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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퀸 27

씬1.      동 공장 일각 (밤)

	달려가는 강산. 해주도 따라 달려간다. 쓰러진 대평을

안아 일으키는 강	산. 축 늘어지는 대평.

강산	할아버지! 왜 이러세요! 정신 차려 보세요! 할아버지!

할아버지!

	놀라 보는 해주. 대평 얼굴 만져 보다가 눈 커지는 강

산.

씬2. 	거리 일각 (밤)

	사이렌 울리며 달려가는 응급차.

씬3. 	동 음급차 안 (밤)

	구급대원이 대평에게 심폐 소생술을 하고 있고, 그 옆

에서 강산과 해	주가 어쩔 줄 몰라 하며 보고 있다. 가슴

계속 누르고 심장박동  확인하	는 구급대원.

강산	(대평 흔들며) 할아버지... 할아버지! 눈 좀 떠 봐요! 제

발!

구급대원	잠깐만요!

	대평의 가슴에 귀 대보는 대원. 손목 걷어 맥박 재 본

다.

구급대원	아직 맥박이 뛰고 있습니다. 살아 있어요!

	안도의 한숨 내쉬는 강산. 그 손 꼭 잡아 주는 해주.

해주	괜찮아지실 거야... 걱정 마.

강산	(해주 보고 고개 끄덕이고는 다시 대평 보는 데서)

씬4. 	병원 응급실 앞 (밤)

	스트레처 카에 인공호흡기 달고 들어오는 대평. 그 옆

에 해주와 강산,  	의사, 간호사가 급히 함께 달려온다. 응급

실로 들어가는 스트레처 카. 응	급실로 같이 들어가려는 강산

과 해주를 저지하는 간호사. 스트레처 카 	들어가고 문 닫힌

다. 	강산, 정신이 나간 듯 벽에 등을 기댔다가 그대로

	주저앉는다. 놀라 강산을 부축하는 해주.

해주	괜찮아, 오빠...할아버지 강하신 분이잖아. 꼭 깨어나

실 	거야.

강산	(글썽한 눈으로 바라보는 데서)

씬5. 	도현 집무실 (밤)

	최비서의 턱을 후려갈기는 도현. 휘청했다가 똑바로

서는 최비서.

도현	누가 네 마음대로 일 치르라고 그랬어! 내가 안 된다

고 분명히 얘기했잖	아!

최비서	죄송합니다. 저는 경고하는 차원에서...

도현	경고? 전기로 감전시키는 게 경고야!

최비서	(말 없고)

도현	지금이 어떤 세상인지 알기나 해? 예전처럼 경찰이 주

먹구구식으로 수사	하는 게 아니란 말야! 과학 수사까지 동원

해서 머리털 한 올만 있어도 	범인 잡는 세상이라고! 근데

그 노인네 죽으면 어쩌자는 거야. 대체!

최비서	문제가 생긴다 해도 그건 모두... 제가 책임 질 겁니

다. 죄송합니다.

	

	도현, 씩씩거리며 최비서 보다가 책상 내려치는 데서.

씬6. 	병원 중환자실 (밤)

	대평이 인공호흡 튜브 끼고 있고, 가운 입고 대평의 침

대 옆에 있는 강	산과 해주. 의사가 그 옆에서 대평의 상태

를 설명한다.

의사	감전되면서 내부 장기가 파열되고, 신경 손상도 생겼

습니다. 환자분이 	연세도 있으시고 하루를 넘기기 힘드실

거 같은데... 마음의 준비를 하시	는 게... (하는데)

강산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의사 멱살 잡고) 살릴 생각은

안 하고 맘에 준	비를 하라고? 	

해주	오빠! (하며 뜯어 말리면)

강산	(멈칫하고 멱살 놓으며) 당신 의사잖아요?  우리 할아

버지 살려주세요...

	저렇게 가시면 안 되는 분이라구요... 제발 부탁합니

다. 살려 주세요.

의사	미안합니다. (고개 숙이고 나가면)

	멍한 얼굴로 보다가 대평 옆으로 가는 강산. 대평의 손

을 잡는다.

강산	할아버지...일어나요. 안 일어나면 나 할아버지 용서

안 해. 전쟁도 겪었	다며... 온갖 고생 다 하며 살아서 웬만한

일엔 끄떡없다고 나한테 자랑	했잖아요! 근데 이게 뭐야...

이렇게 누워 있으면 어떡해? 나한테 이러면 	안 되잖아요? 할아

버지 없으면 나 혼잔데... 이건 아니잖아! 그러니까 일	어나

라구요!

	강산 굵은 눈물 흘리고, 해주도 강산을 아프게 본다.

씬7. 	천지조선 전경 (아침)

씬8. 	도현 집무실 (아침)

	창희와 도현, 최비서 있다. 창희, 심각한 표정으로 도

현에게 보고한다.

창희	천해주 팀장이 오늘 결근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런데... 이유가 라	이언 강 할아버지 강대평씨가 지금 중환자

실에 있기 때문이랍니다.

도현	(놀라) 뭐? 중환자실?!

	최비서도 놀라고... 도현 무섭게 최비서를 째려본다.

창희, 뭔가 이상한 	듯 둘을 쳐다본다.

씬9. 	중환자실 (낮)

	밤을 샌 듯 지쳐 보이는 강산 인공호흡 튜브 코에 꽂

고 있는 대평의 손	잡고 피곤한 듯 침대에 기대 눈 감고 있는

데, 대평 스르르 눈 뜬다. 강	산을 잡은 대평의 손에 힘들어

가고 놀란 강산 눈 뜬다. 눈 뜬 대평 보고 	놀라는 강산.

강산	할아버지! 정신이 들어요?

	대평, 뭔가를 말하려는데 말이 나오지 않고, 마침 들어

오는 해주도 놀라 	다가온다.

강산	할아버지! 저 보이세요?

대평	(뭐라고 하려는데 끅끅 소리만 나고)

강산	말하기 힘들면 하지 마세요. 이러다 더 아파요...

대평	산아... 미안... 미안하다.

강산	(울컥해) 뭐가 미안해요? 내가 옆에 있지 못해 사고당

한 거잖아. 내가 	미안하지...

대평	니.. 엄마... 미안하다. 불쌍한 자석...

강산	할아버지...

대평	(숨 몰아쉬다가) 장... 도현이...

강산	(멈칫 보고) 예?

대평	장도현이하고... 싸우지 말그라... 니가 몬 이긴다... 니

가 위험하다...

강산	(얼굴 굳어지며) 장도현씨하고 무슨 일 있었어요?

대평	해풍... 해풍... 안 일으켜도 된다...니 마음대로... 밝

게...자유롭게 살아	라...

강산	할아버지... (하고 글썽해지는데)

	해주를 손으로 가리키는 대평. 해주 다가와 대평의 손

잡자 강산의 손	과 해주의 손 포개는 대평.

대평	부탁... 하꾸마...

해주	(글썽해) 할아버지, 이러시지 말고 일어나세요...

	대평, 아프게 보는데...문이 벌컥 열리고 도현이 들어

온다. 도현 보자 부	들부들 떠는 대평.

도현	(강산에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강산	(아무 말 하지 않고)

도현	(대평에게 다가가) 회장님... 괜찮으십니까? 어쩌다

가... 저 알아보시겠어	요? 장도현입니다.

	대평, 뭔가 말하려는데 안 들린다. 도현 좀 더 가까이

가 대평에게 고개 	숙이는데..

대평	우리... 산이는... 건드리지... 마라....

	도현, 고개 들어 대평 응시하는데... 핏발 선 눈으로 도

현을 뚫어지게 보	던 대평. 고개 떨구고 연결되어 있는 심장

박동기의 파고가  멈춘다.

해주	할아버지!

대평	(눈 감은 채 숨지고)

강산	할아버지! 안 돼! 이렇게 가면 안 돼! 이런 법이 어디

있어! 할아버지!

	오열하는 강산. 해주 같이 울고, 그 모습 침통하게 보

는 도현 얼굴에서.

씬10. 	장례식장 (낮)

	향이 피어오르고 대평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그 앞

에 절하는 정우. 	몸 돌려 보면 상복 입은 강산이 서 있다.

같이 맞절하는 두 사람.

정우	(일어나 다가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신 건가?

강산	전기에... 감전당하셨습니다..

정우	(굳어지며) 감전?

강산	(말없이 고개 숙이면)

정우	정말 마음 아프네... 슬프겠지만, 힘내야지.

	강산 눈물 참는다.

씬11. 	동 식당 (낮)

	삼삼오오 무리 지어 앉은 조문객들 보이고, 김비서와

해주는 저쪽에서 	음식 나르고 있다. 정우가 들어오는데, 도

현과 창희, 최비서가 보인다. 	정우 그들에게로 다가간다. 도

현과 창희, 최비서가 정우 본다.

정우	여기 앉아도 되겠습니까?

도현	(멈칫 보고) 어...그래, 앉지.

창희	(정우에게 목례하는데)

정우	(무시하고 도현 맞은편에 앉으며) 강대평 회장님 언제

마지막으로 보셨	습니까?

도현	꽤 오래 전에 뵌 걸로 기억하네... 그때 술 한잔 했지.

아마...

정우	(의심의 눈초리로) 그 이후로 본 적 없으시고요?

도현	내가 그 양반 자주 뵐 일이 뭐 있겠나...

정우	한때는 스승이었고, 라이벌이었던 분이 돌아가셨는데

감회가 남다르시겠	습니다.

도현	나도... 마음이 아프네. 갑자기 저렇게 세상 떠나실 줄

알았으면 자주 찾	아 뵙는 건데....

정우	그렇게 마음 아픈 분이... 어떻게 그 분 회사를 삼킬 생

각을 하셨습니까? 	해풍 조선소가 그대로 있었다면 저렇게 돌

아가실 분 아니었습니다.

도현	(보고는) 자네, 상가에서 나하고 싸우러 왔나?

정우	그래요. 고인을 생각해서 오늘은 그만 하지요... (노려

보며) 하지만... 장	도현씨... 당신 가면 뒤에 숨겨진 모든 비

밀... 그게 법의 심판을 받지 못	한다 해도... 언젠가 내 손으

로 꼭 밝혀내고 말겁니다. 명심하세요.

	도현 얼굴 굳어지며 노려보는데,  해주가 음식 담긴 쟁

반 들고 온다.

해주	오셨어요?

정우	(멈칫 보고는) 해주야... 나 잠깐 보자.

	일어나는 정우. 해주, 창희 흘낏 보고 정우 따라 가는

데, 노려보는 도현 	얼굴에서.

씬12. 	병원 일각 (낮)

	마주 서 있는 해주와 정우.

해주	경찰에서는 철판에 번개가 떨어져 난 사고가 아니

면... 용접하다가 생긴 	감전사고로 보고 있어요.

정우	니가 강산이하고 같이 현장 처음 발견했다며?

해주	네...

정우	뭐 이상한 건 없었니?

해주	(생각하다가) 그게...

정우	(보면)

해주	용접을 50년이나 하신 분이... 비 오는 날 밤에 위험하

게 용접을 하셨다	는 거 자체가 이상해요. 거기다가 안전복

도 입지 않으시고 용접을 하셨	다는 게...

정우	안전복도 입지 않으셨다구?

해주	네. 할아버지 무엇보다도 안전을 중요시하는 분이셨는

데... 첨엔 정신없	어 생각 못 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니까

아무래도 이상해요.

정우	(얼굴 굳어지며 생각하는 데서)

씬13. 	장례식장 (낮)

	상태, 뛰어 들어와 영정 사진 보며 무릎 꿇고 앉아 서

럽게 운다.

상태	아이고! 할배, 이게 어쩐 일이당가요... 어제만 해도

지 뒷통수 잡고 야단	치던 분이... 어찌 이렇게 허망하게 가셨어

라. 언능 일어나 보소! 그간 쌓	인 미운 정도 정인디... 언능

일어나 내 대구빡 좀 때려주소! 이기 꿈이	라고 말이어라!

(강산에게 다가가) 야, 이것이 당췌 어찌된 일이다냐?

강산	(말 없고)

상태	(강산 어깨 잡으며) 할배 어쩌다 사고당한겨? 이제 그

럼 니는 어쩐다	냐... 할배 니 혼자 남겨두고 어찌 눈을 감

았다냐...

	강산, 눈시울 붉어지는데 들어오는 김비서. 강산에게

다가간다.

김비서	손님이 오셨습니다.

강산	(고개 돌려 바라보고)

씬14. 	병원 복도 (낮)

	식당에서 나오는 창희. 멈칫 바라본다. 그 시선에 강산

이 마리오와 함께 	걸어가는 모습 보인다. 보는 창희 얼굴에

서.

씬15. 	병원 일각 (낮)

	마주 서 있는 강산과 마리오.

마리오	할아버지 일은 유감스럽게 생각하네...

	I'm sorry for your loss, your grandfather.

강산	바쁘실 텐데...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Thank you for visiting here, though you are busy.

마리오	내가 본사에 자네와 나눈 얘기를 전했네.

	what we talked about was said to the novel's

president.

강산	회장님은 뭐라고 하십니까?

	what did he say?

마리오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시네. 자네가 만든 드릴이 성공

적이면, 내년 브라	질 투피 해상 유전지대에 투입될 드릴십

에 장착할 용의도 있으시다네.

	He is considering that in the positive way. if you

succeed in the 	drill, he is willing to equip our drillship

with your drill in oil 		regions of 브라질 투피

강산	그거 잘 됐군요.

	that sounds great.

마리오	노블사 회장님이 기대하는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

길 바라네.

	I hope you can get as good result as he expects.

강산	염려 마십시오. 그렇게 될 겁니다.

	Don't worry about it. It will be.

	일각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고 있는 창희 얼굴에

서.

씬16. 	도현 집무실 (낮)

	놀란 얼굴로 창희 바라보는 도현.

도현	뭐라고?

창희	라이언 강 공장을 아예 인수해야겠습니다.

도현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있나? 아지무스 트러스터

기술도 우리 손 안	에 들어온 판국에... 그 친구, 그거 다시 만

들 여력이 없어.

창희	노블사 마리오 부회장과 라이언 강이 하는 얘길 들었

습니다. 지금 또 다	른 기술을 개발하려고 하는데....이번엔 시

추탑에 장착되는 드릴인 모양	입니다.

도현	(놀라) 드릴을?

창희	손발을 묶어 버리는 게 아니라... 잘라버려야 했습니

다. 만에 하나, 라이	언 강이 그 기술 개발에 성공해서, 다른 조

선소하고 손잡을 경우에는...	회장님의 꿈인 석유시추권을

빼앗길 위험이 높습니다.

도현	(책상 내리치는) 이놈이...이빨을 뽑아 버렸더니... 잇

몸으로 덤벼들어?

	도현, 부르르 떨고 그런 도현 보는 창희 표정 차갑다.

씬17. 	납골당 일각 (낮)

	강산, 해주, 김비서, 상태, 공장 직원들 보이고... 강산

이 대평 화장한 유골이 있다. 사람들 뒤에서 그 모습 보고 섰고, 해

주 누구보다 아프게 그런 강산을 바라본다. 눈물 흘리는 강산의 모

습 위에...

	(플래시 백1) 8회. 씬 23. 바닷가 해풍조선소 앞 도로

	회사를 잃고 소리 내어 우는 대평의 뒷모습 보다가 돌

아서는 어린 강산.

	(플래시 백2) 20회. 씬20. 삼겹살집

	해주와 대평이 막걸리 배틀하는 모습.

	(플래시 백3) 21회. 씬5. 바닷가 일각

강산	할아버지는요. 오늘부터 손자도 잃어버린 거예요. (하

고 돌아서 가면)

대평	산아!

	(현재)

	유골 앞에서 오열하는 강산. 해주가 다가와 강산의 어

깨 잡고 같이 운다. 해주와 강산의 모습 점점 멀어지고...

씬18. 	도현집 주방 (저녁)

	식당에 앉아 밥 먹다가 놀란 얼굴로 도현 보는 금희,

봉희 그리고 인화.

금희	(놀라서 보며) 강회장님이 돌아가셨다고요?

도현	그래.

금희	그걸 왜 이제야 이야기해요? 모르는 분도 아닌데.

도현	내가 갔으면 됐지. 뭐 좋은 일이라고... 우르르 몰려

갈 필요 있나?

봉희	(까칠하게 인화 보며) 너 강산이랑 사겼는데 가 봤어

야 하는 거 아냐?

인화	사귀긴 누가 사겨?

봉희	하긴 사귄 게 아니라 니가 일방적으로 쫓아다닌 거긴

하지.

인화	씨..(뾰로통해서 봉희 보는데)

	기출, 창희 주방으로 들어온다. 인화, 창희보고 급 방

긋 해지는데..

기출	매번 이렇게 안 부르셔도 되는데...

봉희	(숟가락 탁 놓고) 언니. 저 자식 부를 거면 나는 저녁

식사에서 좀 빼줘!

창희	(멈칫 보는데)

금희	봉희야...

인화	이모 이런 법이 어딨어! 사람 앞에서 난처하게?

봉희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런 법 여깄다! (하고 지나가다

창희 면전에 대고) 너랑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다는 것 자체부터

가 불쾌하거든! (하고 나가면)

인화	이모! (하고 쫓아가고)

기출	(눈치 보는데)

금희	미안해요. 앉아요...

도현	그래. 처제 성질 알잖나? 앉아!

	창희, 아무렇지 않게 자리에 앉는다. 기출, 눈치 보다

가 그대로 자리	에 앉아 숟가락 드는데서.

씬19. 	인화 방 (저녁)

	봉희 등을 밀고 들어오는 인화.

봉희	야! 왜 이래?

인화	(씩씩대며) 이모야 말로 왜 이러는데? 지난번에 이모

다시 집에 왔을 	때, 창희 오빠하고 결혼한다고 했을 땐 암

말도 안 했잖아!

봉희	그땐 내가 멘붕이었거든? 암튼 그 자식 꼴 보기 싫다

고! 야! 차라리 강	산이가 백 번 낫다!

인화	이모는 바라보기만 하는 사랑이 얼마나 아픈지 알아?

봉희	(멈칫 보는데)

인화	산이 오빠, 나 20년 넘게 좋아했지만 받은 건 상처밖

에 없어. 그런 사랑 	이제 하기 싫다고... 창희 오빠는 날 행복

하게 해 준단 말이야.

봉희	야...박창희를 니가 언제부터 알았다고 이래?

인화	언제부터가 중요한 게 아니고, 나 사랑해 주는 게 좋

단 말이야. 누구 짝	사랑하는 거 지쳤어.

봉희	너...착각하는 거 아냐? 그 자식이 널 이용하는 걸 수

도 있어.

인화	그런데 이렇게 따뜻할 수 있는 거야? 나 행복하다구.

내가 행복하면 된 	거 아냐?

봉희	(보다가 한숨 쉬며) 모르겠다... 니가 사랑을 알지 내

가 어떻게 알겠냐? 	그래...그렇게 오랫동안 돌아봐주지도 않

는 자식보다 니 옆에서 널 	행복

	하게 해주는 넘이 최고지. 하긴...백날 파 헤쳐 봤자 없

는 석유가 나	올리도 없고. 어차피 인생이 복불복인데!

인화	(봉희 팔짱 끼고) 진짜? 그럼 우리 창희 오빠 미워하

지 않는 거지?

봉희	(인화 머리 손가락으로 밀어내며) 그건 다른 이야기고.

인화	(애교떨며) 아잉~ 이모~!

봉희	그래. 니가 위너다. 이 나이 먹도록 나는 뭐 했나 모르

겠다. 20년? 나는 	30년 동안 헛발질 했다.

인화	뭔 소리야?

봉희	니가 부럽다고! 기집애야!

	봉희, 자신 팔에 붙어서 애교부리는 인화를 씁쓸하게

보는데서.

씬20. 	차장 검사실 (밤)

	들어오는 정우와 수사관.

정우	알아 봤나?

수사관	예. 차장님이 강회장님께 소개 시켜준 그 안기부 요

원... 싱가폴로 출국	한 상태였습니다.

정우	싱가폴? 언제 말이야?

수사관	그게... 강회장님이 돌아가시던 그날 밤이었습니다.

정우	(얼굴 굳어지는데)

수사관	그리고 하나 더... 지난번 대포폰 말입니다. 사용한 흔

적이 기지국에 잡	혔는데요. 그게 강회장이 감전 당한 시

각... 그 공장 지역이었습니다.

정우	뭐라고? 확실해?

수사관	틀림없습니다.

정우	천홍철 교통사고 사진.... 천지조선에서 사용한 흔

적... 그리고 이번엔 강	회장 죽음에? 이 조합이 어떻게 되는 거

지?

수사관	글쎄요...

정우	그놈을 잡아야 돼! 어떤 놈인지 반드시 잡아야 돼! (이

악무는 모습에서)

씬21. 	도현  집무실 (밤)

	굳은 얼굴로 앞에 있는 최비서 바라보는 도현.

도현	누구라고?

최비서	김종보라고... 당시 요원 중에 한 사람이 싱가폴로 출

국했답니다. 알아 	보니까, 최근에 사업에 실패해서 빚이 많

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강대평	에게 그자가 매수된 거 같습니

다.

도현	어리석은 놈... 그렇다면 나한테 먼저 연락을 했어야

지. 혹시 모르니까, 	다른 사람들도 모두 챙겨! 윤정우가 쳐다

보는 게 심상치 않았단 말이야!

최비서	알겠습니다.

도현	아니야! 내가 직접 챙겨야 겠어. 전화번호 모두 가져

와!

최비서	(고개 숙이고 나가면)

도현	30년 가까이 묻어 둔 게 어쩌다가.... (이 악무는 모습

에서)

씬22. 	강산 공장사무실 (밤)

	강산, 넋 놓고 앉아 있는데, 해주, 사무실에 들어서다

가 강산 보고 멈칫	한다. 아련하게 보다가 강산 옆에 앉는 해

주. 그 앞에 죽 그릇 펼친다. 	강산, 눈길도 주지 않는데

해주	좀 먹어.. 그래야 힘을 낼 거 아냐.

	강산, 여전히 미동 없고, 해주, 강산 손에 수저 쥐어주

지만 강산 손 힘 	없이 툭 떨어진다. 강산 손 잡아주는 해주.

해주	오빠. 나 아버지 돌아가시고 말이야. 세상이 끝날 줄

알았는데 그렇게 	슬픈데도 배는 고프고 잠은 오더라.

강산	...

해주	남은 사람은 또 그렇게 살아야 하더라고. 어떻게든 살

아 져. 그러니까 	이렇게 넋 놓고 있지 말고 제발 힘 내.

	

	강산, 마음 다지며 몇 숟가락 먹다가 울컥해서 숟가락

놓는다. 고개 푹 	숙이고 울기 시작하는 강산. 해주, 그런 강

산 아프게 보다가 떨리는 강	산 어깨를 감싸안아주면 강

산, 해주 품에 안겨 서럽게 운다. 해주, 강산 	안고 같이 눈물 글

썽이는데서 F.O.

씬23. 	강산 공장 일각 (낮)

	정우와 수사관, 위쪽으로 올라가 철판 흔적 살피고 있

다. 그 아래로 하	얀 스프레이로 사고현장 그림 그려져 있

다.	해주, 밑에서 용접된 철판을 	살피고 있고, 상태

는 주변 수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기웃거리고 있다. 	내려

오는 정우.

정우	(해주 곁으로 다가오며) 남는 흔적은 없어. (해주 보

며) 뭐하니?

해주	(용접부위 만지며) 제가 할아버지랑 용접 해봐서 아는

데 이건 할아버지	가 하는 용접 스타일이 아니에요.

정우	뭐라고?

해주	50년 동안 용접 하셨던 분이 비오는 날 용접하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이렇게 엉성하게 마무리 하는 건 할아버

지 솜씨가 아니예요.

상태	(고개 갸웃거리며 해주 눈치 보며) 저기 말이여.

해주	(일어나 상태 보는데)

상태	나가 이상헌 것을 봤는디 말이다...그랑께..그날 말이

여. 나가 여기 있었	당께.

해주	뭐? 오빠가 그 시간에 여기에 왜 있었는데?

상태	(버벅대며) 그것이 뭐시 중요허겄냐? 뭘 봤는지가 중

요혀제.

정우	그래. 뭘 봤는데?

상태	차를 봤당께요. 지가 차종은 쫘악 꿰고 있어서 말이지

라~ 딱 고것은 	2011년도 형 엘레강스였당게요.  그것도

VS500으로다가 세이프티 썬루프	를 살짝 엎어놓은 것이..

정우	번호판은 봤어?

상태	고것은...못봤는디요. (눈치 살살 보며) 워낙에 어두워

가꼬.

해주	(이상하게 보는) 여기에 왜 왔던 건데?

상태	아따...말혔잖여. 그것은 이 사건과는 무관혀서 중요

헌 것이 아니랑께.

해주	(상태 등짝 때리며) 더 맞기 전에 안 불어야?

상태	긍께...고철 조각을 좀 모아서 팔아볼까 하고 말이여.

해주	뭐여? 고철을 훔칠라고 왔단 말이여?

상태	훔친것이 아니랑께. 니도 알잖여. 고런 고철은 쓸데도

없어야. 그냥 청소	해준다 셈치고 나가 몸소 처리 해 줄라고

현 것이제.

해주	그게 말이 된다..(때리려는데)

정우	(막으며) 근데 번호판도 못 본 녀석이 신형과 차이는

어떻게 안 거야?

상태	(해주 눈치 보며) 신형은 여자몸매만치로 매끈허게 빠

졌는디 고것은 각	이 졌드랑께요. 게다가 휠도 디자인이 밋

밋한 것이..

해주	어째 고거는 눈에 들어온디 번호판은 못봐야!

상태	볼라고 혀서 본 것이 아니여! 이것은 차에 대한 나의

무한 애정이 있	어야 아는 거당께!

정우	(상태 등 탁탁 치며) 그래 큰 도움이 되겠어! (수사관

쪽으로 가고)

상태	(해주가 때릴까봐 두 손으로 막으며) 들었제? 큰 도움

이 된다잖여.

해주	(때리지도 못하고 한심하게 상태 보는데서)

씬24. 	강산 공장 앞 (낮)

	여러 대 차가 차례로 와서 멈춘다. 창희와 직원들이 차

에서 내리면, 김	비서가 나서서 그들 앞에 선다.

김비서	(막아서며) 무슨 일이십니까?

창희	(서류 보여주며) 공장직원들 모두 내 보내세요! 오늘부

로 이 공장은 주	인이 바뀌었습니다.

	김비서 멈칫하면. 창희, 뒤에 있는 직원들에게 들어가

라고 고개 짓 한다.	우르르 김비서를 비켜 들어간다.

씬25. 	공장 일각 (낮)

	우르르 몰려들어오는 직원들, 그 사이로 나타나는 창

희. 해주, 정우, 상	태 시선 집중된다.

창희	(서류 보여주며) 오늘부터 이 공장은 부채 때문에 임시

폐쇄에 들어갑니	다. 모든 직원들은 즉시 공장을 떠나주십

시오.

해주	무슨 소리죠? 천지에서 트러스터 만든다는 합의하에

회장님께서 부채 갚	아주셨는데요. 공장 정상 운영도 허락하셨

구요.

창희	그건 회장님과 상의하세요. 이 공장은 제가 인수한 거

니까.

해주	뭐라구?

정우	이봐! 박창희! 너 강산하고 친구 아니었나?

창희	(정우 보면)

정우	너 많이 변한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이건 돌아가신 분

에 대한 예의는 	아니잖아?

창희	이건 회사업뭅니다. 방해하지 마시고 나가주십시오.

강산	(E) 뭐하는 거야 지금?

	일동 쳐다보면, 강산, 직원들을 둘러보며 들어오다 창

희와 마주선다. 강	산에게 서류 건네주는 창희.

창희	라인언 강씨.. 채권자들과 체결한 계약서입니다. 부채

200%면 제가 이 	공장 인수하는데 아무 하자 없겠죠?

강산	(서류 훑어보다가 확 집어 던지며) 너 이 자식!

	그대로 창희의 턱을 후려갈기는 강산. 휘청했다가 바

로 서며 입가 만지	고 미소 짓는 창희.

창희	부채도 많은 것으로 아는데 폭행죄까지 추가되면 힘드

실 텐데요?

강산	이 더러운 자식! 이리 와! (덤벼들려고 하는데)

해주	(강산 붙잡고) 오빠!

정우	(강산 말리며) 참아!

창희	한 대 치기 전에 옆에 계시는 검사님께 꼭 물어보세

요. 갈 데 없어서 굳	이 철장신세라도 지고 싶다면 맞아드릴 용

의까지 있으니까.

해주	(어이없다는 듯 창희 보는데)

강산	(다시 덤벼들려하고) 너 이리 오라고! 이 자식아!

정우	(강산 다시 잡으며) 이봐! 그만 두라니까!

강산	(정우 보면)

정우	(냉정하게) 상대 하지 마. 인간 같지도 않으니까.

해주	(분노한 얼굴로 창희 노려보는데)

창희	(외면한 채) 사람들 내 보내라니까 뭣들 합니까!

	우르르 흩어지는 직원들. 입술 깨물고 보는 해주.

씬26. 	도현집무실 (낮)

	문 벌컥 열고 들어서는 해주, 도현, 창밖을 보고 서 있

다가 돌아본다.

해주	약속하고 다르지 않습니까? 어떻게 이러실 수 있어요?

도현	사업을 하다보면 상황도 바뀌고 그에 따라 입장이 달

라질 수도 있는 법	이야.

해주	어떻게...어떻게 이렇게 큰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이 약

속을 헌신짝처럼 	버릴 수가 있어요? 아무리 제가 하찮다하

더라도.. 회장님이 하신 말씀에 	책임은 져야 하는 거 아닌가

요?

도현	책임이라... 너는 니 말에 책임을 졌냐?

해주	전 회장님께 약속한대로 이곳에서 트러스터를 개발하

고 있습니다!

도현	그 공장에서 또 다른 걸 만들어 낼 생각이었잖아!

해주	(놀라서 보는데)

도현	노블사의 부회장과 접촉해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려

던 걸 내가 모를 줄 	알았냐? 너는 천지 사람이야! 중졸인 널 팀

장까지 올렸는데 바깥에서 다	른 걸 만들	어?

해주	천지 팀장으로 일 소홀히 한 적 없습니다! 그렇다고 어

떻게 공장까지 빼	앗을 수 있어요?

도현	그건 강산이가 나한테 위협이 되기 때문이지.

해주	(멈칫해서 보면)

도현	그 놈이 자꾸 그곳에서 딴 걸 만들어 내게 대항하려는

데...너라면 두 눈 	뜨고 그걸 지켜보겠냐?

해주	(무슨 말인가 하려는데) 그건..

도현	그게 싫으면 이 회사에서 나가! 나도 널 아꼈는데, 내

사람이 아니라면 	필요 없어!

해주	(말 못하고 이 악물고 보는데서)

씬27. 	은행 창구 (낮)

	대출 창구에서 통장들과 서류 든 채 직원과 마주 앉아

있는 강산.

강산	(굳은 얼굴로 서류 보며) 정말... 이렇게 대출이 많았

단 말입니까?

직원	녜.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지 않던가요?

강산	이 중에 일부는 오피스텔 판 돈으로 갚을 수 있습니

다. 요트도 곧 팔릴 	거구요...

직원	말씀드렸듯이... 그걸로는 자재구입비도 안 나올 겁니

다.

강산	(앞에 놓인 통장들 보며) 여기 있는 모든 통장에 한 푼

도 없다는 게 말	이 안 되잖아요.

직원	고객님 죄송하지만...모든 돈이 연구소 대여비용으로

들어갔구요. 아직도 	대출금과 미수금이 있습니다. 그리고..(하

고 서류하나를 내민다.) 강대평	씨께서 개발 중인 상품에 모

든 걸 걸겠다면서 추가 대출까지 하신 	상태입니다.

강산	(굳은 얼굴로 서류 보는 데서)

씬28. 	도현 집 거실 (낮)

	찻잔 놓고 마주 앉아 있는 금희와 일문.

일문	내가 분명히 안 된다고 했잖아요!

금희	일문아...

일문	그때는 내말 들어줄 것처럼 말하더니 이제 와서 둘을

결혼시키겠다구요?

금희	(옅은 한숨) 일문아. 내 말 좀 들어봐.

일문	어머니까지 왜 절 투명인간 취급하세요? 네?

금희	그런 게 아니야. 너도 알다시피 인화 고집을 누가 꺾겠

어? 저렇게 창희 	가 좋다는데...

일문	인화가 아무리 철없이 그래도 엄마가 말리셔야죠. 엄

마란 사람이 해야 	할 게 그런 거 아니에요?

금희	네가 잘 모르겠지만 박집사님하고 우리집안 사이에 오

래된 인연이 있었	어. 어린 시절 창희도 내가 잠시 키웠었

고...

일문	아하! 그래서 이제는 박창희 엄마 노릇까지 하시겠다

고요?

금희	그런 말이 아니잖아.

일문	박집사하고 인연은 중요하고, 어머니 때문에 홀로 죽

어간 우리엄마한테	는 미안하지도 않냐고요!

금희	(말 못하고 보는데)

일문	우리엄마 자리 빼앗았으면 제대로 엄마 노릇하란 말입

니다! 그렇게 손 	놓고 인화가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거 방관

만 하지 말고요!

금희	(보다가 단호하게) 미안하다만...이번에는 내 뜻대로

해야겠다. 엄마 말 	들어라.

일문	그래... 내 이럴 줄 알았어. 천사인 척 하더니, 결국엔

자기 핏줄 아니라 	이거지?

금희	일문아! 너 말조심 못 해!

	순간 벌떡 일어나며 앞에 있는 찻잔 들어 바닥에 내동

댕이치는 일문. 놀	라 보는 금희.

일문	예! 계모를 믿은 내가 잘못입니다! (하고 나가 버리면)

금희	(충격 받은 얼굴로 바라보는 데서)

씬29. 	도현 집 앞 (낮)

	굳은 얼굴로 나오는 일문. 멈칫 바라본다. 기출이 작

은 쇼핑백 하나 들	고 자신의 차 앞으로 가는 모습이 보인다.

일문	어이! 아저씨!

기출	(멈칫 보면)

일문	어디 가는 거야?

기출	(대꾸 않고 차에 타려하면)

일문	내 말 안 들려? 어디 가냐고?

기출	(차 안에 쇼핑백 넣고 쳐다보며) 너 내가 말 함부로 하

지 말랬지? 어린 	놈의 자식이 어디서 어른한테 반말 짓거리

야?

일문	뭐요?

기출	인화 만나러 간다. 왜?

일문	(일그러지며) 당신이 내 동생을 왜 만나러 가는데!

	하는데 일순 일문의 뺨을 후려치는 기출. 일문 놀라

뺨 감싸쥐며 바라본	데...

기출	말 귀 못 알아듣는 짐승이냐? 배운 망덕도 분수가 있

지! 내 아들이 너 	꺼내 줬으면 내 앞에서 무릎 꿇고 고맙다

고 인사는 못할망정, 어디서 	큰 소리야? 건방지게!

일문	이 아저씨가 미쳤나? (하고 다가가는데)

기출	(멈칫 일각 보고는 갑자기 태도 돌변해) 일문아! 내가

잘못 했다! 그러지 	마라!

일문	(어리둥절해 보는데)

기출	(두 손 모아 비는 시늉하며) 제발 그러지 마. 나하고 창

희가 도대체 	너한테 뭘 잘못 했냐?  응? 제발 그러지 마

라.

일문	아저씨, 뭐 잘 못 먹었어요?

	하다가 이상한 느낌에 돌아보는 일문. 도현의 차가 막

다가와 멎고, 도	현이 화난 얼굴로 내려 다가온다. 그대로

일문의 뺨을 후려갈기는 도	현.

일문	아버지...

도현	이 나쁜 놈의 자식! 이젠 하다하다 어른한테 패악질이

야?

일문	아버지, 그게 아니라... 박집사가 먼저..

도현	입 닥쳐!

일문	(말 못하고 보면)

도현	박집사는 니놈이 기어 다닐 때부터 한 솥밥 먹던 사람

이야! 어디서 건	방지게 굴어!

일문	아버지! 진짜 저 억울하다구요!

기출	제 잘못입니다. 회장님... 너무 나무라지 마십시오..

도현	너! 회사는 장난으로 다녀? 왜 이 시간에 여기서 엉뚱

한 짓거리 하고 있	는 거야!

일문	(말 못하고 보면)

도현	능력이 없으면 예의라도 있어봐! 도대체가 뭐 하나 제

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어! 나쁜 놈 같으니! (하고 집 쪽으로

걸어가면)

	기가 막혀 보다가 기출 노려보는 일문. 도현 등 뒤에

깊숙이 고개 숙였	다가 일문 보고 헤벌쭉 웃는 기출.

기출	거 봐... 어른한테 그러니까 다치잖아? 아프겠네...쯧

쯧... (하고 차에 오르	면)

일문	(어이없어 바라보는 얼굴에서)

씬30. 	레스토랑 안 (낮)

	들어오는 기출. 인화가 기출을 발견한다.

인화	어머! 아저씨!

기출	(보고) 아이고, 인화야!

인화	(다가와) 아저씨가 어쩐 일이세요?

기출	우리 예비 며느리 얼굴 보고 싶어서 왔지... 헤헤.

종업원	(멈칫 보고 딴 곳으로 가면)

인화	쑥스럽게 그런 얘기까지 하시면 어떡해요?

기출	뭘 쑥쓰러워? 사실대로 얘기한 건데... (쇼핑백 내밀

며) 이거 받아라.

인화	(받으며) 이게... 뭐에요?

기출	너는 나한테 선물 줬는데, 입 싹 닦으면 몹쓸 인간이

지. 거... 얼굴에 붙	이는 팩이라더라. 산삼 성분이 있어서 아

주 몸에 좋대. 뭐.. 너야 그런 	거 안 해도 이쁘지만...

인화	어머... 고마워요.

기출	고맙긴? 원래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고 하지 않

냐? (하고 웃으면)

인화	(같이 웃는 얼굴에서)

씬31. 	해주집 안방 (낮)

	놀라서 보는 달순, 쭈뼛거리는 상태.

달순 	뭐야? 아주 쫄딱 망했다고?

상태	야...공장도 박창희가 와서 인수해버려서 직장도 잃고

월급은 십 원 하나	도 못 건졌당께요.

달순	아니..어떻게 그런 일이...(설마해서 보는) 재벌은 망해

도 3대는 간다는	데...어딘가 숨겨 놓은 돈이 있겠지?

상태	김비서 말 들어봉께 오피스텔이며 요트며 이미 다 내

놨다던디요? 거	지도 아조 상거지가 됐다고 하더랑께요.

에고...완전히 길바닥에 나앉는 	거 밖에 안 남았지라.

달순	어머나... 이를 어째? 해주 걔 만나면 안 되겠다! 그런

거지랑 다녀봤자 	등골 밖에 더 빼 먹히겠어?

상태	아따 엄니도...엊그제까정 붙어 다녔는디 우째 사람인

심이...

달순	(상태 때리며) 이눔아! 사람나고 인심 났지 인심나고

사람났냐? 그런 거	지한테 측은지심 가져봤자 해주 고거 인생

만 꼬이는 거야!

상태	그려도...해주헌테 해 준 것만 혀도...

달순	일만 죽어나게 하고 월급도 못 받아온 놈이 말은 많

네! 니 월급이나 받	아와!

	상태, 말 못하고 달순 보면, 달순, 훽~하고 돌아앉는데

서.

씬32. 	해양사업부 (밤)

	홀로 남아 있는 해주, 핸드폰 열어보고 뻥쟁이를 찾아

전화를 건다. 전	화 받지 않고 음성으로 넘어가는데..

해주	어딨는데 전화도 안 받아? 걱정되니까 전화는 좀 받아.

	녹음버튼을 누르고 멍하니 앉아 있던 해주, 핸드폰 통

화내역 보면 수 십	차례 뻥쟁이에게 전화한 흔적 보인다. 결

심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나서	는 해주.

씬33. 	강산 공장 사무실 (밤)

	문 열고 들어와 불 켜는 해주. 안은 텅 비어 있다. 불

끄고 돌아서는 해	주.

씬34. 	납골당 일각 (밤)

	대평이 있는 유골함 도착한 해주, 주변을 살펴보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설마 하는 눈빛으로 바다를 보다

가 고개 가로 젓는다.

씬35. 	요트 계류장 (밤)

	요트로 들어가는 문 잠겨 있고, 요트의 불빛 꺼져 있

다. 보다가 힘없이 	돌아서는 해주.

씬36. 	막걸리 집 일각 (밤)

	들어오는 해주. 무심히 보고 돌아서려다가 멈칫 본다.

일각에 막걸리 병	들 쌓아 놓고 엎드려 있는 강산. 다가가는

해주.

해주	오빠...

강산	(그대로 있고)

해주	산이 오빠! 일어나 봐!

강산	(멈칫 고개 들고 게슴츠레 보다가 환히 웃으며) 와아

~ 해주다. 이쁜 우	리 해주!

해주	무슨 술을 이렇게 많이 먹었어? 전화는 왜 안 받고!

강산	(웃으며) 해주야... 나 거지 됐다? 그러니까 임마, 핸드

폰 비라도 아껴야	지.

해주	농담 하지 마.

강산	짜샤. 내가 이 상황에서 농담 하는 거 같아? 나 완전 빚

더미에 올랐다니	까! 와아! 우리 할아버지... 날 너무 믿은

거였어! 아지무스 트러스터에 	젠장... 몽땅 다 걸었더라고!

올인했다가 오링된거라고. 알아?

해주	(강산 아프게 보는데)

강산	그런 식으로 보지 마라. 적응 안 된다.

해주	아직 오빠한테 남은 게 있잖아. 드릴 개발하기로 했던

거 잊었어?

강산	(해주 보면)

해주	천지에서 그거 걸고 넘어지더라고. 그래서 오빠 공장

까지 인수해버린 거	였어.

강산	(씁쓸하게 웃으며 막걸리 따르고)

해주	걱정마! 나도 천지 그만 둘 거야.

강산	임마. 그렇게까지 들어가고 싶어 했던 회사를 왜 그만

두냐?

해주	나 오빠랑 드릴 만들 거야.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당하

고 있지만은 않는	다는 거 보여주자고.

강산	(얼굴 심각해지며) 까불지 말고 회사 계속 다녀. 난 끝

났어.

해주	오빠!

강산	나는...이제...너 뒤 못 봐 준다. 일도 못 주고...

해주	누가 오빠보고 내 뒤 봐 달래? 나 다른 곳에서 일 찾을

수 있어.

강산	(술잔 들며) 가라.

해주	뭐?

강산	나 때문에 너까지 힘들지 말고 가라고. (술 마시려는

데)

해주	(술잔 탁 뺐고) 그렇다고 이렇게 술만 마시면 어떡해!

강산	이 자식아! 그럼 어떡하냐고! 아무 것도 없는데! 드릴

이 그냥 만들어져? 	트러스터보다 수십 수백 배는 비싼데! 그

걸 어디서 무슨 돈으로 만드냐	고! 남은 건 빚밖에 없는데!

	말 못하고 보는 해주. 술 들이키는 강산 모습에서.

씬37. 	해주 집 마당 (밤)

	술 취한 강산을 부축해서 들어오는 해주, 정우 뒤 화장

실 쪽에서 나오다	가 마주친다.

해주	삼촌. 삼촌~!

정우	해주야? 어떻게 된 거야?

해주	산이 오빠가 많이 취해서....삼촌 방에 좀 재우면 안 되

겠어요?

정우	안 될게 뭐 있어?

	가다가 다시 다리 꺾여 쓰러지는 강산, 정우와 해주가

양 쪽에서 부축하	는데, 마루에서 우르르 몰려나오는 달순,

영주, 진주, 상태, 그들을 지나	쳐 마루로 들어가는 강산, 정

우, 해주.

씬38. 	동 정우방 (밤)

	그대로 침대에 쓰러지는 강산. 안쓰럽게 내려다보는

해주와 정우.

정우	그렇지 않아도 할아버지도 그렇게 가시고 회사까지 그

렇게 돼서 걱정했는데... 이친구도 속상할 만하지.

해주	거기다...기술개발하려고 진 빚까지 쌓여서 힘든 모양

이에요. 당분간만 	삼촌이 데리고 있어주시면 안 되겠어요?

오피스텔까지 내 놔서 잘 데도 	없어요.

정우	그럼. 우리가 모르는 사이도 아닌데.

해주	죄송해요 삼촌.

정우	무슨 말이 그래? 강회장님과 인연을 생각해서라도...

(얼굴 굳어지고) 내 	책임도 있는데...(해주 등 다독이며) 걱정

마.

	해주, 강산 보며 한숨 쉬고 돌아서 나가려다가 책상

위 사진을 한 번 보	는데, 정우, 아프게 사	진 보는 해주 이상

해서 본다.

정우	왜?

해주	아..아니에요. (하고 나가는)

씬39. 	해주집 안방 (밤)

	해주 들어오면 따라 들어오는 달순과 상태, 영주, 진

주. 해주 등짝 때리	는 달순.

해주	아! 왜 그래?

달순	이것아! 저 인간을 저렇게 데려오면 어떡해!

해주	왜 데리고 오긴? 당분간 삼촌 방에 머무를 거야.

달순	얘..얘 얘 봐...야..우리가 무슨 자선사업가야? 상태한

테 다 들었어! 쟤 거	지 됐대매? 길바닥에 나앉은 거지 데려와

서 어쩌자는 건데?

해주	엄만 무슨 말을 또 그렇게 해? 우리 아버지 돌아가셨

을 때를 생각	해봐. 	얼마나 암담하고 비참했어?

달순	(뜨끔한데)

해주	그때 우리 도와주신 분들 안 계셨음 우리 여기에 이렇

게 단란하게 모여 	살지도 못했을 거야.

달순	아 그때는 그때고! 그렇다고 군식구를 이렇게 들여오

면 우리는 어떻게 	먹고 살 건데?

해주	그래도 우리 밥은 먹고 살잖아

영주	야~ 사람 망하는 거 한 순간이네? 역시...남자를 잘 만

나야 해.

진주	아저씨...안 됐다. 재미있고 활기차서 좋았는데

상태	우쨌든 월급은 받아야 쓰겄는데... 어짠댜? 저 상태로

는 영~ 멀었는디.

해주	(걱정스럽게 바깥 쪽 돌아보는데서)

씬40. 	동 정우방 (밤)

	잠든 강산을 내려다보는 정우.

정우	(혼잣말) 이 친구야...힘들어도 조금만 참아. 지금 너한

테 모든 걸 알려	줄 순 없지만...니 할아버지 억울하게 당

한 거...니 아버지 죽음... 그리고 	우리 형 죽음까지 내가 반드

시 진실을 밝혀내고 말테니까...장도현.. 그 	인간... 절대로 내

가 가만 안 둔다. (이 악무는 정우 얼굴에서 F.O.)

	

씬41. 	천지조선 사옥 앞 (F.I- 아침)

	다가와 멎는 차량들. 정우와 수사관들이 우르르 내린

다.

씬42. 	도현집무실 (아침)

	문 벌컥 열리며 들어오는 정우와 수사관들. 놀라 일어

나는 도현.

도현	뭐야?

정우	장도현 회장님! 불법 비자금 조성과 탈세에 관한 혐의

가 있어, 잠시 동	행을 요청합니다!

창희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출석 요구서도 없이 대기업 회

장님한테 임의동	행을 요청하는 겁니까?

정우	그래. 사실이야. 거부하면 정식으로 출석요구서 보내

고 언론에도 알리지. 	(도현 보며) 포토라인에 서서 기자들 질문

한번 받아 보시겠습니까?

도현	구체적인 혐의가 뭐야!

정우	여기 있는 박창희 본부장이 잘 알텐데요? K 컴퍼니라

는 유령회사...부정	하실 겁니까?

도현	(굳은 얼굴로 창희 보면)

창희	회장님... 응하실 필요 없습니다.

정우	인도네시아 유전 사태 때문에 회사 주가 많이 떨어지

지 않았습니까? 언	론에 알려져서 좋을 일 없을 텐데요?

도현	(이 악물고 정우 노려보는 얼굴에서)

씬43. 	해양사업부 (낮)

	문 열고 황급히 들어오는 민경. 해주와 일문, 양대리

등 직원들이 쳐다	본다.

민경	(일문 앞에 가며) 큰 일 났습니다! 본부장님!

일문	야! 본부장 그만 둔지가 언젠데 본부장이야?

민경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고... 회장님께서 검찰에 잡혀

가셨어요!

해주	(놀라) 그게 무슨 소리에요? 무슨 일로요?

민경	그거야 나도 모르지. (일문 보며) 어떡해요?

	말없이 일어나는 일문. 그대로 바깥으로 나간다.

민경	(양대리 보며) 어떻게 된 거지? 뭐 알아?

양대리	(시선 피하며) 아니.. 내가 뭘 알겠어요? 사원 주제

에...

해주	(불안하게 보는 얼굴에서)

씬44. 	도현 집 거실 (낮)

	놀라 소파에서 일어나는 금희. 앞에 봉희가 서 있다.

금희	그이가 검찰청에? 왜!

봉희	몰라. 정우가 와서 데려갔대.

금희	아니, 정우삼촌은 지난번엔 일문이를 잡아 가더니, 이

젠 그이니? 도대체 	왜 그런다니!

봉희	아, 잘못이 있으니까 잡아 갔겠지. 그럼 정우가 정신

나갔다고 멀쩡한 	사람을 데려가겠어?

금희	지난번에 일문이도 무혐의였다며! 우리한테 감정이 있

지 않고서야 어떻	게 또 이래?

봉희	그래, 언니... 말 잘 했다. 나 그 동안 차마 언니한테

못 물어 봤는데, 언	니 정우한테 뭘 잘못한 거야?

금희	(멈칫 보고) 무슨 소리니?

봉희	나 지난번에 언니하고 정우 얘기하는 거 다 들었어! 언

니 옛날 형부 없	는 사이에 지금 형부랑 바람폈어?

금희	아니야! 그런 거!

봉희	그런데 정우가 왜 언니를 그렇게 싫어해?

금희	예전에 유진이 아빠 만나기 전에 지금 네 형부 좋아했

던 건 사실이야.

봉희	근데?

금희	근데 그이가 서울 정보부에 근무하면서 일문이 엄마

를 만났어. 그 때	문에... 학수씨가 청혼했을 때 받아 들였

어. 그 사람한테 배신감이 너무 	컸으니까.

봉희	근데 옛날 형부 출장 간 사이에 지금 형부는 왜 집에

불러들였는데!

금희	불러들인 게 아니라 찾아 왔어! 몇 번이나! 본인이 잘

못 했다고! 그걸 정	우 삼촌이 오해한 거야! 내가...내가 (눈물

글썽해지며)유진이 죽고 금세 	재혼하니까, 그 오해가 사실

로 굳어진 거고...

봉희	옛날 형부를... 좋아하긴 했어? 아님 마음은 지금 형부

한테 있으면서 홧	김에 시집간 거야?

금희	너는 이해 못 해. 나도 그때는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없

었어. 어떻게 한 	사람이 두 남자를 좋아할 수 있는지... 모

두 다 내 업보야. 그때 유진이 	따라 죽었어야 했어. 그이가

인화만 안고 오지 않았다면...죽었을 거야.

	눈물 글썽한 금희를 말 못하고 보는 봉희 얼굴에서.

씬45. 	검찰청 조사실 (낮)

	노트북 화면에 - ‘ 천지그룹 장도현 회장, 불법 비자금

조성 혐의로 극	비 소환’ 기사가 떠 있고, 도현의 얼굴이

크게 실려 있다. 도현, 굳은 얼	굴로 화면 보는데, 그 옆에서

책상 꽝 치며 앞의 정우 보는 창희.

창희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임의동행 시켜놓고, 이런 식으

로 기사 흘립니까!

정우	(태연하게) 우리 쪽에서 흘린 거 아니야.

창희	지금 장난하세요? 그 말을 믿으란 말입니까?

정우	믿던 안 믿던 그건 자네 자유고, (서류 넘기며) 진술은

해 주셔야죠. 장	도현 회장님... (자료 주며) 스위스 계좌와

홍콩 스탠다드 은행에 임직	원 명의를 빌려 분산 예치한

이 1조원!  어떻게 해명하실 겁니까?

도현	(눈 감아 버리고)

정우	묵비권 행사하시겠다구요? 아시겠지만 재판에서 굉장

히 불리할 겁니다. 	여기 증거가 고스란히 있으니까요. (창희

보며) 안 그런가? 박변호사? 	자네도 이 자료 입수 했을 땐

충분히 실형 살릴 수 있다고 자신했잖아?

도현	(눈 뜨고 창희 보면)

창희	이거 왜 이러십니까? 이젠 변호인하고 의뢰인 사이까

지 이간질 시키실려	고요?

정우	(미소 띠며) 꼭 그런 건 아니고... 잠시 자리 좀 피해 주

겠나? 피의자하	고 개인적으로 할 이야기가 있는데...

창희	그럴 수 없습니다.

도현	괜찮으니까 나가 봐.

창희	(멈칫 보고) 회장님...

도현	괜찮으니까 나가 봐.

창희	(하는 수 없는 듯 보고 나가면)

도현	무슨 얘기야?

정우	회장님... 정말 엄포가 아니라, 회장님 반드시 실형 사

시게 됩니다. 제가 	장담할 수 있어요.

도현	(피식 웃고) 개인적으로 할 이야기 있다며?

정우	김종보씨라고 아십니까? 예전 동경주재 안기부 요원이

었는데... 회장님 	부하셨죠.

도현	글쎄... 오래 돼서 기억이 안 나는데? 그건 왜 묻나?

정우	(노려보며, E) 강대평 회장님 왜 죽였습니까? 강회장

님 아드님은요? 우	리 형은요?

	말 못하고 노려보는 정우. 미소 머금은 채 팽팽히 마

주 보는 도현.

씬46. 	천지조선 일각 (낮)

	같이 복도를 걷고 있는 양대리와 일문. 한쪽 벽면에 몰

아붙이는데

양대리	무슨 일로?

일문	K 컴퍼니 자료 확실히 검찰에 보낸 거 맞지?

양대리	예!

일문	(양대리 뒷목을 잡으면서) 너 알겠지만 이 사실은 너하

고 나. 둘만 아는 거야. 어디 딴 곳에다가 흘렸다간 그날부터 넌 끝

장이야. 알았어?

양대리	걱정마십시오. 저 입 무거운 남자입니다.

일문	(뺨을 두 번 두드리며) 그래 내가 잘 되면 너 잊지않을

꺼야.

	어깨를 두드리며 가는 일문. 그런 일문에게 인사를 하

는 양대리.

양대리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건다) 본부장님! 접니다.

씬47. 	검찰청 일각 (낮)

	계단을 내려오는 중인 창희. 지나가는 사람에게 인사

를 한 후에

창희	일문이가. 알았어요. 양도현씨. 잘 알겠지만 당신 내

사람이야. 그 자료 나하고 전혀 무관한 거고... 만약에 잘 못해서

이 사실이 흘러나가면 당신 인생 끝이라는 거 잊지마!

	전화기를 끄고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씬48. 	해주집 정우방 (낮)

	강산, 침대에 옆으로 누워있는데, 영주가 들어온다.

영주	아저씨. 점심 먹어요...(혼잣말) 아직 자나? 이봐요! 아

저씨?

	강산, 미동도 하지 않자 그대로 나가는 영주. 살며시

눈 뜨는 강산.

씬49. 	동 마루 (낮)

	밥상 앞에 앉아 있는 달순과 상태. 영주가 방에서 나

와 자리에 앉는다.

영주	아직 자는 거 같아.

달순	아니 지금이 어떤 땐데 속 편하게 자고 있어?

상태	지도 속이 속이거써라?

달순	아니 그렇다고 남의 집구석에서 저렇게 쳐 자면 어떡

해? 저렇게 들어와 	빌붙어 보겠다는 거야 뭐야?

영주	엄마. (방 보며) 들으면 어떡해?

달순	들으면 어때? 내가 내 집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도 못

하면 그게 내 집이	야? 쳇..뭐? 일조짜리 배가 어쩌고 저쩌고

하더니...쯧쯧...사업도 사람이 	독해야 하는 거지, 저렇게 넉

살만 좋고 허허실실대서야.

영주	난 한 10대까지 물려줄 재산 있는 사람 만나야지.

달순	허파에 바람 들어가 이것아!

씬50. 	동 정우 방 (낮)

	침대에서 일어나는 강산. 바깥 소리가 그대로 들린다.

달순	(E) 야! 너 다시 가서 깨워!

영주	(E) 아직 잔다니까?  술 댑따 마신 거 같으니까, 밥은

나중에 먹으라지 	뭐,

달순	(E) 지금 밥이 문제가 아니잖아 이것아! 니 큰 언니 들

어오기 전에 후다	닥 내 보내야지.

상태	(E) 엄니..고거는 쪼까 심하잖여라.

달순	(E) 심하긴 뭐가 심해! 니 동생 인생이 갈릴 판인데...

에휴...창희 그 놈보	다 훨씬 좋은 놈 만났다고 좋아했더니...상

거지가 되어서는..

상태	(E) 그랴도 쟈가 머리가 좋아가지고 재기 하긴 할 것인

디..

달순	(E) 야 이놈아! 그럼 그때까지 우리 해주가 먹여 살려

야 한단 말이야?

	강산, 자리에서 일어나 걸려 있는 옷을 걸친다.

씬51. 	동 마루 (낮)

	문 열고 나오는 강산. 밥 먹던 식구들이 모두 쳐다본

다.

강산	(밝게) 야아! 식사들 하시네요?

상태	응...쪼까 먹을텨?

달순	(상태 옷자락을 잡아채고 눈치 주는데)

강산	(상 들여다보고) 반찬이 되게 맛있어 보이는데....어떡

하지? 약속이 있어	서... 어머니, 저 그만 가보겠습니다.

달순	그, 그래...

강산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상태야, 백발마녀! 잘 있어라!

상태	워딜 가는디?

강산	(대꾸 없이 미소 짓고 문 열고 나가면)

영주	엄마. 들었나봐.

달순	들었음 어때? 들으라고 있는 귄데...

	하다가 미안한 듯, 대문 나서는 강산 보는데, E 전화

벨 울린다.

달순	(수화기 들고) 여보세요? ...아..검사 양반이 무슨 일이

래요 이 시간에? 	아.. 갈아입을 옷이요?... 아이구, 갖다 줘

야지. 그럼... 낮엔 할 일도 없는	데...

씬52. 	차장 검사실 (낮)

	수사관과 마주하고 있는 정우.

	하는데 E 노크소리. 정우 쳐다보면, 강산이 들어온다.

정우	어... 웬일이야? (하고 수사관에게 눈짓하면)

수사관	(일어나 나가고)

강산	어젠 죄송했습니다. 제가 너무 술이 너무 많이 취해

서...

정우	사람... 그럴 수 있지. 힘들 때잖아? 앉아.

강산	(자리에 앉으면)

정우	무슨 할 이야기 있어서 왔나?

강산	예... 전화로 말씀드릴까 하다가, 직접 뵙는 게 나을

거 같아서요..

정우	(보면)

강산	말 안 해도 잘 하시겠지만... 해주, 좋은 녀석입니다.

앞으로 신경 더 많	이 써주십시오...

정우	이 친구, 그 말 하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

강산	뭐.. 혼자서도 씩씩하게 잘 살지만... 어머니가 친어머

니 아니라는 게 마	음에 걸려서요. 상태 자식이 또 화나면 무

슨 소릴 할지 모르고...

정우	잠깐만! 자네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친어머니가

아니라니?

강산	(멈칫 보고) 모르셨습니까? 전 한 집에 살아서 당연히

아시는 줄 알았는	데...

정우	금시초문이야. 그런데 자네 어디 가나? 왜 갑자기 그

런 얘기를 해?

강산	(말없이 쓸쓸한 얼굴 되는 데서)

씬53. 	검찰청 조사실 (낮)

	마주 앉아 있는 도현과 창희.

도현	도대체 그 자료가 어떻게 저 놈 손에 넘어간 거야!

창희	지금 조사 중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내부소행인 거 같

습니다.

도현	내부소행? (하고 창희 의심스럽게 보면)

창희	(눈치 채고) 회장님... 범인이 저라면 지금 이 자리에

있지도 않습니	다.

도현	그래.. 어떻게 수습할 거야? 증거자료가 저렇게 명백한

데?

창희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이건 중앙의 고위층이 나서줘

야 할 일인 거 같습	니다. 회장님 인맥 총 동원하셔야 합니다.

도현	(굳은 얼굴로 보는 데서)

씬54. 	차장 검사실 (낮)

	정우에게 옷가지 든 쇼핑백 건네주는 달순. 받는 정우.

정우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주머니...

달순	아이구, 별 말을... 우리한테 검사양반이 해 준 게 어딘

데, 이런 심부름이	야...

정우	고맙습니다.

달순	그럼... 수고해요. (하고 나가려는데)

정우	(문득 생각하고) 아, 아주머니!

달순	(멈칫 돌아보면)

정우	(조심스럽게) 해주가... 아주머니 친딸이 아니라는 게

사실입니까?

달순	(얼어붙은 듯 보고)

정우	(시선 의식하고) 아... 강산이가 와서 얘길 하길래... 잘

못 안 거죠?

달순	(멍하니 보고)

정우	미안합니다. 괜한 걸 물어봐서...

달순	(눈 질끈 감았다가 뜨며) 그래. 입이 간질거려서라도

말해야 쓰겠네. 나	도 양심이 있는데...

정우	(의아해 보면)

달순	우리 해주, 검사 양반 조카 맞아요.

정우	예?

달순	우리 해주가... 유진이라는 그 아이라구요!

정우	뭐라구요?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눈시울 붉어져 외면하는 달순. 굳어져 보는 정우 얼굴

에서.

씬55. 	거리 + 달리는 차 안 (낮)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차안. 굳어져 운전하는 정우. 눈

자위가 벌겋다.

	그 얼굴에...

	(플래시백1) 21부 씬25. 차장검사실.

해주	죽었다는 제 또래 아이, 많이 사랑하셨어요?

정우	유진이 말이냐? 말로 다 할 수 없을 지경이었지. 돌아

가시는 순간에, 그 	아이가 눈에 밟혀 어떻게 가셨는지 몰라.

해주	(뭉클해 보는데)

정우	(보고) 근데, 갑자기 그건 왜 궁금해?

해주	(멈칫) 아, 아니에요... 몸 조심해요, 삼촌... 저 삼촌 만

나서 너무 좋아요.

	(플래시백2) 22부 씬24. 정우 방.

	학수의 편지 다 읽고 눈물 흘리는 해주. 그 모습 보는

정우.

정우	이 녀석, 이제 보니 울보네?

해주	(대답 못하고 울면)

정우	해주야...

	(현재)

	눈가 훔치며 운전하는 정우.

씬56. 	야외 일각 (낮)

	걸어오는 정우. 일각에 기다리고 있던 해주가 보고 환

히 웃는다.

정우	해주야!!

해주	삼촌! 웬 일로 연락하셨어요?

정우	(글썽해) 이 녀석아... 왜 말하지 않았어?

해주	삼촌... 왜 그러세요?

정우	그래! 내가 너 삼촌이야! 유진아... 왜 말하지 않았어?

	놀라 보는 해주. 울며 보는 정우. 그들 모습에...

	(27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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