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피 S2.3
[남자] 다 일어나
너희가 왜 맞는 줄 알아?
미꾸라지 한 마리 때문이야
창조예술 연극영화과 27기 장성민…
[짧은 비명]
[남자] 너지?
'갈매기' 니나 하겠다고 지원한 또라이가?
네 [거친 숨소리]
독백, 워크숍 전부 에이플 맞았습니다
지원할 자격은 충분…
[성민의 힘주는 소리]
[남자의 한숨] 아, 이 정신병자 같은 새끼
니나 여자 역할이잖아
안톤 체호프가 그렇게 썼다고 이 새끼야
[떨리는 숨소리]
저희 학기 초에
교수님께서
고전을 재해석하는 것 또한 젊은 예술학도들이 해야…
[남자] 야! 이, 씨! 개새끼가
- [떨리는 숨소리] - 아니
게이 새끼가 왜 이렇게 나대?
[떨리는 숨소리]
아, 너 기숙사에 우편 왔는데 못 받았지?
[종이 부스럭거리는 소리]
[종이 부스럭거리는 소리]
[떨리는 숨소리]
[남자] 축하한다, 군대 가네?
[떨리는 숨소리]
[잔잔한 음악]
[두관] '103사단 한호열 병장 안준호 일병 두 장병은'
'모두의 모범이 되었으므로 이에 상장을 수여함'
[박수 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일석의 한숨]
[찰칵 카메라 셔터음]
우리의 역전의 용사들
103사단 헌병대의 자랑
[병사의 하품 소리]
[일석의 쩝 소리]
그래도 그렇지
이 무식한 자식들아
그렇게 힘들게 막
[단호하게] 어, 응?
목숨 아까운 줄 모르고
그렇게 사선으로 뛰어들면 어쩌라는 거야?
이 대장 마음은 생각 안 해?
[준호, 호열] 아닙니다
[웃으며] 그래도 잘했어, 아이고
[두관] 으휴! [웃음]
[격한 웃음]
[웃으며] 아이고, 잘했고
이 대장한테 와
[쩝 소리]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버지한테 와, 응?
[수사관] 자 사진 촬영하겠습니다
- 네, 찍겠습니다 - [삑 카메라 소리]
- 하나, 둘, 셋 - [두관이 나지막이] 웃어
[찰칵 카메라 셔터음]
- 상 펴 - [찰칵 카메라 셔터음]
- [찰칵 카메라 셔터음] - [수사관] 둘, 셋
- [두관이 나지막이] 화이팅! - [계속되는 카메라 셔터음]
[찰칵]
[범구] 백 퍼 국군교도소 끌려갈 줄 알았더만
[준호] 저도 어안이 벙벙합니다 포상이라니
특수단 단장이 직접 루리한테 수갑을 채웠으니
전부 다 칭찬하고, 칭찬받고
뭐, 그런 분위기로 마무리하는 거지
보좌관님도 복귀시켰고
[호열의 숨 들이켜는 소리]
저희 포상 휴가는
[웃으며] 얼마나 됩니까?
- [경쾌한 음악] - 15일? 20일?
그냥 제대하겠다 그러시죠?
아!
그러면 제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의가사 시켜줘?
할 일 쌓여 있으니까 나가 [후 내뱉는 숨소리]
[호열의 아쉬워하는 탄성] 내 포상, 내 포상…
[호열의 아쉬워하는 탄성]
안 나가?
충성
충성
[호열의 숨 내뱉는 소리]
[끼익 쾅 문 닫히는 소리]
[호열] 아, 정말 콱 의가사 해버릴까 보다, 씨
[준호] 그런데 한호열 병장님 제대하면 뭐 하실 겁니까?
[호열] 갑자기?
[호열이 조용히] 음… 나는, 나는…
매니지먼트 사업할 거야
내가 이렇게 사람 탈을 딱 보잖아?
그러면 이 양반이
잘될 사람인지 안될 사람인지 딱 보이거든?
우리 준호는…
[호열의 씁 소리]
배우 할 상은 아니다, 응?
예, 뭐, 저도 할 생각 없습니다
[지섭] 야, D.P.야
- [호열, 준호] 충성 - [지섭] 응
야, 너희 이거 탈영병 신상 뜬 거 봤어?
[호열] 아, 그러십니까?
[피식 웃으며] 고생 많으십니다
[지섭이 한숨 쉬며] 이 새끼 말년 돼 가지고 진짜, 씨…
[씁 숨 들이켜는 소리] 경찰서에서 연락 왔는데
이거 한 번 놓쳤던 적이 있는 애라 그러거든?
장성민이라고
누구라고 하셨습니까?
[지섭] 야, 왜 이렇게 두 번 말하게 하냐?
군단 포병대대 장성민 장성민 상병, 됐어?
받아, 인마, 팔 아파
어이, 이 새끼 말년 되더니 들리는 게 없네, 괜찮아?
[차분한 음악]
[신나는 음악이 흐른다]
[디제이] 오빠, 오빠, 오빠 나 봐 봐, 나 봐 봐
자, '렛츠 파티 타임'
[손님] 언니 예뻐요!
- [신나는 음악 소리가 커진다] - [사람들의 환호]
[계속되는 사람들의 환호]
[사람들의 신나는 환호]
야, 너 그런 거 하지 마
아이, 저 씨발놈이
[멀어지는 발소리]
[밖의 환호 소리]
[부스럭거리는 소리]
매너 없는 새끼, 씨
[쯧 소리]
[똑똑 노크 소리]
오늘 진짜 왜 그러니?
니나 옷 아직 안 갈아입었거든?
[호열] 장성민 상병?
[의미심장한 음악]
[성민의 떨리는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성민의 떨리는 숨소리]
[성민의 옅은 흐느낌]
맞으시죠?
[떨리는 숨소리]
[호열] 맞네, 맞아
안녕하십니까?
[떨리는 숨소리]
저는 육군 헌병대 군탈체포조 한호열…
[성민] 이, 씨
깜짝이야
오지 마세요, 오지 마세요
[떨리는 숨소리]
왜, 이거로 나 찌르게?
별로 좋은 방법 아닌 것 같은데요
- 그러면 이렇게 하자고 - [성민이 소리치며] 제발!
[성민] 제발, 제발…
장성민 상병
[성민] 제발, 제발 오지 마세요
내가 도와줄게요
[나지막이] 오지 마, 제발 [흐느낌]
- [성민] 제발 - 자, 돌아갑시다
제발!
[신나는 음악이 작게 흐른다]
[쯧 소리]
아, 왜 이렇게 안 나와, 씨
아, 씨…
[성우가 하품하며] 아, 왜 안 나와? 씨
[남자의 힘겨운 숨소리]
뭐야?
[당황하며] 뭐야, 뭐? 뭐야, 이, 씨
어, 저기 뭐야, 저…
[무거운 음악]
한 일뱀, 아, 한호열!
- 아, 저, 정신 차려! 정… - [힘겨운 숨소리]
아, 씨발
[성우의 떨리는 숨소리]
장성민, 이 미친 새끼가, 이, 씨
씨발…
[칙 소리]
[준호] 저기…
장성민이라고 혹시 이 친구 아세요?
[드래그 퀸1] 모른다고 몇 번 말해? 아, 짜증 나, 씨
- [준호] 자세히 좀 봐주세요 - [드래그 퀸2] 아, 귀찮아
[드래그 퀸1] 아 오늘 출근 전부터 왜 이러니?
- [드래그 퀸1] 진상 파티 각이다 - [드래그 퀸2] 하, 내 말이
[드래그 퀸1] 볼일들 끝났으면 빨리 가시지
- [드래그 퀸1의 한숨] - 한호열 병장님?
왜?
[준호] 뭐 어디 불편하십니까?
[호열] 아니, 편해
준호야, 형은 이렇게 마음이 너무 편하면은
이렇게 침착해져
[호열의 쩝 소리]
그런가 보다 하겠습니다
[호열] 진짜야
- [준호] 예 - [호열] 야호
- [시끄러운 웅성거림] - [따르릉 전화 울리는 소리]
[남자1] 아오, 이놈 잘못이지
- 미치겠다, 진짜로 - [계속 울리는 전화]
[형사] 안 들려, 야, 이 새끼야
여보세요? 알겠어요, 알겠어 잠깐만요, 끊어, 끊어, 끊어, 끊어
에이, 이 새끼 때문에 안 들려
- 야, 이 새끼야, 조용히 해 - [남자1의 신음] 아, 씨!
[크게 한숨 쉬며] 아유 진짜 내가!
[소리치며] 야! 조용 안 해 이 새끼들아!
- 아, 이 새끼들 진짜 - [조용해진다]
[덜그럭 의자 소리]
- [형사의 한숨] - [끽 의자 소리]
이거 드시면 안 돼요 이거 일주일 넘은 거예요
종일 화장실 가겠네
[형사의 웃음]
자, 아무튼 간에…
[다시 웅성거리는 소리]
우리도 뭐, 얻어걸린 건데
그러니까, 우리가 웬 잡범 놈을 하나 물었어요
아! 이거를, 잠깐만…
하여튼 간에 그 잡범 놈이
뭐, 이거 불법적으로다가
이것저것 잡스러운 거 다 하는 놈들 있죠?
뭐, 흥신소 뭐, 심부름센터 같은 거
그런데 걔네 고객 리스트에 장성민이라는 이름이 있었어요
그, 거기서 찾는 탈영병 맞죠?
- 뭘 의뢰하려고 했던 거죠? - [형사] 예?
그건 나도 모르죠
이제 그거를 두 분이서 직접 만나서 물어보시고
[형사] 편안하게, 두 분이서
[흥미로운 음악]
[호열] 그냥
[웃으며] 세 분
- 경찰, D.P. 합동 작전 [웃음] - [준호] 예
[익살스러운 효과음]
- 아, 저요? [웃음] - [호열] 네, 트리오, 트리오
- 예 - [형사] 아이, 뭐
[형사] 저희도 그러고 싶죠 그러고 싶은데
지금 보시다시피 우리가 정신이 하나도 없어 가지고
예? 그 정도 사이즈 되는 애들 유치장에 자리가 없어요, 자리가
[남자2의 울음]
아, 저 이태원 잘 모르는데?
잠깐만요
- 아, 저 아저씨 진짜 또 왔네 - [남자2의 울음]
아저씨! 그 경찰서에서 울지 말고
변호사 불러, 변호사!
아이, 그 허구한 날 여기 와서 울고 자빠졌어
진짜 열받아 죽겠네
[남자2가 울며] 어머니, 아버지
뭐 해? 빨리 데리고 나가 이 새끼들아
- [군가 소리] - [지섭] 호열이한테 칼빵한 애가
장성민이었구나
장성민이 얘가 연영과 나왔다면서, 응?
학점도 좋네
고등학교 때 청소년 연극 축제 여우주연상 후보
[숨 들이켜는 소리]
여우, 여우주연상?
[쩝쩝 먹는 소리]
[범구] 안톤 체호프 '갈매기' 니나 역
비련의 여주인공이죠 [한숨]
- 제목인 '갈매기'가… - [툭툭 종이 소리]
니나를 뜻하니까
[지섭] 아니, 뭐, 담당관님 연극을 좀 아세요?
[범구가 쩝쩝대며] 저도 꿈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연극부였고
- '햄릿'만 했다고요 - [기영의 놀란 소리]
[쩝쩝 먹는 소리]
어…
[기영] 인트라넷 보면 말입니다
육군 전체에 전설적인 장기 군탈자가 딱 셋 나옵니다
첫 번째는 저 후방 향토사단에
공금 횡령 하고 토낀 행보관이 8년 차
그리고 우리 한호열 병장
한호열 병장 칼로 담근 장성민이가 5년 차
마지막 한 명이 누군데?
6·25 때 탈영한 양반 하나 있습니다
뭐,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만두 드십시오
[범구의 쩝쩝 소리]
우리 기영이 왜 이렇게 자연스럽지?
[탁 치는 소리]
말뚝 박자
제가 네 번째 장기 군탈이 될 수도 있지 말입니다
[범구] 이놈의 자식
[기영] 아!
[기영이 큰 소리로] 아!
[지섭이 캬 내뱉는 소리]
[지섭] 소원 수리에 써라, 응?
[준호] 그러면 장성민은 계속 이태원에 있었다는 건데
[호열] 그렇지, 성민이가 지내기에 여기만 한 데가 없지
'애니웨이'
만나자고 연락된 거지? 어?
네, 막 크게 의심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 [호열] '오케이, 퍼햅스…' - [남자] 전화 주신 분들?
[남자가 씁 들이켜는 소리]
[남자가 후 내뱉는 소리]
맞아?
[남자가 씁 들이켜는 소리]
- [호열의 헛기침] - [남자가 후 내뱉는 소리]
[남자의 씁 소리]
암호
[준호] 어흥어흥?
[씁 들이켜는 소리]
따라와
[호열] 와, 씨,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맞췄어?
- [준호] 아니, 그냥, 호랑이니까? - [호열] 어
[호열] 너 진짜, 와, 대박이다
[웃으며] 우와, 너 씨…
[벌레 우는 소리]
[야옹 소리]
[준호] 아, 씨 느낌이 쎄하지 말입니다
[호열] 응, 나 이거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보면 이런 차 나오지 않냐?
그, 그 장기 막 뽑고, 막 그런 데…
[준호의 숨 들이켜는 소리]
저희 다음에 다시 오는 게 나을 것 같아요
[호열] 그러자, 그러자
야,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나가야…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
[발소리]
[드르륵 문 닫히는 소리]
[한숨]
[준호가 꿀꺽 침 삼키는 소리]
[브로커가 씁 들이켜는 소리]
[후 내뱉는 소리]
[준호의 기침]
[브로커] 그래서?
무슨 일로 왔는데?
[호열] 아, 예, 저희는 사람을…
사람?
- [호열] 예 [웃음] - [준호] 예
[호열의 멋쩍은 웃음]
야옹야옹
찍찍 [웃음]
- [준호] 네? - 응?
우리 암호는 야옹야옹이라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호열의 한숨]
- [덜컥 문 열리는 소리] - [호열의 놀란 숨소리]
- [익살스러운 효과음] - [흥미로운 음악]
야옹
내려
[깡패1] 뭐 하냐? 빨리빨리 내려
[깡패2] 하이, 친구들
- [깡패3] 야, 오늘 간지나게 맞자 - [부릉 오토바이 오는 소리]
[깡패4] 안녕하세요
- [깡패3] 어, 왔어? - [깡패2] 왔어?
- [쾅 방망이 소리] - [깡패5] 아, 이 새끼들 진짜…
고생이 많으십니다
- [칵 가래침 뱉는 소리] - 수고하십니다
[쿵 방망이 치는 소리]
[브로커] 너희들 뭐 하는 새끼들이야?
짭새니?
[호열의 헛웃음] 짭새라니요?
- 저, 저 아닌데 - 아뇨, 저희 그런 거 아니에요
[브로커] 새끼, 얘네들이, 이게
야! 조져
- [쾅 방망이 소리] - [위협적인 웅성거림]
- [깡패3] 이런 씨발, 씨… - [쿵쿵 치는 소리]
- [철문 소리] - [남자1] 동작 그만!
[깡패3] 뭐야?
- 꼼짝 마, 이 새끼들아! - [남자2] 야, 들어와
거기 괜찮아요?
- [준호] 네 - [깡패2] 야, 야
[호열] 저기요, 저기요 [웃음]
[형사] 아니, 이 새끼들, 우리가 움직이면 자꾸 냄새를 맡더라고
- 아이 씨… - [익살스러운 음악]
기다려요잉?
- 다 잡아! - [깡패3] 막아, 막아, 다 막아!
- [브로커] 막으라고, 빨리 막아! - [깡패2] 야, 이 새끼들아!
[경찰의 기합]
[깡패2의 신음]
[나지막이] 씨발, 가만히 있어
[깡패3의 힘주는 소리]
- [깡패들] 야, 막아, 막아 - [형사] 하루 종일 잡을래?
- [퍽퍽 소리] - [깡패1] 야, 이 새끼야!
- [브로커의 비명] - [퍽 소리]
야, 야, 야, 일어나!
[브로커의 겁먹은 숨소리]
저, 저, 저! 저기! 저기!
[헉헉대는 소리]
- [브로커] 나오라고! 나와! 나와! - [여자의 비명]
['이태원 프리덤'이 흐른다]
[브로커] 꺼져, 씨발, 오지 마 나오라고, 뒈지기 싫으면!
[호열] 치타야, 치타 [거친 탄성]
[브로커의 포효]
[브로커] 꺼지라고 죽여버리기 전에, 씨발년들
- 야, 나와, 개새끼야! - [여자의 비명]
- 다 꺼져! 씨발! - [따릉 자전거 종소리]
[여자] 야, 이 개새끼야!
[소란스러운 웅성거림]
- [준호] 저기, 저기 - [호열] 괜찮으세요?
[준호] 저기, 저기! 괜찮으세요?
- [따릉 자전거 종소리] - [브로커의 포효]
- [브로커의 포효] - [끼익 급정차음]
[호열] 준호야, 타 형이 두 발이 안 돼
- [준호] 아이 씨 - [호열] 빨리 타!
- [호열의 힘주는 소리] - [달달 바퀴 소리]
[빵빵대는 차 경적]
[브로커] 너, 이 씨발 새끼 왜 따라와?
- [빵빵대는 차 경적] - [힘주는 소리]
아, 이 새끼, 씨발 뒤에 따라붙었어! 씨발놈이
개새끼들아, 비켜, 이 개새끼들아!
- [브로커] 저리 꺼져, 씨발놈아 - [경적]
- 안 잡혀, 안 잡혀, 절대 안 잡혀 - [차 경적]
안 잡혀, 안 잡혀 절대 안 잡혀, 씨발
[크게 숨 내뱉는 소리]
[브로커] 내가 자전거 타고 전국 일주까지 했었다, 인마!
- [차 경적] - [준호의 힘주는 소리]
어, 이제 가까워, 가까워 [헉헉대는 숨소리]
[놀란 소리]
[타이어 마찰음]
- [준호의 헉헉대는 숨소리] - ['이태원 프리덤'이 멈춘다]
[브로커] 잘했어, 잘했어
[웃으며] 안 잡혔어 [안도의 한숨]
[숨 내뱉는 소리]
아, 시원해!
[거친 숨소리]
엉?
['이태원 프리덤'이 흐른다]
[브로커의 놀란 소리]
저 새끼, 쫓아와
아, 징그러운 새끼, 개새끼
- [거친 숨소리] - [브로커] 계속 쫓아와!
- [정차음] - [준호의 거친 숨소리]
기사님, 기사님 왜 안 가? 에이!
[계속 흐르는 '이태원 프리덤']
[준호의 힘주는 소리]
[브로커] 오 마이 갓!
와, 저 새끼 또 쫓아와
좀 나오라고!
[브로커의 당황한 탄성]
[끼익 타이어 마찰음]
[배달원의 신음]
[브로커의 포효]
[여자의 놀란 소리]
[웅성거림]
[사람들의 놀란 탄성과 환호]
- [브로커의 포효] - 아이, 씨
- [여자의 비명] - [브로커의 힘주는 소리]
- [끼익 바퀴 마찰음] - [힘주는 소리]
- [준호의 비명] - [웅성거림]
- [끼익 바퀴 소리] - [준호의 거친 숨소리]
- [준호] 아, 씨 - [브로커] 안녕, 씨발놈아
[거친 숨소리]
[차분한 음악]
[가까워지는 바퀴 소리]
어?
뭐야, 저거?
[안내 음성] 빵빵빵
신선함을 담은 코코가 지나갑니다
[웃으며] 잘했어, 잘했어
[계속 웃으며] 내가 이겼어
[안내 음성] 빵빵빵
[브로커의 웃음]
- [호열] 드셔 - [브로커의 웃음]
[놀란 소리]
응
- [힘주는 소리] - [경쾌한 음악]
- [힘주는 소리] - [달달 바퀴 소리]
[거친 숨을 몰아쉰다]
- 화이팅! 힘내, 힘내! 좋아! - [탁탁 두드리는 소리]
- [브로커] 아이, 씨 - [호열] 발 안 보여, 발 안 보여!
[호열] 와, 와, 와, 와, 와
[거친 숨소리]
[호열] 포기하면 편해요, 타셔
겁나 시원해, 여기
- [호열] 타셔 - [힘주는 소리]
- [브로커의 힘주는 소리] - [호열] 어쭈?
[탁 소리]
누나, 우리 우회전하실까?
[요구르트 아줌마] 이거 직진밖에 안 돼
[호열] 어?
[다가오는 발소리]
[헉헉대며] 준호야, 준호야 여기 역 앞에 삼거리, 어, 삼거리
네, 다 왔습니다
- [남자] 짠! - [여자] 짠!
[브로커의 거친 숨소리]
[브로커가 헉헉대며] 물, 물, 물, 물…
뭐 하시는 거예요?
[준호의 거친 숨소리]
야, 야옹야옹
[준호의 거친 숨소리]
고양이 잡기 힘드네?
[브로커의 거친 숨소리]
- [쨍 칼 소리] - [사람들의 비명]
[브로커의 거친 숨소리]
[브로커] 나가, 씨발!
어디까지 쫓아올 거야? 이 개새끼야 [울먹인다]
- [호열] 너 잡힐 때까지 - 응?
- [풉 뱉는 소리] - [사람들의 비명]
- [브로커의 신음] - [쨍그랑]
- [사람들의 놀란 소리] - [탁 쓰러지는 소리]
[흥미로운 음악]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
[준호] 그런데
왜 항상 마지막에 나타나서 멋있는 것만…
- [여자] 대박, 찍었니? - [남자] 졸라 멋있어요
[준호의 한숨]
[멀리서 따르릉 전화 울리는 소리]
[준호] 장성민이라고…
[브로커] 아니
내가 신분 세탁해 준 애들이 한두 명이 아닌데
어떻게 이걸 일일이 다 기억을 해요?
[형사] 야, 이 새끼 한두 명 아니니까
일일이 봐, 이 새끼야, 그러면 확, 새끼가, 씨
[쯧 소리] 그러면
- 편하게들 질문하세요 - [호열] 네, 고맙습니다
[브로커] 죄송합니다
그런데요
우리 군바리 받은…
잠깐만요
얘, 니나인데?
아, 기억나요
그때 자기가 누구 칼로 찔러버렸다고
질질 짜면서 왔었는데
[한숨]
[잔잔한 음악]
[성민이 떨리는 숨을 내쉬며] 저 진짜 도망가야 돼요
[성민의 거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제발요
[씁 소리] 제발 한 번만 도와주시면 안 돼요?
제가 월급 받는 건 꼬박꼬박
- 다 갖다드릴 테니까 - [브로커의 한숨] 아니
여기서 이러지 마시고
누가 보면 내가 돈 뺏는 사람인 줄…
사람 하나 살리자고요! [복받친 숨소리]
[떨리는 목소리로] 제발
나 거기 다시 들어가면
[병사] 성민아!
아, 이 새끼 눈빛이 존나 문란하네, 진짜?
어휴, 이 가슴 이거, 이거 어떡하냐?
[흐느끼는 숨소리]
- 저 진짜 죽어요 - [브로커] 여보세요
[브로커] 죽는 거는 본인 사정이고
그리고 우리가 이 서비스하는 조건이라는 게, 응?
[큰 소리로] 그거 안 내려 그거 안 내려!
[성민의 씩씩대는 숨소리]
[단호하게] 어차피 죽을 거 그냥 여기서 죽지, 뭐
죽어도 밖에서 죽을 거야
[거친 숨소리]
하고 싶은 거 하다가
[점점 더 거칠어지는 숨소리]
씨발!
제발
[나지막이 흐느끼며] 제발요, 제발…
[흐느낌]
- [나지막이] 제발 - [브로커의 한숨]
[브로커] 그래서 인천으로 보냈어요
[흐느낌]
여기서는 감당도 안 되고
애가 너무 절박해 보이니까
[잔잔한 음악]
인천에 신분 세탁하는 애들한테라도 한번 가보라고
[문 열리는 소리]
[탁 문 부딪히는 소리]
[호열] 야, 이…
체호프 작품이랑은 다르다, 야
[호열의 한숨]
[남자1] 얼른 나오세요!
- [새 지저귀는 소리] - 일합시다, 일!
[남자2의 하품]
[남자2] 어, 일어나셨어요?
- [남자2] 이따 뵐게요 - [남자1] 어, 그래
[달칵 자물쇠 잠그는 소리]
[성민의 숨 내뱉는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
[기계 소음]
[멀리서 쾅 기계 소리]
- [쾅 소리] - [직원들의 놀란 비명] 어, 어!
- [커다란 쾅 소리] - [직원들의 놀란 비명]
[남자] 뭐 하냐?
- [놀란 웅성거림] - [남자] 비켜, 비켜
[남자] 괜찮아?
[성민의 거친 숨소리]
- [남자] 아이 씨 - [거친 숨소리]
- 그러니까 밤마다 쉬어야지 - [웅성거림]
뭔 투잡을 뛰겠다고 기어 나가고 그래?
너 이거 찧었으면 병신 됐어, 인마
[놀란 숨소리]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남자의 한숨]
[성민의 쩝 소리]
[길게 숨을 내뱉는다]
- [잔잔한 피아노 음악] - [한숨]
- ['헤드윅 - Wig In A Box'] - [성민] ♪ 오늘 같은 ♪
♪ 세상 어지러운 이 밤 ♪
♪ 트레일러 타운 ♪
♪ 불빛이 꺼지면 ♪
♪ 난 외로워 ♪
♪ 난 지쳐 ♪
♪ 슬픔에 터질 것 같아 ♪
[바텐더1] 언니, 니나 언니 노래 진짜 잘하지 않아요?
[바텐더2의 옅은 웃음] 그러게
[성민] ♪ 이제 여행을 떠날 시간 ♪
♪ 내 얼굴엔 메이크업 ♪
♪ 카세트테이프 노래 ♪
♪ 가발로 마무리하면 ♪
♪ 어느새 난 미소 짓는 ♪
♪ 미인 대회 여왕님 ♪
♪ 언제까지나 ♪
♪ 나는 잠들면 안 돼 ♪
[신나는 리듬으로 바뀌는 음악]
♪ 지나간 내 과거들과 ♪
♪ 여자로 변한 날 보면 ♪
♪ 요지경 세상사 ♪
♪ 신기한 인생 ♪
♪ 지금은 술 한잔 들이켜고 ♪
♪ 바라봐 벨벳 상자 속 ♪
♪ 선물 받은 내 가발 ♪
♪ 내 얼굴엔 메이크업 ♪
♪ 리듬 앤드 블루스 ♪
♪ 예쁜 선물 가발을 쓰면 ♪
[잔잔하게 바뀌는 음악]
[떨리는 목소리로] ♪ 어느새 난 ♪
♪ 미소 짓는 ♪
♪ 미인 대회 여왕님 ♪
♪ 언제까지나 ♪
[성민의 떨리는 숨소리]
♪ 나는 잠들면 ♪
♪ 안 돼 ♪
[잦아드는 음악]
[쓱 비비는 소리]
마음이 이상하다
장성민이
[호열의 숨 들이켜는 소리]
밉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마음이 이상해
[헛기침하며] 장성민
[후루룩 먹는 소리]
안 잡는 건 어떻습니까?
허치도 때처럼…
그게 성민이한테 도움이 될까?
아, 느끼해
아,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왜?
동정 금지, 잡생각 금지
- 예, 알겠습니다 - [호열] 가자
[멀어지는 발소리]
- [호열] 어, 기영아 - [리듬감 있는 음악]
성민이 가게 위치 나왔어?
이거, 이거 [한숨]
동인천 어디인 거 같기는 한데
- 이거 하나하나씩 뒤지려면 - [다가오는 발소리]
시간이 조금… 어?
야, D.P.야 [한숨]
그렇게는 백날 천날 해도 못 찾을 것 같고
알고 보니까 성민이가
걔네들한테서 신분증도 하나 만들었다네?
[호열] 엉? 위조 신분증 말입니까?
어, 여권
어디를 가려고 한 건지
몇 년 동안이나 숨어 살다가 말이야
그래서
한 번 더 경찰들이랑 협조해서 뭘 좀 해볼까 하는데
[호열의 한숨] 또 뭔 짓을 시키려고요
[후 내뱉는 소리]
[형사] 아니
[와작와작 씹으며] 우리 그 지난번에 잡았던
그 고양이 새끼 있잖아요?
아휴, 매워, 네
[배달원] 짜장면 배달 왔습니다
아니, 그 위의 대가리가 유명한 기술자예요
그 위조 신분증 만드는 기술자, 네
[탁 젓가락 놓는 소리]
아니, 또
우리는, 응?
이 양반을 잡아야 우리가 이 사건이 쫑 나는데, 이거
응
[형사] 합동 작전 한 번만 더 해봅시다, 오케이?
[다가오는 발소리]
[조직원1] 암호
야옹… 야옹!
[흥미로운 음악]
[조직원1] 야, 오늘 몇이야?
[조직원2] 형님, 나오셨습니까?
- [조직원3] 자, 내립시다 - [조직원2] 13명입니다
- [조직원4] 내려 - [조직원3] 형님 오셨습니까?
[조직원1] 야, 내 앞에 치워!
- [조직원2] 비켜, 비켜! - [조직원5] 형님
- [호열] 준호야 - [조직원5] 나오셨습니까, 형님
[호열] 이태원이랑은 스케일이 다르네?
- [조직원5] 다음 - [준호] 그러게 말입니다
[조직원5] 인수증
[준호] 안녕하세요
[준호가 씁 들이켜는 소리]
[노인]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준호] 예
예,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어…
거둬주신다면은
이 한목숨, 여기 두 목숨
바쳐서 열심히 보필하겠습니다
이, 인천 앞바다까지 온 이들은
모두 마지막 생까지 당도한 사람들이지
무슨 연유인지 얘기를 들어 보고
우리 식구로 받아들일지 정하도록 하마
[호열] 어떻게?
[노인] 만약!
거짓을 고할 시는
사지를 찢어서
인천 앞바다의 사이다로 만들고 말 것이야!
저희는 강원도에서 온 탈영병입니다
[준호가 조용히] 탈영병이요?
[호열의 한숨]
[주저하며] 예, 어, 예, 그…
저희가 그러니까 군 복무 중인
- [잔잔한 음악] - 군인이었다가…
탈영병이라고?
[호열] 예
[노인] 탈영병이라는 말이냐?
- [준호] 어? - 왜 그러십니까?
- 괜찮으십니까? - [노인의 신음]
[노인]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50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꿈속에서 나타나고는 하지
그 지옥 같은 그곳이
지금도 누가 쫓아올 것만 같구나
너희들 마음은 내가 잘 알아
[탁탁 손 치는 소리]
여전히 거기는
지금도 변하지 않았더란 말이냐?
- [노인] 응? - 선배?
[거친 숨소리]
[노인] 바로 얘네들 채용해서 일 가르쳐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노인] 어, 그래, 어, 자
[준호의 후 내뱉는 숨소리]
저 할아버지 잡아야 되는 거 아니야?
탈영병이잖아?
[조직원1] 야, 너희 경찰이지?
[웅성거림]
[준호의 한숨과 헛웃음]
[웅성거림]
경찰 닮았다는 소리 자주 들어요
[호열, 준호의 웃음]
[조직원1] 이태원 애들 전화입니다
- 쟤들 곰인 것 같습니다 - [조직원들의 성난 소리]
[조직원2의 웃음]
[위협적인 웅성거림]
[익살스러운 음악]
우리가 도망친 적이 있던가?
[떨리는 목소리로] 어… 쫓아가 본 적만 있는 거 같습니다
- [호열] 음 - [조직원1] 잡아!
[조직원2] 뭐 하냐? 잡아, 빨리!
[조직원들의 성난 함성]
- [조직원3] 잡아, 잡아, 잡아! - [준호] 씨
- [준호] 어, 씨 - [조직원4의 기합]
- [조직원5의 기합] - [준호의 힘주는 소리]
[호열] 아홉 시, 아홉 시, 아홉 시
오지 마, 오지 마! 오지 마, 오지 마
[조직원들의 놀란 소리]
[준호] 에이 씨
[준호의 힘주는 소리]
[호열, 준호의 힘주는 소리]
[호열] 오지 마!
[조직원2] 야, 따라붙어 따라붙어, 따라붙어!
- [호열] 밀어, 밀어, 밀어 - [준호의 힘주는 소리]
[준호, 호열의 힘주는 소리]
[조직원들의 당황한 비명]
[호열] 위로, 위로, 위로!
[조직원1] 잡아라!
[조직원2] 야, 빨리빨리 올라가 올라가
야, 이 새끼야, 어디를 가는 거야?
[소란스러운 웅성거림]
[호열의 비명]
- [쨍 굉음] - [호열의 거친 숨소리]
[준호의 거친 숨소리]
[호열, 준호의 놀란 소리]
[호열의 거친 숨소리]
[조직원5] 야, 야, 저기 잡아!
- [쨍그랑 부딪히는 소리] - [호열의 기합]
[조직원들이 놀라며] 어, 어, 어
- [준호] 아, 아이 씨 - [호열의 신음]
- [조직원6] 야! 야! - [호열] 아이 씨
[조직원6] 야, 야, 잡아! 잡아!
[조직원7] 야, 야! 튀잖아!
[호열] 각자 도생하자!
- [준호] 아이, 씨 - [조직원들이 소리친다]
[준호] 아, 한호열 진짜!
[조직원8] 야! 잡아라!
이리 안 와! 야!
[거친 숨소리]
[조직원들의 거친 말소리]
[조직원들의 놀란 소리]
- [포효] - [조직원1] 야, 씨발!
아이 씨
[조직원들의 다급한 말소리]
- [조직원1] 야, 아, 빨리 와! - [흡 소리]
- [달려오는 발소리] - [떨리는 숨소리]
빨리 잡아, 빨리
[조직원1] 에이 씨!
[준호] 씨…
[거친 숨소리]
- [철컹 문소리] - [조직원2] 제가 저리 가겠습니다
[준호의 놀란 소리]
- [조직원1] 야, 빨리 와 - [쾅 문 닫히는 소리]
[조직원1] 아,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이, 씨, 어?
- [조직원1] 어디 숨었냐? - [조직원2] 야!
- [조직원1] 이 새끼, 이거… - [탁 소리]
[여자의 옅은 웃음]
감사합니다
[계속되는 여자의 웃음]
옷이 왜 이래요?
어?
[영옥] 하나도 안 변했네
동네 시끄럽게 하는 것도
[준호] 아, 여, 여기 어떻게…
잘 지내셨어요?
뭐, 덕분에?
[조직원1] 아, 진짜 어디 간 거야? 도대체
- [영옥] 쉿 - [조직원1] 뭐 해? 안 찾아?
따라와요
[조직원1] 어휴, 미치겠네
[멀어지는 발소리]
아니, 그런데 여기는…
[조직원들의 시끄러운 외침]
[다가오는 발소리]
[영옥의 웃음]
[영옥] 어떻게 이렇게 만나?
진짜 신기하네
아직도 군인인가?
이제 일병?
[피식 웃는 소리]
[준호] 네, 그쪽도 그대로네요
뭐, 오늘도 누구 찾는 거예요?
매번 그렇죠, 뭐
[웃음]
[준호] 그런데 이런 데도 가게가 있네요?
[영옥] 여기? 꽤 유명한데
공연 같은 것도 하고
왜? 니나 알아요?
[의미심장한 음악]
우리 가게 간판스타였는데
[박수 소리]
[사람들의 환호]
[계속되는 박수와 환호 소리]
[조용한 목소리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예, 감사합니다
[여자] 시간 내줘서 고마워요
노래 정말 잘하더라고요
[성민] 감사합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
[유나] 니나 씨라고요?
지유나 샘이요?
[유나] 나 알아요?
그럼요
이, 이 바닥에서 선생님 모르는 사람 없는데?
[유나] 거두절미하고 얘기할게요
나랑 일해보지 않을래요?
체호프의 '갈매기'를 뮤지컬로 만들 거예요
실험극으로
공교롭게도 니나잖아요, 자기
니나요
어, 그런데 제가…
[유나] 워크숍은 웨스트엔드에서 할 거예요, 런던
아… 안무나 무대 쪽 크루는
그쪽 사람들하고 협업할 거고요
동의만 하신다면
니나 씨도 바로 넘어올 수 있도록 할 거예요
여권 있죠?
[잔잔한 음악]
예, 예…
[옅은 한숨]
[꿀꺽 침 삼키는 소리]
- [뱃고동 소리] - [갈매기 소리]
[노인] 완벽하게 뽑은 거니까
[감동적인 음악]
아무 문제 없을 거야
새롭게 태어난 거야
이제 그만 도망치고
열심히 살아 봐
[숨을 크게 들이켜고 내쉰다]
[빗소리]
[영옥] 니나 내일이죠?
영국 가는 거 [후 내뱉는 숨소리]
[성민] 네
그동안 고마웠어요
[후 내뱉는 숨소리]
그런데 자기는 안 물어보더라
내가 누군지
왜 여기 있는지
뭐, 그런 거
나 누군지 궁금해요?
누구긴, 노래 잘하는 니나잖아요?
[잔잔한 음악]
[멋쩍은 웃음]
[성민] 우리 오늘부터 베프 할래요?
나 영국 다녀오면
같이 소주 한잔?
콜
콜
나는 니나 안 잡혔으면 좋겠는데
그쪽도 힘들겠다
맨날 그렇게 누구 쫓아다니고 잡고
그러게요
[준호] 저희 같은 사람들은
운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내가 쫓기는 사람이었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을 거 같은데
그래서 다행이에요?
아니요
그냥
좀 슬픈 것 같아요
이만 가볼게요
- [영옥] 300만 원 - [잔잔한 음악이 멈춘다]
그 얘기 안 하네?
다음에 밥 살게요
300만 원짜리 밥
[멀어지는 발소리]
[영어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그 빨리빨리 다니세요
[준호가 한국어로] 다 어떻게 됐습니까?
[호열] 경찰들이 와서 싹 다 잡아갔어
[슝 비행기 날아가는 소리]
그런데 뭐, 너 때깔이 좀 좋아 보인다? 어?
[준호] 출국 시도를 했으니까 분명 자료가 있을 겁니다
[남자1] 보안 팀이요
[여자] 네, 터미널 쪽이요
대기 창구요? 네, 알겠습니다
[남자2] 오셨네
그저께 사건이 있었어서 바로 찾았습니다
[호열] 사건이요, 무슨?
[공항 직원] 아…
일단 보고 얘기하시죠
[의미심장한 음악]
[탁 서류철 놓는 소리]
[마우스 조작음]
[멀어지는 발소리]
[지상직 직원] 여권 보여주시겠어요?
[부스럭거리는 소리]
장니나 님?
[탁탁 타자 치는 소리]
[삐빅 오류음]
[지상직 직원의 한숨]
[삐 전자음]
[삐빅 오류음]
[웃으며] 가끔 이래요
저기, 빨리해 주시면 안 될까요?
비행기 시간 다 돼 가지고요
[안내 방송 알림음]
[삐빅 오류음]
왜 이러지?
저, 잠시만요
- 이게 왜 이러지? - [성민] 아, 저기
- [멀어지는 발소리] - [안내 방송] 런던으로 가는
아시아나 항공…
[깊은 한숨]
12번 출구에서 탑승을 시작합니다
- [떨리는 숨소리] - 탑승 마감 시간은
출발 10분 전입니다
[숨 내뱉는 소리]
- [계속되는 안내 방송] - [잔잔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공항 직원] 장니나 씨?
[지상직 직원] 저희는 진짜 몰랐어요
[공항 직원] 잠시만 이쪽으로 같이 가주시겠어요?
[무전기 소리]
[지상직 직원] 그냥 저희는
기계 오류 해결하는 동안 앉아서 기다리시라고
[침 꿀꺽 삼키는 소리]
[떨리는 숨소리]
- [쿵 부딪히는 소리] - [사람들의 놀란 소리]
[사람들의 놀란 웅성거림]
[성민이 부르는 '헤드윅 - Midnight Radio']
[여자의 비명]
[사람들의 놀란 소리]
- [여자] 뭐야? - [남자] 어, 뭐야?
[달리는 발소리]
아, 씨발!
[격렬한 흐느낌]
[사람들의 비명]
[성민의 비명]
[사람들의 놀란 웅성거림]
- [남자1] 괜찮으세요? - [여자] 어떡해
[남자2] 괜찮으세요?
- [성민의 신음] - [여자] 119 불러드릴게요!
[힘겨운 목소리로] 119, 119 안 돼, 안 돼, 안 돼, 하지 마
- [거친 숨소리] - [탁 짚는 소리]
[사람들의 혼란스러운 웅성거림]
[지상직 직원] 그렇게 공항을 뛰쳐나갔어요
그 몸으로 멀리 가지 못했을 텐데
이제 그만하고 경찰에 넘기지 말입니다
저희 할 만큼 한 것 같습니다
아니
따라가 보자
[멀어지는 발소리]
- [뱃고동 소리] - [비틀거리는 발소리]
[계속 비틀거리는 발소리]
[성민] 괜찮아
괜찮아
[힘겨운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힘겨운 신음]
[거친 숨소리]
[옅게 흐느끼는 소리]
[나지막한 목소리로] ♪ 내 얼굴엔 메이크업 ♪
[떨리는 숨소리]
[멀리 차 지나가는 소리]
♪ 카세트테이프 노래 ♪
[떨리는 숨소리]
♪ 예쁜 선물 ♪
[차 지나가는 소리]
♪ 가발을 쓰면 ♪
♪ 어느새 난 ♪
♪ 미소 짓는 ♪
[차 지나가는 소리]
♪ 미인 대회 여왕님 ♪
♪ 언제까지나 ♪
♪ 나는 ♪
♪ 잠들면 ♪
♪ 안 돼 ♪
[희미해지는 숨소리]
[숨 들이켜는 소리]
[떨리는 숨소리]
미안해요
[잔잔한 음악]
[범구] 경찰 쪽에는 잘 연락해서
유해 수습했다
사인은 파상풍이랑 과다 출혈
영양실조 때문에 쇼크가 빨리 왔다고 하네
너무 마음 쓰지 말고 잘 복귀해
그때
제대하면 뭐 하고 싶냐고 물어봤잖아?
사실
나 잘 모르겠어
내가 뭐 하고 싶은지
누구는
죽도록 하고 싶은 거 하다가 죽기도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어
나는 뭐 하고 싶은지
[잔잔한 음악]
[호열] 진짜로 제대하면 하고 싶은 게 참 많았거든
그런데 왜 생각이 안 날까?
[달칵 손잡이 누르는 소리]
하나도 생각이 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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