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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가_돌아왔다 5

 

 

 

 

공주가 돌아왔다

 

 

 

- 5 부 -

 

 

 

 

 

 

 

 

 

 

 

 

 

 

 

 

 

 

 

 

 

 

호텔 근처 도로 공심의 차안

호텔을 빠져나와 코너를 돌아오는 공심의 차.

도로가에 끽하고 선다.

 

찬우 지금 뭐하는 짓이예요?

도경 (그제서야 정신 차리고 혼잣말처럼그러게...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일까?

(공심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고)

찬우 누나를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정말 서프라이즈네.

도경 어... 나두. (뒤쪽 보며어떡하지차 돌려야하는데 차가 계속 오네.

찬우 다시 돌아가려구요?

도경 응지금 바로 돌아가야 돼.

 

찬우갑자기 차에서 내려 운전석으로 가 차문 연다.

 

찬우 (도경에게내려요내가 운전할 테니이 도로 내리막길이라 유턴 위험

해요.

도경 (난감하고괜찮아내가 할게.

찬우 나 몸값 비싸거든요.

도경 (할 수 없이 내리는)

 

찬우운전석에 오르고 도경조수석에 탄다.

도경찬우 눈치 보며 안전벨트 메는데

찬우차 시동 걸고는 거칠게 출발시킨다.

그대로 직진하는 공심의 자동차.

도경(E) 어디로 가는 거야?

 

공심차 안

도경 돌아가야 된다니까이 차 단장님 차란 말야.

찬우 (말없이 핸드폰 걸고 목소리 깔고황기사마샤 단장님 댁까지 좀 모셔

다 드려차는 내가 좀 쓴다고 얘기 해 줘다음 스케줄은 취소시키구.

 

도경난감한 표정으로 찬우를 보는데

(E) 울리는 도경의 핸드폰 벨.

도경보면 공심이다.

 

도경 (안절부절 못하다가 받고... 단장님그게 저...

찬우 (굳은 표정으로 운전하는)

도경 있다 제가 자세히 말씀 드릴게요. (확 끊는다)

 

호텔 앞

 

공심핸드폰 보며 황당해하는데황기사근처에 서있다.

공심 (열불 나서뭐 이딴 게 다 있어. ( 흠칫해서 옆에 선 황기사 보면)

황기사 (보는)

공심 (황기사 보고 썩소 지으며비서가 개성이 강해서요.

기사 ...! (공심에게단장님저희 차에 타시죠. (찬우 차로 안내하는)

 

황기사 뒤 따라가면서도 상황 이해가 안 되는 공심.

 

한강 둔치 일각 (저녁)

 

일각에 공심의 차 세워져있고

한강을 보며 나란히 앉아있는 도경과 찬우.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있는 찬우.

찬우 눈치 보며 그 옆에 앉은 도경가시방석 같은데...

도경 (조심스레 말 건네며그동안 잘 지냈어?

찬우 (비꼬듯덕분에 자알지냈습니다.

도경 (뜨끔하고)

찬우 우리 발레단에서 일해요?

도경 .

찬우 발레를 계속 했구나.

도경 아니대학 졸업하구 그만 뒀어단장님 비서 일 하구 있어공심이아니 마샤 단장이 내 친구거든.

찬우 이야세상 참 좁네누나를 이렇게 다시 만날 줄이야...

도경 찬우야부탁이 있는데...

찬우 (보면)

도경 나랑 원래 아는 사인 거 마샤 단장한테는 비밀로 해줘.

찬우 왜죠?

도경 너두 나 대하기 불편할 거구.

찬우 난 괜찮은데...

도경 아니야다른 사람들이 불편해그리구 마샤 단장이 알면 나 그만 두라

고 할지도 몰라.

찬우 ...?

도경 친구를 비서로 두기도 쉽지 않은데그 친구가 이사장이랑 아는 사이라

면 일하는데 여러모로 껄끄럽지.

찬우 그러죠 뭐. 밥이나 먹으러 갑시다.

도경 아니야단장이 기다릴 텐데 차 가져다줘야 돼.

찬우 먹고 가요나 저녁 전인데...

도경 난 밥 생각 없어담에 보자.

찬우 17년 만에 만나 밥 한 끼 먹자는데 그 정돈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도경 (곤란한 표정으로 보는)

 

한강 유람선 레스토랑 (저녁도경의 상상)

 

레스토랑 내 중앙에 작은 무대가 설치되어 있고 바이올리니스트가 클래식을

연주하고 있다.

도경식사 마치고 냅킨으로 입가 닦는다.

웨이터와서 도경의 빈 그릇 가져가고 와인병을 따서 잔에 부어준다.

찬우잔 들어 건배 청하면 도경찬우와 건배한다.

도경한 모금 마시는데...

찬우잔 내려놓고는 테이블에 턱을 괴고 지긋이 도경을 쳐다본다.

 

찬우 누나 하나도 안 변했네.

도경 안 변하긴... 세월이 얼만데...

찬우 왜 나 안 기다렸어요?

도경 (대답 못하고)

찬우 어떻게 내가 떠나자마자 결혼할 수가 있어요마치 내가 떠나기를 기다

린 사람처럼... (진한 눈빛으로 보는)

도경 (시선 피하고) ...

찬우 나 안좋아했어요?

도경 (눈빛 흔들리고)

찬우 (도경 손을 붙잡고) 어떻게 다른 남자랑 결혼할 수 있어요내가 돌아

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약속했잖아요.

도경 (마음 아프고)

찬우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가... 내가 누구 땜에 미국에 보내진 건데... (눈물

글썽해지는)

도경 (울컥해서너 그렇게 떠나보내고 나도 힘들었어우린 어차피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인거야그냥 받아들이자?

찬우 그럴 수 없어요내가 왜 지금껏 결혼도 안하고 혼자 살아온 건데...

내가 누나를 얼마나 그리워했는데... (감정 격해져서 흐느끼는)

도경 (안타깝게찬우야!

한강 유람선 레스토랑 (저녁현실)

 

레스토랑 중앙 무대에서 바이올리니스트가 바이올린을 연주 중이고

식사 마친 도경혼자 테이블에 앉아 눈 감고 음악에 취해 있다.

 

찬우(E) 누나자요?

도경정신 차리고 보면찬우 걸어와 앞자리에 앉는다.

 

도경 (자세 바로 하고아니야.

찬우 내가 통화를 너무 길게 했나? (손가락 튕기며여기요!

 

웨이터 오면

 

찬우 여기 치워주시고 디저트로 녹차아이스크림 두 개 주세요.

도경 넌여전하구나니 맘대로 주문하는 거.

찬우 사람이 변하면 쓰나요?

도경 (뜨끔)

찬우 (테이블 위에 한손 올려 턱 괴고 빤히 보는누나참 많이 변했다.

도경 뭐가?

찬우 예전엔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였는데... 헤어스타일이 완전...

오우~ (손가락 하나 들어 흔들며 아니라는 표정 짓는다)

도경 (!... 떨떠름한)

찬우 세월 가면 다들 늙는다지만 누난 왠지 그대로일 것 같았는데...

첨에 보고 충격 먹었어요내가 아는 차도경 맞나 싶어서... 하하하...

도경 사람 앞에 두고 말 막하는 거 보니까 내가 아는 강찬우 맞구나.

찬우 (미소 짓고다행이다!

도경 (보는뭐가?

찬우 누나 만나면 막 화나고 열 받고 그럴 줄 알았는데... 왜 자꾸 웃음만 나

오는지... 세월이 그만큼 흘렀단 증거겠죠?

도경 (미안한 마음에그렇겠지제부도 횟집 일 있잖아.

찬우 제부도? (생각하다혹시 그때 그 여자분이 누나였어요?

도경 내가 마샤 단장을 조금 오해했거든근데 이제 다 풀렸어.

찬우 (웃는하하하.. 그 무시무시한 아줌마가 누나였다니...

도경 그러게그 남자가 찬우였다니... (미소 짓는)

찬우 (장난기 가득한 미소로이야앞으로 누나랑 자주 볼 것 생각하니 기대

되는데?

도경 기대는 무슨... (걱정돼 죽겠다)

 

웨이터 아이스크림 가져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간다.

 

찬우 그럼 내가 이사장인 거 알고 그동안 나 피해 다닌 거예요?

도경 (움찔해서피해 다니기는 누가... 너랑 건물이 틀려서 안 부딪친 거지.

찬우 에이아닌 거 같은데? ... 내가 복수할까봐 무서웠던 거구나하하하...

도경 맘대로 생각하렴암튼 회사에서 나 아는 척 하기만 해봐. (아이스크림

스푼으로 떠서 먹는데)

찬우 아는 척 안한다고 했잖아요왜 이러세요난 누구처럼 약속하고 안지

키는 사람 아니예요.

도경 (찔리는그만 좀 하자아이스크림에 가시 돋힌 것 같아서 안 넘어

간다.

찬우 (아이스크림 먹고왜 그러시나맛만 좋그만...

도경 (아이스크림 먹는데)

찬우 (농담조로원수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이렇게 만나네.

도경 (가볍게 째려보는강찬우~!

 

공심 빌라트 앞 ()

 

공심 차 와서 주차하고찬우와 도경 내린다.

 

도경 (찬우에게 가찬우야다시 한 번 부탁하는데 나랑 회사에서 아는 척 하지 않기다?

찬우 그 말 백번도 더 했네.

도경 너 먼저 들어가.

찬우 그럼 또 봐요. (손들어 보이더니 안으로 들어가는)

도경 (뒷모습 보다가 빌라트 둘러보며....이게 바로 오성그룹 임원들 숙소 구나으리으리하네그나저나 공심이한테 뭐라고 말하지? (한숨 푹 쉬 는)

공심집 거실 ()

소파에 마주 앉아있는 공심과 주희.

 

주희 그 여자 정말 웃긴다다짜고짜 이사장님을 태우고 내뺐단 말이지?

공심 (몹시 화나아무리 사회생활을 안 해봤어도 그렇지감히 이사장님께

그런 무례한 짓을 하다니....

주희 선배 바로 짤라 버려괜히 복수해 주려다 언니 얼굴에 먹칠만 하겠다.

공심 (허걱그러네...정말?

주희 내가 볼 땐 그 여자보통내기 아니야선배가 괴롭히면 괴롭힐수록 역 으로 치고 올 여자라구복수는 복수를 낳는다는 말 몰라?

공심 (솔깃한)

 

(E) 초인종 벨소리.

인터폰 화면에 도경이 서 있다.

 

주희 어머그 여자다더 큰 일 치르기 전에 무조건 짤라 버려알았지?

 

공심 빌라트 앞 ()

문 열리자 공심도경을 노려보고 서 있다.

도경안으로 들어오려는데

 

공심 (차갑게들어올 올 필요 없어차 키 내놔!

도경 (차 키 건네고그게 저... 어떻게 된 거냐하면... (설명하려는데)

공심 해명할 필요도 없어꺼져!

도경 내 말 좀...

공심 넌 해고야내일 당장 짐 싸!

 

공심 현관문 쾅 닫는다.

난감한 표정의 도경.

 

버스 안 ()

 

도경좌석에 앉아서 창밖을 내다본다.

도경 그래찬우 때문에 한번은 당해야할 일... 아쉽지만 여기서 관둬야지 뭐.

(애써 웃다가 찬우 생각에찬우는 어쩜 변한 게 하나도 없냐?

 

도경찬우와 같은 포즈(6)로 턱을 괴고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찬우 빌라트 ()

 

무표정으로 창밖을 내려다보며 생각에 빠진 찬우.

찬우 (의미심장하게마샤장의 비서란 말이지?

 

빌라트 일각 (다음날 아침)

 

운동복 입고 조깅하는 공심.

일각에서 가볍게 스트레칭 하고 있던 찬우를 발견한다.

 

공심 어머찬우씨... (멈추는)

찬우 (멈추고운동 나오셨나보네.

공심 언제 이사 오셨어요?

찬우 일주일 됐어요.

공심 아그렇구나.

찬우 참비서분이 친구라면서요?

공심 (살짝 표정 구겨지고차비서가 그래요저랑 친구라구?

찬우 (씩 웃고제부도 일 오해해서 미안해요.

공심 네?

찬우 그 아줌마가 날 붙들고 어찌나 설명을 하던지 아주 혼났네.

공심 무례를 범한 거 대신 사과드릴게요.

찬우 사과는 됐구 모닝커피나 한잔 합시다.

공심 (오잉 해서 보는)

 

찬우 빌라트

 

소파에 앉아 두리번거리는 공심,

주방에서 원두커피 갈아서 커피 만들고 있는 찬우 뒷모습 보며

 

공심 (찬우 뒷모습 보며 흐뭇하게 웃는데)

찬우 (뒤 돌아보며시럽 넣을까요?

공심 그냥 블랙으로 주세요.

찬우 (커피메이커에서 컵에 커피 따라 가지고 오며미국에서 들어올 때 가 지고 온 거예요. (공심에게 건넨다)

공심 (커피 한 모금 마시며... 향이 좋은데요.

찬우 (기분 좋아 커피 마시는어릴 적에 차비서랑 친했나봐요.

공심 뭐...

찬우 차비서가 마샤 자랑을 어찌나 하던지 마샤한테 잘못하면 저한테 한방

날릴 기색이던데요.

공심 어머그랬어요?

찬우 어떻게 친구 분을 비서로 둘 생각을 다 했을까그러기 힘들 텐데...

공심 (기분 좋아 싱글벙글그 친구 사는 사정이 좀 딱해서...

찬우 (그 말에 살짝 굳어져서그래요? (다시 표정 바뀌고마샤있다가 저

녁에 수영 할 건데 같이 하실래요?

공심 저 수영 못하는데....

찬우 그럼 나한테 배우면 되겠네.

공심 (아싸!! 하지만 조신하게그럴까요?

 

단장실

자기 짐을 챙겨서 상자에 담고 있는 도경.

 

도경 (투덜투덜) 그만두라면 싹싹 빌 줄 알았냐우리 선남이 때문에 그동안

참은 거지지깟 거 무서워서 죽어지낸 줄 알아?

 

공심문 열고 들어오자 도경쳐다도 안보고 계속 짐 싼다.

 

공심 (도경에게커피는?

도경 (어이없어 보면)

공심 당장 가서 사와.

도경 야짐 싸는 거 안보여집 나가는 며느리 밥해놓고 나가는 거 봤냐?

그렇게 먹고 싶으면 (야유조로니가 사오세요!

공심 어젠 화가 나서 한 말이라 해고 취소하려는 건데 싫음 말구!

도경 (표정 싹 바뀌고 밝게에스프레소 맞죠?

공심 그리고!

도경 샌드위치도?

공심 (도경 책상 옆에 쌓아둔 DVD 보고저건 마냥 저렇게 쌓아둘 거야?

도경 아니 반납해야죠커피 사오고 나서 후딱 치우겠습니다단장님!

(얼른 나간다)

공심 (혼잣말로차도경이 나한테 도움이 될 때가 다 있네.

 

문화의 전당 엘리베이터 안

 

도경, DVD 잔득 안고 타면찬우 혼자 서 있다.

엘리베이터 문 닫히고

 

도경 (DVD 떨어지려하자 자신도 모르게찬우야... 이거 좀...

찬우 회사에선 아는 척 하지말래더니... 내참할 수 없지 뭐이리 줘 봐요.

(나눠 들고)

도경 (난처해서 보는데)

 

그때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진섭이 탄다.

진섭찬우와 도경에게 인사하며 타고,

엘리베이터 문 닫히면어색하게 선 세 사람.

다음 층에서 엘리베이터 문 열리면,

찬우들고 있던 DVD를 진섭에게 준다.

 

찬우 이거 좀 들어다 드리세요.

진섭 ? ... 네에이사장님.

찬우 (내리며공과 사는 구분하셔야죠차비서님!

진섭 (뭔 말인가 싶어 보는데)

찬우 앞으론 저한테 이런 거 들어달란 부탁하지 마요.

진섭 (?)

도경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데)

 

엘리베이터 문 열리자 찬우 터져 나오는 웃음 참으며 내린다.

진섭 설마 이사장님한테 이거 들어달라고...?

도경 (얼른아녜요떨어지려는 거 받아주시더니 저러시네.

진섭 그래요? (고개 갸우뚱)

도경 (찬우 찌릿 째려본다)

 

주희(E) 축하해선배!

 

단장실

공심과 소파에 마주앉은 주희.

 

주희 수영장에 가자고 했으면 연애하잔 소리네.

공심 어머머그런 거야?

주희 그럼수영장이면 알몸 토크나 마찬가진데 이야역시 고단수다.

공심 나 어떻게 해야 되니?

주희 뭘 어떻게 해입질할 때 확 땡겨야지작업의 정석 챕터 원!

 

실내수영장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공심.

환상적인 바디라인을 뽐내며 수영장 안으로 들어선다.

일순간 수영장 안의 남자들 시선 공심에게 주목되고.

공심어깨 쫙 펴고 걸어가는 그 위로,

 

주희(E) 선배가 가장 자신있는 몸매로 상대를 유혹하는 거지일명 육탄공격이라

고도 하지.

 

공심남성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고개 들고 도도하게 걸어가 비치 체어에

길게 눕는다.

 

주희(E) 한쪽 다리를 들어 45도 각도를 유지하고 최대한 섹시한 포즈로 주위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거야.

 

한쪽 다리를 살짝 들어 올리고 최대한 섹시한 자세를 취하는데.

주위의 남자들 오우죽이는데...’ 하며 공심에게 시선 집중한다.

공심남자들과 눈 마주치자 살짝 미소 지어 보인다.

입구에서 수영복 차림의 찬우 걸어오고

공심상기된 표정으로 찬우를 향해 손을 흔든다.

 

공심 여기예요찬우씨~!

 

찬우미소 지으며 공심이 있는 쪽으로 걸어오는데

 

찬우 이야먀사 정말 멋진데요. (공심 옆 비치 체어에 앉는다)

 

수줍게 미소 짓는 공심.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살짝 들려진 다리에 오일을 바르는데...

찬우다리를 쭉 훑어본다.

찬우 시선 의식하고 오일을 바르는 공심의 손이 달달달 떨린다.

 

주희(E) 기회가 왔을 땐 망설이지 말고 밀어붙여야해.

 

공심오일을 꽉 쥐고는 찬우에게 내밀며

 

공심 저기등에 오일 좀... (하는데)

찬우 오일요?

공심 (배시시 웃으며손이 안닿네요.

찬우 그러죠.

 

찬우미소 짓고는 오일 받아들자

등 돌리고 앉은 공심긴장 되서 파르르 몸을 떠는데

 

예나(E) (찬우를 부르는찬우오빠~!

 

공심이게 뭔 소린가 싶어 고개 들어보면 예나다.

야시시한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예나가 걸어오는데

공심을 보던 주위 남자들의 시선이 아까보다 오버해서 예나에게 꽂힌다.

예기치 못한 예나의 출현에 와르르 무너지는 공심.

공심 (찬우에게저 분이 여길 어떻게?

찬우 아까 통화하다 수영장 간다고 했더니 여기까지 찾아왔네요.

공심 (실망해서...

예나 (다가와서 공심에게자주 보네요.

공심 (떨떠름한그러네요.

예나 (수영장 주위 둘러보며여기 좋네수영장도 멋지구나도 여기 입주하

게 해주라오빠~

찬우 그룹 관계자만 입주자격 있거든? (미소 짓고는마샤... 오일 바르죠.

공심 네... (다시 등 돌리려는데)

예나 (인상 쓰며어머 웬일이니!

공심 (예나 보면)

예나 실내수영장에서 웬 오일?

공심 ...?

예나 그거 바르고 풀에 들어가면 오일 동동 뜨는 거 몰라요?

공심 (아차!) 그러네요살짝 헤깔렸네.

예나 오성 발레단 단장님께서 상식이하의 행동을 하시면 안되죠.

찬우 실수할 수도 있지예나 너 말이 너무 지나치잖아?

공심 (울그락불그락)

 

샤워장

수영복 차림으로 샤워중인 공심.

 

공심 아으... 얄미운 기집애남 이사 오일을 바르든 마시든 지가 뭔 상관이 라구사사건건 껴들어서 방해할 텐데... 우씨... 그냥 가버려? (하다가

아니다싶은아니지갈려면 그 기집애가 가야지 내가 왜?

다시 각오를 다지는 공심.

수영장

 

파라솔에 가서 앉아있는 찬우와 예나를 보며 걸어오는 공심.

자신을 못 본채로 다정하게 담소 나누는 두 사람을 보며 썩소를 던지는데.

 

주희(E)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도 절대 물러서지 마라그리고...

 

갑자기 풀장 안으로 뛰어드는 공심.

어푸어푸 허우적거리며 난리를 치는데...

 

주희(E) 물에 빠진 여자를 그냥 둘 남잔 이 세상에 없지무조건 앵기고 보는

거야!

 

파라솔에서 벌떡 일어나는 찬우와 예나.

예나가 쏜살같이 달려가 풀 안으로 뛰어든다.

눈을 감고 졸도한 척 하는 공심.

공심의 목을 휘어잡고 수영해서 풀 밖으로 나가는 주희.

찬우가 공심을 끌어올려 눕힌다.

 

예나 어떡해숨을 안 쉬는 거 같아.

찬우 (몸을 흔들며정신 좀 차려 봐요마샤~

주희(E) 졸도한 척 하고 절대 눈을 떠선 해선 안 돼그래야 자연스럽게 인공호

흡으로...

 

하는데 주희가 공심의 코를 막고 인공호흡을 하려고 자세 취한다.

주희를 찬우로 알고 다가오는 느낌에 살 떨리는 공심.

공심 (눈 감은 채이게 바로 영화의 한 장면... 찬우씨...

 

공심의 감은 눈이 파르르 떨리는데

 

예나 아줌마걱정 마내가 꼭 살려낼 테니까...

공심(E) (실눈 떠서 살짝 보고는마음의 소리뭐야왕싸가지 니가 왜 날 살려

?

 

예나의 얼굴이 점점 공심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가는데

 

공심(E) (눈 꼭 감고 입술을 오므리며마음의 소리이런 물귀신 같은 년...

예나의 입술이 공심의 입술에 닿기 바로 직전,

공심참았던 호흡을 푸아~~~ 하며 한껏 내뱉는다.

.... 인상 팍 쓰는 예나.

 

휴게실

 

비치타올 두르고 앉아서 녹차 마시는 공심.

 

찬우 많이 놀랐죠거긴 왜 빠져셔...

공심 (둘러대며그러게요바나나 껍질인지 뭔지에 미끄러져서... 어휴죽는

줄 알았네.

예나 (아무래도 심상찮다근데 실내풀장에서 웬 오일에 웬 바나나껍질?

(찬우 보며오빠좀 이상한 거 같지 않아?

찬우 뭐가?

예나 왠지 오빠한테 작업 건다는 느낌인 거지.

공심 (당황하고아유... 작업은 무슨... 저 그런 거 몰라요.

예나 뭐그럼 다행이구.

찬우 예나야너 순발력 끝내주더라물불을 안 가리고 곧장 고~던데?

예나 사람이 물에 빠져 다 죽어 가는데 그럼 어떡해?

공심 (차 마시며 입 삐쭉)

찬우 너랑 바다 가면 빠져 죽을 일은 없겠네.

예나 당연하지. (공심에게살려줘서 고맙죠?

공심 (썩소 지으며네에...

예나 앞으로 나한테 잘해요생명의 은인이니까.

공심 (기어들어가는 소리로네에...

예나 근데 점심 때 뭐 먹었어요입 냄새가 (손 사래질 하며와우~~

찬우 마샤 민망하게 너두 참...

예나 (공심에게충치 있죠?

공심 그럴 리가...

예나 치과 가보세요한두 개가 아닌 거 같은데... (음료수 쪽 빨아먹는데)

공심 (예나 보며마음의 소리) 에라이엉치 밑에 튀어나온 뽀드락지 같은

년아내가 쉣이다쉣 쉣 쉣~~~

 

도경집 마당

 

현관에서 쓰레기봉투 들고 나오는 봉선.

 

봉선 이놈은 어디 가서 밥이라도 얻어먹고 다니는 건지? (대문 열고 나갔다

가 다시 들어오는데)

봉희(E) (작은 소리로누나...

봉선 (고개 돌려 보는)

봉희 (옥상 난간에서 고개만 빼꼼 내밀고 손짓하며누나 여기야!

봉선 (봉희 발견하고!

봉희 쉿!!

봉선 (주위 둘러보다가 옥상으로 올라가는)

옥상

옥상에 올라오는 봉선.

 

봉선 (작은 소리로니가 왜 여깄어도경이한테 들키면 어쩌려구.

봉희 (작은 소리로그럼 내가 갈 데가 어딨어돈도 하나두 없는데...

봉선 절대로 도경이 있는 시간엔 밑에 어슬렁 거려선 안 돼알았지?

봉희 알았어.

봉선 (안을 기웃거리며근데 그 제비는 또 나갔어?

봉희 쇼핑 가셨어여자두 없으면서 노는 날엔 더 바뻐..

봉선 월세 집 살면서 주말마다 쇼핑은 참... 하여튼~아랫집 남자나 윗집 남자

쯔쯔쯔... (아참도경이 아까 빨래 돌리던데!

후다닥 뛰어 내려가는 봉선.

 

도경집 거실

 

도경다용도실에서 빨래 한 거 바구니에 담아 가지고 나오는데

봉선이 뛰어 들어 온다.

 

봉선 이리 줘내가 널고 올게.

도경 아니야윗집에 월세도 받아야하고 내가 널게. (빨래바구니 가지고 나가

려하자)

봉선 도경아 잠깐만!!

도경 (멈칫 하고 돌아보며?

봉선 앞으로 빨래 담당은 무조건 내가 할게난 빨래가 너~~~무 좋아!

도경 왜 세상에서 빨래랑 쥐가 제일 싫다며?

봉선 그랬었는데 나이 먹으니까 팔 힘만 늘어서 도저히 주체가 안 되거든...

내가 힘쓸 일이 어딨냐내가 널고 올게.

도경 그래? 나야 고맙지 뭐.

봉선 (얼른 빨래바구니 뺏어들고 타다닥 뛰어나가는데)

도경 (갸우뚱하며 보는)

옥상

봉선빨래통 가지고 올라와 빨래 널려고 하자

봉희문 빼꼼 열어보고 안심하고 밖으로 나온다.

 

봉희 누나이건 내가 널테니까 누난 순대 좀 사다줘어째 이집엔 먹을 게 하나도 없냐?

봉선 으이그... 알았어혹시 도경이 올라올지 모르니까 낌새만 이상하면 무

조건 방에 들어가 꼼짝 말고 있어알았지?

봉희 알았어.

봉선 (내려가는)

봉희 (웃으며역시 우리 누나밖에 없다니깐.... (빨래 털어 널다가배야!

(배 움켜쥐고 방으로 들어간다)

 

도경집 마당

봉선문 열고 밖으로 뛰어 나가는 순간!!

도경빗자루 들고 나온다.

 

도경 (봉선이 뛰어가는 거 보며빨래 넌다더니 쟨 또 어디 가는 거야?

빗자루로 현관 앞 쓸려는데 양말이 한 짝 떨어져 있다.

 

도경 기집애하여튼 흘리고 다녀요. (양말 들고 옥상으로 올라간다)

옥탑방 화장실

 

봉희변기에 앉아 일보는 중이다.

끙차힘주며 간간이 서울구경’ 노래를 흥얼거린다.

 

봉희 이 세상에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딨어? (힘주며~

깎아달라 졸라대니 이게 웬 말씀~ (또 힘주며끙차~

볼일 마친 봉희시원하다는 표정으로 물 내리고 휴지로 뒤처리한다.

봉희 (나오며 후렴구 흥얼거리는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

옥상

 

도경빨래통에 담긴 빨래 널고 있다가

봉희 노래 흥얼거리는 소리 듣고,

 

도경 아까 나가던데 벌써 들어왔나? (옥탑방에 가서 노크 한다)

 

옥탑방

 

노래 후렴구 흥얼거리며 화장실에서 나오는 봉희.

 

봉희 (히죽거리며완전 원더우먼이라니까아주 날아왔네날아왔어기둘려누나~~~ (문 열어주는데)

도경 박선생님월세 좀.... (하다가 봉희 보고 놀란다)

봉희 (놀라서 문 확 닫아버린다)

도경 (황당정신 차리고 버럭나봉희니가 여기 왜 있어!!

봉희 (손잡이 꼭 부여잡고)

도경 문 열어!!

 

봉희더욱 손잡이 꼭 부여잡는다.

도경봉희와 실랑이 하다 억지로 문 열고 밀고 들어가는데.

 

도경 (봉희를 째려보며당신이 여기 왜 있는 거냐고!!

봉희 (움찔하다가내가 여기에 있든 말든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

도경 왜 상관이 없어이 집이 내 집인데우리 남남인거 몰라내 집에서 당 장 나가!

봉희 여기가 왜 당신 집이야여긴 엄연히 박선생님 집이야이거 왜이래~

도경 그래말 잘했다남의 집에 당신이 왜 있냐고. (밖으로 밀어내며나 가~

봉희 이거 왜 이래이 아줌마가아줌마나는요 박선생님이랑 고용계약을 맺은 몸이에요.

도경 고용계약?

봉희 말하자면 입주가정부라고 할까박선생님은 집을 제공하고 나는 노동

을 제공함으로써 동거인으로 이 집에 있는 거라구요고용주의 허락 없 이 나는 이 집에서 한 걸음도 나갈 수 없거니와 아줌마가 함부로 날 이 집에서 나가라 마라 할 권리가 없단 말이에요.

도경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봉희 주인 허락 없이 함부로 들어오시면 주거침입죄 됩니다. (도경을 밀어내

며 문 탁 닫는데 크크크고소해죽겠다)

 

옥상

 

씩씩거리는 도경.

 

도경 주거 침입죄 좋아하시네!

 

공심집 욕실 ()

샤워 가운 입고 양치중인 공심.

 

예나(E) 점심 때 뭐 먹었어요입 냄새가 (손 사래질 하며와우~~

충치 있죠치과 가보세요한두 개가 아닌 거 같은데...

공심 (양치하며 열 받아서에라이충치 같은 년~

인상 팍 구기고는 양치 팍팍 하다가 우웩하는 공심.

 

문화의 전당 일각 (아침)

 

급하게 도넛 상자를 들고 가는 도경.

코너 돌다 막 나오려는 찬우와 부딪칠 뻔하는데.

도경 (얼굴 못 보고죄송합니다. (하는데)

찬우 (반갑게누나.

도경 (목례하고 급하게 가는)

찬우 차도경씨~!

도경 (멈춰서 돌아보고)

찬우 뭘 그렇게 들고 가시나?

도경 단장님 간식바빠서 이만. (걸어가는데)

찬우 (바짝 붙어 따라가며있다 점심 같이 해요.

도경 (낮게내가 여기서 아는 척 하지 말랬지누가 보면 어쩔려구...

찬우 먼저 아는 척 한 사람이 누군데그럼 있다 내 방으로 올래요?

도경 왜 이러니마샤 단장 알면 안 된다 그랬잖아? (속도 높여 빠르게 걸어

가는)

찬우 (속도 높여 걸어가며나랑 얘기 좀 합시다.

도경 제발 좀 따라 오지 마단장님한테 걸리면 어쩌려구...

찬우 잠깐이면 돼누나~

도경 (돌아서서 짝 째려보며이사장님이곳에서 제 호칭이 차비서 거든요.

 

돌아서 빠르게 걸어가는 도경을 보며 씩 웃고 서있는 찬우.

 

단장실

 

공심과 강사들소파에 둘러 앉아 회의 중이다.

테이블에 도넛 놓고커피 가져다 놓는 도경.

 

진섭 오지 공연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호두까기 인형 중에서 몇

가지를 골라봤어요.

 

도경책상 위 전화벨 울리면 얼른 받는데,

 

도경 네단장실입니다... ? (곤란한 표정되고저기요이사장님단장님 지

금 회의 중이시라 곤란한데요.

공심 (이사장이란 말 듣고 회의하다 멈추고 얼른 일어나 도경에게 눈치주고 전화 받는마샤 장입니다. (하는데 화색이 돈다어머그러셨어 요그럼요많이 있어요알겠습니다. (전화 끊고차비서!

도경 !

공심 (도넛 박스 집어 주며이거 이사장실에 갖다 드려.

 

복도

 

도넛 박스 들고 투덜거리며 가는 도경.

 

도경 (구시렁먹고 싶으면 지 비서 시켜서 사오라구 하지공심이한테 전화

해서 배달까지 시키냐.

 

이사장실 비서실

 

비서에게 도넛 든 쟁반 내미는 도경.

비서뭔가 해서 도경을 쳐다보는데.

 

도경 마샤 단장님이 보내신 거예요. (돌아서는데)

 

(E) 인터폰 소리.

비서얼른 인터폰 켜면,

 

찬우(F) 들어 오라시고 해요.

비서 이사장님.

 

딸깍 인터폰 끊기고

비서도경을 안내하며 이사장실 문 여는데,

도경기도 안 찬 얼굴이다.

 

이사장실

 

도경들어가면찬우책상에 근엄하게 앉아 있다.

 

찬우 (비서에게커피 부탁해요.

비서 . (나간다)

도경 (어색하게 서 있는데)

찬우 거기 앉아요차비서.

도경 (찬우를 째려보다가 가서 앉고)

찬우 (소파로 와서 도경 앞에 거만하게 앉는다.. 차비서는 이사장의 지시

는 안 듣고마샤 단장의 지시만 듣나요?

도경 (사무적인 말투로단장님 비선데 당연하죠그럼 전 이만... (일어서는

)

찬우 앉아요이거 다 먹으면 빈 그릇 들고 가야죠.

도경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다시 앉는다)

 

(시간 경과)

마주앉아 커피와 도넛을 맛있게 먹는 찬우.

찬우 오랜만에 먹으니까 디게 맛있네.

도경 (찬우를 보다가) 지금 좀 바빠서... 맛있게 드세요. (일어서고)

찬우 (불쑥오늘 저녁 시간 어때요?

도경 선약이 있네요.

찬우 그럼 언제 시간 돼요?

도경 글쎄... 내일은 부부동반 모임 있고모레는 우리 막내 태권도 시범경기

날이고... 이번 주엔 안 되겠는데요이사장님!

찬우 주말은?

도경 (당당하게출장 갑니다.

찬우 출장?

도경 발레단에서 준비하는 오지 공연 때문에 강원도로 사전 답사 가야돼요.

찬우 그럼 할 수 없죠. (사무적인 어조로그만 나가봐요차비서!

도경 (새침하게! (입 삐죽하고 나간다)

 

도경이 나가자 씩 웃는 찬우문득 추억에 잠기는데...

 

공원 (찬우의 회상)

 

커다란 나무 아래 앉아서 피크닉 중인 도경(23)와 찬우(18), 옆에 바구 니가 놓여 있다.

도경 (바구니 보며이게 뭐야?

찬우 열어봐요.

 

도경열어보면 도넛과 과일 등이 보기 좋게 담겨있다.

 

도경 어머 이거 도넛이네.

찬우 (하나 집어들고 도경에게 주면)

도경 (받아서 맛보며진짜 맛있다. (맛있게 먹는데)

찬우 (도경 먹는 거 흐뭇하게 보는)

도경 찬우도 먹어.

찬우 먹여줘요(입 벌리며)

도경 (흘기며하여튼~ (도넛 하나 찬우 입에 넣어준다.)

찬우 (행복해서 미칠 지경이다누나가 먹여주니까 훨씬 맛있네.

도경 야넌 선생님한테 누나가 뭐니? (도넛 먹는데 설탕가루가 도경의 입가

에 묻는다)

찬우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손 도경의 입에 대려하자)

도경 (움찔하며?

찬우 가만있어 봐요입에 설탕 묻었잖아요.

도경 정말? (가만히 있고)

찬우 (손으로 닦아주는 척 하다가 도경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도경깜짝 놀라 얼굴을 빼며 찬우의 뺨을 때린다.

찬우그런 도경을 와락 당기며 진하게 키스 하는데

그런 찬우를 밀어내다가 스르르 눈 감는 도경.

 

이사장실 (현실)

 

찬우창가로 가서 보면바쁘게 걸어가는 도경의 모습이 보인다.

찬우 강원도라? (씩 웃는데)

 

도경집 안방

 

도경옷가지 등을 넣고짐 가방 챙긴다.

봉선 들어오고,

 

봉선 강원도단풍놀이 가는 거야?

도경 단풍놀이는 무슨... (야유조로장공심님께서 장거리 운전은 피곤해서

못 하신단다.

봉선 어째든 출장도 가고... 너무 부럽다.

도경 부럽긴 뭐가 부러워. 24시간 공심이 시중들어야 할 게 뻔한데...

봉선 내가 대신 갈까?

도경 (어이없다는 듯 픽 웃고운전면허도 없으면서...

봉선 그럼 나도 데리고 가.

도경 하루 묵었다 올 텐데 애들 밥은 어쩌구?

봉선 에이구.. 시집도 안 간 고모가 조카들 밥 해 먹이느라 단풍놀이도 못 가구...

도경 선남이 선녀 교복이랑 운동화도 빨아 놔.

봉선 (버럭.. 넌 시누이를 도우미 부리듯 하니?

도경 미안해나 정말 가고 싶어서 가는 출장 아니거든.

봉선 그래니 맘 나도 다 안다조심히 다녀와라.

도경 (웃으며다녀올게. (짐가방 들고 나간다)

봉선 (뒤따라 나간다)

 

마당

 

계단 물청소하는 봉희.

도경 짐가방 들고 나오자.

 

봉희 (보며어디 가는데?

도경 (퉁명스럽게웬 상관?

봉선 (나오며출장간대강원도로.

봉희 강원도 어디? (못마땅한 듯설마 자고 오는 건 아니겠지?

도경 (비아냥남이사~

봉희 이 여자가 정말안 돼못 가!

도경 (무시하며 나가는봉선아나 다녀올게. (쌩하니 나간다)

봉선 잘 갔다 와도착하면 전화하고...

봉희 (손가락질 하며저 여자가 증말~

봉선 공심이랑 가는 거래걱정하지 마.

봉희 그래도 그렇지아녀자가 어디서 외박을...

봉선 야 김치전 해먹자들어와~ (들어가는)

봉희 (불안한)

 

국도 공심차 안

 

도경운전하고 공심 조수석에 앉아 눈감고 있다.

라디오에서 빠른 템포의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공심 (눈 감은 채 짜증스런라디오 좀 꺼 줘.

도경 어.

 

도경라디오 버튼 찾으려 이거 저거 눌러보는데

실수로 잘못 눌러 스포츠카 지붕이 확 열린다.

바람이 휙 들어오자 공심 뭔일인가 싶어 눈을 뜨는데

바람결에 공심 무릎 위에 있던 서류들 낱장으로 날아다닌다.

 

공심 너 미쳤어?

 

머리 날리면서 서류 잡느라 바쁜 공심.

서류 몇 장이 차 밖으로 날아간다.

 

국도 변

 

주위에 논이 펼쳐져 있는 길가에 공심의 스포츠카 세워져 있다.

도경논으로 날아간 서류를 찾느라 헤매고 다닌다.

선글라스 쓴 공심차에 기대서 경치 감상하는데문득 추억에 잠긴다.

논두렁 (회상)

 

벼 심어져있고

논에 들어가 피 뽑는 공심(15),

도경(17), 주스 든 병을 들고 걸어온다.

 

도경 (공심 보고콩심아주스 마시고 해.

공심 (고인 물에 손 씻고 나오며 입 함박만 해니가 논엔 어쩐 일이야?

도경 그만 하고 집에 가자.

공심 아직 일이 남았어.

도경 그럼 빨리 끝내고 내 숙제 얼른 해줘.

공심 (그럼 그렇지 싶다숙제 또 안한 거야?

도경 (주스 컵에 따라주며나는 무용 연습해야잖아.

 

공심컵 받는데 도경의 반지 보인다.

 

공심 (부럽게 보며반지 이쁘다.

도경 (보여주며 자랑하듯우리 엄마 껀데 할머니가 주셨어.

공심 나 한번 껴봐두 돼?

도경 그래. (하며 빼준다)

공심 (손가락에 껴보고이거 디게 비싸겠다.

도경 우리 아빠가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사주신 반지래.

공심 (반지 잡아 빼는데 잘 안 빠진다왜 이렇게 안 빠지지?

도경 손이 물에 불어서 그런가보다.

공심 (억지로 잡아 빼는데 반지 논으로 퐁당 빠진다)

도경 (난리치며어머 어떡해그거 잃어버리면 큰일 난단 말야.

공심 (논 가운데로 걸어가며걱정하지 마내가 찾아줄게.

 

여기저기 찾는데 없다.

날은 어둑어둑 해지고 공심울상이 된다.

 

(시간경과)

공심어둠 속에서 흙 묻힌 채로 손전등 비춰가며 반지를 찾고 있다.

도경몹시 화나 팔짱끼고 논두렁에 서 있는데,

드디어 흙투성이인 공심 찾았다” 하며 반지 들어 보이는.

 

국도 변 (현실)

 

선글라스 쓴 공심팔짱 낀 채 서 있고

여전히 논 안에서 흩어진 서류들을 챙겨 모으고 있는 도경.

공심도경을 고소하다는 듯 입 꼬리 싸악 올라가는데.

 

폐교

도경과 공심에게 브리핑하는 군청 직원.

 

직원 야외무대는 이쯤에 세우는 것이 어떨까 하는데...

 

도경공심의 말에 메모하며 따라다니는.

 

공심 (손짓으로 대충 무대 재가며무대 폭이 적어도 10미터는 돼야 저희 단

원들이 충분히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다가 도경에게차비서운동장이 총 길이가 어떻게 되는지 체크해. (계속해서 국장에게단원

들이 대기실로 쓸 수 있도록 가림막도 필요해요.

직원 (끄덕이며 메모하고)

도경 그러지 말고 대기실을 학교 안에 따로 만들어도 될 것 같은데...

공심 (도경을 찌릿 한번 보고한번 들어가서 보죠.

군청 직원의 안내에 따라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공심도경.

 

옥탑방

 

기타를 치며 노래 흥얼거리며 악보 그리는 봉희.

문득 멈추고 상기에게 전화 건다.

상기 전화기 꺼져있다는 멘트 나오고...

 

봉희 이 자식은 왜 또 전화기를 꺼 논 거야며칠째 통 연락도 없고...

(긍정적으로 바뀌며무소식이 희소식라고 뭔 일이 있겠냐만은...

(아무래도 걱정된다)

 

직원(E) 어서 오십시오!

 

상기기획사 사무실 앞

 

친절히 문 열어주는 남자직원.

 

직원 (생글생글저희 광천수정수기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봉희에게 광고

책자와 개업수건 건네는데)

 

문 입구에 개업화환들 쭈욱 있고

벙찐 표정의 봉희.

1층 경비실 앞

 

돌아서는 경비아저씨를 붙잡는 봉희.

 

경비 (귀찮은 듯일주일 전에 정리했다니까 그러네. (가려고 하는데)

봉희 (경비아저씨 붙잡으며뭔가 착오가 있나 본데 걔가 그럴 놈이 아니라

니까요아저씨.

경비 (도리질 치며말도 마그 밤에 그냥 이삿짐센터 불러서 야반도주하다 시피 했다니까~

봉희 아니에요그럴 리가 없어요혹시 저한테 전해주란 것도 없어요무슨 메모라든가쪽지 같은 거라도.

경비 그런 게 있었나없는 거 같은데... 잠깐만 기다려봐. (경비실에서 장부 주섬주섬 찾아보는데)

 

봉희의 휴대폰에 문자 메시지 왔다는 멜로디 울린다.

봉희문자 메시지 확인하는데 상기다.

<친구야미안하다홍보매니저한테 사기 당했어당분간 나 찾지 마라.>

충격에 휩싸인 봉희.

 

경비 (장부 들이밀며그래깜빡 잊을 뻔 했네관리비를 안내고 갔어자네 친구가.

봉희 (무릎 꿇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절규하는상기이 개자식아~~~~~

옥상

 

봉희얼빠진 사람처럼 축 쳐져서 앉아있는데 봉선이 계단을 올라온다.

 

봉선 긴급사태라니 대체 무슨 일인데?

봉희 (봉선 보고도 한 숨만 깊게 쉬는)

봉선 왜 그래뭐가 잘 안 돼?

봉희 나 죽을 거야나 같은 놈은 죽어야 돼.

봉선 (철렁해서?

봉희 상기가 날랐어.

봉선 (눈 똥그래서그럼 내 원룸 뺀 돈은?

봉희 (고개 떨구며미안해 누나...!!

봉선 (망연자실...그 돈이 어떤 돈인데...먹을 거 입을 거 못 입고 모은 내 전 재산인 거 몰라?

봉희 알지너무 잘 알지.

봉선 (마구 때리며웬수야도대체 언제 정신 차릴래상기허파에 바람 들 어간 놈이라고 어울려 다니지 말라고 그렇게 뜯어말렸는데 결국 이렇 게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냐이놈아!!

봉희 왜 나한테 그래마지막에 원룸 빼서 준 건 결국 누나잖아.

봉선 (그렇다주저앉아내가 못살아 증말.... 엉엉.... 아무리 힘들어도 그 돈

의지하며 살았는데... 니들 믿었다가 빈 쭉쟁이 됐잖아엉엉...

 

휴게소

테이크아웃 커피 들고 주차된 스포츠카로 걸어오는 공심과 도경.

 

공심 아피곤해.... 서울까지 언제 올라 가냐?

 

(E)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

 

공심 (밝게 웃으며 전화 받는어머이사장님!

도경 ...?

공심 (놀라는어머정말요.. 좋지요. (도경에게 손짓하는주소 부르세

. (도경에게메모!

도경 (얼른 핸드폰에 메모 기능으로 찍는데)

공심 .. 홍천군 서면 팔봉리 78-2번지.

도경 (받아 찍는)

공심 (상냥하게네에이따 뵈요. (전화 끊는다)

도경 (보면)

공심 이사장님 별장에 들려서 저녁식사하고 가자.

도경 (불편해서홍천군이면 아까 지나왔는데... 쫌 있음 차도 밀릴 텐데

그냥 (서울 가지)

공심 (무시하고 신나서차비서출발~!

달리는 공심 차 안

 

운전하는 도경조수석에 탄 공심.

 

공심 (감격해서찬우씨 별장에 초대를 받다니... 호호호...

도경 (불안한거기 내려주고 난 고속버스 타고 먼저 가면 안 될까요?

공심 뭐?

도경 막내 준비물도 챙겨야 하구...

공심 황기사랑 같이 왔을지도 모르는데 황기사는 니가 맡아줘야 할 거 아냐?

도경 혼자 왔을 수도 있는데...

공심 그럼 확인하고 가든지 해.

도경 그럼 만약에 이사장님 혼자면 이 차로 서울 가도 되죠?

공심 (씩 웃으며당연하지그리고 사적인 자리에선 말 놔도 돼.

도경 (보면)

공심 너야 당연하겠지만 듣는 나도 거북하거든.

도경 그래주면 나야 고맙지.

공심 업무적인 자리에선 절대 안된다.

도겨 (미소로당연하지그리고 혹시...

공심 혹시 뭐?

도경 이사장님한테 나 이혼한 거 말하지 비밀로 해줘.

공심 왜?

도경 그 사람을 알려면 주위 친구를 보란 말이 있잖니친구가 이혼녀라면

단장님 이미지에 뭐가 좋겠어?

공심 (그런가?)

도경 남자들 그런 거 의외로 신경 많이 쓴대더라. (당부하는알았지?

공심 내가 그런 말을 왜 하겠어? (기대에 찬찬우씨가 별장에 초대하다

... 이게 웬일 이래니? (생각만 해도 좋은)

별장 앞

 

찬우별장 입구에 나와 있는데 공심차 와서 선다.

 

찬우 (조수석 문 열어주며어서 와요마샤~

공심 (내려서 둘러보며와 별장 진짜 좋네요황기사님은...?

찬우 뭐 좀 사러 나갔는데?

공심 (약간 실망한그렇구나. (운전석에 앉아있는 도경 보고차비서~

안 내리고 뭐해?

도경 (불편해죽겠다)

찬우 차 안에 뭐 맛있는 거라도 있나 봐요?

도경 (마음의 소리찬우 쟤가 나를 괴롭히려고 아주 작정을 한 모양이네.

(운전석에서 내린다)

찬우 (도경 보며 장난끼 있게차비서님 운전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도경 (고개 살짝 숙여 인사아 네...

 

별장 안 주방

 

테이블 위에 야채샐러드와 송이버섯 볶음 등이 그릇에 담겨 놓여있고

앞치마 입은 찬우오븐에서 구워 낸 스테이크를 꺼내서,

능숙하게 접시 3개에 담고들고 와서 테이블에 놓는다.

 

공심 (감탄해이걸 다 이사장님이 직접 만드셨다니 황송해서 정말...

찬우 요리 만들기가 특기고좋은 사람한테 내 요리 먹이는 게 취미예요.

공심 어머좋은 사람... 호호호...

도경 (입 삐죽)

찬우 (도경 보고차비서님저 결혼하면 사랑받겠죠?

도경 (떨떠름하게그러시겠네요.

 

찬우스테이크를 공심과 도경의 접시에 올려준다.

찬우 두 분을 위해 스테이크를 준비했는데 괜찮으실지...

공심 (한 점 먹고고기가 살살 녹네요.

도경 (고기 한 점 베어 씹으며내 고기는 왜 이렇게 질겨? (떫은 표정으로

질겅질겅 씹는데)

찬우 (큭 웃는)

공심 (경계의 눈짓 하며어머머.. 차비서, (입모양으로 도경에게분위기 깨

게 왜 이래?

 

(시간경과)

공심스테이크 반 정도 먹고 포크 놓고 냅킨으로 입가 닦는데

 

찬우 벌써 다 드셨어요?

공심 제가 원래 먹는 양이 좀 작아서...

도경 (공심이 남긴 스테이크를 포크로 집어 들고이 비싼 걸 왜 남기시나?

(우걱우걱 먹는데)

공심 (당황해서어머머차비서 누가 아줌마 아니랠까봐... (찬우에게죄송

해요이사장님.

찬우 괜찮아요. (도경에게차비서님더 드릴까요?

도경 또 있어요?

찬우 네. (하면서 고기 가지러 가는데)

도경 싸주세요남은 고기 싸그리 다~

공심 차비서왜 이래?

도경 이 비싼 스테이크를 남기면 아깝잖아요? (찬우에게여기까지 온 손님

한테 그 정돈 해주시겠죠?

찬우 그럼요귀한 손님이신데... (도경 심통 부리는 거 보고 씩 웃는)

 

테라스 ()

 

와인 마시면서 대화중인 공심과 찬우.

도경정원 내려 보다가 시계 보는데,

 

찬우 (시선은 도경에게 꽂혀있고)

공심 (와인 마시며정말 달콤해요.

찬우 (도경에게 권하며) 차비서님도 드셔보세요.

도경 전 운전해야 돼서요단장님늦었는데 그만 가시죠.

공심 (아쉽지만 도경에게그래. (찬우에게오늘 너무 즐거웠어요.

찬우 (미소로두 분 주무시고 가시죠?

/공 (놀라고)

찬우 전 내일까지 있을 건데.. 두 분이 함께 계셔주신다면 영광이죠.

공심 호호... 주말이라 별 일 없긴 한데.

도경 (일어나며그럼 전 버스 타고 먼저 올라갈게요집안 일 있어서 더는

곤란해요.

찬우 역시 제가 무리한 부탁을 드렸네요. (일어서며그럼 두 분 같이 가셔 야죠이거 원마샤 혼자만 계시라고 붙들 수도 없구...

공심 차비서!

도경 ...?

공심 내가 생각해봤는데아카데미 정기공연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할까 해.

도경 (뭔 말인가 싶어?

찬우 ...?

공심 (찬우 보며줄리엣은 정했는데로미오 역은 누가 할지 결정하기가 쉽

지 않네요(도경 들으라고찬영이를 시킬까누굴 시킬까?

도경 (그 말에 자리에 다시 앉더니 와인을 원샷하는)

 

옥탑방 앞 평상 ()

 

봉희여전히 축 쳐져서 앉아있는데

세뇨르박간단한 안주를 앞에 놓고 와인 잔을 세팅 중이다.

 

봉희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내쉬는데)

세뇨르 한숨 쉰다고 일이 해결 되는 것도 아닌데 어서 마음 추스르게.

봉희 이번에 꼭 성공해서 우리 집사람 마음 돌려보려 했는데...

세뇨르 에휴... 자네 인생도 참... 자 한잔 마시고 잊어버리게나. (와인 잔에

부어 건넨다)

봉희 (한잔 쭉 마시고근데 형님은 왜 결혼을 안 하세요혹시 독신주의자?

세뇨르 이 사람아난 독신주의가 아닐세.

봉희 (다소 놀라아니었어요난 그런 줄 알았는데...

세뇨르 영혼이 통하는 여자를 만나면 난 언제라도 결혼할 준비가 되어 있네.

봉희 영혼이 통하는 여자요?

세뇨르 그 뭐랄까영혼과 영혼이 부딪히면서 나는 맑은 종소리를 들어야

난 결혼이란 걸 할 걸세.

봉희 에이 그런 게 어딨답니까나도 그 종소리 못 들었는데.

세뇨르 자넨 선남 엄마랑 어떻게 만난건가?

봉희 (뿌듯한 미소로 술잔을 들어올리며요놈 덕분이죠 뭐.

세뇨르 ...?

봉희 대학시절 우리 집사람이 첫사랑 떠나보내고 술을 마셨는데 몇잔 마시고

는 팩 꼬꾸라지잖아요?

세뇨르 그래서?

봉희 그냥 팍 업고 갔죠 뭐...

세뇨르 (심각하게 보며첫사랑 때문에 상심한 여자를 자기 여자로 만들다니...

쯧쯧쯧...

봉희 그럼 어떡해요나를 그 남자로 알고 팍 안겨서 안 떨어지는데...

(노래하는님 주신 밤에 씨 뿌렸네~~ 사랑의 물로 꽃을 피웠네~~~

세뇨르 (잔 들어 홀짝 마시고내 참비겁한 사람 같으니라구...

봉희 (술 홀짝 마시고하하... 형님은 의외로 너무 순수하신데요.

세뇨르 (봉희 잔에 술 부으며)... 그래서 술렁술렁 여기까지 온 거야?

봉희 술렁술렁은요그 다음날 필름 짤렸다고 오리발 내미는 통에 한 달

동안 쫓아다니느라 죽는 줄 알았어요.

커피숍 (회상)

 

도경봉희와 마주보고 앉아있고 앞에 커피 잔 놓여있다.

도경 이제 그만하자한 달째 이게 뭐니?

봉희 ...

도경 봉희야난 말이지. (발뺌하는그날 일 하나도 기억이 안나그니깐

우리 없었던 일로 하자쿨하게.

봉희 싫어그렇게 중요한 일을 어떻게 없었던 일로 해? (훌쩍이며난 처음

이었단 말야.

도경 (난감해서그럼 어떡하니나보구 어쩌라구?

봉희 도경아... (애원우리 결혼하자그럼 되잖아?

도경 (헛웃음얘가 결혼을 무슨 애들 장난으로 알아요야 결혼은 사랑

하는 사람끼리 하는 거야.

봉희 우리도 사랑하면 되잖아그니깐 결혼하자구.

도경 (진지하게봉희야넌 나한테 동창이자 봉선이 동생일 뿐이야.

봉희 정말 너무 한다. (콧물 훌쩍인다)

도경 (휴지 빼 주면서야 닦아라.

봉희 (코 팽 풀고나도 남자야왜 그걸 몰라 주냐?

도경 (더러워 표정 일그러지며너 같으면 코 닦아 주는 친구동생이랑 결

혼하고 싶겠니결혼이 무슨 애들 소꿉장난도 아니고. (앞에 놓인 커피

잔 들어 마시려는데 갑자기 속이 메스꺼워욱 욱...

 

봉희 놀라서 보는 눈빛 반짝반짝!

 

옥탑방 평상 (현실)

 

세뇨르 이야재주도 좋아한방에 성공했구만것두 쌍둥이로하하하.

봉희 (기분 좋게 웃다가 밤하늘 보며저 별은 봉희 별저 별은 도경이 별.

(시를 읊듯이반짝반짝 도경이 별 어디에서 빛나나봉희 눈 속에서

빛나지나는야 나봉희차도경의 영원한 봉이 되리니.

차도경... 보고 싶소! (=> 나중에 세뇨르박이 개사해서 써먹는다)

세뇨르 (완전 감동 먹고이야정말 멋진 시네어떤 시인이 지은 건가?

봉희 시인요그냥 도경이 누나 꼬실 때 지어서 써 먹은 건데...

세뇨르 (놀라서그래?

봉희 (밤하늘 올려다보며차도경 보고 싶다이 못난 남편을 용서해다

!

 

밤하늘에서 별들이 반짝반짝 빛난다.

 

별장전경 ()

 

테라스 ()

 

도경와인을 홀짝홀짝 마신다.

그 모습 한심하게 보고 있는 공심.

 

공심 그만 마셔.

도경 (취해서이거 술 같지도 않네. (남은 거 원샷 하는데)

공심 무식하게 웬 원샷너 와인 첨 마셔보지?

도경 그래 나 소주만 마셔봤다어쩔래?

공심 어머머얘가 정말 취했나봐.

도경 내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서 이게 뭐냐구?

공심 니가 저번에 나랑 찬우씨 돼지본드처럼 딱 붙여놓는 댔잖아.

도경 돼지본드?

공심 그래오늘이 그 날이야.

도경 어떻게?

공심 방법은 니가 생각해내야지.

도경 (비틀거리며 일어나좋아내가 팍팍 밀어주지. (중심 못잡아 몸 흔들

리고근데 찬우 얘는 안주 더 가지고 온다더니 안주를 사러갔나? (

틀거리며 안으로 들어간다)

공심 어머머진짜 취했나봐찬우래이사장님 이름을 막 부르면 어떡하니.

 

별장 주방 ()

 

도경비틀거리며 들어가다가안주 가지고 나오는 찬우와 부딪치고,

안주 접시 흔들려 안주거리 쏟아진다.

도경 어머나.. (몸을 굽혀 안주를 주우려는데)

찬우 (말리며제가 할께요누나... (도경 어깨 잡고 앉히며여기 좀 앉아요.

도경 (앉고.. 대체 여기까지 와서 왜 이러는 거야사람 집에도 못 가게

붙들어놓고...

찬우 (안주 주워 담은 접시 식탁에 올려놓고난 마샤만 부른 건데...

도경 (입 삐죽그래? (게슴츠레 보며너도 공심이가 좋냐?

찬우 (픽 웃고누나 취했나부네.

도경 저 기집애가 니가 좋댄다. (술주정하는장공심이 강찬우가 조오탠다~

(하는데)

찬우 (도경 눈을 응시하는)

도경 왜 보는 데에?

찬우 누나한테 꼭 물어볼 말이 있어서...

도경 (혀 꼬부라진 소리로몬데그게 대체 모냐고오?

찬우 ... 누나 나를 (하는데)

도경 (테이블 위에 팩 꼬꾸라진다)

 

그때공심이 들어와 보고,

 

공심 어머머미쳤나봐(도경 등 두들기며일어나차비서대체 왜 이

정신 차려~! (등을 철썩 때리는데)

도경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나쳤어? (공심과 찬우를 게슴츠레 바라보

니들 지금 나한테 쌍으로 복수하는 거지? (양 주먹을 불끈 쥐고 권 투하는 포즈 취하며뎀벼다 뎀벼~! (몸 비틀비틀하다가 팩 꼬꾸라지 는데)

찬우 (얼른 넘어지는 도경을 잡는다)

공심 죄송해요이사장님.

 

찬우도경을 번쩍 안아들고 방으로 앞서 걸어가고

뒤따라가며 그 모습 보는 공심화가 나는데...

 

별장 방 ()

 

술 취한 도경을 부축해 들어오는 찬우.

뒤따라온 공심찬우를 도와서 도경을 침대에 눕힌다.

 

도경 (술주정어린 놈의 시키가 까~불고 있어~

공심 (허걱 놀라 찬우를 보며죄송해요찬우씨..

찬우 아니에요편히 주무세요. (나간다)

공심 (팔짱 끼고 도경을 째려보며고춧가루를 팍팍 뿌려라아주~

 

별장 거실 ()

 

찬우씁쓸하게 웃으며 혼자서 와인 마시고 있다.

방에서 나와서 수줍게 웃으며 찬우 맞은편으로 와서 앉는 공심.

 

공심 죄송해요차비서가 술주정이 좀 심해서...

찬우 (씩 웃으며 문득차비서님 남편 분은 뭐하는 분이래요?

공심 (갑작스런 질문에? (하다가)

도경(E) 친구가 이혼녀라면 니 이미지에 뭐가 좋겠니?

공심 작곡가예요제법 잘 나가는...

찬우 아이는?

공심 얼마나 깨소금 쏟아지는지 애가 셋이나 된다니까요.

찬우 (고개 끄덕이며그렇구나피곤하실 텐데 마샤도 들어가서 쉬세요.

공심 저는 괜...

찬우 (O. L.) 간만에 술 마시니까 좀 피곤하네요. (일어나서 다정하게좋은

꿈 꾸세요마샤~

공심 (아쉽지만안녕히 주무세요찬우씨~

 

별장 방 ()

 

술에 취해 뻗어서 잠이 든 도경.

공심문 열고 들어와 그런 도경을 한심하게 내려다본다.

공심 망가져도 너무 망가졌다차도경!

 

공심도경 옆에 눕고 잠을 청한다.

(시간경과)

잠자다가 뒤척이는 도경머리도 아프고목이 마른 듯..

일어나 나간다.

공심은 잠들어 있다.

 

별장 주방 ()

 

도경냉장고에서 물 꺼내서 마시고,

도경 포도주라고 우습게 봤더니 그게 아니네머리 아퍼...

 

지끈거리는 머리를 지압하며 밖으로 나간다.

별장 정원 ()

 

밖으로 나온 도경.

맑은 공기 마시려는 듯 심호흡 한번 하는데 정원 한쪽에서 인기척 느껴진다.

잔뜩 긴장하는 도경의 시선에 찬우가 걸어오고 있다..

도경못 본 척 들어가려고 일어서는데

찬우 누나!

도경 (멈춰 서고) ...!

찬우 (맞은 편 자리에 앉으며나랑 얘기 좀 해요.

도경 난 할 얘기 없는데...

찬우 난 있는데!

도경 (마지못해 앉는다)

 

별장 방 ()

 

몸 뒤척이다 잠이 깨는 공심.

도경이 옆에 없자 침대 바닥에 떨어졌나 확인하는.

공심 아니대체 어디 간 거야?

 

별장 일각 (밤 S#5 상상씬과 반대로 대답하는 상황)

 

찬우도경과 마주 보고 있다.

찬우 왜 나 안 기다렸어요?

도경 (뜨끔 하는)

찬우 어떻게 내가 떠나자마자 결혼할 수가 있어요마치 나 떠나기를 기다린

사람처럼... (진한 눈빛으로 보는)

도경 (시선 피하지 않고)

찬우 누나도 날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나 혼자서만 좋아했던 건가?

도경 (단호하게그게 지금 무슨 상관이야?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데)

찬우 (도경 손을 붙잡고어떻게 다른 남자랑 결혼할 수 있어요내가 돌아

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약속했잖아요.

도경 (차갑게그 약속 내 기억 속에 없어나 애 셋 딸린 아줌마야.

(휙 뿌리치고 현관 쪽으로 걸어간다)

 

도경현관문 열고 들어가는데

찬우갑자기 도경에게로 뛰어간다.

 

별장 안 ()

 

황망하게 들어오는 도경과

뒤따라 들어와 거실에서 도경을 돌려 세우는 찬우.

 

찬우 (원망스럽게내가 누나한테 그렇게 형편없는 놈이었어요?

도경 (찬우 시선 외면하며 가려는데)

 

찬우가 도경을 거칠게 잡아당기고,

도경순간 중심 잃고 찬우에게 안기는 포즈 되는데,

그 순간 방문 열고 나오는 공심.

서로 놀라서 보는 세 사람에서 엔딩.

 



.공주가 돌아왔다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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