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3
너희들 뭐야?
(동백) 그냥 가요, 빨리
둘이 사귀어?
'사귀어'?
우리 사귀어요?
우리 이제 사귀는 거예요?
[승엽의 힘주는 신음]
아이, 강 선수
혹시 내 라이터 가져갔... 어?
- (승엽) 에? - (향미) 그건 내가 가져갔는데...
(오준) 아유, 요샌 술집이 다 막 금연이고 그랴, 어
[진배의 어색한 웃음]
나올 타이밍을 놓쳐 가지고 말이여
(진배) 아, 내가 들어갈 타이밍을 놓쳐...
(승엽) 들어가유, 형님
[규태의 못마땅한 헛기침]
(규태) 아유, 동백이 바쁘네
애 키워야지 연애해야지, 장사해야지
장사?
뭐, 그래서 까멜리아 월세는 제때 내시겠어?
(용식) [한숨 쉬며] 그, 저
곰방 말 바꿔서 진짜 죄송한데요
저
동백 씨랑 친구 못 할 거 같아요
[동백의 의아한 신음]
친구는 못 할 거 같아요
[익살스러운 음악] (동백) 폭격기는 시동을 걸었고
세상에 비밀은 없다
[개가 헥헥거리는 효과음]
[개가 왈왈 짖는 효과음]
(동백) 특히 이놈의 옹산에서
(여자) 손 텄으면 다 튼 거 아니여?
(귀련) [풉 웃으며] 그 시간에 둘이 어딜 댕겨왔을까?
(찬숙) 아, 우리 회장님 그렇게 동백이 싸고돌더니
며느리 삼게 생겼네 [재영이 풉 웃는다]
(재영) 벤호사를 만난다더니 [재영의 어이없는 숨소리]
[여자들의 웃음]
(찬숙) 동백아, 이뻐졌다?
(귀련) 어이구야, 커튼도 걷었네?
구르프도 말았는가 벼?
응, 얼굴이 활짝 폈어
[재영의 웃음]
저 어제 잠을 잘 못 자서 좀 까칠한데...
잠을 못 잤어?
잠을 왜 못 잤어? [여자들의 웃음]
- (찬숙) 잠을 못 잘 일이 있었어? - (재영) 아이고
- (찬숙) 어? 동백아 - (재영) 이게 말이 돼야?
[찬숙과 귀련의 의아한 신음] 총각이 애 딸린 여자를 왜 만나?
[TV의 음성] [찬숙의 멋쩍은 신음]
아, 왜?
아, 나는 드라마 얘기하는 겨
잉, 그래, 드라마랴 [여자들 호응]
(재영) 아니,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키나 하냔 말이지, 어?
남자가 하자 아니면 여자가 김칫국이지
- (찬숙) 응 - (귀련) 그렇지
(찬숙) 드라마잉게, 잉? [귀련의 호응하는 신음]
언니, 저 인절미 하나만 주세요
(재영) [파리채로 탁 치며] 너 괜히 인절미 사 줄 거 없어
향미는 제가 잘 타이를게요
그리고 백만 원도 빨리 갚으라고 제가 독촉을 해 가지고...
[기가 찬 숨소리]
후두려 패도 모지랄 판에 타이르긴 뭘 타일러?
동백...
(찬숙) 왜 그래? 왜 그래?
- (용식) 아이씨 - (재영) 아이, 뭐?
또, 또 동백 씨 잡고 있는 거 아니여, 또?
(찬숙) 돈이 없어?
[놀란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멋쩍은 웃음]
- 갈게요, 그럼 - 응, 응
(동백) 향미는 제가...
[바퀴가 덜컹거린다]
(용식) 아, 동백 씨! 아유
아이, 뭐, 어디, 뭐, 도망가요?
(동백) 제가 왜 도망을 가요?
(용식) 아, 근데 왜 이렇게 빨리 걸어요?
- 아휴 - 아유, 잠깐만, 잠깐, 잠깐
(동백) 쫓아, 쫓아오지 마세요 쫓아오지 마세요
왜 또 쫓아오시는데요?
아니, 그
우리 어제, 이 이 손에 대해서 조금 좀...
[용식의 멋쩍은 신음]
이, 얘기를 좀 해 봐야 되는 거 아니어요?
(용식) 아유, 이...
저는요, 이...
이 손 때문에 그냥 잠을 한숨도 못 잤어요, 그냥
이, 동백 씨가 왜 나의 손을 잡았을까?
아, 그, 자꾸 '손, 손'거리지 마시고요
이, 도대체 이 손이 무슨 의미인가?
그, 이 손에 대해서
재탕, 삼탕 생각을 해 봐도
그러니까 이게 이제, 그
이젠 그, 손을 트자는 뜻인가요?
[거리가 소란스럽다]
(동백) 저...
저랑 조용한 데 가서 얘기 좀 하시죠
조용한 데요?
[멀리서 개가 짖는다]
[용식의 멋쩍은 헛기침]
아유, 거, 남들이 보면
어디 뭐, 돈 뜯기러 끌려가는 줄 알겄어요, 경찰이
아, 왜 이렇게 사람을 으슥한 데까지 끌고 가셔요?
[바퀴가 덜컹거린다]
미안해요
예?
제가 실수했어요, 그...
씁, 상황을 다 설명을 드릴 순 없는데
그게 어제는 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좀 급해서 순간적으로 그런...
맞아요, 예
(용식) 그, 이, 원래 그 손이라는 게
항상 충동적으로 이렇게, 응?
이,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씁, 저는 이 남녀 관계가 충동적이기 때문에
인류가 이렇게 번영을 했다고 생각을 해요, 응
이, 길게 재고 따지고
어유, 이게 모냥이나 좀스럽지
그러니까 결국은 이 머리를 쓴 놈이나 안 쓴 놈이나
이, 엎어치나 메치나라고 봅니다
[헛웃음] 뭐를 엎어치나 메쳐요?
사람 마음이라는 게
3초 안에 엎어치기가 가능한 거구나
이, 서점에서 동백 씨 처음 본 순간
3초 만에 깨달았습니다
[흥미로운 음악]
저는 황용식 씨를 엎어친 적이 없고요
아니, 그, 저를 뭘 얼마나 아신다고 그렇게...
아이, 기냥
기냥 첫눈에 반해 버렸고요
어머
(용식) 이, 저는 뭐 이, 뭐, 작전이니 밀당이니
어유, 난 이런 거 모르겄고 그냥
유부녀만 아니시면 [반짝이는 효과음]
올인을 하자
작심을 혔습니다
아, 무슨 올인을 해요?
아이, 뭐, 그, 사람이 신중하지를 못하게 정말...
(용식) 그, 저는요
이, 신중보다는 전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혀요
긴가민가 간만 보다가는
옹산 다이아 [동백의 당황한 신음]
동백 씨 놓쳐요
- (동백) 어유, 다... - (용식) 기다 싶으면 가야죠
아유, 다이아는 무슨...
(동백) 이 남자는 돌직구도 아니고 투포환급이다
아유, 이, 참...
이 노상 방뇨 금지 앞에서 이런 얘기 헐 건 아닌 거 같고
그... [헛기침]
이따가 저랑 돈가스라도...
돈가스는 왜요?
뭐, 고백하시려고요?
[감격하는 숨소리]
동백 씨는 은근히 직구도 잘 때리셔요
[용식의 쑥스러운 웃음]
[난처한 한숨]
용식 씨
예
저
미리 찰게요
(찬숙) 게 온다
- (찬숙) 자 - (남자1) 18kg [귀련이 놀란다]
- (찬숙) 18kg - (귀련) 아이고
- (찬숙) 좋아유 - (귀련) 찬숙이 언니, 아이고야
(찬숙) 야, 야, 실하다 [귀련의 탄성]
(귀련) 실하다, 응?
[귀련의 옅은 웃음]
아, 근데
우리 회장님이 이 사태를 아시려나?
알면 냅뒀겄어?
아, 왜? 동백이랑 회장님이랑 각별하잖아
(찬숙) 그 각별이랑 이 각별이랑 딴 얘기지, 어?
기냥 동네에서 뭐, 딱한 여자일 때랑
내 아들의 여자일 때랑 그거는 쌩판 딴 얘기여
씁, 하긴
내 아들이 애 딸린 여자 좋다면 돌부처라도 환장하지, 응?
이제 덕순이 뜨면 옹산 대첩이여, 이제
- 덕순이가 네 친구여? 으이그 - (찬숙) 아, 깜짝이야
(찬숙) 아유, 오셨슈, 회장님? [귀련의 웃음]
아이, 우리는
그게 아니고 이제 우리 회장님
언제 어떻게 며느리를 보려나 그 얘기 하고 있었슈
[이를 악물고] 말조심혀
옹산 대첩이여 [어색한 웃음]
[찬숙을 툭 치며] 어련히 알아서 가겄지
입초시를 떨면 될 일도 안 된다고
나는 기냥 즘잖게 두고만 보려고
잉, 회장님, 그럼 뭐, 저기
씁, 원하시는 메느리상이라도 뭐...
아이고, 뭔 고조선이냐?
그런 게 워디 있어? 둘이 좋은 게 제일이지
[찬숙이 호응한다] (덕순) 나는 그런 거 일절
챔견하는 스타일이 아니여
그거 아주 촌시러운 겨
(용식) 어어? 아유
아, 미리 차는 게 어디 있어요 미리 차는 게!
아이, 그, 뭐, 뭐, 뭐, 아이
왜 싫은지 이유라도 말씀을 해 주셔야
제가 고치든가, 이, 뭐 단념을 하든가 양단간에 뭐든 하죠
(동백) 단념을 시키자
인생 드라마랑 달라요, 용식 씨
(동백) 미혼모는 뭐, 취향이 없을까 봐요?
[당황한 숨소리]
생짜 총각이, 뭐 애 딸린 여자 좋다 그러면
다 노 난 거예요?
결정적으로
황용식 씨가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 저, 동백 씨 스타일이 뭔데요? 제가 그 스타일로 가면 되죠
공유요, 공유
[당황한 숨소리] [감성적인 음악]
(동백) 저는 그, 나쁜 남자가 이상형이에요
근데
씁, 용식 씨는 막 그...
돈도 막 꿔 주게 생겼어요
저는 차도남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막 센스 있고 세련되고 또
씁, 까칠하고 막 튕기고 그런 사람
그런 남자 아시죠? 그...
(동백) 왜 말이 없지?
사람이
어떻게 도깨비를 이겨요
사람이 도깨비를
네?
[떨리는 숨소리]
그...
이제 제가 수, 순찰을 좀 가야 돼서요
- 순찰... - (용식) 저...
갑자기 순찰을...
[용식의 멋쩍은 신음]
공유는 좀 심했나?
아, 사람 참 찜찜하게...
[당황한 신음]
왜 섰어, 또?
- 동백 씨! - (동백) 어머
(용식) 그, 저기, 그...
개도요
이, 제일로 귀여운 거는 똥개예요!
[잔잔한 음악]
원래 봄볕에 얼굴 타고 가랑비에 감기 걸리는 거라고요
(동백) 저...
나중에
나 좋다고 쫓아댕기지나 마요
[어이없는 숨소리]
아니, 뭐야?
서, 선전 포고야? 고백이야?
아유, 치...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문이 닫힌다]
(동백) 어휴
[숨을 하 내뱉는다]
(향미) 응? 더워요?
아니
[동백의 거친 숨소리] 얼굴이 어디서 전 부치다 온 사람 같은데?
나?
[부스럭 소리]
(동백) 향미야
너
떡집 아저씨한테 돈 왜 꿨어?
그건 내 프라이버시죠
아니, 너 요즘에 왜 이렇게 사람들한테 돈을 꾸고 다녀, 어?
월급은 어쩌고?
[한숨 쉬며] 남이 들으면 내가 뭐 수천 받은 줄 알겠네
[향미의 옅은 한숨]
떡집 아저씨 돈부터 갚자
아, 뭐가 있어야 갚죠
가불해 줄게
(향미) 무슨 알바한테 가불을 다 해 줘?
아무튼 저 언니도 철들려면 아직 멀었어
떡집 아저씨 계좌 번호 뭐야?
(TV 여자) 자, 모두 즐길 수 있는 그곳
(향미) 언니 돈 좀 있으신가 봐요?
[동백의 한숨]
(동백) 먹고 죽으려도 없어서 딱 지금 죽고 싶거든? 씨...
근데 너까지 이렇게 사고 쳐야겠어?
(규태) 아, 당신까지 그렇게 까칠하게 굴어야겠어? 어? 쯧
[규태의 한숨]
엄마가 자주 나와? 응?
끽해야 일주일에 두세 번 오는 건데 그걸 싹싹하게 못 해?
어휴, 쯧
당신, 술집에서 8천 원 떼먹고 토꼈다가
(자영) 동네 순경한테 지갑 뺏겼다며?
8천 원이 없었어?
아니, 그, 내가 그...
[규태의 헛기침]
쩝, 그, 파출소에 신입이 와 가지고
내가 동네 어른으로서 그, 환영회를 조금 해 주다가
약간의 트러블이 그게...
(자영) 그래서
그 고소 갈 거야?
이제 이거는 고소의 문제가 아니라, 어?
권위의 문제라고
치정의 문제는 아니고?
뭐?
[의미심장한 음악]
이 아이 크림 원 플러스 원이더라?
100ml를 사면
이 20ml를 끼워 준대
뭔 100ml?
[세게 던진다]
여보
그 고소 하지 마
혼자 쪽팔리고 다니는 건 참아 주겠는데
내 얼굴에 똥칠은 하지 말라고
자존심이라도 붙들고 있어야
나도 살지
[한숨]
(규태) 너 진짜 나랑 왜 사냐? 어? [문이 탁 닫힌다]
[찬숙이 손뼉을 연신 친다]
(찬숙) 변호사님, 변호사님!
그니께 까멜리아도 옛날 계약이니께 보호가 끝난 거쥬?
- (자영) 어디요? - (찬숙) 까멜리아, 까멜리아
(찬숙) 왜, 시장통에 술집 하나 세주신 거 있잖아유
(자영) 아, 들은 것도 같고
(찬숙) 보니께 거기도 곰방 만기 같은데
- (찬숙) 재계약은 또 하시려고? - 뭐, 그이가 알아서 하겠죠
그래도 재계약 때는 사모님이 쪼끔 관여를 하셔야지?
[살짝 웃으며] 그이가 알아서 하겠죠
아이, 뭐, 이웃의 정세라든가 고런 걸 좀 살피셔야 될 텐데
그이가 알아서 하겠죠
알아서 하믄 우린 좋쥬
- 알아서 할랑가 모르겄네 - 응
아이, 노 사장님도 노상 거기서 살더만, 뭐
(찬숙) 아유, 쓸데없는 소릴 햐!
일주일에 한 서너 번 와유
(재영) 아니, 뭐, 누구 집 남자만 모지래 가지고
돈 백만 원 꿔 준 거 아니잖애
그니께
까멜리아에서 양주 사 먹는 건 오로지 [찬숙의 호응]
노 사장님밖에 없다던데
아, 쥐똥만큼도 흑심이 없었으면 [차 키 조작음]
왜 괜히 남의 집 치마폭에다가 돈을 퍼다 박아?
아이고!
아무리 노 사장이 옹산공고에서 맨날 꼴찌만 했어도
대가리가 장식이 아닌 이상, 응?
이렇게 섹시한 우리 벤호사님을 두고
애 딸린 식당 주인이랑 그게 말이 되냔 말이여
그짝이랑 이짝이랑 뭐, 그 대거리나 될 급이냐 이 말이지
(재영) 아니, 나는 기냥, 뭐
- 신경 좀 쓰란 거지, 뭐 - 그렇지
꼭 남의 일만은 아니니께
(찬숙) 그건 그렇지
신경을 쓰나 마나
- 바람피울 놈은 어차피 피워요 - 예?
[익살스러운 음악] 위치 추적, 카드 추적 휴대폰 해킹
날고 기고 다 해도
바람피울 놈은 결국 피우고
안 피울 놈은 놔둬도 안 피운다고요
(찬숙) 응, 응, 응
동백이를 트럭으로 갖다줘도 우리 그이 안 피울 놈이고요
[찬숙이 숨을 카 내뱉는다] (재영) 응
그럼 먼저 가 볼게요
예, 예, 예, 가세요, 이쪽, 네 [차 문을 연다]
이야, 우리 운전하는 여성 멋있는 여성, 자
[자동차 시동음]
[찬숙이 중얼거린다]
[찬숙이 손뼉을 짝짝 친다]
[찬숙이 입소리를 크 낸다]
우리 벤호사님 배포가 아주 장부여, 장부
규태가 이고 살기는 조금 버겁겄어, 응
장부는 무슨
쫄았구먼
쫄았어?
저이 진작에 쫄았어
(재영) 까멜리아는 어딘지도 모른다면서 [경적이 연신 울린다]
동백이는 이름까지 아는 거 봐
(남자2) 노란불이라고 다 서는 게 아니야, 이 양반아!
내 이럴 줄 알았어, 여자지? 어?
시간이 처남아 돌면 집에서 잠을 자든가!
여자가 집 밖에 차는 왜 끌고 기어 나와!
시집이나 처가서, 어 서방 밥이나 챙겨 주지
뭐 잘났다고 차는, 씨
[웅장한 음악]
너
너, 야! 너 그 손가락...
갔다고
뭐, 뭐, 뭐라고요?
시집갔다고
[반짝이는 효과음]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
카메라 보고 편하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긴장한 숨소리] 네
(변 소장) 해요?
당시 수사에 가장 혼선을 줬던 부분은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첫 번째 희생자가 직업여성이었기 때문에
그짝으로 가닥을 잡았는데 성범죄는 아니었습니다
그럼 여성을 향한 혐오 범죄인가 했더니
다음 피해자는 남자였습니다
(지호) 그 짜장면 배달원요?
(변 소장) 네
그리고 보름 만에 나온 세 번째 희생자가
아파트 부녀회장
네 번째가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애
마지막이 피부 관리사였습니다 [카메라 셔터음]
피해자들한텐 어떤 공통점도 없었는데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전부한테서
똑같은 필적의 이 메모들만 나왔습니다
(용식) 아, 이것 좀 드세요
(지호) 어, 감사합니다
이 쌍기역을 이딴 식으로 쓰는 거나
이 구두점을 이렇게 꼭 세 개 박는 거나 다 똑같거든요
꼭 자기가 한 일이라는 걸 알아 달라는 것처럼
(지호) '까불지 마'는 뭐
전 국민이 다 아는 얘기고
좀 다른 소스 없을까요?
아이, 뭐, 어떤...
그 마지막 피부 관리사 살해될 때요
현장에 생존자가 있었잖아요
[의미심장한 음악]
(지호) 그게 어느 순간 묻혀 버렸던데?
그분을 좀 만나 뵐 수 있을까요?
저희가 신변 보호나 사례는 확실히 해 드릴 겁니다
저, 생존자 아니고 목격자고요
- 그짝으론 파지 마시죠 - (용식) 아이, 잠깐만
그때 목격자가 있었어요?
없었어! 쯧
(향미) 싱크대는 언제 고쳐 줄 건데?
(규태) 어, 이따 흥식이 올 거야
거기 뭐 들었어?
[규태의 멋쩍은 신음]
근데 뭐, 그...
걔네는 진짜로 사귀기라도 한대?
애야? 손잡았다고 사귀게?
그럼 다 큰 남녀가 손은 왜 잡고 댕겨?
그 순경 아저씬 딱 봐도 언니 좋아하겠던데?
그래서 손잡았대?
그 아저씨 혼자 그러는 거겠지
거긴 언니 스타일도 아니야
그러니까 자기 스타일도 아닌데 손은 왜 잡고 댕겨?
아, 되게 '손, 손'거리네 손잡은 게 뭐 대수라고
대수도 아닌 거 내 손은 왜 안 잡아 줘?
[한숨]
(규태) 그러니까 좌우지간, 어?
걔한테 잡힌 손은 가만히 있을 거면서
내 손만 그렇게 패대기를 친 거네? 응?
오빠는 술을 마셔라 마라 땅콩을 내라 마라
꼰대 짓을 하니까
야! 내가 이 후져 터진 가게에서
유일하게 시바써리갈을 사 먹는데, 어?
땅콩 서비스를 한번 못 받냐? 씨...
동네 장사 하면서 손님한테 땅콩 한 번을 악착같이 안 주는
걔야말로 진짜 꼰대, 어?
꼰대, 상꼰대 아니냐고, 씨
(향미) 줘
뭐?
땅콩 서비스 줘
오빠만 안 주는 거야
[흥미로운 음악]
(향미) 용식이도 줬더라고
흥식이나 승엽이한테 황도 서비스도 줘
걔넨 소주밖에 안 시키는데도 잘만 줘
[규태의 깊은 한숨]
그러니까 여태껏
나만 땅콩을 안 준 거네?
"샤델, 아이 크림"
아이 크림이네?
아이씨, 땅콩으로 사람을 차별해?
언니 주게?
내가 걔를 왜 줘, 씨
그럼 왜 가져왔어?
샤델을 왜?
(향미) 한정판을 오빠가 왜?
100ml를 왜?
괜히 왜 갖고 다녀?
(규태) 뭐...
너 줘? 너 쓸래?
진짜?
뭐, 비싼 건 아니고
그, 면세에서 원 플러스 원 하길래 샀는데
그, 뭐, 마누라 주기도 껄쩍지근해졌고
[기분 좋은 신음을 내며] 최향미 계 탔네
(향미) 오빠 같은 사람한테 아이 크림도 다 받고
나 같은 사람?
오빤 A급이잖아
(규태) A급?
오빤 건물주에 똑똑하고 군수도 해 먹을 거고
머리숱도 많잖아
오빠 정도면 옹산에서 특A로 쳐줘야지
(규태) 치...
마누라고 동백이고 다 핫바지로 보는데
특A는 무슨, 씨, 쯧
난 오빠 존경하는데?
[강조되는 효과음]
뭐...
뭘 해?
[심장 박동 효과음] (규태) '존경'
[아련한 음악] 고깟 한마디가 왜 내 심금을 울렸던 걸까?
[놀라는 신음]
이게 요만큼에 한 2천 원어치는 될걸?
오빠 덕분에 내 인생 처음으로 눈에다 돈 칠을 다 해 보네?
참, 나도 여자한테 존경 소린 처음 들어 본다, 야
[긴장되는 음악] (규태) 허, 참...
[문이 달칵 열린다] 아직 개시 안 했는데...
요?
예, 아직 개시 전이래요
아주 여기서 살아?
(지호) 옹산 경찰청에 줄 좀 대 봐
목격자 좀 파 보게
놔두라잖아요
(지호) [발을 구르며] 어휴
지금 '이것이 알고 싶다'에서 까불이 사건 판다잖아
간만에 옹산이 핫한데 물 들어올 때 노 안 저을 거야?
아니, 까불이도 안 잡힌 마당에
목격자를 까는 건 좀 위험하지 않나?
헤드라인은 '유일한 목격자'보단
'유일한 생존자', 이게 좋겠어
아, 목격자라면서요
[발을 탁 구르며] 아유, 이...
까불이가 걔까지 죽이려 했는지 안 했는지 누가 알아?
그리고
딱 한 명만 살려 줬다면
그게 더 요상한 거 아니야?
[익살스러운 음악]
- 여기서 뭐 해? - 어?
안경 안 팔아?
어?
뭐 죄지었어? 왜 이렇게 쫄아 있어?
아니, 쫀 게 아니라, 저...
당신이 갑자기 그, 예상치를 못한 장소에 오니까 그...
내 건물 내가 보러 온 건데 왜?
네 건물?
(자영) 이 건물 홍자영, 노규태 공동 명의 아니야?
당신이 나보다 벌이가 약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잖아
[멋쩍은 숨소리]
그게 꼭 뭐 그, 벌이 때문이 아니라, 그...
이 가게 빼지 그래?
- 뭐? - 빼라고
아, 왜?
그냥 내가 좀 거슬리네?
아니, 누, 누, 누가? 아, 뭐, 뭐가?
그냥 다
(자영) 지저분하잖아
(규태) 아니, 그래도 그 장사하는 애들한테, 그
빼란 말을 하기가 쉽나?
못 빼?
못 빼?
아이...
진짜 당신 왜, 그 남자 하는 일에 참견을 해, 응?
이 임대차 문제는 원래가 내 소관이고...
못 뺀다는 거지?
내가 알아서 한다고, 어?
이 집안의 결정권자로서 내가...
(자영) 그래
그럼 일단 그냥 둬 봐
(규태) 일단?
(자영) 당신 하는 폼을 보니까
어차피 이 건물 그냥 내 거 될 거 같네
내 촉에
까불이가 아직 여기 있다
점심 게장으로 해요?
이제 딱 5년째잖여
근데 또 세상이 떠들썩하니께
고놈 속에서 또 큰북이 둥둥 울리겄제
원래 고런 놈들이 관심병자거든
가게 자리 비워 놓으라고 전화해요
[변 소장의 답답한 숨소리]
[통화 연결음] (변 소장) 야
아, 너희 엄만 뭐 가족 DC 같은 거 없다냐?
아이, 얄짤없죠 아들한테 사이다값까지 다 받아요
아, 그럼 왜 런치 할인 같은 것도 없어?
네가 좀 건의해 봐 봐
(용식) 씁, 근데 그게 원칙적으로요
이, 런치라고 꽃게 시가가 싸지는 건 아니잖아요?
(변 소장) 참...
가재는 게장 편이구먼 [오준의 옅은 웃음]
[변 소장의 옅은 한숨]
그러면
그, 런치 할인도 없는 우리 집 말고요
[밥솥 작동음]
[용식과 변 소장의 헛기침]
(용식) 아이, 역시 이 밥도둑 하면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이 게, 게, 게장보다는 두, 두루치기죠, 예?
[어색한 웃음]
이 게장하고 두루치기하고 다이다이 붙으면, 뭐
뭐, 뭐요?
(변 소장) 야, 동백아
괜히 우리 때문에 밥한 거 아니여?
(동백) 밥이야 뭐, 금방 하는데요
[용식의 옅은 웃음]
[용식의 머뭇거리는 숨소리]
야, 그, 이, 동백 씨
그, 이참에 이, 점심 장사를 한번 해 보시는 건 어때요? 어?
이, 밤에 열면 술집 같아도요
점심 장사 하면 식당이죠, 식당
제 장사는 제가 알아서 해요
(변 소장) 요 새끼, 요, 요, 요, 요, 응?
뭐, 뭐요?
너 뭐, 반했지?
[흥미로운 음악]
(변 소장) 나 촉 좋아, 어?
[당황한 숨소리]
그, 저, 그 좋은 촉을 수사에 이용을 하시지, 왜 지금...
(변 소장) 야
[장난스러운 신음]
어, 뭐요?
너 향미 좋아하지?
[변 소장이 키득거린다] [익살스러운 음악]
[한숨]
(변 소장) 야, 인마, 야
내 눈 똑바로 봐
똑바로 봐!
나는 못 속여
[변 소장의 웃음]
소장님, 식사하시죠?
[TV에서 비명이 흘러나온다]
[변 소장의 의아한 신음]
(규태) 아, 왜 벌써 셔터를 올렸나 했더니
아주 특별 대우자가 오셨구먼, 응?
[규태의 못마땅한 헛기침] [익살스러운 음악]
(규태) 어휴, 진짜
아, 이거, 이거, 이거, 이거, 이거 [카메라 소리]
나무를 이걸 왜... 어휴, 진짜, 씨 [카메라 셔터음]
이걸 다 왜 이렇게 해 놨어?
- 아유, 진짜, 어? - 어디가...
- 어휴, 속상해 죽겠네, 어? - 거기는 왜...
(규태) 그리고 저기, 싱크대 수리비는
우리 사장님이 직접 내셔야지, 응?
자기가 사용을 하다가 자기가 고장을 냈는데
당연한 거 아니야?
- (동백) 네 - (규태) 어
아유, 쯧!
(규태) 아유, 이거 타일 찍힌 것 좀 봐, 이것 좀, 어?
[카메라 셔터음] 이것도 싹 다, 어?
세입자가 원상 복구를 해 놔야 된다고, 이게!
[규태가 혀를 쯧 찬다] (동백) 그거는, 사장님, 원래 그전에...
- (규태) 어휴, 저, 흥식아 - 예
일단 요 타일도 좀 한번 봐 줘라, 어?
예
(규태) 아유, 이 타일이 이게 얼마나 비싼 건데
이걸 다 이렇게 해 놓으면 이게...
[규태의 못마땅한 한숨]
[규태가 구시렁댄다]
- (규태) 이게 엄청 비싼 타일인데 - (흥식) 아니
- 주방 싱크대에서 왜... - 쉿
흥식이 미숫가루 먹고 갈래?
[카메라 작동음] (규태) 아유
이게 벼루박을 이렇게 다 부숴 놓으면
이거 어떡하려 그래, 이 벼루박
아휴,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벼루박인데, 이게, 어?
이제 창고로도 이제 못 쓰게 생겼어, 어?
아유, 벼루박 나가, 타일 찍혀 얼씨구, 얼씨구?
저, 못도 박았네, 어? 못도 박았어
이래서 이거 세입자 하나 잘못 들이면
이게 집이 다 망가지는 거라고, 이게, 어?
아, 소장님, 그, 듣자 하니
여기가 원래 그, 지저분한 건어물 창고였다면서요? 예?
아, 그건 그렇고 암만 그래도
어떻게 그 창문 하나 안 내줘요, 응?
아, 저게 창문이에요? 해가 들어와야 창문이지
이거는, 이거는, 그 집주인 인성 문제죠?
[크게 헛기침을 하며] 그동안 이 집주인이 너무 착했지
잠깐만
이, 여기 재계약이 12월이었나?
(용식) 아, 소장님, 그, 저짝에, 잉?
아직도 그, 임대차 보호법을 모르는 인간들이 있어요, 예?
고런 인간들은 그냥 싹 잡아가지고 쇠고랑을 차 봐야 그냥
'아, 무식한 게 죄구나' 하지
(규태) 아유, 요즘은 그냥 뻑치기도 그냥 법, 법 좋아해
법, 법 좋아해, 그냥, 아주
저, 동백아 너도 라인 잘 서라, 응?
범법자랑 놀다가 저, 집주인 마음 상해
아, 소장님 요즘이 어떤 세상인지 아시죠?
갑질하다 골로 가는 세상이여
(규태) 아유, 벼루박은 이게 또
이게 벼루박 이게 뭐야, 이게? 어?
[흥미진진한 음악] 오늘 당장 이 벼루박부터 이거 원상 복구해 놔, 이거, 어?
(동백) 오늘요? 그걸 어떻게...
갑자기 사람을 어디서 구해요, 어떻게...
(용식) 동백 씨
아이, 뭔 걱정을 해요? 네?
지금 이, 이 이 장내에 도배사가 있는디
누구...
황용식이요!
[기가 찬 숨소리]
(용식) 저, 이 황용식이가요
거진 이, 도배사 이, 국제 공인 자격증이 있다고요
야, 푼수 떨지 말고
넌 영심이네 누렁이 문제나 마감햐
- (변 소장) 자 - 아, 예, 예, 예
[헛기침을 하며] 내가 아주 기냥 오늘 저녁에
여기 페인트를 그냥 싹 다 발라 버릴 거니께
뭐, 이, 뭐, 쥐 새끼 코딱지만 한 점포야, 뭐, 한
한 두어 시간이면 뚝딱이지
아
황 순경님께서는 요깟 코딱지라도 있고 말씀하시는 거쥬? 어
너, 야, 흥식아 가게에 페인트 있지?
어, 예
(용식) 응, 이, 내가
이거
이, 이, 이 낙서
싹 다 지우려고 하는디
이 색이 있을까?
- (흥식) 어, 저, 그게... - (동백) 아, 흥식 씨
저기, 밥 먹고 가요
밥을 한 솥을 했어요
(흥식) 아이, 아이, 아, 아이, 아니요 저 집에 가서 아부지랑 먹으면...
야!
너 왜 나한텐 밥 먹고 가란 소리 안 해?
밥을 한 솥 했는데 왜, 왜!
(규태) 왜! [우당탕 소리가 난다]
[유쾌한 음악]
[힘겨운 숨소리]
(동백) 공사비는 따로 드릴게요
예?
아유, 아유 우리 사이에 무슨 공사비예요?
[용식의 웃음]
- 우리 사이가 뭔데요? - 예?
아, 뭐, 공사비 꼭 드릴 거예요
예, 뭐
주려면 주시든가요
아유, 여기, 이, 페인트 냄새 나요
저, 절로, 절로, 저기 가 계세요
[한숨]
(동백) 아니, 무슨 남자가 말만 하면 기가 죽어?
어? 아, 다 큰 어른이 무슨...
수준이 딱 필구라니까?
수준이 딱 필구인데 미숫가루는 왜 타 줘요?
야, 밖에 봐 봐
(동백) 지금 페인트칠을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모가지가 이게 다 땀범벅이야
우리 필구도 막 목에 땀 많잖아
근데 무슨 다 큰 어른이 저래? 아휴, 진짜...
[입소리를 쩝 내며] 언니 이상하다
뭐가?
언니 이상하게 저 아저씨한테 짜증 내는 거 알아요?
내가?
말도 톡톡 꽤 잘 쏴붙여요
언니가 누구 앞에서 빌빌 안 대고 말 잘하는 거
나 처음 보는 거 같은데?
내가 그래?
내가 저 아저씨한테 너무 막 하나? 어?
으음
언니가 저 아저씨가 좀 쉬운가 보다
[웃으며] 뭘 쉬워? 그냥
좀...
[흥미로운 음악] [용식의 힘주는 신음]
어려워
[한숨]
진짜 어려운 여자여
[용식의 힘주는 신음] 쉬운 게 아니라 그냥 좀
뭐...
(향미) 편한 거지
원래 쉬운 게 편한 거고 편하다 짠해지고
짠하다 진해지고 그러는 거예요
아니야, 무슨 짠...
씁, 내가 좀 막 하나?
하, 그냥 계속 막 해요
(동백) 뭐?
남자들이 어떤 여자를 제일 좋아하는 줄 알아요?
자기 싫다는 여자
야, 너 또 맥주 뽑아 마셨지 그렇지?
아휴, 이 바보들은 자기 좋다면 귀한 줄을 모르고
자기 싫다면 애가 달아 죽는다고
[향미의 한숨]
(동백) 저기요
낮술 좀 작작 해, 어?
(향미) 언니
그러니까 계속 튕기시라고요
[용식의 아파하는 신음]
[한숨]
(용식) 이거, 이거, 이거
공적인 벼루박에다 남의 다리 얘기는 왜 하고 자빠졌어, 이거?
쯧, 에이, 씨
[용식이 혀를 쯧 찬다]
아니, 근데 이 다리 얘기 한 이 쌍놈의 새끼
이거 잡아내야 되는 거 아니냐고, 이거
색출을 해야 된다고, 색출을
그, 이, 사상이 아주 이거 위험한 새끼 아니냐고, 이거, 어?
이, 이, 뭐
또 뭐, 다리, 뭐
이런 얘기 한 놈들 그냥 확 다 그냥
필적 조사를 해...
[의미심장한 음악]
[롤러를 툭 내려놓는다]
[덜컹거린다]
[무거운 효과음]
(변 소장) 아, 그 사이코가 사람을 죽일 때마다 메모를 남겼다고
까불지 말라고
이 쌍기역을 이딴 식으로 쓰는 거나
구두점을 이렇게 꼭 세 개 박는 거나 다 똑같거든요
[카메라 셔터음]
[덜컹거린다]
[용식의 멋쩍은 신음]
미숫가루는 공짜예요
(동백) 황용식 씨만 드리는 거 아니고
흥식 씨가 싱크대 고치러 와도 주고
그냥, 뭐, 인터넷 아저씨 와도 주고 그냥 다 주는 거
왜요? 미숫가루값도 받을까요?
[용식의 떨리는 숨소리]
그...
음, 저, 저기, 동백 씨, 그...
여기 온 지 몇 년째죠?
왜요?
6년, 딱 6년째죠?
[마우스 조작음]
[요란한 게임 소리] [용식의 다급한 신음]
(변 소장) 아이, 깜짝이야
야, 인마, 왜 이렇게 문을 열고 들어와!
뭐, 파출소 털...
[다급한 신음] 몰골은 또 왜 이래, 이게?
(용식) [헐떡이며] 그거, 그거
그 수사 파일 어디 있어요?
뭔 파일?
걔, 까불이요!
[용식의 가쁜 숨소리] 이게 또 왜 이랴, 사람 불안하게?
[세게 던진다]
[숨을 카 내뱉는다]
씁, 이 까불이 이게
딱 6년 전부터 사람 죽이기 시작한 거죠?
까불이는 왜?
어디서 까불이 봤어?
영심이네 누렁이한텐 안 가 보고 왜 까불이 보고 댕겨?
[변 소장의 힘겨운 신음]
너 열일곱에 은행 강도 때려잡고 붙잡혀 왔을 때
내가 너한테 팍 꽂히지만 않았어도
내가 이렇게 말년에 가심 쫄리면서 살진 않았을 텐데 말이여
난 네가, 어?
이 콧구멍만 씩씩거려도 이 심장이 쫄려
[젓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왜, 뭔디?
아니, 이게...
이게 제가 어디서 찍었는데요
(용식) 이 글씨체가 너무 똑같은 거 아닌가?
똑같겄지
예?
당시에 하루에 까불이 제보 전화만 200통이 넘게 왔어
(변 소장) 조선 팔도 왼갖 벼루박은 물론이고
그, 지리산 천왕봉 비석에까지 까불이 낙서가 돼 있었다고
근디
다들 딱 까불이랴
글씨체가 다 딱이랴
[변 소장이 라면을 쓱쓱 비빈다]
아, 그렇죠? 이...
이 글씨체야 신문 같은 데서 이렇게 보고 베낄 수 있는 거니께
[의미심장한 음악]
너 이거
동백이네에서 봤냐?
거...
거기 이런 게 있디?
[휴대전화를 탁 뺏는다]
아, 뭐요?
왜 라면을 비비다 말아요?
뭐, 동백 씨네에 있으면 안 돼요?
[용식의 다급한 숨소리]
(용식) 아, 저, 아이
아, 왜요, 왜, 왜, 왜, 에?
왜 그 다 비벼 놓은 라면도 못 먹고 피하는데요?
(변 소장) 피하긴 뭘 피햐?
나 집에 가서 연속극 봐야 돼야
(용식) 아니... [용식의 힘주는 숨소리]
동백 씨랑 까불이랑 뭐 있어요?
없어, 죽어도 없어
[힘주며] 아이, 아이, 아유, 그러니까
왜, 왜, 왜, 왜, 까불이가 뭐!
이, 내가 마음만 먹으면요 얼마든지 파헤칠 수 있...
야, 용식아
너 그냥 가만히 있어
그게 동백이를 돕는 겨
그러니께 왜요?
아, 몰러
난 죽어도 몰러!
[용식의 힘주는 신음]
(변 소장) 아이고! 진짜
[버벅거린다]
아유
(선수1) 왜?
댓글에 또 누가 강종렬 맛탱이 갔대?
[아련한 음악]
[종렬의 한숨]
아이씨, 왜 또 얘만 아빠가 없어?
(종렬) 쯧, 아, 미치겠네, 진짜, 쯧
아, 나보고 어떡하라고, 아이
야, 그... [종렬의 어색한 웃음]
저...
내 얘기가 아니고 내 학교 동기 얘기인데
너는 만약에 갑자기 나타난 네 첫사랑이...
왜?
동백이 나타났어?
(선수2) 아유, 그놈의 동백이는... [의아한 신음]
[우는 시늉을 하며] 동백아!
[저마다 '동백아'를 외친다]
나는 제수씨 이름은 몰라도 동백이 이름은 안다니까?
아, 아니, 어떻게 너희들이 다 동백이를 알아?
(선수1) 너 술 끊어
그러다 네 와이프 앞에서도 동백이 찾아
으이그 [종렬을 짝 때린다]
[아련한 음악] 아, 동백이가 대체 뭔데?
뭐, 엄청 예뻐?
(종렬) [술 취한 말투로] 아니야, 아니, 아니야
내가 만난 여자들 중에
동백이가 제일 구려
응, 제일 구려 [술을 조르르 따른다]
[웃음]
[숨을 카 내뱉는다]
야, 하나같이 동백이보다 예쁘고 똑똑하고 잘살고, 어?
또 어떤 애들은
어떨 땐 착하기까지 해
[종렬의 웃음]
또 동백이지?
그냥 재워라, 재워
근데!
문제가 뭔 줄 아냐? 어?
- (선수5) 뭔데? - (종렬) 어?
(선수3) 아, 예, 맞아요 거기, 그쪽 부분요
[종렬의 술 취한 한숨] 예, 예
아, 기사님, 네, 네
거기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시면요 [종렬의 술 취한 신음]
예, 있거든요, 저희?
(종렬) 아이, 그러니까
- (종렬) 문제가 뭐냐면 - (선수3) 예, 네
동백이보다 예쁜 애가
동백이가 아니라는 거야
그러니까
그냥 다
동백이는 아니라는 거야
[헛웃음]
아, 이게 뭔 엿같은 경우인지 모르겠다고
내가...
[한숨]
(선수1) 야, 근데
너 진짜로
지금이라도 동백이 나타나면 어떡할 거냐?
아휴, 미친놈
얘가 자기 새끼한테 얼마나 끔찍한데 가정을 깨냐?
여자는 덮고 살아도 애는 천륜이라고, 오케이?
아이씨! [선수들이 놀란다]
(종렬) 아이씨!
[착잡한 한숨]
[숨을 후 내뱉는다]
(용식) 엄마, 까불이 말이여
야 [용식의 힘겨운 숨소리]
너 여기 머리도 좀 치고 그랴
향수 같은 것도 좀 뿌리고
너
때는 주기적으로 미니?
그, 2013년이면 몇 명이나 죽었을 때지?
용식아
너 썩 괜찮아
아, 왜 이랴?
(덕순) 네가 좀 촌시럽고
뭐, 요즘 좋아하는 낭창한 그런 맛은 없이 쫌
엄지발가락같인 생겼대도
아이, 뭐, 지금 뭐 시비 거는 거여?
사람한테 엄지발가락이 뭐여?
너는 호감형이여, 호감형
그니께 힘내야
- 아, 도통 무슨 소릴 하는... - (헬레나) 아, 백두!
이리 와 봐
아, 밥통 또 터져!
(덕순) 저런, 씨
너 존댓말 참말로 몰러?
(동백) 주문하시겠어요?
(VJ) 아, 네
어, 뭘 시켜야 되나?
저희 집은 두루치기가 진짜 맛있어요
[지호의 어색한 웃음] 아, 두루치기?
근데
이런 술집에 원래 여자가 오면 좀 실례죠?
네? 이런 술집이 뭐지
(지호) 아
실례인 줄 알면서도
용기를 냈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그 목격자 맞으시죠?
굉장히 노출을 꺼려 하셨다는 거 아는데요
대의를 위해서라도...
나가 주세요
네?
죄송하지만 나가 주세요
[문이 탁 닫힌다]
(동백) 학원 끝나면 바로 너 집으로 가
엄마도 일찍 갈 테니까, 알았지?
내가 옆에 있어 줘?
아니야, 엄마가 이겨
(동백) 가
(필구) 말했지?
- (필구) 까불면 - (동백) 응
(필구) 주먹으로 코를 때려, 코 [동백의 옅은 웃음]
알겠어
(지호) 애가 참 똘똘해 보이네요
코는 엄마가 때릴 테니까 너는
(동백) 오락실이나 가지 마, 알았지?
[필구를 토닥이며] 가
(필구) 일찍 퇴근해
(동백) 응
[용식의 힘주는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용식) 어유, 어유
아유, 야...
어유, 어유, 깜짝이야
어, 어
야, 야, 필구, 어
응, 너, 너, 뭐, 뭐, 뭐 게, 게, 게장 줘? 응?
아니면 뭐 가서 오락 한판 햐? 응?
야, 너
오늘, 야, 스타일이 좋다, 응?
참...
아저씬 우리 편이죠?
어?
아저씨는 동네에서 딱 두 명밖에 없는 우리 편이고요
(필구) 또 경찰이니까 왕따 편을 들어 줘야 되잖아요
그렇죠?
왕따?
우리 엄마는 동네에서 제일 착한데 동네 왕따예요
(필구) 근데 지금도 내가 좀 신경 쓰이는 일이 생겼는데
어린이니까 학원은 가야 돼요
그러니까 아저씨한테 부탁 좀 하려고요
(용식) 나는 지금 공식적으로 움직이는 거다
그녀의 직계 가족이
공식적으로 황용식이를 지정했기 때문에
(동백) 아니, 어디서 뭘 듣고 오셨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몰라요, 전 아니에요
(지호) 물론
5년 만에 또 뭘 들춰내는 게 불편하실 수도 있지만...
어이, 어이! 어이! 어이!
(용식) 저, 저, 응, 좀 봐요, 잉?
저...
어, 어, 어이구, 어이구
- 어? - (용식) 어유, 기자님
어, 기자님이 어떻게 여기를 오세...
[지호의 짜증 섞인 소리]
뭐, 소장님이 보내신 거예요?
우리가 여기 알아냈을까 봐?
- 예? - 저기, 그냥 가 주세요
걱정하는 부분은 아는데요
저희가 신변 보호는 확실히 해 드린다니까요?
아니, 저, 저, 뭐 [동백의 당황한 신음]
뭐, 뭔 신변 보호요?
아니, 그냥 아무 말 하지 말고 가 주세요
(VJ) 그, 저희 쪽에서도 따로 사례는 당연히 생각하고 있고요
그냥 좀 가 주세요
[지호의 짜증 섞인 신음]
목격자 인터뷰 한번 따기 힘드네
[무거운 음악]
[동백의 난처한 숨소리]
까불이를 본 사람이 둘만 있어도 저희는 안 이래요
(지호) 유일한 목격자신데
대의를 위해서라도 나서 주셔야죠
저희가 신변 보호는 책임을 진다니까요?
무슨 보호요?
저를 어떻게 지켜 주실 건데요?
[동백의 한숨]
(동백) 지금도 저한테 뭐, 허락받고 여기 찾아오셨어요?
전화라도 주셨어요?
아니, 뭐
이, 지금도 저를 이렇게 그냥 함부로 이렇게 막...
예의 없이 막 헤집어 버리시면서
하, 무슨 보호요?
[현장이 분주하다]
(형사1) 아이씨
(변 소장) 야, 인마
안에 아기 있는데 담배 안 넣어?
아, 그리고 뭘 과학 수사대까지 불렀어?
아이, 사건 현장이랑 여기 겹치는 지문 있나 좀 보래요
뭐, 범인이 사전 답사를 했을 수도 있다고
참...
벌써 피해자구먼
아이, 뭐, 까불이가
다음은 동백이라고 공표했디야? 어?
(뉴스 속 기자)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직업여성을 노린 범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9일 첫 범행 당시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현장에 소화기를 분사했던 범인은
이번 현장에선 스프링클러를 작동시켰다고 하는데요
증거 인멸을 위해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 가운데
명확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뉴스 속 앵커) 다음은 지역 소식입니다
오늘 오후 4시경 터미널 인근 쇼핑몰 공사 현장에서
실외기 설치를 하던 작업자 한 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동백) 저...
저 이제 저녁 장사를 좀 해야 되는데요
(형사2) 네?
예, 뭐...
예, 하, 하, 하세요
(변 소장) 아이참, 거, 쯧
그, 가게를 전세를 냈나, 어?
자, 자
퍼져 있지들 말고 한쪽으로 좀 비켜라도 있으십시다 [형사3의 한숨]
(형사3) 갑갑하네, 갑갑해
지금 저녁 장사가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저희도 여기 뭐, 시간이 남아돌아서 와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혹시 내일 다시 오시면 어떠세요?
제가 장사는 좀 해야 되는데...
[형사3의 헛웃음]
(형사3) 아, 진짜
아이, 상황 파악이 전혀 안 되시나 보네?
씁, 저기요
지금 그냥 목격자가 아니라
아기 엄마도 타깃이었을 수가 있다고요
첫 번째 희생자가 시내 노래방에서 일하던
직업여성이었던 건 알죠?
이번에 죽은 피부 관리사도
관리실 차리기 전에 술집 여자였어요
그러니까 지금 저희가 목격자 보호인지 생존자 보호인지
아무튼 간에 이걸 안 해 드리면 뭔 일이 터질지 모르는 거라고요
(변 소장) 야, 야, 야, 야, 쯧
아니, 사건 또 터져 봐요 우리만 개피 보지
근데
아이, 아, 네가 당장 표적이라는 게 아니고
전 그냥 아기 키우는 엄마예요
저, 무슨 직업여성, 뭐...
무슨 술집 여자 이런 거 잘 모르겠고요
그냥 저는 아기 키우려고 장사하는 거예요
[아련한 음악] (재영) 딱하긴 혀도, 쯧
어딜 가나 꼭 저렇게 팔자 센 애들이 있다니까
아이, 사람도 운이란 게 있다고
[재영의 호응] 쟤 오자마자 까불이가 나온 거 아니여
일이라도 터져 봐 골목 상권 다 죽는 겨
- (동백) 안녕하세요 - (찬숙) 응, 응, 그래, 응 [재영의 어색한 웃음]
사장님!
[동백의 웃음]
왜 두루치기 한번 안 드시러 오세요?
아이, 뭐 [진배의 어색한 웃음]
(동백) [웃으며] 인사해
족구회 예약도 취소하셨던데?
아이, 무슨, 장사 계속하는 겨?
[웃으며] 네
[선풍기가 탈탈거린다]
[파리 날리는 소리]
[덜컹거리는 소리]
필구 자동차 바퀴 어디 갔니?
바퀴 어디 갔어?
[울먹이며] 바퀴 어디 있어?
[흐느낀다]
(동백) 바퀴 어디 갔니, 필구야
[동백이 흐느낀다]
엄마 미안해
필구, 미안해
[오열하며] 엄마가 미안해
[아기 필구가 흐느낀다]
[동백과 아기 필구가 함께 흐느낀다]
[흐느끼며] 미안해, 우리 필구
미안해
(동백) 나가세요!
- (형사3) 아니... - (동백) 다신 오지 마세요!
[동백의 분노에 찬 숨소리]
(형사3) 저기요, 아기 엄마
아이, 우리도 지금
뭐, 시간 남아서 보호해 드리고 있는 거 아니에요!
보호하지 마세요, 저
까불이한테 잡혀가도 제가 잡혀가요
(형사3) 예?
(동백) 저는요, 까불이보다 기자님, 형사님들이 더 무서워요
아니
이게 무슨 보호예요?
이거는, 이거는 침범 아니에요?
[헛웃음 치며] 뭐라고요?
여기 내 영역
내 인생 같은 거 그런 거 다 같잖은 거잖아요!
[동백의 거친 숨소리]
[형사3의 깊은 한숨]
[한숨]
저 직업여성 아니에요
그리고 팔자 세고 박복하고
[울먹이며] 재수 옴 붙은 여자도 아니에요!
[울음 섞인 숨소리]
동백아
[울먹인다]
아니, 왜 나를...
[애잔한 음악] 왜 나를 진짜
재수 없는 여자 만들어요?
아니, 나 그냥...
우리 아기랑 살게 그냥 좀 놔두세요!
[동백이 흐느낀다]
[한숨]
이게 무슨 보호야?
낙인이지
[한숨 쉬며] 자기들 멋대로 왜 그래요?
그럼 안 되지
그럼 안 되는 거죠
심정이야 알겠는데
지금은 그때랑 다르고
[옅은 한숨] 저희는 또 진짜 다르거든요
(동백) 너무... [용식의 숨소리]
안 한다고 했죠?
동백 씨가 안 한다면 안 한다는 거예요
경찰 아저씨, 이거 월권이에요
아, 그 카메라 만지작거리지 마요
확 다 부숴 버리기 전에
[지호의 기가 찬 한숨]
사람 같잖게 보지 마셔요
예? 여기 까멜리아
그리고 동백 씨
이렇게 아무나 와서 들쑤셔도 되는 그런 데 아닙니다
동백 씨 이제 혼자 아니고요
내가 사시사철 불철주야 계속 붙어 있을 거니까...
(지호) 아니
아저씨가 뭔데 끼냐고!
이것도 엄연히 언론 탄압이고...
아이 동백이 건드리지 말라고 했어
앞으로 동백이 건드리면 다 죽어
알았슈?
(동백) 우동값은 제가 낼게요, 그
어쨌든 기자님들 쫓아 주셨으니까...
(용식) [멋쩍게 웃으며] 예
씁, 저기
아, 근디
뭘 진짜로 보시기는 보신 거예요?
그냥 뒷모습 조금...
아유, 얼마나 무서웠어요, 예? 쯧
그 쌍놈의 새끼, 내가 잡아가지고 확 족쳐 불까, 이, 쯧
근데 제가 목격자가 돼 버렸을 때
제가 소장님한테 막 빌었어요
그 목격자 나라고
까멜리아 걔라는 거 그, 그 동백이라는 거
그거 더는 말하지 말아 달라고
(동백) 그냥 영원히 꼭꼭 숨겨 달라고
우리 필구는 말 많고 재수 없는 여자 아들 만들기 싫어서
아이, 동백 씨가 왜 재수가 없어요?
[잔잔한 음악] 그냥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이
이상하게 절 안 좋아하더라고요
묘하게 그늘졌다나?
(동백) 애가 운도 없다고
내가 고아가 되고 싶어 된 것도 아니고
미혼모가 되려고 그런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자꾸 나한테 재수가 없대요
벨...
벨 미친...
어떤 주뎅이가 그딴 소릴 해요?
생긴 것도 뭐 딱 박복하게 생겼다나?
팔자도 더럽다고 막...
하, 쯧
근데 어떨 때는
자꾸 사람들이 그러니까 나도 내가 꼭 그런 거 같은 거예요
아니, 그, 별 개같은 소릴 뭐 하러 듣고 앉았어요!
맞아요
그냥 개같은 소리였어요 [옅은 웃음]
아이, 예?
나 재수 있어요, 복도 엄청 많아요
딴 사람들한테는 우리 필구 없잖아요
필구는 나만 있는 거잖아요
삼신할머니가
(동백) 세계 최고 김연아를 준대도
하, 그 떼돈 버는 GD를 준다고 했어도
나 우리 필구랑은 안 바꿔요
내가 얼마나 복 받은 여자인데
내가 왜?
내가 왜 재수가 없어, 내가, 치
그렇게들 얘기해, 치
아유
(용식) 예, 예
(직원) 맛있게 드세요
저도요
다이애나 비가 살아온대도
임수정이가 나 좋다고 덤벼도요
누구요?
[말을 버벅대며] 임, 임, 임, 임수정요
[웃으며] 임수정이 왜 그러겠어요?
[유쾌한 음악] 어쨌든
동백 씨랑 안 바꿔요
뭐야
내가 뭐 자기 건가? 피...
사람 일 두고 봐야 되는 겁니다
[후루룩 먹는다]
[종렬의 착잡한 한숨]
[종렬이 혀를 쯧 찬다]
하, 봐서 뭐 하냐?
가자, 가
(동백) 저 봐요
나 진짜 이 동네 소문이라면 지긋지긋한 사람이라니까
가세요, 좀
(용식) 아이, 그러면요?
아, 제가 어떻게 동백 씨를 이렇게 혼자 내비둬요, 예?
또 어디서 또 뺨 맞고 또
저짝 기차역 같은 데서 혼자 쑤셔 박혀 있을까 봐
이, 그냥 씅질이 그냥 벌떡벌떡 나는데
아이, 저도 환장하겠다고요
아니, 용식 씨가 뭔데 환장을 해요?
자기랑 나랑 무슨 사이라고 이렇게 오버를 하시냐고요
[옅은 한숨]
동백 씨
이, 동백 씨도 화풀이할 사람 한 사람은 필요하죠?
(용식) 잉? 맞죠?
기냥요, 이, 강남에서 뺨 맞으면
저한테 그냥 확 다
똥 싸요
[편안한 음악]
[동백의 당황한 웃음]
아, 무슨 말을 해도 똥을 싼대
근데 용식 씨가 이럴수록
동네 사람들이 더 신나서 떠들어요
누가 봐도 이상하잖아요
용식 씨가 왜 이렇게 내 일에 나서시냐고요
[용식의 한숨]
나 용식 씨 미리 찼고요
우리가 뭐, 이렇게 친구나 가족
아니
뭐, 하다못해 집주인 세입자 그런 사이도...
아니, 하등 얽힐 이유가 없는 사이인데 왜 그러시냐고요
동백 씨
명분 좋아하시죠?
예?
와 봐요
[문이 탁 닫힌다]
[한숨]
재미나게 사시네
(종렬) 사람 기분 참
치사해지게
(동백) 아니, 왜...
아니, 왜 우리 가게에 나를 끌고 들어가요?
- 진짜 웃겨 - 아니, 잠깐만
- 아, 잠깐만 좀 와 봐요 - 왜요? 어머, 어머
(동백) 어머머머, 어머, 왜요?
(용식) 하, 동백 씨
놀라지 마요
[덜컹거린다]
자, 봐요
[무거운 음악]
(용식) 동백 씨도 뭘 알아야 조심을 하죠
(동백) [놀라며] 이게 뭐, 뭐예요?
저 이 동네 순경이고요
동백 씨 가게에 이런 게 있어요
2013년이면...
나는 이게 뭐, 진짜고 가짜고
뭐, 아유, 나는 모르겄고
내가 미리 차였건 아니었건 간에
저 경찰이에요
저는 일단
동백 씨 무조건 지켜요
[부드러운 음악]
(용식) 그, 나쁜 놈들 나타나면
착한 놈들끼리 뭉치는 게, 그게
그, 옛날부터, '독수리 5형제'부터 '어벤져스'까지, 응
만고불변 인지상정이고요
더불어 동백 씨
저, 저, 저거 하는
나, 이 황용식이
촌놈의 전략입니다
이제
명분 오케이죠?
아니, 무슨 저거 하는 저거예요? 진짜 이 와중에...
무슨, 허, 참...
(동백) 진짜 이상한 아저씨다 [동백의 한숨]
(용식) 저, 그러니께
이제 나는요
까불이건 아니건
이, 북에서 탱크로 처밀고 들어와도
동백 씨는 지켜요
동백 씨 하나는
반드시 지켜요
내가
하, 용식 씨, 그, 진짜...
막
아유, 막 사람 골 띵해지게 만드는 거 알아요?
[한숨]
[당황한 신음]
"2013년 7월 9일"
(동백) 땅콩은 서비스예요, 단골이시니까
자, 여기... [병따개가 달그락 떨어진다]
[당황한 신음]
[놀라며] 아이고, 신발이...
[당황한 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동백의 옅은 웃음]
밀가루 쏟은 거 같네
드세요
[무거운 효과음]
[부드러운 음악]
[흥얼거리며] 빰빠라바라, 종렬, 종렬!
(종렬) 토속적으로 매력 있으신 거 같아요
(동백) 그거 여자들한테 좀 치명적일 거 같은데?
(동백) 옹산 남자들이 좀 그런 성향이 있나 봐요?
곰뚱아리 같은 것들이랑은 놀지 말아
(동백) 푸 같은 거는 좀 귀엽잖아요
(규태) 내가 아주 이 집구석에서는 몸도 마음도 졸아붙어
당신 나 존경도 안 하지?
(규태) 너는 옹산에서 또 누구누구 존경을 하는데?
(동백) 용식 씨가 이럴수록 나만 웃겨져요!
(용식) 옹산 바닥 그 어떤 주뎅이도요 [용식의 놀란 신음]
동백 씨가 용식이 꼬신다 소리 못 하게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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