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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의 숲 S1.12

 

“본 드라마의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모두 실제와 관계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긴장되는 음악]

 

[시목이 숨을 후 내뱉는다]

 

[여진의 한숨]

 

(여진) 현장 점검 때 뭐 놓쳤나?

 

[스위치가 달칵 눌린다]

 

[문이 덜컹 열린다] [경완이 옅은 숨을 내뱉는다]

 

(시목) 아, 저, 경완 씨, 미안한데

 

위에 올라가서 시끄러운 음악 좀 틀어 볼래요?

 

음악요?

 

[한숨]

 

[여진의 한숨]

 

(여진) 여기 어디쯤 있었겠네요, 가영이가

 

[어두운 효과음]

 

[신나는 음악이 울린다]

 

[초인종이 울린다] [신나는 음악이 뚝 끊긴다]

 

(여진) 어? 어머님 벌써 오셨나?

 

이런 건 모르시는 게 나은데

 

(팀장) [문을 쾅쾅 두드리며] 계십니까?

 

(여진) 어?

 

[어두운 음악]

 

(여진) 팀장님

 

웬일이세요? [의미심장한 음악]

 

(팀장) 넌?

 

[어두운 효과음]

 

(팀장) 아, 여기에 납치돼 있었던 것 같다고?

 

아, 그때 지하실 다 훑었었는데 아무것도 안...

 

[팀장의 당황하는 신음]

 

(여진) 왜요?

 

(시목) 거기요

 

(여진) '칠'

 

(팀장) 왜, 뭐, 뭐, 뭐?

 

(여진) 거기 쓰러져 있을 때 본 건가?

 

(시목) 아니요, 이렇게 쓰러져서는 안 보일 거 같은데요?

 

(팀장) 뭐가?

 

(여진) '공, 칠'이라고 했었거든요 김가영이, 응?

 

그때 범인에 대해서 물어봤을 때

 

(팀장) 공, 칠? 숫자?

 

저거 '칠'?

 

'공'은 어디 있어?

 

너, 이씨, 그런 게 있었으면 진작 말을 했었어야지, 씨

 

(여진) 저희도 어젯밤에 들은 거라서요

 

(여진) 어?

 

[긴장되는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팀장) 왜? 뭐 있어?

 

(여진) 뭐에 긁혔지?

 

이게 아래에서 위로 끈 자국 같은데

 

쇠가 달린 걸로...

 

쇠 장식...

 

바퀴 달린 가방?

 

바퀴?

 

(팀장) 이, 이런 거요?

 

(여진) 어, 아, 근데 이거는

 

이건 지금 자국이 세 개예요

 

(시목) 씁, 이 정도로 긁혔으면

 

무게도 꽤 나갔겠는데요?

 

(여진) 음

 

[손가락을 딱 튕기며] 이민 가방

 

(여진) 밤이라도 사람을 그냥 끌고 다니면 눈에 띄니까

 

가방에 넣어서 옮겼겠구나

 

(팀장) 씁, 아니, 근데

 

이게 그때 게 아닐 수도 있잖아요

 

감식반이랑 다 봤었는데

 

(시목) 사건 조서엔 지하실에 관한 내용 반 페이지도 안 됐습니다

 

(팀장) 아, 그때는 워낙에 저 위가 난리도 아니어 갖고

 

아, 여기 들어온 줄 알았으면 진작에 들여다봤...

 

(팀장) 가만, 씁

 

근데 좀 이상하네

 

아, 가방에 넣든 아니든

 

왜 여기다 하루를 뒀을까요?

 

(시목) 조서에서 이 집을 들락대던 중학생들이

 

그날따라 일찍 왔다고 쓰셨죠?

 

예, 그랬죠

 

(팀장) 씁, 김가영이 납치된 날이

 

양아치 놈들 중 한 명이 생일이라

 

(팀장) 그날 여기서 파티를 했다고 했어요

 

다른 날은 보통 자정쯤에 뭉쳤는데 그날만 두어 시간 빨리 왔다고요

 

범인이 김가영 양을 납치해서 여기 데리고 왔을 때

 

이미 위에 애들이 있었겠죠?

 

(팀장) 집 안엔 벌써 양아치들이 홰를 쳐놓고 있으니까

 

범인은 일단 지하실에 여자를 갖다 놓고

 

담날 끌고 올라가서...

 

(경완) 찔렀나요?

 

아니, 근데 왜 여기서 안 하고요?

 

그런 거라면 여기가 더 나을 텐데

 

(팀장) 씁, 아니, 그것도 그거지만

 

왜 납치한 당일에 해치우지 않았을까요?

 

어차피 양아치들이야 밑에서 전쟁이 나도 몰랐을 거고

 

(팀장) 꼭 집 안에다 묶어놔야 되는 거라면

 

좀 기다렸다가 새벽에 그놈들 간 다음에

 

끌고 올라갔으면 됐을 것을

 

(팀장) 왜 굳이 담날까지 기다렸을까?

 

그러면 김가영이 죽으니까요

 

예?

 

[의미심장한 음악]

 

(팀장) 아이, 그건 뭔 소리예요? 죽으라고 찔러 놓고

 

(경완) 무슨...

 

지하실에서 해치우면

 

한참 후에나 가영이가 사람들 눈에 띌 수 있어

 

(여진) 운 좋게 하루나 이틀 안에 발견된다고 해도

 

과다 출혈로 사망한 후겠지

 

납치 당일 날 찔러도 사망입니다

 

(시목) 다음 날 밤에야 발견될 테니까

 

양아치들 간 다음에 찌르면

 

다음 날 밤에야 발견될 테니까

 

(팀장) 그동안 내내 피를 흘려서...

 

아, 그것도 또 사망이네, 씁

 

그러니까 살려 두려고 그랬다고요?

 

(여진) 응

 

근데 왜요?

 

우리 아빠한테는 왜 그랬대요? [어두운 음악]

 

(경완) 아니, 걔는 살려 주고 우리 아빠는 왜 죽였대요, 왜?

 

아, 우리 아빠가 뭘 그렇게 잘못해서?

 

(시목) 팀장님

 

 

그날 애들이

 

위에서 무슨 음악 들었었는지 알아봐 줄 수 있습니까?

 

아, 음악은 왜요?

 

김가영한테 들려주면

 

기억이 더 빨리 되살아날지도 몰라서요

 

어휴

 

그럼 애가 놀랄 텐데

 

뭐, 그럽시다

 

(팀장) 근데 진짜로 왜 그렇게 살려 두려고 했었을까

 

[문이 철컹 열린다]

 

[문이 철컹 닫힌다]

 

(여진) 아이...

 

팀장님

 

아니, 여긴 근데...

 

왜 오신 거예요?

 

아, 저...

 

(팀장) 경완이한테 좀

 

저기, 저, 경완아

 

(여진) 팀장님

 

(팀장) 널 지금 거짓말쟁이로 몰아가고 있는 건

 

서동재하고 김 경사야

 

둘이서 짜고 언론에다 흘렸어

 

믿어지지 않겠지만

 

그날 너한테 그러고 나서

 

경찰로서 아니, 한 사람으로서 내가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정말 미안하다

 

[차분한 음악]

 

아, 그날

 

(팀장) 김 경사를 말렸어야 했는데 폭력은 아니라고

 

아, 물론 너야

 

네 입장에서는

 

때린 놈이나 보고 있었던 놈이나 그놈이 그놈이겠지만

 

[팀장의 한숨]

 

저기, 미안하다

 

야, 경완아

 

[문이 드르륵 열린다]

 

(팀장) 야, 경완아

 

[팀장의 한숨]

 

(여진) 팀장님, 저...

 

지금은 그만 가시는 게 좋겠네요

 

[문이 드르륵 닫힌다]

 

[팀장의 한숨]

 

[문이 철컹 여닫힌다]

 

(여진) 진짜니?

 

저, 팀장님은 너한테 안 그랬어?

 

(경완) 됐어요

 

그렇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우리 아빠 칼 맞아 죽었어요

 

뭐, 나 몇 대 맞는 게 뭐, 대수겠어요?

 

지금 그 얘기가 왜 나와? 네 잘못도 아닌데

 

나는요

 

나는 우리 아빠가 싫었어요

 

아, 그냥 이해가 안 갔어요 왜 그러고 사는지

 

아니... [울먹이는 숨소리]

 

네, 뭐, 죽었다는 거를 들었을 때

 

[이를 악물며] 아, 그, 근데 그 죽는 것도 너무 싫었어요

 

왜 그런 식으로...

 

[잔잔한 음악]

 

(경완) [슬픈 숨을 내뱉으며] 근데 이제는

 

[울먹이며] 하루만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한테 욕하고 소리 지르고 다 괜찮으니까

 

딱 한 번만...

 

이제 진짜 안 미워한다고

 

아빠 없는 게 이런 건지 진짜 몰랐다고

 

그렇게 혼자...

 

아, 너무 불쌍해요

 

[경완이 흐느낀다]

 

(경완) [훌쩍이며] 아, 괜찮아요

 

(경완) 하루만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울먹이며] 이제 진짜 안 미워한다고

 

혼자...

 

아, 너무 불쌍해요

 

[다가오는 발걸음]

 

[동재가 숨을 후 내뱉는다]

 

우리도 식사해야죠

 

(동재) 아, 찻잔

 

먼저 가요, 내가 정리하고 갈게

 

- (비서) 네 - (동재) 네

 

(창준) [큰 소리로] 뭐야!

 

[긴장되는 음악]

 

(동재) 스, 스, 스푼요

 

아까 떨어뜨렸는데

 

나가셨을 때 줍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공실일 때 들어왔습니다 죄송합니다

 

들어

 

예?

 

[의미심장한 음악]

 

스푼이 없네요

 

어디 굴러갔나?

 

[찻잔을 달그락 정리한다]

 

[의미심장한 음악]

 

(창준) [큰 소리로] 뭐야!

 

[숨을 후 내뱉는다]

 

[한숨]

 

어디

 

재벌은 뭔 얘기를 하나 들어 볼까?

 

(녹음 속 윤범) 아, 저 친구가 왜 여기 있어? [찻잔을 달그락거린다]

 

(녹음 속 동재) 아, 저, 그게...

 

좋아, 좋아

 

좋아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이씨

 

(녹음 속 창준) 유크레인 쪽은 벌써 끝내셨군요?

 

뭐야, 뭐라는 거야? [윤범의 음성이 흘러나온다]

 

(녹음 속 윤범) 유크레인 공화국에서 만든...

 

크레인

 

(녹음 속 윤범) 서류만 갈아 끼우면 돼

 

홍콩?

 

[긴장되는 음악]

 

(윤범) 홍콩 통해서 대대적으로 투자할 거야

 

신용도 올려놓고

 

주가 부풀린 다음 바로 투자금 회수하면

 

아무리 튼튼한 은행도 흔들리게 돼 있어

 

그때 매각하면 자산 규모만

 

7조야, 7조

 

자넨 금감원장 만나는 자리에

 

앉아만 있으면 돼

 

[한숨]

 

저게 다 얼마 같아?

 

(기사) 어떤 거 말씀이신지...

 

(창준) 요즘 애들 커피 한 잔 값도 안 돼

 

(기사) 예

 

(윤범) 자산 규모만 7조야, 7조

 

7조...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잔을 댕그랑 내려놓는다]

 

전에

 

두 분이 어떻게 처음 만나셨는지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 그이랑 나요?

 

 

사모님께서 먼저 좋아하셨다고요

 

[연재가 피식 웃는다] (시목) 검사장님이 그때 좀 취하셨을 때라

 

(연재) 취중 진담

 

맞아요, 내가 먼저였어요

 

저는 상상이 안 가서 그러는데

 

10여 년을 함께 산 부부란 어떤 겁니까?

 

수법을 바꿨나?

 

그 여자 경찰이 빙빙 돌리래요?

 

늦은 밤에

 

김가영 양이 누워있는 병실로 달려가셔야 했던 사모님의 심정도

 

전 모릅니다

 

그날 중환자실에서 만난 분과는

 

약속을 한 겁니까?

 

우리 서로 안 본 걸로 하자고?

 

난 딜이라는 거 자체가 필요 없는 사람인데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갔어야 뭘 알지

 

[시목의 한숨]

 

어쩔 수가 없네요

 

사모님을 용의자로 소환하겠습니다

 

[어두운 음악]

 

(연재) 아, 또 시작이야

 

4월 7일 22시경

 

사모님을 중환자실에서 목격한 목격자가 분명하고

 

김가영 양의 호흡기가 벗겨진 채

 

(시목) 질식 증상을 보인 그 자리에 환자와 의료진 외에는

 

사모님뿐이었습니다

 

소환장 기다리시죠

 

어떤 애인지 낯짝 한번 보려던 거였어

 

그게 뭐가 잘못인데?

 

아무도 모를 걸 바보 같은 인간 하나 때문에 내가 왜!

 

(연재) 김우균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어요

 

그럴 걸 거길 왜 와서

 

어차피 끝내지도 못할 인간이

 

김우균 서장이

 

뭘 끝내지도 못한다는 겁니까?

 

나도 다 본 건 아니에요 커튼이 가려져 있어서

 

여자 얼굴을 누르는 거 같았는데

 

[심전도계 경고음]

 

(연재) 혼자 허옇게 질려선 중간에 도망쳐 버렸어

 

그게 다예요

 

알겠습니다

 

그이한텐 안 돼요

 

[시목의 한숨]

 

참고하죠

 

[문이 드르륵 여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내비게이션 시작음]

 

(라디오 속 앵커) 다음은 국방부 소식입니다

 

국방부는 유크레인 공화국의 L 디펜스사에서 제작한

 

탐지 레이더 시스템을 수입하기로 최종 발표 했습니다

 

한조그룹과 더반그룹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통해 중개된 이번 수입은

 

올 한 해 국방 예산의 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진동음]

 

(동재) 홍콩, 크레인

 

[통화 연결음]

 

(동재) 내가 너 도와준다고 했지?

 

(동재) 녹음 땄어, 내가

 

수석님하고 이 회장 밀담

 

'홍콩, 크레인'이 뭡니까?

 

홍콩에서 크레인을 수입한다고

 

아, 구중궁궐 5자 회담이 이거였네?

 

국방부가 낄 자리는요? 크레인 수입에

 

(동재) 군부대에 납품하겠다는 거지 대대적으로

 

(시목) 마츠야마는요?

 

마츠야마가 홍콩에 공장이 있대

 

(시목) 중장비는 한조에서도 만드는데 왜 수입을 하죠?

 

야, 그럼 차는 왜 수입하고 옷은 왜 들여놔

 

우리나라에 없어서?

 

(시목) 지금 이 말만 사실이죠?

 

너 싫으면 마

 

도청 방지까지 하고 둘이 나눈 밀담인데

 

네가 싫다면 어쩔 수 없지 [휴대전화 조작음]

 

아, 새끼, 씨도 안 먹히네

 

[한숨]

 

아...

 

(라디오 속 앵커) 유크레인 공화국의 L 디펜스사에서 제작한

 

[의미심장한 음악] (동재) 크레인

 

(라디오 속 앵커) 탐지 레이더 시스템을 수입하기로

 

(동재) 홍콩에서 크레인을 수입한다고

 

(라디오 속 앵커) 국방부는 유크레인 공화국의

 

(동재) 한조랑 국방 장관이야

 

거기다 더반그룹 조 회장까지

 

유크레인?

 

마츠야마까지 5자 회담...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시목) 한조와 더반이 중개하고

 

국방부가 유럽에서 사 오는 무기

 

(여진) 한남동 갔다 온 거 어떻게 됐어요?

 

(시목) 일본 회사가 낄 데가 없는데, 왜

 

검사님?

 

(시목) 그 큰 계약을 앞두고 이윤범은 왜 유럽 회사 사람이 아니라

 

일본 군수업체와 국방 장관을 한 자리에...

 

뭔 고민 있어요?

 

불렀을까요?

 

(여진) 에?

 

[여진의 한숨]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동재) 뭐 해?

 

자주 보네?

 

검사님은 무슨 일이세요?

 

(동재) 보시다시피

 

넌 뭐, 누가 아파?

 

(은수) 주세요, 몇 호실 가세요?

 

됐어, 내 짐 내가 들어

 

남자 후배한텐 시키시잖아요 저도 할 수 있어요

 

네가 들고 튈까 봐 그런다

 

(동재) 근데 뭐, 넌 병문안 왔다면서 주스 한 병 안 사 왔어?

 

생각도 못 했지?

 

머릿속에 온통 딴생각이라

 

무슨 생각요?

 

어차피 우리 서로 아닌 척하기엔 너무 늦은 거 아닌가?

 

우리 둘 다 같은 사람 보러 온 거 같은데

 

[어두운 음악]

 

걱정 마, 들어가서 안 일러

 

검사님이랑 전 목적이 다르잖아요

 

다르지

 

넌 이창준이란 사람이 범인이냐고 묻고 싶어서 온 거고

 

검사님은 아니란 걸 확인하러 왔죠 그쪽 라인이니까

 

많이 컸네?

 

죄송합니다

 

확인해 보자

 

(경찰) 누구시죠?

 

[동재가 중얼거린다]

 

 

청와대에서 왔습니다

 

(동재) 아휴, 고생이 많으십니다

 

제가 진작에 찾아뵀어야 되는 건데

 

상태가 어떤지 안부차 왔습니다

 

(가영 모) 누구신지...

 

아, 저 따님 사건 맡았던 검사입니다

 

지금은 청와대로 갔지만요

 

(가영 모) 네?

 

(은수) 저...

 

아, 안녕하세요 서부지검 영은수 검사입니다

 

황시목 검사님 동료입니다

 

아, 예

 

아, 어머님한텐 청와대보다 황 검사가 더 잘 통하네요?

 

(동재) 네, 그러셔야죠

 

잘하고 계십니다

 

(은수) 저, 어머님

 

죄송하지만 가영 씨에게 사진 한번 보여 드려도 될까요?

 

아, 아, 네

 

가영 씨

 

(은수) 사진 한번 봐 주실래요?

 

[긴장되는 음악]

 

(은수) 이 사람 본 적 있어요?

 

알겠어요?

 

(동재) 야!

 

(가영) [다급한 목소리로] 아저씨, 빨리 가 주세요

 

[문이 덜컹거린다] [가영의 놀란 숨소리]

 

[놀란 숨소리]

 

[가영의 겁에 질린 신음]

 

(가영 모) 가영아

 

- (경찰) 선생님, 선생님! - (가영 모) 가영아, 왜 그래

 

- (가영 모) 가영아, 왜 그래 - (의사) 무슨 일이시죠?

 

(의사) 환자분, 환자분 제 말 들리세요?

 

환자분?

 

[의미심장한 음악]

 

(은수) 이 사람 본 적 있어요?

 

[가영의 겁에 질린 신음]

 

[다가오는 발걸음]

 

[가영의 겁에 질린 신음]

 

너 다신 그러지 마

 

(은수) 네?

 

수석님은 이젠 너 같은 피라미는

 

스치기만 해도 다치게 할 수 있는 존재야

 

나한테 했듯이 그랬다간 진짜 일 치르는 수가 있다고

 

선배님한테 하듯이요?

 

너 기억도 안 나?

 

너 내가 진짜 범인이면 어쩌려고 그랬어?

 

내가 네 목 조른 날

 

나 그날 밤새 한숨도 못 잤어

 

내가 진짜 빡쳐서 너 어떻게 했으면 어쩔 뻔했냐고

 

내 인생은 뭐가 되고

 

그땐 죄송했습니다

 

사과 듣자는 게 아니잖아

 

나도 연수원 나왔어

 

(동재) S대 출신 놈들만큼은 아니어도

 

나도 영일재 교수님한테 배웠다고

 

너 잘됐으면 하는 마음 나한테도 있어

 

그런 생각 하시는지 몰랐는데

 

내가 뭐, 원래 그런 거 티 내는 스타일 아니니까

 

(은수) 네?

 

아...

 

(동재) 그, 황시목이는 뭐래?

 

그, 공식 브리핑까지 했으면 뭔 얘기가 있을 거 아니야

 

뭐가 더 밝혀졌다거나

 

너 황시목이 자주 만나잖아

 

요즘 얼굴도 잘 못 봬서요

 

(동재) 쩝, 가자

 

나 청와대 물 먹는 놈이라 바쁘시거든

 

그래서 저한테 노하우도 가르쳐주고 그러신 거예요?

 

(동재) 응?

 

저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동재) 어

 

(은수) 이제야 알았네요

 

못 뵙게 된 다음에야

 

[멋쩍게 웃으며] 못 뵙긴

 

야, 나 뼛속까지 검사야

 

(동재) 반드시 돌아가서 검사장까지 해 먹을 거니까

 

내 밑에서 뺑이 칠 각오나 하고 있어

 

 

[가영 모의 한숨]

 

[어두운 음악] (은수) 이 사람 본 적 있어요?

 

알겠어요?

 

이 사람 알겠어요?

 

같은 사람인데

 

왜 방금 전에만 놀랐지?

 

[가영 모의 한숨]

 

[가영 모의 한숨]

 

(사장) 한창 바쁘신 분이시네?

 

(시목) 덕분입니다

 

뭐, 그렇죠

 

우리가 터트려서

 

뭐, 특임도 됐으니까

 

근데 어쩐 일로요?

 

서부지검 뇌물 의혹 제보자

 

알고 계시죠?

 

뭐, 메시지를 던졌으면 그걸 밝히셔야지

 

왜 메신저에 목매시나?

 

뭐, 특임 검사까지 고발자 색출에만 혈안이면

 

[픽 웃으며] 이거 어쩝니까?

 

타깃이 서부지검이었습니까 한조였습니까?

 

스폰서설이 보도가 되면

 

지검을 넘어서 한조에도 파장이 미칠 거라는 걸

 

분명히 알고 계셨을 텐데요

 

이거 뭐 세게 나오시는 거 보니까 뭔가를 쥐셨는데

 

뭐, 뭔지 펴 봅시다

 

먼저 질문에 답해 주시죠

 

어째서 별 내용도 없이

 

달랑 뇌물 의혹만 담긴 제보를 바로 터트리신 겁니까?

 

[사장이 웃는다]

 

(사장) 아니, 이거 뭐, 개인적인 이유라

 

우리 검사님 김샐 수도 있는데

 

공적인 거였다면 여기 오기 전에 먼저 알아냈을 겁니다

 

(사장) 뭐, 재밌는 분이네

 

한조그룹에

 

딸 하나 있죠?

 

이연재 님요

 

수석 비서관 배우자 되시죠

 

그게 아니라 내 사람 될 여자였죠, 연재는

 

[의미심장한 음악]

 

아니, 그럼

 

벌써 10년도 전에

 

헤어진 여자 때문이라는 겁니까?

 

한조의 사위가 된다는 게

 

이거 어떤 건지 몰라요?

 

근본도 없는 놈이 연재만 안 채 갔어도

 

(사장) 성문 본사가 내 거였다고

 

이런

 

[의자를 톡톡 두드린다]

 

[한숨 쉬며] 이런 계열사가 아니라, 응?

 

(시목) 그걸 아는 사람은요?

 

아, 뭐, 가족들이야 사귀는 거 알았고

 

(시목) 아니요

 

제보자는 사장께서

 

그 옛날 일에 아직도 분통 터트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알기 때문에 여기

 

성문을 골라서 제보한 거고요 일부러

 

뭐, 제보 편지 보낸 사람

 

여고생이에요

 

여고생요?

 

(사장) 걔 말이 길에서 누가 10만 원을 주면서 부탁했다고

 

편지를 우리 신문사에 보내 달라고

 

편지 한 통이니 뭐, 테러는 아니겠다 싶었다나?

 

돈 준 사람은 누구랍니까?

 

뭐, 아저씨라는 거밖에 기억 못 해요

 

근데 검사님

 

그 '분통'이라는 표현은, 응?

 

뭐, 내 부모님도 모르는 내 마음을

 

누가 알아서?

 

여고생 신원이 필요합니다

 

공짜로 너무 많이 바라시네

 

도대체 뭘 쥐셨길래 이렇게 세게 나오시나?

 

그럼 이렇게 하시죠

 

국방부에서 무기 수입을 발표했습니다

 

뭐, 그랬죠

 

제조사로 알려진 L 디펜스라는 회사하고

 

일본의 군수업체인 마츠야마

 

이 둘의 관계를 파헤쳐 보시죠

 

거기서 일본이 왜 나옵니까?

 

진짜 무기를 만든 곳이 어디인지

 

궁금해지실 겁니다

 

[긴장되는 음악]

 

여고생 신원 보내 드리죠

 

(사장) 아, 그리고 아시겠지만

 

뭐, 아까 나눈 혼담 얘기는

 

머릿속에서 지워 주시고

 

[문이 달칵 여닫힌다]

 

데스크 전부

 

(시목) 제보자는 세 가지 모두를 알아야 한다

 

이창준과 박무성의 관계

 

오래전 깨져 버린 성문과 한조의 혼담

 

무엇보다 성문 사장의 해묵은 앙심까지

 

이걸 다 알 수 있는 사람은...

 

[긴장되는 음악]

 

[한숨]

 

(TV 속 패널) 터지면 없어지는 수류탄도 아니고

 

레이더 시스템이란 말이죠

 

완전 컴퓨터로 조종하는 건데

 

이게 일본 거면 거기다 뭘 심어 놓을 줄 알고

 

[전화벨이 울린다]

 

그, 유크레인 공화국 기업으로 알려졌던 L 기업이

 

그, 마츠야마사 자회사로 판명 난 이상

 

(TV 속 패널) 이제 포커스는

 

한조와 더반그룹, 그리고 국방부가 이 사실을 알면서도

 

제조업체를 위조하고 공모했느냐 이거죠, 이제

 

[TV 종료음] [리모컨을 탁 내려놓는다]

 

(정본) 우리가 조사했던 거랑 비슷한데? 그렇죠?

 

(실무관) 네

 

인터넷 반응이 장난 아닌데요?

 

- (계장) '매국 기업이네' - (정본) 어유

 

(계장) '국방 장관 목을 쳐라'

 

'이게 나라냐'

 

이야, 이거 이 정도면 한조나 더반도

 

(계장) 꽤 타격이 크겠는데요?

 

(정본) 시목아, 네가 성문에다가 정보 준 거야?

 

 

(정본) 왜? 우리가 터트려도 되잖아 특임 이름으로

 

(시목) 유럽에, 작은 나라에

 

또 처음 듣는 회사의 정체를 우리가 밝힐 때쯤엔

 

벌써 수입 끝났어

 

후폭풍도 상당할 테고

 

(윤 과장) 그렇죠

 

성문이니까 대놓고 한조에 칼 든 거지

 

우리였으면 단칼에 끝났죠

 

(여진) 근데 성문 사장이 검사님 제보를 입 다물어 줄까요?

 

수석 쪽에서

 

성문 꼬투리 잡는 거 정도는 누워서 떡 먹기일 텐데

 

[여진의 한숨]

 

[긴장되는 음악] (윤범) 문화재 반환으로 포장해 놔서

 

아, 마츠야마 이미지 최고입니다

 

의원들이 쌍수 들어 환영했다니까 그러네

 

아, 여론 금방 잠잠해진다고요 한두 번인가?

 

국제적 신용도가 달린 문제예요 국제적 신용도가

 

다 된 밥...

 

다 된 밥에 장관님 숟가락 얹게 해 드렸으면

 

그냥 드시지

 

혼자 몸 사릴 겝니까?

 

(윤범) 알겠습니다, 회의하시죠

 

다시 통화합시다

 

[숨을 후 내뱉는다]

 

어떤 쥐새끼가...

 

[의미심장한 음악]

 

어느 거부터 말씀드릴까요?

 

(창준) 사장님 취향이

 

여가수 쪽이시더라는 것부터 할까요?

 

방송사가 부동산 장사를 꽤 잘하더라는 얘기가

 

더 흥미로울까요?

 

[사장이 살짝 웃는다]

 

나는 수석이 그런 쪽에 관심 있다는 게

 

더 흥미로운데요?

 

(창준) 지체 없으시네요

 

(사장) 화제가 될 만큼 됐는데

 

그냥 알려 달라고 해도 됐을 걸

 

[피식 웃으며] 이렇게 번잡스럽게

 

(창준) 배웅은 서로 생략하죠

 

(사장) 어렵게 올라오셨는데

 

이거, 모시는 분

 

남은 임기가 짧아서 어쩝니까?

 

손님 머무시는 동안

 

접대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죠

 

재벌들은 그런다면서요?

 

'대통령도 한때 손님이다'

 

(사장) 백년손님께서도

 

오래 계시다 보니 주인인 줄 아시나 봅니다?

 

그럼

 

[문이 달칵 여닫힌다]

 

[못마땅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30년 철통같던 나한테서 샜겠어?

 

자네 주변에

 

쥐새끼가 있어

 

[노크 소리가 들린다]

 

(창준) 서 사무관은?

 

(비서) 별관 갔습니다

 

(창준) 다른 사람한텐 말하지 말고 내일 유크레인에서 손님 오니까

 

트리플 호텔에 예약해 줘요

 

서 사무관한테도 함구

 

(비서) 네

 

오면 들여보내고

 

(비서) 네

 

[문이 달칵 여닫힌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예, 찾았습니다

 

장인어른 짐작이 맞으십니다

 

어떻게 할까요?

 

예, 알겠습니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부르셨습니까?

 

내일 유크레인에서 손님 오니까 명동 호텔에 예약해

 

(동재) 예

 

양 사무관은 몰라도 돼 다른 사람들도

 

 

[문이 달칵 여닫힌다]

 

(창준) [큰 소리로] 뭐야!

 

[인터폰 신호음]

 

총장 바꿔

 

요즘 애들은

 

겁이 없어

 

(윤 과장) 단순히 밥하고 술 얻어먹은 사람들도

 

다 소환을 해야 할까요?

 

'단순히'라는 표현이 좀 그렇긴 한데

 

그런 사람들까지 전부 다 소환을 하면

 

지검이 남아나질 않을 텐데요

 

일단 대가성을 중점적으로 보죠

 

(시목) 받은 만큼 해 줬는지

 

(윤 과장) 예, 근데

 

그 대가성이라는 게 입증을 하기가 참...

 

아무튼 알겠습니다

 

[시목이 볼펜을 달칵거린다]

 

(정본) 밥 먹고 합시다!

 

(계장) 또 뭘 시켜 먹나?

 

맨날...

 

우, 우리...

 

회식합시다!

 

(여진) 한 번도 못 했는데

 

찬성!

 

- 비리 검사도 체포했고 - 비리 경찰도 체포했고

 

(정본) 비리 기업도 체...

 

[작은 소리로] 제보

 

- (정본) 제보했고 - (실무관) 옳소!

 

(시목) 회식 안 갑니까?

 

[함께 환호한다] [계장이 흥얼거린다]

 

(계장) 아, 근데 우리 뭐 하는 사람들이냐 하면 뭐라 그러지?

 

(여진) 아유

 

'빵 공장에서 빵 만들다 왔어요' 그러면 되죠

 

[함께 웃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아, 예, 총장님

 

(시목) 네?

 

[의미심장한 음악]

 

네, 알겠습니다

 

(계장) 총장님이 왜요?

 

사무실 지키십시오

 

아무도 들이지 말고

 

(여진) 무슨 일이에요? 총장님이 뭐라고 하셨는데요?

 

'본청은 금일 현 시간부로'

 

'특임 팀 해체와'

 

(시목) '특임에서 진행됐던 모든 자료들을'

 

'중수부로 이관할 것을 명하는 바입니다'

 

기다리십시오

 

[문이 탁 닫힌다]

 

[문을 달칵 잠근다]

 

(계장) 바리케이드라도 칠까요?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시목) 이유가 무엇입니까?

 

할 만큼 했어

 

아니요, 더 해야 합니다 아직 안 끝났습니다

 

끝내

 

누구의 명령입니까?

 

이런 건방진...

 

내 명령, 내 판단이야

 

방향을 제시해 주는 사람

 

(시목) 선봉에서 기준이 돼 주는 사람

 

조용히 해

 

(시목) 그게 우리의 본모습이라는 걸 국민들께 보여주라던 분

 

어디 가신 겁니까?

 

동료 잡고 경찰서장까지 잡아 놨으면 됐지

 

전부 다 벌집을 만들 작정이야?

 

지금 서부지검에서도 반발하고 있어

 

자네 소속도 그 모양인데 조직 전체는 어떻겠어!

 

지검 반발이 문제인 거라면...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감히 부탁드립니다

 

특임 해체

 

철회해 주십시오

 

[긴장되는 음악] (함께) 철회해 주십시오!

 

단체로 몰려와서 나를 겁박하겠다는 건가?

 

(총장) 난 우리 존재를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사람이야

 

저희 존재가 아니라 존재 이유를 지켜주십시오, 총장님

 

죽은 듯이 숨만 쉰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한숨]

 

실력 행사해서 될 일이 아니야

 

(2부장) 이건 자긍심의 문제입니다

 

굴복하셔선 안 됩니다, 총장님

 

누구한테 굴복한다는 거야

 

이건 내 판단이야, 내 결단이라고

 

(부장) 대한민국 검찰은 총장님의 것도 저희 검사들의 것도 아닙니다

 

더욱이나

 

어느 한 개인의 것이 되어선 더더욱 안 되고요

 

(시목) 20일입니다

 

저희가 확보한 수사 시간만 지킬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부장) 언제부터 저희가 수사 기간을 구걸하게 됐습니까, 총장님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을 달칵 잠근다]

 

(실무관) 개미 새끼 한 마리 없는데요?

 

(계장) 아무도 모르나 봐요 우리 해체된지

 

소리 소문 없이 처리되는 게 더 무서운 건데

 

(정본) 우리가 무슨 장기말도 아니고 자기들 마음대로 이랬다저랬다

 

(계장) 씁, 아무래도 한조를 건드려서 그런 거 같은데

 

터트린 건 성문인데요?

 

정보 출처 알아내는 정도야 한조한텐 일도 아니겠죠

 

(계장) 아, 중요한 임무 맡겨놓고 이러면 대부분 끝이 안 좋던데

 

(실무관) 한직으로 밀려나거나

 

내몰리거나

 

[부장의 한숨] (시목) 감사합니다, 부장님

 

(부장) 너 이뻐서 그런 거 아니야

 

하늘 우러러 쪽팔릴까 봐 그랬지

 

(2부장) 옷 벗으라고 할까 봐 어찌나 쫄리던지

 

(부장) 아유, 그러니까, 씨

 

이런 건 검사장이 했어야 되는데, 이씨

 

(4부장) 우리 검사장은 누가 올까요?

 

(5부장) 왜 이렇게 인선이 늦어지냐

 

[어두운 음악]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

 

다시 확인하신 후 걸어 주십시오

 

[통화 연결음]

 

(시목) 수석님께 얘기 전해주십시오

 

[한숨]

 

저, 수석님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시목) 수고하셨습니다

 

먼 곳까지 오시느라

 

너도 수고 많았다고

 

그러고 보니까 여기네요?

 

이창준 수석 비서관님의 현역 검사 시절을 처음 본 곳도

 

황시목이도 나이 드나 봐

 

옛날얘기 하는 걸 보니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이었습니다

 

검찰은 볼 것도 없이 정부 편이다

 

(시목) 누구나 이미 결론 내린 재판에서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이셨죠

 

그때가

 

앞으로 제가 어떤 검사가 돼야 할지

 

이정표를 세운 날이기도 합니다

 

그 이정표가

 

(창준) 날 따라서 세워졌다는 걸로 들려

 

(시목) 네

 

권력이 좋긴 좋네

 

우리 황 검사 입에서 가시를 다 빼내고

 

아첨이 그냥 술술 나와

 

[창준의 웃음] 그리고

 

(시목) 수석님을 향해서 다시 세웠습니다

 

3년 전엔 무엇이 두려워서 아버지처럼 따르던 분을

 

끝장내셨을까요?

 

[어두운 음악] 그리고 이번엔 또 무엇이 겁이 나서

 

저희를 종결시킨 겁니까?

 

겁이라니?

 

내가 널 특임에 왜 보냈는데

 

자꾸 걸리적거려서

 

이번에도 그래

 

걸리적대서

 

(시목) 걸리적댔다는 건

 

제가 가는 방향이 맞다는 뜻으로 새기겠습니다

 

그래서

 

날 향해서 다시 세웠다고 말해 주려고

 

이리 오라 했니?

 

(창준) 다음에 너하고 나 정식으로 여기서 본다고?

 

검사와 피고로?

 

그건 수석님만이 아시겠죠

 

제가 쫓는 그 끝에 계신지 아닌지는

 

넌 못 해

 

넌 날 여기 세울 수 없어

 

죽어도

 

그 끝에 계시다고 지금 고백하시는 겁니까?

 

내 생전에

 

내가 네 앞에 피고로 서는 일은 없어

 

더 노력하겠습니다

 

그래

 

법복도 걸치고 오지 그랬어? 되게 폼 났을 텐데

 

[문이 달칵 여닫힌다]

 

[계장의 한숨]

 

(계장) 아, 어떻게 된 거야? 답답해 죽겠네

 

(정본) 우리 만약에 진짜 해체면

 

한 경위님 괜찮겠어요?

 

왜요?

 

아니, 당장 내일부터 경찰서 복귀잖아요

 

(정본) 서장님 직접 체포한 게 엊그제인데

 

장 형사가 기가 막히게 튀었네

 

(계장) 짱구가 좋은가 봐요

 

튄 거 아닙니다

 

쉽게 말하지 마십시오

 

(계장) 예

 

[문이 덜커덩거린다]

 

[계장의 놀란 숨소리] [노크 소리가 들린다]

 

(시목) 접니다

 

(계장) 어떻게 됐어요?

 

[문이 달칵 닫힌다]

 

(정본) 뭐래?

 

저희 해체 안 합니다

 

[함께 안도하는 숨을 내쉰다]

 

아, 깜짝 놀랐잖아 또 백수 된 줄 알고

 

(윤 과장) 아니, 그럼 아까부터 본인 백수 될 거 걱정한 거예요?

 

(실무관) 그러게, 난 또...

 

(계장) 자, 자, 이런 날 가만히 있으면 안 되죠, 응?

 

아까 하려던 거 합시다

 

(시목) 저, 오늘은 좀 곤란하지 않을까요?

 

그래도 해체 명령이 있었던 건 사실이니까

 

(여진) 하긴, 오늘 같은 날 먹고 마시는 거

 

누가 보기라도 하면

 

(여진) 남들 절대 안 보는 데서 하면 되죠

 

그런 데가 있어요?

 

가든파티!

 

[함께 웃는다]

 

(여진) 가자, 가자, 고고씽, 고고씽

 

(윤 과장) 오늘은 좀 곤란하지 않을까요?

 

(여진) [웃으며] 왜요?

 

[엘리베이터 버튼음]

 

[도어록 작동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잘못 들었나?

 

[통화 연결음]

 

(여진) 짜잔

 

[함께 감탄한다] - (여진) 와, 맛있겠죠? - (계장) 깻잎, 깻잎

 

(실무관) 깻잎, 깻잎, 깻잎 [정본이 중얼거린다]

 

맛있겠죠? 집에서 한 거예요

 

[함께 감탄한다] (여진) 제가 한 건 아니지만

 

[휴대전화 진동음]

 

- (윤 과장) 잘 먹겠습니다 - (실무관) 검사님!

 

(실무관) 영 검사님요!

 

영 검사?

 

그때 울고 나간?

 

(정본) 아, 그, 탕웨이 닮은 분? 시목이랑 그렇고 그런

 

(여진) 예?

 

(정본) 닮았잖아요

 

아니, 그거 말고

 

(정본) 뭐?

 

[안내 음성]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긴장되는 음악]

 

(여진) 여보세요?

 

아, 황시목 검사님 핸드폰 아닌가요?

 

[지글지글 소리가 난다]

 

(계장) 아, 근데 제일로 중요한 게 없네, 어?

 

아, 이러면 고기가 안 넘어가지, 이게, 응?

 

(정본) 그렇죠? 나도 아까부터 칼칼하더라고

 

[계장의 못마땅한 신음] 내려가서 사 올게요

 

(여진) 아

 

기다려 봐요

 

(실무관) 뭐 배달시켰어요?

 

(장 형사) 아이씨, 쯧

 

아, 나 그때 그러고

 

내가 그러고 침 뱉고 나오는 게 아니었는데, 진짜

 

아이, 미치겠네, 진짜, 씨

 

(장 형사) 어...

 

아, 그때 저기

 

네?

 

아, 검사님도 저기요?

 

아, 특임 팀 분이세요?

 

[함께 웃는 소리가 들린다]

 

(장 형사) 아유, 저거, 저거, 저 김정본이지, 저거

 

아이참, 저, 김정본 [장 형사의 웃음]

 

- (장 형사) 가시죠 - (은수) 네

 

- (장 형사) 저 왔습니다 - (정본) 와, 술이다!

 

[정본의 웃음]

 

[잔잔한 음악] (정본) 술, 술 왔습니다!

 

(장 형사) 에이, 거, 사람이 왔는데, 진짜

 

저, 얼른 오세요 [술병이 잘그랑거린다]

 

(계장) 오, 영 검사님!

 

[실무관의 놀란 신음] [계장의 웃음]

 

어서 오세요!

 

- (정본) 아, 오셨어요? - (장 형사) 저도 같이 왔어요

 

(계장) 아이, 절로 좀 가 봐요 영 검사님, 여기 앉으세요

 

(은수) 아, 예, 감사합니다

 

(정본) 탕웨이다 [함께 웃는다]

 

- (여진) 어서 오세요 - (실무관) 어서 오세요

 

(은수) 저 불청객 아니죠?

 

(시목) 집주인은 따로 있는데 나한테 왜...

 

(여진) 아, 거, 남의 손님한테 까칠하게 굴 거예요?

 

(장 형사) 아, 이 사람들 진짜 성차별 쩌네

 

아, 나 갑니다, 예? 가요?

 

(윤 과장) 이리 와서 고기나 구워요

 

(장 형사) [한숨 쉬며] 아유, 괜히 왔어, 진짜

 

목살, 목살, 이거 목살

 

(계장) 거, 비싼 항정살 사 왔더니 목살이래

 

아, 다시 먹어 봐요 아, 고기를 먹어 봤어야 알지

 

(정본) 자, 자, 술이 왔습니다

 

- (정본) 돌리고, 돌리고 - (여진) 돌리고

 

- (여진) 돌리고 - (정본) 반대로도 돌리고

 

[정본의 웃음]

 

(여진) 자, 거국적으로 한 잔씩 합시다

 

- (장 형사) 잠깐만요, 제가 - (여진) 건...

 

제가 요즘 한약을 먹어서요

 

(계장) 아유, 가끔씩 한 잔씩 해 줘야 이게 약발도 잘 받아요

 

(장 형사) 아이, 그게 아니라

 

그때 죄송했습니다

 

(계장) 사나이 [윤 과장의 감탄]

 

[정본의 웃음] (장 형사) 건배!

 

(함께) 건배!

 

(정본) 아유, 너무 멀다, 건배!

 

깎는 건 제가 할게요

 

(여진) 어? 안 그래도 되는데

 

- (은수) 이거 쓸게요 - (여진) 예

 

(여진) 저기요

 

(은수) 네?

 

황 검사랑...

 

아니에요, 아니에요

 

음, 맛있네!

 

[여진의 만족스러운 신음]

 

감사합니다

 

뭐가요?

 

오늘 불러주신 거요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이 삐걱 열린다]

 

(윤 과장) 저, 화장실 좀...

 

(여진) 어, 화장실

 

저기요

 

(여진) 네

 

[문이 드르륵 여닫힌다]

 

(여진) 그러면

 

음료수만 좀 들고나와 주세요

 

(은수) 네

 

어, 포크가 어디 있나?

 

[변기 물이 쏴 내려간다]

 

[문이 드르륵 여닫힌다]

 

[은수의 당황한 신음]

 

(은수) 아, 감사합니다

 

어머, 어머, 어머, 어떡해 어머, 죄송해요, 어머

 

아, 어떡해

 

(윤 과장) [살짝 웃으며] 영 검사님

 

서운한 게 있으시면 말로 하세요

 

(은수) 아, 어떡해, 셔츠 다 젖었어

 

어머, 어머, 어떡해

 

근데 이게 뭐예요, 문신?

 

(여진) 아직 안 됐...

 

[놀란 숨을 들이켜며] 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 어머, 어머, 어머, 어떡해

 

- (은수) 아, 죄송해요 - (여진) 아니, 아니, 괜찮아

 

- (은수) 과장님, 죄송해요 - (여진) 괜찮으세요?

 

- (윤 과장) 예 - (여진) 어, 젖었어, 어떡해

 

(여진) 아이고, 괜찮아요, 제가 할게요

 

(은수) 아, 죄송해요, 제가 할게요

 

(여진) 아니에요, 어머, 웬일이야 [은수의 난감한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가영) 공, 칠...

 

[함께 웃는 소리가 들린다]

 

[함께 대화를 나눈다]

 

(은수) 근데 이게 뭐예요? 문신?

 

[함께 대화를 나눈다]

 

[여진의 웃음]

 

[함께 웃는다]

 

어?

 

[주제곡]

 

[감성적인 음악] (시목) 장관님께서 알고 계시는 거

 

제가 하겠습니다, 저 주시죠

 

(우 실장) 황시목 검사가 영일재를 만난 거 같습니다

 

(윤범) 더 놔두면 안 되겠어

 

작전에 필요한 인물도 하나 수배하고

 

가서 가져와

 

(여진) 김가영이 말한 거요

 

(계장) 그것도 생각해 낸 거 보면 시간문제네

 

시간문제네요

 

(시목) 지금 김가영이 병원에서 어떤 남자랑

 

(윤 과장) 제가 갈까요?

 

(은수) 누가 집 문을 여는 거 같았는데

 

이게 누군데?

 

(시목) 누가 우리 집에 들어갔다고?

 

(윤 과장) 병원 근처에 없습니다 갈 만한 데를 찾을게요

 

(여진) 방금 변사체 신고가 들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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