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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 손수건 51

s# 손할머니 집

(전경)

s# 손할머니 거실

손할-자영아 우리 얘기 다 하지 않았냐...?

자영-...

손할-다 했잖어,... 내가 널 얼마나 여겼는지도 얘기 했구.... 널 받아드릴 수 없는 이유도 다 얘기 했구..... 너두 내 말이 열번 맞다구 했구.... 너도 영준이 받아드리지 않겠다구 했잖니...

자영-..그랬어요, ..그랬는데 ... 할머니 ..저 영준씨랑 결혼하고 싶어요,...

손할-그렇게는 안된다.... 그럴 수는 없어...왜 안되는지 너두 다 알아 들었잖어,...

영준-제가 설득했습니다,... 절 믿어 달라구요,... 할머니 (말 하려는데)

손할-(오, 엘) 글쎄 나두 그게 민주 신랑 씨만 아니면 이러지 않어,... 애비 없는 자식이라면 눈 감겠어,.. 그런데 코앞에서 애비가 왔다 갔다 허는 자식을 어떻게 키워,... 나중에 무슨 일이 날려구....

영준-그것도 생각했어요,... 다 생각하고 방법까지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절대로 아이 때문에 다른 일 없게 하겠습니다,... 아이를 위해서도 절대로 그런 일이 있어선 안되구요,... 할머니 저희 믿어 주세요...

손할-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겟다는 거야...? 핏즐은 그런 게 아니야,... 언제 어떤 일루다 드러날지 모르는 거야,... 폭탄을 가슴에 안고 사는 거나 한가지구... 평생 가슴을 조리고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그 짓을 하구 살어,...

자영-할머니,....그런 일은 없을 꺼에요,... 그 사람이 알았다 해도 아니라고 할 꺼예요,... 민주씨 때문에요, 그럴 사람도 아니지만 설사 그런 일이 있다 해두... 그 사람 자격 없어요,... 제 아이예요,...할머니

영준-자영씨 말처럼... 그런 일은 없겠지만 법적으로 해도

손할-(오, 엘) 시끄러 인석아,.. 자식을 가지고 그짓까지 해야겠어...? 난 그런 꼴 못본다... 그러니까 자영아... 제발 우리 그만 하자,...

영준-최악의 경우요, 할머니...

손할-(말하기 지친)

자영-(조용히) 할머니.... 제가 다시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거 안믿었어요,...

그런 일은 제게 없을 줄 알았어요,..그런데.... 인젠 이 행복을 놓치고 싶지가 않아요,... 제가 너무 욕심이 많은 건가요...? 저 행복하고 싶어요, 할머니

손할-....

영준-(속상하다)

자영-할머니... 기다릴께요,... 할머니가 허락해 주실 때까지요....

손할-자영아...

자영-네, 할머니

손할-그렇게는 못한다....

영준-할머니,...

자영-(보다가) 그래도 기다릴래요...

s# 까페

(운규는 커피 민주는 쥬스)

운규-새애기야....

민주-결혼 전부터 상민씨한테 여러번 들었어요,.. 아버님이 그 여자를 예뻐하신다구요.. 그래서 저한테 더 냉정하신 거라구요,...

운규-그거야...

민주-오랫동안 정이 드셨겠죠,.. 그렇지만 저희가 결혼을 한 이상 그 여잘 여전히 만나시면 안되는 거 아닌가요...?

운규-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라.... 그냥... 안된 마음도 있고.... 또 오래 보았던 애라.... 가끔 궁금할 때도 있고 그렇다..... 그거 상민이 하고 아무 상관없는 일이다... 그러니까 제발 상민이 오해하진 마라....

민주-아버님.... 전에 그 머리끈 있잖아요,...

운규-으응

민주-그 여자 주실려고 사신 거 아니예요...?

운규-.....

s# 거리

(달리는 민주의 차안)

민주-(기분이 폭발할 것 같다. 골돌한 생각에 빠져 있다가 휴대폰 꺼낸다. 단축키 누른다)

상민-(휠) 당신이야...?

민주-(분노 누른)지금 올라 와요, 지금 빨리 올라 와요,

상민-(휠) 왜 그래,... 무슨 일이 있어...?

민주-빨리요, 지금 출발하란 말이예요

상민-(휠) 무슨 일이야, 저녁 때나 올라 가게 될 것 같은데 왜 그러냐구,.

민주-(오, 엘) 와서 얘기 해요,.. 당장 올라와서요...(확 끊어버린다)

s# 비서실

(들어오는 민주. 한실장 여비서 일어난다)

민주-(사무실로 들어 간다)

s# 민주 사무실

(민주 들어와서 책상앞에 앉는다. 책상위에 두손을 모아 쥐고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감정을 누르며 앉아 있다)

주인-(소리) 며느님이 둘이신가부죠...? 어제 그 며느님은 아직 결혼 전이고 이 며느님은 결혼 했고..

민주-(미칠 것 같은)

s# 고수부지 (밤)

(영준의 차 안)

영준-..미안해요...

자영-... (영준 본다. 보다가) 아니요, 내가 미안해요....

영준-(자영의 손 잡는다. 자영의 손 내려다 본다)

자영-괜찮아요,.. 기다릴 수 있어요,...우리 기다려요, 할머니가 허락하실 때까지

영준-(훅 긴한숨) 그런데 걱정이 있어요,.. 뭐냐하면....난.... 자영씨를 데리고 한 일년쯤 외국 연수를 갈까 고려중이예요,... 나가서 함께 지내면서 출산을 하고 오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자영-....

영준-할머니가 허락 안하셔도 그렇게 할 수는 있어요,... 그렇지만 할머니 허락 받고 가면 마음도 가볍고 좋을 것 같은데....

자영-(자기도 모르게 눈물 흐른다)

영준-(손으로 눈물 닦아 주며) 왜 그래요,... 얼마든지 가능해요,...

자영-(애써 미소) 너무 고마워도 눈물이 나네요...? 아직 나도 아무 생각을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영준씨가 그런 생각을 해요...?

영준-(자영의 머리 쓸어 넘겨주며) 자영씨를 보호하는게 일일구가 하는 일이예요,.... 우선 기다려요,... 그리고 할머니가 빨리 허락을 안하시면 우리 그렇게 해요,...내가 준비할께요...

자영-....

s# 자영 마당 (밤)

(전경)

s# 안방 (밤)

자영-(할머니 이불 깔며) 할머니 그만 하세요,... 밤엔 안하셨음 좋겠어요..

외조모-(일감 치우며) 걱정 말어, 노는 입에 염불하는 거지 일 삼아 하지도 않어,..

자영-할머니....

외조모-왜...

자영-.... 영준씨가....같이... 일년쯤 외국 나가쟤요,...

외조모-그래서 뭐랬어,...그러자구 했어...?

자영-...그런데... 결혼은 못하고 가게 될지도 몰라요....

외조모-(본다)

자영-..갑장 할머니가 허락 안하실지도 모르니까,...

외조모-... 영준이가 허락 안받아도 그렇게 허겠대...?

자영-...그렇게 얘기 해요....

외조모-영준이가 하자는대로 해,... 갑장이 널 못받아 드린다구 해도 할미 인제 맘 놓고 눈 감어도 되겠어,... 그 녀석이면 맘 놓구 가도 되겠어

자영-싫어요, 할머니 그런 말씀....

외조모-내가 니 생각만 하면 날마다 하늘이 무너져 내려앉는 것 같았어,... 이 노릇을 어떡하나.... 이게 어떻게 세상을 살아 갈래나 눈앞이 캄캄했는데 인제 갈 걱정 안해도 되겠어

자영-할머니가 절 너무 못믿으셨나 봐요... 저 씩씩하게 살 자신 있는데...

외조모-아무리 그래도 혼자 힘겹고 외롭고 .. 생각을 해 봐....

자영-...

외조모-세상에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꾸...

나영-(소리) 할머니

(효) 마루 유리문 소리

외조모-..그래,... 어서 와....

나영-(급하게 들어오며) 다녀왔습니다,... 언니 언니 나 기절 초풍할 일 있다..? 언니도 들으면 기절할 꺼야

자영-또 기절 시킬 일이 있단 말이야...?

나영-어, 잠간만 (컴퓨터 킨다)

외조모-들을 것도 없는 거 같다, 건너 가 쉬어라....

자영-언니 간다...? 나중에 얘기 해

나영-잠간마안- (컴퓨터에 팔려)

s# 기훈방 (밤)

기훈-(자판 두드리며) 이제야 나타나셨군요,. 대학로에서 몇시간을 기다리게 하고 이제야 나타나시다니요,... 실제로 나오지 못했으면 컴퓨터에서라도 빨리 나타났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s# 안방

나영-(자판 두드리며) 미안합니다... 갑자기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내내 병원에 있었어요,... 당분간 누리님을 만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빨리 병원에 가야 되니까 이만 실례... (얼른 화면 빠져 나와버린다)

내가 너에 실체를 알았는데 왜 체팅을 하냐....

(자영 없고)

s# 기훈방 (밤)

기훈-(황당해서) 어어..? 야 나가버리면 어떡해,.. 할 얘기가 많은데 (답답한듯 머리카락을 뿍뿍 긁으며 일어나 나간다)

s# 운규 거실 (밤)

기훈-(나오는데)

(운규 탁자에 앉아 소주 마시고 있다)

기훈-(분위기가 이상한듯 다가가서 기웃하고 운규의 분위기 살핀다)

운규-(맥이 푹 꺽여) 너도 한잔 할래...? 한잔 하고 싶으면 앉아라...

기훈-(앉으며) 하고 싶은 건 아닌데요 왜 그러세요, 무슨 일 있으세요..?

운규-그러면 한잔 따라라 (술잔 내민다)

기훈-(소주병 들어 따라 준다)

운규-(마신다)

기훈-(건성으로) 설마 알까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셔서 그러시는 건 아니죠..?

운규-왜 아냐.. 어른이 어린놈한테 그것도 알까기로 맨날 져 봐라 기분이 어떤가.... 드럽지...

기훈-(한심하다는듯 슬쩍 외면하며 한숨) 알았습니다, 선생님... 내일부터 다 져 드릴 수는 없구요 하루에 한판은 져 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고민하시지 마세요...(일어나려는데)

운규-임마, 어딜 일어나... 앉아 있어...

기훈-(엉거주춤) 고민 해결 해 드렸잖아요,...

운규-임마,.. 내 고민을 니가 알아...? ... 몰라,... 니가 어떻게 아냐, 니가

기훈-다른 고민이라면 제가 해결 해 드릴 수가 없는데요...?

운규-.. 내가 아무래도 사고를 친 거 같다...

기훈-(귀찮은 기분 들며) 저 선생님...

운규-그것도 큰 사고....

s# 민주방 (밤)

(민주 소파에 앉아 부글부글 끓고 있다, 침착할 수가 없는듯 벌떡 일어나 침실쪽으로 걸어간다. 골돌한 생각에 빠진체 화장대 앞에 앉는다)

s# 민주 거실 (밤)

(오여사 소파에 앉아 퀼트 하고 있다)

선주-(들어 온다)

오여사-궁금해 죽겠는데 왜 인제 들어 와,...지금까지 노군 집에 있었어...?

선주-아냐,...친구들 잠간 만났어,...

오여사-노군 집에서 저녁 먹구...?

선주-음,... 이번 주말에 양가 상견례 하재...

오여사-이번 주말...?

선주-음...

오여사-노군 부모님들 별 말씀 없으시구...?

선주-너무 말씀이 없으셔서 숨이 막히는 줄 알았어,...

오여사-너... 정말... 딴 소리 안할 꺼야...?

선주-어...

(효) 이층에서 화장품 쓸어버려 박살나는 소리

오여사-(놀라) 아니 이게 무슨 소리니...?

선주-형부 왔어..?

오여사-(이미 급하게 이층을 향해) 아니야, 안왔어

선주-....

s# 민주방 (밤)

(쫓아 들어 오는 오여사)

(민주 화장대 앞에 앉아 있고 화장품들 바닥에 박살이 나 있다)

오여사-아니 민주야... 왜 그래... 어..? (민주 손 보고 얼른 와서 잡으며) 무슨 일이야...

(민주 손바닥이 유리에 상처가 나서 피가 베어나는)

오여사-(휴지로 손바닥 대주며) 왜 그러니, 왜 그래... 이리 와 (손바닥 누르고 침대로 데려 간다) 민주야 무슨 일이야... 잠간만 누르고 있어 (전화기로 가서 인터폰 누르고) 아줌마 청소 도구들 가지구 빨리 올라 와요

아줌마,... 약상자도 가지구요...

s# 민주 빌라 (밤)

(상민의 차 와서 선다. 상민 차에서 내려 간단한 짐 들고 집으로 올라 간다)

s# 민주방 (밤)

상민-(들어선다. 방안 광경에 굳어진다)

(민주 손에 간단하게 붕대 감고 포도주 마시고 있고)

오여사-(일어난다) 어서 오게,... 왜 이렇게 늦었어....

상민-(민주 본다)

오여사-포도주 조금 마시는 건 괜찮네,... 안정을 못하는 거 같아서 내가 조금만 마시라고 했어,... 오늘 속상한 일이 좀 있었든 거 같으니까 자네가 잘 좀 받아 주게....(나간다)

상민-(겉옷 벗으며) 나두 하루종일 기분이 나빴어,... 어떻게 거두절미 하고 전화를 그렇게 하고 끊을 수가 있어...? 어떻게 전화를 그렇게 해

민주-당신 혹시 그 여자랑 간 거 아니야...?

상민-(얼른 이해가 안가며) 그 여자라니...?

민주-당신 옛사랑....

상민-(순간 열이 확 오르며 뭐라고 말을 못하는 사이에)

민주-당신 아버진 만나는데 당신은 안만나...? 미안해서... 가엾어서... 만날 이유는 얼마든지 있잖아...

상민-빈정거리지 말고 제대로 얘기 해,... 왜 그래,... 무슨 말이야,...말 해 봐 어서...

민주-당신 아버지가 당신 옛날 여자를 계속 만나셨든데 당신두야...? 당신도 만나...? 만나냐구..

상민-뭐...?

민주-오늘 아버님이 다니시는 식당엘 갔드니 어젠 그 여잘 데리고 가시고 오늘은 날 데리고 가신 거였드라구....

상민-(아버지 때문에 미치겟는)

민주-이게 말이 돼요..? 당신 아버지 정말 말이 안되실 때 많지만 어떻게 계속 그 여잘 만날 수가 있어요,... 그렇게 못잊겠으면 우리 결혼 끝까지 허락 안하셨어야지,......하셨잖아, 하셨으면 나에 대한 예의는 있으셔야죠,...

상민-그래, 당신 말이 맞아,.. 그렇지만 아버지가 당신을 애끼는 것도 사실이잖아,.. 당신 보다 그 사람을 더 생각해서 만나신 건 아니야...

민주-내가 당신 과거 여자 때문에 왜 괴로워야 돼..?.. 어째서?... 내가 왜 이런 모욕을 당해야 되냐구.. 당신도 아버님처럼 그 여자가 안됐구 미안하면 우리 헤어져,...헤어져 줄께,..

상민-(오, 엘 성질 오르며 소리친다) 당신 기분 알아,.. 아니까 그만 해...

민주-(같이 소리 지르며) 당신 나한테 큰소리 칠 자격 없어,.. (울음 섞이며) 누가 날 이렇게 만들었는데...

상민-(잦아드는 신음) ...

민주-....

상민-(고뇌스런) 미안해,... 부탁이야.. 오해만 하지 마.... 나 당신 사랑해... 날 믿어 줘....

민주-(포도주 마신다)

상민-(술잔 뺏는다)

민주-(벌떡 일어나 침대로 가버린다. 가서 누워버린다)

상민-(서 있다)

s# 민주 빌라 (다음날)

(전경)

s# 민주 방

(상민 소파 있는 방에서 양복 저고리 입고 책상위에서 가방 챙겨 들고 나간다)

(민주 침대에서 눈감고 있다가 서서히 눈 뜬다)

s# 민주거실

상민-아닙니다, 늦어서 그냥 나가보겠습니다,...

오여사-그럼 쥬스라도 한잔 마시고 가..

상민-나가서 마시겠습니다... (나간다)

오여사-(착잡하다)

s# 민주 빌라 앞

(민주 차와 상민의 차 나란히 서 있고)

상민-(나온다)

박기사-(차에서 내려 절하고 민주 차 뒷문 연다)

상민-내 차 타고 갈테니까 나중에 사장님 모시고 와요 (자기 차로 가서 탄다)

s# 민주 방

(오여사 들어 온다)

민주-(일어나 앉는다)

오여사-괜찮니...? ...이서방 그냥 나갔다,... 어떡할래,... 하루 쉴래...?

민주-아니예요,... 나가야 돼요...

오여사-.... 그럼 내려 와라.... (일어나 나간다)

민주-(꼼짝도 안하고 앉아 있는)

s# 민주 식당

(출근할 옷차림의 민주와 오여사 선주 아침 먹는다)

선주- 엄마 언니한테 얘기 했어...?

오여사-뭐 말이야...

선주-엄만 언니 부부 싸움 하는 건 대단하고 내 결혼은 아무것도 아니야...?

민주-뭔데...?

오여사-어제 노군 집에 갔다 왔는데 주말에 양가 상견례를 하자고 한댄다,

그쪽에선 이번 주에 했으면 하는가봐,...

민주-그렇게 해요...

오여사-그래도 되겠니...?

민주-안될 거 없잖아요,... (선주에게) 시간하고 장소를 정하시라구 해,...

s# 민주 사무실

(민주 들어 오고 뒤따라 한실장 함께 들어 온다)

민주-이사님 방에 계세요...?

한실장-아직....

민주-아직 뭐요..?

한실장-출근 전이신데요..

민주-(보다가) 출근 전이요...? 아,.. 다른 데 들리셨나봐요,... 나가봐요

한실장-(목례하고 나간다)

민주-(심정이 복잡하다)

s# 운규 거실

운규-야- 내가 알았냐...? 그 식당 아줌마가 주책없이 그런 쓸데없는 소릴 할 줄 내가 알았어...? 나두 그냥 무심코 간 거야.... 아무 생각없이....

상민-아버지 저 이혼하기 바라세요...? 민주가 이혼하잡니다,...

운규-아니 내가 만난 거지 니가 무슨 상관이 있다구 이혼을 하재,... 그러지 말구 니가 먼저 부자 인연 끊겠다구 선수를 쳐, 큰소리를 치라구.... 왜 죄없는 니가 이혼을 해

상민-(오, 엘) 아버지

운규-그래... 내 일 저지른 거 알어,... 그런데 말이다.... 내 참.... 내가 자영이 만나는 거 느이 하고 아무 상관이 없는 건데...

상민-(오, 엘) 왜 민주 입장을 생각 안하세요,... 더구나 민주 지금 임신중입니다,... 다른 일도 아니고 어떻게 자영이 일로 마음을 상하게 하실 수가 있냐구요....

운규-... (한숨) 알았다,.... 근데.... 밥 한끼 사 줄 수도 있는 거지....

상민-(오, 엘) 안된다구 했잖아요, 안된다구요,... 자영이 다른 남자 있어요,

자영이한테두 아버지가 이러시는 거 도움 안돼요,... 그 쪽에서 알면 좋겠어요....?

운규-...나두 들었다.... 자영이가 얘기 하드라....

상민-(본다)

s# 디자인실

(자영 일하고 있고)

(효) 휴대폰 울린다

자영-(휴대폰 보고 받는다) 네... 윤자영인데요....?

s# 영준 사무실

영준-토요일 오후 스케쥴을 말 해 봐요...(듣고) 대학 후배가 연극 공연을 한다구 티켓을 보냈길레 물어 보는 거예요... 혹시 연극에 별로 취미가 없을 수도 있잖아요

s# 디자인실

자영-(웃음 띠고) 좋아해요,... 많이 다니진 않지만....그럴께요...(휴대폰 끈다)

주연- 요새 벗꽃이 기가 막히다면서....?

경진-어머, 주연선배 외국에서 오늘 오신 분처럼 왜 그러세요...? 지금 난린데,...

주연- 난 벗꽃이 피는지 지는지도 모르고 사나봐,...

자영-아파트에 벗꽃나무 있잖아

주연-누가 그런 거 말이니...? 진해나 여의도나 그런 데처럼 벗꽃으로 덮힌 거 말이지...?

경진-주말에 또또 데리고 또또 아빠랑 가세요,... 사진두 찍구...

주연-얘... 그 남자가 그런 델 가는 사람이였으면 내가 왜 여태 벗꽃이 피는지 지는지도 모르고 살았겠니.... 차에 사람에 그 정신없는 델 왜 가냐는 사람이다,...

자영-왜 혼자는 못가...? 또또 데리고 혼자 가면 되잖아,...

주연-얘 혼자 가면 얼마나 피곤한지 아니...? 또또 잡으러 다니다가 볼 일 다 본다...?

경진-어으, 관두세요, 관둬.... 아줌마가 되면 다 저러나...? 벗꽃을 보겠다 그 목적을 위해서 그만한 피곤도 투자 안해요...? 아으 평생 그러구 사세요

남편한테 기대서 남편이 아무것도 안해주면 아무것도 못하면서 평생 사시라구요

주연-그러는 넌 아줌마 되면 별 수 있는 줄 알어...? 다 거기서 거기지...

과장-(들어 온다) 무슨 소리야...?

주연-경진이한테 물어 뜯겼어요, 지금....

과장-왜...?

자영-(웃으며) 과장이 좀 심하다....

경진-좀이 아니구 많이요

과장-여자들은 아무튼.... 이번 신제품 런칭 전시회 컨셉 생각 해 봤어...?

주연-난 경진이 때문에 열 받아서 아무 생각도 안나...

경진-(낄낄) 내가 두 사람 몫을 생각할께요

자영-..여자들의 호기심을 컨셉으로 하면 어때요....? 남에 부엌을 훔쳐보는 심리를 주제로 하면... 여자들은 그런 심리가 있거든요.... 남들은 부엌을 어떻게 해 놓고 사나.... 어떤 그릇을 쓰나....궁금해 하는 ...

과장-그거 괜찮겠다.... 공감도가 있겠어....

자영-디스플레이도 커텐을 이용해서 남에 부엌을 슬쩍 엿보는 기분이 들게 하구요...

s# 퀵 사무실

용식-(통화) 지금 여의도세요...? ..오시면서 덕산에서 용두동 들렸다 오세요

상희-(통화 하다가) 실장님 신길동 확인해 주세요, 기사가 안왔대요...

용식-신길동 갔어,... 확인했어...

태영-(들어 온다) 안녕하세요...

영만-(컴퓨터 작업 하다가) 어, 태영이 너...(말 하려는데)

미령-(사이없이 들어오며) 태영아,....

영만-아니다,... 용식아 오더 있으면 태영이 줘서 보내라...

미령-(오, 엘) 아빠,... (얼른 태영이 보고 목소리 조금 낮추며) 아빠 나 태영이랑 할 얘기 있단 말이야아..요....

영만-태영이 빨리 돈 벌어야 할 것 아냐,... 니가 맨날 방해를 하면 돼...?

태영-나중에 얘기 해...

미령-잠간이면 돼... 빨리 나와 봐, (태영이 팔 끈다) 용식이 오빠, 오더 많이 받아 놨다가 태영이 줘어...?

용식-빨리 안가면 독촉이 심해서 안돼...

미령-잠간이면 된다니까...?

영만-태영아 빨리 나갔다 와...

미령-아빠... 고맙습니다....(태영이 끌고 나간다)

영만-(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기분)

s# 퀵 사무실 앞

(영만 나온다. 이것들이 어디 있나 살핀다)

s# 영만 거실

한순-와 예....

영만-확실해,...

한순-머시 말입니꺼

영만-태영이는 우리 미령이를 소 닭보듯 하고 미령이는 태영이한테 해바라기인게 확실하다고....

한순-태영이가 머시 볼 것이 있다고 ... 그냥 친구로 그러는기제.

영만-아니야,....우리한테 존댓말 쓰느라고 고생하는 거 못 봐...? 태영이가 시켜서 그러는 거라잖어...

한순-아이고마 몬산다,...이 노릇을 우얍니꺼...? 태영이보고 미령이가 죽는다케도 받아주지 말라고 하면 안되까예...?

영만-그래도 될까....?

한순-왜 안돼예..

영만-미령이가 가슴 아플가봐 그러지이... 야 이놈아 더럽다 그러구 돌아서면 좋지만 가슴에 멍 들까봐..

한순-그래도 자존심이 있는데

영만-없어,...우리 딸 그런 거 없는 거 같해....

s# 놀이터

미령-(태영의 새끼 손가락에 강제로 반지 끼우며) 안돼 꼭 끼여야 돼,...

너 그 쪽 껏도 빼든가 아니면 내 껏도 꼭 끼여야 돼....됐지...?

태영-(기가 막혀 말이 안나오는)

미령-똑똑히 봐 내 반지가 더 이뻐,....

태영-이 바보야,... 내가 빼버리면 그만인데 왜 쓸데없이 이런 짓을 해,...

이런 게 뭔데....

미령-그런데 왜 그 반지는 왜 끼고 있어.... 그게 뭔데....

태영-(할 말이 없는)

미령-왜 말 못해...? 선주가 준 거 틀림없지...?

태영-그래,.. 선주가 준 거다....

미령-그럴 줄 알았어,... 근데 왜 선주가 준 건 끼고 내가 준 건 안낄려구 그래...?

태영-선주는 인제 못만나니까 그렇구 넌 맨날 보잖아 이렇게....너두 선주처럼 나랑 안만나면 이 반지 끼고 있을께,...

미령-싫어,...

태영-그래야 공평한 거잖아

미령-그래두 싫어,...

태영-(미령을 보는 착잡한 기분)

s# 민주 사무실

민주-(여전히 기분이 안풀린체 수화기 든다)

한실장-(휠) 네 사장님

민주-기획이사님 방에 계세요...?

한실장-(휠) 지금 구내 식당에 계십니다

민주-왜요...?

한실장-(휠) 점심식사를 인제 하시는 것 같습니다

s# 구내식당

(넓은 직원 식당-상민 한쪽에서 식반에 담은 식사를 하고 있다. 직원들 아무도 없다)

민주-(들어 온다)

(주방에서 민주를 보고 직원 나온다

민주-됐어요,.. 일 보세요... (상민에게 간다)

상민-(먹고 있고)

민주-(앞에 앉는다)

상민-....

민주-(물통 집어 상민앞에 놓인 컵에 따라 준다)

상민-(물 따르는 것 보다가 밥 먹는다)

민주-왜 인제 점심을 먹어요...?

상민-아버지한테 다녀 와서 컨설팅 회사랑 이번에 본 부지에 대해 토의를 하다 보니까 늦었어....

민주-....

상민- ...

민주-당신 나한테 화 난 거예요...?

상민-아니야,...

민주-아버님이 뭐라고 하세요....?

상민-..우리 아버지... 당신 사고 방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어,... 잘못된 건 아셔... 항상 별 뜻도 악의도 없이 일을 저지르시는 거 당신도 알잖아,... 그렇게 생각하면 제일 좋을 것 같해...

민주-나 그렇게 너그러운 사람 아닌 거 알잖아요,... 너무 기가 막혔어요,...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로 끝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 거예요,... 과거가 아니구 현실이란 생각이 들었다구요...

상민-절대로 아니야,...

민주-당신을 믿어요,.... 그리구 헤어지자고 한 거 사과할께요,...

상민-(본다)

민주-그리고 토요일날 스키장 내려가는 거 취소해야 돼요,... 선주 결혼이 될려나 봐요...

상민-....

민주-상견례를 하자고 한대요...

s# 호텔 (토요일)

(전경)

s# 특실

(선주와 노군을 뺀 식구들 앉아 있다. 한쪽은 민주네 세식구, 신랑쪽은 팔십세된 할머니 노군 부모 형님 내외 화려하지 않은 품위가 있는 차림)

s# 대학로

(거리 공연을 보며 모처럼 자유스럽게 즐거워 하는 자영과 영준)

s# 대학로

(다른 구경거리 보는 자영과 영준)

s# 대학로

(오픈 까페에서 차 마시는 자영과 영준)

s# 호텔 특실

(차군 형님이 자기쪽 가족을 소개하고 있다)

선주-(탁자 밑으로 휴대폰으로 문자 보내고 있다)

(둔한 노군은 아무것도 모르고)

s# 퀵 사무실 앞

(태영이 오토바이 세운다)

(효) 문자 멧세지 오는 소리

태영-(휴대폰 꺼내 본다. 멧세지 확인)

선주-(소리) 태영아 ..나 곧 약혼날자 잡을 것 같해..... 지금 양가 상견례 하고 있어....

태영-(보다가 휴대폰 확 덮는다)

s# 호텔 특실

노군부-.. 그럼 신부댁에서도 한달 후에 약혼식을 하는 건 찬성이시군요

상민-어머님...괜찮으시겠어요...?

오여사-....예...

선주-.....

노군부-예식은 조촐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약혼 예물도 검소했으면 좋겠구.... 저희는 그렇습니다...

(민주 가족들)

노군부-다행히 선주양이 우리집안은 얼마동안 분가는 안된다든가.... 요즘 세상하고 좀 맞지 않은 가풍도 다 받아 드리겠다고 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오여사-(좀 놀라며 선주 본다)

선주-.....

(민주와 상민도 의외인 기분)

s# 대학로

(공연장 입구 연극을 본 자영과 영준 관객들과 함께 나오고 있다)

(영준 사람들 사이를 빠져 나오며 자영의 손을 잡고 간다)

s# 한식집

(음식 먹는 자영과 영준)

영준-..대학로에서 하루를 보내니까 젊어진 거 같지 않아요...?

자영-재미있었어요,... 연극도 좋았구요...

영준-...피곤하지 않았어요...?

자영-(미소 띠우고 고개 가로 젓는다)

영준-앞으로는 편안한 옷을 입어요... 좁은 치마나 짧은 치마 입지 말구...

편안한 옷으루....

자영-(순간 어색하면서도 감동이 느껴지는)

영준-... 앞으로 점점 더 자영씨한테 잔소리를 많이 하게 될 거 같은데 각오해요...

자영-(미소)

영준-(웃으며) 행복하게 해 준다고 해 놓고 날마다 잔소리만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s# 포장마차 (밤)

(태영 술 마시고 있다)

선주-(소리) 태영아.... 나 곧 약혼날자 잡을 것 같해.... 지금 양가 상견례 하고 있어...

(폭음을 하는 태영)

s# 민주 거실 (밤)

(소파에 둘러 앉은 민주 식구)

상민-처제,.. 저 쪽에서 바라는 날자가 오월 십일이지 우리가 얼마든지 변경 할 수 있어,... 그러니까 잘 생각해 봐...

민주-그래,... 며칠 늦춘다고 큰일 날 건 없어,...아무래도 신부 쪽은 준비할 것도 많고 그러니까

선주-난 상관없어....

오여사-특별한 일 없으면 그 쪽에서 원하는 날 하자.... 결혼식도 아닌데 내일부터라도 예물 준비하고 식장 잡고 하면 급할 건 없어

상민-그럼 그렇게 해...?

선주-네.....

s# 태영방 (밤)

(술 취한 태영 쓰러지듯 방으로 들어 온다 엎어진다)

s# 미장원 (한달후)

(약혼 예복 입고 머리 마무리 하는 선주)

원장-예쁘다 선주씨....

선주-그래요....? (예복에 맞는 핸드백에서 휴대폰 꺼낸다. 비장한 기분으로 휴대폰으로 자기 자신을 찍는다. 태영에게 동영상으로 보낸다)

s# 고수부지

(넋 놓고 앉아 있는 태영)

(효) 휴대폰으로 멧세지 온다

(태영 휴대폰 꺼내 본다)

(선주의 약혼식 차림의 모습이 뜬다)

(태영 본체 가슴이 아프다)

엔딩

호텔 특실,

상견례를 하는 자리에서 민주는 약혼날짜를 잡을 것 같다며 태영에게

문자메시지를 날리고 태영은 괴로운 듯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신다.

영준과 함께 손할머니를 찾아간 자영은 영준과 결혼하고 싶다며

허락해달라고 말하지만 손할머니는 폭탄을 가슴에 안고 사는 거나

한가지라며 완강하게 반대한다. 운규에게 상민의 옛날 여자를 계속

만났다는 말을 들은 민주는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오른다. 상민을

기다리던 민주는 화장대위의 화장품들을 와락 쓸어버려 박살을 내고

민주의 손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진다. 들어서던 상민은 방안 광경에

얼굴이 굳어져 민주를 바라보고 민주는 당신도 혹시 그 여자랑 계속

만나냐며 다그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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