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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의 숲 S2.16

부장님은 법을 구현하는 사람입니다

 

 '누구나'라는 말 뒤에 숨어선 안 되는  집행자요

 

 (여진)  경찰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따르고 싶단 마음을 갖게 해 준 분

 

 커리어를  내 손으로 끝낼 줄은 몰랐어요

 

 영장까지 막 이러고  그러진 말자, 진짜

 

 우태하 부장님은 나쁜 죄질

 

 충분한 의심의 증거라는  구속 조건에 모두 해당하며

 

 (시목)  증거 인멸은 이미 시도하셨습니다

 

 (태하)  기소권이 검찰한테 있다는 게  뭔지 보여 줄게

 

 너 기소할 거야

 

 실형받게 할 거고

 

 비리 경찰로  범죄자, 전과자 되게 해 주겠다고

 

 [어두운 음악]  (사현)  사법 경찰관한테 해를 가하겠다는

 

 우 부장의 협박

 

 결과적으론 우 부장의  사체 유기를 입증하게 된

 

 김명한 전 정보국장의  구치소 접견 녹취록

 

 전부 당사자 증언으로

 

 영장 신청 사유에 첨부돼 있습니다

 

 [한숨]

 

 [전화기 버튼음]

 

 [한숨]

 

 (빛)  고 박광수 변호사의 사인은  [문이 달칵 닫힌다]

 

 [어두운 음악]

 

 사망 당시의 부검 발표대로  심근 경색이 맞습니다

 

 사인이 아닌 사망 장소에 대한  의혹에 있어서는

 

 시신이 옮겨졌다는

 

 경검의 내사 결과 발표는

 

 사실입니다

 

 사체 유기의 목적이

 

 남양주 별장에서의

 

 부적절한 회동을  은폐하기 위해서였다는 내용 역시

 

 사실입니다

 

 빈말할 사람 아닙니다

 

 (시목)  영향력과 도덕성  둘 다 고려해 봤을 때

 

 우 부장은 한여진 경감의 인생을  충분히 망가뜨릴 수 있는 사람입니다

 

 저희들 입은 어떻게든 틀어막아도

 

 김명한 국장까지  입 다물게 할 순 없을 겁니다

 

 그분이 빠져나올 길은  오로지 최 부장님뿐이니까요

 

 별장에 같이 있었다는 걸  부인할 수 없게 된 지금 상황에서

 

 그분이 사체 유기를 피할 길은

 

 최 부장님을 또 한 번  물고 늘어지는 것뿐입니다

 

 박광수 변호사가 죽은 그날처럼요

 

 남의 도덕성 운운하는 분이  나쁜 건 금방 배웠네

 

 상사가 한 주임한테 한 것처럼

 

 나도 경찰청 가서  그대로 해야겠다 싶던가요?

 

 (빛)  사건 당일

 

 남양주 별장에 있던  경찰청 간부의 요청을 받은 저는  [어두운 음악]

 

 당시 남양주경찰서장의 신분으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별장으로 이동했고

 

 별장에 남아 있던  당시 중앙지검 고위 관계자와 함께

 

 박 변호사의 시신을  남양주 국도 변으로 옮겼습니다

 

 이러나저러나 내가 끝장날 거라면서  굳이 나는 왜 찾아왔는데요?

 

 어떻게 끝날지는

 

 최 부장님께서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본인이 개입된 걸 끝까지 부인한다면

 

 부장님은 정보국장 손에  한 경감은 우 부장 손에

 

 두 분 다 나락으로 떨어지겠죠  그렇지만

 

 부장님께서 스스로 밝히시고

 

 자의로 내려오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더불어서 한 주임도 지키고요?

 

 검사님 사람 참 볼 줄 모르시네

 

 내가 한 주임 때문에  자폭할 사람으로 보여요?

 

 그, 얼마 전에

 

 한 경감님이  크게 화를 내는 걸 본 적 있습니다

 

 (시목)  상대가 최 부장님께  경칭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요

 

 욕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요

 

 한 경감님은  사람한테 마음을 잘 열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또 아무나

 

 끝까지 받아들이진 않습니다

 

 두 분 사이의 그런 유대감이  일방적일 리 없다고 생각했고요

 

 그리고 저는 그런 한여진 경감의

 

 안목을 믿고 지금 여기 왔습니다

 

 뭐, 어떠한

 

 양심에 기대를 걸어서가 아니라요

 

 더 이상의 연루자는 없으며

 

 (빛)  이 시각 이후로  저는 모든 직무에서 물러나

 

 일말의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마땅히 법을 수호해야 하는 공직자로서

 

 사망 현장에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들께

 

 유가족분들께 깊은 사죄 드립니다

 

 (박 상무)  최 부장이나 우 부장이나 둘 다  회장님을 뵀을 때 거짓말을 한 겁니다

 

 박광수는 애초에  별장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살아서는요

 

 (연재)  멍청한 것들

 

 자기들 무덤 파는 건 줄도 모르고

 

 다행히 아직 어디에도 저희  그룹 이름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성재 귀에 들어가는 게 문제지

 

 (연재)  쌍수를 들고 써먹으려고 할 텐데

 

 (박 상무)  퍼질 가능성이 크긴 하죠

 

 자기가 완벽하게 컨트롤하겠다고  장담했던 우 부장이

 

 제일 크게 한 방 먹은 걸 보면

 

 컨트롤…

 

 컨트롤 맡길 사람이  마지막으로 하나 있긴 한데

 

 오 변호사 움직이라고 할까요?

 

 [어두운 음악]  (연재)  그 말 하려던 참인데?

 

 죄송합니다, 듣겠습니다

 

 그게 아니라

 

 가끔 박 상무한텐  내 생각이 읽히나 봐

 

 지금은 내 사람이라 다행이지만  행여나 남의 사람 되면

 

 큰일 나겠어

 

 (연재)  약속은 오 변호사가 잡게 하되

 

 우리 뜻은

 

 박 상무가 직접 전해

 

 알겠습니다

 

 회장님께서 큰일 나실 일 없으십니다

 

 어떤 경우에도요

 

 [문이 달칵 닫힌다]

 

 [긴장되는 음악]

 

 [거친 숨을 내뱉는다]

 

 [구시렁거린다]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아휴

 

 누굴 백수로 아나

 

 어딜 띡 전화해 가지고  사람을 오라 가라

 

 이것들아!

 

 내가 부장 판사까지 했던 인물이야!

 

 아유, 씨  [자동차 리모컨을 탁 던진다]

 

 [거친 숨을 내뱉는다]  [자동차 시동음]

 

 (대검 차장)  같은 팀에서 사이가 되게 별로였나 봐?

 

 마음에 안 드는 상사  조질 기회 한번 줘?

 

 우 부장 조사를 황 프로가요?

 

 [어두운 음악]

 

 직접 해

 

 알겠습니다

 

 (대검 차장)  김 부장

 

 (사현)  예

 

 (대검 차장)  응

 

 [문이 달칵 닫힌다]

 

 [대검 차장의 한숨]

 

 우 부장이야?

 

 가짜 목격자, 가짜 편지

 

 그래 보입니다

 

 쟤도 알고?

 

 예

 

 좋게 생각합시다

 

 이만한 파트너가 또 어디 있어

 

 지금

 

 저 사람이 하는 소릴 듣고도  파트너 소리가 나와요?

 

 거참

 

 (주선)  나는 말이죠, 강 지검장

 

 딱 하나만 바라보고 삽니다

 

 '나 애들 대학만 졸업하면 은퇴한다'

 

 '은퇴해서 이 땅이랑 연 끊고'

 

 '어디 남태평양 같은 데서  죽을 때까지 먹고 놀 거다', 이거

 

 나나 강 지검장같이 일생을  이만큼 아득바득 살았으면

 

 그런 사치 부려도 되잖아요

 

 그러려면 지금은 참아야지

 

 부탁 좀 합시다, 예?

 

 (차장 검사)  오 부장님!

 

 (주선)  어, 어, 어, 어

 

 응, 그래

 

 (차장 검사)  아이, 변호사님이라고 해야 되는데  자꾸 옛날 버릇이 나와 가지고

 

 (주선)  아, 이쪽은 차장 검사  내 후배기도 하고

 

 그리고 이쪽은…

 

 - (주선) 아, 어, 어  - (차장 검사) 언제 괜찮으시면

 

 - (차장 검사) 그, 식사라도…  - (주선) 아, 그래요, 조만간 합시다

 

 - (차장 검사) 예, 그럼 또 뵙겠습니다  - (주선) 아, 그래요

 

 [주선의 한숨]  [엘리베이터 버튼음]

 

 차장도 이 지검에선 엄청 높은 거라고

 

 후배가 참 깍듯해요, 선배한테

 

 [어두운 음악]

 

 (박 상무)  동부지검은 더 이상  저희 그룹을 건드리지 마십시오

 

 저희 청을 거부하신다면

 

 한조에 여러모로 감정적 앙금이 있으신  강원철 지검장께서

 

 급기야 저희 계열사 재무제표를  불법으로 빼낸 게 될 겁니다

 

 여기

 

 증명해 주실 분도 계시고요

 

 제가 법을 몰라서 여쭙습니다만

 

 개인 정보도 동의 없이 유출하면  5년 이하던가요? 징역이

 

 궁금하네요

 

 지검장님하고 저희 그룹이  정식으로 붙게 되면

 

 지검장님 검찰 동료들은  최후에 누구 편에 설지

 

 [휴대전화 진동음]

 

 (태하)  혼자 살아남으니까 좋아요?

 

 [어두운 음악]

 

 내가 살아남은 건가요, 이게?

 

 (태하)  나는 그래도 최 부장

 

 당신은 빼 주려고 했어

 

 그때가

 

 내 평생에서 최악의 순간이었어

 

 오늘 이전까진

 

 다시 오겠단 인간은 완전 잠적이고

 

 옆에 시체는 있고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데

 

 네가 거길 왔어

 

 아무것도 모르고 상사 전화 한 통에

 

 (태하)  30분도 안 넘을 거야

 

 그날 우리가 서로 얼굴을 봤던 시간

 

 그 짧은 동안 우린 동지였어

 

 (태하)  완벽한 동지

 

 그게 아직 남아서 기억이 나서

 

 넌 내가 제외시켜 주려고 했어

 

 (빛)  넌 날 이용했어

 

 이용을 해? 내가 널 끌어들였니?

 

 그딴 소린 너희 국장한테나 해

 

 넌 애들을 일부러 구치소로 보냈어

 

 '정보국장을 만나게 하면 반드시  걔들 귀에 최빛 이름이 들어간다'

 

 '1년 전에도 그딴 식으로 내뺀 인간이  그 이름을 감춰 줄 리 없다'

 

 (빛)  처음부터 자기 입으로 말하는 대신  국장을 이용했어

 

 그러곤 기다렸겠지  한 주임이 구치소에서 나오길

 

 이번엔 날 이용하려고

 

 한 주임을 협박하는 덴  내가 필요하니까

 

 네가 정말로 날 빼 주려고 했다면

 

 국장을 언급해선 안 됐었어

 

 (태하)  그럼 나는!

 

 그 인간 언급 안 하면 누가 남는데

 

 나, 나만 남아!

 

 내가 왜 뒤집어써야 하는데!

 

 (빛)  그럴 수야 없지, 그러지도 않았고

 

 그래서 이거야

 

 이렇게 끝

 

 죽어야 끝이지

 

 난 안 끝나

 

 [통화 종료음]

 

 (시목)  경찰로서

 

 [차분한 음악]  마지막 봉사의 기회라고  말씀드린다면 어떨까요?

 

 가짜 목격자는 우 부장이 지금 위치에  건재하는 한 절대 입 안 엽니다

 

 평생 감옥을 들락거리던 잡범한테

 

 대검 부장이란 백이 생겼는데요

 

 그놈 입을 열게 하려면  우 부장부터 끌어내려야 한다고요?

 

 네

 

 그걸 나더러 하라고?

 

 유일하게 가능하신 분이니까요

 

 (시목)  같이 사체를 옮긴 경무관의 증언만큼은

 

 우 부장도 부인할 방법 없습니다

 

 (빛)  이러지들 마, 밖에서 보면 욕해

 

 (직원들)  충성!

 

 [주임1의 한숨]

 

 (주임1)  옛날 말 틀린 거 하나 없다는 말이  이래서 안 없어져

 

 검은 머리 짐승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아니고?

 

 [사이렌이 울린다]

 

 [째깍거리는 효과음]

 

 [어두운 음악]

 

 그 별장에 동석했던 사람들  증언에 대해서

 

 하실 말씀 있으면 지금 하시죠

 

 증언에 대해서 다른 의견  없으신 걸로 하겠습니다

 

 전기혁은 어떻게 아는 사이시죠?

 

 [숨을 깊게 내뱉는다]

 

 완벽했어

 

 서동재만 아니었으면

 

 그놈 행적을 뒤질 일만 없었으면

 

 (태하)  박광수가 다시  포커스에 오를 일도 없었고

 

 나한테 옮겨붙을 일도 없었어

 

 어떤 식으로든

 

 문제가 될 건 하나도 없었어

 

 서동재 검사 납치 수사에 개입하고

 

 (시목)  혼란을 야기한 점 인정하십니까?

 

 황시목

 

 까불지 마

 

 경고판 끊은 사람들만 없었다면

 

 그걸 사진으로 올리지만 않았다면

 

 그게 전관예우로 번지지만 않았다면

 

 (시목)  또 서 검사 눈에 띄지만 않았다면

 

 납치범 논리하고 뭐가 다르죠?

 

 그쪽은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했단  핑계라도 있습니다

 

 부장님의 핑계는 대체 뭔데요?

 

 [태하의 한숨]

 

 내일 계속하실래요?

 

 [휴대전화 진동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대검 차장)  응

 

 [대검 차장이 약통을 달그락거린다]

 

 이제 좀 시원해?

 

 맨날 당하기만 하다가 까니까?

 

 [대검 차장이 컵을 탁 든다]  뭘 말씀이십니까?

 

 내가 왜 황 프로한테  우 부장을 맡겼겠냐고

 

 [대검 차장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대검 차장)  앉아

 

 [대검 차장의 한숨]

 

 나 두 번 말 안 한다

 

 단건으로 끝내, 우 부장 개인 일탈로

 

 그래, 걔 실수했어

 

 박 변호사 일은 진짜 잘못한 거야

 

 그렇지만 대검 부장이  검경 문제 때문에 사건을 조작했다?

 

 이건 차원이 달라

 

 정 소원이면 우 부장 해임시켜 줄게

 

 사체 유기까지만 가자

 

 [어두운 음악]

 

 왜, 나는 입 다무는데  경찰이 들고일어나면 어쩌나 걱정이야?

 

 아니요

 

 그래야지, 그래야 맞지

 

 (대검 차장)  나도 너 이거 엄청 신경 써 준 거야

 

 다른 놈 같으면  두 번도 안 보고 잘랐어

 

 평검사 하나 붙잡고 이러지 않는다고

 

 경찰을 범인으로 몬 게

 

 진짜 우 부장으로 공식화돼 버리면

 

 그땐 진짜 수사권 날아가

 

 경찰 세상이 돼

 

 넌 그게 괜찮아?

 

 괜찮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우 부장이랑 검경 문제는 완전 별개야  아무 상관 없어

 

 (대검 차장)  됐지?

 

 그럴 순 없는데요

 

 (대검 차장)  야

 

 누가 지금 너랑 흥정하재?

 

 하라면 해

 

 죄송합니다

 

 너 진짜 70년 검찰 역사에  수사권 팔아먹은 놈으로

 

 완전 찍히게 해 줘?

 

 제가 그걸 팔아먹은 사람이면

 

 그걸 매물로 내놓은 사람도 있겠네요

 

 70년이나 유지해 온 권한을  [무거운 음악]

 

 흥정의 대상으로 만든 사람들 말입니다

 

 남용하고 오용해서

 

 제대로 지키지 못한 사람들요

 

 지금 누구 들으라고 하는 소리야?

 

 저게 어디서, 이씨  [문이 달칵 닫힌다]

 

 (대검 차장)  [버럭 하며]  너 그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

 

 [감성적인 음악]

 

 [웃음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시목)  네  [헛기침]

 

 (원철)  황시목

 

 (시목)  네, 부장님

 

 아, 검사장님

 

 [어두운 음악]

 

 (시목)  여보세요?

 

 (박 상무)  동부지검은 더 이상  저희 그룹을 건드리지 마십시오

 

 하나 더

 

 검경이 관련된 별장 얘기가  떠돌고 있습니다

 

 (시목)  말씀하시죠

 

 (박 상무)  거기에

 

 저희 그룹명이 거론되는 일이 없도록

 

 말씀 잘 전달해 주십시오

 

 황 프로

 

 (시목)  예, 무슨 일 있습니까?  [문이 탁 열린다]

 

 [덜컹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디십니까?

 

 (원철)  바빠, 끊자  [통화 종료음]

 

 (간호사1)  선생님, 여기 좀 와 주세요

 

 (간호사2)  여기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원철)  예

 

 (간호사2)  서동재 님? 서동재 님?

 

 서동재 님, 들리세요?

 

 [한숨]

 

 저, 서동재, 아…

 

 (원철)  경준이 어머니

 

 경준 어머니!

 

 [심전도계 비프음]

 

 (간호사2)  서동재 님

 

 서동재 님, 들리세요?

 

 저 보이면 눈 움직여 보세요

 

 [놀란 신음]

 

 (동재 처)  손…

 

 아나 봐요, 잡았어요

 

 들리나 봐요

 

 (간호사2)  여기 계시면 안 돼요  선생님 오시니까 나가 주세요

 

 (동재 처)  [울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풀벌레 울음이 들려온다]

 

 [휴대전화 진동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

 

 알았어, 사 갈게  [진동 벨이 울린다]

 

 아유, 나도 졸려 죽겠어, 아주 그냥

 

 (건)  어

 

 감사합니다

 

 아유, 씨, 뭐야

 

 (윤수)  어, 왔어?

 

 웬일이세요, 아침부터?

 

 - (건) 결국 어제 못 들어가셨어요?  - (윤수) 응

 

 (윤수)  아참, 협의회 쫑 났다고  아까 전화 왔더라

 

 안 한대, 이제

 

 웃대가리들이 둘이나 고꾸라졌는데  계속하는 게 이상하죠

 

 진짜 수사권이 절실한 건 우린데

 

 위의 것들이 망쳐 놨네, 쯧

 

 (건)  아유, 계속했어도  뭔가 될 거 같지도 않았어요

 

 맨 지지고 볶고 싸우기나 했겠지

 

 (윤수)  사방이 안 그런 데가 있어야지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그래도 생각해 보면

 

 옛날에는 교통경찰한테 걸리면

 

 (건)  1, 2만 원씩 쥐여 주는 게  당연했잖아요

 

 근데 이제 그러면 큰일 나잖아

 

 우리나라가 갈수록 개판인 거 같아도

 

 그, 뭐, 뭔가 좋아지는 게 있으니까  다들 살겠죠

 

 야, 교통경찰 그거 없어진 거

 

 그거 다 자동 이체 해서야, 범칙금

 

 (윤수)  야, 협의회 쫑 난 기념으로  이따 한잔할까?

 

 (상원)  예

 

 - (순창) 예약하겠습니다  - (건) 야, 씨, 일찍일찍 안 다니냐

 

 (건)  어디인 줄 알고 예약해, 인마, 씨

 

 (상원)  근데 그거 기념거리가 되겠어요?

 

 - 그래서 싫어?  - (상원) 아니요

 

 (건)  막내가, 이씨  캐러멜 뭐 이상한 거, 씨, 쯧

 

 (순창)  잘 마시겠습니다

 

 이거 시럽 안 들었지?

 

 (재용)  우리 정보국장은

 

 별장 일이 양심에 걸려서  자진해서 밝히려던 중에

 

 이를 알아차린 검찰이 국장을 사찰해서

 

 다른 죄목으로 구속한 것이다

 

 협의회는 해체됐다

 

 경찰도 검찰도 둘 다 자격 없다고

 

 법사위랑 정부가 수사권은 자기들끼리  알아서 하겠다는데 뭐 어쩌겠어

 

 해서 TF 팀인 수사혁신단도 곧 해체다

 

 [직원들이 웅성거린다]

 

 대부분의 인력들은  정보국에서 흡수할 거야

 

 그 전까지 여기 보고는 나한테 해

 

 (직원들)  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주임1)  우리 얘기 좀 합시다

 

 (주임1)  아…

 

 [문이 달칵 닫힌다]  혁신단이 대부분 정보국으로  흡수될 거라는 게 아이러니하죠?

 

 뭐가요?

 

 우리 단장님이  하필 정보부도 겸직이셨으니까

 

 (주임1)  뭐, 정보부에서도 자기네 부장을  날린 게 누군지 뻔히 아는데

 

 거기로 한 주임이 온다니까 어떻겠어요

 

 (주임2)  우리가 그쪽이랑 얘기를 좀 해 봤는데

 

 한 주임, 꼭 본청에 있어야겠어요?

 

 (주임1)  아이, 뭐 또 갈 데가 없다면 또 모를까

 

 (주임2)  그렇지

 

 어, 내가 봐도 한 주임은  일선에서 뛰는 게 딱이에요  [어두운 음악]

 

 수사해야지

 

 말만 해요  내가 뭐, 국장님한테 말씀드려서

 

 용산서로 보내 줄게

 

 난 두 사람이 어딜 가든 상관없는데

 

 왜 둘은 날 상관할까요?

 

 [주임2의 헛웃음]

 

 (주임2)  아니, 까놓고 말해서

 

 이 짓을 해 놓고

 

 어느 부서에서든 환영받을 거 같나?

 

 민폐예요, 한 주임

 

 몰라?

 

 예지력들이 있으신가?

 

 (여진)  이 짓 하기 전부터 날 견제했는데?

 

 혹시 출세 때문에 그래요?

 

 (주임2)  본청에 붙어 있어야 출세할 거 같아서?

 

 한 주임, 음…

 

 경찰청이 승진 코스라는 것도

 

 다 백 있고

 

 줄 있는 사람들한테 해당되는 말이에요

 

 솔직히 한 주임 백이야  단장님 아니었나?

 

 (주임1)  우리가 다 생각해서 말해 주는 거니까

 

 나야말로

 

 생각해서 그동안  넘어가 줬습니다, 근데

 

 (여진)  기어코 선을 넘네

 

 지금 해보자는 거야?

 

 (여진)  뭘 할 건데? 해봐

 

 내가 댁들이 맞았다는 걸 보여 줄게

 

 날 견제하고 밀어내려던 게  기우가 아니라는 걸 보여 줄게

 

 백 없이도

 

 (주임2)  나중에 내 팀원 돼서 울지나 마

 

 [웃음]

 

 아, 열라 유치해

 

 됐다, 야, 상대를 하지 말자

 

 [주임1의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네, 장 형사님

 

 (건)  전화 괜찮아요?

 

 네, 말씀하세요

 

 (건)  그, 저녁에 시간 돼요?

 

 우리 한잔할 건데, 올래요?

 

 [차분한 음악]

 

 (여진)  나도?

 

 (건)  서 앞에 있는 곱창 어때요?

 

 아, 아, 곱창 안 먹던가?

 

 여보세요?

 

 어, 나 이따가, 음

 

 어, 거기 별일 없어요?

 

 (건)  [웃으며]  아유, 뭐

 

 경찰서가 별일 없으면 문 닫아야지, 뭐

 

 아참, 그, 김후정이는  구치소 갔어요, 실컷 억울해하다가

 

 - 그랬구나  - (건) 예, 운이 없었다고

 

 (건)  그, 죽은 애가 사진만  제 아빠한테 안 보냈어도

 

 뉴스에도 안 나갔고  그럼 서 검사가 그거 보고

 

 자길 이상하게 생각도  안 했을 거라는데

 

 예

 

 (건)  경감님 어디예요?

 

 괜찮아요?

 

 어디긴

 

 일하지

 

 (여진)  나 지금 가야 돼 가지고

 

 내가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요

 

 예  [통화 종료음]

 

 [건의 한숨]

 

 (건)  안 좋은 거 같은데요?

 

 쯧, 뻔하지

 

 잘못한 게 최 부장이 아니라

 

 한여진이가 돼 가고 있겠지, 뭐

 

 사람들이 갈구는 거 같아요?

 

 그걸 뭐, 대놓고는  못 물어보겠어 가지고, 씨, 쯧

 

 (윤수)  아휴, 더러운 꼴 보지 말고

 

 빨리 와라, 그냥, 쯧

 

 [훌쩍인다]

 

 [한숨]

 

 [헛기침]

 

 [목을 가다듬는다]

 

 [한숨]

 

 협의회는 무너지고

 

 검경은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개혁 대상이란 인식만  더 심어 주고 말았어

 

 (사현)  변명거리도 없지만

 

 아, 그리고

 

 너 원래 부임지로 돌아가게 됐다

 

 - (사현) 원주였지?  - 네

 

 다음 주부턴 거기로 출근이야

 

 알겠습니다

 

 그게 다야?

 

 더 하고 싶은 말 없어?

 

 (시목)  어, 어, 준비해야겠네요

 

 (사현)  아, 너

 

 내가 정말 전기혁이를  성남에서부터 알았을 거라고 의심했어?

 

 50 대 50으로 봤는데요

 

 치

 

 아, 우 부장으로 판명 났으니까  별장 일하고 엮을 수 있었지만

 

 만약에 나였으면?

 

 (사현)  내가 전기혁이 뒤에 있었으면  난 어떻게 잡을 건데?

 

 저는

 

 두 건 다 한사람으로 결론 난 게  우연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차분한 음악]  (시목)  그분은

 

 스스로한테 면죄부를 주는 게  상당히 익숙해 보였습니다

 

 그 습관이 하루아침에  스며든 건 아닐 겁니다

 

 [사현의 한숨]

 

 (사현)  넌 네 일 해

 

 난 여기서 내 대책을 세워야지

 

 법제단이 언제 없어질지 모르지만

 

 죄송합니다

 

 - (사현) 밥 먹자  - 네

 

 (사현)  너랑 한 주임처럼만 하면

 

 수사권 조정도 필요 없을 텐데

 

 하긴

 

 그쪽도 공조를 하긴 했어

 

 우 부장하고 최 부장

 

 왜 그렇게 끝이 달랐을까?

 

 [시목을 툭 친다]

 

 [문이 달칵 열린다]

 

 밥 먹고 합시다

 

 (직원1)  네

 

 강원도 가선 좀  죽은 듯이 살 수 없겠냐?

 

 (사현)  눈에 안 띄게

 

 없구나?

 

 그래, 너라도 다르게 살아야지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죄송합니다

 

 밖에 강원철 지검장이 왔습니다  회장님

 

 약속 없이 왔는데 돌려보낼까요?

 

 (박 상무)  방금 전에 강 지검장이 사임했다는  발표가 났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인수인계로 바쁘실 텐데요

 

 빠르시네요

 

 검찰 인사이동을 당일로 아시고

 

 (원철)  한조에서도 저희 지검을  방문해 주셨는데

 

 저도 한 번은 와야죠

 

 그래서 뭘 기대하고 오셨어요?

 

 남양주 불법 접대 수사는  중앙지검에서 할 겁니다

 

 곧 알게 되시겠지만

 

 (원철)  박광수가 별장에  검경 관계자를 모은 건

 

 한조그룹의 지시로 추정된다는 점도

 

 내사 팀이 작성한 조서에 명기됐습니다

 

 내사 팀?

 

 음, 누군지 알겠네

 

 건들지 말아 주십시오

 

 (원철)  전 떠납니다만  황 검사는 손대지 마세요

 

 [헛웃음]

 

 떠나건 끌어내려지건

 

 결국 자기들 탓 아닌가?

 

 (연재)  그거 때문에 왔어요?  후배 지켜 주겠다고?

 

 내가 감동해서  눈물 줄줄 흘릴 줄 알았나?

 

 이창준 선배 끝까지 틀리셨네요

 

 [어두운 음악]

 

 박무성을 잘라 내지 못한 게

 

 딱 한 번의 실수라고 하셨는데  아닙니다

 

 (원철)  선배 일생일대의 실수는

 

 한조가로 팔려 간 겁니다

 

 회장님을 만난 거

 

 그만 나가시죠, 일어나세요

 

 회장님이 이창준 선배를  한조로 데려가지 않았다면

 

 (원철)  그래서 그분이 검찰에 쭉 계셨다면

 

 선배 안 죽었어요

 

 우리 조직은  더 나은 길을 가고 있을 거고

 

 나는

 

 난 남편이 떨어져 죽었어

 

 (연재)  내 아버지, 내 집안사람, 돈

 

 사업하느라 술 취해서 한 얘기  온갖 추태

 

 이 안의 거 다 까발리고

 

 그 사람이 나 안 만났으면

 

 다르게 살았겠지

 

 그래도 나 하나도 안 미안해

 

 그이 마지막이

 

 내가 하는 일에 영향을 끼쳐야 돼?

 

 내가 회사를 위해서 하는 결정을  그 사람 뜻에 맞춰야 돼? 천만에!

 

 나은 길을 가?

 

 사람 하나에 좌우되는 게  무슨 빌어먹을 조직이야!

 

 조직은 다 사람입니다

 

 (원철)  회사도 조직이고요

 

 이 선배가 이루려고 했던 거

 

 회장님은 완성시킬 수 있습니다

 

 회장님은 바꿀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아버지 세대 하던 대로

 

 뒷구멍에, 뇌물에, 편법에

 

 회장님부터 안 그러시면 됩니다

 

 (박 상무)  지금 안 나가면 끌려 나갑니다

 

 서동재도 어떻게 될지 몰라요

 

 잠깐 의식은 돌아왔지만  아직 장담 못 합니다

 

 황시목은

 

 돌아가신 부군께서  마지막까지 신뢰했던 검사고요

 

 (원철)  제발 걔네들은 놔두십시오

 

 흔들지 마세요

 

 미친놈

 

 (박 상무)  회장님께선

 

 이성재 사장하고의 경영권 경쟁에서  겨우 한 발 앞섰을 뿐이십니다

 

 중앙지검

 

 네

 

 주임 검사 알아내요

 

 알겠습니다, 회장님

 

 [연재가 훌쩍인다]

 

 [문이 탁 여닫힌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다가오는 발걸음]

 

 (여진)  뭐 좀 시켜 드시고 계시지, 먼저

 

 어, 머리가…

 

 또 이상해요?

 

 바뀌셨다고요

 

 (여진)  어, 여기요

 

 - 씁, 밤막걸리? 소주?  - (시목) 소주

 

 여기 소주 한 병하고요, 파전?

 

 네, 파전 하나 주세요  아, 배추 많이

 

 - (종업원) 네  - (여진) 감사합니다

 

 [시목이 숨을 들이켠다]

 

 처음 뵀을 때 같네요

 

 짧아지니까

 

 그렇죠? 저 하나도 안 변했죠?

 

 [여진의 만족스러운 신음]

 

 [여진의 웃음]

 

 (여진)  근데 갑자기 왜 보쟀어요?

 

 뭐, 무슨 일 있어요?

 

 아, 저 이제 강원도에 가야 돼서요

 

 어? 언제?

 

 이번 주말요

 

 그렇게 금방?

 

 저야 뭐, 협의회 때문에 온 건데

 

 (시목)  협의회가 무산됐으니까  굳이 대검에 둘 이유가 없겠죠

 

 (여진)  아…

 

 그렇게 금방 가면

 

 검사님 하던 거는 누가 해요?  별장 건이라든가

 

 어차피 정식 수사로 전환됐는데  넘겨야죠

 

 중앙지검으로 갔습니다, 오늘

 

 (여진)  아, 감사합니다

 

 아, 감사합니다

 

 [여진이 술을 잘그락 딴다]

 

 [여진이 술을 졸졸 따른다]

 

 (여진)  협의회가

 

 이런 식으로 무너질 줄은 몰랐어요

 

 1년 반을 그거에만 막 쏟아부었는데

 

 밖에 나가서 나쁜 놈들  열심히 잡으면 그동안

 

 윗물이 맑아져 있을까요?

 

 그 둘을 왜 같은 선상에 놓고  말씀하세요?

 

 (여진)  씁, 눈이 좀 빨갛고 피곤해 보이시네?

 

 인수인계 때문인가?

 

 아…

 

 새벽에 자다가 깼는데  다시 잠을 못 들어서요

 

 꿈을 꿔 가지고

 

 무슨 꿈요? 무서운 꿈요?

 

 아니요, 서부지검 꿈요

 

 오, 회사가 꿈에 나오다니  완전 최악인데?

 

 거기다 상사까지 나오면 더 최악인데

 

 다 나왔는데요

 

 (시목)  그때 사람들 다

 

 [차분한 음악]  뭐, 영은수

 

 동부지검장

 

 윤 과장

 

 이창준 검사장, 서 검사까지요

 

 나와서 뭐 했어요?

 

 그냥 뭐, 다 같이 어디 가던데요?

 

 (시목)  서 검사는 중간에 멈췄지만

 

 뭐, 동부지검장은 다른 길로 갔고요

 

 (여진)  음…

 

 - 잠깐만  - (시목) 응?

 

 영 검사, 동부지검장…

 

 검사님 빼고 다섯 명이 있었는데

 

 (여진)  서 검사는 멈췄고

 

 - 오늘 깨어났잖아요  - (시목) 네

 

 동부지검장은 딴 길로

 

 - 그분 검사 관뒀잖아요  - (시목) 네

 

 근데 세 분이 같이 갔다고요?

 

 (여진)  이창준 검사장, 영 검사

 

 윤 과장?

 

 (시목)  네, 셋이 같이 사라졌습니다

 

 (여진)  음…

 

 씁, 주말 이동이면 뭐

 

 그 전에 어디 가고  그럴 시간은 없겠네요?

 

 음, 그럴 거 같네요

 

 쩝, 알았어요

 

 잘 가요

 

 [웃으며]  우린 맨날 이런 얘기만 하는 거 같아

 

 '잘 가라'

 

 '잘 있어라'

 

 [여진의 웃음]

 

 잘 있으세요, 한 경감님

 

 저야 뭐

 

 잘 있겠죠

 

 (시목)  음…

 

 아닐 가능성도 있나요?

 

 (여진)  건배!

 

 [여진의 시원한 탄성]

 

 어, 왔다, 오, 감사합니다

 

 너무 맛있겠다, 응?

 

 - (종업원) 맛있게 드세요  - 네, 잘 먹겠습니다

 

 (여진)  세상에, 파전에 새우 들었어

 

 제가 먹어 보겠습니다

 

 음, 맛있어, 맛있어, 음, 맛있어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시목의 힘주는 신음]

 

 [캐리어 손잡이를 탁 넣는다]

 

 [힘주는 신음]

 

 [심전도계 비프음]

 

 (동재 처)  어, 안녕하세요

 

 하실 말씀 있으시면 하세요  [문이 탁 닫힌다]

 

 다 알아들어요

 

 알아듣는 거 같아요

 

 약속

 

 밥 먹기로 했잖아요

 

 [무거운 음악]

 

 지금 가면

 

 어딜 벌써 오려고 하냐고  그이가 화내요

 

 사람들은

 

 그이가 황 검사를  끝까지 믿었다고 하지만 아니에요

 

 난 직접 들었잖아요, 그이는

 

 서 검사도 참 아꼈어요

 

 (연재)  그 후배는

 

 본인이 알아서 참 잘 사는데

 

 근데 왠지 마음이 쓰인다고

 

 잠깐 멀리할 순 있어도

 

 완전히 눈 밖에 둘 순 없는  사람이라고 했어요

 

 빨리 돌아와요

 

 전처럼

 

 때 빼고 광내고 다녀야죠

 

 [작은 소리로]  서동재만 남았어

 

 [어두운 음악]

 

 죽은 변호사하고 날  연결시킬 수 있는 건

 

 변호사 가족은 잘 정리했으니까

 

 쾌차하세요

 

 [커튼 여는 소리가 들린다]

 

 힘드시겠어요

 

 아닙니다

 

 (동재 처)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장님

 

 [문이 탁 닫힌다]

 

 [문이 달칵 열린다]

 

 (여진)  어? 어…

 

 [문이 달칵 닫힌다]

 

 다시 오셨네요

 

 서동재 검사

 

 무사히 찾았다는 뉴스 봤어요

 

 아직 무사히는 아니에요

 

 의식이 완전하지가 않아서

 

 아…

 

 오늘도 여기 볼일 있으신 거예요?

 

 그…

 

 소포

 

 누가 보냈는지 알았어요

 

 저한테 온…

 

 누구예요?

 

 [한숨]

 

 경완이요, 박무성 씨 아들

 

 [무거운 음악]

 

 뭔가 착오가…

 

 (여진)  착오가 아니고 이유가 있더라고요

 

 무슨 이유요?

 

 글쎄요

 

 가끔 피해자 중에 그런 경우를 봤어요

 

 감옥 간 가해자한테 뭘 보내 주는  그런 경우를

 

 (여진)  그렇게 하면 혹시

 

 마음이 평화로워질까 싶어서

 

 그러니까 윤 과장님이 있어 주는 게

 

 경완이한테는 나름 의미가 있는 거예요

 

 근데 이거는 뭐, 내 생각이고  [여진의 웃음]

 

 경완이 진짜 의도는 직접 들으시든가

 

 여기에

 

 온다고요?

 

 전에

 

 윤 과장님 선택이  분명히 잘못된 거라고 말씀드린 거

 

 (여진)  그 생각은 지금도 그래요, 그렇지만

 

 그것만으로 윤세원이라는 사람을  설명할 순 없겠죠

 

 언젠간 발신인이 적힌  소포가 올지도 모르겠어요

 

 언젠가 발신인이 여기  앉을 날이 올지도 모르겠고

 

 그날을 기다리실 거죠?

 

 저 한 두어 달 정도 후에

 

 여기 다시 볼일 있을 거 같은데  그때 또 봅시다, 오케이?

 

 오케이

 

 (건)  그, 뉴스 봤죠?  [어두운 음악]

 

 우태하 검사 파면된다는 거

 

 압색 영장 다시 들어갔거든요?

 

 이번엔 분명히 나올 건데

 

 그, 전기혁 씨 주변 싹 다 털 건데

 

 그래도 계속 혼자 뒤집어쓸래요?

 

 내가 진짜

 

 아, 그냥 뭐, 아이, 그냥

 

 내가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그, 설거지니 뭐니  그, 그거는 왜 그렇게 썼어요?

 

 아니, 그냥

 

 내용은 헷갈릴 만한 거면 되고

 

 (기혁)  경찰 표시가 더 중요하다고

 

 근데 또 너무 잘 보이면  안 된다고 그래서

 

 우 검사가 시켰구나

 

 그, 둘이 처음에 어떻게 알았어요  우 검사랑?

 

 (기혁)  옛날에 알던 형님이랑 좀 싸워서

 

 그걸로 조사받다가요

 

 그랬구나

 

 (윤수)  어? 어떻게 됐어?

 

 아, 검사한텐 뭐 받기로 하고  협조한 거래?

 

 앞으로 웬만한 걸로는  구속 안 되게 해 주겠다고 했대요

 

 얼어 죽을, 법이 자기 건가, 어휴, 씨

 

 - 야, 아직 안 왔어?  - (순창) 예

 

 아, 지금 서장실에서  복귀 신고 하고 있대요  [상원의 힘주는 신음]

 

 (상원)  얼마 만의 보강이냐, 이게

 

 (형사)  안녕하십니까!

 

 [형사들의 놀란 신음]

 

 안녕하세요?

 

 [형사들의 웃음]

 

 - (윤수) 왔어?  - (형사) 예

 

 (윤수)  아니, 어떻게 얼굴이 더 까매졌어, 어?  [형사의 웃음]

 

 오는데 그냥 허연 이만 둥둥 온다, 야

 

 줘, 줘, 줘, 줘

 

 - (윤수) 여기 앉아, 여기  - (형사) 안녕하세요  [어두운 음악]

 

 - (순창) 안녕하십니까  - (건) 잘 지냈어?  [형사가 대답한다]

 

 - (윤수) 서 형사 잘 알지?  - (형사) 아, 그럼요

 

 [형사들의 웃음]

 

 - (형사) 잘 지내셨어요?  - (윤수) 아, 그럼

 

 (윤수)  그 자리가 승진하는 자리야

 

 - (형사) 아유, 진짜요?  - (상원) 응, 그럼

 

 [문이 탁 닫힌다]

 

 안녕하십니까

 

 (여진)  오늘부로 같이 일하게 된 한여진입니다

 

 많은 지도 편달 부탁드립니다

 

 (직원2)  커피 한잔하러 갑시다

 

 [새가 지저귄다]

 

 [다가오는 발걸음]

 

 (원철)  어?

 

 진짜로 왔네?

 

 [원철의 탄성]

 

 야, 너 사람 됐다, 어?

 

 다 내 덕이다

 

 나는 아무래도 극락왕생하려나 보다

 

 살생을 하나도 못 했어  [피식한다]

 

 점심때마다 매운탕을  그렇게 드셨는데요

 

 어, 그러잖아도 잡아서 끓여 먹으려고  너도 먹고 가

 

 오늘 내로 가야 돼서요

 

 [헛기침]

 

 (원철)  아, 그나저나 너도 엔간히 옮겨 다닌다

 

 앉아, 아휴

 

 우태하는 그 짓 하고도  구속 안 됐더라?

 

 [원철의 한숨]

 

 (시목)  기소는 결정됐습니다  [원철의 헛웃음]

 

 (원철)  걔도 로펌 술은 못 받아먹겠네

 

 그래 봤자 당분간이지만

 

 (시목)  지검장님께서는  로펌 다 거절하셨다고 하던데요

 

 (원철)  바로 가면 전관이잖아

 

 약발 떨어지려면  얼마나 이러고 있으면 되겠냐?

 

 여기 얼마를 계시든

 

 전적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매정한 것

 

 [원철의 헛기침]

 

 한조 때문입니까?

 

 나 때문이야

 

 [감성적인 음악]

 

 (원철)  전관예우 맞아

 

 내가 통영 건을 빨리 끝냈어

 

 한 번이라도 더 들여다봤으면

 

 경고판 뽑은 놈들이 아니라

 

 범인 아이가 이상하다는 걸  포착했을 거야

 

 그랬으면 동재 그렇게 안 됐어

 

 걔뿐만이 아니라

 

 내가 저지르고도 내가 모르는  희생자, 피해자 얼마나 많을까?

 

 시간이 지나도  내 전적은 안 지워진다고 한 거

 

 넌 내 경력을 말한 게 아니야

 

 네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검사 강원철이 해 놓은 짓은  그림자가 아주 길 것이다'

 

 그거지  [낚싯대를 툭 내려놓는다]

 

 (시목)  세곡지구대에서  집단 괴롭힘이 있었습니다

 

 경찰청은 덮으려고 할 거고

 

 저는 이동을 하니

 

 이젠 완전히 관할 지검 몫입니다

 

 정 검사가 진척시켜 주십시오

 

 (민하)  '여기는 지옥이다'

 

 (창준)  진리를 좇아 매진하는 것

 

 도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

 

 이는 모두 끝이 없는 과정이다

 

 멈추는 순간 실패가 된다

 

 변화를 향해 나아간다는 건

 

 나의 발이 바늘이 되어

 

 보이지 않는 실을 달고

 

 쉼 없이 걷는 것과 같다

 

 한 줌의 희망이

 

 수백의 절망보다 낫다는 믿음 아래

 

 멈추지 않는 마음으로

 

 다시

 

 (직원3)  정보국장님 오십니다

 

 (직원들)  안녕하십니까

 

 (정보국장)  잘 부탁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최 부장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앞으로 잘해 봅시다

 

 한여진 주임

 

 (여진)  감사합니다

 

 [정보국장의 웃음]

 

 그래요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1)  남양주 별장 일을 언제 아셨습니까?

 

 (기자2)  통영 살인범이 항소를 결정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기자3)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 (기자1)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기자2)  따로 하실 말씀이 없으신 건가요?

 

 (기자4)  다치신 건 괜찮으신가요?

 

 (기자3)  항소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자5)  살인범이 항소한다는 게 정말입니까?

 

 (기자3)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기자6)  검사님,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검사)  죽은 박광수 변호사가 한조그룹과  관계가 있습니까?

 

 박 변호사가

 

 한조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  들은 거 있어요? 서동재 검사

 

 [힘겨운 신음]

 

 (김 계장)  황 검사님!

 

 (시목)  어? 김호섭 계장님

 

 아이고, 맞네, 맞아  진짜 여기 계셨구나

 

 원주로 오신 거예요?

 

 (김 계장)  예, 저 지금 왔다가 방금 저기  검사님 이름 보고

 

 '어? 이 이름은 아무 데나 있는  이름이 아닌데' 했다니까요

 

 [웃으며]  아, 여기서 뵐 줄이야

 

 그, 어느 방이세요?

 

 507호요, 검사님은요?

 

 어, 저는 506호예요

 

 아유, 바로 옆이네요

 

 (김 계장)  아참, 최영 실무관 소식 들으셨어요?

 

 화순으로 갔대요

 

 아, 고향으로 가셨네요

 

 어? 기억하시네요?

 

 (김 계장)  그럼 혹시 제 고향도…

 

 충북 제천요

 

 아, 우리 검사님 여전하시네

 

 [김 계장의 웃음]

 

 어? 방금…

 

 (시목)  제 고향은요?

 

 (김 계장)  서울, 제, 제주도?

 

 아, 거제도, 완도?

 

 부산? 울산? 창원? 마산?

 

 어, 대구? 광주? 어어…

 

 [강렬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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