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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퀸 14

씬1. 	천지조선 야외 일각 (낮)

	(13부에 이어)

달순	해주야... 내가, 내가 니 엄마가 아니야...

해주	엄마...

달순	널 낳은 친 엄마가 아니라고. 이것아...

	놀라 보는 해주. 울며 보는 달순.

해주	엄마...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달순	니 아버지가 배 타러 갔다 오더니, 어느 날 널 안고 왔

더라. 어디 섬에	서 눈 맞았던 여자라는데, 그때 억장이 무

너졌다. 니가 너무 미워서 니 	아버지 없는 날엔 갖다 버릴

생각도 했다.

해주	엄마...

달순	지금 생각하면 니가 무슨 죄라고... 너한테 그 울분을

다 퍼부었는지...

해주	(보다가) 엄마...나도... 알고 있었어. 어렸을 때부터...

달순	(놀라 보고) 뭐라고?

해주	엄마가 나 많이 미워할 때 그거 알았어. 애들은 금방

느끼니까.

달순	해주야...

해주	그때는 많이 서운했는데... 자라면서 엄마가 받았을 상

처 생각하니까...조	금은 이해 됐어. 엄마도 여자니까... 얼마

나 아프고 힘들었을까...

달순	다... 알면서도... 그걸 가슴에 품고 참아낸 거야? 왜 그

랬어? 이것아! 고	생이란 고생은 바가지로 해가며... 학교도

제대로 못 마치고.... (가슴 치	며) 내가 죽일 년이다. 내가...

해주	(같이 울며) 그래도 엄마가 나 버리지 않았잖아...

달순	(흐느끼는) 니가 식구들 때문에 고생한 게 얼만데...

해주	그렇지 않았다면... 나 열심히 살 생각 같은 거... 못했

을 거야.

달순	(눈물 닦고는) 이것아... 니 친엄마는... (하는데)

해주	아냐! 엄마! 말하지 마!

달순	(보면)

해주	나한테 엄마는 하나 뿐이야. 매일 같이 밥 먹고 매일

싸우고, 나 외로울 	때 울어주고 나 배고플 때 같이 굶던 사람

이 엄마 말고 누가 있어? 낳은 	게 뭐가 중요해? 우린 죽고 싶

을 만큼 살았는데!

	달순 해주를 안고 운다. 같이 안고 흐느끼는 해주.

씬2. 	강산 오피스텔 (낮)

	앞에 서 있는 김비서 쳐다보는 강산.

강산	확실해요? 정말로 천지해양이 인도네시아 유전을 포기

하지 않았다구요?

김비서	그렇습니다. 지금도 일주일에 10만 달러 이상씩 들여

가며 시추하고 있답	니다.

강산	근데 그걸 본사에서는 모른다고?

김비서	장일문 본부장이 조선쪽에는 비밀로 하고 독단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	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철수한 것처럼 하구

요.

강산	(미소 띠며) 빙고!

김비서	(보면)

강산	일문이 이 자식, 트러스터를 애초에 안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못 만	드는 거야! 자금을 몽땅 그 쪽에 퍼붓고 있

으니까.

씬3. 	도현 집무실 (낮)

	일문의 턱을 후려갈기는 도현. 일문 벽에 가 부딪친다.

도현	이리 와!

	일문, 주춤 거리며 오면 다시 치는 도현. 소파 쪽으로

넘어졌다가 일어	나는 일문.

도현	왜 그랬어?

일문	죄송합니다.

도현	무려 일곱 개 협력업체 단가를 후려 쳤어! 그것도 거

진 반값으로! 니놈이 양아치냐? 깡패야? (서류 집어 던지며) 협력

업체는 우리 팔다리나 마찬가지란 말이야! 이놈아!

일문	(고개 숙이고 있고)

도현	오죽하면 검찰까지 나섰겠어? 왜 그랬어? 이유가 뭐

야!

일문	(입술 깨물며) 인도네시아 유전에서 손해 본 자금을 보

충하고 싶었습니	다. 죄송합니다.

도현	이런 멍청한 놈! 그건 잊어버리라고 했잖아! 사업을 하

다 보면 매번 승	승장구만 하는 줄 알아? 손해 보는 날이 있

으면, 이득을 챙기는 날도 온	단 말이야! 근데 그걸 메우려

고 손발을 잘라? 내가 도대체 뭘 믿고 이 	그룹을 너 따위 놈

한테 넘기겠어!

	일문, 고개 푹 숙이고 있는데, E 인터폰 소리. 보고 누

르는 도현.

도현	뭐야?

여비서	(F) 회장님, 라이언 강 선주감독관께서 오셨습니다.

도현	(멈칫 하고는) 들어오라고 그래.

	뒤이어 문 열고 들어오는 강산.

강산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날씨가 아주 화창합니다!

도현	어서 오게. 무슨 일인가?

강산	회장님께 좋은 소식 전해 드리러 왔죠.

일문	(멈칫 보는데)

도현	좋은 소식이라니?

강산	트러스터 프로펠러 개발 말입니다. 저희 본사 승인이

떨어졌습니다. 잘	만 만들면 드릴십에 장착해도 좋다구요!

	일순, 일문의 얼굴 경악으로 바뀌고, 도현은 환히 밝아

진다.

도현	그게 정말이야?

강산	예. 회장님께서 하도 조르셔서, 제가 힘 좀 썼죠. 대신

에, 제대로 못 만	들면 손실비용 모조리 천지에서 감당하셔

야 할 겁니다.

도현	걱정 말게! 그건 자신 있어! (강산을 가르치며) 이 친

구! 고맙네!

강산	별 말씀을요...(하고는 일문 보며) 우리 본부장님께선

안색이 왜 이러시	나? 안 기쁘시나?

일문	(억지로 일그러지며 웃는 데서)

씬4. 	해양사업본부 본부장실 (낮)

	책상 꽝! 내려치는 일문. 앞에 멀뚱하게 서 있는 강산.

일문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나하고 약속 했잖아! 트러스

터 사양서 대로 하	기로!

강산	약속했지. 근데 회장님이 우리 본사에 쎄게 밀어붙이

신 모양인데? 내가 	무슨 힘이 	있냐?

일문	니가 힘썼다고 했잖아!

강산	그거야 힘 안써도 힘썼다고 해야 체면이 서지. 근데,

넌 왜 그렇게 자체 	제작 하는 걸 겁내는데?

일문	(멈칫 보고) 말했잖아! 우리 기술력이나 연구비로는 감

당할 수 없다고!

	괜히 시간하고 자금만 낭비 하는 거야!

강산	(끄덕이며) 오! 그렇구나. 그래도 장회장님 도전정신

이 멋지잖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기술 개발에

힘쓰시겠다는데... 	얼마나 멋지냐?

일문	(일그러진 채 말 못하면)

강산	하긴 이렇게 큰 조선소에서 이제 트러스터도 만들어

낼 때 됐지. (일문 	어깨 툭툭 치며) 니 아버지 그 정신 좀 본

받아라.

	하고 나가려다가 우뚝 멈추는 강산.

강산	참, 너 그거 들었냐?

일문	(보면)

강산	우리 할아버지가 말씀하시는데 말이야...니네 아버지

하고 나하고 인화 결	혼시킬 마음이 있다는데, 너 어떻게 생각

하냐?

일문	뭐?

강산	야, 이러다 우리 처남 매부 사이 되는 거 아냐? (생각

하는 듯하다가) 근	데 그건 좀 곤란하다... 어렸을 땐 니가 내

꼬붕이었는데 말야... 내가 너	희 집 들어가면 니가 내 위잖

아. 그게 맘에 걸린단 말야. 너도 그렇지?

일문	(얼굴 심하게 일그러지고)

	강산 실실 웃으며 나가자마자, 일문 소리 지르며 책상

을 내려친다.

씬5. 	동 해양사업부 (낮)

	나오는 강산. 앉아 있는 해주 바라본다.

강산	(신나서) 헤이, 천해주씨! 일하러 갑시다! 렛츠 고~

(하고 나가면)

해주	(왜 저러지 하고 보는)

씬6. 	천지조선 프로펠러 공장 (낮)

	공장을 둘러보는 해주와 강산.

해주	뜬금없이 여긴 왜 온 거야? 드릴십 진행상황 보러가는

거 아니었어?

강산	(좋아서 히죽대는)

해주	뭐 좋은 일 있어? 지나칠 정도로 웃는다?

강산	너 프로펠러에 관심 많다 그랬지? 오늘부터 본격적으

로 프로펠러 과외 	들어간다. 단단히 맘먹어.

해주	프로펠러?

강산	나도 프로펠러 하나 멋들어지게 만들고 싶거든. 짜잘

한 이런 거 말고 아	지무스 트러스터 프로펠러로...

해주	(놀라) 무슨 선주 감독관이 프로펠러를 만든데?

강산	내가 얘기했지? 나 너 공짜로 공부 시키는 거 아니라

고. 넌 앞으로 나하	고 같이 드릴 십의 아지무스 트러스터를

만들어야 돼. 그럴려면 지금보	다 훨씬 빡세게 공부해야 돼.

오케이?

해주	(잠시 생각하다) 오케이.

	강산, 해주 보고 웃는데 E 울리는 핸드폰 벨. 받는 강

산.

강산	예. 할아버지! ...아이~ 또 그 얘기에요? 알았어요. 저

도 여쭤볼 얘기가 	있으니까, 일과 끝나고 그리 갈게요.

해주	(사이, 일각에 있는 프로펠러 만져 보며) 아지무스 트

러스터... (하고 미	소 짓는데서)

씬7. 	창희 검사실 (낮)

	심각한 얼굴로 앉아 있는 창희와 정우.

정우	정말 자신 있는 거야? 박검사가 하려는 게 얼마나 위험

한 건지 알아?

창희	닷새만 시간을 주시면 됩니다. 사실 그동안 은밀하게

장회장에 대한 	자료를 모아 둔 게 있습니다. 주가 조작,

불법 증여, 탈세... 충분히 구속	시킬 수 있습니다.

정우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어? 나야 재벌이든 누구든 범죄

를 저질렀으면 당연	히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박검사

는 장회장하고 인연이 남 다르	잖아? 그 집에서 살아온 세월

이 몇 년인데?

창희	그 세월을 차장님은 잘 모르세요.

정우	(보는)

창희	장도현 회장은 저한테 늘 두 가지 욕망를 줬어요. 하나

는 장회장을 넘어	설 만큼 성공하고 싶다는 것이고, 하나

는... 복수였어요. 둘 다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하나만 선택

할 겁니다.

정우	자네... 무서운 친구구만...

창희	(미소 띠며) 이 일만 끝나면 소박하게 살고 싶습니다.

제 마음에 어둠이 	너무 많았어요... 이제 밝게 살고 싶어요.

	말없이 보는 정우. 미소 머금는 창희.

씬8. 	도현 집 주방 (밤)

	도현, 일문, 금희 자리에 앉아 막 식사를 시작하려 한

다.

	인화 주방으로 들어와 도현 앞에 앉으며..

인화	아빠! 이번 일요일에 저 pt 있는 거 아시죠? 꼭 오셔야

해요?

도현	당연하지. 누구 딸이 하는 건데. 시원찮으면 지원금은

커녕 위로금도 없을 테니까.

인화	아빤 제가 아빠 딸이라는 거 잊으신 거예요? 그 피가

어디 가겠냐구요!

도현	(껄껄 웃으며) 그래. 큰소리 칠만한지 어디 두고 보자.

금희	참...그날 산이도 오기로 했대요.

일문	(숟가락 들다가 멈칫 금희 노려보는)

금희	인화 일 끝나면 식사라도 같이하는 게 어때요? (하는

데)

일문	(숟가락 탁 놓고) 인화. 산이하고 결혼시키겠다는 거

진심이에요?

도현	(멈칫 일문 보는데)

인화	(눈치 모르고) 그럼 진심이지!

일문	얼마 전까지는 창희하고 붙이시더니 이번에는 강산?

지금 인화 가지고 	장난해요?

인화	(놀라는) 오빠 왜 그래?

도현	너 지금 엄마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금희	(일어서려는 도현 손 붙들며, 일문에게) 그게 일문아..

일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인화 제 동생이라구요! 동

네 강아지도 아니고 	여기저기 갖다 붙이지 말란 말입니다! (하

고 나가 버리면)

도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저 자식이? 너 이리 안 와!

금희	(온몸으로 막으며) 여보... 이러지 말아요!

도현	(씨근대며 일문 간 쪽 노려보고)

인화	아니, 내가 좋다는데 왜 저래? 괜히 난리야?

	앉으며 굳은 얼굴로 일문 간 쪽 노려보는 도현. 불안하

게 보는 금희.

씬9. 	해풍 공업사 (밤)

	걸어오는 강산과 해주. 일각에서 대평이 불 밝혀 놓고

엔진을 수리하고 	있다.

강산	할아버지!

대평	(보고 일어나는)

강산	(다가가) 뭐 하세요?

대평	(스패너로 엔진 때리고는) 이기 너무 오래 되가 안 되

는 갑다. 사람이나 	기계나 늙으면 죽어야지. (하고는 해주 보

며) 누고?

강산	아, 제 동료에요.

해주	(꾸벅 인사하며) 안녕하세요?

대평	(무심히 보고는, 강산에게) 절로 좀 가자.

	일각으로 강산을 데리고 가는 대평. 그 모습 갸우뚱하

며 보고 대평이 보	던 엔진 들여다보는 해주. 엔진 안에서 타

이밍 기어를 빼낸다. 옆에 있	는 브러쉬로 기어 청소하는 해

주.	 가는 눈을 뜨고 기어 살펴본다.

씬10. 	동 일각 (저녁)

	마주 서 있는 강산과 대평.

강산	장회장이 또 찾아왔다구요?

대평	오이야. 인화하고 니 결혼문제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꼬 제안을 하두마.

강산	(힐끗 해주 쪽 보고는) 아~ 노인네들 이상하네. 아니,

제 결혼 문제를 	왜 두 분이서 얘기해요? 두 분이서 제 애

도 낳아 줄 거예요?

대평	일마야. 할애비 농담 하는 거 아이다.

강산	아, 됐다니까요... 그보다, 할아버지 윤학수 박사라고

아세요?

해주	할아버지~할아버지~

해주가 부르는 소리에 가보는 대평.

씬11. 	동 일각 (저녁)

	엔진이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그 앞에 손에 기름때 묻

힌 체 미소 짓는 	해주. 대평이 휘둥그레져 다가온다. 따라

오는 강산.

대평	이기 우예된 기고?

해주	(시동 끄고 보며) 잘 돌아가죠? 이거 90년대에 초에 만

든 엔진 맞죠?

대평	(놀라) 젊은 아가 그걸 우째 아노?

해주	그냥... 어릴 때부터 배 엔진은 많이 다뤄봤거든요...

대평	그래도 그거를... 우째 고칬노? 어데가 고장 난 건지도

모르겠두마는...

해주	누가 기어 뺏다가 조립할 때 타점 못 찾아 잘못 조립

한 모양이에요.

대평	허허! 그랬나? (기분 좋은 듯 보는데)

강산	보셨죠? 할아버지... 저를 보좌하는 엔지니어 수준이

대충 이래요.

대평	(해주 다시 보며) 그래.. 대단하구마.

강산	그 얘기 계속 해 보세요. 윤학수 박사 얘기요.

대평	(보고는) 어... 근데 그 사람 얘기는 나보다 잘 아는 사

람이 울산에 있다.

강산	누군데요?

대평	윤정우라꼬 그 사람 동생이 있구마. 지금 검사다.

해주	(멈칫 놀라 바라보는 데서)

씬12. 	강산 오피스텔 (밤)

	들어오는 강산과 해주.

해주	윤정우라는 분은 왜 만날려고 그래?

강산	볼 일이 좀 있어.

해주	내가 만나게 해 줄 수 있는데...

강산	(멈칫 보면)

해주	그 분 내 삼촌이야.

강산	뭐? 진짜? (하다가) 에이~ 너 나 닮아서 뻥이 늘었구

나? 임마, 성이 윤	씨잖아? 니 아버진 천씨고 니 어머닌 조씨

고.

해주	삼촌 하기로 한 분이라고. 우리 집 주인이야.

강산	고~ 뤠? 야, 그럼 만나게 해 줘.

해주	만나게 해 주면 뭐 해 줄 건데?

강산	(멈칫 보면)

해주	(배시시 웃으며) 나 사실은 지난번 요트에서 해준 음

식 너무 맛있게 먹	었거든. 배도 좀 고프고...

강산	그랬어? 그럼 진작 말을 하지! 일하고 계십시오! 손님!

금방 대령하겠습	니다!

	

	앞치마 입는 강산. 그 모습 보고 미소 짓는 해주.

씬13. 	전통 찻집 일실 (밤)

	정우, 정좌하고 있는데 기출이 문을 열고 들어서다 정

우보고 멈칫한다.

	정우 표정 싸하다. 표정을 다잡고 정우 앞에 앉는 기출

기출	(눈 피하며) 너 볼일 없다는데 왜 자꾸 불러내는 거냐?

정우	(테이블 위에 고소장을 놓는다.) 폭행죄에 대한 고소장

이에요.

기출	(놀라서 보는)

정우	해주한테 손찌검 했다면서요?

기출	(표정 싸해지며) 아주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다녔군.

정우	해주랑 합의를 한다고 해도 내가 용서 못해요. 저 충분

히 형 형사처벌 	받게 할 수 있다구요.

기출	(욱해서 보는데) 도대체 너까지 왜 이러는 거야? 네가

끼어들 일 아니라	고 했잖아!

정우	어차피 결혼도 남녀 두 사람간의 문제에요. 형이 끼어

들 일 아니죠.

기출	난 창희 핏덩이 때부터 키워낸 걔 아버지야!

정우	아버지란 이름으로 얼마나 창희의 발목을 잡을 셈이에

요? 창희가 행복해	질 길을 정말 몰라서 이러세요?

기출	내 아들 행복은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안다!

정우	좋아요. 그럼 나도 내 조카 해주 행복만 생각하죠. 다

시는 해주 앞에 	나타나지 마세요. 저번에 분명히 말씀 드

렸을 거예요. 나 해주 삼촌하기	로 했다고.

기출	(지지 않고 보는)

정우	(더 싸늘하게) 그리고 그 말은...해주에게 무슨 일이 생

긴다면 내가...(무

	섭게 노려보며) 당신 절대 용서 안하겠다는 거야. (일

어나 나가는)

기출	(소장 든 손 부들부들 떨리는 데서)

씬14. 	강산 오피스텔 (밤)

	강산, 테이블 위에 수저 포크 세팅해주고, 그 앞에 스

파게티 접시 놓는	다. 얼굴 밝아지는 해주.

해주	와! 스파게티다!

	강산, 뭐라고 할 사이도 없이 포크 들고 먹는 해주. 눈

이 휘둥그레진다.

해주	와...와....(다시 먹고 강산 보는) 어떻게 이렇게 잘 만

들어?

강산	40년간 뉴요커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장~드루보

아~씨의 비법을

	전수받은 거지.

해주	(먹으면서 강산 보는) 진짜?

강산	(표정 바뀌고) 라고 하면 믿겠냐? 이게 바로 15년 경력

을 자랑하는 자취

	삘이라고 하는 거다!

	해주, 흘기고 다시 먹는데...강산도 같이 먹는다. 먹다

가 문득 강산 보는 	해주.

해주	근데...오빠... 부모님은 어디 계셔? 미국에 계신 거야?

강산	(잠시 굳었다가) 참 빨리도 물어본다. (대수롭지 않게

음식 먹으며) 두 	분 다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대. 나 갓난아

기였을 때...

해주	(놀라 보면)

강산	그때부터 쭉 할아버지가 나 키웠어. 그래서 부모님 얼

굴도 몰라.

해주	그래도... 사진이라도 있을 거 아냐.

강산	(피식) 우리 할아버지 고약한 노인네거든? 당신보다

먼저 떠난 자식들 	꼴 보기 싫다고, 사진도 다 태우셨대.

해주	그럼...부모님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거야?

강산	하나 알지. 우리 엄마가..(하다가 해주 쳐다보고)

해주	(그 다음 말 기다리는데)

강산	아...나 감각 떨어졌나? (스파게티 먹으며) 예전 솜씨

가 아닌데? 야야 빨	리 먹어. 면발 불면 스푼으로 떠먹어야 돼!

해주	(스파게티 먹으려다 강산 안쓰럽게 보는데)

강산	(스파게티 먹으며) 야! 잘생긴 사람들은 360도 시선

다 접수 되거든.

	그만 쳐다보고 먹어라!

해주	(피식 웃고 다시 강산 얼굴 보는 데서)

씬15. 	창희 검사실 (밤)

	천지조선의 회계자료 보다가 문득 시계 보는 창희.

씬16. 	강산 오피스텔 앞 (밤)

	해주 먼저 나서면 강산 뒤를 따라 나오다가,

강산	땜쟁아! 잠깐만!

해주	(돌아보고)

강산	또 잊어버리기 전에 이거 받아라. 선물이다.

	해주 보면, 강산이 태블릿 PC 내민다.

강산	서로 너무 바쁜데 매번 오기도 힘드니까. 그동안 배운

것들 차례대로 정리해 뒀어. 시간 날 때마다 보면서 복습하라고.

해주	안 돼. 이거 비싼 거잖아?

강산	얌마! 복습 안 할 거야? 선생님이 주는 거니까 받아~

해주	(어렵게 건네받으며) 나..오빠한테 너무 많이 받는 거

같아. 염치없게.

강산	나중에 그거 따따블로 받을 테니까, 염치는 쌈지에 넣

어두셔. 가자, 데려	다 줄게. (하는데)

	해주, 강산 돌아보면 창희가 자신의 차 문을 열고 나온

다.

창희	해주야!

해주	(놀라) 오빠? 여긴 어떻게?

창희	일문이한테 주소 물어 봤어. (강산 보며) 잘 지내지?

강산	나야 뭐... 그럭저럭.

창희	늦은 시간까지 해주 가르치느라고 고생 많네.

강산	제자가 생각보다 돌띵은 아니라서.

창희	고맙다... 앞으로 해주는 내가 데리러 올게. 그것까지

너한테 맡기면 	너무 미안해서...

강산	(말 못하고 보는데)

창희	(해주 보며) 피곤할 텐데... 가자. (차문 열어 준다)

해주	(강산 보며) 오빠... 고마워.

	말없이 미소 짓는 강산. 차에 타는 해주. 떠나는 차, 사

라질 때까지 지켜	보고 서 있는 강산

씬17. 	강산 오피스텔 안 (밤)

	어두운 오피스텔. 스위치를 켜면 드러나는 오피스텔

안.

	강산, 쓸쓸한 얼굴로 들어선다. 문득 테이블 보면, 방

금 전까지 스파게티 	먹던 해주 모습이 떠올랐다가 사라지고,

책상에 앉으면 그 옆에서 작업	하는 해주 모습이 떠올랐다 없

어진다. 고개 돌려 소파 보면 잠들어 있는 	해주. 소파로 가

면 해주 사라지고, 소파 손으로 어루만져 보는 강산.

씬18. 	정우집 앞 (밤)

	다가와 멎는 창희의 차. 차 안에 타고 있는 해주와 창

희. 잠시 말이 없	다.

창희	(보고 미소 띠며) 설계는 재미있어?

해주	(끄덕이며) 응...

창희	왜 그런 생각이 들지?

해주	(보면)

창희	법 공부 하지 말고 설계공부 할 걸 하고 말이야.

해주	오빠, 설계는...

창희	알아. 너한테 꼭 필요하다는 거... 그래서 질투 나도 참

는 거야.

해주	... 아버지하곤 연락해?

창희	그 얘긴 하지 말자. 하면 싸우잖아?

해주	듣기 싫어도 오빠 제발 들어 줘. 나 때문에 오빠 아버

지하고 갈라서는 	거, 나 못 	참아.

창희	(대답 않는데)

해주	요즘 들어 가끔씩 오빠 무섭다는 생각도 든단 말야.

창희	무서워?

해주	예전에는 오빠 만나면 그냥 편하고 따뜻했는데... 이

젠 가끔씩 낯설어.

	창희 보고는 손들어 해주의 뺨을 어루만져 준다. 보는

해주.

창희	미안하다. 아버지 문제는.... 아버지도 곧 그 집에서 나

오실 거야.

해주	그럼? 화해하는 거야?

창희	글쎄. 화해는 너하고 결혼한 다음에 내가 좀 더 둥글둥

글해지면 가능하	겠지...

해주	오빠...

창희	이 문젠 더 이상 얘기하지 말자니까. 지금은 너만 보

고 싶어. 너 보면 	아프고... 미안해.

해주	내 마음이 더 그렇다고... 하루에도 몇 번씩 오빠 때문

에 아픈데... 나만 	아니면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는데... (글

썽해지며) 나 때문에 아버지	하고도...

	하는데, 해주를 끌어안는 창희. 멈칫하는 해주.

창희	아무 말 하지 마라. 제발... 그냥 이대로 좀 있자. 아무

생각도 말고 이대	로만 있자.

해주	(말없이 아프게 창희 안고 있는 모습에서)

씬19. 	번화가 거리 일각 (밤)

	백구두 탭댄스 박자 한 번 주고, 위로 올라가면 하얀

양복을 쫙 빼입은 	상태. 손에 침 묻혀서 머리 손질 한 번 해

주면서 지나가는 여자들 	기웃

	거린다. 쭉빵녀들 지나가자, 얼른 뒤에 주차된 새 차

에 기대서서 포즈 	잡는데, 쭉빵녀들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

고 그냥 가버린다.

상태	(손으로 S라인 몸매 그리면서) 몸매는 S인디 사람 보

는 눈은 영 X랑께!

	상태, 포켓에서 손수건 꺼내서 창에 입김 불어가면서

닦는다.

	이내 다시 여자들 걸어가면 손수건 흔들면서 윙크하는

데

	“별꼴이야?”하면서 가고. 상태 달려가서 여자들 앞에

서서 폼 잡는다.

상태	(머리 쓸어 넘기며) 거...아가씨들 쪼까 시간들 되시믄

나가 내 차로다가 	드라이브를 시켜줄까 하는디?

여자들	(서로 쳐다보며 “모냐 진짜?” “가자 가”)

상태	(가려는 여자들 앞에 다시 서며) 어허...순간의 선택이

오늘밤을 좌우혀	분께 깊게 생각허덜 말고 충동적으로 땡겨

불드라고. 어짤라요? 오늘밤 	한번 끝까지 달려볼랑가?

여자1	혹시 아저씨 차... 저거에요?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상태	아따.. 고 아가씨 차보는 눈은 있구만~! (돌아보는데)

	주차단속원이 상태 차에 딱지를 붙이고 있다. 놀라 달

려가는 상태.

상태	아니 시방 뭐 한다요! 새 찬디! (붙은 딱지 떼 내려고

애 쓰는데서)

씬20. 	나이트클럽 (밤)

	화려한 조명과 시끄러운 음악 속에 춤추는 사람들. 사

이, 스테이지에서 	요란하게 춤추고 있는 영주, 웨이브 주면

서 힐끔힐끔 테이블 좌우를 살	피며 수질 확인하고 있다. 어

느 순간, 웨이터들과 지배인들이 와르르 몰	려 간다. 들어서

는 일문. 모두 인사를 하는데 무심히 지나가다가, 춤추고 	있는

영주에게 시선이 간다.

씬21. 	나이트클럽 룸 안 (밤)

	큰 룸에 혼자서 술 마시고 있는 일문, 실장이 들어오

고 그 뒤에 영주가

	들어온다. 실장, 영주에게 귓속말 하고 나가면, 눈이

휘둥그레지는 영주.

일문	(힐끗 보고) 뭐 해? 앉아!

영주	(조심스럽게 눈치 보며 옆에 앉으면)

일문	(잔에 술 따라 주고)

영주	저... 술 못 마시는데...

일문	까불지 말고 마셔.

	영주 잔에 자신 잔 부딪치고 마시는 일문. 조금 마시

고 내려놓는 영주.

	명품으로 휘감은 일문의 위아래를 훑어본다.

일문	(잔 내려놓고) 몇 살이야?

영주	스물...두살이요.. (다급하게) 대학생이에요.

일문	어디? 울산?

영주	아뇨. 서울에서 여대 다녀요. 잠깐 집안 일 때문에 내

려온 거예요.

일문	(다시 술 따르고)

영주	정말... 조선소 이사님이세요?

일문	시끄러운 거 싫어하니까, 입 닥치고 있어.

	영주, 멈칫 입 다물면 다시 술 마시는 일문.

	(점프)

	술에 잔뜩 취한 일문, 소파에 기대있고, 영주, 약간 무

료한 얼굴로 눈치	보며 술 홀짝이고 과일 집어먹는다. 갑자

기 탁자 꽝! 치는 일문. 화들짝 	놀라 보는 영주.

일문	빌어먹을! 나만 문제지! 항상 나만 문제야!

영주	(멀뚱히 보면)

일문	야! 가자!

영주	어... 어딜요?

일문	2차 안 갈 거야?

영주	(놀라서) 어머... 사람을 뭘로 보는 거예요? 제가 무슨

술집여잔 줄 아세	요?

	하는데 일문 피식 웃더니, 지갑에서 백 만원짜리 수표

2장을 테이블 위	에 던지고 나간다. 영주 얼떨떨해 수표 집

어보고는 눈 커지며 일문 나간 	쪽 본다.

씬22. 	호텔 스위트 룸 (밤)

	일문, 휘청거리면서 들어와 스위치 켜고,

	뒤 따라 들어온 영주, 화려한 호텔 내부에 기가 죽어

두리번거리는데..

일문	뭘 봐?

영주	아, 아니에요...

일문	너 먼저 씻을 거지?

영주	(손사래 치며) 아...아니요. 먼저 씻으세요. (어색하게

소파에 앉는)

	일문, 양복 자켓을 벗어던지고 비틀거리며 욕실로 들

어간다.

	이어 물소리 들리자 영주, 까치발로 욕실 앞으로 가서

소리 확인하고는

	양복 자켓에서 지갑을 꺼내서 현금과 수표를 자신 가

방에 넣는다.

	까치발로 나와서 신발을 들고 냅다 도망치는 영주.

씬23. 	정우 집 마당 (밤)

	영주, 뒤에 누가 따라오는 듯 뒤 돌아보며 한숨 내쉬

고 대문 닫는데...

해주	천영주!

	화들짝 놀라 보는 영주. 해주가 평상에 앉아 있다가 일

어나며 노려본다.

영주	어, 언니... 안 잤어?

해주	너 어디서 오는 거야?

영주	학원이지.. 어디야?

해주	학원이 이 시간까지 해?

영주	친구들하고 조금 수다 떨었어...

해주	(다가오는데)

영주	(슬슬 피하며 옆으로 걷는) 나... 난 그럼 들어가서 복

습이라도..

해주	(영주 탁 잡아끌며 냄새 맡고)

영주	(벗어나려하며) 아 왜 이래?

해주	너 술 마셨지? (등짝 때리며) 너 미쳤어! 네가 지금 술

먹을 때야?

영주	왜 이래 진짜! 나 민증 있는 성인이야!

해주	(화 참으며) 너 수능이 얼마나 남았다고 이래?

영주	거제 있을 때 친구... 진숙이 만났단 말야. 너무 반가워

서 조금 마셨어.

해주	너... 한달 학원비면 엄마가 일주일 내리 서서 포장마

차 해야 되는 거야.

	알아? 몰라?

영주	안다고! 잔소리 좀 그만 해.

해주	(화나는 거 참고) 이번 달 학원 성적 제대로 안 나오

면, 너 가만 안 둔	다. 그리고 한번만 더 술 먹고 와 봐. 진짜

곡소리 날 줄 알아.

영주	알았어...

해주	밥은 먹었어?

영주	응... 그럼 나 잘게.

	하고는 후다닥 마루로 뛰어 들어가는 영주. 그 모습 보

며 한숨 쉬는 해	주 얼굴에서 F.O.

	태블릿 pc로 도면보고 사진을 넣어보고 ‘앗싸~’하며

신나는 해주

씬24. 	도현 집 전경 (F.I- 아침)

씬25. 	기출 집 거실 (아침)

	문 열고 조심스럽게 들어오는 금희.

금희	박집사님~ 박집사님 안 계세요? (반응 없자) 창희 집

에 없니?

	의아한 듯 보고 들어서는 금희. 찌푸리고 본다. 정돈되

지 않은 거실 모	습. 주방에는 먹다 남은 음식과 오랫동안

방치된 그릇들 가득하다.

씬26. 	동, 기출방 (아침)

	폐인처럼 누워있는 기출. E 노크소리 들리지만 못 듣

고 그대로 있다.

	문 열고 들어오는 금희.

금희	박집사님!

기출	(그제야 멈칫 보고 화들짝 일어나 앉는)

금희	아니, 집안에 계시면서 왜 대답을 안 해요?

기출	어... 어쩐 일이십니까?

금희	며칠 동안 통 얼굴이 안 보여서... 전화를 해도 안 받

고... 어디 아파요?

기출	아, 아닙니다.

금희	창희는 토요일인데... 회사 나갔어요?

기출	(고개 숙인 채 대꾸 없고)

금희	박집사님?

기출	(고개 들며 글썽해) 사모님... 창희가 집을 나갔습니다.

금희	예?

기출	(울며) 사모님, 창희 좀 설득해 주세요, 제 전화는 받지

도 않습니다. 	혹시나 하고 다른 걸로 전화해도 저라는

거 알면 끊어요. 사모님... 저 	창희 없으면 안 됩니다. 창희

는 제 전부예요...아시잖아요?

금희	(난감하게 보는 데서)

씬27. 	도현집 주방 (아침)

	식탁에 도현, 인화, 봉희 앉아 아침을 먹는 중. 모두 놀

라 금희 본다.

도현	집을 나갔다고?

금희	예... 결혼문제 때문에 부딪치더니, 결국 집까지 나갔

나 봐요.

도현	(얼굴 굳어지는데)

봉희	지금 무슨 소리들 하는 거예요?

인화	어머, 이모는 몰랐구나? 창희 오빠랑 해주 사귀잖아.

그것도 10년 넘	게...

봉희	뭐? 박검사랑 해주가? 왜 난 몰랐지?

인화	같은 회사 다니면서도 몰랐어?

봉희	좋을 때다. 집을 나가는 투쟁을 불사할 만큼 사랑에 온

몸을 바치다니...

인화	나도 강산이 오빠랑 결혼 반대하면 집 나갈 거야.

금희	너! 그게 무슨 소리야? 농담이라도 그런 소리 하지 마!

봉희	(휘둥그레지며) 너, 너... 강산이랑 사귀어?

인화	(흐뭇해하며) 시작하는 단계랄까?

봉희	(한숨 쉬며) 나도 결혼 반대하면 집 나가야지.

도현	처제, 누구 있어?

봉희	(놀라) 아니요. (과장되게 웃으며) 있으면 형부한테 소

개시켰죠...

씬28. 	정우네 마당 (낮)

	봉희, 정우 마당에 들어서는데 빨래 걷고 있는 달순 발

견하고 주춤한다.

	봉희, 나가려다가 마음 다잡고 당당하게 들어가는데

달순	(빨래 걷던 손 멈추고) 문 열렸다고 개나 소나 다 들어

오는구만!

봉희	(욱하지만 참고 그냥 지나치는)

달순	반기는 사람도 없는데 주구장창 오는 건 뭔 심보야?

	봉희, 욱해서 쳐다보다가 달순이 정우 속옷을 걷는 것

을 보고는

봉희	(달순 손에서 정우 속옷 낚아채는) 아줌마 지금 뭐하시

는 거예요?

달순	보면 몰라? 옷 걷잖아! (하고 정우 속옷 다시 낚아채

는)

봉희	(다시 속옷 낚아채는) 아니 남의 남자 속옷을 왜 아줌

마가 걷냐구요!

달순	(다시 낚아채는) 장가 안간 남정네 속옷을 그 짝은 왜

만져?

봉희	(달순 손에 들린 속옷 잡아당기며) 폭싹 삭은 아주머

니 손길보다 처녀 	손길이 백배 낫겠죠!

달순	(지지 않고 잡아당기며)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해야지! 그 짝

	얼굴 보면 애 한 다섯은 낳았는데 뭘!

봉희	뭐라구요?! (속옷을 잡아당기다가 엉덩방아 찧는다)

아얏!

달순	(속옷 보다가 봉희에게 툭 던져주며) 그렇게 원하면 가

지세요!

	내가 검사양반 심정이 이해가 가. 아암~(하고 주방으

로 들어가는)

봉희	(속옷 들고, 어이없는) 아 진짜...정말 저 아줌마 싫다

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좋았어! 아줌마 지금 내 전

투본능 자극했거든!

	(씩씩대며 보는 데서)

씬29. 	도현 집 거실 (낮)

	일문, 이층 계단에서 내려오면,

	금희, 손에 생과일주스를 접시에 받쳐 들고 주방에서

나온다.

금희	일문아. 너 요새 왜 이렇게 늦게 들어 와? 매일 술 마시

고... 이거 좀 마	셔 봐..

일문	(삐딱하게) 왜요? 약이라도 타셨어요?

금희	(놀라는) 일문아!

일문	제가 없어져야 좋잖아요. 아버지 조종해서 창희든 강

산이든 어머니 맘대

	로 인화랑 결혼시킬 거 아니냐구요!

금희	그런 말이 어딨어?! 너... 내가 인화를 얼마나 아끼는

지 알면서.

일문	지금 하시는 모습 보고 누가 그런 생각 하겠어요?

금희	(얼굴 굳고) 너...나에게 이러는 거 예전 엄마 때문이

니?

일문	예전 엄마? (피식) 저한테 어머니는 오직 한 분! 바로

앞에 계신 분이시

	죠. 모르셨어요? (표정 싸하게) 아버지가 인정하는 바

로 그 한분이요!

금희	일문아...내가... 너를 키운 세월을 생각해봐. 니 말대

로 내가 니 엄마야. 	나한테 왜 그러니?

일문	그런 어머니께서는 절 이 집안의 장남 대접 해 주신

적 있어요? 내 동	생 결혼문제에 한 번이라도 제 의견 물으

신 적 있냐구요!

금희	그..그건...우선 인화가 좋다고 하고..

일문	인화가 좋다면 길거리 거지라도 짝 지워주실 건가요?

보세요. 이게 바로 	배 아파 낳지 않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라구요!

금희	(부르르 떠는)

일문	왜요? 아버지께 가서 일러바치시게요? 어디 이번에도

한 번 맞아보죠.

	(노려보는) 그게 바로 어머니가 원하는 걸 테니까!

	나가버리는 일문. 금희, 손에 힘 빠져 들고 있던 주스

잔 놓친다.

	바닥에 산산조각난 잔. 그 옆에 무너지듯 주저앉는 금

희

씬30. 	창희 검사실 (낮)

	창희, 천지조선의 회계 장부 보고 있는데, 문 열고 도

현이 들어온다.

	화들짝 놀라 장부 덮는 창희.

도현	이 친구... 왜 이렇게 놀라?

창희	아니, 갑자기 들어오셔서...(몸으로 장부 제목 가리며)

어쩐 일이십니까?

도현	일문이 문제 어떻게 돼 가는 거야?

창희	토요일이라 차장님이 출근하지 않으셔서... 지금 계속

설득 중입니다.

도현	그 친구가 설득이 되는 사람이야?

창희	기소해도 패소할 거라고 설득하는 중입니다. 증언 설

사람들도 접촉하고 	있구요...

도현	알았어. 자넬 믿어야지. 그건 그렇고...집 나왔다면서?

창희	(멈칫 보고) 예.

도현	긴 말 할 것 없고. 들어와!

창희	회장님...

도현	자네 아버지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야. 자넨 내 옆에

있어야 해!

창희	죄송합니다만, 이건 제 사생활 문젭니다.

도현	(멈칫 보고) 사생활?

창희	곧 이사할 곳 찾을 겁니다.

도현	이거 서운한데? 우리가 그 정도 인연은 아니잖아?

창희	그렇다고 언제까지 회장님 신세만 질 수는 없지 않습

니까? 일문이 문	제는 걱정 하지 마십시오. 잘 해결하겠습

니다.

도현	(말없이 보는 얼굴에서)

씬31. 	도현 집무실 (낮)

	들어오는 도현. 금고를 연다. 그 안에서 상자 꺼내는

도현. 상자 열어보	면 피 묻은 번호판과 홍철의 교통사고 현

장사진이 나온다.

도현	이제 나한테서 벗어나고 싶단 말이지? (미소 짓는 얼

굴에서)

씬32. 	강산 오피스텔 (낮)

	강산, 해주 나란히 앉아서 태블릿 pc를 가지고 설계하

는 중이다.

강산	배 한척에 적게는 몇 십 명부터 많게는 몇 백 명까지

설계하는데 그걸

	어떻게 일일이 체크하고 확인 하냐?

해주	그럼 개인 작업을 하나로 통합해준단 말이야?

강산	선체쪽에 외판전개를 위해 seam(씸)과 shell profile

(셀 프로파일) 작업	을 해야지.

해주	랜딩은 이미 끝났어.

강산	그럼 리절트 기다리는 동안, 다음...(하는데)

	삐삐빅. 도어록 번호키 열리는 소리 들리고, 문이 열린

다.

	해주, 강산 돌아보면. 	인화 문을 열고 들어선다. 시

선 마주치는 인화와 	해주. 인화, 해주 노려보는데,

해주	(약간 당황해하며) 인화야 와..왔어?

인화	내가 문 열고 들어온 거 안 보여?

강산	이야...이제 비번 해킹까지 하냐?

인화	할아버지께서 손수 적어주신거거든! (해주보고 이 악

물며) 토요일에도

	과외 하니? 진~짜 열심히다~야!

해주	(당황해서 말 못하는데)

강산	왜 왔냐고 임마!

인화	(표정 바뀌며) 오빠! 나 내일 새로 런칭하는 사업 pt하

는 날이야. 올 거	지?

강산	내가 왜 거길 가?

해주	(강산을 쿡 찌르며) 가야지 당연히!

강산	(마지못해) 아..뭐...그러던가. (해주보고) 너도 갈래?

인화	(해주 째려보는)

해주	아...아니야. 난 내일 일 있어.

인화	(얼굴 환해지며) 드디어 나의 매력을 보게 될 테니까

기대하라고!

씬33. 	강산 오피스텔 앞 (낮)

	인화, 화나서 먼저 나서고, 뒤따라 나오는 해주

인화	(휙 돌아보며) 야! 너 내 말 무시해?

해주	(보는)

인화	내가 집은 안 된다고 했잖아!

해주	인화야. 나 정말 설계 배우고 싶어. 다른 거 없어.

인화	내가 돈 줘? 딴 과외 선생 붙여줘? 왜 하필 산이 오빠

냐고!!

해주	너 내가 창희 오빠 좋아하는 거 알잖아. 어떻게 내가

다른 생각을 하겠	어?

인화	맞다! 창희 오빠 집 나갔다며? 지금 어딨는거야?

해주	(눈빛 흐려지며) 어...호텔..

인화	뭐야? 그럼...둘이 같이 있는 거야? (들떠하며) 우와~

대박이다, 니네!

해주	(어색하고 웃으면)

인화	그래. 내가 인심 썼다! 계속 배워라!

해주	(반색하며) 정말 집에서 배워도 된다고?

인화	나 이래봬도 쿨 한 여자야! (웃으면)

해주	(같이 웃는 얼굴에서)

씬34. 	정우 집 마당 (저녁)

	상태, 양복 입은 채로, 백구두에 침 묻혀 걸레로 닦는

다.

	진주, 주방에서 나오다 그런 상태 발견한다.

진주	오빠...그렇게 입고 어디가?

상태	(돌아보고 폼 잡는) 어뗘? 허벌나게 멋져불쟈?

진주	오빠...대리 운전하는 거 아냐?

상태	어? (버벅대는) 거..그것도 일인디 이 정도는 유니폼으

로 입어줘야쓴께!

	(경례 붙이고) 그럼 이 오라버니는 돈 좀 벌러 가볼란

다.

	상태, 거드름 피우며 나가면 진주, 갸우뚱하고 따라 나

가는데서

씬35. 	정우 집 동네 일각 (저녁)

	상태, 걸어와 일각에 주차된 차 백미러에 머리스타일

확인하고 차에

	올라탄다. 차 출발하면, 그 뒤에 나타나는 진주.

	이상하다는 느낌으로 바라보는데서

씬36. 	정우 네 골목 (밤)

	정우 오는데, 봉희 대문을 나오다가 만난다.

봉희	(버럭) 너 왜 전화는 꺼놓고 난리야?

정우	일하고 있었지.

봉희	쳇...공무원이 토요일에 일은 무슨!

정우	너야 말로! 토요일인데 여기 말고 갈 데 없어? 친구를

만나던가 아님 선	이라도 보던가 하지 그래!

봉희	야! 내가 바쁜 스케줄 접고 홀애비처럼 사는 널 구제해

주러 온 거 모르	겠냐?

정우	내가 왜 홀애비냐? 장가 한 번 안 갔는데.

봉희	그러게. 남들은 두 세 번도 가는 장가를 왜 한 번도 못

갔을까?

정우	너도 마찬가지잖아!

봉희	(갑자기 정우 양복 툭툭 치며) 야! 너 정말 나한테 아무

런 감정 없어?

정우	내가 너한테 감정 쌓일게 뭐가 있어?

봉희	야! 내가 말한 감정은 그 감정이 아니라..

	정우, 무슨 말인가 해서 봉희 쳐다보면, 봉희, 갑자기

정우 양귀를 잡아 	끌어당겨서 키스한다. 	정우, 헉 놀라서

얼어붙었다가 봉희 밀어내고.

정우	(정색하며) 야 이봉희!

봉희	(씩씩대며) 너 나 밀어낸 거야?

정우	니가 말하는 감정이 이런 거라면 우린 안 돼!

봉희	왜 안 되는데?

정우	너... 이금희 동생이잖아!

봉희	(순간, 정우 정강이를 걷어차는데)

정우	(윽..) 너 진짜 왜 이래?

봉희	너 이 자식! 성추행으로 고소할거야!

정우	뭐? 내... 내가 뭘 어쨌다고?

봉희	(눈가 그렁해서) 몰라! 이 둔탱이! 말미잘! 아메바! 말

똥구리야!

	평생 감옥에서 콩밥 먹으면서 내가 왜 이러는지 생각

해봐라 이 자식아!

	뛰어가 버리는 봉희, 망연하게 바라보고 서 있는 정우

씬37. 	정우 방 (밤)

	착잡한 심정으로 들어서는 정우. 일순 어이없어 그냥

서 있다.

	방 천장에 색색의 풍선들이 가득 차 있고

	방 한 면에는, 조잡하게 잘라서 급조된 봉희 사진과 정

우 사진 붙여있는

	그 주변에 분홍색으로 하트가 그려져 있다.

	벽에 마구잡이로 쓰여진 글씨들 “둔탱이 윤정우 사랑

한다!” “정우는 봉	희꺼!” “정우야 너 봉 잡은 거야!” 등등...

	정우, 옅은 한숨 내쉬고 들어와 가방 놓다가 거울 보

면 립스틱으로 쓰여	진 글씨, 정우♡봉희. 심각한 표정으로 뚫

어져라 보는데서

씬38. 	도현 집 거실 (밤)

	소파에 앉아 양다리를 껴안고 쪼그리고 앉아서 훌쩍이

는 봉희.

	금희, 계단을 내려오다 봉희 발견하고 놀래서 다가온

다.

금희	봉희야. 무슨 일이야?

봉희	(고개 묻고 그저 흐느끼는)

금희	봉희야!

봉희	(꺼이꺼이 울기만)

금희	(가까이 다가가) 왜 이러는 건데? 무슨 일이야?

봉희	(금희 손길 거부하며) 다 언니 때문이야. 언니가...언니

가 재혼을 해서..

	정우가 언니를 싫어하잖아. 그 불통이 나한테 튀는 거

라고.

금희	(표정 굳은) 정우삼촌이... 뭐라고 했니?

봉희	(울컥...다시 고개 푹 숙이고 우는) 흐흐흑..

금희	너...나한테 그랬잖아. 정우삼촌하고 아무런 관계...아

니라고.

봉희	(고개 들어) 우리가...무슨 관곈데? 우린 아무관계 아

냐!

금희	(보는)

봉희	난...그자식이... 둔탱인줄 알았어. 근데...(눈물 집어삼

키며) 그냥... 나한	테 선을 그었던 거야. 나쁜 놈...

금희	(아프게 보는)

봉희	언니...나... 정우가 좋아. 진짜...(눈물 주르르) 나 어떡

하면 좋아?

	어쩔 줄 모르고 보는 금희. 계속 우는 봉희.

씬39. 	동, 해주 방(밤)

	방에 들어와 자리에 앉는 두 사람

해주	왜 그래?

진주	언니... 오빠 아무래도 이상해. 엊그제부터 못 보던 양

복 빼입고 나가더	니 오늘은 차까지 끌고 가더라. 대리 운전

하는 사람이 차가 왜 필요해?

해주	(놀라며) 차? (하는데)

	진주, 바닥에 통장 하나 내려놓는다. 해주, 보면

진주	(해주 눈치 살피며) 이상해서 오빠 방 뒤져서 찾아낸

거야.

해주	(통장 들어 내역 살펴보고 얼굴 굳어지는데)

달순	(E) 일 좀 도우라고 했더니 아 또 어딜 나가? 옷 꼬라

지는 그게 또 뭐	야!

상태	(E) 작업복이랑께요. 요새는 대리도 스타~일 시대란

말이요.

씬40. 	정우 집 마당 (밤)

	해주, 방에서 나오면, 상태 달순에게 등짝 얻어맞고 있

다.

상태	아따 아예 내 등짝은 엄니가 전세 냈소? 어째 그렇게

때려쌌소.

	해주, 상태 앞으로 다가가 상태 노려본다. 보는 상태.

상태	(쫄아서) 워...워째 그려?

해주	오빠 차 어디서 났어? 그거 산 거지?

상태	(멈칫 말 못하고 시선 피하는데)

달순	(놀라서 보고) 뭐? 차를 사?

해주	그 돈 어디서 났어?

상태	아...긍께... 그게 쪼까 돈 들어올 일이 생겨갔고.

해주	(통장 들이밀며) 창희오빠 말이야?

상태	(놀랬다가 뻔뻔하게) 그려! 나 돈 받았다. 매제될 사람

한티 그 정도 사업	자금 주는 게 뭐 어뗘서?

달순	(해주 손에 든 통장 뺏어들어 확인하더니 상태 등짝 때

리고) 이놈아. 니	가 제 정신이야?

상태	(밀치며) 아따 엄니까지 어째 그런다요? 막말로다가

첫째 딸은 살림밑천	이라는디, 해주 저것 시집가불기 전에 톡

톡히 제값 치룬다고 생각혀불믄

	되는 거 아니겄소.

해주	(어이없어) 뭐?

달순	(세숫대야 들고 상태 때리는) 이 잡것아! 동생을 팔아

서 사업자금을 만	든다는 게 말이 돼?

상태	팔긴 뭘 팔아라!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하자는 거제 시

방!

달순	(계속 때리며) 어떻게 너 같은 놈이 내 속에서 나왔는

지 모르겠다. 나가	죽어라! 이놈아! 나가 죽어!

상태	(머리 감싸며) 아이고 엄니. 해골 깨져라. 그만 때리쇼.

달순 	(자리에 주저 않으며) 아이고...내가 저런 놈을 낳고 미

역국을 먹었다니

	아이고...미역이 아깝다. 이놈아, 아이고..아이고..

진주	(달순 옆으로 가) 엄마...

해주	(보다가 이를 악물고 밖으로 나가는데서)

씬41. 	호텔 앞 (밤)

	비가 쏟아지고 있다. 우산 쓰고 나오는 창희. 두리번거

리다가 일각에서

	비 맞고 있는 해주 발견한다. 놀라 다가가는 창희.

창희	아, 왜 비를 맞고 있어?

	하고 우산 씌워주는데, 그 우산 뿌리치는 해주. 우산

이 나가 떨어진다.

창희	(굳어지며) 해주야?

해주	상태 오빠한테... 돈 줬어?

창희	(멈칫 보고 말 못하는데)

해주	말 해! 돈 줬냐고!

창희	그래.

해주	왜 그랬는데? 오빠가 왜 돈을 줘!

창희	그게 뭐가 중요해?

해주	우리가 거지야? 안 그래도 오빠한테 미안해 죽겠는데

왜 돈까지 주냐고! 	얼마나 더 날 비참하게 만들 건데!

창희	이 자식아! 비참할 게 뭐가 있어? 짐 같이 나눠지자는

데!

	우리 사랑하잖아? 남이 아니잖아? 사랑하는데 그 정도

도 못 해줘? 그게 	뭐가 그렇게 자존심 상해?

해주	오빠 가족한테는 난 그렇게 못 하잖아! 나 때문에 오

빠 가족 깨졌잖아! 	근데 거기에 오빠 도움까지 받으라고?

창희	그놈의 가족 이야기 좀 그만 해! 너하고 나만 보면 안

돼?

해주	나한텐 가족이 제일 중요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단

말야!

창희	나보다 더 말이냐?

해주	그래! 오빠보다 더!

창희	해주야...

해주	우리 안 되겠어, 오빠... 나 포기하고 아버지한테 돌아

가. 사랑하면 행복	해야 하는데... 난 자꾸 오빠를 힘들고 아

프게 하잖아. (흐느끼며) 그런 	내가 무슨 자격으로 오빠를 사

랑해? 우리 그만 하자, 오빠...

	하고 돌아서 걸어가는 해주. 창희 보다가 따라가 붙잡

는다.

창희	해주야..

해주	이거 놔!

창희	못 놔! 이 자식아! 차라리 나 보고 죽으라고 해!

해주	(울며 보면)

창희	너... 나 없이 살 수 있어? 나는 너 없으면 말라 죽어.

니가 내 빛이니까.

해주	(울며 보면)

창희	(해주 얼굴 부여잡으며) 말해 봐. 그럴 수 있어?

	울며 고개 젓는 해주. 창희, 그런 해주 보다가 거칠게

키스한다.

	밀어내려다가 힘이 빠지는 해주의 손. 창희의 등을 움

켜잡는다.

	그 모습 위에...

씬42. 	강산 오피스텔 (밤)

	핸드폰 통화하고 있는 강산.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멘

트로 넘어가고 음	성사서함으로 넘어가는 삐~소리 들리면

강산	어디야? 뭐가 바빠 전화도 못 받냐? 야... 내일 기가 막

힌 요리 해 줄테	니까, 좀 일찍 와라. (하고 녹음 버튼 누르

고 미소 짓는 얼굴에서)

씬43. 	호텔 일실 (밤)

	스탠드 불빛 켜져 있는 거운데, 침대에 반나로 누워 있

는 해주와 창희. 	해주가 엎드려 있고 창희, 비스듬히 모로

누워 사랑스럽게 해주 바라	보며 머리 쓰다듬다가 해주의

뒷목덜미에 손이 간다.

창희	이 상처 언제 생긴 거야?

해주	어렸을 때 그랬데...

창희	나도 있어. 여기... (해주의 손 끌어다가 자신의 어깨

에 가져다대는)

해주	(만져보며) 오빠도 있네... 몰랐어.

창희	어렸을 때 생겼다는데... 기억이 안 나.

해주	신기하다. 우리 서로 같은 상처가 있다는 거...

창희	다음 생에도 서로를 알아볼 수 있게 똑같은 상처를 표

식처럼 간직한 게 	아닐까... 우린... 정말 운명인가 보다.

해주	정말 그런 걸까?

창희	우리 이 상처가 다 사라질 때까지 평생 같이 있자.

	해주, 창희의 품에 꼭 안기고... 교차로 보이는 해주와

창희의 상처에서.

씬44. 	어느 건물 전경 (낮)

	

씬45. 	동 회의실 (낮)

	인화가 여러 사람들 앞에서 빔 프로젝터로 자료들 보

여주며 출시할 ‘아	웃도어’ 대해 열심히 설명하는 몽타주. 도

현과 금희도 만족스럽게 보고 	있다. 강산은 심드렁한 표정.

인화 프레젠테이션 끝나자 사람들 박수치	고, 특히 도현과

금희 만족한 표정이다.

인화	아빠, 아니 회장님... 제 프레젠테이션 어땠어요?

도현	듣기만 하다가 이렇게 직접 보니까 말이야 믿음이 더

가긴 하는데 좋아보이네 유학 보낸 보람이 있어요

인화	진짜죠! 그럼 우리 아바마마가 확실하게 투자해주시

는 거죠?

도현	(금희 보며) 당신 생각은 어때?

금희	(미소 지으며) 제가 사업에 대해 뭘 알겠어요?

인화	(서운한) 엄마, 이럴 땐 그냥 지원 사격 해 주는 거야.

도현	알았다. 내가 팍팍 지원해 줄 테니 걱정 마.	

인화	(강산 향해) 오빤 어땠어? 나 멋있었지?

강산	(딴 데 정신 팔려 있다가 놀래) 어... 컬러가 좋더라...

인화	컬러가 다 같은 컬러가 아니라니깐. 오빠한테 딱이더

라, 나중에 산이나 여행갈 때 꼭 얘기해.

강산 	(고개를 끄덕인다)

씬46. 	인화 레스토랑 (낮)

	테이블에 음식 가득하고, 도현, 금희 나란히 앉아 있

고, 맞은편에 강산, 	인화와 나란히 있다.

금희	우리 정말 오랜만이지 산아. 어렸을 때 우리 집에 자

주 놀러오고 했었는데

강산	그 때 어머니 음식 솜씨 참 좋으셨는데 가끔 집밥이 그

리울 때마다 생각나요

금희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인화	(강산 향해보면서) 그럼 예전처럼 자주 놀러오면 되잖

아. 우리 엄마 음식 솜씨 여전해

강산	(미소 지으며)

인화	엄마 산이 오빠 놀러오는 거 괜찮지?

금희	(미소 지으며) 나야 언제나 환영이지~ 할아버지는 어

떻게 지내시니?

강산	(한숨을 쉰다)

도현	자네 할아버지랑은 말이 대충 끝났는데... 자네는 인

화 어떻게 생각하	나? 오늘은 확실하게 듣고 싶네.

강산	인화요? 예쁘고 귀엽죠.

도현	이 사람아. 그게...

	하는데 도현의 핸드폰이 울린다.

도현	(멈칫 보고) 아, 미안... (핸드폰 액정 확인하고는) 여

보세요?... 오랜만이에요... 어쩐 일이십니까? (듣다가 굳어지며)

뭐라구요?

강산	(굳어지는 도현 힐끗 보는데)

도현	(전화 끊고) 여보, 미안해. 나 회사 좀 가봐야겠어.

금희	아니, 왜요?

도현	(강산 보며) 나중에 보지. (하고 황급히 가는 데서)

씬47. 	도현 집무실 (낮)

	굳은 얼굴로 들어오는 도현. 검사가 따라 들어온다.

도현	(멈추고 돌아보며) 윤정우, 윤정우, 윤정우 이놈이 일

문이가 아닌 나를 노리고 있었어. 어떻게 된 거야?

검사	저도 회장님 연락 받고 알았습니다.

도현	담당이 누구야?

검사	그게...

도현	누구냐니까!

검사	박창희 검삽니다.

도현	뭐라고? (경악한 얼굴 되는 데서)

씬48. 	호텔 일실 (낮)

	해주, 거울 보며 머리 손질하는데 뒤에 다가와 해주를

안는 창희.

해주	왜 그래?

창희	좀 더 있다 가면 안 돼?

해주	안 돼. 엄마 걱정 하실 거야...

창희	어린 애도 아닌데 뭐... 나 떨어지기 싫은데...

해주	(피식 웃으며) 진짜 어린애가 여기 있네요...

	창희 같이 웃는데 E 핸드폰이 울린다.

해주	받아 봐.

	창희, 떨어져 핸드폰 확인하고는 받는다.

창희	예. 차장님..

정우	(F) 박검사! 지금 어디야?

창희	왜 그러십니까?

정우      (F) 장도현이한테 정보를 흘린 거 같아! 빨리 들어와! 압

수 수색 영장 받아 놨으니까, 먼저 치자고!

창희	(얼굴 굳어지는 데서)

씬49. 	도현 집무실 (낮)

	도현과 최비서, 굳은 얼굴로 있는데 기출이 초췌한 모

습으로 들어온다.

기출	회장님... 무슨 일로 부르셨는지..?

도현	기출이... 자네 정말 대단한 아들을 뒀어.

기출	(어리둥절해 보면)

도현	개가 주인을 물면 어떻게 되는지 아나? 몽둥이찜질을

하고 껍데기를 벗겨낼 거야. 다시 짖지도 못 하도록 혓바닥을 뽑아

내 버릴 거야.

기출	무... 무슨 말씀이십니까?

	도현, 책상 위에 놓인 상자를 들어 뒤집는다. 안에서

번호판과 사진들이 	쏟아진다. 보다가 눈 커지는 기출. 떨리는

손으로 번호판 들어 보는데..

도현	기억나지? 그 차로 누굴 죽였는지?

기출	(덜덜 떨며) 회, 회장님...

도현	내가 모르고 있다고 생각했나?

	말 못하고 계속 떠는 기출. 미소 머금으며 노려보는 도

현.

씬50. 	해주 집 마당 (낮)

	들어오는 해주. 진주가 초조하게 마당을 거닐다가 본

다.

진주	언니! 어디 갔다 이제 와?

해주	왜 그러니?

진주	큰 일 났단 말야!

해주	무슨 일인데?

진주	언니가... 작은 언니가 경찰서 있다고 연락 왔어.

해주	뭐? (놀라는 얼굴에서)

씬51. 	검찰청 앞 (낮)

	창희, 수사관들과 함께 걸어 나오는데, 그 앞에 다가

와 급정거 하는 차.

	창희 멈칫 보면 기출이 차에서 내린다.

기출	창희야!

창희	(차갑게) 왜 오셨어요?

기출	너... 정말로 장회장님 잡으려고 하는 거냐?

창희	아버지하곤 상관없는 문제에요. 비키세요!

기출	(잡으며) 안 된다! 창희야!

창희	비키라구요! (하고 가려는데)

	다시 붙잡는 기출. 그 앞에 무릎을 꿇는다. 놀라 보는

수사관들 의식하	고 기출 보는 창희.

창희	뭐 하는 거에요! 일어나요!

기출	안 된다. 창희야... 절대 안 돼...

	굳은 얼굴로 보는 창희. 그 모습에서.

	(14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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