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S1.5
“본 드라마의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모두 실제와 관계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긴장되는 음악]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기자1) 뒤에 보이는 이곳이 지난 1월 박 모 씨가 살해된 현장인데요
방금 전 이곳에서 끔찍한 범행이 또다시 벌어졌습니다
(주민) 무슨 또 사람이 죽은 거야 아, 나 참 진짜
(기자2) 현장을 목격한 한 학생이
SNS에 피해자의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진 이 사건은
박 모 씨의 죽음 뒤 빈집이 된 현장을
제집처럼 드나들던 청소년들이
피해자를 발견하고도 경찰에 신고는커녕
SNS에 피해자의 사진을 찍어 올린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남자1) 애들 나온다!
[카메라 셔터음] (기자3) 애들 나온다, 나온다!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서 형사) 기자들 빨리 막아!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자동차 경적]
[사이렌이 울린다]
(기자4) 여기는 왜 오셨습니까!
[의미심장한 음악] (기자5) 피해자가 먼젓번하고 관계있나요?
모방 범죄인가요?
(기자6) 검거를 장담했는데 또 희생자가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서 할 말씀 없으십니까?
(기자5) 대답해 주세요!
연쇄인가요? 연쇄 범죄 맞죠?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김 경사) 너는 여자 유류품 찾아봐 봐 가방이든 뭐든
(장 형사) 예
아니, 집주인은 집이 이 꼴이 되도록
(김 경사) 어디 붙어 있는 거야? 씨
(시목) 저 차림에 옷가지 하나 떨어진 게 없습니다
(김 경사) 예?
(시목) 가방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고요
집주인은 내가 알아요
[어두운 음악] [카메라 셔터음]
(시목) 기절한 상태였다 해도 매달기 쉽지 않았을 텐데
[시목의 애쓰는 숨소리]
[민아를 칼로 푹 찌른다]
(시목) 벽에 피가 없어
[칼로 푹 찌른다]
[깊게 푹 찌른다]
[칼을 쓱 뺀다]
[날카로운 효과음] [거친 숨을 들이켠다]
[민아의 기침]
[긴장되는 음악] (요원1) 살아 있습니다!
- (김 경사) 응? - (요원1) 살았어요! [민아의 거친 숨소리]
(김 경사) 뭐라고요? 살아 있어요? [경찰들의 놀란 신음]
살아 있다고요?
[경찰들의 다급한 신음]
(요원2) 어? 깰 수가 없었는데
[물건들이 우당탕 떨어진다]
(김 경사) 아이, 야, 풀어, 풀어, 풀어 [민아의 기침]
잘라! 에이씨, 가위로 그냥
(장 형사) 칼, 칼, 칼, 칼, 칼!
[경찰들의 다급한 신음] (김 경사) 들어, 들어, 들어!
- (요원3) 야, 비켜, 비켜! - (김 경사) 들어, 들어!
[장 형사의 힘주는 신음] (김 경사) 장 형사!
(요원3) 자리 치우라고! 어디, 어디, 어디
(여진) 다 나가, 다 나가, 나가, 나가
(김 경사) 살아 있어, 살아 있어
[전자 충격기가 지지직거린다]
(김 경사) 살아 있어? 비켜 봐 비켜, 비켜! 살아 있어, 어?
(김 경사) 저기, 정신 좀 차려 봐 범인 봤어, 범인?
(장 형사) 에이, 지금...
살려고 눈 뜬 거예요 범인 잡아 주려고가 아니고
구급대, 구급대 빨리!
(시목) 왜 완전히 끝내지 않았지?
이 수고를 치르고서
그리고 왜 굳이 여기야? 얻어지는 게 뭔데?
[긴박한 음악]
[날카로운 효과음]
(구급대원1) 자, 하나, 둘
(구급대원1) 문 열어 주세요
(구급대원2) 자, 문 좀 열어 주세요
- (기자7) 살아 있는 거 같아 - (기자8) 움직인 거 같아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기자8) 살아 있는 거 아니야?
(기자7) 살아 있어요?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차 문을 탁 닫는다]
여자 살았어요, 남산 병원요 [사이렌이 울린다]
(여진) 지금 기자들 쫙 깔려 가지고 범인이 금방 알 거예요
지원 보내 주세요, 지금
네!
[자동차 경적]
[사이렌이 울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김 경사) 정성 들여서 좀 해 봐라, 좀
(장 형사) 저기, 김 경사님
- (김 경사) 어? - (장 형사) 서장님요
(김 경사) 아씨,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데 무슨 전화질이야
아이, 몰라, 몰라
(시목) 이름 권민아 나이 25세 추정이라고 보고하세요
(김 경사) 누가, 피해자가요?
아는 사람이에요?
(시목) 사람은 모르는데 집은 압니다
- 에? - 알았네요
(김 경사) 너 알아서 해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김 경사) 황 검사님, 검사님
아니, 사람은 모르는데 어떻게 집은 압니까?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성매매 특별 단속에 걸렸었던 단란 주점 종업원입니다
술집 여자라고요?
어젯밤 룸살롱 단속 중에 다시 걸렸고
거주지를 알아냈을 땐 이미 도주한 후였습니다
(시목) 이젠 그제 밤이네
아니, 술집 여자가 이 집에서 왜 나와요?
저도 알고 싶네요, 그게
뭘 의미하는 건지
아, 범인 봤을 텐데
꼭 살아야 되는데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기자9) 검사님, 한 말씀 하시죠!
(기자10) 검사님, 피해자 확인은 됐습니까?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기자10) 검사님, 다음 범죄자는...
(기자11) 검사님, 할 말 있습니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기자10) 검사님, 검거를 확신하십니까?
[긴박한 음악]
(의사1) 흉관 삽입합니다
(의사2) 되면 바로 옮겨 여섯 팩 더 가져와요, 수액도
- (간호사1) 네 - (의사2) 쇼크 왔나요?
예, 왔어요
(의사1) 됐어요! [심전도계 경고음]
(의사2) 옮겨
(여진) 살 수 있겠죠?
(의사2) 저혈액성 쇼크예요 저산소증에 저혈압까지
(여진) 살 수 있죠?
(의사2) 폐를 찔리면서 출혈과 공기 유출이 돼서
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할 뻔했어요
저기, 연쇄 살인범을 봤어요 유일한 목격자예요
꼭 살려 주세요, 선생님
최선을 다해야죠, 목격자든 아니든
[차분한 음악]
'목격자든 아니든'
(여진) 살아
그런 놈한테 지지 마
무서웠잖아
끔찍했잖아
그딴 걸 이 세상 마지막 기억으로 가져가지 마
살아
[긴장되는 음악]
(팀장) 한 경위!
- (여진) 네, 팀장님 - (팀장) 어
어떻게 됐어?
수술 들어갔어요
(여진) 의사도 장담할 수가 없나 봐요
저, 신원 나왔어
(팀장) 검사가 여자 집을 안대서 김 경사랑 가고 있어
[의미심장한 음악]
(여진) 황시목 검사 말씀이세요?
(팀장) 응
(여진) 황 검사가 어떻게 여자 집을 알아요?
아, 지검에서 전부터 성매매로 쫓던 여자래
(여진) 박 순경 나 여기 좀 맡아 줘, 어?
절대 눈 떼지 마
(팀장) 야, 한 경위, 한여진!
(연재) 여보?
[노트북을 탁 덮는다]
또 무슨...
왜?
(창준) 아니야
또 아니야
아무 일도 아니야
[의미심장한 음악]
[문고리가 달그락거린다]
[힘주는 숨소리]
[김 경사가 중얼거린다]
아휴
[스위치를 달칵 누른다]
어럽쇼?
아이, 금방 현관문 열어 주면 될 텐데
검사님까지 왜 그리로 들어와요
그러네요
[창문을 드르륵 닫는다]
[스위치를 달칵 누른다]
(김 경사) 몸싸움이 있었나?
범인이...
뒤졌나?
(김 경사) 만지지 말아요
납치 현장일 수도 있으니까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김 경사) 어, 야, 난데
야, 여기로 감식반 보내라
[의미심장한 음악]
(시목) 향수
텀블러
붓
(김 경사) 그러니까 거기 끝나면, 쯧
뭐?
검사님, 여기 주소가...
룸살롱이라면서요?
[사이렌이 울린다]
[주민들이 웅성거린다]
[문이 덜컹 여닫힌다]
(여진) 수고하십니다
아, 왔어요?
(장 형사) 저기, 여자는요?
(여진) 수술 중 박 순경이 지키고 있어요
감식반은 뭐 하고요?
(김 경사) 후암동이 하도 개판이라 여긴 못 오시겠답니다
아, 더럽게 많네, 어?
(김 경사) 아, 황 검사랑 그냥 납치 현장인지도 모르고 그냥
잔뜩 밟아 놨네
(여진) 황 검사는요?
(장 형사) 갔어요, 지금
어? 야
너 황 검사 지문 받아 놨냐?
아, 우리 둘 다 저 창문으로 들어와서
(김 경사) 여기저기 왕창 찍어 놨을 텐데
왜 창문으로 들어왔는데요?
(김 경사) 왜는요
그럼 뭐, 깨부수고 들어와요?
납치 현장이라면서요 현관문 잠겨 있었어요?
(여진) 아니, 납치해 가면서 친절하게 문 잠가놓고 간 거예요?
도어 록도 아니던데 저절로 잠겼을 리도 없고
(김 경사) 아니, 뭐...
문은 눈에 띄니까
뭐, 어쨌거나 이렇게 난리를 피워 놓은 거는
뭔가 위협을 느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장 형사) 에이씨
[문이 덜컥 열린다] [중얼거린다]
[문이 덜컥 닫힌다]
[한숨]
[개가 짖는다]
[어두운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다가오는 발걸음]
(시목) 로션이 없었어요
화장대에 매일 쓰는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씁, 사고를 당한 게 아니라
짐을 싸서 제 발로 잠적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진) 근데 여기였네요 몇 발짝도 못 나오고
또 한발 늦은 겁니다
검사님 탓은 아니죠
이렇게 납치될지 누가 알았겠어요
노린 거예요
예?
두고 간 노트북
(시목) 일부러 묻혀 놓은 피
그 밑에 묻은 개
이거 처음부터 완벽히 노린 거라고요
나한테 보내는 거였을까요?
[여진의 한숨]
(여진) 누군가
일부러 흘리고 있다는 느낌이야 받았지만
그게 왜 검사님한테 보내는 건데요?
박무성 때처럼 간발의 차로
또 한발 늦은 거라고요
왜?
검사님 여기 오는 거 누가 알았는데요?
누군가 검사님 직전에 계속 사람들을 해친다면
그런 건 원한이 있거나 아니면 뒤집어씌우려는 건데
[의미심장한 효과음]
검사님, 혹시
그 여자랑 얽혔어요?
(여진) 아까 그 피해자 접때 말한 그거 맞죠?
어? 박무성은 권력의 스폰서였다 돈, 여자 가리지 않았다
박무성이 그 목적으로 쓴 여자잖아요, 그렇죠?
검사님 스폰, 그걸로?
[시목의 한숨]
범인이 만약에
피해자를 사랑한 남자라면
검사님한테 원한이 있을 수도 있죠 박무성은 말할 것도 없고
왜 대답 안 해요?
진짜로 뭐 있는 거예요?
없습니다
(시목) 이거
봤어요, 집 안에서
통신사 기록엔 93년생으로 돼 있더라고요
(시목) 뭐, 이런 걸 좋아하는 남자들도 있을 테니까
93이 맞을 수도 있죠
근데 접대 의상이 아니고
교복 주인이 맞다면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이었겠죠
어떤 남자들한테는
근데 아니잖아요, 어?
입을 막고 싶었으면 조용히 처리해야지
이건 뭐, 동네방네 광고를 못 해서 안달이잖아
하필 왜 거기다 묶어 놔?
(여진) 아, 닥치고 잡읍시다, 응?
나도 이 새끼 낯짝이 어떤지 진짜 궁금해지기 시작했으니까
이거 내가 알아볼게요
[한숨 쉬며] 아이고야
[여진의 한숨]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여진의 한숨]
왜 검사님을 향했을까요?
누가
왜
[긴장되는 음악]
[통화 연결음]
네, 납치 현장 찾았습니다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앵커) 네, 무서운 10대의 끝을 모르는 일탈도 충격적이지만
미궁 속에 몇 달째 빠져 있는 사건 현장에
외부인이 마음대로 드나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경찰의 관리 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앵커) 또한 계속되는 희생에도 불구하고 진전 없는 사태
경찰은 과연 검거할 의지가 있는지 다시 한번 묻고 싶습니다
(앵커) 언제쯤 변죽만 울리는 이 뒷북 수사에서 탈피할까요?
또한 얼마나 더 많이 희생돼야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까요? [전자 충격기가 지지직거린다]
또한 언제쯤이면 눈만 뜨면 밤새 누군가가 죽어 나가는
인재 공화국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상으로 뉴스 특보 마칩니다
시청자 여러분 평안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너희들이지?
(서 형사) 여자 납치했다가 수습 못 하겠으니까
연쇄인 척 꾸몄지?
(학생1) 아니거든요?
넌 아니야?
(서 형사) 그럼 누가 주도했는데?
딴 애들 다 지금 방마다 들어가 있어
걔들이 불기 전에 네가 먼저 불어야 그나마 선처받아
아니, 우리가 안 죽였다니까요?
그랬으면 미쳤다고 짤을 올려요?
(서 형사) 그거 핑계 삼으려고 선수 쳤잖아!
어디서 역으로 대가리 굴려!
치, 아저씨
저 열네 살 안 돼서 벌 안 받거든요?
이게 뚫린 입이라고
야, 너 주워들으려면 제대로 주워들어
형사법은 피해도 가정법은 못 피해
이마에 피도 안 마른 게
벌써부터 이따위로 굴러먹어서 뭐가 되려고
에이, 아저씨
이마에 피 마르면 사람 죽어요
(서 형사) 아유, 씨
야, 야, 시끄러워
- 아씨 - (김 경사) 가만있어!
아! 아...
[학생1의 성난 숨소리]
[학생1의 힘주는 신음]
(학생1) 아, 진짜 아프게 뭐 하는 거예요
[의미심장한 음악] [초인종이 울린다]
(여진) 아, 안녕하세요?
아, 예
권민아 씨 어머님 되세요?
민아 지금 없는데 무슨 일이세요?
따님이 병원에 있습니다
예?
벼, 병원요?
아니, 일본에 있는 애가 왜요?
- 일본요? - 예
(여진) 아닙니까?
[안도하는 숨을 내뱉는다]
아유, 아니에요, 우리 딸!
[여자가 거친 숨을 내뱉는다]
(여자) 아, 깜짝이야, 진짜, 아
[숨을 깊게 내뱉는다]
[피곤한 숨을 내뱉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왜?
(은수) 어디 계세요?
긴급회의요, 지금 부장님실
지금?
알았다
[한숨]
(부장) 시국이 하 수상하여 할 게 많아요
[한숨 쉬며] 빨리 시작하지
(은수) 서 검사님 아직 안 오셨는데요
(부장) 아, 용산서 들러 올 거야
(은수) 오늘 새벽 후암동 거 서 검사님한테 갔나요?
어떤 기준입니까?
어떤 기준?
(부장) 사건 배분에 기준을 들먹거리는 건 어떤 기준이야!
다들 똑똑히 들어
이번 건은 친한 기자고 뭐고 없어
아예 자물쇠들 꽉 채워
(부장) 범인 새끼가 우리를 아주 엿 먹이자고 작정한 마당에
더 이상 구설수 만들지 말라고 알아들었어?
(함께) 예
(부장) 황시목
강진섭이 유가족이 소송 결정했어
국가, 교도소, 우리 상대로
형사 보상금이랑 손해 배상 청구니까
직접 공방 벌일 일은 없다고 쳐도
'내 탓이오' 하고 조신히 있어
또 TV에 뛰쳐나갈 거야?
아닙니다
대답은 넙죽넙죽, 씨
(부장) 여기 범인 몽타주야
김영준, 영광파 조직 일원이고 목포 중심으로 활동하던 놈이야
만기 출소 하고 나서 바로 또 서울역에서 사고 쳤네?
(팀장) 아휴, 씨...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동재) 아닙니까?
(팀장) 어어, 예
아이, 혈흔이 안 나와서요
아, 이 자식들이면 차라리 가뿐한데
[사진을 탁 뗀다]
[팀장의 한숨]
(동재) 결국 연쇄로 가는 건가?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6만 볼트'?
소지 허가가 필요한 거네요?
아, 이쪽도 지금 뒤지고 있는 중인데
[전화벨이 울린다]
아, 잠시만요
[팀장이 수화기를 달칵 든다]
(팀장) 어
뭐? 아니야?
아, 그럼 권민아는 누군데, 그럼!
[긴장되는 음악] 아이씨, 발표 다 나갔는데 정말, 이씨
알았어, 끊어!
야, 야, 야, 야! 단체방에 올려
[팀장이 수화기를 탁 내려놓는다]
[팀장의 한숨]
(동재) 여자의 신분이 틀렸습니까?
(팀장) 아니
통신사랑 방 계약이랑 다 이 주민 번호로 했는데
아니라네요
바로 그겁니다
(동재) 우리가 이 여자애한테 주목했던 이유가
미성년자한테 위조 주민증을 공급하는 놈들과의 연계성
아, 근데 이게
(동재) 일이 이렇게 얽혀 버려서 나도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참
아
병원에는 지금 누가...
아, 예, 순경 한 명 배치했습니다
(팀장) 아, 저, 한 명이어도 절대 눈 안 뗍니다
손이 항상 모자라니까요
하, 씨...
(은수) 원래 부녀자 상해 치사는 서 검사님 담당이죠
사건도 커졌으니
평검사보단 부부장으로 격을 올린 게 아닐까요?
누가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갔는지
누가 가장 사건을 꿰뚫고 있는지가 무슨 상관이겠어요
지금 위로하는 거야 비꼬는 거야?
상처에 소금 뿌리기는 먼저 상처를 입어야 가능하죠
타격 안 받으시잖아요
정말 조신하게 계실 건가 봐요?
[한숨]
[안도의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저쪽에서도
(동재) 권민아가 가명이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왜?
예?
왜 어제였을까?
지금껏 잠잠하다 네가 여자를 쫓은 바로 당일 밤
[긴장되는 음악] 하필 그때 새로운 피가 흘려진 걸까?
그걸 왜 저한테 물으십니까?
(동재) 지금
절 의심하시는 겁니까?
왜 혼자 지레짐작이야
뭐 찔리는 거 있어?
(창준) 룸살롱까지 가면서
뭐 이상한 점 못 느꼈어?
누구 쫓아온 사람 없었어?
그게...
황시목요
(동재) 경찰 쪽에 권민아 정보를 넘긴 게 황시목입니다
그놈이 절 미행하다가 권민아 집까지 쫓아간 겁니다
차장님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박 사장도 황시목 앞에서 죽었고 이번에도요
이거 절대 우연이 아닙니다
미행을 한 사람이
미행당한 사람도 알아내지 못한 집을 어떻게 알았을까
넌 룸살롱까지만 갔는데
[동재가 멋쩍은 숨을 내뱉는다]
(동재) 저는 왜 지금이냐보단
왜 권민아를 겨냥했는지가 이상합니다
박무성 일이 터졌을 땐
얽힌 사람이 워낙 많았으니까 그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번엔, 권민아는
이건 마치
차장님한테 곤란한 일이 생길 때마다
보이지 않는 손이 나타나서...
(창준) 그 애 별명이 뭔지 잊었나?
박 사장이 걜 뭐라고 불렀는지 잊었냔 말이야
왜 거기 매달아 놨을까요?
어째서
끝장을 보지 않았을까
그렇게 빨리 발견될지 몰랐겠죠
(동재) 설마 살인 현장을 아지트로 쓰고 있는 녀석들이 있을 줄
상상도 못 했을 테니까
걔들 아니었으면 벌써 과다 출혈로 죽었을 텐데요?
(창준) 그래, 아지트였어
레귤러라는 뜻이지 한두 번 드나든 게 아닌
박무성 때도 현장을 철저히 이용해 먹은 범인이
모를 리가 없는
(동재) 동일범이 아니거나
[의미심장한 음악]
더 큰 벌을 내리고 싶었거나
깨어나도 인간 구실 못 하도록
그걸 바랐는지도 모르죠
[문이 달칵 여닫힌다]
[긴장되는 음악]
(창준) 왜 어제였을까
지금껏 잠잠하다 네가 여자를 쫓은 바로 당일 밤
하필 그때 새로운 피가 흘려진 걸까?
(시목) 우연일까?
서동재가 여자를 쫓은 날이라는 게
(창준) 룸살롱까지 가면서 뭐 이상한 점 못 느꼈어?
누구 쫓아온 사람 없었어?
(시목) 날 쫓아온 건가?
아니면 내가 이끌었나?
[타이어 마찰음] [동재의 놀란 신음]
(운전사) 어쩔래?
[운전사의 아파하는 신음] (시목) 주소, 번호
(운전사) [괴로워하며] 갈월동...
(시목) 범인이 이쯤에서 들었다면
(운전사) 대준빌라요
(시목) 나보다 범인이 먼저 출발했을 거고
[전자 충격기가 지지직거린다]
(시목) 아니야, 아니야
(민아) 택시, 택시, 택시
(동재) 야!
[타이어 마찰음]
[어두운 음악]
[운전사의 힘겨운 신음] [운전사의 기침]
(시목) 46분
[문이 달칵 닫힌다]
(시목) 나를 미행해서 집을 알아냈다면
범인은 여자보다 약 40분
필연적으로 뒤처진다
여자가 도망치는 데 40분이나 걸렸을까?
[문이 덜컹거린다] 서동재가 쫓아오는 걸 보고도
[다가오는 발걸음]
40분을 집에서...
(시목) 지체했을까?
[개가 짖는다]
(시목) 20m도 안 떨어졌어
먼저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40분을 뒤처져선 불가능해
내가 아니라 다른 루트를 통한 거야
여자가 범인한테 속아 만날 약속까지 할 사이라면
전자 충격기를 쓰지 않겠지
언제, 누가 목격할지 모를 골목에서
먼저 차에 태워 떠났겠지
(시목) 그래, 미리 알고 있었어
서동재에게 쫓긴 여자가
어디로 갈지, 어디 사는지 알고 진을 치고 있었던 거야
그렇지만
(시목) 그렇지만 우리가 여자를 찾아낸 것도 알고 있었어
놈은 여자가 우리 눈에 띄길 기다렸던 거야
그리고 무대에 올렸어
직전의 살인 현장이라는 무대에
어떻게 우리가 찾은 걸 알았을까?
(직원1) 이틀 전요?
아, 이틀 전 저녁이면
아, 이건데
(시목) 내부인
여자 주변에 서부지검 사람이 나타난 걸 알았던 건
범인도 관련이 있기 때문
24시간 여자 주변을 맴돌다 우리를 본 게 아니라
서부지검 사람이거나
관련이 있는 자
(직원1) 응? 왜 이렇게 한산하지?
원래는... 아, 이틀 전 이때는
차장님께서 강당에서 연설했던 때네요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아, 왜 꼭 퇴근 시간에 저러냐고
[긴장되는 음악]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시목) 서동재
그 방의 수사관
보고받았을 차장, 그리고 나
이 건물 안에서 이 넷이 알고 있다
(시목) 다섯
[전화벨이 울린다] (김 경사) 야, 전화 안 받아?
아, 이것들이 진짜
네, 용산서입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말씀하세요
[남자2의 난감한 숨소리]
저기, 저, 괜찮으니까 말씀하시죠
어디시죠?
[통화 종료음]
(서 형사) 경사님, 큰일 났어요
(김 경사) 왜, 또 누구 죽었냐?
흉기에서 뭐가 나왔는지 좀 보시죠
(김 경사) 응?
야, 이거 뭐 잘못된 거 아니야, 이거?
(서 형사) 경사님이 지문 받아 왔잖아요 확실해요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남자2) 저... [남자2의 난감한 숨소리]
(김 경사) 저...
괜찮으니까 뭐든 말씀하시죠
제가 비밀 보장해 드릴 테니까
(남자2) 저, 제가...
범인을 봤나 봐요
[긴장되는 음악] (서 형사) 뭐예요?
범인을 보셨다고요?
계속 말씀하시죠
(우균) 창준아, 어떡하냐
방금 회장님한테 전화 왔는데
너한테 직접?
근데 뭘 어떡해?
(우균) 아, 후암동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시길래 얼결에 말해 버렸다
용의자 하나 특정 못 했다고 할 순 없잖아
뭘 말했는데?
(우균) 나도 방금 보고를 들어서
너한테 먼저 말하려고 했는데...
뭔데 뜸을 들여
뭐?
[긴장되는 음악] 뭐가 어째?
이걸 다요?
기록실에 갖다 주고 와
(실무관) 제가 다녀...
[은수의 힘겨운 숨소리]
됐어
(은수) 뭐 하신 거예요?
(시목) 아, 오셨습니까?
(실무관) 전 우체국에...
맨날 살얼음판이야
[실무관의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칼 네가 휘둘렀니?
네가 여자 찔렀어?
아닙니다
범인 흉기에서
현직 검사 지문 잔뜩 나온 거 어떻게 해명할 거야
제가 만졌습니다
너
나 날개 다는 거 막으려고 뒤로 동맹 맺었니?
죄송하지만
저하고 동맹을 원하는 상대를 본 적이 없습니다만
누구 앞이라고 말장난이야!
(창준) 흉기에 네 지문에다 희생자 집엔 네 흔적 천지인데
그것도 모자라서 네가 범인이라고 지목한 증인까지 나왔어
우리 지검이 너 하나 때문에 바람 잘 날이 없어!
모든 증거가 완벽히 저네요?
그런데 왜 의심 안 하시는 겁니까?
이게 진짜
한때 사이코라고 불렸던 데다가 증거까지 완벽한데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이유는
혹시 진범을 알아서입니까?
(창준) 이 새끼가 이게
(시목) 권민아
차장님입니까?
[긴장되는 음악]
사람이
아무리 궁지에 몰려도
똥오줌은 구분해야지, 응?
작년 10월에
박무성은 차장님께 미성년자를 보냈습니다
(시목) 청탁을 안 들어주니까 모든 걸 폭로하겠다고
차장님을 협박했죠
그러다가 영원히
침묵당했고요
그리고 오늘
그 미성년자가 발견됐습니다
차장님께서 그토록 찾으시던 그 여자가
죽음 직전에서요
이거 다 우연입니까?
제게 팩트를 주시죠
아무 일 없었어
(창준) 아무 일도 없었어
누구처럼 취향 의심받을 정도로 내가 결벽증이라서가 아니라
박 사장은 이미 그때 망조였어
[노크 소리가 들린다]
(창준) 거기까지 쫓아왔는데
문전 박대 하면 시끄러워질까 봐 열어줬더니
박 사장이 아니라 여자였어
그 얼굴 보고 누가 어린애일 거라고 상상이나 해?
그래! 넘어갈 뻔도 했지
그렇지만 내보냈어, 왜!
함정이란 걸 알았으니까
진창길로 빠질 걸 알았으니까
네가 너 혼자 잘난 맛에 사는 건 아는데
황시목
난 너보다 위야
박무성의 죽음으로 수입원이 끊긴 권민아가
차장님을 다이렉트로 협박했겠죠
여자가 터트리면 아무리 남자가 결백을 주장해도
이 세상은 안 믿어 줄 거라고요
박 사장은 그 애를 '벨'이라고 불렀어
무슨 뜻입니까?
누르면 나온다고
부르면 불러지는 초인종이라고
(창준) 박 사장이 그 벨을 과연 날 위해서만 울렸을까?
우린 검사야
(창준) 뇌물을 받기도 하고 접대가 문제가 되기도 하지
전관예우도 바라고 사건 밀어주기도 해
죽도록 책만 파다가 갑자기 권력을 쥐고, 명예를 얻고
물불 못 가리고 날뛰기도 하지만 우린 검사야
법을 수호하기 위해서 여기에 왔어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
나한텐 믿음이 있어
이 건물엔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는 믿음
수호자와 범죄자
법복과 수인복
우린 그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단죄 내려야 할 부류들과는 다르다는 믿음
아무리 느슨해져도 절대 타인을 해치지 않는다는 믿음
근데 나더러 뭐가 어쩌고 어째?
답이 아닙니다
[긴장되는 음악]
안 죽였어
실례 범했습니다, 사죄드립니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김 경사) 황 검사님, 검사님! 검사님, 계세요?
(김 경사) 어?
네 차례야
무슨 일입니까?
제가 할 말이네요
도대체가...
[김 경사의 당황한 신음]
(김 경사) 차장님
몇 가지 물어볼 말이...
수사에 필요한 거라서요
[시목의 옅은 한숨]
어...
황 검사님 어젯밤 11시에서 1시경
어디 계셨습니까?
다른 직원들도 있었겠죠?
아니요, 다 퇴근 후였는데요
혼자셨어요?
(김 경사) 아, 이를 어쩌나
우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
(시목) 열흘 전에 권민아 씨 살인 미수에 쓰인 흉기를
맨손으로 만졌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아, 어쩌시다가
강진섭 씨 진술이 사실일 수 있을지
현장에서 사건 당시를 재현해 보느라고요
(시목) 진짜 흉기 대신에 부엌에 남아 있던 같은 종류의
좀 더 작은 칼로요
증명이 가능할까요?
검사님 말 외엔...
흉기에서 역시 범인 지문은 안 나왔습니까?
네
검사님 거만
그렇게 훅 들어오시니까
(김 경사) 꼭 검사님 지문은 범인 지문이랑 별개다
뭐, 이런 말씀으로 들리는데요
저희도 말이죠
여기까지 왔을 때는 여간 곤란한 게 아니어서
지문뿐만이 아니라
황 검사님이 범인이라고 제보한 사람도 있습니다
불법 콜 운전자 말씀이시죠?
(시목) 권민아 씨 소재지
그 콜 운전자한테서 받아낸 겁니다
[피식하며] 서동재
(김 경사) 전 검사님이 아닌 줄 알았죠
제보자 말이 엄청 폭력적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자기는 아가씨들한테 의리를 지키려고
끝까지 안 가르쳐주려고 했는데
'아이고, 이러다가 죽겠다' 싶었다고요
(김 경사) 아, 물론 안 믿었죠
무덤도 핑계가 있는 마당이니까
뭐...
콜 기사 입장에서 보면
하필 집을 알려준 날 그 변고가 일어났으니
당연히 그 남자가 범인 같겠죠
(시목) 그렇지만 그다음은
김 경사님을 피해자 집으로
안내했을 때 드렸던 말씀과 같습니다
집은 알아냈지만 여자는 이미 떠난 후였다고요
(창준) 안내?
피해자 파악에 우리 쪽 도움이 있었단 건가?
서장은 언급 없던데?
본인들 공으로 돌렸구먼
(창준) 뭐, 있는 일이지
(김 경사) 그래서 말입니다
저도 생각이란 걸 해 봤습니다
검사님이 켕기는 게 있으면 [의미심장한 음악]
왜 우리를 거기로 데리고 갔을까
(김 경사) 그런데 이런 생각도 드는 겁니다
만약 못 만났던 게 사실이 아니라면
실은 어젯밤 그 여자를 쫓아서 그 집에 들어갔으면
집 안 곳곳에 있는 그 본인의 그 흔적들을!
이걸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다시 한번 들어가는 거지 경찰들을 대동하고!
지문 검출, 목격자 제보 피해자를 마지막으로 봤을 인물!
검사님은 이런 용의자를 만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제가 드릴 설명은 다 드린 거 같은데요
(김 경사) 얼마 전에도
누가 죽어도 자기 아니라고 했죠
근데 어떻게 하셨더라?
구속 기소 했습니다
(계장) 여기서들 뭐 하세요?
(창준) 더 확실한 카드를 가져와
내 사람 데려가려면
[문이 달칵 열린다]
(창준) 지랄들 한다
(김 경사) 지문보다 더 확실한 게 있으려나?
(부장) 아나, 이씨, 여기가 어디라고
(김 경사) 개가 처웃을 소리 하고 자빠졌네
자기들한테 걸렸으면 두 번도 안 보고 빵에 처넣었을 것들이
[긴장되는 음악]
(동재) 예, 바로 처넣었겠죠
(김 경사) 제 말이...
그러니까
아주 확실해야 할 겁니다
당연하죠
[재봉틀 작동음]
아, 이거요?
이거 양강고등학교 교복이네
(직원2) 이거 작년부터 바뀌어 가지고 지금은 안 나오는 디자인인데
왜 찾으세요?
양강고등학교요?
오케이, 감사합니다
[학생들이 이야기한다]
(학생2) 아, 따라오지 마
(학생3) 아, 좀 서 봐, 같이 가!
[수업 종이 울린다] [학생들의 웃음]
[한숨 쉬며] 너도 저랬어야 했는데
(여진) 수업 중에 정말 죄송합니다
이 학생 담임이셨죠?
어머, 가영이
얘 어디서 찾으셨어요?
(담임) 지금 어디 있어요?
(여진) 가출했었나요, 가영이가?
신고도 했었는데
그래서 오신 거 아니에요?
오늘 새벽에 후암동에서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놀란 숨을 들이켜며] 네?
저, 언제 가출했었죠?
그때 몇 살이었어요?
(담임) 후암동이면...
[놀란 숨을 들이켜며] 뉴스에서 그, 경완이네서 그랬다던 그거예요?
경완이요? 경완이가 누구...
[의미심장한 음악] 우리 손자요
(여진) 아, 그 군대 가셨다는...
[담임의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잠시만요
[담임이 놀란 숨을 내뱉는다]
(장 형사) 박무성 작년 말까지 권민아 계좌로 매달 4, 5백씩 송금
(여진) 저, 권민아, 아니, 그, 김가영
몇 년생이죠?
아, 작년에 고3이었으니까
[떨리는 숨을 내뱉으며] 그러니까 작년 애들이
98이죠
[긴장되는 음악]
예
감사합니다
몰랐어요
자기 93이라고 민증까지 보여 줬는데
(마담) 미성년자인지 알았겠어요?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야?
3일 전요, 일할 때
어제, 그제는 왜 안 나왔어?
검사가 그 난리를 치는데 오겠어요?
난리 쳐서 집 가르쳐줬구나?
다른 사람 또 누구한테 흘렸어?
[마담의 헛웃음]
글쎄, 내가 민아 집을 몰라요
모르는데 어떻게 흘려요
(마담) 설사 내가 안다 한들
상식적으로 걔들 집을 왜 알려줬겠어요?
밖에서 따로 보면 매출 떨어지는데
알지?
처음 봐요
(김 경사) 맨눈깔로 보란 말이야!
- 알지! - 모른다니까요! 처음 봐요!
권민아가 있었던 업소 전부 다 써!
온 지 며칠밖에 안 됐...
(김 경사) 써!
[마담의 한숨]
[마담이 글을 쓱쓱 쓴다]
[심전도계 비프음]
[긴장되는 음악]
(의사2) 장기 손상은 막았지만 문제는 뇌 안의 출혈인데요
머리를 심하게 찧었거나 폭행 때문인지
뇌에 피가 고였어요
지금 제거하려면 머리뼈를 열어야 해서
몸이 버틸 수가 없고
나중에 관만 연결해서 빼는 게 낫긴 한데...
낫긴 한데요?
최악의 경우엔
뇌가 제 기능을 못 할 수도 있어요
씁
저기, 그...
다른 폭행은...
아니요, 뭐, 그런 건 없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심전도계 비프음]
[긴장되는 음악]
(간호사2) 어머, 깜짝이야
(박 순경) 아, 죄송합니다
(간호사2) 아, 예, 아니에요
저게 왜 빠져 있지?
큰일 날 뻔했네
(가영 모) 아이고, 아이고
아, 우리 가영이 [가영 모가 울먹인다]
[심전도계 비프음]
(가영 모) 아이고 [가영 모가 거친 숨을 내뱉는다]
[놀란 숨소리]
[가영 모가 울먹인다] [어두운 음악]
(가영 모) 가영아, 가영아
가영아, 가영아 [가영 모가 흐느낀다]
[긴장되는 음악] (실무관) 어떡해요? 충격받으셨나 봐
(계장) 쉿 [실무관의 헛기침]
(창준) 나한텐 믿음이 있어
이 건물엔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는 믿음
수호자와 범죄자, 법복과 수인복
우린 그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단죄 내려야 할 부류들과는 다르다는 믿음
(창준) 아무리 느슨해져도
절대 타인을 해치지 않는다는 믿음
(창준) 아무 일 없었어
넘어갈 뻔도 했지
그렇지만 내보냈어, 왜!
함정이란 걸 알았으니까
[문이 쾅 닫힌다]
(실무관) [작은 소리로] 어떡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마우스 클릭음]
[통화 연결음]
예, 수고하십니다
서부지검 형사 3부 황시목 검사입니다
혹시 거기 CCTV 보관 기간이 얼마나 됩니까?
예, 아
그런데 저, 뭐, 백업이나 내부용 따로 있지 않습니까?
네
[마우스 클릭음] 네
네, 작년 10월 27일 [마우스 클릭음]
오후 2시, 10층
서쪽 복도 거면 됩니다
네, 작년요
(시목) 꼭 좀 찾아봐 주십시오 공문은 지금 바로 보내겠습니다
네
[수화기를 탁 내려놓는다] [마우스 클릭음]
[한숨]
[문이 드르륵 열린다] - (연재) 왔어요? - (창준) 응
[문이 드르륵 닫힌다]
(연재) 아빠
(창준) 다녀왔습니다
- (윤범) 늦네? - (창준) 네
(윤범) 이러다 나라에서
내 딸 열녀문 세워 준다고 오겠어
(연재) 그러기로 말하면 엄마 거부터 세웠게요?
(윤범) 네 남편만 감싸 나까지 까지 말고
배고파
- (연재) 손 씻고 와요 - (창준) 어
(창준) 부녀간에 나 흉봤지? 좋아?
피
우리 할 얘기가 당신밖에 없을까
(윤범) 기막힌 놈 하나 나왔데?
네?
친구끼리 얘기 안 해?
분칠할 배우 자기 발로 무대에 올랐던데
황시목 말씀이십니까?
(윤범) 처음에 소장한테 들었을 땐 내 하도 기가 막혀서
또 얼마나 시끄러울까 말이야
그런데
운때가 맞아도 이렇게 절묘하게 맞을 수가 없어
'내가 잡겠소' TV 나와서 공표한 바로 그 인간이 범인이라니
(윤범) 충격파가 하도 커서 다른 이슈들은 다 묻히겠어
황시목이 범인으로 밝혀지면
(창준) 전부 놀라 나자빠지긴 하겠죠
박무성 때도 현장에 있었고 이번에도
그러니까
희생자가 나올 때마다 항상 그놈이야
조작 소리가 나오도록 강진섭이를 무리해서 구속한 것도
다 자기가 싼 걸 덮기 위해서였다
불스아이
하지만
여자가 나온 형태가 범상치 않습니다
[어두운 음악]
[한숨]
그건 그래
박무성이를 죽인 자가 여자도 해쳤다면
이건 단순한 연쇄가 아닙니다
(창준) 분명한 의도가 있습니다
살인만이 목적이 아닌 거죠
황시목이든 누구든 범인으로 만들었다가
세 번째, 네 번째 희생이 이어지면...
(윤범) 세 번째, 네 번째 더 나오라고 해
우린 박가 놈만 자르면 돼
그놈하고만 연관 없으면 되는 거야
설마 그 집구석에서 또 뭐가 나오겠어?
설사 나온다 쳐
모방 범죄라는 말이 왜 있어
죽이고 싶은 인간 죽여 놓고
혐의 피하려고 또 그 집에 갖다 놨다고 하면 돼
잔걱정에 발목 잡히면 끝이 없어
네
대검도 아니야, 특수부도 아니야
내동 형사과에 처박혀 있으면 행동력이라도 있어야지
(윤범) 내가 말한 게 언제인데
여태 그 걱정만 한 게야?
죄송합니다
박가 놈이 어떻게 죽었는지 새 나가는 건 시간문제야
움직여
알겠습니다
(연재) 아이참, 딱 알맞게 데워놨더니
(윤범) 알았어, 먹자고
아빠
이이 한번 결정하면 빨라요
[윤범이 살짝 웃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수저를 달그락거린다]
(녹음 속 운전사) 막 날 죽이겠다고 지랄하고 목을 졸라서
진짜 할 수 없이 가르쳐는 줬는데
그놈 차 번호를 적어 놨거든요?
그래도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는데
그 미친놈이 범인이에요!
(녹음 속 김 경사) 그래서 권민아 씨한테 알렸어요?
위험한 남자가 네 집으로 가고 있다, 피해라!
경고했어요?
(녹음 속 운전사) 그랬다간 내가 입 털었단 게 들통나게요?
그럼 어느 년이 내 차를 타겠어요?
(녹음 속 김 경사) 차요? 무슨 차?
[통화 종료음]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한숨]
다시 들어도 나쁜 새끼네, 이거
(팀장) 아니, 전화 한 통만 해 줬으면 됐을 걸
자기 밥줄 끊길까 봐 혼자 사는 여자애를 내깔겨 둬?
(여진) 차 번호 적어 놨으면 나왔겠네요?
누구입니까?
여기서 말한 그 미친놈이
(여진) 응?
[한숨]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황시목 검사
(여진) 네?
진짜 손 놓고 있어야 돼요?
(김 경사) 예?
이게 지금 식구 운운할 사항입니까?
(팀장) 서장님이 있어 보라시잖아!
근데 황 검사는
룸살롱에서부터 집까지 역추적했다고 이미 말했잖아요
(김 경사) 거짓말이에요
자기 입으로 집만 알아냈다고 했지만
그게 아니라니까
분명히 그날 저녁에 그 여자를 만났고
그래서 우리를 거기로 데리고 간 거라고
사방에 자기 흔적이니까 우리 흔적이랑, 응?
겹치게 하려고!
(여진) 그걸...
[여진의 한숨]
[긴장되는 음악]
(시목) 이거
(여진) 봤어요, 집 안에서
(시목) 통신사 기록엔 93년생으로 돼 있더라고요
[노크 소리가 들린다]
저예요
박무성 제가 만났어요 죽기 전날 밤
나 혼자 한 일이에요
[한숨]
(김 경사) 응? 황 검사랑 그 여자아이랑 아는 사이라니까요, 분명히!
(여진) 이걸 언제 프린트할 시간이 있었지?
김 경사랑 들어가서 찍은 게 아니야
미리 갖고 있었어
사건 발생 전에 이미
그 집에 들어가서...
김가영도 만났을까?
(여진) 근데 접대 의상이 아니고 교복 주인이 맞다면
[긴장되는 음악]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이었겠죠? 어떤 남자들한텐
(여진) 설마 자기 얘기였던 거야?
[차분한 음악] 좀 이따가 서 검사가 우리 서로 올 거예요
(여진) 박경완 조사하러
김가영하고 고등학교 1년 선후배 사이예요
(창준) 그 애 별명이 뭔지 잊었나?
(시목) 벨
(창준) 박 사장이 그 벨을 과연 날 위해서만 울렸을까?
(시목) 여자한테 전화했을 때 저 노래 들었습니다
(여진) 아까 그 리조트 끝 방에 있던 남자
(시목) 서동재
(여진) 그 사람 벨 소리예요
(시목) 이 향수
서동재 검사한테서 진동을 한 게 아가씨 향수였나 보네요?
엊그저께 만나고 왜 또 만났습니까?
(동재) 안 놔?
검사님이 놓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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