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퀸 19
씬1. 차장검사실 (밤) (전 회 이어서) 정우 에구, 이 녀석 얼굴이 반쪽이 됐네. 해주 예전에 제 아버지 교통사고 말이에요. 그거 끝내 범인 안 잡혔죠. 정우 그럼, 그게 몇 년 전인데 잡혔으면 내가 너한테 얘기했 지 해주 예... 그렇군요. 정우 아, 그 자료는 박검사가 모두 가져갔다. 해주 (멈칫 보고) 네? 정우 창희가 더 살펴보겠다고 고집 피면서 가져갔다고. 해주 (굳어지며 보는데) (플래시백1) 차 번호판 사진을 본 해주. 그 핸드폰을 뺏어서 던지 는 창희 (현재) 강산 야, 왜 그래? 말 못하고 그 어떤 예감으로 고개 돌리는 해주. 강산 밤중에 갑자기 여기 오자 그랬으면 이유가 있을 거 아 냐? 해주 (강산 보고는 정우 보며) 저기, 삼촌... 제가 좀 이상한 문자, 아니 사진 을 핸드폰으로 받았거든요... 정우 무슨 사진인데? 해주 그게 어떤 차 번호판인데... 왠지 예전에 아버지 치었 던 차 같아요. 놀란 얼굴로 서로 쳐다보는 강산과 정우. 정우 그게 무슨 소리야? 너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그 차 번 호판 봤어? 해주 아뇨. 정우 근데 그 번호판인지 어떻게 알아? 해주 모르겠어요. 그냥 그렇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강산 야! 너 아직 열 안 떨어진 거 아냐? 해주 (보면) 강산 임마, 15년 전에도 못 봤던 번호판을 갑자기 그 차 번 호판이라고 얘기하 면 어쩌자고? 해주 몰라. 설명할 순 없는데... 그 사진 번호판에 피가.. 피 가 묻어 있었단 말 야. 강산 (굳어지며 보는데) 정우 핸드폰 줘 봐. 사진 보게. 해주 (멈칫 보고는) 없어요. 정우 뭐? 해주 (잠시 망설이다가) 잃어 버렸어요. 정우 (어이없는 듯) 이 녀석아. 그럼 어떡할 방법이 없지. 내 가 사진을 봐야 번호판을 조회해 보던, 주인을 찾아보던 할 거 아냐? 해주 누가 보낸 건지라도 알 수 없을까요? 정우 그거야 통신 내역 조회를 해 보면 알 수가 있지. 니 동 의만 있으면 가능 해. 해주 그럼 그렇게 좀 해주세요. 삼촌... 정말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그래요. 심각한 얼굴로 보는 정우. 해주 얼굴 바라보는 강산. 씬2. 도현 집 거실 (밤)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는 금희. 그 얼굴에.. (플래시백2) 10부 씬 62. 해양사업부 화장실 해주의 흉터에 손 대 보는 금희. (플래시백3) 11부 씬 26. 도현 집 안방 도현이 던져 주는 파일 열어보는 금희. 이력서에 써 있 는 혈액형, AB형. 도현 아니지? 당신이 예민했던 거야. (플래시백4) 18부 씬52. 병실 금희 (떨리는) 그럼 애 아버지가 O형인데도... 아이가 AB 형 일 수 있단 말 씀인가요? 의사 예. 그렇습니다. (현재) 금희, 굳은 얼굴로 생각하는데, 일순 현관문이 세차게 닫히는 소리가 들 린다. 금희 멈칫 놀라 보면, 인화가 쿵쾅거 리며 들어온다. 인화 엄마! 박창희네 쫓아내! 금희 아니 얘가...밑도 끝도 없이 그게 무슨 말이야? 인화 그 집 식구들 꼴도 보기 싫으니까 쫓아내란 말이야! 금희 (조금 엄하게) 30여 년을 함께 한 사람들이야. 식구나 다름없는 사람들 인데, 무슨 말버릇이야? 그게? 인화 왜 걔네가 우리 식구야! 빌붙어 사는 주제에...(울컥해 서는 신경질적으로 다리 굴리는데) 아씨! 짜증나! 금희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인화 (버럭) 몰라! 박창희 자식 감옥에 쳐 넣어버릴 거야! 금희 (놀라서) 인화야? 인화 (울듯 입술 깨물다가 휙 돌아서는데) 인화, 이층으로 달려 올라가는 것을 바라보던 금희, 이 상한 생각에 따라 올라간다. 씬3. 국밥집 일각 (밤) 허겁지겁 밥 먹다가 해주 힐끗 보는 강산. 생각에 잠겨 서 밥 깨작대고 있는 해주. 강산 너... 아직도 너 때문에 니 아버지 돌아가셨다고 생각 해? 해주 (멈칫 보고) 어떻게 알았어? 강산 바보야. 너 집에서 쫓겨났을 때, 나하고 창희가 업고 온 거 기억 안 나? 해주 맞아. 그랬지... 근데, 아버지 나 때문에 돌아가신 거 맞아. 강산 (보면) 해주 아직도 꿈에서도 그 때 일이 떠올라. 신문이나 방송에 서 교통사고 이야 기만 나와도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아. 그 때 내가 자전거만 타고 가지 않 았어도... 아버지 그렇게 되시 지 않았어. 강산 너 그거 트라우마야. 해주 (보면) 강산 어릴 때 너무 강한 충격을 받아서, 그게 아직도 치유 가 안 된 거야. 사 람 치고 도망친 놈이 나쁘지, 꼭 너 때문이 라고 자책하지 마. 그 사진도 네가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는 거야. 누가 잘 못 보낸 거겠지. 해주 누가 보냈는지 알아내면 답이 나오겠지. 어서 먹어. 강산 너나 좀 팍팍 먹어! 아~ 내가 요리를 해 줄 걸 그랬나? 해주 (웃어 보이고 먹는데, 여전히 입 맛 없어 보이고) 강산 (고개 숙이며) 창희하고 헤어진 거 알겠는데... 그럴수 록 많이 먹고 힘내. 해주 (보는) 강산 (시선 주지 않고) 일부러 강한 척 하지 말고, 마음이 아 프면 아프다고 소리치고 다녀. 그걸 안 하니까 몸이 먼저 아프잖아? 해주 (보고 미소 띠며) 맞아, 나 많이 아파. 강산 (보는) 해주 15년 동안 한 사람만 봐 왔어.. 좀 더 일찍 놔줬으면 창 희오빠도 훨씬 더 잘 됐을 거고, 나도 덜 아플 텐데..... 바 보같이 순간 순간 만나는 게 너무 좋아서 여기까지 와 버렸 어. 언제고 이렇게 될 일이었는데... 아파 죽겠어. 강산 (말 못하고 보면) 해주 (글썽이는 눈물 닦으며) 이제 다시는 그런 바보 같은 사랑 안 할 거야. (강산 보며) 그러니까 오빠가 나 좀 도와 줘. 나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 을 만큼 일하고 싶어. 강산 임마, 일도 건강해야 하지. 오늘처럼 픽픽 주저앉아 봐. 무슨 일을 해? 그거 다 안 먹으면 일 안 준다? 너... 끄덕이고 밥 먹는 해주. 목이 메지만, 꾸역꾸역 먹는 다. 그 모습 아프 게 보는 강산. 씬4. 기출 집 거실 (밤) 술 취해 들어오는 창희. 기출이 맞이한다. 기출 또 술 마셨냐? 창희 (대꾸 없이 방으로 가려하면) 기출 회장님한테 소식 들었다. 너... 해양사업부에 경영기획 본부장 된다면서? 창희 악마한테 영혼을 파는데, 시작이 그 정도는 돼야죠. 왜 요? 싫으세요? 기출 아, 아니다... 근데, 창희야... 이왕 이렇게 된 거 마음 독하게 먹고... 창희 (말 자르며) 아버지나 잘하세요. 다시는 누구한테든, 맞을 일 하지 말구 요. (하고 방으로 들어가면) 기출 (착잡하게 보는 데서) 씬5. 동 창희 방 (밤) 들어오는 창희. 윗옷 벗고 넥타이 푸는데, E 핸드폰 벨 이 울린다. 폴더 열고 확인하는 창희. 그대로 전화기 전원 꺼 버린 다. 씬6. 정우 집 마당 (밤) 핸드폰 들고 있는 해주. “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 어~” 멘트가 흘러 나온다. 녹음하는 해주. 해주 오빠... 나야. 다른 이유가 있어서 전화한 게 아니라, 내 핸드폰 때문에 물어 볼게 있어...꼭 나 안 봐도 되니까, 연 락 좀 줘. 녹음 버튼 누르고 시무룩하게 한숨 쉬는 얼굴에서. 씬7. 강산 오피스텔 (밤) 문 열고 들어오는 강산. 멈칫 쳐다본다. 대평이 책상 앞에 앉아 있다. 컴퓨터 화면에 떠 있는 ‘ 아키야마’ 검색어 보고 있는 대평. 강산 할아버지? 언제 오셨어요? 대평 굳은 얼굴로 돌아보는데, 화면에 뜬 이름 확인하 는 강산. 대평 이 이름 우째 알았노? 강산 할아버지가 안 알려주시니까, 혼자라도 찾아다니잖아 요? 대평 죽은 놈 찾아서 뭐 할라꼬? 내가 천하의 불효자석 꼴 보기 싫다꼬 했나, 안 했나! 강산 할아버지한텐 불효자식인진 몰라도, 저한텐 부모님이 라구요! 전 알아야 할 권리가 있어요! 왜 그것까지 막으려 드세요! 대평 니한테 이바구 할 만큼 다 했다,. 뭐를 더 알고 싶단 말 이고? 강산 어머니 이름이요! 어머니 태어난 곳은 어디고, 친척은 누구고, 아버지를 어떻게 만났고, 절 어디서 낳았고, 어떻게 왜 돌아가셨 는지 하나도 말 씀해 주시지 않았잖아요! 대평 그 여자에 대해선 한 마디도 하고 싶지 않다! 강산 용접공이었던 게 그렇게 문제였습니까? 할아버지도 용 접공 출신이었잖 요! 대평 내 하고는 경우가 다르다! 결국 니 에비 꼬시가, 아부 지 버리고 나라까 지 버리게 만든 가시나란 말이다! 적어도 니 에비가 살아 있었다면, 해 풍 조선이 저래 허무하게 무너 지진 않았을 끼다! 그러니 내 앞에서 그놈 들 이바구는 하지 마란 말이다! 강산 (보다가) 좋아요. 그럼 하나만 물어볼게요. 돌아가신 건 어디서 돌아가셨 어요? 대평 (시선 피하며) 일본에서 차타고 가다가 가드레일 쳐 박 고 같이 바다에 빠져 죽었다. 에비 버리고 천벌을 받는 기 제. 강산 제가 몇 살 때였어요? 대평 더 묻지 말라카이! 이놈아가! 할애비 간다! 강산 (붙잡으며) 할아버지... 대평 니를 키운 건 내다. 그놈들 이바구 또 다시 꺼내면 니 도 내 핏줄 아인 줄 알아라.. 뿌리치고 나가 버리는 대평. 어두운 얼굴로 한숨 쉬는 강산. 씬8. 도현 집 서재 (밤) 책 보고 있는 도현. 어느 순간 문득 고개 든다. 열쇠가 꽂힌 서랍을 여 는 도현. 안에 있는 서류들 들어내면 맨 밑 에 낡은 일기장 한 권이 나온 다. 첫 장을 넘기면 備忘錄 (비 망록) 이라는 붓글씨가 나오고, 그 아래에 - 친애하는 벗 학 수에게, 강운이- 라는 글귀가 보인다. 일기장 다시 집 어 넣 으려는데, 그 안에서 사진 한 장 툭 떨어진다. 도현, 주워 보면, 도 현을 사이에 두고 학수와 강운이 찍은 사진이다. 물끄 러미 보는 도현의 모습에서 F.O. 씬9. 천지조선 전경 (F.I- 아침) 씬10. 도현 집무실 (아침) 문 박차고 들어오는 일문. 도현이 서류 보다가 쳐다본 다. 일문 아버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도현 (찌푸리며) 뭐냐? 일문 박창희가 경영본부장이라뇨! 그것도 상무이사라니요! 도현 이 녀석이 어디서 소리를 질러? 일문 아버지! 그 자식이 해양에 대해서 뭘 알아요? 얼마 전 까지 범인이나 잡 던 놈이라구요! 그것도 우리 뒤통수를 치 던 배은망덕한 자식이구요! 어 떻게 그런 자식을 저보다 위 에 올려놓을 수가 있냐구요! 도현 입 다물어라. 일문 제가 그렇게 못 마땅하십니까? 제가 아버지 후계자가 맞긴 맞냔 말입니 다! 도현 (버럭) 입 다물라고 했어! 일문 (원망스럽게 쳐다보면) 도현 니 말마따나 니가 지금 내 후계자가 될 놈이라고 스스 로 생각해? 니가 실수한 게 어디 한 두가지야? 일문 아버지! 도현 이게 다 너를 제대로 단련시키려고 하는 거야. 너 대추 나무에 대추가 제 대로 안 열리면 어떻게 하는지 아냐? 일문 (보면) 도현 도끼로 나무껍질을 몇 번 찍어 놓으면, 그 다음해부턴 제대로 열린단 말 이다! 너한테 지금 필요한 게 그거야! 일문 아예 밑둥채 찍어 베어 버릴려는 게 아니구요! (하고 는 돌아서 문 꽝 닫 고 나가 버리고) 도현 저놈이? (기가 막혀 보다가 혀를 차는 데서) 씬11. 해양사업부 복도 (아침) 걸어오는 창희. 지나가던 직원들이 고개 숙인다.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꼿꼿하게 걸어가는 창희. 씬12. 해양 사업부 (아침) 들어오는 창희. 직원들이 모두 보고 일어난다. 사이에 같이 일어나며 창 희보는 해주.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일동 보 는 창희. 창희 박창흽니다. 소식 들었겠지만, 오늘부터 내가 이곳 기 술 개발팀은 물론 이고, 해양사업부의 최고 책임자입니다. 지금까지 기술개발팀 여러분들 이 어떻게 일해 왔는지는 관 심 없습니다. 나는 여러분들을 신뢰하지 않 습니다. 일동, 싸해져 보고 바라보는데... 창희 (여전히 눈길 주지 않은 채) 그 이유는 오늘 안에 드러 날 것입니다. 앞 으로 모든 사업의 보고는 체계를 밟아 나 한테 직접 하십시오. 비밀은 용 납 하지 않습니다. 양대리 (손 들며) 저기, 그럼... 장일문 본부장님은... (하는데) 창희 질문하라고 하지 않았어요. 양대리, 멈칫 손 내리는데 들어오는 일문. 창희 노려보 고는 본부장실로 가려는데... 창희 장본부장님! 일문 (멈추고 노려보면) 창희 앞으론 나보다 늦게 출근하지 마세요. 그리고 내 말 끝 나기 전에는 마음 대로 자리 뜨지 마세요. 일문 (피식 웃고 코앞까지 다가와) 아주 눈에 보이는 게 없 나 보지? 잘 난 척 하지 마, 자식아. 너하곤 난 근본이 다르니 까. (하고 본부장실로 들어가 버리면) 창희 (말없이 노려보는데) 강산 (E) 아이고! 축하합니다! 일동, 보면 강산이 박수를 치며 들어온다. 강산 경영기획본부장님! 진작 알았으면 화분이라도 사오는 건데...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창희 (말없이 일별하고는 직원들 보며) 구체적인 업무보고 는 오후부터 하도록 하세요. 하고 자기 방으로 가면, 말없이 보는 해주. 그런 해주 를 힐끗 보고 따라 들어가는 강산. 씬13. 창희 본부장실 (아침) 창희, ‘ 경영기획본부장’ 명패가 놓인 자리에 가 앉는 데, 따라 들어오는 강산. 창희 용건이 뭡니까? 강산 (주변 둘러보고는 명패 만져 보며) 기세 좋게 압수수색 까지 했다더니... 이 자리하고 딜했냐? 창희 공적인 자리에서는 공적인 언어 사용하시죠? 라이언 강 감독관님. 강산 싫은데? 나야 원래 내 맘대로인 사람이니까, 존대가 편 하면 너는 존대 해. 난 말 놓을 테니까. 창희 (보다가) 좋아. 뭘 원해? 강산 검사 그만 뒀으니까, 질문은 내가 해도 되잖아? 이 자 리 얻으려고 장도 현 회장 밑에 계속 붙어 있었냐? 창희 선박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 강산 문제 있으면, 니가 뭐 좀 알려나? 드릴 십이 어떤 밴지 는 알아? 창희 잘 모르지만, 트러스터에 문제가 있다는 건 알아. 강산 (멈칫 보면) 창희 그 부분, 회사에서 책임 질 일 있으면 지게 될 거야. 강산 너... 다 들여다봤구나? 일문이가 연구비 엉뚱한 데 빼 돌린 것까지? 창희 ... 강산 그거 무마해 주는 조건으로 이 자리 얻은 거냐? 창희 사적인 질문에 대답할 생각 없어. 강산 해주하고는 왜 헤어졌어? 출세해야겠다고 마음먹으니 까, 거추장스러웠 냐? 창희 더 볼 일 없으면 나가지? 업무 파악해야 되니까. 강산, 기가 막혀 보다가 돌아서 문 꽝 닫고 나가면 무 표정한 얼굴로 앉 아 있는 창희. 씬14. 도현 집무실 (낮) 들어오는 해주. 도현이 앉아 있다. 인사하는 해주. 해주 부르셨습니까? 도현 그래. 오랜만이구나. 해주 예.. 도현 너 때문에 집에 좀 소동이 있었지. 괜찮은 거냐? 해주 (멈칫 보고) 무슨... 말씀이신지? 도현 (일어나며) 아니다. 너한테 시킬 일이 좀 있어. 해주 (보면) 도현 너 지난번에 보니까, 눈 감고도 프로펠러 두께를 알아 맞히더구나. 그 재 주가 아까워서 트러스터 개발 팀에 넣었는 데, 어떻게 해 볼 만하냐? 해주 (멈칫 보고) 그게.. (말 못하고) 예. 재미있습니다. 도현 아지무스 트러스터가 뭔지 이해는 되고? 해주 예. 잘 알고 있습니다. 도현 그럼 공장에 가서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 검토해 보고 와. 니 실력이면 믿을만 할 것 같아. 해주 (환히 웃으며) 감사합니다. 배운 것도 모자란데... 이렇 게 인정해 주셔 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도현 (미소 띠다가) 어릴 적에 산에 나무를 하러 간 적이 있 었다. 해주 (멈칫 보면) 도현 주인이 없는 먼 산에 가서 해온 나무였는데, 동네 지주 가 자기네 나무라 고 우겼지. 나는 아니라고 항변하다가 맞 았고, 아버지는 소작하던 땅을 모두 빼앗겼다. 해주 (듣고 있는) 도현 그때는 그자를 정말로 증오했지. 하지만 지금은 감사 한다. 그때 그 시련 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으니까. (쳐다보 며) 너는 어쩐지 나하고 비슷한 면이 있는 거 같구나. 해주 (고개 숙이며) 감사합니다. 좋게 봐 주셔서.. 도현 그래. 나가 봐. 해주, 고개 숙이고 나가면 미소 머금고 바라보는 도현. 씬15. 해양 사업부 본부장실 (낮) 놀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문. 앞에 민경과 양 비서가 서 있다. 일문 그게 무슨 소리야? 그 기집애가 왜 트러스터 공장엘 가? 민경 회장님 지시랍니다 좀 전에 보고하고 나갔습니다. 일문 (굳어지는데) 양비서 별 문제 없을 겁니다. 아직 만들어지기 전이라서 기존 프로펠러하고 구 분 못할 겁니다. 민경 지난번에 아지무스하고 사이드 트러스터 차이점도 설 계도면 보고 이해 했잖아요? 그 정도 멍청한 애는 아니라니 까? (일문 보며) 어떡하죠? 일문 들어오면 내 방으로 오라고 해. 아버지한테 보고 하기 전에... (양대리 보며) 인도네시아에선 아직 연락 없어요? 양대리 예... 현장에서는 한번만 더 시도해 보겠다고 하는데... 일문 이 자식들!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는 거야! (하 고 책상 내려치는 데서) 씬16. 프로펠라 공장 일각 (낮) 안전모를 쓰고 작업지침서와 체크시트지(check sheet)를 살펴보고 있는 해주. 작업반장과 이야기 중이 다. 이상하다는 듯 고개 갸우뚱하던 해주. 해주 주물들을 다 살펴봤는데 아지무스 트러스터 샌드모들 은 없던데요? 작업반장 (머리 긁적이며) 그런가? 내는 잘 모른다. 해주 (체크시트지를 보여주며) 이미 주조가 끝났다고 되어 있는데 주물틀조차 안 만들어져 있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작업반장 내는 모른다카는데 와 이라노? 해주 시트지에 누가 체크한거에요? 작업반장 글씨다....저기..모래성형기 만든데 가보는기 낫겠다 (하고 가버리는) 해주, 이상한 듯 보고 돌아선다. (점프) 모래성형기의 상형과 하형을 다시 살펴보는 해주.. 하 나하나 꼼꼼히 살 피다가 고개 든다. 해주 뭐야? 모래성형기조차 안 만들었단 말야? (하고 갸우 뚱하는데) 강산 (E) 야! 땜쟁이! 해주, 돌아보면 강산이 안전모 쓰고 들어온다. 강산 여기서 뭐 하냐? 해주 응. 회장님 지시로 아지무스 트러스트 진행 상황 보는 데... 강산 (피식 웃고) 쓸 데 없는 짓 하지 말고 점심 먹으러 가 자. 점심시간이야. 해주 이게 왜 쓸 데 없는 짓이야? 회장님 지시라니까? 하는데 E 해주의 핸드폰이 울린다. 보고 받는 해주. 해주 예! 삼촌! (강산 힐끗 보고) 점심이요?... 그래요? (시 계 보고는) 알았어 요. 지금 갈게요. (하고 끊으면) 강산 야, 내 점심은 쌩 까더니, 그 쪽은 OK 냐? 해주 핸드폰 통신내역 조회한 거 나왔대. 갔다 올게. (하고 가면) 강산 야! 내가 어제 밥 샀잖아? 나도 같이 가! (쫓아가는 데 서) 씬17. 차장 검사실 (낮) 통신내역 조회한 종이 받아 보며 정우 바라보는 해주. 옆에 강산이 서 있다. 해주 대포폰이요? 정우 그래. 너한테 온 번호는 그 번혼데... 사용자 주민등록 을 조회해 보니 까, 그런 사람이 없어. 전형적인 대포폰이 야. 해주 그럼... 누가 보냈는지 알 수가 없다는 건가요? 정우 그래. 강산 그건 좀 이상하네요? 누가 장난전화를 대포폰으로 하 나? (해주 보며) 너 혹시 쫓아다니는 스토커 있는 거 아냐? 해주 (대꾸 않고 생각하는데) 정우 그 문제는 내가 좀 더 알아보마. 밥이나 먹자. 씬18. 검찰청 구내식당 (낮) 밥 먹고 있는 해주와 강산, 정우. 먹다가 갸우뚱하는 해주. 해주 아무래도 이상해. 강산 뭐가? 해주 아지무스 트러스터 말야. 지난번에 회의 때도 그러더 니, 현장도 이상해. 정우 (무슨 소린가 하고 보면) 해주 (강산 보며) 오빠도 알잖아. 프로펠러 진행상황은 매 번 체크시트지에 확 인하고 점검하도록 되어있는 거. 강산 알지. 해주 시트지에는 지금 주조가 끝나서 밀링작업 들어가기로 되어있다니까. 그런데 정작 밀링작업대에 올려 질 프로펠러는 온데 간 데 없다고. 강산 (보고는) 얌마. 그거 못 만드는 거야. 아니, 안 만드는 거지. 해주 그게 무슨 소리야? 강산 (힐끗 정우 보고는) 아~ 이거. 검사님 앞에서 이런 고 자질하기 싫은데. 정우 (보면) 강산 우리 장일문 본부장께서 트러스터 만들 연구비용을 엉 뚱한 데로 빼돌리 셨거든. 해주 뭐? 정우 그거 흥미 있는 걸? 좀 자세히 얘기해 주겠나? 강산 지난번에 압수수색 했을 때, 박창희 검사한테 보고 못 받으셨습니까? 정우 박창희? 해주 (멈칫 보는 데서) 씬19. 창희 본부장실 (낮) 컴퓨터에 USB를 꽂는 창희. 화면에 뜨는 천지 그룹 회 계자료 빠르게 넘 겨보는데, 일순 벌컥 문이 열리면서 인화 가 들어선다. 창희, 조심히 창을 닫는데.. 인화 (다가와) 야! 이야기 좀 해! 창희 문부터 닫아. 인화 누가 여기서 이야기 한대? 따라 나와! (하고 나가는데) 창희 (꿈쩍 않고 그대로 있는) 인화 (돌아보고는 열 받은) 야 박창희! 직원들 앞에서 얼굴 팔려 볼래? 니가 나한테 한 짓을 여기서 꼭... 창희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인화 앞을 지나가면) 인화 야야야.. 내 말 아직 안 끝... 이씨..(하고 따라가고) 씬20. 야외 일각 (낮) 창희, 걸어오다가 멈추면, 씩씩대며 따라와 그 뒤에 서 는 인화. 인화 야! 너 좋게 말할 때, 니 발로 회사에서 나가! 집에서 도 나가고! 창희 (그대로 서 있고) 인화 내 말 안 들려! 창희 (돌아서 인화 보면) 인화 어떻게 너 따위가... 나한테 그딴 짓을 할 수가 있어? 창희 무슨 짓? 인화 뭐? 무... 무슨 짓이라니? 너 기억 안나? 창희 (말없이 보면) 인화 우씨...너...너 진짜 기억 안나? 너.. 나한테... 그날 술 집에서 키스했잖아! 왜 그랬어? 어떻게 니가... 창희 (대수롭지 않게) 너무 시끄러워서 그랬어. 여자를 때 릴 순 없었으니까. 인화 (기 막히는) 뭐... 뭐? 창희 볼 일이 그게 전부면 이만 바빠서 간다. (하고 가려고 하면) 인화 (달려와 창희 등을 때리며) 이 나쁜 자식! 도둑 놈! 창희 (휙 돌아 인화 손목 잡고 노려보면) 인화 (울먹이며) 이 나쁜 자식아...난 그게 첨이었단 말야! 산이 오빠하고도 그 정도 키스는 아니었는데....니가 도둑 질 한 거라고! 창희 (인화 손 탁 놓고 보는) 인화 물어내란 말이야! 내 첫 키스 돌려 달라고! 창희 어떻게 하면 물러지는데? (다가가며) 한 번 더 하면 돌 려져? 인화 (뒤로 얼른 물러서며 입을 막는) 창희 (차갑게) 너 또 한 번만 더 모욕적인 말 해봐. 그땐... (노려보다가 그대로 돌아서면) 인화 너 아빠한테 다 이를 거야. 그래서 너 자르라고 할 거 라고! 창희 (다시 돌아보며) 지금 만나 뵈러 가는 길이니까. 같이 가서 말 하던지. 하고 다시 돌아서 가 버리는 창희. 기가 막혀 보는 인 화. 씬21. 도현 집무실 (낮) 놀란 얼굴로 일어나며 창희 보는 도현. 도현 무슨 소리야! 연구비가 텅텅 비어 있다니! 창희 장일문 본부장이 트러스터 연구비를 인도네시아 유전 쪽으로 돌린 거 같 습니다. 도현 그럴 리가? 창희 지난 번 압수수색 때 계좌까지 추적한 사항입니다. 도현 (충격 받은 얼굴로 보면) 창희 문제는 라이언 강, 강산이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겁 니다. 빨리 손 쓰 시지 않으면 큰 손실 보실 겁니다. 도현 일문이 이 놈, 지금 어딨어? 자리 박차고 집무실 나가는 도현을 따르는 창희. 씬22. 해양사업부 (낮) 무서운 얼굴로 들어오는 도현과 그 뒤를 따라 들어오 는 창희. 도현을 보자 일제히 일어나는 직원들. 도현, 직원들 인 사는 안중에도 없 고, 일문 본부장실로 걸어간다. 멈추고 보 는 창희. 씬23. 일문 본부장실 (낮)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도현. 일문 놀라 자리에서 일어 나는데, 다짜고짜 달려들어 따귀 때리는 도현. 일문 (맞은 뺨 부여잡고) 아버지... 도현 아지무스 트러스터 연구자금 어쨌어? 일문 (놀라 말 못하고) 도현, 일문의 멱살 잡고 자리에서 끌어내려 내동댕이 치는데, 일문, 입에 서 피가 흐른다. 도현 너, 이 자식! 난 니 애비이기 이전에 이 천지조선 회장 이야! 그런데 니가 감히 내게 거짓말을 해? 일문 (덜덜 떨며) 그게... 도현 연구비 빼돌려서 하지 말라는 인도네시아 유전개발에 또 투자해? 니가 정신이 제대로 박힌 놈이야? 일문 아버지가 믿으시는 7광구 유전보다는... 훨씬 가능성 있다구요. 도현 (다시 일문 따귀 때리는) 아버지가 뭐랬어? 지금은 말 해줄 수 없지만... 날 믿으라고 몇 번을 얘기했어? 넌 자식이 란 놈이 애비가 말을 꼭꼭 씹 어 입에 넣어줘야 믿겠냐? 그 러고도 니가 내 아들이고, 후계자야? 화를 참지 못한 도현, 일문의 책상을 쓸어버리고, 명패 마저 부숴버린다. 도현 자식이라도... 내 뜻 거스르고 나 믿지 못하는 놈은 이 자리에 앉을 자격 없어! 내 자리를 물려받을 자격은 더더욱 없고! 일문 그러는 아버지는 왜 자식을 믿지 못하는데요? 창희 제 위에 올려놓고, 왜 제가 가능성 있다는 인도네시아 유전 은 못 믿으시는데요? 도현 이놈의 자식이 그래도! 의자 들어 물건 부수는 도현. 씬24. 해양사업부 (낮) 들어오는 해주. 멈칫 본다. 직원들과 창희, 모두 서서 일문 본부장실 보 고 있고, 요란하게 물건 부서지는 소리 들 린다. 도현 (E) 너! 필요 없어! 너 같은 놈이 무슨 본부장이야! 해주, 얼떨떨한 얼굴로 보는데, 나오는 도현. 일동 고 개 숙이면 그대로 나가는 도현. 해주, 그 뒷모습 보는데... 창희 다들 뭐하는 겁니까? 무슨 구경거리라도 생긴 줄 알아 요? 일들 하세요! 다들 자리에 가 앉는데, 해주, 창희 보면 쳐다보지도 않고 자신 방으로 들어가는 창희. 보고 걸어가는 해주. 씬25. 창희 본부장실 (낮) 창희 들어와 자리에 앉는데, 따라 들어오는 해주. 쳐다 보는 창희. 창희 뭡니까? 해주 저기... 본부장님.. 창희 (보면) 해주 회장님 지시로 프로펠러 공장에 들러 알아보니까... 아 지무스 트러스터가 보고된 바와 다르게 작업이 늦어지고 있어 요... 근데, 이유가... 창희 (말 자르며) 천해주씨... 해주 네? 창희 웬 뒷북입니까? 지금 내가 회장님께 보고하고 오는 길 이예요. 이제 모두 가 아는 사실입니다. 해주 그래서... 회장님이 장본부장님께... 창희 그리고 천해주씨... 내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느가 여기 맘대로 들어오 라고 했어요? 자기 위치도 몰라요? 해주 (무안하고 섭섭한) 창희 앞으로 할 얘기 있으면 조팀장 거쳐서 보고하세요. 나 가봐요. 해주 (나가지 않고 창희 바라보는) 창희 내 말 안 들려요? 해주 제 휴대폰... 아직 가지고 계세요? 창희 (멈칫 보면) 해주 저한테 필요한 사진이나 자료들이 거기 다 있어요... 공항에서... 창희 (싸늘하게) 그때 일 앞으로 입에 올리지 마세요! 회사 가 사적인 대화 하는 뎁니까? 해주 (굳어지며 보면) 창희 나 천해주씨 핸드폰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귀찮다는 듯) 필요하면 하 나 사줘요? 해주 아닙니다. (약간 욱해서) 핸드폰 사달라는 말씀이 아니 라, 제 핸드폰이 어딨냐고 여쭤본 겁니다. 그리고... 지난번 에 제 오빠한테 주신 돈은 계 좌로 입금시켰습니다. 실례 많 았습니다. 해주, 돌아서 나가면, 굳은 얼굴의 창희 모습에서. 씬26. 해양사업부 (낮) 해주, 슬픈 얼굴로 나오는데, 본부장실에서 나오는 일 문. 해주 보더니, 다가와 다짜고짜 뺨을 후려갈긴다. 사무 실 사람들 모두 놀라 보고, 해주 도 뺨 부여잡고 일문 노려본 다. 해주 무슨 짓이에요? 일문 니가 일러바쳤잖아? 기집애야! 나 당하는 꼴 보니까 속 시원하냐! 이런 거지같은 기집애! 다시 한 대 치려고 하는데, 해주 손으로 일문 팔목 잡 아 비튼다. 일문 아! 너 이거 안 놔! 해주 나가 일러바친 거 아니요! 글고 설혹 그렇다고 혀도, 본부장님은 할 말 없지라. 일문 이거 놓으라고! 기집애야! 해주 (놓아주며) 그렇게 떳떳한 사람이 어째 거짓으로 아지 무스 트러스터를 만든다고 하셨다요? 그 때문에 회사가 입 을 손해는 생각해 보셨소? 일문 (팔 잡고 인상 쓰며) 이 기집애가 막 나가는 구나. 응? 라이언 강에 아 버지까지 총애하니까 눈에 보이는 게 없 어? 해주 눈은 잘 보이니께, 본부장님이나 똑바로 좀 하쇼! 일문 야, 이 기집애야! 너희 집 식구, 그 무식한 것들이 와 서 우리 집 쑥대밭 으로 만든 거 알기나 해? 해주 (놀라 보는) 그게 무슨 말이다요? 일문 나한테 묻지 마시고, 또라이 같은 니 식구한테 물어 봐. 무식한 기집애... 이러니 남자한테 차이지. 하고 팔 만지며 나가 버리면, 굳은 얼굴로 보는 해주. 씬27. 도현 집무실 (낮) 도현, 굳은 얼굴로 앉아 있는데 들어오는 강산. 깍듯하 게 인사한다. 강산 부르셨습니까? 회장님... 도현 자네! 아지무스 트러스터 못 만드는 거 알고 있었다면 서? 강산 (멈칫 보고) 아! 벌써 들통 났습니까? 누구한테 들으셨 어요? 도현 (노려보면) 강산 박창희군요! 야아! 역시 회장님 안목 대단하십니다. 경 영기획 본부장 맡 기실 만 하네요... 도현 다 알고 있으면서, 날 놀리는 게 재미있었나? 노블사 에 보고까지 하고 날 물 먹여? 강산 아이, 무슨 말씀을요? 전 단지 부자간에 혹시 의 상하 실까봐... 또, 회장 님 의지가 워낙 강하시니까 어떡하든 만들 어내실 줄 알았죠. 도현 (다시 노려보는데) 강산 그나저나 진짜 못 만드시면 저희 회사에 물어야 할 위 약금이 만만치 않 으실텐데... 걱정입니다. 도현 애초 사양서대로 롤스로이사 걸 수입해서 달겠네. 강산 그것도 지금 드릴십에 맞춰 주문하시면 시간이 꽤 걸 린 텐데요... 도현 얼마나? 강산 보통 10개월 정도 걸리죠. 또 완성된 트러스터를 배로 운반해 오는 데 도 15일에서 30일은 걸린다고 치고, 그럼 총 11개월이 걸리는데... 원래 저희 회사가 드릴십 인도할 날짜가 3개월 후니 까, (손가락 꼽으 며) 가만...이거 계산이 어렵네요. 아! 회장 님 회사가 저희 선주께 물어야 할 페널티가 4천만 달러. 뭐 5 백억도 안 되네요. 도현 (굳어지며 보면) 강산 뭐 천지조선이 그 정도는 껌값이겠죠. 일문이 너무 뭐 라고 하지 마십시 오. 혹시 압니까? 인도네시아 유전이 쾅! 터질지요! 도현 (미소 띠며) 자네 속 긁는데는 일가견이 있군. 강산 그렇습니까? 죄송합니다. 저는 이만 본사에 보고해야 해서...실례하겠습 니다. (고개 숙이고 나가면) 도현 (책상 꽝 내려치며, 혼잣말) 니가 감히 나한테 발톱을 들어냈다, 이거 지? (이 악무는 얼굴에서) 씬28. 정우 집 마당 (낮) 포장마차 준비하고 있는 달순. 금희, 조심스럽게 문 열 고 들어온다. 금희 안녕...하셨어요? 달순 (멈칫 놀라 보고는) 여, 여긴 또 웬일이래요? 씬29. 동 안방 (낮) 마주 보고 앉은 달순과 금희. 달순 못마땅한 듯 삐딱하 게 앉아 있다. 달순 뭔 일이래요? 혹시 뭐 피해보상 그런 거 해달라고 오 신 건가? 차값이 라면 내 죽기 전엔 꼭 갚겠네요. 금희 그거라면 염려 안 하셔도 돼요. 창희 문제로 화나 모르 고 그러신 건데 요. 해주, 인화 친구고... 저도 해주하고 여 러 가지로 특별한 인연이라 생 각하고 있어요. 달순 특별한 인연이요? 사모님은 친구 딸들하고 다 특별한 인연 맺으세요? 그 러실 필요까진 없네요. 금희 저.... 달순 뭐요? 또 할 말 있어요? 금희 정말...해주가 친딸... 맞으신가요? 달순 (버럭) 아니, 말귀를 왜 이렇게 못 알아들어요? 이 양 반이 내 속 뒤집 는데 재미 들렸나? 한 번씩 와서 사람 속 을 뒤집네...진짜... 아니라고 몇 번을 얘기해야 믿을 거예 요? 금희 실례인 거 알면서도 제가 이러는 건... 달순 난 할 말도, 들을 말도 없으니 나가요! 금희 제 딸 혈액형이 AB형일 수 있다는 검사결과가 나와서 이러는 거예요. 해주 AB형 맞죠? 달순 이건 또 뭔 소리래? 금희 제가 시스 AB형인데 그 혈액형이 애 아버지가 O형이 면 아이가 AB형일 수 있다네요... 목 뒤 흉터도 일치하고... 달순 (떨리지만 참는) 뭔소리 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먹겠 네. 내가 B형이고, 해주 아빠가 A형이에요... 그러니 당연히 해주가 AB형이죠? 이젠 혈액 형 가지고 이러는 거예요? 그 쪽도 참 피곤하게 사시네요. 금희 말 안 된다 하셔도 할 말 없지만... 전 자꾸 해주가... 달순 이보세요!. 지난번에 저한테 그러셨죠... 아이가 죽어 도 살아있는 거 같이 느껴진다고? 그거 이해해요. 하지만, 세상 에 목 뒤에 흉터 있고, 혈액형 이 AB형인 해주 또래 여자아 이가 하나밖에 없겠어요? 자식도 둘이나 더 있으면서 걔네들 생각도 하셔야지. 걔들이 이러는 거 알면 얼마나 섭섭 하겠 어요? 금희 (가슴 움켜쥐고 괴로워하는) 죄송해요. 저도 잃어버린 우리 유진이 그냥 가슴에 묻고 살았으면 좋겠지만... 그 아이 가 아직도 어딘가에 살아있다 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 서... 유진이 생각하면 죽은 애 아빠한테도 미 안하고, 너무 가 슴 아파요... (하고 울면) 달순 (금희 측은히 보다가 슬쩍) 저...근데 애 아버지는 뭐하 는 사람이었어요? 금희 (눈물 닦으며) 석유를 연구하는 학자였어요... 달순 (놀라는 맘 숨기며) 아, 네... 금희 그 사람 우리 유진이 끔찍이도 아꼈었는데... 하나 뿐 인 자식이었는데, 제가 너무 많은 죄를 지었어요... (하고 다 시 울면) 달순 (금희 측은하게 보는 데서) 씬30. 정우집 앞 골목 (낮) 금희, 힘없이 정우 집을 나오고 몇 발자국 가다 다시 돌아 정우집을 하염 없이 바라보고 섰다. 씬31. 정우 집 해주방 (낮) 멍한 얼굴로 책상 위에 놓인 홍철 사진 보는 달순. 달순 석유학자? 그럼 참말로 당신 딸도 아니었네? 근데 당 신 왜 나한테 미움 받으면서까지 해주 감싸고 돈 거야? 왜 그 렇게 해주 물고 빨고 지 자식 처럼 끼고 산거야? 하긴... 요 새 그 심정이 이해가 된다... 인간아. 좀 더 살지? 왜 갔어? 그 럼 나 애한테 잘 해주는 꼴 볼 텐데... (하고 눈물 글 썽하 게 보는 얼굴에서) 씬32. 도현 집 정원 (낮) 집사가 정원수 볏집으로 감싸고 있는데, 그 뒤에 헛기 침하며 나오는 기 출. 집사 (보고 고개 숙이며) 나오셨습니까? 기출 (팔 뒤로 꼰 채) 뭐 하나? 집사 날씨 더 추워지기 전에, 병충해 작업 해 놓으려고요. 기출 (거만하게 고개 끄덕이면) 집사 저... 소식 들었습니다. 박검사님이 높은 자리 올랐다 면서요? 기출 뭐... 별 거 아니야. 일문이 보다 조금 높지. 하는데 들어오다가 그 모습 보는 일문. 기출 내가 뭐 좀 도와줄까? 집사 아이고, 아닙니다. 어떻게 이런 일을... 기출 (손 털며) 하긴... 나도 이런 일 할 군번은 아니지. 근 데 내 차가 말이야. 좀 더럽더라고. 세차를 해야 되는데... 집사 아, 제가 하겠습니다. 걱정 마시고 들어가십시오. 기출 그래. (어깨 툭툭 치고) 수고 해. 하고 돌아서다가 서 있는 일문 보고 멈칫 굳어지는 기 출. 다가오는 일 문. 일문 아저씨, 많이 컸네? 기출 왜... 왜 이렇게 빨리 들어오냐? 일문 아저씨 아들놈 덕분에 회사 다닐 기분이 안 나! 왜? 기출 (주춤 물러나며) 어, 어른한테 무슨 말버릇이 그래? 일문 나 지금 눈에 보이는 게 없어서 그래요! 당신이 언제부 터 나한테 어른 이었어! (하고 다가서는데) 금희 (E) 일문아! 멈칫 돌아보는 일문. 금희가 굳은 얼굴로 들어온다. 금희 너... 지금 뭐 하는 거니! 대꾸 않고 돌아서 집으로 들어가는 일문. 굳은 얼굴로 보는 금희. 씬33. 도현 집 거실 (낮) 문 꽝! 닫고 들어오는 일문. 이층으로 올라가려는데 금 희가 따라 들어 온다. 금희 일문아! 너 이리 좀 와! 일문 (무시하고 올라가려는데) 금희 이리 오라는 소리 안 들려! 일문 (멈추고는 다가와) 왜요? 금희 너... 내가 아무리 내 속으로 널 낳지 않았더라도, 더 이상 이런 버르장 머리 못 본다. 내가 그동안 키워준 정 만으 로 나 충분히 엄마 대접 받을 자격 있어! 일문 (피식) 그래서요? 그 자격으로 뭘 하실 생각이신데요? 금희 도대체 이렇게 삐딱한 이유가 뭐니? 내가 너한테 못 해 준 게 뭐야! 일문 그럼 잘 해 준 거 또 뭐죠? 금희 뭐? 일문 (비아냥) 아..잘하신 일은 있죠. 우리 어머니한테서 아 버지를 빼앗고 그 자리 꿰차신거요. 금희 이 녀석이! 일순 일문의 뺨을 후려치는 금희. 고개 돌아갔다가 보 는 일문. 일문 왜 때립니까? 아버지도 모자라 이젠 당신까지 내가 우 습게 보여요? 금희 너는 내 아들이야! 자식이 엇나가면 때릴 수 있어! 일문 내가 왜 당신 아들인데요? 엄마 노릇하고 싶으면 유진 인가 하는 당신 딸 찾아서 하세요! 금희 (놀라 굳어지며) 일문아... 너 그걸 어떻게... 일문 어떻게 알았을까요? 뭘 더 알고 있는지 알고 싶으세 요? 금희 (말 못 잇는데) 일문 당신의 비장의 카드가 바로 그 딸인가 보죠? 우리 어머 니도 모자라 나하 고 인화까지 내쫓고, 그 딸 들여앉힐 생각 인 모양인데... 대단하신 아버 지하고 둘이 잘 해보세요! 하고 돌아서 도로 나가 버리는 일문. 충격 받은 얼굴 로 그 자리에 멍하 게 서 있는 금희. 씬34. 해양사업부 (낮) 굳은 얼굴로 앞에 선 민경 노려보는 강산. 강산 해주가 맞았다구요? 민경 예... 천해주씨가 고자질 한 줄 알고, 본부장님이.... 강산 그건 천해주씨가 한 게 아니라고! (고개 홱 돌리며) 박 창희 안에 있어 요? 민경 (약간 겁에 질려) 예... 씬35. 창희 본부장실 (낮) 문 벌컥 열고 들어오는 강산. 창희가 서류 보고 있다. 창희 (서류에 시선 둔 채) 무슨 일입니까? 강산 너 이 자식! 해주 일문이한테 맞은 거 알았어, 몰랐어? 창희 (여전히 쳐다보지 않고) 나 업무파악 때문에 바쁩니 다. 일개 여사원 신 경 쓸 여유 없어요. 강산 (기 막혀 보고는) 너... 원래 이런 놈이었냐? 창희 ... 강산 너 같은 자식, 15년 동안 사랑하고 아파한 해주가 안 됐다. 너를 친구 라고 생각한 나도 어리석었고... 나쁜 자 식... 하고 돌아서 나가는 강산. 서류에 줄 긋던 연필을 잡 은 손에 힘주는 창 희. 연필심이 뚝 부러진다. 고통스런 얼굴 이다. 씬36. 조선소 옥상 (낮) 배 바라보고 있는 해주. 강산이 문 열고 다가온다. 보 는 해주. 강산 뭐 하냐? 여기서? 해주 (미소 짓고) 뻥쟁이 오빠가 했던 말 생각하는 중이야. 강산 내가 뭐랬는데? 해주 바다를 이기는 아지무스 트러스터. 어떤 파도에도 흔 들리지 않는 장치. 사람도 그럴 수 있을까 하고. 강산 (잠시 아프게 보다가) 너.. 창희 자식 원망스럽지 않 아? 해주 (보며) 그런 생각하지 마, 오빠... 창희 오빠, 나한테 정 떼려고 그러는 거야. 15년을 만났는데 내가 왜 모르겠어? 강산 (한숨 쉬고) 가자. 해주 어딜? 강산 바다를 이기는 아지무스 트러스터 만들어야지. 씬37. 요트 계류장 (낮) 다가와 멎는 강산의 차. 내리는 강산과 해주. 해주 이리 안 와도 된다니까? 나 기분 우울하지 않아. 강산 (머리 콩 때리고) 너 때문에 온 거 아니거든? 해주 (머리 잡고 보면) 강산 어두침침한 오피스텔 가면, 엉큼한 생각나서 그래. 해주 (이번엔 자신이 강산 머리 쾅 때리고) 강산 야아! 난 이렇게 아프게 안 때렸어! (먼저 요트로 가는 해주 쫓아가는데서) 씬38. 요트 위 (낮) 탁자에 아지무스 트러스터 설계도면 펼치는 강산. 보 고 놀라는 해주. 해주 뭐야? 벌써 설계를 다 끝낸 거야? 강산 그럼 총도 없이 전쟁터 나갈 줄 알았어? 해주 근데 이걸 만들어서 어쩔 생각이야? 강산 갖다 팔아야지!. 아주 아주 비싸게! 해주 천지에서 만들 수 없는 상황이니 그곳에 팔수도 있겠 네? 강산 팔수도 있지. 하지만 몇 십배는 줘야 할 거다! 해주 근데... 설계는 그냥 레시피 인거잖아. 정작 재료가 없 음 못 만드는 거 아냐? 강산 빙고! 아지무스 트러스터를 아직 우리가 못 만드는 이 유는, 거기 들어가 는 재료가 뭔지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이야. 그걸 생산하는 회사의 노하우 니까, 기밀사항이거든! 해주 아지무스 트러스터도 역시 프로펠러의 일종이니까 기 존의 프로펠러를 참 고하면 되지 않아? 강산 기존 프로펠러의 재질로는 그 깊은 바다 한 가운데서, 폭풍이나 해일을 견디지 못해. 잠깐 기다려 봐, 요트 안으로 들어가는 강산. 해주, 설계도면 들여다보 고 있는데, 강산이 몇 개의 봉지를 들고 나온다. 테이블 위에 봉지들을 올려놓고, 그 안에 서 국수, 냉면, 쫄면을 꺼낸다. 해주 (의아하게 쳐다보며) 이게 다 뭐야? 강산 애네들이 밀가루로 만들어 진 건 알지? 해주 (고개 끄덕이면) 강산 근데 왜! (국수 가락을 손가락을 툭 분지르면) 이렇게 도 쉽사리 나가떨 어지는 거겠어? (냉면과 쫄면을 손가락으 로 분질러보는데 냉면은 곧 부 러지고 쫄면은 쉽지 않다.) 해주 그거야...냉면 같은 경우 밀가루에 감자전분이 들어가 서 쫄깃해지는 거잖 아. 그래서 국수보다 쉽게 부러지지 않을 거고. 강산 (쫄면 들어 보이며) 그럼 얘의 정체는 뭐냐? 해주 쫄면은 밀가루에 소다를 넣은 거야. 그래서 그 쫄깃함 이 다르지. 강산 빙고 빙고 빙고! 이제부터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감자 전분 혹은 소다 야. 해주 (아...해서 보는) 어떤 금속이 기존 프로펠러의 재질을 강력하게 만들어 줄지 알 수 없으니까 그걸 찾아보자는 거 지? 강산 역시 우주최강 싸부의 제자답다! 해주 찾아내면 어떻게 할 건데? 강산 당연히 직접 너의 그 고운 손으로 만들어야지! 필요한 자금과 장소는 우 리 할아버지께서 제공해 주실 테니까. 해주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내 손으로 직접? 강산 그럼. 내가 왜 너한테 시간과 공력 들여 특별과외 시켰 는지 알겠냐? 넌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아지무스 트러스터 를 만드는 장인이 되는 거야! 보는 해주. 마주 보며 활짝 웃는 강산. 같이 웃는 해주 얼굴에서. 씬39. 아웃도어 매장 앞 (낮) 직원들과 점장들 늘어서 있고, 가위로 커팅식을 하는 인화. 박수 치는 점원들과 점장. 씬40. 아웃도어 매장 안 (낮) 아웃도어 디스플레이를 꼼꼼하게 살피는 인화, 분류별 로 하나씩 만져 보 다가 윈도우 앞에 서 있는 마네킹 보면, 남 녀가 서로 마주보고 안고 있 다. 인화 (얼굴 빨개지며) 이..이봐요! (얼굴 확 달아올라 고개 돌리며) 이게 도대 체 뭐하는 짓이에요! 점원 (달려와서) 무슨 일이세요 사장님? 인화 누..누가 애네들을 이런 키스 자세로 디스플레이 하라 고 했어요! 점원 (마네킹 보며) 키스자세요? 아직 디스플레이 전이라 그냥 모아서 세워둔 건데.. 인화 (다시 보면 그냥 붙어 있는 마네킹들, 머쓱해서는) 아 그럼 빨리빨리 해 요! (휙 돌아서는데) 갑자기 멈칫.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다시 고개를 마 구 휘젓다가, 이내 입술을 악물고는 가방을 챙겨서 매장 을 나선다. 씬41. 기출 집 거실 (밤) 기출, 콧노래 부르며 청소하고 있는데, 인화, 문을 벌 컥 열고 들어온다. 기출 (보고 놀라) 아니, 인화야? 인화 박창희 있죠? 기출 어. .자..잠시만.. 하는데 그대로 창희방 쪽으로 가는 인화. 씬42. 동 창희 방 (밤) 문 벌컥 여는 인화. 창희가 막 와이셔츠를 벗고 맨 몸 으로 돌아본다. 인화, 너무 놀라서 멍하니 그대로 서 있는데.. 창희 뭐야? 인화 미..미쳤어! (고개 휙 돌리며) 이 노출증 환자! 창희 남의 방에 들어온 건 너잖아! 인화 뭐? (버럭 하면서 다시 봤다가 자기도 놀래서 고개 돌 리며) 아니거든! 다시 문을 꽝 닫는 인화. 힐끗 보고 말없이 T-셔츠 입 는 창희. 씬43. 기출집 거실 (밤) 인화, 방문 닫고 뒤돌아 방문에 기대서 멍하니 넋 놓 은 채 있는데, 보는 기출. 기출 그러게...내가 말해주려고 했는데... (어색한 웃음) 창 희 옷 갈아입는다고 말이야. 인화 (버럭) 그걸 왜 이제야 말해요! (하고 나가버리면) 기출 아니...말 할 기회를 줬어야..(하다가 빙긋 웃는 모습에 서) 씬44. 동 정원 (밤) 뛰어 나오는 인화, 우뚝 멈춰서더니 기출 집 쪽 돌아본 다. 인화 (가슴에 손을 얹더니 어이없다는 듯) 뭐야? 너 왜 이 래? (가슴 탕탕 치 고) 야! 이 타이밍이 아니란 말이야! (진정 하려는 듯 깊게 숨 들이 쉬면 서) 씬45. 인화 레스토랑 (밤) 와인 병 서너 개가 이미 비어있다. 술에 취해 테이블 에 엎드린 채 앞에 놓인 와인 담긴 잔을 바라보고 있는 일문, 잔 너머로 짧은 치마에 스웨 터를 입고 백팩을 매고 서 있는 영주가 보 인다. 순간 일문의 입가에 미 소가 어린다. 영주 뭐야! 맛탱이 갔잖아? 도대체 술을 얼마나 마신 거예 요? 일문 왔냐? 앉아. 영주 아저씨 스토커예요? 싫다는 사람한테 왜 자꾸 전화질 이냐구요! 일문 (그저 보는) 영주 (앉으며) 전화번호를 확~ 바꾸려다가, 겨우 아저씨 때 문에 번호를 바꾼 다는 게 자존심 상해서 관두긴 했는데! 일문 (빤히 보는) 너 이제 보니까 예쁘게 생겼네? 영주 어이상실! 이제 보니까라뇨? 첨부터 예뻤으니까 계속 찝쩍댄거겠지! 일문 (포켓에서 명품 시계를 꺼내 테이블 위에 놓으며) 그 때 안 가져갔잖아. 영주 안 받는다고 했잖아요. 괜히 엉뚱한 소리만 해 댈 거면 서! 일문 그거 이미 니 꺼야! 니 손으로 직접 텍까지 뗐잖아. (힘 겹게 와인 마시 며) 하긴..줄래도...줄 사람도 없다. 영주 (슬쩍 시계 잡으며) 진짜 딴 생각 없이 주는 거 맞죠? 나중에 딴 소리하 면 진짜 확~ (하다가) 잘 쓸게요! (하고 일 어나는데) 일문 가지 마. 영주 (돌아보는) 뭐라구요? 일문 잠깐만...옆에 있어주면 안 되냐? 영주 뭐래는 거야 진짜! 내가 무슨 술집 여자도 아니고 아저 씨 술 마시는데 옆에서 시중들라는 거예요 지금? 어쩐지! (하면서 시계 다시 테이블 위 에 내려놓으려는데) 일문 (힘겹게 몸을 일으켜 세우려다가 털썩) 아무도 없어 서...술 마실 사람조 차...없어서 그래. 영주 (뭔가 이상해하며 쳐다보는데) 일문 (엎드린 채로) 너무...외로워서 그래. 영주 (입을 삐쭉하더니 일문 앞에 앉고는) 좋아요. 대신 (시 계를 다시 집고) 딱 5분만 있을 거예요! 더 이상은 안돼요! 일문, 살짝 고개를 들어 보이는, 슬픈 눈으로 엷은 미 소 짓더니 그대로 쓰러진다. 영주, 뭐야??하면서 앞에 놓인 와인잔을 홀짝거리다가 일문을 쳐다보는데서. 씬46. 정우 집 마당 (밤) 해주, 들어오면 평상에 멍하니 앉아 있는 달순 해주 엄마! 장사 안 나가고 왜 그러고 있어? 달순 (쓰윽 보고는 시선 돌리는) 머리가 복잡해서 그래. 해주 식구들 다 데리고 창희 오빠네 갔다면서? 뭐 하러 거 긴 가? 달순 넌 분하지도 않냐? 15년을 사겨놓고 헌신짝처럼 휙~ 하니 버려진 게! 해주 그건 어디까지나 오빠랑 나 사이의 일이잖아. 왜 일을 이렇게 크게 만들어! 달순 왜? 물어 달래디? 있는 사람들이 더 한 대더니! 더럽 고 치사해서 갚는다 갚아! 해주 어떻게 갚을 건데? 달순 뭐...12월 할부로다가..(버럭) 야. 내가 그 집구석 형체 도 없이 불살라 버 릴래다가 참은 거야! 해주 엄마! 달순 이것아! 니가 암만 그렇게 착하게 굴어 봤자 그 놈이 한 치라도 알아줄 것 같아? 이미 끝난 마당에 다시는 니 앞에 얼씬도 못 하게 아주 혼줄을 내줬어야 했어! 해주 우리 좋게 헤어졌어. 사랑하다보면 헤어질 수도 있는 거고. 달순 내가 너 어떻게 헤어졌는지, 왜 헤어졌는지 몰라? 이것 아! 해주 그런다고 남의 집 휘저어서 남는 게 뭔데? 달순 화병은 안날 거 아냐! 해주 (울컥해서 쳐다보는데) 달순 (짠하게 해주 보며) 그래! 엄마가 못나서 그래. 차라리 니가 교양 있고 상식 있는 니 엄마 밑에서 자랐음 이런 저 런 더런 꼴도 안 봤을 텐데.. 해주 (표정 굳는) 무슨 소리야? 우리 엄마 죽었다면서? 씬47. 정우집 골목 (밤) 온 얼굴, 손마디마디 반창코를 붙이고 사과하나 먹으 며 걸어오는 상태.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해주 (E) 엄마... 혹시 나 낳은 엄마 살아 있는 거야? 멈칫 멈추고 보는 상태. 그 시선에 열려진 대문 안에 보이는 해주와 달 순 모습이 보인다. 해주를 외면하고 있는 달순. 해주 말해 봐. 아버지가 나 데려올 때 죽었다면서? 근데 내 가 어떻게 그 엄마 밑에서 살아? 달순 아, 몰라! 말이 헛나왔나 보다! 아무렴... 나보단 속으 로 널 낳은 친 엄마 가 못하겠냐? 해주 내가 엄마는 하나뿐이라고 했잖아? 왜 또 그래? 충격 받아 벽 쪽에 몸 붙이는 상태. 들고 있던 사과가 툭 떨어진다. 멍 한 그 얼굴에서 F.O. 씬48. 야외 일각 (F.I- 낮) 테이크아웃 커피 두 잔 들고 오는 강산. 일각에 앉아 있는 봉희 앞에 놔 주고 앉는다. 강산 여전히 아름다우시네요. 박사님.. 봉희 남자들은 대부분 그렇게 얘기해요. 근데 무슨 볼 일로? 강산 내일 일본 출장 가신다면서요? 봉희 네... (힐끗 보며) 진짜 나한테 관심 있나 봐? 내 스케 줄까지 꿰고 있고? 그럼 안 되는데... 강산 (싱긋 웃고) 부탁 하나 드릴려구요... 봉희 부탁? 강산 제가 아무리 찾아보려고 해도 찾아지질 않아서... 아키 야마라는 분을 좀 찾아 주세요. 80년대에 돌아가신 분 같은 데, 일본 조선업계에서 일했다 고 합니다. 봉희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에요? 이름 하나 달랑 던져주고 사람을 찾으라니? 그것도 30년 전에 죽은 사람을? 강산 단서는 그 분이 윤학수 박사와 친구라는 겁니다. 봉희 우리 형부하고? 그럼 내가 모를 리가 없는데? 강산 (멈칫) 형부요? 봉희 예.. 형부. 강산 이박사님 형부는 장회장님이시잖아요? 봉희 아, 참! 나도 헷갈리네. (보며) 윤박사님은 옛날 형부. 장회장님은 지금 형부. 오케이? 강산 그럼 장회장님 사모님이 재혼을 하신 거군요? 봉희 예. 강산 그래서 우리 아버질 아셨구나. 봉희 무슨 소리에요? 강산 그 아키야마라는 분이 제 아버집니다. 그 분의 실체를 꼭 찾고 싶어요. 부탁합니다. 봉희 (얼떨떨한 얼굴로 보는 데서) 씬49. 도현 집무실 (낮) 도현, 서류 보고 있는데 황급히 들어오는 최비서. 최비서 회장님! 큰 일 났습니다! 도현 (보고) 무슨 일이야? 최비서 검찰 쪽에서 정보가 들어왔는데... 윤정우 검사가 장일 문 본부장을 여전 히 노리고 있다고 합니다. 도현 노릴 게 뭐가 있어? 지난 번 협력업체 문제는 박창희 가 다 해결했잖아? 최비서 그게... 연구비 횡령 건을 수사하고 있답니다. 도현 (놀라 벌떡 일어나며) 그걸 그놈이 어떻게 알고! 씬50. 차장 검사실 (낮) 정우, 서류 보고 있는데 그 앞에 서 있는 봉희. 봉희 야! 너 내 말 듣고 있어? 정우 (조서 보며) 응. 봉희 나 내일 일본 간다고! 정우 (여전히 서류 보며) 니가 미국 가지는 않을 거 아냐. 봉희 왜 가는지 궁금하지도 않아? 정우 일 때문에 가겠지. 봉희 일도 일이지만, 너 와타나베상 알지? 내무성에 근무하 는 엘리트. 그 사 람이 나한테 청혼했어. 나 일본 가서 살지 도 몰라. 정우 (멈칫 보며) 진짜냐? 봉희 그래. 나도 나이가 있는데 언제까지 나 싫다는 사람 쳐 다볼 순 없잖아? (힐끗 눈치 보며) 솔직히 와타나베 상 정도 면 인물도 좋고, 집안도 좋고, 자상하고... 괜찮지. 안 그래? 서류로 시선 떨구는 정우. 봉희, 회심의 미소 짓는다. 정우 (심각하게) 봉희야. 봉희 응? 왜? 정우 너희 집에 대포폰 쓰는 사람 있냐? 봉희 뭐? 대포? 정우 차명으로 된 휴대폰 말이야. 쓰는 사람 없어? 봉희 (일그러지며) 이 자식아! 대포나 맞고 콱 죽어라! 정우 머리 쾅 때리고 돌아서는 봉희. 문 열려는데 문 이 휙 열리며 그 문 에 얻어맞는다. 문 열고 들어오다가 놀라 는 해주. 해주 어머! 이팀장님! 괜찮으세요? 봉희 안 괜찮다! 안 괜찮아! (하고 나가면) 해주 죄송해요. (하고 울상으로 정우 보면) 정우 (역시 머리 만지며 해주 보고) 씬51. 검찰청 복도 일각 (낮) 걸어오면서 정우 보는 해주. 해주 기지국이요? 정우 그래. 기지국에 접속된 번호를 보니까, 너한테 발송한 그 대포폰 번호 장회장 집 쪽에서 발송된 거야. 다른 집들 이 주변에 있긴 하지만... 너하 고 관련이 있는 집은... 하다가 문득 멈추는 정우. 해주가 얼어붙은 듯 서 있 다. 그 시선에 수사 관이 수갑 차고 죄수복 입은 깡패두목을 끌고 오는 모습이 보인다. 정우 해주야? 왜 그래? 해주 (스쳐 지나가는 깡패 두목 보고) 삼촌... 저 사람... 저 사람... 정우 (멈칫 보는 데서) 씬52. 검찰 조사실 (낮) 수갑 차고 앉아 있는 깡패두목. 그 앞에 서 있는 해주 와 정우. 정우 이 친구 확실해? 해주 틀림없어요. (두목 보며) 내 얼굴 기억 나지라? 그짝 이 나 팔아넘길려고 했잖여? 두목 (시선 피하는데) 정우 (책상 꽝 치며) 똑바로 대답 못해! 두목 지, 지난번에 그 검사님한테 말씀 드렸는데... 정우 누구? 어떤 검사? 해주 박창희 검사 말이요? 두목 (끄덕이면) 정우 뭐라고 얘길 했어! 두목 박... 기출씨가 돈 주고 의뢰를 해서...(하고 시선 피하 면) 놀란 얼굴로 서로 마주 보는 해주와 정우. 씬53. 도현 집무실 (낮) 놀란 얼굴로 도현 보는 창희. 창희 차장님이 그걸 알고 있다구요? 도현 그래!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그 친구가 일문이 자료 본 거야? 창희 아닙니다. 그런 일 없습니다. 도현 그런데 그 놈이 연구비 횡령한 것을 어떻게 알고 있냔 말이야! 창희 (굳은 얼굴로 보는 데서) 씬54. 도현 집 정원 (낮) 기출, 바다 보며 서 있는데... 해주 (E) 아저씨! 기출, 멈칫 보면 해주가 굳은 얼굴로 걸어온다. 기출 너... 니가 어쩐 일이냐? 해주 (다가와) 아저씨가 저, 섬에 팔아넘기라고 하셨어요? 멈칫 굳어지는 기출. 마주 보는 해주. 그 얼굴에.. (19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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