게) 둬라.
찬두 (화들짝 겁먹고 보면)
찬두부 피곤하구나. (누워서 잠 청하는)
찬두 (불편해 찡그리는)
풀잎방 (밤)
풀잎모 (풀잎이 머리 빗겨준다) 머리결두 어쩜 이렇게 이뻐...
풀잎 엄마 닮아 그렇지.
풀잎모 치. 알긴 알어?
풀잎 그으럼. (웃다가 !!) 엄마... 요즘 그 아저씨 못 만나서 속상하지.
풀잎모 뭘... (한숨) 운도 지지리 없는 인간. 어떻게 손대는 일마다 말아먹어.
풀잎 그래서 (보며) 그 아저씨, 빚쟁이 피해서 멀리 가 있는 거야?
풀잎모 어... (곧 집 나가게 될 생각에 울컥 젖어) 풀잎아...
풀잎 응?
풀잎모 너한테 맨날 안 좋은 모습만 보이구.. 미안해.
풀잎 (일부러 대수롭지 않은 척 웃으며) 왜 그래... 갑자기...
풀잎모 쯪. 내 딴엔 좋은 엄마 될려구 노력했는데... 잘 안 됐어.
풀잎 (이상한 느낌으로 보는데)
풀잎모 (안아주며) 에유... 언제 이렇게 컸을까... (눈물 참고)
풀잎 엄마... (안긴 채 뭉클)
현정방 (밤)
현정 (보호자가 없어서 쓸쓸한 듯 앉아있다)
수정/이은유 (들어오며) 현정~아./(함께 들어오며 미소)
현정 선생님...
수정 (침대로 파고들며) 같이 잘려구.
이은유 (의자에 앉으며) 침대가 좁아서 난 바닥에서 자야겠군요.
수정 아니예요. 여기 세 명 충분해요. (현정이 밀며) 옆으로 가 봐.
현정 못 가는데.
수정 응?
현정 (옆을 보며) 어뜩해요?
마리 (이불 홱 걷고) 왜 다들 이 방으루 몰려와서 난리예요?
수정 찬두 어머님이랑 호텔 가신다드니?
현정 저 걱정되신다구요.
수정 엥?!!
이은유 별 일이 다 있군요. 그럼, 다같이 자죠. (침대에 올라앉으며 확 밀면)
수정/현정/마리 (밀리며) 으엑!!!
찬두방 (밤)
찬두부 (침대에서 자다가 일어나서 보면)
찬두 (바닥에 이불 펴고 자고 있다)
찬두부 (이불 잘 덮어주고/어색하게 머리 한 번 쓰다듬어주고/바라보는)
펜션 정원 (낮)
강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께 가장 필요한 건, 참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들 (듣는 위로)
강(e)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좀 느려도, 공부를 못 해도, 느긋한 마음으로
아이가 스스로 커 주길 기다려야 합니다.
애니메이션 (낮)
-아이 몸에 밧줄을 묶어 끌고 올라가는 부모.
강(e) 고개를 빨리 넘어오지 못한다고, 아이를 억지로 끌어올릴 것이 아니라...
-고개 너머에서 아이를 기다리는 부모.
강(e) 고개 너머에 서서, 진득하게 아이를 기다려 주는 것이 부모가 할 일입니다.
펜션 정원 (낮)
강 여러분의 자녀가 지금, 인생의 첫 번째 고개를 넘으려 하고 있습니다.
부모들 (듣는 위로)
강(e) 여러분은 그저, 아이가 스스로 고개를 넘어올 때까지, 끊임없이 아이
의 이름을 불러주시면 됩니다. 그게...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수정 (끄덕)
강 그럼, 실습을 해 보겠습니다. 큰소리로 아이의 이름을 불러보십쇼.
봉구부/모 (점프) 하나둘셋, 봉구야! 봉구야!/왕자님~?
봉구 (건물 뒤에서 방긋 웃으며 나온다) 엄마! 아빠! (달려와 안긴다)
풀잎모 (점프) 풀잎아! (목이매어) 풀잎아...
풀잎 (나타나며) 엄마! (달려와 안기고)
다른 선생님들 (숙연해져서 눈물 닦는)
찬두모/찬두부 (점프) (찡그리다가/강의 눈총에/작게) 찬두야... /(찬두부는 헛기침만)
수정 아버님도 부르세요.
찬두부 됐습니다.
찬두모 (소극적으로) 찬두야... 찬두야...
찬두 (쑥스럽게 나타나 걸어와서/엄마 손만 잡고)
할머니 (점프) 백현아~~ 우리 이쁜 손주 백현아~~~
백현 (달려와 할머니 안아주고)
펜션 뒤뜰 (낮)
현정 (나만 불러줄 사람이 없구나... 표정 어두운데)
수정(off) 현정아!
현정 (역시.. 빼꼼 내다보다가/ 휘둥그레)
일동 현정아!! 현정아!!!
현정 (쑥스러운데)
봉구 (뒤에 감췄던 도화지를 가슴 위로 든다/<전>이라고 큰글씨로 써진.)
현정 (갸웃)
찬두/풀잎 (차례로 <학>, <가> 써진 도화지를 가슴 위로 든다.)
현정 (...)
백현 (현정을 바라보다가/하얀 도화지 가슴위로 들어서 뒤집으면 <지마!!>)
현정 (아... 눈물 맺히는데)
일동 (크게 외친다) 현정아! 전학 가지 마! 가지 마! 가지 마!!!!
풀/찬/봉 현정아, 전학 가지 마!
백현 (박력 있게) 나현정! (보다가/약간 작은 소리로 찡하게) 가지 마...
현정 (눈물 고여 환하게 웃는)
펜션 앞 (낮)
선생님들, 장영식의 승합차에 모두 타고 떠나고. /점프/양춘삼의 벤에 학부모들 모두 탔다.
강 먼저들 가십쇼. 저희는 버스로 올라가겠습니다.
할머니 수고 많으셨어요 선상님~~~
강 (미소/인사)
수정 (약봉지 드리며) 멀미약이예요 할머니. 히히. (점프)
아이들 (손 흔들고)
학부모들 (손 흔들며 멀어지는데)
풀잎모 (유독 눈물로 손 흔들고)
풀잎 (환한 미소로 손 흔들고)
고속버스 (낮)
수정 (곯아떨어져 푸우푸우 잔다)
강 (복도 건너 좌석에서 기가 막혀서 보다가/잠 청하고)
찬두/봉구 (옆에 같이 앉아 고개 맞대고 귀엽게 자고)
백현 (복도 건너에서 혼자 앉아 창 밖 보고)
현정 (뒷자리에서 창 밖 보고 있는데)
풀잎 (복도 건너에 앉아 있다가/옆에 슥 와서 앉으며 미소) 현정아...
현정 (어색한 미소)
풀잎 (머뭇) 고마워... 전학 안 가기루 해 줘서.
현정 (미소) (*풀잎과 현정은 13부에서 완전히 풀어지고 다시 베프가 됩니다)
풀잎 (어색해서 약간 콧노래 부르며 있는)
둘 (어색하게 있다가/시간경과 ol되며)
풀잎 나... 사실은... 얼마동안 좀 혼란스러웠어.
현정 (아... 보는데)
백현 (눈 뜨며 듣는)
풀잎 그럴 일이 좀.. 있었거든. 근데... 이번에 혼자 있어보면서 생각했어. ...
일단은 공부하는 것만 생각해야겠다고. 공부에만 완전 올인.
백현 (뒷자리에서/그렇구나... 싶으면서도 약간은 서운한 표정)
현정 ... 왜?
풀잎 음... 내가... 아직은 여러 가지를 생각할 만큼 성숙하지 않다는 걸 알았거
든. 흐흐. 대신... 그래두 딱 하나는 지켜야겠다고 맘먹었다?
현정 (보면)
풀잎 너랑... 베프된 거...
현정 (아... 찡한)
풀잎 나... 다시, 니 진짜 친구로... 임명해 줄래? ... (귀엽게) 어?
현정 (말 못하고)
풀잎 (따뜻한 미소) 기다릴께...
현정 (어색한 미소/창 밖 보는/아직은 마음 열기가 힘들다...)
풀잎 (좀 쓸쓸하게... 같이 창 밖 보다가/잠 청하는데)
찬두 (뒷자리에서 눈감은 채/미소/백현이와 가까워질 건 아니라 이거지? 싶어서)
백현 (이해하려는 미소로 차창 밖 하늘 보고)
도로 (낮)
고속버스, 힘차게 달려가는.
거리 (낮)
강과 수정, 아이들 모여 서 있다. (*갑자기 떠난 길이므로 짐가방은 없습니다)
강 월요일부터는 2학기가 시작된다. 내일 하루는 집에서 쉬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도록 해라.
아이들 (내일 쉬니까 좋아서) 네!!
강 아울러 다음주부터는, 코앞으로 다가온 9월 모의고사를 대비해 더욱 더 열
심히 공부해야한다. 알았나!
아이들 (힘차게) 네!!
강 (애들이 아주 이쁘지만/담담히 바라보다가) 모두... 수고 많았다. 해산!
수정 이대루요? 뒤풀이 회식두 안 하구?
강 뒤풀이는... 댁에 가서 하십쇼.
수정 칫. 가자 현정아.
현정 (방긋) 네.
백현 샘 안녕히가세요. 현정이두.
수정/현정 어 백현이 수고 많았어. / 안녕...
모두들 (서로 인사하고/헤어지기 아쉬워 얘기 나누고 하는데)
강 (자기만 아무도 안 챙기자 머쓱해서 돌아서서 가는데)
백현 (슥 보고) 아저씨!
강 (돌아보면)
백현 (단정히 목례한다)
강 (흠칫)
아이들 (그제야 깨닫고) 아저씨 안녕히가세요!/바이~~/안녕히가세요~~
수정 씨유 월요일~~
강 (어색해져/미소로 끄덕하고/멋지게 돌아서서 간다)
백현 (정감 있는 피식) 폼 쩔어.
골목 (낮)
강 (애들 생각에 뿌듯해져 오다가/문자 메시지 와서 보면/‘풀잎어머니’/확인
해 보고/표정 굳어서 풀잎이 간 쪽을 휙 돌아보는)
다른 골목 (낮)
봉구/찬두 (즐겁게 가다가)
봉구 맞다... (주머니에서 풀잎이 핸드폰 꺼내서 본다)
찬두 풀잎이 꺼네?
봉구 내 폰 배터리가 다 돼서 빌렸었거든. 갖다 줘야지. (가려는)
찬두 봉구야! ... (쑥쓰) 내가 갈게. (방긋)
봉구 (알겠다는 듯 방긋)
카페 뮤즈 앞 (낮)
풀잎 (발걸음 가볍게 온다)
카페 뮤즈 안 (낮)
풀잎 (들어오며) 엄마! 나 왔어! (안에 대고) 엄마! (갸웃) 영업 준비도 안 하구? (어쩐지 썰렁한 실내를 휙 보고 안채로 가려다 !!해 테이블 보면)
쪽지 하나 테이블 위에 있다.
풀잎 (이상한 느낌으로 펴 보면)
풀잎모(e) 풀잎아...
카페 뮤즈 안 (낮/두 시간 전)
풀잎모 (트렁크 하나 들고 나와 둘러보는)
풀잎모(e) 엄만 나쁜 사람이야.
풀잎모 (쪽지 하나 테이블 위에 얹어놓고/눈물 닦는데)
남친 (초췌한 모습/풀잎모의 팔을 잡고)
풀잎모(e) 엄마 죽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 되렴.
풀잎모 (남친과 나가는)
풀잎모(e) 미안하다 풀잎아. 엄마... 용서하지 마.
카페 뮤즈 안 (현재/낮)
풀잎 (기막혀 비틀 현기증/일각 보면)
상보 덮인 쟁반이 놓여있다.
풀잎 (상보 열어보면/밥 한상 차려져 있고/기막혀서) 하... (쪽지 툭 떨어트리
고) 어떻게... (힘빠져 스륵 쪼그려 앉으며) 어떻게... (눈물 고이는)
골목 (낮)
찬두 (풀잎이 핸드폰을 손에 쥐고 신나서 달려온다)
카페 뮤즈 안 (낮)
풀잎 (쪼그려 앉은 채 극도의 슬픔) 어떻게... 어떻게... 엄마.... 엄마... (낮
게 흐느끼는데/e.쿵! 기척 들려서 휘둥그레) 엄마? (홱 돌아보고 굳는)
여자1 (험상궂은 여자 둘과 들어온다) 니네 엄마 어딨니?
풀잎 (일어나며/겁에 질려) 누구세요?
여자1 니네 엄마랑 날라버린 놈팽이 마누라다 왜! 엄마 어딨어!
풀잎 저도 몰라요...
여자1 하! 몰라아? (친구들에게 턱짓하면)
여자들 (가게 기물 때려 부순다)
풀잎 (말리며) 왜 이러세요! 이러지 마세요! (여자들 밀며) 나가세요! 나가요!
여자1 저리 가! (확 밀치고/부수고)
풀잎 (나가 떨어졌다가/성질 확 올라/덤벼들며) 이러지 마요! 나가요! 가요오!
(울며 밀어내는데)
여자1 이게 근데... (때리려는데)
찬두 (잽싸게 들어와 막으며) 이러지 마세요!
여자1 넌 뭐야! 비켜! (풀잎에게 덤벼들며) 니네 엄마 어딨어! 어딨어!
찬두 (풀잎이 감싸 안고 등으로 대신 맞으며) 이러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풀잎 (찬두 품에서/귀 막은 채/겁에 질려 엉엉 울면서) 엄마... 엄마아아....
찬두 (등짝 맞으면서도/그런 풀잎을 보며 울면서) 풀잎아.. 풀잎아아...
둘의 모습에서. ★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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