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S1.8
"본 드라마의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모두 실제와 관계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긴장되는 음악] (창준) 본청은 금일 10시를 기해
검사의 범죄 혐의와 비리에 대해
외부의 개입 없이 철저히 수사하고자
직급에 상관없이 지검 전체를 대상으로 수사를 할
특임 검사를 도입한다
특임 검사는
(창준) 3부 검찰관 황시목이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검사들이 웅성거린다]
(창준) 더불어 내 지휘를 받은 기관이
연이은 사건 사고와 추문의 근원지가 된 데 책임을 통감하고
나 이창준은
검사장직에서 사임한다
[검사들이 웅성거린다]
(창준) 나는 서부지검이지만
서부지검은 내가 아니다
내 뒤에도 여러분은 결코 흔들림 없이
(창준) 수사와 공판에서 국민 여러분께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업무에 철저해야 할 것이다
(부장) 지검장 취임식도 안 했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그 자리가 그리 쉽습니까?
(부장) 책임을 지려면 온전히 그 자리에서 지십시오
사과를 해도!
맡은 자리에서 하십시오
오고 싶다고 오고 가고 싶다고 가는
그런 자리였습니까, 우리 지검이?
(시목) 특임의 공식 수사 권한은
지금부터입니까?
[긴장되는 음악]
[문이 탁 닫힌다]
(창준) 공식 활동은 임명장을 받으면서지만, 맞아
실무는 지금부터
(창준) 특임 사무실은 중앙지검에 갖춰질 거야
수사 팀부터 편성해
[주머니를 부스럭 뒤적인다]
서동재 검사
(시목) 재산 보유 내역이 필요합니다
증거 인멸을 막기 위해서 바로 영장 들어가겠습니다
또 없나?
[창준이 발을 탁 구른다]
기다렸단 듯이 파헤치고 후려칠 사람, 또 없어?
아직은요
임명장은 총장님 스케줄에 따를 거야
네 [문이 탁 닫힌다]
(은수) 선배님
당장 시작이라죠? 어떡해요, 바쁘셔서
전 뭐부터 할까요?
(시목) 하지 마
(은수) 네
[의미심장한 음악]
[서랍을 드르륵 연다]
[서랍을 탁 닫는다]
[문을 달칵 연다]
(실무관1) 어머, 왜 이러세요? [계장1의 당황한 신음]
- (시목) 시작하세요 - (직원1) 네
[노크 소리가 들린다]
(실무관1) 검사님! 서 검사님!
[실무관1의 한숨] [열쇠가 잘그락거린다]
죽고 싶어?
누굴 상대로 수작질이야?
[직원들이 물건들을 뒤적거린다]
(동재) 뭘 봐
[부장의 한숨]
(부장)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회피할 생각부터 하다니, 씨
서동재 방 털리더라
벌써?
[한숨 쉬며] 총장이 황시목을 알까?
아, 어떻게 특임에 앉혔지?
[한숨 쉬며] 알 리가 있나
(부장) 추천받았겠지
(1부장) 추천이야 검사장이 하는 건데
아, 수습은 못 할망정
얼마나 발칵 뒤집어 놓으려고 걔를 임명해?
그러니까 자기는 발랐잖아
'너희들끼리 잘해 봐라 나는 간다', 응?
[어두운 음악] [한숨]
[한숨]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창준) 내 지휘를 받은 기관이
연이은 사건 사고와 추문의 근원지가 된 데 책임을 통감하고
나 이창준은
검사장직에서 사임한다
[키보드를 힘주어 두드린다]
[문을 철컥 잠근다]
[문이 달칵 닫힌다]
안에 계세요?
- (직원1) 계세요? - (직원2) 계세요?
[변기 물이 쏴 내려간다]
[직원1의 한숨]
밥 먹고 할 일들이 그렇게도 없어요?
[동재가 흥얼거린다]
[변기 뚜껑을 탁 닫는다]
[물이 조르르 흐른다]
(실무관2) 챙겼고, 챙겼고
씁, 뭐 빠진 거 없겠지?
특임은 처음이라 뭘 더 챙겨야 될지 모르겠네
[계장2의 다급한 숨소리]
(실무관2) 뭐야, 왜 저래, 뭐야?
계장님!
(계장2) [노크하며] 검사님!
뭐야, 또?
[전화벨이 울린다]
[목을 가다듬는다]
네, 황시목 검사실입니다
(실무관2) 네, 감사합니다
(실무관2) 검사님, 중앙지검에서 준비 다 됐다고요
[계장2가 박스를 탁 내려놓는다]
- 가시죠 - (계장2) 네
- (실무관2) 네 - (계장2) 옷 좀
[트렁크 작동음]
[시목이 박스를 툭 내려놓는다] [계장2의 힘주는 신음]
[시목이 박스를 부스럭거린다] [시목의 힘주는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어두운 음악]
(2부장) 해 보자, 묻고 싶은 거 있으면 언제든 물어라
[트렁크 작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의미심장한 음악]
(민우) 저희 대신 밤새워 주세요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차 문을 달칵 연다]
[우균의 탄식] [노크 소리가 들린다]
서장님, 검찰에서 요청 명단이 왔는데요
뭘 또 요청을 해?
[우균의 한숨]
파견 수사관?
뭐야
얘도 파견해 달래?
그러게요
씁, 그쪽에서 어떻게 아는지 불러서 한번 물어볼까요?
[우균의 한숨]
아니야
흔쾌히 협조한다고 해
아, 예
예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계장2) 일착이시네요?
- 오셨어요? - (계장2) 예
- (윤 과장) 어... - (계장2) 아, 괜찮습니다
[계장2의 힘주는 숨소리]
(장 형사) 경위님, 여기네요, 여기
(여진) 안녕하세요 [함께 어색하게 웃는다]
(장 형사) 저기, 서울시 용산경찰서 강력반 장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시목) 저, 소개는 다 오면 하죠
(계장2) [웃으며] 아, 누가 더 오시려나?
(정본) 황시목 검사님!
[정본이 캐리어를 드르르 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계장2) 아, 깜짝이야
(여진) 왜 그래?
(시목) 저, 다 오신 거 같으니까 통성명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전 황시목입니다
(시목) 그리고 김호섭 수사관님
반갑습니다
2년째 검사님 모시고 있습니다
[박수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동재) 아휴
계장님 얼마나 고생하시는지 아니까 드리는 거예요 [봉투가 부스럭댄다]
최영 실무관님
잘 부탁드립니다
서부지검 사건과 윤세원 과장님
처음 뵙습니다
(시목 모) 네 직장 사람이라면서 그이 회사로 찾아왔다는데?
수술 얘기도 알고 있고
너 그 얘기를 여기저기 하고 다녔니?
어... 김정본 님
김정본?
전 오랫동안 사무장으로 일했고
암튼 불러 주셔서 영광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시목) 이상하게 재판 이후로 계속 나타나서요
우연치곤 너무 절묘하게
경위님이 좀 알아봐 주실 수 있을까요?
(시목)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두라고 했으니까
용산서 강력반 한여진 경위님
네, 좋은 성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목) 같은 소속의 장건 형사님
아, 예, 저기, 발바닥에 땀 나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이, 왜...
[휴대전화 종료음]
[함께 휴대전화를 종료한다]
(시목) 이 '스폰서 검사'라는 말이 언제 처음 대중화됐을까요?
부산의 어떤 사업가가
(윤 과장) 자기한테 뇌물 받은 검사 백 명 정도를
직접 고발한 때로 기억하는데요
(시목) 네, 그럼 그때하고 지금 우리 케이스가
확연하게 다른 점은요?
(여진) 그때는 뇌물 제공자가 멀쩡히 살아있었고요
우리는 박무성이 죽었고요
네, 맞습니다
(시목) 그땐 뇌물을 준 당사자가
직접 백여 명을 고발했는데도 [어두운 음악]
결과는 형사 권고 단 한 명으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핵심 인물인 박무성도 없습니다
(시목) 그래서 이 특임이 다 헛일이겠다 싶으신 분은
지금 나가셔도 됩니다
[시목이 상자를 부스럭 뒤진다]
2013년 당시 상화건설 대표인 박무성의 음주 뺑소니 사건을
무혐의 처리해 준 서동재 검사입니다
(시목) 이 사람이
시작점입니다
(계장1) 아니, 내 말은요 김 기자님, 예?
우리가 그날 낮에
박경완이를 조사할 때부터 있었다니까요, 멍이, 예
아, 그래 가지고 내가 당장 경찰에 물어봤더니
[헛웃음 치며] 걔가 체포될 때 별 난리를 다 쳤었대
아, 내 말이!
수갑 안 차려고 발광하고, 반항하고, 어?
아, 근데 그걸 가지고
하루나 지나 가지고
[격분하며] 경찰한테 맞았다고 그렇게 발표를 해 버리니까
황당하더라고, 내가, 예, 내가
(계장1) 그러니까 그게 거짓말인 거지, 예
아, 그게 진짜로 고문당한 거면
(계장1) 날짜를 왜 바꿨겠어요? 어
- (계장1) 참... - (실무관1) 검사님
(실무관1) 검사님 구속 영장 기각됐대요
[문이 달칵 닫힌다]
(계장1) 예, 예, 예
그렇죠, 예
[안도의 한숨] 아, 그게 팩트라니까
[손가락을 탁탁 튕긴다]
[동재가 목을 가다듬는다]
아, 여보세요?
아, 내가 옆에서 우리 계장이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아, 나요?
나 서동재 검사
(팀장) 아, 저한테도 일언반구 없었고요
서 검사 측에서 일방적으로 제보를 한 모양입니다
아, 당연히 우리하고, 어? 상의를 해야 할 걸, 쯧
우리가 빡돌아서 같이 죽잘까 봐 선수 친 거야
(우균) 이 판국에 자기가 전화기 빼돌린 것까지 들통나면
아주 쫑 나는 거니까
협상 카드 내밀어 봤자 내가 안 받아줄 게 뻔하고
[헛웃음 치며] 하여튼 그 자식
(팀장) 아니, 사실 그게 우리한텐 유일한 탈출구인데
아, 굳이 마다할 이유도 없구먼 왜요?
특임 시작되면 제일 먼저 쇠고랑 찰 거야, 서동재
(팀장) 아, 그렇다고 마냥 반박할 수만도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어두운 음악] [한숨]
걘 안 엮이는 게 좋은데...
[동재의 거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서류를 부스럭 뒤적인다]
(시목) 경위님
마포서고요
(시목) 박무성 뺑소니 담당했던 곳이고요
(여진) 네
[카메라 셔터음]
(시목) 그리고 여기는 박무성이 단골로 가던 접대 장소입니다
(장 형사) 예
[카메라 셔터음]
(시목) 김태균이라고 박무성 자금 배달책입니다
[태균의 다급한 신음]
[태균의 힘주는 신음]
[카메라 셔터음]
(정본) 나는 뭐 해요?
내일 기자 회견 때 발표할 성명서 준비하면 됩니다
성명서를 내가요?
그럼 혹시 대변인? 내가?
(계장2) 아, 검사님
서 검사 사전 구속 기각됐는데요?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의 여지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정본) 아유, 맨날 저 소리
(윤 과장) 컨트롤 C, 컨트롤 V
박무성 계좌 내역입니다
(시목) 4년 치
(계장2) 어이쿠, 4년
(시목) 자, 고생들 하십시오
(함께) 네
(장 형사) 나가겠습니다
- (여진) 나가겠습니다 - (계장2) 예
[노크 소리가 들린다]
검사장님
(창준) 수고들 많아요
(장 형사) 용산서 강력반의 장건입니다
저기, 인사드리겠습니다
아, 예
[창준의 옅은 웃음] (장 형사) 예
한여진입니다
(창준) 음, 얘기 들었어요
네, 좋은 말씀이었길 바랍니다
(정본) 김정본입니다 만나 봬서 영광이에요, 검사장님
(창준) 김정본?
(창준) 박경완 고문 수사를 발표한 시민운동가
[창준의 한숨]
그 밥에 그 나물일 줄 알았는데
(창준) 공정성에 있어선 누구도 반기 못 들겠어
신의 한 수야
(정본) 아, 그래서 내가 대변인이구나?
[멋쩍게 웃으며] 얼굴마담
[계장2가 당황한 숨을 들이켠다]
[피식]
(창준) 총장님
네
(창준) 셔츠 내리고
(시목) 아...
[소매를 쓱 내린다]
[긴장되는 음악]
(계장2) 다녀오세요
(실무관2) 잘 다녀오세요, 파이팅
[문이 달칵 닫힌다]
[서류를 툭 내려놓는다]
(계장2) 우리 검사님이랑 아는 사이였어요?
(정본) 아, 이놈의 입, 가만있을걸
(여진) 우리도 갑시다
- (장 형사) 다녀오겠습니다 - 갈게요
- (실무관2) 다녀오세요 - (윤 과장) 다녀오겠습니다
- (계장2) 예 - (실무관2) 다녀오세요
[휴대전화 진동음]
(장 형사) 경위님, 경위님 알았죠? 김정본, 예?
우리 물먹인 그 새끼
(정본) 내가 지금 갈게요, 경완 씨
네, 일단 아무 말 말아요
(여진) 무슨 일 있어요?
(정본) 경완인데, 고문당한 게 자작극이라고 했대요
우리가요?
용산서에서?
[장 형사의 한숨] 거짓말쟁이로 몰렸나 봐요 경완이, 지금
(정본) 전 이쪽부터 좀...
언짢은 거 이해해요 미안하게 됐습니다
(장 형사) 아니, 나...
(정본) 네, 경완 씨
아니, 나는 그냥 내가...
(정본) 지금 바로 가요
우리가 물먹은 거 같아요 아니면 물먹인 거 같아요?
[멀어지는 발걸음]
아, 왜 나만 갖고 그래 뭐, 내가...
[중얼거린다]
시민운동가 언제부터 알았어?
중학교 동창입니다
(창준) 음...
서 검사 사전 구속
기각이던데요?
특임에서 실적을 내면 구속되겠지, 뭐
(시목) 감사합니다
(총장) 아니지, 원망해야지
같은 식구 베라고 칼자루를 쥐여준 거니까
(총장) 황 특임
자네가 지금 이 자리에 왜 있는지 알고 있나?
왜 '제가'인지는 모릅니다만
무엇을 제가 해야 하는진 알고 있습니다
아, 장가는 아직이던데
(총장) 사윗감으로 어때? 듬직하잖나
아, 직업이 좀 별로인가?
(총장) 흔히들 검사나 의사나
같은 '사' 자를 쓰는 줄 알고 있는데
의사는 '스승 사' 자를 쓰고 변호사는 '선비 사' 자를 쓰는데
유독 우리 검사만 '일 사' 자를 쓴단 말이야
그래서 우리 검사는 사람이 아닌가 했는데
깃발을 높이 든 모양이라고 하더군 '일 사' 자가 원래
우린 그래야 돼, 황 검사
[어두운 음악] (총장) 방향을 제시해 주는 사람
선봉에서 기준이 돼 주는 사람
그게 우리의 본모습이란 걸 국민들께 보여 줘
네
"사직서"
(총장) 이게 능사가 아니지 않나?
죄송합니다, 총장님
그래, 시작해
[문이 달칵 여닫힌다]
(창준) 내 마지막 소임이 너였어
(시목) 그러면...
(창준) 저녁 같이 하지
(시목) 아니요, 들어가 봐야죠
(창준) 가도 없어, 그쪽들도 전부 갔어
(시목) 네?
밥 한 끼인데 편하게 생각해
(여진) 감사합니다
[장 형사의 한숨] [실무관2의 헛기침]
(연재) 소수 정예인가 보다
너무 대규모보다 팀워크는 좋겠어요
(계장2) 예
(연재) 강력반 여형사는 처음이네
어때요? 잘해 줘요?
뭐, 잘해 줄 이유는 없으니까요
똑같습니다
아, 그렇구나
좋겠다
[문이 드르륵 열린다]
(연재) 어머, 오셨나 보다
(연재) 차 안 막혔나 보네요?
(창준) 응
황시목입니다
(연재) 어머
TV보다 훨씬 예쁘시다 소년 같네
(연재) 그렇죠, 여보?
(연재) [웃으며] 앉아요
당신도
[시목이 의자를 드르륵 끈다]
(연재) 비행기 표 끊었어요
당신 인수인계 끝나는 대로 수정이 보러 가요
(창준) 가면 뭐 좋아하나, 그 녀석
품 안의 자식도 다 옛날얘기지
[살짝 웃는다]
(연재) 결혼들은 하셨어요?
아이는 있으신가?
아, 전 세 살입니다
아들이 세 살
(연재) 아, 세 살 때가 제일 예쁜데 지금 많이 봐 두세요
(장 형사) 아, 예, 너무 예뻐요
근데 제가 집에 잘 못 들어가 가지고요
아, 특임 때문에 바쁘시구나
(연재) 벌써 시작하셨나 봐요?
아닙니다
(연재) 황 검사는요? 누구 있어요?
[헛기침하며] 누구요?
(연재) 없구나?
내가 소개시켜 줄까? 나 예쁜 아가씨들 많이 아는데
괜찮죠?
(여진) 네?
뭐, 예, 뭐 저도 예쁜 아가씨들 좋아합니다
(연재) 그게 무슨...
[피식 웃는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데?
[여진이 살짝 웃는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에 맞장구치는 사람들은
자기가 지금까지 다른 여자를 적으로 대해 온 게 아닐까요? [피식 웃는다]
[긴장되는 음악]
[수저가 달그락거린다]
[여기저기서 헛기침을 한다]
[문이 드르륵 열린다]
아버지세요?
[문이 드르륵 닫힌다]
(창준) 오셨습니까
(연재) 이이 직장 사람들요 밥 한 끼 같이 하려고요
(여진) 안녕하세요
(윤범) 뭐, 특임부 다 좋아 보이네
아...
[의미심장한 음악]
[피식 웃는다]
그래, 최후의 만찬인 거 같네
(정본) 회장님, 식사 같이 안 하시... [사람들의 당황한 숨소리]
(시목) 저...
저희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아직 안 끝났는데?
끝난 거 같은데요
실례 많았습니다
(창준) 실례인 줄 알면
애써서 준비한 사람 앞에서 이게 무슨...
(연재) 아니에요
안녕히 가세요
[어두운 음악]
[문이 드르륵 열린다]
아줌마, 이거 다 버려요
[문이 드르륵 닫힌다]
(창준) 원래 저런 애야, 무시해
달랑 한 끗 차이긴 하잖아요 검사장, 검사
건진 건 있네
별것들 아니었어, 특임
[문이 철컹 열린다]
(계장2) 아, 이건 뭐, 먹은 것도 아니고 안 먹은 것도 아니여
(장 형사) 아유, 우리 저기, 뜨끈뜨끈한 거에다가, 예?
이거 한잔만... [계장2가 똑똑 소리를 낸다]
(시목) 저, 내일 뵙겠습니다
[계장2의 당황한 신음]
- (계장2) 검사님 - (윤 과장) 들어가세요
(정본) 저 자식은 나이를 혼자만 안 처먹나, 변하질 않아
(계장2) 검사님한테, 쯧
(장 형사) 그럼 뭐, 배고픈 중생끼리 가시죠
- (계장2) 좋네, 가자, 가자 - (장 형사) 뭉치시죠
(계장2) 아, 국물 당긴다
(장 형사) 저, 뭐 드실래요?
(계장2) 그, 찌글찌글이 좋을까 짜갈짜갈이 좋을까?
그, 박경완 건은 어떻게 돼 가요?
난리 났죠
(정본) 근데 인권위에서도 그러는데 반박할 방법이 없대요
혹시 누구 또 증명해 줄 사람 없어요?
황 검사랑 되게 오래되셨나 봐요?
그럭저럭, 한 20년이네요
우아, 그 성격 어떻게 받아 줬대 20년 내내?
내내라기보다는 뭐...
[발랄한 피아노 연주]
[어두운 음악]
[괴로운 숨소리]
[괴로운 숨소리]
[건반 뚜껑을 쾅 닫는다] [어린 정본의 아파하는 신음]
(정본) 저기, 혹시 윤 과장님
집안에 무슨 문제 있어요? 아이가 안 생긴다거나
(여진) 어, 나도 아까 아기 얘기 나올 때 뭔가 싶었는데
(계장2) 안 생기는 게 아니라...
죽었어요, 아이가
- (여진) 예? - (정본) 예?
(여진) 어쩌다가요?
(계장2) 교통사고요
유치원에서 소풍 갔다가
[여진과 정본의 놀란 숨소리]
(정본) 언제인데요, 그게?
(계장2) 한 2년 됐나?
그 일 나고 오래 휴직하셨어요, 윤 과장님
복귀한 지 얼마 안 돼요
(여진) 아휴
(장 형사) 저기, 저기 좋네 가까운 데 절로 가시죠?
- (계장2) 아, 그래 - (실무관2) 네
(계장2) 우아, 동태 사랑!
[함께 웃는다]
[스위치를 달칵 누른다]
[휴대전화 조작음]
[프린터 작동음]
[긴장되는 음악]
[잔잔한 음악]
[노크 소리가 들린다]
[차분한 음악]
[서류들이 후드득 떨어진다]
[은수가 서류들을 정리한다]
(시목) 뭐 하는 거야?
그거 내려놔
나가
[펜을 탁 내려놓는다]
[시목의 한숨]
[은수의 옅은 헛기침]
(은수) 왜...
저는 안 돼요, 특임에?
왜 너여야 하는데?
꼭 하고 싶어요
열심히 할게요
알아, 누구보다 열심히 할 거라는 거
검사장 잡으려고 최선을 다할 거라는 것도
없는 죄 뒤집어씌우자는 게 아니잖아요
선배님 입으로 그랬어요
박무성이 검사장한테 미성년자 보냈다고
그거보다 더 확실한 스폰이 어디 있어요?
[시목이 숨을 깊게 내뱉는다]
여기가 네 원한 풀어주는 데인 줄 알아? 어?
(시목) 나가
(여진) 여기 있을 줄 알았...
오, 나 뭐 놓고 왔나 봐
[계장2가 흥얼거린다]
(계장2) 영 검사님
[계장2의 당황한 신음]
(장 형사) 주, 주세요, 주, 주, 주세요
(계장2) 어, 그래 [봉지가 부스럭거린다]
[옅은 한숨]
(계장2) 껍데기 먹고, 치킨 먹고 3차는 역시 보쌈이야
[계장2의 웃음]
(실무관2) 이것 좀 드시고 하세요, 검사님
- (시목) 아... - (실무관2) 보쌈요
(시목) 고맙습니다
[실무관2의 힘주는 신음] (실무관2) 옷 떨어졌는데?
[의미심장한 음악]
[스웨터를 부스럭 넣는다]
(여진) 첫날부터 고생하셨습니다
- (장 형사) 수고하셨습니다 - (실무관2) 수고하셨어요
(여진) 윤 과장님, 다친 덴 어떠세요?
(윤 과장) 예? 아...
아, 해병대 나오셨다면서요?
(계장2) 귀신은 어떻게 잡으셨대?
(윤 과장) 귀신은 핸드폰 안 봅니다 다음번엔 꼭 잡을 거고요
(장 형사) 박무성이 접대 많이 했다던 그 식당요
세무 조사 급살로 맞았다던데요?
(장 형사) 그, 양주 박스 내놓은 거
밤에 공무원들이 몰래 와 가지고 센 다음에
'빈 박스가 이만큼인데 매출 신고는 이거냐'면서
완전 뒤집어 놨대요
(윤 과장) 우연이려나?
(여진) 뺑소니 목격자는 하루 만에 진술을 뒤집었어요
처음엔 박무성을 지목했었는데
내일 직접 만나보려고요
(계장2) 근데요
(여진) 네, 계장님, 왜요?
(계장2) 검사장님 사모님요 완전히 미스 코리아더라
(여진) 뭐야 [함께 탄식한다]
그렇죠?
(정본) 그거 받고, 재벌 딸
(장 형사) 받고, 집에 가면 맨날 이윤범 있고, 응?
[실무관2가 피식 웃는다] 어휴
검사장님 사퇴하고 한조그룹으로 가시려나?
(윤 과장) 처가 회사인데...
(장 형사) '처가 회사인데'가 아니라 '처가 회사니까'죠, 예?
그, 초대형 낙하산으로 딱 그냥
(계장2) 씁, 그런 분이었나?
(시목) 저, 차명 재산이 있는 거 같습니다
1부장님 거네요?
[윤 과장의 한숨]
(실무관2) 뭐 해요, 아까부터?
(정본) 아이, 왜...
[실무관2의 감탄]
(정본) 아, 내, 내일요, 그거
- (실무관2) 우아 - (정본) 내일...
(여진) 왜요? 예행연습할 겸 들려주세요
(정본) 아, 이게 짧은 거 같아도 엄청 길어서
[계장2의 재촉하는 헛기침]
'2017년 4월 21일'
(정본) '검사 등의 향응 수수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특임 첫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1차 소환은 서동재 서부지검 검사를...'
(시목) 아니
그 대상 특정하지 말고
수사 준비 과정이라고만 해 줘
(정본) 어
(시목) 그리고 장 형사님은
내일 10시에 참고인 조사 있습니다
반드시 늦지 않게 데리고 와 주십시오
(장 형사) 예
아, 저, 근데
제가 참고인 주소를 아직 못 받았는데요?
아, 그거는
내일 출발 때 알려드리겠습니다
예
[어두운 음악]
[한숨]
[초인종이 울린다]
[카메라 셔터음] (정본)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바'
'신속히 범죄 구성 요소를 파악하고'
(정본)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앞만 보고 갈 것이며'
'끝으로 특임 수사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기자1) 어? 저기 들어온다
[카메라 셔터음]
(기자2) 금품 수수하셨나요?
(기자3) 조사받는 기분이 어떠십니까?
(기자4) 박무성 씨는 언제부터 알고 있었나요?
(기자1) 구속 수사가 예정돼 있습니까?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타이어 마찰음]
[타이어 마찰음]
[차 문이 탁 닫힌다]
[긴장되는 음악]
물이라도 갖다 놔, 이 새끼들아
[헛웃음]
[떨리는 목소리로] 명절이라 선물이 많이 들어왔어요
(은수 모) 상하는 게 아니라 그냥 과일 상자길래
베란다에 받아둔 게 잘못이었죠
(은수 모) 그이가 온 다음에 풀어 봤다가
[은수 모의 한숨]
돈다발을 보고 어찌나 놀랐던지
상자에 붙은 명함으로 전화를 했고 준 사람이 도로 와서 가져갔어요
그게 다예요
2013년
(윤 과장) 서 검사님의 매형 김재원 씨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 신축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건축비 축소 계약
공사 계약 당사자는 고 박무성 씨였고
듣도 보도 못한 개소리야
뺑소니 사건으로 두 분이 알게 된 직후였죠
(윤 과장) 검사님께서는 축소분 차액 4억을 챙기셨고요
제삼자 뇌물공여죄입니다 아시겠지만
허위 사실 유포와 명예 훼손
알겠지만
[긴장되는 음악]
[계장2의 새어 나오는 웃음]
(계장2) 오, 대박
[카메라 셔터음] 검사님이 숨길 시간 주길 아주 잘하셨네
[카메라 셔터음]
(윤 과장) 78러 9257
독일 B사 신형 차량
남산 소재 크라운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찾았습니다
(윤 과장) 7개월 동안 주차비 한 번을 안 내셨다고요
호텔 체인 소유주 차영호가 저지른 폭행 사건 담당하셨죠?
직후에 크라운호텔 주식 7만 주가 검사님 조카 명의로 올라갔고요
조카가 올해 몇 살이죠?
- 황 프로 오라 그래 - 유치원은 들어갔나요?
- 황시목이 오라고! - 바쁘신데요
(동재) 씨...
(윤 과장) 말씀 전해 달라 하셨습니다
'구속은 이걸로도 충분조건이다'
'특임은 길다, 여죄는'
(윤 과장) '남기지 않겠다'라고
그... [헛기침]
내가 알고 있는 걸...
아, '거래는 없다'라고도 하셨는데
1부장도 받았어
댁에 가 계시면 구속 영장 나올 거라고요
(윤 과장) 외출은 삼가시고
[문이 달칵 열린다]
[서류를 사락 넘긴다]
[휴대전화 진동음]
(윤 과장) 지금 나갑니다
(시목) 네
이제 그만 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차분한 음악]
고, 고마워요
(은수 모) 정말 고마워요
고마우실 거 없습니다
이제 나가시죠
(계장2) 이쪽으로 가시죠
(동재) 아래 기자들 아직도죠?
(계장2) 예?
계단으로 갑시다
나 그 정도는 되잖아
(계장2) 아...
[계장2의 당황한 신음]
아, 봐야 되는데
(은수) 엄마!
(은수 모) [떨리는 목소리로] 어, 은수야
어, 언제 왔어?
[긴장되는 음악] - (은수) 엄마, 괜찮아? - 영은수?
어, 가시죠, 예
[당황한 숨을 내뱉는다]
(윤 과장) 말씀 전해 달라 하셨습니다
'구속은 이걸로도 충분조건이다'
- (윤 과장) '특임은' - (시목) 길다
(시목) 여죄는 남기지 않겠다
[계장2의 당황한 신음]
[동재가 우당탕 굴러떨어진다]
(계장2) 검사님! 아이고
검사... [계장2의 당황한 신음]
(계장2) 예, 여기, 여기 계단에 저기, 굴렀어요, 여기!
[의미심장한 음악] (계장2) 검사님, 아휴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기자5)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6) 잠깐만요
(기자7) 아, 밀지 좀 맙시다!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상패를 탁 내려놓는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어
[물건을 탁 내려놓는다]
[문이 달칵 닫힌다]
내 식구들 건드리지 마
[어두운 음악]
3년이나 두문불출해 줬으면 내 뜻 알겠지
(일재) 무덤까지 가져갈 테니
너희들도
뱉은 거 지켜
내 안사람
내 딸 은수
놔둬
죄송합니다만 무슨 말씀이신지요
황시목이가 은수 엄마를 데려갔어
나한테 시위한 거야, 들추려고
검사 몇 명 잡고 특임 끝낼 생각 없다고
아는 거 토해 내라고 일부러
안사람을 끌어낸 거야
시목인 이제부터 시작이야
그놈이 아무리 난리를 쳐도
난 입도 뻥긋 안 해
그러니 너희들도
움직이지 마
네 장인한테 똑똑히 전해
알겠습니다, 말씀드리죠
기어이 네가 널 버리는구나
어리석은 놈
스스로를 못 믿고
제 쓰임이 어디인 줄 모르고
많이 썼습니다
다른 것도 쓰려고요
[깊은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스위치를 달칵 누른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의미심장한 음악]
(우 실장) 마포서입니다
박무성 음주 뺑소니를 재조사한 것 같습니다
갈 길로 가네
이놈 묘하데
(윤범) 놀라든가
꼴에 같이 세게 잡든가
이도 저도 아니야
[깊은 한숨]
[멀리서 자동차 경적이 울린다]
[운전사가 흥얼거린다]
아휴
예, 어디세요?
예, 저 왔는데
예
예, 여기 앞요
예
아유, 이게 얼마 만에 뛰는 거야
아유, 젠장, 내가 그냥
아유, 진짜
저 뒤로 타시면 되는데
콜 부른 거 맞아요?
왜요, 오빠
난 콜 부르면 안 돼?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아, 아니, 그, 뭐야
[장 형사의 한숨] (운전사) 너 누구야
(장 형사) 안녕하세요
(운전사) 뭐야, 경찰... [운전사의 탄식]
- (여진) 선생님? - (운전사) 예
룸살롱 말고 권민아 또 어디 데려다줬습니까?
아, 또 걔...
(운전사) 아아, 예, 형님 아, 형사님, 예
출퇴근시켜 준 거 말고 다른 데도 픽업 다녔죠?
(여진) 모텔이든 펜션이든 정기적으로 다닌 데를
- (여진) 댑시다 - (장 형사) 응 [운전사의 한숨]
저기요, 저, 저...
어, 업소 다 잘렸어요 제보한 거 들통나서
(운전사) 아, 누가 나불대는 통에 그냥
(여진) 아유, 어떡하지?
- (장 형사) 그러시구나 - (여진) 되게 미안하네 [운전사가 당황한다]
[운전사가 울먹인다]
마지막으로 묻습니다
[어두운 음악]
(운전사) 전에 여름이었나?
걔 내려 주고 나도 화장실에 들렀는데
민아가 로비 전화를 붙들고 있더라고요
상대가 끗발 있는 놈인가 보다 했죠
전에 어떤 여자애 폰에 있던 기록 때문에
남자들이 싹 다 걸려든 뒤로
애들이랑 통화 기록 남는 거 되게 싫어하거든요
한다 하는 사내일수록
- (장 형사) 예, 수고하십니다 - (여진) 안녕하세요
(장 형사) 경찰에서 나왔습니다
수사 협조 좀 부탁드립니다
[놀란 숨을 들이켜며] 많이도 왔다
[장 형사의 감탄]
(윤 과장) 검사님
(시목) 예
아, 출출하다고들 해서요
(윤 과장) 저, 드릴 말씀이...
네
진작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윤 과장) 제가 실은...
검사님 뒷조사를 했습니다
왜죠?
회사에서 요청이 있어서요
아...
그래서요?
검사장님께 보고했습니다
(윤 과장) 그땐 뭐랄까
검사장님이 저희 지검을 버리실지 모르고...
[봉지가 바스락거린다] 아무튼 죄송합니다
(윤 과장) 그것도 모르고 저를 여기 뽑으셨으니
(시목 모) 네 직장 사람이라면서 그이 회사로 찾아왔다는데?
혹시 제가 특임 팀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되시면...
아니요
집에서 얘기하더라고요
댁에서 들으셨다고요?
네
그럼 다 아시고...
네
(정본) 와, 많네?
(장 형사) 이야, 빵 풍년이네, 어?
(윤 과장) 하는 김에 오늘은 제가 커피까지 풀 서비스로
[정본과 장 형사의 감탄]
(윤 과장) 어유, 제가 할게요
(실무관2) 예, 이것 좀 저어주세요
(윤 과장) 네 [실무관2가 물을 조르르 따른다]
(실무관2) [작은 소리로] 고맙습니다
- (윤 과장) 네, 고맙습니다 - (실무관2) 네
(윤 과장) 자, 여기 맛있게들 드세요
듣는 귀 무서워서 회식도 마음대로 못 하는데
(장 형사) 카, 어유, 맛있다
이거 꼭 카페에서 사 온 거 같네요?
(정본) 와, 진짜 그러네?
시목아
아니, 검사님, 뭐...
(장 형사) 저기, 계장님요, 저기...
아직도 병원에 계세요?
[한숨 쉬며] 하필 서 검사님 때문에
(정본) 왜 '하필 서 검사'인데요? 사이 안 좋아요?
(실무관2) 안 좋을 것까지야...
[실무관2의 헛기침]
(실무관2) 서 검사님이 얼마 전에 용돈 조라고 봉투를 주셔서
곤란했었나 봐요, 계장님이
아니에요, 아니에요
(실무관2) 계장님 그거 다 저 주셨어요 수사비 메꾸라고
근데 서 검사님은 계장님이 돈만 먹었다고
막 먹튀라고 쪼더라고요
(장 형사) 초딩도 안 그러겠다
아유, 하여튼 하나만 봤는데도 백을 알겠네, 아유
(정본) 그거 맛있어?
(시목) 별로
(정본) 진짜?
그러네? 그럼 난 딴것
[정본이 비닐을 부스럭거린다]
(시목) 아, 그, 다녀온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장 형사) 아...
[종이를 쓱 끌며] 아이, 저, 김가영이가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이거
월요일마다 호텔 예약을 했더라고요
[어두운 음악] (정본) 월요일마다요?
(장 형사) 예, 권민아 이름으로
근데 이게
(장 형사) 남자를 당최 모르겠네
호텔비 남자 카드로 결제했을 거 아니에요
김가영이 했어요
현금으로
(정본) 와, 치사하다
여자한테 돈 쥐여주고
자기는 지하 주차장 그런 데로 쏙 빠진 거잖아요
(장 형사) CCTV 요청해 놨는데
이게 시간이 너무 지나 가지고 없을 거 같다네요?
(정본) 와, 난 성문일보에 있는 친구랑 얘기를 해 봤는데
걔네도 아직 제보자를 모른대요
(장 형사) 에이, 그, 그거 뺑끼 쓰는 거 아닌가?
아이, 그건 아닌 거 같은 게
(정본) 자기네들도 좀 이상하대요
그, 서부지검 검사장이 한조그룹 사위라는 걸 뻔히 아는데
이 스폰서 제보를 단 한 번에 통과시켰다는 거죠
아, 아시다시피 성문일보가 원래 보수고
자기들도 다 같은 재벌들인데
아, 충분히 한 번은 거를 만한 내용을 갖다가
(정본) 평소 행태를 보자면 아주 이례적이라고 하데요?
라이벌 의식이 있나?
원한을 샀든가
성문하고 한조하고 붙은 적이 있었나?
(정본) 그런 건 못 본 거 같은데?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여진)
무슨 일 있어요?
(여진) 아니...
영일재 장관 부인요
그분 소환도 특임이랑 상관이 있어요?
네
아니, 그럼 말을 해 줘야죠
같은 팀인데 아무도 몰랐잖아요
보안상 필요했습니다
무슨 보안요?
누가 알면 안 되는데요?
이창준하고
한조그룹요
이창준은 그렇다 치고
한조는 왜요?
박무성이 보유한 한조그룹 주식이
한때 수백억이었습니다
(시목) 그 수백억 안에 영일재, 이창준, 이윤범
다 들어있는 거예요
이윤범까지 엮어 넣자는 거예요, 지금?
박무성 선에서 마무리되는 특임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뿌리를 제대로 뽑지 않으면 잔가지가 계속 뻗어 나갈 겁니다
제2, 제3의 박무성요
정말로 그 뿌리
검사님 손으로 뽑을 작정이에요?
언젠간
누군가는 해야 하니까요
이번 특임이 기점이 될 수도 있고요
[어두운 음악]
만만치 않을 텐데
(여진) 하긴, 우린 만만한가?
(여진) 김정본 씨 알아봐 달라고 한 거요
그, 무료 법률 조언도 하고
NGO 활동도 아주 열심이고요
뭐, 다른 분들은? 아직 못 미더우세요?
(시목) 계장님도 서동재하고 내통 없이 증거물 잘 찾아 주셨고
윤 과장도 자기가 먼저 저 뒷조사한 거 얘기 꺼내더라고요
(여진) 난요?
난 믿을 수 있겠어요?
[시목의 한숨] (여진) 아
내 뒷조사는 뭐 다른 사람이 하고 있나? [멋쩍게 웃는다]
그런 일도, 그럴 일도 없습니다
[여진의 한숨]
(여진) 한조 까려면 깝시다
뭐 별거라고
아이고, 계장님은 어쩌고 계시려나? 응? [문이 달칵 열린다]
[심전도계 비프음] [전화벨이 울린다]
[계장2의 당황한 숨소리]
[계장2의 옅은 한숨]
(1부장) 진짜 가려고?
진짜 가지, 가짜로 가?
(1부장) 이 새끼가 죽으려고 어디 자기 소속 부장을 오라 가라야!
왜 죽어?
그런 거 하라고 특임시켜 준 건데
혹시 왜 불렀는지 몰라?
[놀란 신음] [의자가 덜커덩거린다]
[긴장되는 음악] [계장2의 놀란 신음]
[계장2의 당황한 신음]
(계장2) 서 검... [여자의 놀란 신음]
아, 여기 있었던... [여자의 당황한 신음]
[계장2의 다급한 신음] (여자) 뭐야
(계장2) 내 신발
[울먹이며] 아, 어떡해
[볼펜을 달칵거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예, 계장님
(계장2) 어떡해요, 이거 [계장2의 다급한 숨소리]
서 검사가 없어졌어요
검사님, 병원에서 연...
(시목) 방금 들었습니다
정말 기적이 있나 봐요
[의미심장한 음악]
(동재) 회장님, 저 좀 살려주십시오
[동재의 다급한 숨소리]
(동재) 회장님, 저 좀 살려주십시오, 회장님
회장님!
회장님, 저 좀 살려주십시오
회장님, 저 좀 살려주십시오!
저 뭐든지 하겠습니다, 회장님
뭐든지 하겠습니다! 뭐든지요!
회장님! [동재의 힘주는 신음]
뭐든지 할 사람 많아요
(동재) 검사장이 말씀 안 드린 게 있습니다!
[동재의 힘주는 신음]
[심전도계 비프음]
[긴장되는 음악]
[슬픈 음악] (김 경사) 야, 언제 깨어났대?
(여진) 병원 옮기셔야 돼요
아무한테도 말씀하시면 안 돼요, 절대
(연재) 일을 어떻게 하길래 어디 있는지를 몰라?
(은수) 우리 아빠한테 돈 전달한 사람요
지금 도망간다고요
(서 형사) 뭘 찾아요, 남의 자리에서?
(여진) 증거요
우리 경찰이 해서는 안 될 짓을 했어
(시목) 범인은 지금 박무성의 행적이 드러나길 원하고 있습니다
(윤범) 내가 사 주면 뭘 팔 건데?
(시목) 전부 다 잡자고 시작한 특임입니다
(부장) 이걸 네가 하겠다고?
(시목) 박무성 같은 꼬리나 잡고 끝낼 생각 없어요
"본 드라마의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모두 실제와 관계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긴장되는 음악]
[수갑을 덜그럭거린다] (동재) 내가 아니야!
검사장이야, 검사장이 죽였어!
[동재의 떨리는 숨소리]
내 말 믿어야 돼
(동재) 난 알아
[동재의 떨리는 숨소리]
깡통 폰 내주면서 물에 던지라고 시켰다고요?
(시목) '이게 진짜다 몰래 현장에 심어 놔라'
이랬다는 겁니까, 검사장이?
[동재의 떨리는 숨소리]
(동재) 야
난들 좋아서 그랬겠냐?
이렇게까지 해야 했던 내 심정은 오죽했겠냐고
답답해 죽을 뻔했어요, 나도!
증거가 뭡니까?
검사장이 진범이란
너 보면 몰라?
우리 사이에 증거가 필요해?
(동재) 야, 황 검사
시목아! 쯧
(동재) 우리 남자답게 한 번만 솔직해지자
언제까지 이 물증이란 명분에 사로잡혀서
우리 직관을 배반해야 되냐?
너도 솔직히 마음속으로 단정했잖아, 어?
그렇잖아!
후려치기 오지네
(동재) 뭐?
증거 없이 후려치기 오지십니다?
(동재) 이게 지금 다 누구 때문인데
네가 박경완하고 그 여자하고 무슨 사이니
그딴 소리만 안 했어도 이렇게 안 됐어!
하, 와, 진짜 듣는 내 귀가 다 부끄럽네
됐고
(여진) 남자다운 거 좋아하시나 본데 남자답게 갑시다, 예?
- (동재) 놔, 씨 - (여진) 작작 좀 해요
강진섭 하나로 모자라?
여기서 안 걸렸으면 어떡할 거였는데
(여진) 꼼짝없이 박경완이 감옥 갔을 거 아니야
어? 질투에 눈 뒤집혀서 자기 아비 죽이고
여자까지 찌른 미친놈으로
꼭 살을 찔러야만 살인자인가?
(여진) 여기서 안 걸렸으면 당신은 박경완 인생을 죽였어
[수갑을 잘그락거린다]
(김 경사) 서 검사님?
(팀장) 어, 이 방인가?
어?
(팀장) 아이, 저...
아이, 저...
아, 이게 뭔 상황이야?
(동재) 아이씨
이건 아니잖아 우리가 죽게 생겼는데
아, 일단 서장한테 말해 보고
[한숨 쉬며] 오나가나 저 계집애 때문에
[한숨]
(동재) 놔, 이씨, 쯧
[동재의 한숨]
[깊은 한숨]
(여진) 혼자 괜찮겠어요?
(시목) 이거 좀 부탁할게요
(여진) 바로 가요
[어두운 음악]
[차 문이 달칵 열린다] [동재의 헛기침]
[자동차 시동음]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벨트 하시죠
[기어를 덜그럭 넣는다]
[자동차 시동음]
내가 왜 이렇게까지 했는지
검사장은 금방 알아차릴 거야
그러곤 날 죽이겠지
박 사장한테 했듯이 여자애한테 했듯이
(동재) 나만 없애면 비리로 얼룩진 차장 이창준을 기억하는 사람은
싸그리 사라지고
출생부터 고결한 검사장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으니까
그렇겠네요
그래서 내가 무리를 해서라도
박경완을 범인으로 몬 거야 쫑내려고
(동재) 야, 검사장도 사람인데 범인 잡히면 끝내려고 하지 않겠어?
난 더 이상의 살인을 막으려고 했다고, 나는
네
야
나 시골에 어머니 홀로 계신 거 알지?
(동재) 우리 어머니 평생 나만 보시고 사신 분이야
나 어떻게 되면 당신 목숨 부지하실 분이 아니야
(동재) 야, 이렇게 하자
너 범인 잡고 싶잖아 나랑 하자, 어?
내가 도와줄게
오늘 거 끝난 다음에 내가 징계든 뭐든 달게 받을 테니까
검사장한테만 좀 비밀로 하자 좀 제발
보고하면 검사장께서 서 검사님 해치나 보죠?
그래, 그러니까 너 뭐냐
아까 네가 그, 아까 그 여경한테도 말해 가지고...
서 검사님마저 당하면
검사장이 진범이라는 게 확연해지겠네요
희생양이 돼 주시죠
진범 검거를 위해서 목숨 한번 바치시죠 [어두운 음악]
(시목) 검사님이 박경완을 희생양으로 삼았듯이
저는 검사님으로 삼겠습니다
이 새끼가, 씨
(동재) 야, 이게, 씨...
너...
[동재가 거친 숨을 내뱉는다]
(동재) 아이씨!
아닌 밤중에 이게 뭔 개소리야!
(동재) 연락 오면 받아서 여자를 불러내려고 했죠
그래야 성과가 있으니까요
그때 다 보고드리려고 했습니다
검사장님, 납치될 줄 알았으면 제가 전화기를 가지고 왔겠습니까?
근데 일은 터졌지, 제가 생각해도 충분히 오해받겠다 싶지
말씀드릴 타이밍을 놓친 겁니다
예, 이거 다 제 잘못입니다
(동재) 하지만 방금 전에는요
저 진짜 현장 검증차 간 거지
절대 무슨 꿍꿍이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시목) 용산서에서 출동한 건
피해자의 핸드폰을 박경완이 현장에 숨겼다고
부부장이 직접 제보했기 때문입니다
(시목) 그렇지만 저희가 목격한 건
부부장이 핸드폰 지문을 지우고 침대 밑에 집어넣는 장면이었고요
(동재) 아, 그건 얘가 현장 사진 찍으려는 걸 오해...
나한테 뭐라 하고 갔어?
(창준) 자신 있다며 뭐든 뚫을 수 있다며
그래서 투 스타까지 불러다 줬는데
대대적으로 병영 비리를 신랄하게 까대신 장본인께서
(창준) 경찰들 다 보는 데서
살인범을 조작, 탄생시키려다 현장에서 검거가 되셨다?
난 또 그걸 내 입으로 발표를 해야 하고
[큰 소리로] 그래?
내가!
검사장이 되자마자
'우리 애들이 또 증거를 조작해냈어요' 그래?
(동재) 저, 검사장님...
[와장창]
[놀란 숨을 내뱉는다]
누구누구 알아?
누구누구 알아!
지금이 쌍팔년도야?
왜 사람은 치고 그래
(김 경사) 아, 꼭 자백을 받아내라고 하셔서...
얼마 남았어?
(팀장) 아이, 그...
구속 안 되면 하루 남았습니다
내일 밤까지는 풀어줘야 돼서...
[우균의 한숨]
(우균) 얼마나 더 필요해?
한 2주 정도면 없어질 겁니다
그냥 멍든 정도니까요, 예
그렇게 사람 말을 못 알아들어 그래
[팀장과 우균의 한숨]
(우균) 에이씨
이 새끼는 자기가 더 아쉬우면서, 씨
[깊은 한숨]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우균) 야, 너희 애들 엇박자에 자꾸 우리 애들까지 놀아나게 할래?
그래, 알았어, 인정해
(창준) 그러니까 털자고
일주일?
(창준) 무슨 명분으로?
왜
(창준) 구속 진행하고
일주일 후에 기소 유예다
(동재) 예!
(우균) 근데 걔 핸드폰 국과수 갔다
넌 꿀릴 거 없지?
(창준) 없어
[손가락을 탁 튕긴다]
[긴장되는 음악]
(창준) 응
응
[동재의 한숨]
아, 왜 옆에 빈방도 안 둬, 씨
그래, 알았어 그러니까 너희 쪽도 단속 잘해
(창준) 어
(창준) 박경완이 명령에 따랐다 해도 알리바이 조작은 기소감이야
단
군대란 특수 상황인 거 고려해서
2주 후에 기소 유예시키는 걸로 영은수한테 처리하게 해
김가영 납치 당일 박경완 알리바이 나왔습니다
- 사단장 부인하고... - 기소 유예
네
(창준) 서동재는 소속 부장 통해서 징계할 거니까 업무 정지시키고
그 방 할당량은 전부 재분배하되 정시에 출근해서 자리 지키라고 해
알겠습니다
서동재가 김가영 전화 가지고 있다는 것만
나한테만 즉시 알렸어도 이런 일은 없었잖아
죄송합니다
벨 소리만으론 저도 확신할 수가 없었습니다
확신이 없는 게 아니라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겠지
(창준) 어떻게 알았어? 피해자 핸드폰
물에 던진 게 가짜란 거
핸드폰이 두 대인 사람은
세 대, 네 대일 수도 있으니까요
[어두운 음악] (녹음 속 사단장) 3시쯤 골프장에
하던 대로 박경완 이병이 운전하고 골프병이니까
[휴대전화 벨 소리]
황시목
(시목) 자기 방까지 뒤져가면서 의심하고 있다는 걸 안 이상
서 검사가 쉽게 진짜 핸드폰을 드러내지 않을 거라고 짐작했습니다
(창준) 그래도 서 검사는 범인이 아니라는 뜻인가?
내 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피해자 핸드폰까지 동원했다는 건
알고 계셨습니까?
서 검사가 검사장님 의심한다는 거?
남을 의심하는 사람은 적어도 본인은 범인이 아니란 뜻
아니지
연막일 수 있지
나를 의심한다고 해서
자길 향한 의혹을 벗어나 보겠다는
지금 서 검사가 범인일지 아닐지 헷갈려 하시는 것과 같죠
(시목) 검사장님 스스로는 범인이 아니라고
암시하시는 거니까요
남들은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데
넌 입 한 번 놀릴 때마다 만 냥 빚을 지는구나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한가? 마음으로?
'마음으로'라고 물으시네요?
그래서
'진심으로'라고 묻죠 보통 대부분
[긴장되는 음악]
(윤 과장) 폭력성 자체에서 기인한 폭력이 아니라
유년 시절 황 검사 뇌에 이상이 있었답니다
제거 수술로 인해서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는 부분에 부작용이 발생한 거 같고요
서 검사가 정말로 주운 건지
칼로 찌르고 뺏은 건지 알아내
알겠습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앞으로
서 검사에게 어떠한 변고가 생기는지도
제가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수고하십시오
[문이 달칵 여닫힌다]
[헛웃음]
[경찰들이 대화한다]
[전화벨이 울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문이 달칵 닫힌다]
(팀장) 검사라는 사람이 보는 눈도 없지
아, 얘가 어디를 봐서 사람을 둘씩이나 찌르게 생겼대
팀장님이 봐도 아니죠? 응?
- (김 경사) 야 - (경완) 예
너 진짜 아니지?
아니에요 저 정말 아무 짓도 안 했습니다
(팀장) 자, 자, 자, 자
자, 자, 먹어, 먹어, 어?
금방 풀려날 거야, 응
아이, 그냥 혐의 없음으로 송치나 시켜야 되겠다
근데 그 검사 성질이 더러워서
(팀장) 그러게
지난번에도 일주일이면 끝날 거 괜히 변호사 불러 가지고
검사 신경 거스르는 바람에 [팀장이 혀를 찬다]
아, 돈이나 많았나요?
(김 경사) 변호사비 때문에 가족들은 빚져
자기는 또 미운털 박혀
(여진) 식사하시네요?
(팀장) 어
아, 뭐래? 폰은 살릴 수 있대?
삭제한 것도 다 나올 거라고요
(팀장) 문자 봤지?
오늘 그거 일단 우리는 눈감아 주는 걸로
(여진) 네
(팀장) 근데 황 검사가 뭐 하는지 정보 공유하라고 했잖아
너 오늘 뭐야?
(팀장) 김가영이 핸드폰 나온 줄 알았으면 나한테 말을 했었어야지
음, 알았으면 당연히 보고를 했죠
다짜고짜 현장으로 막 나오라 그래 가지고
(여진) 그래서 간 거예요, 저도
(팀장) 너도 몰랐다고?
(여진) 방금도 보세요 비밀로 해 달라는 거
자기들도 쪽팔린 건 아는 거죠
작은 거라도 빠짐없이 보고해 알겠어?
네, 팀장님
퇴근할게요
가 봐
(여진) 수고하세요
[한숨]
(김 경사) 많이 먹어
(여진) 응, 내가
(경찰) 예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여진) 가영이랑 말도 안 해 봤다며
폰에 사진은 왜 있고 왜 삭제했어요?
왜 거짓말했어?
[숨을 깊게 들이켜며] 조사받는다길래 의심받을까 봐
몰래 찍은 거라서요
도촬했어요? 왜?
짝사랑했어?
[숨을 깊게 들이켜며] 내 친구들도 걔 몰래 찍은 애들 많아요
저도 그리고 그냥 지나가다 찍은 거예요
그럼 말을 했어야지
(여진) 모를 줄 알았어요?
[한숨 쉬며] 죄송합니다
[수갑을 잘그락 풀어준다]
[의미심장한 음악]
[아파하는 신음]
잠깐만
(시목) 아, 경위님
[거친 숨을 내뱉으며] 나중에요
먼저요
내가 지금 일이 있단 말이에요!
나도 그 일입니다
[시목의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시목) 2주만 있으면 풀려나요
그러니까 들이받지 맙시다
그쪽 서장이 입 다물어 달라고 요청이 왔습니다
이번에도 들이받으면 수사에서 완전히 배제될 거고
그럼 복잡해집니다
[여진의 한숨]
그러니까
사건에 도움이 되는 일에는 들이받아도 되고
아무것도 아닌 애 하나 때문에 또 새로운 수사관 찾기는
세상 귀찮다 이겁니까?
대체할 사람이 없다는 거죠
귀찮은 건 별도고요
(여진) 얘가 뭐랬는지 알아요?
자기 할머니한테만 말하지 말래요
나는
당한 사람도 당한 사람이지만
내가 매일 보는 동료들이, 어?
내 옆의 완전 보통 사람들이 이러는 게
[울먹이며] 난 이게 더 안 돼요, 이게 받아들이는 게
저 사람들이 죄다 처음부터 잔인하고 악마여서 저러겠어요?
하다 보니까
(여진) 되니까 그러는 거예요
눈감아 주고 침묵하니까
누구 하나만 제대로 부릅뜨고 짖어주면 바꿀 수 있어요
2주 후에 무사 방면이냐 장기간의 구금이냐
경위님이 선택하세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인권 문제가 불거졌다고 해서 즉시 방면하면
죄도 없이 구금한 거 스스로 입증하는 꼴 아닙니까?
눈 안 감고 침묵 안 하면
우리 검사장 몇 달이고 계속 처박아 둘 겁니다
선택하세요
[한숨]
[여진의 헛웃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유로
선택을 빙자한 침묵을 강요받을까요?
난 타협할 수 없어요
난 타협 안 합니다
유력하진 않지만
박경완 검증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 않습니까
그건 내가 끝까지 수사합니다
[한숨]
(시목) 그럼 이렇게 하죠
인권 문제는 전문가한테 맡기는 걸로
[통화 연결음]
어, 난데
너 법률 사무소 명함 남은 거 아직 있지?
(시목) 그럼 내일 남부구치소로 좀 가 줄래?
[어두운 음악]
어, 아침 일찍, 되도록 빨리
(정본) 여기 있습니다
[옅은 한숨]
(교도관1) 일어나세요
(교도관2) 탈의하세요
(교도관3) 들어오세요
뒤돌아서 엎드리세요
(교도관4) 바지 내리고, 다리 벌리고
[버튼을 탁 누른다]
(정본) 박경완 씨?
[정본이 살짝 웃는다]
김정본입니다
(정본) 좀 어떠세요?
[버튼을 탁 누른다]
할머니가 보내셨나요?
어... 예, 뭐
전 변호사 필요 없습니다
(경완) 그냥 가 주세요
(정본) 아, 보시다시피 전 변호사가 아니라서
[살짝 웃는다]
(정본) 아이고
꽤 쌀쌀하네요, 그렇죠?
[정본이 살짝 웃는다]
[어두운 음악]
(계장1) 아이, 막 하면 어떡해요
아이, 같은 직원들끼리 이러면 안 되지, 저...
아, 이거는 그냥 우리...
(계장1) 아니, 거기는 없어요
사건 전에 피해 여성을 알았습니까?
[동재의 한숨]
알았습니까, 몰랐습니까?
질문 수준이 뭐 그래?
'뭐 본 게 있으십니까' 물어야지
뭘 보셨습니까?
콜뛰기가 뭐라고 제보했더라?
미친놈한테 여자 집을 알려준 게 9시쯤이라 했던가?
그래서요?
9시쯤 역삼동에서 갈월동으로 갔으면
30분은 넘게 걸렸겠지
난 널 족히 20분 앞질렀어
(시목) 조금만 더 빨랐으면 아예 납치 현장을 목격했을 텐데요
핸드폰은 어떻게 습득하신 겁니까?
주웠다고
그냥 줍지도 못해?
아...
원래 땅에 떨어진 건 무조건 줍고 보나 보죠?
(시목) 아니면 뭐 바닥에 뒹구는 거만 봐도
누구 건지 알 정도로
친밀했습니까?
[동재가 떨리는 숨을 내뱉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동재) 벌써 튄 거 같긴 했지만
어쨌든 다시 올지도 모르니까
(동재) 근처에 차를 대고 기다리고 있었어
(동재) 그런데
[차 문이 탁 닫힌다]
(동재) 얼마나 급하게 내뺐는지 알겠더라고
여기서 지키고 있어 봤자 소용없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틀림없이 자기 거 찾으려고 할 테니까
전화 오면 받으려고 했어
(시목) 왜 그렇게 꼭 만나려고 하셨습니까?
검사장님 명령이라서?
난 걜 지켜주려고 한 사람이야
(동재) 내가 왜 걔네 집을 찾아내고도 검사장한테 비밀로 했겠냐?
지켜주려고 했는데 술집까지 가서 그 난동을 피워요?
(동재) 처음엔 여자애를 찾으라고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
그런 애를 디밀어 놓고
박 사장이 '걔 사실 미성년자다 너희들 이제 뭐 됐다'
그 짓거리 하는 걸 나도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박 사장이 죽었어
내가 뭔 생각이 들었겠니?
나한테 두 번째 제물을 갖다 바치라는 건가?
그래서 갖다 바치기로 했습니까?
경고해 주려고 했어 꼭꼭 숨으라고
노리는 거 뻔히 아는데 그냥 내버려 둬?
그런데 밤이 지나고
그다음 날 해가 중천에 뜨도록 깜깜무소식인 거야
(동재) 요즘 애들 폰 없이 1분도 못 있잖아
감이 오더라고
얘 핸드폰을 흘린 게 아니구나
당했구나
아니나 달라?
핸드폰이 어떻게 떨어져 있었습니까?
뭘 어떻게야
핸드폰이 뭐 고개 들고 있었겠어? 그냥 길에 있었어
자
김가영 납치 및 상해 했습니까, 서동재 검사님?
[어이없는 웃음]
(동재) 와, 진짜 사람 돌겠네
그럼 내가 박무성도 죽였게?
야
나 한 번만 말한다, 잘 들어
박 사장 덕에 2차 맛본 사람들?
있어
(동재) 그렇지만 비용 대주는 정도였지
여자를 직접적으로 소개시켜 주거나 하는 건
부장급도 안 해 줬다고
(동재) 아, 뭐, 우리 회사 말고 다른 데도 있겠지
그런데
그날 밤에
내가 걔를 찾았다고 보고한 사람은
[긴장되는 음악]
(동재) 검사장뿐이야
(동재) 근데 내가 이해가 안 되는 건
왜 암매장이 아니라 공개 처형을 택했냐는 거야
[펜을 툭 내려놓는다]
(동재) 너도 조심해
[문이 달칵 여닫힌다] 여자애 꼴 나고 싶지 않으면 검사장한테 작작 들이대라고
왜 그랬습니까?
[탁자를 탁 치며] 내가 안 그랬다고!
왜 박무성을 끌고 들어와서 동료들 물들게 했습니까?
[어이없는 듯 웃으며] 내가 물들였니?
자기들이 와서 물들었지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은수) 협조 부탁드립니다
부부장님 차 키 좀 주시겠습니까?
얜 또 뭐야
(은수) 지금부터 훼손 가능한 물증은 제가 수거하겠습니다
두 분 다 용의자시라고요
[긴장되는 음악]
[피식 웃는다]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은수) 9시 14분, 서 검사가 갈월동 김가영 집에 도착했고요
김가영이 집에 없다는 걸 확인하고 바로 자리를 옮겼어요
(은수) 핸드폰 주운 거겠죠
전부 서 검사 주장하고 일치해요
근데 서 검사가 검사장님한테
사건 전 7시 47분에 전화를 건 내역이 있어요
그래서?
김가영 찾았단 소리를 그때 보고받은 거면
검사장이 공범을 움직일 시간으로 충분하잖아요
[숨을 깊게 내뱉는다]
(시목) 이걸 왜 날 보여주는 거야?
훼손 가능한 자료를 나로부터 보호하라는 게
검사장 뜻 아니었나?
뜻 같은 게 무슨 상관이겠어요
[어두운 음악] 영은수
내가
너를 믿어도 될까?
오른팔 돼 줄 수 있냐고
물론입니다, 선배님
너 따위 게 무슨 내 오른팔 자리를 넘봐
그깟 오른팔 잘라내고 말지
[은수의 당황한 숨소리]
뭐, 뭐 하자는 거예요, 지금?
어때?
어떻긴 뭐가 어때요!
사람을 놀려도 분수가 있지
넌 겨우 1분 만에 배신당했지만
서동재는 10년이야
[의미심장한 음악] 10년을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온 수족이었다고
(시목) 검사장이 공범을 움직일 시간이 충분했다고?
서동재만큼 충분했을까?
그래서
서동재가 범인이야 공범을 사주했어
(은수) 갑자기 왜 이렇게 서두르세요?
드디어 검사장한테 대입해선
절대 안 풀리던 퍼즐이 해결된 거야
'왜 여자를 완전히 끝내지도 심심산골에 파묻지도 않았느냐'
당연히 서동재도 복수하고 싶었겠지 그래서 떠오른 거야
검사장의 치부를 공개하자
그것도 아주 쇼킹하게
서동재가 범인이라고요?
그게 결론이에요?
(시목) 응
왜?
사건 해결이 안 기뻐?
혹시 뭐 다른 걸 알고 있나?
우리 미행하던 날 뭘 본 건데?
미행이라뇨?
로비 CCTV에 네가 쫓아오던 거 다 찍혔어
김가영 찾으러 가던 날
아...
난 그냥 검사님이 급히 어디를 가시길래
그냥 거기까지뿐이에요 미행은 말도 안 돼요
음, 글쎄
CCTV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던데
잘못 보신 거라니까요
음, 안타깝네
좀 더 쫓지 그랬어
(시목) 그랬다면 아예 현장 자체를 목격하는 거였는데
하다못해 서 검사 공범하고 스친다든가
그랬으면 제가 진작 말씀드렸지 왜 입 다물고 있었겠어요
[문이 달칵 여닫힌다]
[계장2와 실무관이 속삭인다]
- (시목) 계장님 - (계장2) 예
우리 증거 보관실에 혹시 무기 될 만한 거 있을까요?
[놀라는 신음] [긴장되는 음악]
무기요?
이거 진짜로 쓰시면 진짜 큰일 납니다
진짜 진짜 겁만 주셔야 돼요
[걱정하는 숨소리]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숨을 후 내뱉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동재의 한숨]
(은수) 검사님이 여자 죽이려던 거 알아요 그날 로비 CCTV 확인하세요
너 어디야?
일단 만나서 얘기해, 어?
내가 따라붙은 건 몰랐죠?
근데 나 똑똑히 봤어요
검사님은 곧장 여기로 와서 핸드폰부터 챙겼어요
공범한테 들은 거죠?
전화 흘렸단 소리 듣고 일부러 왔죠?
우연히 떨어진 거 봤다는 거 거짓말이잖아요
이게 왜 자꾸 헛소리야, 야 너 지금 어디...
[깊은 한숨]
[거친 숨을 내뱉는다]
(은수) 검사님은 곧장 여기로 와서 핸드폰부터 챙겼어요
여기?
[멀리서 개가 짖는다]
놀라지도 않네?
[옅은 한숨]
(동재) 야, 영은수
그날 네가 여기서 뭘 봤는진 모르겠는데...
(은수) 그딴 건 관심 없어요
내가 원하는 건 검사장이에요
[긴장되는 음악] 뭐?
검사장한테 뒤집어씌워요
얘가 갑자기 왜 이래?
갑자기 아니에요 내가 이 기회를 얼마나 기다렸는데
전문이시잖아요
남한테 뒤집어씌우는 거 범인 만드는 거
황 선배도 검사님 의심해요
내 말대로 안 하면 검사님이 범인 맞다고 할 거예요
(은수) 범인은 검사장이었어야 되는데 왜 쓸데없이 끼어...
[손을 찍 긁는다] [동재의 아파하는 신음]
(동재) 이게 미쳤나, 씨
너냐?
검사장한테 덮어씌워요 장인이란 인간까지
무슨 수를 써서든
그런 다음엔?
(동재) 응?
이 나라 사형 안 시켜
감옥에서도 시퍼렇게 복수할 놈들이야
돈 있는 것들은 쇠 파이프로 사람 때려도 멀쩡한데
감옥이나 제대로 갈 거 같아?
너나 나나 다 죽어
죽으면 죽는 거지
난 아니야
(동재) 난 자식새끼도 있고
나밖에 모르는 어머니도 있다고
아들이 연쇄 살인범 되는 것보단
죽는 게 어머님한테도 낫죠
할 수 없네
(은수) 검사님이랑 공범이랑 다 봤다고 할 거예요
[긴장되는 음악]
[은수의 당황한 신음]
[은수의 힘주는 신음]
(동재) 야!
[은수의 비명]
(은수) 놔!
놔, 놔! [은수의 신음]
(은수) 놔!
[은수의 힘주는 신음] [동재가 씩씩거린다]
[은수의 신음]
(은수) 놔!
[은수의 거친 숨소리]
[동재의 힘주는 신음]
[동재의 힘주는 신음]
[동재의 당황한 신음] [동재의 거친 숨소리]
야
영은수
(동재) 영은, 영은수
영은수
야, 영은수!
[은수를 툭툭 치며] 영은수!
[은수가 숨을 내뱉는다] [동재의 안도하는 신음]
[어두운 음악] [은수의 기침]
아, 죽은 줄 알았잖아, 씨 [은수의 기침]
[동재와 은수의 거친 숨소리]
[은수의 기침]
그러게 왜 헛소리해서 사람을...
[은수의 거친 숨소리]
괘, 괜찮아?
정말 아닌 거죠?
안 죽였죠?
아, 안 죽였어
[은수의 기침]
(은수) 됐어요, 그럼
그럴 줄 알았어요
(동재) 야, 너 황시목이랑 짰냐?
(은수) 아니요
[거친 숨소리]
[초인종이 울린다]
[도어 록 작동음]
서 검사 아니에요 제가 직접 확인했어요
(은수) 누구 죽일 사람 아니에요
직접 봤으면 무슨 말인지 알 텐데
서 검사가 범인이었으면
저 지금 선배님 앞에 이렇게 서 있지도 못한다고요
틀리셨어요, 이번엔
내일 다 말씀드릴게요
[도어 록 작동음]
[초인종이 울린다]
왜?
옷 좀 빌려주실래요?
이러고 가면 엄마가 폭풍 질문을 할 거라...
흉악범 취조하다 맞았다고 해
[엘리베이터 버튼음]
[엘리베이터 버튼을 툭툭 누른다]
(은수) 아, 왜 이렇게 안 내려와, 씨
[도어 록 작동음]
감사합니다
[도어 록 작동음]
[한숨]
[머뭇거리며] 죄송한데요
[문이 달칵 열린다]
(은수) [멋쩍게 웃으며] 제가 아무거나 소화를 참 잘해요
내일 돌려 드리겠습니다
(시목) 덫이라는 걸 중간에 눈치챘을 수도 있어
그래서 멈췄을 수도 있고
[한숨 쉬며] 아니에요
(은수) 제가 서 검사 직접 협박하고 공갈쳤어요
진범이었다면 중간에 뭘 눈치채고 어쩌고
멈출 상황 아니었다고요
성격 아시잖아요
사람을 둘이나 엽기적으로 해치고 잡히게 생겼는데
이성 잃고 어떻게든 입 막겠다는 생각뿐이었을 거예요
글쎄
우리가 생각하는 거보다 훨씬 냉철한 사람일 수도?
[한숨]
그랬으면 이렇게 됐겠어요?
전자 충격기 한 방 먹이고 김가영처럼 끌고 가면 끝났을걸
만약 서동재가
내가 네 뒤에 있다고 생각했다면?
[답답한 숨을 내뱉는다]
차라리 뒤에 있지 그랬어요
직접 봤으면 선배도 딴말 안 할 텐데
서 검사 확실히 범인 아니에요
사실은 선배도 흔들리죠?
서 검사가 범인이라는 100% 확신
내 덕분에 내려가고 있죠?
[시목의 한숨]
동의하시는 거죠?
내일 봬요
(은수) 근데 늘 이래요?
음악도 안 들어요?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의미심장한 음악]
(은수) 진범이었다면 중간에 뭘 눈치채고 어쩌고
멈출 상황 아니었다고요
(은수) 전자 충격기 한 방 먹이고 김가영처럼 끌고 가면 끝났을걸
(동재) 영, 영은수
[은수의 기침] 영...
[은수의 기침] [동재의 안도하는 신음]
(시목) 영은수는 서동재가 아니란 걸 강조했지만
검사장 일가가 범인이어야 한다는 열망이 얼마나 강렬한가를
(시목) 스스로 드러냈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던질 수 있다면
남의 목숨의 가치는 얼마였을까
서동재가 범인이 아니란 확률과 영은수가 용의자일 확률
어느 쪽이 더 높아진 걸까
[휴대전화 진동음]
(은수) 옷값이에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잔잔한 음악]
[은수가 흥얼거린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휴대전화 조작음] [음악이 뚝 끊긴다]
아, 예, 김가영이 핸드폰 데이터 나왔는데
이게 뭔 자기 셀카만 백 개, 천 개래요, 이게, 응?
쓸 게 없네
(여진) 아, 셀카를 찍으려면 남자들이랑 좀 찍지
(장 형사) 아유, 남자들이 미쳤어요? 뭔 발목 잡히려고
(여진) 통화 목록은? 나왔어요?
[휴대전화 착신 알림음] 어, 나 지금 전화 들어온다 좀 이따 다시 할게요
어, 고추장, 왜?
[한숨]
[차 문이 탁 닫힌다] (박 순경) 충성
- (박 순경) 오래 걸리셨네요? - (여진) 어
(박 순경) 어디 멀리 계셨나 봐요?
(여진) 응
(박 순경) 아까부터요
안 된다고 하기에도 애매해 가지고
- (박 순경) 경위님한테... - (여진) 잘했어
(무성 모) 아유, 또!
[차분한 음악] [무성 모의 못마땅한 신음]
(무성) 알았어, 아이 안 피울게, 안 피울게
- (무성 모) 아휴 - (무성) 알았어, 안 피울게
(무성 모) 아휴, 저리 가, 담배 냄새
[천둥이 우르릉거린다] (무성) 안 피울게, 안 피울게
(무성 모) 아이고, 담배 냄새 [무성의 웃음]
(여진) 어머님 [문이 철컹 닫힌다]
손주 보시고 이리로 오신 거예요?
나오면 여기서 살아야죠, 나오죠?
예, 그럼요
지금도 경완이 알리바이 확인하고 오는 길이에요
(여진) [멋쩍게 웃으며] 며칠만 더...
(여진) 밖의 순경 들어와 있으라고 할까요?
[봉지가 부스럭거린다]
저기...
(여진) 경완이 나오면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아, 이거
이거 내가면 되죠?
- 내가... - (여진) 아니에요
아, 힘든 일 있으시면 저기 밖의 순경 시키시면 돼요
제 꼬붕이라 아무거나 시키시면 돼요
이따 집에서 봬요
[여진의 힘주는 신음]
아, 미치겠네
당한 거까지 아시면 정말 돌아가실 텐데
(박 순경) 때린 거요?
[한숨 쉬며] 죄송해요, 못 막았어요
너도 있었니?
짐작으로...
(여진) 혹시 '철완 로봇' 좋아해?
'철완 로봇'...
아, 만화요?
들어는 봤어요
들어는 봐?
그 전설의 레전드를 들어만 봤어?
[여진이 답답한 숨을 내뱉는다]
하여간에 그 '철완 로봇'의 아빠가 한 말이 있어
철완이 아빠도 있어요?
로봇이라면서요
[한숨 쉬며] 그거 그린 사람 '데즈카 오사무'
[여진의 답답한 신음]
아, 하여간에 그건 지금 중요한 게 아니지
'만화가는 무엇을 그려도 좋다'
'단 하나만 빼고'
'사람의 기본 인권을 해치는 거'
만화인데
그냥 그림일 뿐인 만화도 지키려고 애쓰는 걸
우리가 흔들어선 안 돼, 어?
경찰 공무원 존심이 있는데
다음부턴
아, 지금부턴 존심 단단히 붙들겠습니다
응
(여진) 집주인이 다시 들어와 사신다니까 그때까지만 수고
네
충성!
(부장) 박경완이는 기소 유예
서동재는 결론 났나?
단순 의욕 과잉으로 보입니다
(은수) 다른 의도는 없었고요
순전히 공명심에서 한 일이다?
사단장만 고래 등 터졌네
그쪽은 어떻게 됐대?
육본에서 조사한단 소리만 들리고 뒷얘기는 아직이네요
거기도 자기들끼리 입 맞추느라고 바쁜가 보네
[사인을 쓱쓱 한다]
남 얘기할 거 있나
[문이 달칵 여닫힌다] 우리도 서동재 쉬쉬해 주는데
[휴대전화 진동음]
[전화벨이 울린다]
[메신저 알림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직원들이 웅성거린다]
[여기저기 벨 소리가 울린다]
(연재) 안녕하세요
(창준) 읽어 보시겠어요? 네
좋은 하루 되십시오
- (직원) 안녕하세요 - (창준) 안녕하세요
(창준)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연재가 인사한다]
범죄 예방 캠페인입니다
[연재가 캠페인을 홍보한다] (창준) 예, 안녕하세요
(창준) 예
아빠는 또 저이 잡으시는 거야?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고객님이 통화 중이어서 음성 사서함으로...
[깊은 한숨]
[통화 연결음]
회장님요
예, 방금 연락받았습니다, 예
(창준) 예
장인어른?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 진동음]
(연재) 아버지가 뭐라 해도 당신 '네, 네'만 해요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해
[한숨]
(창준) 라디오 틀어 봐
(라디오 속 앵커) 속보입니다
오늘 오후 성문일보에서 익명의 제보를 인용해
검찰의 뇌물 수수 의혹을 단독 보도 했습니다
제보에 따르면 지난 1월 발생한
후암동 살인 사건의 희생자 박 모 씨가
(전광판 속 앵커) 생전에 서부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들에게
정기적으로 금품을 상납했다고 합니다
뇌물 의혹을 보도한 성문일보는
익명의 제보가 우체국 일반 등기를 통해 전달됐으며
금품을 수수한 검사들의 이름이나 금품의 액수와 종류 등
구체적 정황은 밝혀져 있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남자1) 아, 그래서 받아먹고 죽였다는 거네?
이야, 아무리 썩어도 어떻게 그래?
(남자2) 저래 놓고 자기들이 누굴 심판해?
(남자1) 아, 내 말이 [남자1의 헛웃음]
- 제보자 - (1부장) 아직 모릅니다
(1부장) 신문사에 프린트된 편지로 왔답니다
(부장) 아이피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 고전적인 방법을 썼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 (창준) 발송된 우체국 - (윤 과장) 수사관 보냈습니다
[휴대전화 진동음]
(창준) 전 검사장님이시다
[휴대전화 종료음]
[함께 휴대전화를 종료한다]
(창준) 부원들 단속은 따로 이르지 않겠습니다
이 중에 고인과 함께 혹은 고인을 통해
출입한 곳이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협조 요청하세요
애들 보내지 말고 여러분 선에서 직접 요청하되
전화 통화 녹취될 수 있으니 삼갑니다
루머에 부화뇌동해서 입 놀리면 장사는 물론
인생 조지게 될 거라는 거 확실히 알게 하세요
(함께) 네
(창준) 오늘부로 회식 없어요 외부 취식도 금합니다
인근 술집, 밥집마다 손님으로 위장한 기자들 잔뜩 깔릴 건데
거기에 걸려서 가십거리 제공하는 직원은
전 청사를 뒤져서라도 찍어낼 겁니다
청소부, 용역 직원들 검사실 출입 금지
이 일은
조용히 지나갈 겁니다
(함께) 네, 검사장님
[문을 달칵 연다]
(윤범) 그럴 리가요
(창준) 죄송합니다, 총장님
(윤범) 아, 어떻게 일만 터졌다 하면 서부지검이야?
총장님 귀에 딱지 앉겠어 이 사람아
두 분의 영예에 누를 끼쳐드렸습니다
(창준) 사죄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총장님
(윤범) 아, 제 사람이 누를 끼쳤네요
회장님까지 왜 이러십니까
아, 이 사람 봐주지 마세요
일벌백계당한들 할 말 없어요
사실인가?
결단코 아닙니다
뇌물 건네다 죽었단 사람은?
본 적 없습니다
대책은?
정면 돌파 해야죠
(창준) 감출 것도 두려울 것도 없으니까요
(윤범) 그래, 역량을 발휘해 봐
여론은 어차피 파도타기야
빠지면 위험하지만 잘 넘기면 흔적도 안 남아
예, 회장님
총장님
조직에 누가 되지 않게 개처럼 말처럼 달리겠답니다
음...
[어두운 음악]
[윤범의 한숨]
(윤범) 어느 쥐새끼 같은 놈이
근데 왜 하필 제보를 해도 성문일보야?
내용이 이상합니다
뭐 별거 없더만
(창준) 예, 완전 뭉뚱그렸습니다
스폰서 소리만 했지 알맹이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하고 많은 신문사 중에
성문일보라는 게 이상하지 않습니까?
내막은 꿰고 있되 내용은 밝히지 않겠다?
파란은 원하지만
조직 자체는 보호하고 싶은 인물이거나
[살짝 웃으며] 그래
쥐고 있는 걸 한꺼번에 풀지 않았거나
(창준) 경고일 수 있죠
장삿속일 수도 있고요
(윤범) 황시목이로 분칠시켜서 종결 내겠다는 건
죄송합니다
뒷조사까지 다 끝난 상황에 갑자기
박 사장 아들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아, 홀드해
이 판국에 범인을 자살로 모는 건 음모론이라고 난리 나
하지만 황 검사는 지금도 끊임없이 절 의심하고 있습니다
[헛웃음]
(윤범) 이제 보니 자기가 찍어내고 싶은 놈을 골랐구먼
아, 비즈니스를 핏대로 해?
내 암만 봐도 그놈이 자네 머리 꼭대기 위야
하긴 뭐, 그 머리 위에 있는 게 또 하나 있지
(윤범) 아, 어디를 띡 전화해서
자기 서방 내버려 두라고 소리 소리를 질러
그 성질은 누구를 닮았는지, 쯧
(윤범) 또 조르르 가서 '당신이 그랬냐 아버님이 그러더라'고 이르지 말고
내가 자기 남편 구해주려고
총장 앞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선수 친 거
그거나 소상히 알려
(창준)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발 잘 좀 넘기자
바람 잘 날 좀 있어 보자고
죄송합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통화 연결음]
(여진) 전화할 정신이 다 있네요?
거기 사람들 다 엎어진 줄 알았더니
범인 나왔습니다
- (여진) 누구예요? - (시목) 음, 이거
(여진) 아아, 누군데요, 예?
(시목)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 (시목) 내밀지 않으면 - (여진) 구워삶아 먹으리?
뭐 하는 거예요?
드디어 머리가 나왔습니다
[여진의 다급한 신음]
(여진) 여기 소주 한 병이랑 우동
(시목) 라면 먹어요
말고 라면 주세요
- 물도 주세요 - (주인) 네
[여진이 감탄한다]
(여진) 감사합니다
감사해요
(여진) 고혈압에 걸리더라도
몸통 나오는 건 보고 죽어야지
[술을 졸졸 따른다]
(여진) 카
오늘 머리 나온 건
제보자뿐인데
처음부터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을 겁니다
(시목) 박무성이 죽고 나서
바로 스폰서였다는 게 폭로되지 않아서
분노하고 있었을 거예요
왜 김가영을 그런 식으로 처리했는지
이제야 납득이 좀 갑니다
핸드폰도, 응?
아니, 암만 생각해도 머리카락 한 올을 안 흘리는 애가
그걸 실수로 흘리고 갔을 리가 없어
뭐, 서 검사 말이 사실이라면
버젓이 보이는 데 떨어져 있었다니까
마치 '여기가 납치 현장이다' 하고 알려주는 것처럼
(여진) 음
감사합니다 [술잔을 탁 내려놓는다]
성문일보에 아는 사람 없어요?
뭐, 알아봤는데 아무것도 안 나와요
성문 쪽에서도 누가 제보자인진 모르는 거 같더라고요
내일 가 봐야겠네
아, 내일
경완이 나와요, 아침에
[한숨]
(여진) 어머님한테 아직 말씀 못 드렸는데
경완이 상태를 [한숨]
뉴스 보시겠죠
왜요?
(여진) 혹시
제보했어요?
제보자가 범인이라고 했는데요
(여진) 맞으면 맞다고 여기서 얘기해 줘요
아닌데요
위하여
근데 내가 사실을 말하는지 어떻게 알고 믿어요?
누가 믿는대요?
나 안 믿어요
(여진) 음
(여진) 음? 음?
웃었다, 웃었다, 지금
웃었죠?
- 내가요? - 응, 웃으니까 이쁘네
[의미심장한 음악] [여진이 웅얼거린다]
- (여진) 기다려 봐 - 아, 저, 저, 음...
선물하지 마요
(여진) 치
답이 나오면 나올수록 [여진의 한숨]
스폰을 받은 쪽이 아니라 스폰 때문에 피해를 입은 쪽인데
검찰한테든 박무성한테든 원한을 품은 쪽
[시목의 한숨]
[시목이 우동을 후루룩 먹는다]
[물소리가 들려온다]
[긴장되는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정본) 시작한다
[휴대전화 진동음] 불똥 튈 수도 있어
[문이 철컥 열린다]
(정본) 저기 나왔습니다
[무성 모의 웃음]
(무성 모) 아이고, 아유
아이, 저...
- (무성 모) 추워 - (경완) 괜찮아
[무성 모의 웃음]
(TV 속 앵커) 한 시민운동가가 현직 경찰관들이 피의자를 조사하면서
가혹 행위를 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네, 저는 지금 용산경찰서에 나와 있습니다
(TV 속 기자) 살인 혐의로 검거됐던 피의자 박 모 씨가
용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화기 연결 시간 초과음]
(TV 속 앵커) 피의자가 고문당한 증거 사진이 공개됐다고 하죠?
(TV 속 기자) 그렇습니다
시민운동가 출신 김정본 씨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취조 과정에서 박 모 씨가 당한 가혹 행위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TV 속 기자) 박 모 씨는 경찰이 자백을 강요하면서
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고 박무성 씨가 생전에 서부지검 검사들을 접대했다는
제보가 나온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용산서에서 고인의 아들에게 존속 살해와
술집 종업원 살인 미수에 관한 자백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나온 겁니다
(TV 속 앵커) 박 모 씨를 담당한 지검이 어디입니까?
(TV 속 기자) 바로 서부지검입니다
(창준) 강당에 4급 이상 전부 모이라고 해
[문이 달칵 닫힌다]
(창준) 본청은 금일 10시를 기해
검사의 범죄 혐의와 비리에 대해
외부의 개입 없이 철저히 수사하고자
직급에 상관없이 지검 전체를 대상으로 수사를 할
특임 검사를 도입한다
[검사들이 웅성거린다]
독립성 보장을 위하여
최종 수사 결과만 검찰 총장께 직접 보고할 특임 검사에는
(창준) 특임 검사는
특임 검사는
3부 검찰관 황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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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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