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빙유 4
<제4회> 2002년 8월 6일 (화)
S# 1. 리조텔 옥상 (3부에서 연결, 저녁)
혁 (답답한) 무슨 일인데요?
윤수 하긴 뭐, 앞으로 우리 중림을 이끌어 가실 분인데, 이 정돈 알고 계셔
야지. (짐짓 심각) 진 부장 죽은 거 말입니다. 윗선에서 지시한 거라는 얘기가 있어요. 회장실에 밉보여서 (손가락 목에 대고 가로로) 끽...
혁 (충격! 일그러지는데)
윤수 (말 잘못했나 싶어) 아니 뭐. 소문이 그렇다 그거죠. 저야 뭐 어디까지
나 회사에 충성하는 입장에서.. 앞으로두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세요. 알죠? 소식통.
혁 (이럴 수가.. 고개 돌리고..)
S# 2. 리조텔 레스토랑 (3부에서 연결, 저녁)
네모를 그리듯, 손가락 끝으로 프레임 바 테두리를 만지고 있는 다래.
살풋 기대에 들뜬 미소.. (여기까지 3부)
왜 안 와? 입구 쪽 보며 물 한 모금 마시고..
안 되겠다 싶어 휴대폰 꺼내, 0번 누르는..
S# 3. 리조텔 옥상 (저녁)
혁, 멍한 얼굴로 난간 아래를 굽어보고 있는데,
(E) 휴대폰 벨 소리..
상관없이 분노에 일그러지는 혁. 이제야 뭔가 시작해 보려고 했는데..
치밀어, 난간을 내려치고.
S# 4. 리조텔 레스토랑 (저녁)
지루한 듯 턱 괴고 있는 다래와 반 정도 빈 물컵. (dis)
쭈욱 기지개 켜는 다래와 1/3 정도의 물컵. (dis)
마침내 빈 물컵을 털어 보는 다래에서. (dis)
테이블, 빈컵 다섯 개가 올려진.
휴대폰 닫으며 장난스런 미소짓는 다래.
S# 5. 리조텔 비상 계단 (저녁)
계단을 내려오느라 흔들리는 혁의 불안한 얼굴.
혁, 답답한 듯 넥타이 잡아 늦추는데,
(E) 포토 메일 신호음.
혁, 그제야 휴대폰 꺼내 확인하면,
액정 화면, 다섯 개의 빈컵 사진과 문자 위로,
다래 (E) 헛물만 키고 있네요. 빨랑 와요.
S# 6. 리조텔 레스토랑 (저녁)
주춤 입구로 들어서는 혁. 혁의 시선으로 보이는 다래. 신경써 차려입은 옷에, 들뜬 미소로 창밖을 보고 있는.. 시큰해지는 혁.. 차마 다래를 볼 수 없어 돌아선다. 휴대폰 꺼내들고..
S# 7. 다래집 앞 돌담길 (밤)
기막힌 얼굴로 걸어가는 다래. 그 위에
혁 (F) (가라앉은) 오늘은 안 되겠다. 다음에 보자.
S# 8. 다래 방 (밤)
다래 (씩씩대며) 이쁘게 하구 나와? (휴대폰 패대기칠 듯 확 쳐들다, 안 되지..
대신 프레임 바를 확 던지고) 무릎 꿇고 애원을 해 봐라! 내가 만나 주 나! (불을 끄려고 습관적으로 프레임 바를 쥐듯 헛손질.. 쩝.. 그래도 빈 줄 확 잡아당기고, 누워 이불 뒤집어쓰지만... 잠시후 슬몃 이불 밖으로 쭈욱 나오는 손. 더듬더듬 프레임 바를 찾더니, 집어서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간다.)
S# 9. 리조텔 특실 (밤)
혁의 프레임 바, 조명등에 매달려 있고.
책상 앞에서, 케이스에 든 진주 반지를 보고 있는 혁.
씁쓸히 보다, 서랍에 넣고 닫아 버리는데서 암전.
S# 10. 바닷가 (이른 아침)
조깅 복장으로 바닷가를 달리는 혁. 저만치 해녀가 바다 밖으로 빠져 나온다. 혁, 자기도 모르게 멈칫 서고... 보면, 아줌마 해녀다.
윤수 (E) 진부장 죽은 거 말입니다. 회사에 밉보여서 끽...
혁 (아니라고 믿고 싶다. 털듯 도리질하고 다시 뛴다.)
S# 11. 산타루치아 (아침)
테이블에 올려진 의자며, 부산히 아침 청소하는 일행들 부감으로 보이고.. 2층 무대에 걸터 앉아, 팔걸이 밖으로 손목을 마구 움직여 보던
성욱. 뒷짐진 손에 대걸레 쥐고 발길 닿는 대로 끌고 다니며 하품하는 미미를 발견한다.
성욱 (얼른 팔걸이 속으로 손목 넣고) 힘뒀다 뭐하나, 박박 좀 밀어요, 박박!
미미 (으으.. 치미는 눈길 위로 번쩍) 야! 니가 교도관이냐? (대걸레 확 던
지며) 니가 해, 니가.
성욱 (팔걸이 가리키며) 부상...
미미 이참에 이 선배로 확 갈아칠까부다. (의자 내리는가 싶더니, 털썩 앉아
담배 꺼내며, 찢어지게 하품하면서) 걍 자게 좀 내버려두지..
수경 (대걸레 집어들며) 방에가 눈 좀 더 붙여요. 여긴 우리끼리 할께.
미미 수경! 역시 너 밖에 없다! (끌어안으며 뽀뽀하려는데)
수경 언니이.. (도망치듯 대걸레 밀며 가다가, 유리 닦고 있는 민 옆으로 슬쩍
다가서며) 혁이 오빠.. 요즘 뭐 해?
민 (닦으며) 회사 일이 바쁜가 봐.
수경 회사?
민 (아차, 실수했다 싶고) 모른 척해라. 직접 말할 때까진.
수경 (의미 심장) 전시회 때, 혁이 오빠도 왔겠네?
민 어. (했다가, 어떻게 알았지? 휘둥그레져 보는데)
수경 걱정 마. 나만 알어.
민 뭘?
수경 혁이 오빠랑 너 형제라는 거. 엄만 다르지만.
민 (충격.. 조금은 질린 눈빛으로 보는데)
수경 (아무렇지도 않게) 무슨 전시회였니?
S# 12. 리조텔, 전시장 안 (오전)
그림들, 철거되고 있는데.. 들어와 기웃거리는 수경.
직원1, 정면 중앙의 풍경화-로비의-를 떼며 이건, 로비에 걸면 되지?
수경, 의미있는 눈빛으로 그 풍경화를 보며.. 다른 그림들도 찬찬히 둘러본다. 어느 곳에서 눈길 머무르고.. 보면, 혁의 모의 자화상이다.
넓은 챙모자에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이젤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여인.. 자화상 제목까지.. 계산적인 미소로 그 그림을 보는 수경..
S# 13. 리조텔 앞 일각 (오전)
휴대폰 액정에 뜬 혁의 모 자화상 그림. 휴대폰 버튼 누르는 소리 나고, 화면 바뀌면.. 여류 화가, 박정숙의 프로필. (미술인 협회지 기사 정도) 파리 제3대학에서 모네의 기법연구로 학위.
휴대폰 손에 들고,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는 수경.
다시 휴대폰 액정, 인물과 자연에 천착한 유려한 인상적 기법의 작품들. 39세에 위암으로 타계
수경 (눈망울 굴리며) 위암이라...
S# 14. 동 회장실 (늦은 오전)
창완, 책상에 앉아 고개 들면, 그 앞에 굳은 표정으로 서 있는 혁.
창완 (서류 보며) 진 부장 그 사람, 업무 능력도 떨어지고 문제가 많았다.
내 보기엔 자살 같은데, 가족들은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게지.. (사인하 며) 큰 일 할 사람은 소문 따위에 연연해선 안 된다. (서류 덮는)
혁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문, 저도 믿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창완 (O.L) 진부장 유가족이 이제 와 지난 일 들추는 이유가 뭐겠냐? 결국
돈이야. (결재판 주며) 쓸데없는 데 신경쓰지 말고, 시작한 일이나 잘해.
혁 (결재판 받는데, 일각에 걸려진 그림액자가 시야에 들어온다. -전시회
그림중 하나- 혼란스런 시선, 떨궈지고..)
S# 15. 관리부 사무실 (정오경)
점심시간이라 직원들 없고.. 윤수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보면, 인터넷 장기 두고 있는.. 졌다! 에이씨! 책상을 쾅 두드리는데.. 두리번 들어오는 혁. 얼른 화면 바꾸고는 후다닥 일어나는 윤수.
윤수 (반갑게) 어서오세요. (컴퓨터 보며) 이거 뭐, 점심시간도 없이 일하다
보니까.. 새 프로젝트 맡으셨다면서요? 업무협조 필요하면 연락해요. 우리 관리부야 언제든 팍팍 밀어드릴테니까. (그때, 들어오는 직원1 보며) 어이 김주임, 우리 시원한 것 좀 주지.
혁 (직원1에게) 잠깐, 시간 좀 내주시겠습니까?
윤수 (뻘쭘... 보면)
직원1 (저요? 하듯이 당황하는 얼굴 위에)
직원1 (E) 지, 진부장님이요?
S# 16. 리조텔 옥상 (정오경)
혁 솔직히 말씀하셔도 됩니다.
직원1 (당황기) 솔직하나 마나.. 아는 게 있어야죠. (눈치 살피며) 사고로.. 돌아 가신 게 아닌가요?
혁 ...그분.. 사내 평판은 어땠습니까?
직원1 뭐, 능력 있고, 인덕 있고.. 그렇게 가시긴 아까운 분이었죠. (눈치 슬쩍) 진 부장님 계실 때가 좋았는데..
혁 (복잡하고 혼란스런 심경으로 보는데서)
S# 17. 리조텔 로비 (늦은 오후)
혁의 모 그림(1부에 걸려 있던 그 자리) 앞에 서 있는 수경.
시계를 보며, 엘리베이터 쪽 의식하는데,
퇴근하는 직원들 속에 섞여 나오고 있는 혁.
수경, 얼른 고개 돌리며 그림을 보고.
혁, 나가며 습관처럼 그림 쪽 보는데, 누군가 서 있다.
수경 (무심히 돌아서는 척하다, 혁을 보고 놀란 표정으로) 웬일이세요, 여긴?
혁 (당황기)
수경 (시선 그림으로) 이 그림.. 지나갈 때마다 발을 잡는 거 있죠?
처음 보는 작간데.. 왜 모네가 느껴질까?
혁 (놀라서 보고)
수경 (여전히 시선 그림에) 모네가 말년에 백내장으로 고생했다는데..
이 작가도 어디가 아팠었는지.. 뭔지 모를 고통 같은게.. 전해져요.
혁 (그 옆모습을 의미있게 보다가, 돌아서며 던지듯) 미대 다닌다 그랬나..?
수경 (엷은 미소로)
혁 (씁쓸히 가고)
수경 (가는 혁 보며 회심의 미소..) 스텝 바이 스텝. 급할 거 없어, 조수경.
S# 18. 감협, 판매부 (늦은 오후)
텅빈 사무실에, 퇴근 준비 완료하고, 책상의 휴대폰 노려보고 있는 다래.
확 휴대폰 집으려다.. 아냐.. 도리질하고, 벌떡 일어나 왔다갔다하며 휴대폰 째려보고... 그러다 자신이 한심해져,
다래 퇴근하자, 퇴근! (하는데, 휴대폰 울린다.) !! (후다닥 휴대폰 나꿔채다
책상 모서리에 무릎 찧고) 아..! (문지르며, 휴대폰 열어보는데.. 실망.. 버튼 누르고) 민이니?
S# 19. 감협 앞 버스 정류장 (늦은 오후)
풀죽어서 터덜터덜 걸어오는 다래. 두리번 민을 찾는데..
다래의 등 뒤에서 나타나는 민.
민 (귀에 대고 속삭이는) 혹시 영화배우 진다래씨 아니십니까?
다래 (민인 거 안다. 으이그.. 피식 웃으며 돌아보는데)
민 이 민씨하고 같이 출연했었죠? 바다의 연인, 심금을 울리는 작품이었
슴다. (볼펜과 비디오테잎 내밀며) 싸인좀.
다래 (볼펜만 받아들고 장난기 미소로 곧장 민 뺨위에 사인할 듯 볼펜 갖다
대고.. 기겁하며 피하는 민) 해달라며! (다래 쫓아가고, 민 도망가고)
민 (손으로 볼 가리며) 그만, 그만.. 졌다. (비디오테잎 주며) 캐릭터
분석에 도움될 거다.
다래 (받으며) 번번히 고마워서 어떡하니. 너 덕분에 회장님두 만났는데.
민 어? 아직 말씀 못 드렸는데.. 출장 다녀오시느라 바빠서.
다래 (갸우뚱) 그래? 암튼 부럽다. 회장님, 정말 좋은 분이시더라.
민 아버지 일은 잘 해결될 것 같애?
다래 해봐야지... (버스 오고) 나 저거 타야 되는데.. 내일 카페로 가면 돼지?
(손 흔들며) 그때 보자! (뛰어가고)
민 (밝게) 그래, 가봐. (씁쓸히 다래의 뒷모습 본다...)
S# 20. 농장 마당 (늦은 오후)
양복차림으로 들어오는 혁. 한쪽에 쌓아져 있는 감귤 상자..
다래 (E) (밝은) 아저씨!
돌아보면, 아무도 없고.. 씁쓸한 미소로 감귤 하나 들고 평상에 앉아,
툭툭 던져받다가... 휴대폰 꺼내들고 잠시 생각.. 결심한 듯 누르면, 뜨는 진다래... 지금은 고객이 통화중이오니.. 안내음.
S# 21. 농장 앞 (늦은 오후)
다래 (휴대폰 닫으며).. 자존심도 없니? 여긴 왜 온 거야 정말. (휙 돌아 가려
다 우뚝 멈춰서고.. 농장쪽 보며 슬며시 휴대폰 눌러본다.. 액정에 뜨는 날건달.. 지금은 고객이 통화중이오니.. 안내음.. 신경질에 휴대폰 확 닫아 버리고)
S# 22. 농장 입구 나무길 (늦은 오후)
휴대폰 귀에 대고 살피며 들어오는 다래인데.. 저만치 휴대폰 귀에 대고 나오고 있는 혁.. 둘, 딱 마주치고. 다래, 얼른 휴대폰 닫는데
혁 (휴대폰 닫으며 다가와서는.. 다 안다는 미소로) 누구하고 전화해?
다래 이래뵈도 나 엄청 바쁜 사람이에요. (헛기침) 그러는 쪽은 누구랑
전화를?
혁 나한테 전화걸고 있던 사람한테 전화거는 중이었지.
다래 (? 무슨 말인지 모르다가 이내 알아차리고.. 정곡 찔린 것 무안..) 내가
언제 (하는데, 그런 다래 손 잡아끌고 가는 혁) 어어.. (끌려가고)
S# 23. 분식집 (저녁)
라면 먹고 있는 혁과 다래. 다래, 호로록 쪽쪽 먹고.. (배고팠다)
혁 맛있는 거 사준다니까.. (귀여워 보다가) 첫 데이트라고 잔뜩 기대했
을텐데... 내 욕 많이 했지?
다래 (혁 말투로) 데이트 한두번 하나? 근데, 그쪽은 약속 어길때마다 이런
식으로 사과하나?
혁 (픽 웃고) 요샌 새벽 물질 안하나봐? 안보이대?
다래 (기가 막힌) 요새두 신새벽에 바닷가서 자요?
혁 나참. 조깅한다 조깅.
다래 와... 아저씨 사람됐네..
혁 전엔 뭐였는데?
다래 (아무렇지도 않게) 날건달. (그릇에 코박고 먹으며, 약오르지? 미소)
혁 (그런 다래 모습 보며 문득 떠오르는..)
다래 (E) (3부 S#64) 저희 아버지, 누군가가 죽였어요, 분명히.
윤수 (E) 진부장 죽은 거 말입니다. 회장실에 밉보여서 끽...
다래 (고개 슬쩍 들고 보면.. 착잡하게 고개 숙이고 있는 혁.. 어? 예상과
다른 반응에 뻘쭘해서, 혁 기색 살피며) 삐쳤... 어요?
혁 (픽 웃으며) 그래.
다래 이제 보니까 삐돌이구나? (젓가락 세우다가, 테이블 위에 놓인
혁의 휴대폰에 머무는 시선.. 생각으로 미소..)
S# 24. 거리에 세워진 혁의 차안 (저녁)
다래 (이런 차는 처음 타본다..어색해서 머뭇머뭇 앞좌석에 타며, 혼잣말)
앞으로 십년은 라면만 먹어야 된다니까. (혁의 휴대폰 척 내밀고)
혁 (운전석에서.. 그제야 주머니 만져보며 휴대폰 없어진 걸 알고.. 받는데)
다래 열어봐요. (씩 미소로)
혁 (? 보면.. 배경화면에 다래 즉석 사진 깔린.. 허, 웃으며) 이거 무서워서
휴대폰 열겠나.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하는 거 같잖아.
다래 (기가 막힌) 내놔요. 지워줄테니까.
혁 (갑자기 다래의 어깨를 확 안아 얼굴을 옆으로 붙이고, 휴대폰 내밀며)
웃어! (사진 찍는데, 땡그래서 혁을 보는 다래. 조금 우스운 둘의 표정에서 사진찍히듯 스톱되고)
S# 25. 돌담길 + 다래집 앞 (저녁)
혁의 차 일각에 세워져 있고... 집 앞의 다래와 혁 (넥타이 셔츠주머니에 꽂고). 다래는 들어가기 싫어 밍기적. 혁은 물어볼 말을 아직 못 물어봐서 밍기적.. 둘, 마주서서 눈치만 살피고 있는데..
다래 (아쉽지만) 잘가요.. (들어가려는데)
혁 (그래도 물어봐야 한다) 잠깐만!
다래 (얼른 밝게 돌아서며 보는) ?
혁 조금만... 더 있다 들어가라..
다래 (좋은 기색 애써 감추며 보고)
(시간경과)
차 본넷 위에 나란히 걸터 앉은 혁과 다래.
혁 (어렵게) 아버진... 어떻게 돌아가셨니?
다래 (우울기) 경찰에선 실족사라는데.. 단순한 사고가 아닌 거 같아요.
누군가.. 우리 아빨 그렇게 만들었다는 생각.. 떨쳐버릴 수가 없어요.
혁 (조심스레) 누군가라니... 그게 누군지.. 알아?
다래 (매섭게) 찾아 내야죠. 끝까지 밝혀 내야죠.. 아빤.. 우리집의 전부
였어요. 우리한테서 아빨 뺏어간 사람.. 절대 용서할 수 없어요. (치미는 심정에 고개 숙이고)
혁 (웬지 모를 불안함.. 차마 다래를 볼 수 없어 고개 돌리는데)
다래 참! 일기장!
혁 (보면..)
다래 아버지 일기장이요. 중림 회장님께 보여 드리기로 했는데...
울 아빠, 거기 다니셨거든요.
혁 (고개 숙이며) 중요한 내용인가?
다래 어쩌면요.. 회장님이 보고, 도와 주신댔거든요.
혁 (생각으로) 아버지 일기장.. 중요한 거면, 잘 갖고 있어. 아무한테나
보여 주지 말고.
다래 ? (무슨 소린지 이상해서 보는데)
혁 늦었다. 들어가라 그만. (일어난다)
다래 (혁의 가슴, 주머니에 아무렇게나 꽂혀있는 넥타이에 시선 머물고..)
S# 26. 다래 집 마당 (저녁)
다래 (들어오다가) 아차! 어디 취직했는지 안 물어봤네... (다음에 물어보지
뭐... 휴대폰 열어본다.. 미소 떠오르고.. 액정 화면, S#24에서 찍은 둘의 사진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S# 27. 돌담길 일각 혁의 차안 (저녁)
운전석에 앉아 휴대폰의 동 화면을 보고 있는 혁.
휴대폰 닫고.. 따뜻한 미소로 하늘 쳐다보는데, 별 없이 흐린 하늘..
불안한 예감에 흐려지는 얼굴에서.. F.O
S# 28. 회장실 (오후)
창완, 창밖 바라보고 서 있는 위에,
박실장 (E) 딸이 감협 임시직으로 일해 생계를 꾸리고 있답니다. 미망인은
해산물 좌판을 나가기도 하구요.
박실장 (아무말 없자) 그럼.. (물러가려는데)
창완 (돌아서며) 박 실장.
S# 29. 시내, 팬시점 (늦은 오후)
진열대, 화려하게 알이 박힌 넥타이핀들 나와 있고.. 점원, 적당 애드립으로 비싼 걸로 권하는데, 슬쩍 뒤돌아 지갑 확인하는 다래. 돈이 얼마 없다. 무마의 미소로, 저걸로 주세요. 무난하고 심플한 것 가리키는..
S# 30. 농장 혁의 숙소 (늦은 오후)
훵하니.. 기본 가구만 있는 방...
다래 (문 앞에서, 황당하게 보고 있는데)
농장주 (E) 누구요?
다래 (깜짝 돌아서면, 뒤에 서 있는 농장주) 여깄던 사람, 어디 갔어요?
농장주 (의아히 보며) 방 뺐는데?
다래 (황당, 기가 막히고)
S# 31. 목장 초원 (저물녘)
혁(간편한 차림), 자신의 말 질주를 끌고 나오는데,
다래 (E) (3부) 꼴찌하는 거 알면서두 거는 거.. 일종의 주문 아녜요? 아저씨
자신한테 거는 주문..
혁 (깊은 울림.. 질주 쓰다듬으며) 처음으로.. 날 지켜봐 줬으면 하는
사람이 생겼다. (쓸쓸한) 엄마 돌아가시고 첨으로.. 그 여자,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데... 아니겠지? 아닐 거야.. (쓰다듬고, 올라타는)
해가 지는 초원 위를 말을 타고 가는 혁.
S# 32. 산타루치아 (밤)
쿵쿵따, 쿵쿵따! 율동까지 곁들여, 말잇기 게임을 하고 있는 민 일행들. (수경 빠진). 구석 자리에 앉은 다래는 어깨 축 쳐진채 게임도 안하고, 맥주만 마시고 있다.
이미 마실 만큼 마신 민.. 맥없이 걸린다. 또 걸렸어 일행들 애드립하며 즐거워하고. 성욱과 미미, 이박사 장단 맞추며, 잔에 맥주 붓고..
성욱 (민 앞에 맥주잔 놓으며) 그냥 첫사랑 얘기 하지이?
미미 (민에게 살짜쿵) 누나야가 흑기사 해줘?
민 (잔 잡으려고 팔 쭉 뻗는데)
다래 (취한) 흑기사 자원! (맥주잔 뺏어서 벌컥벌컥)
미미 그동안 내숭이었어. 아님 초인적인 인내심이야. (모두 휘둥그레 보는데)
민 (멍한 눈으로 다래를 보다, 몸을 날려 자리를 빠져나간다.)
모두 (이번엔 민쪽으로 시선)
민, 마이크를 잡고, 가라, 잘가라 가라, 멀리 가버려.. (캔의 가라가라 정도..신나는 것으로 다른 노래도 가능), 고래고래 불러 제끼고.
미미, 허걱.. 놀라 헛팔을 짚고.. 성욱 등 일행들도 놀라 보기만..
미미 난리 블루스네. (바로 숟가락 들고 쫓아가, 같이 춤추며 고래고래 노래)
민, 노래하며 다래 쪽을 보는데, 슬쩍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다래.
민, 마음이 아픈... 심정으로 보다가 더 크게 노래..
S# 33. 24시간 편의점 (밤)
계산대 앞에 담배 한갑 놓여 있고, 혁, 점원에게 잔돈 받는데.. 담배옆에 놓아지는 스타킹.. 보면, 수경이다. 수경, 혁을 못본척 지갑을 열고 있다.
혁 너...?
수경 (그제야 돌아보며, 화들짝 놀란척) 어머.. 오빠..
혁 (인사의 의미로 엷은 미소로 나가려는데)
수경 (이게 아닌데.. 보다가) 저, 커피 한잔 사주실래요?
혁 (돌아보고)
(시간경과)
캔 커피 하나씩 들고 창밖보고 있는 혁과 수경.
수경 그때.. 배 돌리라구.. 소리지르던 오빠 보면서.. 저 솔직히 감동했어요.
차갑게만 봤는데.. 저렇게 믿음직스런 면도 있구나..
혁 ... (창밖만 보고)
수경 딴 사람이라면 다래, 걱정도 됐을텐데... (웃으며) 오빠랑 둘이 있다니까,
그냥 안심이 되더라구요.
혁 무슨 걱정?
수경 (풋 웃고는.. 수줍게) 그렇잖아요. 남자랑 단둘이 밤을 보낸다는 게..
혁 다들 성인 아닌가.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질 수 있어야지.
수경 (이게 무슨 소리야? 놀래서 보는데)
혁 (픽 웃으며) 걱정마. 아끼고 싶은 건, 남이 뭐라고 하기전에 내가 먼저
지켜주니까.. 먼저 간다. (나가고)
수경 (일그러지는데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 받고) 여보세요. 어, 미미언니?
네... 난 그냥 방에서 (하다가) 다래두요? (생각에 눈망울 굴리다가.. 아이스바 냉장고에 머무는 시선에서)
S# 34. 산타루치아 앞 계단 (밤)
취기로 앉아 있는 다래, 자꾸만 내려앉는 눈꺼풀을 치켜뜨며 흔들흔들..
나오는 민.. 비틀 거리며 다래의 옆에 앉는다.
다래 (혀 꼬이는) 야, 한가지, 아니 몇가지만 묻자. 내가 말이야. 아는게
하나두 없어서 말야. 그 날건달 아저씨! 어디 산대? 어디 취직했대?
민 (고개 숙인채 듣기만)
다래 지가 비밀 요원이야? 뜩 왔다가 픽 사라지구, 순 지맘대로에
수경 (비닐 봉지 들고 오다, 둘을 본다. 분위기 이상한)
민 (다래 머리 쓰다듬으며) 진다래, 너 임마, 너 나뻐.. 내가 널 (하는데)
수경 (E) 나와 있었네?
민 (흐려지는 시야로) 수경이? (취기에 고개 푹 떨구고)
수경 (민에게) 술도 못먹는 애가... (민과 다래 사이에 앉으며, 봉지에서
캔디바 하나 꺼내 다래에게 주고) 다래 너, 이거 젤 좋아했지? 우리 야자 끝나구 집에 갈 때 맨날 이거 사먹었잖어.
다래 (캔디바 보며) 너.. 기억하는구나.
수경 그러엄.. (추억에 잠기는) 그때가 재밌었는데.. 우리, 길거리에서 수다
떨다가 열두시 넘어 들어간적두 있었잖아.
다래 (따뜻한 느낌으로) 수경아...
수경 (토닥이며) 그만 들어가자. 응? (데리고 들어가며, 민에게) 안 들어와?
(들어가고)
민 (씁쓸한데.. 다래 있던 자리에 떨궈진 포장갑을 본다.)
S# 35. 산타루치아 (밤)
테이블에 맥주잔 엎어져 있고.. 파장 분위기.. (민 없고)
다래 (수경에게 팔 잡힌 채) 언니!.. 수경아! 다 우리 집 가자니깐..!
수경 아무래도 제가 데려다 줘얄 거 같아요. 거기서 자고, 낼 일찍 올게요.
미미 괜찮겠냐? 니가 힘들텐데.
수경 힘들긴요. 친군데 당연하죠. (다래에게) 가자. (끌고가는데)
다래 (끌려가며) 나 안 취했어.. 더 마실 수 있다니까..!
S# 36. 산타루치아 화장실, 세면대 (밤)
푸푸 세수를 하던 민, 물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로 거울을 본다..
씁쓸한... 주머니에서 포장갑을 꺼내 보고..
S# 37. 리조텔 특실 (밤)
혁, 안에서 문을 열면, 문 가에 삐딱히 기대 서 있던 민. 들어온다.
혁 (보며) 술 마셨냐?
민 왜. 난 술 좀 마시면 안 돼?
혁 (문 앞에 선채로) 취했다. 가서 자라.
민 (등 돌린 채) 다래... 재미로 만나?
혁 (매섭게 보면)
민 순진한 애, 갖구 노는 거 아니면.. 밝힐 때도 됐잖아.
혁 (책상 쪽으로 가며) 니가 상관할 일 아냐.
민 (O.L) 그럼. 상관 안 하게 해주든지.
혁 (멈추는)
민 형이 어디 취직했냐.. 어디서 사냐.. 그딴 거, 물어 보게 하지 말란
말야, 나한테.
혁 (띵해서 있는데)
민 (책상에 포장갑을 놓으며) 잘해... 지켜볼 거야.. (나가며) 내가, 지켜볼
거라구..
혁 (포장갑을 보고.. 열어 보면, 넥타이핀과 카드 들어 있다. 카드 펴 보면)
다래 (E) 이거, 취직 선물 아녜요. 졸업 선물이에요. 날건달 졸업 선물.
혁 (쿵 내려앉는)
S# 38. 버스 안 (도로 위) (밤)
수경 (맨 뒷자리 /창밖 보며) 2반 반장... 성호하고는 연락하니? 내가 너한테
걔 편지 숱하게 전해줬잖어.. (보면)
다래 (옆에 앉아, 고개 앞뒤로 푹푹 꺾으며 정신없이 자는... 스르르 손이
풀리며, 휴대폰이 옆으로 떨어진다.)
수경 (설핏 휴대폰 집어 열어 보면, 배경 화면에 혁과 다래의 사진..) !!
(일그러지는데)
다래 (잠결에 팔짱 끼고 파고들며) 수경아.. (다시 잠들고)
수경 (멈칫... 보다가) 너 모르지? 내가 성호 얼마나 좋아했는지... 너란 애..
참 미워할 수 없는 애야.. 난 니 그런 모습이 젤 부럽구... (고개 다시 창밖으로, 차갑게 내뱉는) 또 그게 젤 싫어.
S# 39. 다래집 앞 돌담길 (밤)
다래 (걸어오며) 미쳤어, 미쳤어.. 아우, 창피해..!
수경 아깐 왜 그렇게 마셨니? (떠보는) 무슨.. 속상한 일이라두 있어?
다래 (찔리지만) 속상한 일은 무슨.. 기분 아주 해피해! (해놓곤 양쪽 주머니 뒤집어 보고, 내가 미쳐.. 하는)
수경 (설핏) 우도에선.. 정말 아무 일 없었어? (혁이 오빠랑)
다래 (화들짝) 일은 무슨 일..! (했다가..) 근데 그건 갑자기 왜.. (살피며)
너 혹시 그 농장아저씨.. 좋아하는 거야?
수경 그렇게 보여? (다래가 긴장해서 보는 것 느끼며) 아니야...
다래 (아니었구나.. 조금은 안심되는데)
수경 그건 내가 물어보고 싶은 말인데? 둘이.. 사귀는 거 아냐?
다래 사귀긴? 사귀는 사람이, 뭐하고 사는지, 어디 사는지도 모르냐?
(허탈한 느낌으로) 아, 아는 거 하나 있네. 조깅.
수경 (조깅?)
다래 신새벽에 조깅한댄다.
수경 (계산적인 눈빛 반짝이는데)
영란 (E) 다래야!
영란 (집 앞에 서 있다 뛰어오며) 연락두 없이 얘가...(하다) 술 마셨니?
수경 (상냥히) 안녕하세요? 전에 인사드렸죠? 수경이에요.
영란 그래, 어서 와라. 내일 다래 생일이라구 여태 놀다 온 거야?
수경 (생일? 땡그래서 보고)
S# 40. 다래 방 (밤)
다래 좁지? (이불장 열며, 즐거운) 우리, 밤새도록 얘기나 할까?
수경 (미소로) 그래. (둘러보다, 형광등 줄에 매달린 프레임 바를 발견한다!)
플래시 백> 2부 S#67, 조명등에 걸려 있는 프레임 바를 보던 수경.
수경 (휘둥그레, 만지며) 이거.. (침 삼키고) 이 프레임 바, 어서 났어?
다래 (이불 내리다) 어? (와서) 이걸 프레임 바라 그래?
수경 (빼서, 다래에게 대며) 프레임 잡는 거잖아. (프레임안에 들어오는 다래..
그러다 테두리의 LH 글자를 보고!!) 이거, 누가.. 준거야?
다래 어... 그거... 사실은..
수경 사실은?
다래 (얘기 할까 말까 망설이는데)
수경 (답답하지만 참으며, 다정하게) 뭔데 그래. 아무한테두 얘기 안할께...
다래 사실은... 그거 사연이 있어..
수경 (눈빛 빛내며 바짝 귀 기울이는데서, dis)
프레임 바, 누운 다래 손에 쥐어져 있고. 그 옆에 다래보고 누운
수경 (팔베개하고) 그러니까.. 혁이 오빨.. 구해 줬단 말이지, 니가..
다래 어.. (졸려서 게슴츠레한 눈)
수경 혁이 오빤.. 전혀 기억 못하구?
다래 그 인간, 나한테 이거(프레임 바) 있는지도 몰라. (연민으로) 바보같이..
자기 엄마가 구해 줬단다. 그 때.
수경 (땡그래서) 엄마?
다래 농장 아저씨.. 돌아가신 엄마.. 많이 그리워하거든.. (하품) 작년에
바다에서 첨 봤을 때.. 그 사람 진짜 멋있었는데.. (졸려서 말이 점점 느려지고) 멀리서 보는데도.. 그 사람밖에 안보이는게.. (눈 감기는)
수경 ? (보면, 잠이 든) 다래야. 자니?.. (욕망으로 프레임 바에 손이 가는데)
다래 (꼭 쥔 채 돌아눕고)
수경 (비죽 떠오르는 음모의 미소...)
S# 41. 리조텔 마당 (이른 아침)
조깅 나오는 혁. 해변 쪽으로 뛰어가는데..
일각, 후드티 차림으로 운동화 끈을 묶고 있는 여자.
허리를 펴고, 회심의 미소로 보는 수경!
S# 42. 바닷가 (이른 아침)
해변을 달리는 혁... 멈추고.. 허리 굽혀 무릎잡고 헉헉...
민 (E) 형이 어디 취직했냐.. 어디서 사냐.. 그딴 거, 물어 보게 하지 말란
말야, 나한테.
혁, 씁쓸히 다시 뛰는데, 그 뒤에 안간힘으로 뛰어오고 있는 수경.
들킬새라.. 티셔츠에 달린 모자 푹 눌러쓰며 얼굴 가리고..
S# 43. 다래 집 마당 (아침)
평상 위, 미역국이며 제법 신경 쓴 아침상 놓여진다.
다래 이야아아... (상다리 만지며) 부러진다, 부러져.
영란 (앉으며) 수경인 왜 그냥 갔니? 아침 먹고 가지.
다래 (국 뜨며) 새벽에 회의가 있나 봐.
영란 (슬쩍) 오늘.. 데이튼 안 하니?
다래 (찔끔) 데이튼 무슨. 남자 친구도 없는데..
영란 생일에, 휴가에, 날씨도 이렇게 좋아.. 연애하기 딱 좋은 날이잖어.
다래 연애하잖어 나.. (방긋) 영화랑.
박실장 (E) 여기가 진동석 부장님 댁입니까?
영란, 다래 (땡그래 돌아보면)
박실장 (들어서며) 중림 회장실에서 왔습니다.
S# 44. 리조텔 일행 숙소 (아침)
민과 미미 일행, 각자 촬영 장비 들고 현관으로 나온다.
민 수경인 곧장 글루 온대요?
미미 어? 새벽에 들어왔는데.. 얜 요새 툭하면 없어지드라. 또 얼루 샌거야?
수경 (조깅복 차림으로 들어온다.) 아침 운동했더니 너무 상쾌하네.
모두 ???
수경 (모자 벗으며) 뭘 그렇게 봐? (얼굴 만지며) 뭐 묻었어?
미미 (뺑 돌아보며) 너, 열정 시대 왕몸치. 조수경 맞냐?
수경 언니인.. 누가 들음 진짠 줄 알겠네. 내가 운동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민 (의아)
S# 45. 다래 집 마당 (아침)
다래, 가방 들고 나서는데 그 뒤로 쪼르르 쫓아나오는 영란.
영란 생각하구 말구가 어딨어? 정식 직원이라는데.
다래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다니던 델 관둬?
영란 회장님 특별 지시래잖어. 이런 호의 거절하는 것두 예의가 아니다, 너?
내가 그랬지? 회장님이 아빨 진짜 아끼셨다구. (꿈에 들뜬) 니 아빠가 우릴 도와주나 봐.. 니가 중림 사무실에 턱 허니 앉아서 일한다고 생각하면.. 벌써 가슴이 뛴다 얘...
다래 낙하산은 싫단 말야.
영란 총무팀이라며.. 낙하산도 타?
다래 엄마안..
영란 (웃으며) 엄마가 기분 좋아서 농담 좀 했다. (하다가) 참! 일기장..
비서실에서 사람 나온 김에 줄 걸..
다래 아니야.. 일기장, 중요한 거니까.. 아무한테나 덥석 주지 말자. 회장님
다시 뵐 때... 그때 내가 직접 드릴께.
영란 하긴.. 것두 맞는 말이다, 얘..
S# 46. 지삿개의 주상절리 (중문 동부) (오후)
육모꼴의 돌기둥이 있는 기암괴석의 해안에 나란히 앉은 민과 다래.
다래 (놀라서) 난..
민 알아. 친구 이상 생각해 본 적 없겠지. 나도 그랬으니까.
다래 (미안한) 내 맘이 어떤건지.. 지금은 잘 모르겠어.
민 (잔뜩 긴장한) 기다릴께.. 니 곁엔 늘 내가 있다는 거 잊지 마라.
다래 (고마운.. 민의 어깨에 살짝 기대어 바다를 보는)
민 (다래의 머리카락 쓸어올려 줘야 하는데, 긴장해서 손이 떨리고)
미미 (E) 카앗!
화면 빠지면, 카메라 잡은 성욱, 스크립터 수경 등 촬영 중인..
미미 (민에게) 너 술 덜깼지? 자꾸 어색하게 할래?
다래 (토닥토닥) 야, 편하게 해. 편하게.
민 (진땀) 죄송해요. (긁적)
S# 47. 산타루치아 (늦은 오후)
혁(양복에 그 넥타이핀), 창가 자리에 앉아 생각으로 밖을 보는데,
촬영 장비 들고 왁자히 들어오는 민과 다래 일행.
미미 야야. 시원한 거부터 좀 돌려봐라. (혁을 발견하고) 어, 이 선배?
다래 (혁을 보고, 뾰로통 고개 돌리는데)
수경 (은근한 미소)
민 (넥타이핀을 보고..! 부러 넉살) 카리스마 리가 없으니까, 영 분위기가 안 잡히대?
미미 분위기 못잡은 건 아는구나?
민 (머쓱)
성욱 그 동안 바빴나 봐요? 통 카페도 안 들리고.
혁 ..취직했다, 나.. (다래 보며) 중림에.
다래 (놀래서 보는데)
수경 (모른척) 어머, 취직 턱 내야겠다.
다래 (딴데 보며) 바쁘신 분이라, 시간이 있어야지..
혁 (피식, 미미에게) 얘(다래), 연긴 좀 늘었냐?
미미 (입 뻥긋하려는데)
다래 (O.L) 누가 없어서 그런지, 연기가 착착 붙대요.
혁 넌 감정씬은 안되겠더라. 액션씬이라면 몰라, 쟁반꺽기 같은 걸로.
다래 (미미에게) 감독님, 날건달 역은 없어요? 적임자가 있는데.
미미, 성욱, 일행 남녀.. 다래와 혁이 말 주고 받으면 그 말따라 고개
돌려가며 둘을 본다. 심상치 않은 눈빛으로.
반면 민과 수경은 괜히 딴데 보며 불편한 표정..
혁 (다래 손목 잡아채며) 나가서 얘기해.
다래 놔요! (확 뿌리쳤다가) 놓구.. 가요.. (앞장서는 혁 따라가고)
미미 (나가는 둘 뒷모습 보며) 둘이 뭐한 거야 지금?
성욱 안 봐도 비디오네. 카프리의.. 아니 우도의 깊은 밤.. 난 네가 이번
여름, 우도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
수경 얘는 다래를 어떻게 보구...
미미 무릇 남녀 상열지사란 하늘도 모르고 땅도 모르고 며느리도 모르는
법이지..
민 (씁쓸해) 일 안 해요? (주방 쪽으로 가는)
미미 왜 저기압이야? (성욱 보면)
성욱 (모르겠다고 으쓱)
S# 48. 동 2층 테라스 (늦은 오후)
차에 다래를 태우고 떠나는 혁, 부감으로 보인다.
차가 출발하면, 매서운 눈빛으로 휴대폰 꺼내들고 누르는 수경.
수경 안녕하세요, 어머니.. 다래 친구 수경인데요.
S# 49. 혁의 차 안 (해안 도로 위) (늦은 오후)
다래, 뚱해서 바깥만 보고 있고, 운전하다 흘깃 쳐다보는
혁 (피식) 정말, 안 쳐다볼 거야?
다래 (흥!) 할말이나 하세요. 별로 들을 얘긴 없지만.
혁 그래? (어디 안 쳐다보나 보자. 넥타이핀 만지며) 이거 어때? 애인한테
선물 받은 건데.
다래 (확 돌아본다. 어? 넥타이핀!) 이거 어서 났어요?
혁 (짧게 머뭇) 다, 주인을 알아보고 제 발로 온 거지.
다래 (이상하다?)
혁 삐친 거 풀렸어?
다래 (다시 고개 돌리고) 내가 아저씨예요? 삐치게.
S# 50. 소라의 성 전망대 (또는 근처 전망 좋은 일각) (저물녘)
해안 절벽이 그림처럼 내려다보이고..
다래 우리 회산 어떻게 들어왔어요? 설마 낙하산은 아니죠?
혁 (띵해서) 우리.. 회사?
다래 (어깨 힘주고) 나도 곧.. 중림에 출근해요.
혁 !! (먹먹해지는데)
다래 중림 회장님. 울 아빨 각별히 신임하셨거든요. 이렇게까지 배려해 주실
줄은 몰랐죠.
혁 (다시 혼란스워진다. 찜찜한 표정위에)
창완 (E) 진부장 그 사람, 업무 능력도 떨어지고 문제가 많았다.
다래 (보고, 기분 나쁜) 왜요. 맨날 볼 생각하니까, 앞이 캄캄해요?
혁 (딴 생각하며) 너무 좋아서 그래.
다래 (당황.. 괜히 헛기침..) 요새 어디서 지내요?
혁 어... 사원 숙소..
(E) 휴대폰 벨소리. 다래 휴대폰이다. 다래, 휴대폰 열고.
S# 51. 영란방 (저물녘)
영란 (집 전화기에) 빨리 오라구. 왜는 왜야.. 생일인데, 엄마랑 같이
케잌이라도 잘라야지. (화면 뒤로 빠지면, 영란 옆에 바짝 붙어 앉은
수경. 새액 미소)
S# 52. 소라의 성 일각 (저물녘)
다래 (휴대폰 닫고, 생일인 거 알려주고 싶다.. 은근히) 생일.. 언제에요?
혁 (생각에 빠져 건성으로) 11월 25일..
다래 (반색) 사수자리네? (너무 좋아서 눈만 깜박거리며 보다가, 흘리듯)
사수자린.. 사자자리랑 천생 연분이라든데.. 난, 8월 6일, 사자자린데..
혁 (여전히 생각에 빠져 혼란스런 위에)
창완 (E) (3부) 방금 나간 여자애, 뒷조사좀 해봐.
다래 (우씨.. 안 되겠다. 주민등록증 꺼내 보이며) 봐봐요. 830806, 사자자리.
혁 (보는둥 마는둥) 어..
다래 (으으으... 답답해 미치겠고)
S# 53. 돌담길 입구 (저녁)
다래 (잔뜩 부어서 내린다. 차문 쾅 닫는데)
혁 (운전석의) 또 뭐 땜에 그래?
다래 (등 돌린 채, 허공에) 안녕히 가세요. (그대로 가는)
혁 끝까지 그러고 갈거야? (못말린다는 듯 허 웃고, 차 출발해 간다.)
다래 (흘깃 돌아보고) 생일은 무슨.. 꿈 깨라, 꿈 깨..
혁 (가며, 아무래도 이상해서 룸미러에 비친 다래 흘깃 본다)
S# 54. 다래집 앞 + 동 마당 (저녁)
집안. 개미 소리도 안 나게 조용하고..
터덜거리며 오던 다래, 축 처져서 고개 떨구고 들어서는 순간,
곳곳에 설치한 트리용 알전구가 일제히 불을 밝히며, 해피 버스데이! 생일 축하해! 폭죽을 터뜨리며, 담 밑에 숨어 있다 우.. 나오는 민 일행.. 민과 미미, 다래의 머리에 폭죽 리본을 마구 붙이고..
다래, 어리둥절.. 감격해서 보는데,
사뿐히 촛불 켠 케잌을 들고 나오는 수경.
다래 (감격해서 눈물까지 그렁해지는데)
영란 (수경 따라 나와) 얘네들이.. 아까부터 와서 이걸 다..
성욱, 기타 반주하며 왜 태어났니? 생일 축하곡 시작하면,
장난스레 합창하는 일행들. 수경, 촛불 끄라고 가리키고..
다래, 그렁해서 후.. 촛불 불어 끄는 순간,
민과 일동, 일제히 눈빛 교환.. 와아.. 달려 들어서는 케잌의 생크림을 다래의 얼굴에 발라대기 시작한다. 영란, 흐뭇이 보다 들어가고..
행복한 비명 지르며 도망 다니는 다래..
평상 위에서 울리는 다래의 휴대폰 벨 소리.
미미 (휴대폰 척 받고, 안내방송하는 것처럼) 지금 진다래 양은 생일빵
중이라 전화를 받을 수 없사오니, 다음에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미미가 휴대폰 받는 사이에도, 다래는 민과 일행들 피하느라 정신없고..
S# 55. 리조텔 특실 (저녁)
혁 (휴대폰 닫는 위로)
다래 (E) 생일 언제에요?.. 난 8월 6일, 사자자린데...
혁 (생일이었구나.. 아차 싶은..)
S# 56. 다래 집 마당 (저녁)
다래 그만해! (손사래하며 도망다니고)
민 (갑자기 정색) 너무한 거 같다. 그만하자. (돌아서다가.. 케잌판째 들고
쫓아간다)
다래 아악! (비명 지르며, 쫓고 쫓기는데)
성욱 (샴페인을 팡! 터뜨려 일행들 향해 부어대고... 와아.. 피하는 일동)
수경 (눈치 살피며 다래의 방 쪽으로 숨어든다.)
민 (케잌판 놓고, 샴페인에 젖은 옷 털다가... 수경을 본다.) ?
S# 57. 다래 방 (저녁)
왁자한 일행들의 소리 계속 들리고...
수경, 형광등 줄에 매달린 프레임 바를 확 잡아채는데,
벌컥 문이 열리고.
민 뭐해? 샴페인 건배 할 건데.
수경 (당황, 프레임 바 쥔 손 얼른 뒤로 감추며) 어어... 가방 가질러... (문앞
에 놓인 가방 들고 나가고)
민 (황급히 나가는 수경을 이상한 듯 보다가, 방안 둘러본다. 책꽂이의
영화 관련 책들과 여러개의 영화 포스터들까지.. 애정으로 보다가..
문 닫으면, 흔들리는 형광등의 빈 줄에서...)
S# 58. 리조텔 특실 (저녁)
조명기에 걸린 프레임 바....
혁 (진지하고 따뜻한 느낌으로 어느 곳 보며) 진다래.. 다래야..
적당 위치에 놓인 캠코더.. 빨간 불이 들어와 있고. 그 앞 소파의,
혁 (쑥스런) 니 이름, 첨으로 불러 보는 거 같다..
플래시 백> 1부 S#19 쏟아지는 감귤을 뒤집어 쓰던 다래.
- 1부 S#32, 카페에서 강도 잡을 때, 쟁반으로 혁의 머리 때리던 다래.
- 2부 S#52, 경마장에서, 응원하는 혁을 황당한 듯 보던 다래.
- 3부 S#34, 우도에서 불꽃 보며 좋아하던 다래. 이상, 컷컷들 위에..
혁 (E) 감귤, 쟁반, 덜렁이.. 그게 니 이름이었으니까.. 언제부턴가 니
잔소리가 익숙해지기 시작했어. 엄마 돌아가시고, 참 오랜만이었지...
고맙다.. 내 앞에 나타나줘서.. (심정에 핑도는) 만약에... 내가 널 힘들게 하거나, 실망시키더라도.. 그때도 너.. 내 곁에 있어줄 수 있겠니...
(시간경과)
책상 앞의 혁, 테잎 겉면에 다래에게라고 쓴다.
테잎, 캠코더 가방에 넣었다가..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
테잎 다시 빼 놓고는 캠코더 가방만 들고 나간다.
S# 59. 다래집 마당 + 그 앞 (밤)
사람들 다 가고 텅빈 듯 쓸쓸해 보이는 마당..
평상에 팔베개하고 누워 밤하늘 보는
다래 (입술 삐죽) 미련 곰탱이.. 눈치가 발치..! (하는데)
혁(E) 사수자리 찾어? 천생 연분?
다래 (화들짝 돌아보면, 아무도 없다.) ? (얼른 밖으로 나가보면, 담벼락
옆으로 불쑥 캠코더 디밀어지고) ?!
혁 (나와서며) 생일 선물이다. (쥐어 주며) 잔소린 관둬라. 쓰던 거니까.
다래 (찡 감격해서 보는데)
혁 많이 찍어 봐. 그냥 보는 거하곤 많이 다를 거다.
영란 (안쪽에서 나오며 기웃) 흠흠. (헛기침)
혁 ! (다가가, 정중히) 안녕하세요. 이혁이라고 합니다.
영란 네에. (다가가, 위아래로 찬찬히 훑어보더니) 알토란같이 말끔하게도
생겼네. (하고, 다래에게 속닥) 남자 친구 없다며?
다래 (당황해, 쿡 찌르는데)
영란 (캠코더 보며) 어떡하나? 생일이라고 왔나 본데.. 음식은 다 동났구..
들어와서 차라도 한 잔..
다래 (당황) 아냐아. 잠깐 나갔다와도 되죠?
S# 60. 다래집 앞 돌담길 (밤)
만면에 미소 가득한 채 빠른 걸음으로 오던 민.
혁과 같이 나오는 다래를 발견하고, 담벼락 쪽으로 바짝 붙어선다.
혁의 차를 타고 떠나는 다래.. 영란, 연신 흐뭇한 미소로, 갔다와..
민의 앞을 스쳐지나는 혁의 차.. 차안에 보이는 혁과 다래의 행복한
모습.. 씁쓸히 고개 숙이는 민, 허탈한 심정으로 왔던 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로등 불빛아래 보이는.. 담벼락에 붙여진 영화 포스터..
그 포스터를 떼는 민의 힘없는 손길..
보면, 돌담길 담벼락에 이어 붙여져 있는 여러 종류의 영화포스터들
(열장 정도, 멜로 또는 로맨틱코미디로). 카메라, 포스터들 주욱 훑어가면, 맨 마지막.. 영화 포스터에 여자 주인공 얼굴.. 다래 얼굴로 붙여져 있다. 그 밑에 진다래, 생일 축하해! 써져 있고 (종이로 써서 붙인)... 그 포스터 위 돌담에 놓여져 있는 빨간 장미 한다발...
저만치.. 두장째의 포스터 떼고 있는 민의 씁쓸한 얼굴에서..
S# 61. 천제연, 선임교 위 (밤)
쭉 뻗은 아치형 다리 위로 34개의 석등에 불이 밝혀져 있고.
혁 그렇게 생일이라고 부르짖었는데, 몰라줘서 엄청 섭섭했겠다?
다래 아저씨 아니라도 생일 챙겨줄 사람 많네요. 암튼.. 캠코더는 고마워요.
(슬쩍) 나두.. 줄 거 있는데..
혁 뭘 그렇게 줄게 많어? 취직선물도 줬잖어. (웃으며) 아, 졸업선물인가?
다래 선물 아녜요. 아저씨 거예요.
혁 (뭐지? 보다가 피식) 저번엔 휴대폰 슬쩍 하더니, 이번엔 또 뭘 가져
간거야?
다래 사람을 엊다 갖다 붙여요? (의미있는 미소로) 그건 슬쩍 한게 아니라,
운명적으로 나한테 떨어진 거라구요.
혁 (웃으며) 운명? 뭔데 그래?
다래 그런게 있어요.. 주면서 얘기할께요.
혁 (귀여워 머리 흩뜨리면서도 어두워지는) 일기장.. 회장님께 보여
드렸니?
다래 아뇨. 아직.. (했다, 새침히) 아저씨 말땜에 그런 건 아니구요.
혁 언제까지 아저씨 아저씨 할래? 나 다섯 살밖에 안 많어.
다래 그럼, 날건달이라 그래요?
혁 (허, 웃다가.. 다래의 뺨을 만진다.. 애틋한 느낌...)
다래 (긴장... 고개 숙이고..)
혁 니 생일...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축하해줄 수 있겠지?
다래 (무슨 소린가.. 깜박깜박 보는데)
혁 (미소로.. 다래의 손을 잡고 걸음 옮긴다)
다래 (따라가며 그 옆 모습을 보고..)
S# 62. 혁의 차 안 + 다래 집 앞 (밤)
차를 몰아오는 혁. 운전하면서도 생각으로 골똘하고, 다래 역시 생각으로 슬쩍 혁을 본다. 혁, 차를 세우면, 다래, 내리는데,
혁 저기.. 그 일기...
다래 (O.L)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요? (후다닥 안으로)
혁 ?
S# 63. 다래 방 (밤)
빈 형광등 줄, 황당하게 보고 있는
다래 귀신이 곡하겠네. (책상과 서랍 뒤지며) 엄마! (서랍 통째 빼서 뒤지고)
영란 (들어오며) 언제 왔어? (의아히 보는데)
다래 (계속 뒤지며) 내 프레임 바 못 봤어?
영란 프레 뭐?
다래 저기 (형광등 줄 가리키며) 매달아 놨던 거 말야.
영란 (그제야) 그 버스 손잡이?.. 못 봤는데?
다래 (이번엔 가방을 뒤집어 탈탈 털고)
S# 64. 다래 집 앞 (밤)
혁, 차에 기대서 착잡히 담배 피고 있는데, 휴대폰 벨소리 울리고.
혁 (담배 끄고, 액정보며 받는) 네. 혁입니다. (사이) 지금요? 갑자기 무슨.
(뭔가 생각) 네. 지금 갈께요. (끄고.. 다시 버튼 누르고는) 어, 나 좀 급히 가봐야겠는데...
S# 65. 다래 방 (밤)
빠져나온 서랍, 뒤집어 턴 가방 등 잔뜩 어질러진 가운데..
다래 (휴대폰에 대고) 알았어요.. (닫고는.. 빈 형광등줄 보며) 어디간 거야
도대체... (울듯이 털썩 주저앉는)
S# 66. 리조텔, 창완 숙소 (밤)
창완, 홈바에서 양주 마시고 있는데, 옆에 와 서는 혁.
창완 앉거라.
혁 (앉으며) 무슨 일 있습니까?
창완 (잔 내밀고) 받아라. (한잔 따라 주는)
혁 .. (고개 돌리고 마시는데)
창완 신규 프로젝트.. 멋지게 해봐. 사업은 도전이다.
혁 (잔 내려놓고) 진 부장 딸.. 회사에 들이시는 이유가 뭐죠?
창완 (어떻게 알았지? 보다가 심정 감추고) 그 일에 왜 그리 관심이 많지?
혁 진부장 죽은 거... 회사가 연루돼 있는 겁니까? 진부장 식구들 중림에
아무런 영향력이 없다면.. 그런 지시도 안 내리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창완 (술 따르며) 중림은 기업 이미지로 먹고 사는 회사야. 회사에 나쁜
영향을 미칠 싹은, 아예 품종개량을 해버리는게 낫다.
혁 명확하게 말씀해 주세요. 진 부장, 회사때문에 죽었습니까?
창완 (보다가) 아니다.
혁 (강하게 보는데)
S# 67. 리조텔 일행 숙소, 여자 방 (밤)
미미, 이불 다 차내고 베개를 꼭 끌어안고 자는데..
간이 작업대,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수경.
프레임 바의 LH 글자를 만지다가, 비죽 야심찬 표정으로 꽉 움켜쥔다.
노트북, 혁의 모 자화상 그림이 화면 가득 떠 있고.. F.O
S# 68. 리조텔 마당 (이른 아침)
조깅복 차림으로 뛰어나오는 혁.
S# 69. 프롤로그의 바닷가 (새벽)
푸우... 물위로 솟구쳐 오르는 다래. (반바지에 티셔츠)
바위섬에 걸터 앉아, 물기 쓸어내리는데,
혁(E) 요샌 새벽 물질 안 하나봐?
다래 (시무룩, 프레임 바를 잃은 아쉬움에 배가 있던 쪽을 보면)
S# 70. 바닷가 (이른 아침)
달리던 혁.. 무심코 해변 쪽을 보다, 뭔가를 봤는지 놀라 주춤 선다.
뭔가에 시선 뺏긴 채, 조심스레 걸어오는 혁. (현무암 길)
부신 아침 햇살을 받으며 이젤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
챙넓은 모자에 하늘하늘한 원피스까지..
(플래시 백) 넓은 잔디밭. 화면, 뿌옇게..
챙 넓은 모자에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이젤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혁의 모(30대초반). 어린 혁(10세)이 엄마 주위를 빙글빙글 장난스럽게 맴돌고 있고.. 그 위에 울림처럼 들리는..
혁의모 (E) (다정하게, 웃음기) 어지러워. 엄마 정신 없어. 혁아...
멍한 혁의 얼굴 위에 혁아, 혁아.... 혁의모 목소리 웅웅대며 울려퍼지고..
한 걸음, 다가 서는 혁.. 결에 부시럭 자갈 소리가 나고,
프레임 바로 화면 구도를 잡다가, 인기척에 돌아보는 여자..
부신 햇살을 받으며 화사하게 돌아보는.. 어머니 이미지의 여자..
수경이다! 수경, 놀란 듯 프레임 바를 떨어뜨리고.
혁 (그제야 정신 차리며) 미안. (집어 주려는데)
수경 (동시에 집으려다, 혁의 손을 잡고)
혁 !! (수경을 보면)
수경 (붉히며 얼른 손을 놓고)
혁 (무심코 집어들다, 그제야 프레임 바인 걸 알고 휘둥그레진다.) !!
수경 (화사한 미소로 바라보고)
혁 (충격으로 프레임 바와 수경을 바라보는데서)
-- 4부 끝.
.러빙유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