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동백꽃 필 무렵 4

 

 재미나게 사시네

 

 (종렬)  사람 기분 참

 

 치사해지게

 

 [한숨]

 

 [자동차 시동음]

 

 [종렬이 안전벨트를 딸깍 잠근다]

 

 - 또 오셨네?  - ?

 

 저번에도 왔었죠?

 

 (향미)  까만 모자 쓰고 얼굴 가리고  이상한 티 입고

 

 저 여기 알바예요

 

 

 

 그럼 들어가 보세요

 

 그냥 가시게?  왜 안 들어가시고?

 

 저기...

 

 저 신경 쓰지 마시고 출근하세요

 

 (향미)  이상하잖아요

 

 그냥 시원하게 들어가면 손님인데

 

 앞에서 쭈뼛대면 둘 중 하나거든요

 

 돈 꾸러 왔거나

 

 누가 보고 싶어서 왔거나

 

 [익살스러운 음악]

 

 슈퍼맨이 동백이네  못 들어갈 이유라도 있나 봐?

 

 장사를 참 잘하시네요

 

 아유용식 씨진짜 막

 

 사람 골 띵해지게  만드는 거 알아요?

 

 (향미)  언니!

 

 언니강종렬 알죠?

 

 슈퍼맨이 왜 자꾸 돌아오나 몰라?

 

 [한숨]  [아련한 음악]

 

 (용식)  ?

 

 ...

 

 나 이거 못 먹을 거 같은데

 

 이게 소짜예요

 

 아이뭐가 이렇게 똑같아  10년 전이랑

 

 [보글거린다]

 

 [유쾌한 음악]

 

 저기

 

 저 아까부터  공깃밥 하나 더 추가했는데

 

 밥하고 있어요

 

 [작은 목소리로]  돼지야뭐야  집에서 밥도 못 먹고 사나?

 

 [어이없는 한숨]

 

 [밥공기를 탁 내려놓는다]

 

 - 애는?  - ?

 

 너 애 밥은 주면서  연애하고 다니는 거지?

 

 (종렬)  다 저녁에 애는 어디다 두고

 

 [코웃음]

 

 [접시를 탁 내려놓는다]

 

 너 여덟 살 애 키워 봤어?

 

 - ?  - 요즘 여덟 살 얼마나 바쁜지 알아?

 

 (동백)  나 두루치기 팔아서  우리 필구 할 거 다 시켜

 

 너는 그냥 네 따님이나 들쳐 안고  돌고래 쇼나 보러 다녀

 

 괜히 무슨 이제 와서  코미디 하지 말고

 

 너 그거 봐?

 

 내 얼굴도 까먹고 살았다며?

 

 무슨 재방을 어지간히 해야지

 

 (동백)  뜨거워뜨거워뜨거...

 

 [동백의 아파하는 숨소리]  (종렬)  괜찮아?

 

 아이씨

 

 [동백의 한숨]  괜찮아

 

 (용식)  ...

 

 [익살스러운 효과음]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용식의 웃음]

 

 (용식)  강종렬 선수

 

 강종렬 선수그거

 

 그거 다 알아요응원가

 

 응원가 다 알아요하나

 

 스리

 

 [흥얼거리며]  빰빠라바라종렬종렬!

 

 [용식이 계속 노래한다]  (종렬)  동백이가

 

 이런 캐릭터를 좋아했던가?

 

 (용식)  종렬거봐요저 진짜 다 알죠?  [용식의 웃음]

 

 (동백)  황용식 씨는 종렬이에게

 

 첫 만남에 밑장을 다 까였다

 

 (용식)  거봐요제가요?

 

 진짜 예의상이 아니라요

 

 진짜로 이 강종렬 선수!

 

 [기쁜 숨을 내뱉으며]  강 선수님 진짜 팬이걸랑요

 

 

 

 - (종렬그러신 거 같네요  - (용식

 

 (동백)  굳이 팬일 것까지야

 

 (용식)  동백 씨동백 씨도  이 천만종렬 강종렬 아시죠?

 

 아니요저는 야구라면 질색해서 잘...

 

 (용식)  ?

 

 아이어떻게 그래도  천만종렬을 몰라요?

 

 - 천만은 뭐야?  - (용식?

 

 (용식)  모르시는구나?

 

 이쪽이

 

 천만 대군을  이끌었다 해서 '천만종렬'

 

  10년 전인가?

 

  WBC 결승전에서요

 

 한일전이다한일전이야?

 

 WBC 결승한일전에서

 

 아니이 양반이  그, 2루에서 3루를 안 뛰고

 

 그냥 가만히 멍때리고 앉아 가지고

 

 그냥 한일전을 말아드셨잖아요  [용식의 웃음]

 

 그러고 나선 단박에

 

 아유왜 그랬...

 

 천만 안티?

 

 그래서 천만종렬!

 

 거봐요저 진짜 다 알죠?

 

 [용식의 웃음]  

 

 정확히는 8년 전에 그랬죠

 

 (용식)  ?

 

 그게 8년 전인가?

 

 [용식의 웃음]

 

 가만있어 봐?

 

 우리 초등학교도  한 1년 당기셨다면서요?

 

 이거 학연에다 지연 추가면

 

 이거 뭐  땅콩 서비스 정도야 뭐그렇죠?  [용식의 웃음]

 

 (동백)  [헛웃음 치며]  누가 준대요그거

 

 아니황용식 씨가 왜  남의 집 땅콩에 관여를 하고 그래요?

 

 관여할 사이는 아니신가 봐요?

 

 [버벅거린다]

 

 [타이머 작동음]

 

 (용식)  3초요

 

 [종렬의 어색한 웃음]

 

 [카메라 셔터음]

 

 [용식의 웃음]  [문이 스르륵 닫힌다]

 

 저 이거...

 

 프사 해도 돼요?

 

 (종렬)  그러시죠

 

 (용식)  [웃으며]  아유고마워요

 

 [동백의 한숨]

 

 (동백)  근데 용식 씨

 

 용식 씨경찰

 

 시험 봐서 된 거 아니죠그렇죠?

 

 (용식)  충청권 오실 일 있으면요

 

 꼭 한 번꼭 한 번 또 들러 주세요  [용식의 웃음]

 

 

 

 근데 꼭 주인같이 그러시네요?

 

 (용식)  아유진배없죠

 

 [용식의 웃음]

 

 마음만은요  [용식의 멋쩍은 신음]

 

 [용식의 멋쩍은 숨소리]  (종렬)  그냥 촌놈이네

 

 (종렬)  ...  [종렬의 옅은 웃음]

 

 되게뭐라고 해야 되지?

 

 토속적으로 매력 있으신 거 같아요

 

 (용식)  토속적으로요?

 

 (종렬)  그냥 좀  수더분하시고 편안하시고

 

 남자들한테 인기도 많으실 거 같고

 

 (용식)  예  [용식의 쑥스러운 웃음]

 

 (동백)  그거 여자들한테 좀  치명적일 거 같은데

 

 [아름다운 음악]  (용식)  '치명적'

 

 원래 개도 진짜 귀여운 건  똥개랬잖아요

 

 (동백사방에 겉만 뻔지르르한  양아치가 널렸는데  [심장 박동 효과음]

 

 촌놈이야말로 속은 알배기지

 

 그거

 

 저 들으라고 하시는 소리죠?

 

 [우아한 음악]

 

 [동백의 옅은 한숨]

 

 [종렬의 못마땅한 한숨]

 

 [동백의 한숨]

 

 [풀벌레 울음]

 

 (동백)  근데 진짜로 저를 출퇴근시키시게요?

 

 (용식)  아니출퇴근만이라도 제가

 

 전담 마크를 해야죠...

 

 저기치명적인...

 

 순경요순경으로서요

 

 (동백)  아니따지고 보면

 

 그 낙서가  갑자기 생긴 것도 아니잖아요

 

 어차피 까불이는 5년 전에도  나는 못 죽였어요

 

 근데 지금은 더 못 죽이죠

 

 (용식)  왜요?

 

 황용식이가 있으니께요?

 

 (동백)  아니요

 

 아줌마니까요

 

 여덟 살 남자애 혼자 키웠으면  말 다 했지

 

 일대일로 붙어야 되면  내가 까불이 이길 거예요

 

 그때도 나는 살았고

 

 나 만나고 까불이는 살인도 멈췄잖아요

 

 (변 소장)  흉기?  [사이렌이 울린다]

 

 현장에서 흉기가 나와?

 

 (형사)  지금 까불이가  자기 흉기를 남기고 간 것도 처음인데

 

 지금 그것만 나온 게 아니에요

 

 (기자1)  까불이 범인이 맞습니까?

 

 - (기자2) 이번에도 메모가 나왔나요?  - (형사생존자

 

 (기자1)  브리핑은 언제 하실 건가요?

 

 (형사)  현장에 여자 하나가 살아 있어요

 

 (기자2)  형사님한 말씀 해 주시죠!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1)  범인의 지문 나왔습니까?

 

 [의미심장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형사)  지금 현장을 봐도

 

 얘가 확실히 당황했다니까요?

 

 아무래도 까불이한테

 

 저 여자가 변수였던 거 같아요

 

 (경찰)  가시죠

 

 [용식의 머뭇거리는 숨소리]

 

 (용식)  좀 센 척은 하셨어도

 

 쪼시긴 쪼셨죠?

 

 (동백)  용식 씨 까불이 본 적 있어요?

 

 (용식)  ?

 

 남들은 막 텔레비전에서  보는 까불이를

 

 나는 막코앞에서 막  기침 소리 막 다 듣고

 

 안 쫄았다면 개뻥이죠

 

 지금도 그날 꿈 꾸면 막 골 아프고  막 체하고 그래요

 

 아씨꿈도 꾸고 그래요?

 

 그게 그거예요

 

 외상 후 스트레스 그거요

 

 사실은 아까 그 낙서 보는데  막 닭살도 돋고 막 그러더라고요

 

 [한숨]

 

 (용식)  괜히 보여 줬다

 

 저기많이 놀라셨으면

 

 며칠이라도 가게는 좀 쉬시면서요

 

 뭘 쉬어요?

 

 (동백)  그때도 온 동네방네  내가 까불이 목격자란 소문 다 났어도

 

  5년 동안  가게 문 하루도 안 닫았어요

 

 미친놈 하나 설친다고  나까지 쫄 게 뭐 있어요

 

 '까불이가 나한테 할 수 있는 건 없다'

 

 '나 건들지 마라'

 

 나도 그거 5년 동안  착실하게 보여 주고 있는 거예요

 

 [부드러운 음악]

 

 (용식)  가만 보면  이 동네 사람들 참 얼빵해요

 

 동백 씨 발톱을 모르고 개기기는

 

 발톱요?

 

 [살짝 웃으며]  

 

 (용식)  원래요겁 많은 개들이 짖는 거고요

 

 그릇이 간장 종지만 한 것들이

 

 끄덕허면 파르르르 떨면서  쌈질하는 거잖아요  [용식의 옅은 웃음]

 

 언뜻 보면

 

 동백 씨는 이 동네 쭈구리 같아도요

 

 사실은 동백 씨는

 

 그릇이 대짜예유대짜

 

 [용식의 옅은 웃음]

 

 [옅은 웃음]

 

 (동백)  저 누구한테 또 대짜란 소린  처음 듣는 거 같은데요?

 

 [함께 웃는다]

 

 (용식)  저도요

 

 동백 씨 지킨답시고  설치긴 설치면서도요

 

 전 다 알아요

 

 동백 씨는 누군가가  지켜 줄 여자가 아니다

 

 사실 제가 막 4학년 때까진

 

 남자애도 막 때리고 그랬어요

 

 [용식과 동백의 웃음]

 

 (용식)  그래서요

 

 사실은

 

 더 섹시하셔요  [용식의 웃음]

 

 (동백)  어유미쳤나 봐  [용식의 당황한 신음]

 

 [놀라며]  어머

 

 (용식)  어유  [동백의 옅은 웃음]

 

 [덜컹 소리가 들린다]

 

 [한숨 소리가 들린다]

 

 [연신 덜컹거린다]

 

 [물이 첨벙거린다]  (향미)  아이...

 

 어휴흥식이 불러서  싱크대 뚫는 것도 한두 번이지

 

 아이씨

 

 노숙자도 아니고 이게 뭐냐고

 

 ...

 

 [의미심장한 음악]

 

 [휴대전화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향미의 한숨]

 

 [향미의 고민하는 숨소리]

 

 동백이한테 나 쪽방 좀 쓴다고  말을 해 봐?

 

 [옅은 숨소리]

 

 아니다

 

 자기가 대 준 보증금  다 까먹었다고 하면

 

 암만 동백이라도 쌍욕을 하겠지

 

 이래서 1억을 언제 당겨?

 

 코펜하겐을 언제 가?

 

 [한숨]

 

 [음성이 계속 흘러나온다]

 

 [음산한 효과음]

 

 [무거운 효과음]

 

 (향미)  나도 스키 타러 가고 싶엉

 

 난 오빠 존경하는데?

 

 (규태)  존경?

 

 존경...

 

 존경

 

 이게 뭐야?

 

 (규태)  옹산 게보다 속이 맑은 남자 노규태!

 

 군민의 리즈를 아는 일꾼 노규태!  [무거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기겁하는 숨소리]

 

 니즈

 

 (규태)  아이?

 

 (자영)  군민의 '리즈'를 알아?

 

 군민의 뭐리즈 시절이야?

 

 니즈잖아니즈

 

 군민의 요구군민의 니즈

 

 리즈 아니고 니즈라고니즈

 

 아이씨...

 

 - (자영모르면!  - (규태!

 

 그냥 한글을 써!

 

 (자영)  몇 번을 말해?

 

 [짜증 섞인 숨소리]

 

 (규태)  왜 남의 깨톡을 왜 봐?

 

 [짜증 섞인 숨소리]  [혀를 쯧 찬다]

 

 내 프로필을 그러니까 왜 보냐고!

 

 아니와이프가 남편 프로필 본 게  [규태가 혀를 쯧 찬다]

 

 그게 주먹질할 일이야?

 

 [한숨 쉬며]  이거 오타라고

 

 니즈니즈알아니즈

 

 나 스펠링도 쓸 줄 알아

 

 써 봐!

 

 - 아휴아휴  - (자영됐고

 

 (자영)  빨리 수정이나 해

 

 - 당신 나 존경도 안 하지?  - ?

 

 내가 아주 이 집구석에서는  몸도 마음도 졸아붙어

 

 풍산 노씨 삼대독자가 끊긴 것도  다 당신 탓이라고

 

 그러시겠죠

 

 거진 99%가 그게  장난일 거라고그게?

 

 ?

 

 이게 뭐여?

 

 (변 소장)  ?

 

 [의미심장한 음악]

 

 [무거운 효과음]

 

 [향미의 하품]

 

 (용식)  향미 씨향미 씨!

 

 이거이거 향미 씨가 이거  라이터로 이렇게 이렇게 했어요?

 

 [하품하며]  실내 금연이에요

 

 - (동백소장님!  - (변 소장?

 

 (동백)  보시니까 뭐아무것도 아니죠?  그렇죠?

 

 (변 소장)  ...

 

 (동백)  그땐 까불이가 그렇게  거의 유행이었잖아요

 

 그거 싹 지워 버려야겠어요

 

 괜히 기분만 나빠

 

 저기동백아

 

 - 혹시 이거 네가...  - 아유아니래요

 

 [웃으며]  아유개뿔도 아니래요

 

 [용식의 웃음]

 

 괜히그  신경 쓰셔 가지고요...

 

 쫄고 막아유골 아프고

 

 어휴이런 거 안 하셔도 돼요

 

 [용식의 옅은 웃음]

 

 (동백)  근데 왜 이렇게 두 분  좀 불편해 보이시지?

 

 (용식)  어이구  [변 소장이 웅얼거린다]

 

 뭐요

 

 [달달 떠는 소리가 난다]

 

 (동백)  우리 필구가 오락실 갔다 온 날

 

 딱 이렇게 다리를 떨고 있던데

 

 - (동백왜 그래요뭔데요?  - (용식...

 

 [의미심장한 음악]

 

 [놀라며]  이게 왜...

 

 (동백)  그새...  [동백의 당황한 신음]

 

 저기동백아

 

 밖의 CCTV 되는 거지?

 

 (변 소장)  그럼 하룻밤 새 누가 들어와서

 

 딱 거기만 지져 놨다는 거 아니여?

 

 

 

 자기가 까불이가 아니고서야  왜 그런 미친 짓을 햐?

 

 (용식)  저기일단은 경거망동하지 말고요

 

 , CCTV 영상부터 확보를 해요

 

 작전 개념 있게 움직이되

 

 동백 씨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된다고요

 

 - 네가 소장이여?  - 아이까불이가 기든 아니든 간에

 

 왜 남의 가게에  침입을 하냐고요침입을!

 

 근데 네가 왜 나대?

 

 너 영심이네는 가 봤어?

 

 어유좀 그놈의 좀  영심이영심이영심이

 

 너 시방

 

 이 소장한테 성낸 겨?

 

 인마이거 하극상으로 봐도  무무방햐

 

 아이소장님!

 

 소장님은 소장님이나 돼 가지고

 

 뭐 이렇게 입은 싸요?

 

 '그냥 아무것도 아니야하고  말면 되지

 

 뭘 그동백 씨 앞에서  CCTV까지 찾고 앉았고...

 

 그려

 

 [변 소장이 입소리를 쩝 낸다]

 

 [용식의 한숨]  너만 속 있고

 

 너만 잘났다그래

 

 어유그냥

 

 내가 그냥 겨우 기 좀 살려 놓으면

 

 애를 겁먹이고 쫄게 하고

 

 [용식의 못마땅한 숨소리]  너 말이여

 

 아니왜 사슴 눈깔에다가  겁을 먹이냐고요겁을!

 

 [흥미로운 음악]  사슴 눈깔?

 

 대한민국?

 

 법치 국가에서?

 

 누구라도 쫄지 아니하고?

 

 이 두두루치기 한 판 팔 수 있을  권리가 있는 거 아니냐고요?

 

 뭐요?

 

 너 말이여

 

 아유알려면 알고  아유맞아요맞아요

 

 (변 소장)  이 새끼  [용식의 한숨]

 

 이야새끼?

 

 이 새끼  [변 소장이 키득거린다]

 

 경찰 다 됐다인마?  [변 소장의 옅은 웃음]

 

 아주 그냥 사명감이!

 

 [변 소장의 웃음]  [용식의 깊은 한숨]  사슴 눈깔

 

 (변 소장)  [연신 웃으며]  사슴 눈깔

 

 저기소장님

 

 경찰을  시험을 봐서 되신 건 아니죠?

 

 [깊은 한숨]

 

 

 

 자기가 까불면 뭐나는 가만히 있나?

 

 언니 안 쫄았어요?

 

 나는 대짜인데?

 

 나는 그릇이 대짜인데 내가 왜 쫄아?

 

 [휴대전화 음악 소리]  (향미)  언니는 어쩔 때 보면

 

 은근 깡이 좋아요

 

 너도 애를 낳아 봐라

 

 진짜 무서운 건 까불이가 아니라

 

 우리 애 학원비가 될 테니까

 

 [한숨]

 

 (필구)  엄마이제 가자

 

 너 왜 밥을 먹다 말아?

 

 (동백)  너 왜 요즘 이렇게 밥을 남기고 그래?

 

 ?

 

 (승엽)  첫째 날은 피곤하니께  방에 가서 바로 잘 거고

 

 둘째 날은 칭다오 초등학교랑  친선 경기를 할 거여

 

 그다음 날은 놀이공원에 갈 거야

 

 [아이들의 환호성]

 

 [승엽의 만류하는 신음]

 

 떠들면 안 데리고 갈 겨알겄어?

 

 (아이들)  

 

 (승엽)  대답 크게!

 

 (아이들)  !

 

 (승엽)  먹는다실시!

 

 [새가 지저귄다]

 

 [종렬의 헛기침]

 

 (종렬)  넌 중국 안 간다며?

 

 왜 안 가냐?

 

 (필구)  가기 싫으니까요

 

 ?

 

 전지훈련 안 가도

 

 어차피 야구는

 

 내가 4학년 종구 형보다 잘해요

 

 그래?

 

 네가 종구보다 잘해?

 

 다 나보고 야구 센스는 타고났대요

 

 [아련한 음악]

 

 [헛기침]

 

 [입소리를 쩝 낸다]  (필구)  어차피 훈련도 아니고

 

 쟤들 그냥 놀러 가는 거예요

 

 (종렬)  아이칭다오 가서  놀다 오면 좋잖아

 

 양고기도 먹고 놀이공원도 가고

 

 48만 원이면

 

 한국에서도 양고기 먹고

 

 놀이공원 가고 다 해요

 

 48만 원이면

 

 오락을 천 번백 번 하고요

 

 거의 미국도 가고요

 

 두루치기를 거의 48개 안 팔아도 돼요

 

 [착잡한 한숨]

 

 진짜 미치겠네

 

 촌스럽게

 

 근데 전지훈련은 왜 가?

 

 왜 다 가?

 

 아이잠깐만너 그러니까 지금

 

 ...

 

 48만 원 때문에 거기 안 간다는 거야?

 

 가는 애들이 촌놈들이지

 

 난 절대 안 가요절대

 

 [종렬의 착잡한 한숨]

 

 (종렬)  너 밥은 먹고 다니냐?

 

 [유쾌한 음악]  (기자1)  군수님이쪽 좀 봐 주세요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2)  활짝 웃어 주세요

 

 (기자1)  여기도 부탁드립니다

 

 - (기자4) 이쪽도 한번 봐 주세요  - (기자2) 한번 웃어 주시고요

 

 - (기자1) 좋습니다  - (기자4) 여기도 한번 봐 주세요

 

 (기자2)  크게 웃어 주세요  [저마다 웃으며 대화한다]

 

 (기자1)  좋습니다

 

 (기자1)  한번 환하게 웃어 주세요좋습니다

 

 [규태의 웃음]

 

 [기자들이 계속 말한다]  (규태)  저쪽저쪽 카메라 먼저 보시고

 

 [군수의 어색한 웃음]

 

 - (규태자연스럽게  - (기자1) 한번 환하게 웃어 주세요

 

 (규태)  예  [규태의 웃음]

 

 (기자4)  한 번 더 크게 웃어 주세요

 

 (규태)  크게 한번 웃을게요  자아유읏차!

 

 [사람들의 호응하는 신음]

 

 [규태가 중얼거린다]

 

 [규태의 웃음]  (지역 유지)  최고최고

 

 (규태)  군수님 최고아이최고

 

 [규태가 계속 말한다]  (보좌관1)  아이쟤 왜 저러냐진짜?

 

 (보좌관2)  공천 한번 받아 보겠다고 저러지

 

 (규태)  수고 많으십니다

 

 [기가 찬 숨소리]

 

 아이내가 술 취했어?

 

 (군수)  아니늙은이여?

 

 아이왜 멀쩡한 사람을  들쳐 업고 그...

 

 나 참...

 

 저는 그저 순수한 충심으로다가  저...

 

 당신 그카메라 있어서 그랬지?

 

 [멋쩍게 웃으며]  아니요아이꼭 그렇다기보다는요

 

 아니면나랑 뭐이렇게  친한 척하고 그러면

 

 (군수)  누가 공천을 준디야?

 

 내 코가 석 자여이 양반아

 

 저기제가 전부터 그

 

 송어 한번 모시러 간다간다 하고요

 

 측근들만 가는 데인데

 

 - 회랑 매운탕도 나오시고...  - 송어가 군수여?

 

 아니송어를 왜 모시고

 

 거기서 매운탕이 왜 나오셔?

 

 [익살스러운 음악]  (군수)  ...

 

 한글도 제대로 모르면서  무슨 정치를 한다고 그랴?

 

 [군수의 기가 찬 숨소리]

 

 아이고

 

 변호사랑은 어떻게 사나 몰라

 

 [군수의 어이없는 숨소리]  [차창이 스르륵 올라간다]

 

 !  [자동차 시동음]

 

 (규태)  죄송합니다

 

 [작은 목소리로]  내가 진짜 이러고  살아야 되냐진짜

 

 어휴진짜

 

 매운탕이 나오실 수도 있지

 

 젊은 애들 앞에서 무안하게

 

 고위층이란 사람이

 

 내가 이래서 정치를 하려  그러는 거라고내가

 

 내가 진짜아휴

 

 [규태의 한숨]

 

 어유...

 

 어유

 

 싫어요

 

 난 안 보여 줄래요

 

 군수한테 뺨 맞고  왜 여기 와서 센 척을 햐?

 

 나는 무조건 안 보여 줘

 

 (변 소장)  하이고

 

 아이괜히 또 왜 그러셔?

 

 이거는 공권력의  사유 재산 침해지?

 

 내가 왜 내 건물 CCTV를  까 줘야 돼요?

 

 구속 영장 가져왔어?

 

 [용식의 어이없는 숨소리]

 

 구속되고 싶으셔요?

 

 구속을 왜 햐구속을?

 

 아유뭘 알아야 면장을 하지아휴

 

 내가 면장을 왜 못 해?

 

 면장은 하고도 남아!

 

 그 면장이 아니고...

 

 아유아유

 

 - (변 소장넌 가  - (용식

 

 (변 소장)  너 가저짝 가 있어!

 

 아유하여튼 기냥  나랑 안 맞아기냥어유어유

 

 어유

 

 왜요골목에 도둑이라도 들었대?

 

 (변 소장)  아이

 

 - 이 까멜리아에  - (규태

 

 누가 좀 침입을 한 거 같아서요

 

 (변 소장)  아이셔터 내린 뒤에  누가 들어온 거라

 

 동백이는 괜찮긴 한디

 

 ...

 

 저기는요?

 

 재산 피해도 딱히 없긴 해요

 

 아니아니

 

 저기

 

 향미는요?

 

 [익살스러운 음악]  동백이만 사람인가?

 

 아이향미야 말짱하죠

 

 긍께?

 

 , CCTV ?

 

 그래도 그건 못 보여 준다니까?

 

 (변 소장)  아이

 

 아이괜히 또 어깃장이셔

 

 보여 주실 거면서

 

 아니저기

 

 그게...

 

 ...

 

 그거 페이크예요

 

 ?  [용식의 기가 찬 숨소리]

 

 아이그런 시장통에

 

 굳이 CCTV를 달아 둘  이유가 뭐가 있어?

 

 그냥 이게 가짜로 요렇게  달아만 놓은 거예요

 

 (용식)  아이진짜 소장님?

 

 우리 공무원이 이따우 종자랑  계속 말을 섞어야 돼요?

 

 이따우 종자?

 

 내 종자가 어때서?  당신이 뭔데 내 종자를 논해?

 

 뭔 인생이 기냥 다 페이크냐고!

 

 페이크라도 이게!

 

 효과가 있어!

 

 (승엽)  우유 사 줘꽃등심 사 줘

 

 그니께 너희들 앞으로 인터넷에

 

 강종렬 악플 같은 거어  달지들 말라고알겄지?

 

 (아이들)  

 

 (승엽)  대답 크게!

 

 [아이들이 크게 대답한다]  (종렬)  아이강필구

 

 - (승엽그려  - (종렬너 꽃등심 좋아하냐고?

 

 (필구)  왜 자꾸 나한테만 말 걸어요?  집중 안 되게

 

 꽃등심이 얼마나 비싼데

 

 네 취향인지 정도는  내가 알아야 될 거 아니야

 

 사 주시는 거예요?

 

 아휴그럼 뭐내가 뭐  너보고 사라고 할까 봐?

 

 [휴대전화 게임 소리가 요란하다]

 

 그럼 전 등심 말고요

 

 [유쾌한 음악]

 

 아이무슨 애가 게장을 좋아하냐?

 

 내가 맨날 공짜로 먹는데

 

 할머니가 욕은 잘해도 사람은 착해요

 

 (종렬)  

 

 (용식)  이 동네 순경이 말이여?

 

 남의 집 누렁이 호적에나  관여를 하고 말이여

 

 영심이가 너 하도 안 와서  [용식의 질색하는 신음]

 

 아주 보믄 죽인디야

 

 아유이 점심시간에  식당에 붙들려 갖고

 

 마늘이나 까고 앉아서  그럴 자리가 아니라고이게  [문이 스르륵 여닫힌다]

 

 [용식의 질색하는 신음]

 

 (필구)  할머니이거 다  내가 끌고 온 손님이에요

 

 - (필구내가내가  - (덕순아이

 

 (덕순)  이게 다 뭔 일이래?

 

 아이고강 선수!

 

 [종렬의 어색한 신음]  강 선수께서 어떻게 여기를

 

 - (종렬예  - (용식아유엄마강 선수

 

 - 여기서 또 뵙네요?  - !

 

 (필구)  내가 이 아저씨 데려온 거예요

 

 할머니사인 받아서 걸어 놔요

 

 [덕순이 대답한다]  [용식의 웃음]

 

 엄니저도 왔어유

 

 어이양승엽이

 

 너 왜 애들을 이렇게  단체로 끌고 댕겨?

 

 너 뭐피리 부는 사나이여?

 

 (승엽)  많이 먹어

 

 (용식)  먹어

 

 [용식의 만족스러운 신음]

 

 필구

 

 많이 먹어

 

 [용식의 옅은 웃음]

 

 아유왜 굳이 여기 끼셔 가지고

 

 제 거는 제가 낼 건데요?

 

 그 뭐순찰이라도 도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웃으며]  경찰도 밥은 먹어야죠

 

 그렇죠

 

 식사는 하셔야죠

 

 그리고 저기  [용식의 헛기침]

 

 저 이 가게의 아들인데요?

 

 

 

 - (용식이 업장의뭐지...  - (종렬사이다 시켜 줄까?

 

 - (필구아니요  - (용식상속자

 

 상속자거든요  [용식의 웃음]

 

 - (용식형들하고 N빵이기는 혀도  - (종렬

 

 너 그당근 안 먹냐?

 

 

 

 너 혹시 그오이도 안 먹니?

 

 어떻게 알아요?

 

 [유쾌한 음악]  [젓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인마!

 

 너 인마골고루 먹어야  키가 크는 겨?

 

 너 봐 봐너 이렇게 편식하니까  봐 봐?

 

 네가 제일 작잖여

 

 얜 늦게 클 거예요

 

 고등학교 가면서부터  180으로 치고 나가요

 

 [용식의 어이없는 웃음]

 

 아이그거를  강 선수께서 어떻게 아셔요?

 

 그냥늦게 크는 애들도 있다고요

 

 밥 더 드려요?

 

 (종렬)  아니요

 

 이거 먹죠

 

 너 밥 그만 먹는댔지?

 

 - (필구네  - (종렬

 

 (용식)  아니...

 

 암만 애 밥이라도 참...

 

 [멋쩍은 웃음]

 

 털털하시네

 

 야구부는 훈련하느라  수학여행도 못 갔고

 

 말이 전지훈련이지그냥

 

 애들 콧바람이나 쐐 주는 거죠

 

 [승엽이 입소리를 쩝 낸다]  저희 그애들 전지훈련요

 

 전원 다 보내죠  훈련비는 제가 다 대겠습니다

 

 (승엽)  ...

 

 ?

 

 아이그냥

 

 장학금 조로 생각해 주세요

 

 (승엽)  역시역시!

 

 이 모교가 표밭이여

 

 (필구)  왜 괜히 가방은 들어 준다 그래요?

 

 (용식)  

 

 나도 핑계 김에 가는 거니께  신경 쓰지 말아

 

 필구야

 

 너 혹시 왼손 타자니?

 

 엄마!

 

 엄마  [동백의 반가운 신음]

 

 [동백의 놀라는 신음]  엄마나 중국 가

 

 ?

 

 장학금으로 전부 보내 준대

 

 그래서 나도 가완전 대박이야

 

 그 전지훈련?

 

 (필구)  어제까지도

 

 나랑 4학년 호준이 형만  못 가는 거였는데

 

 우리도 다 가

 

 그래 가지고 놀이공원도 가고  양고기도 먹고

 

 [웃으며]  또 뭐였지?

 

 필구 너 거기 가고 싶었어?

 

 당연하지비행기도 타는데

 

 근데 왜 안 간다 그랬어?

 

 그거 48만 원이야  엄마 돈 없잖아

 

 [아련한 음악]  엄마가 돈이 왜 없어?

 

 엄마가 맨날 그러잖아

 

 먹고 죽으려도 돈이 없어서  딱 죽고 싶다고 했잖아

 

 그건 그냥 하는 소리지

 

 무슨 여덟 살이  그런 걸 걱정해얘는 진짜

 

 강종렬 그 아저씨 진짜 미쳤나 봐

 

 - (동백?  - 돈을 다 대 준대

 

 [멋쩍은 숨소리]

 

 [한숨]

 

 어휴

 

 내가 도와준댔지

 

 독박 쓴댔나?

 

 ...

 

 아휴

 

 거기다 담지 마요

 

 언니이 김치 통 베프네 거죠?

 

 이따 가져가려고 내놓은 거야

 

 동백 씨가

 

 동네에 친구는 있으신가 봐요?

 

 있죠이 동네에서 제일 센 언니

 

 왠지 든든하네요

 

 [웃음]

 

 [필구가 흥얼거린다]

 

 [동백의 옅은 웃음]

 

 (동백)  필구야좋아?

 

 다 틀리면서도 막 콧노래를 하네?

 

 (필구)  

 

 오락을 안 해도 배가 부를 거 같아

 

 필구야

 

 그냥 오락실에 가

 

 엄마가 한 달에 세 번은 허락해 줄게

 

 내가 공짜로 중국 가니까  엄마도 기분이 좋구나?

 

 아니엄마는 기분이 구려

 

 ?

 

 나는 그냥 네가 오락실이나 가고

 

 학원 땡깔 궁리나 했으면 좋겠어

 

 엄마가 두루치기를  몇 개를 팔아야 48만 원인지

 

 그런 거는 생각 안 했으면 좋겠어

 

 [필구의 한숨]

 

 [동백이 입소리를 쩝 낸다]

 

 아니키가 140도 안 되는 게  벌써 어른이 되면

 

 내가 너무 미안하잖아그렇지?

 

 아니근데 이 많은 무를  언제 다 썰어?

 

 이놈의 동네는  뭐김장이 배틀이여?

 

 누가 다 먹는다고이씨

 

 (덕순)  한 통씩 노나 먹으면 금방 땡이지  [용식의 못마땅한 한숨]

 

 원래 김치는 집집이 나눠 먹는 재미여

 

 ...

 

 나눠 줄 거면

 

 [무를 탁 썰면서]  공평하게 햐

 

 어디 하나 이렇게 왕따시키지 말고

 

 왕따를 왜 줘난 싫은 놈은 안 줘

 

 나한테 찍힌 놈들은 안 줘

 

 이거는 큰성네 주고 이거는 작은놈

 

 이거는 내 베프 주고

 

 [웃음]

 

 아이베프?

 

 엄마 뭐그런 것도 있어?

 

 나는 뭐

 

 베스트 프렌드 좀 있으면 안 돼야?

 

 이 동네 베프 좋아하네

 

 어디 뭐떡집?

 

 [김치 통이 탁 잠긴다]

 

 동백이  [용식이 무를 탁 썬다]

 

 [익살스러운 음악]

 

 - (헬레나동백이 온다  - (동백안녕안녕

 

 [향미가 흥얼거린다]

 

 

 

 ?

 

 그거 무겁잖아

 

 코앞인데 뭘 타?

 

 향미야일단 타

 

 [덕순의 놀라는 신음]  [동백의 옅은 웃음]

 

 (덕순)  아무튼 싹수는 있어 가지고

 

 아이고이런 걸 뭘 맨날 챙겨 와?

 

 [동백의 웃음]

 

 근데 회장님

 

 알타리 얼마 해요엄청 비싸죠?

 

 (덕순)  한 단에 7천 원이랴

 

 금타리여금타리  [동백의 놀라는 신음]

 

 그 비싼 걸 이렇게 많이...

 

 (덕순)  

 

 너 우리 셋째 아직 못 봤지?

 

 오빠 어디 갔니오빠?

 

 헬레나야오빠 어디 갔냐고

 

 나는 몰라

 

 [웃음]  (덕순)  저거 존댓말 할 줄 알면서

 

 저러는 거 같아  [동백의 옅은 웃음]

 

 (동백)  그 내려오셨다는 막내 아드님요?

 

 (덕순)  

 

 아이근디 이게 무 썰다 말고  또 어딜 토꼈나 벼

 

 [흥미로운 음악]  (동백)  토꼈어요?

 

 아이고

 

 (덕순)  주특기여농고 댕길 때부터

 

 (용식)  아니그때 얘기를 왜 해!

 

 설마...

 

 그때부터 뒤지게 공부 안 하고  토껴 쌓더니

 

 (덕순)  꼴찌로 정점을 찍더라고

 

 꼴찌도 했어요아이고

 

 딱 세 번

 

 [분한 숨소리]  [덕순의 웃음]

 

 (용식)  아이진짜 왜 저래?

 

 (덕순)  나는 내심은 말이여

 

 1등만치나 힘든 게  꼴찌라고 보거든?

 

 [덕순과 동백의 웃음]

 

 근디 갸가 매사가 그려

 

 - (동백어유  - (덕순인생이 모 아니면 도라고

 

 옹산 남자들이 좀  그런 성향이 있나 봐요?

 

 누가 또 그랴?

 

 아니우리 가게에  요즘에 새로 오는 아저씨가 있는데

 

 [동백의 생각하는 신음]

 

 

 

 불곰 같아요

 

 (덕순)  곰뚱아리 같은 것들이랑은 놀지 말아

 

 촌시러워

 

 촌티는 불치여

 

 [웃음]

 

 근데 곰 중에도 왜

 

 푸 같은 거는 좀 귀엽잖아요

 

 [덕순의 웃음]  [아련한 음악]

 

 (덕순)  아니근디

 

 너 어짠 일로 원피스를 다 입었디야?

 

 [쑥스러운 웃음]

 

 (동백)  너무 짧아요회장님?

 

 무릎이 다 나와서

 

 남 눈치 볼 거 없이  여시 토깽이같이 입고 댕겨

 

 여시 토깽이  [동백과 덕순의 옅은 웃음]

 

 (덕순)  그러다 너 이쁘다고 힐끔대는

 

 순하고 멩 긴 놈 하나 주워서 시집가라

 

 아이또 그러신다

 

 저는 필구 보고 사는 것도 바쁜데

 

 필구한테도 홀어미는 짐이여

 

 그리고 너는

 

 필구 엄마로만 살다 죽지 마

 

 품에 있을 때나 내 새끼지

 

 콩 자루에서 자식새끼들  줄줄 빠지고 나믄

 

 껍데기만 툭 남는 게  두식이규식이 엄마더라

 

 그니께 갔다 오더라도 시집가

 

 과부 팔자 굽이굽이 외로워

 

 (향미)  [안전벨트를 딸깍 풀며]  그냥 가게로 들어오지 뭘 타라 마라야?

 

 (규태)  가게에 도둑 들었다면서?

 

 (향미)  몰라뭐가 왔다 갔나어쨌나

 

 근데 착실한 동백이는 휴무도 안 해

 

 너 그럼

 

 동백이도 존경을 하냐?

 

 ?

 

 너는 옹산에서 또  누구누구 존경을 하는데?

 

 뭔 존경?

 

 존경하는 남자는 간간이 있는 편이고?

 

 존경은 개뿔

 

 내 인생에 존경할 놈이  세 놈만 있었어도

 

 최향미가 지금 이러고 살지를 않지

 

 심심하면  그 앞에 서랍 한번 열어 봐

 

 [규태의 헛기침]

 

 ?

 

 뭐야이건불안하게

 

 [입소리를 쩝 내며]  딱지는 펴 보라고 있는 거 아니냐?

 

 오다가 줍지는 않았어

 

 내 카드로 일시불로 딱 샀지  [흥미로운 음악]

 

 월차 쓰고 한번 타든가

 

 누구랑오빠랑?

 

 아이따로 가려면 가든지

 

 오빠랑 나랑 둘이?

 

 (규태)  내 빵빵이 타고 가려면 가고

 

 고속버스 타고  한 두어 번 갈아타고 가려면 가고

 

 [익살스러운 음악]  (규태)  나 지금 약간 박력 있었나?

 

 [갈매기 울음 효과음]  (향미오빠

 

 이 수상 스키 뭐야?

 

 뭐긴 뭐야?

 

 스키가 스키지

 

 스키

 

 아이키스도 아니고

 

 스키 한번 타는 거까지  뭔 오라지게 청렴결백해야 되냐?

 

 키스이 상황에 아재 개그야?

 

 (규태)  키스라니

 

 내가 지금 뭐라고 지껄인 거지?

 

 스키

 

 스키스키스키스키스키스  [익살스러운 음악]

 

 이거 썸이야?

 

 ?

 

 왜 내 앞에서 새삼  귀때기를 달구고 그래?

 

 귀엽게?

 

 [익살스러운 효과음]

 

 (용식)  동백 씨이쪽이쪽으로...

 

 (동백)  아니에요아니요

 

 여기부턴 진짜 싫어요

 

 (용식)  그러면 저는

 

  5보 뒤에서 이렇게 딱...

 

 아니요

 

 이 시장통 근처에서는

 

 제 인근 500미터 안에도  계시지 말아 주세요

 

 (용식)  저기근데 그상식적으로요

 

 이 시장통이  한 400미터 안 될 거 같은디

 

 500미터는 그너무  그팍팍한 처사가 아닌가  [용식의 웃음]

 

 용식 씨

 

 지방에서 술 파는 식당 하면서

 

 혼자서 애 키우면서 살아 보셨어요?

 

 ?

 

 [입소리를 쩝 낸다]

 

 그러면 이남의 구설 타는 게

 

 얼마나 지긋지긋한지  이해를 하셨을 텐데

 

 [동백의 한숨]

 

 (동백)  

 

 이제 젖먹이 키우는 미혼모도 아니고

 

 우리 필구 눈치가 빤해요

 

 아니저도 용식 씨가  경찰로서 따라다니는 거라니까

 

 그냥 좀 못 이기는 척하잖아요

 

 그러니까 용식 씨도

 

 엄마로서의 제 입장을 좀  존중해 주셔야 될 거 같아요

 

 

 

 (용식)  저기근데 동백 씨

 

 [새가 짹짹거리는 소리]

 

 [한숨]

 

 남녀가 뒤에서 뭘 하면

 

 구설이고 카더라지만요

 

 ...

 

 앞에서 대놓고 그냥 '좋아한다'

 

 ? '진짜 좋아한다'

 

 '너희들이 뭐라든  나는 동백 씨 좋아 죽겄고'

 

 '이 엄청난 여자 좋아하는 거그거'

 

 '오냐그게 내 자랑이다하면

 

 그래 버리면  [부드러운 음악]

 

 차라리 찍소리들도 못 하는 거잖아요

 

 저는 기냥

 

 그게 더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요

 

 (동백)  생각해 보면 나는 한 번도...

 

 나도 갈까동기 결혼식인데

 

 아휴내가 널 뭐라고 소개해?

 

 스캔들 나면 서로 귀찮잖아

 

 [종렬의 옅은 웃음]

 

 (동백)  누군가의 자랑이었던 적은 없었다

 

 [당황한 숨소리]

 

 뭐야왜 저렇게 웃어자꾸?

 

 (찬숙)  용식이 너 괜히  인절미 먹는 척할 거 없어

 

 저짝 가 봐

 

 [찬숙의 못마땅한 신음]  가란다고 가냐?

 

 8천 원요?

 

 이게 왜 이렇게 올랐지?

 

 (지현)  말아?

 

 근데 그이게  한 단에 7천 원이라고 그러던데?

 

 그럼 7천 원에 하는 데 찾아가

 

 여기서 알타리는 우리가 독점이니께

 

 [용식의 미심쩍은 숨소리]  그게...

 

 (용식)  [요란하게 헛기침하며]  거참

 

 미스터리한 알타리네?

 

 어제 분명히 울 엄마는

 

 이 알타리를  한 단에 7천 원에 샀다는디

 

 왜 동백 씨 알타리만 8천 원이지?

 

 이건 뭐거진

 

 시장 경제 흐리는 독점이자  경제 사범급인디?

 

 암만 여자가 좋기로서니?

 

 너 코딱지만 할 때부터  네 코 닦아 주던 아줌니를 뭘로 몰아?

 

 경제... ?

 

 아니알타리 얘기 하다 갑자기  코 닦아 준 얘기가 왜 나와요?

 

 나는 용식이 저게 옹산 보안관인지

 

 동백이 보안관인 줄을 모르겄어

 

 (귀련)  그러게 말이여

 

 (찬숙)  우리 영심이는 맨날

 

 우리 용식이를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 용식이는 맨날  우리 동백이 꽁무니만

 

 쫄쫄 쫓아댕기고 있네  [용식의 짜증 섞인 한숨]

 

 그놈의 영심이영심이진짜...

 

 (지현)  네가 우리한테 이러면 안 되지

 

 여기 시장이 너 다 같이 키웠어

 

 [황당한 신음]  (찬숙)  

 

 (찬숙)  너희 엄마 아시면 억장이 무너진다

 

 이 맹맹이 콧구녕 같은 놈아

 

 - 나는 알타리...  - 아니에요아니에요

 

 제가 다시 사러  알타리 다음에 사러 올게요

 

 아이...

 

 하여튼 누구든?  바가지만 씌우고 그래만 봐요?

 

 내가 아주 그냥 읍내 나가 가지고  알타리를 짝으로 떼어 와 버릴 거니까!

 

 [흥미로운 음악]

 

 용식 씨

 

 저 그냥 알타리 8천 원에 사고 싶어요

 

 그때가 더 살기 편했어요

 

 아니저 언니들 있잖아요

 

 내가 막 새 신만 사 신어도  파마만 말아도

 

 막 쑥덕쑥덕

 

 내가 용식 씨 꼬시려고 그런다고

 

 [한숨]

 

 동백 씨

 

 동백 씨는 저기

 

 백반집 아줌마 새 신 사면 봐요?

 

 이 파마부터 발끝까지요

 

 왜 저 사람들이 그하루 종일 그냥  동백 씨만 쳐다보겠냐고요

 

 [한숨]

 

 뭐요또 이뻐서  그런다고 하려고요?

 

 (용식)  아니요

 

 이쁜 거는 빼박이고요

 

 저 봐저 봐어휴

 

 지겨워정말

 

 (용식)  옹산의 그그거요

 

 옹산 셀럽셀럽이니께?

 

 '고놈의 동백이  얼마나 잘 사나 보자이렇게

 

 별나게 관심 있다는 거는

 

 좌우지간에 동백 씨가  톡 튀게 잘났다는 거 아니어요?

 

 아유그냥

 

 자기가 얼마나 동네에서  핫한 줄도 모르는데 이게

 

 알타리 깎아 주고 싶은  이 내 마음을 알겄냐고

 

 아유어떻게 된 게

 

 나보다도 머리가 나빠요?

 

  4학년 때까진 공부 되게 잘했어요

 

 근데 왜 내 마음 몰라요

 

 이 동네 개도 다 아는데 왜

 

 왜 너만 몰라요?

 

 용식 씨는 무슨 기승전 고백이에요?

 

 동백이가 뭐가 있긴 있나 벼

 

 용식이 그거 아주 그냥?

 

 눈이 돌았데  [재영의 웃음]

 

 아니나는 무슨  드라마 보는 줄 알았잖여

 

 [지현의 의아한 신음]  동백이 건드렸다가는

 

 용식이가 물겄더라고  [지현의 웃음]

 

 그래용식이가 조기 축구밖에  모르는 줄 알았는데

 

 아주 로맨티시스트여응  [재영의 웃음]

 

 [웃으며]  로맨티시스트

 

 (덕순)  아이넘의 아들 뒷담 까는 겨?

 

 아이깜짝아

 

 승엽이가 다 지껄이고 댕겼어?

 

 회장님아셔유?

 

 [가소로운 웃음]

 

 애 좀 내버려둬

 

 자기가 어련히 알아서 하려고

 

 아이진짜 내버려두시게?

 

 - 용식이가 은근히 여시여  ?

 

 나도 걔가 순  맹탕숙맥인 줄 알았는디

 

 은근히 야심가더라고

 

 벤호사를 꼬시지를 않나

 

 [익살스러운 음악]  백두게장을 내놓으라지를 않나

 

 [웃음]

 

 가래떡 금방 뽑은 거 있니?

 

 - (재영예  - (덕순우리 야심가

 

 - (덕순떡국 해 먹이게  - (재영안에 있어요안에

 

 (찬숙)  벤호사는 뭔디?

 

 - (재영헛다리헛다리  - (지현헛다리?

 

 헛다리지?

 

 벤호사 같은 소리 하네

 

 (재영)  얼마나 드려?  [지현이 연신 혀를 찬다]

 

 (동백)  용식 씨가 이럴수록 나만 웃겨져요!

 

 천하의 백여시에 총각 꼬시는  웃기는 애 된다니까요?

 

 저도

 

 동백 씨가 그런 소리 듣는 건 싫어요

 

 싫으면 어떻게 해야겠어요?

 

 제가 꼭 필구를 가르치듯이  이렇게 해야 돼요?

 

 아이누구든지 동백 씨 우습게 만들면

 

 내가 들이받아 버릴 건디...

 

 내가 또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내 말이 그 말이에요!

 

 그러게 좀  안 좋아하는 척이라도 해 봐요

 

 근디 제가요

 

 꼭 이뒷구녕에서  뭘 하려고 하는 순간에

 

 에러가 나더라고요

 

 [동백의 답답한 신음]

 

 아니솔직한 데에는  장사 없는 거잖아유맞쥬?

 

 저는 이내숭 떨 비위도 안 되고요

 

 겉으론 사실무근

 

 이래 놓고선 이 뒤에서 찝적거리는 거

 

 아이이게 더  양아치 같은 거 아니어요?

 

 그게 더 동백 씨 웃기게 만드는 거죠

 

 나는요

 

 기냥 내 식대로 할래요

 

 뭘 또 네 식대로 해요?

 

 왜 눈은 그렇게 떠요용식 씨?

 

 [흥미진진한 음악]

 

 옹산 바닥 그 어떤 주뎅이도요

 

 동백 씨가 용식이 꼬신단 소리 못 하게

 

 동백 씨한테 백여시란 소리 못 하게

 

 그렇게 할게요

 

 용식 씨!

 

 (동백)  어디 가요?

 

 용식 씨!

 

 아줌마!

 

 깜짝이야...

 

 왜 소리는 질러이씨

 

 동백 씨가 나 꼬시는 거 아니고요!

 

 내가 동백 씨 꼬시는 거예요내가!

 

 아니아니야

 

 [이를 악물고]  너 가빨리

 

 동백 씨는 나를

 

 인근 400미터 안에도  접근을 못 하게 하는데

 

 나 혼자 좋아 죽겄는 거고요?

 

 내가 꼬시는 거고  내가 백여시라고요내가!

 

 [이를 악물고]  알았으니께 빨리 가라고이 새끼야

 

 용식아

 

 아줌마가 알타리 7천 원에 줄게  고만 떠들고 일로 와일로

 

 아이나 좀 놔 봐요?

 

 아이우리가 뭐  남들한테 뭐쫄릴 짓 했어요?

 

 불륜이에요?

 

 바람이에요?

 

 좋아하니께!

 

 좋아해요!

 

 좋아해요좋아해요

 

 좋아한다고요!

 

 [용식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용식의 거친 숨소리]

 

 (동백)  용식 씨는 그렇게  악을 쓰고 커밍아웃을 했고

 

 나는 곧...

 

 아이용식이뭐  다 같이 키웠다며?

 

 그럼 용식이가 좋아하는 동백이도  좋아를 해 줘야죠안 그래요?

 

 [포효하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놀라는 신음]

 

 이게 뭔 소리여?

 

 네가 누굴 좋아햐?

 

 [당황한 신음]

 

 엄마

 

 엄마가 왜 거기서 나와?

 

 엄마?

 

 엄마?

 

 (동백)  나는 곧 베프를 잃을 운명이었다

 

 범접 불가 내 편에서  통제 불가 내 편으로

 

 그렇게 나는 라인이 바뀌고 있었다

 

 [용식의 한숨]

 

 용식이는 모 아니면 도라며?

 

 나는 동백이를 모로 정했어

 

 [용식의 두려운 숨소리]

 

 (동백)  나랑 술이나 한잔하지

 

 누구랑 갑자기 수상 스키를 타러 가?

 

 근데 언니가 웬일로 술이에요?

 

 오늘 상가 번영회 안 가요?

 

 아니나 못 가

 

 백 없어서 이제 못 가

 

 그렇지나라도 싫지나라도

 

 동백이를 누가 좋아하겠어...

 

 언니도 그럼 오늘 일찍 셔터 내려요

 

 다녀올게요

 

 (동백)  조심해  [문이 스르륵 열린다]

 

 혼술은 안 하시겠네

 

 [문이 스르륵 열린다]  [한숨]

 

 [문이 스르륵 닫힌다]

 

 애 훈련비는 왜 내 줘?

 

 왜 콩만 한 게  48만 원 걱정을 하게 하냐?

 

 [한숨 쉬며]  너도 꼭 그렇게 나 사는 거를

 

 속속들이 알아야 되겠니?

 

 너는 잘나가는 슈퍼맨이라 모르겠지만

 

 내 입장은 좀 다르지 않겠어?

 

 기껏 한다는 게 술집이라?

 

 그래진짜 제대로 한번 좀 묻자

 

 왜 하필 술집인데?

 

 여기 너랑 진짜 안 어울리는 거 알지?

 

 어울려나 장사 잘해

 

 너 뭐사기당했니?

 

 대체 무슨 헛바람이 들어서

 

 (종렬)  왜 술장사를 하고 있어술장사를!

 

 네가 바람 넣었잖아

 

 ?

 

 내가 찌개를 해도 떡볶이를 해도

 

 너 맨날 똑같은 소리만 했잖아

 

 [아련한 음악]  (동백)  넌 왜 꼭 밥을 해 놓으면 술을 찾아?

 

 (종렬)  여기다가 어떻게 술을 안 먹냐?

 

 진짜 넌 뭘 해도  이술을 부르는 맛이라니까?

 

 안주 쪽은 네가 최고야최고!

 

 [동백의 호응하는 신음]  [종렬의 옅은 웃음]

 

 [종렬의 애교 섞인 신음]  [동백의 옅은 웃음]

 

 [한숨]

 

 난 살면서 최고란 소리 들은 건

 

 안주가 처음이었어

 

 [종렬의 착잡한 한숨]

 

 진짜 미쳐 버리겠네

 

 (동백)  그냥 각자 자기 잘하는 거  하면서 사는 거야

 

 넌 야구를 잘하니까  야구를 하는 거고 나는

 

 두루치기가 최고니까 술집을 하는 거고

 

 아니

 

 네 인생엔 뭐내가 다냐?

 

 아이내가 뭐라고

 

 너한테 이렇게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칠 일이냐이게?

 

 그럼 내가 가족도 없고 아무도 없는데

 

 네가 하는 말이 다였지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내가  두루치기 최고란 소릴 안 했지!

 

 너 왜 이렇게 사람을 환장하게 만드냐?

 

 [종렬의 한숨]  그냥 나 좀 놔둬!

 

 나 그냥 먹고사는 거야

 

 [종렬의 한숨]  (향미)  근데 언니 왜 술장사해요?

 

 진짜로 왜?

 

 진짜로는

 

 [동백의 힘주는 신음]

 

 소주는

 

 한 병에 3,500원이 남으니까

 

 내가 뭐배운 건 없고

 

 잘하는 건 요리뿐이고

 

 우리 필구는 키워야 되고

 

 여러 생각 할 게 뭐 있어?

 

 그냥 힘들고 모양 빠지는 거  다 내가 하고

 

 나는 우리 필구 메이저 리그 갈 때

 

 돈 많이 든 통장 하나 쥐여 주는 거

 

 그럼 동백이 인생은 만고땡이지

 

 [종렬의 한숨]

 

 아싸리 잘 살기나 하든가

 

 [옅은 한숨을 쉬며]  너 환장할 거 없어

 

 그냥 너는 네 인생 살면 되고  나는 내 인생 살면 돼

 

 [종렬의 답답한 한숨]

 

 그렇게 잘났는데 그 팔찌는  왜 여태 차고 있어?

 

 [술잔을 탁 내려놓으며]  이거

 

 이거는 그그냥 습관이지  몸에 좋다며?

 

 [한숨]

 

 이러고 살 거였으면

 

 그냥 옆에 있든지

 

 (종렬)  아니면

 

 숨을 거면 잘이나 숨던가

 

 우리 그렇게  대단한 재회한 거 아니야

 

 그냥 오다가다 마주친 거야

 

 그러니까 달라질 거 하나도 없어  너는 그냥 네 길

 

 갈 길 가면 돼

 

 너 같으면 그게 되겠냐되겠어?

 

 그 징글징글한 동백이가  지금 내 자식까지 키우고 살고 있는데?

 

 그 징글징글한 동백이 없다 치고 살아!

 

 너 그동안 그렇게 잘 살았잖아

 

 뭘 잘 살아잘 살긴진짜

 

 징글징글하게

 

 진짜 지긋지긋하게!

 

 [종렬의 깊은 한숨]

 

 [한숨]

 

 나도 너 아직 잊진 않고 살아

 

 [아련한 음악]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잊니?

 

 굳이 뭐잊고 자시고 할 거 없이 그냥

 

 생각나면뭐  그냥 생각나나 보다

 

 그렇게 그냥 살아지는 거지

 

 (동백)  이제 다시 볼 사이도 아니고

 

 그냥 뭐생각까지 뭐

 

 별수 있냐?

 

 그냥각자 그냥 떳떳하게 살면 돼

 

 (종렬)  떳떳이고 나발이고 간에

 

 네가 지금 이러고 살고 있으면

 

 내가...

 

 ?

 

 내가...

 

 널 어떻게 쌩까고 사냐?

 

 [착잡한 한숨]

 

 

 

 내가 왜 천만종렬인 줄이나 알아?

 

 내가 2루에서 3루 못 뛰고

 

 하루 종일 정신 나가 있던 날이

 

 2012 3 12일이야

 

 [훌쩍인다]

 

 어휴진짜

 

 진짜 징그럽다징그러워

 

 어휴진짜

 

 [종렬의 한숨]

 

 (종렬)  잘 살기나 하든가

 

 착해 터진 게 왜...

 

 왜 잘 살지도 못해?

 

 아휴

 

 (용식)  아이고

 

 여긴 또 어쩐 일로 오셨어요?

 

 (종렬)  들어가 보세요

 

 [종렬의 헛기침]

 

 여기서 술 드신 거예요?

 

 아니요술 안 했습니다  운전할 수 있어요

 

 강 선수 운전을 묻는 게 아니고요

 

 여기를 왜 또 오셨냐

 

 그걸 묻는 거예요

 

 [의미심장한 음악]

 

 내가 그쪽한테  꼭 대답을 해야 되는 겁니까?

 

 눈은 왜 뻘거신 건데요?

 

 상관할 사이 아니라고 들었는데요

 

 제가요

 

 이상하게

 

 이상하게

 

 기분이 좀 안 좋아서요

 

 그럼 기분 상한 김에 한마디 더 합시다

 

 동백이 갖고 장난치지 마요

 

 '동백이'?

 

 당신 같은 사람들이  괜히 껄떡대고 찔러 보지 않아도 걔

 

 인생 충분히 고달픈 애니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자동차 시동음]

 

 나 회장님 어떻게 보라고...

 

 이제 그만 와요

 

 우셨어요?

 

 울었냐고요

 

 울었어요

 

 나도 울 만하면 좀 울고 살아야죠

 

 뭐가 울 만하셨는데요?

 

 술이 울렸죠술이

 

 베프도 잃고

 

 그냥 내 꼴도 우습고

 

 왜 우셨냐고요

 

 그냥...

 

 사는 게 좀 쪽팔려서요

 

 사는 게 너무...

 

 [한숨 쉬며]  너무 쪽팔려서요

 

 (동백)  내 인생은 뭐가 이래요?

 

 학교 때는 반에 고아도 나 하나

 

 커서는 동네 미혼모도 나 하나

 

 48만 원 때문에  아들내미 철들게 하는 것도 나 하나

 

 나도 좀 쨍하게 살고 싶은데

 

 아유참 세상이 나한테 그렇게 야박해

 

 나만 자꾸 망신을 줘

 

 [동백이 술잔을 탁 내려놓는다]

 

 [침을 꼴깍 삼킨다]

 

 동백 씨

 

 약한 척하지 말아요

 

 고아에 미혼모인 동백 씨

 

 모르는 놈들이 보면

 

 동백 씨 박복하다고  쉽게 떠들고 다닐지 몰라도요

 

 까놓고 얘기해서

 

 동백 씨 억세게 운 좋은 거 아니어요?

 

 [피식 웃는다]

 

 운이 참도 좋네요

 

 고아에 미혼모가?

 

 필구를 혼자서 저렇게 잘 키우고

 

 (용식)  자영업 사장님까지 됐어요

 

 남 탓 안 하고요

 

 치사하게 안 살고

 

 그 와중에

 

 남보다도 더 착하고

 

 더 착실하게

 

 그렇게 살아 내는 거

 

 그거 다들 우러러보고  그박수 쳐 줘야 될 거 아니냐고요

 

 (동백)  태어나서 처음으로

 

 칭찬을 받았다

 

 (용식)  남들 같았으면요

 

 진작에 나자빠졌어요

 

 근데 누가 너를 욕해요?

 

 동백 씨

 

 이 동네에서요

 

 제일로 세고요

 

 제일로 강하고

 

 제일로 훌륭하고

 

 제일로

 

 장해요

 

 [잔잔한 음악]

 

 진짜 왜 그래요나한테진짜

 

 [훌쩍인다]

 

 [훌쩍이며]  나한테  그런 말 해 주지 마요그냥

 

 (동백)  죽어라 참고 있는데

 

 누가 내 편 들어 주면 나 막...

 

 ...

 

 [흐느낀다]

 

 (동백)  나 그냥 편들어 주지 마요

 

 칭찬도 해 주지 마요그냥

 

 [흐느낀다]

 

 왜 자꾸 예쁘대요?

 

 왜 자꾸 나보고 자랑이래?

 

 나는 그런 말들 다 너무 처음이라

 

 막 마음이 울렁울렁울렁울렁

 

 [동백이 흐느낀다]

 

 이 악물고 산 사람 왜 울리고 그래요!

 

 [계속 흐느낀다]

 

 그래 놓고 어차피 다?

 

 어차피 다이씨

 

 나는 강종렬이랑 달라요

 

 필구 아빠 누구든 상관없어요

 

 나는요

 

 필구든

 

 동백 씨든

 

 절대 안 울려요

 

 [훌쩍인다]

 

 내가

 

 매일매일

 

 이 맹한 동백 씨

 

 안 까먹게요

 

 당신 얼마나 훌륭한지  내가 말해 줄게요

 

 [훌쩍인다]

 

 그니께

 

 [한숨 쉬며]  이제 잔소리하지 말고요

 

 기냥 받기만 해요

 

 [기가 찬 숨소리]

 

 용식 씨

 

 진짜 어쩌려고 이래요?

 

 그러다 진짜 내가

 

 용식 씨 진짜로

 

 좋아하게 되면 어떡하려 그래요?

 

 [동백이 흐느낀다]

 

 어떡하려 그런대

 

 [흐느낀다]

 

 (동백)

 

 [동백이 계속 흐느낀다]

 

 [용식의 힘겨운 숨소리]

 

 [힘겨운 한숨]

 

 아유좀 도와주든가

 

 그냥 가만히그냥 갖다 놓고

 

 [힘주는 신음]

 

 [쓱 긁는 소리가 난다]

 

 [쓱 긁는 소리가 난다]  [의미심장한 음악]

 

 [무거운 효과음]

 

 [부드러운 음악]

 

 (용식)  딴 사람은 몰라도

 

 네가 싫다면 나도 안 할게

 

 (자영)  동백 씨가 내 마지노선을 건드려서  내 꼭지가 돌면

 

 - 사모님!  - 내가 아주 솔직해지고 싶을 거  같거든?

 

 (용식)  울 엄마가 동백 씨 좋아해요  [용식의 아파하는 신음]

 

 베프잖아요베프  [용식의 웃음]

 

 동백일 누가 좋아해?  누가 저를 좋아하겠어요?

 

 (필구)  아저씨는 훈련 안 해요?

 

 왜 맨날 와요?

 

 (동백)  아이누가 여기다 이걸 자꾸 버려?

 

 (용식)  정식으로 이렇게 좀

 

 좀 협조 요청을 좀좀 넣어 봐요!

 

 (용식)  제가요까불이 잡아 보렵니다

 

 잡아서 알려 줘야죠

 

 자기가 감히 누구를 건드린 건지

 

.동백꽃 필 무렵 ↲

.영화 & 드라마 대본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