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S1.15
네
[한숨]
[사이렌이 울린다]
(서 형사) 아니, 어떻게 검찰 쪽 사람이냐, 응?
등잔 밑이 어두워도 너무 어두운 거 아니야?
아, 계속 그렇게 같이 다녔으면서 그걸 몰랐냐, 응?
(서 형사)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고 자기들은 폼이란 폼은 다 잡고
[장 형사의 한숨] 회식은 그, 아휴 회식은 그렇게 자주 하더라고
그렇게 자꾸 친해지니까 범인을 못 잡는 거야
(서 형사) 그, 팀장님 말씀이 맞아요 그러니까
사람이 좀 거리를 두고 만나야 돼
[서 형사의 기침]
[문이 달칵 닫힌다]
(팀장) 이야
여기 사람 살던 집 맞아?
[어두운 음악]
(윤 과장) 검사님
(시목) 아, 예
[카메라 셔터음]
(녹음 속 태균) 인정합니다
[은수의 감격에 찬 숨소리]
[카메라 셔터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카메라 셔터음]
[가영의 힘겨운 숨소리]
[가영을 퍽 때린다]
[카메라 셔터음]
[깊은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시목이 의자를 드르륵 끈다]
[긴장되는 음악]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가방을 쓱 잡아끈다]
[지퍼를 직 연다]
(시목) 왜 죽였습니까?
죽여야 되는 놈이니까요
내 손으로
매일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죽일까
어떻게 숨통을 끊어 놔야
그 고통을 알까
무슨 고통?
불에 타는
왜 지옥 불이라고 하는지 아세요?
(윤 과장) 세상 모든 고통 중에 불에 타는 게 가장 고통스럽대요
그걸 그 작은 몸이
여린 살이
새카맣게 탄...
[굉음] [사이렌이 울린다]
덩어리가
돼서 돌아왔습니다
우리 아들
[루미놀을 칙칙 뿌린다] [잔잔한 음악]
(윤 과장) 여섯 살이었습니다
[스위치를 달칵 누른다]
손이 되게 말랑말랑했는데
[의미심장한 효과음]
(팀장) 이야
(윤 과장) 그 손을 잡고 유치원에 데려다줬어요
그날 아침에, 내가 [팀장의 한숨]
내 손으로 차에 태웠습니다
친구들도 다 탄다고, 어서 타라고
(학부모1) 잘 갔다 와
(윤 과장) 잘 갔다 와 친구들하고 싸우지 말고
[휴대전화 진동음]
(윤 과장) 응, 어 지금 출발하고 있어, 응
엄마, 엄마
어, 어
연락할게, 어
어, 영광아
(학부모2) 어, 안녕 [윤 과장의 다급한 신음]
어, 지금 갔어, 어
(윤 과장) 어, 저녁에 내가 데리러 갈게
[하품하며] 알았어
(윤 과장) 저녁에 데리러 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자동차 경적]
[라디오에서 뉴스가 흘러나온다] [윤 과장의 초조한 숨소리]
(라디오 속 앵커) 방금 들어온 속보입니다 오늘 오후 4시 10분경
영종 나들목에서 인천 방면으로 달리던
관광버스의 타이어가 폭발하면서
가드레일에 충돌 후 발생한 화재로 [어두운 음악]
버스에 타고 있던 유치원생들과 지도 교사 등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내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이렌이 울린다]
(윤 과장) 사고가 아니었습니다
[사이렌이 울린다]
사고가 아니야
(윤 과장) 스태빌라이저란 장치가 있어요
차 균형을 잡아주는 건데 그걸 버스 회사가 떼 버렸어요
[윤 과장의 헐떡이는 숨소리] 돈 아끼려고
(윤 과장) 고무 땜질한 재생 타이어
운전기사는 주행 중 핸드폰을 자꾸 봐서
전 직장에서 잘린 사람
하지만 판결은
가드레일 부실시공
가드레일요
가드레일
아닙니다
회사 휴직하고 1년을 매달렸습니다
왜 내 아들이 죽었나
왜 우리 애가
하필 기록이 없어져서 누가 시공했는지도 모른다는
그 가드레일에 받혀서 죽었나
살인죄입니다
살인죄
버스 회사 그 인간들이 다 죽였어요
근데 운전기사만 3년
(윤 과장) 거기 사장
부실 업체인 거 뻔히 알면서 돈 받고 눈감아 준 담당 공무원들
다서여섯 살짜리 아이들 열넷이 죽었는데
(윤 과장) 그 인간들은 감옥에서 1년도 채 안 살고 다 나왔어요
[검사장의 한숨]
뒤를 봐준 사람이 있었습니까?
브로커요
(윤 과장) 고위급 인사에게 사건 축소를 청탁했죠
그리고 그 이전에
원래 영업 정지를 받을 그 버스를
아이들이 소풍 가는 날
그날까지 굴러다닐 수 있게 만든 것도
애초에 그
그 브로커입니다
그 브로커가 박무성입니까?
소원이 하나 있어요
우리 애가
그 순간
죽은 거였으면
[슬픈 음악]
사고가 났을 때
버스가 뒤집혔을 때
그때
불이 번지기 전에
아무 고통을 못 느끼고
그냥 그 자리에서 즉...
즉사한 거였으면
몸이
몸이 불에 탄 거는
[떨리는 숨소리]
그다음이었으면
[울먹이며] 하루도 기도를 안 한 날이 없습니다
단 하루도 잊어본 적이 없어요
[한숨]
(검사장) 어, 그래
잘 왔다, 잘 왔어
산 사람은 살아야지
가슴에 묻고
잊어
[한숨 쉬며] 그래
(시목) 박무성한테 청탁을 받고
사건을 축소시켜 준 고위급 인사가 누굽니까?
여기 검사장요
(윤 과장) 서부지검 검사장
[의미심장한 음악]
2년 전 당시에
배상욱 검사장입니까?
인천지검에 압력을 행사해 줬습니다
범행 동기 인정하셨습니다
살해 경위
[지퍼를 직 닫는다]
[초인종이 울린다]
접니다
[긴장되는 음악]
[무성의 놀란 신음] [윤 과장이 칼로 푹 찌른다]
[무성의 신음]
[윤 과장이 지퍼를 직 닫는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전자 충격기가 지지직거린다]
[장 형사의 힘주는 신음]
[장 형사의 신음]
(윤 과장) 오랜 시간 계획했어요
(무성) 아휴
아, 서비스 센터죠? 텔레비전이 고장 난 거 같아요
어떻게 해야 됩니까?
[쿵 하는 효과음]
[째깍거린다]
[물건들이 우당탕 떨어진다]
[째깍거린다]
[진섭이 주소를 중얼거린다]
[초인종이 울린다]
[잠금장치를 달칵 푼다]
[대문이 탁 열린다] [진섭의 놀란 비명]
(시목) 강진섭은?
[진섭의 다급한 신음]
(윤 과장) 계획에 있었습니다
[진섭의 당황한 신음]
(진섭) 죄송합니다
나도 있었습니까?
예
강진섭의 죽음은?
그건 예상 못 했습니다
이거 전부
혼자 생각해 낸 거라고요?
왜요?
안 되나요?
오랫동안 머릿속에 그리고 또 그렸습니다
그 브로커가 박무성이란 걸 안 순간부터
배상욱 전 검사장은 왜 놔뒀습니까?
[어두운 음악]
(윤 과장) 그 새끼는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국회 의원이 되겠다고...
반드시 법정에 세울 겁니다
자기가 유린한 법 앞에 개처럼 끌려 나와서
사람들 앞에서 낱낱이 까발려지는 꼴
그거 꼭 볼 겁니다
그럼 김가영은 왜 해쳤습니까?
사람들 알라고요
사회 지도층이라는 것들이
사람들 목숨을 대가로 뒤에서 뭘 주고받는지
김가영이 깨어나서 입 열면
그동안 접대받은 남자들 전부 나올 테니까
그 애가 상대한 게 설마
용산서장 하나라고 생각하세요?
(가영) 아저씨
여자들 만나면 돈 깨지는 거 당연하지
[한숨]
아니, 어떻게
교복 입고 사모님 한번 봬 드려요?
김가영은 그 나이에 벌써
박무성하고 다를 게 하나도 없습니다
(윤 과장) 박무성은 돈이
김가영은 몸이 매개체일 뿐이지
(시목) 지금 뭔가 착각하는 거 같은데
브로커 짓을 하든 몸을 매개로 쓰든
윤세원 씨가 그걸 처벌할 권한이 있습니까?
[깊은 한숨]
그럼 권한을 가진 사람들은 대체 뭘 했는데요?
그래서 영은수도 죽인 겁니까?
영 검사님은
내가 아닙니다
[무거운 음악]
영은수 왜 죽였습니까?
난 이제 어떻게 돼도 아무 상관 없어요
시작했을 때 이미 미래 같은 건 버렸으니까
하지만 영 검사님은
내가
내가 아닙니다
[숨을 깊게 내뱉는다]
그 입으론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면서
공항으로 달려갔습니까?
문신 들키고 잡히게 생겼으니까
외국으로 내뺄 생각 한 거 아닙니까?
더 이상 할 말 없습니다
영은수 왜 죽였습니까?
다시 한번 묻습니다
왜 죽였습니까?
그렇게 죽이고 나니까
가슴속이 좀 나아지던가요?
가슴이
텅 비어 있었어요
애가 죽고 나니까
(윤 과장) 근데 거길
공포가 채워 주더라고요
날 보던 눈
죽어가는 몸짓
피
[문을 쿵 두드린다]
아들 부검을 못 했어 저 녀석, 그때
아기 폐에서 검댕이 나올까 봐
(검사장) 타 죽었을까 봐
[어두운 음악]
[달그락거린다]
[부스럭 뒤적인다]
[냄새를 맡는다]
(가영 모) 아까도 이분 차에서 애가 경기를 심하게 해서요
(여진) 경기를 해요?
(윤 과장) 지하 주차장에 숨어있을 때 병실 밖은 처음이라 그랬는지 좀
아...
진작에 알았어야 됐는데
(검사장) 예, 강원철입니다 예, 밤늦게 미안한데
예, 그렇게 됐네요
씁, 저, 그래서 말인데
우리 쪽에서 수색 영장 두 개가 들어갈 겁니다
즉시 발부 부탁해요
배상욱 의원요 [한숨]
네, 전 검사장 그 배상욱 맞고
씁, 또 하나는 관련 업체 압수용이니까
주말인 건 아는데 내일 아침 첫 번째로 처리합시다
네
배상욱 증거 100% 아니면 우리가 물먹어
윤 과장 주장일 뿐입니다
100%가 나올진 해 봐야 알겠죠
뭐, 이 판국에 헛소리했겠어?
(시목) 혹시 아셨습니까?
당시 검사장이 버스 화재 재판에 관련이 있었다는 거
알았으면 두고만 봤겠어?
부장급들도 몰랐던 걸
윤 과장은 어떻게 알았을까요?
내사 전문이잖아
그보다
영은수는 자기 짓 아니란 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숨 쉬며] 모르겠다, 이젠
그렇지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거기까지는
제가
더 조사하겠습니다
오늘은 그만 쉬어
이만도 잘한 거야
검거
축하한다
[문이 달칵 닫힌다]
[한숨]
[무거운 음악]
(TV 속 앵커) 오늘 오후 인천 공항에서 용산구 연쇄 살인범이
격투 끝에 검거되는 장면입니다
용산구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연쇄 살인범은
서부지방검찰청 직원인 것으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윤범) 어, 왔나?
(창준) 예, 다녀왔습니다
[TV가 픽 꺼진다]
[윤범이 숨을 깊게 내뱉는다]
범인, 아는 놈이야?
(창준) 그럼요
그놈도 박무성이한테
원한이 있었나?
글쎄요, 거기까진...
박무성이 그 친구가 욕심이 좀 과했지
네
쥐새끼들은 찾았나?
사무관 둘한테 각각 다른 정보를 흘렸습니다만
어느 쪽도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각각 다른 정보?
네
서로 다른 호텔에
유크레인에서 사람이 올 거라고 해 뒀습니다
실제로 각각의 호텔에 외국인을 묵게 했는데
접촉 시도라든가 어느 쪽도 리액션이 없었습니다
[윤범이 숨을 깊게 내뱉는다]
(윤범) 어, 올라가 봐
(창준) 주무십시오
[TV가 탁 켜진다]
[의미심장한 음악]
하필 공항에서...
우연인가?
[복잡한 숨을 내뱉는다]
[긴장되는 음악]
자는 줄 알았지
우리 마저 하기로 한 얘기 있잖아
[연재가 종이를 쓱 꺼낸다]
수정이한테 다녀와
아무리 자립심이 강해도
아직 엄마 손 필요한 애야
당신이라도 다녀와
전개 참 이상하네
내 재산 뒷조사하더니 이젠 나더러 나가래?
수정이 미국에 없었으면 무슨 핑계 댈 거였어?
나 이제 곧
공직자 재산 공개해야 돼
당신 거뿐 아니라
수정이 부동산, 동산 다
그래서 알아본 거야
그런 거였으면
미리 의논했으면 됐잖아, 거기다
미국은 또 뭐고?
재산 공개 시작되면
당신 한국에 없는 게 나을 거야
또 얼마나 배들 아파하겠어?
잠잠해지면 그때 다시 들어와
딸 얼굴 보는 재미에 나 완전히 잊지 말고, 응?
나 후회 안 해
그날 거기 간 거, 오빠 재판
당신 나보고
거기 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했잖아 난 아니야
(연재) 덕분에 지금
당신 내 앞에 있잖아
후회를 왜 해?
[연재가 종이를 부스럭거린다]
당신 그때
정말 이뻤어
[잔잔한 음악]
그렇게 방청석에 앉아 있는데
얼굴에서 빛이 반짝반짝했어
지금은?
지금?
지금도
[창준의 옅은 한숨]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여진) 네
(시목) 내일 제보 편지 보낸 여고생 좀 만나 볼래요?
만나서?
(시목) 뭐, 언제 어디서 무슨 옷을 입고 만났는지
디테일 알아봐 달라고요?
(여진) 알았어요
집입니까?
[힘주는 신음]
네, 집입니다
오지랖 떨어서 애먼 사람 죽게 한
내 집입니다
(여진) 내가 왜 영 검사 전화를 받았을까요?
나한테 온 것도 아닌데
왜 받아서 여기를 오게 했을까?
(여진) 뭐에 씌었길래
[시목의 한숨]
난 뭐가 씌었던 걸까요?
[울음 섞인 목소리로] 검사님이 왜요?
(시목) 애초에 윤 과장을 팀에 부른 건
저였습니다
(시목) 살인범도 잡고
박무성 스캔들도 캐자는 특임에
살인범을 앉혀 놓은 거예요, 내가 [술을 조르르 따른다]
왜 죽였대요?
우리 지검 전 검사장 중에
배상욱이라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시목) 박무성하고 합작해서
자기 아들 죽은 교통사고를 왜곡시켰대요
[한숨 쉬며] 그렇다고...
자기 자식 때문에 한이 맺혔으면 남의 자식을 귀하게 여겼어야지
본인은 그 모양으로 살았더래도
(시목) 뭐 어떻게 살았는데요?
집이
집을 보니까
이혼도 했더라고요 교통사고 얼마 후에
(시목) 아이가 문제가 있으면
부모는
서로를 미워하게 되죠
(여진) 그럴 때일수록 더 똘똘 뭉쳐야 되는 거 아닌가?
더 보듬어주고
그런 가정도 있겠죠, 어디인가에는
검사님 부모님은요?
[감성적인 음악]
(여진) 머리 수술한 거 왜 말 안 했어요?
뭐, 그게 뭐라고요
(여진) 지금은 안 아파요?
네, 안 아파요
(여진) 됐어요, 그럼
또 아프면 얘기해요, 그때
(여진) [맥없이 웃으며] 하긴
말을 해 줘도 뭐 해 줄 게 없네
[술잔을 탁 내려놓는다]
그래도 말해요
병원에 옮기기라도 하게
(시목) 영은수는
안 죽였답니다
윤 과장님이요?
아니, 무슨 님은 무슨
윤 과장이 그래요, 자기 입으로?
더 봐야 알겠지만
경위님이 그날
영 검사를 그 집으로 부른 거하곤 무관할 수도 있다고요
(시목) 자요
검사님도요
[통화 종료음]
[술잔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하루 되게 기네
[문이 삐걱 닫힌다]
(윤범) 어제도 아무 소리 안 하더니
제가 가고 싶어졌어요 어젯밤에 갑자기
오래 참는다 했다 바람 쐬기 좋아하는 애가
- (연재) 다녀올게요 - (윤범) 그래
(창준) 다녀오겠습니다
내가 할게
됐어 [차 문이 탁 닫힌다]
당신이 직접 가게?
날씨가 좋잖아
[창준과 연재의 옅은 웃음]
(연재) 저 가요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입이 귀에 걸렸어, 그게 뭐라고
아빠는 한 번도 안 해 본 거잖아요
(창준) 다녀오겠습니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자동차 시동음]
[새가 지저귄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연재) 아, 오랜만에 하늘 참 깨끗하다
- (창준) 응 - 이게 우리나라 하늘인데
떠나기 좋은 계절이지
[수납함을 달칵 연다]
뭐야?
(창준) 당신 현금 정도만
당신이 하는 장학 재단에 당분간 옮겨 놓자
내 재단에 800억을 기부하는 거로 되어 있네, 내가?
(창준) 응
거기로 옮겨 놔야 재산 공개 후에 나중에 원상 복구 시키지
재단엔 내가 말해 놓을게
[창준의 힘주는 숨소리]
(창준) 배 안 고파?
- (연재) 아니 - (창준) 뭐 안 먹었잖아
(연재) 괜찮아
(창준) 여보
(창준) 가자 [캐리어를 드르륵 끈다]
[의미심장한 음악]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잘 가
[긴장되는 음악]
[통화 연결음] 예, 사장님
이창준입니다
(창준) 다름이 아니라 전에 그, 공준식 검사 말입니다
예, 1부장으로 있었던
곧 재판에 넘겨질 텐데 귀사 법무 팀으로 가기로 했던 거
어느 누구 입에서도 나와선 안 됩니다
알고 계시죠?
[통화 연결음] 예, 은행장님
쉬시는데 죄송합니다
오늘 좀 뵀으면 하는데
예
한 시간 뒤에 제 방으로 오시죠
(박 순경) 어떻게 진짜 영은수 검사 혈흔만 안 나오죠?
작업복이 피투성이던데
아이, 그날만 다른 거 입었겠지, 쯧
[장 형사의 한숨]
(팀장) 아, 범인이라고 뭐 맨날 같은 거 입어? 쯧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아, 자기도 꿉꿉할 거 아니야
장미 칼 사 간 사람부터 다시 찾읍시다
아, 다 끝난 줄 알았더니 진짜, 쯧
(장 형사) 어?
뭐야?
진짜 윤 과장님이 그랬어요?
진짜지 가짜겠어요? 본인 입으로 시인도 했는데
아, 뭐 물증도 한두 개도 아니고요
(정본) 그럼 영 검사도 진짜 윤 과장님 손에...
(여진) 그건 아니라고 뭐, 본인이 주장은 하는데
(장 형사) 아휴, 아니긴 그게 뭐, 우리...
에이, 빌어먹을, 씨
(장 형사) 들통나니까 사람 죽이고 토끼다 잡힌 주제에, 씨
지나가는 개도 안 믿지, 쯧
(정본) 전 이게요
불과 며칠 전이라는 게 믿어지지가 않아요
(장 형사) 그러니까 이... [어두운 음악]
이 안에 연쇄 살인범이 있었는데
(정본) 그 손에 희생당할 사람도... [장 형사의 한숨]
그걸 왜 그렇게 몰랐을까?
[장 형사의 한숨] 바로 옆에 두고서
[한숨]
이마에 착한 사람, 무서운 사람 써 붙여 놨으면 좋겠어요
(장 형사) 그렇게만 된다면야
그럼 여기도 애매한 사람 꽤 많을걸요?
[노크 소리가 들린다]
(박 순경) 저기
지금 버스 회사 압수 나간다는데요?
(여진) 어
아, 미안하게 오자마자 가셔야겠네요
(정본) 저, 바쁘신데 제가 시간 뺏었죠?
나중에 봬요
- (장 형사) 가요 - (여진) 예, 조심히 가세요
- (정본) 제 폰 - (여진) 아이고
(여진) 가세요
아, 여기도 애매한 사람 많다는 소린 뭔 소리예요?
있습니다, 그런 사람
범인 잡겠다고 먼지 뒤집어쓰고 애쓰는 거 보면 좋은 사람 같은데
또 남한테 몽땅 뒤집어씌우는 거 보면
이건 또 뭔가 싶은 사람
누구 얘기예요?
(여진) 팀장
양심선언하기 전날에 경완이 찾아와서 무릎 꿇었어요
요지는
'나는 잘못이 없다' 그거고
나도 뭐, 그나마 우연히 마주쳤으니까 안 거지
(장 형사) 아이참
사람들 다 거기서 거기예요, 예?
거, 막 죽일 새끼도 아니고 천사도 아니고
그냥 흐르는 대로 사는 거지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흐르기만 하다가
자기도 모르는 곳에 닿아 버리면요?
[잔잔한 음악] (팀장) 압수는 검찰 몫이니까
너무 나서지들 말고
어린 애들 죽이고도 이름 바꿔서 계속 장사하는 것들이니까
버스 회사 놈들은 절대로 봐주지 마, 알겠어?
- (서 형사) 네 - (박 순경) 예
[동재의 옅은 탄성]
(동재) 야, 여기는 어떻게 시간이 멈춘 거 같냐, 어?
(시목) 무슨 일입니까?
등잔 밑이 어두웠던 거냐, 우리?
난 영은수 죽...
(동재) 그렇게 되고 나서 일이 틀어지니까
그 양반이 냅다 도망가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누구 말하는 겁니까?
수석님
그분이 어디 갔는데요?
수석실에 사모님이 찾아왔어
이혼 얘기를 하더라고
그러더니 아무도 모르게 출국 준비까지 하고
이혼에 출국에
(시목) 언제, 어디로요?
그건 나도 몰라
항공 티켓만 얼핏 본 거라
(동재) 뭐, 어쨌든
범인 아니면 된 거 아니야? 어디를 가든 말든
[시목의 한숨]
그래
살인할 위인은 아니지
그냥 와이프 이용해 먹는 속물인 거야
윤 과장
영은수는 자기 짓이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너 그 말 믿는 투로 들린다?
전에 부장님실에서 했던 얘기 기억하십니까?
(시목) 영 장관님이 모함을 당한 건
뭔가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 거
영은수 죽은 당일 파일이 없어졌습니다
[어두운 음악]
영 장관님이 집에 보관하던 한조 관련 파일요
가져간 사람 자체는 영은수로 보이지만
갖고 있다가 죽었다면
갖고 있어서 죽었다면
이윤범 회장 짓인데
한 명 더 있죠
이창준
아이, 어째 그분은 혐의점에서 벗어나질 못하냐?
윤 과장은 더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아무래도 한조 짓일 가능성
배제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제가 전에 보내드렸던 사진 속의 남자... [전화벨이 울린다]
(시목) 잠시만요
황시목입니다
네
아니요, 제가 내려가겠습니다
(동재) 왜 그래?
영 장관님요
영 장관이 왜?
(일재) 아, 왜 범인을 못 만나게 해?
윤 과장이 일체 면회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얼굴만 보겠다는데 그것도 안 돼?
정말 그럴 생각으로만 오신 겁니까?
내가 꼭 물어볼 게 있어서 그래
저도 장관님께 여쭐 게 있습니다
(동재) 저기, 일단 좀 앉으시죠 오시느라 힘드셨을 텐데
[일재의 헛기침]
[일재의 힘주는 숨소리]
(시목) 없어졌다는 게 뭡니까? 정확히 뭐에 관한 거였습니까?
(일재) 그게...
(동재) 여기 있습니다
(일재) 아, 고마우이
이윤범이는
자기 자식들이 어릴 때부터
재산을 매년 조금씩 나누어서
자회사 주식을 매입시켰어
지주 회사로 전환하면 자회사에서 받는 배당은
세금이 면제되는 걸 악용해서 수천억을 탈세했던 거야
한조물류가 상장됐다는 걸 듣고
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어
(동재) 한조물류면
죽은 박무성이 전 재산을 올인한 덴데요
그때 박무성의 존재는 몰랐고
이윤범의 자식들이 얽혀 있다는 건 확실했어
(시목) 만약 장관님께서 그 조사를 강행했다면
이연재 씨는 그럼...
이창준이 안사람?
구속됐겠지, 탈세 혐의로
(일재) 자기 아버지가 했든 본인 스스로 나섰든
(동재) 그럼 수석님 입장에선
장관님을 배신하거나
아니면 자기 아내를 감옥에 보내거나
둘 중 하나뿐이었겠네요?
그러니 울었지, 날 찾아와서
(동재) 예?
[무거운 음악] [창준이 흐느낀다]
(시목) 조사를 멈춰 달라고 했습니까?
(일재) 아무 말 안 했어
아마 그때 이윤범이가 날 몰아내려고
한창 일을 꾸미던 때 같아
(동재) 그럼 다른 여자 문제나 그런 게 아니라
사모님을 구하려고...
여자 문제라니?
아닙니다
[작은 소리로] 아이, 박무성 끝까지 나한테 거짓말했어
살인범이
이윤범하고 닿았을 가능성은?
아직 확인된 바 없습니다
자네도 몰라?
예, 죄송합니다
[한숨]
내 직접 물어봐야겠어
배후가 누군지
살인범한테 직접 물어봐야겠어
만나게 해 줘
(일재) [떨리는 목소리로] 어떤 놈이
우리 은수를...
[시목의 한숨]
(동재) 장관님
황시목이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에서 제일 믿을 수 있는 검사요
황시목이 다 밝혀낼 거니까요 믿어주시고
오늘은 저랑 가시죠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동재) 10년을 넘게 밑에 있었는데
전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이창준이라는 사람을
예전에 비해서 많이 변하긴 했죠
미안하네
예?
어깨
(일재) 나가, 이놈아!
[일재의 힘주는 신음]
지금 제 어깨가 대수입니까?
그렇게 맨날 남 생각 다 해 주시니까
이 회장 같은 늑대...
없어진 파일은 어떻게 생겼어요?
연수원에서 쓰던 거
[의미심장한 음악]
연수원 마크가 있겠네요?
[동재의 다급한 숨소리]
(동재) 연수원 마크
연수원 마크
연수원 마크
[노트북 전원음]
[다급한 숨소리]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오류음]
[오류음]
[초조한 숨을 내뱉는다]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오류음]
[오류음]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동재의 난처한 숨소리]
(창준) 쉬는 날인데 나왔네?
[어색하게 웃는다]
(동재) 아, 수석님은 어쩐 일로...
(창준) 집에 가
아, 아닙니다
수석님께서 나오셨는데 제가 어떻게...
퇴근해
예, 그럼
[숨을 깊게 내뱉는다]
왜 아무 말도 안 하지?
정통으로 들켰는데
(은행장) 수석님 계십니까?
(동재) 저, 누구신지... [문이 달칵 열린다]
- (창준) 들어가시죠 - (은행장) 예
저, 수석님, 차라도...
(창준) 지금 갖다 줘
다시 들어올 필요 없어
[문이 달칵 닫힌다]
[어두운 음악]
장학 재단?
[한숨 쉬며] 쯧
은행 매각 협상을 준비해 주셨으면 합니다
벌써요?
(창준) 네, 뜸 들일 거 있습니까?
홍콩에서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한 거로
우리 행장님께서 홍보 잘해 주셨으니까
이제 뭐, 주가 오를 일만 남았지 않습니까?
[멋쩍게 웃으며] 예, 그렇죠
이 상태에서 저희가 투자금을 회수하면
주가 폭락할 거고
개미 투자자들 우는소리 하면
외부에서 곧바로 간섭 들어옵니다
(창준) 그 전에 빨리 매각을 했으면 하는데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이
(은행장) 어떤...
매각 대금이 곧바로 저희 장인어른께 들어오면
추적을 받지 않을까 해서요
해서 그걸 좀 돌리고 싶은데
씁, 저희 대주주가
이윤범 회장님에서 이성재 사장님으로 바뀐 거
모르십니까?
[긴장되는 음악] 제 처남요?
아, 처남으로 명의가 바뀌었던가요?
(은행장) 예
그럼 은행이 JR 홀딩스로 넘어가면 그 수익금은...
이성재 사장님한테 갑니다
그게 스위스 계좌니까
계좌 추적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 그렇군요
(은행장) 예
[은행장의 어색한 웃음]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창준) 예, 접니다
방금 이연재 이사장이 사인한 카피 보냈으니까
받는 대로 바로 처리해요
이사장이 자의로 본인 자산을 넘긴 겁니다
그 점 확실히 하고
예, 그럼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예, 배 의원님, 오랜만입니다
들으셨군요
예, 세풍운수 한창 압수 중일 겁니다
후암동 사건 불똥이
결국 의원님한테까지 튀네요
지금 저한테
체면 세우실 때가 아니실 텐데요
범인이 이미 다 불지 않았겠습니까?
의원님 이름 나오는 건 시간문제고요
예, 그렇게 나오셔야죠
제가 해 드릴 게 있을 겁니다
예, 내일 뵙죠
[휴대전화 조작음]
[리모컨 조작음]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
[창준이 리모컨을 탁 내려놓는다]
[긴장되는 음악] (은행장) 매각을 서두르는 게
회장님 의중이신가 했는데
대주주 바뀐 것도 모르고 좀 이상해서요
알았습니다
다시 연락드리죠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 중입니다
(윤범) 무슨 짓을 하는 게지?
내 이름까지 팔아서
[통화 연결음]
(윤범) 지금 회사로 와
(계장) 다녀왔습니다
(시목) 죄송합니다, 쉬시는데 부탁드려서
(계장) 아유, 별말씀을요
아유, 마음이 뒤숭숭해서 뭐, 쉬어도 쉬는 게 아니네요
저, 여기요
공항이 워낙 넓고 카메라도 많아서요 [시목이 지퍼를 직 연다]
그, 담당하시는 분들이 윤 과장 나온 부분만
따로 뽑아서 밤새 편집했다네요
아, 그리고 거, 뭐냐
윤 과장 통화 기록은 건건이 조사해 봤는데
그, 특임에서 조사하느라고 통화한 거 외엔 없어요 [USB 연결음]
평소에 사람들하고 전화도 한 통 안 하고 살았나 봐요
그, 차명 폰이나 대포 폰 있는지 확인해 주십시오
(계장) 예
[마우스 클릭음]
[어두운 음악]
(계장) 아, 요, 요, 그...
여기 있네요, 윤 과장
응? 그새 없어졌네?
(시목) 오른쪽 아래요
(계장) 아, 예, 그러네요
몇 층인가?
3층 올라갔네요, 그렇죠?
국제선 출국장
[마우스 클릭음]
(계장) 자기 쫓아오는 거 알았나?
되게 경계하는데요?
(계장) 어디 갈지 생각하는 건가?
아이, 급히 내빼느라 표도 안 끊고
그냥 무작정 공항부터 갔나 봐요
어어?
그냥 가네요?
[계장이 의아한 숨을 들이켠다]
왜 바로 안 떠날까?
(계장) 일분일초가 급할 텐데
어어?
아, 티케팅 하는 데로 도로 가는데요?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계장) 왜 저렇게 두리번거리지?
저럴 시간에 나 같으면 잽싸게 튀겠다
(시목) 찾는 겁니다
경계하는 게 아니라
(계장) 예? 누굴요?
(시목) 지금 누군가를 찾고 있는 건데
[계장의 놀란 숨소리]
공범
만나기로 했나?
(윤 과장) 난 이제 어떻게 돼도 아무 상관 없어요
시작했을 때 이미 미래 같은 건 버렸으니까
하지만 영 검사님은
내가 아닙니다
그 입으론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면서
공항으로 달려갔습니까?
문신 들키고 잡히게 생겼으니까
외국으로 내뺄 생각 한 거 아닙니까?
더 이상 할 말 없습니다
[시목이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조사실로 윤 과장 오라고 해 주십시오
(계장) 예
[어두운 음악]
(시목) 성문일보에 제보한 편지 어떻게 보낸 겁니까?
(윤 과장) 지나가는 여학생한테 부탁했습니다
(여진) 여고생 만났는데요
(시목) 어디에서 뭐라고 하면서 부탁했습니까?
(여진) 신촌 골목이었고
신촌 근처에서
성문일보에 편지를 부쳐 달라고 했습니다
(여진) 남자가 말한 대로 우체국에 가서 편지를 부쳤대요
(시목) 그 여학생은 무슨 옷을 입고 있었습니까?
(여진) 교복을 입고 있었으니까
자기가 학생인 걸 남자도 알았을 거래요
(윤 과장) 교복요
(시목) 무슨 색 교복?
(여진) 갈색요
(윤 과장) 갈색
성문일보에 제보했다고요? 윤세원 씨가?
(윤 과장) 다 알고 물으신 거잖아요
그럼 그 많은 언론사 중에 하필 성문을 골라서
제보한 이유가 뭡니까?
성문에 제보한 이유
검사님이 성문에 마츠야마 정보를 넘긴 거랑 같은 이유요
성문 사장이라면 대서특필해 줄 테니까
성문 사장이 그렇게 나올지 어떻게 알았습니까?
7년 동안 내사를 담당했습니다
그 정도는 알고 있어야죠
내사 담당이라 당사자들 외엔 모를 것도 알고
(시목) 배상욱 검사장이 재판에 관여했다는 것도 안다고요?
여기 사람들 아무도 몰랐던 걸?
내사가 그런 거니까요
그런 게 어떤 건지나 들어 봅시다
배상욱 전 검사장이 인천지검 압박한 거
어떻게 알았습니까?
1년 넘게 매달려서 알아낸 거라...
그러니까 1년 동안 뭘 어떻게 매달려서 알아낸 건지 구체적으로
검사장이 대놓고 움직였을 리도 없고
(시목) 그 압박을 받은 사람들이
윤세원 씨한테 털어놨을 리도 없는데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시목) 으음
본인이 알아낸 게 아니면
누군가가 알려준 겁니까?
너 지금 공범 감싸 주느라 애쓰고 있네?
[의미심장한 음악]
공항에 공범 만나러 간 거지?
(시목) 만나서 같이 튀려고
그래서 그렇게 애타게 찾아다닌 거야?
보니까 엄마 찾는 어린애보다 더 간절하던데?
근데 그놈이 먼저 가 버렸어?
표는 그놈이 갖고 있었고
그놈이 죽였어, 영은수
그러니까 네가 지금 아니라고 주장하는 거고
둘이 합작했어 그래 봤자 배신당했지만
너 놔두고 먼저 튀었잖아
아니면 아직 여기 있나?
(시목) 아...
그래서 지금 감싸 주는 거구나?
둘이 형제 같은 사이라서, 어?
네가 공항에서 찾은 건
공범이 아니야
넌 국제선 출국장으로 곧장 갔어 네 여권까지 챙겨서
(시목) 그런데도 출국엔 아무 관심이 없었지
범행을 저지르고 이 나라를 뜨는 게 목적이었다면
일단 아무 노선이나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게 맞아
그런데 계속 누군가를 찾고 있었단 말이야
그 만나기로 한 사람이 공범이었다면 전화를 했거나
(시목) 만날 약속을 미리 했겠지 여기저기 헤맬 필요 없이
공범 같은 거 없습니다 나 혼자 했어요
네가 체포되던 그날 그 시각에 공항에 누군가 또 있었던 거야
넌 그놈 잡으러 간 거고 도망치려고가 아니라
출국장 입구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그제서야 티켓을 끊으려고 한 것도
이미 그놈이 안으로 들어갔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들어가서 그놈 잡으려고
누구야, 그 새끼?
더 이상 할 말 없습니다
[탁자를 쾅 내리치며] 누구야, 그 새끼!
[긴장되는 음악]
미래도 버리고 앞으로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사람
공항까지 달려가게 만든 놈 누구야?
[한숨]
기분이 어땠을까?
(시목) 죽어 있는 영은수 옆에
네가 즐겨 쓰던 장미 무늬 칼이 놓여져 있을 때
누군가 영은수 죽이고 네 흉내 내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너 엿 먹이고 너 병신 만들려고 연쇄의 일환인 척
계략을 꾸민 걸 알았을 때
잡아야지
어떤 새끼인지 눈에 불을 켜고 잡으려고 했을 거야, 왜?
(시목) 넌 이유 없이 사람 죽이는 사이코하고
스스로 다르다고 여기니까
죄지은 사람들 전부 죽여도 된다는 과대망상
그 사이코 새끼들보다 더한 새끼니까
내사과라서 범인도 금방 알아낸 거지? 그렇지?
(시목) 봐
이놈이 범인이야
넌 이놈 잡으러 간 거고
할 말 없습니다
왜 감싸 주는 건데?
도망치다가 잡혔다는 비난까지 들어 가면서
왜 이 새끼 감싸 주느라 입 닥치고 가만히 있어?
네가 여기서 이렇게 시간 낭비하는 사이에
[탁자를 탁탁 치며] 이 새끼 더 멀리 도망가고 있어
할 말 없어요
변호사 필요 없으니까 묵비권 행사하겠습니다
(시목) 윤 과장님
이유가 있겠죠?
지금 말 못 하는 이유가
내가 찾아내겠습니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윤범) 법복 걸치다가 남 받쳐 주려니까 많이 힘들겠어
(동재) 아닙니다 똑같은 공무원인데요, 뭐
옛 직장에 미련이 아직 많은 거 같던데
저, 회장님 무슨 말씀이신지...
자네가 흘렸지?
마츠야마
[의미심장한 음악] 마츠...
아, 그, TV에 나오던 거 말씀하시는 겁니까?
(동재) 회장님
저 과대평가해 주시는 건 감사드리는데요
제가 흘리고 싶어도 아는 게 있어야 흘리죠
저 TV에서 떠들기 전까진 새까맣게 몰랐습니다
(윤범) 차 들어
(동재) 예
(윤범) 오늘 수석실에 은행장 왔었드나?
(동재) 아... [휴대전화 진동음]
죄송합니다
[동재의 멋쩍은 웃음]
저, 손님이 한 분 오셨는데요
전 모르는 얼굴이라...
은행장이셨습니까?
다른 사람은?
다른 일이 있었거나
아, 손님 오시자마자 수석님께서 바로 심부름을 보내서
저 다른 일은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무슨 심부름?
장학 재단에 편지를 한 장 보내라고...
(동재) 근데 거기 가서 보니까
사모님께서 하시던 데더라고요
[긴장되는 음악]
[윤범의 한숨]
[동재가 숨을 후 내뱉는다]
[인터폰이 울린다]
(비서) 예, 회장님
(윤범) 청솔 장학 재단 문 이사 전화 연결해
(비서) 알겠습니다
[전화벨이 울린다]
어, 문 이사
내 물을 게 있는데
오늘 내 사위가 그쪽에 뭘 보냈나?
돈을 옮기다니?
누구 마음대로!
[수화기를 탁 내려놓는다]
(동재) 아, 전화 거는 타이밍하고는 회장님하고 있는...
(시목) 전에 제가 보내드린 사진 기억하시죠?
저희 집에 침입했다고 한 남자요
어, 기억하지, 왜?
(시목) 혹시 이윤범이나 이창준 주변 사람 아닙니까?
야, 내가 사진만 보고 어떻게 알아?
얼굴도 제대로 안 나왔는데
전에 3부장님실에서 모였을 때 이윤범 비서 언급한 적 있죠?
(동재) 우 실장?
사진 속의 남자 우 실장일 가능성 있습니까?
(동재) 우 실장이 너희 집에 들어갔다고?
왜?
(시목) 아파트에 침입했던 시점이
무기 수입을 저지시킨 직후였습니다
그때 얼굴 본 영은수는 살해당했고 한조 관련 파일까지 없어졌어요
잠깐만
[긴장되는 음악]
[옅은 한숨]
야, 영은수가 이 남자를 봤다고?
(시목) 네
이게 우연인가?
(시목) 뭐가요? 왜요?
이 남자 우 실장 맞는 거 같아 우병준 실장, 근데
지금 회장실에 없어
(시목) 방금 이윤범 만났다고 하셨죠?
그런데 우 실장이 지금 없다는 겁니까?
없어
(동재) 이 회장 옆에 없는 거 처음 봤어 완전 그림자였는데
야, 황시목
이게 정말 우연이야?
[의미심장한 효과음]
어제 출국자 명단에서 우병준이라는 사람 있는지
확인해 주십시오
(계장) 우병준...
(시목) 우병준을 아는 사람
[사진이 톡 떨어진다]
(시목) 성문 사장의 질투심을 아는 사람
[사진이 톡 떨어진다]
[사진이 톡 떨어진다]
(시목) 배상욱 검사장이 교통사고 재판에
압력을 행사한 걸 알 수 있는 사람
어제 낮에 우 실장이 출국한다는 걸 알았던 사람
(시목) 윤 과장을 움직여서
우 실장을 쫓게 만들 사람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
[긴장되는 음악]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박 사장이 아직 안 왔나?
차장님
[윤 과장의 힘주는 신음]
개 한 마리 죽여 봤자
도살업자밖에 더 될까?
꼭 피를 봐야겠다면
내 얘기 먼저 들어보는 게 어때?
[휴대전화 진동음]
(계장) 검사님!
우병준이라는 사람 어제 출국자 명단에 있다는데요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감성적인 음악] (창준) 아버님도 솔직해지시죠
(윤범) 이창준이 당장 내 앞에 데려와!
(검사장) 완전히 쳐서 압살을 시키느냐 섣불리 건드렸다가 우리가 죽느냐
(윤범) 언론부터 잡아 기자들 소설 쓰기 전에
(연재)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니?
(창준) 후회돼, 그 딱 한 가지가
(연재) 넌 평생 후회하게 될 거야 우릴 건드린 걸 가슴 치면서
(시목) 그 '우리'가 누굽니까?
살인범 잡으러 갑시다 [장 형사가 손가락을 딱 튕긴다]
(시목) 인터폴에 적색 수배 요청하십시오
제 얘기를 하고 계셨습니까?
(창준) 생각을 하고 있었지
황 검사님?
.비밀의 숲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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