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갈 10
[시스템 작동음] (수잔) 전력 복구됐습니다
(태웅) 광철아, 불 좀 켜 봐
[광철이 스위치를 탁 켠다]
[침울한 음악]
(광철) 예상은 했지만 상상 이상이네요
우리 당한 건 명함도 못 내밀겠는데요
(미나) 말해 봤자 입만 아프지
(광철) 아까 입구에 있던 놈들부터 다시 잡아 올까요?
(미나) 잡아 올 게 아니라 거기서 쓸어버리자고
(태웅) 과장님 신병 확보가 먼저야
[인공 눈 작동음]
"인식 불가"
[의미심장한 음악]
[인공 눈 작동음]
"검색 중"
(기범) 실종자야
2018년에 실종된 프로 농구 선수 안유민
[광철의 한숨]
(광철) 마구잡이도 이런 마구잡이가 없네
병기를 만들 거면 자기네 부하들이나 잡아 족칠 것이지
(미나) 연구가 아니라 학살이에요
(태웅) 오늘로 끝내자
출구는 여기뿐이니까 흩어졌다 다시 모이고
피해자들 구제는 여느 때처럼 경찰에게 맡긴다
기범이는 입구 쪽으로 올라가 보고
미나는 전기 사고 발생 지점 주변을 훑어보고
광철이는 지하 쪽으로 내려가 봐
[긴장되는 음악]
[쉭 소리가 난다]
[형광등이 연신 깜빡거린다]
[조직원1의 기합] [긴박한 음악]
[조직원1의 신음]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난다] [조직원1의 신음]
[무거운 음악]
(조직원2) 뭐야?
(태웅) 오광수라는 사람 본 적 있어?
오광수...
(연구원1) 아, 그, K병...
너 뭐 하는 새끼야!
(조직원2) 뭐야! [조직원2의 신음]
[조직원2의 비명]
[조직원2의 힘겨운 신음]
[무거운 효과음]
[무거운 효과음]
[웃음]
(광철) 설마
[긴박한 음악]
[광철의 가쁜 숨소리]
[버튼 조작음] (광철) 지하 1층 클리어
[미나의 거친 신음] [조직원3의 힘주는 신음]
[조직원3의 신음]
[형광등이 깜빡거린다]
[버튼 조작음] [무거운 음악]
(미나) 전기실 클리어
(태웅) 과장님이 딴 데로 끌려간 거 같다
(미나) 네? 언제요?
(태웅) 우리가 들어올 때쯤 본 사람이 있어
(광철) 그럼 오 과장님 여기 없다는 거야?
(태웅) 그렇다고 봐야지
(기범) 대응 매뉴얼에 있었겠지
사고까지 쳤으니까 대처 1순위였을 거고
(태웅) 우리도 이동한다
[광철의 한숨] (미나) 알겠어요
근데 여기 이렇게 끝내고 갈 수는 없어요, 조장
(태웅) 과장님이 없다면 조심할 필요도 없지
아까 흩어졌던 곳으로 최대한 타격을 주면서
무사히 복귀한다
(미나)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요
(기범) 저는 오 과장님 있을 만한 곳 좀 둘러보고 갈게요
[태웅이 피식 웃는다]
(태웅) 나도 그럴 생각이야
(광철) 나도요, 확인할 거 있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여자1의 겁먹은 신음]
[연구원2가 반창고를 쓱 뗀다]
(여자1) 엄마 아빠가 걱정하실 거예요
잘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전화 아니, 문자라도...
(연구원2) 다, 다, 다, 당신 뭐야?
[연구원2의 신음]
[광철이 주머니를 직 연다]
(광철) 가는 길이 좀 험한데
쓰고 갈래요?
[긴장되는 음악]
(원봉) 천천히, 천천히
[차 문이 드르륵 열린다]
(원봉) 아이, 대체 뭐야, 아이...
[원봉의 신음]
[원봉의 불안한 신음]
[차 문이 탁 닫힌다]
그냥 죽여
시간 낭비라니까
(원봉) 시키는 대로 다 했는데 나한테까지 왜 이러는가
[자동차 시동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한숨]
[무거운 음악]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장 마담의 한숨]
(장 마담) [한숨 쉬며] 전화를 안 받네
협상이 잘 안됐나
(용) 봉만철 말로는 황득구가 바로 빼 준다 캤다는데
[헛웃음]
있잖아
나 요즘 최 회장 보면 좀 헷갈려
[피식 웃는다]
뭔 소리고?
우리 불러 놓고 황득구 치자고 할 때는 언제고
아까 낮엔 부회장이라고 싸고돌지를 않나
자리가 사람 만드는 줄 알제?
(용) 깜 안 되면 확 베리는 기래이
[옅은 웃음]
아, 노후가 불안해서 원
(장 마담) 맘 편히 은퇴도 못 하겠네 [용의 웃음]
[용의 탄성]
제대로 선수로 뛰 볼라고?
만철이 나오면 주판 한번 튕기 보자
[웃음]
[숨을 하 내뱉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손목시계 알림음]
[버튼 조작음]
[예원이 손잡이를 달칵거린다] (득구) 뛰어내리게?
다 왔으니까 조금만 참아 [무거운 음악]
(예원) 그 시계는 뭐고 도대체 무슨 짓을 꾸미는 거야?
명색이 회장인데
뭐가 그리 겁나실까
[득구의 코웃음]
[예원의 다급한 숨소리]
[타이어 마찰음]
(득구) 누가 믿어나 주겠어?
천하의 아르고스 회장이 충복인 황득구가 무서워
경찰한테 손을 내민다 [예원의 떨리는 숨소리]
[득구의 코웃음]
(예원) 차 세워, 세우라고 했어!
[기어 조작음]
[자동차 엔진 가속음]
[긴장되는 음악]
[문고리를 덜컹거린다]
[문고리를 쾅쾅 내려친다]
[소화기를 툭 내던진다]
(기범) 저기요
저기요
[괴로워하는 신음이 들린다]
[괴로워하는 신음이 들린다]
[남자1이 울먹인다]
뭐라도 눈에 박아 주세요 [어두운 음악]
제발
[남자1이 울먹인다]
(남자1) 과장님은 절대 못 한다고 하셨지만
그거 아세요?
여기 잡혀 왔을 때보다
지금이 더 무서워요
보여야 뭐라도 해 보는데
[기범의 분노에 찬 비명]
[기범이 소리친다]
[괴로운 신음]
(기범) 어떻게 된 겁니까?
누구시죠?
(기범) 어...
[남자1이 울먹인다]
(남자1) 잘못했습니다
못 들은 걸로 해 주십시오
난 아무것도 몰라요!
[남자1이 흐느낀다]
(기범) 말해 보세요, 무슨 일을 당한 건지
난 죽어도 좋으니까
우리 딸아이만큼은
(기범) 따님도 여기 잡혀 온 거예요?
우리 딸도 죽인 거죠?
그거 알려 주러 온 거죠?
대답해!
(남자1) 대답하라고, 이 살인마 새끼야!
[오열하며] 살려 내!
[남자1이 흐느낀다]
[의미심장한 음악]
(기범) 살인마
(기범) '강기범은 살인마다'
[다가오는 발걸음]
[인공 눈 작동음]
[칼 소리가 챙 난다]
(인공 눈) 죽여
[긴박한 음악]
[소란스럽게 싸운다]
[인공 눈 작동음]
[조직원4의 놀란 신음]
[조직원4의 신음]
[조직원4의 신음]
[무거운 음악] [조직원4의 고통스러운 신음]
[버튼 조작음]
[남자1의 떨리는 숨소리]
[인공 눈 작동음]
(태웅) 강기범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인공 눈 작동음]
(인공 눈) 실험체
(태웅) 그만해
[태웅의 힘겨운 신음] (태웅) 진정해, 강기범
진정하라고! [인공 눈 작동음]
[인공 눈 작동음]
[기범의 놀란 숨소리]
[침울한 음악] (기범) 이거 다 내가 한 거죠?
(태웅) 어
(기범) 조장 공격한 것도 나고?
(태웅) 어떻게 된 거야?
(기범) 모르겠어요
전부 다 실험체로 보였어요
[태웅의 헛웃음]
(태웅) 틀린 말은 아니네
(기범) 맞는 말도 아니죠
(태웅) 오류 같은 거야?
(기범) 조장이 나 안 말렸으면
조장도 죽였을지도 몰라요
순간 통제가 안 되더라고요
(태웅) 오류라면 잡으면 되고
지금처럼 잡히면
그걸로 됐어
지금은 괜찮아?
(기범) 네
(광철) 어, 왔어?
(미나) 어, 우리 둘뿐이야?
- (광철) 우리 둘? - (미나) 어, 둘
(미나) 여기 너랑 나 말고 누가 더 있어?
(광철) 아, 그게...
[광철의 옅은 한숨] [무거운 음악]
따질 생각 하지 마
(미나) 야!
[미나의 한숨]
미안해요, 그쪽한테 한 말 아니에요
넌 잠깐 일로 와 봐
여길 데려오면 어쩌자는 건데
너 조장 오면 뭐라 그럴 거야, 어?
너 이거 국장님까지 알면...
(광철) 미친 듯이 혼나고 독방행이겠지
(미나) 그래서 어쩌자는 건데?
(광철) 딱 바깥까지만, 딜?
(미나) 주는 것도 없는 놈이 딜은 무슨
네가 알아서 해
(태웅) 누구야?
(광철) 이 친구 저기 바깥까지만 데려다주자
(태웅) 여기 두고 가, 곧 경찰이 올 거야
(광철) 여기가 어떤 곳인데 두고 가?
몸에 칩까지 박혀서 위험하다고
(미나) 칩?
(광철) 경찰 왔을 때 제일 먼저 발견되게 해 주려고
[태웅의 한숨]
(태웅) 놈들이 더 있을지 몰라
나랑 미나가 앞뒤에서 지키고
기범인 선두에서 이끈다
(광철) 고마워, 조장
- (기범) 가시죠 - (미나) 근데 선배
(미나) 괜찮아요?
(기범) 응, 괜찮아, 가자
(광철) 우리 가고 나면 안대 벗고
이쪽으로 쭉 가요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경찰이 오는 방향이니까 금방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저도 데려가 주세요
[긴장되는 음악]
비밀 지켜 드릴 테니까
(여자1) 저도 좀 지켜 주세요
(기범) 그럼 데리고 먼저 들어가세요
(태웅) 넌?
(기범) 전 그냥 알아서 있다가 들어갈게요
(태웅) 본부에서 보자
[사이렌이 울린다]
[무거운 음악] (득구) 털렸다?
경찰들 쭉 깔렸네
[예원의 헛웃음]
나한테 한 짓이 후회돼
자수하려고 그쪽이 부른 건 아닐 테고
물론 아니지
이렇게 털리고 다니면 그 사업 손실은 어떻게 메꿀 생각이야?
[어두운 음악]
(득구) 구 원장이랑 그 의사 새끼는 어떻게 됐어?
(달호) 설민준이가 안전하게 옮겼습니다
(득구) 다 자기 몫을 하는데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넌 한 게 뭐야?
아, 출입구를 지켰죠, 헹님
(달호) 입구가 하나지 않습니까?
거기만 잘 틀어막으면
그래서
막았어?
아, 이론적으로는 그런데
사람이라는 게 생리 현상도 있고
(달호) 뭐, 한두 개비 피우다 보면 또... [달호의 비명]
[달호의 아파하는 신음]
아, 강기범이 그놈은 절대 아닙니다
(득구) 누가 봐도 그놈 짓인데 아니라고?
(달호) 제가 얼굴까지 확인했다니까요
아르고스를 제집처럼 드나들고
가는 데마다 난장판에 마무리는 경찰
이래도 모르겠어?
[예원을 툭 밀며] 우린 점점 발가벗겨지는데
(득구) 놈들은 대범하기 끝이 없고
난 우리랑 손절하는 놈들 단도리 치기 바쁜데
넌 문단속 하나 제대로 못 하는 주제에
어디서 개소리야, 이 새끼야! [달호의 신음]
이 새끼야, 이 새끼야! [달호의 비명]
뒈져, 이 새끼야, 죽어! [달호의 괴로운 신음]
죽어, 이 새끼야!
[달호의 힘겨운 신음] 어?
[득구가 총을 철커덕 장전한다] [달호의 놀란 신음]
(달호) 형님, 잠, 잠시 [타이어 마찰음]
형님, 제가
제가 잡아 오겠습니다, 예?
넌 참
명줄이 길어
[겁먹은 신음]
잡아 와
예
뒈지기 싫으면
[달호의 다급한 신음]
"루갈"
야, 보고 먼저... [문이 쓱 열린다]
[한숨]
[문이 쓱 닫힌다]
(브래들리) 어유, 깜짝이야
[의료 기기 작동음]
예
누구?
거기서 데려왔어
아...
국장님은 아셔?
(광철) 응, 곧
곧? 난 못 봤다
(광철) 아이
목뒤에 있는 칩만 빼 줘
아이, 광철아 그런 거는 그, 수잔한테 부탁해야지
김대식이나 다른 실험체들처럼 언제 터질지 몰라
광철아, 나 시험에 들게 하지 마, 응
[광철이 브래들리를 툭 친다]
이 아저씨가 시키는 대로만 해요
(브래들리) [살짝 웃으며] 아저씨?
- 난 못 봤다 - (광철) 아이... [익살스러운 음악]
[광철이 손가락을 탁 튀긴다] [브래들리의 한숨]
(광철) 이 오빠가
뒷목에 있는 거 빼 주실 거죠?
아휴, 아휴, 아휴, 머리야, 아휴
(브래들리) 아휴, 아휴
아휴, 요즘 다들 왜 이러는 거야, 나한테
아유, 머리야, 아휴
(태웅) 강기범이 오 과장님과 접촉한 사람을 발견했는데
더 이상의 흔적은 못 찾았습니다
역시 오 과장이 우리한테 신호를 보낸 거였어
(미나) 살아 계셨는데 이번 일로 목숨이 더 위험해지시는 건 아닐까요?
오히려 확실해졌어
죽이려고 납치한 게 아니라 이용하려는 거야
(태웅) 그럼 더 위험한 거 아닙니까?
(근철) 나나 오 과장이나
이런 일에 대한 대비쯤은 늘 각오하고 살아
협조할 리도 없겠지만 한다 해도
생각이 있는 거니까 걱정 말고
(미나) 그럼 이제 뭘 하면 될까요?
이 문제는 나한테 맡겨
근데 기범이랑 광철이는?
강기범은 복귀 중이고
광철이는 좀 다쳐서 브래들리한테 먼저 보냈습니다
그래, 둘도 가서 쉬어
(태웅) 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옅은 한숨]
[조직원4의 신음]
(기범) 그래, 그럴 수 있어
그 새끼들한테는 더한 짓도 했을 거야
[인공 눈 작동음]
(인공 눈) 실험체
(기범) 왜 그랬을까
실험체로 착각해서?
[화장실 문이 달칵 열린다]
[남자2가 풀썩 쓰러진다] [남자2의 신음]
[남자2의 신음] (인공 눈) 공격성 감지
(남자2) [힘겨운 목소리로] 아, 뭐야
[남자2의 짜증 섞인 신음] (기범) 방어 본능이 강화된 건가?
- (기범) 괜찮아요? - (남자2) 아, 놔, 이거 놔
"타격점"
(인공 눈) 살인 성공률 73%
야, 뭐야, 이거? 빨리 지워
야, 대답 안 해? 빨리 지우라고!
(인공 눈) 삭제하겠습니다
하, 진짜 오늘 왜 이렇게...
[태웅이 피식 웃는다]
자식, 언제 또 이런 걸
[무거운 음악]
[한숨]
[인공 눈 작동음]
[인공 눈 작동음]
[타이어 마찰음]
[무거운 음악]
살아 있었네?
'죽었다', '죽였다'
말도 많던데
그렇게 간단한 얘기가 아니야
진짜 하는 일이 뭐야?
아르고스 잡으러 다녀
나한테는 일부러 접근한 거야?
이제 와서 뭐, 달라질 게 있나?
없다고 말해 주려고
(예원) 우리 계약 아직 유효한 거지?
그렇다면?
(예원) 당신한테는 내가 필요할 거야
나를 믿어?
쫓기고 있어
[긴장되는 음악]
(득구) 잘도 부숴 놨어
이 난도질한 꼬라지 좀 보라고
절망이 느껴지지 않아?
나를 자극하려고 목숨까지 걸고 들어왔어
생각할수록 당기는 놈이야
괜찮으십니까?
내 걱정 할 필요 없어
내 눈엔 다른 게 보이거든
(득구) 다른 놈과는 달라
분노에 휩싸여 지랄발광하지 않고
나랑 놀자고 죽기 살기로 덤비잖아
그렇다면
제대로 게임판에 올려서 놀아 줘야지
준비엔 차질 없겠지?
네
밥이나 먹으러 가자
(미나) 광철이 고집도 무지 세요
평소엔 동글동글하잖아
매번 그런 것도 아니고
대책이 없잖아요
(미나) 뭐, 수술까지는 그렇다 쳐 그다음엔 어쩔 건데요?
(태웅) 살리고 보는 거지 회복하려면 시간도 꽤 필요하고
(미나) 와, 남 일처럼 되게 느긋하네 나만 속 좁아 보이게
[태웅이 피식 웃는다]
잠시 미뤄 둘 뿐이야
더 중요하게 생각할 게 있어서
- (미나) 뭘요? - 기범이
선배가 왜요?
[의미심장한 음악]
통제가 안 되는 순간을 봤어
셧다운됐어요?
아니
다른 종류의 오류 같아
폭주했나 보네요?
(태웅) 응
'인공 눈의 속삭임'
국장님은 그렇게 표현하시더라고요
속삭임?
(미나) 인공 눈에 계속해서 의지하다 보면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순간이 온대요
그때 유혹을 한다는 거죠 속삭임처럼
'모든 제어권을 나한테 넘겨라'?
(태웅)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지배를 당한다?
강력한 만큼 대가가 큰 거겠죠
그래서
그래서?
사실 안전장치가 있어요
저한테
너한테?
저랑 기범 선배만 칩이 심겨 있잖아요
혈류랑 보디 밸런스를 위한 그거?
(미나) 네, 국장님이 거기다 연동을 시켜 뒀어요
- 연동? - (미나) 항상은 아니고요
기범 선배가 자아를 잃어 갈 때나
(미나) 감정이 격양될 때 그 신호가
이쪽으로 전달이 되는 거예요
[태웅의 한숨]
감정을 공유하는 거야?
뭐, 비슷해요
사실 아까 연구소에서도 느꼈었거든요
[의미심장한 효과음]
[힘겨운 신음]
[거친 숨소리]
[거친 숨을 몰아쉰다]
(미나) 아이, 뭐, 갑작스러울 때도 있긴 한데
나쁘기만 한 건 아니에요
[한숨]
[한숨]
[문을 탁 닫는다]
[문이 쓱 열린다]
[문이 쓱 닫힌다]
[쓸쓸한 음악]
(미나) 그래서 그런지
한 번씩은 기범 선배랑
감정이나 행동
동선까지 통할 때가 있어요
걱정되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피식 웃는다]
(태웅) 부럽네
같은 팀원으로서
그렇게까지 공유되는 거
아이, 뭐...
난 생겨 먹은 거 자체가 뭐 그게 안 되거든
(태웅) 누군가를 이해하고 뭐, 소통하는 거?
에이, 무슨 소리예요 충분히 잘하고 있잖아요
너한테도?
아이, 뭐, 그럼요
[문을 탁 닫는다]
[한숨]
[헛웃음]
[풀벌레 울음]
(예원) 황득구 차라서 금방 찾아낼 거야
차 한잔하고 헤어져
그걸로 퉁치고 새 출발 하자는 말로 들리는데?
그것도 좋고
[기범이 안전띠를 달칵 푼다]
[의미심장한 음악]
[차 문을 달칵거린다]
아이씨
[발을 쾅 구르며] 아이씨!
아이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예원) 파티에서 황득구를 칠 계획은
변수가 좀 있었어
뭐,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으니까
구구절절 해명 안 해도 돼
황득구 사업체 하나가 박살 났던데
(예원) 그것도 그쪽 솜씨?
의도한 건 아니고
(기범) 근데 말이야
만약에 혹시라도 내가 다음번에 봤을 때
상태가 좀 이상하면 그냥 무조건 피해
알았지?
우리 사이
장애가 참 많네
(예원) 그래도 분명한 건
또 마주칠 수밖에 없다는 거, 맞나?
이게 왜 황득구한테 있었는지 설명해 줄 수 있어?
(기범) 그냥 사정이 좀 있었어
[숨을 들이켠다]
목소리 듣고 싶을 때 전화해도 돼?
뭐, 용건이 있다면은 피하지는 않지
[무거운 음악] [문이 달칵 닫힌다]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예원) 타, 네 주인한테 데려다줄 테니
감사합니다, 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이러시면 곤란하죠, 회장님
아이, 몰라 [자동차 시동음]
[잔을 쾅 내려놓는다] [개운한 숨을 내뱉는다]
심신 상실?
(만철) 아, 사람을 바보 등신을 만들어야?
풀려났으면 됐지
그게 뭐가 중요해
(만철) 아유, 장 마담
니 같으면 나한테 돈 맡기러 오겄어?
대표가 바보 등신인디 그 은행이랑 거래하겄냐고
사채 쪽은 끄떡없잖아
(장 마담) 쯧, 정 걱정되면 제2금융 쪽은 나한테 맡기든가
- 뭣이여? - (용) 아휴, 그만해라
(용) 다 니 걱정 해서 하는 말 아이가
일단은 나왔으니까
어? 거국적으로 한잔하자
[장 마담이 살짝 웃는다]
[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입소리를 쩝 낸다]
아이, 듣자 하이
황가 놈 근마도 당했다 카는데
뭐요? 그 자식이요?
총 맞고 니랑 내랑 황득구한테 끌려간 데 생각나나?
예, 그 병원 같은 데?
아작이 났단다 [장 마담의 놀란 숨소리]
진짜? 누가?
황득구가 면회 와서도 그랬어
우리를 노리는 놈들이 있다고
우리가 아이라 [장 마담의 헛웃음]
황득구네
누군지 몰라도 그놈들 노리는 거 그거 황득구야
(용) [헛웃음 치며] 어떤 미친 새끼들인지 몰라도
[용의 웃음]
후원회장이라도 해 줄까 싶다
[웃음]
아따, 성님 이 장면에서 웃으면 안 되제
나까지 피 본 거 안 보이요?
피 본 걸로 끝내고 싶으믄
내 말 잘 들어라이
[의미심장한 음악]
[용의 헛기침]
[만철의 헛기침]
(만철) 아따, 장 마담 아, 술 이거밖에 없어?
아, 좋은 거 좀 갖고 와야
아휴, 얘기하다 말고 왜 꼭 지금이야?
아휴, 진짜
[장 마담이 혀를 쯧 찬다]
[문이 달칵 닫힌다]
니 사무실 금고 열쇠
황득구 손에 있다이
뭣이여? 그거 내 손금 없으면 못 여는디?
아이, 방법이야 어떻게든 찾아낼 놈 아이가
(용) 니 VIP 금고
단디 지켜라이
[테이블을 쾅 치며] 이... 황득구! 황...
[아파하는 신음]
[어이없는 숨소리]
(장 마담) 오늘은 아무도 부른 사람 없을 텐데?
[어두운 음악]
사람 들이지 마
(득구) 혼자 마실 거니까 얘도 따로 챙겨 주시고
[어이없는 숨소리]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장 마담이 총을 달그락 챙긴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장 마담) 방금 황득구 왔어
(만철) 지금? 그 자식이 와 있다고?
어, 방금
저 옆의 룸으로 들어갔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받은 만큼 돌려주고 오겄습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문이 탁 닫힌다]
(만철) 아야, 황득구
인사치레는 필요 없어
정 고마우면 입 닥치고 찌그러져 있든가
[헛웃음]
뭐라고 씨불여 쌓냐
(만철) '고마우면'야?
조용히 같이 술을 마시든가 나가든가
하나만 해
[긴장되는 음악] [만철이 술을 호로록 마신다]
[만철이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만철) 왜? 맨날 훔치기만 하다가 니 술잔 뺏기니께 기분 더럽냐?
이 도둑놈의 새끼야
어딜 남의 금고를 뒤져?
[문이 탁 닫힌다]
[장 마담이 총을 잘그랑거린다]
[장 마담의 놀란 신음] [총성]
[장 마담의 비명]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문이 달칵 여닫힌다]
아르고스의 주인이 누굴 거 같냐?
아르고스야 회장님과 함께한 우리들 몫이제
[총성]
(득구) 지금 네 목숨 줄 누가 쥐고 있지?
[소란스럽게 싸운다]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난다]
[뛰어오는 발걸음] (조직원5) 뭐야?
[조직원5의 거친 신음]
[긴장되는 음악] (만철) 니 사업체 다 날아갔다며?
니만 콕 찍어서 노리는 놈들이 허벌나게 많담서?
[총성]
[숨을 들이켠다]
[만철의 능글맞은 웃음]
(만철) 아이고, 왜 그래 쌓아, 아이고, 어?
아, 내가 말이 너무 과했제, 응?
지금 네 거 내 거가 어디 있어? [만철의 거친 신음]
[긴장되는 음악]
(득구) 우리끼리 그것 좀 손댔다고 [만철이 울먹인다]
뭐가 문제지, 안 그래?
아, 아, 야, 좀, 좀 이것 좀, 총 좀 치워 쌓아
그러게 처음부터 총을 들게 하지 말았어야지
선택의 기회를 줬잖아
(득구) 이왕 이거 들었으니까 [겁먹은 신음]
마무리는 지어야지
어? 마무리?
[말을 더듬으며] 뭐, 뭔 마무리?
살고 싶으면 선택해
최용과 장 마담 중
하나는 네 손으로 처리해
뭐, 뭐, 뭐, 뭐, 뭣이여?
[겁에 질린 신음]
경거망동한 대가는 치러야 하지 않겠어?
[울먹이며] 아, 아, 야, 야 아, 이것 좀 치워, 어?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나, 나, 나, 나 환자여, 환자 아이고!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칼 소리가 챙 난다]
디데이를 오늘로 바꾼다, 시작해
(기범) 네가 그랬잖아, 내 눈 블랙아웃 된 거
복구 프로세스 무시하고 되살릴 때
오류가 생길 수 있다고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거하고 같다고
[달그락거리며] 예, 뭐
그랬던 거 같기도 하고
'그랬던 거 같기도 하고'는 뭐야, 쯧
(기범) 아까 오후에도 리셋되다가 막혔잖아
진짜 오류 아니라고?
기계적으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니까요
(브래들리) 다만
(기범) 다만 뭐?
[입소리를 쩝 낸다]
[한숨]
(브래들리) 그러니까 이게
버그인지 오류인지 저도 아직 정리가 덜 됐는데
인공 눈이 자신을 드러낼 때가 있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기범) 뭐? 언제?
[입소리를 쩝 낸다]
그러니까 우리 뇌 속 시냅스 사이엔 틈이 있는데요
거기서 전기적, 화학적 반응을 통해 신호가 전달되는데
(브래들리) AI 딥 러닝이 아주 고도화되면
그 시냅스 틈 사이의 정보까지
인공 눈이 읽어 낼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인공 눈이 내 생각을 뭐, 가로챌 수도 있다
이런 얘기야? [브래들리가 입소리를 쩝 낸다]
뭐, 처음엔 이질감 정도겠지만 나중에 심해지면
(브래들리) 구분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이게 내 생각인지
인공 눈이 심어 준 생각인지
아이, 근데 이거는
이론적인 가능성일 뿐이어서
지금 상황에는 예, 대입할 수가 없어요
[브래들리가 달그락거린다]
만약에
진짜로 만약에 말이야
인공 눈이 날 장악하게 되면 그땐 어떻게 돼?
자아를 잃고 인공 눈이 시키는 대로 살겠죠
[브래들리의 한숨]
그걸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
[인공 눈 작동음]
[한숨]
[혀를 쯧 찬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기범) 그 친구는?
(광철) 수술은 잘 마쳤고 회복되면 즉시 방출
독방에서 입을 옷 준비됐고
바로 국장님한테 가서 자수할 거야
- (기범) 그래? - 그리고 고마웠어
내 말대로 하자고 해 줘서
내가 뭐 한 게 있냐 조장이 결정한 거지
반응이 왜 그래?
(기범) 야, 뭐, 나까지 좋아해 줬다가
왠지 나도 독방 갈 거 같아서 그런다, 인마
아, 이거 지금 내가 빨려고 가져왔는데 이거 새거거든
독방 입소 선물이다
[익살스러운 음악]
놀리는 거야?
명색이 독방인데
그래도 경건한 마음으로 좀 깔끔하게 가야지
(기범) 입어 봐
(광철) 나 원래 깔끔하거든?
(기범) 잠깐만, 내가 이거 지금 며칠째 보고 있는 거 같은데?
나 이거 똑같은 거 열 장 있어!
[헛웃음 치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어
국장님한테 가 봐
응, 옷만 갈아입고
[문이 달칵 열린다]
[세탁기를 탁 닫는다]
[한숨] [문이 탁 닫힌다]
[근철의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TV 전원음]
[무거운 음악] (TV 속 앵커) 속보입니다
K병원에서 행방불명됐던 구원봉 원장이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금 전 저희 스튜디오로 발신인 불명의 우편물이 전달됐는데요
그 안에는 구원봉 원장의 중대 발표 녹화 동영상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 내용이 가히 충격적인데요
지금 바로 공개하겠습니다
지금부터 난 이 나라 정부와 경찰의
추악의 진실을 밝힌다
(TV 속 원봉) 그들은 수년 전 아르고스파의 전신인
불개미파를 소탕한다는 명목하에
우리 연구소에 생체 실험을 통한
인간 병기화를 제안해 왔다
(TV 속 원봉) 당시 K병원 연구소는
재활 의학 분야에선 선구자적 입지를 갖춘 곳으로
[어이없는 숨소리] 사람 살리고자 만든 기술을
사람을 죽이는 데 쓸 수 없다는 반대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
(TV 속 원봉) 하지만 정부와 경찰은 갖은 협박과 술수로
이 실험에 동참할 수밖에 없도록 우리를 압박했고
결국 비윤리적인 실험에 착수할 수밖에 없었다
[근철이 팔걸이를 탁 친다]
(근철) 구 원장
(TV 속 원봉) 하지만 상당수의 실험 대상이
사형 선고를 받은 흉악한 범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우린 저항했고 모든 실험을 중단했다
(광철) 국장님 저기서 기범이 형이 왜 나와요?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TV 속 원봉) 하지만 정부와 경찰은
사회적 책임 등을...
[TV에서 음성이 계속 흘러나온다] (태웅) 지금 나오는 방송 어떻게 된 겁니까?
(광철) 구원봉 원장이 양심 고백 중인데
전부 거짓말이야
(TV 속 원봉) 우린 토사구팽 당했다
날 제외한 모든 연구진들이 납치됐고 살해됐다
저 사기꾼 새끼 자기가 우리를 죽이려 해 놓고서
(TV 속 원봉) 자신들의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행태를 대오 각성 하고
(TV 속 원봉) 나를 비롯한 이 실험에 동원된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실성 있는 사과와 성의 있는 배상을 해 줄 것을
나 구원봉은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TV 속 앵커) 다시 들어도 이게 과연 사실일지 의문이 들 만큼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하지만 방송을 보시는 국민 여러분들께
이 부분은 확실히 짚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구원봉 원장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고 [휴대전화 진동음]
앞으로 수많은 검증 과정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네
[TV 뉴스가 계속된다] (경찰청장) 야, 이 새끼야
일 처리 이따위로밖에 못 해?
내 목 날아가는 꼴 보고 싶냐고!
넌 끝이야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 진동음]
더 이상 노출되면 루갈도 끝입니다
적당한 선에서 막으세요
어떻게든 바로잡을 겁니다
(V) 말로만?
썩은 부위는 잘라 내야죠
강기범 그놈이 문제니까
고민할 거 없이 들어내세요
(V) 급한 상황만 잠재우면 나머지는 내가 해결하죠
[통화 종료음]
(TV 속 앵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느 부분까지 거짓인지
저희들도 다방면으로 확인할 예정입니다
[문이 탁 닫힌다] [TV 뉴스가 계속된다]
[의미심장한 음악]
(TV 속 득구) 이제 좀 아시겠습니까?
아르고스는 범죄 집단이 아닙니다
진짜 범죄자는 나라의 녹을 처먹고 사는
정부 나리들, 경찰 나리들 그놈들입니다
(TV 속 득구) 국민 여러분
이제 눈을 뜨십시오
인간 병기 만들겠다고 그놈들이 다 쇼를 한 겁니다
(남자3) 아유, 진짜야?
[경찰서가 소란스럽다] (TV 속 득구) 모든 비난은
아르고스에게 돌리고 말이죠
지금까지의 미해결 사건들 실종된 사람들
강력 범죄들
다 나라의 자작극이라 이 말입니다
(양 형사) 저 새끼가 진짜 말이면 다인 줄 아나!
(브래들리) 이거 왜 이래 우리 지금 해킹당한 거야, 어?
화면을 바꿀 수가 없어
(수잔) 녹화 방송인 것 같은데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채널이 다 뚫린 것 같아
(TV 속 득구) 이 모든 쇼의 중심에 서 있는 한 놈
그놈이 나와서 모든 진실을 밝힐 겁니다
만약에 거부한다면?
지금까지 벌어진 비극들
우리가 저질렀다고 오해받고 누명 썼던 그 모든 사건들을
아르고스가 직접
재연시켜 드리지
내 말 잘 듣고 있나?
강기범
[키보드 소리가 요란하다]
그래, 네 말 잘 들었다, 황득구
(TV 속 여자2) 도주한 상태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죽었는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진실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이대로는 저희는 안전하게 살 수 있다 보장할 수 없습니다
진실을 꼭 밝혀서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미나)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 없어요, 선배
자칫하다가는 황득구한테 놀아날 뿐이라고요
(광철) 절대 안 되지, 기범이 형을 내놓으라니
가능성 1도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형
내가 지켜 줄게 [기범의 헛웃음]
(태웅) 너 하나 희생한다고 해결될 상황 아니야
(미나) 그래요, 선배
장단 맞춰 주다가는 루갈까지 위험해질 수 있어요
황득구 저렇게 나오는 거 그렇게 놀랄 일인가?
다 예상했잖아요
(기범) 시체에다가 이름도 써 붙이는 놈이 [무거운 음악]
더한 짓을 못 하겠어?
근데 난 그때부터 생각해 봤어요
내 존재가 공개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나는 나 하나로 해결될 거라고 믿어
황득구가 원하는 건 나니까
약속을 지킬 거라고 생각해? 황득구가?
뭐, 지키게 만들 순 있지
그럼 그게 끝이냐고
그 뒤로는 여러분들이 맡아 줘야지
(기범) 루갈은 나 말고도 세 명이나 더 있잖아
강기범
(미나)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기범의 한숨]
근데 참 웃긴 게 뭐냐면
누가 봐도 악당 같은 놈인데
저놈 말 한마디에 사람들 모두가 휘둘린다는 거
(기범) 아, 우리 진짜 열심히 했잖아요
이름 모를 누군가를 위해서
아파도 참고 무리도 해 가면서 나쁜 놈들 때려잡았잖아
난 아무도 몰라줘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아니
우리가 하는 일이 옳다고 믿었으니까
근데
그게 아니었나 봐
마음이 되게 아파요
진심이 외면당하는 거
그게 되게 쓰린 거거든
이렇게까지 미움받을 놈인가 나 강기범이?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했다고
[한숨]
근데 한편으로는 미안해요
그냥 다 미안해서
그게 참 견디기가 힘드네
[태웅의 한숨]
[태웅의 한숨]
[쓸쓸한 음악]
[의미심장한 음악]
[긴장되는 효과음] [타이머 작동음]
(근철) 폭탄이 확실해?
(브래들리) 예, 사제로 만든 건데 실력 있는 놈 솜씨네요
시한폭탄이고 어설프게 해체 시도했다가는
버스 날아갑니다
(수잔)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오전 9시 안에
지정한 장소에 강기범이 안 나타나면 터트리겠답니다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탁 닫힌다]
저 혼자 다녀올게요
어딜?
[한숨]
저 하나 때문이잖아요
(기범) 저 하나 때문에 누군가 다치는 거
진짜 그만하고 싶어요
[무거운 음악]
보내 주세요
[한숨]
[금속 탐지기 작동음]
[금속 탐지기 작동음]
비켜 줘요, 조장
[휴대전화 진동음]
[긴장되는 음악]
[문이 탁 닫힌다]
[조명이 탁 꺼진다]
[조명이 탁 켜진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마이크가 삐 울린다]
[마이크를 톡톡 두드린다]
[감성적인 음악]
(득구) 네가 지키려는 것들
정말 그럴 가치가 있을까?
(V) 팀 해체되면 다 도망자 신세인 거 아시죠?
(근철) 다 잡을 때까지 절대 잡히지 마
(득구) 나보다 더한 놈들이
너희들 위에 있거든
(기범) 사실대로 말해라 싹 다 죽여 버리기 전에
(득구) 건방진 새끼
(기범) 어차피 둘 중의 하나는 죽어야 끝나
(득구) 잘 가라, 강기범
.루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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