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손수건 13
s# 수술실 앞 (수술실 문 열리고 의사 수술모 벗으며 나온다) (자영의 식구들 용수철처럼 일어나 의사에게 다가간다) 자영-선생님... 외조모-(오, 엘) 선생님, 우리 애미 별 일 없는 거죠...? 괜찮지요..? 자영-(오, 엘) 다 잘 된 거죠 선생님... (나영과 태영도 초조하게 달라붙어서) 외조모-(오, 엘) 어때요 선생님... (대사를 거의 겹쳐서 해 주세요) 의사-(착잡한) 병원에 오는 시간이 좀 늦었어요,..지난번 보다... 자영-(순간 뻥하면서도 재빨리) 그래두 별 일은 없는 거죠...? 네..? 선생님 의사-(냉정하게 훅 심호홉과 함께) 최선을 다 했는데... 미안합니다,.. (자영의 어깨를 한번 잡아주고 간다) 자영-(갑자기 머리속이 하얗게 바래는 기분) 나영-(순간 미친 아이처럼) 엄마, 엄마, (울음 터지며 쏜살같이 수술실 문으로 쫓아가서 두드리며) 엄마 엄마.... 외조모-(털썩 주저 앉는다. 정신을 놓을 것 같은) 자영-(얼른 주저앉아 할머니 꼭 안고 안믿어지는) 아닐 꺼예요, 할머니, 아니야,... 아닐 꺼예요, 할머니... 외조모-(흐드득 흐드득 신음인지 울음인지 짐승같은 소리) 태영-(울음 터진다) 나영-(소리치며 우는) s# 상민 동네 (아침) (조깅하는 상민-길게) s# 상민 거실 (상민 조깅하고 돌아온다) 운규-(주방에서 아침 하고 있다) 상민-(목욕탕으로 가려다) 다섯시까지 차 보낼테니까 준비하고 계세요... 운규-(들은척도 안한다) 상민-늦지 마시구요 운규-언제 나 허락 받고 결혼하냐...? 느이 맘대로 하면서 어째서 난 오라가라 난리야,.. 귀찮게- 상민-우리때문이 아니구 아버지 때문에 하는 겁니다 운규-내가 언제 걔들 모친 보고 싶대...? 상민-아버지한테 예를 갖추기 위해서 하는 거예요,.. s# 안치실로 가는 복도 (밀차로 엄마 시신 밀고 가고 온식구들 울부짖으며 따라가고 있다) 자영-엄마 이러면 어떡해,...어떡해... 안돼 엄마... 엄마 안돼... 외조모-애미야,... 인숙아... 인숙아... 애미야... (나영은 아예 붙들고 늘어지고 태영은 흐느끼며 쫓아간다) (외조모 밀차 놓치며 스르르 주저앉는다. 바닥에 앉은체 흐느낀다) s# 안치실 문앞 (직원들 문으로 들어가려는데) 자영-(너무나 다급하고 처절하게) 잠간만,... 잠간만이요...(침대 붙들고 늘어진다) 잠간만- (직원들 멈춘다) 자영-(하얀 씻트 가만히 걷는다) (나영과 태영 엄마 붙들고 몸부림치며 운다) 자영-(얼굴 가까이 대고) 엄마,... 엄마 이게 끝이야...? 우리 엄마 못 봐....? (엄마 얼굴 가만히 쓰다듬는다) 엄마 안돼... 엄마 안돼.. 우리 어떡하라구 엄마.... 엄마.... 나영-(아예 엄마 가슴에 엎어져 엄마 몸을 안고 악을 쓰고 운다) (직원들 자영 삼남매 밀치고 밀차 끌고 간다. 남겨진 삼남매 통곡) s# 민주 식당 (아침 먹는 민주, 오여사, 선주) 민주-어머니 오늘 여섯시예요, 늦지 마세요 오여사-늦긴 어떻게 늦어,... 어려운 자린데... 선주-무슨 날이야...? 민주-양가 상견례 하는 날이야, 선주-양가라고 하니까 대단하게 들린다,.. 말은 양가지만 엄마 한사람, 저쪽은 이실장 아버지 한사람 그럴 거 아냐,.. 오여사-우리야 원래 친척이 없는 집안이구... 그 쪽도 그렇대니...? 민주-친척들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어머니하고 상민씨 아버님만 인사 나누면 돼요.... 이것도 안하고 싶은데 예식장에서 첫대면을 할 순 없으니까 하는 거예요,... 선주-난 형제들이 많은 사람이랑 결혼할 꺼야,.. 누나도 있구, 동생도 있구 식구들이 많아 북적대는 그런 사람이랑... 민주-식구들이 많은게 왜 좋은데...? 시끄러워서 좋아...? 선주-조용하면 절간이지 사람 사는 집이야...? 민주-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은 알지..? 형제가 많으면 어렸을 땐 날마다 싸우구... 커서는 재산 가지구 서로 싸우고 고소하고.... 그게 좋아...? 선주-이 세상에 재산 가지구 싸우는 형제만 있어...? 재산 없어도 의좋은 사람두 있지,... 식구 많으면 너무 재미있을 거 같해... 민주-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잘 생각해... 시집 식구 많으면 너만 고생해... 요샌 그런대드라,... 싯자가 싫어 시금치두 안먹는다구... 선주-그래서 언닌 시어머니 없어서 좋아...? 민주-내 얘기가 아니야,...들은 얘기야,... 오여사-(조용히) 내가 항상 자식으로만 사는 게 아닌데,.. 나두 나중에 늙구...부모 되구... 시어머니 되는 건데... 민주-지금은 시어머니가 틀렸구 나중에 내가 시어머니 되면 자식들이 틀렸구 그러는 거죠 뭐,... s# 디자인실 과장-주연씨, 어제 자영씨 술 얼마나 먹였어,... 주연-(기분 별로다) 과장님 윤자영이 선배 맞아요...? 윤자영이가 내가 먹인다고 먹을 사람이예요...? 과장-출근을 안하니까 하는 소리지... 주연-(착잡한 심정) 하루쯤 안나온다고 안될 거 없잖아요, 내버려 둬요 경진-어제 싸웠어요...? 주연-이건 또 무슨 소리야...? 경진-(웃으며) 주연 선배 말투가 좀 그래서요,.. 주연-싸우면 내가 못나와야지 왜 자영이가 못나와...? 내가 자영일 해 치웠을 꺼라 그런 얘기야...? 경진-(웃으며) 깡은 주연 선배가 윗급이니까요 주연-분해 죽겠네,...어유, 억울해.. (효) 전화벨 울린다 주연-(전화 받는다) 디자인실입니다... 자영-(휠-힘없다) 주연씨 나야,... 주연-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자긴 왜 결근은 해 가지구 날 억울하게 만드니..? 다들 내가 두둘겨 패서 못나오는 줄 알아,...(말은 그렇게 하지만 자영의 심정 아는) 괜찮어...? 자영-(휠) 우리 엄마....(목에 메이며 말을 못한다) 주연-(?) 어, 엄마 왜.... 또 안좋으시니..? 자영-(휠) 가셨어... 주연-(비명 지르며 벌떡 일어나며) 윤자영 (과장과 경진 시선 집중) 주연-(울먹이며) 이게 무슨 소리야? 어머 미치겠네, 이게 웬일이니... 말도 안돼,...어떡하니..? 어떡해... (놀라서 과장 일어나 다가온다) 과장-왜 그래... ? 주연-(울며) 어떡해애- 지금 어디니, 병원이야...? s# 영안실 밖 복도 (자영 천천히 핸드폰 닫는다. 나영의 통곡하는 소리 들린다) 자영-...(벽에 머리를 기대며 눈물 흐른다) s# 영안실 (자영 눈물 닦으며 마루 올라 온다. 나영 바닥에 앉아 통곡하고 있고 태영 고개 떨구고 앉아 있는데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외조모 한구석에 기진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아직 상복 입지않고 있다) 자영-(줄줄 울면서 엄마 영정 본다) (엄마 자연스러운 스넵 사진) 자영-(하염없이 눈물 흐른다) s# 퀵사무실 앞 (용식 급하게 사무실 나와 영만의 집으로 뛰어 간다) s# 영만의 거실 (미령 현관문 여는데 용식 급하게 들어선다) 용식-(다급한 목소리로) 사장님 계시지...? 미령-어, 왜 그래..? 뭐가 쫓아와...? 용식-(못기다리고 안을 향해) 사장님,... 미령-(부른다) 아빠, (출근하기 위해 방에서 영만과 한순 나온다) 영만-금방 나가는데 왜 올라 왔어...? 용식-저 태영이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데요...? 미령-(사이없이) 뭐? 태영이 엄마가...? 영만-아니 돌아가시다니,.. 언제... 용식-오늘 새벽인가봐요, 지금 태영이한테서 전화 왔어요 미령-(오, 엘 울먹이며 다급하게) 오빠 제대로 들었어..? 정말이야...? 용식-내가 바보냐...? 한순-아이고마 이기 웬일이고... 영만-(믿어지지않는) 아니,... 괜찮으시다고 그랬잖어,...지금 어디 있대, 집이야, 병원이야.. 용식-병원이요,.. 전에 그 병원이래요 미령-(오, 엘 울며 나가려고 마루 내려가려는) 영만-(붙잡는다) 너 어디 가 미령-(소리치며) 병워언- 영만-임마, 우리도 가 봐야 할 것 아냐... 한순-하머, 가봐야지이- 미령-빨리 가, .... 빨리이... 영만-(자기 옷) 이러구 가...? 갈아 입고 가야지.... s# 영안실 (눈물 자국이 흥건한테 앉아 있는 자영과 태영, 나영은 할머니한테 바짝 붙어앉아) 태영-누나... 상민이 형한테 연락 해야지... 자영-(순간 멈칫 경직되며 얼른 대답이 안나온다) 태영-연락 해야 되잖아... 외조모-하지 마라,... 태영-(약간 ? 정도의 시선으로 할머니 보고 누나 보고) 그 동안 서운해 하셨지만 그래두... 보고싶어 하셨잖아요,... 외조모-안된다, 느이 엄마 상민이 오는 거 싫어 할 꺼다.... 자영-..... 태영-저도 미워요, 괘씸하구 ... 그렇지만 엄마가 가셨는데 병원에 입원했을 때 하곤 다르잖아요... (누나 보며) 어떻게 연락을 안해,... 외조모-느이 애미 그 놈이 쓰러트렸어... 자영-(처음 듣는 소리다. ?) 할머니.... 태영-그게 무슨 소리예요, 할머니. 외조모-어제 그 녀석 만나고 와서 이렇게 됐어,... 회사로 그 녀석 만나러 갔다 와서.... 자영-(울음 터지며) 엄마가 왜 만나러 가요,.. 엄마가 왜요....왜요오 s# 병원 주차장 (밤) (태영 살기가 느껴질 정도로 굳어진 얼굴로 오토바이 시동 건다) s# 비서실 (효) 전화벨 상민-(받는다) 이상민입니다... (태영이 전화다) s# 회사 건물 뒤 (태영 분노로 얼굴이 하얗게 돼서 상민을 패고 있다) 상민-(두어대 맞다가 정신 차리며 태영 멱살 잡는다) 어젠 어머니 오늘은 너니...? 왜들 이러는 거야, 왜,... 태영-(오, 엘 소리치며) 왜...? 니가 우리 엄말 죽였는데 내가 널 살려 둘 것 같해...? (팬다) 우리 누나 피눈물 나게 하고 우리 엄마 죽인 놈 내가 죽일꺼야.. 상민-(놀라서 태영을 붙들고) 너 지금 뭐랬어,...내가 어머닐 죽이다니,.. 내가 왜 어머닐 죽여,... 태영-널 만나고 충격으로 돌아가셨어... (악쓴다) 돌아가셨다구...(한방 날린다) 상민-(나가떨어진체 절망과 허탈과 믿을 수 없는 복잡한 심정) s# 민주 사무실 민주-(결재 끝내고 팔목 시계 보고 인터폰 들고) 미쓰 신, 실장님 들어 오시라구 해... 여비서-(휠) 지금 안계시는데요 사장님 민주-어디 가셨어... s# 비서실 여비서-(수화기 들고) 잠간 누구 만나신다고 나가셨습니다 s# 남자 화장실 (상민 거울앞에 서서 터진 입술 손수건으로 닦고 있다. 문득 생각에 빠진다) 태영-(소리) 니가 우리 누나 피눈물 나게 하고 우리 엄마 죽인 놈, 내가 죽일 꺼야 (상민 괴롭다) s# 비서실 (상민 들어 온다) 여비서-사장님이 찾으셨어요 상민-(착잡한 심정 털려고 애쓰며 사장실로) s# 민주 사무실 민주-(뜻밖인) 얼굴이 왜 그래요....? 상민-(거북한) 좀 다쳤어요 민주-조금 전에두 안그랬잖아요, 어디 봐요.. (다가가서 얼굴 본다) 상민-괜찮아요..(피하며) 민주-누구랑 싸웠어요...? 상민-아니예요, 문에 부딛쳤어요.... 민주-무슨 문이요...? 상민-방금 화장실 문에요... 민주-(어처구니 없는 웃음 나며) 화장실 문에요...? 아니 어떻게 화장실 문에 부딛쳐요...? 그것두 이렇게 심하게...? (전화기로 가며) 미쓰 신한테 약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상민-(막는 기분) 그냥 둬요, 내가 나가서 바를테니까... 민주-(개의치 않고 수화기 들고) 미쓰 신 우리 약상자 있어요..? 가지고 와요(수화기 놓는다) 상민-왜 찾았어요 민주-아버님한테 차 보내드려야 되잖아요,... 상민-내가 알아서 할께요... 민주-(어이가 없다는듯 웃음 스치며) 노처녀 시집가는 날 등창 난다더니 하필 오늘 그게 뭐예요,... 싸운 줄 알겠어요... (효) 노크 소리 (미쓴 신 연고 들고 들어온다) 여비서-실장님 입술 터지신데 바르실려는 거 같아 연고 가지고 왔는데요 민주-이리 줘... 여비서-(준다) (민주 약에 써 있는 글을 보고 여비서 나가고) 민주-외상에 바르는 거네요,... 앉아요 상민-(손 내밀며) 내가 바를께요... 민주-어서요,.. 상민-(소파에 앉는다) 민주-(앉아서 약 뚜겅 열고 상민의 입술에 발라준다) 상민-(얼글 찡그린다) 민주-아파요...? 상민-괜찮아요.. 민주-(가볍게 웃으며) 바보같해,.. 어떻게 화장실 문에 부딛쳐요...? 상민-.... 민주-(상민의 터진 데 약 바른다) s# 비서실 (상민 책상앞에 심기 불편한 생각에 빠져 앉아 있다) s# 회상 (12회) 엄마..한결같이 이쁘게 지내는 내 딸두 대견하구.... 너두 그렇게 이뻤어...이제 어려운 시간 다 지나가고 결혼만 하면 되는 애들이..(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 상민-... 엄마-(가슴 미여지며) 진즉 헤어지지.... 이렇게 깊이 사귀기 전에 진즉 헤어지지...(눈물 후두둑 떨어진다) s# 비서실 (현실) (상민 굳어진체 번뇌에 찬 얼굴로 앉아 있다) s# 영안실 (자영과 외조모, 나영 조문객이 오리라는 생각도 없이 앉아 있다. 나영은 계속 울고) (미령과 영만, 한순 들어 선다. 자영도 외조모도 누가 왔다는 의식이 없는체 앉아 있다) 미령-(울면서 영만 팔 잡아 끈다. 말하라고) 영만-저..즈이 왔습니다... (그제서야 자영과 외조모 본다. 일어난다) (미령의 식구들 올라 간다) 한순-(울먹이며) 세상에... 무슨 이런 일이 다 있어예..? 이기 무슨 일이라예..갑자기 이기 무슨 일입니꺼... (자영, 외조모 고개 떨군체) 영만-(낮게 한순에게) 절부터 하구.... (영만과 한순 향에 불을 붙쳐 꽂고 절한다. 미령이는 한발 뒤에서 절) (자영과 식구들) (영만이 식구들 자영, 나영과 절 한다) 영만-갑자기 왜 이렇게 되셨어,... 자영- ... (말을 못하며 눈물만) 한순-이리 허무한 일이 어데 있노,... 자주도 몬가봤는데.... 미령-(나영에게) 나영아, 태영이는...? 나영-(모른다고 고개만 가로젓는다) 영만-장례 절차랑... 산소랑.. 다 준비 하구...? 자영-네.... 아버지 옆에 모시기로 했어요 영만-우리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얘길 해... 자영-.. 고맙습니다.... 저... 미령이 어머니 한순-잉, 그래.... 자영-가실 때... 할머니 좀 같이 가실 수 있으세요....? 미령이 어머님이 같이 가시자고 그래 주세요... 한순-(오, 엘) 아이고, 그래... 부모는 산에 묻고 자식은 가심에 묻는다는데 할매 여기 계시다 줄초상 날지도 모른다,.. 우리가 모시고 가꾸마... (먼저 나가던 미령과 막 들어서는 태영 마주친다) 미령-(울음터지며) 태영아... 태영-(눈이 시뻘건체 말을 못한다) 미령-어떡해 태영아....(태영 목을 끌어안고 운다) 태영-(미령을 밀어내며 나오는 영만에게 절한다) 영만-(태영 어깨 따둑여 준다) s# 자영이 마당 (들어오는 외조모와 한순) 한순-(마루로 가며) 할므이,... 들어가 계시소.. 지가 가서 죽 한사발 싸게 끼래 오겠십니더,... 외조모-..,.내 걱정 말구 어서 가 봐요.. 나 괜찮아요.... 한순-할므이,. 할므이가 기운을 놔삐리면 이 집 큰일납니더,...어떻게든 기운을 차려셔야 합니더 (외조모 마루 올라가는 거 팔 잡아 주며) 드가 지지소, 금방 올깁니더... 누버 지지소 잉...? (외조모 허적허적 안방으로 간다) 한순-(한숨)아이고마....가슴 아파 몬보겠다,...우리 엄마 생각도 나고..(나간다) (안에서 외조모의 한서린 흐느낌 새어나온다. 점점 커진다) s# 자영 안방 (외조모 방에 앉아 통곡을 한다-길게) s# 고급 미장원 앞 (오여사의 차 와서 멈춘다. 문기 얼른 내려서 차문 열어 준다) (오여사 내린다, 미장원으로 걸어간다) 오여사-(가다가 돌아보며) 안내리고 뭐해,...(보다가 그냥 간다) (문기 기다리고 서 있다-차문 연체로) s# 차 안 (선주 핸드폰으로 문자 보내고 있다) (문기 차 문 닫아 준다) (선주 다 끝내고 차문 열고 나간다. 뛰어간다) 문지-(얼른 차안에서 선주 코트 꺼낸다) s# 차 밖 문기-(뛰어가는 선주에게) 이거요... 선주-(돌아본다) 문기-(얼른 선주에게 간다) 선주-됐어요, 그냥 차 안에 두세요...(돌아서 간다) 문기-(들어가는 선주 보고 서 있다) s# 영안실 (고개 떨구고 있는 자영, 태영, 나영 삼남매) (효) 진동으로 울리는 소리 태영-(핸드폰 꺼내 본다) 선주-(소리) 니가 먼저 연락할 때까지 기다릴 꺼야, 선주 태영-(핸드폰 닫는다) s# 미장원 안 (오여사 머리 하고 있고 선주 보고 있다) 선주-선생님, 우리 엄마 수수하게 하지 말고 화려하게 해 주세요,.. 원장-오늘 무슨 날이예요...? 오여사-아니예요, 그냥 하든대로 해 주세요 선주-특별한 날이잖아, 선생님 우리 언니 결혼해요... 원장-(놀라며)아니 오늘이요...? 오여사-(엷은 웃음) 오늘인데 신부는 안오구 나만 와요...? 오늘 양가 상견예를 해요.. 원장- 깜짝 놀랐네,... 근데 왜 조사장은 신부화장 예약도 안해...? 언젠데요...? 오여사-워낙 바쁜 사람이라 그 생각까진 못했나봐요,.. 자주 오니까 말씀 드릴 꺼예요,.. 원장-어떤 신랑인지 궁금하네...? 얼마나 대단한 사람일까...? 어떤 사람이예요...? 선주-가르쳐 드려요...? 오여사-(선주가 말하기 전에) 본인한테 자세히 들으세요... 선주-엄마가 말하지 말라는 건가 봐요,.. 원장-(웃으며) 왜요, 사모님...? 맘에 안드세요...? 오여사-아니예요,... s# 영안실 (디자인실 식구들 영정 앞에서 절하고 있다) (자영의 삼남매 서 있다. 자영과 나영은 흰한복 태영은 검정 양복) (디자인실 식구들 상주들과 절 한다) 주연-(절하자마자 자영의 목을 끌어 안으며 운다) 자영-(운다) s# 호텔 특실 (밤) (상민과 민주, 오여사 앉아서 운규 기다리고 있다. 분위기 조금 긴장 돼 있다) 민주-많이 늦으시네요...? 상민-(핸드폰 꺼내 건다) 오여사-(말리는) 오시겠지, 괜찮아,...좀 기다리지 뭘,...퇴근시간이라 길이 많이 막히시나봐,... 민주-여섯시 삼십오분이예요,.. 안오시는 건 아니겠죠...? 상민-(핸드폰 귀에 대고 기다린다) 민주-안받으세요...? (효) 노크소리 난다 (일제히 시선 간다) (웨이터 운규 안내해서 들어 온다) (다같이 일어선다) 상민-(성질 나는 것 꾹 누른) 운규-늦었습니다,... 민주-길이 많이 막히셨나봐요, 아버님 운규-길도 막히고 떠나기도 늦게 떠났고 그랬다 (오여사에게) 죄송합니다... 오여사-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상민-어머님이세요.. (같이 절한다) 운규-상민이 애빕니다... 오여사-(조용히) 오시느라 애쓰셨습니다... 운규-애쓰긴요,...좋은 차 타고 편아안하게 왔습니다,... 앉으시죠...(앉는다) (다른 사람도 앉는다. 잠간 어색한 침묵) 운규-... 즈이끼리 알아서 다 척척하면서 상견례는 왜 하라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서로 길에서 멱살잡고 싸우지 말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민주-저희 어머닌 밖에 잘 안다니세요, 그래서 그런 일은 없을 꺼에요, 아버님... 오여사-(좀 민망한) 운규-그럼 예식장에서 만나뵈도 상관없을 걸 그랬습니다.. 상민-... 운규- 미리 말씀을 드려야겠는데...아시겠지만 집사람이 없어서 아무것도 제대로 하는 게 없을테니 양해를 좀 해 주십쇼,... 오여사-저희도 마찬가집니다,.. 시간도 촉박하고.... 생략하는게 많습니다... 약혼식도 그렇구.... 운규-얘들 도둑결혼하는 애들 같지 않으세요..? 번갯불에 콩볶아 먹겠어요.... 뭐가 그렇게 급한지.. 상민-시간을 끌 이유가 없어섭니다 민주-아버님,.. 회사에서 저희 공식적인 입장도 그렇구요.... 시간을 끌어야 할 이유가 없었어요... 특별히 준비할 게 있는 것두 아니구요... 오여사-...아무래두... 신혼집을 새로 마련을 하게 되면 좀 복잡할텐데 그러지 않아서.. 별로 크게 시간 끌 일이 없었든 것 같습니다... 운규-(신혼집 얘기 걸리며 힐끗 상민 보며 슬쩍 낮게) 무슨 소리야,.. 상민-우선 민주씨 집에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오여사-우리 애가 아버님을 모시지 못해 죄송합니다 운규- 처가살이를 한다구...? s# 병원밖 벤치 (밤) (자영 처음으로 나영이처럼 목놓아 운다) 주연-(자기도 눈물 나며 자영 안아 준다) 자영-나 어떡해,.... 우리 엄마 나 때문에 돌아가셨는데 나 어떡해,... 내가 우리 엄말 죽인 건데 어떡해,.... 엄마, 나 어떡해야 돼.... 주연-그러지 마, 그거 아냐,...그렇게 생각하면 못살아,.. 그러니까 그거 아냐.. 자영-나 때문이야,... 나 때문이야... 주연-(안타까워) 자영아아- 자영-나 때문에 울 엄마 갔어... 나 때문에.... s# 호텔 특실 민주-(미소로 여유있게) 상민씨 아버님께 말씀 안드렸어요...? (운규에게) 아버님, 제가 같이 출근 하면서 집안 일까지 할 능력이 없어서 상민씨한테 그렇게 하자고 했어요... 상민-(운규에게) 여러가지로 생각을 하다 그렇게 결론을 냈습니다 운규-(입맛이 쓰다. 주머니를 부시럭 거리며 뒤져 담배 한가치를 입에 문다) 상민-아버지.... 운규-(담배 다시 집어 넣는다. 덤덤하다) 민주-아버님께 너무 죄송해서 아파트를 보고 있어요,.. 저희가 모시진 못하지만 새 아파트로 옮기시면 좀 편하실 것 같아서요.. 운규-난 내버려 두구...느이나 알아서 해,... 난 지금 사는 데가 정이 들고 좋아서 옮길 생각 추호도 없다... 거기서 이 자식 대학 보내고 ..거기서 얘 엄마 저 세상 보내고.... 다 했어... 오여사-(본다) 운규-어서 밥이나 먹자,... 안사돈 시장하시지 않으세요...?...(민주에게) 여기도 지난번처럼 삼지창으로 먹는 데냐....? 민주-지난번엔 불란서 식당이구 여긴 이테리 식당이예요,...이테리 음식이 아버님께 더 맞으실 것 같아서요,... 오여사-(조용히 슬쩍) 이서방 (주문하라는) 상민-예,.. (벨 누른다) (웨이터 메뉴 들고 들어와 각자 준다) (사이없이 다음 씬으로) s# 영안실 (밤) (문상객도 없는데 나란히 서 있는 자영 삼남매) 자영-나영아,... 집에 가서 할머니랑 있어,... 할머니 걱정 돼서 그래... 나영-(눈물 후두둑 떨어지며) 싫어,.... 여기 있을래,... 태영-갑장 할머니가 가신다고 하셨으니까 같이 계실 꺼야,... 자영-..... s# 자영 안방 (밤) 손할머니-..자식 앞세운 거 내가 선배니까 내 말 잘 들으슈,... 내가 아무리 애통해 해도 간 자식 안돌아 와요, 그건 아시지...? 식음을 전폐하고 내 몸이 탈진이 돼서 새끼를 다시 돌려 받는다면 목숨은 못내놓겠수...? 이까짓 목슴 뭐가 아깝다구,....그런데 그게 아니라 이 말이유,... 내 새끼 이승 떠나는데 애미가 쓰러져 있으면 어떻게 발길이 떨어지겠수,... 외조모-(하염없이 눈물 흐른다) 손할머니-애엄마 발길 안떨어지게 그러지 말구 (시늉까지 하며)이를 악물고 배에다 힘들 꽉 주고 꿋꿋하게 버텨요,... 애 엄마 갑장 믿고 편안히 가게....(말은 그렇게 하면서 자기도 운다) 발 길 안 떨어지게 그러지 말구... 외조모-..... 손할머니-(휴 한숨) 그래도 살 사람은 살아야 합디다,... 손자놈까지 떨궈놓고 갔는데 도리없이 살아야겠드라구,.... 난 그놈이 어리긴 했지만 하나구 ...갑장은 다 키우긴 했지만 세마리유,.... 그것들 으떡할 꺼야,.... 자영이보고 동생들 맡으라구 하구 갈려우....? 외조모-..... 손할머니-우리... 친구 의지하고,... 손주들 바라보면서,... 그렇게 삽시다,.. 내 좋은 친구 할께,... 응? 갑장, 외조모-(계속 울면서) ...그래요... s# 언덕이나 강변 (밤) (불빛이 아름다운 전경) s# 민주의 차안 (밤) (운전석에 상민 앉아 있고 옆자리의 민주 상민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 있다) 민주-(얼굴 들어 상민의 얼굴 들여다 본다. 터진 입술 가만히 만져 본다) 아파요...? 상민-미안해... 우리 아버지, 여전히 엇나가시기만 하셔서... 민주-그 정도는 참을만 해요,... 그리고 나 유능해요, 아버님 마음 나한테로 돌려 놓을 자신 있어요... 그러니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돼요.. 상민-(민주의 머리 가만히 안는다) 민주-그리고 정 내가 싫다고 하시면 그것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받아 드려야죠,.. 그 대신 피차 편친 않겠죠,... 상민- ....우리 아버지 그렇게 끈질기고 나쁜 사람은 못돼.... 민주- 단순하신 분 같아요,... 좋게 말하면 순수하시구.... 걱정 말아요, 난 상민씨 한사람이면 돼요... s# 상민 거실 (밤) (들어오는 운규와 상민-두사람 다 기분이 나쁜 상태) 운규-(냉장고로 가서 먹던 소주 꺼내 식탁에 앉아 마신다) 상민-(운규 앞에 가서 앉는다) 민주씨가 이리 들어 올 수 없는 건 아버지도 아시잖아요,.. 운규-(술 마신다) 상민-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전세 아파트를 얻든가 아니면 월세로 얻을 생각을 했는데 그 사람 의견을 따르기로 한 거예요,...우선 은행에 빚을 지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고 ...또 그 사람 말처럼 우리 두사람 다 회사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어머니가 집안을 맡아 주는 이점이 있어섭니다. 운규-너무 치사하지 않냐....? 사내자식이 돈 때문에 처가살이를 하는 거, 너 그 말 알어...? 겉보리가 서말만 있어도 처가살이 안한다는 말... 상민-결혼을 빚쟁이로 시작하고 싶지 않습니다... 운규-약아빠진 놈.... 그래,.. 여자 덕 많이 보고 살아라,... 어디 나도 며느리 덕 좀 보고 살아보자,... 아파트를 사 준다구...? 좋지 아파트... 상민-전 민주를 사랑해요, 왜 절 자꾸 나쁜놈으로 모세요,.. 운규-자영이처럼 착한 앨 버리고 돈 많은 여자랑 결혼하는 놈이 그럼 좋은 놈이냐....? 상민-(문득 생각) 태영-(소리) 니가 우리 누나 피눈물 나게 하고 우리 엄마 죽였어... 운규-왜,.. 할 말이 없냐...? 상민-(일어나며) 주무세요... (방으로 간다) s# 상민방 (밤) (문을 등에 지고 선 상민 착잡하다) s# 영만 거실 (밤) (미령 지치고 슬픈 얼굴로 들어 온다.) (잠옷바람의 영만과 한순 방에서 나온다) 영만-너 지금까지 병원에 있었어...? 미령-(와락 영만의 목 끌어안고 울며) 아빠 태영이 불쌍해서 어떡해...어떡해 한순-(못마땅한) 이바라,.. 우리도 맘은 아프지만도 니는 친척도 아이고 이래 밤까지 있으머 되나... 미령-엄마도 봤잖아,... 아무도 없는데 나라두 있어야 할 것 아냐... 거기서 밤 샐려고 했는데 태영이랑 자영이 언니가 자꾸 가라구 해서 할수없이 왔단 말이야... 영만-남자들이나 밤샘하지 어디 처녀가 상갓집에서 밤을 새,...어서 씻고 자. 미령-(울며) 태영이는 인제 아빠도 엄마도 없는 고아가 됐단 말이야.. 불쌍해 죽겠어.... 영만-그러엄,.. 아빠 엄마가 없는 것처럼 가엾은 건 없어.... 어서 들어 가 자, 한순-(오, 엘) 고마 퍼떡 들어가 목욕하고오 푹 자그라... 미령-(울며 자기 방으로 간다) 한순-(걱정) 미령이 아부지... 우리 미령이가 태영이 불쌍타고 딴 맘 묵지는 않겠지요...? 영만-지금까지 친구로 지냈는데 설마 그러겠어...? 한순-갑자기 걱정이 됩니더.... 영만-사람도 죽고 사는데 그런 쓸데없는 걱정 하지 말고 자자...(한순 앞세워 방으로) 한순-(가면서) 맞십니더,... 사람도 죽고 사는데 고마 자입시더... s# 영안실 (밤) (새벽 조용한데 자영 엄마 영정 바라보고 있다. 바라보다가 일어나 엄마 영정 떼어서 들여다 본다. 사진을 들여다 보며 천천히 그자리에 주저앉는다) 자영-(엄마 사진에 볼을 꼭 댄다) 엄마.... 나 어떡해,.... 엄마 이렇게 보내서 나 어떡해,.... 엄마, 어떻게 날 엄마 죽인 딸을 만들어 놓구 가.... 나 어떡하라구.... 엄마...엄마.... (볼에 대고 있던 영전 울며 가슴에 꼭 끌어 안는다) 자영-(마음의 소리) 엄마 사랑해..... 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아니 저세상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엄마 사랑해,.... 사랑해, 엄마.... s# 영안실 밖 (다음날 아침) (소형 장례 버스 서 있고 관이 실리고 있다) (나영 악을 쓰고 울고 태영 엄마 영정 들고 서 있다) (자영 조용히 서 있다) (외조모와 손할머니, 미령, 그리고 주연 정도 서 있다) (관 실리고 사람들 탄다. 나영과 태영도) 자영-(외조모 본다) 할머니.... 외조모-(말도 못하고 손으로 어서 타라는 손짓) 자영-(버스 탄다) (밖에서 보이는 자영과 나영, 태영) (남겨진 외조모와 손할머니) (버스 서서히 출발한다) (멀어가는 버스를 보며 안타갑게 우는 외조모) (멀리서 지켜 보고 있는 상민) s# 거리 (운전하고 가는 상민) (효) 핸드폰 울린다 상민-(받는다) 여보세요...?.... 운전하고 있어요.... s# 웨딩샾 (민주 우아한 에딩 드레스를 입고 서울 앞에서 보고 있다) (상민 들어 온다. 민주 본다) 주인-어서 오세요... 민주-(상민을 향해 돌아서며) 어때요...? 상민-(본다) 민주-말 해 봐요... 상민-아름다워.... 주인-(웃으며) 옷이 아니고 조사장이 아릅답죠...? 민주-그래요...? 상민-당신두 옷두 다... 주인-와 정답.. (박수 치며) 민주-(만족한 웃음) 선생님 먼저 봤든 것도 한번 입어 볼께요... 주인-그러세요... 민주-(상민에게) 하나 더 입어 볼테니까 봐요...? s# 탈의실 (이미 다른 웨딩 드레스 입는 중인 민주) s# 웨딩 샾 (상민 떨쳐지지않는 생각) s# 장지 (초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근사하지도 않은 소박한 아버지 무덤 옆에 엄마 묘자리-관위에 흙덮이는 것 보고 있는 자영, 태영, 나영과 조객들) (나영은 통곡을 하며 울고 태영 그런 나영을 붙들어 안고 있다) 자영-(조용히 눈물 흐르며) 엄마 .. 나 상민씨 용서 안할래,.... 절대로 용서 안할래..... 엔딩 병원으로 실려간 자영모는 끝내 목숨을 잃고 자영이네 식구들은 모두 까무라칠 정도로 슬퍼한다. 외조모에게서 상민을 만나고 온 후에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태영은 격분하며 상민의 회사로 찾아가 상민을 두들겨 패는데... 운규와 오여사는 상견례를 갖고 민주는 상민과 신접살림을 친정에서 차리고 싶다고 말해 운규를 불편하게 만든다. 한편 자영은 자영모의 무덤 앞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상민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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