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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퀸 28

씬1. 	야외 일각 (낮)

	걸어오는 정우. 일각에 기다리고 있던 해주가 보고 환

히 웃는다.

해주	삼촌! 웬 일로 연락하셨어요?

정우	(글썽해) 이 녀석아... 왜 말하지 않았어?

해주	삼촌... 왜 그러세요?

정우	그래! 내가 너 삼촌이야! 유진아... 왜 말하지 않았어?

	놀라 보는 해주. 울며 보는 정우.

해주	그걸 어떻게...?

정우	네 엄마가 말해줬어. 이 녀석아...

해주	엄마는? 바보같이... 말하지 말라니까...

정우	왜 말을 안 해? 하기는... 나야말로 정말 바보다..

해주	삼촌,...

정우	너 어릴 때부터 보면서, 늘 유진이 같다고 생각했어.

핏줄이라 당긴다는 	생각도 못 해 보고... 내가 내 조카도 몰라

보고... 미안하다.

해주	삼촌이 왜 미안해요...저도 안지가 얼마 안 됐는데...

정우	그럼 말을 해 줬어야지, 이 녀석아!

해주	죄송해요. 가족하고 떨어질까 봐 겁이 났어요... 엄마

가 나 친엄마 집에 	보낼까 걱정되기도 했고... 아직 확실한 것

도 아니에요.

정우	아니야. 네 엄마가 내 방안의 사진이 니가 틀림없대.

니 목의  흉터...노	란색 옷... 니 친엄마가 거제에 찾아간 이

야기까지 다 들었어. 세상에...	나한테 피붙이는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멀쩡히 내 옆에 있	는 줄도 모르

고..... (하고 글썽이며) 형님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좋아	할

까...

해주	(정우 안으며) 죄송해요... 속이려고 한 건 아니에요....

죄송해요, 삼촌..

	두 사람, 끌어안고 같이 운다.

	(점프)

	일각의 벤치에 앉아 있는 두 사람. 손을 꼭 잡고 있다.

해주	삼촌... 엄마한테 들었겠지만...저 삼촌은 몰라도, 인

화 어머니 집에 알려	지는 거 원치 않아요.

정우	무슨 마음인지 알아. 지금 알려지는 거 나도 원치 않

아.

해주	고마워요...

정우	꼭 니 상황 때문이 아니라, 뭔가 이상한 게 있어서 그

래.

해주	뭐가 말이에요?

	정우, 대답하려는데 E 핸드폰 벨이 울린다. 보고 받는

정우.

정우	그래. 이수사관... 나야... (멈칫 굳어지며) 알았어. 지

금 가지. (전화 끊고	는) 해주야. 미안한데 나 일이 바빠서 우

리 얘기는 나중에 해야겠다.

해주	그래요. 가세요. (하고 일어나면)

정우	(같이 일어나) 이 녀석... 그거 알어? 오늘이 내 삶에

서 제일 기쁜 날이	라는 거...

해주	저도 마음이 훨씬 개운해요. 삼촌한텐 진작 말할 걸...

정우	그래. 이 나쁜 녀석아... (해주 뺨 가볍게 꼬집고는) 집

에서 보자.

해주	예. 삼촌...

	정우 가다가 돌아보며 들어가라는 듯 손짓한다. 웃어

보이는 해주.

씬2. 	차장 검사실 (낮)

	들어오는 정우. 수사관이 따라 들어온다.

수사관	예상대로 구속영장은 기각 됐습니다.

정우	기각 사유는?

수사관	도주의 우려가 없고, 범죄 사실은 재판에서 다투면 되

는데, 굳이 구속까	지 하는 건 국가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깁니다.

정우	그래. 늘 하는 소리군. 대신에 재판에선 반드시 이겨

야 돼.

수사관	예.

정우	피의자한텐 아직 알리지 마. 영장청구 종료시간까지

조사할 테니까.

씬3. 	검찰청 조사실 (낮)

	마주 앉아 있는 도현과 창희.

창희	여러모로 검토해 본 결과, 당장 구속은 되지 않을 게

확실합니다. 문제	는 재판 결과입니다. 지금 계좌 추적한 증

거가 너무 뚜렷해서 패소할 확	률이 훨씬 많습니다. 또한 여

론도 좋지 않아서, 회장님보다 비자금 규모	가 작은 경제인이

법정 구속된 전례가 있습니다.

도현	그럼 어떡하자는 거야?

창희	위쪽과 조율해 본 결과, 회장님께서 일선에서 물러나

시는 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도현	그건 안 돼!

창희	(보면)

도현	지금도 회사가 위기인데 내가 물러나 봐! 무슨 일이 생

기겠어?

창희	그 뿐만 아니라, 상당한 액수의 사재출연까지 하셔야

실형 사시는 걸 면	할 수 있습니다.

도현	이 친구가? 지금 회사 자금 사정 어려운 거 몰라? 불

난 데 부채질 하	나!

창희	안 그러시면 정말 감옥가셔야 합니다. 회장님이 구속

됐을 때 손실은 생	각지 않습니까? 미래를 보셔야 합니다. 회

장님이 법정 구속되시면 정말 	회사는 끝장입니다.

	굳은 얼굴로 보는 도현. 마주 보는 창희 얼굴에서.

씬4. 	해주집 안방 (낮)

	해주, 가방 옆에 놓고 자리에 앉으면, 달순, 해주 표정

살핀다.

달순	얼굴 보아하니... 검사양반 만났구나?

해주	(담담하게) 왜 이야기 했어? 안 하기로 약속 했잖아?

달순	(고개 돌리고) 니 엄마한테는 안가더라도...니 핏줄이

니까 이야기했다.

해주	그래. 잘 했어.

달순	(의외인 듯 보면)

해주	대신에 다신 인화네 가서 내 이야긴 꺼내지 마. 난 삼

촌 있는 걸로 만족	하니까. 알았지?

달순	알았어. 이것아.

해주	근데...산이 오빠는 어디 갔어?

달순	(멈칫 보고 뜨끔해서) 나... 나갔다.

해주	어디를?

달순	내가 그걸 어떻게 알어?

해주	(핸드폰 들고 전화하려고 하면)

달순	(손잡고) 아, 뭘 전화까지 하려고 그래?

해주	(보면)

달순	남은 거라고는 달랑 두 쪽 뿐인 인간한테 무슨 미련이

있어서?

해주	엄마? 엄마 혹시 산이 오빠 앞에서 그런 소리 한 거 아

냐?

달순	(뜨끔해서 휙 돌아앉으며) 발 달린 짐승이 지 발 가지

고 나간다는데 내	가 뭐라 그래?

	해주, 의심스레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면, 달

순, 무슨 말인가 하려	다가 마는데서.

씬5. 	동 마당 (낮)

	마당으로 나오면서 전화 거는 해주, 신호음을 울린다.

씬6. 	납골당 일각 (낮)

	대평의 사진보고 있는 강산. E 핸드폰 울리고 액정에

“땜쟁이” 뜨는 거 	보이면, 한참을 바라보다가 그냥 덮어버린

다. 망연히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강산.

씬7. 	인화 레스토랑 (낮)

	음식 놓고 마주 앉아 있는 창희와 마리오.

창희	부회장님에 대한 명성은 많이 들었습니다. 상황 판단

력이 뛰어나시다구	요.

	I've heard that you have a reputation for decision-

making skills.

마리오	만나자고 한 용건이 뭡니까?

	what do you want with me?

창희	라이언 강이 기술 개발하려는 걸 돕기로 했다던데요...

	Is it right that you will support Ryan kang to

develop the new 	technology?

마리오	(멈칫 보면)

창희	혹시 아실지 모르겠지만...라이언 강은 파산했습니다.

그 공장은 제가 인	수했구요... 라이언 강은 드릴을 만들 수

없습니다. 차라리 저희하고 손 	잡는 게 어떨까요?

	I'm not sure if you know that...Ryan kang went

broke. I took over 	his plant. He can't make the drill or

something. you had better 	make a joint venture with

our company, hadn't you? (or you had 	better cooperate

with our company, hadn't you?)

마리오	천지에 라이언 강만큼의 두뇌집단이 있을까요?

	I just wonder if there would be some think-tank

like Ryan Kang 	in Chenji's.

창희	물론입니다.. 그리고 노블사에 이익이 될 만한 제안이

있습니다.

	to be sure and I have a offer which can be

profitable to Noble's.

	보는 마리오. 미소 띠며 술잔 들고 건배 제의하는 창

희.

씬8. 	해주집 마루 (저녁)

	식탁 앞에 모여 앉아 식사 중인 달순, 해주, 상태, 진

주, 영주.

해주	오빠 앞으로 어떡할 거야? 계속 집에 있을 수 없잖아.

상태	오랫동안 백수로 보내다봉께 백수생활은 문제없어야!

나가 백수 5년차 	아니였냐. 그 정도 되믄 하루 일과가 딱 머

릿속에 뜬당께!

해주	(한심하게 보며) 그래도 한 달 가까이 용접보조도 했는

데 그냥 썩히긴 	아깝잖아.

상태	용접보조라고 혀도 한 것이라고는 무식허게 힘쓰는

거 밖에 없었어야.

해주	(버럭) 그럼 계속 집구석에서 천장 무늬만 세고 있을

거야?

상태	야 그거 세는데도 요령이 필요하구마이 (하는데 해주

매서운 눈초리에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안 그라믄...엄니

포장마차 돕등가 허고.

달순	(혀 차며) 쯧쯧쯧...망할 놈. 데려다가 인간 만들어보겠

다더니 책임도 못 	질 소리를 왜 해가지고...안 그래도 허파

에 바람만 가득 찬 놈을 저렇게 	망쳐놨으니..

해주	엄마. 산이 오빠가 그러고 싶어 그런 거야? 그리고 막

말로 오빠 상태 저	런 게 어디 하루 이틀이냐고.

진주	그건 언니 말이 맞지.

상태	(숟가락으로 치려고 하며) 이 쪼매난 가스내가 어델 끼

여싸!

	핸드폰 진동소리에 영주, 슬쩍 액정화면 보면, ‘ 멋진

물주“ 라고 뜬다. 	해주 눈치 보고 받는 영주.

영주	어...진숙아. 오랜만이네? (하고 일어나는 데서)

씬9. 	호텔 스카이라운지 (밤)

	술병 놓고 잔뜩 취해 의자에 기대 잠들어 있는 일문.

영주가 그 앞에 다	가와 선다.

영주	뭐야? 전화 수십 통 해 놓고... 완전 맛탱이 갔네?

일문	(멈칫 눈 뜨고 보고는) 어? 우리 이쁜이... 왔냐? (하

고 옆자리 앉으라는 	듯 툭툭 치면)

영주	왜 또 이렇게 인사불성이냐구요?

일문	마음이 괴로워서 그래... 너 보면 위안이 될까 하고...

영주	피~ 맨날 그래. 아저씨가 도대체 괴로울 일이 뭔데요?

일문	너... 니네 아버지 좋아하냐?

영주	뭔 소리래? 얼굴도 기억이 안 나는데...

일문	그래... 차라리 니가 부럽다...

영주	(멀뚱히 보면)

일문	난 우리 아버지 좋아했다. 존경하고... 멋진 분이니

까... 근데 지금은 	싫다... 감옥에 가서 안 나왔으면 좋겠

어... (눈물 글썽해지며) 차라리 죽	었으면 좋겠어... 나 나쁜 놈이

지?

영주	진짜! 술 취했으면 집에 가요!

	다가가 일문 일으키는데, 비틀거리다가 갑자기 영주

를 끌어안는 일문.

영주	어머머! 왜 이래요?

일문	야... 너 오늘 나랑 같이 있으면 안 되냐?

영주	어머, 미쳤나 봐. (밀어내며) 떨어지라구요!

일문	너무 힘들고 외로워서 그래... 제발 나하고 같이 좀 있

어줘,...

	영주 안은 채 흐느껴 우는 일문. 어쩔 줄 몰라하다가

일문의 등을 가만	히 두드려 주는 영주.

씬10. 	술집 바 일각 (밤)

	반갑게 서로 포옹하는 마리오와 강산. 함께 자리에 앉

는다.

강산	저 때문에 출국 일정을 늦췄다니...고맙습니다.

	Thank you for delaying your departure schedule

because of me.

마리오	자네하고는 비즈니스 관계지. 서로 마무리 지을 일이

있잖나..

	we have a business relationship. we have

something unfinished.

	(우리는 끝내지 않은 것을 가지고 있다. <== 구어표현)

강산	전에 말했듯이.. 드릴십의 꽃. 드릴.. 그걸 제가 반드

시 만들어 드리겠습	니다... 근데, 그럴려면 자금이 필요합니

다.

	As my saying before, the essence of the drillship,

drill! I'll make 	it for Noble's. to do that, I need some

money.

마리오	라이언 강. 우린 그 일에서 손 떼기로 했녜.

	Ryan Kang. We made the decision to get out of it.

강산	(멈칫 보면)

마리오	천지 조선 박창희 본부장으로부터 제안이 있었네.

	There was the offer from Mr. Park in Chenji's.

강산	박창희?

	Chang hee Park?

마리오	자네 능력은 아깝지만, 노블사는 천지조선과 협력해

서 시추권을 따기로 	결정을 했네.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같이 일하도록 하지.

	It's a pity that we can't see your talent. however,

Noble's made 	the choice to cooperate with Chenji's

to get the oil-drill right. if 	given the chance, I hope

we can work together.

강산	(충격 받은 얼굴로 바라보는 데서)

씬11. 	거리 일각 (밤)

	불빛이 화려하게 수놓인 도심 속,  연인들, 가족들, 친

구들이 짝지어 스	쳐 지나가면. 홀로 그 속을 걷고 있는 강

산. 우뚝 자리에 멈춰서는 강산. 	사람들 속에서, 강산, 핸드폰

을 들고 녹음을 듣는다.

해주	(F) 오빠... 전화 좀 받아. 걱정돼 죽겠어. 어디 있는

지.... 몸은 괜찮은	지...아니... 그냥 목소리만이라도 좀 듣게

응? 꼭 전화 줘.

	핸드폰 내리며 한숨 쉬는 강산.

씬12. 	해주방 (밤)

	선박설계 책 보고 있는 해주, 핸드폰 울리자 기다렸다

는 듯이 냉큼 받으며 얼굴 환해지고 전화 받는 해주. 거리의 강산

과 동시화면으로...

해주	오빠! 어디야? 몸은 괜찮아? 밥은 먹고 다니는 거야?

집에 언제 들어올	거야? 오늘 밤에 날씨 영하로 내려간대. 빨

리 들어와!

강산	(눈가 촉촉해지는, 아무 말 못하는)

해주	오빠 내 말 듣고 있어? 여보세요? 여보세요? 뭐야? 오

빠 끊은 거 아니	지? 여보세요? 오빠 말 좀 해봐.

강산	히히힝~히히힝~

해주	(뭐지? 하는데)

강산	말 좀 해보라며. 이거 말 울음소리 안 같냐?

해주	(어이없지만) 지금 어딨어? 내가 나갈게.

강산	해주야.

해주	응?

강산	쌍둥이가 말이야. 버스를 탔는데.

해주	뭐야 갑자기..

강산	돈을 한 사람거만 낸 거야. 버스 운전사가 화가 나서

“어이~왜 돈 한 	사람거만 내는 거요~?” 하니까 쌍둥이들

이 뭐라 그랬게?

해주	글쎄....일타쌍피?

강산	아니! 정답은 “아씨..내면 될 거 아니에요!”

해주	오빠. 안 그래도 추운데 나 얼어죽게 만들래?

강산	....

해주	그러니까 도대체 어디냐고?

강산	(씁쓸한) 나는 이제 너...웃겨주지도 못하는 구나. (하

고 전화 끊으면)

해주	오빠! 산이 오빠!

	해주, 안타깝게 핸드폰 바라보다가 한숨 쉬며 울컥하

는데서.

씬13. 	거리 일각 (밤)

	그대로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강산의 뒷모습에서 F.O.

씬14. 	검찰청 전경 (F.I - 아침)

씬15. 	검찰청 조사실 (아침)

	핸드폰 들고 통화하고 있는 도현. 옆에 창희가 보고 있

다.

도현	알겠습니다... 심려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침통한 얼굴로 핸드폰 내리는 도현. 보는 창희.

도현	니 말이 맞았어... 내가 물러나지 않고 사재 출연하지

않으면, 실형을 면	키 어렵다는구만..

창희	그렇게 하시죠. 회장님...멀리 가시려면 작은 희생이라

고 생각하셔야 합	니다. 재판만 무사히 끝나면 복귀하실 수

있구요...

도현	그럼... 나 대신 누가 좋겠어? 건설에 황사장 어때?

창희	사장단들이나 임원들은 안 됩니다. 솔직히 회장님에

관한 정보, 누가 	줬는지 의심스러우니까요.

도현	그럼 누굴 내세우자는 거야? 외부에서 영입하자는 거

야?

창희	일문이 어떻습니까?

도현	(놀라 보고는) 너 제 정신이야? 그놈이 어떤 놈인지 알

잖아! 회사 말아	먹을 일 있어?

창희	제가 옆에서 보필하면 됩니다.

도현	아무리 그래도... 사장단들 반대가 심할 거야. 그 녀석

지금 평사원이잖	아?

창희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답굽니까? 이 회사 오너가 회장님

이시잖아요?

도현	(멈칫 보면)

창희	회장님... 지금 상황에서 믿을 사람은 혈육 밖에 없습

니다. 자리가 사	람을 만든다고... 일문이도 그 자리에 오르

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도현, 새삼스럽게 창희 쳐다보는데, 들어오는 수사관.

깍듯이 인사한다.

수사관	회장님... 차장님께서 뵙자고 하십니다.

씬16. 	차장 검사실 (아침)

	찻잔 놓고 앉아 있는 정우와 도현.

정우	역시 대단하십니다. 이번에는 꼭 회장님 조용히 명상

하실 곳에 보내드리	고 싶었는데... 쉽지가 않네요.

도현	(미소 띠며) 아직 재판이 남았잖아? 이렇게 시퍼렇게

날이 서서 호시탐	탐 날 노리는데, 나도 긴장 늦추면 안 되

지.

정우	예. 그러십시오. 저 회장님 꼭 잡을 겁니다. 알려진 것

과 알려지지 않은 	것들... 지옥 끝까지 추적해서요.

도현	너무 무리하진 마라. 너도 인생 좀 여유 있게 살아야

지. 나만 쫓아 다녀	서야 뭐 재미가 있겠냐?

정우	재판정에서 뵙지요...

도현	그래. (일어나며) 나중에 또 보지. (하고 나가면)

	일어나 책상 앞으로 가 서랍 열고 투명 비닐 꺼내는 정

우, 그 안에 총탄	이 두알 들어 있다. 굳은 얼굴로 도현 간

쪽 노려보는 정우.

씬17. 	해주집 마당 (낮)

	놀란 얼굴로 달순 바라보는 상태.

상태	뭔 소리다요? 영주 기집애가 외박을 했다고라?

달순	그래. 이놈의 기집애... 전화도 안 받고 어떻게 된 건

지..

상태	어제 진숙이 만나러 간다 하지 않았어라? 수능 끝났다

고 술 진탕 마신 	거 아니요?

달순	어쨌든 오늘 내로 집구석에 들어오면 다행인거고.

	(상태에게 쓰레기 봉투 두 개 쥐어주며) 너는 이거나

저짝에 버려부쇼!

상태	아따..엄니..스타일 빠지게...사내 대장부가 이게 뭐다

요.

달순	밥을 먹을려면 밥값은 해야지! 왜? 밥 굶을 겨?

상태	엄니는 참말로 약한 데를 콕콕 쑤시는 구만이라... (인

상 쓰는데서)

씬18. 	해주집 앞 (낮)

	쓰레기봉투 들고 나오는 상태, 궁시렁거리는데 고급세

단이 그 앞을 지나

	가면 부러움에 넋 놓고 본다. 차에서 내리는 일문, 상

태, 멈칫 보는	데...	일문, 앞문을 열어주고, 새침

하게 영주가 내린다.

일문	(뒷좌석에서 백팩 꺼내서 영주에게 매주며) 괜찮겠어?

영주	(새침하게) 뭐 어떡해. 이제와서.

일문	(영주 볼 살짝 꼬집으며) 집에서 쫓아내면 나한테 시집

와.

영주	(싫지 않은) 꿈도 야무지셔~!

상태	느그들 뭐하는 짓거리다냐!

영주	(화들짝 놀라 일문 뒤에 숨고)

상태	야 천영주. 너 밤새 이놈하고 있었던 것이여?

영주	(급 당황해서) 아..아냐. 요 앞에서 만난거야.

상태	이..이...(화 참으며 일문보고) 니..니 내 동생하고 어젯

밤에 같이 있었던	겨? 그런겨?

일문	보면 모르겠냐?

	상태, 이를 악물고 쓰레기봉투로 일문을 내려치는데

쓰레기봉투 터지면	서 오물들이 일문에게 쏟아진다. 영주, 놀

라서 뒤로 움찔 물러나고, 일	문, 역겨운 냄새에 기겁하는

데, 상태, 일문 멱살 틀어잡는다.

상태	니 시방 나 눈 돌아간 거 안 보인다냐? 똑바로 말하랑

께!

일문	(상태 떼어내려고 하며) 이 찌찔한 놈! 이거 못놔!

영주	(상태 마구 때리며) 왜 이래 진짜! 노라고 노란 말이야!

상태	(더욱 멱살 움켜쥐며) 말해 보드라고! 니 내 동생한터

뭔 짓을 한 겨!

일문	성인 남녀가 이때까지 뭘 하겠냐!

	상태, 그대로 일문이 얼굴을 머리로 박아버리면, 그대

로 뒤로 넘어가는 	일문. 일문에게 쪼르르 달려가는 영주, 일

문, 코에서 코피가 흐른다. 상	태, 씩씩거리더니 영주 백팩

을 웅켜 쥐고 끌고 가면 안 가려고 바둥대는 	영주.

씬19. 	집앞 골목 (낮)

	백팩을 움켜쥐고 끌고 오는 상태. 집 앞에서 놓아준

다. 씩씩거리며 상태	를 노려보는 영주.

상태	가시내야! 너 어쩔려구 이랴. 그 자석 나쁜 놈인 거 너

몰러? 나 도둑질 	시킨 놈이 그 놈이랑께!

영주	시킨다고 하는 사람이 바보지!

상태	이 가시내가! (화 참으며) 니 밤새 어딨다가 오는 겨?

영주	흥! 오빠가 죽었다 깨어나도 못 가는데 있다 온 거거

등!

상태	오잉? 그게 어딘디?

영주	호텔!

상태	너 진짜 나한테 죽고 싶다냐?

영주	오빠. 잘 들어! 난 언니처럼 버림받지도 않을 거고. 오

빠처럼 대학 나와	서 빌빌거리며 살지도 않을 거야! 왜냐고?

나에겐 플랜이라는 게 있거	든! 돈 많은 장일문 잡아서 평

생 떵떵 거리면서 살꺼니까!

상태	(기 막혀서) 워매...

영주	(으쓱) 좀 존경스럽지? (하면서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

면)

상태	(영주 앞 가로막고) 니 상태가 내 상태보다 훨씬 안 좋

아 보이지만 서	도...해주헌티 걸리믄 그 날로 너 초상 치

를팅께...그 입은 봉해야!

영주	(잠시 움찔하더니) 아..알았어! (하고 들어가면_)

상태	워메! 저 가스내...어째야 쓰까나..

씬20. 	도현 집 거실 (낮)

	들어오는 도현을 맞이하는 금희, 창희가 뒤따라 들어

온다.

금희	몸 괜찮아요? 어디 봐요. 얼굴 상한 거 같은데..

도현	괜찮아. 이런 것에 흔들리면 장도현이 아니지. 나 옷

갈아입고 다시 회	사에 나가봐야해.

금희	식사라도 하고 가요.

도현	그럴 시간 없어. 일문이는 어딨어?

금희	(눈치 보며) 좀 전에 들어왔는데...

도현	(버럭) 회사에 있어야 할 놈이 아직도 집구석에 있단

말야?

	일문, 이층에서 내려오다가 도현과 맞닥트리고는 주춤

한다. 도현이 	노려보자, 고개 숙이며 서는데, 얼굴이 깨

져 있다.

도현	왜 아직까지 집에 있어? 얼굴은 왜 또 그 모양인데?

일문	어..어젯밤에 좀...넘어져서..

도현	너 이 자식! 어제 또 술 쳐 먹었냐? 이런 놈을 내가..

금희	여보.

창희	(말리면서) 회장님. 시간이 없습니다. (일문보고) 빨

리 준비해. 회사 가봐	야해. 이사회 준비시켰어.

일문	왜? 내가 이사도 아닌데!

도현	이 자식아! 준비하라면 준비 해!

	일문, 주춤하다가 이층으로 올라가면, 도현, 한심하게

보다가 한숨 쉰다.

씬21. 	천지조선 회의실 (낮)

	중앙에 도현이 앉아 있고, 양측으로 사장단과 이사진

들이 앉아 있다. 그 	옆 일각에 나란히 앉아 있는 창희와 일문.

도현	다들 신문 봐서 알겠지만... 나한테 일신상의 이유가

생겨서, 부득이하게 	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생겼어요. 나는 평

소의 꿈인 공익재단을 만들어, 	내 재산을 기부해 그 사업에

매진할 생각이오. 그러니까 내 뒤를 이을 	사람을 추천해 봐

요.

일동	(모두 조용히 말이 없는데)

창희	제 생각엔 회장님의 경영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

람이 회사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해양사업

부의 장일문 전 본부장을 추천	합니다!

	일순 일문이 놀라 창희를 바라보고, 술렁대는 일동...

임원1	그건 안 될 말입니다!

도현	안 된다? 이유는?

임원1	장본부장은 인도네시아 유전사태로 회사에 막대한 피

해를 끼친 분입니	다. 더구나 회사를 이끌고 나가기에는 너

무 경험이 없습니다!

임원2	같은 생각입니다. 장일문 본부장은 현재 평사원 신분

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직급을 무시한다고 하지

만...(하는데)

창희	(책상 꽝! 내려치며) 이것들 보세요!

일동	(보면)

창희	이 회사 누가 만들었습니까? 경험이야 쌓으면 되는 것

이고 실수는 누구	나 합니다! 여러분들은 태어 날때부터 경

영을 잘 했습니까? 그런데 왜 	회사가 이렇게 어려워요!

일동	(아무 말 못하는데..)

도현	박본부장... 진정하고... (일동 보며) 추천들을 해 보라

니까? 반대만 하지 	말고...

일동	(조용하고)

도현	(뒤에 서 있는 최비서에게) 최비서.

최비서	예. 회장님...

도현	기자회견 준비 해. 사재 출연한다는 대목 잊지 말고...

최비서	알겠습니다.

	최비서 나가고, 일동 조용한 가운데...새삼스럽게 다

시 창희 보는 일문.

씬22. 	천지조선 프로펠러 공장 (낮)

	아지무스 트러스터 주물 뜨는 거 보고 있는 해주. 그

얼굴에...

	(플래시 백) 24회. 41씬. 해양 연구소

	실험이 성공해 강산을 껴안은 해주. 그대로 굳어지는

강산.

	(현재)

	해주 아프게 회상에 젖어 있는 표정.

씬23. 	계류장 (낮)

	강산이 요트로 들어가려는데, 남자 둘 나타나 강산 앞

가로막는다.

남자1	어이, 당신이 이 요트 주인이야?

강산	네. 그런데 누구시죠?

남자2	(기막힌) 누구시죠? 빚을 졌으면... 채권자 얼굴 정도

는 알아둬야지.

남자1	우리가 당신 공장에 투자한 돈이 얼만 줄 알아?

강산	나중에 얘기합시다.

	

	강산, 들어가려고 하자, 남자2 강산 멱살 잡는다.

남자2	돈 다 내 놓기 전엔 못 들어가! 요트 몰고... 어딜 튀려

고?

강산	(남자2 손 뿌리치며) 요트가 아니라, 내 물건 가지러

온 거라고요!

남자1	돈 다 토해놓기 전엔 요트 포함해서... 저 안에 물건 모

두 우리 꺼야!

강산	(화난) 당신들이 내 도면이나 자료 보면... 알아볼 수

있기나 해!

	남자2 화나 강산 얼굴 주먹으로 후려갈기고, 나뒹구는

강산.

남자2	어디서 빚진 놈이 더 성을 내! 기막혀서...

강산	(참담한 얼굴로 바라보는 데서)

씬24. 	조선소 일각 (낮)

	드릴십을 올려다보며 해주가 서 있다.

	(플래시 백) 21회. 38씬. 조선소 일각

강산	난 그런 거 안 믿었는데, 있는 거 같아. 드릴십 저걸 내

가 만들어야 하	는 이유. 운명... 저 드릴십을 만들고 싶어

했던 사람의 피가 나한테 흐르	고 있으니까.

	(현재)

	여전히 드릴십을 보고 있는 해주 모습에서.

씬25. 	거리일각 (낮)

	거리를 힘없이 걷는 강산의 모습. 이탈리안 레스토랑

앞에 걸음 멈추는 	데... 강산, 가게 앞에 셰프 구한다는 광고

물끄러미 본다.

씬26. 	도현집 주방 (저녁)

	식탁에 둘러 앉아 있는 도현, 금희, 창희, 기출, 인화,

일문, 봉희.

봉희	형부... 정말 일문이 저 자식 회장자리에 앉히실 거예

요?

일문	(보면)

도현	처제, 기자회견 봤을 거 아니야. 내 말 못 믿는 거야?

봉희	형부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저 자식을 못 믿어 그러

죠. 저 놈이 회사 말	아 먹을까 봐서요.

일문	내가 뭐 어때서? 그럼... 이모가 맡으면 잘 할 수 있어

요?

봉희	니가 저지른 파란만장한 사건들 벌써 다 잊었냐? 리스

트 다 불러줘?

창희	제가 잘 보필할 겁니다. 그리고 회장님도 일선에서 물

러나신다 해도... 	뒤에서 어드바이스 해주실 거고요.

봉희	(비아냥) 아~네. 어련들 하시겠어요.

도현	이번에 일문이가 회장에 추대될 수 있었던 것도 다 창

희 덕이야. (창희 	흐뭇하게 바라보며) 이번에도 수고 많았

어.

기출	(으쓱하는)

도현	그래서 말인데... 인화랑 창희 결혼 서두르는 게 어떨

까... 다음 달에 바	로 식 올리지 뭐.

인화	(반색하며) 아빠! 정말요?

도현	(금희 보며) 당신 생각은 어때?

금희	다음 달이면 너무 빠르지 않아요? 혼수준비 몇 달 걸린

다던데... 나도 애	들 결혼 첨 시키는 거라 이것저것 알아봐

야 하고요...

도현	뭘 준비해. 집도 다 있겠다. 뭐가 문제야? 식만 올리면

되지.

인화	아빠, 전 찬성이요. 아빠 이렇게 화끈한 데가 있어 내

가 존경한다니까... 	(창희 보며) 오빠도 괜찮지?

창희	회장님 뜻에 따르겠습니다.

도현	기출이 자넨 생각은 어때?

기출	(좋지만 꾹 참는) 저야 뭐... (도현 눈치 보며) 근데...

이제 호칭을 바꾸	셔야 하지... 않을까요? 사돈 될 사이인

데...

도현	(헛기침 하는)

금희	맞아요. 여보... 누가 사돈어른 이름을 함부로 불러요.

도현	그.. 그래... 사돈.

기출	(얼른) 네, 사돈어른 저야... 내일 당장이라도 좋습니

다. (허허 웃고) 일문	아, 아니 사돈 총각 생각은 어떤가?

일문	(내키지 않지만) 뭐... 좋습니다.

도현	아, 그리고 결혼식은 조촐하게 치루자고... 요즘 회사

상황이나 대외적인 이미지도 그렇고... 정부시책도 그러하니 그냥

간소하게 해. 인화야, 괜찮지?

인화	저야, 결혼식장에 창희 오빠만 있으면 되는데요, 뭘.

오빠도 그렇지?

	보고 손잡으며 미소 띠는 창희. 눈꼴 시린 듯 째려보

는 봉희.

씬27. 	기출집 거실 (밤)

	창희, 거실로 들어서면 그 뒤를 기출이 따라 들어온다.

기출	어쩌자고 그 놈을 회장 자리에 앉힌 거냐?

창희	대신에...하나는 얻어냈잖아요. (돌아보며) 인화와 결

혼.

기출	아니, 그래도... (하다가 들어오는 인화보고 입 다문다)

인화	오빠! 그렇게 가버리는 게 어딨어?

창희	시간이 너무 늦었잖아.

인화	9시면 초저녁이야! (창희 팔짱 끼고) 오빠한테 할 얘

기 있단 말야.

	(기출 보며) 아저씨. 오빠랑 얘기 좀 할께요.

기출	그럼 그럼. 밤새 얘기해도 모자랄 땐데...아무렴~!

	인화, 창희 끌고 방으로 들어가면, 기출, 좋아서 싱글

벙글하는데서.

씬28. 	기출집 창희방 (밤)

	창희, 와이셔츠 단추 풀고 의자에 앉으면 그 옆 침대

에 걸터앉는 인화

인화	나 결혼식은 사람들 이목 생각하는 아버지 말대로 조

촐하게 하기로 했지	만 신혼여행은 양보 못해.

창희	(보면)

인화	신혼여행은 평생 기억에 남도록 로맨틱하고 럭셔리하

게 보낼 거야.

창희	신혼여행 못가. 회사 업무 때문에.

인화	뭐? 그...그런 게 어딨어!

창희	일문이에게 회장직 너무 버거워. 회사 상황도 좋지 않

고. 제대로 안정될 	때까지는 자리 비우기 힘들어.

인화	이씨..오빠 때문에 이게 뭐야!

창희	대신에 회사가 다시 정상화 되면 한 두달 정도 외국에

머물면서 우리 둘	만의 시간 갖자.

인화	치...그게 뭐야. 그건 그냥 여행인거지 신혼여행은 아

니잖아!

창희	(인화 옆에 앉아 손 잡아주고) 그게 그렇게 중요해?

인화	그럼! 한 번 뿐인 거잖아.

창희	난...너랑 함께 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좋은데.

인화	어? 뭐..나..나도. (수줍게) 나도...오빠만 있으면 돼.

	창희, 인화 안아서 다독여주면, 인화 창희 품에서 행복

해하는데서.

씬29. 	도현집 주방 (밤)

	봉희, 주방에 들어와 김치냉장고 문을 열고 밑 칸에서

와인을 꺼낸다.

봉희	(와인 잔에 따르며) 펄펄 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정

다운데...외로운 	이내 몸은 뉘와 함께 	돌아 갈꼬~아~쏠

로의 밤은 길고도 길구나~(허공	을 향해) 대한민국 모든 쏠로

들을 위해서~ 치어스~!건배! (술 한 잔 마	시고)

금희	(주방으로 들어오며) 웬 술이야? (걱정스레 보며) 왜?

마음이 안 좋아?

봉희	(와인 홀짝거리다가 보는) 뭐가?

금희	(앞에 앉으며) 어린 조카가 먼저 시집간다니까..니 속

도 속이 아닐 거 같	아서..

봉희	알면 염장 지르지 마셔!

	하는데, ‘ 엄마·’ 하며 들어오는 인화. 행복한 얼굴이다.

인화	아~ 와인마시는 거야? 나도 줘.

봉희	(콧방귀) 그걸 왜 여기서 찾으셔? 니 짝이랑 지지고 볶

고 마시지.

인화	괜히 심술이야! (와인 병 빼앗아서 와인 따라 마시는)

봉희	(저걸 그냥! 째려보는)

금희	(인화 머리 여며주며) 그렇게 좋아?

인화	응. 너무 좋아. (금희 와락 껴안고) 엄마..고마워. 엄마

아니었음 진짜 힘	들었을 텐데..역시 우리 엄마가 최고야!

봉희	그래..지금 좋을 때다. 많이 즐겨라!

금희	그런데..너 신접살림하려면 지금 방을 좀 개축해야 하

지 않겠어?

인화	방은 왜? 난 창희오빠네 집에 들어가 살 건데.

봉희,금희	(놀라서 보는) 뭐?

인화	(오버해서 다소곳하게) 시아버지를 뫼시고 일부종사하

는 것이 지엄한 아	녀자의 도리가 아니겠는지요?

봉희	(어이없어 쳐다보고)

인화	(깔깔깔 웃으면서) 그렇게는 못하고. 적어도 몇 달은

들어가서 시집살이 	하는 시늉은 해줘야지.

봉희	아이고..가지가지 한다.

금희	(대견하게 보며 머리 쓰다듬는) 그래. 어른 어려운 줄

도 알아야 남편이	랑 살면서 큰소리 낼 일도 참게 되는 법이

지.

인화	난 죽을 때까지 절대로 안 싸우고 알콩 달콩 살거야.

봉희	야 인생이 니 각본대로 흘러가는 줄 아냐? 니가 시집살

이에 눈물 콧물 	쏙~ 빼봐야~ 시월드의 진가를 알 게 될거

다.

인화	진짜...(확 일어나며) 엄마. 내 방가서 얘기해 (봉희보

고) 흥! 괜히 심술이	야. 그러니까 노처녀 히스테리 부린다는

말이 나오는 거야!

봉희	뭐뭐? 저저저저...니가 시금치의 시자도 못 꺼내게 할

날이 온다에 한 표 	던진다! (금희 일어서면) 언니? (불쌍하게

보며) 나 버리고 가게?

금희	혼자 우아~하게 와인 즐겨. 나는 속 썩히는 딸래미 때

문에..

	인화, 금희 팔짱 끼고 다정하게 이층으로 올라가면, 봉

희 어이없게 보다	가 와인 완샷으로 들이붓고는, 다시 처량

하게 턱 고이고 앉아서..

봉희	다시 정우 집으로..(고개 사정없이 흔들며) 안돼 안돼!

(자신을 손가락으	로 가리키며) 야 이봉희! 자존심은 버렸어

도 스타~일은 좀 지키자! (술 	한 잔 더 마시고) 그래도 한 일

주일은 버텨줘야 스타일이 좀 살겠지? 	아~ 시월드가 아

니라 시우주가 덮쳐와도 좋겠다!

	그러다가 식탁 위에 푹 하고 쓰러지는 봉희.

씬30. 	정우 방 (밤)

	봉희와 정우가 같이 붙여져 있는 사진 (14회 38씬 참

조) 보고 있는 정	우. 얕은 한숨 쉰다.

해주	(E) 삼촌, 저 왔어요.

정우	(얼른 사진 숨기며) 어, 왔어? 들어와.

해주	(들어와 정우 앞에 앉고)

정우	이제 퇴근했니?

해주	삼촌... 혹시 산이 오빠 소식 못 들으셨어요?

정우	산이? 그 친구 너랑 붙어다니는 거 아니었어?

해주	지금 저랑도 연락이 안 돼요.

정우	나도 그 친구 만나면 할 얘기가 있는데... 많이 힘든가

보구나.

해주	(생각에 잠겨 우울한 표정인데)

정우	해주야..

해주	(보면)

정우	너... 돌아가신 아버지가 어떻게 해서 너 데려 왔는지

혹시 얘기 들었니?

해주	(멈칫 보고) 엄마한테 얘기 못 들었어요? 아버지는...

제가 섬에서 알	던 여자 분하고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라

고 하셨대요.

정우	왜 그랬을까? 사실이 아닌데....

해주	저기, 삼촌...

정우	(보면)

해주	엄마가 혹시 유전자 검사 얘기 안 하셨어요?

정우	유전자 검사?

해주	사실은 천지조선 사모님... 인화 어머니가 저하고 당

신 유전자 검사 해보	셨대요. 근데 친자가 아니라고 나왔대요.

정우	그래?

해주	그러니까, 아직 삼촌하고도 몰라요... 전 진짜 삼촌이

면 좋겠지만...

정우	이 녀석아. 진짜 삼촌 맞아. (서가에 있는 사진틀 들고

와) 니 엄마하고 	몇 번을 같이 확인했어. 아무렴 어릴 때

니 얼굴로 모르시겠어?

해주	근데 왜 검사 결과가...

정우	검사야 잘 못 나올 수도 있지...근데 의문은 그것만이

아니야.

해주	무슨... 말씀이세요?

정우	(멈칫 보고) 아니다. 내가 좀 알아 볼 일이 있어서....

(해주 손 잡으며) 니	가 살아 있어서 정말 좋구나. 아직도 꿈꾸

는 거 같다.

해주	저도 좋아요, 삼촌...

	두 사람, 손잡은 채 미소 띠는 얼굴에서 F.O

씬31. 	몽타주 (F.I- 낮)

	- 혼수준비 위해 백화점을 이리저리 둘러보는 인화와

창희, 금희

	- 해주, 프로펠러 공장에서 주물 보며 현장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장면.

	- 주얼리 매장에서 인화의 손에 반지 끼워주는 창희.

인화 흡족해 보고 금희도 만족스러운 표정.

	- 이탈리안 식당 주방에서 요리하는 강산. 손님들 있

는 테이블에서도 음식 설명하며 즐겁게 웃는 모습

	- 웨딩샵 커튼 열리고 웨딩드레스를 입고 활짝 웃는 인

화의 모습 보이면, 인화 보며 웃는 금희. 인화 보며 웃지만 어딘가

슬퍼보이는 창희.

씬32. 	도현 집무실 (낮)

	최비서 일문 뒤에 서 있고, 창희가 결재 서류 일문에

게 내밀면, 도현의 	자리에 앉아 거만하게 싸인하는 일문.

일문	내일이 결혼식이지?

창희	네.

일문	너, 내 동생한테 잘 해. 내가 어렵게 승낙한 거 알지?

창희	알고 있습니다.

일문	야, 근데 기술개발팀에 해주 그 기집애 자르면 안 되

냐? 아니다. 내가 	회장이니까 내가 자를게. 트러스터도 거

의 다 만들어 간다던데...

창희	회장님이 특별 지시가 있어서... 그러시면 안  됩니다.

일문	야, 박창희... 회장이 지금 누군데? 나야. 나. 너 혹시

우리집 서재에 있	는 뒷방 늙은이를 아직도 회장이라고 부르

는 거야?

창희	트러스터를 배에 장착했을 경우, 만에 하나라도 하자

가 생기면 큰일입	니다. 커미셔닝 테스트 끝나기 전까지는

가만 두시는 게 좋습니다.

일문	뭐야. 이건 회장이 되도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어!

	짜증내는 일문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창희.

씬33. 	해양사업부 (낮)

	일문이 최비서를 대동하고 들어오면 해주, 민경, 양대

리를 비롯한 직원	들 일제히 일어선다.

일문	(어깨에 힘 잔뜩 들어가) 다들 고생들 많아. (해주보

며) 아지무스 트러스	터 아직 멀었어?

해주	회장님 지시대로 빨리 진행하려고... 팀원들 모두 토요

일까지 나와 열	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일문	뭘 그렇게 질질 끌어? 일요일까지 일하고 싶어! 너 때

문에 나까지 쉬지 	못하고 나와 있잖아!

해주	이제 곧 밀링 작업 들어가니, 그라인딩 작업까지는 최

소...

일문	됐어. 변명 필요 없고... 빨랑빨랑 진행해. 너 신의 손

이라고 평판 자자하	던데... 일 진행은 왜 이리 더뎌? 답답하

게...

해주	일을 스피디하게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완성도

있게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일문	(기막힌) 지금 작품 만들어? 트러스터 만들어 어디다

전시할꺼야? 완성	도는 무슨 완성도야! 이게 팔려야 회사가

정상 회복할 거 아냐! 야, 조	팀장! 안 되면 니가 나서서 좀

해 보던가?

민경	(놀라) 저, 저 말씀이신가요? 저 팀장이 아니라... 대리

인데요.

일문	(해주 한 번 보고는) 회장인 내가 팀장이라 부르면 팀

장인 거지... 불만 	있어?

민경	(좋은) 아, 아닙니다. 회장님...

해주	(얼굴 굳어 있고)

일문	참, 그리고 다들 알겠지만 내일 내 동생 결혼식이야.

여기 직원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참석해.

해주	(얼굴 어둡고)

일문	(해주 가리키며) 특히, 너 꼭 참석해. 알았지?

	일문, 최비서와 함께 나가고 해주, 그냥 담담하게 서

있다.

씬34. 	동 복도 (낮)

	일문 기분 좋아 죽는 얼굴이고, 최비서 옆에 있다.

일문	와, 속이 다 뻥 뚫리네. 그 기집애 얼굴 봤어? 그 놈의

성질 참느라 고	생 좀 했을 거다. 아~ 개운해.

최비서	(아무 말 없고)

	이때, 전화벨 울린다. 확인하는데 ‘ 이쁜 꽃뱀’ 뜬다.

일문	(혼잣말) 아, 이 기집애. 귀찮게 자꾸 전화질이야. (전

화 받고) 왜?

영주	(F) 일부러 내 전화 씹는 거야? 왜 전활 해도 안 받아!

일문	야, 나 바쁜 거 몰라? 나 회장이야. 회장.

영주	(F) 오늘도 바빠?

일문	그래. 바빠.

영주	(F) 내일은?

일문	내 동생 결혼식이야. 아! 너도 알겠구나? 박창희랑 내

동생 결혼한다.  	그러니까 담에 통화해. (전화 끊어버린다)

씬35. 	해주집 안방 (낮)

	달순, 상태, 진주 모두 놀라 영주 바라본다.

달순	뭐? 그게 사실이야!

영주	그렇다니까... 박창희랑 천지조선 딸이 내일 결혼한데!

상태	니가 그걸 어찌 알았어야?

영주	(당황해) 그, 그거야... 친구한테 들었지. 소문 쫙 퍼졌

다던데?

진주	언니 불쌍해서 어떡해.

달순	이놈의 자식. (기막힌) 기어이 그 집 딸내미와 결혼을

해? 어이구...

상태	그러고 보면... 창희 그노마가 젤로 똑똑혀. 회장 딸 잡

아채 결혼하고 말	이여. 그노마 팔자가 제일 고속도로구마

이.

달순	(상태 등짝 내리치며) 그게 지금 니가 할 소리야?

상태	(아파 어쩔 줄 모르고)

달순	해주 그건 벌써 알고 있을 텐데... 속이 지금 말이 아니

겠다. (한숨) 불쌍 	한 것... (한숨짓는 얼굴에서)

씬36. 	반구대 암각화 앞 (낮)

	저 멀리 있는 암각화를 보고 서 있는 착잡한 표정의 해

주.

	(플래시 백) 12회. 42씬. 반구대 암각화 앞

해주	오빠 기억나? 우리 바다에서 표류했었을 때 고래 봤던

거.

창희	그럼. 지치고 두려웠었는데... 희망을 말해주는 느낌이

었어.

해주	맞아. 마치 우리에게 길을 안내 해 줄 것처럼 말이야.

창희	해주야. (해주 손 꼭 잡고 눈 마주보며) 그때처럼 우

리. 마음속에 고래를

	간직하고 살자. 지금 너무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 마음

속의 고래가 우리	를 희망으로 안내해 줄 테니까. 알았지?

	

	(현재)

	눈물 글썽해져 있다가 돌아서는 해주. 얼굴 굳어진다.

창희가 자전거를 	끌고 다가오고 있다. 해주 발견하는 창희.

역시 얼굴 굳어진다. 마주 보	는 두 사람.

해주	창희 오빠...

	아무 말 못하고 보는 창희. 마주 보는 해주.

해주	내일.. 결혼한다며? 축하해.

창희	(보는)

해주	오빠 그때 생각나? 우리 어렸을 때... 오빠가 언덕에서

오빠 꿈은 큰 조	선소를 갖는 거라고 말했었지? 그때 처음

으로 오빠가 좋았어... 나 힘들	때마다 꿈을 가진 오빠 생각하

면서, 나도 씩씩하게 살아야지...언젠가 	나도 아버지 위해

배 한척 만드는 일 해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살았어.

	근데...어디서부터 우리가 잘못된 걸까?

창희	(여전히 말 못하고 고통스러운 듯 보면)

해주	오빠는 많이 변한 거 같아. 내가 정말 좋아했던 모습

은 요즘의 오빠 모	습이 아닌데... 나한테 꿈을 줬던 오빤데,

이젠 야망의 화신 같아. 왜 그	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오

빨 망가뜨리지 마. 인화도 불행해져. 	난 예	전 오

빠 모습 간직하고 싶어.

창희	(아무 말 못 하고 보는데)

해주	나 그만 갈게.

	돌아서 가는 해주. 그런 해주의 뒷모습 보는 창희.

창희	(저도 모르게) 해주야!

	해주 뒤돌아보면, 창희 눈물 글썽해 말 잇지 못하고...

해주 그런 창희 	보다가 돌아서 보고 간다. 멀어지면, 창희

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씬37. 	술집 바 일각 (밤)

	술을 잔에 연거푸 들이 부으며 마시는 창희. 괴로운 모

습 역력하다. 그 	얼굴에...

	(플래시 백) 14회. 45씬. 호텔 일실 (밤)

	똑같은 상처를 보고 같이 안고 있는 해주와 창희.

	(현재)	

	술 마시다가 술잔 집어 던지는 창희. 괴로운 듯 고개

숙인다.

씬38. 	등대 앞 (밤)

	창희와 함께 했던 등대에서 슬픈 얼굴로 서 있는 해

주. 그 얼굴에..

	전화벨 소리에 눈물 글썽해 있다가 깨어나는 해주. 눈

물 닦고 전화를 받는다.

해주	예. 김비서님... 저예요...

씬39. 	이탈리안 레스토랑 (밤)

	중년으로 보이는 남녀 손님 테이블 앞에 요리사 복장

하고 서 있는 강산.

여자	셰프, 음식이 너무 훌륭해서 불렀어요.

강산	(목례하고) 과찬의 말씀입니다.

여자	도대체 비결이 뭐예요?

강산	제 요리 비법은... 며느리도 모른답니다. 하하하. (하

고 웃는데)

해주	(E) 산이 오빠!

	강산, 멈칫 뒤돌아보면 해주가 서 있다.

씬40. 	야외 일각 (밤)

	해주와 강산 마주 보고 앉아 있다.

해주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얼마나 찾았는 줄 알아?

강산	(말 없고)

해주	여기서 뭐하는 거야?

강산	보면 모르냐? 주방에서 즐겁게 요리하고 있잖아.

해주	오빠 하던 일은 어쩌고? 드릴십 만들겠다던 다짐... 해

풍조선 다시 일으	키고 싶다던 꿈... 모두 버린 거야?

강산	얌마! 너도 할아버지 유언 들었잖아. 해풍 다시 안 일

으켜도 된다고... 나 	편하게 살라고 했잖아. 나 지금... 아주 편

해.

해주	편해? 할아버지가 왜 그러셨을 거 같은데? 할아버지

없이 오빠 홀로 세	상과 맞서기 너무 힘들까봐... 걱정 돼 그

러신 거잖아. 근데 난 할아버지	와 달라. 오빠는 세상과 충분

히 맞설 수 있는 재능과 능력이 있어. 난 	믿어!

강산	너 나 함부로 믿지 마라. 아직 모르나 본데... 나 완전

빈털터리가 됐을 	뿐만 아니라... 빚도 장난 아니야. 이제 나

능력도 없고... (해주 눈 피하	며) 자신도 없어.

해주	난 포기 못 해!

강산	(보면)

해주	오빠가 그랬지? 드릴십을 만들고 싶어했던 사람의 피

가 오빠한테서 흐르	고 있다고... 나도 그럴지 모른단 말야!

강산	그게... 무슨 소리야?

해주	어쩜 우리 친아버지가... 윤학수 박사님일지도 몰

라.... 오빠 아버지와 친	구셨던 윤학수 박사님일지도 모른다구!

강산	(놀라) 뭐라고?

해주	그러니 이제 드릴십은 우리들의 꿈일 뿐만 아니라...

우리 아버지들의 못	다 이룬 꿈일 수도 있다고... 우리 여기서

주저앉으면 안 돼!

강산	너 지금 무슨 말 하는 거야? 윤학수 박사님이 너희 아

버지라고?!

해주	(일어서며) 우선 가자. 정우 삼촌부터 만나. 그럼 다 알

게 될 거야.

당산	(놀라 해주 보는 데서)

	

씬41. 	해주 집 마당 (밤)

	해주, 강산 팔 잡고 문 안으로 들어서면, 상태, 아령 들

고 운동하다가 놀	라서 쳐다보는데...	

상태	(강산 보고) 어? 니가 어쩐 일이다냐?

강산	(피식) 짜식...보조 일 좀 하더니 팔에 힘줄 좀 땡기나

보지?

상태	밀린 월급이나 주랑께!

해주	정우 삼촌 있지?

상태	(씩씩거리며 강산 보다가, 해주보고) 어..방에 있제.

	해주, 강산을 재촉해서 마루로 올라가면, 상태, 밉게

째려보는데

씬42. 	동 정우방 (밤)

	정우, 강산 양 어깨를 움켜쥔다. 옆에서 보는 해주.

정우	이 친구! 도대체 어디 있었던 거야? 해주랑 내가 얼마

나 찾아다녔는지 	알아?	

강산	무슨...일이신데요?

정우	(해주 눈치 보는데)

달순	(문 벌컥 열고 들어와 해주 끌어내며) 너 나 좀 봐.

해주	(정우, 강산 눈치 보며) 왜.. 왜 이래.

달순	이리 나오라고!

	달순, 해주 팔 낚아채서 끌어당기면, 해주, 마지못해

끌려 나가는데서.

씬43. 	동 안방 (밤)

	해주를 밀고 들어오는 달순.

달순	저거 왜 또 데려왔냐?

해주	엄마는 사람이 어떻게 이래? 산이 오빠가 고기며 선물

이며 사다 줬을 때	는 넙죽 넙죽 받아 챙기더니 어쩜 이렇게

돌변해?

달순	(당황해서) 아니..누가 가져다 달랬어? 지가 좋다고 가

져다 준 걸 어째?

해주	아니 적어도 받았으면 베풀 줄 알아야지.

달순	그래! 밥 먹여서 돌려보내. 그럼 됐지? 너 꿈에라도 저

놈이랑 엮일 생

	각 하지도 말아! 알았어?

해주	엄마!

달순	낼 창희 결혼한다며? 적어도 그 놈보다 더 나은 놈 만

나야지 왜 저런 놈	을 만나고 다니냐고!

해주	(안타깝게 달순 보다가) 말을 말자. 엄마랑 더 이상 무

슨 말을 하겠어.

달순	너 똑바로 들어 이것아! 청춘도 한 때야! 의리며 사랑

이 밥 먹여 주는 	거 아니다! 더 늙기 전에 실속부터 챙기라

고. 안 그럼 내가 나서서 너, 	니 엄마 집에 데려다 주고 말

거니까.

해주	(무슨 말 하려다가 한숨 쉬는데서)

씬44. 	동 정우방 (밤)

	마주보고 앉아 있는 정우와 강산, 놀란 표정의 강산,

손에 들린 사진틀	을 내려다본다.

강산	(정우 다시 보며) 정말...해주가 윤학수 박사님 딸이라

구요?

정우	그래. 그리고...유감이지만...자네 할아버지 말이야. 살

해 된 것 같아.

강산	(놀라)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정우	그건 필시 장도현의 짓 일거야. 나는 자네 아버지도,

우리 형도, 살해 되	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 그리고 그것 때

문에 자네 할아버지가 살해된 	것 같아.

강산	(굳어지며) 도대체 무슨 소린지 알아듣게 설명 좀 해

주십시오!

정우	이제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철저하게 해주한테는 비

밀로 해 줘. 자네 	할아버지가 자넬 보호하려 한 것처럼, 나

도 내 조카를 보호하고 싶어. 	맑은 아이 상처 주고 싶지 않

단 말이야.

강산	알겠으니까, 얘기 해 주십시오! 장도현이가 제 부모님

과 할아버지를 왜 	죽였다는 겁니까?

	굳은 얼굴로 보는 정우. 마주 보는 강산. 그 모습에

F.O.

씬45. 	결혼식장 일각 (F.I- 낮)

	도현, 하객들과 악수하며 맞이하고 있다. 반대 일각

에, 기출이 초조해 하	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눈치다. 시계를 보

고 시간을 확인하고는 안절부절	해서는 돌아보는 기출, 그 시

선에, 해양사업부 직원들 사이에 해주가 걸	어 오는 게 보인

다.

기출	(해주 팔을 붙잡아 끌며, 낮은 소리로) 니가 여기 왜 왔

어? 니가 올 데	가 아니란 말이야!

해주	해양사업부 부하직원으로서 온 겁니다.

기출	(도현이 자신 쪽으로 오는 것을 보고 해주를 밀며) 어

서 가. 눈에 띄지 	말고 빨리 가라고!

	해주, 기출에게 밀려 식장 안으로 들어가면, 도현, 기

출에게 다가온다.

도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식 시작할 시간이 다 되어 가

는데 왜 아직까지 	창희는 왜 안 나타나?

기출	(버벅대며) 그..그게..

도현	아침에 창희랑 같이 나온 거 아니었어?

기출	(바싹타는 입술에, 침만 꼴깍 삼키는데서)

씬46. 	신부대기실 (낮)

	웨딩드레스를 입고 의자에 앉아 있는 인화, 그 옆에 앉

아서 인화 면사포	를 가지런히 정리해 주고 있는 금희, 옆에

삐딱하게 서 있는 봉희

금희	너무 이쁘다 우리 딸. 아까워서 어떻게 시집 보내?

인화	그렇지? 엄마 딸인데 어디 가겠어?

봉희	(기 막혀 하며) 고슴도치도 지 새끼는 이쁜 법이니까.

금희	(봉희에게 인상 쓰면)

봉희	아니..뭐 말이 그렇다고. 뭐 이쁘네....옷이! 그거 비싼

거잖아! 안 그래?

	인화, 미운 듯 봉희 쳐다보는데 들어오는 해주. 금희

가 쳐다본다.

해주	안녕...하세요?

금희	응. 그래... 왔구나...

	해주, 멈칫 보는데 그런 해주 보는 인화.

인화	이모... 좀 나가 있어줄래. 해주랑 할 얘기 있어...

	두 사람, 보고 나가면 마주 보는 해주와 인화.

인화	나 어때 보여?

해주	이쁘네. 많이...

인화	내가 한 미모 하잖아? 드레스도 괜찮은 거고...

해주	그래. 날개 단 천사 같아.

인화	너... 내가 많이 밉지?

해주	(보면)

인화	니 마음 이해해. 그렇지만 어떡하겠어? 박창희는 이제

내 남잔데? 오늘	부터 깨끗이 그 사람은 잊어 줬으면 좋겠

어.

해주	그건 걱정 마. 너... 행복했으면 좋겠다.

인화	지금 내 모습 안 보여? 얼마나 행복한지...

해주	그래. 니 그 밝음으로 그 사람 잘 감싸줘...힘들게 살아

온 사람이니까.

인화	암튼 축하해 줘서 고맙다. 너도 언젠가 좋은 사람 만나

겠지. 야, 근데 신	부화장 좀 진한 거 같지 않니?

해주	너무 이뻐 (아프게 보는 데서)

씬47. 	신부대기실 앞 (낮)

	씁쓸한 얼굴로 나오는 해주. 금희가 보고 다가온다.

금희	해주야..

해주	(멈칫 보고) 녜... 사모님...

금희	너한테 미안하구나... 많이 아프고 힘들지?

해주	아니에요...

금희	(얼굴 만지며) 얼굴이 많이 상했구나... 니가 내 딸이라

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이렇게 운명이 있을까...

해주	(그 말에 저도 모르게 눈물 차 오르는데)

일문	(E) 어머니!

	멈칫 보는 금희. 일문이 다가온다.

일문	창희 이 자식! 아직도 안 나타났어요!

금희	(놀라) 무슨 소리야? 지금 시간이 몇신데?

일문	(손목시계 보고는) 30분이나 지났다구요!

해주	(굳어지며 보는 데서)

씬48. 	등대 앞 (낮)

	쓸쓸한 얼굴로 서 있는 창희. 바다 바라보다가 돌아선

다.

씬49. 	신부 대기실 (낮)

	징징대며 울고 있는 인화. 옆에서 금희가 달래고 있다.

인화	무슨 사고 생긴 게 틀림없다고! 안 그럼 이렇게 안 올

수가 없잖아?

금희	지금 사람들이 찾고 잇으니까, 걱정 마. 올 거야.

인화	아니야! 예감이 좋지 않다고... 어디 도망가 버린 거 아

냐?

금희	얘가 말을 해도? 못 써. 그런 말 하면...

	인화 대꾸 않고 우는데, 문 벌컥 열고 들어오는 봉희.

봉희	야! 왔다, 왔어!

	일동, 쳐다보면 들어오는 창희.

금희	이 사람... 어떻게 된 거야?

창희	죄송합니다. 오는 길에 접촉사고가 있어서.... (하고 인

화 보면)

	와락 창희에게 달려와 안기는 인화.

인화	미워죽겠어! 결혼하는 날부터 이렇게 속 썩이면 어떡

해~!

창희	미안하다.

인화	(떨어지며) 접촉사고? 어디 다친 덴 없어?

창희	괜찮아. (얼굴 만져주며) 화장 다 번졌네.

인화	어머! 어머! 어떡해~ 이모! 나 이거 다시 해야 돼! 사

람 불러 빨리!

	봉희, 어이없는 듯 보고, 무표정해지는 창희 얼굴에서.

씬50. 	결혼식장 안 (낮)

	“신랑입장” 사회자 소리와 함께 창희, 결혼예복 입고

등장한다. 그런 창	희를 뿌듯하게 바라보며 우쭐해하는 기

출. 창희 연단 위에 서서 돌아보	면, 하객들 사이에 서서 보고

있는 해주. 창희 그 해주와 시선 마주친다. 	창희의 눈이 젖어

있다. 그 모습 보며 저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해주.

	그들 모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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